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경제 2022. 5. 7. 12:01

- 각각의 분자는 원자들 간의 결합으로 이루어 지는데예를 들면, 물 분자는 두 개의 수소와 한 개의 산소 원자 간의 결합, 이 원자는 마치 스프링으로 서로 연결된 것처럼 특정 주파수 초 동안에 진동하는 수로 진동을 한다. 그리고 이들 결합마다 서로 다른 고유한 주파수가 있다. 한편 빛도 다양한 주파수를 가지고 있는데, 어떤 주파수의 빛인가에 따라 우리 눈에 여러 다른 색으로 보이기도 하고 가시광선, 안보이기도 한다적외선, 자외선, X-선 등, 태양으로부터 들어와서 지표에 흡수되었던 빛 에너지가 적외선 형태로 대기를 빠져나갈 때의 주파수가 공기 중 분자 내의 원자 간에 진동하는 주파수와 같은 경우에 양자역학적으로 이 적외 선을 흡수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빛 에너지의 흡수는 원자가 대칭적으로 분포하는 질소N2나 산소 등의 분자가 아닌 비대칭적으로 분포하는 이산화탄소 CO, 수증기,O, 오존, 등의 분자에서 주로 일어나는데, 이러한 이유로 이산화탄소, 메탄, 오존, 수증기와 같은 분자들이 아주 낮은 농 도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들을 '온실가스'라고 부른다.
온실가스 중에서도 수증기의 농도는 이산화탄소의 농도보다 수 십 배가 높아, 실제로 지구온난화에 더 큰 악영향을 준다. 그러나 대 기 중의 수증기 농도를 조절하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거의 불가 능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메탄 등의 가스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 EU는 자동차의 CO2배출에 대해서도 강력한 규제를 시행 중이다. 2015년부터 CO2배출을 점진적으로 줄이도록 강제하고 있다. 2021년 기준, EU로 수출하는 자동차의 평균 배출량이 1km 주행 당 95g을 상회하는 경우, 1g 초과 차량에 대해 대당 95유로의 벌금을 매기고 있다. 현재 가솔린이나 디젤 기반 내연기관차의 평균 CO2, 배출량이 1km당 120g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기준으 로 보면 내연기관차는 25g120g - 95g을 초과하게 되고, 따라서 대당 2,375유로 25g × 95유로/g의 막대한 벌금을 부담해야 한다. 즉 EU를 대 상으로 내연기관차를 생산하여 수출하는 회사는 더이상 이윤을 내 기 어려워지게 된다는 뜻이다.
테슬라는 이러한 제도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였다. 테슬라에서 나오는 모든 자동차는 CO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전기자동차이기 때문에 이 회사에 할당된 CO2배출권을 다른 회사에 판매할 수 있 었는데, 2020년 한 해에만 그 금액이 16억 달러에 이르렀고, 이로 인해 그 해 약 7억 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할 수 있었다. 탄소 배출권의 판매가 없었다면 9억 달러에 이르는 순손실을 내었을 상황인데 이 규제 덕에 오히려 순이익을 낸 것이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CO2 배출 허용량이 더욱 가파르게 줄어들 것이기에 모든 자동차 생산업체는 전기자동차와 수소전기차 등 CO2를 배출하지 않는 자동차의 비중을 당장 늘려야만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 친환경 발전 시스템을 통해 100의 신재생에너지를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10달러의 비용이 들어갔다고 가정하자. 이 에너지를 가지고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30의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다시 10달러의 비용이 추가적으로 들어간다고 계산해 보자. 결국 일론 머스크는 30의 에너지와 10+10=20달러의 비용이 사라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개념으로 수소의 가격이 책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풍력이나 태양광으로부터 전력을 생산할 때 당장 소비되지 않는 전력은 저장되지 않으면 어차피 버려진다. 즉 수소로 변환되지 않는 잉여 전력은 어차피 버려질 에너지였기에, 이 전력은 과장해서 말하자면 공짜 전력이다. 그러므로 실질적인 비용은 수전해 과정에서 들어간 10달러뿐이다. 같은 이유로 수소를 만들기 위해 30의 에너지를 소모한 것이 아니라, 70의 에너지를 새로 생성한 것이다.
따라서, 같은 조건에서 생산된 같은 전기 에너지로부터 출발해서 효율을 따지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물론, 값싼 풍력이나 태양광 팜farm으로부터 수소 생산 자체를 목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곳도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많이 건설될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 경우에도 수소자동차가 효용이 없다고 치부할 수는 없다. 효율과 비용 이외에도 다음에 논의할 여러 다른 요소들을 고민해야 한다.
- 배터리는 외부에서 연료나 공기를 주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컴 팩트하게 하나의 패키지로 만들기에 용이하다. 반면에 연료전지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연료전지 스택 이외에도 별도의 수소 탱크가 있어야 하고, 공기를 정화하는 장치와 수소와 공기를 스택 에 주입시키는 펌프도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연료전지를 스마트폰 같은 작은 기기에 적용해서 배터리보다 나은 가격 경쟁력과 에너지 밀도를 구현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같은 이유로 세단 같은 비교적 작은 운송 수단에 대해서도 연료전지보다는 배터리가 유리하다. 일론 머스크의 말이 적어도 이러한 소형 자동차들에 대해서는 타당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차량의 크기가 커지면 커질수록 배터리가 상당히 불리해진다. 가장 큰 이유는 무게다. 승용차를 예로 들어 살펴보자. 세단 크기의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팩의 무게는 보통 400~500kg에 이른다. 전기차의 무게가 동급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서 20% 남짓 무겁긴 하지만 이 정도 추가된 무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참고로 수소전기차의 경우에는 연료전지 스택, 완충된 수소 탱크, 소형 배터리 팩의 무게를 모두 더해도 200kg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형 트럭의 규모가 되면 좀 심각해진다. 큰 트럭을 움직이려면 작은 차에 비해 당연히 많은 에너지가 든다. 사업용 트럭의 경우 1회 충전으로 먼 거리를 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큰 에너지 용량이 필요하다. 대형 트럭은 급속 충전을 한다고 해도 배터리 충전 시간이 적어도 1~2시간 이상 걸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 번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항속 거리는 사업용 트럭에서 특히 중요하다. 시간이 곧 돈인 사업용 차량은 자주 충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큰 에너지 용량의 배터리를 트럭에 얹는 것은 어렵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배터리의 낮은 무게당 에너지 밀도이다. 
- 2020년 미국 에너지부와 맥킨지가 40톤급 대형 화물 트레일러의 파워트레인 구동계의 무게를 따져보았다. 이에 따르면, 배터리 기반의 트럭은 그 무게가 10톤에 이른다고 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배터리가 차지하고, 모터, 변압기, 감속기 등이 나머지를 차지한 다. 한편 연료전지 기반의 트럭은 7톤이면 충분하다. 7톤 중에 연료전지 스택은 150kg에 불과하고, 보조 배터리가 600kg, 그 나머지가 고압 수소 탱크, 공기 및 수소 공급 시스템, 변압기 등이 차지 한다.
- 트럭, 버스 등의 대형차뿐만 아니라 이보다 규모가 더 크거나 무거운 기차, 선박, 잠수함, 비행기 등 다른 종류의 대형 운송 수단도 배터리보다 수소 연료전지가 더 유리하다.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배터리보다는 수소 연료전지가 물리적으로는 더 유리한 조건을 가지게 된다. 대수로 따지면 승용차나 SUV 등 일반적인 자가 운송 수단의 수가 훨씬 많겠지만, 총 소요 에너지양으로 따진다면 트럭, 버스, 기차, 선박, 비행기에서 요구되는 에너지의 양이 오히려 더 크다. 앞으로 수송용 연료전지 시장도 꼭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그럼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에 대한 상대적인 수요를 지역에 따라 비교해 보자. 차량의 크기와 용도에 따라서도 선택이 이루어지겠 지만 이들 조건이 같다고 가정하고 이야기를 이어가 보자. 우선 수소 수출국에서는 값싸고 풍부한 전기를 바로 이용하는 전기차가 역시 효율적일 수밖에 없고, 자연스러운 선택이 된다. 하지만, 수소 수입국의 경우는 수소전기차가 조금 유리해진다. 수소 수입국에서의 에너지 시작점은 수소인데, 수소전기차를 쓰 게 되면 자동차 내부의 연료전지로 그 수소를 전기로 변환하여 구동한다. 반면에 전기차를 쓰려면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통해 수소를 전기로 먼저 변환시킨 후 그 전기를 자동차 배터리에 충전하고, 그 에너지를 다시 방전하면서 구동한다. 즉 전기차 구동을 위해 서는 외부 전기를 이용해 충전한 다음 차를 구동하는 과정이 추가 되기에, 크진 않지만 10% 남짓 더 많은 손실을 보게 된다. 따라서 에너지 효율이나 비용 측면에서의 전기차의 비교 우위가 상쇄되고, 앞에서 논의한 차량의 크기, 용도에 따른 선택의 경향이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전체적으로 수소 수출국에 비해 수소 수입국에서 더 많은 수의 수소전기차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교적 땅덩어리가 넓은 나라의 경우에는, 같은 나라 안에서도 지역별로 전기가 많이 생성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비율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이렇듯 차량의 크기, 용도뿐 아니라 나라와 지역에 따라서도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간의 선택이 이루어질 것이고, 이런 측면에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는 앞으로 같은 시장에서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관계라기보다는 많은 부분에서 상호 보완 관계가 될 것으로 보는 편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싶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상대적인 비율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 지만, 연료전지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이후에도 세단과 같은 소형 차량의 경우에는 전기차가 수소전기차보다 훨씬 큰 시장을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효율 및 소비자 경험 측면에서 배터리가 수소보다 근원적인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 어차피 개질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기존 탄화수소 기반의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것에 비해 무슨 탄소저감 효과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반론이 가능하겠지만, 탄화수소를 이용해 서라도 고정형 연료전지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료전지의 높은 효율에서 찾을 수 있다. 즉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한다면, 탄 화수소를 연소시켜서 전기를 얻는 기존 발전 방식보다 연료전지를 통해서 전기를 얻는 방식이 훨씬 적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 킨다. 게다가 연료전지를 구동할 때 나오는 폐열을 그냥 버리지 않 고 난방 및 온수 등에 사용함으로써 전체적인 에너지 효율 또한 더욱 높일 수 있다. 이렇게 전기뿐만 아니라 열까지 모두 생성시키는 '열병합 발전을 하게 되면 90%에 이르는 에너지 전환 효율도 달성할 수 있다.
기존의 화력 발전의 경우에는 발전소가 가정이나 건물 등 에너지 소비처와 멀리 떨어져 있어 폐열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연료전지 시스템은 이들 소비처에 인접해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폐열의 이용이 가능하다.
- 일본이 가정용 연료전지의 보급에 적극적인 또 다른 이유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고베 대지진을 경험한 이후에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한 분산형 발전 시스템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천재지변으로 정전이 발생해도, 에너팜이 있으면 전기 사용을 지속할 수 있고 난방 및 온수 사용 등에도 지장을 받지 않게 된다.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의 가정용 연료전지 보급은 아직 많이 미흡하다. 일본에서 가정용 연료전지가 널리 보급된 데에는, 온수를 많이 사용하는 그들의 문화와도 연관이 있겠지만 가스 요금과도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는 가스 요금이 상대적으로 비싸서 전기에 비해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가 덜하다. 여기에 초기 사업자들의 애프터서비스 미흡이 더해져 소비자들의 만족을 이끌어 내지 못한 과오도 있었다.
- 10MW의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 태양광은 약 10,000m2, 풍력은 20,000m2의 면적이 필요하지만 연료전지는 250m정도의 면적으로도 충분하다. 수증기를 외부로 배출해 내는 팬 등을 제외하고는 움직이는 부품도 별로 없어 소음도 적다. 이런 장점들로 인해 조용하고 효율적으로 깨끗한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는 도심용 분산형 전원으로도 적합하다.
- 현재 생산되는 수소의 상당량은 합성 비료의 원료인 암모니아 NH3 의 제조에 사용된다. 합성 암모니아는 소위 하버-보슈법 Haber-Bosch Process이라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 방법으로 암모니아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질소와 함께 수소 를 원료로 공급해 주어야 하는데, 질소는 공기 중에서 바로 얻을 수 있지만 수소는 따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천연가스 의 개질을 통해서 수소를 얻고 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상당한 이 산화탄소가 부산물로 만들어진다. 암모니아 생산을 위해서 대규모 의 탄소 배출을 계속 해오고 있는 것이다.
영국왕립학회The Royal Society 에서 2020년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전체 에너지의 1.8%가 하버-보슈법을 이용 해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고, 세계적으로 연간 생산되는 1억 7,500만 톤의 합성 암모니아의 90% 이상이 비료에 사용된다. 암모니아를 이렇게 대량 생산할 수 없었다면, 19세기 말부터 직면 했던 극심한 식량 부족을 해결하지 못했을 것이고, 현재 이렇게 많 은 인류가 생존해 있을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현재 하버-보슈법의 주원료인 수소를 생산하면서 발생하는 이산 화탄소의 양도 전 세계 배출량의 1.8% 이르는 막대한 양이다. 그러 므로 이 암모니아 제조의 원료로 쓰이고 있는 그레이수소를 향후 블루수소천연가스 개질 후 이산화탄소를 포집나 그린수소로 대체하는 것만 으로도 엄청난 양의 탄소 저감을 이룰 수 있다.
- 현재 전 세계에서 대량 생산되는 수소는 소위 수증기 개질 steam reforming' 이라는 방식을 통해 만들어진다.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 중에 그나마 가장 경제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가스를 섭씨 700도의 고온에서 순수한 물과 반응시키면 수소와 일산화탄소O가 만들어진다. 여기서 생성된 일산화 탄소를 다시 물과 반응시켜서 추가적인 수소를 만들어 내고 동시에 이산화탄소를 부산물로 생성시킨다.
천연가스 매장량이 풍부한 미국의 경우 95%의 수소를 천연가스를 이용한 수증기 개질을 통해 얻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천연가스를 이용해 생산된 수소가 가장 흔하다. 수증기 개질을 통해서는 천연가스 이외의 다른 탄화수소로부터도 수소를 추출해 낼 수 있지만,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것이 그나마 CO2 배출을 가장 낮출 수 있는 방법이다. 이는 메탄H에 있는 수소 하나당 탄소의 비율이 다른 탄화수소에 비해서 가장 낮기 때문이다탄소 하나에 수소가 네 개나 붙어있다. 하지만 메탄을 이용하더라도 1kg의 수소를 만드는데 약 5.5kg의 이산화탄소가 부산물로 생성된다. 수소 인프라로 전환하려고 노력하는 이유가 궁극적으로 CO, 저감에 있음을 생각하면, 수증기 개질은 미래의 궁극적인 수소 생산 방식이 될 수 없다.
- 이론적으로, 메탄을 분해해서 1kg의 수소를 얻는 데에는 물을 분 해해서 같은 양의 수소를 얻는데 들어가는 에너지의 반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 게다가 수소와 함께 분해되어 나온 고체 탄소는 자동 차 타이어 첨가제, 배터리 소재, 탄소 섬유 원료 등 다른 산업에 유 용하게 쓰일 수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부가가치가 수소 생산 비용 을 상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깨끗한 수소 생산에 드는 비용을 절 감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메탄 열분해를 통해 만들어진 수소를 흔히 청록수소 turquoise hydrogen 라고 한다. 깨끗한 방식이지만 탄소가 함유된 메탄을 원료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방식은 기존의 화석연료 기반 산업을 그대로 유지시키면서도 청정수소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 는 측면에서 그린수소가 만개하기 전까지의 과도기적인 방식으로서 상당한 매력이 있다. 하지만 아직은 기술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원료인 메탄과 열원인 재생에너지 전기가 저렴한 미국이나 중동과 같은 곳에서 향후 더욱 가격 경쟁력을 가지게 될 수소 생산 방식이다. 미국의 씨제로 C-Zero사와 모노리스Monolith사가 대표적인 업체다.
- 단독 주택이 많고 태양이 뜨거운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이나 호주 등지에는 가정집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둔 곳이 많다. 태양 광 전기는 낮에만 나오기에 보통 약 15kWh 용량의 배터리를 태양 광 패널 옆에 붙여 두고, 낮에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밤에 꺼내어 쓴다. 가구당 하루 평균 에너지 사용량이 15kWh 정도라는 것을 고려하면, 외부의 계통 전기를 끌어 쓰지 않아도 이 태양광+배터리 콤비만으로 어느 정도 자생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호주의 한 기업은 배터리 대신에 주소를 이용해서 태양광 에너지를 저장하는 시스템을 상용화했다. 햇빛이 쨍쨍할 때 남는 전기로 수전해를 통해서 수소를 생산·저장하고, 밤에는 그 수소를 연료 삼아 연료전지를 돌려서 전기를 만들어 쓰는 것이다. 이차전지 배터리가 아닌 수소 배터리라고 부를 수 있겠다.
이 기업은 수소의 저장을 금속 수소화물을 이용해서 고체 상태로 하기 때문에, 초고압이나 극저온 등의 처리가 필요 없어서 안전하 그 동시에 부피 밀도도 높아 컴팩트한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 사이클을 한 바퀴 돌아도 95%에 이르는 에너지를 그대로 쓸 수 있는 반면, 이 수소 배터리는 수전해 와 연로전지 사이클을 도는 동안 절반이 넘는 에너지가 유실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배터리의 사이클 수명이 3천 회 정도라면, 이 수소 배터리는 2만 회까지도 무난하다고 한다. 즉 배터리보다 적은 에너지를 저장해도 밤 동안 전기가 모자라지 않는 가구라면 투자대비 호용성 측면에서 오히려 유리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앞에서 논의한 대로 기체 압축은 기술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지만 수소의 부피당 밀도가 낮고 저장 압력이 높아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반면 액화수소, 고체수소, LOHC, 암모니아 변환 등은 부피당 저장 밀도가 높고 고압이 불필요하기에 안전도도 높다. 하지만 액화수소는 초 저온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에너지가 들고 지속적 누출로 인해 장기 보관이 어렵다. 고체수소와 LOHC의 경우에는 부피당 수소 밀도는 높지만 무게당 밀도가 낮고, 보관 후 수소를 재추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LOHC도 수소 재추출 과정에서 상당한 에너지를 잃게 된다.
암모니아로 변환해서 저장하는 방법은 높은 수소 저장 밀도, 기존 노하우와 인프라 덕분에 적어도 중단기적으로는 가장 유망한 대량 수소 운송 수단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 방식 역시 수소를 재추출하는 과정에서 아직은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기술 진보가 요구된다. 같은 이유로, 수소로 재변환을 하지 않고 암모니아 자체를 연료로 쓸 수 있는 사용처를 늘여갈 수도 있겠다. 현재는 압축 기체 형태로 대부분의 수소 저장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국가 간의 대규모 운송에는 적합하지 않다. 수소 에너지 산업의 성장과 함께 대량의 수소를 한번에 저장하고 이송하고자 하는 수 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액화수소나 LOHC 등의 기술개발과 인프라 확충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수소를 주요 청정에너지원으로 쓰기 위해서는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 등에서도 대용량으로 저장해야 할 필요가 커질 것인데, 압축된 기체 수소는 낮은 부피당 밀도로 인해 부지 가격, 압축 용기의 경제성 등을 고려했을 때 대용량 저장 방식으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안정성 측면에서도 초고압의 기체 상태로 저장하기에는 불안함이 있다. 액화수소, LOHC, 고체 저장 등의 기술 확보를 위해 발걸음을 재촉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섹터 커플링'은 궁극적으로 재생에너지에서 나오는 전기를 모든 것의 에너지원으로 삼는 것을 지향한다. 원래부터 전기가 쓰였던 곳뿐만 아니라 냉난방, 수송 등의 전 부분에 걸쳐서 전력을 에너지 원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력을 이용한 값싼 대규모 수소 생산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 책에서 여러 차례 논의한 바와 같이, 재생에 너지의 간헐성과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서 큰 규모의 에너지 저 장 수단을 얻고, 이를 통해 시간적, 공간적 수급의 유연성을 도모하 려면 수소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소는 더 나아가 전력화가 어려운 소비 부문에서 요구되는 연료를 만드는 기본 원료로서도 역할을 할 수 있다.  수소사회로 전환이 된다 해도, 화석연료를 쓰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많은 주요 국가들이 2050년까지 탄소제로를 이루겠다고 공언했지만, 탄소제로는 배출되는 탄소가 전혀 없다는 것이 아니다. 배출되는 탄소가 다시 포집되거나 소비되는 탄소와 균형을 맞추어서 추가적인 탄소의 순배출이 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2050년이 되어도 여전히 우리는 많은 석유와 가스를 이용하고 있을 것이다. 석유와 가스를 대체할 수 없는 많은 공정과 장치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을 것이고, 석유와 가스를 이용한 화학 제품의 생산도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수소사회에서는 현재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아주 많은 영역에서 큰 변화를 이룰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 수소는 운송이 어려워, 암모니아는 어떨까?
수소를 에너지의 매개체로 하는 ‘수소사회보다 '암모니아사회'를 구현하자는 주장도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떠받치기 위한 대규모 에너지 매개체로서의 수소는 그 저장과 운송이 기술적, 경제적 난제이다. 수소를 기체 상태로 압축해서 운송하자니 한번에 배편으로 실어 나를 수 있는 수소 에너지의 양이 너무 적어 경제성이 떨어지고, 액화하거나 LOHC에 녹여서 옮기자니, 부피당 에너지 밀도는 높일 수 있지만 경제성이 여전히 많이 떨어진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액화 상태로 운송, 저장하기 위해서는 영하 253도의 극저온을 유지해야 하기에 에너지가 많이 소요되고, LOHC에 수소를 저장하는 방식은 저장, 운송, 재추출하는 과정에서 수소 생산에 버금가는 정도로 많은 비용이 든다. 이 두 방식 모두 기술적, 산업적 성숙도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관련된 인프라도 미미하다.
이런 문제 때문에 수소 대신 암모니아를 에너지 매개체로 삼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주장이 일각에서 힘을 얻고 있다. 우선 수소를 암모니아NH.로 바꾸면 저장과 운송이 훨씬 용이해진다. 액화를 하기 위해 극저온이 필요한 수소와는 달리 암모니아는 영하 33도면 액화시킬 수 있다. 일반적인 냉동고 정도면 암모니아를 액화시켜서 저장하고 운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은 가정용으로도 영하 60도까지 내릴 수 있는 냉동고가 시중에 나와 있으니 말이다. 온도를 내리는 대신 상온에서 10기압 정도의 압력만 가해도 쉽게 액화시킬 수 있으니 암모니아의 액화는 여러모로 용이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액화시킨 암모니아는 영하 253도에서 액화된 수소에 비해 오히려 부피당 1.5배 더 많은 수소를 함유하고 있어서 한번에 더 많은 수소를 옮길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암모니아를 저장하고 운송하는 기술적 노하우 와 산업 인프라가 이미 많이 구축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선박과 파이프라인을 통한 암모니아의 운송은 지금까지도 늘 해오던 일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1억 7,500만 톤에 달하는 암모니아가 생산된다. 이는 700억 달러약 84조 원의 시장 규모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거의 대부분의 암모니아가 비료를 만드는 데 쓰이기 때문에 우리가 체감하지 못했지만, 연간 세계 LPG 가스 시장이 3억 톤 정 도라는 것을 생각하면 암모니아가 얼마나 많이 생산, 유통되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암모니아는 수소와 마찬가지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이다. 그럼에도 수소에 비해서는 저장과 운송이 훨씬 쉽고 이미 구축된 많은 인프라도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수소 자체를 힘들게 저장하고 운송하려 하는 대신, 암모니아를 에너지 매개체로 쓰게 되면 완전한 재생에너지 사회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가능하다. 이러한 그림이 실현되는 곳을 수소사회와 대비되는 의미로 암모니아사회라고 한다.

- 전 세계적으로 2020년 기준 약 27,000TWh의 전력이 생산되었는데, 추후 이 모든 전력이 재생에 너지로 전환된다고 가정해 보자. 단순하게 이것의 10%에 해당하 는 전기 에너지를 리튬 이온 전지 기반의 ESS로 구축한다면 단가를 1kWh 당 300달러로 계산할 때, 810경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자본이 들게 된다. 이는 2020년 미국 연간 총 GDP의 약 35배에 해당한다. 향후 배터리의 가격도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 다고 하더라도 대규모 전력 저장용으로 쓰기엔 너무 비싸다. 2021년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력망용 리튬 이온 전지 기반의 ESS는 2050년 기준으로 1kWh당 87달러에서 248달러 사이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배터리 기반의 ESS를 궁극적인 에너지 저장 방식으로 고려하기에는 앞으로 배터리의 가격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경제성을 갖추기 힘들다는 뜻이다. 리튬 이온 전지보다 훨씬 저렴하고 안정적인 이차전 지가 추후 개발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그러한 대안들이 대규모 로 구축되기에는 기술의 성숙도나 관련 산업과의 연계성 등을 살 펴볼 때 요원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수소가 주목을 받는 것이다. 수소를 통해서 전력을 저 장하게 되면 이보다 훨씬 저렴해지기 때문이다. 2050년쯤이 되면 수전해 비용이 1kg당 1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렇게 되면 연간 2천5백억 달러 정도로, 전 세계 전기 수요의 10%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수소로 변환시킬 수 있다. 이 비용은 초기 수전 해 시설 투자비까지 포함한 것이다. 저장과 수송 비용까지 고려한다고 해도 배터리 기반의 ESS에 비해서는 수천 배가 저렴하다. 초기 설치 비용 측면만 따로 살펴볼 때도 그렇게 비싸지 않다. 2050년이 되면 수전해 kW당 약 200달러 130~307달러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전 세계 누적 발전설비 용량2019년 기준 7.3 TW 의 10%를 모두 수전해 설비로 설치한다고 해도 7000억 달러 정도면 된다. 배터리에 비해 1천 배 이상이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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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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