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컷 공작이 자신의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기꺼이 과중한 비용을 감내하려는 이유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의 생식 가능성이 거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도 똑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메신저가 자신의 부와 지위를 드러내는 능력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대접에 영향을 끼친다. 그런 과시를 천박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런 사람조차도 과시적 신호에 면역이 돼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두브 와 그로스의 심리학과 학생들은 고급 차량이라고 해서 마음이 흔들리 는 일은 없을 거라 여겼다. 오히려 고급 차에 더 가혹하게 굴 거라고 장담하는 학생도 있었다. 그러나 실험 결과는 달랐다.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각종 혜택들을 보면 왜 고급 제품과 사치품을 기꺼이 사려고 드는지 이해가 된다. 이런 태도는 대개 실제 지불 능력과는 관계없이 주로 타인과 비교해서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드러내고자 하는 필요에 의해 나타난다. 개발도상 국의 저소득층이라도 고급 브랜드 상품은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입하 려 든다. 한 연구진이 볼리비아의 저소득층 가정에 상표만 다를 뿐 내 용물은 똑같은 두 가지 향수를 제시하자 대부분은 일반적인 상표가 붙은 제품 대신 캘빈 클라인 상표가 붙은 제품을 선택했다. 경제적 으로 어려운 상태이고 향수 가격도 더 비쌌지만 자신의 지위를 높일 기회가 눈에 띄자 덥석 붙잡았던 것이다. 지위가 낮은 가난한 집단에 서조차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위를 높여줄 상품을 구입하려 든다.
- 왜 우리는 자연스럽게 계층에 따라 행동할 정도로 계층의 노예 로 사는가? 이 질문을 다루는 데 가장 좋은 시작점은 또 하나의 질문 을 던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왜 종종 입고 있는 옷이나 타고 있는 차 를 통해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과시하는 사람들의 요청을 그런 특 징들이 없는 사람들의 요청보다 더 쉽게 들어주는가? 이런 사치품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은 오히려 남들의 도움이 그리 절실하지 않을 텐데도 말이다. 옳은 지적이긴 하지만 이런 식의 사고에는 맹점이 있 다. 지위 계층화의 목적은 밑바닥에 위치한 사람들을 지원하는 데 있 지 않다. 꼭대기에 오른 사람들에게 노력을 더 북돋고 보상을 제공하 는 게 목적이다. 가장 뛰어난 신체적·정신적·물질적·사회적 자원을 보유한 개인들, 즉 최상의 수단적 가치를 가진 이들이 추종자들로부터 더 많은 관심과 복종을 얻을 것이라는 점을 보증하는 게 목적이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갈등을 방지하고, 반복되는 경쟁으로 인한 비용 을 줄이려고 한다. 우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전략적으로 결정하게 하고 집단적 규범을 세우게 하고 서로를 가르쳐 공동체 단위의 목표에 공헌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물론 최고의 인재들에게 이러한 책임을 맡기고 싶어 한다.
- 의복만이 이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다. 장신구도 똑같은 기능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담당 의사가 청진기를 걸치고 있을 때 환자들이 의사의 조언을 기억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때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가 청진기를 사용했는지 여부는 상관없었다. 청진기는 의사의 전문성을 판단하는 요소였을 뿐이다.
회사 건물 프런트에서 주로 눈에 띄는, 전 세계 수도의 현재 시각 을 나타나는 시계들도 마찬가지다. 뉴욕이나 런던에 있는 기업의 사무실에 방문하는 일반적인 사람이 자카르타나 홍콩의 현재 시각을 급히 알아야 할 필요가 생길 거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 시계들이 그곳에 존재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방문객들에게 이 회사가 전 세계적인 연결망을 갖고 있으며 중요성을 갖췄다는 지위와 전문성을 발산하기 위함인 것이다.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은 부차적인 것에 불과하며 이 회사가 제대로 굴러가는 기업이란 걸 알려주는 게 먼저다.
기업 중역들이 사무실 근처를 배회할 때 움켜쥐고 있는 서류철과 중요해 보이는 서류들 마찬가지다. 물론 그것들을 손에 쥐고 있어야 할 마땅한 이유가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휴게실이나 화장실에도 들고 가는 모습이 관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늘 그런 경우라고 보기는 어렵다. 중역들은 자신이 중요한 인물이라는 인식을 강화하고 싶어 하는데, 그 목적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서류를 들고 있는 것만큼 쉬운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시트콤 프렌즈에서 사무실에서 집으로 돌아 온 챈들러는 서류 가방을 손에 들고서 외친다. “거의 1년 전에 이미 잊 었던 조합인데? 이거 그냥 들고 다니는 거야.” 자신의 도구적 가치와 지위를 드러내 보일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계, 복장, 의사의 청진기, 회사원의 서류 가방, 건설업자의 화물차처럼 관련성 있는 도구들만이 메신저의 역량에 대한 인식을 높여줄 수 있는 유일한 신호들은 아니다. 역량은 '얼굴'에도 나타난다.
- 이미 능력을 갖췄다고 인식된 메신저가 불확실성을 표현하면 약간은 역설적이지만 청중은 이렇게 생각한다. 저렇게 불확실성을 인정할 정도로 자신의 분석과 판단에 자신감이 있다면 저 메신저는 분명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어쩌면 2000년 전 '전문가를 믿으라고 한 베르길리우스의 현명한 조언은 이제 바뀔 때가 됐는지도 모른다. 확신이 없는 전문가를 믿으라'라고.
- 매력적이고 협력에 익숙하고 온건한 사람, 적도 아군으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사람, 아군을 희생시켜 적으로 만들려고 하지 않는 사 람 등. 반면 단순히 남을 지배하려는 목표를 가진 사람은 분명 현대 사회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런 사고방식에는 슬픈 진실이 숨어 있다. 우리가 누구에게 귀를 기울일 것인가의 문제 에 관한 한, 지배적이라고 여겨지거나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 는 메신저가 인식된 지위를 강화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이익을 얻는 일도 자주 발생한다는 점이다.
- 하드 메신저는 우선 자신이 지위를 가졌다는 점을 입증시켜 자신의 메시지가 수용되게 만든다. 그리고 사회경제적 지위 및 역량과 마찬가지로 지배력은 지위를 얻는 통로가 된다. 그러나 연속체로서 존 재하는 경향을 가진 사회경제적 지위 및 역량과는 달리 지배력은 이분법적이고 절대적이다. 기록 가능한 단일 결과로 가장 관련이 높다.
- 지배력은 행동의 결과만이 아니다. 개인적 특성이기도 하다. 경쟁적으로 행동하고 자기주장을 공격적으로 펼치려는 경향을 가진 개인들은 지배적인 기질이 있다고 간주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 든 권력을 장악하고 유지하려는 사람들 또한 그렇게 볼 수 있다. 이러 한 지배적 특성에는 '게임의 운영 방식보다 승리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철학이 적용된다. 지배적 특성을 소유한 메신저는 친근한 쪽보다는 호전적인 유형에 가깝다. 이들은 공감하거나 배려하는 성향을 보이지 않는다. 주요 관심사가 사리사욕을 채우고 타인에 대한 사회적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 목표를 경쟁자나 도전자를 희생시켜 달성할 수 있다면 훨씬 더 좋다. 지배적인 메신저에게는 금상첨화다. 실제로 지배적인 사람이 친근하고 예의 바른 행동을 보여준다면 우리는 그 사람이 덜 지배적이라고 인식하게 된 다. 그들은 권력을 장악해야 할 때 강인하고 단호한 모습을 드러내며 특정 집단을 다른 집단들의 상위에 두는 비非평등주의를 지지한다. 일부 성격 분석 도구 및 평가 척도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가진 사람들을 D 유형 성격으로 분류한다. 이들은 지배적이고 dominant 까다로우며demanding 직설적이고 direct 단호하다 decisive.
- 지배력에 대한 청각적 측면도 존재한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우리 에게는 더 낮고 더 여유 있는 목소리와 높은 지위를 연결 지으려는 경 향이 있다. 이것은 한편으로 음이 높은 목소리는 고통, 두려움, 긴장을 발산할 위험이 있는 반면(이 모두가 청자의 귀에는 지위의 감소를 암시한다), 낮은 목소리는 자신감과 확신의 표현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생물 학적인 이유도 있다. 낮은 음을 만들어내는 크고 두꺼운 후두는 그 사람이 체격이 크다는 점을 나타낼 뿐 아니라 그 사람의 신체에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얼마나 흘러넘치는지를 나타낸다. 따라서 신체적 강인함이 더 클수록 지배력 또한 더 높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남성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이 법칙이 적용된다. 목소리가 낮은 사람이 일반적으로 더 지배력이 강하다고 간주되는 것이다.
- 지배적인 메신저는 사랑보다는 공포, 신망보다는 권력을 통해 통치한다. 그들은 상승된 지위에서 비롯되는 하드 메신저의 혜택을 얻기 위해 온화함(5장) 과 취약성(6장)이라는 소프트 메신저 효과를 포기한다. 지금 여기서 우리가 지배력과 온화함은 절대 화해할 수 없이 대립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지만(이후에 다양한 메신저 효과 간의 상호작용에 대해 더 다룰 것이다),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려는 동시에 호감도도 유지하려고 애쓰는 수많은 사 회 지도자들과 선출직 공무원들에게 이 문제는 풀기 어려운 과제다. 우리가 각자의 사무실 동료들에게 “공직자 중에서 지배력도 있어 보 이고 호감도 가는 인물의 이름을 대보라”고 청했을 때 분명하게 드러 난 문제이기도 했다. 합의를 이루지 못했을 뿐 아니라 합의에 부치지 조차 못할 정도로 거론된 이름이 몇 없었던 것이다.
-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정말 지배력을 발산할 리더, 보스, 정치인 을 원하는가? 무엇보다 통치의 성공 여부가 권투 시합에서 상대를 때려눕히는 능력에 달려 있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데 말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 시기에 달려 있는 듯하다. 안정적인 시대에는 온화하 고 조화로운 메신저의 가치가 올라간다. 반면 갈등과 불확실성의 시대, 즉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역경을 경험하며 안전에 위협을 받을 때는 지배력 있는 리더를 찾고자 하는 동기가 올라간다. 사람들은 이런 부정적 요소들에 대항하여 확실성을 실현해줄 사람을 찾는다. 동시에 지배적 기질을 가진 사람이 위기 대응에 분명히 필요한 어려운 결단 을 내리고 단호하게 행동하며 규칙과 가치를 준수하도록 채찍을 휘두 르는 데 더 적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네빌 체임벌린Neville Chamberlain과 윈스턴 처칠은 상황에 따라 각 기 다른 리더십 스타일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려주는 영국의 전형적 사례다. 체임벌린은 1930년대에 재무장관직을 매우 성공적으로 수행 했으며 인기 있는 총리였다. 외교 문제에서 나치 독일의 야망을 잘못 해석했을지는 모르나 당시로서는 전쟁을 회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 던 만큼 그를 지지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와 달리 처칠의 평시 성적은 결코 고르지 못했다. 1920년대에 그는 재무장관직을 잘 수행하지 못 했고, 그의 견해 중 다수가 과도하게 호전적이거나 강경하다고 평가 받았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대두되자 메신저가 가진 영향력의 무게 중심은 화친파인 체임벌린보다 강경파인 처칠 쪽으로 기울어 졌다. 체임벌린은 히틀러를 상대하며 지배력 게임의 법칙을 잘못 이 해했고 강경한 접근법보다는 협상과 협력이 먹힐 거라고 추측했다. 반면 소위 '불독' 정신으로 무장한 처칠은 힘겹고 불확실한 시대를 맞 이한 사람들에게 강인함과 확실함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1939년
9월 1일, 히틀러가 폴란드를 침공하자 체임벌린은 자신의 간청과 양보가 이용당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듬해, 지배적이고 도전적 이며 전설적인 결단력을 소유한 처칠이 국민들의 자유와 안전을 위한 싸움의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 지배적인 메신저의 가치가 상황에 따라 얼마나 극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인류학적 기록들이 존재한다. 일례로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들은 평시냐 전시냐에 따라 각기 다른 추장을 뽑았다. 작가이자 연구자인 레슬리 제브로위츠Leslie Zebrowitz는 사회적·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시기에 강인하고 성숙해 보이는 외모의 여배우가 대중문 화에서 두드러지게 등장하는 것에 주목했다. 이어서 그는 “그러나 번영기에는 앳된 얼굴을 가진 여배우를 더 선호한다”라고 밝혔다.
- 재미있게도 하이힐은 원래 여성용이 아니라 남성용 승마 신발로 고안된 것이다. 승마술이 중요한 능력으로 인정받던 16세기의 페르시아 전사들은 활을 조준하고 쏠 때 발이 발걸이에서 떨어지지 않게 하 려고 하이힐을 신었다. 여성들이 하이힐은 신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이다.
인류학자들에 따르면 하이힐은 신장을 높여줄 뿐 아니라 등을 굽히고 엉덩이를 돌출시키는 '구애의 자세를 취하게 만든다. 포유류가 짝짓기를 할 때 흔히 발견되는 자세다. 그러므로 하이힐은 매력의 비 생물학적 요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실용적이지도 편안하지도 않지만 말이다.
- 온화함이 중요한 메신저의 자질인 이유는 보살핌과 친절의 신호를 내보내기 때문이다. 온화한 메신저는 높은 지위가 아니라 자비심을 보여주려 한다. 이들은 적대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을 삼가며 타인의 감정을 다치게 하지 않도록 말을 신중히 고른다. 이처럼 갈등을 피하거나 죄책감을 떠올림으로써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하도록 내버려둔다. 이들은 타인에 대한 존중과 친근감과 관심을 표현하고 그럼으로써 자신보다는 청자에게 더 무게를 둔다.
여기서 언급돼야 할 온화함 방정식에는 또 다른 요소가 있다. 바로 겸손이다. 그러나 이것은 일종의 양날의 검과 같다. 타인에 대한 감 사와 축하를 표현할 때 나타내는 감사형 겸손'은 일반적으로 긍정적이다. 200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을 때 버락 오바마는 자신의 성취에 대해 떠벌리지 않았다. 대신 이전 수상자들에 비하면 자신의 공적이 상대적으로 사소하다고 발언했다. “이 상을 받았던 역사의 위인들, 슈바이처, 마틴 루터 킹, 조지 마셜, 넬슨 만델라 같은 분들과 비교하면 제 공적은 보잘것없습니다.” 이러한 자만심의 부재 그리고 타인에 대한 감사는 친사회적 경향, 개방성, 그리고 배우고 비판을 받아들이려는 의지의 증가로 이어진다. 그 결과 오바마는 온화하고 호감 있는 인물로 자리매김했고 메신저로서의 효과 또한 강화되었다. 반면에 '자기비하형 겸손'은 타인의 눈에 지위가 결여돼 보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감사 형 겸손은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일반적으로 강자의 위치에 선 사람에 게서 나오는 반면, 자기비하형 겸손은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된다. 자기 비하형 겸손을 실행하는 사람은 소속감이 강하지 않다. 이들은 타인이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이들은 패기가 없고 종속적이다. 그리고 그 결과 이들이 보내고자 하는 메시지가 약화된다.
- 온화함으로 인한 가장 큰 위협은 지위에 대한 인식을 향해 가해진다. 우리는 이미 이 점에 대해 다룬 바 있다. 지위가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이 대기실에서 만난 경우, 지위가 높은 사람은 냉정하고 서먹서먹하게 굴면서 교류하려는 의지를 덜 드러내는 반면, 지위가 낮은 사람은 더 친근하고 따스하게 행동하려 한다. 따라서 온화함은 낮은 지위를 나타내는 지표일 수 있으며 이 점은 소프트 메신저에게 힘든 과제를 안겨준다. 특히 사회적 상호작용의 초기 단계에서 더욱 그렇다.
- 가끔은 비인간화가 우리에게 중요한 심리적 이익을 주기도 한다. 매정하게 들릴 수 있지만 공감하는 데는 감정적·물질적 비용이 소요된다. 우울한 사람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사람은 자기 자신도 우울해 진다고 한다. 특히 가깝고 사회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경우 더욱 그 렇다. 공감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사회적 집단의 일상적인 상호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감정적인 대가를 치러야 하므로 특정한 상황에서는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 괴로워하는 환자와 교류하면서 개인적 고통을 경험하는 의사 등 의료계 종사자는 감정 고갈을 경험하거나 다른 직업적 요구를 잘 처리하지 못하는 듯 한 기분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반면 환자들과의 유대감이 생겨나는 걸 피하는 조치를 취하는 이들은 (예컨대 희망, 연민, 비관 같은 환자의 인간적 감정에 대해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번아웃 증상을 덜 느낀다고 보고됐다. 이것은 의료 전문가뿐 아니라 환자들에게도 역시 이익일 것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의료진이 환자의 사진을 노트에 붙여놨을 때 자신의 일에 있어 더 배려하고 근면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 러나 네덜란드 연구자인 요리스 래머스Joris Lammers와 다이데릭 스타 펠Deiderik Stapel은 환자의 인간적 특성을 무시할 수 있는 의사가 비록 고통스러울지언정 궁극적으로 더 효과적인 치료법을 권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한다. 이 수수께끼는 지위 중심의 메신저와 유대감 중심의 메신저 간의 전형적인 갈등을 보여준다. 당신이 환자라면 당 신의 인간적 측면은 경시하지만 결국 고통스럽더라도 더 성공적인 치 료법을 택하는 의사를 더 선호하겠는가, 아니면 당신에게 감정을 이 입하고 그 결과 더 안락하지만 효과는 덜할 수도 있는 치료법을 제시 하는 공감력 있는 의사를 선택하겠는가? 대부분은 둘의 단점은 버리 고 장점만 원하리라고 우리는 확신한다!
-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자신의 이상적인 미래 세계에 대한 관점을 성공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특히 강력 한 방법은 은유를 사용하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은유가 수사적 무기 중에서도 필수적이라고 했다. 은유가 강력한 도구인 이유는 즉 각적이며 강렬한 시각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은유는 대화의 의미를 바꾸지 않으면서도 상징적 의미를 자극하고 정서적 반응을 촉발한다. 예를 들어 1993년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빌 클린턴이 계절적 은유를 사용해 미국인들에게 새로운 시작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던 사례를 떠올려보자. “동료 미국인들이여, 당신들은 봄을 불러왔습니다. 이제 이 계절에 필요한 일을 할 때입니다.” 혹은 존 F. 케네디가 1960년대 우주 개발 경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행했던 연설의 핵심 문구를 생 각해보라. “이 나라는 우주의 벽 너머로 모자를 날렸습니다. 은유가 반드시 독창적일 필요는 없다. 단지 즉각적이고 감정적이기만 하면 된다. 1968년 영국 하원의원 이넉 파월Enoch Powell이 '피의 강' 연설에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아이네이스 Aeneis)>의 한 대목을 가져다가 대 량 이민의 위험성을 경고했듯이 말이다. “앞을 내다보면 불길한 예감이 들어요. 로마인들처럼 피가 흘러넘치는 티베르강이 보이는 듯합니다.
- 은유의 사용과 인식된 카리스마 사이의 연결 관계에는 통계적 증거가 존재한다.
캘리포니아폴리테크닉주립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 제프리 스콧 미오Jeffery Scott Mio는 전임 미국 대통령들의 연설에서 이런 특징을 면밀히 연구한 끝에 '사이먼턴 카리스마 점수Simonton's Charisma ratings가 높은 사람일수록 취임 연설에서 은유를 많이 사용했다는 점을 발견했다. 예를 들면 존 F. 케네디,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린든 존슨과 로널드 레이건(넷 모두 카리스마 넘치는 미국 대통령 중에서 상위 75퍼센트에 든다)은 첫 번째 임기의 취임 연설에서 은유적 표현을 평균 20번 사용했다. 이와 반대로 그로버 클리블랜드, 러더퍼드 B. 헤이즈, 제임스 먼로와 윌리엄 태프트(모두 하위 25퍼센트에 속한다)의 평균 은유 사용 횟수는은유의 사용과 인식된 카리스마 사이의 연결 관계에는 통계적 증거가 존재한다.
캘리포니아폴리테크닉주립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 제프리 스콧 미오Jeffery Scott Mio는 전임 미국 대통령들의 연설에서 이런 특징을 면밀히 연구한 끝에 '사이먼턴 카리스마 점수Simonton's Charisma ratings가 높은 사람일수록 취임 연설에서 은유를 많이 사용했다는 점을 발견했다. 예를 들면 존 F. 케네디,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린든 존슨과 로널드 레이건(넷 모두 카리스마 넘치는 미국 대통령 중에서 상위 75퍼센트에 든다)은 첫 번째 임기의 취임 연설에서 은유적 표현을 평균 20번 사용했다. 이와 반대로 그로버 클리블랜드, 러더퍼드 B. 헤이즈, 제임스 먼로와 윌리엄 태프트(모두 하위 25퍼센트에 속한다)의 평균 은유 사용 횟수는 3번에 불과했다. 스콧 미오는 또한 사이먼턴 카리스마 점수가 낮은 대통령들이 재선에 패배해 단임에 그친 비율이 매우 높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의 사이먼턴 카리스마 점수는 역대 대통령 중에서 최고로 높았다. 단 3분 38초 만에 끝났던 그의 취임 연설 에서 그는 21번 은유를 사용했다(10초당 1번꼴이다). 그는 대통령에 네 번 선출됐다.
- 크라우드 소싱을 이용해 연 구자를 모으고 다양한 테드 강연에서 드러나는 언어적 · 비언어적 패턴들을 분석하게 한 결과, 반 에드워즈는 흥미로운 패턴을 구별해낼 수 있었다. 테드 웹사이트에서 가장 성공한 강연들은 덜 성공한 강연 들에 비해 발표자가 손짓을 거의 2배 수준으로 사용했다는 점이었다. 일반적인 18분짜리 테드 강연을 기준으로 했을 때 평균 465회 대 272 회의 비율이었다. 강연자가 손을 많이 이용해 말할수록 그들은 더 따 스하고 활기차게 보였다. 손짓 표현의 횟수가 강연자의 카리스마에 대한 시청자 점수를 예측하는 지표가 됐다. 덜 활동적이고 더 딱딱한 강연자는 차갑고 분석적으로 보일 가능성이 높았다.
- 물론 삶은 결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한쪽 측면에 늘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2016년 대통령 경선에서 공화당 주지사 존케이식John Kasich은 '닌자 손짓'을 공격적으로 너무 자주 사용한다고 조롱받았다. 외교 정책에 대한 논쟁 도중에는 미국이 “러시아에 일격을 가해야 한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울 때마다 파리채를 휘두르는 손짓을 했다. 공격적이었느냐고? 분명히 그랬다. 하지만 카리스마가 있었냐고? 아마 분명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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