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화폐전쟁

경제 2020. 8. 23. 14:35

- 사용한 것만큼 지불한다는 결제세계는 이미 중국에서 추진되 는 것과 똑같이 그에 필요한 총체적인 감시체제에 의해 작동될 것이 다. 이 세계에서 개인은 육체적으로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하고 처분 할 권리는 전무하며 회계장부를 통제하는 자들에게 종속된다. 통제권자가 보기에, 타인의 소유물을 임대하기 위해 디지털 화폐를 입금 할 만큼 재정 상태나 권한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그 개인은 완전히 행동 불능 상태가 된다. 필립 딕 Philip K. Dick 의 미래 소설 《유 빅 Ubik》에 등장하는 조 칩Joe Chip 처럼, 누군가 문을 열 비용을 지불할 때까지 집 밖으로 못 나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 인터넷에서 포용 관련 주제를 찾다보면 그런 성공사례를 연속해 서 만날 수 있다. 예를 들면 르완다 중앙은행이 '현금 없는 경제'라 는 목표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시민과 상인, 기업들에게 디지털결제를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 이런 정책의 결 과, 동맹의 파트너를 위한 아름다운 거래가 있음도 알 수 있다. 그런 의도에서 2013년 마스터카드는 나이지리아 기업이 1,300만 장의 '국민 ID 스마트카드'를 위한 1차 추가지원금을 받았다고 공표했는 지도 모른다. 이 카드는 생체인식 기반의 신분증임과 동시에 마스터 카드의 신용카드로도 사용할 수 있다. 즉, 억지로 카드를 발급받은 1,300만 고객이 갑자기 다음 단계에서는 다시 적어도 1억 명의 억지 고객으로 확대될 전망을 제공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미개척지의 성공적인 정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나이지리아 당국 책임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마스터카드를 공급사로 선정한 것 은, 그 기업이 현금 퇴출 방법으로 금융포용을 촉진하는 데 전력을 다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이 말은 게이츠 진영으로부터 모종의 압력을 받았음을 슬쩍 암시하는 것 같다. 그 밖에 마스터카드에 따 르면, 카드 공급사로서 관련 경험을 보여준 것이 주효했다. 이집트 에서도 이미 마스터카드 신분증을 사용하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케냐에서도 금융포용을 통해 '현금 없는 세계를 향 한 우리의 꿈이 전 대륙에 도달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마스터카드 경영진은 이른바 후두마Huduma 카드 발행을 위한 정부의 파트너로서 이와 같은 목표 달성을 장담했다. 후두마는 사회보장 수급자를 위한 카드인 동시에 마스터카드의 선불카드 기능도 한다. 따라서 카드 소지자는 정부로부터 현금 없이 지원금을 받을 수 있고, 또 마땅히 현금 없이 받아야 한다. 그렇게 되 면 마스터카드는 양쪽에서 디지털 비율을 늘릴 수 있고, 다시 수백만의 억지 고객이 생겨난다. 브라질에서는 경쟁사인 비자가 국민에 대한 정부 지출 부문에서 큰 사업을 따냈다. 국영은행 카이샤 에코 노미카는 1,240만 명의 보우사 파밀리아 Bolsa-Familia 지원금 수급자 계좌를 비자 직불카드가 포함된 기능으로 바꾸었다.83 이처럼 금융 포용동맹' 이라는 허울 아래 자행되는 현금 퇴출의 상업적 이익 사례 는 수도 없이 많다. 이것은 비단 카드 공급사뿐만이 아니다. 이동전 화 기반의 이체 시스템인 엠페사를 사용하는 케냐도 의심할 여지없 이 이에 속한다.
- 케냐에서는 1달러 50 센트를 이체하는 비용이 30센트로, 이는 탄자니아에서 같은 공급업체가 요구하는 것의 10배에 달한다. 90 그런데 빌 게이츠는 재단에서 이 내용을 확인하고도 2015년 워싱턴에서 열린 금융포용포럼에서는 사실과 달리 소개했다. 그는 금융포용이 유익한 효과를 가져다주는 사례로 케냐의 경우를 들면서, 이곳에서는 빈민에게 저렴한 금융서비스가 제공된다고 서슴없이 말 한 것이다. 91 이 밖에도 주목할 것은, 거의 독점적인 기업 엠페사가 이익을 창출할 때,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시설이나 협력파트너로서 케냐 은행의 핵심역할을 빼먹는다는 것이다. 그 역할을 살펴보기 전에 언급할 것은, 엠페사의 이익은 대부분 영국으로 간다는 사실이다. 사파리컴의 모기업은 영국의 이동통신사인 보다폰이다. 엠페사 홍보기사에서 왜 런던과 워싱턴의 역할을 애써 감추 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영국의 개발원조부와 게이츠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인도에서 진행중인 현금퇴출로 큰 이익을 얻을 주식으로 아마존과 비자, 마스터카드를 꼽음. 아닐아가왈 아시아 리서치 소장은 연구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결제의 디지털화는 인도를 국제적 대기업의 주요 시장으로 만들 것이 다”라고 소개하면서 수십억 달러의 기회'라고 했다. 아마존은 인 도에서 온라인 거래의 약 40퍼센트를 차지하는 플립카트 Flipkart 다음 으로 시장 점유율 2위에 해당하는 기업이다. 2018년 4월, 미국의 백 화점 기업인 월마트는 플립카트의 지분 77퍼센트를 160억 달러에 사들였는데 너무 고전을 하는 바람에 아마존에 좋은 기회가 왔다. 나머지 지분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중국의 텐센트가 보유하게 될 것 이다.44 인도의 온라인 거래는 이제 절반 이상이 미국의 손에 넘어갔 음이 분명하다.
- 2016년 9월, 통용 폐지 두 달 전에 미국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는인도 중앙은행의 감사이자 신설 인도 게이츠 재단 대표인 나치케트 모르의 도움을 받아 게이츠 재단과 공동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완벽한 디지털결제는 인도의 경제를 10퍼센트 이상 성장시킬 것이라 고 약속하는 내용이었다. 10월에는 USAID와 인도 정부가 공동으로 '무현금 결제를 위한 포용 협력체'라는 공동프로젝트 촉진사업을 시작했다. 59 미국 대사 조너선 애들턴은 출범식에서 “인도는 경제 디지털화라는 세계적인 노력의 선봉에 섰다” 라고 주목할 만한 발언 을 했다. USAID는 3년간 재정 지원의 기폭제가 되겠다고 확약했다. 한 달 뒤, 모디는 통용 폐지라는 폭탄선언을 발표한다. 이 터무니 없는 조치가 알려지자 전 세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만 미국 에서만은 분명한 지지자들이 있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게이츠와 마찬가지로 칭찬 일색이었다. 이 조치가 많은 인도인과 미국 방문자 들에게 고통을 안겨줄 것은 자명했지만, 불법 행위에 단호히 대처하 기 위해서는 중요하고 또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디의 보좌관 아르빈드 굽타는 조지 메이슨 대학교의 경제학 교수 필립 오스월드와 공동 으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 통용 폐지를 정 부 주도의 유일한 디지털 분열' 이라고 찬양하는 글을 썼다. 게이츠 재단과 시티뱅크로부터 전폭 지원을 받는 터프츠 대학교 '세계 상황 속의 경영 연구소IBGC'의 전무이사 바스카르 차크라보티 는 통용 폐지가 부패 추방에 성과가 없었음을 인정하기는 했으나, 그것은 별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디가 확연히 실패했음에도 유권자로부터 지탄받지 않았다는 점인데, 그 러한 결과는 '문제는 달콤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지, 엄격한 증거 제시가 아님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것은 금융포용과 테러 추방을 구실로 세계적으로 현금 퇴치 운동을 벌이는 이들에겐 귀가 번쩍 뜨이는 소식이 아닐 수 없음. 이런 의미에서 가는 곳마다 이야기만 무성할 뿐, 내세운 목표와 관련해 성공을 거두었다는 증거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음.
- 민주적으로 통제되지 않는 중앙은행의 단합이 아름답지 못한 경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80년 전 히틀러 치하의 은행가인 제국은행 총재 햘마르 샤흐트와 잉글랜드은행 총재 몬태규 노먼 사 이에 맺어진 끈끈한 우정에서 드러난 바 있다. 두 사람은 BIS의 설 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39년 노먼이 이끌던 잉글랜드은행은 히틀러의 침입을 받은 체코슬로바키아의 금 보유분이 제국은행에 넘어가는 와중에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더구나 영국 정부가 영 국 내 모든 체코인의 재산을 동결하기로 결정했음에도 말이다. 미 대통령 휘하에 있는 BIS는 히틀러의 독일과 외환거래를 했다. 그중 특이하게도 히틀러가 스탈린에게 달러를 이체한 것이 있는데, 바로 스탈린이 서방연합군에게 봉쇄된 독일로 보낸 물자 대금이어 다. 유대인에게서 강탈한 금은 출처를 핑계로 수입국이 거부하지 못 하도록 BIS를 통해 수출되었다. 《슈피겔》 지의 보도는 이와 관련해 이렇게 핵심을 찌른다. 안락한 중립국 밖의 전선 곳곳에서 각국 병사들이 무자비한 살육전을 벌이는 동안, 바젤에서 고액의 보수를 받 는 은행 임원들은 희희낙락하며 서로 사치를 즐겼다. 288 | 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는 전 세계 은행을 감독하는 규칙 을 정의한다. 이 위원회의 '헌장'에는 모든 결정은 합의에 따라 내려지며 위원회는 어떤 권한도 행사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다. 그리고 FATF에서보다 좀 더 과감한 표현을 쓴다. 분명히 권고만 할 수 있는 이 비공식 위원회에 대표를 파견한 국가는 불과 25개국뿐지만, 위원회는 '은행을 규제하고 감독하기 위한 세계적 표준을 설정하고 (....) 뿐만 아니라 회원국들이 이런 규정을 시행하는지 조사하는 위임 사무를 양보하지 않는다. 인구가 1,000만 명이 조금 넘는 벨기 에와 스웨덴은 표준을 설정하고 세계적으로 표준을 이행하는 나라에 속한다. 나이지리아와 방글라데시, 파키스탄같이 합치면 EU 전 체보다도 인구가 많은 나라는 이런 표준을 한 치도 어긋남 없이 지 켜야 한다. 만약 그러지 않으면 세계은행과 IMF의 분노를 유발할 것 이다. 회원국 대표는 은행감독관청과 정치적으로 독립된 중앙은행 의 고위임원들이다. 헌장에 따르면, 이들은 자국을 위해 약속한 규 정을 정확히 시행할 뿐만 아니라 가능하면 말 그대로' 자국법이나 EU 법에 반영할 것을 다짐한다. 대신 자국 의회의 권위는 전혀 존중 하는 기색이 없다.
- 왜 현금이용을 계속 범죄시하고 억압해야 하는지도 분명해진다. 거액의 조세회피를 뿌리 뽑는 데는 현금이 쓸모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 국민을 상대로 일정 소득이나 재산상 한계를 넘지 않는지, 어디에 돈을 쓰는지 당국이 알려고 할 때, 현금은 그런 의도에 방해가 된다는 점에서 꽤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 아마존 쿠폰은 무엇보다 아마존이 미국 경찰의 감시업무에 깊이 관여하고 있으므로 매우 흥미롭다. 아마존에 따르면 아마존 고 매장 을 위해 개발한 감시기술을 이용하는데, 다른 방식으로 개발한 것도 있다고 한다. 2017년부터 이 회사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 웹 서비스를 통해 '레커그니션' 이라는 얼굴인식 소프트웨어를 출시하 고 있다. 2018년 5월, 미국자유인권협회ACLU와 기타 기구는 아마존 회장 제프 베조스에게 레커그니션 서비스 중지를 요구했다. 그들은 전 시민을 상대로 저인망식 감시를 위해 경찰이 그 프로그램을 공공 연하게 이용할 위험이 있다고 본 것이다. 아무튼 평가에 따르면, 경찰이 샅샅이 검색하는 사진 데이터베이스에서 미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파악된다고 한다. 또한 이 절차는 갈수록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경찰이 책임의식을 갖고 이 기술을 활용할 것이라 약속해도 시 민들은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다. 게다가 인권협회에서 입수한 경찰 당국의 이메일에 따르면, 경찰은 신체 및 감시카메라 혹은 무인정찰기를 통해 얻은 촬영정보를 이 데이터베이스와 연결하는 방법을 드러내놓고 모색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레커그니션'은 단 한 번 사용하는 데 400달러의 비용이 들며, 그다음부터는 매월 몇 달러밖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이 분야에서도 아마존은 약탈적인 가격으로 전체 시장을 잠식 하려는 듯 보인다. 훗날 아마존 클라우드를 독점적 지배구조로 또 전 세계 최대의 사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기 위함이다. TV 방송국과 《뉴욕타임스》도 이미 2018년 5월,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의 결혼 식 참석자 전원을 자동 식별하기 위해 이 기술을 사용했다. 시위 혹은 그 밖의 공적 행사에서 참석자 확인을 위해 혹은 특정인을 찾아 내기 위해 누가 이 값싼 기술을 이용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지는 각 자의 상상에 맡긴다. 아마존은 모든 사업파트너에게 법을 준수하겠 다고 보증하는 조건을 붙였다고 강조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모든 사 람을 안심시키지 못할 것이다.
- 누가 페이팔을 통해 정보를 얻고, 그것은 다시 누구에게 가는가? 우리가 이 연쇄정보를 알게 된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페이팔이 고객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업 및 기타 기관에 대한 독일어 리스트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리스트는 데이터의 종류와 전달 목적에 따라 분류된다. 수십 쪽으로 인쇄된 이 리스트는 매우 인상적이다. 여기서는 조금만 발췌해도 충분하다. 신원확인 데이터와 계좌잔고, 거래 자료가 포함된 고객정보는 전 세계의 아웃소싱 고객서비스를 위해 약 30개의 기업으로 넘어가는 데, 이 중에 아르바토 폰 베르텔스만도 있다. 사람들의 프로필을 작 성해 마케팅이나 기타의 목적으로 판매하는 기업이다. 해당 데이터는 또 국내법상 정보기관과 형사소추 당국의 요구에 응할 의무가 있는 미국의 여러 기업으로 전달되기도 한다
- 사실상 모든 데이터는 온갖 목적으로 신용평가기관들 수십 곳을 비롯한 여러 기업으로 흘러가는데, 그중 다수는 영국이나 미국에 있다. 여기서 페이팔은 신용평가기관과 그 밖의 기업이 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저장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고객정보는 사기 방지와 신제품 실험이라는 기이한 목적이 결합돼 미국 기업 세 곳과 영국 의 이동통신사인 텔레포니카로 넘어간다. 방대한 데이터 세트는 아쿠미오금융서비스 Accumio Finance Services와 CEG신용혁신보니버줌CEGCreditreform Boniversum, 뷔르겔경제정보Burgel Wirtschaftsinformationen, 인포스코어컨슈머 Infoscore Consumer, 인포르마솔루션 Informa Solutions, 슈파Schufa같은 신용평가기관으로 흘러간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다시 전세계로 전달될 것이다. 이런 전달권한을 용도에 따라 구속하거나 제한하 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인적정보 수집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앞선 액시엄Acxiom은 지구촌 주민 다수를 대상으로 방대한 서류를 관리하는데 여기로 이름과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생년월일 같은 것이 흘러들어간다. 또 미국의 스레트메트릭스ThreatMetrix Inc. 라는 기관은 우리의 기기 아이디와 IP 주소, 쿠키나 이메일 주소 등, 서비스를 신청할 때 파악되는 온갖 정보를 확보한다. 여기서 정 보는 리스크 관련 정보를 만들어내고 다시 기이한 조합으로 신제품 테스트에 도움을 준다. 미텍 시스템Mitek Systems Inc. 은 신원확인 서류의 타당성 검토와 신제품 및 서비스 테스트를 위해 미국에 들어온 신원확인 서류와 그밖의 개인정보, 신용검증용 온갖 데이터를 받는다. 똑같은 자료는 또 문서자료 자동판독 전문회사인 키프로스의 오텐틱스 Autotix Limited로 들어간다. 세계적으로 앞선 또 다른 미국의 데이터 수집업체 주 트 엔터프라이즈 Zoot Enterprises는 '사기 및 신용조사소와 교환하기 위 해' 우리의 온갖 문서와 사실상 모든 정보를 받는다. 미국의 퍼스트 데이터코퍼레이션 First Data Corporation 으로는 '모든 계좌정보와 관계서 류가 각각의 목적으로 '저장하기 위해 흘러들어간다. 그 밖에 ‘계 좌정보와 IP 주소, 신용카드 정보가 미국의 맥스 마인드 Max Mind Inc. 라는 회사로 넘어가며 사기 방지라는 목적으로 저장되지만, 전 세계 제3자에게 넘어갈 가능성도 농후하다.
- 미국의 법학자 프랭크 파스쿠알레의 해석에 따르면, 위챗이나 아마존 같은 초대형 플랫폼 운영업체는 더 이상 정상적인 시장참여자가 아니다. 그들은 그들이 조성한 시장에서 타 기업이 어떻게 사고팔지를 규정하는 막강 권력을 휘두르는 시장조성자다. 그들은 이제 분 쟁조정에까지 개입하며 전통적으로 국가가 맡아온 과제를 수용한다. 아마존과 우버, 에어비앤비 덕분에 사람과 기업이 어떻게 거래하고 여행하고 거주할지를 국가가 아닌 플랫폼 대기업이 결정하는 현상이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다. 플랫폼 운영업체는 특정시장에서 정부 행세를 한다. 하지만 아마존은 국가와 달리 시장참여자로 등장 해, 시장조성자로서 얻은 경쟁업체와 고객에 대한 지극히 상세하고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를 이용한다. 방송사 프로지벤자트아인스의 사장 콘라트 알베르트 는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을 가리켜 독점욕에 방해가 되는 것은 무엇이든 집어삼키거나 쫓아낼 의지와 돈을 가진 '인터넷 제국주의 자'라고 일컫는다. 주간지 《디 차이트 Die Zeit》의 CEO인 라이너 에 서는 아마존 회장과 그의 기업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처음에 아마존 회장은 성장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이제는 ‘빨간 모자의 할머니처럼 갑자기 눈과 귀가 커졌다 (독일 동화 <빨간 모자에서 소녀의 할머니를 잡아먹고 할머니로 변장한 늑대를 가리킴 ― 옮긴이). 이런 눈과 귀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 (...) 요즘 아마존 에서는 스마트폰에서부터 여드름 제거기에 이르기까지 구하지 못할 것 이 없다. 여기서 이 기업은 어마어마한 정보를 얻는다. 그동안 아마존의 눈과 귀는 에코와 알렉사라는 무기를 통해 우리의 안방까지 쳐들어와 사 적인 이야기를 엿듣고 있다. 이런 기업은 민주주의 사회에 심각한 위협 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은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아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매일 매시간 또 어느 곳에서든 우리를 관 찰한다.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정보가 그 윤리적 수준을 알 수 없는 소 수의 손아귀에 있다.
- 거대 IT 기업들은 결제사업을 인수하는 데 최대 관심을 기울인다. 장기적으로 볼 때는 특히 대형 플랫폼 운영업체가 그를 위한 최선의 전제조건을 갖추고 있다. 은행업을 위해서는 이제 원칙적으로 데이 터 분석이나 신용 및 고객유치 이상의 것이 필요 없다. 신용 문제에 서 자본력은 아주 중요한 요인이다. 초대형 기술기업은 움츠릴 필요 가 없다. 이들에 비하면 대형은행조차 왜소하고 불안하게 흔들리는 것처럼 보인다. 기술기업은 고객 수에 있어서도 한참을 앞섰다. 결국 데이터 및 데이터 처리에 관해서는, 은행은 IT 기업 앞에 완 전히 열세일 수밖에 없다. 상대는 바로 그 분야의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독일과 미국의 경제학자 4명으로 꾸려진 연구팀은, 보통 모든 웹사이트 운영업체가 방문자에 관해 접근할 수 있는 몇몇 데이터는 (전통적인 흥신소의 평가와 유사하게) 고객의 신용 관련 정보를 제공한 다고 말했다. 이런 데이터는 방문자가 직접 방문하는지 아니면 검색 엔진이나 가격비교 사이트를 경유했는지 등의 사용기기나 운영체제 방식과 관련된 것이거나, 대문자와 소문자 중 무엇을 좋아하는지, 타 자에 익숙한지 아닌지, 이메일 주소에 성을 쓰는지 이름을 쓰는지 등 이메일 공급업자와 관련된 것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핀테크 회사는 디지털 족적에 대한 월등한 접근기술과 그 데이터를 처리하는 출중 한 능력을 바탕으로 은행의 사업모델을 해친다'라고 결론지었다.
- 컨설팅사인 BFA도 마스터카드의 의뢰로 실시한 아마존, 페이스북, 알리바바 같은 초대형 플랫폼의 역할에 관한 연구에서, 은행의 경쟁력 유지와 관련해 전망이 매우 어둡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일부 은행의 경우, 의기양양한 콧대를 낮추고 도매금융 펀드매니저로 전업할 각오를 한다면 아마 살아남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고 객에 대한 지식 방면에서 은행의 불리한 입장은 거의 절망적인 수준 이라고 BFA 연구진은 강조한다. 슈퍼플랫폼은 끊임없이 성장하는 거대한 고객층을 가졌고, 사업영역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이를 바 탕으로 한 분야에서만 활동하는 은행보다 훨씬 더 다양한 영역에서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취합한다. 슈퍼플랫폼이 결제시장 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중국에서 은행의 매매차익은 이미 된서리를 맞았고, 그 결과 고객은 은행을 떠나고 있다. 이베이의 자회사인 페이팔은 불과 몇 년 만에 온라인쇼핑 처리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두주자로 발돋움했다. 애플페이는 2018년 5월 에 골드만삭스와 협업을 발표하고 여기서 애플의 상징이 새겨진 신용카드를 발행토록 했다. 협업의 자세한 형식에 대해 아직까지 알려진 것은 없다. 구글페이와 페이스북 메신저도 몇 년 전부터 결제 라는 파이의 더 큰 몫을 떼어먹으려고 애쓰는 중이며 왓츠앱도 똑같이 발을 들여놓으려는 참이다. 아마존페이는 아직까지 직접결제 처리는 하지 않고, 고객이 다시 입장하지 않고도 쇼핑할 수 있도록 계 좌정보와 신용카드 데이터만 맡기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업계 관찰 자들은 이것을 보고 아마존이 언젠가는 고전적인 은행업에도 손을 뻗칠 것이라고 확신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미 대형은 행 JP 모건과 협력방법을 논의 중이다. 이 계약이 체결되면 은행면허 없이도 고객에게 일종의 당좌계좌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한 델스블라트 Handelsblatt》 지는 이 관계의 동기와 관련해 이렇게 기술하 고 있다. 거대 기술기업들은 무엇보다 전반적인 결제과정을 더 많 이 통제하고 그와 관련된 데이터를 얻는 데 관심을 기울인다. 데이터 외에도 결제시장을 지배함으로써 얻는 큼직한 추가소득이 또 있다. 바로 통화 창출에서 나오는 이익이다. 새로 창출한 통화 대 부분을 자체 고객의 계좌네트워크에서 관리할 수 있는 아마존 같은 기업은 막대한 이익을 올릴 수 있다. 다시 말해, 아마존이 은행처럼 사업하면서 공급업자들이 아마존 계좌를 갖게 되면, 아마존은 그들 에게 줄 계산서 총액을 단순히 아마존 계좌 대변에 기입함으로써 결제를 하는 것이다. 공급업자들이 아마존에서 쇼핑하기 위해 이 예금 을 이용하면, 이 대변의 금액은 그대로 남은 채 단지 아마존의 다른계좌로 이체될 뿐이다. 공급업자들의 고용주가 아마존 계좌를 가지고 있고 그들의 급여를 이 계좌에서 지급할 때도 똑같은 이치가 적용된다. 단지 공급업자가 아마존 계좌 예금을 다른 은행 계좌를 사용하는 누군가에게 이체하려고 할 때만, 아마존은 그것을 시행하기 위해 중앙은행의 돈이 필요해진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은행 간의 이체는 중앙은행의 돈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장의 기억  (0) 2020.11.03
2030 카이스트 미래경고  (0) 2020.08.27
아파트 공화국  (0) 2020.03.29
매크로 스윙 트레이딩  (0) 2020.03.29
미국이 파산하는 날  (0) 2020.03.27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