'2024/11/02'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24.11.02 우리는 왜 죽는가 6
  2. 2024.11.02 딱 1억만 모읍시다 5
  3. 2024.11.02 제너레이션 세대란 무엇인가 3
  4. 2024.11.02 20241102

우리는 왜 죽는가

etc 2024. 11. 2. 10:05

- 인간은 자신의 유한성을 인식한다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모든 문화권은 죽음이 완전한 끝임을 거부하는 믿음과 전략을 함께 발달시킴. 스티븐 케이브는 불멸성의 추구야말로 인간문명을 이끈 원동력이라 주장. 그는 우리의 대처전략을 네가지로 분류.
(1) 영원히, 또는 최대한 오래 살려고 노력
(2) 죽은 뒤 육체가 다시 태어나는 것
(3) 육체가 썩고 부활할 수 없더라도 우리의 정수는 영원히 죽지않는 영혼으로 이어진다고 생각
(4) 우리가 남긴 작품이나 기념물이나 생물학적 자손, 즉 우리의 유산을 통해 계속 살아간다는 생각
모든 인간은 언제나 (1)을 실천하면 살아가지만, 다른 플랜을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일지는 문화마다 크게 다름. 인도에서 힌두교도와 불교도들은 (3)을 기꺼이 받아들임. 모든 사람이 영원히 죽지 않는 영혼을 갖고 있으며, 죽은 후에는 그 영혼이 새로운 몸, 심지어 완전히 다른 생물종의 몸을 빌려 다시 태어난다고 믿음.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아브라함 종교에서는 (2)와 (3)을 모두 받아들임. 영원불멸하는 영혼을 믿지만, 동시에 우리는 죽은 자의 육신에서 다시 살아 일어나며 언젠가 심판을 받는다. 아마 이런 생각 때문에 전통적으로 화장을 금하고 신체를 손사오디지 않은 상태로 매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것이다.

- 작은 포유동물은 크기에 비해 표면적이 넓으므로 열을 더 쉽게 잃음. 이를 보상하기 위해 더 많은 열을 생산해야 하므로 대사율을 높게 유지해야 하고, 체중에 비해 더 많은 먹이를 먹여야 함. 동물이 시간당 소모하는 총열량은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보다 더 천천히 늘어난다. 몸이 열배 큰 동물이라도 시간당 소뫃는 열량은 4-5배에 그침. 결국 몸무게가 가벼운 동물이 무거운 동물보다 더 많은 열량을 소모함. 동물의 열량 소모율과 몸무게 사이의 이런 관계를 클라이버 법칙이라고 함. 30년대에 동물의 대사율이 몸무게의 3/4제곱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밝힌 막스 클라이버이 이름을 딴 것이다. 정확한 비율은 논란이 있으며, 포유동물에서는 몸무게의 2/3제곱이 데이터와 더 잘 맞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 심박수 역시 대사율에 따라 변한다. 햄스터에서 고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의 포유동물이 있지만, 어떤 동물이든 평생 심박수는 약 15억회로 거의 같음. 현재 인간의 평생 심박수는 이 수치의 약 두배에 이르지만, 그것은 우리의 기대수명이 지난 100년간 두배 길어졌기 때문. 자동차의 수명이 대략 15만마일(24만키로)이듯, 포유동물도 심장이 정해진 횟수를 뛰고 나면 죽도록 설계된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웨스트는 15억이라는 숫자가 자동차가 기대수명에 도달할 때까지 엔진이 회전하는 횟수와 거의 같다고 지적하면서 농담처럼 덧붙인다. "이건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면 노화의 공통기전과 뭔가 관련이 있을까?"
이런 관계는 수명에 자연적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몸의 크기와 대사율은 일정한 범위 내에서만 변할 수 있기 때문. 예컨대 동물은 무한정 커질 수 없다. 자신의 무게에 짓눌리기 때문. 모든 세포에 산소를 공급하는 데도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먹이를 구하기 위해 움직이려면 대사속도도 빨라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작은 동물이라도 실제로 달성할 수 있는 대사속도에는 생물학적 한계가 있다. 큰 동물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일정한 범위 내에서 이런 법칙은 놀랄 정도로 잘 들어맞는다. 제프리 웨스트는 어떤 포유동물의 신체 크기만 알면 비례법칙을 이용하여 먹이 섭취량에서 심박수와 수명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을 추정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 텔로머라아제가 발견되었을 때 암연구자들은 엄청난 흥분에 사로잡혔다. 항암치료의 새로운 표적이 발견되었다고 생각. 암세포는 텔로머라아제를 활성화함. 텔로머라아제를 억제하거나 비활성화할 수 있다면 암세포를 죽일 수 있지 않을까? 반면 텔로머라아제를 비활성화하면 텔로미어 단축이 빨라져 조기노화나 질병이 생길 뿐 아니라, 텔로미어 자체가 붕괴되어 염색체 재배열이 일어나면 오히려 암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음. 한쪽에는 텔러모이 단축과 노화, 다른쪽에는 암 위험 상승이라는 두가지 가능성이 팽팽하게 맞선 채 섬세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임. 어쩌면 이른 나이에는 대부분의 세포에서 텔로머라아제가 비활성화 되어 있기 때문에 암에 걸리지 않는지도 모른다. 이런 균형은 텔로미어가 짧은 사람이 장기 부전, 섬유화, 기타 노화증상을 일으키는 변성질환에 취약하다는 연구에서도 뚜렷이 드러남. 반면 텔로미어가 긴 사람은 흑색종, 백혈병, 기타 암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았다. 암이든 노화든, 텔로미어를 조작해 대처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 우리는 적어도 세가지 노화시계 초기화 방법을 진화시켰다. 
첫번째는 생식세포가 체세포보다 DNA 복구능력이 뛰어나고 돌연변이를 더 적게 축적하는 것이다.
두번째로 난자와 정자는 수정 전에 각기 철저한 선별과정을 거친다. 여성은 태아기에 이미 평생 지니게 될 모든 난자를 생산함. 애초에 수백만 개는 되리라 짐작하지만, 출생시에는 그중 100만개 정도를 갖고 세상에 태어남. 사춘기에 이르면 이 숫자는 약 25만개가 되고, 서른 살이 되면 2.5만개의 난자만 남음. 그러나 여성이 일생동안 월경주기 중 배란을 통해 사용하는난자는 500개에 불과. 정자는 이 비율이 훨씬 극적이다. 남성은 사춘기 이후로 수백억개의 정자세포를 생산함. 난자든 정자든 엄청나게 남아도는 셈이다. 왜 그럴까? 배란이란 한 달에 한번씩 임신을 위해 난소에서 성숙한 난자 한개를 난관으로 방출하는 현상이다. 배란 전에 난소에서는 수많은 난자를 검사해 조금이라도 손상된 것은 없애버린다. 이 검사를 통과한 난자만 배란의 영광을 안는다. 나이가 들수록 난자가 손상될 가능성은 높아짐. 어쩌면 이런 이유로 나이가 들면 난자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임신가능성이 낮아지는지도 모른다.
- 정자도 선별과정을 거친다. 게다가 정자는 먼 거리를 헤엄쳐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맨 먼저 난자에 도착해야만 수정할 수 있다. 수정 후에도 우리 몸은 결함이 감지된 배아를 초기 발달과정에서 거부해 버린다. 전체적으로 정상발달 중인 배아라 해도 내부에서 비정상 세포를 제거하기 위한 경쟁은 치열함. 이 과정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자연은 우리 자손이 우리가 지닌 세포손상과 노화를 물려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함.
노화시계를 초기화하는 세번째 방법은 게놈을 직접 다시 프로그래밍하는 것. 수정 직후 수정란, 즉 접합자는 일시적으로 두 개의 핵을 갖는다. 이를 생식핵이라 함. 하나는 엄마에게서 하나는 아빠에게서 온 것이다. 그때 접합자 속에 있는 효소와 호학물질들이 양쪽 생식핵의 DNA에 있는 거의 모든 후성유전적 표식들을 지우기 시작함. 그리고 수정란이 아기가 되는 과정을 시작하도록 새로운 표식들을 추가함. '거의 모든'이라고 한 것에 주목할 것. 두 개의 생식핵이 모두 아빠에게서만, 또는 엄마에게서만 유래한 수정란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함. 그 이유는 엄마놔 아빠가 함께 기여한 생식핵이 상호보완적 패턴의 후성유전적 표식을 갖기 때문. 각인이라고 하는 이 패턴은 함께 작용해 적절한 발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야말로 시급한 질문이다. 예방의 열쇠가 거기에 있다. 답은 원인이란 말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려 있다. 직접적인 원인은 뇌속에 타우나 아밀로스-베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선행하는 근본원인은 애초에 세포가 이런 섬유를 구성하는 과잉 미접힘 단백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 그보다 선행하는 원인은 몸의 조절시스템이 손상되는 것이다. 앞서 논의한 세포의 품질관리와 재활용 기전 말읻. 조절 시스템이 손상되는 최종원인은 노화다.
따라서 모든 문제의 근본원인은 결국 그런 손상이 발생할 정도로 오래 사는 것이다. 지난 세기 인류의 기대수명이 크게 늘어난 데 다른 한 가지 결과가 삶의 말년을 알츠하이머병처럼 끔찍한 질병과 함께 보내게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란 점은 매우 역설적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여기서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됨. 수십년간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 치매에 대해서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는 것이다. 암을 치료하기가 그토록 어려운 이유는 통제에서 벗어난 것이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의 세포이기 때문. 알츠하이머병도 마찬가지다. 우리 자시의 단백질이 말썽을 부려 생긴다. 도 한가지 암과 비슷한 점은 유전적 요인과 화학적 인자와 감염인자 모두 질병의 경과를 가속화한다는 것. 이런 이유로 치료에 근본적인 어려움이 따름. 

- 라파마이신은 면역억제제이지만 언뜻 생각하기와 달리 면역반응이 특정한 측면을 강화한다. 면역계에는 두 가지중요한 구성요소가 있다. 하나는 B세포다. 백혈구의 일종인 B세포는 항체를 생한. 항체는 세균, 바이러스, 기타 외부 침입자, 또는 항원을 찾아내 결합한다. 항체가 목표에 결합하면 우리 몸을 지키는 군대의 병사들이 앞다퉈 현장으로 달려가 적을 물리침. 면역계의 두번째 구성요소는 역시 백혈구의 일종인 T세포다. 조력 T세포는 B세포의 항체생산을 자극하며 살해 T세포는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를 찾아내 파괴함. 라파마이신은 면역계에서 공여조직편(콩팥, 골수, 간 등) 거부반응과 전반적 염증을 억제하는 반면, 일부 조력 T세포의 기능은 오히려 강화해 백신반응을 개선한다. 09년 연구에서 마우스에게 라파마이신을 투여하자 노쇠한 조혈 줄기세포가 젊어지고 독감 백신에 대한 면역반응이 강화되었다.

- 우리는 가장 기본적인 분자라고 할 수 있는 DNA에서 출발했다. DNA 속에는 세포에서 수천수만가지 단백질을 딱 맞는 시간에 딱 맞는 양만큼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정보가 들어 있다. 그 정보는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 세포가 건강하게 기능을 수행하려면 그토록 다양한 단백질이 조화롭게 작동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세포는 수많은 문제해결기전을 갖고 있다. 단백질 뿐만 아니라 미토콘드리아 등 세포 소기관도 세포의 다른 부분과 공생적 관계 속에서 작동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어느 날 조상 세포가 삼킨 세균에서 출발했을지 모르지만, 오늘날에는 우리 몸의 대사에 중심적 위치를 차지한다. 나이 들면서 어디엔가 결함이 생기면 결국 노화를 촉진하는 모든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 세포노화를 일으킨다.
몸 속의 모든 세포가 늙거나 사멸하지만 평소에 우리는 거의 못 느낌. 수십조개의 세포가 있기 때문. 하지만 원시적 생명 형태를 빼고, 세포는 고립되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몸속 세포들은 서로 소통하며, 조직과 장기의 일부로서 협력함. 하지만 노화에 따른 결함이 축적된 세포가 많아지면 관절염, 피로, 감염취약성, 인지저하, 그리고 몸이 전반적으로 젊었을 때처럼 작동하지 않는 등 노화증상이 뚜렷해짐. 
- 사람의 몸은 7년마다 완전히 새로운 세포로 대체된다. 7년이 지나면 예전에 존재했던 세포가 거의 남지 않는다는 뜻. 하지만 엄밀히 따져서 이 말은 맞지 않음. 모든 조직이 같은 속도로 재생되지는 않기 때문. 혈액세포나 피부세포는 매우 빨리 재생됨. 베거나 멍들거나 가볍게 덴 상처가 이내 아무는 것은 새로운 피부세포가 자라기 때문. 헌혈을 해도 불과 몇 주만에 새로운 혈액세포가 만들어져 혈액을 보충한다. 다른 장기는 재생속도가 조금 느리다. 예컨대 간은 대부분의 세포가 3년 내에 새로운 세포로 대체됨. 심장조직의 재생속도는 더 느려서 평생 심근세포의 40퍼센트 정도만 대체됨. 심장 발작으로 입은 손상이 종종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것은 이런 이유다. 마지막으로 뇌를 이루는 뉴런들은 재생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태어날 때 지니고 있던 뉴런을 평생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과학자들은 일부 뇌 세포가 재생된다는 사실을 밝혀냄. 속도는 매우 느려서 연간 약 1.75퍼센트 정도임. 결국 대부분의 뉴런이 출생시에도 존재했던 것이다. 뇌졸중 같은 급성 질환이든, 알츠하이머 같은 만성질환이든 뉴런이 파괴되는 질병이 그토록 두려운 이유는 재생되지 않기 때문.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딱 1억만 모읍시다  (5) 2024.11.02
당신의 뇌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0) 2024.10.02
내장지방이 잘못됐습니다  (2) 2024.09.11
읽지 못하는 사람들  (0) 2024.08.27
해피 엔딩 우리는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있다  (0) 2024.08.24
Posted by dalai
,

딱 1억만 모읍시다

etc 2024. 11. 2. 09:59

이 책은 주식투자, 파생상품 투자와 같은 투자권유서가 아니다. 그렇다고 간절이 원하면 당신도 부자가 될 수 있다며 헛된 망상을 심어주는 위안서도 아니다. 자본소득으로 가는 첫번째 관문인 1억원을 모으기 위한 머니트레이닝을 위한 책이다.

왜 1억원인가? 1억원이라는 금액보다는 저축과 돈관리에 대한 근육을 키우는 것이다. 아무런 시드머니 없이 자본소득을 올리거나, 창업을 할 수는 없다. 부자가 되는 길은 다양하지만 누구나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길목, 디딤돌이 있다면 일단 1억이란 목돈을 모으는 것이다. 단연코 말하지만 1억원 모으기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절대로 재테크에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1억원을 모으고 난 뒤에 생기는 변화는 다음과 같다
(1) 소득이 증가하는 효과가 생긴다.
- 저축은행, 신협같은 제2금융권에 예금만 해도 세전 약 400만원 정도의 금융소득이 발생한다.
(2) 더 나은 인생을 위한 선택권이 늘어난다.
- 청약을 고려해 볼 수도 있고, 작게나마 창업을 시도할 수도 있다. 연애중이라면 돈이 없어 결혼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을 면할 수도 있다.
(3) 자산 증가에 가속도가 붙는다
- 순자산 0원에서 1억원을 모으는데 적금으로 5년이 걸렸다면, 1억원에서 2억원이 되는데 46개월, 2억원에서 3억원이 되는데 42개월, 3억원에서 4억원이 되는데 38개월이 걸린다
(4) 저축근력이 커진다
(5) 자존감이 높아지고 좌절감은 회복된다

어느 새해 아침에 1억원을 모아보겠다고 해서 금방 돈이 모여지지는 않는다. 1억원을 모으기 위한 일상생활에서의 마인드가 중요한데, 바로 선저축, 증액저축, 정기저축, 후보상, 명확한 목표 마인드다.

저축을 위해서는 일상에서 과소비를 줄여야 하는데, 이 책에서 제시하는 과소비 10가지는 다음과 같다. 점심외식, 택시이용, 브랜드커피, 생일이나 기념일 이벤트 비용, 계절마다 지출하는 의류비, 과도한 문화레저비, 월소득 30%이상의 식생활비, 월소득 15%이상의 주거비, 연봉 5%이상의 여행비, 6개월 월소득 이상의 자동차.
위에서 제시한 과소비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1억원을 모으기는 쉽지 않은데, 반려동물을 키운다던지, 가족들에게 과도한 경제적 지원을 하거나, 과도한 기부금, 헌금의 경우다.

평소 무심코 내뱉게 되는 잘못된 말버릇이 저축을 방해하는데,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다.
"고생한 나에게 보상해야 돼"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
"인생은 단 한번 뿐이다."
"인생 뭐 있냐?"
"큰맘 먹고 한다."
"이건 안사면 손해다."
"이거 하나만큼은 좋은 걸로"
"인생에서 단 한번 뿐인데"
"내가 이거 하려고 돈벌지"
"내가 이거 하나도 못하냐?"

자수성가해서 부자가 된 사람들은 일확천금을 노린 투자의 성공으로 부자가 된 게 아니다. 충실한 자기관리와 절제를 바탕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꾸준히 자기성장의 노력으로 현재의 부를 일구어 냈음을 잊지 말자.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는 왜 죽는가  (6) 2024.11.02
당신의 뇌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0) 2024.10.02
내장지방이 잘못됐습니다  (2) 2024.09.11
읽지 못하는 사람들  (0) 2024.08.27
해피 엔딩 우리는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있다  (0) 2024.08.24
Posted by dalai
,

- 작가들이 펀치 날리는 것을 선호해서인지 베이비붐 세재를 공격하는 책은 장르 불문하고 수없이 출간됨. 최근 출단된 베이비붐 세대: 자유를 약속하고 재앙을 일으킨 남성과 여성에서는 베이비붐 세대가 일으킨 사회변화에 득보다 실이 많다고 주장. 또 소시오패스 시대:베이비붐 세대는 어떻게 미국을 배신했는가에서는 베이비붐 세대가 공감이 결여된 행동을 나라를 망친 게 기정사실인 것처럼 이야기함. 심지어 다른 세대에 관한 책에서도 베이이붐 세대가 공격받기는 마찬가지다. "지긋한 나이에도 어린 아이처럼 옷을 입는 세대는 이전엔 존재하지 않았다. 끝가지 어른이 되기를 거부한 세대는 지금껏 어디에도 없었다. 베이비붐 세대는 미국 태양 아래 처음 보는 족속이다. 그들은 노년기가 되어서도 10대 음악을 듣고 언제나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는 고집을 꺾지 않는다." 매튜 헤네시가 X세대를 위한 제로아워에서 이렇게 적었다. 이 같은 태도를 두고 오케이 부머라는 용어도 등장. 한 Z세대가 앞선 세대의 고루한 관점을 멸시하는 뉘앙스로 만든 문구인데 본래 베이비붐 세대가 부모의 시각을 대책없이 고루하다고 보고 "30세 이상은 아무도 믿지 말라"고 충고했던 걸 생각하면 궁극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영향력이 클수록 비판도 많이 따르는 법이라는 이치를 베이이붐 세대는 인생주기를 보내는 내내 겪어야 했다. 단, 이같은 관점에는 권력을 휘두르지 못한 대다수 베이이붐 세대는 반영되어 있지 않음에 유의해야 함. 베이비붐 세대도 알려진 것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 후대가 그들을 원흉으로 지목한 문제들이 베이이붐 세대 자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베이비붐 세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57년생이 22년에 65세가 되었다. 수명이 길어진 만큼 많은 이들이 일을 계속했지만 코로나 기간동안 일어난 대퇴직의 일환으로 조기 은퇴한 이들도 많아 대규모 일손부족사태가 벌어짐. 태풍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최초의 징후였다. 베이이붐 세대는 20년대에 점차 비즈니스, 정치, 교육 부문의 무대에서 물러나기 시작할 것이다. 미국의 역사와 뒤이은 세대를 이해하는 데 있어 베이이붐 세대는 좌표가 되는 세대다. 현대 사회에 공기처럼 존재하는 개인주의를 처음 받아들인 세대이기 때문이다. 베이이붐 세대의 행동과 태도를 연구하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세대갈등을 이해할 수 있다. 만약 X세대인 부모, 밀레이널 세대인 상사, 혹은 Z세대인 대학 동기를 떠올리며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됐지?라고 자문하게 된다면 베이비붐 세대와 함께 모든 것이 시작된 1946년을 돌아봐야 한다.

- 20년대에 태어난 사일런트 세대의 경우 대학교육을 받았든 받지 못했든 정신건강에는 그리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정신건강은 이에 따라 상당한 격차를 보여서 대학 학위 미소지자는 우울증, 스트레스나 감정 문제를 겪는 날이 학위 소지자들보다 두배 더 많았다. 따라서 사일런트 세대의 저학력자가 겪지 않았던 압박을 베이비붐 세대의 저학력자는 소득 불평등 때문에 겪어야 했다. 이것도 베이이붐 세대가 사일런트 세대보다 전반적으로 더 우울한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사일런트 세대에서는 소득수준 격차가 우울증을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았지만 베이이붐 세대에서는 저소득층 성인이 고소득층보다 우울증을 겪을 확률이 두배 더 높았다.
이를 고려했을 때 케이스와 디턴의 중년층 사망률 분석결과는 예상한 그대로임. 대학학위가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증가폭이 훨씬 크게 나타남. 또 다른 논문에서 이들은 25-75살의 평균 기대수명이 학위가 없는 사람들 가운데서는 줄어든 반면, 학위가 있는 사람들 가운데서는 늘어났음. 18년경 학위가 있는 미국인은 없는 미국인보다 기대수명이 3년 더 긴 것으로 나타남. 이는 백인이든 흑인이든 마찬가지로 최근 몇 년 새 인종격차는 줄었지만, 교육수준별 격차는 갈수록 커짐
소득 불평등은 심지어 죽음에 있어서도 베이비붐 세대를 가진자와 못 가진자로 나눔. 모든 걸 감안했을 때 베이이붐 세대는 이 체제를 만들어낸 주축이 아닌 최초의 희생양이었다. 정상에 도달한 뒤 사다리를 치워 밀레니얼 세대를 빈털터리로 내몬 것이 아니다. 베이이붐 세대의 상당수는 애초에 그 사다리를 오르지도 못했다. 일부는 정신건강으로 그 대가를 치렀고, 또 다른 일부는 끝내 자신의 목숨으로 그 대가를 치렀다.

- 대부분의 미국인은 9/11이후 처음 며칠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비슷한 일상을 보냈지만, 충격, 슬픔과 분노의 기억만큼은 미국의 위상이 이전과는 다르다는 느낌과 함께 남게 됨. 9/11테러 이후 수년간 무장 군인이 공항을 지키고, 미국 전역의 공공장소 보안이 강화되었으며 이슬람교도와 시크교도는 편견과 차별에 시달리게 됨.
9/11은 37-55살 베이이붐 세대에게 자신들이 미국을 이끌어갈 시대가 생각보다 훨씬 버거울 것임을 암시하는 불길한 징조였음. 22-36살의 X세대에게는 의욕과 활기로 가득 차 커리어를 쌓고 가족을 꾸려야 할 시기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사건이었다. 7-21살의 밀레니얼 세대에게 9/11은 유년기의 끝, 혹은 적어도 덜 신나는 시기의 시작이자 "그때 넌 뭐했어?}"라는 질문으로 서로의 서열을 판가름하는 기준이었다. 한 가지 긍정적인 후유증도 있었다. 단결해 공동의 적에 맞서야 한다는 의식 때문이었는지 사람들은 9/11 테러 이후 몇 달간 공공장소에서 서로에게 더할 나위 없이 친절했다. 미국인은 별 것 아닌 일에는 더 이상 진땀 빼지 않기로 다 같이 작정한 듯 보였다.

- 초기 베이이붐 여성은 기껏해야 결혼하기 2년전에 처음 성관계를 가졌다. 반면 X세대 여성은 첫 성관계 후 결혼식장에 들어가기까지 7년이 걸렸다. 91년 10대 10명중 1명은 첫 성관계를 가진 연령이 12살 이하라고 답해 충격을 안겼다. 한마디로 베이이붐 세대는 대학생때에, X세대는 고등학생 심지어 중학생 대에 섹스를 시작한 것.
따라서 X세대는 좀 더 일찍 성관계를 가짐으로써 유년기의 순수함을 잃었지만 결혼은 더 늦게 해 성인으로서의 책임은 또 뒤로 미뤘다. 하지만 이 같은 트렌드가 영원히 지속된 것은 아님. 10대가 밀레니얼 세대로 교체되면서 성관계 연령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결혼이나 출산 연령도 덩달아 높아져 인생 궤도의 지표가 다같이 느려지는 쪽으로 맞춰지고 있다.
요약하면 X세대는 20세기에 태어난 세대 중 가장 짧은 유년기와 가장 긴 청소년기를 보낸 셈. 인생 전략에 있어서도 청소년기에는 좀더 빠르게, 성인기에는 좀 더 느리게 진입하기를 선택한 독특한 세대이기도 함. 한마디로 X세대는 이전의 어느 세대보다 긴 청소년기를 누렸다.

- 지나치게 많은 정보가 여기저기 떠도는 데 따른 부작용은 백신이 출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명백해짐. 내가 직접 조사한 정보는 출처가 검증되었을 때는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문제만 일으킨다. 일반인으로서 검증된 출처와 그렇지 못한 출처를 구분하기란 쉽지 않음. 당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건 가짜 뉴스다. 가짜 뉴스란 처음에는 신뢰할 수 없는 웹사이트에서 상업적 이익을 위해 게시한 허위기사를 의미했지만, 언젠가부터 자기마음에 들지 않으면 모두 가짜 뉴스라고 하면서 본뜻을 잃었다. 온라인 뉴스가 표준이 되고 신뢰는 바닥을 친 상황에서 진실은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믿을건 나 자신뿐이라는 신념이 만연한 사회에서 이제 집단행동은 불가능해짐. 심지어 기본 사실에 대한 집단합의조차 끌어내기 힘들다.

- 90-00년대 높아진 자존감은 단단한 자존감일까? 아니면 텅 빈 자존감일까? 이전 세대 어린이가 숱하게 들었던 가혹하고 별 도움 안되는 피드백은 배제하고 아이들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준 건 본래 단단한 자존감을 구축하기 위해서였을 것임.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초점이 텅 빈 자존감으로 옮겨가기 시작. 00년대 어느 대학의 교육학과 벽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는 특별하고 가치 있는 존재이기로 했다"고 적혀 있었다. 당시 교사 10명중 6명, 상담사 10명중 7명은 "학생의 성과나 행동이 아닌, 존재 자체를 좀 더 조건없이 평가함으로써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는 데 동조했다. 이것이야말로 근거 없는 자존감이라 하겠다.
부자연스러운 건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노력만이 아니었다. 밀레니얼 세대가 성장기에 숱하게 들어온 이야기 중 자기 자신이 강조된 문구를 살펴보자. "그냥 너답게", "자신을 믿으면 못할게 없다", "너 자신을 표현하라" 그리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전 너 자신부터 사랑해야 한다." 등이다.
문제는 이 같은 조언이 자기 자신만을 내세울 뿐 아니라 망상적이라는 점이다. 그냥 너답게는 얼핏 들으면 별 문제 없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말이 안됨. 만약 당신이 바보라면? 연쇄 살인법이라면 어쩌란 말인가? 그럴 땐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게 맞다. 못할 게 없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너 자신을 표현하라는 것도 어느 정도 수준에서 이루어져야지 과도하면 타인에게 상처를 입힌다. 너 자신부터 사랑해야 한다는 조언에도 치명절 결함이 존재. 자신을 지나치게 사랑하는 사람은 소위 나르시시스트로 불리는데 이들과 관계를 맺기란 상당히 끔찍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을 높이 평가하라는 조언, 그리고 자존감을 고양하라는 격려가 바로 밀레니얼 세대에 지배적 문화였다.
실제로 그들은 조언과 격려에 그대로 따랐다. 밀레니얼 세대 대학생 중에는 자신이 또래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믿는 이가 다른 세대보다 많았다. 이 같은 질문을 받으면 학생들은 자신과 또래를 비교하기 때문에 50%가 넘는 수치는 모두 자신을 부풀려 생각한다는 의미. 
- 하늘 높은 줄 몰랐던 밀레니얼 세대의 기대감은 자연히 성인기의 실망감으로 이어짐. 실망감은 특히 밀레니얼 세대가 금융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이후 더 커짐. 미국 문화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기본적으로 대단하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사람들에 따르면 그들은 뭐든지 잘하는 아이였지만 실제로는 그리 대단할 것 없다는 게 자명했다. 대다수 밀레니얼 세대는 가혹한 평가를 중단해달라고 기성세대에게 호소하면서도, 유년기의 근거없는 자신감 대문에 성인이 된 이후 마주할 현실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됨. 13년 티바니 방은 이렇게 적었다. "대학교는 ... 우리가 잘하기는 커녕 갖고 있지도 않은 기술을 요구하는 취업시장으로 우리를 내몰았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성공하는 게 이전에는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오늘날에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밀레니얼 세대 제이슨 도시는 성인이 되어 '절망과 환멸에 빠진' 또래의 많은 이들을 보면서 그들을 위한 '나의 현실점검은 실패했다!'라는 책을 썼다.

- 임금과 자녀양육 사이에서 끊임없이 줄다리기 해야하는 어려운 환경은 밀레니얼 세대가 출산을 지양하는 원인 중 한가지로 작용했을 수 있다. 그뿐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 특히 자녀를 둔 이들은 자신이 부모세대만큼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하다고 느끼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들은 더 많은 소득을 올리지만 그 중 더 많은 부분을 자녀 양육비로 지출해야 했다.

- 밀레니얼 세대에게 종교의 인기가 시들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개인주의와 양립할 수 없기 때문. 결국 개인주의는 다른 무엇보다 우선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핵심가치다. 개인주의는 자아에 집중하고 자신만의 길을 찾도록 독려하지만 종교는 자신보다 더 큰 존재를 섬기며 특정 규범에 따라야 한다. 어느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의 신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무엇을 느끼든 그건 개인적인 거에요. 하느님에 대해서는 모두가 자신만의 생각을 갖고 있죠. 당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건 무엇이고 당신이 옳다고 느끼는 건 무엇인지 각자 자기만의 신념이 있어요." 또 다른 이는 교회를 떠나는 이유에 대해 "이곳에서는 나 자신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도록 격려받지 못했어요. 종교규범은 말 그대로 '이건 검은 색이고, 이건 흰색이야. 이건 하고 저건 하지 마"라는 식이에요. 더 이상은 견딜 수 없었죠"라고 말했다.

- 베이이붐 세대의 우울증은 자살이나 약물 오남용 등 절망의 죽음으로 이어져 중년 베이이붐 세대의 사망률 증가에 기여했다. 그렇다면 밀레니얼 세대는 이보다 낮은 연령대에서도 같은 현상을 보였을까?
그렇다. 14년이후 30-39살의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해 19년 모두 밀레니얼 세대였던 30대의 사망률은 모두 X세대였던 99년보다 높았다. 따라서 밀레니얼 세대는 성인으로서 전성기를 보내야할 때 사망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아졌다. 그리고 심지어 이는 코로나 19팬데믹이 미국을 강타하기도 전이었다. 
의료부문과 안전분야의 혁신으로 사망률이 낮아져야 마땅한 시기에 이는 놀라운 전개가 아닐 수 없다. 가령 99년 이후 암, 혹은 자동차나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하는 성인의 수는 줄었다. 이렇게 암과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이 감소하는 와중에 다른 원인으로 인한 사망이 급격히 늘면서 전체적인 사망률은 상승했다. 
원인은 약물남용, 자살과 같은 절망의 죽음. 99년 같은 연령대의 X세대와 비교해을 때 19년 25-34살 밀레니얼 세대는 약물남용, 특히 아편류 약물인 오피오이드로 인해 사망할 확률이 6배 정도로 높았다. 이 연령대에서는 자살률 역시 38% 증가하는가 하면 약물남용에서 비롯되는 치명적 간질환 비율도 2배 이상 늘었다. 베이이붐 세대 앤 케이스와 앵거스 디턴이 세상에 알린 것철머 절망의 죽음이 이제 밀레니얼 세대에서 등장한 것. 이중 일부는 아편류 사용이 여러 세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증가한데 따른 영향이기도 했다. 19년 중년의 X세대는 04년 같은 연령대였던 베이이붐 세대보다 오피오이드 남용의 확률이 높았지만 이 역시 두 배 차이에 그쳤다. 밀레닝러 세대의 6배 차이에는 비할 정도가 아니다.

- 20년 앤 헬렌 페터슨은 밀레니얼 세대가 번아웃 세대라고 선포. 밀레니얼 세대는 부모님을 만족시킬 만큼 안정적이고 친구들에게 부러움을 살 만큼 멋진 직업을 원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어른 노릇을 시작했는데 자라는 동안 눈앞에 펼쳐질 것으로 장담받아 온 꿈같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면 어떻겠는가? 페터슨이 물었다. 질 필리포비치도 동의했다. 우리가 자랄 때 자겼던 기대와 현재 경험하고 있는 현실 사이에 간극이 너무 크다. 그녀가 적었다. 어릴 때 우리는 규범에 따르고 올바르게 행동하면 결국 보상받을 수 있으며, 삶은 환상적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마음에 들고, 안정적이며, 예측가능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이 같은 실망감은 밀레니얼 세대의 정신건강이 대학졸업자들 사이에서 가장 눈에 띄게 악화된 이유 역시 설명해줄 수 있다. 

- Z세대의 개성은 사용하는 언어에서도 분명히 드라나는데 젠더에 대해서는 폭넓은 인식을 표현하고 받아들이지만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면도 드러냄. 최근 온라인 대면조사를 통해 획득한 단어 7000만개 중 16-25세가 쓰는 언어와 그보다 높은 연령대에서 쓰는 언어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Z세대는 계급, 지위, 국가, 종교, 영적이라는 단어를 덜 사용하는 데 반해 스트레스가 많은, 공감할 수 있는 성 정체성, 자유로운, 진실한, 가짜, 취소, 유령, 차단, 한패라는 단어는 더 많이 사용. Z세대는 한마디로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 진정성을 중시하고 표현의 자유를 추구하며 젠더 규범을 확장하는 한편 심리적 불안정을 겪는다. 20년대 들어 청년층의 대다수를 차지하게 된 Z세대는 우리의 관심을 요구하고 있다.

- 슬로우라이프 전략은 지난 여러세대에 걸쳐 현실에서 이루어졌다가 중단되기를 반복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독립적 성향이 강한 어린이와 청소년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출산은 늦게 해 긴 청년기를 보냈다. X세대는 일찍 성경험을 하고 10대 임신율도 높아지는 등 청소년기를 심지어 베이이붐 세대보다 빠르게 시작했지만 결혼을 늦게 하고 커리어를 늦게 시작해 진짜 어른이 되는 시기는 늦어졌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와 특히 Z세대의 경우 유아기부터 성인기까지 모든 주기가 느려졌다. 유년기가 본래 청소년기가 시작돼야 하는 시기까지 이어졌고, 청소년기가 본래 청년기가 시작돼야 하는 시점까지 계속됐으며, 청년기 역시 학업이 길어지고 출산도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한없이 늘어졌다.
한때 동네를 배회하고 학교에서 집까지 걸어다니던 학령기 아동은 이제 거의 매 순간 어른의 세심한 돌봄을 받는다. X세대 부모의 경우 본인은 어릴 적 동네에서 수 마일씩 되는 거리를 혼자 자전거를 타고 다녔지만 자녀가 그와 같은 자유를 누리는 건 용납하지 않는다. 만약 자녀에게 일찍 독립심을 키워주고자 하는 부모가 있으면 이내 새로운 문화 표준에 위배되는 행동으로 비난받고 어떤 때는 심지어 법 위반으로 적발되기도 한다.

- 2010년대의 역사에서 한가지 뚜렷하게 나타난 현상이 있다. 바로 대학 캠퍼스에서 시작된 경향이 매번 사회 전반에까지 확산되는 경향이다. Z세대의 청년층이 정서적 안정과 안전한 공간을 중시하는 경향은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어질 것임. 그래서 어른의 일상과 직장에까지 깃들게 분명함. 얼마 지나지 않아 직장내 안전한 공간을 설치해달라는 요구, 민감한 자료에 노출되기 전에 수위경고를 해달라는 요구가 제기될 확률이 상당히 높다.

- 카드패가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믿는 건,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외적통제위치에 해당. 내적통제위치가 있다는 게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을 의미한다면 외적통제위치는 그 반대다. 모든 건 운에 달려 있으며 힘 있는 사람들이 결정하는 대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소용없다고 믿는 태도다. 안타깝게도 그게 사실인 경우도 있지만 이는 패배주의에 젖은 관점이며 문제는 Z세대 사이에 더욱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중요한 문제다. 통제위치에 따라 삶의 결과도 달라지기 때문. 내적통제위치가 있는 사람은 운동하고 좋은 식습관을 유지하는 등 건강한 생활을 할 확률이 40% 더 높은 반면 불안감이나 우울증에 시달릴 확률은 훨씬 낫다. 고전으로 전해지는 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색인종 어린이의 학업성취도가 높아지는 데는 다른 어떤 요인보다 내적 통제위치의 영향이 가장 크다. 하지만 Z세대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의지를 바탕삼아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내적 통제위치)을 갖지 못하고, 성공은 불가능하다는 확신만을 갖게 되었다. 
개인주의 강화가 한 가지 원인일 수 있다. 개인주의에서는 자신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갖는게 중요하며 자신의 가치를 부정하는 위협은 물리쳐야 한다고 강조. 만약 실패한다면 자신이 아닌 외부요인의 탓으로 돌려야 함. 둘째, Z세대는 우울한 경향이 강하므로 모든 게 자신의 통제밖에 있다고 믿을 확률이 높음. 외적통제위치와 우울증은 연결돼 있다. 내가 뭘하든 처한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고 믿는 건 우울증의 또 다른 인지적 발현이다.
셋째,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리의 문화적 가치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사회학자 브래들리 캠벨과 제이슨 매닝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자신의 가치에 신념을 갖는 존엄문화가 미국에 존재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엔 도움이 필요한 피해자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애쓰는 피해의식 문화로 변화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 이 새로운 문화에는 모욕 피해자라는 상태가 존재.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공개적으로 모욕당한 경우를 뜻함. 신조어 크라이블리는 주로 다른 누군가를 공격하는 방법으로 관심을 끌려고 하는 이들을 의미. 크라이블리는 취약하면서도 공격적인데 작가 로저 킴볼은 크라이블리의 탄생이 200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괴롭힘당하는 안도감에 공격하는 쾌감까지 추가했다고 말하고 있다.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플래닛 아쿠아  (4) 2024.11.07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  (3) 2024.10.30
AI 사피엔스  (0) 2024.10.22
작은 행성을 위한 몇 가지 혁명  (8) 2024.10.16
탄소사회의 종말  (6) 2024.10.15
Posted by dalai
,

20241102

Quote of the day 2024. 11. 2. 08:48

'Quote of the 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1104  (0) 2024.11.04
20241103  (0) 2024.11.03
20241101  (0) 2024.11.01
20241031  (0) 2024.10.31
20241030  (0) 2024.10.30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