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

저자
자크 아탈리 지음
출판사
청림출판사 | 2012-04-05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세계적인 석학 자크 아탈리가 밝혀낸 세계 권력의 향방 누가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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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이 잘 돌아가려면 국경이 무너지고 규범이 마련되어야 함. 세계주의의 이상향을 꿈꾸는 자들과 해외시장에서 재화가 자유롭게 이동하기를 원하는 기업들의 뜻이 맞아떨어지게 됨.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은 치열한 세력 넓히기 전쟁에 들어갔고 승자는 늘 그렇듯이 경제적 세계정부의 중심에 가장 먼저 견고히 자리잡은 자였음.
- 미국은 기존의 국제기구에 의존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재정적, 제도적, 지적 수단을 제공하고, 무엇보다 국제 금융위기의 해결을 사법적 권한이 있는 국제통화기금의 통화위원회에 맡기지 않고 새로운 비공식 조직인 G20에 맡겼음. G20에는 기존의 G8회원국을 비롯해 중국이 참여. 미국과 중국은 새로운 G2를 형성함. 피츠버그, 런던, 워싱턴, 서울, 그리고 파리에서 회의를 가진 G20은 전시효과만 노린 정상들의 빈 수레만 요란한 모임임. 그들이 가진 힘이라고는 최강자의 결정을 공고히 하고 최강자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것뿐임. 금융의 절대강자 미국은 금융체계 쇄신을 거부했고, 중국은 국제수지 흑자를 줄이기를 꺼리고 있음. 유럽은 재정부채를 관리하라는 소리에 투덜거리기만 함. 빈곤이나 기아, 인권, 민주주의, 환경, 범죄적 경제활동 등 전 지구적 문제가 된 중요한 사안들을 두고 눈감고 아웅하는 식임.
- 인쇄술로 기존 권력이 강화되리라 믿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던 것처럼 인터넷은 강자의 가치를 해체시키고 제국의 통일을 무너뜨리며, 세계를 규격화된 시장으로 통합하지 못하고 오히려 혼합된 민주주의 사회로 만들고 있음. 음악은 가장 대표적 사례. 인터넷이 음악의 서구화된 이용 및 유통방식을 강요하고 있지만, 동시에 무수한 스타일과 음악을 하는 다양한 방식을 출현시키고 공유하도록 만들었음. 혼합과 공감, 타문화 발견을 돕고, 지금까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이질적 문화를 교배해서 뜻하지 않은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게 만들었음.
- 브라질은 혼합된 서구화의 전형임. 서양의 문물과 가치를 빠른 속도로 받아들인 브라질은 빈곤, 종교의 강한 지배력, 폭력의 난무에도 불구하고 날로 다양해지는 상품과 아이디어, 음악, 페스티벌, 연대감을 전 세계에 제공하고 있음. 반대로 베트남, 중국, 한국, 일본 등 아시아는 서구화된 생활방식을 수용하면서도 낯선 것의 존재와 그로 인해 나타날 혼합을 거부함. 이렇듯 세계는 여전히 큰 다양성을 보임. 사람, 언어, 사상, 문화, 기술의 혼합은 그러한 다양성을 더욱 증가시킬 것임.
- 아이폰은 메이드인 차이나가 아니라 메이드인 월드 상품임. 영국 시푸드 그룹의 바다가재는 스코틀랜드에서 잡혀서 태국에서 껍질이 벗겨지고 유럽에서 팔려나감. 진 브랜드 텍스의 청바지 소재 면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재배되고 방직은 인도에서 이루어짐. 청바지 자체는 방글라데시에서 제작되고 싱가포르에서 선적되어 프랑스로 향함. 자동차 장비 생산업체 발레오는 일본 자동차 업체를 위한 전조등 디자인은 프랑스에, 설계는 중국에, 시제품은 미국에 맡겼으며, 세계 곳곳에 있는 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감
- 세계를 지배하는 제국은 당시로는 가장 대규모의 통신망을 제어할 수단을 갖추어야 함. 그 수단이 군대든 돈이든 말이다. 이 기준으로 본다면 미국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세계 최대 강대국의 자리를 지킬 것임. 미국의 군대는 300만명의 병력, 최첨단 무기, 비행기, 전함, 전차, 어떤 나라도 갖지 못한 정보망을 보유한 최강의 힘을 자랑할 것임.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것도 미국, 유능한 인재, 전통파괴론자, 비정통주의자, 주변인, 반항인들을 끌어들이는 것도 미국일 것임. 미국은 여전히 기술혁신, 대학교육과 연구, 예술창작, 미디어의 중심지일 것임. 점점 더 조밀해지는 디지털 네트워크의 중심자리도 놓지 않을 것임.
- 미국은 카이사르가 죽고 난 뒤에도 500년 이상 명맥을 유지했던 서로마제국처럼 생존할 것임. 서로마제국 몰락 이후 1000년을 생존한 동로마제국처럼, 또 그후 300년 이상 유지되었던 독일제국처럼 살아남을 것임. 어쩌면 미국은 신기술로 새로운 성장의 길로 접어들수도 있음. 그리고 보스턴, 뉴욕, 로스엔젤레스에 이어 네번째로 세계의 중심을 갖게 될 것임. 세계의 열번째 중심을. 방위 분야에서도 미사일 방어체제를 수립하고 대게릴라전을 홍보하며 헤게모니를 유지할 것임.
- 그러나 무엇도 미국의 쇠퇴를 막지는 못할 것. 적어도 미국은 장기적으로 쇠퇴할 것임. 우선 상대적 가치에서 퇴보할 것임. 그것은 다른 나라들이 더 빨리 성장하기 때문.
- 세계는 점점 더 세계화되는 반면 민주주의는 이미 존재하는 곳이든 앞으로 존재하는 곳이든 국지적인 현상으로 머물것임. 국가의 권력은 점점 더 하찮아지고 그것은 최강대국들도 예외가 아님. 이것을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기업의 자본, 경영, 전략이 점점 더 국가적 기반과는 멀어짐. 기업은 법적 제한을 가장 덜 받는 곳, 세금이 가장 낮은 곳으로 본사를 계속 옮길 것임. 간부들과 연구자들은 늘 경쟁하는 환경속에서 근무하게 될 것임. 노동과 자본의 이동성이 높아지면서 기업은 모두 규칙을 벗어나고 세금을 아예 내지 않는 곳을 생산기지로 선택할 것임. 기술발전은 현실 또는 가상의 노마디즘을 가속화할 것임.
- 장기적으로 강대국들은 인류전체를 위협하는 위험을 제거하는 것보다 자국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제거하고 경쟁국들을 제압하는 데만 관심을 보일 것. 미국과 중국은 세계에 대한 약간의 영향력을 나누어가질 것이고 각자 이기적으로 들고 있는 패를 이용할 것임. 유럽은 미국 그리고 미국과 중국이 형성하는 G2권력의 강화, 뒤이어 나타날 세계 분열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임. 그런 상황이 되면 각국에 일어나는 일이 인류전체에게도 일어나게 됨. 약육강식의 분위기 속에서 가장 힘이 센 자들은 섬이나 벙커 같은 고립된 장소로 도피할 것. 나머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곳은 보험회사임. 보험회사는 국민들을 보호하는 국가의 역할을 대신할 것임. 보험도 무용지물이고 도망갈수도 없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에 남는 것은 다양한 형식의 유흥임. 보험과 오락에 종사하는 기업은 세계시장의 주인이 될 것.
- 베스트팔렌 강화조약이 16세기와 17세기 종교전쟁에 종지부를 찍고 교회와 국가를 분리했듯이, 국가와 민족의 분리는 20세기와 21세기 전쟁에 해답이 될 수 있을 것. 종교와 분리된 국가가 다양한 종교생활을 가능하게 했듯이, 세계주의 국가는 다양한 국가적 정체성이 공존할 수 있게 해줄 것임. 17세기 중반 종교와 분리된 국가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음. 그것은 세계종말과도 같았기 때문. 그것은 지금 우리가 민족이 없는 세계국가를 생각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임(울리히 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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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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