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복 회피는 인류 문화의 근원이다. 흔히 듣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님. 마크 트웨인이 말했듯, '역사는 기껏해야 각운만 맞을 뿐'이다. 이는 서로 다른 시기에 비슷한 것을 내놓긴 해도 세세한 면은 같지 않다는 뜻. 모든 것은 진화한다. 결국 혁신은 필수고 인간은 새로운 걸 요구한다. 균형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뇌는 한편으로는 세상을 예측해 에너지를 절약하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뜻밖의 놀라움이라는 짜릿함을 추구. 우리는 무한 반복을 원하지도 않고 늘 놀라며 살고 싶어하지도 않음. 당신은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사랑의 블랙홀에서처럼 하루가 반복되기를 바라지도 않고, 갑자기 중력이 뒤바뀌어 당신이 천장에 붙어 있는 걸 발견하고 싶어하지도 않음. 이미 아는 것을 이용하는 것과 모르는 것을 탐구하는 것 사이에는 절충점이 존재함
- 외딴 연구실에서 홀로 연구하는 위대한 과학자는 세사에 존재하지 않는다. (에드워드 윌슨)
- 대개 발명은 한순간에 이뤄진다고 상상한다. 발명가에게 갑자기 유레카를 외치는 순간이 찾아오고 놀라운 계시 같은 걸 받는다고 말이다. 사실 기술분야에서 일어나는 괄목할 만한 발전에는 정확한 출발점이 거의 없다. 처음에는 발명을 앞두고 이런저런 사람과 아이디어가 한데 모이면서 힘을 축적한다. 그렇게 몇 개월이나 몇 년을 거치며 그 힘이 점점 강해지고 분명해지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추가되는 것이다. (역사학자 존 거트너)
- 창의력은 그저 이것저것을 연결하는 일이다. 창의적인 사람에게 어떻게 그걸 해냈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자신이 실제로 그것을 한 것이 아니라서 약간의 죄의식 같은 걸 느낀다. 그들은 단지 무언가를 봤을 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이 분명해 보이면 여기에 자신의 경험을 연결해 새로운 것으로 합성한다. (스티브 잡스)
- 피카소는 자기 주변의 원재료를 캐낸 덕분에 자신의 문화를 전인미답의 길로 이끌어갈 수 있었다. 그가 자신에게 영향을 준 것을 찾아냈다고해서 그의 독창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님. 그의 동료들도 그가 접한 자원을 접했지만 누구도 그 영향을 한데 모아 아비뇽의 처녀들 같은 걸작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자연이 현존하는 동물의 변화를 이끌어 새로운 동물을 만들 듯 인간의 뇌도 과거의 전례로 무언가를 만든다. 400여년 전 프랑스의 사상가 겸 수필가 미셸 드 몽테뉴는 이렇게 말했다. "벌이 이 꽃 저 꽃에서 약탈을 해도 일단 꿀을 만들면 그 꿀이 전부 벌의 것이듯 ... 다른 사람에게서 빌려온 작품도 마찬가지다. 그 모든 걸 바구고 뒤섞어 자기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 다른 동물들도 드문드문 창의력을 보이지만 인간만큼 뛰어난 창의력을 보이는 동물은 없다. 무엇이 인간을 그렇게 만들어주는 걸까? 인간의 뇌는 감각적 자극과 반응간의 구역에 보다 많은 뉴런이 있어서 신경회로에 더 많은 추상적 개념과 경로가 생길 수 있음. 더구나 인간은 유난히 사회성이 뛰어나 서로 상호작용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함으로써 서로에게 정신적 씨앗을 뿌린다. 때로 인간의 창의력은 기적처럼 보이지만 실은 서로간의 협려으로 뇌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 대역폭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튜브 엔지니어들은 어떻게 사용자에게 믿을만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을까? 그들의 해결책은 놀랍도록 교묘했다. 유튜브 비디오는 대개 고화질, 표준화질, 저화질의 세가지 해상도로 저장됨. 여기에서 착안한 엔지니어들은 서로 다른 해상도 파일을 마치 목걸이 구슬처럼 아주 짧은 클립으로 쪼개주는 소프트웨어를 고안해냈다. 이 경우 당신이 컴퓨터로 비디오를 스트리밍하는 동안 또 다른 소프트웨어가 순간순간의 대역폭 변동을 추적해 컴퓨터에 필요한 해상도를 제공해줌. 언뜻 중단없이 이어지는 비디오로 보이지만 수천 개의 작은 클립이 서로 연결된 비디오다. 당신은 진주 사이에 섞인 자갈을 알아채지 못하듯 스트리밍 안에 고화질 클립만 충분하면 저화질 클립을 알아채지 못함. 당신은 그저 스트리밍 서비스가 더 좋아졌다고 느낄 뿐이다. 유튜브 엔지니어들은 고화질 스트리밍을 개선하기 위해 비디오를 잘게 잘라 섞었따. 이는 고화질은 100% 품질이 좋아야 한다는 전제에 물음표를 던진 결과다
- 유튜브 스트리밍은 은밀한 창의성의 한가지 사례. 애초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않도록 고안한 그것은 무표정한 포커페이스의 창의성인 셈이다. 기업과 업계에서는 창의성을 보이지 않게 숨기는 경우가 많음. 중요한 것은 어떤 도구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 비디오는 스트리밍을 잘하고 앱은 교통경로를 잘 업데이트하며 스마트워치는 당신이 계단을 얼마나 많이 오르는지 잘 모니터링하면 그만이다. 이처럼 혁신은 스스로를 감추는 경우가 많다
- 세상 건축물의 절반은 콘크리트로 지어졌는데 시멘트는 비바람에 약하고 손상되었을 때 고치기도 힘들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학자들은 자연계로 눈을 돌렸다. 그들은 특정 종의 세귬을 그 세균이 좋아하는 먹이와 함께 콘크리트에 추가. 그 세균은 콘크리트가 온전할 때는 활동하지 않다가 콘크리트에 금이 가면 활동을 시작함. 그들은 자신이 기다리던 먹이를 찾으며 번성해 방해석을 배설하는데 그 방해석이 콘크리트에 생긴 금을 메워줌. 이처럼 독특한 미생물과 건축자재의 결합으로 콘크리트는 스스로를 치유한다.
-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같은 장면을 아주 빠른 속도로 찍되 조리개를 모두 다르게 설정해 각기 다른 양의 빛을 받아들임. 그 결과 사진 가운데 일부는 노출이 부족하고 일부는 과하며 일부는 그 중간. 이때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여러 사진을 결합해서 최적의 국소대비를 이끌어낸다. 최종사진은 서로 다른 사진을 섞어 합친 것으로 흔히 실물보다 더 실물같아 보인다고 한다. 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 다른 노출을 잘 섞은 결과다
- 인간의 생각은 광대한 시간과 공간에 걸쳐 뻗어 있으며, ... 인간의 생각은 그 모든 것을 아우르고 그 모든 것 간의 연결을 찾아내며 그 모든 것을 섞는다. (마크 터너, 인지과학자)
- 전혀 다른 아이디어를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하는 섞기는 혁신의 강력한 추진력이다. 동물의 왕국에선 성적 결합으로 다양한 종이 탄생하지만 그 결합은 늘 같은 시기에 살아있고 유전학적으로 비슷한 동물 파트너간의 결합이라는 제한을 받음. 반면 인간의 마음은 수많은 기억과 감정이 우글대는 거대한 정글과 같아 아이디어간의 결합에 제한이 없다.
- 나사 엔지니어들이 아폴로 13호의 전류로 사령선 배터리를 재충전한 것은 휘기의 사례이고, 피카소가 아비뇽의 처녀들에서 인간의 몸을 변형한 것 역시 휘기다. 나사 엔지니어들이 전기장치를 뜯어낸 것은 쪼개기며 피카소가 평며을 재해석 한것도 쪼개기다. 나사 엔지니어들이 판지와 플라스틱, 양말, 호스 등을 테이프로 붙여 공기필터를 만든 것은 섞기이며, 피카소가 이베리아반도와 아프리카의 가면을 자신의 초상화에 통합한 것도 마찬가지로 섞기다. 원재료는 다르지만 나사 엔지니어들과 피카소는 모두 같은 방식으로 혁신을 했다. 자신들이 알고 있는 것을 휘고, 쪼개고, 섞은 것이다 그 결과 한쪽은 용기있는 구조활동으로, 다른 한쪽은 획기적 미술작품으로 모두 역사에 남았다.
- 창작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행위이자 대중이라는 실험실에서 행해지는 실험이다. 새로운 작품은 문화적 맥락에서 평가받으며 사람들이 어떤 혁신적 작품을 받아들이냐 마느냐는 그 이전에 어떤 작품이 나왔는지 또 그 작품이 그것들과 얼마나 가깝거나 먼지에 달려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어떤 작품이 사회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는지 아니면 사회기준과 거리가 먼지 판단하려 한다. 그러니까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 사이에서 적절한 지점을 찾는 것이다.
- 최초로 전구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에디슨이 아니라 그보다 79년 앞선 험프리 데이비였다. 그렇지만 사상 처음 대량생산이 가능한 전구를 개발한 사람은 끊임없이 옵션을 만들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은 에디슨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최대 약점은 포기하는 것이고 성공에 이르는 가장 확실한 길은 한 번 더 시도하는 것이다."
- 발명가가 어떤 아이디어를 포기할 기회는 셀 수 없이 많다. 내가 15번째 시제품을 만들었을 때 셋째 아이가 태어났다 1627번째에 이르러 내 아내와 나는 그야말로 남아 있는 동전을 세어야 했다. 3727번째에 이르러서는 아내가 돈을 벌기 위해 미술 레슨을 시작했다. 모든 순간이 다 힘들었지만 실패할 때마다 나는 문제해결에 더 다가갔다.
- 모든 사람이 똑같이 생각한다면 아무도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벤저민 프랭클린)
- 단 한가지 이론을 갖고 있는 사람은 위험하다. 그런 사람은 목숨을 걸고 그 이론을 지키려 하기 때문이다. (프랜시스 크릭) 일단 많은 아이디어를 확보한 뒤 그 대부분을 포기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접근법이다.
- 창의력을 높이는 방법은 늘 변하게 마련. 혁신적 방법 자체도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함. 생산성을 높여주는 유일무이한 해결책이란 없다. 구소련 과학자들에게 구글의 개방형 사무실 같은 환경은 주어지지 않았다. 나사의 과학자들은 일할 때 트레이닝복 대신 바지와 셔츠에 넥타이를 맸다. 그러고도 그들은 우주까지 뻗어갔다. 개방형 사무실이 인기를 얻은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개방형 사무실이 정답인 것은 아님. 올바른 것은 변화지향형 문화를 구축하는 것 자체임. 습관이나 관습은 아무리 좋은 의도로 만들고 좋게 받아들여져도 지나치게 경직되면 혁신을 유발함. 시대에 따른 사무실 배치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답이 계속 변한다는 점이다.
- 빌딩 20은 진정한 편의시설에 의문을 제기한다. 똑똑한 사람들이 왜 냉난방을 포기하고, 복도에 카펫을 깔고, 큰 창문을 내고, 멋진 전망을 확보하고, 최첨단 건축가 기분 좋은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는 걸까? 내리닫이 창과 흥미로운 이웃, 튼튼한 바닥 그리고 자유 때문이다. (스튜어트 브랜드, 건물은 어떻게 배우는가)
- 역사적으로 성공한 기업은 어려울 때든 잘나갈 때든 언제나 유연성을 유지함. 애플은 거의 파산 직전에 음악업계에 뛰어들었다. 아이팟 출시 발표회 때 기자는 불과 수십명 밖에 오지 않았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애플은 20억번째 아이튠즈 노래를 팔았고, 수천명의 청중이 스티브 잡스의 휴대전하 업계 진출에 환호했다. AT&T가 전신 분야에서 무선과 온라인 분야로 발전해갔듯 회사가 누가 봐도 진화했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반면 종종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에르메스는 19세기 초 마구와 안장제조업체로 출발. 이후 자동차가 말이 끄는 마차를 대체하자 이 회사는 전혀 다른 고급패션 분야로 방향을 틀었다. 제지회사 노키아는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 대량생산업체가됨. 카드 인쇄업체로 시작한 회사는 택시회사가 되었고, 닌테도는 러브호텔을 운영하다 최종적으로 세계 최대 비디오 게임회사가 됨. 구글을 혈당 모니터링과 자율주행 자동차로 검색엔진 분야와 전혀 다른 틈새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 과거의 틀을 깨는 데는 두가지 교훈이 담겨 있다. 먼저 학생들에게 과거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캐내는 방법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미 나온 것으로 인해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이는 문화유산을 마스터하는 동시에 그 유산을 미완성 상태로 여기라고 가르쳐주는 셈이다.
- 우리가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유산은 늘 두가지 뿐이다. 하나는 뿌리고 다른 하나는 날개다 (괴테)
- 벌집에서 성공적으로 멀리 날아가는 원칙은 피카소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황소 시리즈에 잘 나타나 있음. 두 화가 모두 사실적 이미지로 시작했으나 각기 서로 다른 방향으로 멀리 날아갔다. 피카소는 황소의 몸을 점점 줄여 꼭 필요한 선만 남겼고, 리히텐슈타인은 황소의 몸을 점점 추상화해 색색의 기하학 형태만 남김. 두 황소 시리즈의 마지막 이미지만 보면 원천과 크게 달라진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 학생들이 결과에만 집착하는 것에서 벗어나려면 익숙한 길에서 일탈할 기회를 누려야 한다. 비디오게임에서 사용하는 용어인 샌드박싱은 경쟁하기 전에 먼저 새로운 차원에서 여러 옵션을 시도해 본다는 뜻. 즉 실제로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각종 기술과 전략을 실험해 본다는 의미. 샌드박싱 접근법은 창의적 과제에도 적용 가능. 학생들에게 뭔가 창의적인 일을 다양하게 해보라고 하되 점수를 매기지 않고 그냥 평만 해주는 식이다. 이 경우 학생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골라 완성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옵션을 만들어볼 뿐 아니라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모험할 기회도 얻는다.
- 창의적 예술은 위험감수와 모험을 촉진하는 한 가지 방법이기도 함. "삶에서 우리는 불안감을 피하기 위해 온갖 것을 다 하지만 예술에서는 불안감을 추구해야 한다." (모튼 펠트먼, 미국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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