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이 이 꽃 저 꽃에서 약탈을 해도 일단 꿀을 만들면 그 꿀이 전부 벌의 것이듯, 다른 사람에게서 빌려 온 작품도 마찬가지다. 그 모든 걸 바꾸고, 뒤섞고, 자기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미셸 드 몽테뉴(Michel de Montaione, 1533~1592))
- 삶이 즐거웠다면 죽음도 즐거워야 한다
- 죽음은 사방이 꽉 막혀 있는 벽이 아니다. 죽음은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문이다. 죽음은 끝이 아니다. 죽음은 새로운 시작이다. (호주 멜버른 어느 성당에 새겨진 글귀)
- 기쁨은 지상에서는 천상에서는 모든 거룩한 삶의 알짬(여럿 가운데에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기쁨은 하나님 과 가장 잘 통하는 삶의 표현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신 것은 삶의 근원적인 흥에 겨워 웃게 하기 위 해서다. 하나님을 믿는다면서 기뻐하지 않고 웃음을 멀리하는 사람은 딱하기 그지없는 사람이다. W. H. 오든이 말한 대로 웃음을 멀리하고 기쁨을 미워하는 사람은 불의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김순현, 정원사의 사계 중에서)
- 장자의 부인이 죽었는데 장자가 그 장례식에서 춤을 추었다. 사람들이 그를 미쳤다며 힐난했다. 그러자 장자가 평했다. “태어날 땐 웃는데 왜 죽으면 울어야 하는가? 둘다 웃으면 더 좋은 일 아닌가?” 죽으면 나쁜 일 아니냐고 누군가 따졌다.그러자 장자가 반문했다. : “죽으면 나쁘단 것은 자네들 생각 아닌가?"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 "나는 태어나는 거나 죽는 거나 다 좋다고 본다네. 본래 고향집에 돌아가서 푹 쉬는데 뭐가 나쁜가?"
- 사람들은 한번 고정관념을 가지면 그 안에 사로잡혀 무작정 집단관념만 받아들일 뿐 그것이 진정 왜 그런지 한번 의심조차 해보지 않는다. 나는 장자의 대답에 해설을 덧붙이고자 한다. 죽음은 육체의 삶을 졸업하는 것이니 축하할 일이건만 사람들이 제깜냥으로 생각하고 두려워만 할 따름이다. 제 마음이 나비를 향해 있는 자는 나비를 보았기에 번데기의 죽음에 아무런 미련도 없을 것이나 제마음이 번데기만 보는 자는 그저 죽음이 두려울 것이다.
- 오늘을 사랑하라. 어제의 미련을 버려라. 오지도 않은 내일을 걱정하지 말라. 우리의 삶은 오늘의 연속이다. (토머스 칼라일)
- 17세 때 이런 경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산다면 당신은 옳은 삶을 살 것이 다.” 이 글에 감명받은 나는 그 후 33년간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자신에 게 묻곤 했습니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려고 하는 일을 할 것인 가?” "아니오”라는 답이 계속 나온다면 다른 것을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 습니다.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명심하는 게 인생의 고비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외부의 기대, 자부심, 수치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은 죽음 앞에서 모두 떨어져 나가고 오직 진실로 중요한 것들만이 남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무엇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여러분들은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기에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야 합니다. (스티브 잡스)
- 나의 오늘은 누군가가 살았던 과거와 같다. 누군가가 그토록 후회하고 바꾸지 못한 어제를 오늘 살고 있다면, 그 사람의 내일은 죽은 자와 같다.
-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바다와 하늘과 별 또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마십시오. 지금 그들을 보러 가십시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인생 수업》에서)
- "남에게 밧줄을 던져 줄 때는 반드시 한쪽 끝을 잡고 있어라... 아무리 의도가 좋더라도 슬픔에 빠진 이에게 입증할 수 없는 말은 절대 하지말 라... 예를 들어 누군가 그분은 더 좋은 곳으로 가셨어요'라고 한다면, 이 때 이 사람은 밧줄의 반대쪽 끝을 잡고 있지 않은 것이다... 반면 밤새도록 휴대전화를 쥐고 있다가 당신 전화번호가 뜨면 언제라도 받을게요'라고 말해 준다면 한결 더 낫다. 이는 그 사람이 알 수 있는 사실이고, 또 할 수 있는 일이다. 신뢰해도 되는 밧줄이다.” (론 마라스코&브라이언 셔프, 슬픔의 위안 중에서)
- 장자가 해골에게 다시 묻는다. "만약 생명을 관장하는 신에게 부탁하여 다시 한번 살과 피를 주어 살아나게 해준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해골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한다. “이 지극한 행복을 버리고 인간의 괴로움을 다시 겪겠는가? 산 것이 죽은 것만 못한걸.”
이런 것을 일러 골때린다'고 하는 것일까?
- 유머와 친숙한 서구인들은 죽는 순간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고 한다. 장례식의 추도사를 통해 고인과의 추억을 웃음으로 승화한다. 미국의 한 코미디언은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미리 촬영한 영상을 통해 친구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버나드 쇼는 유명한 묘비명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 짓게 하였다.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라고 한 광고에서 소개했지만 “오래 살다 보면 이런 일(죽음)이 일어날 줄 알았지”이다.
- 죽는 걸 왜 걱정해? 살아있는 동안엔 죽지 않을 텐데. (죽음이 전하는 가장 아름다운 말)
- 웃어야 산다.
웃음은 절망 가운데 피어난 꽃이다. 세상에 찡그린 꽃은 없다. 슬픈 꽃도 없다. 환한 웃음만 있다. 그래서 웃음꽃이다.
꽃이 말을 건네 온다. “죽는 것은 쉽다. 아무리 못나도 그건 하잖니, 사는 게 재주지." 오늘 하루만이라도 웃음꽃으로 피어나라. 그래야 산다.
- “죽음에 이르는 병은 절망이다. 그러나 이 병에 걸리는 것은 인간뿐이다. 동물은 절망이라는 병에 걸리지 않는다! 아담의 원죄로 말미암아 추방된 모든 영혼에는 절망이 있고 그것은 하나님께돌아갈 때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키에르케고르, 1849년,죽음에 이르는 병)
- 미국의 문화인류학자인 에드워드 홀에 따르면 사람의 공간은 인간관계에 따라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친밀한 거리' (0~46cm)는 숨결이 닿는 거리’, 가족이나 연인 사이의 거리다. 컷 속말을 건넬 수 있는 사이다. 개인적 거리 (46~120cm)는 친구와 가까운 사람 사이에 격식과 비격식을 넘나 드는 거리다. 언제라도 어깨를 토닥일 수 있는 사이다. '사회적 거리 (120~360cm)는 '곧게 쭉 편 팔’이란 의미에서 스트레이트 암 (straight arm)'이라 불린다. 호텔 로비 커피숍의 좌석 거리로, 비말(飛末)의 비 행거리다.(재채기의 비행속도는 160km로 퍼진다. 류현진의 투구 속도 154km보다 빠 르다.) '공적인 거리 (360cm 이상)는 무대 공연이나 연설 등에서 관객과 떨어져 있는 거리다. 소리치거나 손을 흔들 수 있는 거리다.
-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순간씩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하기로 했다.
고요히 나 자신만 들여다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하루만이
전 생애라고 생각하니
저만치서 행복이 웃으며 걸어왔다.
(이해인 시인 〈어떤 결심〉 중에서)
- 암(癌)이란 병든(?) 음식을 산(山)더미처럼 먹어(口) 생긴 병이라 한다. 암이 찾아드는 순간,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 산더미처럼 마음이 무거워진 다. 절망한다. 해결책이 없다고, 문제가 무엇인가? 문제는 언제나 해결책과 함께 온다. 답이 없다면 그것 은 이미 문제가 아니다. 그러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눈앞에 가로놓인 벽도 눕히면 다리가 되지 않는가? 암(癌)도 그렇다. 산(山)으로 가서 큰 호흡을 세 번(口口口)만 들숨날숨으로 내뱉어도 병 (?)도 날아가 버린다. 무너뜨릴 수 없다면 뒤집기라도 해라.
- 레이건 대통령은 생사를 오가는 급박 한 상황에서도 유머감각을 잃지 않았다. 안심시키기 위해 자신의 손을 잡 아 주던 간호사에게 “혹시 낸시가 우리 사이를 눈치챘을까요?”라고 농을 건넸고, 황급히 도착한 낸시 레이건 여사에게 “여보, 내가 수그리는 걸 깜 빡했어.”라고 천연덕스럽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 표현은 잭 뎀프시라는 전설적인 권투 선수가 상대방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패한 날 집에 돌아와 서 아내에게 자신이 깜빡하고 상체를 숙이지 않는 바람에 그리되었다고 했던 유명한 농담에서 빌려 온 것이었다. 총알이 박힌 왼쪽 가슴에서 2리터 이상의 출혈이 계속되자 의료진은 가 슴을 열고 박혀 있는 총알을 빼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레이건 대 통령을 수술실로 옮긴다. 현직 대통령의 몸에 박힌 총알을 꺼내고 출혈 부위를 찾아 지혈해야 했다.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고난도의 수술을 시작하기 위해 마취과 의사가 레이건 대통령의 오른쪽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모든 것이 잘될 겁니다.”라고 대통령을 안심시킨다. 그러자 레이건 대통령은 자신의 코와 입을 덮고 있던 산소마스크를 힘겹게 끌어내려 의료진을 긴장시키는데,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그는 의외로 농담을 던진다. “당신들이 공화당원이라고 얘기해 주시구려.” 공화당 출신 현직 대통령의 수술을 맡아 집도하기로 한 조셉 조르다노박사는 하필 정식 민주당원이어서 일순 분위기가 얼어붙었는데, 그는 이렇게 응수하여 레이건 대통령과 초긴장 상태의 의료진을 파안대소하게 한다. “대통령님, 오늘만은 저희 모두가 공화당원입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회복 과정에서 가래가 기관지를 막아 폐의 일부분이 짜부라지는 합병증이 생기고 만다. 폐를 다시 부풀리기 위 해 수술 부위가 아프더라도 열심히 가래를 뱉어 내라는 의료진의 지시를 너무나 충실히 따르던 그가 의사로부터 모범 환자라고 칭찬받자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당연히 시키시는 대로 해야지요. 제 장인어른도 의사 선생님이셨거든요.” (임재준(서울대 의대 교수, 의학교육실장))
-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승리가 아니라 분투이며, 본질은 정복했다는 것이 아니라 잘 싸웠다는 것이다." (피에르 드 쿠베르탱)
- 송(宋)나라 사람 주필대(周必大)의 《이로당시화(二老堂詩話)》라는 책에 '노인의 열 가지 좌절'이라는 내용이 있다.
"대낮에는 꾸벅꾸벅 졸음이 오지만 밤에는 잠이 오지 않는다."
"울 때는 눈물이 흐르지 않고 웃을 때는 눈물이 흐른다." "30년 전의 일은 모두 기억하지만 눈앞의 일은 돌아서면 잊어버린다.”
"고기를 먹으면 배 속에는 없고 죄다 이빨 사이에 낀다.” "흰 얼굴은 검어지고 검은 머리는 희어진다."
우리나라의 성호(星湖) 이익(李翼)이 여기에 몇 가지를 더 보탰다.
"눈을 가늘게 뜨고 멀리 보면 잘 보이는데 눈을 크게 뜨고 가까이 보 면 희미하게 보인다.”
"바로 옆에서 하는 말은 알아듣기 어려운데 조용한 밤에는 비바람 소리가 들린다.”
“자주 허기가 지지만 밥상을 마주하면 잘 먹지 못한다."
그런데 다산 정약용 선생은 반대로 이런 것들이 실은 좌절이 아니라 즐거움이라고 해학을 보였다.
1. 대머리가 되니 빗이 필요치 않고
2. 이가 없으니 치통이 사라지고
3. 눈이 어두우니 공부를 안 해 편안하고
4. 귀가 안 들려 세상 시비에서 멀어지며
5. 붓 가는 대로 글을 쓰니 손볼 필요가 없으며,
6. 하수들과 바둑을 두니 여유가 있어 좋다.
- 늙어가는 것은 신의 은총이다. 젊게 사는 것은 삶의 기술이다.
- 10대는 철이 없다.
20대는 답이 없다.
30대는 '집'이 없다.
어디 그들만 없나요? 40대는 '돈'이 없다.
50대는 '일'이 없다.
60대는 '낙 이 없다.
70대는 이가 없다.
그리고 80대는 '처가 없다.
90대는 시간이 없다.
마지막으로 100대는, 다 필요 없다.
이를 '있다'로 바꿀 수는 없을까?
10대는 '끼'가 있다.
20대는 '젊음'이 있다.
30대는 '짝'이 있다.
40대는 폼'이 있다.
50대는 멋이 있다.
60대는 '가족'이 있다.
70대는 '쉼'이 있다.
80대는 '추억'이 있다.
90대는 소망이 있다.
100대는 '천국'이 있다.
‘있다'에 완생으로 가는 길이 있다.
- 늙어가는 법을 배우는 것은 지혜의 명작이며 최고의 인생기술이다. (앙리 아미엘, 1874)
- 음악과 인생
꽃길을 걸을 때는
라르고(Largo)
꽃들과 눈 맞추고 얘기하며,
매우 느리게 걸어가요.
산행을 할 때는
안단데(andante)
하늘도 보고 바람소리 새소리 들으며,
'느리게 한 발 한 발 디뎌요.
일상의 삶은
모데라토(moderato)
게으름과 성급함은 버리고
'보통 빠르기'로 생활해요.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때는
알레그로(allegro)
재지 말고 멈칫하지 말고
빠르게 내밀어요.
어쩌다 사랑의 기회가 찾아오면,
비바체(vivace)
두려워 말고,
빠르고 경쾌하게 행동해요.
인생의 시간은
프레스토(presto)
바람같이 쏜살같이
매우 빠르게 흘러가니까요. (정연)
- “어린이들은 생명력이 충만하고 그 마음이 열정적이고 스스럼없기 때문에, 맘에 드는 일들이 계속 되풀이되기를 원한다. 아이들은 언제나 또 해줘요'라고 말하고, 어른은 그 말대로 하고 또 하다가 지겨워 죽을 지경이 된다. 어른들은 단조로움을 크게 기뻐할 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 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단조로움을 매우 기뻐하실 정도로 강하신 듯하 다. 그래서 아침마다 해를 향해 '또 해봐' 하고 말씀하실 수 있다. 물론 저녁마다 달에게 또 해봐하고 말씀하시는 것도 마찬가지다. 모든 데이지 꽃이 서로 빼닮은 이유는 기계적 필연성 때문이 아닐 것이다. 하나님이 각 데이지 꽃을 따로따로 만드시지만 그 작업을 결코 지겨워하지 않으셔서 그럴 것이다. 그분은 영원한 유아기의 욕구를 가지 고 계신 것인지 모른다. 우리는 죄를 짓고 늙어 가지만, 우리의 아버지는 우리보다 젊으셔서 그럴 것이다.” (G. K Chesterton, Ortbodoxy (N.Y: John lane Co., 1909))
- 탈무드는 인간의 생애를 7단계로 설명했다.
한 살은 임금님, 모든 사람들이 임금님 모시듯 비위를 맞춘다.
두 살은 돼지, 진흙탕 속을 마구 뒹군다.
열 살은 새끼 양, 웃고 떠들고 마음껏 뛰어다닌다.
열여덟 살은 말, 다 자라 자신의 힘을 자랑하고 싶어 한다.
결혼하면 당나귀, 가정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가야 한다.
중년은 개,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사람들의 호의를 개처럼 구걸한다.
노년은 원숭이, 어린아이와 똑같아지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는다.
- 중국 송(宋)나라에 주신중(朱新仲)이라는 학자가 주장했다. 인생에는 '다섯 개의 계획(五計)'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첫째는 생계(生計),
둘째는 신계(身計),
셋째는 가계(家計),
넷째는 노계(老計),
마지막으로 사계(死計)가 그것이다.
生計는 내 일생을 어떤 모양으로 만드느냐에 관한 것이고,
身計는 이 몸을 어떻게 처신하느냐의 계획이며,
家計는 나의 집안, 가족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의 문제이다.
是計는 어떤 노년(老年)을 보낼 것이냐에 관한 계획이고,
死計는 어떤 모양으로 죽을 것이냐의 설계를 말한다.
- 주신중의 인생 오계론(五計論)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면서 조선 중기에 전통 선비 층을 중심으로 어떻게 해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맞을 수 있느냐는 사계(死計) 문화가 번져 있었다. 이 유행으로 나타난 것이 이른바 '오멸五滅)'이라는 노후 철학이었다.
첫째는 멸재(滅財)로, 삶에 미련을 잡아 두는 재물을 극소화해야 죽음이 편안해진다.
둘째는 멸원(妃)으로, 살아오는 동안 남에게 산 크고 작은 원한을 애써 풀어 버려야 한다.
셋째는 멸채(滅債)로, 남에게 진 물질적 · 정신적 부채를 청산하는 일이다.
넷째는 멸정(情)으로, 정든 사람, 정든 물건으로부터 정을 뗄수록 죽음이 편해진다.
다섯째는 멸망(滅亡)이다. 망하여 없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죽어서도 죽지 않고 산다'는 뜻이다. 기막힌 역설이다. 바로 이 철학이 '죽어서도 산 사람과 더불어 산다'는 우리 제례 문화의 바탕을 이룬다.
- 누군가가 일본 여행 중 어느 선술집 벽 에 있는 낙서를 사진으로 찍어서 번역한 것이라고 하는데, 그 낙서는 이러 하다.
"사랑에 빠(灣)지는 18세, 욕탕서 빠(弱)지는 81세.
도로를 폭주하는 18세, 도로를 역주행하는 81세.
마음이 연약한 18세, 온 뼈가 연약한 81세.
두근거림이 안 멈추는 18세, 심장질환이 안 멈추는 81세.
사랑에 숨 막히는 18세, 떡 먹다 숨 막히는 81세.
수능점수 걱정하는 18세, 혈당/혈압 수치 걱정하는 81세.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18세, 벌써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81세.
자기를 찾겠다는 18세, 모두가 자기를 찾고 있다는 81세."
- 주여, 저의 자식이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약할 때 자신의 약함을 알 수 있을 만큼 강하게 하시고
두려울 때 자신을 직면할 수 있을 만큼 용감하게 하시고
정직한 패배에 당당하고 굴하지 않으며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소원하기보다 행동으로 보이며
주님을 알고,
자신을 아는 것이 지식의 기본임을 아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기도하오니
그를 편하고 안락한 길로 인도하지 마시고
고난과 도전의 긴장과 자극 속으로 이끌어 주소서.
폭풍 속에서 의연히 서 있는 법을 배우게 하시고
실패한 이들에 대한 연민을 알게 하소서.
마음이 깨끗하고 목표가 높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남을 다스리기 전에 먼저 자신을 다스리는 사람
웃는 법을 알면서도 우는 법 또한 잊지 않는 사람
미래로 나아가지만 과거 또한 잊지 않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이뤄진 후에도
넉넉한 유머감각을 더해 주셔서
늘 진지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너무 심각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그에게 겸손함을 주셔서
참으로 위대한 것은 소박함에 있고
참된 지혜는 열린 마음에 있으며
참된 힘은 온유함에서 나온다는 것을
늘 잊지 않게 하소서.
그리하여 그의 아버지인 저는 감히
"내 헛되이 살지 않았노라”고
속삭일 수 있게 하소서
* 맥아더는 첫 번째 결혼에 실패하고, 1937년에 재혼한 진 페어클로스와의 사이에 외아들을 뒀다. 그의 아들 아서 맥아더 4세는 뉴욕에서 색소폰 연주가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평범하게 살기 위해 성을 바꿨다고 한다. 맥아더는 아들을 애지중지하는 아빠(doting fathers'였다. 그는 태평양 전쟁 초기에 A Fathers Prayer(아버지의 기도)'를 썼다.
- 미국의 작가 데이비드 브룩스가 쓴 《소셜 애니멀》이란 책에서 주인 공인 헤럴드가 죽기 직전에 자기 자신에게 물었던 네 가지 질문을 나 자신에게도 물어보곤 한다.
"나는 나 자신을 깊이 있는 존재로 만들었는가?"
“나는 미래 세대를 위해서 어떤 유산을 남겼는가?”
"나는 이 세속적인 세상을 초월했는가?"
“나는 사랑했는가?"
- 우리들 인생의 라스트 신은 대개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어느 날 갑자기 불쑥 찾아온다. 기승전결이 짜여져 있는 것도 아니다. 복선(伏線)이 깔려 있는 것도 아니다. 죽음은 기습적이다.
- 사람의 두뇌는 처음보다 마지막 모습을 오래 기억하고 더 잘 기억한다. 영화에서 오래 기억되는 것은 명대사다. 그리고 라스트 신이다. 모든 사람들이 소망하는 것이 있다. 자신의 라스트 신도 영화처럼 아름 답게 기억되기를....... 끝내주는 라스트 신, 그의 인생도 끝내주는 인생이 된다.
- 아들아, 보아라.
나는 원체 배우지 못했다.
호미 잡는 것보다 글 쓰는 것이 천만 배 고되다.
그리 알고, 서툴게 썼더라도 너는 새겨서 읽으면 된다.
내 유품을 뒤적여 네가 이 편지를 수습할 때면
나는 이미 다른 세상에 가 있을 것이다.
서러워할 일도 가슴 칠 일도 아니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왔을 뿐이다.
살아도 산 것이 아니고,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닌 것도 있다. 살려서 간직하는 건 산 사람의 몫이다.
그러니 무엇을 슬퍼한단 말이냐.
나는 옛날 사람이라서 주어진 대로 살았다.
마음대로라는 게 애당초 없는 줄 알고 살았다.
너희를 낳을 때는 힘들었지만,
낳고 보니 정답고 의지가 돼서 좋았고,
들에 나가 돌밭을 고를 때는 고단했지만,
밭이랑에서 당근이며 무며 감자 알이 통통하게
몰려나올 때 내가 조물주인 것처럼 좋았다.
깨 꽃은 얼마나 예쁘더냐. 양파 꽃은 얼마나 환하더냐.
나는 도라지 씨를 일부러 넘치게 뿌렸다.
그 자태 고운 도라지 꽃들이 무리 지어 넘실거릴 때
내게는 그곳이 극락이었다.
나는 뿌리고 기르고 거두었으니 이것으로 족하다.
나는 뜻이 없다.
그런 걸 내세울 지혜가 있을 리 없다.
나는 밥 지어 먹이는 것으로 내 소임을 다했다.
봄이 오면 여린 쑥을 뜯어다 된장국을 끓였고,
여름에는 강에 나가 재첩 한 소쿠리 얻어다.
맑은 국을 끓였다.
가을에는 미꾸라지를 무쇠 솥에 삶아 추어탕을 끓였고,
겨울에는 가을 무를 썰어 칼칼한 동태탕을 끓여냈다.
이것이 내 삶의 전부다.
너는 책 줄이라도 읽었으니 나를 헤아릴 것이다.
너 어렸을 적, 네가 나에게 맺힌 듯이 물었었다.
이장집 잔치 마당에서 일 돕던 다른 여편네들은
제 새끼들 불러 전 나부랭이며 유밀과 부스러기를
주섬주섬 챙겨 먹일 때
엄마는 왜 못 본척 나를 외면했느냐고 내게 따져 물었다.
나는 여태 대답하지 않았다.
높은 사람들이 만든 세상의 지엄한 윤리와 법도를 나는 모른다.
그저 사람 사는 데는 인정과 도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만 겨우 알 뿐이다.
남의 예식이지만 나는 그에 맞는 예의를 보이려고 했다.
그것은 가난과 상관없는 나의 인정이었고 도리였다.
그런데 네가 그 일을 서러워하며 물을 때마다
나도 가만히 아팠다.
생각할수록 두고두고 잘못한 일이 되었다.
내 도리의 값어치보다 네 입에 들어가는 떡 한 점이
더 지엄하고 존귀하다는 걸 어미로서 너무 늦게 알았다.
내 가슴에 박힌 멍울이다.
이미 용서했더라도 애미를 용서하거라.
부박하기 그지없다.
네가 어미 사는 것을 보았듯이 산다는 것은 종잡을 수가 없다.
요망하기가 한여름 날씨 같아서
비 내리겠다 싶은 날은 해가 나고,
맑구나 싶은 날은 느닷없이 소낙비가 들이닥친다.
나는 새벽마다 물 한 그릇 올리고
촛불 한 자루 밝혀서 천지신명께 기댔다.
운수소관의 변덕을 어쩌진 못해도
아주 못살게 하지는 않을 거라고 믿었다.
물살이 센 강을 건널 때는 물살을 따라 같이 흐르면서 건너야 한다.
너는 네가 세운 뜻으로 너를 가두지 말고,
네가 정한 잣대로 남을 아프게 하지도 마라.
네가 아프면 남도 아프고, 남이 힘들면 너도 힘들게 된다.
해롭고 이롭고는 이것을 기준으로 삼으면 아무 탈이 없을 것이다.
세상 사는 거 별 거 없다.
속 끓이지 말고 살아라.
너는 이 애미처럼 애태우고 참으며 제 속을 파먹고 살지 마라.
힘든 날이 있을 것이다.
힘든 날은 참지 말고 울음을 꺼내 울어라.
더없이 좋은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런 날은 참지 말고 기뻐하고 자랑하고 다녀라.
세상 것은 욕심을 내면 호락호락 곁을 내주지 않지만,
욕심을 덜면 봄볕에 담벼락 허물어지듯이 허술하고
다정한 구석을 내보여 줄 것이다.
별 것 없다. 체면 차리지 말고 살아라.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고 귀천이 따로 없는 세상이니
네가 너의 존엄을 세우면 그만일 것이다.
아녀자들이 알곡의 티끌을 고를 때 키를 높이 들고 바람에 까분다.
뉘를 고를 때는 채를 가까이 끌어당겨 흔든다.
티끌은 가벼우니 멀리 날려 보내려고 그러는 것이고,
뉘는 자세히 보아야 하니 그런 것이다.
사는 이치가 이와 다르지 않더구나.
부질없고 쓸모없는 것들은 담아두지 말고
바람 부는 언덕배기에 올라 날려 보내라.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라면 지극히 살피고
몸을 가까이 기울이면 된다. 어려울 일이 없다.
나는 네가 남보란 듯이 잘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억척 떨며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괴롭지 않게, 마음 가는 대로 순순하고 수월하게 살기를 바란다.
혼곤하고 희미하구나.
자주 눈비가 다녀갔지만 맑게 갠 날,
사이사이 살구꽃이 피고 수수가 여물고 단풍 물이 들어서 좋았다.
그런대로 괜찮았다. 그러니 내 삶을 가여워하지도 애달파하지도 마라.
부질없이 길게 말했다.
살아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말을 여기에 남긴다.
나는 너를 사랑으로 낳아서 사랑으로 키웠다.
내 자식으로 와 주어서 고맙고 염치없었다.
너는 정성껏 살아라.
(림태주 시인의 글)
- 인생은 귀한 것이고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란 걸
너희들도 이미 알고 있을 터
하루하루를 이 세상 첫날처럼 맞이하고
이 세상 마지막 날처럼 정리하면서 살 일이다.
부디 너희들도 아름다운 지구에서의 날들
잘 지내다 돌아가기를 바란다.
이담에 다시 만날지는 나도 잘 모르겠구나
(나태주)
- 이슬람 수피족은 병이 났을 때 의사를 찾기보다 같은 병을 앓았다가 나은 사람을 찾아간다. 더 현실적인 처방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샘이깊은 물, 한솔) 여행이 그렇다. 지도나 안내책자보다 그곳을 다녀온 사람의 정보가 더 정확하다. 인생길이 그렇다. 세상을 하직한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는 방법도 있다. 그들의 유언이나 묘비명을 통해서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그들이 생전에 염원하며 몸부림쳤던 자취는 묘비명으로 남아 말을 걸어온다. 망자의 회한과 깨달음을 통해 어느 가르침 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돈키호테》에 나오는 돈키호테의 묘비명은 이것이다.
“죽을 땐 현명한 사람 돼 죽고, 살 때는 미친 듯이 살라."
- "에이, 괜히 왔다 간다.”(중광스님)
“나는 창조주께 돌아갈 준비가 됐다. 창조주께서 날 만나는 고역을 치를 준비가 됐는지는 내 알 바 아니다.” (처칠)
“인생이란 낯선 여인숙에서의 하루와 같다.”(테레사 수녀)
"후세 사람들이여, 나의 휴식을 방해하지 마시오."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
"내가 죽으면 술통 밑에 묻어 줘. 운이 좋으면 술통 바닥이 샐지도 몰라." (일본 선승 모리아 센얀)
"돌아오라는 부름을 받았다." (에밀리 디킨슨)
"일어나지 못해서 미안하네." (헤밍웨이)
"Don't try(괜히 애쓰지 마).” (찰스 부코스키)
“나는 아쉬울 것 없노라.” (시편의 한 구절,김수환 추기경)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 박인환 시인
"필생즉사(必生死), 필사즉생(必死生).” (이순신 장군)
“나는 어머님의 심부름으로 이 세상에 왔다가 어머님의 심부름을 다 마치고 어머님께 돌아왔습니다.” (조병화 시인)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나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천상병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