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이 망치뿐이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 미국 심리학자 에브러햄 매슬로가 한 말입니다. 우리 손에 들려 있는 도구가 망치뿐이라면, 앞에 있는 모든 것을 못처럼 취급해 일을 그르치기 쉽다는 경고입니다. “인생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맞는 도구를 쓸 줄 알아야 한다”고 매슬로는 당부했습니다.
일일이 의식하지 못할 뿐, 우리는 매일 수십 번의 의사결정을 내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괜찮았다” 싶은 선택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너무나 복잡다단하고,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이 널려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경제신문 2월21일자 A26면 기사 <‘오컴의 면도날’ ‘기회비용’…의사결정 도움 주는 정신 모델>은 무엇을 선택할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최소화할 ‘초월적 사고(super thinking)’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최선의 선택을 하고 싶다면 조건부터 단순화하라”는 게 첫 번째 당부입니다.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 미래의 배우자에 대해 길고 구체적인 조건 목록을 제시하는 사람은 원하는 배우자를 만나기 어렵다. 데이트 상대의 범위가 터무니없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이럴 때 떠올려야 할 것이 ‘오컴의 면도날’입니다. 14세기 영국 철학자였던 오컴이 “불필요한 가정(假定)은 면도날로 잘라내라”고 강조한 데서 유래한 정신모델입니다. “사실이나 현상에 대해 논리적으로 가장 단순한 것이 진리일 가능성이 높다. 창업하거나 시제품을 내놓을 때 ‘최소기능 제품’으로 시험해야 하는 이유다.”
‘역발상’도 잘못된 의사결정을 최소화할 방법으로 요긴합니다. 19세기 독일 수학자 카를 야코비가 남긴 “뒤집어서 보라, 늘 거꾸로 생각해보라”는 명언(名言)은 수학 공식을 풀 때만 통용되는 게 아닙니다. 눈앞의 문제를 반대 방향에서 바라다보면 생각지 못했던 해법과 전략이 떠오릅니다. 예를 들어 여윳돈을 투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되도록 돈을 더 많이 벌어야겠다”는 관점으로 돈 굴릴 곳을 찾습니다. 이와 달리 “가능한 한 돈을 덜 잃겠다”는 생각으로 투자한다면 자금을 운용하는 방식이 달라질 것입니다.
인간은 완전하지 않으며, 언제든 실수를 저지를 위험을 안고 있음을 명심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의사결정을 내렸을 당시에는 최고의 선택으로 여겨졌던 게 훗날 큰 패착이었던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흔하다. 불확실하고, 수시로 바뀌는 온갖 환경변수들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탓이다.”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모든 상황을 짚고 또 짚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뜻밖의 결과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예측 불가능했다고 이야기하지만, 상황을 자세히 뜯어보면 예측 가능한 패턴을 따르고 있음이 드러난다.” 요컨대 “잘못될 수 있는 일은 어김없이 잘못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예고된 실수’를 피하기 위해서는 역발상과 리스크 회피 등 초월적 사고력을 키우는 게 필요합니다. “성공한 사람들, 또는 많은 부(富)를 축적한 사람들은 자신이 놓인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해야 최선의 결과가 나오는지 명확하게 분석하고 파악한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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