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이야기

경영 2016. 4. 2. 10:11

- 현대카드에서는 중요한 안건도 회의에서 한번에 결정되는 경우가 많음. 중요 의사결정은 포커스 미팅이라는 부서장-임원회의에서 이루어지는데, 결정을 후일로 미루지 않고 그자리에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함. 소위 끝장 토론을 벌이는 것이다. 시급을 요하는 안건은 사장이 관련 부서장들과 즉석에서 전화회의를 하거나, 아니면 5분뒤에 바로 모여 결론을 내림. 사장이 실무 부서에 직접 가서 결정을 내리기도 함. 일반적으로 대기업들의 결재가 더딘 것은 잘못된 전략을 실행했을 때 재빨리 수정할 수 있는 유연성과 복원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기 때문. 그래서 처음부터 100% 완벽한 전략에 집착. 하지만 100% 완벽한 전략이란 게 있을 수 있는가? 결국은 알맹이 없는 무난한 전략이 되기 쉬움. 또한 국내 대기업의 결재가 더딘 것은 순혈주의 문화에도 기인. 구성원 대부분이 공채로 선발된 직원이갇 보니 한번 찍히면 영원히 갈 수 있다. 서로 웬만하면 갈등을 만들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다. 많은 이해 당사자들을 다 만족시키려다 보니 의사결정이 느려짐. 결정을 빨리 하기 위해서는 직관과 판단력이 필요. 모르는 것을 결정하려면 우선 알아봐야 하니 많은 시간이 걸림. 하지만 평소에 해당 사안에 대해 늘 생각하고,결정의 범위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 일이 쉬워짐. 이런 옷을 사고 싶다고 해서 색깔과 길이, 단추모양, 원하는 가격대까지 면밀히 생각하고 있었다면, 조건에 맞는 옷이 나타났을 때 바로 구입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 반대로 아무 생각 없이 쇼핑에 나섰다면 결정에 시간이 걸리게 마련.
- 현대카드/캐피탈에는 논리적이고 합의된 실패에 대한 면책이라는 원칙이 있음.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했다가 불행히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아이디어를 낸 사람에 대한 처벌은 하지 않는다는 것. 그 아이디어에 대해 사전에 회사에서 충분히 같이 검토하고 결론을 내려 실행에 옮겼다면, 그 책임은 회사가 진다는 것.
- 현대카드는 2010년부터 사원평가 시스템을 변경. 과거에는 실적과 연동된 정량적 평가에 치중했지만, 논에 보이지 않는 정성적 평가도 반영. 즉 전체 평가의 40%를 이른바 전략적 이니셔지브에 할애하는데, 이는 특히 얼마나 새로운 일을 벌이고 추진했는가를 평가하는 항목. 정사장은 "적어도 시도라도 했는가, 내 일에 새로운 도전 아젠다를 발굴하고 결과를 냈는가를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함. "가장 문제는 뭔가 일을 벌였다가 실패한 사람이 아니라 아무 아이디어로 없는 사람이고,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 현대카드 사람들은 꾸준히 무언가를 시도해야만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에 시달림. 계속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도전하고, 실패하고, 문제점을 보완하고 다시 도전하기를 반복한다.
- 현대카드의 회의문화
(1) 침묵이 죄악. 회의에서 말하지 않으면 미안한 문화가 형성됨. 논의주제가 자기 부서와 큰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 하더라도 회사 전체 업무에 관심을 두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권장됨. 몇년 전에 어떤 회의에서 정사장은 한마디도 하지않는 참석자에게 대놓고 물어봤다고 한다. "아이디어가 없는 겁니까, 아니면 무관심한 겁니까?" 심지어 회의에서 한마디도 안 하던 임원에게 사표를 받은 적도 있다. 정사장은 "임원 퇴출 1순위는 실적이 저조한 사람이고, 다음은 회의 때 의견을 안내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함.
(2) 현대카드의 회이는 브리핑을 듣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 토론해서 결정하는 자리임. 대부분의 회사의 임원회의에는 거의 공식화된 절차가 있다. 누군가 브리핑을 하면 그 내용을 갖고 통과시킬지 말지 결정함. 그러나 현대카드에서는 "저희 부서 업무를 보고드리겠습니다."는 식의 회의는 사라졌다. 업무보고는 한달에 한번 이메일로 사장에게 보내고, 사내 게시판을 통해 공유. 대신 일주일에 한번 가장 이슈가 되는 사안을 집중 토론하는 포커스 미팅을 한다. 현대캐피탈은 수요일, 현대카드는 금요일이다. 사장, 임원, 관련 부서 팀장 등 20여명이 참석. 만약 이 회의에서 자기 부서와 관련된 의제를 내면 "실적 자랑하려는 거냐"는 지적을 받음. 자기 부서 일이 아니면서 회사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그 자리에서 토론을 통해 결정할 수 있는 사안만 의제가 됨. 종이 몇장으로 정리한 의제를 발제자가 간단히 설명하면 그걸 놓고 활발한 토론이 벌어짐. 무엇보다 회의의 가장 중요한 규칙은 무조건 그자리에서 결론을 낸다는 것. 다음에 또 생각해 봅시다는 없고, 어떻게든 그 자리에서 갑론을박하면 결론을 낸다. 그리고 해당 안건에 대한 타임 스케줄을 만들고, 책임소재를 명확히 함. 이렇듯 어느 일방의 논리에 치우치지 않고 늘 치열한 논쟁 끝에 합리적 결론을 이끌어냄. 계급장을 떼고 솔직한 토론이 진행되다 보니 제삼자의 눈에는 위태로워 보이기도 함
(3) 준비를 많이 해야 함. 논의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 준비하지 않고 가서 논리에 허점이라도 드러나면 무참히 깨진다. 그래서 미팅 전날 참석자들에게 미리 전달되는 회의자료를 충분히 검토해야 함. "현대카드 회의는 토론의 수준이 대단히 높아요. 굉장히 분석적이고 치열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대충 넘어간다는 게 통하지 않고, 허점을 보여서는 말발이 안먹혀요. 심지어 저희 같은 컨설턴트들이 논리적으로 달리는 경우도 있어요. 현대카드의 회의문화를 비롯한 모든 역량이 엄청나게 성장한 것을 느낄수가 있습니다."
- 현대카드는 직원 저마다의 개성과 창의를 살리도록 풀어주면서도, 제품과 서비스의 높은 기준에 대해서는 양보가 없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의 오너 3세이자 수석 디자이너인 미우치아 프라다가 늘상 "자유로워지라!"고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파티에서 잔의 어느 수위까지 칵테일을 따를지 꼼꼼히 챙기는 모습과 흡사. "여러분의 심장과 직관이 이끄는 대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고 말하지만 직원들에게 "가혹할 정도로 디테일에 집착한다"는 평을 들었던 잡스의 모습과도 비슷. 사실 이러한 양면성은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리더가 큰 그림만 보고 디테일을 놓치면 언젠가 큰 구멍이 뚫릴 수 있으니 말이다.
- 요즘 현대카드를 보면 경영진은 직원의 무임승차를 걱정하고, 일부 직원은 개혁 피로감을 호소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현태카드같은 고속성장 기업이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성장통이라 해석할 수 있다. 정답은 없겠지만 이럴 때 일본의 피터 드러커라 불리는 노나카 이쿠지로 교수의 충고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따. 그는 한국과 일본의 다른 점이 뭐냐는 질문에 "일본이 초식계라면 한국은 육식계라 할 수 있죠"라고 했다. 한국을 높여주는 말 같았지만, 이어지는 그의 말은 일본의 숨은 힘을 은근히 자랑하는 것이었다. "일본은 육식계는 아니지만, 끈질긴 측면이 있습니다. 끊임없이 탁월성을 추구하는 쇼쿠닌(전문기술자)의 도, 그런 강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디지털이 아니라 아날로그 프로세스이기 때문에 좀처럼 흉내를 낼 수도 없습니다." 한국의 기업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는 삼성 이야기를 꺼냈다. "삼성은 철저하게 일본에서 배웠습니다. 동시에 철저하게 분석했습니다. 삼성은 글로벌화와 스피드에서 일본을 넘어섰습니다. 지역전문가 제도까지 두면서 정말로 현장에 밀착했지요. 일본은 현장의 지에서 삼성을 당해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노학자는 한국과 삼성의 약점을 점잖게 지적했다. "삼성의 빨리빨리 문화는 속도가 빠르면서 동시에 매우 엄격하빈다. 항상 푸시합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이 계속 긴장만 하면 피로가 오게 마련이니까요." 그는 삼성에 소재와 부품, 제품을 모두 아우르는 지의 종합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단순히 모듈을 조합해내는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는 것.
- 현대카드의 인사평가 제도는 P=E3의 공식으로 요약됨. P, 즉 성과관리에서 세개의 E가 동시에 충족될 때 성과가 극대화 된다는 것.
(1) 첫번째 E는 참여와 공유를 의미. 개인의 목표와 조직의 목표, 개인의 성과와 조직의 성과가 상호연계돼 평가와 보상이 이루어진다는 것. 한마디로 개인이 아무리 부서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더라도 부서 평가가 좋지 않으면 많은 성과급을 받을 수 없다. 나아가 부서평가가 나쁘게 나오면 추가적 불이익이 주어진다. 결국 나혼자 잘한다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므로 같은 부서 직원들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을 공유하면서 한몸처럼 뛰게 된다. 부서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도 함께 세움. 부서별, 개인별로 한해 목표를 수립할 때 인사평가를 실시할 때에 앞서서, 전 부서원이 모여 부서의 목표/성과와 개인의 목표/성과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짐. 이 과정을 통해 회사-상위조직-하위조직-개인으로 이어지는 조직의 전략적 연계가 가능해진다. 부서원들은 서로 경쟁자임에 분명하지만, 부서 전체의 성과가 자신의 성과와 직결되므로 각 직원들의 발표에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전달한다. 또한 공개석상에서 자신의 목표와 성과를 발표하므로 평가가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여러 발표자들의 이야기를 함께 듣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레 모범사례와 실패사례를 공유하는 셈이 되어 부서 전체의 역량이 제고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음.
(2) 두번째 E는 직원역량강화. 단순히 점수나 순위 매기기가 목표가 아니라 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높이는 데 목표를 둔다는 것. 사정형 평가라면 개인별로 등급을 매기면 끝남. 피평가자가 왜 E등급이나 M등급을 받았는지,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에 대해선 설명이 없다. 그러나 육성형 평가제도는 상사가 부하직원의 등급만 매기는 게 아니라 부하직원이 어떤 역량을 갖고 있고, 어떤 점이 부족한지 등을 기술. 현대카드는 개인 평가지표로 3가지를 동시에 만든다. 업적지표와 역량지표, 그리고 둘을 합친 종합지표가 그것이다. 업적지표는 목표대비 실적을 평가하는 것으로 보수에 연동됨. 그리고 종합지표는 승진에 반영.
(3) 세번째 E는 평가의 공정성이다. 이를 위해 하향평가 외에 다면평가나 상향평가 등 여러가지 방식을 통해 객관적이고 다양한 관점과 데이터를 확보하고, 엄격하게 심사. 평가할 때는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쓴다. 예를 들어 평가기간 중에 부서를 이동한 직원의 경우, 이전부서와 현 부서의 평가를 모두 실시하고, 각 부서별 근무기간에 따른 가중치를 적용. 현 부서 근무기간이 3개월 미만일 경우 별도의 절대평가기준으로 등급을 정함.  부서간 이동, 부서내 이동, 본부와 지점간 이동 등 이동유형에 따라서도 각기 다른 평가기준을 적용. 평가자의 성향에 따른 평가의 오류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를 제거하는 장치도 마련해 두고 있음. 예를 들어 관대화나, 중심화, 가혹화 등의 평가오류도 분석. 
- 미국 카드회사들은 저마다 비즈니스 모델이 다름. 이를테면 아멕스는 신용카드를 아주 권위있는 지불결제수단으로 만들었음. 고객의 여행과 출장을 도와주는 라이프스타일 회사를 표방하면서 연회비나 결제수수료를 받음. 반면 캐피털 원은 대출을 주력으로 함. 한편 씨티카드 같은 것은 아주 독립적인 상품이라기보다는 은행계좌가 있는 손님에게 서비스의 일환으로 끼워주는 역할을 함
- 전투의 전략은 어디서 싸울지를 택하는 데서 시작. 현대카드는 현금대출이라는 기존의 전장에서 과감히 발을 뺏다. 그리고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신용판매 시장을 주된 싸움터로 정함. 이를 위해서는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면서도 새로운 가치를 제안하는 회사로 각인돼야 하고, 따라서 브랜드 전략이 매우 중요해짐. 브랜드 전략을 중시하는 현대카드의 오늘은 그 당시 깊은 고민의 산무인 셈. 그 결과 04년 이 회사는 전체 영업수기의 75%를 가맹점의 신용판매를 통해 얻었다. 대출업무 비중은 25%로 카드업 평균 40%를 크게 못 미쳤다. 그러나 카드 결제 수수료 수입 신장세가 한계에 부딪히고, 카드 수수료를 낮추라는 사회적 압력이 높아지자 현대카드도 현금대출 중 금융업무를 늘리기 시작. 2010년 말 현재는 대출업무 비중이 37.8%로 올라가 다른 카드사와 비슷해진다. 대금업이 아니라 신용카드 본연의 결제기능에 집중한다는 현대카드의 전략과 명분 모두가 흔들리게 된 셈.
- 요즘 현대카드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카드사가 아니라 일종의 마케팅 회사로 인식.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제3의 전장으로 옮아간 덕분. 이는 정태영 사장이 부임초기 현금대출이 아닌 신판이라는 새로운 전장을 택한 이후 두번째 도약이다. 현대카드 사람들은 자신들의 업을 단순히 신용카드업으로 정의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렸고, 그렇기에 과거에 그 어떤 회사에서도 하지 않았던 색다른 시도들을 감행할 수 있었다.
- 현대카드의 다양한 광고 및 마케팅 활동은 마케팅 교과서에 나오는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살아있는 사례임. 현대카드는 자사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노출시키기 위한 브랜드 접촉점을 다양한 경로에 배치해, 소비자들을 끊임없이 쫓아다니며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통합을 시도. 정사장은 마케팅의 무게중심이 광고에서 표현으로 옮겨갔다고 강조. "광고도 중요하지만 그밖에도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형성하는 표현요소 모두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블로그에 글을 올려 우리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어떤 문화를 추구하는지 이야기하는 것도 우리에 대한 인식을 만들어가는 작업이죠. 우리가 벌이는 이벤트, 심지어 우리의 사옥까지도 우리의 표현수단입니다." 즉 슈퍼매치나 슈퍼 콘서트 같은 행사는 단순히 일회성으로 후원하고 마는 이벤트가 아니라 현대카드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면밀히 기획된 전술. 그래서 현대카드는 이벤트에 돈만 대고 여러 회사와 더불어 공동후원사로 이름만 나오는 행사에는 결코 참여하지 않음. 단독 스폰서로 참여해, 초청 공연자부터 진행까지 행사의 모든 것에 관여. 그래야만 브랜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행사를 이끌 수 있다는 게 정사장의 생각임. "이벤트는 우리가 기획해야 비로소 우리의 소울이 됩니다. 다른 회사들과 함께 공동 후원사로 이름 한줄 들어가는 것으로는 결코 우리 것이 될 수 없죠."
- 현대카드가 받아들인 것은 단순히 퍼플이란 단어가 아니라,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가져가야 한다는 원칙. 한번의 제품작명에 쓸 단기전술이 아니라 두고두고 추진할 장기전략에 관한 제안이었는데, 현대카드가 그걸 이해하고 수용한 것. 컬러카드 시리즈 뒤로는 뒤에 레드카드가 추가로 출시돼, 지금은 블랙, 퍼플, 레드의 3형제로 구성돼 있음. 퍼플카드의 핵심고객은 차세대 리더 집단. 블랙카드가 CEO급 이상의 사회 지도층을 타겟으로 한다면 퍼플은 미래의 블랙카드 고객을 목표로 함. 광고 메시지로는 보라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며, 왕과 종교 지도자들이 보라색 옷을 즐겨 입었다는 내용을 담아 고객으로 하여금 특권의식을 느끼게 했다. 한편 레드카드는 전문적 엘리트를 위한 프로페셔널 럭셔리 카드를 표방함.
- 금융사 중에는 브랜드 자산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 대부분 금융사 임직원들은 평생 숫자를 따지면서 일한 사람들. 예대마진이 얼마고, 우리회사 수익률이 얼마고, 이런 것들만 아는 사람들이다. 광고에 대해서도 오직 "이것 하면 회원이 얼마나 더 들어오나?"만 묻는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이나 마케팅은 이런 관점에서 봐서는 안되는 영역. 마케팅이 이익을 만들어내는 건 오랜 투자끝에 오는 궁극의 결과물이기 때문. 숫자를 믿는 것은 중요하다. 기업은 분석적이고 과학적이어야 함. 그러나 숫자를 믿는 것이 모든 것을 계수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지는 않음. 어떻게 기업의 모든 활동을 계수화할 수 있단 말인가? 현대카드의 사례에서 염두에 둘 부분이라면, 당장 계수화할 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 현대카드는 신규사업에 대해서도 그런 관점에서 접근. 신규사업을 론칭하고 나면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첫달 보고서부터 실적을 따짐. 그러나 현대카드에서는 신규사업을 시작한 뒤에 실적이야기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처음단계에서는 실적보다 시스템을 깔고 사람을 모으고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는 생각.
- 세상의 모든 미술작품을 한방에 몰아 넣는다고 좋은 미술관이 되는 것은 아님. 그건 미술관이 아니라 창고일 뿐이다. 미술관이 진정 위대한 미술관이 되느냐는 전시실에 걸리지 않은 작품이 무엇인가에 의해 결정됨. 훌륭한 큐레이터는 무엇을 전시하고, 무엇을 창고에 그대로 둘지 끊임없이 선택함. 의식적 편집과정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더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줄이느냐이다.
- 성공하는 사람, 성공하는 기업의 공통점은 스스로 매우 높은 기준을 세운다는 점. 그 기준이 충족되면 사람들은 박수치지만, 그래도 그들은 흐트러지지 않고 더욱 높은 기준을 세우고 추구해나간다. 현대카드는 높은 수준에 대한 중단없는 추구를 당연시 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 글로벌 회사라고는 할 수 없지만, 항상 글로벌 기업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 높은 눈을 갖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높은 눈을 가진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다. 상대의 눈높이에 따라 내 눈높이가 결정되기 때문. 현대카드가 각 분야에서 세계 최고기업과 손잡는 가장 큰 이유도 여기 있다. 합작 혹은 제휴 파트너인 GE캐피탈이다 산탄데르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리더들이다. 2010년에는 베인, 휴잇과 손잡과 각각 조직, 인사에 대해 베스트 프랙티스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 같은 해에 펜타그램이란 미국 디자인사에 의뢰해 서체에서부터 CI, 톤앤매너 등 모든 것들을 약간씩 튜닝하는 작업을 진행. 변화된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광고 컨셉에 맞추어 좀더 과학적인 느낌이 나도록 미조정. 한편 프리미엄 카드 중 하나인 퍼플카드 회원 소식지를 어떤 내용으로 채우는 게 좋을지는 세계적 비즈니스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인 모노클의 컨설팅을 받음. 현대카드가 손을 뻗치는 최고는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음. 카드디자인은 스위스 화폐를 디자인한 레옹스톡에게, 인터넷 홈페이지 디자인은 세계적 디자인 컨설팅사인 아이데오에게 맡겼다. 13년 목표로 추진하는 콘서트홀 건립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세지마 카즈요에게 의뢰. 슈퍼매치나 슈퍼컨서트에 오는 예술가는 스포츠 스타들 역시 세계 최고임
* 현대카드의 일하는 방식
1. 실행하는 방식
- 1년에 두차례 부서별 평균 결재시간을 측정, 공개
- 전자결재 시스템에서 결재권자가 24시간이 경과해도 결재하지 않을 경우 감사실에서 경고메일
- 임원회의는 토론과 의사결정에만 집중. 업무보고는 이메일과 인트라넷으로 사전 공유
- 임원회의 안건으로 올라온 중요 결정은 끝장토론으로 한번에 내린다
-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행하다 실패하더라도 발안자를 문책하지 않음
- 인사평가시 새로운 일을 얼마나 벌이고 추진했는지를 전체 배점의 40%이상 반영
2. 소통하는 방식
- 분기에 한번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홈앤어웨이 제도를 운영
- 한달에 한번 강당에 모든 임원이 함께 모여 일하는 제도를 운영
- 1년에 한번 사내 모범사례 발표행사를 갖고 시상
- 각 부서가 다른 부서들을 평가하도록 해 합산된 점수에 따른 순위를 공개
- 대표이사가 트위터나 페북같은 SNS를 통해 주 1회 이상 소비자와 직접 소통
- 회의 때 침묵하면 죄를 짓는다는 느낌이 들도록 함
3. 혁신하는 방식
-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 때 기존 회사들이 외면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
- 후발업체라면 디자인부터 광고까지 선발업체와 전혀다른 분위기에 다른 관점을, 다른 방법으로 이야기함
- 기업을 알리는데 광고 외에 이벤트와 사옥, 사무용품까지 모든것을 표현수단을 활용
4. 집중하는 방식
- 신제품의 표적고객이 누구인지 초점을 좁고 명확히 함
- 신제품 개발시 시장조사에 의존하지 않음
- 인재, 브랜드, 기업문화 같은 보이지 않는 자산을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을 만듬. 또한 이것이 보이는 자산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CEO가 수시로 강조
- 재무부서의 사명은 미래를 내다보고 큰 돈을 쓰는데 관대하고, 단기적 성과를 내기 위해 일회성 지출을 막는 것.
- CI매뉴얼을 만들어 직원의 옷차림과 글씨체까지 모든 표현수단에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통제
5. 융합하는 방식
- 경력직 채용시 50% 이상을 다른 업종에서 선발
- 직원이 가고싶은 부서에 스스로를 매물로 내놓고, 인력이 필요한 부서는 사내공모하는 인력장터를 운영.
- 임직원 해외출장시 업무와 관련된 일정의 두배를 머물다 오게 함. 해외 문화 체험 목적
- CEO와 임원이 1년에 한번 외국에 나가 각 분야의 세계 최고 모범사례를 경험하도록 함
- 업무제휴가 필요하면 어려워도 세계 최고 회사들과 손을 잡음
- 광고시안은 CEO부터 관련임원, 팀장까지 한자리에 모여 한번에 결정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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