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패스트 패션에 열광했는가
- 저자
- 엘리자베스 L. 클라인 지음
- 출판사
- 세종서적 | 2013-07-01 출간
- 카테고리
- 경제/경영
- 책소개
- 꽉 찬 옷장 앞에서 ‘입을 게 하나도 없어’라는 환청을 자꾸 듣...
- 적은 돈으로 옷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역사사 유례가 없는 일. 옷은 거의 항상 비쌌고, 가지가 어려운 것이었으며, 매우 소중히 여겨졌음. 많은 사회에서 옷은 대체통화로 사용되기도 했음. 20세기가 시작된 후 한참이 지나서도 옷은 비쌌고, 수선하고 잘 관리하고 여러번 고쳐입을 만큼 충분히 귀한 것이었음.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옷 몇벌을 가지고 마르고 닳도록 입었음. 그러나 상황은 완전히 달라짐. 가지고 있는 옷을 알뜰히 활용했던 우리가 이제는 거의, 또는 한번도 입지 않을 것들을 사들이고 있음. 우리는 소비와 폐기의 반복되는 주기에 갇혀서 불안해하며, 더 솔직히 말하면 진정한 만족을 얻지 못함.
-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에서 의류는 사실상 손실로 간주된다고 함. 그런데도 런웨이 쇼를 열고 레드카펫 위의 여배우에게 디자이너 원피스를 입히는 것은 브랜딩 때문. 때때로 옷을 파는 것보다 그게 훨씬 더 중요. 의류는 디자이너의 프로필을 보강하는 역할을 하고, 이름값을 높이며, 고가의 가방과 구도, 수익성이 높은 액세서리의 매출을 촉진. 그런데 디자이너 의류는 아마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또 다른 놀라운 영향력이 있음. 바로 싸구려 패션의 수요를 자극하는 것. 엄청난 가격의 원피스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H&M, 타깃, 포에서21 같은 매장의 가격을 훨씬 더 거부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게 만듬
- 명품패션이 실제로 하는 일은 저가제품의 성장가능성을 열어주는 것. 그것은 사람들이 저렴한 제품을 살 때 참조가격 역할을 하기 때문. 디자이너 패션의 노골적 광고는 다른 소비자들에게 정반대의 영향을 미치기도 함. 즉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옷에 대해 충족되지 않는 엄청난 수요가 발생하는 것. 그리고 그러한 만들어진 욕망을 만족시켜주는 것 또한 싸구려 패션체인임.
- H&M, 포에버21, 타깃 같은 매장이 점점 정교한 디자인을 제공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고급의류 시장에도 저렴한 가격을 요구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음. 그러나 싸구려 패션은 고급의류 구매자들에게 정반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임. 싸구려 패션 가격이 디자이너 의류 가격을 끌어내리는 대신 올라가게 만듬. 소비자들은 자신의 구매능력을 최대한으로 사용하기 위해 고급매장에서 쇼핑하기 때문. 소비경쟁에서 우세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들이 옷을 이용한 것. 경제학에는 베블렌 재화효과라는 것이 있음. 베블렌 재화는 가격이 올라갈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것들임. 사람들은 자신의 부와 지위를 타인에게 과시하고 싶어하기 때문. 옷은 개성과 자아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므로, 이 효과에 매우 민감. 우리는 옷을 자기 자신이 확장된 것으로 여김. 그리고 옷은 가장 눈에 띄게 자신을 뽐낼 수 있는 방법임. 패션은 이런 의미에서 가장 고유한 제품임. 우리 자신을 바깥세상에 드러내는 것과 관련이 있기 때문.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많이 옷에 신경을 쓰고, 어떤 사람들은 옷에 큰돈을 쓰는 것을 전혀 아까워하지 않음. 끊임없이 더 멋지게 보이고 싶고, 타인에게 자신을 증명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엄청나게 극단적 가격차이가 벌어지는 부문은 의류외에는 없음.
- 사람들이 직접 옷을 만드는 것에서 멀어짐에 따라, 일반 대중은 옷 구조에 대한 지식을 서서히 잃어버림. 완전히 직접적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바느질 기술을 잃어버리면서 대중은 점점 더 단순한 패션을 받아들이게 됨. 그 현상이 오늘까지 이어져, 이제 우리 모두는 헝겊조각을 붙인 것(즉, 티셔츠)를 패션으로 인정함. 패션업계에서 30년간 일햇고 세이브 더 가먼트 센터의 활동가인 앤서니 릴로어는 격식을 잃은 패션이 대중화되면서 소비자는 더 싸구려가 되었다는 것에 동의함. 그는 "예전에는 재단이 잘된 옷이 인기가 있었어요. 맞춤복이 아니라 백화점에서 파는 옷이지만 구성기법이 훨씬 복잡했죠. 사람들이 티셔츠와 고무줄바지를 입고 다니게 되면서 패션의 개념은 확실히 달라졌고, 다 같이 경쟁하듯이 바닥으로 치닫고 있어요" 라고 말함. 옷을 만드는데 필요한 기술수준이 낮을수록 옷은 더 빈약해짐. 그리고 우리는 더 적은 돈을 내려고 함
- 오늘날 싸구려 옷들은 유혹적이고 기만적임. 어이없게 저렴한 옷들이 매장에서 멋있게 보이도록 하는 데 최초로 관심을 가졌던 올드 네이비는 얇은 저급 원단과 단순한 디자인을 밝은 색상과 무늬로 감춤. 99년 뉴스위크 기사가 지적했듯이, 이 체인은 값싼 기본 의류를 애시드 그린같은 색다른 색상으로 염색하고 눈길을 사로잡는 꾸러미로 포장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음.
- 패스트 패션의 진정한 성공비결은 첨단기술이나 가까운 공장이 아님. 유례없이 막대한 물량의 의류를 판매하기 때문. 자라의 성공비결은 제품수명주기가 아주 짧은 사업에만 적용될 수 잇음. 패스트패션은 매장에 새옷이 나오자마자 소비자들이 끊임없이 사들여야지만 저렴한 가격을 제공할 수 있음. 패스트 패션 상품은 아주빨리 움직이므로 매장 측에서 먼저 최선의 가격을 제공할 수 있음. 자라에서 팔리지 않는 제품은 전체 재고의 10% 미만. 한편 업계 평균은 17~20%임
- 사람들은 할인 도매점 코스트코에서 쇼핑할 때 비합리적으로 과다하게 소비하는 경우가 많음. 아침에 먹는 시리얼은 6개월치나 사들이는 식. 이것을 코스트코 효과라고 함. 패스트 패션 매장 역시 우리의 옷장이 한가득 이미 옷이 있고, 더구나 아주 비슷한 스타일이 있는데도 옷을 더 많이 사게 하기 위해서 그들만의 전략을 활용. 그들은 아주 인기가 많은 품목이라 해도 다시 들여놓는 경우가 거의 없음. 고객이 신선한 상품을 사러 다시 오도록 하기 위해 꼬드기기 위해서임
- 오늘날에는 어떤 스타일이 대량복제되면 유행이 탄생하고, 유행이 옷을 팜. 그래서 업계의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훔쳐먹을 권리를 열심히 보호하는 것. 법학교수인 칼 로스티알라와 크리스 스프리그맨은 미국의 의류산업이 복제로 인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근거를 들며 디자인 불법복제금지법에 반대. 복제가 옷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주고 덩갈아 유행이 바뀌는 속도도 빨라지게 하기 때문. 그들은 미국 의회에 제출한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 패션산업의 전체 사업주기를 움직이는 힘은 새로운 것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이며, 복제가 이 모든 과정을 촉진한다.
- 서유럽과 미국 밖에서 중국은 의류품질에 관한 한 최고로 여겨지며, 인건비가 싼 나라들 중 복잡한 스타일을 처리할 수 있는 기술가 숙련 노동력을 보유한 거의 유일한 나라임. 우리의 옷장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티셔츠와 트레이닝 셔츠 같은 기본의류는 대개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베트남 등의 매우 가난한 개도국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음. 한편 파티드레스, 트렌디한 코트와 신발, 파격적 날염무늬와 돋보이는 상의 등 좀더 세련된 옷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경우가 아주 많음. 80년대에는 중국도 가치가 낮은 기본의류를 생산했음. 중국은 자친 CMT(cut, make, trim)국가임. 중국이 처음 해외 투자를 개방한 80년대에는 원단을 자르고, 옷을 만들고, 마무리 손질하는 일만 했음. 수년전만 해도 중국은 원단을 만들지 못했으나, 지금은 완전히 변해 중국이 모든 카드를 쥐고 있음. 중국은 지난 10년간 세계 직물산업의 원동력이 되었고,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폴리에스테르의 69%를 생산함
- 오늘날 중국 의류공장이 하지 못하건 하지 않을 일은 거의 없음. 많은 중국공장들이 완전포장을 함. 즉 원단을 제작해 패턴을 만들고, 재봉은 물론 필요한 경우에는 테스트, 마무리손질, 포장가지 다 함. 완전 포장 공정들은 패스트 패션 유통업체 입장에서 특히 편리함, 갭같은 브랜드가 전 제품에 일관성과 품질수준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동안, 속도아 유행으로 승부하는 유통업체는 원단제작 등 기타 모든 것을 공장에 맡기는 쪽을 선택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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