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쉬운 경제학

경제 2021. 6. 20. 19:13

- 불량주택촌은 주택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거주자들의 낮은 소득 영향이 크다. 그래서 정부는 주거 취약계층의 실질소득을 높여주기 위 해 빈곤완화 정책을 편다. 일정 소득 이하 가구에 지급하는 주거급여 가 대표적이다. 이렇게 임대료나 집수리비용을 지원하는 현금성 복지 정책을 '현금보조'라고 한다. 전세자금대출 같은 임대료 융자사업도 현금보조 중 하나다.
하지만 현금보조는 임대료 인상이라는 풍선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정부가 임대료를 지원한 만큼 임대인이 임대료를 올려 지원 효과가 줄어드는 식이다. 한국도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서울 쪽방촌의 한 달 임대료 평균액은 주거급여 액수와 1,000원 단위까지 일치했다. 정부가 주거급여를 인상하자 건물주들 역시 월세를 올렸다. 임대료상한제를 통해 일부 막을 수는 있지만 정부의 직접적인 가격규제는 전·월세 공급을 위축시키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현금보조와 달리 실제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지급하는 '현물보조'도 있다. 대표적인 게 공공임대주택이다. 다만 현물보조는 현금보조에 비해 형평성을 달성하기 어렵다. 무니의 낙 중 하나인 라즈베리 빵을 나눠주는 푸드뱅크 역시 식품 현물보조의 일종이다. 현금보조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현물보조가 비효율적인 데다 받는 사람의 자존심 을 상하게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매직캐슬 주인이 모텔 앞에 주차한 푸드뱅크 트럭을 보고 “남들 보기에 좀 그렇다”며 불만을 표하는게 이 같은 인식을 대변한다.
- 경제학자 케인스는 고소득 자와 저소득자의 소비를 비교하면서 '한계소비성향'이라는 개념을 언급했다. 한계소비성향은 추가로 발생한 소득 중 소비되는 금액의 비중을 뜻한다. 저소득자일수록 한계소비성향이 크다고 케인스는 정 의한다. 예를 들어보자. 월수입이 100만 원인 사람은 소득이 10% 늘 어나면 10만 원을 다 소비할 확률이 높다. 생필품이나 식음료를 사는 데 곧장 지출하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수입이 1,000만 원인 사람은 소득이 10% 늘어나면 100만 원을 다 쓰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대신 이 금액을 저축하거나 투자하게 된다. 이런 한계소비성향 때문에 소득이 많은 사람은 자산이 더 빨리 늘어난다.
그러나 케인스도 예측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케인스는 한계효용에 대해 설명하면서 경제주체가 소비를 늘리는 요인으로 (1) 자산 증가 (2) 물가 하락 (3) 이자율 감소 (4) 미래 소득 증가 등을 들었다. 이 같은 요인이 맞아떨어질 때 개인이 돈을 더 많이 쓰게 된다는 설명이다. 미소의 삶에는 이들 중 어떤 것도 없다. 집이 없으니 자산이 증가할 일은 없다. 물가는 해마다 오르고 비정규직인 가사도우미 월급도 크게 늘 리 없다. 그래도 미소는 마지막까지 담배 한 개비에 몰트위스키 한 잔 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했다.
미소가 '현재의 소비'를 택한 건 아등바등 살아봤자 자신의 힘으로 집이라는 자산을 얻을 가능성이 현저히 낮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욜로 (YOLO, You Only Live Once)’ 문화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어차피 열 심히 돈을 벌어도 집을 사기는 어려우니 차라리 포기하고 현재를 즐 기겠다는 태도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 등도 그런 일환이다. 부동산 폭등 때문에 경제학 법칙이 더 이 상 먹혀들지 않게 된 셈이다.
- 청년들의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보다 높은 이유는 이직하는 과정 혹은 졸업 후 직장을 찾는 과정에서 잠시 있는 마찰적 실업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용남처럼 졸업 후 몇 년씩 장기 실업 상태인 것은 경제 구조의 변화로 인해 노동에 대한 수요와 공급 조건이 달라 짐으로써 노동력과 일자리가 재분배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실업에 더 가깝다.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처럼 기 업들이 찾는 전공, 능력을 갖추지 못한 취업준비생이 많은 것도 어찌 보면 구조적인 문제다.
청년들은 기존 시장 참여자에 비해 생산성도 떨어진다. 기업은 이 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의 한계생산가치를 고려해 채용을 결정한 다. 노동이 증가할수록 한계생산가치는 하락하기 때문에 이 가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임금을 정한다. 청년들의 생산성이 이 임금 수준보다 낮다면 기업이 청년을 선택할 이유는 줄어든다.
- 구조적 실업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기업이 근로자를 더 쉽게 해고함 으로써 더 쉽게 채용할 수 있게 해준다. 노동유연화다. 산업이 구조적 으로 변화하면 부문별로 노동에 대한 수요가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지는 산업에서는 노동 수요가 줄어들 것이고, 뜨는 산업에서는 노동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노동이 유연해지면 수요가 적은 곳에서 많은 곳으로 일자리는 탄력적으로 수급될 수 있다.
구조적 실업을 노동유연화로 잘 대처했던 대표적인 사례가 독일의 ‘하르츠 개혁'이다. 동독지역은 1990년대 말로 들어서면서 20%를 넘 나드는 극심한 실업률에 시달렸다. 통일 초기 인프라 투자로 호황이 었던 건설업이 점차 자리를 잃게 되자 건설업 전반의 구조조정이 이 뤄졌기 때문이다. 이에 독일 정부는 2003년 하르츠 개혁을 시행한다.
하르츠 개혁의 요지는 시간제 근로자 확대다. 이른바 '일자리 나누 기다. 좀 더 유연화된 미니잡(mini job)인 시간제 일자리를 필두로 노동유연화 정책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동독지역 실업률은 2011년 말 10.4%까지 하락하게 된다. 즉 해고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한 노동 자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그 직장에 오래 버틸 수 있도록 고용을 보 호해주는 것이 아니다. 새롭게 일어서는 산업에서 그가 쉽게 채용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해결책이다. 월터를 자른 매니저를 탓할 것이 아니라 월터가 새로운 직장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게 중 요하단 얘기다.
물론 그들을 쉽게 자르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유연한 노동시장을 갖추지 못한 사회에선 특히 그렇다. 이에 노동유연안정성 (flexicurity)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유연성(flexibility)'과 '안정성 (security)'을 결합한 용어로, 쉽게 말해 국가가 사회안전망을 강화해 실업자가 돼도 안심할 수 있는 구조를 세운 뒤 그 위에서 노동유연화 를 추구하는 전략이다. 노동유연화가 안 된 한국을 겨냥해 국제통화기금이 단골로 던지는 정책 제언이기도 하다.
- 미국 거대 노조의 활동은 미국 제조업 몰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 적된다. 그 중심에는 디트로이트가 있다. <아이리시맨>에서 호파의 최대 지지 기반도 디트로이트로 묘사된다. 한때 디트로이트는 미국에서 네 번째로 많은 인구를 자랑하는 미국 자동차산업의 수도였다. 미국 자동차노조(UAW)는 1930년대 디트로이트에서 탄생해 자동차산업 특유의 고임금 구조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호 시절에 이런 고임금 구조는 미국의 탄탄한 중산층을 떠받치는 기반이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을 필두로 자동차산업의 글로벌 경쟁자들이 나 타나자 미국 자동차산업의 고임금 구조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 가격경쟁력에서 밀린 미국 자동차산업과 디트로이트는 수십 년에 걸 친 몰락을 이어갔다. 2013년, 디트로이트시는 파산보호 신청을 하게된다.
- 미국 제조업의 부흥기에 부상해 자본주의 역사상 유례없는 권력 을 자랑하던 미국의 노동조합들은 제조업과 함께 몰락했다. 1983 년 20.1%에 달하던 미국 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률은 2019년 기준 10.3%까지 떨어졌다. 민간기업 근로자의 가입률은 6.2%에 불과하다.
아이리시맨 속 노조위원장 지미 호파는 자신이 대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미국 트럭 운전사들의 임금과 고용을 지켜내고 있다고 여러 차례 자랑한다. 그렇다면 그런 노력의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일까. 경제학은 그 답이 다른 직종의 근로자들이라고 이야기한다.
- 노조가 소속 근로자의 임금을 끌어올릴 경우, 노조원(내부자)은 상승한 임금의 혜택을 누리지만 전체적으로 노동 수요는 감소한다. 노동 수요 감소는 거꾸로 실업 증가를 뜻하는데, 일자리를 잃게 된 사람 은 대부분 노조의 울타리 밖에 있는 비노조 근로자(외부자)들이다.
여기서 일자리를 잃은 비노조 근로자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다. 실업 상태를 유지하면서 언젠가 노조가 존재하는 직종에 채 용돼 자신도 노조 프리미엄을 누리기를 기다리거나, 노동조합이 형성 되지 않은 직종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전 자를 대기 실업자', 후자를 파급 효과'라고 부른다. 노동조합이 형성 되지 않은 부문에는 노동 공급이 확대됐기 때문에 임금 수준을 보호 할 노동조합이 없는 기존 근로자들은 덩달아 임금이 하락한다. 일반적으로 시장 참여자가 상품의 가격을 높이기 위해 담합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사실상 예외를 인정받고 있다. 노조끼리 연합해 임금 인상을 담합하는 행위는 사적 활동으로 묵인된다. 고용주에 비해 노동조합은 상대적인 약자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 문이다. 하지만 노조는 정치세력화를 통해 고용주보다 훨씬 더 큰 힘 을 갖게 되기도 한다. 노조의 과도한 권력화는 여러 부작용을 낳는다. 노동조합 조직률이 10%대에 불과하고 고용 형태와 기업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가 큰 한 국에서는 더욱 그렇다. 전체 근로자의 10%에 불과한 노조의 권력화 를 제한하고 고용유연화를 이뤄야 나머지 90%와의 임금 격차도 사라 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 최근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가 낸 책 《공정하다는 착각》은 이런 내용을 다루고 있다. 능력주의 사회인 미국은 능력이 뛰어난 자에게 더 많은 보상을 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전제로 모든 개인에게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 그러 나 현실에서 완전히 공평한 기회는 찾기 어렵다. 기회도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재력 등 환경에 따라 결정될 수 있어서다.
샌델 교수가 우려하는 건 능력주의로 인한 사회의 분열이다. 그에 따르면 능력주의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실패한 이들을 무시하기 쉽다. 실패한 이들은 자괴감을 갖게 되고, 성공한 이들의 편견 어린 시선에 모욕감을 느낀다. 소방관과 환경미화원처럼 고학력이 아닐지라도 사회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 사람들, 자신이 선택한 일을 통해 가족을 부양하고 공동체를 꾸려가는 평범한 이들이 존중받을 방법을 찾지 않는다면 사회는 지속되기 어렵다.
학력을 능력의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삼는 한국도 비슷하다.
- 집단에 따라 맡는 일이 다른 '직종 분리 현상'도 드러난다. 직종 분리는 중요도가 낮고 미래가 밝지 않은 직업에는 소수자가 몰리는 현 상을 뜻한다. 영화 속 나사에서 전체 직원 가운데 흑인 여성의 비중은 낮지만, 계산을 검토하는 부서만큼은 흑인 여성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계산실은 기술 발전에 따라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단순업무직 이다. 영화 중반 최초의 IBM 컴퓨터가 나사에 도입되면서 계산실 직 원들은 단체로 해고될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직종 분리 현상은 '붐빔 현상'으로 이어진다. 직업의 기회가 제한된 소수자들이 특정 직업군에만 몰리면서 실업률은 올라가고 평균 임금 은 떨어지는 현상이다. 경제학자들은 성별 임금 격차, 인종 간 임금 격 차를 설명할 때 붐빔 현상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2018년 기준 미국 여성(평균)은 미국 남성 임금의 83% 수준만 받는다. 영화 속 배경인 1960~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 비중은 60%대까지 떨어진다.
캐서린의 한 마디는 그가 노동시장에서 겪은 차별과 임금 격차를 집약해서 드러낸다. “그거 알고는 있었나요? 저는 화장실에 가기 위 해 하루 800미터를 걸어야 해요. 무릎 밑까지 오는 치마에 힐도 신어 야 하고, 그리고 진주목걸이라뇨? 전 진주목걸이가 없어요. 흑인한테 는 진주를 살 만큼의 급여를 주지 않으니까요."
- 경제학자들은 노동시장의 차별을 비효율로 바라본다. 동일한 생산능력을 지녔는데도 특정 집단에 더 높은 임금을 주는 것은 고용주와 근로자의 개인적 효용을 늘릴 수는 있지만, 집단 전체의 이익은 포기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차별하는 경영자는 도태된다. 대신 근로자의 생산성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경영자가 살아남는다.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할수록 낮은 임금을 받던 흑인 · 여성 근로자 가 차별이 덜한 회사로 이탈하기 쉬워진다. 인력 이탈은 조직의 경쟁 력 저하로 이어진다. 이런 이유로 노동시장 차별은 경쟁적인 산업군 에 있는 기업보다 금융권처럼 정부 허가가 필요한 비경쟁적인 시장에 속한 기업들에서 더 흔하게 발견된다.
히든 피겨스 속 나사에선 러시아와의 우주개발 경쟁이 치열해질 수로 흑인 여성에 대한 차별도 옅어진다.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데 필요한 해석기하학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누구든 중책을 맡겨야 목표를 빨리 달성할 수 있어서다. 조직이 성과에 집중할수록 인증과 성별로 인한 차별은 후순위가 된다. 나사가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릴 수 있었던 건 사무실 커피포트 위의 흑인 전용 표시를 떼고, 유색인종 화장실을 없애고, 사상 처음으로 흑인 여성을 엔지니어로 고용하면서 였다는 점을 영화는 뚜렷하게 보여준다.
“요즘 나사도 여성을 고용하나요?” 어떤 사람의 질문에 캐서린은 답한다. “나사가 제게 일을 맡긴 이유는 우리가 치마를 입어서가 아니 라 안경을 썼기 때문이에요.” 성과를 내는 조직이라면 사람을 어떻게 대우해야 하는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 1974년부터 남녀 모두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한 스웨덴은 성평등 사회 분위기를 바탕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였다. 일방 적인 육아 부담이 줄어드니 출산율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됐다. 한국 의 합계출산율이 0.98명(2018년 기준)인 것에 비해 스웨덴의 합계출 산율은 1.85명(2017년 기준)이다. 스웨덴에서는 이렇게 육아에 참여 하는 아빠들을 '라테파파'라고 부르고 있다. 한 손엔 카페라테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유모차를 끈다고 해서다. 한국에서도 남성 육아휴직을 독려하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하면서 라테파파의 한국식 신조어인 '육 아빠(육아하는 아빠)' 라는 단어가 나오기도 했다.
- 퍼플오션 전략이란 레드오션(red ocean)과 블루오션(blue ocean)의 중간 개념이다. 완전히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블루오션 상품보다 기존의 익숙한 레드오션 상품에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조금 다른 상 품을 만드는 것이다.
퍼플오션 전략은 블루오션 전략의 대체 전략으로 등장하게 됐다. 블루오션이라는 개념은 2000년대 중반 처음 국내에 소개됐다. 당시 수많은 기업이 블루오션 전략을 고민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블루오션을 찾는다고 해도 경쟁자들이 쫓아와 금세 레드오션이 되곤 했다. 이에 아이디어 연구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퍼플오션 전략이 주목받게 됐다.
- 국내에 퍼플오션 전략으로 큰 성과를 거둔 상품이 이미 많이 나왔다. 허니버터칩이 대표적인 사례다. 허니버터칩은 기존 감자칩에 고소한 버터의 풍미를 입혀 출시된 과자다. 2014년 8월 출시한 이후 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3개월 만에 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암시 장에서 거래되는 해프닝이 벌어질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은 폴더블폰도 퍼플오션 전략의 결과물이다.
- 과거 블루오션이었지만 현재는 레드오션 상품이 된 스마트폰, 이를 뛰어넘는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선 천문학적인 비용이 불가 피하다. 삼성은 간단하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이를 돌파한다. 화 면을 이어 붙여 폴더블폰 시장을 개척했다. | 최근 콘텐츠시장에서 각광받는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 전략'도 퍼플오션 전략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원소스 멀티유즈 란 기존에 인기 있었던 만화나 소설 등을 토대로 영화, 드라마 등을 제 작하거나 원작의 캐릭터를 상품화해 완구류, 의류 등에 적용하는 전 략을 말한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도 동 명의 웹툰에서 탄생했다는 점에서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이자 퍼플오션 전략의 사례다.
- 국내에서 샤넬백의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백화점 에서 개점 전부터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일이 있었다. 셔터를 올리자 마자 샤넬 매장으로 떼 지어 달려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갔다. 샤넬은 해마다 국내에서 가격을 올렸지만 그때마다 수요는 더 늘었다. 베블런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스놉 효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스놉(snob)은 '속물'을 뜻하는 단어 다. 스놉 효과란 특정 제품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면 오히려 수요가 줄 어드는 현상이다. 남과 다르고 싶다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스놉 효과에 따르면 소비자는 남들이 많이 사지 않는 제품에 더 끌리게 된 다. 가격이 비싼 명품, 특정 제품의 한정판 모델, 하이엔드 브랜드 제 품 등이 해당한다.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포드보다 페라리에 더 끌리는 것 도 이런 측면에서 보면 당연하다. 2019년 기준 페라리의 연간 판매 대 수는 약 1만 대로, 포드(550만 대)의 500분의 1이 채 되지 않는다. 대 량 생산으로 가격을 낮춘 포드는 가성비가 좋다. 대신 '누구나 탈 수 있는 차' 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 외부 효과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근거 중 하나다. 외부 경제를 일으키는 행동에는 정부가 혜택을 줘서 더 많이 생산하도록 유도하 고, 외부 불경제를 유발하는 행동은 법으로 처벌하거나 세금을 물려서 덜 생산하도록 하는 게 사회 전체에 이득이기 때문이다. 큰 정부를 지지하는 경제학자들은 시장 실패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크다고 보고 정부의 시장 개입을 정당화한다.
반면 시장실패도 시장을 활용해 풀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경제학자들 이 있다. 1991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경제학자 로널드 코스 (Ronald Coase) 교수가 만든 '코스의 정리가 대표 사례다. 소유권을 제대로 확립하고 거래비용을 없애면 시장에서도 외부 효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현실에서 이를 적용한 대표 사례가 탄소배출권이다. 탄소를 배출할 권리를 기업에 줘서 소유권을 확립하고, 기업이 이를 자유롭게 거래 하도록 내버려두면 시장에서 저절로 적정가격이 형성된다. 반면 정부 가 개입해 기업별로 탄소배출권을 할당하고 세금을 매기는 식으로 제한하면 거래의 왜곡이 일어나게 된다. 배출권이 부족해진 기업은 시장에서 구입해야 하지만, 배출권이 남은 기업은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해 내놓지 않으면서 거래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전체적으로 비용을 늘리는 부작용을 낳는다. 우리나라 탄소배출권 시장은 전형적인 후자의 경우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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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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