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범한 말로 비범한 것을 말하라. (쇼펜하우어, 문장론)
- 진리는 간결하게 표현될수록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전한다. (쇼펜하우어, 문장론)
- 21년 6월 허프포스트 일본판의 전 편집장 다케시타 류이치로가 X에 한 기사를 공유했따.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인사이더 편집장이 "한 기수를 600단어 이내로 제한하라"라고 지시했다는 기사였다. 독자의 가독 편의성을 고려한다는 이유였다.
예를 들어 당신은 빠르게 트위터의 타임라인을 확인할 때, 모든 트윗을 꼼꼼히 읽는가? 혹은 친구가 재미있는 기사를 공유하면 첫 글자부터 마지막 글자까지 전부 읽는가? 아마 아닐 것이다.
- 포인트를 세개로 좁혀라.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줄이라는 말을 들어도,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많은 상황에서 메시지를 단 하나로 좁히기는 매우 어렵다. 그렇다면 한 번에 전달해도 되는 메시지의 개수는 최대 몇 개일까?
그 답은 말할 것도 없이 세가지다. 아마 당신도 프레젠테이션 필승법 같은 책이나 기사에서 일단 포인트는 세개입니다, 라고 선언하라는 테크닉을 접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이 세가지 포인트를 가장 잘 활용했다. 그는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혁신적인 제품을 하나가 아니라 세 개 소개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다음과 같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바로 이 세가지죠. 터치로 조작하는 와이드 스크린 아이팟, 혁신적인 휴대전화, 획기적인 인터넷 기기. 아이팟, 전화, 인터넷 커뮤니케이터. 아직도 모르겠나요? 세 가지로 나뉜 게 아닙니다. 사실 하나죠. 이것이 아이폰입니다."
- 문장을 강조할 때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굵게 표시하기
크기 키우기
글씨체 바꾸기
밑줄 긋기
색 바꾸기
배경색 넣기
과도한 강조나 장식은 글쓰기가 서툰 사람일수록 흔히 저지르는 실수다. 특히 파워포인트로 슬라이드를 만들 때 자주 발생한다. 여러가지 색을 사용하거나 글자크기가 제각각이라 정작 중요한 내용이 전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많이 줄었지만, 파워포인트의 애니메이션 효과 역시 많이 사용할수록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흐릿해진다.
- F형태로 화면을 본다.
독자는 글의 도입부만 읽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있다.
구글이 제품을 돋보이게 하는 단어라는 세미자에서 공개한 아이트래킹 데이터다. 독자의 시선을 시각화한 것이다.
F모양을 이루면 가로쓰기 문장의 시작부분, 즉 왼쪽에 시선이 집중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F패턴이라 불리며, 사람이 화면에서 글자를 읽을 때의 특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 볼드체로 강조된 제목은 읽지만, 그 아래 문장 부분은 색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독자가 전혀 읽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인간의 시선을 고려할 때, 가로쓰기의 경우 가장 중요한 내용은 반드시 화면의 왼쪽에서 전달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 광고업계난 IT기업에서는 외래어나 약어, 어려운 마케팅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이런 말을 써도 되는 상황은 상대가 그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경우로 한정된다. 독자중심적 글쓰기에서는 절대 이런 말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주장은 몇가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다. 예를 들어 대니얼 카너먼은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신뢰할 수 있는 지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면, 간단한 단어로도 전달이 충분할 때 복잡한 단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 주장의 근거는 프린스턴대 다니엘 오펜하이머가 작성한 논문 '필요성과 무관한 현학적인 전문용어의 사용, 즉 불필요하게 길고 복잡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의 폐해'에서 찾을 수 있다. 사실 논문 제목 자체가 모든 내용을 대변하고 있지만 오펜하이머는 이 논문에서 "평범한 단어를 불필요하게 현학적인 단어로 표현하면 지적 능력이 오히려 부족해 보이고 신뢰성이 낮게 여겨진다."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쇼펜하우어도 문장론에 수록된 '노력의 결과와 문체'에서 비슷한 주장을 한다. 그는 문필가들이 평범한 개념을 고상한 단어로 감싸고, 지극히 평범한 사상을 과장되게 꾸며 낸 기이한 표현으로 포장하려 애쓴다고 지적하며, 그러한 사람들에 대해 "뇌 속 내용물이 부족하면 이런 겉옷을 입고 싶어 한다."라는 신랄한 비판을 보냈다.
- 진정한 사상가는 모두 자신의 사상을 가능한 한 순수하고, 명쾌하고, 간결하고, 확실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따라서 단순함은 어느 시대나 진리의 특징일 뿐만 아니라, 천재의 특징이기도 했다. (쇼펜하우어, 문장론)
- 독자의 '기억에 남지 않는' 문장의 기술
좋은 문장을 '감성적이고, 센스 있으며, 화제가 될 만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많은 사람은 '기억에 남는, 잊을 수 없는 문장이야말로 좋은 문장이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UX라이팅에서 요구되는 문장의 기술은 반대다. 독자의 기억에 남지 않는 문장의 기술이 요구된다.
위로 밀어서 잠금해제라는 문장을 아이폰 사용자들은 하루에 수십, 수백번 본다. 그러나 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이 문장이 아이폰 사용자를 방해하지 않도록 작성되었기 때문. 기억에 남지 않는 문장을 작성하려면 매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함. 인간은 문장에서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느끼면 그 문장이 잘 안 읽힌다고 생각하고, 나쁜 의미로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