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고 계신가요

심리 2018. 1. 6. 08:48

- 에로틱이라는 단어는 예외없이 성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에로틱하다는 말 속에는 마음이 울컥한다거나, 감동받았다는 의미도 있음. 그리고 모든 감각과 지능을 총동원해서 살아 있는 모든 것들과 관계를 맺으며 산다는 뜻이기도 함. 그리스 신화에서 쾌락은 영혼의 화신인 프시케와 에로스 사이에 태어난 자식이다. 즉 쾌락은 정신과 성적인 욕구의 결과물. 쾌락은 삶에 대한 에로틱한 반응이다. 우리 몸은 세상과 교감하고 조화를 이룰 때 찾아오는 쾌락에 전율하고 진동하게 되어 있다.
- 사람에게 쾌락을 즐길 수 있는 몸이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장점이다. 몸을 가졌기에 다른 사람과 접촉하고 부딪치면서 감동받을 수 있는 것. 특히 세상은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는 공통의 전제가 있기에 살을 부비며 사는 것이 아무렇지 않다. 만지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 경험이다. 그것을 통해 우리는 성장한다. 만약 갓 태어난 아기를 안아주지 않으면 아기는 곧 죽게될 것이다. 아기는 밥을 달라고 울기보다는 안아달라고 더 많이 보챈다.
- 난 얼떨결에 바보가 되었다. 내 바보스러움은 내 안에 있던 인간애와 다른 사람들이 내게 보여준 인간애를 다시 찾아주었다. 사회적 제약과 세속적으로 현명한 척해야 하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정직하고 진실해질 수 있었다. 특히 내가 걱정을 털고 편한 마음을 갖도록 북돋아주었따. 당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하는 상황, 즉 자기 자신과 모든 일을 관리하는 상황에서 편히 지내는 것은 쉽지 않다. 모든 행동에 목적과 의미가 있어야 할 때 걱정을 덜기란 쉽지 않다. 그게 바로 내 경우에 기꺼이 바보가 되지 못했던 이유다. 늘 나의 인생은 가야할 길이 정해져 있다
- 난 가끔 놀시간도 없을만큼 바빴고,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들은 눈 앞에 닥친 것처럼 느끼며 살았다. 그리고 인생은 심각한 사업이라고 생각해왔다. 물론 인생은 심각하지만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다. 진실을 말하면 중요한 일은 내가 중요하다고 여길 때 비로소 가장 중요한 일이 된다. 다시 말하면 스스로 중요시하기이다. 바보가 된다는 것은 무심코 비밀을 누설하거나 자충수를 두는 것을 의미. 이 말은 공기주머니, 송풍기를 의미하는 라틴어 폴리스(follis)에서 왔다. 바보가 되어 맛보는 쾌락은 기를 쓰고 열심히 일 하는 것에서 자유로워지기,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줘야 하고 남들이 하는 식으로 행동해야 하는 부담감으로부터의 자유 등, 자만심과 사회적 기대감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에 있다
- 바보가 된다는 것은 바보처럼 행동한다는 것과 다르다. 마치 자기발전을 위한 또 다른 업무처럼 하루에 한시간씩 그냥 우스꽝스럽거나 바보스럽게 굴 수는 없다. 그것은 당신이 정상적으로 살기 위한 목표나 규칙을 느슨하게 할 뿐이다. 당신을 지탱해주는 세계관과 자신에 대한 생각을 약하게 하는 것이다. 바보의 쾌락은 주로 자의식이 없을 때 느낄 수 있다. 자유의 순간에 자아를 잊을 때 느껴진다.
- 우리가 함께 사는 사람이 우리 인생에서 가장 모르는 사람 중에 하나일 수 있다. 그들을 삶의 부속물처럼 여기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사전지식이나 선입견 없이 신비로운 존재로 보는 것이 바로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우리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쾌락을 준다. 예상가능한 성격 중에 하나로 바라보기 보다는 그저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인물로 봐주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런 작업은 축 늘어진 사랑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수도 있다.
- 당시이 어디를 가고 있는지, 왜 가는지 모르는 데서 오는 쾌락은 결코 바람에 나부끼는 잎사귀처럼 인생을 낭비한다는 뜻이 아니다. 전체 그림을 볼 수 없다고 해서 세부적이고 개인적인 계획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우리의 계획은 주의깊고 열린 마음일 때 가장 잘 발휘되고, 우리를 둘러싼 더 큰 힘을 받아들이고 협동할 때 성과를 낸다. 그래야 삶의 제 모습을 갖출 수 있다. 인생은 그 자체가 수수께끼지 수행해야 할 업무가 아니다. 열심히 일해서 이뤄야 하는 업무가 아니라 끊임없이 스스로 밝혀내야 하는 수수께끼다. 뜻밖의 새로운 발견이 있는 삶의 바로 쾌락이다
- 계획된 인생은 가라고 해라.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인생을 맞이해야 한다. (조셉 캠벨)
- 안전하다는 것은 대부분 미신이다. 현실적으로 안전이란 존재하지도 않는다. 삶은 다름 아닌 용감한 모험이다. (헬렌 켈러)
- 겸손은 우리를 현실로 돌아오게 하고 우리의 진정한 상태, 즉 우리가 결점 투성이로 만들어진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게 해준다. 완벽에 대한 환상은 인생을 조정할 수 있다는 환상에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인생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우리가 아무리 결점 투성이어도 지금 이대로가 좋다는 것을 인정할 때 커다란 즐거움이 있다.
- 모든 것에는 틈이 있다. 그 틈으로 빛이 들어온다. (레너드 코헨)
- 완벽하지 않다는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특히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과 연민을 갖게 해준다. 우리는 친구나 연인에게서 나와 같은 약점과 단점을 보거나 우리처럼 그들도 실수하는 모습을 본다. 우리 모두 빈틈이 많은 존재라는 사실은 우리를 인간이라는 끈으로 묶어준다. 이 불가사의하고 이상한 세상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유쾌한 일이다. 우리의 빈틈이 원하는 곳으로 우리를 이끌어줄 것이다. 물론 빈틈을 제어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때도 있지만 우리의 빈틈은 주변 사람이 유능하지 않아 보일 때나 나 혼자만 훌륭히 해내고 있다는 오만한 태도를 없애줄 것이다.
- 일본에는 미완성의 실수가 빚어낸 불완전함을 높이 평가하는 세계관이 있다. 일명 와비 사비라 불리는 것인데, 와비는 꾸밈이 없고 담담한 것을 가리키고, 사비는 세월의 흐름과 함께 생긴 고유의 미를 의미. 와비 사비는 다도, 서예, 도예와 같은 일본의 전통 예술 형태를 강조하는 미학적 관점으로, 겸손과 중용, 불규칙한 흙의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미학이다. 그것은 고색창연한 세월과 더불어 유용하게 쓰이기 위해 변해온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와비 사비는 갈라진 틈과 낡은 점에 스며 있다. 청동의 푸르스름한 녹과 돌에 낀 이끼에 들어 있다.
- 놀라운 감정, 느낌, 감각, 감동, 즐겁고 고통스러운 근심, 기적 같은 삶. 어떻게 이 삶이 시작되었을까? 무엇이 지금 이 순간의 삶을 잡아주는 것일까? 지금도 이 순간은 사라지고 이미 사라져서 다시는 반복될 수 없는데. 답은 없다. 단지 들이마시고 뱉는 이 숨을 느끼며 우리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쾌락이다. 결코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미래로 미루기보다는 우리가 가진 이 삶을 지금 맛보는 것이 훨씬 기분 좋은 일이다.
- 끊임없이 다음 스케줄을 알려주는 알람 벨소리가 없을 때, 이것이 유리한지, 저것이 유리한지 머리쓰며 고민하지 않을 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했어야 했는데...와 같이 지난 일에 대한 후회가 없을 때(마음속에 특별한 목적의식이 없을 때) 몸 안의 모든 세포는 비로소 적당한 곳에서 쉴 수 있다. 나는 특히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을 때 그런 느낌이 든다. 마음은 바람하나 없는 호수처럼 고요하고 구름 한점 없이 맑게 갠다. 이것이 나태에 대한 관습적 죄의식과 내면의 휴식의 중요한 차이다.
- 바쁘게 돌아다니며 꿀벌처럼 일하고, 곧 알게 될 지식을 찾으러 이곳저곳 성급히 돌아다니지 말자. 다만 꽃처럼 잎을 벌린 채 가만히 세상을 받아들이자. 태양의 신 아폴로의 보살핌 아래 조용히 싹 틔우며, 반갑게 찾아오는 모든 고귀한 곤충들에게 소식을 들으면서. (존 키츠)
- 당신이 완벽하게 무익한 방법으로 완벽하게 무익한 오후를 보낼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잘 사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린위탕, 생활의 발견)
- 1,2세기 전만 해도 농부들은 항상 밭의 한 이랑을 남겨두곤 했다. 땅의 한 부분이라도 쉬게 해서 다음 수확에 훨씬 더 많은 곡식을 거두었다. 하지만 우리는 매일매일 한시도 쉬지 않고 모든 밭을 다 일군다. 생산적인 면에서 잘못은 아니다. 우리는 이런 것이 만족스러운 성취감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안 하는 자신을 용납하지 않으면 우리 안의 자원은 다 빠져버리고 팽배한 불안감에 휩싸여 지낼 것이다. 곧 우리는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 스무 살 때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한다. 마흔이 되어서는 다른 사람의 생각은 신경쓰지 않는다. 예순이 되면 그들이 우리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밥 호프)
- 내가 집중하지 못한다 해서, 하루에 한시간 또는 그 이상 산만한 시간을 보낸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지는 않는다. 세상은 나 없이도 훌륭히 돌아간다. 잠시 정신을 놓거나 내 몫을 하지 않는다고 큰 일이 나지 않는다
- 종종 혼자라고 느끼는 고독은 깊이 있는 명상이나 인격형성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웅대함을 직면했을 때 고독은 아이디어와 열망의 발상지다 이 아이디어와 열망은 개인에게 유익할 뿐만 아니라 이것이 없으면 사회가 악에 물들 수 있다. (존 스튜어트 밀, 정치경제학 원리)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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