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작가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1 원고는 명성이 자자한 편집자와 출판사로부터 번이나 매몰차게 거절당했습니다. 마지막에 계약한 출판사 역시 성공을 확신하지 못해 선금을 쥐꼬리만큼 지급하고는 500부만 인쇄했습니다. 희귀해진 초판본에 지금은 수천 달러의 가치가 붙었고, 롤링에게 퇴짜를 놨던 베테랑 편집자들과 출판사는 가슴을 치며 후회했습니다.

1990
년대 후반,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구글의 근간이 검색방식을 개발한 대가로 기업 투자자와 인터넷 전문가들에게 160만달러( 177000만원) 제안했지만 모조리 거절당했습니다. 1970년대 후반, 사무기술 분야 거대기업이던 제록스의 연구원이 아이콘과 마우스를 갖춘 개인용 컴퓨터를 개발했을 때도 경영진은 인정해주지 않았습니다.

한국경제신문 326일자 A30 경험에 속았다…20 구글 인수 거부했던 IT기업들 기사는경험의 함정 어떻게 유능한 이들마저 잘못된 판단에 빠뜨리는지를 소개했습니다. 특정 분야에 대한 경험이 많고 지식이 깊어질수록 시야와 접근 방법이 경직되고, 예상치 못한 기회를 알아보는 방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경험이 우리 삶의 친구이자 스승이 아니라, 사기꾼이자 적이 되는 사례가 너무 많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의사결정학과 교수인 로빈 M 호가스와 행동과학자 엠레 소이야르가경험의 배신 주목하게 배경이 흥미롭습니다. “우리 사람이 15년도 지난 과거에 처음 만났을 때는 사람들이 통찰력을 기르고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경험이 어떤 도움을 주는지 연구하고자 했다.” 그런데 연구를 지속할수록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경험이 항상 훌륭한 스승이라는 인식은 근거 없는 신화에 가깝다.”

아이디어 하나로 기업의 운명이 뒤바뀌는 IT사업처럼 변화가 빠른 분야일수록 경험에 갇히는 것은 치명적입니다. 다른 분야도 다를 없습니다. “혁신 자체가 과거와 미래의 차이를 불러오는 주요 동력이므로 획기적 아이디어일수록 과거 경험을 갖고 성공 가능성을 판단해서는 된다 것입니다. “경험은고정관념 제조기 전락할 있다. 경험의 밖에서 생각할 알아야 한다.”

경험은 오랫동안 인류의 생존을 도와준든든한 아군이었지만 더는 아닙니다.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경험에 속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미래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오류를 저지를 있다.” 그만큼 경험은넘어서기 어려운 존재입니다. 사람들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능력은 뛰어난 반면, 아이디어를 판단하는 능력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호가스와 소이야르는의사결정 주체로서 경험에서 얻는 교훈을결론 아니라 차차 검증해야 가정으로 취급해야 한다 말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경험을 통해 놓친 것은 무엇인지, 무시해야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항상 의문을 제기하고 조정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논설고문
이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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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스풀

인문 2021. 3. 28. 15:03

- 자신이 변화를 일으키기에 너무 작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모기 한 마리가 윙윙거리는 방 에서 잠을 자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 Christine Todd Whitman)
- 2013년 내가 체인지닷오알지에 입사했을 때 가장 놀란 사실 중 하나는 무브먼트 스타터와 비즈니스 리더에게 필요한 리더십 기술이 거의 동일하다는 것이었다. 사실 그들의 리더십 기술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성공적인 리더십이란 목표에 대해 뚜렷한 비전을 구축하고, 다른 사람들 이 함께 그 비전을 위해 노력하도록 북돋는 것이다. 그리고 권력 자(결정권자)들에게 당신이 원하는 일을 하도록 설득해, 장애물과 난관을 극복한 다음 비전이 실현될 때까지 단념하지 않는 것이다. 이 같은 리더십 기술은 모든 분야와 대의, 모든 산업 부문의 무브먼트 스타터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특성이다. 
- 중요한 건 실천이다. 말하고 걱정하고 생각하는 건 중요한 게 아니다. (에이미 폴러 Amy Poehler)
- 비전이 없다면 아무리 강한 열정도 배터리 없는 기계에 불과하다. (켄 올레타 Ken Auletta)
- 2015년에 리더십 컨설턴트 회사를 운영하는 잭 제거 Jack zenna와 조지프 포크먼 Joseph Ralkmans은 팀원들에게 높은 성과 점수를 준 관리자와 반대로 지속적으로 낮은 점수를 준 관리자와 함께 일한 사람들의 업무 성과 및 몰입도를 조사했다. 두 집단의 관리자는 모두 자신이 팀에 높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여겼지만, 결과는 현 저하게 달랐다. 제거와 포크먼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이렇게 보고했다. "보다 긍정적 평가를 받은 사람들은 격려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느꼈으며, 그러한 자신감은 향후 발전과 성장에 대해 낙관적 으로 볼 수 있게 해주었다. 반대로 관리자에게 지속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직원들은 낙담하거나 당혹해 했으며, 대개는 양쪽 모두를 경험했다. 그들은 자격이 부족하거나 신뢰받고 있지 않다고 느꼈고 따라서 성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리더들이 팀원들에게 가지는 믿음은,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어 관리자들의 신뢰를 받는다고 느껴 실제로 성과가 향상된다. 의도적으로 팀원들에게 높은 평가를 줘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팀 원들을 신뢰하는 관리자가 팀을 높은 성과로 이끌 수 있다는 의미다.
- 조정에는 '파워10'이라는 기술이 있다. 노잡이들이 젖 먹던 힘까지 쥐어 짜 최대한 힘차게 노를 열 번 젓는 것이다. 이미 쉴새 없이 노를 저어 왔더라도 이 열 번은 말 그대로 전력을 쏟아붓는 것인데, 대개 경기 막바지인 결승점을 앞두고 있을 때 경쟁팀을 추월하거나 거리를 벌릴려고 쓰는 방법이다. 키잡이는 이 파워10을 언제 실행할지, 그리고 한 경기에서 얼마나 자주 사용할지를 결정하는 사람이다. 나는 수년간의 키잡이 역할을 통해 한 경기에서 할 수 있는 파워10은 두세 번에 불과하 며 너무 자주 사용하면 선수들이 체력을 소진해 효율성이 떨어지고, 반대로 너무 사용하지 않는다면 다른 팀들이 파워10으로 우 리 팀을 이겨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파워10 개념은 조직에서 팀을 이끌 때에 유용하다. '인생은 전력질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는 말은 분명 옳은 말이긴 하지만 몇 번의 전력질주가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게 해준다는 말이 생략되어 있다.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팀을 지휘하고 있고, 팀에 성취감을 심어주고 싶다면, 적시적소에 파워10 기술을 활용하면 기적을 만들 수 있다. 마감 시한에 맞추려고 야근을 하는 것, 모두가 힘을합쳐 까다로운 결정권자를 설득하는 것, 또는 기술적 문제를 해 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모으는 것, 이 모두가 팀원들 을 단결시킬 수 있는 파워10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전력질주를 너무 자주 사용해서는 안 되며, 꼭 필요할 때에만 '올인'해야 한 다. 신중하게 선택한 '올인'의 순간을 활용하면 팀원들을 무리시 키지 않고도 충분한 성취감을 맛보게 할 수 있다.
- 체인지닷오알지에는 황금률이 있다. “최선의 의도를 가정하라.” 우리가 다른 사람의 의도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주지시킬 때 사용하는 문구다. 많은 연구조사에서 사회심리학자 들이 기본적 귀인 오류’15라고 부르는 것을 증명하는데, 간단히 말해 사람들이 타인의 부정적 행동을 주로 내적 기질 탓으로 돌 리는 행위를 가리킨다. 이를테면 그들이 처한 상황 요인을 고려하기보다 '그 사람 성격'이 문제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별로 놀랍지는 않지만, 우리는 자신의 행동을 해석할 때 정확하게 그 반대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누군가의 행동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밝히는 건 좋지만, 상대방의 의도를 묻지 않고 혼자서 지레짐작하느니 기본적으로 이해심을 발휘하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된다. 아니면 주변 사람들에게 연민을 갖고 상대방의 의도를 최대 한 긍정적으로 가정한다면, 갈등을 줄이고 바람직한 장기적 관계를 맺는 동시에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런 개념을 'MRI(Most Respectful Interpretation, 가장 존중적인 해석)'라고 칭하 기도 하는데, 브레네 브라운은 너그러운 가정 hypothesis of generosity' 이라고 부른다. 이는 다른 사람의 의도와 행동, 말을 최대한 너그 럽고 호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최선의 의도를 가정하거나 이른바 너그러운 가정을 사용하면 우리 자신에게도 좀 더 너그러워질 수 있다.
- "비판을 참을 수 없다면 새롭거나 재미있는 일을 하지 않으면 된다.” (제프 베조스)
- 우리가 실패라고 부르는 것은 추락하는 것이 아니라 바닥에 머무르는 것이다. (메리 픽포드 Mary Pickford)
- 한 번의 실패와 패배를 혼동하지 마라. (스콧 피츠제랄드)
- 세게 치는 건 중요한 게 아냐. 세게 맞고도 계속 싸우는 게 중요한 거지. (록키 발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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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배당소득세가 높으면 자사주를 매입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 문한다. 자사주 매입은 발행 주식 수를 줄여 그만큼 자기자본이익률 (ROE)을 높이고 주가를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에서는 통하지 않는 얘기다. 자사주 매입이 대부분 소각을 전제로 하 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대주주의 지분을 올리는 방법으로 자사주를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 회 사가 자사주 20퍼센트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주회사와 자회사로 인적 분할을 하면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지분을 20퍼센트만큼 보유하게 된다. 자사주의 의결권이 부활하는 마법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해외의 경우 자사주 매입은 기본적으로 소각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그만큼 주가가 상승하고 주주 이익 환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국내 역시 소각 목적으로만 자사주 매입을 허용하거나, 자사주 소각만큼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등 인센티브를 주거나, 지주회사 전환 시 자사주의 의결권이 부활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 무언가 금지시키면 암시장이 형성되듯 역사적으로 지나친 규제와 세 부담은 항상 국력을 쇠퇴시켰고, 풍선 효과를 만들었으며, 전혀 예 상치 못한 계층에 엉뚱한 피해를 입히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이론과 달리 인간의 생각과 행동은 너무 창의적이고 복잡해서 언제 나 규제를 피할 구멍을 찾기 때문이다. 진짜 부자들은 이러한 세금에서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 글로벌 경 쟁 시대에 부자들은 세율에 따라 소득과 재산의 형태와 종류를 바꿀 수 있으며, 이 나라가 싫으면 저 나라로 옮겨갈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기업의 진짜 대주주(최대주주)는 배당과 급여 대신 유보를 통한 자본이득으로 돌리면 된다. 어차피 대주주의 지분은 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일감 몰아주기나 계열사 간 부의 이동, 실적과 주가의 타이밍 조절 후 지주회사 전환, 분할, 합병, 상장 폐지, 해외투자 를 빙자한 재산 빼돌리기 등 법으로 규제할 수 없는 다양한 편법이 존재한다. 이러한 증세에 타격을 입는 것은 진짜 부자인 기업인들이 아니다. 진정한 대주주가 아닌 유리알 지갑 월급쟁이 고소득자와 어중간한 일반 주주들만 세금을 많이 내게 된다. 대부분 신고도 하지 않는 해외 부동산에 대해서는 다주택자 중과의 영향이 없다. 대주주가 배당 대신 유보를 선택하는 바람에 피해를 입는 것은 배당을 못 받고 저평가된 주가에 시름하는 국민연금과 개미투자자들이다.
- 일반적으로 소유 경영은 성장기에 유행과 기술의 변화가 심하고 경 쟁 환경이 치열할 때 적합하다.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기업, 대주주가 큰 성공 경험이 있고 경영 능력이 입증된 기업의 경우에는 소유 경영 이 유리하다. 반대로 제품의 생애 주기상 성숙기거나 독점적 시장 지위로 큰 변화가 없을 경우, 유보가 많고 지분이 분산되어 있어서 성장보다 분배와 투명성이 중요해지는 시점에서는 전문 경영이 유리하다. 현재 우 리나라 대기업들은 3대, 4대에 이르러 대주주의 지분은 낮아지고, 경영 능력은 입증되지 않아 전문 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랫동안 소유 경영이 일반화되다 보니 대주주에게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책임지는 경영을 해본 탁월한 전문경영인이 드물다는 점에서 전문 경영 체제로 전환을 하더라도 이에 대한 면밀한 내부 검증 과정이 필수적이다. 또한 전문 경영인의 육성도 중요한 과제다.
- 지킬 능력이 없는 금전적 자본은 수증자에게 불안감만 증폭시킨다. 금전과 지적 자신감에서 비롯된 이웃에 대한 무시와 갑질은 고립, 왕 따, 자괴감을 부른다. 가족의 부(富)를 더 오래 존속시키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알아야 한다. 또한 기업 승계를 통해 무엇을 지키려고 하는지 잘 알아야 한다. 지키고자 하는 것은 돈보다는 창업 정신, 유지, 명예와 같이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일본 오사카 속담에 2대(代)는 아들보다 사위가 낫고, 3대는 사위보다 양자가 낫다”는 말 이 있다. 아들은 선택할 수 없지만 사위는 선택할 수 있고, 양자는 자유로운 경쟁에서 오로지 실력과 신용을 인정받아 승계자로 간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금전적 재산을 물려주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질적인 면에 소홀하기 쉽고 장기적 성장보다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재산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단기 성과를 강조해 가족의 부를 지키고 증대하기 위해 긴 시간을 투입하려 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명 선언서나 가문의례를 만들거나 자녀들과 식사나 봉사활동 등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가문의 정신과 부를 키우고 유지하는 법을 가르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임스 휴즈는 주장한다. 지적 재산은 각 구성원이 일생 동안 학습이나 경험을 통해 습득한 지식으로 구성원 간 인화로 이를 공유하고 지키는 시스템도 중요하다. 각 구성원이 가문의 재산(human capital)이라는 것과 그 구성원에게 지적 재산이 없으면 계속되는 잘못된 결정으로 언젠가는 재산이 모두 탕진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가족 구성원간 관계를 둘러싼 복잡하고도 미묘한 관계를 이해하지 않으면 오해와 불신이 쌓여 가문이 빠른 속도로 무너질 수 있다. 또한 세금이나 금전적 손실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들까지 고려해야 한다. 즉, 자녀들의 건강, 정치·제도적 변화, 사회적 평판 등도 고려해야 한다. 자녀들의 행복과 화합을 강조하고 100년 이상, 7세대 후손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휴즈는 가문이 금융 재산을 관리하는 대리인·수탁자와 심각 한 갈등을 겪는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답을 내린다. 수익자가 수익자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수익자-수탁자간 분쟁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수익자로서 신탁의 약정 사항을 잘 모르 거나 신탁증서의 내용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며, 이런 경우에 수탁자와 올바른 관계를 맺을 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 가문의 부를 일군 1세대에게 애정 어린 충고도 잊지 않는다. 1세대, 의 꿈을 강요하지 말라는 것이다. 가문이 성장하고 재산을 바르게 보 존하려면 구성원들이 창조적이고 호기심이 왕성하며 자기 꿈을 좇아 사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가문은 구성원들이 다 른 사람의 꿈을 꾸라거나 완벽해지라는 강요를 받아서 겁 많고 의존 적이며 학습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실수를 억지로 피하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제임스 휴즈는 가문의 재산에 국한해 처방을 내렸으나 기업의 승계에 있어서도 던지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고 사회 안에서 행복을 느끼는 존재라는 점, 승계와 상속의 최종 목표는 자녀와 후손들의 행복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자본에 대한 관리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수많은 명문가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중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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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역사

역사 2021. 3. 28. 15:00

- 크리스트교가 《신약성서》에서 청빈을 주창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유대교에서는 부와 재화를 쌓는 것이 가치 있는 일로 칭찬받습니다. 유대인 격언에 “돈은 무자비한 주인이지만 유익한 종이 되기도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유대인은 돈의 가치를 인정합니다. 유대교에서는 사유 재산을 적극 보호합니다. 그래서 타인의 재물 을 훔치거나 빼앗는 사람에게는 극형을 포함한 엄격한 형벌을 주고 벌금이나 배상을 꼼꼼하게 규정합니다. 유대교가 재산권과 소유권 불가침을 율법으로 정한 것에는 그들 나름대로 합리적 이유가 있습니다. 유대인은 이런 율법을 지킴으로 써 유대인 이외의 민족에게 신용을 얻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 전에 금고를 설치해 각지 부유층들의 금은보화를 맡을 수 있었고 맡기는 쪽도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유대인은 재산을 맡길 때에 보관료를 걷었습니다. 그리고 재산 소유자에게 양해를 얻은 뒤 제3자에게 금과 은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았습니다. 따라서 유대교에서는 금리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고리대를 인정합니다. 유대인은 맡긴 재산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하고 거액의 투자금을 모으고 그것을 건설업 등의 개발 사업으로 돌려서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역사적으로 세계를 석권하는 유대인의 금융 비즈니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유대교는 경제적 부와 재화를 둘러싼 문제가 사람들 사이의 분쟁을 야기한다는 것을 꿰뚫어보고 그것을 조정하는 시스템을 율법 속에 포함시켰습니다. 신이 감독해서 인간의 소유권을 확정하고 관리했 지요. 쓸데없는 소유권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규칙을 법제화했습니다. 소유권의 불가침은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금융업 같은 신용 경제를 낳았습니다. 유대교는 모든 면에서 경제 사회의 조화를 우선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습니다. 법치국가가 없었던 시대에 유대교는 율법과 율령으로 시장에서의 신용과 여신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신이라는 절대 이념을 신용의 원천으로 삼았기에 고대에도 고도로 발전된 결제 시스템이 가능할 수 있었지요.
- 정신적인 종교가 물질적인 경제를 만들어냈다니,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운 개념입니다. 그러나 종교라는 신성한 것을 정치와 경제 등의 세속적인 것에서 분리한다는 생각은 근대 이후에 생긴 사고방 식입니다. 전근대시대에 성聖과 속俗은 분리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근대 이후를 사는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서로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었고 융화되었습니다. 따라서 당시의 상황은 종교와 경제를 하나로 보아야만 본질을 볼 수 있습니다.
- 예수 그리스도는 약자가 필연적으로 가진 심리와 그 충동을 알고 절묘하게 마음을 사로잡았고 곧 큰 세력으로 발전했습니다. 약자를 구제하는 구조는 이슬람교와 불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종교에 서는 어느 정도 공통적인 것이지요. 약자가 강자에게 분노, 원한, 증오의 감정을 갖는 것을 르상티 망ressentiment 이라고 합니다. 철학자 니체는 저서 《도덕의 계보 zur Genealogie der Moral》에서 크리스트교가 르상티망에 의해서 발상한 종교 라고 밝힙니다.  부유층을 중심으로 하는 유대교 보수파에게 예수를 따르는 개혁 파들의 선교는 자신들의 존립 기반을 위협하는 위험한 것이었습니다. 예수는 보수파의 음모에 휘말려 십자가형으로 처형되고 맙니다.
- 이슬람은 세력을 확대하면서도 빈곤층을 배려했습니다. 《코란》에는 부가 한쪽으로 집중되는 것과 물건이나 화폐를 쓰지 않고 묵혀두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계율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토지는 알라가 부여해준 것이기 때문에 사적으로 소유하는 것이 제한됩니다. 그렇게 일부 사람들이 토지를 독점하는 것을 막고 있지요. 또 부유층은 자카트라는 기부금을 내야 합니다. 그에 더해서 코란은 부유층에게 종교세를 걷어서 부가 빈곤층에게 재분배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자카트의 일환으로서 와크프라는 것이 있습니다. 와크프는 단순하게 재산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 학교, 모스크 등 공익과 복지를 위해 재산의 소유권 행사를 멈추는 것입니다. 와크프 역시 일정 재산을 가진 사람에게 부과됩니다. 《코란》에서 설명한 자카트와 와크프 규정은 시대와 함께 유명무 실해졌습니다. 그래서 현재 이슬람 사회의 빈부 격차는 늘어나기만 하고 줄어들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이슬람 초창기에는 자카트와 와크프를 철저하게 지켰고 부가 잘 분배돼서 이슬람 사회가 강하게 결속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 이슬람에서는 공공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면 모든 생산 기관에 국가가 개입할 권한이 있었습니다. 일부 사업자가 이익을 독점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또 이슬람에서는 화폐가 자가 증식하는 형태인 이자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슬람은 경제 격차가 벌어질 때 빈곤층에게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슬람교가 부의 편중을 막고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 설계를 교의 안에 포함시킨 것은 필연적인 결과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크리스트교가 가져온 자본주의의 맹아 : 중세시대 교황이 유럽을 다스린 것은 유럽 경제 성장에 영향을 줬습 니다. 교황이라는 종교 권위자를 정점으로 교황의 영향력이 미치는 성직자와 지방 호족이 지배 피라미드를 만들었고 그 피라미드는 유럽 전역으로 넓어졌습니다. 따라서 중세 유럽에서는 크리스트교를 바탕으로 한 연대와 이에 따라 종교 조직에 귀속하려는 의식이 강했습니다. 반면에 국가의 정체성과 국가 의식은 약했습니다. 종교가 국가와 민족을 넘어서는 연대의 중심핵이 되었습니다. 중세에서 프랑스 왕국, 영국 왕국, 독일 황제 등의 국가 군주는 이름만 있는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교황은 지방 정치를 지방 성직자와 호족들에게 통째로 맡겼습니다. 결국 지방분권적이고 평온한 교황 연합체가 형성됐습니다. 중앙집권적 국가는 나타나지 않았고 지방이 저마다 의 방법으로 통치를 맡았습니다.  이 온화한 지방분권 체제 속에서 중세 도시가 성장했습니다. 도시는 상공업으로 더 발전했고 시장도 생겼습니다. 시장에서 화폐와 물건을 교환했고 유통 경제가 확산되어 유럽 경제 전체가 살아났습니다. 12세기 유럽은 전에 없던 호경기를 만났고 유럽 각지에서 상공업도시가 형성됐습니다. 그중 북부 도시 뤼베크를 맹주로 하는 한자 동맹권(13~15세기 독일 북부 연안과 발트해 연안의 여러 도시가 맺은 연맹이 다. 해상 교통의 안전 보장, 공동 방호, 상권 확장 따위를 목적으로 했다)과 안트베르펜의 플랑드르(벨기에) 교역권인 북부시장은 북해와 발 트해를 무대로 번영했습니다. 한편 남부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하는 롬바르디아 동맹권은 남부시장이었고 지중해를 무대로 번성했습니다. 이 북부 시장과 남부 시장은 뉘른베르크, 아우구스부르크 등의 독일 도시를 경유해서 만났습니다. 또 롬바르디아 동맹권은 지중해 를 넘어서 카이로 등의 오리엔트 경제권과 만났습니다.  이처럼 중세 도시를 중심으로 했던 경제 활동 전반을 자본주의의 맹아로 볼 수 있습니다. 지방분권적 체제 속에서 도시 상인들은 자 신들의 재량과 책임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했고 번영을 이뤘습니다. 교황이 이 체제를 보증했고 도시 상인들과 크리스트교는 더 유연하게 연대했습니다. 종교가 12세기 유럽이 경제적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기반과 요인을 만든 것입니다.
- 르네상스 Renaissance는 영어로 리뉴얼 Renewal, 즉 재생과 갱신이라는 의미입니다. 르네상스는 14세기에 시작해서 16세기까지 이어졌고 이 탈리아를 중심으로 서유럽 전역으로 퍼졌습니다. 르네상스는 중세 의 신 중심 세계관에서 탈피하고 인간성의 자유와 해방을 지향했습니다. 휴머니즘(인문주의, 인간중심주의)에 기초하고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 문화를 모범으로 해서 인간 존재를 재생하려고 했습니다. 12~13세기에 십자군 원정이 본격적으로 일어났고 동방 이슬람 권과 접촉하면서 지중해 무역이 생겨났습니다. 이탈리아는 서유럽에서 동방으로 가는 현관문이었습니다. 지중해를 중심으로 자리한 이탈리아 도시에서 경제가 발달하고 문화적 기반이 단단해졌고 이 엄청난 경제적 번영을 배경으로 르네상스가 시작됐습니다. 이탈리아는 고대 로마의 전통도 갖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중세의 가치 기준을 대체할 고대 문화유산에 근거를 두고 새로운 문화를 양 성할 수 있었습니다. 르네상스시대에 이탈리아는 북이탈리아의 도 시 공화국과 중부의 로마 교황령, 그리고 남부의 나폴리 왕국으로 분열되어 있었습니다. 북이탈리아의 중심 도시는 피렌체였습니다. 피렌체는 동방 및 지중해와의 무역과 모직물 생산과 금융업으로 번 영했습니다. 15세기에 금융 재벌인 메디치가가 피렌체 정치를 장악 했는데 1453년 비잔틴제국이 멸망하고 그리스의 고전 학자들이 이 탈리아로 많이 망명하자 메디치가가 그들을 보호했습니다. 르네상스부터 대항해시대까지 새로운 가치들이 발견되면서 기존 크리스트교 사회의 공통 사상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의 목적은 종교가 아니라 현세의 시점으로 해석됐고 교회 세력이 경제, 상업, 군사, 정치, 복지 등의 세속적인 제반 현상에 대해 서 갖고 있던 지배권의 정당성이 사라졌습니다. 결국 교회 세력은 국가와 관료 제도에 길을 양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종교적인 지배권과 세속적인 지배권이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신이 현세 사회에 지침을 주지 않게 되면서 인간이 모든 일을 결정해야 했습니다.  국가 권력은 현세를 통치하는 기관으로서 다양한 고찰, 해석, 합의를 이끌어냈고 주권 sovereign, 즉 소버린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습니다. 주권의 어원은 라틴어 superanus이고 super은 지상至上, 즉 가장 높은 위'를 의미합니다. 이 단어가 고대 프랑스어 soverain으로 바뀌 어서 영어의 sovereign이 됐습니다. 따라서 주권은 본래 지상이라 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것은 물론 신을 뜻합니다. 중세 이후 신이 갖고 있던 지상권이 현세로 내려왔을 때 지상권은 인간의 통치권 으로서 새로운 세속적인 의미를 갖게 됩니다. 신이 인간에게 양도한 지상권은 주권입니다. 주권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 르네상스 말기의 왕권신수설입니다. 왕권신수설은 신이 지상권을 어떤 인간에게 구체적으로 양도를 했 는가를 이야기합니다. 결국 그 사람이 왕이라는 내용입니다. 르네상스시대에는 세계관이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전환됐 습니다. 또 과학이 발전하면서 신의 절대성이 붕괴됐고 그 대신에 왕이 신의 대리인으로서 현실을 통치할 수 있는 정당성을 부여받았 습니다. 왕의 권력은 신이 주신 절대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왕권신 수설로 나타난 것입니다. “짐은 곧 국가이다”라고 말한 루이 14세처럼 군주들은 왕권신수 설에 기초한 절대 권력을 가졌습니다. 법과 제도를 만들 권리와 행정 기능을 일차원적으로 장악했습니다. 세속의 통치 지침을 종교계시로부터 독립시키고 현세를 지배했습니다. “짐은 곧 국가이다”라는 말은 왕권과 국가가 하나라는 것이고 실 체가 있는 왕권이 신이라는 추상물을 대신해서 이 세상에 나타났다. 는 의지를 선언한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17세기 이후의 근세에서 이른바 절대주의라고 불리는, 국왕 권력을 중심으로 한 왕권 국가가 탄생합니다.
- 소버린은 과거 지상권이라는 종교적 의미를 가졌지만 이 시대에 와 서는 가장 세속적인 의미로 바뀝니다. 금융 세계에서 소버린은 국채를 뜻합니다. 주권이 있는 국가는 자국의 통화를 발행할 수 있고 동시에 정부 의 채무를 짊어진 사람들에게 채권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주권 국가가 그 빚을 갚겠다는 의무를 보증하는 약속 수표가 바로 국채, 즉 소버린입니다. 국채는 국가의 주권이 직접 반영된 문서이고 국가의 주권이 사람들의 신용을 얻음에 따라서 화폐를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었습니다. 국채를 발행하고 국가 재정을 조절하는 권한은 국가가 주권(소버린)을 가진 증거이기도 하고 그 주권에 의해서 보증된 채권이 또 국채(소버린) 입니다. 국채를 소버린이라고 부르는 것은 주권 국가가 통화 창출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가는 금리, 인플레율, 경상 수지 등의 경제 현상 전반을 지배 및 장악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하는 상징성이 있습니다. 국채 상환이 지연되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디폴트, 즉 재정 파탄이 온 것입니다. 디폴트는 재정 파탄뿐만 아니라 국가 주권의 파탄도 의미합니다. 이처럼 국채와 주권은 국가의 정체성으로서 강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또 소버린이 종교적으로 가장 높은 곳이라는 의미에서 나온 단어 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소버린은 신이 인간에게 위양한 현세의 정치와 경제에 대한 결정권입니다. 소버린은 지금도 엄숙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재정의 규율을 지키고 국채(소버린)의 가치를 지키는 것은 국가의 주권(소버린)을 지키는 일이고 신이라는 가장 높은 곳에 어울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 루터의 성서중심주의 사상과 그 운동으로 프로테스탄트가 늘어났습니다. 루터는 유럽 각지의 개혁자들에게도 영향을 줬습니다. 개혁자 칼뱅 Jean calvin 이 있던 프랑스에서는 가톨릭 신앙이 강해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스위스에서는 루터의 영향으로 종교개 혁이 한창인 도시가 몇 개나 생겼고 그중에서도 제네바는 칼뱅을 초청해서 종교개혁을 이끌게 했습니다. 칼뱅은 루터의 사상을 더욱 발전시키면서 철저하게 교회를 개혁했고 기존의 정치권을 위협했습니다. 때문에 칼뱅은 제네바에서 추방됐지만 1541년 개혁파들이 다시 칼뱅을 제네바로 불렀고 결국 칼뱅은 봉건제 영주를 추방하고 정치권을 장악하게 됩니다. 칼뱅은 제네바의 시정을 장악하고 종교와 정치가 하나가 된 신권 정치를 펼쳤습니다. 그렇게 금욕적인 프로테스탄트 교리가 자리를 잡습니다. 시민의 일상생활에서 사치와 오락이 제외됐고 제네바 거 리에서 화려한 의복이나 고가의 기호품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향락적인 언동이나 오락도 엄격하게 규제됐습니다. 부정부패를 적발했고 거리의 치안도 개선시켰습니다. 재정은 규율로 다스렸고 복지 및 의료 예산을 늘려 실업과 빈곤도 박멸했습니다. 칼뱅의 개 혁은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전에 제네바의 로마 가톨릭 세력은 봉건 영주와 결탁해서 금권정치를 하고 일반 시민들을 착취하고 괴롭혔습니다. 그러나 신앙심이 두터웠던 시민들은 교회를 거스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칼뱅이라는 카리스마 있는 이방인이 나타나서 신앙을 지 키면서도 부패를 척결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알려주고 정당성을 설명했습니다. 프로테스탄트라는 새로운 신앙의 틀 속에서 신을 따 르면서도 이상적인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는 칼뱅의 주장이 사람들 을 각성시켰습니다. 결국 칼뱅의 탄생은 일반 대중이 기득권 계층을 뒤집은 쿠데타였습니다. 당시 일부 시민은 경제가 성장하면서 부를 얻고 힘을 키웠지만 기득권층의 시장 독점으로 더 큰 성장의 기회를 빼앗겼습니 다. 그런 독점을 파타할 정당성을 프로테스탄트라는 새로운 신앙이 보증해준 것입니다. 기존 크리스트교에서는 부를 쌓고 재산을 관리하는 것을 세속적인 것으로 보고 기피했습니다. 돈을 다루는 상인 등을 멸시하는 사고방식이었습니다.  종교개혁을 이끈 루터와 칼뱅은 모든 직업이 존경받을 만하다는 직업 소명을 주창했습니다. 독일어로 직업을 뜻하는 '베루프 Beru'는 부른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신이 인간에게 사명을 주는 것 이 바로 소명이고 그 소명으로 각자에게 합당한 직업이 주어진다는 사고방식입니다. 이 베루프라는 단어를 루터가 의도적으로 사용했다고 베버는 서 술합니다. 일상의 직업 노동에 전념하는 것이 프로테스탄트에게는 종교적인 의무를 다하는 것이고 일을 해서 얻는 보수는 신의 은혜였습니 다. 근로와 절약으로 쌓은 돈이 자본이 되고 이를 기반으로 근대 자본주의가 발전해나갔다고 베버는 주장합니다. 칼뱅 이후 기존에 기피했던, 이자를 취득하는 은행업이 공기업으 로 인정받았고 근대적인 금융 자본이 발전했습니다. 베버는 칼뱅이 영리 추구와 재산 축적을 인정한 것이 자본주의 정신의 기반이 되었고 유럽의 근대화를 지탱했고 또 자본주의 사회 가 발전하는 원리가 됐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본주의가 노동을 종교에서 분리시키고 경제 활동을 종교적 모든 구속에서 해방시켰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베버는 신에게 부여받은 소명과 그 소명이 낳은 재물이 대규모 자본을 낳았다고 말합니다. 종교에서 분리된 합리주의로 자 본주의가 형성된 것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프로테스탄트가 자본주의를 낳았다는 베버의 생각은 20세기에 큰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이후 베버를 비판하 는 학자들이 나타났습니다.
- 칼뱅이 영리 추구와 재산 축적을 인정해야 한다고 할 때 그 인정은 적극적인 것이 아니라 조건적인 것이었습니다. 칼뱅은 사람들이 사회에 봉사하는 정신으로 일에 전념함으로써 부를 획득하고 풍요롭게 사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부 자체를 사랑 해서는 안 되며 경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칼뱅 교의에서는 자본 주의의 자유경쟁 아래 경제적인 이익을 최대화하는 자세가 허용되 지 않습니다. 칼뱅은 엄격한 도덕규범 아래에서 공공의 복지를 위해서 노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칼뱅의 의도를 넘어서 자본주의가 사람들이 이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면죄를 준 것도 사실입니다. 영국의 역사가 리처드 헨리 토니 Richard Henry Tawney는 1926년에 발표한 《종교와 자본주의의 발흥 Religion and the Rise of Capitalism》에서 프로테스탄트 개혁이 경제 활동을 종교 규범과 윤리 구속에서 해방시켰다고 했습니다. 종교가 물질적 인 이익 추구를 인정하는 결과가 됐고 그렇게 근대 자본주의가 형성 됐다는 설명입니다.  처음에는 경건한 프로테스탄트였던 중산 계급이 점차 자본을 축적하면서 기업가인 산업 자본가, 다시 말하면 부르주아로 변모합니다. 또 자본이 없는 사람들은 노동자 계급으로서 자본가에게 종속됩니다. 18세기가 되어 종교 색이 옅어지자 자본주의는 이익 추구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칼뱅의 의도를 넘어서 자본주의는 홀로 길을 걷습니다. 토니는 결국 칼뱅이 인정한 영리 추구와 재산 축적이 자본주의를 종교에서 독립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베버와 토니의 논의에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베버가 자본주의 정신이 이익 추구에 대한 프로테스탄트의 면죄로부터 생겨났다고 주장하는 데에 반해 토니는 자본주의 정신은 이미 있었고 프로테스탄트 교의를 면죄로 이용해 발전했다고 주장합니다. 토니의 설명이 역사 속에서 보는 실제 모습과 가깝습니다. 자본주의는 본질적으로 자기 이익을 최대화하고 자유 경쟁을 근본 원리로 하기 때문에 성공하는 자와 탈락하는 자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신 앞에서의 평등이라는 암묵적인 규율에 반하는 현상이 일 어납니다. 따라서 거대한 자본을 가진 성공한 부르주아는 교리가 거래와 사업을 인정하면서도 자신과 타인도 따를 수 있는 방향으로 해석되길 원했습니다. 칼뱅 이전에도 이런 요구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칼뱅 시대 이후 에는 자본가들이 교리를 자신들을 정당화하는 데 철저하게 사용했습니다. 부르주아는 프로테스탄트 교리와 함께 자본주의 세계를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그 세계란 베버가 주장하는 것처럼 종교적인 사명관이 우선하는 세계가 아니라 실리적으로 계산을 따지는 세계입니다.
- 경제가 발전하면서 도시 주민인 부르주아의 힘이 강력해졌고 그들은 경제의 자유와 의사 결정의 자유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왕정을 타파하고 부르주아가 의회를 구성했고 의회를 최고 의사 결정 기관으로 만들면서 자신들의 이익과 권리를 증폭시켰습니다. 프랑스혁명으로 대표되는 근대 시민 혁명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종교 개혁 시대에 칼뱅이 영리 추구와 재산 축적을 인정하면서 경제적인 자유를 얻은 부르주아들은 사회계약설이라는 새로운 이념을 갖고 정치적인 자유를 획득하려고 내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성이 신을 대신하는 만능의 능력으로 근대라는 시대의 문을 열었습니다.
- 중국은 유럽과 다른 지역보다 훨씬 더 부유했기 때문에 근대화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18세기 중국을 다스렸던 건륭제는 영국에서 온 사절단에게 “너희 들 나라에는 빈약한 것만 있다. 우리들이 원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 다”라고 말하고 이들을 쫓아냈습니다. 당시 영국 사절단이 가져온 것은 태엽 감는 시계, 오르골, 소형총, 기계 인형, 기관차 모형이었습니다. 모두 기계화를 국책으로 하는 영국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물건이었습니다. 건륭제는 이것들을 보고 “천박한 장인의 착상”라고 웃었다고 합니다. 당시의 건륭제를 비롯한 중국 지배층은 유교적인 세계관을 확고 하게 갖고 있었습니다. 군신서열의 예를 국제 관계에도 적용해서 대국인 중국이 주변 국가들을 종속시키고 세계 질서의 중심이 되어 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른바 중화사상이었습니다. 중화사상에 사로잡혀 있던 지배층들은 영국에서 발명한 총과 산 업 기계의 유용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잔재주라고 생각했습니다. 영국의 과학사가인 조지프 니덤 Joseph Needham은 저서 《중국의 과학과 문명 science and Civilization in China 》에서 중국인이 발명한 화약을 총과 대 포로 실용화할 수 없었던 이유는 기술 혁신 같은 새로운 것에 대한 잠재적인 불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서술했습니다. 유교적인 인습과 전통을 고집하는 중국인에게 새로운 것은 이상한 것, 전통을 파괴하는 것이었고 따라서 기피해야 했습니다. 건륭 제가 영국에서 가져온 물건의 가치를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이해 하고 싶지 않아서였을 것입니다. 결국 유교적인 중화사상이 변혁의 기회를 빼앗았습니다.  건륭제는 1757년 외국 배가 최남단의 광저우만까지만 들어올 수 있게 제한하는 사실상의 쇄국정책을 취했고 중국의 근대화는 세계 열강보다 늦어졌습니다.
- 스미스는 《도덕감정론》에서 빈곤이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서술합니다.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풍 요로움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풀어 서 그들을 구제해도 그들의 자존심까지 구제할 수 없습니다. 스미스는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 들에게 일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서술합니다. 일을 함으로써 사 회에 공헌할 수 있고 자신이 사회에서 필요하다는 자각을 하면 인간 의 자존심을 구제할 수 있습니다. 자존심이 충만한 인간은 공정함과 정의를 표방하는 마음속의 공평한 관찰자에 적합하고 타인을 믿고 타인에게 주기도 하고 또 받기도 합니다. 서로 필요한 것을 교환하고 서로 돕는 호혜적인 관계를 쌓을 수 있는 사회적 존재가 됩니다. 스미스는 자본주의에는 물질적인 조화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조화에 이르는 기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경제 활동을 통한 호혜 관계야말로 신이라는 초월자가 인간에게 부여한 이성의 증거이고 인 간은 이성을 통해서만 건전하고 조화롭게 경제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 인간 이성은 혼란스러워지고 의심을 많이 하게 됩니다. 신용 불안이 사회를 뒤덮습니다. 미래를 신용할 수 없어 사람들은 소비를 억누르고 저축을 우선으로 하고 자신을 폐쇄적으로 만들어서 몸을 지키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또 경기가 냉각하고 후퇴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경제를 성장시키려면 인간이 인간과 연대하고 협조하고 신뢰해 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공정함과 정의의 이념인데 근대 사상가들은 이성이라고 불렀고 스미스는 마음속의 공평한 관찰자라고 표현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이념을 근원적으로 우리 인간에게 부여한 존재가 무엇인지를 생각할 때 우리는 다시 종교적인 존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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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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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스 해킹

경영 2021. 3. 28. 14:58

- “열한 명의 뛰어난 선수들이 훈련에 최선을 다하고, 체중을 유지하고, 충분히 숙면을 취하고, 정확한 시간에 경기장에 나타나기만 한다면, 승리의 절반은 이미 이룬 셈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많은 구단들이 이 간단한 일을 해내지 못한다. " (리딩(알에이치코리아, 2016))
- 그로스 해킹이란?
* 크로스펑셔널한 직군의 멤버들이 모여서
* 핵심지표를 중심으로
* 실험을 통해 배움을 얻고, 이를 빠르게 반복하면서
* 제품이나 서비스를 성장시키는 것
- 생각해 보면 서비스 기획을 하는 입장에서 '이런저런 자료를 다각도로 검 토한 결과 내 논리에는 빈틈이 없어. 이렇게 하는 게 맞아.'라고 확신하는 것만큼 위험한 게 없다. 마찬가지로 기획 과정에서 내부 설득이나 보고를 위한 논리를 계속 덧칠하는 것만큼 부질없는 짓이 없다. 논리적인 기획자 가 나쁜 건 절대 아니지만 논리에 함몰되는 기획자는 분명 서비스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제품을 만들 때는 부장님과 상무님을 바라보면서 기획서 를 쓰고 제품이 출시되고 나서야 사용자를 찾는다면 그 제품은 십중팔구 사용자에게 외면받게 될 것이다.
- 성장하고 있는 시점에도 기능을 추가하고, 성장세가 둔화되면 기능을 추가한다. 사실 많은 회사에서 서비스 개선'이라는 용어를 기능 추가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꼭 필요한 기능을 추가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비스 개선이 기능 추가와 동일시되는 건 분명히 문제가 된다. 추가되는 기능만큼 서비스의 복잡도는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뒤따라오는 레거시(legacy)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서비스에 특정 기능을 추가할 때는 관련된 운영 정책, 고객 커뮤니케이션, 로그 기록과 수집 등 기능이 추가되면서 발생하는 유지보수 리소스를 꼭 고려해야 한다. 이후에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제품이 기능의 조합이 되어서는 안 다. 제품은 가설의 조합으로 이뤄져야 하며, 그러한 가설을 테스트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능으로 이뤄져야 한다. 기능이 많은 제품이 성공하는 게 아니라 최소한의 기능으로 사용자에게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제품이 성공한다는 점을 꼭 기억할 필요가 있다.
- 만약 우리 서비스가 제품시장 적합성을 충분히 만족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것들을 할 수 있을까? 이 시기에 해서는 안 되는 것과 해야 하는 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해서는 안 되는 것
* 브레인스토밍
*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
* 잔존율이나 전환율을 개선하기 위한 실험
단순한 브레인스토밍은 이 시기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상 속에서 만든 제품이 실제 시장의 요구사항을 담아내지 못했는데 여기에 또 다른 상상을 덧붙여 봐야 상황이 개선될 리 없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은 이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선택이라 는 점도 꼭 기억하자. 사실 이 시기에 머물러야 하는 곳은 책상 앞이나 회 의실이 아니라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의 옆이어야 한다.
- 브레인스토밍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그렇다고 해도 잔존율이나 전환율을 개선하기 위한 실험을 이 시기에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한다. 제품 시장 적합성을 판단하는 데 잔존율과 전환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면서 이걸 개선하는 실험을 하지말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 단계에서 리텐션과 전환율을 높이기 위한 실험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는 자칫하면 리텐션과 전환율을 높이는 것 자체가 '목적'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의 목적은 제품 시장 적합성을 찾는 것이고, 리텐션과 전환율은 이를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가 령 가입하는 모든 회원에게 매일 푸시 알림을 보낸다면 일시적으로 리텐 션 지표가 높아질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비스가 푸시 알림 때문에 갑자기 제품 시장 적합성을 만족한다고 볼 수는 없다. 리텐션과 전환율은 제품-시장 적합성을 찾고 난 이후의 결과로 나타나는 지표이고, 이 지표 자체를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꼭 기억하자.
해야 하는 것 
* 사용자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기
* 사용자 행동 데이터 분석
- 이 시기에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사용자에 대해 더 많이 연구하고, 사용자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특히 사용자를 이해하려면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물론 사용자 인터뷰는 이 시기뿐 아니라 서비스를 만들고 개선해 나가는 전 과정에서 꼭 필요한 일이 다). 사용자가 우리의 의도대로 서비스를 잘 쓰고 있는지, 우리가 포착하지 못한 숨겨진 니즈는 없는지, 실제로 제품을 사용하는 맥락이나 환경이 우리가 생각한 것과 동일한지에 대해 사용자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고 그 행동을 꼼꼼하게 관찰해야 한다. 이 시기에 필요한 것은 1:1 사용자 인터뷰와 행동 관찰이다. 이 단계에서 포커스 그룹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는데, 일반적으로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찾기 위해서는 1:1로 진행하는 사용자 인터뷰(In-Depth Interview)가 더 효과적이다. 
- AARRR을 활용하는 방법
* 각 단계별로 풀어야 하는 문제를 확인한다.
* 각 단계의 핵심이 되는 주요 지표를 선정하고, 해당 지표의 현재 수준을 측정한다.
* 측정된 지표가 가지는 의미를 이해한다.
* 개선해야 하는 목표 수준을 정하고, 실험을 통해 단계적으로 개선한다.
- 페이팔(PayPal) 창업자이자 《제로 투 원(한국경제신문사, 2014)의 저자 로 알려진 피터 티엘(Peter Thiel)은 '사업이 실패하는 이유는 제대로 된 채널 하나를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많은 마케 팅팀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 중 하나가, 고객 유치 성과가 정체된 것처럼 느껴질 때 기존 채널에 대한 최적화를 고민하기보다는 새로운 채널을 찾 고 테스트하는 데 지나치게 많은 리소스를 쓰는 것이다. 물론 기존에 놓치 고 있던 채널 중 우리 서비스와 잘 맞는 곳이 있을 수도 있지만 무작정 새 로운 채널을 추가한다고 해서 고객 유치 성과가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채 널을 계속 늘려가는 것은 관리해야 할 포인트도 함께 증가한다는 의미이고, 새로운 채널의 특성을 공부하고 테스트를 진행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일련의 과정은 비교적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채널을 찾는 것보다 기존 채널을 효율화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스타트업이라면 단순히 많은 채널을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영향력 있는 소수의 채널을 찾아서 해당 채널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편이 훨씬 바람직하다. 많은 마케터들이 '예산 규모가 늘어나면 새 로운 채널을 찾는다. 하지만 채널 확장은 예산이 아니라 채널의 포화도 (Saturation)를 바탕으로 결정해야 한다. 채널의 포화도를 판단하려면 우선 각 채널 운영이 충분히 최적화돼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 리텐션이 가파르게 떨어지는 구간을 지난 후 안정화되는 단계에서는 사 용자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기적인 커뮤니케이션 플 랜이나 CRM 마케팅 활동,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프로모션 등이 도움이 된 다. 특히 일정 기간 미사용 후 휴면 고객이 되는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적 절한 복귀 명분을 만들어주는 리마케팅(Re-Marketing) 등을 꾸준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 한번 떨어진 리텐션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 떨어진 리텐션을 끌어올 리는 것보다는 애초에 리텐션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편이 현명하다. 일반적으로 높은 리텐션을 유지하는 방법 중 하나는 서비스를 통해 '축적되는 가치를 만들고 이를 사용자에게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반대로 후발주자로 시작하는 서비스들은 경쟁 서비스의 사용자들을 데려 오기 위해 그동안 축적해 놓은 가치를 손실 없이 이전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 리텐션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들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단순히 리텐션 지표만 보지 말고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푸시, 이메일, SMS 등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반복적으로 활용하면 일시적인 리텐 션 지표는 무조건 올라간다. 특히 한 달에 한 번만 접속해도 숫자가 집계 되는 MAU(Monthly Active User)의 경우 약간의 꼼수만으로도 크게 높 일 수 있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커뮤니케이션 채널에 대한 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단기적인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악영향이 누적된다는 점을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특히 앱 푸시 등의 촉발제 (Trigger)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당연하게도 앱 삭제(uninstall)나 회원 탈퇴 같은 부작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유저 커뮤니케이션 채널은 사내의 특정 부서에서 일원화해서 관리하는 편이 좋다. 이 과정에서 발송되는 메시지의 빈도나 총량이 너무 많아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특히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앱 푸시나 이메일을 발송한다면 해당 푸 시나 이메일에 대한 클릭율이나 반응율을 보는 것과 함께 해당 푸시나 이 메일로 인한 앱 삭제나 회원 탈퇴와 같은 부작용 지표들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 리텐션은 단기적인 이벤트보다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진행하는 활동을 통 해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지표다. 리텐션을 잘 관리하면 복리 효과로 돌아 오지만, 반대로 리텐션이 안 좋은 상태로 장기간 누적되면 그에 따른 마이너스 효과도 복리로 누적된다는 점을 기억하자.
- 고객 생애 매출 100원, 고객 획득 비용 50원(수익 50원)인 서비스
1. LTV 10% 증가 → 고객 생애 매출 110원, 고객 획득 비용 50원(수익 60원)
2. CAC 10% 감소 → 고객 생애 매출 100원, 고객 획득 비용 45원(수익 55원)
다만 현실적으로는 고객 생애 매출보다는 고객 획득 비용이 조금 더 변화 시키기 쉬운 지표이기 때문에 이쪽에 먼저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비즈니스 모델이나 수익 구조를 단기간에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고객 획득을 위 한 마케팅 채널이나 소재는 비교적 쉽게 테스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 서 현실에서는 이 두 지표를 다음과 같은 형태로 많이 사용한다.
1. 고객 생애 매출을 먼저 구한다. 앞서 설명한 대로 가입 코호트를 활용해 코호트별 비교를 하거나 고객 생애 매출의 기간별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좋다.
2. 고객 생애 매출을 고려해서 목표로 하는 고객 획득 비용 수준을 정한다. 수익 구조나 마진을 고려해서 고객 생애 매출의 1/5 ~1/10 정도를 목표로 잡으면 좋다. 이 수치가 마케팅을 진행할 때의 의사결정 기준이 된다.
- 온보딩 프로세스 : 친구 초대 메시지를 전송하는 순간까지의 프로세스에 신경 쓰는 서비스는 많지만 막상 초대받은 친구가 메시지를 수신하고 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 을 하는 온보딩 프로세스에 관심을 두는 곳은 많지 않다. 물론 친구의 추 천이라는 강력한 명분이 있기 때문에 친구 초대 경로로 들어온 사람들은 일반적인 마케팅을 통해 데려온 사용자보다 가입 전환율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온보딩 프로세스를 세심하게 설계하면 친구 초대의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에어비앤비는 친구 초대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관련 테스트도 활 발하게 진행하는 서비스로 알려져 있다. 에어비앤비는 초대받은 친구의 온보딩 프로세스 전환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에어 비앤비는 초대받은 친구의 온보딩 화면을 주제로 굉장히 많은 실험을 진 행했다. 그림 3-50을 보면 첫 단계에서부터 전화번호를 입력받는 일반 가 입 화면과 달리 친구 초대를 통해 가입 화면에 진입한 사용자에게는 초대 한 친구의 프로필 사진과 이름, 가입 연도 등을 표시하고 할인 혜택에 대 한 내용을 상단에 크게 강조한 것을 볼 수 있다.
- 그로스 해킹을 돈을 쓰지 않고 하는 마케팅으로 잘못 이해하는 사람들 이 있는데, 이 경우 입소문을 이용한 논페이드(non-paid) 마케팅이 그 로스 해킹의 전부인 것처럼 오해하게 된다. 그로스 해킹은 앞서 언급한 AARRR에 해당하는 모든 활동들을 통합적으로 지칭하는 용어이지 단순 한 바이럴 마케팅 활동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다. 추천을 통한 바이럴 루 프가 잘 동작하는 경우 서비스 규모를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맞 지만 이를 위해 바이럴의 기능적 요소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은 전후 가 뒤바뀐 것이다. 우선은 바이럴이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제품을 먼저 만들고, 그다음으로 서비스를 주변에 추천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초대 맥락을 기획해야 한다.
- 추천과 관련된 사용 플로는 필수적으로 신규 사용자 경험 (NUX, New User Experience)과 연계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추천 시스템이 잘 동작하려면 앞서 설명한 활성화(Activation) 단계가 잘 구축돼 있어야 한다. 가입과 온보딩은 유저가 우리 서비스에서 단 한 번 겪는 경험이고, 이 때문에 코호트를 나누거나 테스트를 진행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세스를 꼼꼼하게 잘 설계해두면 초 대받은 새 사용자의 이탈을 방지함으로써 추천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자.
- 좋은 지표가 가져야 할 조건 중 하나는 그 지표를 바탕으로 행동할 수 있 어야 한다(actionable)는 것이다. 지표가 주는 정보를 기반으로 다음 행동 을 계획할 수 있고, 계획에 따라 실험을 진행한 이후에 그 결과를 돌아보 며 배움을 얻을 수 있다면 굉장히 의미 있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행동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의미 없는 지표도 있다. 이런 유형의 지표를 허무 지표(Vanity metric) 혹은 허상 지표라고 한다. 단순히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지표, 실제로 중요한 수치와는 크게 상관 이 없는 지표, 단순히 많은 일을 했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지표가 여기 에 속한다. 허무 지표는 서비스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거의 주지 못한다. 앞서 지표의 속성을 스톡과 플로로 구분해서 설명했는데, 스톡 지표의 경우 특별한 맥락에서 사용되는 일부를 제외하면 허무 지표인 경우가 많다.
- 데이터와 지표가 있다고 해도 이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코호트 분석, A/B 테스트, 퍼널 분석 등 데 이터를 통해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방법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 로 데이터를 쪼개서’ 살펴본다는 점이다. 전체 데이터를 놓고 보면 잘 드 러나지 않는 특성들이 쪼개진 상태에서는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은 데, 이처럼 로 데이터를 분석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가공하느냐에 따라 데이터에서 얻는 인사이트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데이터를 쪼개서 보는 것과 관련해서 통계학에서 '심슨 패러독스'라고 부르는 재미있는 개념이 있다. 심슨 패러독스란 쪼개진 데이터에서 성립하는 관계가 합쳐진 데이터에서는 반대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 OMTM과 전혀 다른 맥락에서 사용되긴 하지만 비즈니스에서 강조하는 지표로 널리 알려진 KPI(Key Performance Index)라는 지표가 있다. OMTM과 KPI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OMTM과 KPI의 가장 큰 차이는 각 지표를 정의하고 활용하는 목적이 다 르다는 점이다. OMTM은 성장을 목표로 하는 지표다. OMTM에 해당하 는 지표를 개선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은 OMTM을 바탕으로 어떤 의사결정을 하고 이에 따라 전사적인 리소스를 어떻게 배 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OMTM은 결과뿐 아니라 그 결과를 달성 하는 과정도 큰 의미를 갖는다. 반면 KPI는 일반적으로 평가를 위해 활용 하는 지표다. 이 때문에 KPI는 달성 여부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 성장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OMTM과 달리 KPI는 그 자체가 목표에 가까운 지표라고 할 수 있다. OMTM은 모두가 공유하는 하나의 목표인 데 반해 KPI는 팀이나 부서 별로 서로 다르게 설정된다는 점도 큰 차이점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OMTM은 공통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부서 간 협력을 유도하지만 KPI 는 자칫하면 부서 간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 KPI를 기반으로 업무를 진행 하는 조직에서는 팀별 KPI가 서로 연관이 없는 경우가 많다. 더 나쁜 경우에는 서로 다른 팀의 KPI가 충돌하기도 한다. 한 팀의 KPI를 달성하려고하다 보면 다른 팀의 KPI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가령 개발팀의 KPI는 출시일을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고 QA팀의 KPI는 출시 시점의 버 그를 최소화하는 것이라면, 빠른 출시 일정을 잡는 것이 개발팀의 KPI 달 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QA팀의 KPI 달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KPI는 성과 측정을 위한 지표이기 때문에 일단 한번 정해지면 평가할 때 까지는 거의 바뀌지 않는다. 특히 구성원들이 실적이나 평가에 민감한 경 우 KPI가 잘못 설정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타 부서와의 공정성 문제 등 을 고려해서 수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OMTM은 성장을 위 한 목표이므로 주변 환경이나 서비스 성장 속도에 따라 시기마다 변경될 수 있다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서비스 확산에 초점을 맞추는 시기에는 친구 초대 등 유입 채널과 관련된 목표를 OMTM으로 정하지만 일정 기간 후 수익화에 초점을 맞추는 시기에는 결제전환율 등 매출과 관련된 목표 지표를 OMTM으로 새롭게 정의하는 식이다. 변화에 따른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 OKR은 구글이 도입한 목표 관리 체계로 널리 알려져 있다. OKR은 3~5 개의 목표(Objectives)와 목표당 3~5개 정도의 핵심 결과(Key Results) 로 구성된다.
목표(Objectives)
* 매우 도전적인 목표
* 주로 정성적인 언어로 표현되며, 구성원들의 가슴을 뛰게 할 수 있는 크고 담대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핵심 결과(Key Results)
*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결과 지표
*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지표
하나의 목표에 연계된 핵심 결과는 3개 이하를 권장한다.
- OKR에 대한 소개를 읽으면서 느꼈겠지만 OKR과 OMTM은 비슷한 점이 많다.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정하고 중요한 목표에 전사적인 자원을 집중 한다는 철학적인 배경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굳이 구분하자면 OMTM은 중요한 지표 그 자체를 강조하는 것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진 반면, OKR 은 그 지표를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에 가깝다는 차이 정도일 것이다. OMTM과 OKR 모두 목표를 정하는 과정에서 측정 가능하고 도전 적인 소수의 목표에 집중할 것을 권장하며, 구성원들이 모두 같은 그림을 그리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 자체에 서도 경쟁이 아닌 협력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고 구성원 개개인의 자 율성과 투명한 공유 환경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도 굉장히 비슷하다.
- 클라우드 분석 환경 : 데이터를 잘 쌓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가장 큰 난관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할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을 구축하는 일이다. 하둡 (Hadoop), 스파크(Spark) 등 널리 알려진 분산처리 시스템이 있지만 막 상 분석 환경을 직접 구축하다 보면 여러 대의 서버와 오픈소스 스택을 관 리하는 과정에서 갖가지 난관과 장애를 만나게 된다. (무엇보다 일단 엔지 니어가 없으면 시작할 수가 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클라우드 분석 환경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엔지니어링이 크게 간소화됐다. 아마존의 EMR(Elastic MapReduce), 구글의 GCP(Google Cloud Platform), 마이크로소프트의 Azure 등이 대표적인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러한 클라우드 분석 환경을 잘 이용하면 데이터 수집과 저장, 전처리에 이르는 많은 프로세스를 간단한 몇 가지 설정만으로 쉽게 구현할 수 있다. 아마존 의 레드시프트(Redshift), 구글 빅쿼리(BigQuery) 등 클라우드 데이터베 이스의 성능도 훌륭한 편이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머신러닝과 관련 된 모델 생성과 서빙에 이르기까지 지원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 ETL 자동화 서비스 : 데이터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ETL(Extract, Transform, Load)이라는 프로세스가 선행돼야 한다. ETL은 여기저기에 산재돼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기 편한 형태로 변환하고, 원하는 데이터베이스에 최종적으 로 적재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실제로 데이터 분석을 위해 원천 데이터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데이터와 분석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는 그 형태나 요건이 다르기 때문 이다. 과거에는 이러한 데이터 전처리 과정을 위해 많은 데이터 엔지니어가 필요했고 경우에 따라서는 별도의 인프라 담당 개발자를 두는 경우도 흔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간단한 설정을 통해 ETL을 자동화하는 서비스가 다수 등장하고 있다. Fivetran, Stitch 등의 ETL 자동화 서비스는 수십 가 지의 광고플랫폼, 어트리뷰션, CRM, 기타 데이터 분석 서비스와의 연동 을 통해 필요한 형태로 데이터를 적재하고 전처리하는 과정을 굉장히 쉽고 편리하게 구축해 준다.
- BI(Business Intelligence) 서비스 : 클라우드 분석 환경과 분석용 데이터베이스가 잘 갖춰졌다고 하더라도 실 무자들이 당장 데이터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아마존 EMR이나 구글 GCP의 주 사용자들은 데이터 분석가와 데이터 엔지니어이고,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려면 분석 언어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하는 데이터를 추출하는 것'과 '데이터에서 인사이 트를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하는 것'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극 이 존재한다. 데이터 분석가나 개발자뿐 아니라 다양한 직군의 실무자들의 데이터에 손쉽게 접근하고, 이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면 적절 한 시각화를 통해 지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대시보드를 만들고, 필요 한 경우 로 데이터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과거 에는 이러한 대시보드 개발을 위해 디자이너, 프런트엔드 개발자, 백엔드 개발자가 모두 필요했고, 대시보드를 수정하거나 업데이트하는 데도 많은
-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태블로(Tableau)나 구글 데이 터 스튜디오(Google Data Studio) 등의 데이터 시각화 및 대시보드 구축 서비스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수퍼셋(Superset)이나 리대시(Redash) 등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BI(Business Intelligence) 서비스도 속속 등 장하고 있다. 이러한 BI 서비스는 기본적으로는 SQL(Structured Query Language) 쿼리 기반으로 동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드래그 앤드 드롭 등의 더욱 편리한 UX를 지원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많은 회사들에서는 데이터 분석가나 데이터 엔지니어가 아니더라 도 간단한 SQL 구분을 활용할 수 있으면 BI 툴을 통해 필요한 데이터를 스스로 찾아볼 수 있는 형태로 빠르게 업무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 구글 애널리틱스 등의 상용 서비스 대신 이벤트 로그를 자체적으로 관리 하는 데이터베이스에 쌓는 방법도 있다. 아마존 레드시프트나 구글 빅쿼 리 등의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는 많은 데이터를 적재하고 처리하는 데 최적화돼 있어서 이벤트 로그를 쌓는 용도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데이터 엔지니어와 데이터 분석가의 지원이 가능한 환경이라면 데이터 적재와 분석의 자유도가 높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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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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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란 무엇인가

과학 2021. 3. 28. 14:56

- DNA 이중 나선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멋진 나선을 이루는 구조 자체의 우아함에 있지 않다. 그 보다는 그 구조가 유전물질이 생명의 생존과 영속의 토대가 되기 위해서 갖춰야 하는 두 가지 핵심 기능을 설명한다는 데에 있다. 첫째, DNA는 세포와 전체 생물이 성장하고 유지하고 번식하는 데에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어야 한다. 둘째, 각각의 새로운 세포, 새로운 생물이 온전한 유전자 명령문 집합을 물려받을 수 있도록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게 자신을 복제할 수 있어야 한다.
- 대다수의 문화에는 창세 신화가 존재한다. 유대 기독교의 창세 신화를 글자 그대로 읽는다면, 생명은 단 며칠사이에 창조되었다. 창조주가 각 종을 하나하나 창조했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에, 20세기를 선도한 유전학자 J. B. S. 할데인은 딱정벌레의 엄청난 다양성을 언급하면서 “신은 딱정벌레를 유달리 좋아한다”라고 재담을 했다. 18세기와 19세기에 사상가들은 생물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산업 혁명기에 설계되고 제작된 복잡한 기계와 비교 하기 시작했다. 이런 비교는 종교적인 믿음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는 했다. 그렇게 복잡한 것이 어떻게 지고한 지적 설계자의 개입 없이 출현할 수 있겠는가? 1802년 윌리엄 페일리 목사는 이런 유형의 추론을 화려하게 펼쳤다. 그는 길을 걷다가 시계를 발견한다고 상상해보라고 했다. 시계 뚜껑을 열고 시간을 추적한다는 목적을 위해서 설계된 것이 분명한 복잡한 내부 메커니즘을 살펴본다면, 그 시계를 지적인 창조자가 만들었다고 확신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페일리는 같은 논리가 복잡한 생명의 메커니즘에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날 우리는 목적의식을 지닌 복잡한 생명체가 그 어떤 설계자 없이도 생성될 수 있으며, 자연선택이 그 일을 한다는 것을 안다.
- 자연선택은 진화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세포 수준에서도 일어난다. 암은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제어하는 데에 중요한 유전자가 손상되거나 재배치됨으로써 세포가 제멋대로 분열할 때에 생긴다. 한 생물 집단 내에서의 진화와 마찬가지로, 이런 전암(pre-cancerous) 세포나 암 세포는 몸의 방어 체계를 뚫는다면 조직을 이루는 정상 세포 집단을 서서히 잠식할 수 있다. 손상된 세포 집단이 성장할수록, 그런 세포들에서 유전적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더욱 커지며, 그에 따라서 유전적 손상이 누적 되고 더욱 공격적인 암 세포들이 출현하게 된다. 이 체계는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에 필요한 세 가지 특 징을 가지고 있다. 번식, 유전 체계, 유전 체계가 변이를 일으키는 능력이다. 애초에 인류가 진화할 수 있도록 해 준 그 환경 자체가 가장 치명적인 인간 질병 중의 하나를 일으키기도 한다니 역설적이다. 더 현실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집단생물학자와 진화생물학자가 암의 이해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으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 생물의 엄청난 복잡성뿐만 아니라 겉으로 보기에 목적을 지닌 듯한 행동까지도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를 통해서 나올 수 있다. 그 어떤 통제하는 지성체, 정해진 최종 목표, 궁극적인 원동력이 없이도 가능하다. 그럼으로써 페일리가 회중시계를 상상하면서 제기한, 그리고 그 이전과 이후의 많은 사람들이 상정한 신성한 창조자를 동원하는 주장들을 완전히 비껴간다. 그리고 내게는 끊임없이 경이감을 안겨준다.
- 오늘날 우리는 모든 생물의 세포 내에서 수백, 아니 수천 가지의 화학 반응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음을 안다. 이런 반응으로 생명의 분자들, 즉 세포의 성분과 구조를 이루는 분자들이 생겨난다. 또 화학 반응은 분자들을 분해하여, 세포 성분을 재순환시키고 에너지를 생산한다. 생물에서 일어나는 이런 아주 다양한 화학 반응을 대사(metabolism)라고 한다. 대사는 유지, 성장, 조직화와 번식등 생물이 하는 모든 일의 토대이자, 이 과정들을 추진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의 원천이다. 대사는 생명의 화학이다.
- 생명은 20가지의 아미노산을 사용한다. 각 아미노산은 주된 중합체 사슬로부터 옆으로 뻗어나가는 곁가지를 지닌다. 이런 곁가지 때문에 각 단백질은 독특한 화학적 특 성을 가지게 된다. 예를 들면, 어떤 아미노산은 음전하나 양전하를 띠며, 어떤 아미노산은 물을 끌어당기거나 밀어 내며, 어떤 아미노산은 다른 분자와 쉽게 결합을 이룰 수 있다. 각각 다른 곁 분자를 지닌 아미노산들을 다양하게 조합하여 사슬을 만듦으로써, 세포는 엄청나게 다양한 종류의 단백질 중합체 분자를 만들 수 있다. 이런 선형 단백질 중합체 사슬은 일단 조립되면, 접히고 꼬이고 자체 결합되어서 복잡한 삼차원 구조를 만든다. 끈적거리는 테이프가 이리저리 뭉쳐서 복잡하게 뒤엉킨 공처럼 변하는 것과 조금 비슷하다. 단백질이 접히는 방식은 아주 정확하게 동일한 구조를 반복적으로 생성할 수 있는 유형이라는 점이 다르기는 하다. 한 세포에서 동 일한 아미노산 사슬은 언제나 동일한 모양으로 접히려고 할 것이다. 일차원에서 삼차원으로의 이 도약은 매우 중 요하다. 각 단백질이 독특한 물리적 형태와 독특한 화학적 특성을 지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세포는 효소가 작용하는 화학 물질과 아주 정확히 들어맞는 방식으로 효소들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면, 인버테이스의 특정 부위와 자당 분자는 완벽하게 끼워진다. 그럼으로써효소는 특정한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데에 필요한 정확한 화학적 조건을 제공할 수 있다. 효소는 세포 대사의 토대를 이루는 거의 모든 화학 반 응을 실행한다. 효소는 다른 분자를 만들고 분해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역할을 한다. 효소는 품질 유지 담당자 역할을 하고, 세포의 영역들 사이에 성분과 메시지를 운반하고, 세포 안팎으로 분자들을 운반한다. 또 침입자가 있는지 감시하고, 세포를 방어하고 따라서 몸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 단백질을 활성화한다. 그리고 단백질은 효소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몸의 모든 부위머 리카락에서부터 위장의 위산과 눈의 수정체에 이르기까 지는 단백질이나 단백질이 만든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모든 단백질은 기나긴 진화를 통해서 세포의 특정한 기능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다듬어졌다. 비교적 단순한 세포도 엄청나게 많은 단백질 분자를 가지고 있다. 작은 효모 세포에는 총 4,000만 개가 넘는 단백질 분자들이 들 어 있다. 베이징 같은 거대한 도시에 사는 인구보다 2배나 많은 단백질들이 아주 작은 세포에 들어 있다!
- 미토콘드리아의 주된 역할은 세포가 생명의 화학 반응 을 추진하는 데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하는 것이다.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세포에 미토콘드리아가 많이 들어 있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심장을 계속 뛰게 하기 위해서, 심장의 근육에 있는 각 세포는 미토콘드리아를 수천개씩 지녀야 한다. 심장 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는 가용공간의 약 40퍼센트를 차지한다. 엄밀한 화학적 관점에서 볼 때, 세포 호흡은 광합성의 핵심을 이루는 반응을 뒤집은 것이다. 당과 산소는 서로 반응하여 물과 이산화탄소를 만들면서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며, 세포는 이 에너지를 포획하여 나중에 이용한다. 미토콘드리아는 너무 많은 에너지 손실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면서, 그리고 반응성 산소와 전자가 탈출하여 세포에 손상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면서, 이 다단계의 화학 반응을 고도로 통제하면서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일으킨다.
- 세포 호흡에서 에너지를 추출하는 핵심 단계는 양성자의 움직임을 이용한다. 양성자는 전자를 잃어서 양전하를 띤 수소 원자(수소 이온)이다. 양성자는 미토콘드리아의 중앙으로부터 밀려나와서 미토콘드리아를 감싸는 이중막 사이로 들어간다. 그 결과 미토콘드리아 내부보다 안쪽 막 바깥에 전하를 띤 양성자가 점점 쌓이게 된다. 비록 화학에 토대를 두고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본질적으로 물리적 과정이다. 물을 위로 퍼 올려서 댐을 채우는 것과 조금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수력 발전소에서는 댐의 물이 아래로 흐르게 하여 물의 운동 에너지로 터빈을 돌려서 전기 에너지로 전환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양성자를 막, 즉 “댐” 너머로 퍼낸 뒤, 쌓인 양성자를 단백질로 이루어진 특수한 통로를 통해서 그 소기관의 중심으로 밀려들도록 한다. 하전(「電) 입자들이 밀려들면서 생기는 이 힘을 전환하여 고에너지 화학 결합의 형태로 저장한다.
- 미토콘드리아에서 “터빈” 역할을 하는 미세한 단백질 구조물은 모습도 발전소의 터빈과 약간 비슷하다. 비록 크기는 수십억 배 더 작지만! 양성자는 분자 터빈으로 쏟아져 들어갈 때, 지름이 1만 분의 1밀리미터에 불과한 통 로를 지나서 마찬가지로 매우 작은 분자 회전날개를 돌 린다. 날개는 회전하면서 너무나도 중요한 화학 결합을 일으켜서 아데노신삼인산(adenosine triphosphate, ATP)이라는 새로운 분자를 만든다. 이 반응은 초당 150회의 속도로 빠르게 일어난다. ATP는 생명의 보편적인 에너지원이다. 각 ATP 분자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미세한 배터리 역할을 한다. 세포 내의 어떤 화학 반응이 에너지를 요구하면, 세포는 ATP의 고에너지 결합을 끊어서 ATP를 아데노신이인산(adenosine diphosphate, ADP)으로 전환한다. 이 과정에서 방출된 에너지를 이용해서 세포는 화학 반응이나 분자 모터가 취 하는 각 단계 같은 물리적 과정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의 대부분은 결국에는 세포의 미토콘드리아에서 처리된다. 미토콘드리아는 음식에 든 화학 에너지를 써서 엄청난 양의 ATP를 만든다. 우리 몸의 세포 수조 개를 지탱하는 데에 필요한 화학 반응을 모두 추진하기 위해서, 미토콘드리아들은 놀랍게도 매일 우리 몸무게에 해당하는 만큼의 ATP를 만든다! 손목의 맥박, 피부 의 온기, 호흡할 때에 가슴의 오르내림을 느껴보라. 이 모두가 ATP로 추진된다. 생명은 ATP가 가동한다. 모든 생물은 에너지를 끊임없이 신뢰할 수 있게 공급받 아야 하며, 궁극적으로 모두 동일한 과정을 통해서 에너 지를 생산한다. 즉 장벽인 막을 가로지르는 양성자의 흐 름을 제어하여 ATP를 만든다. 생명을 유지하는 “생명의 불꽃”과 얼마간이라도 비슷한 것이 있다면, 아마도 이 막 을 지나는 전하의 미세한 흐름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수수께끼 같은 것은 전혀 없다. 이 물리적 과정은 아주 잘 밝혀져 있다. 세균은 세포막 밖으로 양성자를 능동적으로 퍼냄으로써 그렇게 하는 반면, 더 복잡한 진핵생물의 세포는 특수한 구획 내에서 그렇게 한다. 바로 미토콘드리아이다.
- 예로 든 휴대전화처럼 전자제품과 컴퓨터에 서 이끌어낸 비유를 적용하면 세포와 생물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생물이 사용하는 정보 처리 모듈과 인간이 만든 전자제품 회로에 쓰이는 모듈은 몇몇 측면에서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디지털 컴퓨터 하드웨어는 일반적으로 고정되어 있고 유연하지 않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그것을 “하드웨어”라고 부르 는 이유이다. 대조적으로 세포와 생물의 “배선”은 유동적 이고 역동적이다. 이것은 세포에서, 즉 세포 내 구획들 사 이 그리고 세포 사이에서 물을 통해서 확산될 수 있는 생 화학 물질들에 토대를 두기 때문이다. 세포의 구성 요소들은 훨씬 더 자유롭게 재연결되고 옮겨지고 전용되면서, 시스템 전체를 사실상 “재배선할 수 있다. 그러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라는 유용한 비유는 곧 들어맞지 않기 시 작한다. 그것이 바로 시스템생물학자 데니스 브레이가 더 유연한 생명의 계산 물질에 “웨트웨어(wetware)”라는 통찰력이 엿보이는 이름을 붙인 이유이다. 세포는 젖은 화학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다양한 구성 요소들 사이에 연결을 이룬다.
- 정보의 관점에서 생명을 볼 때는 생물학적 계가 수백만년에 걸쳐서 서서히 진화했음을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생명의 혁신은 무작위적인 유전자 돌연변이와 변이의 결과로서 출현한다. 그 뒤에 이 것들은 자연선택을 통해서 걸러지며, 잘 작동하는 것들 은 더 성공적으로 생존하는 생물의 일부가 된다. 이는 기존계가 “추가되는 것들이 서서히 누적되면서 점진적으 로 변한다는 의미이다. 어느 면에서는 우리의 휴대전화나 컴퓨터와 비슷하다. 그런 기기들은 자주 새로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내려받고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기는 새로운 기능을 얻지만, 그런 기능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는 꾸준히 더 복잡해진다. 생명도 비슷하다. 이렇게 유전적 “업데이트”가 계속된다는 말은 세포의 전체 시스템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복잡해지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면 여분이 생길 수 있다. 즉 일부 구성 요소들은 서로 기능이 겹칠 것이다. 대체된 요소의 잔재도 있을 것이고, 정상 기능에는 전적으로 불필요하지만 주된 구성 요소가 망가질 때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것도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살아 있는 계가 인간이 지적으로 설계한 제어 회로보다 덜 효율적이고 덜 합리적으로 구축될 때가 많다는 의미이다. 그것이 바로 생물학과 컴퓨터 사 이의 유추에 한계가 있는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시 드니 브레너도 그 점을 간파했다. “수학은 완벽의 예술이 다. 물리학은 최적의 예술이다. 생물학은 진화 때문에 만 족의 예술이다.” 자연선택에서 살아남는 생명체는 반드시 가장 효율적이거나 가장 수월한 방식으로 일을 하기때문이 아니라, 그저 작동하기 때문에 존속한다. 이 모든 복잡성과 중복성 때문에 생물학적 신호 전달망과 정보 의 흐름을 분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오캄의 면도날 (Occam's razor), 즉 어떤 현상을 충분히 설명할 가장 단 순한 이론을 찾으라는 개념을 아예 적용할 수 없을 때가 너무나 많다. 이 때문에 생물학으로 관심을 돌리는 물리학자들은 혼란을 느낄 수도 있다. 물리학자는 우아하면서 단순한 해법에 끌리는 경향이 있으며, 살아 있는 계의 뒤죽박죽이고 완벽하지 못한 현실 앞에서 불편해질 수 있다.
- 우리가 다양한 생명체들에게 깊이 의존한다는 사실은 우리 세포의 기본 조성에서도 드러난다. 우리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는 한때 독립 생활을 하던, ATP를 생산하는 능력을 터득한 세균이었다. 약 15억 년 전에 일어난 어떤 운명의 장난으로, 이 세균 중에서 일부가 다른 세포 안에서 살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숙주 세포는 이 세균 손님이 만드는 ATP에 전적으로 의지하게 되었고, 미토콘드리아는 영구히 자리를 잡게 되었 다. 아마도 이런 서로에게 이로운 관계가 굳어진 것이 모는 진핵생물 계통의 출발점이었을 것이다. 에너지를 믿을 만하게 공급받음으로써 진핵생물의 세포는 점점 더 커지고 더 복잡해질 수 있었다. 그 결과 오늘날의 다양하기 그지없는 동물, 식물, 균류가 진화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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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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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을 감수하느니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부작위편향' (Omission bias)은 수많은 다른 사례에서도 증명된다. 적극적인 행위로 발생할 상해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 발생하는 상해가 덜 나쁘다고 보는 것이 심리학에서 말하는 '부작위 편향'이다. 그냥 내버려 두어 발생하는 상해가 훨씬 커도 우리 뇌는 개의치 않는다. '부작위 편향'은 도덕과 심리가 함께 빚어내는 현상이다. 도덕적으로 본다면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적극적인 행위보다 덜 위험해 보이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이웃집 남자를 침대에 묶어 놓고 그대로 굶어 죽게 만드는 행위는, 몸져누운 이웃을 돌보지 않아 굶어 죽게 내버려 둔 경우보다 비교도 할 수 없이 거센 비난을 듣는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 뇌는 살짝 실수를 저지른다. 두뇌는 많은 경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보다 도덕적으로 낫다는 사실을 안다. 그리고 우리 뇌는 게으른 탓에 이런 삶을 모든 경우에 적용하는 일반화를 저지른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더 편안하게 여긴다. 심지어 아무 것도 하지 않아 바로 자기 자신이 괴로워도 별다른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 어떤 특정 상황에 직면할 때 항상 먼저 '이걸 해야 할까 아니면 그냥 놔둘까?' 하고 자문하는 게 좋다. 그래야 '부작위 편향 에 말려드는 일을 피할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더 편안 하다고 해서 수수방관하는 잘못은 피해야 한다. 길거리에서 폭행당하는 여성을 보면서 누구도 나서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부작위 편향'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적극적으로 대처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한번 써 보는 것이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 일어날 일을 써 보자. 이렇게 차분하게, 어느 쪽이 더 큰 위험을 불러올지 판단해 보라. 그러면 그 결정은 그저 단순한 계산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 누구나 잘못된 선택을 한다. 일이 벌어지기 전에는 저마다 자신이 더 잘 안다고 생각한다. 또 자신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믿는다. 모두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통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기만적 우월감’ (Illusory superiority) 이라고 한다. 우리 모두 이런 환상에 시달린다는 건 사실 그다지 놀랍지 않은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 기억이 모든 가능한 일을 꾸며 가면서 '언제나 이미 아는 것처럼 으스댄다는 것이야말로 대단히 흥미로운 현 상이다. “그것 봐, 내 그럴 줄 알았어!” 하는 이 태도는 '사후 과 잉 확신 편향'(Hindsight bias)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불린다.
- 실험 참가자들에게 배우자와 행복한지, 행복하다면 그 이유를 분석해 보라고 했다. 그러자 이 실험에 참가한 사 람들은 훗날 실제로 헤어질 확률이 대단히 높아졌다. 행복을 놓고 요모조모 따져 본 태도가 오히려 행복을 파괴한 것이다. 한편 구내식당에 줄을 선 대학생들에게, 그곳에서 판매하는 특정 소프트드링크를 좋아하는지 물어보았다. 좋아한다고 대답 한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쪽에만 이유를 말해 보라고 했다. 근거를 대야만 했던 학생 대부분은 나중에 그 음료를 구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가장 좋은 태도는 세상이 공정하다는 믿음을 단호히 떨쳐 버 리는 것이다. 정말로 공정한 세상은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할 수 도 없다는 통찰은 우리를 한결 여유롭게 만든다. 사장이 동료의 초라한 실적을 과하게 칭찬해도 아픈 배가 말짱하게 낫는다. 또 는 여행 상품에 터무니없는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이런 평안한 마음은, 인생이 애초에 불공평하다는 사실을 분 명히 의식하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그걸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할 때 얻어진다. 사실 오늘날 선진국에서 불공정함을 두고 불평을 일삼는 대다수는 전 세계적으로 비교 해 볼 때 바로 그 불공정함의 덕을 보고 있다. 다른 곳에서 태어났다면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 것 아닌가. 일상의 소소한 일에도 동전과 같은 양면이 있음을 잊지 말자. 인생을 살아가며 누 구나 언젠가 한 번은 싼값에 횡재를 누리며 동료가 받아야 마땅 할 칭찬을 가로채기도 하지 않는가. 그러니 흥분할 것 없다. 내 가 당한 불공정함이 누군가에게는 공정함으로 돌아가리라고 생각하고 그냥 잊으라. 이런 여유롭고 평안한 자세는 우리가 실제로 바꿀 수 있는 것부터 바꿔 나갈 힘을 준다. 흔히 우리는 바꿀 수 없는 것은 한사코 바꾸려 하며 바꿀 수 있는 것은 팽개쳐 둔다. 남이 바뀌기 바라는가? 당신 자신부터 바꾸라! 
- 생각이나 행동을 그냥 간단하게 억누르려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우리는 신중해야만 한다. 자신을 정신적으로 더 잘 통제하고 싶다면, 오히려 ‘초점 전환'이라는 방법이 도움을 준다. '나쁜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다른 쪽으로 유도할 생각거리를 미리 준비해 두자. 물론 전환할 생각은 애초에 전혀 다른 것이어야 한다. '다크 초콜릿 대신 이제 화이트 초콜릿만 생각할 거야.' 같은 건 좋지 않은 전략이다. 오히려 초콜릿이 생각날 때마다 에펠탑을 떠올리는 편이 낫다. 그러면 적어도 더 심각한 중독에 빠지는 것은 피할 수 있다. 한편 머릿속이 자유로울수록 우리는 정신을 더 잘 통제할 수 있다. 어떤 습관을 바꾸려 한다면 두뇌가 다른 일로 끙끙 앓을 때 그런 시도는 하지 말아야 한다. 일 때문에 잔뜩 스트레스를 받았다거나 마라톤 대회에 나가려 한창 긴장했을 때, 배우자의 잔소리나 공사장 굴착기 소리로 돌아 버릴 지경일 때, '담배를 끊어야만 해.' 하고 다짐하는 건 통하지 않는다. 심지어 담배를 더 많이 피울 위험을 자초할 수 있다. 원하는 것과는 정반대인 결과를 초래해서야 되겠는가.
- 왜 우리 뇌는 그렇게 빨리 의문 부호를 지워 버릴까?? 의문 부호를 저장하는 마땅한 형태를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기억은 모든 문장을 그에 걸맞은 이미지로 저장한다. 의문문이 든 진술문이든 두뇌는 개의치 않는다. 민물 뱀은 배를 위로 향한 채 헤엄칠 때가 많을까?'라는 문장을 들으면 우리 뇌는 그렇게 헤엄치는 뱀의 이미지를 그려 낸다. 그리고 이 그림이 이른바 '대표성'으로 기억에 저장된다. 민물 뱀은 배를 위로 향한 채 헤엄칠 때가 많다.' 라고 기억해 버리는 셈이다. 두 문장은 우리 기억에서 똑같은 대표성을 띤다. 그림에 문장 부호는 등장하지 않는다. 부정문도 마찬가지다. 설마 비행기가 추락하지는 않겠지.” 이 문장은 이내 머릿속에 비행기가 추락하는 그림을 그리게 만든다. '않다'라는 부정어를 저장할 장소는 우리 뇌에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의문문과 부정문은 위험할 수 있다. 또는 이런 효과 를 역이용할 수도 있다. 의문을 품거나 부정하는 사람은 사실 상대방의 머릿속에 긍정적인 그림을 심어 주는 셈이다. 
- 우리의 감정은 '신체적 흥분과 이 흥분의 해석'으로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서 무엇이 신체적 흥분을 일으키는지 그 원인을 두고우리는 상당한 혼란을 겪는다. 가짜 심장 박동 실험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우리 몸이 정말 흥분했는지조차 확실하게 인식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 준다. 즉 우리는 몸이 흥분했다고 쉽사리 착각할 수 있다. 한 참가자는 실제로 이런 말을 했다. “사진을 볼 때 심장이 빨리 뛰기에 그 모델이 매우 아름다운 줄 알았다.” 이 심리 법칙은 최초로 실험을 시행한 심리학자 스튜어트 밸린스의 이름을 따 '밸린스 효과' (Valins effect)라고 불린다. 이로써 다른 사람을 흥분시키거나 기분을 가라앉힐 가능성이 열렸다. 밸린스 실험이나 위에서 예로 든 클럽에서처럼 요란할 필요 도 없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몸이 흥분했다고 착각하게 할 만한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네 심장이 뛰는 게 느껴져, 무슨 일이야, 굉장히 빠른데!" “왜 그리 뺨이 빨개졌어?" "완전히 넋이 나간 거 같아, 대체 무슨 일이야?" 이런 방법은 밤에 은밀한 분위기를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영리한 점원이 흔히 쓰는 판매 수법이기도 하다. 멋진 구두나 새 자동차를 사러 가거든 이런 말을 조심하자. “와, 딱 손님 거 네요!” 다른 사람의 심장에 정신이 팔려 당신의 심장을 무시하는 일은 부디 없기를 바란다.
- 많은 정치가는 50년 동안 토론 이나 토크쇼에서 똑같은 주장만 앵무새처럼 읊어 댄다. 그래도 "맞아요! 당신 논리에 설득당해 버렸네요. 내 생각을 바꿀게요!"하는 말은 듣지 못한다. 사장과 연봉 협상을 할 때는 그동안 내 가 얼마나 많은 성과를 냈는지 보라며 열변을 토한다. 그러나 실력이나 성과가 아니라 호감이 더 많은 돈을 이끌어 낸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감정에 의존하는 상대를 논리로 설득하려고 하면 결국 막판에 지쳐 포기할 뿐이다. 그리고 이렇게 투덜댄다. “저 사람은 도대체 남의 이야기라고는 들으려 하지 않는군.” 또는 “원 저렇게 고집이 세서야!”라고 할 따름이다. 그러나 문제는 잘못 접근한 당신에게 있다. 논리가 아니라 감 정이 중시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상대 방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 인간이 좋아하는 사람의 의견은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반면 좋아하지 않는 상대의 말은 들어 보기도 전에 멍청한 소리로 낙인 찍는다는 사실은 과학으로 증명되었다. 말의 내용을 생각해 보는 일도 거의 없다. 즉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 심리학은 이런 현상을 '사회성 튜닝 (Social tuning)이라 부른다.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주변 사람과 맞추려 한다.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리고 싶어 하며, 서로의 생각을 비교하고 상대 것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한다. 현실이라는 것은 이렇게 해서 빚어진다. 이 현실을 전문 용어로는 '공유 현실’ (Shared reality)이라고 한다. 현실을 주변과 더 많이 나누려’ 하면 할수록 우리는 그만큼 더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좋아하는 사람과 나누는 현실이 최고로 좋은 현실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인정해 주면 기분이 정말 좋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좋아하는 사람과 나누려 한다.
- 우리는 인생을 놓고 논리를 따져 가며 입씨름을 벌이지만, 결국 문제의 핵심은 상대가 나를 좋아하느냐 아니냐 하는 것일 따름이다. 이런 원리를 터득한 사람이라면 논쟁을 벌이느라 시간을 허비할 게 아니라, 자신의 호감 지수를 높이는 데 시간을 활용한다. 심리학 전문 용어로, 상대방의 환심을 사려고 하는 이런 행동을 아부’(Ingratiation)라고 한다. 어째 어감이 이상하다고? 그렇 다고 해서 진지한 연구 결과를 그냥 무시해 버려서는 안 된다. 물론 아부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이럴 때 우리를 좋아한다.
* 외모, 성격, 취향 등이 비슷하거나 고향이 같을 때, 이런 심리가 유사성 원리' (Principle of similarity)에서 비롯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 되도록 자주 만날 때, 여기에서는 '단순 노출 효과 (Mere exposure effect)가 작용한다.
* 상대를 좋아한다고 느낄 때, 상호성 원리'(Reciprocity principle)임을 역시 알고 있다.
* 자신의 자존감을 키워 줄 때, 이 경우를 '타인 가치 상승' (Other enhancement)이라고 한다.
-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중요한 인물이기를 원한다. 역사의 흐름이 '나'를 중심으로 진행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만약 어떤 사람이 입을 직접적인 피해를 막아 줄 수만 있다면, 그 사람에게 '나'는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 된다. 그만큼 우리 행동은 훨씬 의미심장해지는 것이다. 반대로 상대에게 '고작' 어떤 이득을 준다거나 그의 상황을 약간 개선해 주는 행동은 무슨 대단한 의미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 직접 요청이나 부탁을 해 오는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면서 우리는 실제로 그 상대를 더 친근하게 여긴다.  이런 효과 역시 우리의 게으른 두뇌에서 비롯한다. 우리 뇌 는 모든 게 맞아떨어져 생각과 행동 사이에 조화가 이루어질 때 상대방을 가장 좋아한다.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과 행동 사이에 빚어지 는 부담스러운 모순, 이것을 심리학은 '인지 부조화 (Cognitive dissonance)라고 한다. 좋아하는 상대에게만 호의를 베푸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탓에 한번 부탁이나 요청을 들어주면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라고 우리 뇌가 지레 못 박아 버리는 셈이다. 생각과 행동이 조화를 이루는 덕에 우리 뇌는 다음에 그 사람, 곧 우리가 좋아하는 게 틀림없는 사람을 만나면 새로운 부탁도 기꺼이 들어주려 한다. 즉 당신이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 부탁 을 하는 순간 이미, 또 다른 부탁을 할 문이 활짝 열리는 것이다. 이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는 이른바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 법’(Foot-in-the-door technique)의 바탕이기도 하다. 면전에서 문 닫기 효과'가 '노'로 '예스'를 이끌어 내는 전략인 반면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법’은 ‘예스’로 ‘예스’를 유도하는 방법이다.
- ‘폭스 박사 효과'란 언변이 뛰어난 사람이 번듯하게 차려입고 전문가 행세를 하면 그 사람의 말을 거의 모두 믿게 되는 현상 을 이른다. 사실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 도처에는 폭스 박사가 활개 치고 다니는 듯하다. 특히 경영진이라는 높은 자리에 이르면 자신이 전혀 알지도 못하는 문제를 놓고 경쟁 운운하는 말을 쉽사리 들 을 수 있다. 아니, 결코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점에 이르면 모든 걸 속속들이 알지 못하면서도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 오히려 정반대로, 잘 알지 못하는 문제를 놓고 해결책을 고민하며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야말로 지도자라면 반드시 갖춰 야 할 자질이다. 완벽히 알지는 못해도 토론하면서 방향을 가늠 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참된 리더라 할 수 있다. 
- 또한 폭스 박사 효과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얼마든지 활 용할 수 있다. 특히 당신이 '외모'를 그리 중시하지 않으며 '내 용'에 충실하고자 하는 사람이라 해도 조금 달리 생각해 보기 바란다. '오로지 사안에만 충실하자.'라는 말은 물론 우아하게 들리기는 한다. 그러나 다른 전략으로 (더욱)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이제 당신은 안다. 잘 차려입고 그럴듯하게 꾸미면 세상 사람들은 훨씬 더 신뢰를 보낸다. 자신감을 가지자. 모두가 훌륭히 해내는 것이라면 당신 역시 못지않게 해낼 수 있다.
- 선물을 하는 사람은 선물 하나하나를 모두 더한다. 돈을 쓰는 쪽이니 당연하다. 신혼부부가 베네치아에서 주말을 보내는 여행은 700유로, 여기에 적포도주 한 병 값인 1.99유로가 더해져 선물 총액은 701.99유로다. 그러나 받는 사람은 합산을 하지 않고 패키지 전체를 본다. 이런 태도를 전문 용어로는 '전체적 처리' (Holistic processing)라고 한다. 전체는 모든 개별 부분의 평균값이다. 예로 든 결혼 선물의 경우 701.99유로를 2로 나누면 350.99유로다. 저런, 선물 값이 반 토막 나 버린다. 이게 받는 사람의 관점이다. 작은 선물 이 큰 선물의 가치를 곤두박질치게 만든다. 뜨거운 물에 차가운 물을 섞으면 미지근해지듯이..사과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저 '단순한 사과'가 가장 좋은 선택이다. 보상을 해 주겠다고 무슨 선물 같은 것을 덧붙일 필요는 전혀 없다.
- 독특성과 합의를 착각하는 두 효과는 스스로 자신을 속이는 일종의 자기기만이다. 그런데 두 효과는 각기 저마다의 방식으로 우리 인생을 좀 더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허위 독특성 효과는 뛰어나길 원하는 우리 욕구를 충족해 준다. 세상 사람이 다 그런 것처럼 믿게 만드는 '허위 합의 효과'는 반대로 사 람들이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두 가지 측면에서 좀 더 쉽게 해 준다. 우선 우리는 처음 만나는 사람이 어떤 성격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모른다. 이때 우리는 그 사람의 생각이 나와 같다는 것을 전제로 그를 대한다. 자신의 생각과 특성을 상대에게도 고스란히 적용하는 이런 행동을 심리학은 '투사'(Projection)라고 한다. 둘째로 우리는 상대가 우리 자신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야 쉽사리 마음의 문을 열고 교류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가 우리와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더욱더 좋아한다.
- 어떤 일을 시작하고 끝까지 처리하지 않으면 우리 내면에는 긴장감이 형성된다.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그 긴장감의 주범이다. 바로 그래서 우리 뇌는 그 문제를 더욱 잘 기억한다. 해결되었음. 없다고 생각해도 좋음. 이 아니라 '긴급 상황’ 서류철에 문제를 담아 두기 때문이다. ‘미루기 좋아하는 버릇'에 사로잡힌 사람에게는 희소식이 아 닐 수 없다. 그러나 명심하자. 미루라는 게 아니라 될 수 있는 한 문제를 오래 생각하라는 말이다. 시험 준비를 하거나 논문을 쓸 때, 주제를 되도록 오래 '물고 늘어지라!' 어쨌거나 기억하는 데에는 이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문제를 단박에 풀어 버리면 매우 흡족하기는 하지만 두뇌에는 방해가 될 따름이다. 이제 잊어도 좋다는 신호탄이나 다름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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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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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경영 2021. 3. 28. 14:53

- "인간이 두려워하는 대상은 한 가지뿐이다. 몸을 던지는 것, 미지의 세계로 뛰어들기, 안전했던 모든 것을 뿌리치고 훌쩍 몸을 던지는 것이다." (헤르만헤세)
- 각종 온라인 콘텐츠에서 자막, 이모티콘 등은 이제 필수 요소가 되었습니다. 개인이 만든 영상과 전문 스튜디오, 제작사가 만든 영상의 큰 차이점 중 하나가 얼마나 자막, 이모티콘을 적절하게 잘 사용했는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자막 없는 영상이 몰락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런 자막, 이모티콘 등에 좋은 점만 있을까요? 앞서 예시한 사례인 연인에게 바닷가의 느낌을 증강시켜 전해주는 방법에 좋은 점만 있을까요? 이런 증강 요소들은 우리가 많은 주의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우리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우리의 이해와 감정을 콘텐츠 제공자가 의도한 방향으로 손쉽게 이끌어갑니다. 정보와 콘텐츠를 접했을 때 나의 인지, 판단보다는 콘텐츠 제공자의 의도를 무비판적으로 따라가게 합니다. 지역, 공간에 새로운 스토리, 상호작용 규칙을 입히는 방식도 비슷합니다. 원래 그 지역, 공간이 품고 있는 배경, 거기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무시한 채 메타버스 창작자가 보여준 스토리, 상호작용에만 몰두하여, 그 지역 과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본래의 감정을 잊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도서관을 배경으로 살인 사건을 추리하거나, 외계 생명체의 비밀 을 파헤치는 식의 증강현실 메타버스를 구현한 경우, 자칫 참가자들은 그 도서관이 원래 갖고 있던 특색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부분에 주목해야 합니다. 주의를 조금만 기울여도 정보를 받아들이고, 콘텐츠 제공자의 의도대로 지역과 공간을 이해하는 것, 이 상황은 자칫 인간의 고유한 능력인 상상력을 퇴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 "일기는 신기하다. 당신이 빠뜨린 것이 당신이 쓴 것보다 더 중요하다.” (시몬드 보부아르)
- 메타버스의 대부분 콘텐츠, 플랫폼은 디지털의 힘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디지털 기반의 메타버스는 우리 뇌를 조금은 다르게 작동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동일한 텍스트를 출력해서 읽는 경우, 파일 형태로 태블릿으로 읽는 경우, 우리 뇌는 다르게 반응합니다. 뇌파 검사를 해보면 출력물을 읽을 때 우리 뇌의 뇌파는 여유 있는 안정 상태를 보이지만, 디지털로 읽을 때 우리 뇌는 흥분상태가 됩니다. 디지털 메타버스에 있을 때 우리 뇌가 더 각성한다는 의미입니다. 각성, 뇌가 더 활발하게 깨어있으니 꼭 좋은 걸 까요? 일단 확실한 것은 디지털 메타버스에서 우리 뇌는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판단하는 데 소요하는 시간이 아날로그 세상보다 40% 정도 짧아집니다. 이런 빠른 처리에는 긍정과 부정, 양면의 얼굴이 있습니다.
- 내가 라이프로그를 올리면 메타버스 속 친구들은 빠른 속도로 내 라이프로그를 읽고 반응해줍니다. 반대로 메타버스 속 친구들이 라이프로그를 올리면 우리도 내용을 빨리 읽고 반응을 남겨줍니다. 서로서로 빠르게 많이 움직이면서, 반응에 목마른 서로를 위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때로는 친구들이 올려주는 라이프로그를 대충 읽고 댓글을 남겨서 나중에 수정한 적이 없나요? 한 명의 친구가 내가 일주일 동안 올린 10개의 포스팅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한꺼번에 좋아요를 눌러서 당황하신 적은 없나요? 디지털 지구, 메타버스에서 살아갈 때 혹시 내가 누군가의 메시지를 너무 빠른 속도로 읽고 넘어가다가 무언가를 놓치지 않는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읽고 판단하는 시간이 40% 줄었지만, 우리의 뇌가 그만큼 빨리 움직인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 당신이 외톨이가 되고자 굳게 마음먹은 게 아닌 이상 메타버스에서 외톨이가 될 가능성은 정말 낮습니다. 우리는 현실 세계보다 메타버스에서 서로 쉽게 친해집니다. 왜 그럴까요? 카페, 술집들은 조명을 조금 어둡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은 어두운 곳에서 누군가를 만나면 상대의 표정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심리적 경계를 낮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상대의 반응을 내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면서, 상 대에게 쉽게 다가가게 됩니다. 이런 특성을 암흑효과라 부릅니다. 소셜 미디어 메타버스에는 현실 세계와 비슷한 암흑효과가 존재합니다. 상대 방의 프로필 사진은 보통 웃고 있는 표정, 맑은 날씨의 풍경 등입니다. 상대가 내게 남겨주는 감정 이모티콘은 주로 긍정적 이미지를 보여 줍 니다. 따라서 소셜미디어 메타버스에서 우리는 상대가 내게 품은 감정을 내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메타버스에서 만난 이들끼리 서로 이렇게 생각하니, 메타버스에서 외톨이가 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소셜미디어 메타버스에서만 오래 알고 지내던 사람을 현실 세계에서 처음 만나면 주로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오래전부터 잘 알고 지낸 사람, 이미 현실 세계에서 여러 번 만난 사람 같은 느낌이 드셨을 겁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암흑효과가 존재하는 메타버스에서 이미 알고 지낸 사람이기에 상대방을 현실 세계에서도 역시 가깝게 느낍니다. 둘째, 노출 빈도가 가져오는 친밀감에 관한 착시현상이 있습니다.
-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창조적 인간에게는 상기, 기억보다 망각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망각은 능동적,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식을 일시적으로 닫는 저지 능력이라 했습니다. 보다 고차원적이고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일시적으로 의식의 자리를 백지상태로 비우는 것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브이로그는 어쩌면 이런 망각, 능동적 백지화와는 반대의 길로 우리를 이끄는 듯 내 일상을 끊임없이 기록하고 다시 보며, 의식의 빈틈 에는 다른 이의 일상을 담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보를 나누고, 대리 경험을 하며, 따듯한 공감과 소통으로 우리를 위로하는 활동이지만, 망각의 의미를 짚어준 니체의 조언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 우리는 소셜미디어 메타버스에서 발생하는 인간관계와 소통에서 현실 세계와는 다른 통제감controllability을 느낍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보기 싫은 글, 보기 싫은 사람이 생겨도 내가 결정하면 언제라도 끊어버릴 수 있어.'라는 강한 통제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그런 통제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소셜미디어와 현실 세계에서 보기 싫은 글, 보기 싫은 사람을 똑같이 마주한다면, 현실 세계의 나는 마음이 몹시 불편하지만 소셜미디어 메타버스에서의 나는 내가 갖고 있는 통제감, '언제라도 내가 버튼만 누르면 그를 자를 수 있어!'라는 생각으로 마음의 평화를 찾습니다. 이를 통제감 효과라 부릅니다. 불편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무조건 참기만 해야 하는 경우와 지금은 좀 참아주지만 내가 원하면 언제라도 중지할 수 있는 경우의 차이입니다. 통제감 효과를 바탕으로 메타버스에서 마음의 평온을 느끼는 이들을 보면, 이 시대의 우리가 현실 세계 인간관계를 너무 무겁게 짊어지고 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책은 거울과 같다.바보가 들여다보면서, 천재가 보이기를 기대할 수 없다." (J.K. 롤링)
- 우리의 정서와 관련된 여러 호르몬 중에서 도파민, 테스토스테론, 코르티솔을 살펴보겠습니다. 도파민은 자극과 관련된 호르몬인데, 태어나면서 20세 전후가 될 때까지 그 수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합니다. 그 시기까지 점점 더 많은 자극을 원한다는 의미입니다. 테스토스테론은 지배욕과 관련된 호르몬이며, 계속 상승하다가 20~30세 무렵에 최고치가 됩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올라가는 그 시기까지는 누군가를 힘으로 누르고, 이기고 싶은 마음도 덩달아서 계속 커집니다. 도파민과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정점을 찍은 후에 나이가 들면서 꾸준히 감소합니다. 코르티솔은 균형과 관련된 호르몬인데, 앞서 얘기한 도파민, 테스토스테론과 반대 모습으로 수치가 변합니다. 코르티솔은 주로 불균형한 상황,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분비되어, 우리가 스스로를 빨리 안정시키고 균형을 유지하게 유도합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20대가 넘는 지점까지 코르티솔 수치가 계속 내려갑니다. 균형을 잡고, 안정을 유지해야 겠다는 마음이 그 시기까지는 별로 안 생긴다는 뜻입니다. 중고등학교 에 다니는 우리 아이들의 호르몬 상태를 종합해보면 이렇습니다. 높아 지는 도파민 수치는 지속적인 자극을 추구하게 만들며, 치솟는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주체하지 못하여 누군가와 부딪히면 어떻게든 싸워서 이기려고 합니다. 반면에 코르티솔 수치는 낮아서, 이런 자극과 싸움이 만드는 불균형한 불안상태를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중고등학생 시절, 인간의 뇌와 호르몬은 덜 성숙하고 불안전한 모습입니다. 한스 게오르그 호이젤의 저서인 Brain View'의 한글 번역서인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에서는 이런 우리 아이들의 머리와 마음을 젊은 야만인' 상태라고 했습니다. 좀 거칠어 보이지만, 꽤 그럴듯한 비유입니다. 젊은 야만인이다 보니 가상 세계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좌충우돌합니다. 뇌와 호르몬이 원래 그런 것이어서, 아무 걱정하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가상 세계가 아이들의 난폭함과 무모함을 만들어내는 원흉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현실 세계에서건, 가상 세계에서건 그 시기의 아이들은 언제 위험한 곳으로 튈지 모르는 고무공과 같습니다. 양쪽 세계에서 우리는 아이들이 균형을 잃고 큰 실수를 하지 않도록 잘 관찰하고 지켜줘야 합니다.
- 프리드리히 니체가 얘기한 철학적 이상의 인간상인 초인에 대해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니체가 얘기한 초인은 초능력자superman는 아닙니다. 의미적으로 보면 자신을 넘어선 사람, Overman에 가깝습니다. 기존 환 경을 지배하는 시스템, 사회의 일반적 도덕 등의 구속에서 벗어나 자신을 표현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인간을 뜻합니다. 위험을 극 복하고 도전하는 인간의 모습입니다. 초인이 되기 위해 니체는 세 단계 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얘기했습니다. 순서대로, 낙타, 사자, 어린아이입니다. 낙타는 무거운 짐을 등에 얹고 살아갑니다. 사회가 정해놓은 규칙, 기대에 순응하는 모습입니다. 무거운 짐을 진 채 복종하며 사는 삶입니다. 사자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자신을 가로막는 것과 싸웁니다. 자신을 가로막는 것을 이겨내고 자기 스스로 움직입니다.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지만, 기존의 것에서 벗어날 용기를 가진 자가 사자입니다. 어린아이는 순수를 상징합니다. 낙타와 사자 단계에서의 경험을 편견 없이 받아들입니다. 또한, 좋지 않은 기억은 쉽게 잊습니다. 어린아이는 자기가 원하는 규칙을 만들며 놀이를 즐깁니다. 자신이 겪어낸 삶의 과정을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삶을 놀이처럼 즐겁게 만들어갑니다. 현실 세계에서 우리는 언제 미술가나 음악가처럼 새로움을 마음껏 만들어낼까요? 현실 세계에서 우리는 낙타, 사자, 어린아이 중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요? 가상 세계에서 사람들은 늘 새로움을 추구합니다. 새로운 미션, 새로운 아이템, 새로운 전략을 짭니다. 도전했다 실패해도 그리낙담하지 않습니다. 새로움을 만드는 과정을 그저 즐깁니다. 실패에 대한 비난의 무게로부터 벗어난 가상 세계에서 마음껏 새로움을 추구합니다. 가상 세계에서 우리는 사자가 됩니다. 그 사회를 지배하는 오래된 규칙이 있어도, 아무리 지배자의 힘이 강해도, 자신을 가로막는 것과 사자처럼 싸워서 이겨냅니다. 그리고 아이처럼 순수하게 서로 어울려 놉니다. 패배하거나, 게임이 잘 안 풀려도, 금세 털어내고 다시 놀이를 이어갑니다. 가상 세계 메타버스에서 사람들은 플라톤이 얘기한 최고의 인간, 니체가 얘기한 초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상 세계에서 아무리 그렇게 살아도 현실 세계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평가 절하하는 분들이 있으나, 가상 세계에서 내가 선택하고 행동한 모든 것들도 내 경험, 내 삶의 일부입니다. 내가 직접 몸을 움직이며 무언가를 만지면서 경험한 게 아니어도, 우리는 책을 통한 간접 경험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가상 세계 메타버스의 경험은 우리 현실 세계의 삶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 대부분 메타버스의 시스템은 벌금, 처벌, 비난 등의 빼기가 아닌 상금, 레벨업, 축하 등의 더하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세계의 상호작용을 좋아합니다. 빼기 구조인 현실 세계를 더하기로 바꾸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현실 세계의 구조와 비슷하게 메타버스 세계를 빼기로 바꾸는 게 좋을까요? 빼기가 싫어서 더하기를 찾아 도피를 했다고 보기에는 현실 세계에 지나치게 많은 빼기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더하기가 많은 메타버스 세계에서 더 많은 도전을 꿈꿉니다. 빼기보다.는 더하기를 중심으로 탐험하고, 소통하고, 성취하고자 합니다. 현실 세계에서 무언가 실패하면, 실패에 따라오는 빼기가 우리를 깊은 좌절에 빠지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망치거나 낮은 성적을 받으면, 보너스가 깎이거나 부모님이 던지는 비난을 견뎌야 합니다. 반면에 메타버스에서는 무언가를 실패해도 빼기를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 번 더 해보라고 부추깁니다. 그 상황에서 실패에 대 한 경험은 우리에게 오히려 더 강력한 도전 동기를 제공합니다. 이를 좌절 효과 frustration effect라 합니다. 현실 세계와 메타버스, 이 둘 모두는 우리에게 좌절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도전의 세계여야 합니다.
- 누군가는 메타버스를 새로운 사업 플랫폼으로, 누군가는 새로운 놀이터로, 누군가는 현실에서 멀리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통제 불가한 고민, 불행이 당신을 짓누른다면 메타버스에서 잠시 기분을 전환하며 잊어도 좋습니다. 그러나 메타버스가 현실을 완전히 잊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메타버스 속 삶이 아무리 빛날지라도, 현실이 있기에 메타버스가 존재합니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 우리가 책임져야 할 무언가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메타버스에 머문다면, 메타버스는 현실의 삶을 망치게 됩니다.
- 메타버스는 인류의 삶을 확장하기 위한 영토여야 합니다. 누군가를 위한 도피처, 누군가를 위한 수용소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메타버스를 창조하고자 꿈꾼다면, 당신의 목적이 무엇인지, 당신의 메타버스가 우리 삶을 어떻게 확장할지 고민해 주시기 바랍니다. 메타버스의 사용자라면, 당신이 그 세계에 머무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 세계가 당신 삶을 어떻게 확장하고 있는지 돌아봐주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깊은 세계관, 많은 사람들, 수많은 상호작용을 메타버스 안에 넣고자 노력해도, 메타버스에 담기지 못하는 현실의 가치가 있습니다. 무엇을 그 안에 담지 못할까요? 여러 가지가 떠오르지만, 우리 삶의 시작과 끝인 탄생과 죽음을 메타버스에 담기는 어렵습니다. 메타버스는 출입이 가벼운 세계입니다. 한 번의 탄생으로 시작해서 한 번의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삶의 무게를 메타버스가 짊어지지는 못합니다. 저는 메타버스의 활용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지만, 메타버스가 우리 삶을 대체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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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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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앞에 봄이 있다

etc 2021. 3. 26. 17:25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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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아홉 시간씩 있고 1000 이상 허리를 숙여야 하는 직업, 호텔 도어맨입니다. 호텔에 도착한 손님을 응대하며 차량 문과 호텔 출입문을 열어주는 일을 해야 합니다. 특급호텔에서 일을 44년째 하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 권문현 지배인(67)입니다.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36년간 근무하고 정년퇴직한 콘래드호텔에 영입됐습니다.

한국경제신문 319일자 A37 큰소리치는 진상 고객, 오히려 기회”…44 베테랑의 대처법 기사는 그가 도어맨으로 장수(長壽)하는 비결을 소개했습니다. “콘래드호텔에서 지배인에게 주어진 특명은진상고객 응대하는 노하우를 젊은 직원에게 전수하는 일이다. 진상고객에 대한 노련한 응대로 업계에서 정평이 났기 때문이다.”

그런 솜씨는역발상에서 나왔습니다. “저는 진상고객이란 말을 쓰지 않아요. 진상고객이 아니라애정고객이죠.” 호텔이 마음에 들기 때문에, 앞으로 방문할 의사가 있기 때문에 호텔에 심하게 항의할 있다는데 그의 생각이 미쳤습니다. 그래서 화가 고객의 이야기를 끝까지 충분하게 경청한답니다. “큰소리 치고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이라도 호텔이 망하길 원해서 그렇게 행동하는 고객은 없어요. 불만을 제기하는 손님은 그만큼 호텔이 발전할 기회를 주는 분이에요.”

그런 그에게 “44 동안 끝까지 소통이 되지 않은 고객은 한두 명뿐이었고, 수천 명의 고객은 대화만으로도 엉킨 마음을 풀어줬다 합니다. 쉽사리 화를 풀지 않는 고객에게 그가 쓰는 비결은 웃는 얼굴로선생님, 명함 하나 주시겠어요?”라고 물으며 자기 명함을 건네는 것입니다. “명함을 주고받는 것은 경청을 위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고, 99% 고객은 감정을 추스른다.” 고객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게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보이는 경우가 많답니다.

이런 지배인을 호텔업계에서는전설의 수문장이라고 부릅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그가 실천해 하나의 비결이 있습니다. ‘디테일입니다. 고객의 얼굴과 이름을 계속 익혀 “○○○ 장관님, 지내셨죠?” 하는 식으로 인사를 합니다. 그렇게 환대하는 순간 도어맨은 고객의마음의 도어(door, )’ 열게 된다는 것입니다.

별명을 <전설의 수문장>이라는 책을 최근 펴낸 그는내공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이 있을 없다. 기본에 충실한 것이 최고라고 말합니다. “ 일에 내가 가치를 부여하고, 내가 웃고, 내가 친절해지려고 노력했다. 허리를 얼마나 숙였느냐가 아니라 평범하면서도 편안하게 모시는 서비스, 진심 어린 마음에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서비스가 진정한 의전이다.”

호텔 도어맨으로서 자격지심이 생길 때도 있었지만, “인생은 길게 보면 공평하다 말합니다. “직종에 따라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신입사원 때부터 승승장구할 있는 업무영역이 있는가 하면, 묵묵히 길을 수십 걸어가며 노력할 비로소 빛을 발하는 직종도 있다 것입니다. “어떤 길을 가더라도 너무 빨리 좌절하지는 말자. 인생 길다.”

한국경제신문 상임논설고문
이학영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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