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나 환경, 심지어 인간의 몸조차 환경에 적응함. 환경이 보다 안전해 보이면, 시스템은 더 많은 위험을 감수. 100년동안 인간은 이들 시스템을 우리의 뜻에 복종시키고 오랫동안 안정을 누렸다. 이러한 시간은 언젠가는 끝나기 마련. 예외없이, 그것도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숲의 경우 작은 화재를 억제함으로써 큰 화재의 파급력이 더 커짐. 화재가 억제되는 동안 임상에는 더 많은 나뭇잎과 솔, 고사목이 쌓여서 숲은 더 울창해짐. 그 결과 화재가 한번 일어나면 방대한 연료덕분에 불이 훨씬 더 격하게 타오르게 되는 것이다.
- 하이에크가 이끄는 몇몇 오스트리아 태생 경제학자들은 경제활황이 수상쩍거나 수익을 내지 못하는 프로젝트에 과도한 투자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경제는 이런 불필요한 자산의 과잉을 제거하기 위해 슬럼프를 필요로 한다는 추측을 내놓음. 또 슘페터는 "불황은 억제시켜야 하는 유해하기만 한 존재가 아니다.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변화에 대한 적응의 형태다"고 말했다. 불황을 바로잡으려는 시도는 꼭 필요한 적응과정에 방해가 될 수 있음. 허버트 후버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역임한 앤드루 멜런 역시 이런 생태주의적 견해에 동조. 그는 대공황의 세척효과를 환영했따. 후버는 멜런으로부터 "노동자를 청산하고, 주식을 청산하고, 농민을 청산하고, 부동산을 청산하면, 시스템으로부터 부패가 축출될 것이다. 생활비가 떨어지고 사치스런 생활이 줄어들 것이다. 사람들은 더 열심히 일하고 보다 도덕적인 삶을 살 것이다. 가치가 조정되고 기업가 정신이 왕성한 사람들은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잔해를 건져올릴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회상했다.
- 위기의 원인이 인플레이션과 금융불안의 성공적 억제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리스크에 대한 태도변화가 함께 있어야 함.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대완화는 경제가 보다 안전하게 보이도록 만듦으로써 부채에 대한 태도까지 변화시켰다. 대공황에서 유발된 부채에 대한 경계심은 오래 지속되었다. 전후 번영을 맞은 새로운 중산층은 집, 차, 가정용품을 사들이고, 할부신용을 재발견한 이들이 아무런 걱정없이 소비자 부채를 빠르게 늘리자 포천지는 56년 당시 젊은 컨설턴트였던 그린스펀이 제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한 기사를 통해 "소비자 부채의 노골적 확대에서 빚더미의 냄새가 난다"고 경고. 그러나 대완화 시기에 태도가 바뀌기 시작. 부채는 결국 대차대조표의 한쪽 면, 차변에 불과했다. 반대쪽에는 집, 차, 대학학위와 같은 귀중한 자산이 있었다. 80년대와 90년대 규제기관들은 대출을 지나치게 어렵게 만들어놓지 않았나 하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
- 증권화에는 여러개의 부채를 한데 묶어 하나의 증권으로 만드는 일이 수반됨. 은행은 이증권을 다시 투자자에게 팔아 더 많은 대출을 할 수 있게 됨. 위험한 자산을 안전한 자산으로 변환하는 방법이다. 루이스 라니에리는 주택저당증권의 장점이 구매자가 '자산의 기초가 되는 담보에 대해 전혀 몰라서는 안되겠지만 많은 것을 알아야할 필요도 없다'는 데 있다고 말함. 주택융자와 같은 위험한 대상도 그럴듯하게 꾸며놓으면 되는 것이다.
- 사람들은 주식형 뮤추얼펀드 같은 위험한 자산에 의한 손해에는 익숙함. 하지만 은행예금, MMF, 환매조건부채권과 같은 안전한 자산은 경우가 다르다. 그들은 확실성의 전형이다. 그러한 확실성이 위협을 받을 때는 즉각적이고 강력한 반응이 나옴. 그 결과 중 하나가 염가판매 현상. 투자자들이 본래의 가치보다 훨씬 낮게 증권을 팔려고 나서는 것. 일반적으로 볼 때, 100%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증권을 그보다 싼값에 파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현재의 시장가격이 90%라면 어떨까? 대출자들은 여러분의 지불능력에 대해 걱정하여 부채를 갚으라고 요구할 것임. 이사회나 규제기관은 악성증권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고 여러분을 추궁할 것이다. 대출자에게 돈을 갚거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여러분은 그 증권을 팔아야 한다. 이 때문에 가격은 한층 더 떨어지고 다른 보유자들도 비슷한 입장에 서게 됨
- 지금의 경제학자들은 금본위제의 고수가 대공황의 주요 원인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금본위제를 고수한 나라들은 통화 단위의 동등성을 유지하기 위해 금리를 높게 유지하고 예산의 균형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이는 국내경제를 압박할 뿐이었다. 금본위제를 버린 국가들은 그러한 압박에서 벗어나 훨씬 빠른 회복세를 보였따. 하지만 당시 세계는 반대되는 교훈을 얻음. 대공황을 인근 궁핍화의 평가절하와 금본위제를 안정성, 질서, 번영과 연결시킨 것이다. 세계의 국가들이 44년 브레튼우즈 회의를 통해 고정환율제로 회귀하는 데 동의한 것도 그때문. 미국은 달러를 금에 고정시켰다. 모든 다른 나라들도 통화를 금에 고정시켰다. 이 새로운 모델은 금본위제만큼 엄정하지는 않았지만 거의 비슷했다. 새로운 시스템은 일부 국가들이 엄청난 달러르 모으기 시작하고 미국의 인플레이션 증가가 금 대비 달러의 가치를 하락시키면서 삐걱대기 시작. 당연히 외국인들은 미국이 자신이 가진 달러를 상환할만한 충분한 금을 갖고 있는지를 의심하면서 달러를 금으로 바꾸기 시작. 71년 금이 고갈되고 있던 미국은 금창구를 폐쇄. 고정가격에 달러를 금으로 자유롭게 교환해주는 일을 중단한 것. 곧 달러, 엔, 프랑, 파운드, 독일마르크의 서로에 대한 가치가 크게 변동하는 환율혼란이 뒤따랐다.
- 환율위기와 부채위기로부터 자유로운 경제지대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미합중국이 바로 그러한 경제지대다. 50개주가 단일 통화를 공유하며, 30년대부터는 디폴트를 선언한 주가 전혀 없다. 하지만 이런 안전성에는 대가가 따름. 미국의 주들은 경제에 대한 대부분의 통제력을 연방정부에 내어준다. 캘리포니아가 재정적자인지 유타가 흑자인지 여부는 지역경제에 거의 의미가 없다. 연방정부가 세금을 거두고 지출하는 일의 대부분을 맡기 때문. 일리노이가 은행들의 긴급구제를 위해 무일푼이 되었는지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은행들은 연방예금보험의 지원을 받기 때문. 유럽은 이런 모습과 거리가 멀다. 국가예산을 유럽연방정부에 맡기거나 은행예금을 공통의 예금기금에 맡기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유로화가 생존하는 내내, 유료화의 위기를 만들어내는 긴장이 계속되었다. 북부와 남부의 회원국들은 아주 다른 양상의 경제를 유지하고 있다. 평형을 되찾기 위해서는 남부 국가들이 임금과 정부지출을 하향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독일도 임금과 정부지출을 상향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독일은 거기에 관심이 전혀 없고 여전히 유럽의 위기를 지나친 저축이 아닌 지나친 차입의 산물로 보고 있다. 독일은 세계 최대의 무역수지 흑자로 유럽 경제위기에서 벗어났다. 이 때문에 다른 나라들은 적자를 수정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 사회보장연금 덕에 개인이 은퇴를 대비한 저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덕에 은행들이 모든 예금주가 돈을 돌려달라고 하는 경우를 대비해서 현금을 쌓아두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세계에는 외환보유고를 늘려 비상시를 대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국가들을 안심시킬 최후의 대출자가 필요함. 그것이 IMF의 본래 목적임. 하지만 IMF가 대출에 거는 까다로운 조건에 시달리고 싶은 나라는 없다. 때문에 더 많은 저축으로 자가보험을 들겠다는 동기부여가 더 강해진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부터 중국에 이르는 여러 나라들이 자신의 경제를 지키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전략이 다른 나라의 성장을 저해하고 금리를 끌어내림으로써 결과적으로 금융투기를 부추겨 다음번 위기의 씨앗이 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하지만 지난 100년의 역사가 보여주듯이 모든 국가가 개별적으로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할 때 그 집합적 결과로 세계는 이전보다 덜 안전해진다.
- 엔지니어들은 언제가 개입을 적절히 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믿고 개입하는 쪽으로 유혹을 느낌. 생태주의자들은 늘 개입의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두려워함. 옳은 선택은 상황에 따라 달라짐. 그리고 어떤 것이 옳은 선택인지는 확실치 않음. 사정을 다 알고 나서 보아도 말이다. 일반적으로 미시적 수준의 리스크에 대해서는 생태주의자들이 옳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음. 시스템은 작은 규모의 재난이 키운 내성과 교훈으로부터 혜택을 본다. 엔지니어들은 거시적 수준의 리스크를 피하는 데 있어서 가장 가치가 크다.
- 어떤 것을 비정상적으로 두려워하면, 사람들은 스스로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까지 비정상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 하이먼 민스키는 금융시스템과 경제의 안정성이 안주, 그리고 결국은 불안을 낳는 경향에 대해 이렇게 결론지었다. '안정성은 안정을 위협한다.' 실상은 그 이상이다. 자신에게 더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하는 모든 일이 위험을 부담하고픈 욕구, 어떤 위험한 대상을 덜 위험하게 다룰 가능성, 우리가 옳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 극심한 공포를 느낄 가능성을 증폭시키는 내재적 위험을 동반함. 세계가 겪은 두차례의 금융위기는 이러한 안전추구의 산물이었다. 연준이사회가 인플레이션을 막자 대완화 시대가 시작됨. 금융혁신의 도움으로 리스크를 보다 감당하기 쉬워지자 빚을 내서 집을 사는 일이 전보다 안전해졌고 이로써 완화된 경기순환의 시대가 열린 것. 유럽의 지도자들은 단일 통화를 도입해 자신들의 통합을 위협하는 환율위기와 정치적 긴장을 없애려고 애썼다. 미국과 유럽 모두 엄청난 대출붐을 일으키는 데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는 결국 금융재앙으로 이어짐. 최근 엄청난 피해를 낳은 많은 자연재해의 책임은 보통 기후변화의 탓으로 돌려짐. 하지만 사실은 재해로 파괴될 만한 장소에 도시, 사람, 문명, 재산을 놓아둔 우리의 행동에 더 큰 책임이 있다.
- 안전추구는 대개 효과적임.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행동은 효과를 발휘한다. 상쇄하는 행동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누로 손을 씻는다고해서 박테리아에 내성이 생기지는 않으며, 아이들에게 거리를 건널 때는 양쪽을 잘 살피라고 가르친다고 교통량이 늘어나거나 자동차 속도가 빨라지지 않는다.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어떤 활동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일이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면서 혜택의 일부 혹은 전부를 상쇄시킬 때다. 이는 어떤 활동을 보다 안전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일이 우리로 하여금 그 활동을 더 많이 하거나 더 위험하게 하도록 하기 때문. ABS브레이크와 스터드 스노타이어 덕에 그런 장치가 없었다면 안전하게 집에 있거나 천천히 운전을 했을 상황에서 운전을 하거나 더 빨리 차를 몰게 되는 식으로 말이다. 주택저당증권이나 파생상품과 같은 금융혁신 덕에 은행, 개인, 회사는 위험한 일을 하고 그 위험의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전가할 수 있게 되었다. 안전하다는 생각이 그들로 하여금 더 많은 리스크를 안게 만들었고 따라서 시스템 전체의 위험수준이 높아졌다. 그렇지 않으면 위험한 활동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80년대에는 은행위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은행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집을 사고 더 위험한 투자를 하고자 하는 투자자와 차용자의 욕구나 신용에 대한 수요를 변화시키지는 못했다. 결과적으로 대출과 리스크가 규제를 덜 받는 그림자 금융쪽으로 옮겨갔다.
- 신뢰의 증발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질수 있다. 금융공황은 사람들이 100% 안전하다고 인식하게된 것이 사실 그렇지 않았음이 드러났을 때 시작됨. 19세기에는 은행이 더이상 통화를 금으로 상환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났따. 21세기에는 머니마켓무추얼펀드의 기준가 상환이 불가능해지거나, 다양한 차용증서의 담보였던 최고등급의 주택저당증권이 디폴트되거나, 대마로 여겨지던 은행이 도산하거나, 유럽의 주권국이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때 이런 일이 일어남. 확실성을 갈망하는 사람들은 불확실성이 아주 조금만 커져도 참지 못함. 때문에 부실은행이나 부실증권, 부실한 국가만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비슷한 것들이라면 모조리 멀리한다. 식품공황 때 오염된 음식과 함께 수백만 파운드의 멀쩡한 음식을 폐기한 것처럼 말이다. 21세기 두번의 금융위기 이후, 많은 개혁론자들은 처음부터 안전하다는 인식을 갖게 놓아둔 것이 실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생태주의자의 논리로 과거에 정부가 부실은행가 부실국가를 구제함으로써 도덕적 해이를 낳았다고 말한다. 도덕적 해이를 없앤다면 위기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이런 처방은 엄청난 직관적 호소력을 갖고 있다. 이 해법은 우리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우리 스스로에게 지우가 사회로부터 다른 사람들의 오해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책무를 덜어줌. 하지만 여기에는 몇가지 문제가 았다. 첫째, 안전은 법령이 아니라 심리상태다. 은행이 도산할 수 있고, 머니마켓펀드가 1달러에 주식을 상환하지 못할수도 있고, 인근의 제방이 무너지면 집이 안전하지 않을수도 있고, 익히지 않은 식품에 위험한 병원균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고지하는 법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런 법이 있다해도, 경험을 통해 은행은 절대 도산하지 않고, 머니마켓퍼드는 언제나 기준가에 상환을 해주고, 제방은 절대 무너지지 않으며, 익히지 않은 음식을 먹고고 탈이 난 적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은 행동을 변화시키지 않음. 두번째 문제는 도덕적 해이를 없애면 신뢰도 사라지고 신뢰를 통해 가능했던 모든 이로운 위험감수도 사라진다는 점이다.
- 우리는 재난과 위기의 빈도와 강도를 낮출 수 있지만 그 발생을 완전히 막을수는 없다. 그것을 바라서도 안됨. 주기적 위기는 리스크의 부담을 조장하고 그에 대해 보상을 준 경제 시스템에 대해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대가다. 주기적 재해는 매력적이고 생산적인 장소에 도시를 지은 데 대해 우리가 치러야 하는 대가다
- 연준은 공황, 불황, 인플레 종식의 임무를 맡은 엔지니어의 조직. 그러나 그 임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이 기간은 다음 위기와 불황의 씨앗을 심는 경우가 많음. 연준은 불황이나 위기와의 싸움을 멈추어서도 안되지만 나타나는 모든 충격에 힘을 사용해서도 안됨. 일부 대형은행들이 안전하게 도산할 수 있게 되면 전체 금융시스템의 회복력은 보다 강화될 것. 엔지니어와 생태주의자는 다른 방식으로 최고의 문명을 구현한다. 꼭 어느편에 서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양쪽으로부터 최선의 것을 취하면 된다. 우리의 목표는 작은 재해가 아닌 큰 재해를 제거하기 위해, 장기적인 보다 큰 보상과 안정성을 바라보고 현존하는 약간의 위험과 불안정성을 감수하는 것이어야 함
- 하이에크가 이끄는 몇몇 오스트리아 태생 경제학자들은 경제활황이 수상쩍거나 수익을 내지 못하는 프로젝트에 과도한 투자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경제는 이런 불필요한 자산의 과잉을 제거하기 위해 슬럼프를 필요로 한다는 추측을 내놓음. 또 슘페터는 "불황은 억제시켜야 하는 유해하기만 한 존재가 아니다.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변화에 대한 적응의 형태다"고 말했다. 불황을 바로잡으려는 시도는 꼭 필요한 적응과정에 방해가 될 수 있음. 허버트 후버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역임한 앤드루 멜런 역시 이런 생태주의적 견해에 동조. 그는 대공황의 세척효과를 환영했따. 후버는 멜런으로부터 "노동자를 청산하고, 주식을 청산하고, 농민을 청산하고, 부동산을 청산하면, 시스템으로부터 부패가 축출될 것이다. 생활비가 떨어지고 사치스런 생활이 줄어들 것이다. 사람들은 더 열심히 일하고 보다 도덕적인 삶을 살 것이다. 가치가 조정되고 기업가 정신이 왕성한 사람들은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잔해를 건져올릴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회상했다.
- 위기의 원인이 인플레이션과 금융불안의 성공적 억제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리스크에 대한 태도변화가 함께 있어야 함.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대완화는 경제가 보다 안전하게 보이도록 만듦으로써 부채에 대한 태도까지 변화시켰다. 대공황에서 유발된 부채에 대한 경계심은 오래 지속되었다. 전후 번영을 맞은 새로운 중산층은 집, 차, 가정용품을 사들이고, 할부신용을 재발견한 이들이 아무런 걱정없이 소비자 부채를 빠르게 늘리자 포천지는 56년 당시 젊은 컨설턴트였던 그린스펀이 제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한 기사를 통해 "소비자 부채의 노골적 확대에서 빚더미의 냄새가 난다"고 경고. 그러나 대완화 시기에 태도가 바뀌기 시작. 부채는 결국 대차대조표의 한쪽 면, 차변에 불과했다. 반대쪽에는 집, 차, 대학학위와 같은 귀중한 자산이 있었다. 80년대와 90년대 규제기관들은 대출을 지나치게 어렵게 만들어놓지 않았나 하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
- 증권화에는 여러개의 부채를 한데 묶어 하나의 증권으로 만드는 일이 수반됨. 은행은 이증권을 다시 투자자에게 팔아 더 많은 대출을 할 수 있게 됨. 위험한 자산을 안전한 자산으로 변환하는 방법이다. 루이스 라니에리는 주택저당증권의 장점이 구매자가 '자산의 기초가 되는 담보에 대해 전혀 몰라서는 안되겠지만 많은 것을 알아야할 필요도 없다'는 데 있다고 말함. 주택융자와 같은 위험한 대상도 그럴듯하게 꾸며놓으면 되는 것이다.
- 사람들은 주식형 뮤추얼펀드 같은 위험한 자산에 의한 손해에는 익숙함. 하지만 은행예금, MMF, 환매조건부채권과 같은 안전한 자산은 경우가 다르다. 그들은 확실성의 전형이다. 그러한 확실성이 위협을 받을 때는 즉각적이고 강력한 반응이 나옴. 그 결과 중 하나가 염가판매 현상. 투자자들이 본래의 가치보다 훨씬 낮게 증권을 팔려고 나서는 것. 일반적으로 볼 때, 100%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증권을 그보다 싼값에 파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현재의 시장가격이 90%라면 어떨까? 대출자들은 여러분의 지불능력에 대해 걱정하여 부채를 갚으라고 요구할 것임. 이사회나 규제기관은 악성증권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고 여러분을 추궁할 것이다. 대출자에게 돈을 갚거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여러분은 그 증권을 팔아야 한다. 이 때문에 가격은 한층 더 떨어지고 다른 보유자들도 비슷한 입장에 서게 됨
- 지금의 경제학자들은 금본위제의 고수가 대공황의 주요 원인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금본위제를 고수한 나라들은 통화 단위의 동등성을 유지하기 위해 금리를 높게 유지하고 예산의 균형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이는 국내경제를 압박할 뿐이었다. 금본위제를 버린 국가들은 그러한 압박에서 벗어나 훨씬 빠른 회복세를 보였따. 하지만 당시 세계는 반대되는 교훈을 얻음. 대공황을 인근 궁핍화의 평가절하와 금본위제를 안정성, 질서, 번영과 연결시킨 것이다. 세계의 국가들이 44년 브레튼우즈 회의를 통해 고정환율제로 회귀하는 데 동의한 것도 그때문. 미국은 달러를 금에 고정시켰다. 모든 다른 나라들도 통화를 금에 고정시켰다. 이 새로운 모델은 금본위제만큼 엄정하지는 않았지만 거의 비슷했다. 새로운 시스템은 일부 국가들이 엄청난 달러르 모으기 시작하고 미국의 인플레이션 증가가 금 대비 달러의 가치를 하락시키면서 삐걱대기 시작. 당연히 외국인들은 미국이 자신이 가진 달러를 상환할만한 충분한 금을 갖고 있는지를 의심하면서 달러를 금으로 바꾸기 시작. 71년 금이 고갈되고 있던 미국은 금창구를 폐쇄. 고정가격에 달러를 금으로 자유롭게 교환해주는 일을 중단한 것. 곧 달러, 엔, 프랑, 파운드, 독일마르크의 서로에 대한 가치가 크게 변동하는 환율혼란이 뒤따랐다.
- 환율위기와 부채위기로부터 자유로운 경제지대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미합중국이 바로 그러한 경제지대다. 50개주가 단일 통화를 공유하며, 30년대부터는 디폴트를 선언한 주가 전혀 없다. 하지만 이런 안전성에는 대가가 따름. 미국의 주들은 경제에 대한 대부분의 통제력을 연방정부에 내어준다. 캘리포니아가 재정적자인지 유타가 흑자인지 여부는 지역경제에 거의 의미가 없다. 연방정부가 세금을 거두고 지출하는 일의 대부분을 맡기 때문. 일리노이가 은행들의 긴급구제를 위해 무일푼이 되었는지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은행들은 연방예금보험의 지원을 받기 때문. 유럽은 이런 모습과 거리가 멀다. 국가예산을 유럽연방정부에 맡기거나 은행예금을 공통의 예금기금에 맡기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유로화가 생존하는 내내, 유료화의 위기를 만들어내는 긴장이 계속되었다. 북부와 남부의 회원국들은 아주 다른 양상의 경제를 유지하고 있다. 평형을 되찾기 위해서는 남부 국가들이 임금과 정부지출을 하향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독일도 임금과 정부지출을 상향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독일은 거기에 관심이 전혀 없고 여전히 유럽의 위기를 지나친 저축이 아닌 지나친 차입의 산물로 보고 있다. 독일은 세계 최대의 무역수지 흑자로 유럽 경제위기에서 벗어났다. 이 때문에 다른 나라들은 적자를 수정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 사회보장연금 덕에 개인이 은퇴를 대비한 저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덕에 은행들이 모든 예금주가 돈을 돌려달라고 하는 경우를 대비해서 현금을 쌓아두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세계에는 외환보유고를 늘려 비상시를 대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국가들을 안심시킬 최후의 대출자가 필요함. 그것이 IMF의 본래 목적임. 하지만 IMF가 대출에 거는 까다로운 조건에 시달리고 싶은 나라는 없다. 때문에 더 많은 저축으로 자가보험을 들겠다는 동기부여가 더 강해진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부터 중국에 이르는 여러 나라들이 자신의 경제를 지키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전략이 다른 나라의 성장을 저해하고 금리를 끌어내림으로써 결과적으로 금융투기를 부추겨 다음번 위기의 씨앗이 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하지만 지난 100년의 역사가 보여주듯이 모든 국가가 개별적으로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할 때 그 집합적 결과로 세계는 이전보다 덜 안전해진다.
- 엔지니어들은 언제가 개입을 적절히 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믿고 개입하는 쪽으로 유혹을 느낌. 생태주의자들은 늘 개입의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두려워함. 옳은 선택은 상황에 따라 달라짐. 그리고 어떤 것이 옳은 선택인지는 확실치 않음. 사정을 다 알고 나서 보아도 말이다. 일반적으로 미시적 수준의 리스크에 대해서는 생태주의자들이 옳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음. 시스템은 작은 규모의 재난이 키운 내성과 교훈으로부터 혜택을 본다. 엔지니어들은 거시적 수준의 리스크를 피하는 데 있어서 가장 가치가 크다.
- 어떤 것을 비정상적으로 두려워하면, 사람들은 스스로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까지 비정상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 하이먼 민스키는 금융시스템과 경제의 안정성이 안주, 그리고 결국은 불안을 낳는 경향에 대해 이렇게 결론지었다. '안정성은 안정을 위협한다.' 실상은 그 이상이다. 자신에게 더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하는 모든 일이 위험을 부담하고픈 욕구, 어떤 위험한 대상을 덜 위험하게 다룰 가능성, 우리가 옳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 극심한 공포를 느낄 가능성을 증폭시키는 내재적 위험을 동반함. 세계가 겪은 두차례의 금융위기는 이러한 안전추구의 산물이었다. 연준이사회가 인플레이션을 막자 대완화 시대가 시작됨. 금융혁신의 도움으로 리스크를 보다 감당하기 쉬워지자 빚을 내서 집을 사는 일이 전보다 안전해졌고 이로써 완화된 경기순환의 시대가 열린 것. 유럽의 지도자들은 단일 통화를 도입해 자신들의 통합을 위협하는 환율위기와 정치적 긴장을 없애려고 애썼다. 미국과 유럽 모두 엄청난 대출붐을 일으키는 데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는 결국 금융재앙으로 이어짐. 최근 엄청난 피해를 낳은 많은 자연재해의 책임은 보통 기후변화의 탓으로 돌려짐. 하지만 사실은 재해로 파괴될 만한 장소에 도시, 사람, 문명, 재산을 놓아둔 우리의 행동에 더 큰 책임이 있다.
- 안전추구는 대개 효과적임.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행동은 효과를 발휘한다. 상쇄하는 행동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누로 손을 씻는다고해서 박테리아에 내성이 생기지는 않으며, 아이들에게 거리를 건널 때는 양쪽을 잘 살피라고 가르친다고 교통량이 늘어나거나 자동차 속도가 빨라지지 않는다.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어떤 활동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일이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면서 혜택의 일부 혹은 전부를 상쇄시킬 때다. 이는 어떤 활동을 보다 안전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일이 우리로 하여금 그 활동을 더 많이 하거나 더 위험하게 하도록 하기 때문. ABS브레이크와 스터드 스노타이어 덕에 그런 장치가 없었다면 안전하게 집에 있거나 천천히 운전을 했을 상황에서 운전을 하거나 더 빨리 차를 몰게 되는 식으로 말이다. 주택저당증권이나 파생상품과 같은 금융혁신 덕에 은행, 개인, 회사는 위험한 일을 하고 그 위험의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전가할 수 있게 되었다. 안전하다는 생각이 그들로 하여금 더 많은 리스크를 안게 만들었고 따라서 시스템 전체의 위험수준이 높아졌다. 그렇지 않으면 위험한 활동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80년대에는 은행위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은행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집을 사고 더 위험한 투자를 하고자 하는 투자자와 차용자의 욕구나 신용에 대한 수요를 변화시키지는 못했다. 결과적으로 대출과 리스크가 규제를 덜 받는 그림자 금융쪽으로 옮겨갔다.
- 신뢰의 증발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질수 있다. 금융공황은 사람들이 100% 안전하다고 인식하게된 것이 사실 그렇지 않았음이 드러났을 때 시작됨. 19세기에는 은행이 더이상 통화를 금으로 상환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났따. 21세기에는 머니마켓무추얼펀드의 기준가 상환이 불가능해지거나, 다양한 차용증서의 담보였던 최고등급의 주택저당증권이 디폴트되거나, 대마로 여겨지던 은행이 도산하거나, 유럽의 주권국이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때 이런 일이 일어남. 확실성을 갈망하는 사람들은 불확실성이 아주 조금만 커져도 참지 못함. 때문에 부실은행이나 부실증권, 부실한 국가만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비슷한 것들이라면 모조리 멀리한다. 식품공황 때 오염된 음식과 함께 수백만 파운드의 멀쩡한 음식을 폐기한 것처럼 말이다. 21세기 두번의 금융위기 이후, 많은 개혁론자들은 처음부터 안전하다는 인식을 갖게 놓아둔 것이 실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생태주의자의 논리로 과거에 정부가 부실은행가 부실국가를 구제함으로써 도덕적 해이를 낳았다고 말한다. 도덕적 해이를 없앤다면 위기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이런 처방은 엄청난 직관적 호소력을 갖고 있다. 이 해법은 우리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우리 스스로에게 지우가 사회로부터 다른 사람들의 오해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책무를 덜어줌. 하지만 여기에는 몇가지 문제가 았다. 첫째, 안전은 법령이 아니라 심리상태다. 은행이 도산할 수 있고, 머니마켓펀드가 1달러에 주식을 상환하지 못할수도 있고, 인근의 제방이 무너지면 집이 안전하지 않을수도 있고, 익히지 않은 식품에 위험한 병원균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고지하는 법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런 법이 있다해도, 경험을 통해 은행은 절대 도산하지 않고, 머니마켓퍼드는 언제나 기준가에 상환을 해주고, 제방은 절대 무너지지 않으며, 익히지 않은 음식을 먹고고 탈이 난 적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은 행동을 변화시키지 않음. 두번째 문제는 도덕적 해이를 없애면 신뢰도 사라지고 신뢰를 통해 가능했던 모든 이로운 위험감수도 사라진다는 점이다.
- 우리는 재난과 위기의 빈도와 강도를 낮출 수 있지만 그 발생을 완전히 막을수는 없다. 그것을 바라서도 안됨. 주기적 위기는 리스크의 부담을 조장하고 그에 대해 보상을 준 경제 시스템에 대해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대가다. 주기적 재해는 매력적이고 생산적인 장소에 도시를 지은 데 대해 우리가 치러야 하는 대가다
- 연준은 공황, 불황, 인플레 종식의 임무를 맡은 엔지니어의 조직. 그러나 그 임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이 기간은 다음 위기와 불황의 씨앗을 심는 경우가 많음. 연준은 불황이나 위기와의 싸움을 멈추어서도 안되지만 나타나는 모든 충격에 힘을 사용해서도 안됨. 일부 대형은행들이 안전하게 도산할 수 있게 되면 전체 금융시스템의 회복력은 보다 강화될 것. 엔지니어와 생태주의자는 다른 방식으로 최고의 문명을 구현한다. 꼭 어느편에 서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양쪽으로부터 최선의 것을 취하면 된다. 우리의 목표는 작은 재해가 아닌 큰 재해를 제거하기 위해, 장기적인 보다 큰 보상과 안정성을 바라보고 현존하는 약간의 위험과 불안정성을 감수하는 것이어야 함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리는 경제의 미래를 알고 있다 (0) | 2018.02.28 |
---|---|
새로운 미래 어떻게 번성할 것인가_소비의 경제에서 공생의 경제로 (0) | 2018.02.25 |
스프링클러 이코노미 (0) | 2018.02.08 |
2019 부의 대절벽 (0) | 2018.02.08 |
2020새로운 시장의 탄생 (0) | 2018.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