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생활에서 1987 1019일은 잊을 없는 날입니다. 한국경제신문 외신부(지금의 국제부) 기자로 새벽 당직근무(한국시간은 1020) 하던 당시, 외신 텔렉스가 요란한 경고음을 연신 날리며 뉴욕 증권시장 대폭락 소식을 타전했습니다. 다우존스주가지수가 하룻새 22.6% 폭락한 이날을 언론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블랙 먼데이(black Monday: 암흑의 월요일)’ 불렀습니다. 다우지수는 이날 직전까지 연초보다 40% 치솟는 수직상승 행진을 하고 있었기에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블랙 먼데이원인으로 미국의 재정·무역수지 적자 누적에 대한 위기감 등과 함께 1982 이래 지속됐던 주가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리도 꼽혔습니다. 세계 금융시장은거품은 언젠가, 반드시 꺼진다 혹독한 교훈을 얻었지만, 이후에도 주기적인 대폭락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2008 9월의 뉴욕증시 폭락 때는 리먼브러더스와 베어스턴즈 월가의 상징과도 같던 대형 금융회사들이 퇴장당하기까지 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515일자 A22 기사 반복되는폭락의 역사예언보다 대처가 중요>는 투자자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새겨야 교훈을 일깨워줍니다. “역사는 폭락과 거품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주기적으로 넘치는 것들을 청산해낸다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경험한 세대는 의미를 모른 넘어가고, 새로운 세대는 역사를 쉽게 잊는다.”

이번에는 다르다.” “지금이 바닥이다.” “함께하면 두렵지 않다.” 주식시장에서 자주 나도는 말입니다. 2000 닷컴거품이 증권시장을 휩쓸었을 때도 그랬습니다. 금융경제 해설가 로버트 벡크맨은폭락의 시발점은 항상 시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치가 절대로 떨어질 없다고 믿는 무엇인가에서 시작된다 말합니다.

벡크맨은주변에서 사람들이 무언가 특정 대상에 대해 많이 언급하기 시작하고, 대상을 거래하기 위해 움직인다면 가능한 빨리 거기에서 빠져나오는 좋다 충고합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거래에 뛰어들수록 가격 상승과 함께 인간의 탐욕과 광기도 걷잡을 없게 분출된다는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좋은 뉴스에만 주의를 기울이도록 프로그램된 존재다.”

대폭락이 무서운 것은 그로 인한 타격이 개인을 넘어 경제 전체로 확산되면서 이중삼중의 피해를 오래도록 입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런 재앙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상황을 냉정하게 관찰하고 대처할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합니다. “포커를 치기 시작해서 30분이 지났는데 누가 호구인지 모르면, 당신이 호구다.”

벡크맨은폭락이 일어나는 이유는 우리가 과거로부터 배우려들지 않기 때문이라며그래서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 미래에도 계속 일어나게 되는 이라고 진단합니다. 그러면서자본주의 경제의 바이러스와 같은 폭락이 중증 폐렴으로 발전하지 않고 가벼운 감기로 끝나도록 방법이 있다 말합니다. “예측보다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과거를 통해 어떻게 대처할지 인지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상임논설고문

이학영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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