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잡하기 그지없는 현대 사회에 필요한 것은 도그마엔 언제든 의문을 제기하는 마음 자세와 모든 다양한 관점들에 공정할 수 있는 자유로운 정신을 가지고 차분하게 숙고하는 일이다. (버트런드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 서문 중에서)
- 오래전의 인디언들의 예언에 따르면, 지구는 인간들의 손에 의해 점점 나빠질 것이며, 그것이 얼마나 나빠졌는가를 경고해주는 두 가지 중요한 징조가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징조는 바람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리라는 것이다. 바람의 속도가 매우 빨라지면, 그때는 이미 위험한 시기에 접어든 것이다. 또 다른 징조는 사람들이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이다. 오늘날 신문을 펼쳐 보라. 그러면 아이들이 얼마나 버림받고, 성적으로 학대받는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집 없는 아이들이 수백만 명에 이른다. 지구 환경이 매우 나빠졌음을 말해주는 중요한 증거다. (류시화의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중에서)
- 오늘날의 경쟁 시장은 우리가 눈치채든 못 채든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의 국제 버전에 따라 움직인다. 이 손은 구제불능으로 불투명하다. 현저히 드문 예외(예컨대 2008년 금융위기)가 있기는 하지
만 글로벌 버전의 ‘보이지 않는 손'은 그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환율과 이율, 가격, 임금을 만들어냈다. 문제는 이것이다. 버블이나 붕괴 같은 ‘현저히 드문 예외를 제외하고 시장을 분석한다는 것은, 폭풍이나 가뭄을 제외하고 날씨를 분석한다는 말과 같다. (앨런 그린스펀의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문(2011) 중에서)
- 물리학자 볼프강 파울리Wolfgang Pault는 사람들의 연구 결과에 경멸을 표현할 때 '틀리지도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수와 실패가 두려워서 쓸데없는 내용을 늘어놓는 행동에 대한 비판이었죠. 그래도 이런 경우는 시작도 하지 못하는 경우보다는 나을 수 있습니다.
실패가 두렵더라도 일단 시작하십시오. 분명히 두렵고, 피하고 싶고,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수도 없이 찾아올 것입니다. 삶은 그 불안을 이겨내는 과정입니다.
- 지식의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확실한 말과 행동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지식으로 가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지가 아니라 지식에 대한 착각이라고 역사학자 대니얼 부어스틴paniel Boorstin 이 이야기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진리가 아니다, 확실한 것은 없다는 것을 늘 인지해야 합니다. 통찰력이 있는 사 람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이해할 수 없는 연관성을 감지感知 하고, 불규칙성에서 추세와 패턴을 발견합니다. 감지라는 것은 이 성과 감성이 함께 작동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래서 이성이나 감성, 한 측면의 이해와 경험만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지혜롭기 어렵습니다.
- 『국부론』을 발표했을 당시의 시대상을 살펴보면 ‘보이지 않는 손' 이론은 기독교적 세계관을 반영한 것입니다. 모든 것을 최종적으로 신의 의지에 따른 일로 생각하는 일신교의 세계관을 반영한 용어입니다. 이는 신의 의도를 반영하면 모든 것이 예측가능하다는 단순계 개념입니다. 자율조절능력은 복잡계에서 신의 의 지가 아닌 '자기조직화'로 정의됩니다. 많은 수가 참여하는 현상은 의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자기조직화 됩니다. 그렇기에 복잡계에서 자율조절능력은 예측 가능성이 명확한 개념이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손'은 최초에 신학을 바탕으로 설정한 경제 개념 이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학과 과학의 영향을 받아 애초의 의도와 다르게 해석된 사례입니다.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말씀드립니다만 다양하고 근원적인 이해를 쌓고 연결해야 세상이 제대로 보입니다. 당시 시대 정신에 따라 애덤 스미스는 모든 일들이 신의 의도에 따라 정해진다는 단순계 방식의 개념으로 '보이지 않는 손'을 설명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의 자율조절능력으로 해석되는 것은 후대 학자들의 시각이 반영된 설명입니다.
- 비트코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그 전에 암호화폐, 다른 말로 크립토커런시 crptocurrency에 대해 잠시 언급하겠습니다. 도지코인처럼 일부 화폐는 장난으로 시작하기도 했지만, 크립 토커런시는 진지하게 새로운 세상의 구조를 위해 설계된 기술적 신뢰 시스템입니다. 그 성격이 자산의 성격과 통화의 성격 중에 어 느 쪽으로 정해질지, 혹은 어느 쪽의 성격을 더 많이 가지게 될지 는 현재 진행 과정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 이제 크립토커런시가 의미가 있냐 없냐가 아니라 제도권에 어 떤 형태로 편입되는가가 논의의 핵심이라고 생각됩니다. 명망 있는 벤쳐캐피탈리스트 빌 타이Bill Tai의 설명이 시선을 끕니다.
“현재 삶에서 일반적으로 가치를 저장하는 중요한 커머디티(=당연한 것) 두 가지를 선택한다면 석유와 전기이다. 우리는 석유에 대해서 끝없이 페트로 달러 (Petrodollar, 석유 수출국이 보유한 오일 달러)라는 말을 듣고 있다. 그렇다면 전기에 대해서는 일렉트로달러(Electrodollar)라는 것이 있을 수 있지 않겠는가? 페트로달러는 3차 산업혁명 동안 자리잡았다. 그동안 기계를 사용하기 위해 석유가 필요하게 되면서 석유의 가치는 상승했다. 생산성을 저장할 수 있게된 미국 달러는 그 과정에서 금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표준이 되었다. 통화란 무엇인가? 통화란 생산성을 저장하는 수단이다. 국가는 많은 양의 석유를 사서 보관하거나, 석유로 교환할 수 있 는 수단인 페트로달러를 보유함으로써 미래를 준비할 수 있었다. 미달러는 일종의 석유의 ICO 토큰'이다. 이제 석유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여러가지 수단 중에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우리의 삶의 방 식은 변화하고 있다. 생산성이 점점 더 컴퓨터와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석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근본적으로는 전력에 대한 필요 때문이다. 비트코인 채굴은 전력을 비트코인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전력을 토큰화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성된 토큰들을 무 엇이라고 부르든 이것이 바로 일렉트로달러이다.”
- 과거의 기업 경제는 왼쪽과 같이 하나의 큰 흐름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복잡계에서는 비선형성, 창발성 구조 등으로 인해 흐름을 이해하고 관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오른쪽 그림처럼 하나의 흐름이 아닌 산발적인 사건에 의해 경제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입니다. 과거의 경제는 시간의 순서로 움직이지만, 새로운 경제는 시간이 아니라 이벤트와 확률적 확실성이 임계치에 도달했는지 아닌지에 따라 움직입니다. 단순계의 논리로는 이러한 특성에 대응할 방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업의 경영진은 과거의 방식으로 현재에 대응하면서 좌절감을 경험합니다. 새로운 경제는 폭넓은 관점과 상호관계, 다양한 생각 구조를 반영해야 다룰 수 있습니다.
- 안드레이 페루말은 복잡해진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어떤 문제를 전체적으로 파악하려고 할 때 한 가지 측면에서만 100%이해하는 것보다 다면적 측면에서 각각 80%를 이해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문제의 해결 방향을 정할 때는 더욱 그렇다.’
- 임계점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리는 복잡계 투자
단순계 투자는 순환 주기상 지금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반면에 복잡계 투자는 다양하고 깊이 있는 방식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투자 대상의 잠재력이 임 계점에 도달하여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점까지 기다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는지가 핵심입니다.
- 양자물리학은 우리의 세상을 근본적으로 세 가지 측면에서 바 꿨습니다. 첫째, 세상의 구조가 확실한 것이 아니라 불확실하고 어 떤 현상이 중첩되어서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줬습니다. 둘째, 세상의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관찰자도 제삼자가 아니라 현상에 영향을 주는 구성원 중의 하나라는 것을 이해하게 해줬습니다. 셋째, 그러한 상호 간의 영향이 초미세한 범위에서는 실시간으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을 알게 해줬습니다. 이는 시간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 단순계에서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금리가 높아집니다. 단순계에서는 성장률과 물가라는 구성 요소들이 양의 값을 가지기 때문에 기간 이 길수록 기회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과학 기술의 발전과 구조의 변화로 인하여 시간의 순서대로 진행되는 일들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시간이 핵심 기준이 아니게 된 것입니다. 핵심이 아니기에 오른쪽 차트처럼 시간 가치가 제로에 수렴하면서 장단기 금리 차이를 줄이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 미국은 1870년대 들어 경기가 나빠지면서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1882년 중국인의 이민을 막고 시민권을 주지않기 위한 중국인 배제법chinese Exclusion Act을 만들었습니다. 1942년 에는 일본계 미국인 12만 명을 수용소에 강제로 가두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세 가지 시점의 공통점이 보이십니까? 바로 기술 혁신으로 사회 변화가 가장 컸던 시점들입니다.
- 구조를 이해하면 현상들의 진짜 이유를 볼 수 있습니다. 기술의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불만은 증가하고 그들은 이 불만을 남의 탓으로 돌리기 쉽습니다. 그나마 육체 노동을 하던 1882년에 중국인들은 사회적으로 가장 낮은 계급이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도 아시아인의 사회적 지위는 올라가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사람들이 세계 유수 기업의 CEO와 핵심 인력을 다수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중하층은 고난도의 과학 기술변화에 압박감을 느끼고 있고, 당혹스럽게 이제는 수학까지 이해해야 한다는 압박도 받고 있습니다. 미치고 환장陽하는 거죠. 백인 주류 사회도 따라가기 어려운데 미국의 대다수 사람들이 어떻게 이걸 해내겠습니까? 그러니 그 불만이 아시아인 전체에 대한 인종 차별로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인종시기人種忌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구조상 지금은 과거의 어느 때보다 인종차별이 심 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미국에 거주 하는 한국인 분들의 안전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기존에 미국인들 은 자신들이 가장 우월하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외국인 혐오가 강하지 않았습니다. 외국인보다는 내부의 이슈에서 문제가 되 는 경우에 더 증오를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과거보다 자신감을 잃 은 지금의 상태에서의 혐오는 어느 때보다 우려됩니다. 국가적, 인종적 차이를 넘어서는 인류 차원의 도덕적 성숙만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불만의 크기가 클 수밖에 없는 중 하층 시민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강화하는 것은 어느 정도 문제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소득 분배 정책을 강화하는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다행스러운 눈길로 보고 있습니 다. 곳간에서 인심나는 것이니까요.
- 천체 물리학자 토머스 골드Thomas Gold는 독특한 연구와 이론으로 유명한 분입니다. 그의 이론 중에는 천연가스와 석유가 지구 깊은 곳에 응축된 물질의 잔존물인 비생물학적 물질이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석유에서 발견되는 유기 분자들은 생물에 의해 오염된 것이지 석유가 생물로 이뤄졌다는 증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석유가 에너지원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시대에 이러한 주장은 미치광이 취급을 당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사망하기 얼마 전인 2004년, 워싱턴 카네기 연구소는 골드의 이론을 검증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과학자들은 물, 석회암, 산화철을 혼합한 혼합물을 골드의 이론처럼 지표면 아래 깊은 곳에서 발생되는 강한 압력으로 눌렀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장 흔한 석유화학물질 중 하나인 메탄Methane이 형성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골드의 이론은 검증되었고 연구소는 골드가 죽기 사흘 전에 그의 이론이 확증되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석탄과 석유가 동식물이 부패해서 만들어진 유한한 화석연료라고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화석연료가 아니라 지구 중심부에서 나오는 물질이었습니다. 이는 석유가 유한하지 않고 지구 중심부에서 계속 만들어져서 지구가 없어지기 전에는 계속 존재하는 물질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 과거 주식시장은 선진국에서 있었던 현상이 우리나라에서 후행 적으로 발생하거나, 경기 사이클에 따라 순차적으로 발생하는 일 들이 많았기 때문에 기존의 지식을 활용해서 정보를 잘 얻으면 수 익을 쉽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부터 발생한 구조의 변화와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전 세계가 '동시에 경쟁하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사이클 현상이 약해지면서 이제는 따라 할 수 있는 기 준이 없어진 세상에 살게 되었죠. 글로벌 자산시장의 여러 가지 요 인들과 다양한 자산의 가격이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이제는 세계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와 서로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파악하지 못하면 자산시장에서 수익을 만들기 어려워졌 습니다. 정보와 지식의 레벨에서 지혜와 직관의 레벨로 넘어서야 하는 단계에 온 것입니다. 바로 이 점이 시장 수익률보다 양호한 수익률을 달성하는 기관 투자자가 급감한 근원적인 이유입니다.
-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저널리스트이자 사상가인 뤼트허르 브레흐만 Rutger Breaman은 저서 『휴먼카인드(인플루엔셜, 2021)에서 이렇게 설 명했습니다.
“네안데르탈인의 뇌는 오늘날 우리의 뇌보다 평군 15% 더 컸다. 네안데르탈인은 천재와 비슷하다. 개개인의 뇌는 더 컸지만 집단으로서는 똑똑하지 못했다. 사피엔스는 더 큰 집단을 이루고 모방도 더 잘 했을지도 모른다. 네안데르탈인이 초고속 컴퓨터였다면 우리는 구식PC이지만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던 셈이다. 사교성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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