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센티브는 사회적 신호를 바꿀 뿐 아니라 자신에 대해 느끼는 방식도 바꿀 수 있다. 새라는 재활용센터에 갈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대신에, 2달러를 받으려고 귀찮고 힘든 일을 굳이 감수해야 하는지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른다. 달리 표현하면 재활용이 보내는 자기신호를 인센티브가 바꾼 것.
대니얼 핑쿠는 이런 종류의 발견을 가리켜 자신의 저서 드라이브에서 이렇게 언급. "대부분의 사람은 최고의 동기부여 방법이 돈 등으로 보상하는 것, 즉 당근과 채찍법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것은 틀렸다."
지나치게 단순화한 접근법은 틀리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현금이 항상 왕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센티브가 통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인센티브를 설계할 때 관건은 인센티브가 보내는 신호들을 가동하는 동시에 자기 신호와 사회적 신호를 목적하는 방향으로 강화하는 것이다.
- 연구결과에 의하면 도요타 프리우스 구매자의 57%는 자신에 관해 진술해주므로 그 차를 샀다고 대답. 반면 36%만이 연료비절약을 구매이유로 꼽음. 이보다 적은 25%는 적은 배기가스 배출량을 언급. '하이브리드면 대개 프리우스를 떠올린다'는 정곡을 제대로 찌른 기사 제목이었다.
미술린 메이너드는 서두에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다른 하이브리드 모델들은 구매자를 찾으려 허덕이는데, 도요타 프리우스가 유독 크게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메이너드는 이렇게 대답. "구매자들은 자신이 하이브리드를 몰고 있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 전형적인 프리우스 소유자는 프리우스가 지니는 두가지 측면을 즐겼다.
첫째, 자신에게 더욱 만족. (자기에게 보내는 신호)
둘째, 프리우스 클럽 회원자격으로 허머 클럽 회원들을 조롱할 수 있다는 점에 행복을 느낌.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신호)
두가지 신호의 결합은 사회학과 마케팅에서 흔히 일어난다.
간단히 말해 인간에게는 자기표현 욕구가 있으며, 자기 신호와 사회적 신호를 향한 열망이 자기표현 욕구를 부채질 한다. 인간은 무엇을 입을지,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탈지를 선택하는 것을 자기표현의 기회로 사용한다.
- 인센티브를 사용하려면 자기신호와 사회적 신호를 분리하는 것이 중요. 우리가 실시한 레스토랑 실험에서 알 수 있듯 신호는 항상 합산되는 것이 아니며,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사용하면 목표를 비껴갈 수 있다. 두 가지 신호가 상호작용을 해서 합산되느냐 상충하느냐는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인센티브 환경에 주의를 기울여야 함. 인센티브를 제공한 상황에서 두가지 신호가 어떻게 인식되느냐를 파악하는 것이 인센티브를 설계할 때 중요한 요소다.
이때 중요한 점의 하나는 표적집단을 파악하는 것. 허머 운전자는 프리우스 운전자와 매우 다른 신호를 보내고 싶어함. 프리우스의 개선된 디자인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적합한 집단에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목표에 충실했기 때문.
- 음, 이를테면 옳은 일은 실천하기가 힘들고, 나쁜 일은 하는 게 전혀 수고롭지 않은 데다가 임금도 똑같이 받는다면 옳은 일을 하라고 배워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허클베리핀의 모험)
- 소련에서 국영 유리공장들은 유리의 무게를 기준으로 관리자와 직원에게 임금을 지급. 노동자들은 거의 불투명해질 정도로 극히 무거운 유리를 생산했다. 공장장들은 이런 현상을 감지했지만 인센티브에 차원을 추가하지 않고, 그냥 무게기반 인센티브를 크기기반 인센티브로 바꿈. 즉 생산된 유리의 제곱미터를 기준으로 임금지급 방식을 전환.
이 새로운 인센티브는 무거운 유리문제는 해결했지만 다른 문제를 낳았다. 생산된 유리가 지나치게 얇아지면서 운반, 설치과정 중 많이 깨졌다.
- 높은 실패율은 혁신과 관계가 있으므로 실패율을 줄이는 것이 항상 능사는 아니다. 천재의 기원에서 딘 키스 사이먼튼은 가장 창의적인 사람이 가장 많은 아이디어를 시도하기 때문에 가장 많이 실패한다고 주장. 창의적 천재의 성공률은 평범한 천재의 그것보다 높지 않다. 그만큼 더 많이 시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직심리학자 밥 서튼은 실패하는 것을 처벌하지 말고, 행동하지 않은 것을 처벌하라고 제안한다.
- 가장 창의적인 사람과 기업이라고 해서 실패율이 더 낮은 것은 아님. 그들은 경쟁자보다 대가를 더 적게 치르면서 실패를 더 빨리 끝내고 아마도 실패에서 더 많은 교훈을 얻는다. 이렇게 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가장 큰 방해물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일련의 행동에 공개적으로 전력을 기울이고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쏟고 나면, 사실이야 어떻든 스스로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확신하기 시작함. 이런 잘못된 확신을 바로잡는 한가지 방법은 실패하고 있는 프로젝트에서 가급적 일찍 손을 떼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 피터 킴은 머크에서 연구개발 책임자로 임명되었을 때 이런 아이디어에 깊은 관심을 두고 사장 수수로(kill fee, 원래 미사용원고의 집필료를 의미) 개념을 도입. 업무를 시작하고 나서 킴은 자사의 많은 연구자가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잠재적 결과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을 회피하려고 계속 막다른 골목으로 돌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음.
이처럼 대가가 많이 따르는 행동을 줄이고자 킴은 실패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일찌감치 중단하고 새로운 창의적 아이디어로 옮겨가는 연구자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함. 신호가 엇갈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완전히 바꾸기로 하고, 실패를 처벌하지 않고 오히려 실패에 보상하기로 한 것이다.
- 전형적인 트룰로는 돌로 원통형 기단을 쌓은 다음 석회암 타일로 원추형 지붕을 쌓고 덮어 만든다. 모르타르나 시멘트를 바라지 않고 지은 트룰로는 빨리 해체할 수 있다. 사실상 신속히 해체하기 위해 지은 집으로, 지붕 꼭대기에 있는 돌을 들어내면 지붕 전체가 주저앉았다.
어째서 이토록 위태로운 집에서 살려고 할까? 당시 나폴리의 왕 로베르토(1309-1343)는 건축물 사용 용도에 따라 세금을 거두었다. 지붕이 있는 건축물은 집으로 간주해 무거운 세금을 부과했다. 그래서 풀리아 농부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세금징수원이 마을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자마자 재빨리 지붕을 해체해 무거운 세금을 피한 것이다. 일단 세금징수원이 다음 마을로 가면 해체된 지붕을 다시 올리고 그 집에서 그대로 생활했다. 건축형태에 근거해 세금을 징수하면서 다른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건축행위가 생겨난 것이다.
- 일부 창문을 벽돌로 막은 이유를 추측할 수 있는가? 악명 높았떤 세금으로알려진 창문세는 1696년 영국에서 처음 제정되어 18-19세기에는 프랑스, 아일랜드, 스코틀랜드에서도 실시됐다. 창문세가 실시될 당시 집 창문이 소유주의 재산수준을 반영한다고 간주했다. 즉 창문세는 부자일수록 더 큰 집을 소유하고 창문도 더 많다는 논리에 따라 제정된 법이었다. 정부는 재산이 많을수록 세금을 더 많이 내는 누진적 재산세 제도를 만들고 싶어했다.
어느 시점에 이르자 관리들은 창문세 관련 세수가 줄어들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알고 보니 건물주들이 벽돌로 창문을 막고, 새로 건물을 지을 때는 창문수를 줄였다. 이 영리한 해결방법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금징수 구간과 세율을 이해해야 한다. 창문이 10-14개인 집은 창당 6펜스, 창문이 15-19개인 집은 창당 9펜스, 창문이 20개 이상인 집은 창당 1실링을 내야했다. 창문세를 징수한 기간의 세금기록을 조사해보면 전체 건물 중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건물의 창문수가 신기하게도 9개, 14개, 19개였다. 시민들이 나쁜 세금제도의 빈틈을 찾아내서 창의성을 발휘해 세금을 피한 것.
흥미롭게도 매우 부유한 사람들은 반대로 행동했다.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많은 창문을 달아 부를 과시. 이것은 인센티브를 사용하면 다른 사람에게 매우 쉽게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사례다 이 경우에는 인센티브가 집주인의 부를 알리는 데 기여했다.
- 단순한 창의적 사고를 통해 고객을 훨씬 더 행복하게 하고, 기업의 이익을 물론이고 인센티브의 효과가 향상될 수 있따. 어떻게 하면 레드핀이 제공하는 인센티브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까? 우선, 이사한 뒤 몇 달 동안 지역 인테리어 소매업체에서 쓸 비용처럼, 새로 이사한 집에 사용할 비용의 형태로 환불해 주는 것이다. 홈디포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 카드를 받았다면 케이티는 훨씬 더 고마워했을 것이다.
사실에는 멋이 없다. "저희를 통해 자동차를 사시면 450달러를 할인해 드립니다."라는 구호에는 이야기가 없다. 인센티브에 관한 해석을 소비자에게 맡기면 결국 소비자가 좋아하지 않는 이야기로 끝날 수 있다. 인센티브가 전하는 이야기를 능동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 직원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한 결과 심리적 통찰력을 노동시장에 적용해 계약조건 구성을 간단하게 바꾸기만 해도 노동 생산성을 장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적합한 심리원칙을 활용해 인센티브를 구성하면 당신이 보내는 신호가 더욱 효과적이고 강력해질 것이다. 인센티브는 이야기를 구성한다. '나는 보상을 얻기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이다'라는 이야기에 담긴 동기는 '나는 보상을 잃지 않기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이다.'라는 이야기에 담긴 동기보다 약하다. 이야기를 통제하면 사람들은 보상을 이미 받았지만 자신들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그 보상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느끼는데, 사람들을 이렇게 느끼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몹시 부담스러운 심리적 계좌에서 인센티브를 설정하려면 이야기를 바꿔주면 되고, 이로 인해 투자수익률은 높아진다.
- 온광효과는 자기 신호 전달의 훌륭한 예로, 타인을 돕거나 기부행위를 하거나 자원봉사를 함으로써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신호를 자신에게 보내고 따라서 자기 이미지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올라간다. 증거를 보저라도 이런 온광효과를 지배하는 요소는 결과의 규모라기보다는 대부분 타인을 돕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이다. 타인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스스로 인식하면, 도움의 실질적인 정도와 상관없이 따뜻한 빛에서 발산되는 긍정적 자기신호를 경험할 수 있다.
의용소방대가 확산되고 성공하는 현상도 이런 내재적 동기부여의 영향력을 반영한다. 이름이 암시하듯 대부분 의용소방대원은 급여를 받지 않고 긴급호울이 있을 때만 출동한다.
- 협상에서는 호의를 주고받는 것이 공정한 태도로 여겨진다. 내가 한발 물러서면 상대도 한발 물러서는 것이다.
첫 호가를 좀 더 높게 부르면 매수인이 수락할 때까지 호가를 조금씩 낮춰 부르며 줄다리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첫 호가를 낮게, 즉 80만불로 부르고 협상을 시도함녀 매도인 입장에서는 첫 세가지 신호는 물론이고 네번째 신호도 활용할 수 없다. 당신은 가격을 많이 깎아줄 수 없고, 제니퍼는 훨씬 더 낮은 반대제안을 거둬들이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러면 양측 모두 씁쓸한 심정으로 협상테이블을 떠날지 모른다. 이것은 결코 바람직한 결과가 아니다.
앞에서 호가는 공격적이지만 합리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합리적 호가의 조건은 무엇일까? 앞에서 말했듯 호가가 너무 높아서 매수인이 달아나면 어떤 신호도 소용이 없다. 매수인이 들어서 놀라더라도 협상 테이블을 떠나지 않아야 합리적 호가다. 성공하는 리더를 위한 합리적 협상법의 공동저자 마거릿 닐이 말했듯, 첫 호가는 그냥 미친쪽이어야 한다.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제대예측 2025 2029 (1) | 2025.04.13 |
---|---|
트리플 버블 (0) | 2025.03.22 |
적자의 본질 (0) | 2025.02.07 |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0) | 2025.01.11 |
경제학의 모험 (0) | 2025.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