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배우 모건 프리먼은 50세가 넘도록 지역 극장과 소규모 연극무대를 전전한 무명 신세였습니다. 쉰두 81세의 제시카 탠디와 함께 출연한 영화(드라이빙 미스데이지)에서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영화로 탠디는 생애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프리먼은 할리웃의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현재 94세로 역사상 가장 성공을 거둔 여성 주식투자자로 꼽히는블루칩 배당금의 여왕제랄딘 와이스가 투자 세계에서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51 때였습니다. ‘인내심 그가 강조하는 투자 철학의 핵심입니다.

한국경제신문 219일자 A30 아직 꽃피우지 않았을 당신은 패배자가 아니다 기사는 경제전문지 포브스 발행인이자 미래학자인 리치 칼가아드가 <레이트 블루머>의 주요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정해진 성공 시간표에 목매거나 순응하지 않아도 된다면, 우리 모두 각자 일정대로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꽃피울 있다.”

높은 성과를 남들보다 빨리 이뤄내야 한다는신동 문화 요즘 세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조기 교육에 내몰리며 성취에 대한 압박감으로 육체적·정신적 사기 저하에 시달립니다. 칼가아드는어린 나이에 이룬 성적이나 점수, 직업, 돈과 명성이 인생 전체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일깨웁니다. “남들보다 조금 늦게 결과를 낸다고 해서 뒤처진 인생인가? 아니다.”

칼가아드는 접시닦이, 야간 경비원, 편집 보조 등을 겪으며 방황하다가 뒤늦게 길을 찾아낸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인생을 경주가 아닌 여정으로 진정한 성공을 있다 강조합니다. 누구나 프리먼과 와이스, 칼가아드 같은레이트 블루머(늦게 꽃피우는 사람)’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결과가 많습니다. “기술 기업 50세가 창업한 회사가 30세가 창업한 회사보다 대박을 터뜨릴 확률이 거의 높고, 30 창업자가 20 창업자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다.” 노스웨스턴대학교, MIT, 미국 인구조사국이 신생 기업들을 조사했더니가장 성장속도가 빠른 회사들은 출범 당시 창업자의 평균연령이 45세였다 합니다.

레이트 블루머들에게 공통된 것은 호기심, 연민, 회복력, 평정심, 통찰력, 지혜라는 여섯 가지 장점을 갖췄다는 점입니다. “ 장점들은 얼리(early) 블루머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분위기 속에서 쉽게 드러나지 않을뿐더러 무시되기 쉽다. 하지만 주변과 사회의 편견을 딛고 수많은 역경과 문제들을 참고 극복하면서 빛을 발할 있는 것들이기에 값진 발견이 있다.”

칼가아드는늦다고 해서 게으른 아니며, 중간에 그만둔다는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말합니다. “성공한 레이트 블루머들은 자신의 실패와 좌절을 인지하되 오래 매달리지 않는다 합니다. 누구나 쉽게 빠질 있는 자기 회의를 핸디캡이 아닌슈퍼 파워 활용하는 중요합니다. “다소 어설픈 출발, 방황과 혼란, 경력 단절과 불운, 자신감 부족과 나쁜 습관 등을 겪더라도 수치심에 사로잡혀 의지를 꺾지 않는다면 자신의 역량과 잠재력을 발현해낼 있다.”

한국경제신문 상임논설고문
이학영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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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나태주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나태주: 1945년 충남 서천 출생.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대숲 아래서』, 『마음이 살짝 기운다』 등 40여 권. 박용래문학상, 시와시학상, 편운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정지용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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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생각하며 쓴 시일까. 얼핏 보면 어떤 여성에게 바친 사랑시 같지만, 이 시의 수신인은 남자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한 출판사 편집장이다. 나태주 시인의 말을 들어보자.

“회갑을 넘기고 62세 교직정년 나이쯤 해서 시 전집을 내고 싶었는데, 고요아침이란 출판사와 얘기가 되어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교정을 열 차례 이상 보았지만 그래도 오자가 계속 나오는 거예요. 그 출판사의 김창일 편집장이 전집을 편집했지요. 여러 차례 이메일과 전화를 주고받다가 마음으로 가까워졌고 그를 통해 여러 가지 들은 얘기가 있습니다.”

무슨 얘기를 들었을까. 그 편집장은 시를 읽다가 여러 번 컴퓨터 앞에 코를 박고 흐느껴 운 적이 있다고 했다. 동병상련의 슬픔이었을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시인의 가슴 속에서 울컥, 문장이 떠올랐다. 곧장 컴퓨터를 열어 그의 이메일 주소 아래 문장을 적어나갔다. 그 문장이 바로 이 시다. 시인은 이 시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선물은 공짜로 받는 물건이고 귀한 물건, 소중한 그 무엇입니다. 호되게 병을 앓거나 고난을 겪어본 사람은 압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하루하루 우리가 받는 지상의 날들이 선물입니다. 생명이 그 무엇과도 비길 수 없는 고귀한 선물입니다. 그런 다음에는 내 앞에 있는 당신, 가끔 말을 하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투정도 부리는 당신이 나에게 그럴 수 없이 아름다운 선물입니다. 진작 이것을 깨달았어야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당신의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과 콧노래 한 구절이 나에게 ‘한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 된다고 그랬습니다.”

시인은 또 “그것은 슈퍼마켓이나 시장에서 돈을 주고 사는 물건이 아니며 벽장이나 다락 속에 깊숙이 넣어둔 보물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나에게 이미 있는 것들인데, 그걸 아낄 이유가 없으니 망설이지 말고 서로가 주고받아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시인이 평소에 하는 말 중에도 이런 대목이 있다. “사람들은 기쁨이 부족해서 우울증에 걸리고 불행을 맛봅니다. 서로에게 선물이 될 때 하루하루 아름다운 세상이 열리고 천국에서 사는 날들이 약속될 것입니다. 죽어서 천국에 가는 사람은 살아서 이미 천국을 충분히 경험한 사람이라고 하지 않던가요.”

그는 이처럼 일상의 평범 속에서 반짝이는 시의 부싯돌을 발견하는 시인이다. 국민시로 사랑 받는 시 ‘풀꽃’도 생활 속에서 건진 시편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 시는 초등학교 교장 시절 아이들과 풀꽃 그리기 공부를 하다가 해준 말을 그대로 옮겨 쓴 것이다.

풀꽃 앞에 앉아 서투르게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 모습은 그림 같다. 작은 풀꽃을 그리려면 눈을 바짝 갖다 대고 관찰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아이들은 풀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예쁘다”는 말을 연발한다. 외로운 것 같지만 함께 모여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면서 깔깔거린다.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간 뒤 그 모습을 하나씩 떠올리며 시를 써서 칠판에 적어 놓고 흐뭇해하는 시인의 뒷모습 또한 오래 볼수록 더없이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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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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