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 발표한 베스트셀러 몰입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즐거움은 어떤 일에 열정을 다해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따라오는 결과다. "사람들이 대부분 생각하는 것과 달리 생애 최고의 순간들은 수동적이거나 수용성이 크지 않을 때, 혹은 편안할 때 찾아오지 않는다. ... 최고의 순간은 까다롭고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자신의 신체 혹은 마음을 한계수준까지 확장시킬 때 찾아온다. " 그래서 우리는 아침에 침대에 누운 채로 식사를 할 때보다 자리에서 일어나 10여킬로를 달릴 때 더 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 몰입의 경험은 우리의 의식에도 영향을 준다. 몰입을 경험하면 또 다시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려는 욕구가 더욱 강해진다. 이러한 본질적 의욕은 기술을 더 향상시키겠다는 욕구로 이어지고, 자연히 자신이 보유한 능력에 관한 자신감도 커짐. 기술이 향상될수록 더 큰 문제를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고 몰입을 경험할 가능성도 높아짐. 매우 긍정적 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 절정경험도 자아실현과 관련된 현상. 절정경험은 흥분, 환희와 함께 주변 세상과의 강렬한 유대감을 느끼는 것이 특징인데, 자의식이 사라지고 일부러 애쓰지 않아도 일이 수월하게 이루어지는 기분이 든다는 점, 현재의 순간에 완전히 빠져들고 시간개념이 왜곡된다는 점에서 몰입과 일치하는 측면이 많다. 그러나 절정경험은 몰입과 달리 에너지가 분출되고, 외부 사건에 의해 촉발된다는 차이가 있다. 사람들은 절정경험 후에 자신과 세상을 보다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며, 그와 같은 순간을 다시 경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매슬로는 절정경험이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강렬한 순간이자 자아실현의 증거라고 보았다.
- 엔도르핀이 천연 진통제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전전두피질 등 우리 몸의 특정 부위에서 분비되어 혈류로 유입되는 것은 장거리 달리기 중 발생할 수 있는 외상에 대처하기 위한 당연한 반응임. 엔도린이 아편제 수용체의 결합부위와 만나 결합하면 통증이 사그라들며, 다른 모든 마약성 진통제와 마찬가지로 행복감을 증대시키고 스트레스가 신체에 끼치는 영향도 약화시킴. 달리기를 할대 엔도카나비노이드가 만들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수많은 이론이 제기되어 았다. 가장 유명한 이론은 인류가 수렵, 채집활동으로 생존하던 시절부터 전해 내려온 진화적 부산물이라는 주장. 식량을 구하려면 열량을 추가로 태우고 다칠 위험도 감수해야 하므로 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생성된 것이라는 설. 개를 비롯해 장거리를 이동하며 먹이를 구하는 다른 동물에게서도 인간이 장거리달리기를 할때 나타나는 것과 비슷한 화학적 반응이 나타남. 또한 이 같은 반응은 격렬한 유산소운동을 할 때만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음. 예를 들어 걸을 때는 엔도카나비노이드의 생성량이 증가하지 않음
- 몰입상태가 되면 뇌 활성이 변한다. 여러 연구를 통해 몰입상태에서는 전전두피질과 편도체가 불활성화되어, 시간개념과 자의식이 사라지고 부정적 감정이 약화되며 긍정적 감정은 증대함
- 러너스 하이와 몰입은 매우 비슷하지만 다른 현상이다. 러너스하이는 뇌의 화학적 변화로 희열을 느끼게 되는 반면, 몰입은 뇌의 활성변화로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 몰입하면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한 가지 특이한 현상이 나타남. 하던 일이 수월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아르네 디트리히와 올리버 스톨은 저서 '집중하면 수월해진다'에서 다음과 같이 밝힘
집중력과 행동에 관한 여러 이론은 과제해결에 필요한 요건이 많을수록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가정했다. 즉 뇌의 열량소비와 같은 객관적 노력과 함께 당사자가 느끼는 정신적 노력과 주관적 노력도 더 많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몰입하면 이와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몰입하면 스스로 인지하는 정신적 노력이 감소하며, 때로는 아예 힘이 들지 않는 수준에 이르러 최고의 성과를 거두고도 그것이 자동으로 이루어진 것처름 느껴진다.
이처럼 수월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반복. 달리기와 같은 기술은 많이 연습할수록 반복해서 실시하는 데 소요되는 정신 에너지가 줄어든다.
- 몰입하면 힘들지 않다고 느끼지만 이는 일종의 착각이다. 에너지가 전혀 들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실제로 달리기를 하는 사람은 목표를 달성하고 몰입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집중해야 하며, 그러려면 상당한 에너지가 소요됨. 따라서 몸과 마음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온전히 쏠려 있을 때는 스멀스멀 기어 올라와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잡다한 생각들이 흐려짐. 지금 너무 빨리 달리는 건 아닐까? 속도를 좀 늦추고 나중을 대비해서 힘을 아껴야 할까? 그러기엔 좀 이른가? 등의 생각이 영향을 끼치지 못하도록 달리는 행위 자체만 남는다. 이와 같은 현상이 어떻게 일어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논쟁이 계속되고 있음. 디트리히와 스톨이 밝힌 것처럼 특정한 기술에 숙달되면 암묵적 기억을 통해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암묵적 기억이 행위를 주관하면 생각을 덜 하면서도 더 나은 성과를 얻게 되므로 마치 힘이 들지 않는 것처럼 느껴짐. 이와 더불어, 몰입현상에서 나타나는 여러 특징은 전전두피질의 활성도가 점진적으로 약화하는 것과 관련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임. 뇌의 기준에서 인체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며, 이는 암묵적 기억이 동원되더라도 마찬가지. 따라서 몸을 움직여야 할때, 뇌에서는 필요한 에너지를 모으기 위해 여러 영역의 활성이 감소하는 변화가 일어남. 집중할 대상을 바꾸거나 큰 경기를 앞두고 정신적 준비를 하는 것처럼 달리면서 몸을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면 뇌가 이 같은 에너지 전환을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 어느쪽이든 에너지 전환이 이루어지면 의식상태가 바뀌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미리 판단할 수 있는 귀중한 여유공간이 생긴다.
- 우리의 시간 개념은 전전두피질이 조절함. 따라서 이 부분의 활성이 축소되면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인지하는 능력도 약화됨. 비슷한 이치로, 몰입해서 무언가에 깊이 집중하면 수시로 시계를 들여다보지 않고 하는 일에만 온전히 집중 가능. 몰입상태에서는 집중력을 깨뜨리기 쉬운 '대체 이 짓을 얼마나 더 해야 해?' 같은 부정적 생각들이 끼어들 수 없다.
- 볼입은 세가지 선행단계와 여섯가지 처리 결과를 합한 아홉가지 요소로 구성됨. 선행단계에는 명확한 목표, 해결과제와 기술의 균형, 정확한 피드백이 포함되며, 처리결과는 주의집중, 행동과 인식의 융합, 통제력, 자의식의 상실, 시간개념 왜곡, 자기목적성(내적 동기부여)로 이루어짐
- 자기목적성 성격은 세상과 주변에 호기심이 많고, 그만큼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적극 참여함. 성취감, 무언가를 완수했을 때 찾아오는 기분을 즐기며 목표지향적이다. 성취에 따르는 만족감은 외적으로 인정받거나 무언가를 얻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일군 성공과 그 과정에서 느끼는 자부심에서 비롯됨.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즐기므로, 자신의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활동을 선택해 피드백을 토대로 목표와 성과를 조정해 나감. 또한 피드백을 자신의 현 위치와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정보라고 생각한다.
- 한창 몰입한 상태에서 명확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실 몰입 상태에서는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함. 행복, 슬픔, 불안과 같은 감정은 모두 자기인식에서 비롯하고, 감정을 처리하려면 에너지가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처리해야 할 일에 정신을 모두 집중하면 그같은 감정은 느낄 수 없음. 그러므로 행복을 느끼는 것은 사실 정신이 흐트러지는 것이고, 집중상태에서 벗어났음을 의미. 몰입한 상태에서 어떤 감정을 느낀다면, 그것은 호기심인 경우가 가장 많다. 그렇다고 해서 몰입이 즐겁지 않다는 의미는 아님. 몰입 자체는 즐거움과 만족감을 선사함. 그러나 사건 특이적인 즐거움(달리기를 즐기는 것)과 포괄적인 행복(존재하는 상태 자체로 행복을 느끼는 것)은 다르다.
- 반드시 새로운 도전을 찾아야 몰입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지만, 몰입을 수시로 경험하면 삶이 행복해질 가능성은 매우 크다. 몰입은 그저 기분좋은 경험으로 끝나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계속 시험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함. 모네타와 마이크 박사의 연구에서도 몰입 경험의 빈도가 높으면 개인적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됨. 단, 몰입과 행복은 양방향으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 즉 몰입하면 행복을 느끼지만,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행복을 느낀다고 해서 몰입을 경험할 가능성이 커지지는 않는다. 또한 몰입경험이 전체적 행복감에 끼치는 영향은 그 경험의 깊이보다 경허므이 빈도에 더 크게 좌우된다.
- 보이지 않는 곳에서 뇌가 열량을 보존하고 에너지를 재분배하려고 애쓰는 사이, 완전히 몰입해서 달리는 사람은 일시적 전두엽 기능 저하에 따른 영향을 바로 느낄 수 있다. 갑자기 에너지가 넘치고 운동피질의 원활한 기능 덕분에 발걸음이 더욱 가벼워지며, 적절한 자세로 달릴 수 있음. 심박과 호흡속도도 적정 수준을 유지한다. 한마디로 더 효율적으로, 더 빨리 달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활성이 저하된 뇌 영역도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침. 전전두피질의 활성이 약화되면 현재 경험하는 것을 과도하게 걱정하지 않고, 암묵적 기억의 특성으로 무시해도 괜찮은 사소한 문제는 내버려둔다. 우울증과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도 감소. 몰입과 더불어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내면의 소란스런 상태가 이처럼 가라앉아야 한다. 과거에 실패했던 경험을 상세히 떠올리거나 현재 실패할 가능성을 일일이 따지지 않고 목표에 집중할 때 성공확률은 높아짐. 달리는 도중에 정신을 분산시키는 생각들이 끼어들도록 내버려두면 명시적 기억이 암묵적 기억을 누르고 최상의 성가를 낼 수 있는 능력에 악영향을 끼친다. 암묵적 기억은 오랜 연습을 통해 형성되어 머릿속에 유리한 자세와 전략을 각인시키므로 새삼스레 기억을 꺼내느라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아도 됨. 이것이 자동적 반응으로 발전함. 불안과 과거를 곱씹는 반응에서 헤어나면 자유롭게 호흡하고, 편안하게 움직이고, 평온하게 긍정적 생각을 할 수 있다.
- 최종 목표나 장기목표를 세운 후에는 작은 목표를 세우자. 이를 통해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자기효능감을 키울 수 있다. 자기효능감은 최종목표를 향해 낙관적으로 꾸준히 나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
- 목표를 달성하려면 시간을 얼마나 투자해야 하는지 현실적으로 판단하자
- 기술향상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목표달성에는 신체적 기술과 정신적 기술도 포함된다
- 몰입의 두번째 선행단계인 해결과제와 기술의 균형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 어려운 과제를 수행할 때 몰입을 경험하는 사람도 있고, 보유한 기술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도전을 해야 몰입할 수 있는 사람도 있다.
- 세번째 선행단계인 피드백은 명확해야 하며, 목표와 관련이 있어야 함. 피으백은 내적 피드백(심박, 호흡, 생각)과 외적 피드백(지형, 타인의 지시, GPS 데이터) 등으로 나뉨
- 피드백이 명확하면 목표를 향해잘 나아가고 있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됨. 또한 현재 기량의 수준과 목표를 조정할 때도 활용 가능.
- 중앙관리자 모형은 신체적 기량을 뇌가 조절, 관리한다고 본다. 이같은 조절기전은 뇌와 신체기관이 무리하건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한다.
- 음악과 유산소 운동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에서, 모든 종류의 음악은 중간 강도로 운동을 할 때 힘들다는 인식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남. 이 같은 효과는 음악이 수동적으로 정신을 분산시켜 힘들고 피곤하다는 느낌에 집중하지 못하는 결과로 보임. 음악 특유의 리드미컬한 특징 때문이든 개인적 감상이든 의욕을 고취시키는 음악은 피로가 찾아오는 시점을 늦추고 밖으로 분출하는 힘을 증대시키는 것으로도 확인됌. 이 같은 생리학적 반응은 사람마다 다름. 같은 노래라도 반응은 저마다 다르다.
- 안전이 보장되는 상황이라도 음악이 인간이 가진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창의력을 빼앗는 경우도 많음. 노래 가사나 리듬에 집중하면 생각에 빠질 기회가 사라진다. 평온한 상태에서 달리는 동안 생각이 이리저리 흘러갈 수 있다는 점, 강렬한 몰입경험은 문제해결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타까운 결과라 할 수 있음.
- 직장에서 업무실행 계획에 문제가 생겼거나 글을 써야 하는데 딱 막혀서 진도가 안 나간다고 상상해보자. 문제에서 벗어나려고 아무리 정신 에너지를 쏟아 부어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음. 하지만 그 문제에서 한발 물러나 그 일과 무관한 다른 일에 전념하다가 다시 문제를 살펴보면 해결책이 떠오를 때가 있다. 운이 좋았다거나 우연히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문제와 무관한 일을 하는 동안 무의식이 다양한 선택지 중에 꼭 맞는 담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한 연구에서 그와 같은 숙고의 시간에 인지적으로 과도하게 힘들이지 않고 시간을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는 일을 하면 최상의 성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냄. 크게 힘들이지 않는 달리기는 이런 요건에 완벽히 들어맞음. 음악 대신 달리기 자체에 집중하면 몰입을 경험할 수 있을 정도로 정신 에너지를 아낄 수 있고, 몰입을 통해 창의적 해결책을 떠올릴 수 있다.
- 인간은 천성적으로 경쟁적 존재다. 경쟁을 통해 개개인이 가진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음. 자신과의 경쟁도 강력한 동기가 되지만 다른 사람과의 경쟁이 그보다 훨씬 강한 자극이 됨. 사회적 촉진이론도 이같은 현상을 잘 설명함. 이 이론의 핵심은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혹은 타인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어떤 일을 수행할 때 사람들의 생리학적 활성이 높아진다는 것. 그러나 단순한 운동패턴이 동원되는 숙달된 과제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대체로 잘 수행하지만, 불편하고 까다로운 과제는 잘 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떨리고 긴장되는 현상은 경기 전헤 흔히 발생. 결과가 염려되거나 주변 상황이 불확실해서 걱정이 될 때도 우리는 긴장을 한다. 평온함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선수들도 십중팔구 경기가 시작되기 전 아드레날린이 급작슬 폭발해 그로 인한 여파로 감당할 수 없는 긴장감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많다. 아드레날린은 약효가 변덕스러운 약물과 같음.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차를 번쩍 들어올리는 영웅적 행동을 이끄는 투쟁-도주 호르몬이기고 하지만, 잘못된 타이밍에 과도한 양이 쏟아지면 온몸이 마비상태가 되고 만다. 미국 내분비학회에 따르면 아드레날린은 심박과 혈압을 높이고, 동공을 확장시키며, 갑작스런 움직임에 동원되는 큰 근육 단위로 향하는 혈류를 증가시킴. 그러므로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장 적절한 각성수준을 찾아야 함
- 애쓰지 않아도 집중하는 능력의 가장 흥미로운 특징은 뇌 일부 기능이 저하되면서 얻은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그 순간 가장 필요한 쪽에 더 큰 집중력을 발휘한다는 점. 암묵적 기억으로 처리되는 일들이 많아질수록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일들이 늘어나고, 따라서 집중력이 필요하다는 작은 징후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김. 팔다리를 모두 움직이며 달리는 와중에 과거의 일이나 미래를 염려한다면 자신이 달리는 속도가 조금 느려져도 알아채지 못하고 경쟁자가 저 멀리 앞서간 사실도 깨닫지 못할 수 있다. 반면 달리는 동작이 자동화된 것처럼 이루어지면 몸과 마음, 모든 것이 오직 달리기에만 집중됨. 힘들여 노력하지 않아도 집중하는 능력은 두가지 방식으로 유도할 수 있음. 명상 또는 마음챙김 명상을 연습하는 것이 그중 한가지 방법이다. 초점이 현재로 향하면 내면의 부정적 소음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됨. 자신에게 중요하고 의미있는 달리기라면 매 거리, 매 시간, 매 걸음 달리는 것에만 집중하고 다른 생각을 모두 배제해야 한다. 그래야 온전히 집중하게 되고 몰입도 더욱 가까워진다. 다른 한가지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가진 능력 선에서 최선을 다해 과제를 수행하면서 시간이 흐르면 애쓰지 않아도 자연히 집중하게 될 것이라 굳게 믿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실제로 장시간 집중할 수 있게 되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따질 것도 없을 만큼 자연스레 집중할 수 있게 됨
- 수수께끼처럼 알 수가 없고 역설적인데, 우리는 왜 자꾸 몰입할 방법을 찾게 될까? 공자와 소크라테스가 살던 시대부터 철학자들은 즐거움과 참여, 경험을 가치를 숙고해왔다. 나무를 하고 물을 길어오라는 철학자들의 권고도 여기서 나옴. 심리학자들은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순간은 예기치 못할 때, 되돌려받기를 기대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할 때 찾아온다고 주장해왔다. 몰입은 형체없는 유령과도 같지만 경험하고 나면 삶이 완전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알쏭달쏭한 경험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닌다. 현재를 살아갈 수 있게 되면 과거나 미래가 아닌 바로 지금 일어나는 일에 신경을 쓰게 된다. 후회나 걱정이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완벽히 조화를 이룬다. 그렇게 책이나 대화, 등산, 달리기에 푹 빠져드는 것이다. 그 순간이 지나간 뒤 돌아보면, '그래, 이게 사는 거구나'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 행복은 일시적으로 잠시 추구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님. 개개인에게 주어지는 책임은 쾌락적 즐거움과 에우다이모니아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가고, 두가지 즐거움을 모두 엉망으로 만들어버림. 하지만 그와 같은 상태가 아예 새로운 일상으로 고착되지 않는 한 전반적 행복감을 해치지는 않음. 여가활동은 스트레스 해소 측면에서도, 전체적인 행복감의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므로 절대 간과해서는 안됨. 알렉산더 연구진의 조사에서도 명상을 하는 사람들은 업무에서 느기는 긴장과 전체적인 삶의 불안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남. 여가시간에 어떤 활동으로 즐거움을 얻든, 정신없이 바쁜 기간에도 그러한 활동을 일정에 포함시키면 출퇴근이나 가정에서 도맡아 처리해야 하는 의무 등 일상적 스트레스는 물론 이혼, 실직, 경제적 문제 등 비극적 사건으로 인한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됨
- 학습전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한 분야에서 습득한 기술과 지식을 다른 분야에도 적용 가능. 무의식적인 전이는 간단히 이루어지는 경우로, 집에서 쓰던 키보드가 아닌 도서관 컴퓨터 키보드로도 타자를 칠 수 있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키보드 구성이 몇 군데 다르고 손가락이 닿는 버튼의 크기나 간격도 다를 수 있지만, 큰 문제 없이 타이핑 가능. 반면 의식적인 전이는 기술과 지식을 활용하기 위해 고도의 사고가 필요한 경우를 가리킴. 이 경우 어느정도 시간을 들여서 공통분모라 할 만한 유사성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야 함. 가령 군사전략에 정통한 참전 용사가 미식축구팀 코치를 맡게 된다면 자신이 보유한 지식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해야 할 것임.
- 지도를 맹목적으로 따르거나 내키는 대로, 또는 누가 부탁한다고 해서 무조건 좋다고 응하는 것은 자기목적적 삶과 거리가 멀다. 자기 목적적인 사람은 때때로 속도를 늦추고 물러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안다. 삶은 자칫 번잡해질 수 있으므로 때로는 거절하고 물러나 휴식하고, 명상하고, 산택하고, 자연을 즐기며 만끽하는 법도 배울 필요가 있음. 모든 감각을 활용하여 차분하게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만끽할 줄 아는 능력은 행복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또한 자기목적적인 사람은 마땅이 필요한 고독을 즐길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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