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을 얻기 위한 규칙들이 존재한다. 왜냐하면 지혜로운 자에게 도 모든 것은 우연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력은 행복을 뒷받침해줄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태평하게 행복의 여신의 문가에 서서 그 문이 열 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보다 좀 더 나은 사람들은 대담하게 앞 으로 나아가고자 노력하면서 자신들의 자질과 용기의 나래를 타고 여신에게 날아가 은총을 얻고자 한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미덕과 조심성을 갖추는 것 외에 행복에 이르는 다른 길은 없다. 누구나 자신의 지혜로움만큼 행복하고, 자신의 어리석음만큼 불행하다.
- 자신의 행운을 이끌어갈 줄 아는 것은 대단한 기술이다. 물론 행운의 걸음걸이는 불규칙해서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기다리는 동안 행운이 무르익을 수 있다. 또한 행운에는 때가 있고 기회는 그때에만 찾아오기에 적절한 때를 이용하며 기다려라.그리고 유리하다고 생각되면 과감히 전진하라. 아름다운 여인이 청년을 사랑하듯, 행운은 용기 있는 자를 열정적으로 사랑한다. 반대로 불운하다 생각되면 이미 당신 앞에 서 있는 불운이 두 번째 불운을 불러오지 않도록 더 이상 아무 일도 하지 말고 물러서라.
- 쉼 없는 인생은 주막에도 들르지 않는 긴 여행만큼 피곤하다. 다양 한 지식은 삶을 즐겁게 만든다. 멋진 인생의 첫 여행은 죽은 자들과의 대화로 시작하라. 우리는 우리 자신을, 그리고 많은 것들을 알기 위해서 산다. 그럴 때 진실 된 책이 우리를 사람답게 만들 것이다. 두 번째 여행은 산 사람들 과 보내면서 이 세상의 모든 좋은 것들을 보고 깨달아라. 한 나라에 서 모든 것을 찾을 수는 없는 법이다. 이 세상을 만든 조물주도 자 신의 재능을 나누어 썼고, 때로는 풍요로운 것에 추한 것을 곁들여 놓았다. 세 번째 여행은 온전히 자기 자신과 보내라. 마지막 여행은 철학하며 사는 것이다.
- 운명은 우리에게 즐기듯 장난친다. 그리고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우연으로 가장한 큰일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언제나 머리와 지혜, 용기, 아름다움으로 대비하도록 하라. 아무런 걱정 없이 신뢰로 가득했던 날이 갑자기 우리의 명망이 곤두박질치는 날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의력이 가장 많이 필요할 때, 꼭 주의력이 부족해진다.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가 발에 걸려 넘어져 일을 망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또한 적의를 품은 운명은 때로 우리의 완전성이 부주의할 때, 그것을 엄격한 시험에 놓이게 한다. 운명은 전혀 예기치 못했던 날을 택해 우리의 가치를 시험하는 것이다.
- 재앙은 절대로 홀로 찾아오지 않는다. 재앙은 다른 재앙과 사슬로 엮여 있다. 행복과 불행은 이미 그것들이 가장 많이 있는 곳으로 찾아간다. 또한 행복한 자들은 모두 불행한 자에게 도망친다. 모든 것이 불행에 빠지면 생각과 이상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불행이 잠들어 있으면 그것을 깨우지 마라. 조금만 미끄러져도 불행은 계속될 것이며, 그 나락의 끝을 알 수 없을 것이다. 행복이 완성을 알지 못하듯, 재앙도 결코 완결되지 않는다. 하늘에서 내려 오는 일은 인내로써 감내하고, 지상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지혜를 가져라.
- 할 수 있을 때 하라. 시간과 기회는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이 미덕을 위한 것이라 할지라도, 예외 없이 적용될 원칙을 세워놓고 살지는 마라. 또한 자신의 의지에 정해진 법칙을 부여하지도 마라. 오늘 당신이 버리는 물을 내일 마셔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세상에는 뒤틀린 머리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들은 다른 것도 아닌, 자신들의 정신 나간 기괴한 생각에 따라 행동하기를 요구한다. 반대로 현명한 자는 상황에 따라 방향을 바꿔가면서 지혜의 별을 따라 스스로를 이끌어간다. 우리의 행위와 생각을 포함한 모든 것은 상황에 따라 조정되어야 한다.
- 분노를 터뜨리지 않는 것은 지혜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평정심 을 잃지 않는 사람은 마음이 큰 사람이다. 왜냐하면 모든 큰 것은 잘 움직이기 않기 때문이다. 흥분은 영혼의 병든 즙이다. 감정이 그렇게 북받칠 때마다 지혜는 병이 든다. 사악한 감정이 솟아올라 입 밖으로 내뱉어지면, 그 만큼 명예도 위험해진다. 그러니 자기 자신의 온전한 주인이 되어야 한다. 가장 큰 행복과 가장 큰 불행에 처해서도 흥분하지 않을 만큼 크게 되어라. 아니, 그 행복과 불행에 초연해 경탄을 자아내라.
- 모든 이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자신의 지성을 내보여서는 안 된다. 그리고 필요한 것 이상으로 힘을 들여서도 안 된다. 지식이나 행위 뿐만 아니라 그 무엇도 낭비되어서는 안 된다. 신중한 매 사냥꾼은 사냥에 필요한 수 이상의 매를 하늘로 띄우 지 않는다. 늘 가진 전부를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미래에 당신을 경탄하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 무언가 새로운 것을 지니고 있는 사람만이 빛을 발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날마다 무언가를 조금씩 더 발견해내고, 그로 인 해 그의 위대한 능력의 한계가 결코 드러나지 않을 때에만 기대감 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 우리는 가장 빨리 잊어버려야 할 일을 가장 잘 기억한다. 기억은 우리가 그것을 가장 필요로 할 때 비열하게 우리를 버리고, 전혀 필요치 않을 때에 어리석게도 우리에게 달려온다. 기억은 우리에게 고 통을 주는 모든 일에는 자상함을 보이고, 우리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일에는 태만하다. 때로는 잊어버리는 것이 우리의 고통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약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치료제를 잊어버린다. 당신 의 기억에 편안한 습관을 길러주라. 거기에 따라서 천국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있다.
- 승리했을 때 들뜨지 말고 행운과 작별해야 한다. 명성 있는 도박사들은 대부분 그렇게 한다. 아름다운 후퇴는 대담한 공격과 동일 한 가치가 있다. 당신이 행한 바가 충분히 많다면, 이제는 안전을 도모하라. 오래 지속되는 행운은 언제나 의심스러운 것이다. 중단된 행운 이 더 안전하며, 그 맛은 더욱 달콤하다. 행운에 행운이 쌓일수록, 더 많은 위험이 그 행운을 무너뜨리고 전복시킨다. 행운은 은총이 커지면, 그 지속 시간이 짧아짐으로써 균형을 이룬다. 행운은 한 사람이 오랫동안 어깨에 짊어지고 있으면 지치게 만들기 때문이다.
- 나쁜 일에서든 좋은 일에서는 끝장을 보려고 하면 안 된다. 세상의 모든 지혜는 절제로부터 비롯된다. 극단적인 정의는 불의가 된다. 오렌지도 너무 짜면 결국엔 쓴맛이 난다. 즐기는 것도 절대로 극단까지는 가지 마라. 정신조차 극도의 긴장이 오면 둔감해지기 마련이다. 잔인하게 쥐어짜면 우유가 아니라 피가 나온다.
- 지혜로운 자는 실현 가능성에 의지하지 않는다. 지혜로운 자는 언제나 분별력이라는 한낮의 환한 빛 속에서 거닌다. 사업 계획에서부터 이미 우려가 있다면 그 사업이 어찌 잘 진행되겠는가. 우리의 내면에서 심사숙고해 내린 결정도 때로 불행한 결과를 낳곤 한다. 그렇다면 동요하는 분별력과 잘못됨의 전조가 비치는 판단력에서는 과연 어떠한 결과가 예상되겠는가.지혜로운 자는 실현 가능성에 의지하지 않는다.
- 쉬운 일을 할 때는 자신감이 우리에게 부주의를 낳지 않게 하고, 어려운 일을 할 때는 소심함이 용기를 꺾지 않게 하라. 어떤 일이 행해지지 않는 것은 그 일이 너무 쉬워 이미 행해진 것처럼 생각해서다. 반대의 경우에는 땀과 노력으로 불가능이 가능해진다. 커다란 의무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어려운 일을 슬쩍 보기만 해도 우리의 행동력이 마비되기 때문이다.
- 어떤 일을 잘 모르겠거든 언제나 가장 확실한 것을 붙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총명하다는 평은 아니더라도 철저한 사람이라는 평 은 들을 것이다. 그 반대로 배운 자는 모르는 일에 끼어들어 임의로 행동할 수 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위험을 무릅쓴다면, 얻는 것은 당연히 파멸뿐이다. 그러니 항상 확실한 것을 붙들라. 이미 완성된 것은 잘못될 수 없다. 지식이 있든 없든, 어떠한 경우에서도 확실한 것을 택하는 것이 특별한 것을 택하는 것보다 현명하다.
- 아무 곳에도 쓸모없다는 것은 커다란 불행이다. 하지만 매사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는 것은 더 큰 불행을 낳는다. 그런 사람들은 너무 많은 것을 얻음으로써 잃게 되고, 처음에 그토록 그를 열망하던 모든 이들에게 결국 혐오의 대상이 된다. 으뜸 패를 곳곳에서 쓴다는 것은 모든 종류의 완전함을 자신에 게 끌어당겨 그것을 모두 소진시킨다는 뜻이다. 그렇게 해서 으뜸 패를 다 쓰고 나면, 결국에는 보기 드문 사람으로 존중받는 게 아니라 천한 사람이라고 멸시를 받는다. 그러한 극단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영광을 누릴 때 절제하는 것이다. 완전함에도 지나침은 있으니, 그것을 표현할 때에는 절제하라. 불꽃이 활활 타오를수록, 그 불꽃은 스스로를 태우며 자신의 수 명을 단축시킨다. 자기표현을 아끼면 더 높은 평판을 얻는다
- 열정 없이 바라보라. 그것은 정신적 수준이 최고 경지에 이른 사람들의 특징이다. 이러한 우월함은 속된 외부의 속박에서 그들을 자유롭게 해준다. 자신과 자신의 열정을 다스리는 것보다 더 뛰어난 지배는 없다. 그것은 자유 의지의 승리를 의미한다. 언젠가 열정에 압도당하게 된다 해도 자신의 일까지 지배받아서는 안 된다. 지위가 높을수록 열정의 영향을 적게 받아야 한다. 이는 불쾌함을 피하고 가장 빨리 명망을 얻을 수 있는 고상한 방법이다.
- 지혜로운 자는 모든 이의 존경을 받고자 할 때, 자신의 지식과 능력을 바닥까지 전부 다 헤아릴 수는 없게 한다. 지혜로운 자는 사람 들이 자신을 알게는 하지만 자신을 헤아릴 수는 없게 하는 것이다. 그 누구도 당신의 능력의 한계를 알아내서는 안 된다. 실망할 위 험이 명백하게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온전히 당신의 근본까지 닿을 수 있는 기회를 절대로 주지 마라. 재능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아는 것보다는 그에 대한 추측과 의혹을 갖게 하는 것이 더 커다란 경외심을 불러 일으킨다.
- 자신에게 없는 것은 그것을 갖고자 하는 소망을 낳고, 이로써 그 소망하는 자를 마음대로 움직이게 하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철학자들은 그런 결핍이나 그에 대한 탐욕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가들은 그것이 전부라고 말한다. 정치가야말로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다른 이의 소망을 이용할 줄 안다. 그들은 주어진 기회를 활용해 소망의 충족이 어려운 척 연기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탐욕을 자극한다. 그들은 가진 자의 배부름보다는 동경하는 자의 열정을 이용해 더 많은 것을 약속한다. 장애물이 많을수록 소망은 더 열렬해지기 때문이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종속된 자들을 거느리고 있을 줄 아는 것은 대단한 기술이다.
- 빛나는 태양은 아무도 보지 못하지만 저무는 해는 누구라도 볼 수 있다. 세상의 저열한 비난은 당신이 성공한 수많은 일이 아니라 당신이 실패한 한 가지' 일로 향한다. 좋은 일에 대한 찬사보다는 나쁜 일에 대한 험담이 더 멀리 가는 법이다. 죽을 때까지도 세상의 이치를 깨닫지 못한 사람들이 많 다. 한 사람이 평생 이룬 업적도 단 하나의 작은 오점을 지우기에 는 충분치 않다. 그러니 오점을 피하도록 하라. 그리고 잘 처리해내지 못한 모든 것을 악의적인 모든 이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하라. 잘 처리해낸 것이라고 해서 그걸 전부 그들에게 보이도록 해서도 안 된다.
- 매사에 언제나 여분을 지녀라. 그래야 당신의 탁월함을 지킬 수 있다. 당신의 모든 능력과 힘을 한꺼번에 모든 일에 소모하지 마라. 나쁜 결과에 이를 위험이 있을 때 빠져나갈 수 있는 도피처는 언제나 갖고 있어야 한다. 구원병은 공격보다 더 도움이 된다. 구원병은 당신의 가치와 명망을 더욱 높여주기 때문이다. 현명한 자는 언제나 안전하게 일에 접근하며, 헤시오도스(고대 그리스의 서사시인 옮긴이)의 그 신랄한 역설이 이러한 신중함에도 적용된다. “절반은 전부보다 더 많다.”
- 반박하는 것, 이는 염탐하기 위한 중요한 술책이다. 이때 자신은 드 러내지 않고 상대방이 말려들게 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으로 상대를 조종하는 수단은 상대의 격정, 즉 강렬하고 갑작스러워 누르기 어려운 감정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상대가 믿고 있 는 우유부단한 생각을 풀어내는 진정한 방법이다. 상대의 닫혀 있는 가슴을 여는 이 열쇠에 섬세한 능력과 의지, 이성을 더하라. 다른 이가 흘리는 뜻 모를 말을 대수롭지 않게 듣는 척하면서 그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라. 한 입 깨물 때마다 단물을 내어 상대의 혀에 스미게 하고, 의도된 속임수의 그물에 빠지게 하라. 신중한 자의 주저하는 태도는 상대의 주의를 혼란시키고, 때로 는 밝혀지지 않을 상대의 의도를 드러나게 한다. 의심하는 척해 상대를 자극하는 것도 원하는 것을 캐낼 수 있는 섬세한 기술이다.
- 분별력 있는 사람도 불가피하게 다른 이의 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보잘것없는 적이 되지는 마라. 아량 있는 자는 경쟁자와 싸울 때에도 찬사를 얻는다. 우월한 힘만으로 싸우지 말고 기지를 발휘해 승리를 거두자. 비열한 승리는 영예가 아니라 패배다. 정직한 사람은 절대 금지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우정이 끝났다고 바로 증오를 품는 것도 금지된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 미 주어진 신뢰는 절대로 복수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 배신의 냄새를 풍기는 모든 것은 이름을 더럽힌다. 사려 깊은 사람에게서는 비열함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고귀한 정신과 극악 무도함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 아량, 관대, 충정이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우리 가슴속에서 다시 찾아낼 수 있다면 그것은 영예로운 일이다.
- 당신에게 반박하는 사람에게 곧바로 반박하지 마라. 그 반박이 계략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비루함에서 나온 것인지 먼저 구분해야 한다. 반박은 때로 고집이 아니라 술수일 때가 있다. 그러니 어떤 일은 연루되지 말고, 어떤 일은 망치지 않도록 조심하라. 염탐을 염탐하는 것보다 더 세심한 일은 없다. 영혼의 복제 열쇠에 대한 가장 좋은 책략은 조심성이라는 열쇠를 언제나 꽂아두는 것이다.
- 누구나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자신의 견해를 가지며, 그에 대한 충분한 근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개의 경우 판단이란 그에 대한 자리를 내어주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로 반대되는 두 의견은 만나면 충돌하기 쉽고, 누구나 다 이성은 자기편이라고 믿는다. 이성은 언제나 거짓이 없어 절대로 이중의 얼굴을 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이런 어려운 경우에 현명한 자는 심사숙고해 일을 처리한다. 그러면 불신은 상대의 행동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스스로 바로잡는다. 현명한 자는 또한 상대의 편에 서서 상대방이 내세우는 근거를 생각해본다. 그러면 착각에 사로잡혀 상대를 비난하고 자신만을 옹호하지는 않게 된다.
- 가능하다면 이성적으로 생각해 속된 노여움을 보이지 마라. 현명한 자에게 이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분노에 빠져들면, 먼저 자신이 화내고 있음을 인지하라. 그다음엔 곧바로 그것이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생각하라. 이제 분노가 어디까지 가야 하고, 어디에 서 멈춰야 하는지를 측정하라. 깊이 생각해 노여워할 때와 멈춰야 할 때를 구분하라. 적절한 시기에 멈출 수 있어야 한다. 움직일 때 가장 힘든 일은 멈추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자들이 헤매고 있을 때 현명함을 유지하는 것은 분별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위대한 증거다. 과도한 열정이란 모두 이성 적인 본성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열정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언제나 신중함을 제어할 수 있는 고삐를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
- 우리의 귀는 진실의 곁문이자 거짓의 대문이다. 진실은 대부분 눈으로 보이며, 귀에 들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진실이 왜곡되지 않 고 순수하게 우리에게 다다르는 경우는 적다. 오는 길이 멀어지면 더욱 그렇다. 진실은 우리에게 다가오는 동안 언제나 감정의 혼합물과 섞인다. 열정은 손에 닿는 모든 것을 자신의 색으로 칠한다. 어떤 때는 호의적인 색으로, 어떤 때는 비호의적인 색으로, 그 색은 항상 어떤 인상을 일깨운다. 그러므로 칭찬하는 자에겐 조심스레 귀를 기울이고, 질책하는 자에겐 더욱 조심해 귀를 기울여라. 바로 이 점에서 우리의 모든 주의력이 요구된다. 그것은 전달하는 자의 의도를 밝혀내어 그가 몇 발자국 더 앞설지를 미리 알기 위함이다. 현명한 숙고는 과장과 허위의 탐지기라고 하지 않는가.
- 화살은 육체를 뚫지만 나쁜 말은 영혼을 관통한다. 좋은 냄새가 나 는 반죽은 호흡도 유쾌하게 만든다. 공기를 파는 법을 안다는 것은 위대한 삶의 지혜다. 천 냥 빚도 말로 갚으며, 말만 잘하면 불가능 한 일도 관철시킬 수 있다. 그래서 공기를 주고 공기를 살 수도 있는 것이다. 제왕의 숨결은 용기와 힘도 쳐부술 수 있다. 언제나 입에 설탕을 가득 물고 당신의 말을 달콤하게 적셔라. 그로써 적에게도 그 달콤함을 느끼게 하라. 다른 사람의 호감을 사려면 평화로운 태도를 취하는 것이 상책이다.
-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거절할 줄 아는 것은 승낙할 줄 아는 것만큼 중요하다. 무엇보다 권력을 가진 자는 이 점을 꼭 유념해야 한다. 거절의 방법도 다양하다. 한 사람의 “아니오”는 많은 다른 사람의 “예” 보다 더 높이 평가된다. 왜냐하면 금빛 찬란한 거절이 무미건조하기 그지없는 승낙보다 더 많은 것을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물론 거절을 언제나 입에 달고 다니면서 다른 이의 모든 것을 망쳐놓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에겐 거절이 언제나 최고의 원칙인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혹 나중에 모든 것을 허락해도 사람들은 이제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애초에 이미 그들이 모든 것을 망쳐놓았기 때문이다. 그 무엇도 그 자리에서 곧바로 쳐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간청하는 사람이 점차 자기기만에서 벗어나게 하라. 또한 그 무엇도 결코 완전히 송두리째 거절해서도 안 된다. 그리되면 그 사람은 당신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겠다고 나설 것이다.거절의 쓴맛에 달콤함을 가미해주는 약간의 희망을 언제나 조 금은 남겨두라. 마지막으로, 호의가 사라져버린 빈 공간을 정중함으로 메우라. 승낙이나 거절의 말은 빨리 하되, 언제나 오랜 생각을 거친 후에 하라.
- 스스로에게도, 다른 이들에게도, 허물없는 사이를 허락해서는 안 된다. 허물없는 사이가 되면 그 즉시 우월함을 상실하며, 당신의 흠잡을 데 없는 능력을 남에게 주게 됨으로써 존경심도 잃게 된다. 별은 우리 손이 닿지 않기에 찬란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너무 붙 임성 있는 태도는 비천함과 상통한다. 그것은 인간적인 것으로, 붙임성이 많을수록 사람들의 인정을 받지 못한다. 그로 인해 조심스레 감추고 있던 결점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 누구와도 아무런 허물도 없는 사이가 되지 마라. 높은 지위에 있는 자와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위험한 일이다. 하찮은 자와도 마 찬가지다. 그것은 세련되지 못한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평범한 사람들과 허물없는 사이가 되지 마라. 어리석은 이들은 뻔뻔스럽기에, 이러한 호의를 받아야 할 빚으로 오인하기 때문이다.
- 아픈 손가락을 남들에게 보이면, 모두가 그곳을 찌를 것이다. 그 손가락이 아프다고 하소연하지 마라. 악의를 품은 자는 언제나 약한 곳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당신의 노여움은 적의 즐거움을 더해줄 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나쁜 의도를 품은 자는 드러날 수도 있는 결함을 찾아 늘 주위를 맴돈다. 채찍으로 때리면서 민감한 부위가 어딘지 확인하며, 상처가 발견될 때까지 수천 번을 시도한다. 신중한 자는 절대로 자신의 상처를 보이지 않으며, 개인적인 불행 혹은 타고난 불행을 절대로 발설하지 않는다. 운명조차도 때로 는 우리의 가장 아픈 상처를 건드릴 때 즐거움을 느낀다. 운명의 매질은 언제나 상처를 노린다. 그러니 아픔은 끝나고 즐 거움은 계속되도록 아픈 곳도, 즐거운 곳도 드러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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