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의 비밀

경제 2021. 7. 17. 19:31

- “국민들이 은행 시스템을 이해하게 되면 내 생각에 내일 아침이 오기도 전에 당장 혁명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화폐 문제를 해결하는 청년들이 있다면 그들은 세상을 위해 역사상 어떤 군대보다 더 중대한 일을 한 것이다." (헨리 포드)
- “작은 비밀만 보호하면 된다. 큰 비밀은 대중이 믿지 않아 저절로 보호되기 때문이다." (마셜 매클루언)
- 우리 가운데 대다수는 다음 두 가지를 철석같이 사실로 믿고 있다.
1 통화는 국가가 경제의 필요에 따라 창조한다. 틀렸다.
2 누군가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은행은 다른 누군가가 은행에 예금한 돈을 빌려준다. 이 역시 틀렸다.
- 이 책에서 우리가 주장하는 바를 딱 한 페이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현행 화폐 시스템의 실상은 매우 단순하다. 사람들이 은행에서 차입하 는 과정에서 통화가 창조되고 배분된다는 사실이다.
대출을 제공하는 은행에는 정말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은 행은 신용으로 만든 돈을 대출했음에도 이 돈을 수령하는 차입자와 그 것을 사용하는 시민에게는 채무라는 근심거리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통화는 차입에서 나오며, 그래서 통화 자체가 채무인 것이다.
결과 1 : 누구나 돈이 필요하므로 모두가 채무를 질 수밖에 없다. 
결과 2 : 경제가 잘 돌아가면 돈이 더 많이 필요해지므로 채무도 그만 큼 증가한다. 
결과 3 : 누가 빚을 갚으면 돈의 양은 그만큼 소멸된다! 
전체 결과 : 채무는 상환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통화 시스템의 개혁에 는 침묵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해법은 채무 축소가 아니라 화폐개혁에 있기 때문이다.
- 여러 종류의 통화가 존재한다.
먼저 본원통화다. 이것은 상업은행(우리가 계좌를 가지고 있는 일반은행)이 중앙은행(은행들의 은행)에 개설한 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지급준비금 을 말한다. 본원통화는 경제 속에서 유통하지 않으며 중앙은행과 일반은 행의 계좌 속에만 존재한다. 그것은 은행 간 교환통화로 그리고 은행통화에 대한 이론적 담보물로 기능한다. 
다음은 은행통화다. 이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일체의 통화 를 말한다. 은행통화는 은행이 대출이나 당좌대월(마이너스통장 ? 옮긴이)을 승인할 때마다 또는 은행이 자신의 비용을 지출할 때마다 창조되 는 통화의 양으로 형성된다. 은행통화는 물질적인 돈(또는 명목통화)과 비물질적인 돈(또는 '신용통화)으로 구성된다.
먼저, 명목통화(fiat money: 신뢰confiance라는 뜻의 라틴어 fiducia에서 나온 말로, 명령통화라고도 한다 ― 옮긴이)는 사람들이 주머니나 지갑 속에 지니 고 있는 동전과 지폐다. 신용통화와 달리 이 돈은 물질적 형태를 띠고 있 어 눈으로 볼 수 있다. 금전 또는 '현금' 이라고 불리는 이 돈은 오늘날 유통 중인 통화 전체의 약 5퍼센트를 차지한다(그 비중은 나라와 기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다).
다음, 신용통화(scriptural money: '쓰인' 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scruptus에서 나왔다)는 유통 중인 통화량의 약 95퍼센트를 차지한다. 이것은 우리가 매일 (은행카드, 개인수표, 이체, 자동납부를 통해) 사용하는 돈이다. 이 통화 는 물질적인 형태가 아니므로 보이지 않으며 (오늘날에는 ― 옮긴이) 디지 털 형태를 취한다. 즉 이 돈은 오직 우리의 계좌나 통장에 기입된 수치 형태로만 존재하며, 은행만 접근할 수 있는 민간은행 전산망을 통해 한 계좌에서 다른 계좌로 이체될 뿐이다.
민간은행 시스템은 어떻게 보면 국가 대신 통화의 창조와 유통을 담 당하는 특권적인 하청업자'다. 따라서 명목통화와 신용통화는 서로 교환될 수 있다. 당신이 현금인출기에서 현금을 인출하면 인출한 만큼 비물 질적인 돈이 유동적인 돈으로 바뀐다. 즉 신용통화의 일부가 명목통화로 바뀐 것이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은행에 현금을 예치하면 물질적인 돈이 비물질적인 돈, 즉 당신 계좌 속의 수치로 바뀐다. 
- 만약 차입자가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은행의 결산에 불균형이 발생한다. 즉 자산 측(대차대조표의 차변)에 충분한 수치가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은행의 수익 모델은 수치들을 빌려주고 대략 그 두 배에 달하 는 수치가 되돌아오도록 요구하는 데 있다(부동산 대출의 경우 평균 수익률 이 대체로 두 배 정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입자가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면 이 수익 모델은 더 이상 작동할 수 없다. 자산 측면에 등재된 대 출(통화 창조)의 반대급부인 차입자의 채무 인정에 해당하는 수치가 소 멸해버리기 때문이다. 이때 은행은 '파산' 위험에 놓인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이 지적은 회계적 관점에서는 옹호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수치는 창조된 후 모두를 위해 경제 속에 확산해버렸으므로 (최초의 ― 옮긴이) 계좌로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상호 교차하는 이해관계로 얽힌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를 지 탱하는 관계이므로 어느 한 은행이 곤란에 빠지면 다른 모든 은행도 당장 위협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지급불능의 파도가 일어나 자가 증식하는 방식으로(어떤 이의 지급불능은 다른 이의 지급불능을 초래한다) 번져나가면, 경제주체들(가계와 기업)은 미래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고 차입을 중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직접적인 결과는 통화량 이 더 이상 이전 수준을 유지할 수 없으며, 신규 대출이 없는 한 통화량 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로 인한 또 다른 직접적인 후과는 기 업들은 여전히 동일한 기계와 동일한 도구를 가졌으며 모두가 언제든지 생산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현실은 변함이 없음에도 교환수단이 감소한 탓에 판매와 구매라는 거래가 방해받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사람과 생산물 그리고 재화와 서비스는 여전히 그대로 있는데 단지 화폐라는 증표가 부족한 것이다. 계좌에 수치들이 없다는 이유로 교환은 불가능해지고 사회는 위험에 빠진다!!
- 당신이 빚지고 있는 '대출금을 상환한다면, 이는 무엇보다 당신이 공동의 통화량에서 돈을 조금씩 빼내어 별도로 간직하는 데 성공했음을 뜻한다. 그래서 당신이 상환을 실행하면 은행 직원은 컴퓨터 안에 있는 당신 계좌를 열어 당신이 갚아야 할 돈이 있음을 확인한 뒤 해당 금액을 은행 계좌로 이전한다. 그 즉시 은행 대차대조표의 대변에 기록된 금액 (은행이 당신에게 갚아야 하는 돈)과 차변에 기록된 금액(당신이 갚아야 하는 돈)은 제로로 되돌아간다. 당신 처지에서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당신 계 좌의 수치도 제로로 되돌아간다. 계좌는 빈다. 모든 것이 '대출'이 이루어지기 이전과 동일한 상태로 되돌아간다. 돈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대출금이 상환될 때마다 은행으로 되돌아간 금액은 그만큼 화폐 공동체의 계좌들에서 소멸된다. 그리고 유통 중인 돈의 총량도 그만큼 줄어든다.
- 경제위기의 시기에 통화량이 감소하는 까닭은 상환되어 사라진 돈이 더 이상 신규 대출을 통해 보충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따라서 유통 중인 통화량은 갈수록 적어지며, 이로 인해 경제위기는 심화한다. 이는 위기 를 야기하는 위기가 있음을 말해준다. 그렇다, 이런 형편없는 일이 있다니. 이것이 경기변동을 증폭하는 이른바 '경기 순행적' 효과다. 이는 자동차가 탈선하는 경우에 나타나는 현상과 거의 같다. 탈선하지 않는 한 탈선은 일어나지 않지만, 일단 탈선하기 시작하면 끝장이다. 탈선은 전복으로 이어진다. 경제위기가 지속될 때 이런 일이 일어난다. 이제 경제 는 전복된 상태로 출발한다. 이런 상황은 위기이므로 차입하려는 사람은 갈수록 줄어들고 은행도 대출을 자제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모두가 좀더 신중해진다. 간단히 말해 신규 대출이 줄어들고, 미상환 대출금은 좋 든 싫든 계속 상환된다. 결국 대출금 상환 속도가 돈이 새로 창조되는 속 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통화량이 줄어든다. 이에 따라 유통 중인 수치들 도 갈수록 줄어든다. 모두들 수치가 부족해지고 갈수록 구매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사람들이 더 적게 구매할수록 판매자들의 벌이도 줄어든다. 모두가 어떻게든 뭔가 - 이것은 임금과 교환되는 자신의 노동시간일 것이다 - 를 팔아야 하기 때문에 결국 모두가 점점 팔기 어려워진다. 위기는 연장되고 확산된다.
- 이로부터 다음과 같은 결론이 도출된다. 만약 생산이 증가할 수 있다 면 돈이 새로 주입된다고 해서 물가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새로 유입된 돈이 생산을 증가시키지 못할 때만 물가가 상승한다. 설사 물가상승이 유발된다 하더라도 한 사람의 판매는 다른 사람의 임금이 되므로 물가와 임금이 동시에 상승하는 것은 구매력에는 물론 공동의 복지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다.
- 어쨌든 은행가는 신중한 사람들이다. 전반적인 파산 자체가 좋은 일이 아닌 데다가 특히 교역에 좋지 않다. 그래서 그들은 (대출 대상자를 -옮긴이) 선별한다. 화폐를 실물경제에 공급해야 한다고 해서 아무에게나 신용(대출)을 줄 수는 없는 일이다. 진지한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들은 가난한 사람들, 즉 일단 채무를 지면 매월 상환액 때문에 수지를 맞추기 어려울 사람들은 최대한 걸러내고자 한다. 이런 사람이 아니라 책임감 있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창조된 채무- 통화(빛을 동반하는 통화,옮긴이)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노동과 수고 그리고 땀인데, 이것들은 모두 부자와 중요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좋아하지 않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채무는 피로를 구매하는 것이다. 따라서 (채무-통화의  옮긴이) 발행자가 가능한 한 오래 그리고 되도록 안락한 삶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노력과 삶의 시간을 판매 하겠다는 사람(열심히 일해서 빌린 돈을 갚겠다는 의지와 능력이 있는 사람 - 옮긴이)을 찾아야 한다. 은행가에게 중요한 것은 규칙성이지 금액이 아니다. 이를테면 직업적인 채무 통화 창조자는 언제나 예술가보다는 적더라도 일정한 임금을 받는 공무원을 선호한다. 
- 은행업계는 대출을 통해 확실하게 돈을 벌기 위해 대기업에도 관심을 기울 인다. 특히 국가와 탄탄한 관계를 맺고 이를 통해 혜택을 누리는 대기업이라면 금상첨화다. 은행-국가 기업이라는 삼각동맹은 가장 높은 수준에서 작동하고, 그 시너지 효과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매우 강력하다. 예를 들어 은행은 기업에 대출하고, 국가는 기업에 공공 시장을 제공한다. 또는 은행이 국가에 대출하고, 국가는 이 돈으로 기업에서 뭔가를 구매한다. 이러한 행태는 만약 여기에 채무-통화 시스템만 없다면 만사가 국가에, 즉 우리들 국민에게 아주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공공적자가 만약 채 무 없는 통화로 시행되었더라면 비용을 창출하지 않으면서, 즉 세금 없이 사회 에 경제적 에너지를 가져다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공적자가 채무-통화로 시행되면 다른 차입들과 마찬가지로 그 이자는 은행으로 들어간다. 어떤 경우든 이자를 지불하는 주체는 국민이다. 말하자면 가격 또는 세금을 통해, 그리고 세 금은 그만큼 더 많은 노동이다! 더구나 이 노동을 모두가 (공평하게 ― 옮긴이) 부담하는 것도 아니다.
- 어쨌든 새로운 공동 규칙이 확립되거나 새로운 화폐가 채택될 수 있는 것은 많은 논쟁과 사색을 거친 다음의 일일 것이다. 결정은 가능한 한 가 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내려야 한다. 최소한 국민투표를 통해서 말이다. 이 탐색의 도정을 시작하기 위한 기반으로 먼저 이미 탐색되었던 길들 을 살펴보는 것이 유용할 듯하다.
- 우선, 통화는 투자 계획이나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여러 형태 의 보조금으로 배분될 수 있다. 또한 통화는 공공 서비스의 대가 지불용 쿠폰 형태나 지출을 동반하지 않는 (예를 들어 일정액의 세금 감면) 형태로 배분될 수도 있다. 그리고 국가는 통화 창조의 일정 부분을 보유함으로써 공공 적자에 기 인한 현행 국가채무를 대체할 수 있다.
끝으로, 통화는 보편적 배당금의 형태로 시민 자격을 갖추었다고 판정 된 모든 사람들에게 공정하게 그리고 규칙적으로 배분될 수 있다. 위의 어떤 경우든 준수해야 할 첫 번째 조건은, 모든 시민이 화폐 앞에 서 평등하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자유와 평등의 원리를 문자 그대로 준수한다면 통화 발행이 이 원리들이 준수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수준, 즉 개인의 수준에서 시행되어야 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신규 통화가 경제에 주입되는 방식은 시민들의 근본적인 자유와 평등의 원리를 존중해야 한다. 미래 세대는 통화의 자연스러운 축장에 기인하는 가처분 통화량 감소의 희생자가 됨으로써 자신의 공정한 몫을 수령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피해를 야기하지 않으려면 통화 발행은 시간적인 단절 없이 규칙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상적인 상태라면 공동체가 사용하는 화폐는 공동체에 의해 창조되 는 것이 마땅하다. 공동체가 발행하는 통화는 발행 비용 이외의 다른 어떤 비용도 유발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어떤 경우든 이 화폐는 채무를 동 반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서 상환도 이자도 아예 없어야 한다. 
요약해보자. 공동의 교환수단이 자유와 민주의 원리에 부응하려면 그것을 사용하는 공동체의 공동 결정에 의거해 관리되어야 하며, 그 외의 다른 어떤 방식으로도 관리되어서는 안 된다.
- “돈은 어디에서 나오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정답은 다음과 같다. “돈은 대출을 통해, 즉 누가 차입을 할 때마다 창조된다.” 대출을 승인할 때마다 은행은 해당 금액의 돈을 창조하며, 은행이 고객의 계좌 에 넣어주는 순간 이 돈은 통화량에 추가된다. 그리고 중앙은행은 법정 지급준비금을 조정한다. 이처럼 중앙집권적이고 근본적으로 불균형을 유발하는 성격을 띤 통화 창조 · 배분 시스템이 지구상의 모든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여기에서 비롯되는 효과가 각 나라 국민들 전체의 경제적 건강과 금융적 안 정 그리고 사회 조직에 확실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곧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다시 정리해보자. 먼저, 정치인들이 은행가들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국민의 환심을 사서 선거에서 이길 수 있게 해줄 통화 창조권을 가진 것 이 바로 은행가들이기 때문이다. 다음, 은행가들이 정치인들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통화에 대한 커미션을 회수할 수 있게 하는 징세 권을 가진 것이 바로 정치인들이기 때문이다.'
한편, 화폐는 분업과 교환을 가능하게 만들고, 이에 따라 상호 생산공 동체를 형성하는 시민들은 부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국가는 이 부에 대 한 과세를 통해 획득한 소득을 통화 발행자들과 나누어 가질 수 있다. 그 런데 만약 국가가 물리적 강제력을 독점하지 못한다면, 국가는 아예 존 재할 수 없거나 존재한다 하더라도 정당성이나 힘은 고사하고 약간의 소득조차 확보할 수 없을 것이다. 처벌의 공포와 차압당할 우려가 없는데도 자발적으로 세금을 납부할 사람이 있을까? 따라서 이러한 통화 발 행 시스템에서 강제력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어쨌든 금융 부문은 일군의 복잡하고 난해한 규칙을 매개로 국가를 설 득해 통화 창조의 관리와 통화 임대료의 수령 권한을 넘겨받는 데 성공 했다. 그리고 거의 모든 나라에서 중앙은행은 정부로부터 완벽하고 근본 적인 독립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바로 이러한 화폐적 특권의 획득이 라는 단순한 사실 덕분에 통화 발행 센터는 최종적으로 국가와 제휴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국가마저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다시 한 번 더 권력은 국민의 손에서 빠져나갔고, 투표가 무용지물이 된 것도 이미 오래된 일이다.
- 부동산 부문에 관한 한 프랑스 최고 전문가의 한 사람인 자크 프리깃 (Jacques Friggit)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2000년에 15년 동안 모은 돈으로 살 수 있었던 주택을 2012년에 사려면 32.5년이 필요하다! 단독주택과 아파트를 모두 포함한 기성 주택 가격지수는 1970년을 100으로 할 때 2011년에는 1,745가 되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어떻게 이토록 엄청난 가격상승이 가능한 것일까? 문제를 거꾸로 뒤집어보면 현실에서는 통화의 가치가 세월과 더불어 상실된 것일 수도 있는데, 혹시 우리가 이 사실을 전혀 몰 라서 그런 것은 아닐까? 현재의 시스템이 가치가 감소하지 않는 실물자 본에서 나오는 소득으로 살아가는 소유자들은 보호하는 반면, 가치가 감 소하는 통화로 지불되는 임금소득으로 살아가는 임차인들에게는 불리 하도록 특별히 고안되었기 때문은 아닐까? 실물로 부를 축적한 사람은 보호하지만 아무것도 갖고 있지 못한 대중은 희생시키는 그런 시스템 말이다. 실제로는 부동산의 가치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통화의 가치가 떨어지 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물가상승이 만들어내는 환상의 희생자다. 통화 인플레이션(가치 하락을 말한다 옮긴이)을 물가상승으로 혼동한 것이다.
부동산 붐은 유독 실물재화의 보유자에게는 이득을 주는 반면 통화의 보유자에게는 손실을 입힌다. 이 때문에 자신의 노동을 담보로 빵 몇 조 각을 구걸하기 위해 시스템에 복종할 수밖에 없는 신세대에게서 자신의 부를 실물 형태로 축장할 시간을 가졌던 구세대로 돈 따라서 노동, 에너지, 자원 등이 이전될 수 있다. 
- "모든 나라가 채무를 지고 있다면 도대체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우디 앨런)
- 자신의 거주지를 진정으로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것은 마치 미국의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1743~1826) 의 예언이 실현된 것이나 다름없다.
"나는 은행기관들이 전투 준비가 완료된 군대들 전부보다 더 심각하 게 우리의 자유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언젠가 국민 들이 통화의 통제권을 민간은행에 맡기게 된다면 은행과 이를 중심으 로 번창할 기관들이 사람들의 소유물 일체를 빼앗아가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그들은 먼저 인플레이션을 통해서, 이어서 불황을 통해 빼앗아 갈 것이다. 이 과정은 아이들이 그들의 부모가 쟁취했던 땅에서 집도 절도 없이 살아가는 사태가 벌어지는 날이 올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 대다수 나라의 국민들은 일상적으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욕망 사이에서 딜 레마에 시달린다. 하나는 기본적인 필요의 충족에 불가결한 통화를 구하기 위 해 도시에서 살 수밖에 없다는 불가피성이고, 다른 하나는 자연과 더불어 조용 히 살고 싶다는 정당한 욕망이다. 1960년대까지는 그래도 가능했던 전원주택 소유라는 희망은 이제 더는 실 현될 수 없는 꿈이다. 유일한 해결책은 노동의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주변 지역 에 거주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 또한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물자를 운송 하는 비용을 증가시킨다. 자동차 사회로의 진화는 생활수준 향상이 조장하는 자율성과 자유라는 욕구 에 기인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석탄 소비는 국민이 부유해진 결과로 보 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그것은 현행 화폐 시스템이 자신의 생존 과 이익을 위해 강요하는 의무적인 성장이다.
- 누가 진정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가? 국가가 채무 통화의 창조를 통제하면 경제 전체에 관한 통제를 강화 할 수 있다. 사실 국가는 적자의 증가를 통해 창조된 통화라는 양식(糧 食)을 자신이 원하는 사람(그리고 부문)에게 배분하는 행위만으로도 경제 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다. 통화 배분을 통해 국가 는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분배할지, 어느 부문을 발전시키거나 발전을 억제할지, 어느 공장을 가동시키고 어느 공장을 폐쇄시킬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채무의 증감을 통해 예산을 통제함으로써 엄밀한 분석에 의거하여 경제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 해도 문제는 이러한 정부 의 분석이 정치적 반대자들의 분석과 다를 수 있고, 또 국민에게 유용하 거나 지구에 바람직한 분석과 상충될 수도 있다는 데 있다. 채무는 알리바이로 활용되기도 한다. 불황기에 과도하다고 판단되는 비목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비목을 보전하고자 할 때 특히 그러하다. 또한 채무는 전비(戰費) 조달이나 절대 권력의 유 지를 위한 핵심 도구가 되기도 한다. 이 경우 선택은 무엇이 가장 유용한 지, 무엇이 가장 경제적인지 또는 가장 친환경적인지에 따라 이루어지 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장악한 사람들이 원하는 바에 따라 이루어진다. 채무는 이들이 원하는 곳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고갈되지 않는 수단인 반면, 이들이 더 이상 원하지 않는 곳에 자금 공급을 중단하는 데는 완벽한 알리바이가 된다. 누구나 권력만 가지고 있으면 항상 옳을 수 있다!
세계의 정부들은 모두 동일한 관점을 견지한다 ?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공공적자를 축소해야 한다, 수출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불가피한 일로 간주되는 이유는 현행 화폐 시스템의 성격 때문이다.
- 수출이 생존의 문제로 여겨지면 정부가 사망 위험에 빠진 어떤 산업에 보조금을 주거나 경쟁력 있는' 부문에 투자하기 위해 나라 전체와 아이 들을 빚지게 만드는 결정을 수락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치부된다. 이를 금융 독재로 보거나 시민들이 자기 자신과 자신의 소득을 처분할 수 있 는 자유에 대한 통제를 남용하는 것으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 지만 화폐는 공익을 반영하지 않으며, 그런 경우가 있다 해도 아주 드물 다. 오히려 화폐는 정치인들의 의지와 권력을 반영한다. 정치인들도 화 폐 시스템에 대항해 싸울 때가 있긴 하지만, 이 경우에도 이 시스템이 가진 막대한 힘이나 파급효과를 알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 채무-통화는 늘 상환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채무-통화가 늘 재창조되어 야 한다. 여기에서 필연적으로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개인은 필요한 재화 와 서비스를 구입하기 위해 빚을 져야 하고, 기업은 투자하기 위해 차입을 해야 하고, 정부는 공공 서비스를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 는 것이다. 이것이 최소한 동일한 통화량이 유통 속에 남아 있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 오늘날 지배적인 담론은 화폐적 원리에 대한 무지와 정치적 관리에 불가결한 현상 유지라는 의지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담론은 모든 사람에게 일을 하라고 몰아붙이며, 완전고용을 최고의 해법으로 찬양하고, '백 수'를 '일하는 사람들의 희생으로 살아가는 기생충이라 비하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정치와 결탁한 은행 부문이 누리는 부가 기하급수 적으로 증가해왔으며, 이 부는 생산이나 노동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라 정반대로 금융과 부동산 그리고 산업 관련 재산의 소유에 기반을 둔다. 게다가 이 부는 시스템이 항구적으로 창출하는 이자라는 지대 덕분에 스스로 증가한다.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축장되는 이윤이 급증하고 있 지만, 이 이윤은 그 소유자들의 개인적인 활동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 지배적인 담론은 말한다. 나라는 빚지고 있고, 국제수지는 적자이고, 국가 예산은 만성 적자이므로 실업자들에게 일자리를 되찾아주고, 생산 하고, 수출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이 담론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철저하게 따져보려면 금융 시스템의 사 악한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이 시스템 아래에서 생산자는 공동의 이자 를 지불하기 위해 이윤 극대화를 추구해야 하고, 소비자 역시 똑같은 이 유로 소득 삭감을 감수해야 한다. 이런 조건 아래에서라면 균형적인 사 회의 건설은 이룰 수 없는 꿈이라는 점을 금세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현직 노동자의 경우 임금을 수령할 때 일부는 사회적 분담금으로 지불 해야 한다. 이 사회적 분담금 덕분에 이 노동자처럼 임금을 받는 행운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론적으로는 생활수당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노동자는 노동시간의 일부를 다른 어떤 사람에게 나누어주기 위해 일을 덜 해도 되는 처지에 있지 않다. 그는 이미 부분적으로 그들을 위해 일하 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자 쪽에서 보면 문제는 그가 일자리를 구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는 데 있다. 모든 일자리가 이미 누군가에 의해 점유되었고, 이들 은 절대 일자리를 놓아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실업자가 스스 로를 고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일자리를 구하는 것보다 훨씬 낮다. 그는 통화 창조의 금융 회로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 금융 회로에 예속되어 저축을 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스템은 철저하게 봉쇄되어 있다. 그러므로 정치인들이 바뀌 어도 그들이 임기 내내 비효율적인 동일한 조치들만 채택한다고 해서 전혀 놀랄 일은 아니다.
- 불행하게도, 개인이나 기업이 교환에 필수적인 통화를 확보하기 위해 채무를 질 수밖에 없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제3세계 나라들 역시 자국의 인프라스트럭처를 건설할 수 있게 해줄 통화를 확보하기 위해 채무를 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이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을 앞세워 시행한 정책은 그 들이 표방한 목적을 달성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들이 대출의 정당화를 위해 알리바이 또는 구실로 삼았던 현지 국민들의 부유화는 전혀 실현 되지 않았고, 제3세계든 남유럽이든 거액의 채무를 지도록 강제당하다. 시피 했던 나라들은 이 채무를 전혀 상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환 불가능할 정도로 늘어난 채무 원리금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나라 들은 채권자들이 강요하는 조건을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 이 조건에는 시장개방(채권국들이 제3세계와 남유럽 국가들의 자원과 산업적 ·사회적 · 자연적 재산을 싼값으로 취득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 국내 지출의 최대한 축소(긴축), 채무 이자 지불을 위한 추가 차입의 지속 등이 포함된다. 이렇게 해 서 채권자들은 약탈적인 시스템의 무한 지속을 보장받는다. 그런데 여기 에 추가되는 또 다른 악행이 있다. 그것은 신용(대출) 제공을 아주 독특 한 무역협정과 연계하는 것이다.
결국 가난한 나라가 채무를 상환할 수 있으려면 자국의 자원을 판매하는 방법밖에 없다. 마치 어떤 사람이 피를 흘리게 해놓고 그의 몸에 수 혈을 해주면서 그가 받은 피뿐만 아니라 그가 이전부터 갖고 있던 피까 지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 긴축과 구조조정 정책은 이러한 (해당국의 자원 옮긴이) 추출 과정을 용이하게 만들기 위해 시행된다. 사실 이 조치들은 해당국의 국내 활동을 둔화시킴으로써 창출된 수익의 거의 전부가 채권자한테 돌아갈 수 있게끔 만든다. 환자를 착취하기 위해 그 를 충분히 질식시키는 것이다. | 이렇게 해서 부국들은 전 세계와 그 부에 대한 경제적 · 정치적 통제권 을 장악하고 채권국들은 채무국들에 대한 영원한 통제력을 지니게 된다.
모든 유형의 차입에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되는 시행 원리는 다음과 같 다. 채권자의 목적은 채무자가 채무(이자 또는 원리금 옮긴이)를 지불할 수 있는 상태와 질식해버리는 상태 사이에서 나름의 균형을 찾는 데 있 다. 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비결은 채무자가 지급불능 상태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질식시키지는 않는 데 있다. 중요한 것은 채무 상환 이 아니라 이자의 유입이라는 항구적인 흐름이다. 채권자로서는 오히려 채무가 영원히 상환되지 않는 편이 바람직하다. 이자만 규칙적으로 불입 되면 문제 될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채무자가 이자를 계속 지불 할 수 있을 정도로 빈약한 식사를 하면서 살아 있는 편이 더 낫다. 그러 면 채권자는 잠을 자면서도 부유해질 수 있다.
- 세계은행은 채권 발행으로 시작한다. 이에 따라 세계은행은 자신의 컴퓨터 안에 있는 '채권' 항목에 수치들 을 기입한다. 이 수치들은 기입하기 직전까지도 존재하지 않았지만 하나 의 '가치'를 지닌다. 판매되는 것은 수치가 아니라 나중에 이보다 약간 더 큰 수치를 수취하는 권리다. 언제 수취하는가? 어떤 이가 그 이자를 지불할 때다.
이제 세계은행은 이 액면가치를 나중에 그보다 약간 더 많은 가치로 지불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누구에게나 채권을 판매할 수 있다. 단, 이 거래는 당신과 같은 개인이 아니라 전 세계에 산재한 상업은행을 대상 으로 한다. 세계은행은 막 발행된 따끈따끈한 채권을 이들에게 판매한 다. 역으로 상업은행들은 이 돈을 세계은행에 보내고, 이어서 세계은행 은 그것을 개도국들에 보낸다. 그렇다면 상업은행들은 이 돈을 도대체 어디에서 구했을까? 아무 데서도 구하지 않았다. 그들은 당신이 대출을 받을 때 당신에게 하는 것과 정확하게 똑같은 짓을 한다. 당신이 당신의 채무증서(당신의 대출 계약서, 즉 당신이 발행한 차입증서 옮긴이)를 완벽 하게 새로운 돈과 교환하듯이 상업은행들은 세계은행이 발행한 채권, 즉 채무증서를 받고, 흠, 해당 금액을 자신의 대차대조표에 기입한 다음 이 를 세계은행에 지불하는 것이다! | 이제 사람들이 당신에게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한다고 하자. “그럴 리가 있나. 그럴 수는 없어. 어쨌든 세계은행이 빈국들에 이자를 붙여서 빌려주기 위해 새 돈을 창조하는 것은 아닐 거야!” 당신은 이렇게 대답 한다. “그래, 사실 그런 식으로 일이 전개되지는 않지.” 그러고는 설명하 기를, “사실 세계은행이 스스로 돈을 창조하는 건 아니고, 세계은행은 단 지 채권을 발행해 전 세계의 은행들에 팔았을 뿐이야. 은행들은 이 채 권을 담보로 그에 상응하는 금액(채무증서)을 자신들의 차변에 기입함과 동시에 세계은행에 줄 돈을 자신들의 대변에 기입할 수 있게 되는 거지.” 만약 사람들이 “그렇다면 이건 마술이 아닌가!" 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다음과 같이 답해도 된다. “그렇습니다." 따라서 세계은행은 애당초 단 한 푼도 창조하지 않았음에도 어마어마 한 새 돈을 갖게 된다. 금기는 지켜졌고, 돈은 창조되지 않았다. 감쪽같 이 사라져라(마술을 부리면서 지르는 소리 옮긴이)! 세계은행 옆에는 그보다 훨씬 강력한 기관인 국제통화기금이 있다. 대중은 국제통화기금을 곤란에 빠진 나라들에 대부될 기금이 집결되 어 있는 하나의 센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국제통화기금의 대외 커뮤 니케이션 부서들은 대중이 그렇게 생각하거나 말거나 내버려두는 경향 이 있지만, 어쨌든 국제통화기금이 회원국 정부들의 분담금으로 조성된 일종의 공동 기금을 가지고 있으며, 각 회원국은 필요할 때 이 돈을 꺼내 쓸 수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국제통화기금에 관한 하 나의 아름다운 전설이자 국제금융에 관한 가장 관대한 버전이다. 실상은 이와 전혀 다르다.
사실 국제통화기금은 정확하게 부분 지급준비금 제도 아래에 있는 시 중은행처럼 작동한다. 말하자면 국가들이 '분담금'으로 불입한 기금은 결코 사용되지 않으며, 이 기금은 그것이 창조할 수 있는 금액에 대한 담 보로만 쓰인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국제통화기금이 부르키나파소나 그리스에 돈을 빌려줄 때, 시중은행이 당신에게 아파트 구입 자금을 빌 려줄 때와 꼭 같은 방식으로 일을 진행한다. 즉 컴퓨터 화면에 몇 줄 기 입하는 것이다. 반면에 부르키나파소는 대출받기 직전까지도 존재하지 않던 돈으로 30년 동안 빚을 지고, 그보다 두 배가 넘는 돈을 갚아야 한 다. 이 나라는 그 돈을 무엇으로 갚을까? 자신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 든 상관없다. 노동, 자원, 공공서비스, 지하자원, 토지, 건조물, 기념물, 항구, 공항 등 돈이 되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거대한 진공청소기다. 블랙홀이다.
- 경제학의 공식 견해는 모든 것이 항상 균형을 이룬다는 것이다. 즉 생 산한다는 단순한 사실이 이 생산물을 구매해줄 소득을 반드시 창출한다 는 것이다. 채무는 절대 고려되지 않으며, 가격은 무한히 유연하게 변동 하며, 그 수준은 오로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고 본다.
공식 경제이론은 채무가 중립적인 것이며 구매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 다고 간주한다. 채무에 기인하는 비용은 당연히 가격에 포함되지만 그렇게 하 지 않으면 기업은 수입으로 지출을 보전할 수 없어 필연적으로 파산한다. 가격에 추가되는 이 돈은 은행 시스템이 흡수한 뒤 은행의 지출(임 금·배당 · 구매 등)을 통해 경제 속에 다시 투입된다. 지급준비금으로 축장 된 이윤도 역시 투자 형태로 재투입된다. 이처럼 모든 이자가 다시 배분 된다. 따라서 어떤 문제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 그럼에도 채무 원금이라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 은행 통화는 차입을 통해 경제에 주입되어 유통 중이다. 하지만 그것은 언젠가 은행 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채무 상환이 이루어질 때마다 바로 이 통화가 유 통에서 빠져나간다. 이 흐름은 어쨌든 이론적으로는 유통 회로 속에 들 어올 새로운 차입으로 상쇄된다. 그러나 원금의 상환 역시 기업에 의해 보장되고 또 지불되어야 하는 부담이므로 기업이 자신의 수지균형을 맞 추려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 이 사소해 보이는 문제에 경제학자들은 어떻게 답할까?
- '이자 불입용 통화의 부재'라는 문제를 아래의 논지로 반박하는 분석 가들이 있다. 즉 시스템에서 유출되는 이자 불입이 새로운 '대부'를 창 조해 새로운 통화 창조자(차입자는 대출을 받으면서 돈을 창조하는 데 기여한 다 ― 옮긴이)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들은 이자로 유출된 돈은 은행이 운영비를 지출할 때 어쩔 수 없이 다시 경제 에 주입된다고 주장한다.
바로 여기에 문제의 핵심이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주장들은 통화가 계속 유통되고 경제가 파탄 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자가 재투 자되거나 재대출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회 전 체는 구성상 이러한 재투자의 연속에 의존하며, 이에 따라 이 재투자가 요구하는 경제적 확장에도 의존하는 것이다.
더욱이 이자가 은행 자신의 지출을 통해 유통 속에 다시 들어온다 해도 이 돈 역시 다름 아닌 은행 자신이 애당초 회계 조작을 통해 창조했던 채무-화폐에 속한다. 그런데 이 회계 조작으로 총 통화량에 새로운 통화가 부가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은행은 자기 자신에게 일방적이고 사 전적으로 부를 창조해준다. 은행 통화는 세상 그 누구보다 먼저 발행자 에게 이익을 가져다준다. 그로 인해 초래될 물가상승이라는 위험은 단지 그 돈이 사회의 다른 부문들로 확산된 이후에야 나타난다. 이러한 매우 독특한 상황 덕분에 통화 발행자는 이익을 누린다. 그는 통화 창조를 통 해 일종의 '항구적인 내부 거래'를 시행하는 위치에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즉 그는 약간의 인플레이션 위험도 나타나기 전에 가장 낮은 가격으 로 모든 부를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 노예 시스템에서 피지배자는 지배자의 소유물이다. 노예는 주인을 떠 날 수 있는 신체적 자유권이 없다. 그런데 채무-화폐 시스템에서 시민은 기초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시스템에 복종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상 황을 벗어날 수 있는 물질적 가능성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런데 노예 상태란 단지 주인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한 개인이나 한 공동체의 자율성을 해칠 정도로 극단적 인 의존 상태를 지칭할 수도 있다.
노예가 주인을 떠날 수 없듯이 시민은 일자리를 떠날 수 없다. 양자의 유사성은 그 상이성 못지않게 뚜렷하다.
- 이제 장해의 정체가 밝혀졌다. 용의자는 인간의 탐욕도 인간의 본성도 아니며, 은행가 개인이나 국가 또는 정치인은 더더욱 아니다. 용의자는 바로 낡아빠지고, 반생산적이고, 전적으로 부적절한 금융 시 스템이다. 우리는 이 시스템에 스스로를 예속시켰으며 그 대가를 치르는 중이다.
- '그물 던지기' 수법 
0. '무엇'(건물, 신생 기업의 주식, 금, 비트코인 등)을 구매한다. 
1. 이 '무엇'에 대출, 즉 통화를 집중적으로 주입해 가격을 오르게 하고, 대중이 이 무엇의 거래를 통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2. 호황 상태가 조성되고, 더 많은 차입과 더 많은 투자가 유발된다. 
3. 차입/투자가 쇄도해 가격을 올린다. 이득을 볼 수 있다는 희망에 끌린 구매자가 더욱 늘어난다. 
4. 최대한 많은 사람이 그물 속으로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5. 환매(還賣)한다. 
6. 거품이 폭발한다. 
7. 상환불능 사태가 누적된다. 
8. 은행과 투자자의 대차대조표가 암울해진다. 
9. 대출이 축소된다. 
10. 불황이 정착된다. 
11. 기다렸다가 사이클을 다시 시작한다.
위기의 근원은 바로 이 사이클이다. 기존의 대(大)금융위기는 물론 금융 거 품까지 모두 그러하다. 이 사이클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토대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그것은 신용 할당에서 나오는 자의적이고 비대칭적인 통화 창조의 원리 들이다.
주의: 심오한 교리의 전수자들, 즉 통화 발행자들과 이들과 제휴한 고위 의사 결정자들은 이 사이클을 활용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부유해질 수 있다. 이것 이 부와 혁신을 낚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그물 던지기 수법이다. 이 사이클이 길면 길수록 이 수법은 더 많은 수확을 안겨준다.
- 채무는 구조적인 것이고 상환될 수 없는 것이기에 - 화폐 창조의 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는 한 ? 통화 창조자들은 이자라는 무한하고 항상적인 흐름을 영원히 보장받는다! 국가 채무의 경우 이 유입은 우리 모 두가 지불하는 세금에 포함되었으며, 세금 총액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자는 그 크기만큼 국민의 부, 노동, 노력, 자원, 창의성이 아무 성과 도 없이 헛되게 지출되었음을 뜻한다. 그것은 비용 한 푼 들이지 않고 (사회 전체의  옮긴이) 회계를 담당하는 자들에게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가로 의무적으로 지불하는 세금이며, 그 액수는 이용도에 비례해 증가 한다. 거래가 늘어날수록 관련 수치들도 증가한다. 이에 따라 채무가 증 가하고, 이자 지불도 늘어난다!
- 민간 상업은행들은 유통 중인 통화의 약 95퍼센트를 발행한다. 그 규 모는 경제의 가장 큰 부문들은 물론 저축기관이나 퇴직연금 또는 보험 회사 등 다른 어떤 금융기관보다 훨씬 크다. 심지어 각국의 정부 예산 규 모보다도 훨씬 크다. 따라서 경제는 국민 전체의 관심사보다 은행 부문 의 관심사에 우선적으로 부응할 수밖에 없다. 그럼으로써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시민들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채무를 상환할 수 없는 처지에 빠진 사람은 채무불이행을 신청한 뒤 재산을 팔아치우든가 아니면 차압을 당해야 한다. 채무를 계속 상환할 여력이 있는 사람일지라도 상환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이 또한 경제활동 전체를 둔화시킨다.
그래서 정부는 한편으로는 미래의 세금, 즉 국민의 노동을 담보로 삼 아 지급불능 사태로 무너지게 된 은행들을 구조할 수밖에 없고, 다른 한 편으로는 당연히 축소된 활동 부문을 메우기 위해 공공지출을 증대할 수밖에 없다. 이에 필요한 자금 역시 공공 적자, 즉 국민의 미래 세금을 통해 조달된다. 마침내 모든 것이 시민들에게 전가된다. 결국 화폐의 유일무이한 담보물은 언제나 인간존재 그 자체인 것이다.
- 화폐 프로토콜과 사회적 갈등 
채무-화폐는 지출되지 않으면 이익을 가져다준다. 지출하지 않은 화폐를 남에게 빌려주면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자는 부를 갖고 있지 않은 자에게서 부를 우려낼 수 있어 생산에 종사하지 않아도 된다. 바로 이 때 문에 채무 화폐는 축장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어떤 보완 화폐의 단위는 '녹는다. 마이너스 이자가 적용되는 경우가 그러하다. 이 경우 통화는 축장이 아니라 오히려 지출이 조장된다. 돈을 보유할수록 돈의 가치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거래의 빈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유통 속도 V가 상승한다), 당연히 지역의 경제활동이 그만큼 활성화한 다. 그러나 이러한 감가 화폐를 선택하면 장기적으로는 화폐단위의 가치 잠식 때문에 통화량이 줄어든다. 게다가 통화의 축장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앞 페이지를 보라)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 우리의 경제가 만성적인 불안정에 빠지게 된 근본원인은 화폐 때문이 아니라 채무 때문이다. 모두가 채무를 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통화의 부 족 때문이다. 이처럼 강제된 채무로 인한 통화의 상대적 가치 감소 때문 에 사람들은 자기 돈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저축을 몽땅 증권시장에 서 운용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주가는 미친 듯이 변동하며, 이는 역 으로 투기를 조장한다. 금융시장은 저축기관이 아니다. 금융시장의 역할 은 산업과 상업 그리고 기업의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금융시장은 이 역할을 완전히 방기해버렸다.
- 미국에는 1913년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설립되는 과정에서 국제 은행가들이 연합해서 벌였던 이면공작을 자세히 기록한 문서들이 있다. 그리고 2004년에 월가의 5대 회사 컨소시엄이 '피카르드 규칙' (Regle Picard: 투 자은행의 레버리지 계수를 12로 제한한 규칙 ― 옮긴이)을 폐지하기 위해 꾸 몄던 조작에 관한 자세한 기록도 있다.
그러나 나는 지도자들, 적어도 정치 지도자들이 그러한 공모를 꾸밀 만큼 경제에 관한 의식이 명민하다는 데 찬동하지 않는다. 
- 일국적 또는 국제적인 책임을 질 만한 사람들이 화폐 그 자체는 물론 화폐가 사회와 나라 그리고 세계 전체에 끼치는 효과에 대해 얼마 나 무지한지 알 수 있다. 자신들이 화폐에 관해 배운 것, 즉 국립행정학교(ENA: Ecole nationale d'administration)나 파리정치대학(Sciences Po)에서 교수들의 강의를 통해 배운 공식적인 메시지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술탄의 궁전' 소속이므로 공동 규칙의 결정 과정과 이 규칙 을 시행할 수 있게 하는 공권력의 통제에 접근할 수 있다. 이처럼 한 나 라를 법률의 힘을 빌려 이끌어나가게 해주는 권력은 중독성이 매우 강 하다. 그렇다면 정치 세계가 시민들에게 의사결정의 자율성을 부여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확실한 듯하다. 
- 마이클 허드슨(Michael Hudson)은 오늘날의 경제적 진실을 다음과 같이 간결하게 요약했다. “상환될 수 없는 채무는 상환되지 않을 것이다.” 이 문장은 우리 시대의 딜레마를 아주 잘 요약해준다.
우리는 채무가 은행통화의 거대한 피라미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여기서 새로운 대출(신용)은 앞선 대출의 이자를 지불할 수 있게 해줄 뿐이며, 이 과정은 계속 반복된다. 이 모든 것은 어떤 실물에 대해 서도 가치를 전혀 증대시키지 않으며, 사회에 어떤 부도 가져다주지 않 는다. 아니, 오히려 해만 끼친다.
따라서 진짜 질문은 “이 채무를 갚아야 할까 갚지 말아야 할까?" 가 아 니라 “이 채무를 갚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다.
-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고전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일정수의 기업과 개인이 지급불능을 선언하도록 내버려둔다. 이 는 수많은 파산과 소외 그리고 실업자를 뜻한다(이 방법은 몇 달 전부터 스 페인에서 시행되고 있다 2013년). 다음, 생존자들은 천천히 지불함으로써 채무에서 해방되게 한다. 지금과 같은 리듬이라면 이 과정은 10~15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이 옵션에는 부작용이 따른다. 사람들의 노력이 모두 기존의 채무 상환에만 봉사할 뿐 투자와 부 그리고 고용 창조에 필요한 자금의 조달에는 기여하는 바가 전혀 없는 것이다. 그 결과 노동시장에 신규로 진입하는 청년들은 새로운 판로나 창업 또는 혁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구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 이런 사회는 병들고 정체된 사회다.
그런데 이렇게 병들고 정체된 사회는 중대한 사회적·정치적 문제를 발 생시킬 수 있는 완벽한 부식토가 된다(참고로, 이런 부류의 불황 중 가장 최근 에 발생한 것이 1929년부터 15년여에 걸쳐 진행된 이른바 대공황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제안에 깔려 있는 아이디어는 이 불가피한 탈채무 과정 의 소요 기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새로운 에너지의 보고(寶庫)를 활용하 기 위해 당장 채무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수단을 찾아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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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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