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속 갈등이 즐겁지도, 편하지도 않기에 어떻게든 타협점을 찾으려 하는 아이는 결국 동일시라는 카드를 선택하게 됨. 동일시는 내가 부러워하는 그 사람을 닮아가기로 하는 것이다. 남자아이라면 어머니를 차지하려는 소망을 포기하고 아버지를 닮기로 결정하는 것임. 이런 과정을 지나면서 아이가 느끼던 내면의 갈등이 서서히 가라앉고 부모가 갖고 있는 도덕적인 가치관들이 아이 자신의 것으로 자리잡게 되는데 이를 초자아라 부른다. 초자아는 외디푸스 갈등의 유산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데, 적절한 타협점을 찾는 가운데 터득하고 배우게 되는 도덕성 및 이와 연관되는 가치들의 모음이다. 말이 좀 어려워보이지만 사실 우리가 늘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하면 안되고, 저렇게 해야만 하고 등의 생각들의 집합들을 초자아라 할 수 있다.
- 초자아는 흔히 마음의 검열관으로 비유됨. 초자아는 한 사람의 내면 안에 눈을 크게 뜨고 앉아서 그가 하는 행동이나 마음속에 품는 생각, 그가 받는 느낌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점검한다. 어떤 행동을 하든지 그 행동이 기대한 바와 얼마나 비슷하고 또 얼마나 다른지 평가한다
- 죄책감은 한마디로 초자아에 의해 생기는 감정. 초자아는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안에 자리잡은 다음 내 삶의 방향까지 좌지우지할 정도로 대단한 힘을 발휘. 초자아가 지나치게 강력한 사람이라면 늘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됨
- 분노라는 감정은 자율신경계를 건드리므로 일단 화가 난 다음에는 그에 따라 나타나는 신체반응을 조절하기란 거의 불가능. 예를 들어 화가 나서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은 아무리 열심히 부채질을 해도 금방 가라앉지 않는다. 씩씩거리는 거친 숨결은 제아무리 숨을 고르려 해도 마음처런 잘 되지 않는다. 차라리 처음에 분노가 시작되는 과정을 조절한다면 모를까, 일단 분노가 생리적 현상으로 연결된 뒤에는 그야말로 걷잡을 수가 없다. 마치 무너지기 시작한 도미노를 붙잡으려는 것과 같다고나 할가. 그러니 화가 솟구친 다음에 이를 가라앉히려는 노력이 잘 안먹히는 자신을 나는 의지박약이라겨 평가절하할 필요는 없다. 안되는 게 오히려 당연하니까, 분노가 생기기 시작하고 초기에 잘잡고 다스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도 그래서다.
- 사소한 분노가 과거의 기억을 불러 일으켜서 분노를 키우는 건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 특히 부부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추억과 원망, 사랑과 섭섭하이 한켜한켜 누적된 관계에서는 과거 이야기를 들먹이는 것이 성냥개비 하나로 산불을 내는 요령과 비슷하다. 예전에 섭섭했던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분노에 동원할 수 있는 다른 뇌들이 일시에 점화되면서 분노는 연쇄폭발을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부부싸움의 여러 요령 가운데 하나는 현재시점의 문제감 갖고 다투어야 한다는 것
- 대뇌변연계, 그중 특히 편도는 폭력과 연관성이 높음. 편도는 생긴 모양이 아몬드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 폭력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편도에 이상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많이 나와 있음. 그러나 편도를 자극한다고 해서 항상 폭력이 유발되는 것이 아님. 실험적으로 편도를 자극해보면 불안과 우울, 분노, 두려움과 공포 등 다양한 감정들이 보고됨. 전두엽과 측두엽 사이에 파묻혀 있는 뇌의 한 부분인 도피질은 감정과 신체의 항상성 조절에 기여하는데, 냄새나 오염에 대한 역겨움을 처리하기도 하고, 분노 외에도 공포나 행복, 슬픔 같은 기본감정 경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 도피질이 주목받는 이유가운데 하나는 명상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오른쪽 앞 도피질이 두껍다는 보고가 있어서다. 분노하는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는 외측 안와전두엽이라는 곳인데, 이 부위는 분노에만 기여하는게 아니라 동기부여와 긍정적 감정처리에 중요한 곳이기도 함
- 정신과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들 가운데 억압과 억제라는 것이 있다. 억누른다는 것 자체는 비슷해 보이지만 이 두가지 방어기제는 서로 다름. 신경증적 방어기제에 속하는 억합(repression)은 어떤 느낌이나 생각이 의식에 이르기도 전에 눌러버리는 것을 의미. 신경정은 neurosis를 번역한 것인데, 과거에 사용하던 단어인 노이로제라는 말이 여기서 나옴. 느끼기도 전에 원천봉쇄, 미리부터 다 눌러비리는 게 억압이다. 이와 달리 억제(supression)는 성숙한 방어기제에 속하는데, 의식 속으로 들어온 충동이나 갈등을 의지적으로 견뎌내는 것을 의미
- 성숙하게 분노하는 사람이란 분노를 아예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분노를 경험하되 이를 즉각적으로, 그리고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방식으로 표현하지 않기로 결심하는 사람이다. 그에 비해 분노를 억압해버리는 사람은 이 감정을 애초부터 너무 눌러버리는 바람에 화가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모른다.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알지 못하니까 분노에 뚜껑을 덮어놓은 것과 마찬가지인데, 이렇게 덮어둔 분노는 절대로 그리고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안에서 부글부글 끓으면서 어떻게든 밖으로 나갈 출구를 찾으려던 분노는 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으면, 즉 주변을 불사르지 못하면 자기 자신의 속을 태워 들어간다
-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어떤 스트레스인가 하는 건 중요하지 않음. 스스로 받아들일 때 자존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스트레스면 그걸로 충분한 타격이 된다. 그렇게 본다면 건강하지 못한 자존감은 우울증으로 가는 지름길. 나는 이정도면 나름 괞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상처를 입는 것과 나란 인간이 하는 꼴이 다 그렇지 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상처를 입는 건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 위로를 건네는 사람이 악의가 있어서 그럴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분면 진심을 담아 하는 격려의 말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말들은 단순한 우울감, 즉 병적 우울증이 아닌 슬픔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름대로 도움이 된다. 그러나 병으로서의 우울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들은 운동을 담당하는 기저핵에 이상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운동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다보니 몸이 언제나 천근만근으로 느껴진다. 다른 사람에게는 간단한 활동일지 몰라도 이들에게는 지독한 피곤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미리부터 몸서리를 치게된다. 뇌의 기능이 떨어지다 보니 집중력과 주의력이 모두 함께 떨어져서 사소한 일들을 잊어버리는 일도 잦다. 기억을 담당하는 뇌가 쪼그라들어 있다는 것도 기억해두면 좋겠다.
- 병으로 우울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뇌 자체가 아픈 상태나 마찬가지여서 아무리 속상해 하지 않으려 해도 그게 잘 안된다. 그냥 잊어버리는 시도를 하지 않았을리 없다. 안 좋은 일일수록 잘 잊히지 않고 생각을 안하려고 하면 자구 더 생각나는 우리 뇌의 모순 때문에 이미 뇌는 기진맥진해진 상태. 기운을 내보려고 하지만 몸에 있는 모든 에너지가 다 빠져나간 상태로 느껴지므로 마음처럼 잘 안된다. 그래서 쉽게 건넬 수 있는 위로는 정서적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아, 이 사람은 내가 힘든 걸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구나' 식의 의미로만 들린다.
- 제대로된 슬픔은 어떤 모습을 나타낼까? 한쪽 극단은 지나치게 슬픔에 사로잡혀 통곡을 하느라 몸도 못 가누는 상태이고, 또 한쪽 극단은 슬픔을 드러내지 못한 채 머뭇거리기만 하는 상태. 그 중간 어딘가쯤에 적당한 슬픔이 존재할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적당한 슬픔보다는 극과 극이 판을 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 질병에 도달할 정도의 우울이 아닌, 겪을만한 슬픔이 찾아온다면 이리저리 숨기보다 받아들이기를 권하고 싶다. 받아들이는 방법은 이렇다. '아, 내가 지금 슬프구나. 무언가 잃었구나. 언젠가 겪었던 내 아픔이 이런 식으로 지금의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구나' 이후에는 슬픔을 잘 표현해야 한다. 적당한 표현이 중요하다. 우는 소리를 하며 자신을 영원한 희생자의 자리에 두는 것은 바라직하지 않고 건강하지 못한 일이다. 슬픔을 억지로 누르지 말고, 일부러 웃는 얼굴이나 좋은 모습만 보이려 하지 말고, 내 안에서 슬픔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가만히 느껴보자. 어느정도가 적당한지 모르겠다면 기간을 정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마음속으로 정해둔 기간이 지나면 그때는 봄을 기다린 나무들이 연둣빛 싹을 틔우듯 자리를 털고 일어나보자. 조금 더 많이 움직이고, 내가 원래 느끼던 즐거움이 어떤 것들이었나 느껴보자. 풀 죽은 채 웅크려 있느라 뻐근해진 몸을 털고 일어나보자. 병적인 우울로까지 깊어지지 않았다면 슬픔을 담아내는 동안 내 마음속은 깊이로 한뼘 더 자랐을 거다. 이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이던 주변이 놀라운 감사의 면면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때가 바로 이대다. 왜냐하면 겨울을 견디어 낸 여린 생명처럼, 슬픔을 견디어낸 나는 나이테 하나를 더하고 더 단단한 사람으로 자라났기 때문이다.
- 두려움과 불안이 나뉘는 지점은 걱정하는 대상이 갖고 있는 특성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두려움은 분명히 드러나는, 잘 알려진 외부위협에 대한 반응. 도망치거나 회피하는 등의 대처행동도 비교적 분명한 편. 이와는 달리 불안은 정확히 잘 모르는 모호한 내부 위협에 대한 반응이다.
- 사회불안에서 주로 사용되는 방어기전은 전치, 투자, 회피 등이다. 전치는 진짜 대상이 아닌 다른 대상으로 불안과 같은 감정들을 옮겨놓는 것. 투사는 나의 내면으로부터 올라오는, 받아들일 수 없는 충동들을 마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나 다른 것에서부터 비롯된 것처럼 느끼고 반응하는 것. 회피는 위험한 상황이나 대상으로부터 가능한 한 안전거리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
- 불안으로 고생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러면 왜 불안한지 찾아보면 되잖아요?'라고 쉽게 말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불안과 두려움은 절대로 쉬운 대상이 아니다. 어떻게든 주목받지 않고 회피하려는 특성을 갖고 있다. 약물로 눌러놨다면 피하기도 더 쉽다. 말하자면 이런 식이다. '항상 걱정이 앞서서 불편하기는 하지만 굳이 그 내면을 들여다보아서 뭐가 달라질까? 생각도 못한 것들이 올라오게 될까봐 더 무섭다. 차라리 약을 먹고 생활을 잘 하자. 이전에도 걱정은 언제나 하고 있던 바다. 더구나 지금은 약물의 도움으로 불안의 무게도 상당히 줄어있다. 그러니 그냥 이대로 계속 갔으면 좋겠다.' 그렇기 때문에 불안이 궁극적으로 좋아지기 위해서는 고비를 넘는 용기가 필요. 이를 가며 덤비는 용기는 아니다. 내가 느끼는 불안,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들여다보는 용기다
- 불안이 신호라고 이야기했던 것을 기억한다면 공황 역시 신호와 의미를 가짐. 정신분석적으로, 마음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불안 유발 충동을 어떻게든 막아내보려고 애를 쓰지만 잘 되지 않을 때 나타나는 게 공황이다. 공황은 가벼운 신호불안에서 시작되어 압도적 걱정과 염려의 감정으로 바뀌었다가 신체증상으로 일단락된다
- 해마는 편도체 바로 뒤에 있으며 기억을 저장하는 역할을 함. 편도체는 경험하는 사건의 감정적 중요성을 평가해서 그에 따라 해마의 활성도를 결정함. 그러므로 감정적으로 아주 강렬한 경험들은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되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건들은 쉽게 무시됨.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도 자기가 중요하게 느낀 점에 따라 기억한느 내용이 다 다른 것도 이 때문. 발달순서상 사람의 편도체는 해마보다 먼저 발달. 그래서 해마가 아직 덜 발달된 아기시절은 기억속에 뚜렷이 존재하지 않음. 그러나 감정, 그중 초기에 발달하는 두려움, 공포의 감정은 먼저 발달한 편도체를 통해 생생하게 겪을 수 있다. 그래서 기억조차 남지 않은 어린 시절의 공포경험이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심리학 개념은 생물학적으로 말이 되는 이야기다
- 우리 뇌는 우리가 하는 생각이 지금 실제로 일어나는 일인지, 아니면 단지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가능성이 있는 일을 예상하면서 걱정하는 것인지 구별하지 못함. 뇌는 언제나 현재 시점으로 작용하기 때문. 그러므로 만약을 대비해 가장 안 좋은 결과를 예상하면서 품는 걱정이라 해도 뇌는 이것이 실제로 지금 일어나는 일이려니 생각하고 우리의 몸과 마음을 그에 대한 반응으로 가득 채움. 익히 들은 바 있던 자율신경계가 자극되고, 심장이 수축하고, 소화기관에 몰려 있던 혈액이 근육으로 이동하고 등등의 변화가 진행됨. 우리 몸은 걱정이 실제상황인 것처럼 반응함
- 적당한 두려움과 불안은 우리를 긴장하고 준비하게 만든다.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자신이 갖고 있는 자원들을 꼽아보게 한다. 그래서 두려움은 마냥 가라앉히는 감정이 아닌 움직이도록 등을 떠미는 감정이다. 불안신호가 울리지 않았다면 꼼짝도 하지 않았을 사람을 어떻게든 움직이게 하기에 두려움은 일종의 힘이다. 다른 모든 힘이 그렇듯 힘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이 힘이 지나쳐서 꼼짝 못하게 되는 상황이 문제일 따름이다
- 그렇다면 두려움을 어떻게 우리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수용을 위하여 꼭 알아두어야 할 두려움의 특성이 있다. 피하려고 하면 점점 더 커지고 아예 없는 체하려면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사실. 겁먹은 마음을 숨기려고 애쓰는 동안 사용하는 정신적 에너지가 두렵다고 털어놓으며 느끼는 마음의 불편을 다루느라 사용하는 정신적 에너지보다 몇배는 더 크다.
- 내가 정말 두려워하는 게 무엇인지, 머릿속에 그리는 최악의 장면은 무엇인지 묻기를 겁내지 말자. 좀더 들어갈 수 있따면 이런 두려움과 불안이 어디서부터 비롯되었을까 찾아봐도 좋겠다. 두려움과 불안으로 가득하게 된 것 많은 경우 내 잘못이 아니다. 대개의 두려움은 후천적으로 습득되는 것이기 때문. 부모님의 빈자리 같은 것도 내 잘못이 아니었다. 뿌리를 찾다보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배워야 했던 두려움의 기억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내 잘못이 아니라면서 다른 사람만 바라보고 있어서는 안된다. 저 사람 때문에 내가 그랬어, 하는 건 통제권을 그 사람에게 넘겨주는 것과 같기 때문. 내가 느끼는 두려움 안에 나의 책임도 있음을, 나도 잘 몰랐지만 두려워하기로 결정한 건 나라는 걸 보아야 함. 통제권을 제대로 찾아오기 위해서는 불안과 두려움을 기다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이번에 또다시 불안해지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 세세히 관찰해주리라 생각하면서 기다리는 것이다. 속수무책으로 두려움에 직면하는 것보다 더 두려움을 상승시키는 방법은 없다. 고택에서 유령이 나타나기를 밤새워 기다리는 심령사진사는 허깨비가 무섭지 않다.
- 우물안을 들여다보던 시인처럼, 내가 느끼는 불안을 어떻게 하려하지 말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좋겠다. 회피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보자. 회피는 지금 무척 불안하다는 증명서와도 같다. 피해버리면 당장은 조금 덜 불안하고 덜 무서울지 모른다. 그렇지만 처음보다 더한 불안이 반드시 찾아오게 되어 있다.
- 사람은 갈망-낭만적 매력-애착의 세단계로 나뉨. 갈망은 성적욕망을 느끼는 상태. 낭만적 사랑의 단계에서는 시간과 노력을 다 바쳐서 함께 있으려고 한다. 애착의 단계에서는 함께 살면서 자식을 기르고 서로를 지켜주며 안정감과 안전함을 느끼고 싶어함. 이 세단계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갈망단계, 즉 한눈에 반하는 단계에서는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 증가. 여성은 여성대로, 남성은 남성대로 각자의 성적매력이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짐. 이 시기는 아주 짧아서 고작 몇 주 내지 몇달 정도만 지속됨. 다음 단계인 낭만적 사랑의 단계에서는 도파민과 노르에피테프린이 작용. 이 시기는 갈망단계보다 조금 길지만 아주 오래 가지는 않는데 통상 반년에서 3년. 내 사랑의 유통기한이 통조림보다 짧다는 이야기는 아마 이 기간을 두고 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 낭만적 사랑의 단계에 있는 뇌에서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페로몬, 세로토닌 등 온갖 신경전달물질들이 쏟아져 나옴. 그 결과 심장이 두근거리고 입맛이 떨어지며 잠도 잘 못다고 무엇에라도 홀린 듯 강렬한 흥분상태를 경험. 마지막 단계인 애착단계에서 증가하는 호르몬은 바소프레신과 옥시토신. 장기화되는 이 시기에는 결호이나 자녀양육처럼 서로간의 헌신과 유무언의 약속을 바탕으로 하여 함께 여러가지를 공유하며 동등한 우정관계를 쌓음. 이 시기는 수년에서 수십년까지 길어질 수 있음.
- 페닐에틸아민은 초콜릿 등 달콤한 음식속에 많이 들어 있는데,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차단하고 도파민의 재흡수도 약간 차단. 재흡수가 되면 농도가 떨어질 호르몬들이 재흡수 차단이 되다보니 결과적으로 세로토닌 농도가 뇌 속에 증가. 항우울제가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를 차단하는 기전으로 우울증의 치료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생각하면 페닐에틸아민은 뇌 속에서 천연 항우울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성분으로 우울증 치료약을 만든 것이 베타페닐에틸아민 성분의 약물인 시부트라민 제제. 이 이름은 낯설지 모르지만 리덕틸이라는 이름으로 장기 처방이 가능한 체중감량 촉진제로 상당히 많이 처방됨. 본래 시부트라민은 항우울제로 개발된 약이었지만 우울증 치료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데, 의외로 체중감량효과가 있는 점 때문에 각광을 받다가 현재는 여러 이유로 판매가 중단됨. 시부트라민 처방을 받은 사람들은 페닐에틸아민 농도의 상승은 경험했을지 몰라도 모두가 사랑에 빠지거나 기분이 좋아지지는 않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호르몬을 일차원적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 상대를 존중하지 않으면 관계는 망가진다. 있는 그대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기는 하다. "우리는 항상 다른 이들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를 찾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기에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 옆의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이래야 한다, 저래서는 안된다는 조건들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만 진정으로 상대를 사랑할 수 있고 그 관계에서 평화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
- 해리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감당하는 게 힘들어서 이로 인한 고통과 슬픔, 혼란과 충격을 억누른 채 자기만의 세상속으로 숨어버린 사람들이다. 여러 종류의 해리성 장애에서 거의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심인성 기억상실은 자기 자신을 스트레스 원인으로부터 지키려고 하는 우리 마음의 안타까운 발버둥이기도 하다. 충격적인 사건 자체를 잊어버리기도 하고,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잊어버리기도 하고, 지금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잊어버리기도 한다. 이럴 때 우리 마음속에서 작동하는 방어기전은 부정과 해리다.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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