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인간의 탄생

심리 2021. 11. 24. 12:28

- 중앙난방의 최종적인 승리는 오랜 세월에 걸쳐 진행되었다. 우리가 아는 한 중앙난방은 이미 고대 그리스 시절에 발명되었 으며, 고대 로마에서 한층 발전했다. 예를 들어 놀라울 정도로 보존이 잘 되어 있는 이탈리아 폼페이 스타비아 목욕탕Stabian Baths은 이른바 현대적 바닥 난방과 비슷한 온돌식이었다. 작 은 기둥으로 바닥을 약 68~89 센티미터 떠받치도록 시공한 다 음, 그 빈 곳에 뜨거운 공기를 순환시켜 바닥을 따뜻하게 데운 것이다. 그러나 문명사회에서 나타났던 다른 많은 발전들이 시 대가 바뀔 때마다 그랬던 것처럼, 중앙난방과 온돌 체계도 로마 제국이 몰락하고 유럽에서 암흑시대가 시작되면서 사라지고 말았다. 사람들은 다시 예전처럼 침대를 함께 쓰면서 몸을 밀착한 채로 체온을 나누며 서로에게 의존해야 했다. 19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중앙난방이 다시 등장해 우리가 사는 집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중앙난방과 관련된 여러 기술이 발전한 덕분에, 오늘날 선진국으로 일컬어지는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조상들보다 다른 사람의 신체에 밀착해 체온을 나누어야 할 필요성을 덜 느끼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성인은 친밀한 사람들이 (적어도 보온이나 난방 문제와 관련해) 자기에게 필요한 시간과 장소에 있을지 어떨 지를 평가하는 '사회적 기상 예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 현대인은 과연 한층 독립적이고 자유롭다고 느낄까? 연 결성을 찾고자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줄었을까? 한곳에 옹송그리며 모여 자는 생활 습관이 사라짐에 따라 사 람들과 그들이 살아가는 사회는 과연 얼마나 바뀌었을지 따져 본 연구는 전혀 없다. 따라서 우리는 그저 그 질문들에 대한 대 답을 상상해볼 뿐이다. 그러나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우리 뇌의 기본적인 배선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심리적 온 기와 생리적 온기 사이의 신경 연결neural link 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 뇌에 깊숙이 각인되어 있다. 쥐가 그렇듯이 말이다. 인간 은 적어도 대부분 아득함과 사랑받음이 동일한 개념임을 지금도 여전히 어린 시절에 배운다.
-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이 보편적으로 인정받은 적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튜링 역시 인간과 기계가 '생각하는 방식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최종적으로 주장하지 않았다. 튜링은 인풋과 아웃풋만을 근거로 할 때, 인간이 수행한 인지의 ‘결과물product’을 컴퓨터가 수행한 인지의 결과물과 구분할 수 없다고 주장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기계와 인간 둘 다 “생각한 다”고만 말하는 게 옳다. 튜링은 문제 해결에 알고리즘을 적용 할 수 있는 어떤 가상의 기계를 묘사했을 뿐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디지털 컴퓨터의 세 가지 주요한 요소를 파악함으로써 현 대 컴퓨터과학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했다. 그가 파악한 세 가지 요소는 바로 저장 장치, 실행 장치 그리고 제어 장치다. 이 튜링 기계는 인간 정신을 비유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널리 사용 되어 왔다.
데카르트는 뇌 속 송과체를 영혼이 깃들어 있는 곳이라 생각 했다. 그러나 튜링은 데카르트와는 다르게, 인간의 정신을 관장하는 이런저런 인체 기관들을 자기가 설명했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튜링 기계의 세 가지 요소가 인지 과정을 설명하는 어떤 비유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들은 해부학적 차원의 개 념도 생리적 차원의 개념도 아니다. 아닌 게 아니라 튜링에게 인간 정신은 여전히 내용을 알 수 없는 블랙박스, 즉 데이터가 승인을 거친 뒤에 들어가고 또 그 결과들(즉 '생각')이 나오는 블랙박스로만 남아 있었다.
이 모든 사실 가운데 그 어떤 것도 심신이원론 혹은 데카르트 의 이원론이 잘못되었음을 뜻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에 이루 어진 여러 연구는, 인간 정신이 신체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실행 단위만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즉 '배에 타고 있는 조타수'만은 아니고 '배의 한 부분으로서의 조타수'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이 여전히 20세기 행동주의를 지배하 던 상황에서 제임스는 이미 장차 체화된 인지'로 불리게 될 이론을 정립했다. 체화된 인지는 인지의 많은 특성이 신체의 여 러 측면에 의해 영향을 받거나 형성된다는 이론이다. 폴란드 태생의 미국 사회심리학자 로버트 자완스Robert Zajonc와 문화심 리학 분야 개척자인 사회심리학자 헤이즐 마커스 Hazel Markus는 1984년에 감정이 신체 반응을 유발한다는 전통적인 발상에 대 한 제임스의 문제 제기에 담긴 의미를 파고들었다. 하나드도 그 기호들은 단지 우리의 감각들에 직접 투영된 것일 뿐이라며 유사한 주장을 펼쳤다. 즉 우리가 따뜻한 차가 담긴 컵을 손으로 쥘 때, 찻잔에서 느껴지는 온기는 인체에서 열기를 감지하는 일을 맡고 있는 온도조절장치에 의해 재현된다'는 말이었다.
사실상 자욘스와 마커스 그리고 하나드는 모두 제임스 버전 의 체화된 인지 개념을 기호와 의미를 연결하는 기호 접지 문 제를 해결하는 데 적용했다. 그들은 인간이 생리적 연관성을 가 지고서 감정과 인식을 재현한다고 보았다. 이런 이유로 행복할 때 우리는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광대 근육이 활성화되며, 생각이 아니라 이 활성화된 근육이야말로 행복하다는 그 감정이 재현된 것이라 할 수 있다.23 짐작건대 이미 오래전에 죽고 없는 제임스 역시 우리가 행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소를 짓는 게 아니라, 우리가 미소를 짓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할 것이다.
- 게으름뱅이가 느린 삶을 살아가듯이, 외온동물은 내온동물보다 훨씬 늦은 생애 단계에 후손을 낳는 경향이 있다. 그만큼 후 손을 낳기까지의 성장 기간이 길다는 뜻이다. 게다가 외온동물 은 음식에만 의존하지 않고 주변 환경의 열에너지를 이용해 신 진대사를 촉진하고 열을 생성할 수 있으므로, 살아가기에 적절 한 환경을 찾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내온동물보다 한층 더 유연 하다. 한편 빠른 속도로 살아가는 내온동물이 느린 삶을 즐기는 외 온동물과 같은 유연성을 갖추려면 동료 집단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신중한 내온동물은 늘 자기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 대해나간다. 혼자서 찾을 수 있는 식량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 기가 가진 독립성을 일정 부분 떼어내 사회적 체온 조절이라는 종목에 투자한다. 달리 말하면 다른 개체들의 따뜻한 몸에서 비 롯되는 에너지에 의존한다. 사실 내온동물은 다른 개체들에 지속적으로 의존할수록 좋다.
- 내온성은 에너지 수요가 높아 환경에 대한 유연성과 개인적 독립성이 제한된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내온성의 생 활 방식은 놀라운 반대급부를 가져다준다. 고온에서는 화학반 응이 한층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며, 체온이 상대적으로 안정되 어 있음에 따라 효소들은 한층 효율적으로 작용한다. 이런 이유 로 포유류와 조류는 양서류나 파충류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 준의 활동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 두 집단의 차이는 기온이 내려갈 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기온이 매우 낮은 겨울날에 거북이를 키우는 친구 집을 방문해 보면, 거북이가 얼마나 느리게 움직이는지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온이 높은 여름에는 이 거북이가 놀랍도록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거북이가 진짜로 달린다!) 따뜻해진 근육이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수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따뜻해 나들이하기에 좋은 날에 파리가 가장 극성스러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 갈색지방조직 활성 화에 의한 열 생성은 설치류 단계에서 추위 때문에 유도된, 열 생성을 위한 조절 메커니즘이라는 주장이 지금까지의 정설이 라는 것이다. 즉 갈색지방조직은 열 생성 조직으로서 추위에 노 출될 때 활성화되는데, 이것은 쥐에게서뿐만 아니라 사람에게 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람은 펭귄이기도 하지만 쥐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은, 갈색지방조직이 인체 지방질 기관 의 유일한 구성 요소가 아니며, 인체 지방질 기관은 주로 백색 지방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백색지방조직은 에너지 를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되며, 성인 남자와 성인 여자의 경우 몸무게 가운데 각각 20퍼센트와 25퍼센트를 차지한다. 피부 아래에 있는 백색지방조직은 일종의 단열재 역할을 한다. 그러나 백색지방조직은 갈색지방조직과는 다르게 열 생성에 관여하지 않는다. 게다가 백색지방조직에는 갈색지방조직보다 모세혈관 이 적게 배치되어 있다. 모세혈관이 한층 많이 배치된 갈색지방 조직은 자기가 생성한 열을 몸 전체로 전달한다.
- 인체 겉껍질의 열 감지 뉴런들은 온각수용기warm receptor와 냉각수용기 cold receptor로 나뉜다. 냉각수용기는 대략 영하 5도 에서 영상 43도 범위 안에서 반응하고, 온각수용기는 30도를 넘을 때만 작동한다. 그런데 냉각수용기가 온각수용기보다 열 배 가까이 넓은 범위의 온도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 다. 인체 겉껍질, 즉 피부 바깥 온도를 측정할 때는 보통 뜨거운 온도보다는 차가운 온도를 감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말하 자면 우리가 열기를 감지하는 방식과 냉기를 감지하는 방식 사 이에 뚜렷한 불균형이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의 피부, 즉 겉껍질에는 온각수용기보다는 냉각수용기가 더 많은데, 이것은 주변 온도가 내려가는 상황을 감지하는 것 이 피부의 주된 임무로 설정되어 있다는 뜻이다. 뇌(내핵)에서 는 열 수용기 heat receptor가 냉각수용기보다 더 많은데, 이것은 뇌는 기본적으로 심부 체온이 내려가는 것보다는 올라가는 것 을 감지하도록 설정되어 있다는 뜻이다. 체온이 올라가는 상황 은 내려가는 상황보다 한층 더 긴박하고 위험하기에, 체온 상 승을 감지할 때는 재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난로처럼 뜨거운 물체에 무심코 손을 댔을 때 반사적으로 손을 떼는 게 그렇다. 체온이 올라갈 때 체온을 낮추는 대응은 즉각적으로 해 야 한다. 이와 달리 체온이 내려갈 때 체온을 높이는 대응은 상 대적으로 덜 위험하며, 따라서 긴급성도 떨어진다.
- 체온 조절을 추동하는 힘이 사회적 자본을 토대로 한 예측 행동을 촉진하는 경우, (예를 들면 펭귄이 온기를 얻으려고 다른 펭귄을 찾을 때나 인간이 친구나 연인의 온기에 의존할 때) 체화된 인지는 적응 행동 계획을 일러준다. 펭귄이나 사람 둘 다 에너지 형태 로 주어지는 배당금을 벌기 위해 사회적 자본에 투자한다. 이 렇게 얻은 에너지는 내온동물의 열 생성 과정에 필요한 연료가 되는 음식을 찾거나 혹은 허들링 동료들을 확보하는 데 직접적 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인간 경우에 체온 조절의 절박함은 '따뜻 한 사람과 함께 있고 싶다는 열망 그리고 따돌림을 당해 혼자 '쓸쓸하게 버림받는 상황을 회피하겠다는 열망에서 비롯된 사회적 생각과 정서의 한층 추상적인 패턴을 낳는다.
- 그렇지만 정신 차리자. 3장에서 보았듯이 우리 인간은 내온 동물로 열심히 일하는 자연판 투자은행가다. 인간은 내부의 에 너지 자산을 모으려고 언제나 바쁘고 부지런하게 움직인다. 반 면에 자연판 느긋한 게으름뱅이인 외온동물은 자기에게 필요 한 열에너지를 모두 신체 외부의 환경에서 공짜로 얻는다.
그렇다. 그들은 게으른 생활 방식 때문에 진화적인 선택권과 개인적인 선택권을 제한받지만 에너지 소모는 훨씬 적다. 인간 관점에서 보자면, 활동성이 높은 것이 낮은 것보다 낫다. 그러 나 이것은 우리 종의 편견이 개입된 관점이다. 그처럼 높은 활 동성을 유지하려면 에너지 비용을 한층 더 비싸게 물어야 한다. 내온동물이 하는 전체 활동 가운데 많은 부분이 그 활동에 필요한 연료를 구하는 것이다. 아주 잠깐이라도 인간 관점의 편견 을 내려놓는다면, 내온성과 외온성은 동일한 경제적 문제를 제 나름의 비용편익분석을 토대로 해결하려는 두 가지 접근법임 을 알 수 있다. | 체온 조절에서 행동의 경제는 때로 극단적으로까지 보이는 조치들을 요구한다. 물론 인간 관점에서 보자면 그렇다는 말이 다. 몇몇 포유동물들은 필수적으로 동면을 한다. 주변 온도나 먹 이 희소성과 상관없이 해마다 일정 기간 동면을 하는 것이다. 또 어떤 포유동물들은 선택적으로 동면을 하는데, 이들은 날씨 나 먹이 희소성에 대응해 동면에 들어간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 면 외온동물은 동면을 하지 않지만, 이들 가운데 많은 종이 날씨가 춥거나 산소 확보가 어려워 신진대사가 위축될 때 비활동상태로 들어간다. 섭취하는 에너지보다 적은 에너지를 소모하 는 행동의 경제를 지지하기 위해, 활동성과 의식성을 희생해야 하는 이런 낮은 수준의 진화적 발달을 놓고 이들을 얕잡아 보 거나 욕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전에 먼저 우리 인간이 인생의 3분의 1을 잠을 자는 것으로 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든 날 마다 잠을 자야 정상적으로 활동한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 베르크만은 자기가 관찰한 내용을 이론적으로 설명했다. 체 구가 큰 동물은 체구가 작은 동물보다 신체 부피, 즉 체구 대비 체표면적 비율이 낮고, 단위 부피당 체열 발산량이 적다. 그렇 기 때문에 체구가 큰 동물의 심부 체온은 추운 기후에도 여전 히 따뜻한 상태로 유지된다. 그러나 따뜻한 기후에 사는 유기체 는 체내 신진대사로 생성되는 열을 되도록 빨리 발산해야 한다. 체구 대비 체표면적 비율이 높은 체구 작은 동물이 체구가 큰 동물보다 남아도는 열을 한층 효과적으로 발산한다. | 베르크만의 법칙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심오한 체온 조절 적응 수단이 체구, 즉 신체 크기임을 증명해준다. 다른 대형 포 유동물들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체온 조절 원리는 인간에게도 적용된다. 적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지역, 다시 말해 극지방 과 가장 가까운 지역에 사는 개체군은 일반적으로 적도 가까이 사는 개체군보다 체구가 크다. 
- 버빗원숭이는 펭귄과 마찬가지로 규모가 큰 사회관계망을 형성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안다. 실제로 인간의 갓난 아기가 엄마의 따뜻한 보살핌의 손길을 갈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새끼 시절인 생애 초기에 버빗원숭이 뇌의 어떤 부분은 '예측 기계'가 된다. 새끼 버빗원숭이는 근접한 신체 접촉과 그 루밍이라는 방식으로 다른 개체들에 의존함으로써 몸을 따뜻 하게 유지할 수 있음을 이 기계를 통해 깨닫는다. 대규모 관계 망 속에서 고도로 애착된 버빗원숭이는 혼자 떨어져 있는 개체 보다 체온이 낮다. 버빗원숭이 사회에 애착된 이 동물은 필요할 때 다른 개체들이 자기 몸을 따뜻하게 데워줄 것으로 예측한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러나 어린 시절의 애착은 성숙해가는 과정에서 이루어 지는 여러 가지 사회적 경험에 의해 발전하고 강화되며, 또 서 로 잘 연결된 버빗원숭이 사회의 체온조절장치 설정 온도를 떨 어뜨리고, 정상적인 체온 범위를 낮추어 신진대사에 필요한 에 너지를 한결 쉽게 보존할 수 있게 된다고 추론할 수 있다. 버빗원숭이 '사회'는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가장 비용 효율적인 행동 을 선택하는 행동의 경제가 용이하게 작동하도록 할 목적으로 존재하고, 개별 개체는 이 행동의 경제에 기여하기도 하고 그것 으로부터 혜택을 받기도 한다.
- 인간 진화에서 뚜렷하게 드러난 보편적 특징 가운데 '젖살' 이라 불리는 해부학적 특성이 있는데, 이것은 갈색지방조직과 관련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을 털어놓는다면, 젖살은 아기들을 귀엽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특성들 가운데 하나다. 어쩌면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아기를 보면 안고 싶다거나 들어 올리고 싶다거나 하는 충동에 사로잡히는지도 모른다. 아기의 이 귀여 움은 진화와 관련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 신생아 경우에 갈색지방조직이 몸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은 5퍼센트나 된다. 이것이 등에, 특히 척추 중간부터 시작해 어깨 주변에 주로 분포한다는 점은 객관적인 수치로 드러난다. 여기에서 우리는 체지방이 일종의 절연체로 작용하고, 또 에너 지를 저장한다는 점에서 저체온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는 사실을 추론할 수 있다.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는 대부분 별 도의 온기를 필요로 하는데, 병원에서 이런 아기를 인큐베이터 에 넣는 데는 절박한 이유가 있다. 저체온증은 미숙아 사망의 주된 원인이다. 미숙아는 정상아보다 체구가 작을 뿐만 아니라 체지방이 적어 체격이 호리호리하다.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아기를 보면 안고 싶다거나 들어 올리고 싶다거나 하는 충동에 사로잡히는지도 모른다. 아기의 이 귀여움은 진화와 관련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 신생아 경우에 갈색지방조직이 몸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은 5퍼센트나 된다. 이것이 등에, 특히 척추 중간부터 시작해 어깨 주변에 주로 분포한다는 점은 객관적인 수치로 드러난다. 여기에서 우리는 체지방이 일종의 절연체로 작용하고, 또 에너 지를 저장한다는 점에서 저체온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는 사실을 추론할 수 있다.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는 대부분 별 도의 온기를 필요로 하는데, 병원에서 이런 아기를 인큐베이터 에 넣는 데는 절박한 이유가 있다. 저체온증은 미숙아 사망의 주된 원인이다. 미숙아는 정상아보다 체구가 작을 뿐만 아니라 체지방이 적어 체격이 호리호리하다.
- 심리학자들은 심리학의 이론적 발상들을 적용해 현실적이고 예측 가능한 결과물을 내놓으라는 요청을 자주 받는다. 나는 마 케팅 담당자들에게 따뜻하고 집단적인 브랜드 제품을 만들려 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따뜻함과 신뢰성 에 대한 인식을 유도함으로써 더 잘 팔리도록 하려면 제품이나 브랜드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 또 긍정적인 집단 연대감을 유도하려면 제품이나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이 질문들에 내가 일차적으로 해줄 수 있는 간단한 대답은 단지 신뢰성이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신뢰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논문 우발적인 저체온증의 저자들이 '적절한 적응 행동'의 부족에 붙였던 명칭도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이상탈의異常脫衣, paradoxical undressing' 현상이 저체온증 환자들 사이에서 폭넓게 나타났다. 이 논문은 그런 현상을 “환자들은 사망하기 직전에 체온 조절 체계의 붕괴를 어떻게든 제어하려 는 노력의 하나로 옷을 벗는다”고 설명했다. 만취 상태도 이상 탈의 위험을 높여 위험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에 당신의 친구가 이 술집 저 술집으로 돌아다니며 술을 너무 많이 마실 때를 대비해 꼭 기억해두기 바란다.)
- 체온이 적정한 범위에서 벗어남으로써 발생하는 심각한 신체적 결과가 무엇이든 간에, 환자의 느낌은 체온 조절에 상당 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01년에 발표된 어떤 연구는 특히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한 심부 체온 상승의 여러 메커니즘과 중재 장치를 규명하고자 했다. 연구자들은 '심인성 발열psychogenic fever’과 관련된 다수의 사례 보고서가 있긴 하지만,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부 체온을 어떤 식으로 높이는지는(혹은 과연 높이기는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 2011년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는 멜라토닌 분비 시작점과 수면 중간 시점 외에도 최저 심부 체온이라는 변수를 추가해 연 구의 지평을 한층 더 넓혔다. 이 연구는 24시간 주기 불량 상태가 한층 복잡해, 이전에 학계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체계를 포함함을 암시했다. 연구자들은 주요우울장애를 앓는 환자들에게서 24시간 주기 불량과 우울증 심각성 사이 초기 관계를 재현할 수 있었다. 수면 중간 시점과 심부 체온 최저점 사이 불일치가 한층 더 심각한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 냈다. 더 나아가 이 우울증 증상 강도와 멜라토닌 분비 시작점, 최저 심부 체온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존재한다는 예비적인 증거도 발견했다.
따라서 24시간 주기가 수면 중간 시점, 멜라토닌 분비 시작점, 최저 심부 체온이라는 세 가지 요소 가운데 하나와 어긋날 때 우울 장애가 나타날 수 있었다. 이런 통찰을 통해 우리는 시상하부를 체내 온도조절장치로서가 아니라 이 장치의 위대한 통합자로 바라보게 되었다. 시상하부라는 작은 뇌 구조의 여러 영역이 체온, 피로감, 수면, 24시간 주기, 배고픔, 갈증 그리고 애착 행동의 다양한 측면 등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놀랍기짝이 없다. 
- 날씨가 우리의 정서와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많은 사람이 우울한 감정은 길고 춥고 우 중충한 겨울과 강한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핀란드 에서는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은 봄철이 시작될 무렵에 자살률 이 크게 증가한다. 핀란드인의 자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자 살률 증가와 상관성이 있는 것은 내려가는 기온이 아니라 올라 가는 일조량이다. 특정한 행동을 촉발하는 것은 단지 온도만이 아니라는 말이다. (사실 이 논문은, 온도는 자살 건수와 최소한의 관련 성을 가질 뿐이라 지적한다.) 이 경우에 갈색지방조직을 가지고서 그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길고 추운 겨울이 지나고 기온이 갑 작스럽게 따뜻해진 조건에서, 갈색지방조직 활성화가 체온 조 절 메커니즘을 깨뜨리는 바람에 자살 위험이 커졌다고 볼 수있다.
- 다른 많은 것들 가운데서도 우리는 특 히 적도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사는 사람일수록 사회적 다양 성 점수가 높다는 점을 발견했다. 적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수 록 기온은 덜 온난해진다. 적어도 기온이 내려가는 것만큼은 분 명하다. 이 사실이 웨이 팀의 연구가 발견한 사실, 즉 덜 온화한 기후 환경에 사는 사람들이 온화한 기후 환경에 사는 사람들보 다 사교성,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개방성, 외향성 등의 점수가 높 다는 사실을 경향적으로 반박할 수 있을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웨이 팀의 연구를 두고서 온화한 기후가 상대적으로 긍정 적인 성향을 만든다는 결론을 이끌어낼 순 있다. 그러나 한층 더 흥미로운 결론은 덜 온화한 기후 환경에 사는 사람들이 환 경에 기민하게 적응한다는 것이다.
- 내가 웨이 팀의 연구에서 배운 것은, 덜 온화한 기후 환경에 사는 사람들이 기후에 더 잘 적응한다는 사실이다. 매우 친밀하 고 사랑하는 사람들부터 낯선 사람의 경우처럼 호의를 보여야 하는 관계, 혹은 은행원과 같이 금융 거래에 기초한 관계에 이 르는 온갖 다양한 인간관계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 구나 반드시 '멋진 사람이어야만 할까? 유럽 자본주의가 태동 한 곳인 네덜란드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로서는 '아니다'라고 말 할 수밖에 없다.
남극의 극단적인 환경 조건이 펭귄으로 하여금 허들링이라 는 사회적 체온 조절 수단을 활용하게 했다. 펭귄의 허들링은 대규모 집단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현대인은 관계망 크기보다는 관계망 다양성을 가지고 사회적 체온 조절을 한다. 사람들이 구성하는 집단의 다양성은 한층 더 복잡한 관계 형성으로 이어 지며, 이 관계들이 모든 사람에게 매우 사교적인 모습은 말할 것도 없고 '멋진 모습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관계망 다 양성이 덜 온화한 기후 환경에 대한 일종의 사회적 적응인 이상, 웨이 팀의 연구는 우리가 '인간적인 펭귄 프로젝트'에서 발견한 사실들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 “과학은 인간이 지금까지 관여했던 수많은 시도 가운데,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가장 성공한 시도다." (피터 메더워, 『과학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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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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