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의 과학

심리 2022. 1. 2. 16:06

- 미국심리학회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는 만성 스트레스가 심장병, 암, 폐 질환, 사고, 간경화, 자살 같은 6대 사망 요인의 주범 이라고 밝혔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지어 노화도 빨라진다! 한 연구에 따르면 만성 스트레스를 받으면 염색체 보호 덮개인 텔로미어telomere(진핵생물의 염색체 말단에 있는 단순 반복 염기서열로 염색체 말단의 손상을 막아 세포의 수명을 결정한다 - 옮긴이)가 짧아져 세포 노화가 촉진된다. 텔로미어는 신발 끈 끝에 붙은 플라스틱 덮개처럼 염색체 올이 풀리지 않게하는 작용을 한다. 하지만 코르티솔 수치가 올라가면 텔로미어가 풀 리면서 노화가 빨라진다. 이와 동시에 뇌세포를 보호하는 단백질인 뇌유래신경영양인자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도 줄어든다. 코르티솔 수치가 올라가면 심지어 IQ도 낮아진다. 몸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고차원적 인지 기능의 대부분이 일어나는 전두엽 피질의 연결을 저 해하는 뇌 줄기세포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2018년 《뉴롤로지Neurology》에 발표된 한 연구는 코르티솔 수치 가 높아지면 기억력, 조직력, 주의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무증상 중년 노동자 2000명 이상을 조사한 결과,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사람의 뇌에서는 초기 알츠하이머를 암시하는 지표가 발견될 가능성이 컸다. 건강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업무 성과에도 문제가 생긴다.
- 옛 조상들에게는 우두머리에 맞서면 죽기 아니면 살기였 다. 경쟁자를 제거하고 확고한 리더십으로 명성을 유지하면 막대한 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방심하면 다른 경쟁자가 치고 올라온다. 권력을 빼앗으려는 이들이 전 리더를 살려두는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는다. 물론 밥도 '의식적으로는 그 상황이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았다. 그렇다고 불완전한 생존 본능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미래가 불확실하게 느껴지면 뇌는 보수적인 태도를 취한다. 
- '페스티나 렌테란 라틴어로 '급할수록 돌아가라' 라는 뜻이다. 이 말은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점점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는 속도를 늦추면 경쟁에서 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생존 본능 이 당신에게 해가 되지 않고, 당신을 돕도록 하는 성공의 열쇠는 바로 '페스티나 렌테'에 있다. 물을 더 길으려 내달리기 전에 우선 양동이부터 고치자.
- 엄청난 보고서와 세금 신고, 손대기조차 겁나는 프로젝트를 마주 하면, 뇌는 공포와 스트레스에 짓눌려 옴짝달싹 못 하게 된다. 그러면 뇌는 자연스럽게 정형화된 패턴에 빠져 이렇게 속삭인다. “시간 없어. 어차피 안될 텐데 왜 시작해?” 바로 이 순간 알람은 당신의 본능이라는 의식을 뒤흔들고, 오래되어 쓸모없는 신경 패턴에서 벗어나 근본 적인 문제에 주목하게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잠시 숨을 고르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지금 이 순간 내가 두려워하는 건 뭐지? 두려워서 시작도 못 하고 여기서 멈춰버리려는 건 아닐까?” 스스로 질문해 보면 생존 본능이 속삭이는 이야기가 허점투성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물론 '생존'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최선의 결정을 내리거 나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두려움을 제대로 바라보면 허점을 통제할 수 있다. “이건 호랑이도 아니고 나 를 잡아먹지도 않아” 하고 말이다. 당신이 그린 새로운 현실을 바라 보면 완전히 준비된 상태로 성공을 향해 뛰어들 수 있다.
정형화된 패턴을 벗어나면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해치는 일상 의 스트레스와 코르티솔의 폭격을 막아낼 수 있다. 이제 당신은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처럼 세상을 다룰 수 있다. 쏟아지는 총탄처럼 보이던 것은 사실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 뉴스 알람에 불과하다. 뇌는 이것이 진짜 위협인지 다시 평가하고 기록한다. 지금까지는 시끄러운 알람과 신호음이 어떤 식으로 당신에게 스트레스를 주는지 기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이제 당신은 의식적으로 이 신호를 끼워 넣은 새로운 자료 영상을 갖게 되었다. 이제 그 신 호에 맞춰 춤을 출 수도 있다! 날아오던 총알은 궤도를 벗어나 바닥 에 흩어진다.
신경과학자인 이안 로버트슨lan Robertson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간단한 마음 관리로 의식을 통제할 수 있다.21 시간을 들여 주변을 새롭게 바라보고 얻은 감각 정보를 긍정적이고 기대되는 것이라고 이름 붙여보자. 이렇게 하면 뇌가 새로운 자료를 받아들이고 기록할 수 있고, 시간 인식을 늦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 레고의 교훈은 이것이다. 당신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해서 그것을 꼭 해야한다는 말은 아니다. 이런 생각은 크누스토르프와 레고 팀 전체, 궁극적으로는 고객에게 이익이 되었다.  놀랍게도 일상에서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엄청난 불안, 불만, 결정 지연을 겪게 된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본능은 사실 생산성 손실, 인간 관계의 실패와 전반적인 불만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우리는 자 주 레고와 비슷한 함정에 빠진다. 이미 가진 것에 집중할 때, 우리가 얼마나 창의적이고 생산적일 수 있는지를 종종 잊는다. 하지만 다양성 본능에 개입하는 단순한 전략을 이용하면 '덜어내면 실은 더 많이 얻는다'라는 사실을 우리 뇌는 금방 깨달을 수 있다. 
- 다양성을 추구하는 본능은 우리 선조들에게는 유용했다. 달걀을 모 두 한 바구니에 담는 위험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생물의 번식에서도 마찬가지다). 모든 영양소를 충족할 최적의 식단을 먹으려면 다양 성 본능이 필요했다. 부족한 선택지와 즉시적 보상 환경 속에서 조 상들은 다양성의 긍정적인 효과를 누리며 빠르게 그 이점을 받아들 였다.
하지만 현대 대도시의 번잡함은 밀도가 낮은 옛 선사시대 환경 에 비할 수 없다. 지금은 한 발짝만 나가도 수백 가지 선택지가 있는 패스트푸드점이 있고, 휴대전화 앱을 열기만 해도 새로운 데이트 상대가 넘쳐난다. 직장에서는 어떤 프로젝트가 우선이고 어떤 것이나 중인지 재빨리 결정해야 한다. 선택지가 거의 무한하고 보상은 대부분 상당히 지연된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갑자기 현실적인 도전을 마주하게 되었다.
우리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3만 5000여 가지의 결정을 내린다. 아침에 일어날 때를 살펴보자. “알람 버튼 끌까? 운동하러 나갈까? 오트밀 먹을까, 시리얼 먹을까? 달걀 먹자. 몇 개 먹지? 치즈 곁들여 먹을까? 어떤 치즈? 올리브유나 아보카도도 곁들일까? 버터가 낫겠 다. 커피에 우유 넣을까, 두유 넣을까?" | 코넬대학교 연구 팀은 우리가 음식을 고를 때 내리는 결정만 세 어봐도 하루에 227가지나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결정에 본능 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 싶었던 때 를 떠올려보자. 무슨 맛을 먹고 싶은지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를 극복하면, 차갑고 부드럽고 달콤한 매혹적인 첫맛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거의 다 먹을 때쯤이면 그다지 맛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곧 '다른 영양분을 찾도록 만드는 감각-특정적 포만감sensory-specific satiety' 메커니즘에 자연스럽게 이끌리기 때문이다. 이 메커니즘은 이렇게 말한다. “이제 충분히 먹었어. 그래서 다음 메뉴는 뭔데?"
이런 메커니즘 덕분에 조상들은 블루베리에만 집착하지 않고 다 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오늘날 그런 일이 일어나 면 어떻게 될까?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나면 초콜릿 맛으로 넘어가면 될까? 아니면 캐러멜 맛? 감자튀김은 또 어떤가?
다양성을 추구하는 본능은 매우 강력하다. 연구자들은 선택권이 다양하면 음식을 네 배나 많이 먹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맛이 다를 필요도 없다. 파스타는 모양만 달라도 식감이 다양해지고 식욕을 자극한다!
- 우리 선조들이 살던 시대에 선택은 항상 긍정적인 것이었다. 선 택은 풍요와 예측 가능성을 의미했다. 코로나19 범유행 초기에 사람들이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바람에, 마트의 화장지나 밀가루 매대는 텅 비었고 이를 본 사람들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안정적이고 확실했던 환경이 격변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필품 품귀현상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런 풍족한 현대 환경에서, 선택지가 많다는 사실은 때로 축복이라기보다 불안을 일으킬 때도 있다. '선택하 다decide'라는 단어와 살인homicide' 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같다. 죽이다, 찢다'라는 뜻의 라틴어 카이데레caedere는 선택지를 없애거나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에게는 몹시 괴로운 일이다.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할까 봐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한다 해도, 우리는 선택지가 줄어드는 것을 싫어한다. 이런 사고방식에 따르면 기회란 것은 사실 트레이드오프trade-off(어떤 것을 얻으려면 반드시 다른 것을 희생해야 하는 경제 관계 - 옮긴이)와 같다. 어떤 결정이 가진 긍정적인 잠재력은 다른 선택지를 버린 비용이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본능은 끝이 없지만, 우리가 탐닉하는 다양성을 '관리'하는 능력은 제한되어 있다. 선택지가 너 무 많으면 우리는 아예 결정을 회피한다.  더 나쁜 사실은 결정을 내릴 때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그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컬럼비아대학교와 스탠퍼드대학 교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참가자에게 24~30가지 선택지를 주면 선 택지가 6가지밖에 없을 때보다 최종 결정에 따른 만족감이 훨씬 줄어든다.
- 옛 조상이 살던 환경에서 성적 다양성 욕구는 남녀 모두에게 유리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인구가 80억 명에, 잠재적인 짝 짓기 대상은 거의 무한한 시대에 살고 있다. 어떤 데이트 앱은 회원 들의 초당 스와이프(휴대전화의 화면을 손가락으로 살짝 밀어서 상대를 고르는 동작옮긴이) 수가 1만 6000회가 넘는다고 자랑한다. 뇌는 넘쳐나는 선택지 때문에 지나치게 자극받는다. 데이트 앱에서는 한 명의 상대와 매칭’ 한다고 해서, 다른 상대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유형 의 선택은 우리가 마주할 수도 있는 손실 회피loss aversion 라는 고통을 덜어준다. 하지만 다른 상대에게도 문을 열어 둔다면, 자신이 선택한 상대에게 결코 완전히 몰두할 수 없다.
- 우리에게는 더 많은 매칭과 더 좋은 스와이프의 기회가 항상 널려 있고, 잠재적 데이트 상대는 사실상 무한하다. 우리는 풍요로운 환 경 속에서 더 나은, 혹은 적어도 다른 것을 추구하는 쾌락주의적 경향에 쉽게 빠진다. '다음'의 것이 우리를 구할 것이고 그다음 것이 더 나으며, 다음 상대, 다음 프로젝트, 다음 직장이 진짜 행복을 준다고 오해한다. 이런 생각은 '석기 시대에 멈춘 뇌가 시대에 뒤떨어진 본능에 따라 우리를 행동하도록 만들어 생기는 오해일 뿐이다.
- 엄청난 성공을 거둔 버거 프랜차이즈인 파이브가이즈Five Guys는 몰입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좋은 사례다. 1986년 제리 머렐Jerry Murrell과 제니 머렐Janie Murrell 부부가 세운 이 가게는 시대를 앞서 나갔다. 다 양성 본능에 발맞추어 메뉴를 확대하는 대신, 파이브가이즈는 축소 전략을 고수했다. 머렐 부부는 몇 가지 기본 원칙을 바탕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성공에 대한 명확한 척도를 세웠다. 최근 《포브스》와의 인 터뷰에서 다섯 아이를 둔(그래서 파이브가이즈다) 가장인 제리는 이렇 게 말했다. “우리가 제대로 한 유일한 일은 신념을 고집한 것입니다." 파이브가이즈의 철학은 이렇다. 배달 안 함, 광고 없음. 복잡한 메뉴 없음. 냉동 제품 사용 안 함. 이것은 그들이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사업 상 결정이었다. 그리고 머렐 부부는 이 결정에 몰입했다.
고객들이 밀크셰이크를 판매해달라고 계속 요청했지만, 머렐 부 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냉동 제품 사용 안 함'이라는 원칙 때문이었다. 국방부에서 최고 요원들을 위해 햄버거를 좀 배달해달라고 부탁해도 그들은 '배달 안 함'이라는 원칙을 고수했다. 파이브가이즈의 직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막 선출되었을 때 파이브가이즈 티셔츠를 보내자고 제안했다. 즉시적 보상 결정의 효과처럼 수많은 미디어 세 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렐은 광고 없음' 이라는 기준에 맞지 않다며 그 의견을 거절했다. 파이브가이즈 는 원칙을 지켰고 입소문에만 의지했다(사족이지만 얼마 후 오바마는 파이브가이즈를 방문하고 카메라와 언론 앞에서 클래식 버거를 먹었다). 풍요의 역설에 맞서는 머렐의 노력은 회사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 파이브가이즈는 2011년 《자가 서베이zagat Survey》의 연간 패스트푸드 조사에서 '패스트푸드 거대 체인'과 '베스트 버거' 부문에서 1위에 오 른 데 이어, 2016년 영국 마켓포스Market Force UK의 조사에서 버거, 스 테이크, 치킨, 그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32.8퍼센트의 성장을 기록했다.17 | 덜어내면 늘어난다는 말은 사실이다. 다양성 본능이 우리를 더 푸르고, 좋고, 많아 보이는 곳으로 이끌 때면, 네 가지 색깔의 레고 블 록으로 얼마나 많은 일을 성취할 수 있는지 떠올려보자. 왕자를 찾으 려고 모든 개구리에 키스할 필요는 없다. 최고의 파트너, 아이디어, 직장, 삶이(아니면 버거라도) 이미 당신의 손안에 있다.
- 담배는 몸에 나쁘고 폐암을 유발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하루에 한 갑씩 담배를 피운다.
신경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지부조화 상태에서는 뇌의 추 론 영역이 멈춘다. 이 영역은 문제를 해결하거나 의식적 정당화로 정 보의 조화를 이룰 때 느끼는 정신적 행복감에 의해서만 회복된다. 앞 서 언급한 사례에서 우리는 이렇게 자신을 속일 것이다. “담배는 몸 에 나쁘고 폐암을 유발해. 나는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우고 있고, 하지만 난 아직 건강하고 운동도 많이 하니까 괜찮아."
- 우리가 신체적 매력, 관대함, 지능, 리더십, 심지어 운전 능력 같 은 영역에서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은 많은 연구 에서 일관적으로 드러난다. 자기기만 때문에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도 한다. 거짓말이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는 사실도 알려져 있다. 코네 티컷주립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디어드레 피츠제럴드Deirdre Fitzgerald 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거짓말을 하면 암, 비만, 불안, 우울증, 중 독, 도박의 위험이 늘고, 직업 만족도가 줄며 인간관계도 악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의식적으로 거짓말을 하면 정신적·육체적으로 고통받는다. 하지만 우리는 다음과 같은 해결 방법을 찾아 진화했다.
자기 자신을 '먼저' 속이는 것이다.
자신을 먼저 속이는 자기기만을 하면 진실을 외면하는 고통을 피할 수 있다. 또 자신이 정말 솔직하다고 믿으면서 다른 사람을 더 잘 속일 수 있다. 과학사학자인 오렌 하먼oren Harman은 다음과 같이 단호하게 주장했다. “우리의 뇌 구조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 면 뭐든 하도록 자신을 속이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때론 진실을 숨길 필요가 있죠. 특히 자기 자신에게는요.” 무의식적으로 거짓말을 할 때는 다른 사람이 알아챌지도 모를 단서를 지워, 오히려 그 단서에 자신이 속게 된다. 
- 대뇌피질 아래쪽에 있는 오래된 뇌 영역은 언어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의식적인 대뇌피질보다 더 빨리 생각한다. 긴 하루 끝에 당신의 배우자를 포옹하는 일은 보통 감정적·신체적 사고가 먼저 작동해 일어난다. '자기, 보고 싶었어' 라는 의식적인 생각은 그다음이다. 우리 몸은 인간의 의사 표현 의 중요한 영역을 담당한다.
모건 박사가 든 사례에서 당신의 배우자를 포옹하며 몸으로 '반 응'하는 행동은 '자기, 보고 싶었어'라는 의식적인 '믿음'을 끌어낸다. 보디랭귀지에 주의를 기울이고 우리가 원하는 행동을 흉내 내 몸을 의식적으로 움직이면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도록 만들 수 있다. 자신감을 드러내고 싶은데 구부정한 어깨로 눈을 내리깔고 걸으면, 우리의 뇌는 내가 자신감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려고 해도 우리 몸이 이러한 자세를 취하지 않는 한 뇌는 그 러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래서 팔과 다리를 쭉 펴고 긴장을 푸는 의식적인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자기기만 본능을 최대한 활용해 우리의 믿음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효과적이어도 너무 방심하지는 말자. 현대 사회에서는 장밋빛 색안경을 끼고 자신을 바라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 호기심과 비전문가적 태도를 취하는 방법은 '전문가'로서는 받아 들이기 다소 어려울 수 있다. 이미 너무 많은 정보와 해결책을 알고 있다는 제약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대선사 스즈키 순류鈴木俊峰는 우 리가 더 많이 알수록 어째서 초심을 더 절실하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간결하게 설명한다. “초보자의 마음으로 돌아가면 가능성이 무한하 지만, 전문가의 마음에는 가능성이 깃들 공간이 거의 없습니다.”
엑스프라이즈 재단x Prize Foundation에서 교육 및 글로벌 개발 이니 셔티브의 공동의장을 맡은 나빈 자인Naveen Jain은 세계의 중대한 문 제를 해결하는 크라우드소싱을 추진하고 있다. 자인은 전문가들은 자신들이 너무 잘 아는 문제에 대해서는 점진적인 해결책밖에 제시 하지 못한다고 믿는다.
- 비즈니스 세계에서 여성은 끊임없이 곤경에 처한다. 내가 상담한 여성들에게 공통으로 들은 난감한 상황은 다음과 같다.
* 상냥하게 굴면 무능하다고 한다.
* 유능하면 독한 마녀라고 한다.
* 여성적이면 리더감은 아니라고 한다. 
* 남성적이면 거만하고 건방지다고 한다. 
* 공격적이면 오만하다고 한다.
* 수동적이면 무관심하다고 한다.
* 열심히 일하면 나쁜 엄마, 가정적이면 무능한 직원이라고 한다.
* 친절하지 않으면 까탈스럽다고 한다.
* 예쁘지 않은데도 상사에게 인정받는다면 약삭빠르다고 한다.
- 2000년 12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불과 2년 후 애플의 주가가 계속 고공행진 하는 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마이크로소프트는 매를 고용하고 훈 련했다. 스택 랭킹stack ranking' 이라는 제도를 도입해 실적에 따라 직 원들을 일등부터 꼴찌까지 순위를 매겼다. 스택 랭킹을 도입하자 직 원들은 서로 경쟁하는 매가 되었다. 직원들은 외부의 위협이나 장기 적인 시장 동향보다는 내부 경쟁에만 몰입했고, 결과적으로 회사의 혁신 능력은 크게 저하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직원들은 마치 플로리다의 들판에서 조류 데이터를 얻기 위해 아등바등했던 젊은 대학원생들처럼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일한 것이다.
-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낸다'라는 생각이 집단의 더 높은 목표에 이바지한다면 그렇다. 외부 경쟁자에 집중하면 매의 사고방식도 가치 있다. 하지만 이 런 직원은 먼저 회사 내부에서 협력하는 문화의 일원이 되지 않는다면 조직을 파괴할 수도 있다.
- 달걀 산업에서 실험했던 한 흥미로운 사례는, 생산성 문제에서 매와 까마귀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 모든 사업과 마찬가지로 산란 산업은 달걀 생산량 증가가 목표다. 퍼듀대학교의 윌리엄 뮤어 William Muir 박사는 알을 제일 잘 낳는 암탉 집단을 선별하려고 마이크로소 프트의 방법을 적용했다. 알을 잘 낳는 암탉을 모으고 나머지는 뒤에 남겨두는 것이다. 뮤어는 가장 생산성 높은 암탉을 선별해, 한데 모아 뛰어난 암탉을 연이어 키워내려 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불쌍한 암탉 89퍼센트가 죽었다.
가장 알을 잘 낳는 암탉이 최고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가장 공격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닭들을 한데 모아두면 서로 깃털을 물어뜯고 맨살을 쪼며 악랄하게 싸운다. 암탉들은 죽거나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가히 암탉의 탈을 쓴 매나 다름없었다.
- 가장 알을 잘 낳는 닭, 즉 슈퍼 암탉들은 조직의 이익을 위해 일 하기보다 다른 닭이 생산성을 높이지 못하도록 공격적으로 억누른다. 다시 말해 다른 이를 짓밟아 정상에 오른다. 매가 닭장을 지배하 도록 내버려두면 모두에게 비참한 결과를 초래한다.
마찬가지로 직장에서 협력하는 문화를 조성하려면 전통적인 위 계질서를 파괴해야 한다. 순위 시스템은 내부 경쟁을 키워, 매들이 조 직 내에서 지위를 얻는 데만 골몰하도록 만든다. 결과는 어떨까? 서 로 쪼며 싸우는 닭들과 마찬가지다. 모두가 더 높은 지위를 얻으려 다툰다. 구성원들은 외부의 진짜 경쟁자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서로를 짓밟는 데만 몰두한다.
- 남 앞에서 취약해지기는 어려운 일이다. 아무도 약자로 인식되거나 다른 사람이 자신을 이용하도록 놔두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브레네 브라운은 다음과 같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취약함은 승 패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결과를 통제할 수 없음을 드러내 보이는 용기이다. 취약함은 약점이 아니라 용감함을 나타내는 가장 훌륭한 척도다. 집단에 때때로 나타나는 매에게서 자신을 방어하면서 동 시에 열린 마음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려면 우리가 소속의 경계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 요점은 불편한 건 죽을 만큼 싫다고 믿는 뇌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아니'라고 말하며, 불편한 상황을 찾고 당황스러움을 견뎌보자. 낯선 사람들을 만나보자. 당신을 진짜로 위험한 상황에 몰 아넣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뇌가 인식하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이 대화는 내가 정말 걱정했던 것일까?'라고 물으며 뇌가 행동을 곰곰이 따져볼 기회를 주고 그래도 나 아직 멀쩡하잖아!'라는 결 과를 살펴보자. 그러면 우리 뇌가 새로운 춤 같은 살짝 당황스러운 상황과 싸움 도피 반응을 일으키는 스트레스 상황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이제 낯선 사람이 방으로 들어오는 것 같은 불편함은 아무렇지 도 않다. 이미 당신의 뇌가 몸의 반응을 인지하도록 훈련됐기 때문이 다. 이제 당신은 수시로 스트레스받고 생존에 집착하는 뇌에 중요한 결정을 떠넘길 위험 없이, 두려워하지 않고 불편한 상황에 맞설 수 있다.
- 흔히 데이터가 많으면 더 맞춤화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믿 는다(다양성 본능과 데이터 수집 본능이 결합한 위험한 결과다). 하지만 정보 수집 본능은 우리가 눈앞의 데이터에만 몰두하도록 만들기 때 문에 위험할 길로 빠지기 쉽다. 특히 데이터가 사람에게 적용되면 더 욱 그렇다. 우리 선조들에게는 자신의 지위를 인식하고 유지하려면 데이터가 필수적이었다. '누가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나? 뭘 먹고 있지? 누가 리더지? 누가 자원을 제공하지? 어떤 자원이 더 가치 있을까?' 당시에는 이런 데이터가 유용했다. 이러한 정보를 수집하면 우리가 놓쳤을지도 모를 단서를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매일, 매시 간, 심지어 매분마다 데이터가 끊임없이 늘어나는 오늘날의 디지털 세계에서 이런 데이터 수집 본능을 발휘하면, 쓸데없는 데이터의 소음 속에서 길을 잃고 더 큰 그림을 놓치기 쉽다. 이를 만회하려고 뇌는 필터를 적용하고 하나의 태도를 고수하면서 데이터를 단순화한다. 즉, 우리 입맛에 맞는 깔끔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 한 학생이 순류 선사에게 물었다. “일본인은 왜 이렇게 약하고 얇은 찻잔을 만듭니까? 너무 쉽게 깨지는데요.” 그러자 선사가 대답했다. “찻잔이 너무 약해서가 아니라 다루는 법을 몰라서 깨지는 것이지요. 환경에 나를 맞추어야지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세상의 한구석을 빛내기To Shine One Corner of the World중에서)
- 어느 일요일의 설교는 선명하게 기억난다. 아버지는 물을 가득 담은 병을 들고 신도들 앞에 섰다. 그리고 갑자기 병뚜껑을 열고 물병을 흔들기 시작했다.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버지는 내 생각에도 너무나 간단한 질문 한 가지를 신도들에 게 던졌다. “왜 병에서 물이 흘렀을까요?” 신도들 앞에 서서 빈 병을 흔들며 말씀하셨다. “물이 안에 들어 있었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이 렇게 말을 이으셨다. “여러분 안에서는 무엇이 흘러나올까요? 삶이 당신을 흔들면 무엇이 흘러나올까요?”  나는 그 답이 '본능'이라고 생각한다. 본능은 우리가 보여주기 싫거나 하고 싶지 않은 행동, 편견, 속임수, 꾸며진 이야기의 형태로 우리 안에서 흘러나온다. 바로잡을 수 있는 시간이 있을 때' 본능에 개입하지 않으면, 우리가 되고자 하는 의식적인 사람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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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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