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심리학

심리 2021. 3. 9. 20:37

- 카한은 예방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고자 광범위한 연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는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관한 의견을 형성하는 방식에도 직접 대입해볼 수 있다. 과학이 그토록 빠르게 오염되었던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1998년 영국에서 홍역·볼거리 풍진MMR 혼합 예방 접종이 소아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단 한 편의 연구 논문이 발표되자, 국민 의 4분의 1이 이를 증거로 받아들이면서 예방 접종률이 급락했다. 예방 접 종 주사를 맞은 직후 자녀의 상태가 달라졌다고 확신하며 감정에 호소하는 부모들과 냉정하고 기계론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는 과학자들이 대비되는 거친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과학적 데이터는 도외시되었다. 국민의 절반은 언론이 유발한 그 논쟁을 과학을 믿을 수 없다는 증거로 받아들였다. 미국에서는 버지니아 주가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흔한 성병인 인유두종 바이러스 예방 접종을 중학교 입학에 필요한 일괄 예방 접종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결정했을 때 이와 비슷한 사태가 발생했다. 카한은 이를 가리켜 공무원이 보수적인 기독교 공동체의 가정을 방문해서 “열두 살 된 따님이 있죠? 따님이 내년이면 성관계를 하고 성병에 걸리게 될 테니 예방 접종을 실시하려고 합니다. 예방 접종을 하지 않으면 학교에 다닐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는 정부의 간섭과 도덕적 도전, 무례함이 뒤섞인 치명적인 조합이었다.
-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새겨야 할 교훈은 분명하다. 
첫째, 인간의 핵심 가 치에 호소하는 강렬한 감정적 이야기가 이성적인 과학 데이터를 이길 수 있 다. 나중에 논의하겠지만, 이런 문화적 의미의 뿌리는 매우 깊어서 더 많은 과학적 논쟁을 한다고 해서 제거할 수 없다.
둘째, 어떤 관점을 형성할 때, 가족이나 친구, 또는 자신과 비슷하다고 여기는 사람들(또래 집단)과의 의사소통은 전문가들의 경고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기후변화에 대한 태도는 가치관과 정치학, 생활양식의 기반이 되는 더 큰 모체를 따라 형성된다. 따라서 카한과 레이세로위즈를 비롯한 예일 대학교 여러 학자들이 주장하듯이, 동일시할 수 있는 '해석 공동체interpretive communities'가 존재한다. 세상에는 기후변화를 믿는 사람들과 믿지 않는 사람 들이 존재하며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어떻게 생활하는지, 누구를 신뢰하는지 어디에서 정보를 얻는지를 어느 정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 호모 크레덴스homo credens(확신하는 사람들)는 대학 교육을 받았고 진보적 성향을 띤 중년의 민주당 지지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성들은 기후변화 를 믿을 가능성이 더 높으며, 이는 여성들이 건강과 안전, 재정, 윤리에 대한 위험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관찰 결과와도 일치한다. 호모 네가토르 homo negator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들)는 거의 예외 없이 보수적 성향이 매우 강하며(그렇지 않은 이는 극소수이다) 비교적 부유하고 유력한 사회 집단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 호모 네가토르는 남성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다른 영역에서도 위험을 인식하는 수준이 대체로 낮다. 이들은 위험 연구자에게 친숙한 집단이다. 이 집단에 속한 남성들은 사회 조사를 심각하 게 왜곡할 위험이 있으며, 위험 연구자들은 그런 위험을 일컬어 '백인 남성효과white man effect'라고 부른다. 이를 종합해 보면, 실제로 오토바이를 타는 중년 남성들 중 3분의 2가 기 후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캐나다의 조사 결과를 읽지 않더라도, 이들이 기후변화를 믿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리라는 것쯤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 오바마 대통령이 말하는 '우리'란 누구일까? 그것은 그와 그의 행정부를 의미할까? 아니면 그의 지지자들, 미국 국민, 혹은 인류 전체를 아우르는 말일까? 그게 명확하지 않으면, 이는 창밖을 내다보며 “우리는 정말로 이 문제에 대해 뭔가 해야 해요.”라고 말하는 방관자의 언어에 불과하다. 자신이 이 애매한 '우리'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엄청난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과 북미 원주민 사회와 같이 진정으로 협력하는 문화권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달리 영어에는 포괄적인 '우리' (나와 너, 네 집단을 모두 포함)와 배타적인 ‘우리’ (나와 내 집단은 포함하 나 너는 배제)를 구별하는 수단이 없다. 오바마 대통령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면, 공동의 목적을 공언하는 그의 연설을 들으면서 심한 소외감을 느끼고 오바마 대통령이 “나와 지구온난화를 주장하는 나의 열성분자 친구들은 당신이 이 일에 동참하도록 만들겠다.” 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자라면, 당연히 흡족한 일체감을 느낄 것이다.
- 정치인들이 애매한 '우리'를 사용하여 가짜 사회적 규범을 만드는 이유가 행동하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행동하 지 않기 위해서이다. 예를 들어 스위스 포커스 그룹 focus group(각 계층을 대표하 는 소수 인원을 대상으로 의견을 조사하는 기법)의 한 여성은 기후변 화에 대한 행동이 무의미한 이유를 이런 말로 설명했다. “우리는 그저 소비 하죠.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일이에요.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어차피 우리는 신경 쓰지 않아요. 우리가 모든 문제를 다 그 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우리는 영원히 우울하게 되겠죠.” 자신의 개인 적 견해를 이른바 '우리'에 투사하고 자신이 날조한 규범에 도전할 수 없는 스스로의 무능함에 굴복하면서, 그녀는 다분히 의도적으로 사회적 규범의 힘을 활용하고 있다.
-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 집단에 스스로를 강하게 동일시할 뿐만 아니라 그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우월한 특유의 정체성을 지닌다고 믿는다. 자기범주화 이론 self-categorization theory'에 따르면, 이 때 두 가지 과정이 일어난다. 먼저 우 리는 동질감과 연대감을 느끼는 사람들, 즉 내집단in-group과 친해지고 닮아가 려 한다. 그런 다음 우리와 비슷하지 않은 사람들, 즉 외집단out-group과의 차이 를 확고히 하려 한다. 우리의 태도와 행동은 우리가 닮기 원하는 내집단 사람 들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닮지 않기를 원하는 외집단 사람들에 의해서도 형성 된다.  영국에서 실시된 한 기발한 실험은 자기범주화가 환경과 관련한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었다. 일반적으로 환경 의식이 높다고 여겨지는 스웨덴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한 실험 참가자들은 에너지 절약에 관심을 덜 보였다. 반면에 에너지를 낭비한다고 인식되는 미국 사람들(이런 표현 에 대해서는 미안하다. 여기서는 단지 문화적 고정관념을 말하는 것이다)과 자신 을 비교한 실험 참가자들은 갑자기 온갖 환경보호 문제에 열의를 드러냈다. 다시 말하면, 내집단에 속한 사람은 외집단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자 했 다. 실험 참가자들은 같은 영국 사람들의 태도를 따라 하려는 동시에, 환경 의식이 높은 스웨덴 사람들이나 에너지를 낭비하는 미국 사람들과는 거리 를 두려고 했다. 이런 내집단 및 외집단 행동은 기후변화 문제를 대하는 태도 전반에 명확 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자기범주화는 내집단이나 외집단 모두 그 안에 존재 하는 다양한 관점들을 과소평가하도록 만들어버림으로써 진보적인 환경 운동가나 보수적인 부정론자들 주위에 그릇된 고정관념을 형성한다. 그리고 양측이 자신들의 가치는 과장하고 상대방은 폄하하도록 유도한다.
- 모든 캠페인은 우리의 미래의 생각을 결정할 언어와 전선을 규정한다. 만약 적을 내세운 담론에 기대어 우리의 캠페인을 전개한다면, 기후변화의 긴 장이 고조되어감에 따라 종교나 세대, 정치, 계층, 민족 간 분열에 기댄 훨씬 더 사악하고 새로운 적을 내세운 담론이 등장하여 기존의 담론을 대체할 가능성은 언제든 존재한다. 특히 물 부족이 종교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 는 중동 지역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적을 상정한 담론이 결국 폭력이나 책 임 전가, 집단 학살로 이어지고 그런 끔찍한 일들에 대한 우리의 감각을 무뎌지게 만들었던 사례를 우리는 역사에서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 카너먼이 우려하는 문제점은 세 가지였다. 첫째, 기후변화는 현저성이 부족하다. 이는 기후변화에 두드러지거나 관심을 요하는 특징이 부족하 다는 뜻이다. 대니얼 길버트와 마찬가지로 카너먼도 예를 들어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통제 불능의 자동차처럼 구체적이고 즉각적이며 논란의 여 지가 없는 위협이 가장 현저한데 반해 기후변화는 추상적이고 요원하며 눈 에 보이지 않고 논란의 여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둘째, 카너먼은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면 사람들이 먼 미래에 발생할 크지 만 불확실한 손실을 경감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단기 비용과 생활수준 감소 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이는 인간이 특히 감수하기 어려운 조합이라고 말했다. 셋째, 기후변화에 관한 정보는 불확실하고 이론의 여지가 있는 듯 보인다는 점이다. 카너먼은 이런 상태가 지속되는 한 “사람들은 설사 국립과학원 과 괴짜가 맞서 싸운다 하더라도 서로 비겼다고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카너먼은 이렇게 말했다. “요컨대 나는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 을지 지극히 회의적입니다. 사람들을 결집하려면 정서적 쟁점이 되어야 합 니다. 긴박하고 현저한 문제여야 하죠. 요원하고 추상적이며 논란의 여지가 있는 위협은 진지하게 여론을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특성을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 과도한 가치 폄하 현상에서 예측할 수 있듯이, 대부분의 정부가 단기적인 비용 발생은 극도로 꺼리는 반면 먼 미래의 훨씬 큰 비용은 기꺼이 감수하고자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유럽연합, 미국 캘리포니아 주, 캐 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정부 등은 모두 40년 내에 온실가스 배출을 80 퍼센트 감축하겠다는 장기 목표를 공표한 바 있다. 지금까지 이 정부들은 가까스로 연간 0.5퍼센트 감소를 달성했을 뿐이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해줄 대규모 정책은 '언젠가는 실시해야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항상 관심의 뒷전으로 밀려나고, 정책 실행에 얼마나 큰 비용이 들지 알 수 없다고 주장하는 회의론자들에 의해 포위당하기 일쑤다. 최근 기후변화 정책의 대부분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며, 미국 국립과학원의 학자들은 이를 '시간 끌기' 전략이라고 부른다. 확실히 이성적인 비용 편익 분석은 위협적이지 않으며 행동에 나서도록 정책 입안자들을 자극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운에 맡기라고 부추기는 듯하 다. 니콜라스 스턴 경이 현재의 소득이 1퍼센트 감소하는 안과 미래의 소득 이 5~20퍼센트 감소하는 안 사이에서 선택하라고 할 때, 그것은 마치 대니 얼 카너먼의 가치 폄하 실험처럼 당황스럽게 느껴진다. 게다가 노련한 정치인과 기업 대표들은 그동안 운 좋게도 도박에서 계속 이겨온 상습적인 모험가들이며, 그 때문에 자신들이 남다른 재능을 가졌다. 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미래를 운에 맡기라고 하는 것은 알코올 중독자에게 술을 권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 '불확실성' 이라는 단어의 의미 자체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한층 더 널리퍼져 있다. 엄밀한 과학 용어의 용례에서 불확실성은 이용 가능한 증거가 결론을 뒷받침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과학자들은 완전한 확실성이란 실현 불가능할 뿐 아니라 실제로 해로울 수 있으며, 끊임없이 의심하는 것이야말로 과학적 방법의 기반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이 단어를 매우 달리 사용한다. 즉 전문가가 본인이 주장하는 의견에 확신하는 정도를 의미한다고 본다. 과학자가 '불확실 하다. 고 말하면 일반인은 '확신이 없다'는 의미로 듣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믿기 어렵다거나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날 거라고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사람을 더 신뢰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사회적 신뢰는 어느 정도의 자신감을 보이느냐에 따라 결정되고, 신체 언어, 시선 맞추기, 명확하고 단호한 전달 방법에 의해 전해진다. 과학자가 자 신감을 있는 태도로 불확실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들의 연구에 신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 캐나다의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 Erving Goffman에 따르면, 우리는 해석의 틀을 통해 우리의 관심을 관리한다. 다행스럽게도 고프먼은 해석의 틀을 훨씬 더 기억하기 쉬운 '프레임frame' 이라는 용어로 설명했다. 고프면은 프레임이 우리가 지닌 가치와 인생 경험, 주변 사람들에게서 얻 는 사회적 단서로 구성된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어떤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 고 싶은지 결정한다. 즉 적절하거나 중요하거나 친밀하거나 알 만한 가치가 있는 대상을 프레임 안에 둔다. 드러일은 능동적이기도 하다. 프레임은 새로운 정보를 찾아내어 살피고선택한다. 킬리프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인지언어학 교수 조지 레이 코프는 프레임이 뇌 속에 물리적으로 존재하고, 신경 회로 속에 내 재되어 있으며, 사용할수록 강화된다고 주장한다. 레이코프는 이런 역동적 인 과정을 통해 새로운 프레임이 기존의 프레임과 결합하여 일관된 체계를 형성해 나간다고 강조한다. 기후변화는 프레임이 아니지만 프레임화 되어왔다. 즉 사람들은 기후변 화 문제에 그들이 지닌 프레임을 적용하여 그것이 자신들에게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를 결정해왔다. 기후변화에 대해 우리가 보고 듣는 모든 것은 책임, 저항, 자유, 과학, 권리, 공해, 소비, 낭비 등과 같은 나름대로의 프레임을 작동시킨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프레임은 주의를 기울일 대상의 선택뿐만 아니라 무 시할 대상의 선택에도 이용된다. 프레임은 카메라의 뷰파인더와 같아서 전 체 이미지에서 초점을 맞출 대상을 결정할 때 배제할 대상도 결정하게 된 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심리적 기능에 있어서 무시할 대상을 선택하는 능력은 주의를 기울일 대상을 선택하는 능력만큼이나 중요하며 동시에 이러한 능력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 도시의 환경에 대 커할 수 있도록 해 준다고 한다.
- 사회적 침묵은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으며, 복잡한 피드백이 순환하는 시스템에 가깝다. 기후변화는 직장 동료나 이웃은 물론 친구나 가족 간 대화 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선거의 메시지를 정하는 포커스 그룹에서도 언급 되지 않는다. 기후변화는 문화적 가치에 오염되었다. 정치인과 언론인들에 게는 치명적인 C 단어가 되어버렸다. 미디어는 기후변화를 거의 무시한다. 각각의 침묵은 다른 듯 보이지만 사실 불안 회피와 자기 보호의 욕구라는 공통의 기반 위에 있다.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볼 때 부정과 불안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동화될 수 없는 대상은 억압된다. 스탠리 코헨은 인권 유린에 대해 이렇게 썼다. “무엇에 대해 생각하라고(또는 무엇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 고) 알려준 일도 없는데, 그리고 잘못 알았다고 벌을 준 일도 없는데, 사회 는 공개적으로 기억되고 인정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암묵적 합의에 도달한다.” 물론 이는 변할 수 있다. 대단히 이례적인 기상 현상의 영향으로 오버턴 이 말한 창이 흔들리는 듯하다.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조처가 털사의 술집에 서 나누는 대화의 화제로는 아직 부적절할지 몰라도, 심야 토론 프로그램의 농담 속에는 다시 등장하고 있다. 주의 규범을 규정하는 과정에는 변화를 억압할 수 있는 피드백뿐만 아니라 변화를 증폭시킬 수 있는 피드백도 담겨 있다. 내가 살아온 시간 동안 인종, 동성애, 아동학대, 장애를 대하는 일반인 의 인식은 놀랄 만큼 크게(그리고 바라건대 막을 수 없는 기세로) 변화했다. 그 러나 그 가운데에서 투철한 사회 운동에 의한 장기적인 투쟁 없이 얻어낸 변화는 하나도 없으며, 때로는 사회적 침묵에 맞서는 중요한 전술이 동원되 기도 한다. 역사의 교훈으로 미루어 볼 때 기후변화에서도 결국 승리하겠지만, 기나긴 투쟁이 될 수 있다.
-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인지언어학 교수 조지 레이코프는 능숙한 의사소통의 목표는 “자신의 프레임은 촉발하는 반면 상대방의 프레 임은 억제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단어가 일단 일반적인 용례로 정착되면, 영원히 그 프레임을 전달하게 된다. 레이코프는 정치적 프레임의 재구성 사례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그의 초기 연설에 '세금 감면tax cuts' 대신 '세금 경감tax relief' 이라는 문구를 다분히 의도적으로 끼워 넣었던 것을 자주 언급한다. '경감'이라는 단어는 과세가 고통이며 그 고통을 경감하는 사람은 영웅이라는 프레임을 작동시킨다. 결과적으로 많은 보수주의자에게 세금은 대단히 문제가 많은 단어가 되 어버렸다. 공화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항공권 금액의 2퍼센 트에 해당하는 기후변화 부담금을 탄소세carbon tax”라고 부를 때보다 '탄소 상 쇄carbon offset'라고 부를 때 기꺼이 낼 용의가 있다고 답한 비율이 다섯 배 더 높았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선택을 고민하는 동안 들었던 생각을 적어달라 고 요청하자, 한낱 세금' 이라는 단어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편견을 갖게 하 는 갖가지 부정적 생각을 촉발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미 상원에서 기후변화 법안 통과를 위해 뛰고 있는 원외 활동가들은 이런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세금'이라는 단어를 빼고 좀 더 온건한 느낌을 주는 ‘공해 유발 부담금으로 대체했다. 그러자 폭스 뉴스는 즉각 그 법안에 반대하는 온라인 기사를 내보내며 서른네 번에 걸쳐 그 법안을 세 금이라고 지칭했다. 최근에는 '역청 모래bituminous sands'라는 이름을 둘러싸고 프레임 전쟁이 벌 어졌다. 역청 모래는 일반적으로 '타르 샌드tar sands'로 불렸으나, 캐나다 석유 산업계가 프레임의 효과에 주목하면서 이를 '오일 샌드oil sands’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환경 운동가들은 당연히 예전의 용어를 선호했다. 캐나다방송협 회는 판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몰렸고, “추출된 역청을 정제한 성분이 오 일이므로 더 정확하다”는 이유로 보도에서 '오일 샌드'라는 용어를 쓰도록 지시했다. 한 환경 운동가는 이런 논리에 따르면 토마토는 '케첩'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비꼬았다.
- 기후변화에 대한 관점과 지적 수준 사이에는 그 어떤 상관관계도 존재하지 않는다. 실험 결과, 지능지수가 높은 법학과 학생들은 상대 적으로 지능지수가 낮은 사람들에 비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데 더 높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지능지수가 높은 법학과 학생들 은 기존 관점을 강화하는 일에 그들의 지적 능력을 사용한다는 사실이었다. | 이런 확증 편향은 우리가 전달자로서 과학자에게 부여하는 신뢰에도 영 향을 미친다. 대체로 과학자는 여전히 신뢰받는 직업이며, 이 점에 있어서 는 공화당 지지자들과 기후변화 회의론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과학자들 중에서 선택하라고 하면 사람들은 자신들의 기존의 관점을 가장 잘 뒷 받침하는 과학자를 신뢰하게 된다.
- 1990년대 초 이후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이 실패한 예언으로 자주 언급 는 이야기 중에는 떨어지는 도토리에 머리를 맞은 뒤 동물 친구들에게 하늘 이 무너지고 있다고 외치는 치킨 리틀Chicken Litle의 우화가 있다. 그 지역에 사는 교활한 늑대가 이런 공포를 이용해 어리숙한 동물들에게 자기 동굴로 피하라고 설득한 다음 동물들을 먹어치운다. 이는 사실 2,500년 전 즈음 불교 경전에 처음으로 등장했던 옛날이야기 이다. 이후 이 우화는 이것을 이야기하는 각 사회의 도덕적 가치에 맞게 각 색되어 계속 재창조되어왔다. 인도에서는 집단 공황 상태의 폐해를 알리기 위해, 티베트에서는 스스로 증거를 찾아야 할 필요를 말하기 위해, 유럽에 서는 개인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기 위해, 그리고 1943년에 나온 디즈니 만화에서는 전시에 떠도는 풍문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이 우화를 차용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이야기는 사회적 규범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거 짓말이 동료들 사이에서 되풀이면서 어떻게 사회적 증거가 되어 가는지를 아주 잘 보여준다. 이런 측면에서 이 이야기는 기후변화와 큰 관련이 있다. 그러나 실패한 기후변화 예측에 한층 더 적절한 비유는 아마도 늑대가 나 타났다고 외치던 이솝 우화의 양치기 소년일 것이다. 
- 부정론자들이 부정적 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긍정적 해결책은 지지할 수 있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동시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낙관주의는 궁극적으로 기존의 위계질서를 인정하는 퇴행적 담론이 다. 낙관주의는 소비 지향적인 생활양식을 장려하는 한편, 그런 생활양식을 뒷받침하는 뿌리 깊은 불평등, 오염, 낭비는 무시한다. 그리고 낙관적 목소 리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사람들 대부분이 종말론만큼이나 낙관주의에도 매 력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 배출권 거래는 혁신에 보상을 주고 강력한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는 자유 시장에 근거한 수단이었다. 기술과 공학(이 경우 굴뚝에 부착하는 집진기)이 문제의 해결책이었다. 화석연료를 포기하거나 성장을 제한할 필요가 없었 으며, 그 후 10년 동안 전력 수요는 거의 3분의 1 정도 증가했다. 문제는 해결됐고 파티는 계속될 수 있었다.  5년 후 세계 주요국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로 한 약속을 지킬 방법 을 논의하기 위해 베를린에서 만났다. 몬트리올 의정서 체결 이후 세계 주 요국들은 유엔 주도의 구속력 있는 국제 조약을 기대했고 이번에는 온실가 스 배출 감축을 위해 모였다. 미국의 주장(그리고 부통령 고어의 강력한 지지) 에 따라, 산성비 법률에서 그대로 가져온 온실가스 감축 방안이 논의되었다. 탄소를 거래 가능한 상품으로 만들어 시장 가격이 형성되도록 함으로써 국가들이 배출권을 교환할 수 있게 한다는 방안이었다. 지금까지도 유엔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주요 수단은 국제 탄소 시장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도에 대한 의견은 크게 대립되었다. 환경 운동가들은 그것을 '탄소 카지노carbon casino'로 규정하고 협상이 열리는 동안 시위를 벌이 며 지폐를 복사해 공중에 뿌렸다. 놀랍게도 자유시장을 지지하는 자유주의 자들 역시 '시장 메커니즘'이라는 말을 '시장 사회주의'로 해석하며 똑같이 혐오를 드러냈다. 또한 배출권 거래는 책임을 분산하고 개인의 행동과 도덕적 책임 사이의 연결을 단절시키는 매우 복잡하게 얽힌 메커니즘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비행기나 차를 이용하든, 전기를 풍력 발전소에서 사든 아니면 화력 발전소 에서 사든, 거래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탄소 배출 허용량이 이미 정해 져 할당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효과조차 없었다. 배출 허용량이 과다하게 할당되고 가스 상쇄gas offsets (배출한 온실가스 양만큼 감축활동을 하거나 환경 기금에 투자하는 것 옮 긴이)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속임수를 쓰는 일이 횡행함에 따라, 선도 적인 리서치 회사 톰슨 로이터 포인트 카본Thomson Reuters Point Carbon 의 말을 빌리 자면, 유럽의 거래 제도는 '시장 붕괴'에 이르렀다. 2013년 공해 유발 기업 들이 할인된 가격으로 대량 확보해놓은 배출권의 양은 유럽 전체가 재생 가 능 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제고 노력을 통해 절약한 양을 능가하게 되었다.
-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2010년엔 미국 내에서 기후변화 법안 마련을 위한 결연한 움직임이 일었다. 이번에도 환경보호기금의 프레드 크룹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다시 한 번 배출권 거래제도가 배기가스 감축을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유엔과 유럽에서 이미 드러났듯이, 단순하고 효율적이라 여겨졌던 시장 메커니즘에 사실은 광대하고 장황한 기술적 지침이 필요했다. 오랜 시간을 끌다 마침내 하원 에너지 상업 위원회를 통과했을 때, 미국 청정에너지안보 법안은 감시와 평가, 할당 절차를 포함해 1,428쪽에 이르는 엄청난 분량으 로 늘어나 있었다. 석유 및 석탄 대기업의 저항을 무마하려고 대단히 넉넉 하게 할당량을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안은 실패할 운명에 처했다. 국제적 차원에서 유엔은 개발도상국들이 남는 배출권을 선진국의 오염 유발 기업과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청정개발체제(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이코노미스트Economist》는 이를 가리켜 광범위 한 사기행위로 의심되는 '난장판'이라고 묘사했다. 남는 배출권의 절반 이상이 몇 안 되는 아시아 기업들에서 나왔는데, 그들은 아주 강력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온실가스 HFC-23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들이기 때문에 그것 을 감축했다는 그들의 주장이 그대로 먹힐 수밖에 없었다.  2012년 청정개발체제 이사회는 개발도상국들이 석탄 화력 발전소의 효 율성을 증진시킨다면 배출권을 부여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제 유럽의 새로운 석탄 화력 발전소는 인도의 새로운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탄소 배출권 을 구매하여 배기가스를 상쇄할 수 있다. 이것은 이쪽에서 돈을 뜯어 저쪽에 주는 행위라기보다는 모두에게 돈을 뜯어 양쪽 모두에게 나눠주는 행위에 가깝다. 이런 안타까운 역사를 살펴본 옥스퍼드 대학교 스티브 레이너steve Rayner 교 수와 런던 정치경제대학 귄 프린스Gwyn Prins 교수는 애초에 군비 축소, 오존층 파괴, 이산화황에 적용했던 방식을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모델로 삼지 말았 어야 했다고 결론 내렸다. 두 사람은 군비 축소, 오존층 파괴, 이산화황과 같 은 문제들은 달성 가능한 명확한 목표가 존재하는 '온순한 문제라고 말한다. 반면에 기후변화는 전반적으로 훨씬 더 규모가 크고 복합적이며 불확실 한 사악한 문제이다. 두 사람은 “경험에만 의존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 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산성비 프로그램의 관련 당사자는 전력 설비업체 25곳과 발전소 110곳에 불과했다. 12개 기업과 그 자회사가 오존층을 파괴하는 화학물질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었고 듀폰 사의 생산량이 세계 생산량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이 모든 기업의 CEO들 을 같은 칵테일파티에 불러 모아도 여유롭게 참석할 수 있는 정도다. 나아가 오존층 파괴와 산성비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는 오염을 통제하고 나면 한 세대 안에 복구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문제들은 낙관적인 해결과 회복이라는 담론을 형성하지만, 기후변화처럼 되돌릴 수 없고 그 끝을 알 수 없는 문제에는 지극히 부적절하다. 프레임은 그저 관심을 모으는데 그치지 않는다. 관심을 배제하는 영역도 규정한다. 앞선 선례들은 기후변화에 제한된 의미만을 부여함으로써 다른 접근방식을 적극적으로 배제했다. 그 선례들은 기후변화를 환경 쟁점으로 만 규정했고, 자원, 에너지, 경제, 건강, 사회권 문제가 될 기회를 배제했다. 그 선례들은 배출권 거래를 통해 기후변화를 가장 잘 관리할 수 있다고 단정했으며, 규제, 과세, 할당을 통해 관리할 생각을 배제했다. 그리고 오존층 파괴를 예방하는 과정에서 성공을 거두고 우쭐했던 유엔은 지역적 혹은 다 자간 협정이 아닌 국제 의정서를 통해 기후변화를 가장 잘 통제할 수 있다고 단정했다.  그러나 오존층 파괴와 산성비의 선례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큰 프레임 실수는 기후변화를 오로지 가스 문제로 규정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는 분명 우리의 치명적인 실수가 될 것이다.
- 생태학자 가렛 하딘 Garriett Hardim은 1968년 《사이언스Science》지 발표 이래 엄청난 파급력과 논란을 불러일으킨 논문에서, 우리 모두는 공유자원에서 얻 는 개인적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진화적 힘의 지배를 받고 있으며, 그 것이 결국 공유 자원의 파괴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때조차도 그렇 게 한다고 주장했다. 하딘은 이런 현상을 가리켜 '공유자원의 비극rragedy of the commons' 이라고 불렀다.  놀랄 것도 없이 기후변화는 지구 공유자원의 '최종적’ 비극으로 불려왔 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이 문구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예외 없이 화석연료 매장지라는 공유자원보다는 대기로 가스를 배출하는 배기관에만 초점을 맞춘다. 논문의 명성 때문에 사람들은 하딘의 논문이 증거에 바탕을 둔 논리적 주장이 아니라 편견에서 비롯된 이념적 논쟁이라는 사실을 잊기 쉽다. 하딘이 공유자원의 비극'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주요 목적은 '진보의 금기에 맞서 복지국가의 정책이 빈곤층의 지나친 출산'을 부추긴다고 주장하기 위한 것 이었다. 인구 과잉을 그렇게 걱정하면서도 하딘은 타고난 이기주의를 거스 르지 못하고 자녀를 네 명이나 낳았다.인간의 본성을 결정론적인 시각으로 보는 하딘의 주장은 권위주의 및 경 제적 엘리트들의 이해관계와 완벽하게 융합된다. 따라서 하딘은 대기 공유 자원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공기와 물 없이 살아갈 수 없으며, 따라서 공기와 물의 오염이라는 공유자원의 비극은 다양한 수단을 통해, 즉 오염을 유발한 주체가 오염물질을 방치하는 것보다는 처리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더 낫도록 만드는 강제적 법률이나 과세 조치를 통해 막아야 한다.” 만약 기후변화가 공유자원의 비극이라면, 당연히 책임과 양심에 호소하 는 방식은 시간 낭비이며, 하딘의 말을 빌리자면 오직 '상호 합의에 의한 상 호 강제' 만이 인간의 이기주의를 억제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도 많다. 정치학자 엘리너 오스트롬은 사람들이 집단으로 자원을 관리하는 무수히 많은 방식을 연구하여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하딘의 주장에 정면으로 도전하여 자유 로운 의사소통, 비전의 공유, 높은 신뢰 수준, 상향식 참여공동체의 활성화 가 가능하다면 인간은 공유자원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개선해 나갈 것이라 고 주장했다. 스티븐 가디너의 표현대로 만약 기후변화가 미래세대의 희생을 통해 우리들의 이익을 도모하는 집단적인 도덕적 해이의 문제라면, 우리가 공유하 는 가치에 근거하여 일련의 원칙에 대한 합의를 이뤄냄으로써 상향식 비전 을 확립해 가는 일이 필요하다. 문제는 우리가 어떤 형태로든 기후변화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리려고 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다.
- 사소한 개인의 생활양식 변화가 사람들의 태도를 바꾸고 사람들을 연결시킬 수 있으리라는 바람은 부질없었다. 오히 려 편견을 강화하고 분열을 부추기는 듯하다. 이는 개인적인 희생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전적으로 우리의 사회적 정체 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집단에 친밀감을 느끼는 경우 우리는 본인의 충실성을 증명하기 위해 기꺼이 헌신할 것이다. 심지어 전쟁이 발생하면 목숨을 바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강력한 내집단 정체성과 사회적 공정성 의식 때문에 우리는 외부인들이 그들조차도 따르지 않는 듯한 도덕적 원칙을 제시하면 매우 분노하게 된다. 또한 생활양식을 조금 바꾼다고 해서 반드시 더 큰 참여로 이어지는 바람 직한 경로로 나아간다는 보장도 없다. 후속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 위협 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조차도 관심이 있다는 표시로 간단한 행동 하나 정도 는 금방 실천하지만 더 이상 나아가지는 않았다. 컬럼비아 대학교 심리학과 의 엘케 웨버 교수는 사람들이 문제에 대응할 때 소위 '단일 행동 편향ainge action bias'을 보인다는 사실을 농업, 건강, 정치 분야의 여러 사례에서 발견했 다. 그녀는 이런 편향이 과거에 위협이 지금보다 단순하고 단기적 단일 행 동만으로도 위험과 불안에서 안전하게 벗어날 수 있었던 시기에 진화를 거 치며 생겨난 편향들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다음 사람들은 그 단일 행동을 한층 더 해로운 행위를 상쇄하는 개인적 정당화(심리학에서는 이를 가리켜 '도덕적 면허moral license' 라고 한다)의 수단으로 이용한다. 이는 마치 사람들이 더블 베이컨 치즈버거를 먹는데 대한 마음의 부담을 덜고자 특대 사이즈 다이어트 콜라를 주문하는 것과 같다. 반복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절전형 전구와 가전제품을 산 사람들은 그것을 더 많이 사용하고, 집에 단열재를 설치한 사람들은 난방기를 더 세게 트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또한 사람들은 도덕적 면허를 다른 영역으로 이전하기도 한다. 보스턴에 있는 한 아파트 주민들에게 예쁜 나뭇잎 모양의 쪽지에 '환경보호'를 위해 물을 아껴 써 달라는 메시지를 써서 전달하자 물 사용량이 7퍼센트 감소했 다. 그런데 전기 사용량은 6퍼센트 증가했다. 토론토 대학교의 연구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도덕적 면허 효과가 너무나 강력해서 환경친화적 제품을 구입한 사람들은 대학에서의 부정행위나 심지어 돈을 훔칠 기회를 더 쉽게 받아들이는 실험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 사람들은 자신의 책임을 축소시키고자 의도적으로 도덕적 면허를 이용한다.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실천하는 작은 행동을 과장하고 이를 거창한 말로 묘사한다. 영국의 포커스 그룹에 참가했던 한 사람은 자신이 재활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재활용하며 종잇조각 하나도 버리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그러고는 “그러는 만큼 비행기 탈 때의 죄책감 을 덜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우리가 기후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기후변화가 유발하는 불안과 그것이 요구하는 근본적인 변화를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기후변화는 다른 중대한 위협들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기후변화에는 우리의 뇌가 단기적 이익을 포기하도록 이끌만한 요소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우리는 편향을 작동시켜 서로 적극적으로 공모하고 기후변화를 영구히 뒷 전으로 미뤄둔다.

 

'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이 마음대로 안되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0) 2021.03.28
심리학이 돈을 말하다  (0) 2021.03.21
한없이 사악하고 더없이 관대한  (0) 2021.03.09
파리의 심리학 카페  (0) 2021.02.28
성취하는 뇌  (0) 2021.02.19
Posted by dalai
,

- 사이코패스 증상은 전 세계에서 발견된다. 범죄심리학자 로버트 헤어Robert Hare가 고안한 표준 등급에 따르면, 사이코패스는 피상적인 매력, 잦은 거짓말, 성적 난잡함, 지루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성질을 포함하여 20가지 특성을 보인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느낌에 무감각하다. 그들의 오만, 야망, 기만할 용의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자신감은 그들을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은 적어도 단기적으로 유리한 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보다 공감하는 일이 적으며, 죄책감과 후회를 덜 느끼는 경 향이 있다. 이런 타인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인해 공격적인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결국 사이코패스는 필요한 수단에 관계없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시도하기 쉽다. 요약하면, 사이코패스는 도덕적 판단력이 손상된, 자기중심적이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다. 놀랍지 않게도, 그들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고 주로 남성이기도 하다.영국에서의 한 조사에 따르면, 사이코패스는 가구 인구의 1퍼센트 미만으로 발견되었으며, 이 수치는 전 세계적인 근사치에 가까울 것이다. 사이코패스 증상은 여성, 중년, 노인보다 남성, 젊은 성인에게서 더 일반적이다. 사이코패스는 다른 사람보다 더 폭력적인 행동을 보인다. 영국에서는 사이코패스가 자살 시도, 약물 중독, 반 사회적 성격 장애, 노숙자와 관련이 있었다. 사이코패스의 많은 특징 중에서 양심의 부족이 특히 중요하다.  잠시 사이코패스에서 주의를 돌려, 우리는 사이코패스와 다른 사람들을 구분하게 만드는 뇌 영역의 기능에 관한 통찰을 얻기 위해 여러 종을 살펴볼 수 있다. 변연계limbic system는 뇌의 깊숙한 곳의 피질 밑에 작은 구조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로서, 분노, 불 안, 두려움, 즐거움과 같은 감정을 생성하는 데 크게 관여한다. 보 다 강력한 감정 반응을 유지하는 야생 포유류는 길들이기된 포유 류보다 더 큰 변연계를 갖는 경향이 있다. 변연계에서 연구가 잘된 부분은 아몬드 크기만 한 한 쌍의 편도체amygdala다. 정상보다 더 큰 편도체는 상대에 대해 두려움을 더 많이 느끼거나 공격적인 반응을 하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야생 동물이 길들이기된 동물보다 더 큰 편도체를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 사이코패스는 두려움이 없는 것으로 보이며, 뇌 영상에서 사이코패스가 다른 사람들보다 작고, 때로는 변형된, 덜 활동적인 편도체를 갖는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사이코패스가 도덕적인 의 사 결정, 두려움에 대한 인식, 사회적 협력과 같은 행동을 할 때 편 도체의 활동이 낮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사이코패스는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이나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감정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두려움과 공감이 적은 것은 모두 주도 적 공격을 도와준다. 따라서 감소한 편도체의 활동은 일부 개인이 두려움과 공포를 적게 갖게 되는 기초가 될 수 있으며, 이러한 개인은 주도적 공격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설명을 뒷받침한다. 
- 야생의 밍크와 딩고같이 작은 뇌와 짧은 얼굴을 가진 종이 야생 에서 성공한 것은 그 종이 야생으로 돌아왔을 때 길들이기가 빨리 역전된다는 개념을 분명히 위배했다. 이것은 새로운 수수께끼를 낳 았다. 만약 길들이기 증후군의 특성이 야생에서 잘 작용한다면, 야생의 조상이 길들이기된 자손보다 야생에서 더 잘 적응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만약 벨라루스에서 자유로웠던 미국 밍크가 작은 뇌와 짧은 얼굴로 충분하다면, 왜 조상 밍크는 처음에 더 큰 뇌와 더 긴 얼굴을 진화시켰을까? 이에 대한 답은 알지 못한다. 흥미로운 가능성은 이러한 특징이 먹이를 찾거나 포식자로부터 도망가기 위한 적응이 아니라 종 내에 서의 경쟁에 대한 적응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그런 적응들은 두 뇌가 크고 얼굴이 긴 동물이 두뇌가 작고 얼굴이 짧은 동물을 경쟁 에서 이기는 진화적인 군비 경쟁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것은 유럽의 미국 밍크, 갈라파고스제도의 돼지, 미국 남서부의 말, 또는 호주의 딩고같이 야생에서 번식하는 길들이기된 동물들이 주로 야생 조상이 서식하지 않는 서식지에서 발견된다는 사실에 부합한다. 뇌가 큰 동물은 반응적 공격을 위해 준비하는 것과 같은, 큰 뇌가 제공하는 어떠한 작은 이점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는 야생 형질로의 느린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야생에 사는 길들이기된 동물들의 경우 그런 반전은 천천히 일어난다. 길들이기 증후군의 수명은 남성 유두의 수명과 비슷하다. 둘 다 적응할 만한 이유는 없지만 오랫동안 남을 수 있다.
- 비슷하게 생긴 두 종의 공격 강도가 왜 그렇게 다를 수밖에 없는가? 여기에 해부학, 생태학, 심리학이 모두 연관된다. 수컷 침팬지 는 보노보와 해부학적인 구조에서 차이가 있는데, 이는 공격성과 높은 연관이 있다. 침팬지는 보노보보다 훨씬 더 크고 단검 같은 송곳니를 갖고 있다. 보노보에 비해 수컷 침팬지의 송곳니가 더 길다. 침팬지의 위 송곳니는 35퍼센트 더 길고, 아래 송곳니는 50퍼센트 더 길다. 암컷도 비슷하지만, 약간 차이를 보인다(침팬지의 위 송곳 니는 25퍼센트 더 길고, 아래 송곳니는 30퍼센트 더 길다). 긴 송곳니는 침팬지와 보노보와 같이 과일을 주로 먹는 종에게는 불편하고 성가 실 것이다. 그러나 송곳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으므로 침팬지 가 더 긴 송곳니를 가진 것은 침팬지의 진화 역사에서 중요한 측면 을 보여 준다. 훌륭한 투사가 되기 위해 보노보보다 침팬지가 더 많은 비용을 들인 셈이다. 우리는 수컷 침팬지가 송곳니의 힘을 알게 된다는 것을 쉽게 상 상할 수 있다. 침팬지의 수컷은 열 살쯤 되면 송곳니가 나면서 상대 방보다 훨씬 더 위험해진다. 따라서 긴 송곳니가 일찍 나면 싸울 의 향이 더 커질 수 있다. 비슷한 점이 인간에게 나타난다. 나이에 비 해 큰 소년은 세 살 때부터 작은 친구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성공적인 공격에 대한 보상으로, 큰 아이는 어린 시절 내내 더 공격적이 된다. 큰 신체는 반사회적 성격 장애의 위험 요소이기도 하다. 큰 신체가 어린 소년의 심리학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침팬지의 더 길고 위험한 송곳니는 이론적으로 공격적인 행동을 더 촉진할 수 있다.
- 해부학적 구조 외에도, 보노보의 사회적 행동은 벨랴예프가 길 들이기된 은여우에서 확인한 행동과도 현저하게 잘 들어맞는다. 공격성의 감소 외에도, 특히 길들이기된 동물의 특징인 섹스와 놀이 라는 두 가지 사회적 행동 특징이 나타난다. 개와 기니피그와 같은 길들이기된 동물은 야생 동물보다 더 다 양한 성적인 행동을 한다. 침팬지와 비교해서 보노보도 마찬가지다. 동성애적 행동은 놀라운 예다. 어린 영장류의 경우, 수컷은 다른 수 컷과 암컷 모두와 실제로 성교를 하지 않지만 불완전한 성적 교미 행위를 한다. 그들이 성장함에 따라 수컷은 순전히 암컷으로 교미 대상을 바꾸고, 다 성장한 이후에는 동성 연애를 하는 것은 드물다. 침팬지는 이런 유형을 따르지만, 보노보는 다 크고 나서도 광범위하 게 동성애적 행동을 한다. 다 큰 보노보들 사이에서 발견된 동성애 적 교미 행동이 미성년적 특징을 보존하는 것이라면, 종 전체에서 관찰된 것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이는 유형 진화인 것이다.
- 우리는 길들이기 증후군이 시작된 시기를 발견하여 선택이 언 제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좋은 화 석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운이 필요하다. 어떤 종의 경우는 운이 없다. 알려진 보노보 화석은 하나도 없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 보노보의 길들이기 증후군이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합리적으로 추 측하면, 보노보의 길들이기 증후군은 보노보 계통이 87만 5천 년 전에 침팬지 조상으로부터 분리된 직후에 생긴 것이다. 어쩌면 화 석을 통해 그 추측을 시험하게 될 것이다.반대로 인간은 풍부한 화석 기록을 남겼는데, 이로 인해 우리는 2백만 년도 더 전의 호모속의 조상을 추적할 수 있다. 벨랴예프의 법칙에 따르면, 화석 기록은 오로지 한 시기에 그리고 한 호모속에서 길들이기 증후군이 있었던 것을 보여 주기 때문에 매우 유익하 다. 그 시기는 30만 년 전이며, 길들이기된 종은 호모 사피엔스다.  요점을 살펴보기 위해, 풍부하고 복잡한 이야기를 단순하게 만 들어 보자. 지난 25만 년간 두 종류의 호모속이 우리의 진화를 지배 했다. 하나는 일련의 강하고 원시적인 유형의 호모였고, 다른 하나는 더 가볍고 늘씬한 우리 호모 사피엔스다.
- 호모 사피엔스로의 형태학적 변화는 정교해지고 강화되었다. 아프리카의 다른 지역에서 나온 화석은 20만 년 전의 언젠가 얼굴과 눈썹의 크기가 줄어든 것을 보여 준다. 남성의 얼굴이 더 여성화하면서 남녀 간의 차이도 줄어들었다. 훨씬 나중에, 4만 년 전 구석기 시대에 대퇴골의 직경이 감소한 것을 보면 몸 전체도 가 벼워졌을 것이다. 더 나아가 사지는 덜 견고해지고 뼈는 작아졌다. 이런 효과는 팔 또는 다리뼈의 단면에서 볼 수 있다. 골수를 에워 싸는 뼈 피질의 벽이 얇아졌다. 지난 3만 5천 년 동안 남녀 간의 키 와 치아 크기의 차이도 줄어들었다. 이 모든 면에서 호모 사피엔스 남성은 30만 년 전의 남성보다 덜 강하다. 우리의 조상이 여성화 된 것이다.12 헬렌 리치가 확인한 길들이기 증후군의 해부학적 구성 요소는 더 작아진 신체, 더 짧아진 얼굴, 성적 이형성의 감소, 더 짧아진 뇌 였다. 보았다시피 이들 중 첫 세 가지는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 역사 에서 대부분 발견된다. 몸이 작아졌다는 것은 적어도 20만 년 전의 가는 대퇴골이 보여 준다. 작은 얼굴은 제벨 이루드의 화석을 호모 사피엔스에 속하는 것으로 규정하는 특징이다. 해부학적인 남녀 차이를 평가할 수 있을 때마다 남성은 더욱 여성화했다.  대부분의 호모 사피엔스의 경우 뇌의 크기는 감소하지 않았다. 대신 뇌는 아주 커졌다. 홍적세 중기의 두개골이 보존된 것이 많지 않아 초기 호모 사피엔스의 뇌가 얼마나 큰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아마 현생 인류의 평균 약 1,330시시보다 약간 작은 1,200~1,300시시였을 것이다. 다음 1백만 년 동안 호모 사피엔스의 뇌 크기는 계 속 증가하여 평균 1,500시 시보다 좀 더 컸다. 그리고 호모 사피 엔스의 뇌는 커지는 한편, 모양도 바뀌었다. 20만 년 전 그들의 두 개골은 점점 구형球形이 되어 갔다.
- 수렵 채집인들이 전쟁에서 위험한 자기희생을 보였다는 증거가 나올 때까지는 집단주의적 이타주의는 선택에 의한 진화적 산물이 라기보다는 문화적으로 유도된 행동이라고 보아야 한다. 제2차 세 계대전 중 적의 함선을 향해 비행기로 돌진한 일본 가미카제 조종 사들이나 이슬람의 자살 폭탄 테러범들은 선천적으로 반응했다기 보다는 강력한 문화적 압박에 의해 반응한 것이었다. 집단주의적 이타주의가 한 종으로서 인간들에게서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일반 적인 경향이라는 증거는 현재 불충분하다.
- 2008년 이후 오늘날의 남성들 사이에서도 (여성은 아니다) 얼굴의 폭은 반응적 공격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성의 얼굴이 여성의 얼굴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넓어지는 시기는 사춘기 때인데, 분명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프로 하키 경 기에서, 얼굴이 좁은 남성보다 얼굴이 넓은 남성이 페널티 박스 안 에서 보내는 시간(분)이 더 긴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유럽 백인 들 사이에서 얼굴이 넓은 남성들이 공격성, 보복성, 자기중심적이 고 기만적인 행동을 하려는 경향, 비협조성, ‘겁이 없는 지배'라는 사이코패스적 특징, 자기중심적 충동성에서 높은 점수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얼굴이 넓은 남성들은 더 나은 전사戰士들이기도 한데, 이는 천 개가 넘는 미국인의 뼈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왜 얼 굴이 넓은 남성들이 얼굴이 좁은 남성들보다 전쟁에서 죽을 확률이 더 낮았는지를 설명할지도 모른다. 이런 통계적인 효과는 백 명이 안 되는 남성 표본에서도 반복적으로 발견되었지만, 얼굴의 비율로 남성의 공격성을 예측하기에는 너무 약하다. 그러나 실험에서 이런 발견을 모르는 피험자들은 비교적 넓은 얼굴이 공격의 신호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처럼 얼굴이 넓은 남성을 경계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의 얼굴 폭에 대한 무의식적인 감수성은 인간이 진화하는 동안 더 넓은 얼굴을 가진 남성들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보였을 것이며, 넓은 얼굴을 가졌던 우리의 홍적세 남성 조상들은 이기적인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재빨리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비 교적 충동적이고, 두려움이 없으며, 비협조적인 사람이었을 것이라 는 점을 시사한다.
- 집단으로 서식하는 대부분의 영장류는 인간과 대조적으로 잔인 하게 싸울 수 있는 능력에 의해 결정되는 확실하게 지배적인 위계 질서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파는 수컷이지만, 성이 어떻든 간에, 알파는 신체적으로 모든 도전자를 물리친 것이다.29 수렵 채 집인들 사이에서 남성의 지위는 폭력에 의해 좌우되지 않기 때문에 침팬지나 고릴라 같은 영장류와는 다르다. 유인원과 다른 영장류들 은 신체적인 싸움에서 이전의 알파를 확실하게 물리침으로써 새 알 파가 된다. 사회 규범을 따르는 이동 수렵 채집인들 사이에서는 대 조적으로 싸움이 없고 알파 남성 같은 사람도 없다. 단체의 결정에 대한 주도권을 쥐는 것과 같이 수렵 채집인 집단 안에 리더십이 있는 한, 위신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사람들은 대부 분 좋은 주장을 펴거나, 좋은 계획을 세우거나, 최고의 중재자가 되거나, 최고의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미래를 가장 설득력 있게 설명 하는 것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경쟁한다. 이런 식으로 숙련 된 사람들은 지도자나 우두머리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그런 역할 은 고집이 세고, 강압적이거나, 신체적으로 압도적이기보다는 현 명하고 설득력 있을 때 가능하다. 지도자는 존경을 받을 수 있지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할 수 없고, 타인으로부터 어떤 것을 빼앗기 위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할 수도 없다. 지도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명령할 수 없다는 것은 이동 수렵 채집인들 사이에서 알파의 위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 요컨대 우리가 다른 개인을 얼마나 원망하고 있는지 표현하는 능력, 그리고 그것과 관련해 과감한 행동을 하겠다고 떠벌리는 능력이 적어도 수천 세대 동안 인간 유산의 일부였다는 것은 분명하다. 만약 50만 년 전에 언어가 충분히 발달하기 시작했다면, 언어의 사회적 중요성의 증가는 어떻게 우리 조상들이 알파 남성들을 통제 하기 시작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새로운 종류의 호모속을 출현시켰 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자기 길들이기 모델에서 언어는 소문에서 살인에 이르기까지의 많은 사회적인 통제 도구들 을 가능하게 했던 호모 사피엔스의 중요한 특징이었다. 그러나 언어만이 길들이기 증후군을 푸는 열쇠라고 주장하는 것 은 아니다. 많은 학자는 알파 남성이 있는 영장류 체계에서 평등주 의와 협력의 인간 체제로의 전환을 설명하는 방법으로 무기의 사용에 초점을 맞추었다. 돌이나 창을 던지면 주도적인 공격을 압도적 이고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무기는 알파 남성에 대항해 서 움직임을 조직하고 시작하는 데 유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언어의 발달에 비해 무기의 중요성이 덜하다는 점을 뒷받침 하는 몇 가지 지점이 있는 것 같다.  사형에는 무기가 필요하지 않다. 늑대, 사자, 침팬지 같은 동물 들은 무기가 아닌 협동을 이용하여 살해를 한다. 인간 또한 무기가 없어도 죽일 수 있다. 소규모 인간 사회를 대상으로 한 전 세계적 인 조사에서 오터바인은 돌팔매질, 창던지기, 총 쏘기 등이 자주 쓰 이는 처형 방법임을 인정하면서도 교수형, 화형, 구타, 절벽에서 밀 기, 죄인 일행을 높은 나무에서 뛰어내리게 하기, (강간범에게) 가 시나무의 가지를 음경 안에 쑤셔 넣기에 주목했다. 또 다른 방법은 호주에서 있었던 일인데, 적대적인 이웃에 있는 복수를 하려는 사 람들에게 희생될 사람을 넘겨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 보노보 암컷들 사이에서는 동성애 적 교류가 두드러진다. 보노보 암컷이 사춘기에 접어들어 성관계 를 할 수 있을 때가 되면, 그녀는 어미를 버리고 자신이 태어난 사 회 공동체를 떠난다. 그녀는 모든 보노보가 그녀를 낯선 보노보로 보는 이웃 공동체로 들어간다. 수컷들은 그녀를 반기지만, 암컷들 은 처음에 덜 다정하다. 몇 주 후, 그 암컷은 상주하는 어미 보노보 와 성관계를 갖도록 초대를 받는다. 그때부터 그 암컷은 모든 성년 암컷과 규칙적으로 섹스를 하고, 그들의 사회적 네트워크에 합류한다. 암컷들 사이에서의 성적인 상호 작용은 배타적이지 않으며, 선호하는 파트너와 특별한 관계를 맺기보다는 다른 많은 암컷과 관계 를 공유한다. 보노보 암컷들이 이를 즐긴다는 증거를 보여 주는 이 런 만남들은 보노보의 사회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측면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암컷과 수컷이 싸우면, 암컷은 수컷을 쫓아내기 위해 비명을 질러 다른 암컷들을 재빨리 모은다. 그런 원조에는 차별이 없다. 모든 암컷은 서로 돕는다. 암컷들은 그들 사이의 긴장 을 해소하기 위해 동성애적 행동을 이용한다. 따라서 보노보의 동 성애적인 행동 성향은 아마도 침팬지와 유사한 조상이 진화하던 초기에 자기 길들이기의 부산물로 나타났으며, 현재는 그것이 수용되어 유용한 행동으로 진화해 왔을 것이다.
- 반응적 공격에 대항한 최근의 선택에 관한 가설은 인간이 행동상으로 길들이기 증후군을 보이고 있으며, 그 증후군은 대부분 유형 진화적이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인간이 유형 진화적인 일련의 행동을 보여 준다고 주장해 왔다. 이 주장은 전통적으로 인간을 유인원과 비교함으로써 이루어졌는데, 이것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비교가 아니다. 이상적으로 우리의 비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우리 조상들의 행동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 조상들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네안데르탈인들은 합리적인 비교 대상일 것이다. 네안데르탈인들의 문화는 우리 조상들의 문화보다 더 제 한적이었다. 이 장에 제시된 증거에 근거하면, 흥미로운 가능성은 네안데르탈인들이 사회적으로 배우고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이 공격성과 긴장에 대한 너무 과한 반응으로 인해 제한되었다는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의 차이는 지성보다는 감정에 있었을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30만 년 동안 자기 길들이기된 상태로 살아왔 다는 증거 그리고 어떻게 그것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증거는 우리가 철저하게 특이한 영장류라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우리의 유순함 과 협동 능력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자기 길들이기 가설은 갈 길이 멀다. 말하자면 행동 면에서, 호모 사피엔스와 홍적세 중기 호모의 관계를 개와 늑대의 관계, 기니피그와 야생 기니피그(케비)의 관계, 보노보와 침팬지의 관계와 동등하게 말하는 것은 현대 인간의 업적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개, 보노보, 기니피그는 매우 다루기 쉬운 종이다. 인간은 단지 다루기 쉬운 것 이상이다. 높은 지능과 문화를 배우는 능력은 인간이 다른 길들이기된 동물보다 더 많이 성공하게 만든 두 가지 이유다. 또 다른 이유는, 자기 길들이기와 같이, 사형에서 나왔다고 주장되는데, 감소된 반응적 공격과 증가된 협력 능력과 더불어 사형은 우리에게 새로운 종류의 도덕 체계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수치심을 표현할 때, 사람들은 부정행위, 신체적인 약점, 무능함, 심지어 병에 걸려 있는 것과 같은 결점들을 인정하게 된다. 그런 사람은 생각했던 것보다 자신의 가치가 더 낮다는 것을 인식 하게 된다. 수치심은 사회적인 규범을 위반했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비위를 맞추는 사과를 하게 하는 회복력을 제공 한다. 따라서 수치심은 사회적 또는 육체적 죽음을 초래할 수 있는 배척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종류의 논의는 당혹감에도 적용되는데, 이 또한 사회적인 실수를 인정하는 감정이다. 정서적으로, 당혹감은 수치심만큼이나 고통스러운 감정이다. 행동 면에서는, 당혹감은 여러 가지로 잘 짜 인 연출로 표현된다. (일반적으로 의도하지 않은) 불쾌감을 느낀 지 1분도 안 되어 당황한 사람은 2~3초간 지속적인 신호를 보낸다. 아래를 내려다보고, (대부분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미소를 짓고, 입술을 빨면서 미소를 조절하고, 은밀한 눈길을 주고, 종종 얼굴에 손 을 대기도 한다. 신호가 시작된 지 15초 후에 홍조가 최고조에 달하 면서, 더 긴 시간에 걸쳐 지속된다. 수치심과 마찬가지로 당혹감의 정도는 다른 사람들이 당혹감을 느낀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달려 있다. 당혹감 반응이 정교하게 프로그래밍되어 있다는 사실은 진화적으로 당혹감의 반응이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Erving Goffman이 수십 년 전에 제안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설명은 당혹감은 잘못된 사회적 관계를 회복시킨다는 것이다. 사회적인 실수를 저지른 이후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사람은 부정적으로 보이기 쉬운 데 반해, 쉽게 얼굴을 붉히는 사람들은 그들의 체면을 되찾는다. 
- 정치과학자 이반 애러귄 토프트Ivan ArreguinToft는 한쪽 상대가 다른 쪽 상대보다 강한지의 여부에 따라 1800년 대부터 1998년까지의 전쟁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판단하려면, 한쪽이 다른 쪽보다 전쟁 물자가 열 배 이상 많아야 한 다. 강대국이 승리할 확률은 1850년 전의 88퍼센트에서 1950년 후의 45퍼센트로 꾸준히 감소했다. 따라서 지휘관은 더 이상 승리를 예측하는 데 능숙하지 않다. 존슨과 매케이에 따르면, 반란군과 게 릴라 전술의 성공 가능성이 너무 많다는 어려움이 따른다. 물론 군사적인 의사 결정에서는 실패가 없는 것이 바람직하 다. 딕슨은 전투에서 승리할 확률에 미치는 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1853년에서 1956년까지 크림 전쟁 이후 1백 년간의 영국군 자료에 유례없는 접근을 할 수 있었다. 그는 전투의 결과를 결정하는 무능의 네 가지 주요 징후로 과신, 적에 대한 과소평가, 정보 보고서에 대한 무시, 인력의 낭비를 들었다. 딕슨은 집단적인 사고로 여섯 가지 징후가 추가됨으로써 문제가 악화되었다고 밝혔다. 자기를 이길 상대가 없다는 집단의 환상, 불 확실하면서도 소중한 가정假定을 유지하려는 집단의 시도, 집단이 고유의 도덕을 갖고 있다는 의심 없는 믿음, 적을 협상하기에 너무 약한 상대라고 생각하는 것(또는 적이 위협이 되지 않는 상대라고 생 각하는 것), 대다수의 만장일치라는 집단적인 환상(침묵이 동의를 의 미한다는 잘못된 가정에 근거), (간첩들이 제공한 보고와 같이) 단체의 결의를 약화시킬 수 있는 정보로부터 집단을 보호하기 위한 자칭 검열자들이다. 그 결과 개인이나 단체가 결정을 내릴 때, 세력이 상당히 비슷할 경우, 일반적으로 자기의 군대를 과대평가하고, 상대방의 힘을 과 소평가하는 공격자의 평가를 기준으로 삼게 된다. 결정의 반 정도 가 비참한 결과를 가져온다. - - 피그만Bay of Pigs'의 예를 보자. 1961년 4월 17일, 존 F. 케네디 John F. Kennedy 대통령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끄는 1천4백 명의 쿠바 망명인 여단에게 피그만을 침공하라고 명령했다. 그들은 매우 뛰어난 부대에게 3일 만에 패했다. 돌이켜 보면, 침공 결정은 이상한 것이었다. 쿠바군이 힘이 있다는 증거는 많았으며, “카스트로 Fidel Castro 군대를 통과해 해방군에 집결하기 위해 늪을 건널” 3만 명의 조직화된 저항 세력이 있다는 정보에 근거한 주장을 지지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케네디 대통령은 나중에 “내가 어떻게 이토록 어리석게 그들을 내버려 둘 수 있었을까?" 하고 반복해서 물었다. 55 케네디 팀의 대부분은 그들이 평가에 실패했다는 비슷한 의혹을 가 지고 있었다.  1979년에 이 주제에 관해서 고전을 쓴 피터 와이든 Peter mysen에 따르면, 답은 분명했다. 그것은 오만 때문이었다. 오만하면 “자 가 너무 커져서 보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은 것들에 눈과 그를 완 전히 막을 수 있게 된다” 56 최종 결정자였던 케네디는 필사적으로 “겁쟁이”라고 불리는 것을 피하고 싶었고, 자신에게 무한한 형은 이 있다는 것을 믿고 있었으며, 그의 감정에 맞장구를 칠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아서 슐레진저Arthur Schlesinger는 “그의 주위에 있 던 모든 사람은 케네디가 미다스의 손을 가졌다고 생각하고 질 수 없다고 여겼다. 57라고 썼다. 와이든은 침략을 주도한 C.I.A의 부국 장 리처드 비셀Richard Bissell은 위험이 점점 분명해지는 증거에 직 면하여 슈퍼맨의 임무를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 야망이 넘치고 자 신만만한 모험가였다고 말했다. 위기 이후에도, 비셀은 그들이 옳 은 일을 했다는 견해를 고수했다. 1998년에 출판된 이 사건에 대한 C.I.A의 비밀 보고서에는 “치명적인 자기기만에 의해 관통당한 정 보국agency의 그림이 그려졌다”
- 싸우지 않더라도 집단이 경쟁하는 곳마다, 똑같이 긍정적으로 편향된 판단이 반복된다. 마크 트웨인 Mark Twain은 옳았다. 그는 “국 가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썼다.
모든 국가의 사람들은 자신만이 진정한 종교와 합리적인 정부 체계를 갖추었다고 생각하며 타인을 멸시한다. 그뿐 아니라 자신의 것은 전혀 의심하지 않고 상상 속의 패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또한 자신들이 신의 총아임을 확신해서 전시에 신을 불러 지휘를 내려준다는 것에 일말의 의구심을 품지 않는다. 그러다 신이 적의 편에 서면, 놀라면서도 어떻게든 구실을 만들어 칭찬을 재개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인류 전체는 자신의 종교가 무엇이든, 지배자의 힘이 강하건 약하건, 언제나 끊임없이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며 감사하고 자랑스러워한다.
- 싸움에서 자신감의 역할은 아마도 동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비교적 경쟁이 치열한 경우, 양쪽의 구성원들은 승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따라서 패자는 합리적으로 분석한 것보 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 과도한 자신감을 인간 전쟁에 적용하 는 데서 생기는 문제는 군사적인 영역을 초월해 지도자의 과신이 전투를 강요당하는 병사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종합하면, 복잡한 전쟁은, 주도적 연합 공격으로 연마된 강압적 인 전술을 사용하여 엄청난 자원을 헌신하려는 진화 심리를 지닌 지 휘관에 의해 명령을 받으면서도 자기 자신에게 참여하지 말라고 아 주 자주 말하는 진화 심리를 지니고 있는 전투병들이 관여한다. 결 과는 상호 이익을 위해 고안된 체계일 것으로 예상된 것 이상의 살 해다. 자연 선택은 승리로 이끄는 메커니즘을 선호하고, 그 메커니즘에는 전쟁에 의한 낭비를 악화시키는 낙관적인 환상이 포함된다. 에리히 프롬의 말처럼, 복잡한 전쟁은 “공격에 대한 제어할 수 없는 추진력이나 살해하는 기쁨 또는 외부적인 악의 근원에 좌우 되지 않는다. 복잡한 전쟁은 주도적 공격을 사용하려는 경향과 반 응적 공격을 사용하려는 경향 간의 상호 작용에서 생긴 결과다. 종종 군인들은 전쟁을 하고 싶지 않아도 싸워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도적 연합 공격을 위해 연마한, 복종과 서열 계급 형성에 기여하는 능력이 복잡한 전쟁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복잡한 전쟁은 부분적으로 자아에 의해 움직이는데, 위기가 다가오면서, 반응적 공격의 진화로 인해 행위자는 합리적인 평가를 더 하지 못 하게 된다. 이렇게 이해하는 것은 진화심리학과 군사 행동 사이의 초기 상호 관계에 대한 예비적인 스케치일 뿐이다. 목표는 어떻게 간단한 행동생물학적인 모델을 통해 전쟁 심리학의 관점을 조명할 수 있는지 상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군사적인 지평선을 초월하여, 공격에 대한 우리의 진화적 적응의 일부가 정확한 평가를 요구하는 전쟁에 서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증가시키지 않고 오히려 감소시키는지 강조하는 것이다.
- 어떤 진화적 자극이 인간의 공격을 대조적인 두 방향으로 끌고가 반응적 공격을 줄이고 주도적 공격을 증가시켰는가?  몇몇 관련된 종을 토대로 판단해 보건대, 주도적 연합 공격을 하 는 높은 경향은 일반적으로 반응적 공격을 하는 높은 경향과 관련이 있다. 침팬지는 성년을 죽이는 데 주도적 공격을 많이 사용하는 종이 며, 공동체 내에서는 반응적 공격을 많이 사용한다. 늑대는 자기 종 족에 대한 주도적 공격을 자주 하는 치명적인 육식 동물이다. 침팬지 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 늑대 무리들의 관계는 온화하고 협조적 이지만, 개처럼 평온하지는 않다. 이런 점에서 사자와 점박이 하이에 나는 늑대처럼 행동한다. 그런 종에서는 주도적 공격과 반응적 공격 이 대략 같은 정도의 높은 수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계통에서는 다른 일이 일어났다. 반응적 공격이 억제되었고 주도적 공격이 높게 유지되었다. 이 책의 증거에 따르면, 반응적 공격에 대한 우리의 성향은 확실히 20만 년 전에 시작된 자기 길들이기 과정에 의해, 그리고 아마도 30만 년 전에 호모 사피엔스가 처음으로 출현함으로써 감소했다. 언어를 기반으로 한 음모가 핵심 인데, 음모는 속닥거리는 베타 남성들이 괴롭힘을 가하는 알파 남성을 없앨 수 있는 단결력의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소규모 사회에서 발생하는 것처럼, 언어를 통해 약자들은 계획에 동의함 으로써 위험한 대립적 상황에서 안전하게 살해를 할 수 있게 되었 다. 반응적 공격을 하려는 경향에 대항한 유전적인 선택은 잠정적인 폭군을 제거하는 뜻밖의 결과로 나타났다. 알파 남성에 대항한 선택은 남성이 최초로 평등주의자가 되게 만들었다. 약 1만 2천 세대를 거쳐 인간은 더 차분해졌다. 우리 종은 이상적으로 평화적이지는 않지만, 이제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루소주의적이다.

'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리학이 돈을 말하다  (0) 2021.03.21
기후변화의 심리학  (0) 2021.03.09
파리의 심리학 카페  (0) 2021.02.28
성취하는 뇌  (0) 2021.02.19
마음의 심리학  (0) 2021.02.06
Posted by dalai
,

도시 인문학

인문 2021. 3. 9. 20:34

- 좋은 도시는 한 소년이 그 거리를 걸으면서 장차 커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일깨워줄 수 있는 장소다. (루이스 칸, 미국 건축가)
- 불경 중의 불경이자 부처님 말씀의 핵심이라고 하는 『반야심경은 '반야바라밀다심경' 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에서 '반야'는 최고의 지혜를 일컫는 말이다. 또한 사물의 도리나 선악을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이고, 이 단계는 어디에도 사로잡힘이 없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바라밀다'는 어디에 도달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즉, 반야심경은 참된 지혜에 이르는 길을 가르쳐주는 경전이라 생각하는 데, 읽다 보면 공에서 시작해서 공으로 끝나는 허무한 이야기다. 지혜는 공을 알게 된다는 것인데 그것 참 묘하다. 결국 지혜가 우리를 데리고 간 곳은 텅 빈 상태란 말인가.
- 일본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安藤忠雄는 건축을 전공하지 않은 채 오로지 독학으로만 건축을 익히고 일가를 이룬 세계적인 건축가다. 공업고등학교 기계과를 졸업하고 여행과 스케치로 건축을 배웠다고하니 문자 그대로 그는 입지전적인 사람이다. 1969년에 28세의 나이로 부인과 함께 대책 없이 작은 설계사무소를 설립한다. 그러나 경력도 없고 실적도 없는 그에게 일을 의뢰할 사람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는 일을 하기 위해 피눈물 나게 노력한다. 사무실 주변의 동네에 있는 집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그 자리에 새로 지을 집의 설계안을 제시한다. 그러던 중 1974년 초 아즈마 부부가 일본 오사카 스미요시에 있는 세 가구가 나란히 붙은 블록의 가운데 집을 헐고 새집을 짓는 계획을 그에게 맡긴다. 집 지을 대지는 폭 3.6미터, 깊이 14.4미터 로 일본의 일반 가정집 형태가 대부분 그렇듯 폭은 좁고 길이가 길었다. 그는 대지의 형상대로 좁고 긴 콘크리트 박스를 끼워 넣는다. 그래서 이 집을 스미요시 나가야住長屋, 즉 '스미요시의 긴 집이라 부른다. 오래된 집들 사이에 끼여 있는 네모난 진입구만 뚫려 있는, 게다가 전체를 3등분해 가운데를 지붕 없는 중정으로 만든 이상한 노출 콘크리트 건물은 당시에 많은 논란이 되었다. 하지만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는 생활이야말로 주거의 본질”이라는 개념을 내세운 이 집으로 인해 그는 유명해지고 건축상도 받는다. 그리고 비로소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된다.
- 스페인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Antonio Gaudi의 페르소나는 자연의 형상을 닮은 그의 건축이다. 지중해에 면한 카탈루냐 지방의 강렬한 햇빛과 풍부한 자연은 구리 세공업자 집안에서 태어나 장인 기질을 갖고 있던 그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또한 그는 건축 수업 에는 거의 참석하지 않았지만(그래서 무척 힘겹게 졸업했다),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많은 책을 읽으며 인문학적 소양을 쌓았다. 그는 “항상 열려 있으며 힘써 읽기에 적절한 위대한 책은 자연이다”고 보았다. 그 밖의 책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해석하고 음미해 이러한 특성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는 빛을 모든 장식의 기초라고 보았고, 건축을 빛의 질서로 생각했다. 마침내 가우디는 신으로 향하는 빛을 꿈꾸었다. 대중 들에게 가우디만큼 널리 알려진 건축가도 없을 것이고, 혹 가우디 를 모르더라도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건축물인 성 가족성당La Sagrada Familia 은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1882년에 초석을 놓은 후 10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여전히 어마한 건축이다. 가우디는 1883년 프란시스코 데 폴라 델 빌라르 Francisco de Paula del Villar의 후임으로 31세의 젊은 나이에 이 성당의 공 사감독으로 취임해 1926년 사망할 때까지 거의 전 생애를 바쳤다. 1 “이 교회가 세워지는 중요한 이유는 신의 집과 기도와 명상의 집을 만드는 것입니다. 인간을 종교적 감정의 표현과 연결시킬 수 있는 모체가 된 이 예술 작품은 자신과 주위의 상황 속에서 적합한 장소를 발견해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교회는 종교를 올바르게 볼 수 있는 넓게 열려진 공간이 될 것입니다.” 원래 빌라르가 네오고딕 양식으로 구상했던 것을 가우디는 당시 가톨릭에 적합한 비잔틴 양식으로 바꾸었다. 탑을 1개에서 4개 로 늘리고 삼면에서 12사도를 표현하고 각각의 파사드를 예수의 생애와 부활을 상징하는 구체적인 형상으로 어떻게 구현해낼지를 고민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이미 완벽한 성당의 모습이 완성되어 있었던 것 같다. 다만 그것이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 릴지도 알았을 것이다. 가우디 사후에도 그의 예상대로 다른 이들이 이어받아 성당은 계속 지어지고 있다. 성 가족성당은 가우디라는 건축가가 꿈꾸었던 평생의 건축이었다. 또한 자신의 본질과 충돌하지 않는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는 가우디의 표상이기도 하다.

 

'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퍼포스풀  (0) 2021.03.28
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  (0) 2021.03.21
멍청할 것 이기적일 것 흔들릴 것  (0) 2021.03.09
당신이 누구인지 책으로 증명하라  (0) 2021.03.09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0) 2021.03.06
Posted by dalai
,

- 비록 아무도 과거로 돌아가 새 출발을 할 순 없지만, 누구나 지금 시작해 새로운 엔딩을 만들 수 있다
-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때야말로 성공에 가까워진 때이다.
- 여유는 많이 가져야 부릴 수 있는 사치가 아닙니다. 약간 손해 보는 여유는 누구나 부릴 수 있고, 양보로 얻을 수 있는 평온함은 누구에게나 유효합니다. 누구든 옆집 앞마당 정도는 같이 쓸어줄 수 있는 여유는 있고, 멍청한 선택의 혜택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 정도는 손해 볼 수 있는 여유를 부려보세요. 작은 것을 양보하면 풍요로울 수 있습니다.
- 사람들은 단지 시간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적당히 타협합 니다.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게 만들고,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 는 선택을 할 수 없게 합니다. 시간이 되었으니 이제 답안지를 제 출해야 하는 듯이 결정을 강요합니다. 하지만 조금 더 신중해도 괜찮습니다. 시간이 더 필요하면 필요한 만큼 늦어도 상관없습니다.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시간을 충분히 갖고 결정해도 괜찮습니다. 너무 늦는 것 같아 걱정된다면 나는 지금 완벽한 것을 선택하는 중이라고 스스로 떠올려 보세요. 삶에서 어떠한 선택은 완벽해야 합니다. 어떤 선택에도 알맞은 시기는 없습니다.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적기고, 적령기고, 마감입니다. 우리는 숙제를 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시간에 맞춰 숙제를 하느라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합니다. 내일까지 해야 하는 숙제처럼 그저 그런 적당한 선택보다는 나에게 딱 맞는 후회 없는 선택이 필요합니다.
-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급하게 결정짓지 마세요. 그런 선택이 결코 만족스러울 리 없습니다. 시간에 쫓겨 급하게 내린 선택은 항상 아쉽고, 부족하고, 후회가 남습니다. 행복해지기 위해는 조금 더 신중해지세요. 지금 당신은 조금 더 완벽한 선택을 하는 중입니다.
- 소중한 어떤 것을 포기했다고 행복과 멀어지지 않습니다. 조금 아프다고 없어질 행복이었으면 진작 없어졌을 행복입니다. 글씨를 쓸 때 한 획이 잘못 그어졌다고 글씨 전체가 망가지지 않 습니다. 그다음 획을 균형 있게 잘 그으면 균형 있는 글씨를 완성 할 수 있습니다. 잘 써진 글자는 마지막 획이 그어져야 알 수 있습니다.
- 무엇을 선택하든 우리의 선택은 모두 옳은 선택입니다. 당신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비록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가장 좋은 선택을 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결과를 너무 걱 정하지 말고 오늘 내가 한 선택을 믿어보세요. 당신은 오늘도 좋은 선택을 하는 중입니다.
- 예상치 못한 시련에 대비하는 것처럼, 뜻밖에 행운을 맞이할 준비를 하세요. 눈앞에 새 신발이 있는데, 걱정 때문에 행운을 놓쳐버리지 마세요. 아직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더 많은 행운을 맞이 할 자격이 있습니다.
-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하는 일은 오늘 자신에게 주어진 힘겨 움을 과거의 자신이게 전가하는 행동입니다. 지금 당장 힘든 원인은 과거의 상처나 후회에서 벗어나지 못해서가 아니라 과거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 말아야 했다고, 선택이 잘못됐다고, 실수였다고, 수치스럽다고 이미 손쓸 수조차 없어진 기억 속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으려는 시도는 그만두세요. 오답도 아닌데 굳이 오답 노트를 만들어 가면서 기억할 필 요 없습니다. 좋지 않은 기억을 다시 떠올리며 반성하는 일은 오 늘을 살아가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했던 행 동에 오답은 없습니다.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결심은 도움이 안 됩니다. 삶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오히려 기쁘고 즐거웠던 기 억을 떠올려보는 것은 어떤가요? 감사 일기를 써보라는 말처럼 즐거웠던 일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하루는 달리 기억됩니다. 지금 당장 SNS에 올라가 있는 즐거웠던 기억을 소환해 보세요. 1년 전에는 어떤 즐거웠던 일이 있었는지 되돌아보는 것도 하루를 즐 겁게 마무리하는 방법입니다.
- 조르주 퐁피두(Georges Pompidou) 전 프랑스 대통령이 1969 년에 발간한 공약집을 살펴보면 중산층의 기준을 이렇게 정의하 고 있습니다. 외국어 하나 이상 가능해야 하고, 남들과 다른 맛의 요리를 만들 줄 알아야 하고, 즐기는 스포츠가 한 종목 이상 있어야 하고,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이미 반세기도 전에 지구 반대편에서 중산층 삶을 정의해 놓았지만, 우리에게는 그의 기준 이 아직 익숙하지 않습니다. 아직 우리는 아파트 평수와 중형차, 월급만을 가지고 중산층을 구분 짓지만, 이제는 삶의 모습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질 때가 되었습니다.
- 오래된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상처가 아직 마음에 남아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에 받은 상 처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고, 아직도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과거의 상처에 아파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 는 것이 치유의 시작입니다. 우선 상처를 인정하면 과거 자신에 게 상처를 입혔던 일을 한 걸음 떨어져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겨납 니다.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건이지만 돌아보면 미처 보지 못했 던 사실들을 발견합니다. 너무 여렸던 자신이 보이고, 순진했던 행동이 눈에 띄고, 안일했던 자신이 보입니다. 그리고 “나는 왜 이 일을 상처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하는 답을 찾아보세요. “왜 나는 아파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물음에 답을 찾아가는 과 정에서 상처는 치유됩니다.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상처를 준 상대방에게서 원인을 찾으려 하지 마세요. 나에게 상처를 주었기에 원망을 받아도 마땅하지만, 마음에 난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온전히 자신의 몫입니다. 나에게 상처를 남겼다는 건 밉고 화가 나는 일이지만, 그 오래된 상처에 힘들어하고 있는 자신을 돌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내 몸에 난 상처에 연고를 바르듯 마음에 난 상처에 연고를 발라 줄 사람도 자기 자신밖에 없습니다. 나에게 상처를 남긴 이는 이 제 없습니다.
- 행복은 목표 자체보다 목표를 달성한 이후 삶에 집중하며 계획하는 게 좋습니다. 부자가 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부자가 된 이후의 삶에 대해서 계획하는 겁니다. 성취가 목적인 계획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하는 숙제를 나열해 놓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 종류의 계획은 보는 것만으로 힘이 빠 집니다. 목표한 바를 이룬 이후의 삶에 대해서 상상하며 계획을 세워보세요. 성공을 목표가 아닌 행복해지는 하나의 과정으로 만들어 줍니다.
- 사람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 잘못된 기억을 갖고 살아갑니다. 과거 자신에게 상처가 되는 일들은 자신을 보호하 기 위해 기억에서 지우고, 없던 기억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2002년 뉴질랜드 빅토리아대학 스테판 린드세이(Stephen Lindsay)교수는 열기구를 탄 경험이 없는 사람 2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실험 참가자 가족들에게 어린 시절의 사 진을 받아 열기구를 탔던 것처럼 사진을 조작했습니다. 그리고 진짜 어릴 적 사진과 조작한 사진을 섞어 함께 보여주며 열기구를 탔던 기억을 떠올려 보라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절반에 가까운 실험 참가자들이 열기구를 탔던 기억을 회상해 냈고, 심지어 일부는 거짓이었다는 것을 밝힌 이후에도 기억이 너무 생생해서 자신이 지금까지 열기구를 탄 적이 없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 봄이란 것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일까?
아직은 겨울이지 싶을 때 봄이고
아직은 봄이겠지 싶을 때 여름인 봄
너무나 힘들게 더디게 왔다가
너무나 빠르게 허망하게
가버리는 봄
우리네 인생에도
봄이란 것이 있었을까?
나태주 〈봄〉


'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  (0) 2021.03.21
도시 인문학  (0) 2021.03.09
당신이 누구인지 책으로 증명하라  (0) 2021.03.09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0) 2021.03.06
회사말고 내 콘텐츠  (0) 2021.03.01
Posted by dalai
,

- 그 분야의 고수가 되는 데 글쓰기는 필수 조건이다. 훌륭한 영화감독은 다 시나리오 작가로서 명성을 떨친 사람들이다. 위대한 과학자 역시 위대한 작가들이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문장 기교를 잘 쓴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제대로 알고 자신이 사는 세계를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과 같다. 언어는 단지 내 생각을 전달하는 부호가 아니라 그 자체가 바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식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고 삶을 보는 안목이 짧고 독서나 문자에 길이 안 들어 있으면 표현은 엉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감상과 감정에 치우쳐서 거품같이 흔한 일상어 속에 건조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계를 인식하는 능력과 자기를 성찰하 고 표현하는 가장 기초훈련이 바로 글쓰기 훈련이다.” 시인 문정희의 생각이다. 세계적인 환경 관련 연구소 월드워치는 100대 1이 넘는 경쟁 률을 보일 만큼 인기 직장인데 채용의 첫째 기준이 문장력이고 두 번째가 창의성이다. 사람 판단의 기준도 그렇다. 첫째, 문장력이다. 어려운 것을 이해하고 그것을 쉽게 풀어쓰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해력, 소화하고 흡수하는 능력, 그 것을 조리 있게 다시 풀어쓰는 능력, 감수성, 논리성....... 글쓰기는 이렇게 같은 직업, 같은 처지라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다. 당신은 전문가인가, 원주민인가? 전문가로 생각한다면 이를 글로 증명하라. 쓸 수 있으면 전문가이고 쓰지 못하면 원주민이다.
- 전문가는 전문성을 가지고 일반인과 소통하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진다. 책이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세상을 향해 던지는 것이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문제의식이 필요하다. 문제의식이 있어야 한다. 문제가 보였을 때 글을 써야 한다. 생각날 때 글을 쓰지 않으면 나중에는 생각 자체가 나지 않는다. 문제의식을 느끼고 깨어 있으면 글 소재는 지천이다. 책을 못 내는 이유 중 하나는 완벽한 책을 내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책을 내기 위해서는 겸손해야 한다. 이 세상에 완벽한 책은 없다.
-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에 관한 책 『타이탄의 도구들을 보면 글쓰기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거기 대목을 옮겨본다. “글 쓰는 사람이 승리한다. 글 쓰는 사람이 미래를 얻는다. 나의 채용기준은 글을 명확하게 쓸 줄 아는 것이다. 글의 명확성이 곧 사고의 명확성이다. 디지털 시대가 발전할수록 글을 잘 쓰는 사람이 기회를 잡을 것이다. 성공한 사람은 말하기와 글쓰기에 탁월성을 갖춘 사람이다. 글을 쓸 때 단어선택, 어순, 어휘와 문법에 많은 관심을 집중한다. 이렇게 바쁜 시대에 언제 다 만나고 얘기를 하고 얘기를 듣는가? 글로 사람들 마음을 설득하고 사로잡고 변화시키는 시대가 왔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미래를 얻게 될 것이 다. 지금 사는 게 답답한가? 뭔가 변화를 주고 싶은가? 그럼 책을 써라. 책을 쓰면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전문가가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글을 써야 전문가가 된다.
- 서강대 철학과 최진석 교수는 글쓰기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을 표현하는 일이다. 몸속에 있기 버거운 영혼이 밖으로 뛰쳐나온 것이 글이다. 글은 솔직하게 써야 제대로 나온다. 진실하게 텅 빈 마음으로 자기를 드러나게 할 때 제대로 된 글이 나온다. 그래서 대낮에는 잘 안 써진다. 술이나 생활에 지칠 정도로 부대끼고 육신에 힘이 빠지고 온갖 것이 다 포기된 다음에 잘 써진다. 자신만 고독하게 남은 새벽에 글이 잘 써진다. 글을 쓰면서 사람들은 자신과 대면한다. 글이 잘 써지지 않는 것은 자신이 자기에게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글이 잘 써진다는 것은 오직 자신만이 등장하여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그의 주장은 명확하다. 글을 써야 자 신을 만날 수 있고 글을 쓰지 않으면 자신과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이해인 수녀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 녀의 말이다. “나는 글쓰기가 왜 중요한지 전혀 알지 못했다. 침 묵 규칙에 대해 배우고 원할 때마다 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이 글쓰기라는 것을 깨닫기 전까지는 말이다. 내가 침묵을 지켜 야만 할 때 글쓰기는 항상 나를 구해주었고 내가 알고 있는 가장 훌륭하고 신성한 평온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나는 크게 소리 내어 말할 수 없는 것을 항상 노트, 편지지, 일기장에 먼저 이야기하게 되었다. 게다가 정말로 말문이 막힐 때는 글을 쓰면서 항상 필요한 단어를 찾을 수 있었다. 수녀원에 입회하여 말하고 싶은데 말할 수 없게 되었을 때 비로소 글을 쓰는 소리에 정말로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 언제부턴가 나는 글쓰는 소리 를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이후로 당신에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특히 하루를 마감하거나 시작할 때 부과되는 침묵의 규칙은 너무나 중요하다. 만약 자신의 생각을 들을 수 있다면 무엇을 써야 할 지와 관련해서 결코 많은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으로 들어가는 티켓이 확보된 셈이기 때문이다. 하루를 마감하며 갖는 위대한 침묵보다 자신의 생각을 들을 기회를 넓히는 것은 없다.” 글을 쓰는 건 자기를 만나는 티켓을 확보하는 것이다, 자기를 만나기 위해서는 우선 입을 다물어야 하고 입을 다물지 않으면 자기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살면서 가장 자주 만나야 할 사람은 친구가 아니다. 아내도 아니다. 바로 나 자신이다. 근데 나 자신을 만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우선 혼자 있어야 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 낼 수 있어야 한다. 다음은 입을 다물어야 한다. 침묵해야 한다. 입을 연 상태로 나를 만날 수는 없다. 마지막은 글을 쓰는 것이 다. 글을 쓴다는 건 내 심연으로 깊이 들어가는 행위다. 내 무의식 속으로 침잠하는 과정이다. “말은 남과 대화하는 것이고 글은 자신과 대화하는 것이다. 남들과는 말을 적게 하고 자신과 많은 대화를 하라.” 세네카의 말이다.
- 글을 쓰면 성장할 수 있다. 근데 이를 위한 필수조건이 있다. 바로 고독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혼자 있어야 한다. 늘 사람들과 어울리는 사람들, 늘 사람들 속에 파묻혀 있는 사람들은 글을 쓸 수 없고 성장에 한계가 있다. 자꾸 누군가를 만나고 건수를 만들어 모임을 만드는 사람들은 왜 그럴까? 내가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불안 때문이다. 혼자 있을 때 엄습하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한다. 성장하 기 위해서는 글을 써야 하는데 첫걸음은 혼자 있는 것이다. 텔레 비전을 보는 것보다는 책을 읽고 글을 쓰면 도움이 된다. 글쓰기 는 외로운 작업이다. 글을 쓸 때는 문을 닫아걸어야 한다. 글을 쓸 때는 바깥세상과 단절되어야 한다. 글을 쓰는 것은 나 자신을 찾아가는 것이고 자기만의 세계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달리고 글쓰는 규칙적인 삶을 위해 사교 적인 삶을 포기했다. 초대를 반복 거절하면 누구나 불쾌하게 생각하지만 자신의 삶에서 더 중요한 관계는 독자와의 관계라고 말했다. 독자와의 관계를 위해 사교적인 삶을 포기하고 더 좋은 작품을 쓰는 데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 “글쓰기는 모호함에 대한 공격이다.” (엘리어트)
- “종이 한 장에 요약될 수 없는 것은 충분히 숙고된 것도 아니고 따라서 결정을 내릴 때가 된 것도 아니다.” (아이젠하워)
- “무엇을 쓰든 짧게 써라. 그러면 읽힐 것이다. 명료하게 써라. 그러면 이해될 것이다. 그림같이 써라. 그러면 기억 속에 머물 것이다.” (조셉 퓰리처)
- “개념을 글로 표현하는 건 창에 서린 성에를 닦아내는 작업과 비슷하다. 흐릿하고 모호했던 개념이 글을 쓰면서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어떤 글이든, 메모든, 편지든, 베이비시터에 게 전하는 쪽지는 무언가를 쓰면서 우리는 비로소 진정으로 자 신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닫는다.” (윌리엄 진서)
- “책을 쓴다는 것은 무엇을 가르치기 위함이 아니 다. 독자보다 우위에 있음을 과시하기 위함도 아니다. 책을 쓴다는 것은 무언가를 통해 자기를 극복했다는 일종의 증거다. 낡은 자기를 뛰어넘어 새로운 인간으로 탈피했다는 증거다. 나아가 같은 인간으로서 자기 극복을 이룬 본보기를 제시함으로써 누군가를 격려하고자 함이요, 겸허히 독자의 인생에 보탬이 되려는 봉사이기도 하다.” (니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난 60 이후가 인생의 절정기라고 생각한다. 은퇴하고 자식들 결혼시키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때가 지적으로 가장 충만한 시기란 생각이다. 이때 아는 것, 경험했던 것, 공부했던 걸 글로 옮겨 책으로 내면 정말 최고의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완서가 대표적이다. 마흔 살에 데뷔해 여든에 돌아가실 때까지 쉼 없이 글을 썼다. 그 가 일흔일곱에 펴낸 소설집 『친절한 복희씨는 노인들의 마음 을 사진 찍듯이 써 노년층의 환호를 받았다. 그는 노년의 글쓰기 를 하산에 비유했다. 올라가는 것 못지않게 우아하게 내려가라 는 것이다. 소설가 박경리 역시 『토지』를 완간한 뒤 77세까지 소 설을 썼고 마지막 인터뷰에선 이런 말을 했다. “감각과 감수성은 젊은이들과 똑같다. 밤마다 너무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라고 했다. 빅토르 위고는 예순에 『레미제라블』을 펴냈고 괴테는 82세에 『파우스트』를 완성했다.
- “작가가 울지 않는 이야기에는 독자도 울지 않는다.” (로버트 프로스트)
- “간결한 문체는 단순한 사고를 뜻한다는 편견이 있다. 그렇지 않다. 단순한 문체는 부단한 연구와 사고의 결과물이다. 애매한 문체 는 게으른 나머지 자기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윌리엄 진서)
- “위대함만큼 단순한 것은 없다. 실제로 단순해지는 것은 위대해지는 것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
- "마지막 단계에서는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머리에서 사라진다. 참으로 이상한 기분이다. 그 상태에서는 달린다는 행위가 거의 형이상학적 영역이 이른다. 행위가 먼저 있고 거기에 그 행위에 딸린 것 같은 존재로 내가 있다. 나는 달린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무라카미 하루키)
-  "그때 내 마음에 섬광처럼 번득이는 게 없었다면 아마 그 시 절을 제정신으로 버텨내긴 어려웠을 것이다. 번득이는 섬광은 언젠가는 저자들을 등장시켜 이 상황을 소설로 쓸 것 같은 예감 이었다. 예감만으로도 그 인간 이하의 수모를 견디는 데 힘과 위 안이 되었다. 훗날 소설로 쓰기 위해 낱낱이 기억하려 했고 몸은 기우면서도 마음은 최소한의 자존심이나마 포기하지 않고 고개 를 빳빳이 세우려고 했다. 그때 나는 문학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복수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를 달구었던 것은 창작욕이 아니라 증오였다. 복수심과 증오는 세월의 다독거림으로 위무받을 수 있을 뿐 섣불리 표현되어선 안 된다는 걸 차차 알게 되었 다. 상상력은 사랑이지 증오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때의 치떨리는 경험이 원경으로 물러나면서 증오가 연민으로, 복수심이 참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바뀌면서 비로소 소설을 쓸 수 있었다.”  (박완서)
- “글을 잘 쓰는 최고의 훈련법은 베껴 쓰기다. 글을 잘 쓰는 능력은 타고난 재능보다는 훈련이 좌우한다. 신경숙 작가나 윤태호 만화가는 훌륭한 작품들을 베껴 쓰기 하며 최고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베껴 쓰기는 글의 맛을 살리고 글이 전하는 메시지를 파악하며 제대로 된 글의 구조를 익힐 수 있도록 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글을 잘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눈으로 먼저 보고 손으로 다시 한 번 글의 구조를 파악하며 써 본다면 더없이 효과적인 글 읽기와 글쓰기의 훈련법이 되는 것 이다. 글의 맛을 알게 되면 자신의 글을 쓰는데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최고의 글쓰기 연습, 베껴 쓰기』 저자 송숙희) 
- “최종 완성된 작품은 초안을 잘 다듬은 것이 아니다. 초안에서 출발하지만 처음 초안과는 전혀 상관없는 결과물이다. 아이디어의 핵심은 처음 밑그림을 그리는 순간과 그렸던 밑그림을 지우고 그 위에 다시 그리는 순간 사이에 존재한다. 초안을 그리고 그걸 지우고 다시 그리는 걸 반복하면서 결국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채 완성되는 것이다.”  (시나리오 작가 애드 캣멀)
- “내 야심은 다른 사람들이 한 권의 책으로 말하는 것을 열 개의 문장으로 말하는 것이다. 내 글은 희석되어야 하고 액화되어야 하며 물을 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화할 수 없다. 말은 짧게, 의미는 깊게.” (니체)
- “자신이 체험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쓰지 않았다. 그러나 체험한 대로 쓴 것은 하나도 없다. 떠오르는 생각과 체험한 것을 적되 상상력의 옷을 입혀 썼다.” (괴테)
- “그대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라. 그러고 나서 써라.” (헨리 롱펠로) 

 

'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시 인문학  (0) 2021.03.09
멍청할 것 이기적일 것 흔들릴 것  (0) 2021.03.09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0) 2021.03.06
회사말고 내 콘텐츠  (0) 2021.03.01
세네카의 인생론  (0) 2021.03.01
Posted by dalai
,

가난의 문법

사회 2021. 3. 9. 20:29

- 현재 가장 문제인 지점은 노인계층의 가난이다. 최근 국제 비교 통계에서 우리가 처한 노인빈곤의 심각함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2017년을 기준으로, OECD 가입국가 가운데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전체 인구 중 빈곤 위험에 처한 인구의 비율)은 17.4%로, 미국의 17.8% 다음으로 높다. 게다가 65세 이상 노인만을 살펴볼 때,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은 43.8%였다. OECD 가입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여기에 65~69세의 고용률에서 한국(45.5%)은 아이슬란드 (52.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70~74세의 고용률은 33%로 OECD 가입 국가 중에서 가장 높았다. 즉 한국의 노인은 일을 많이 하는데도 빈곤하다는 뜻이며, 이는 현재 노인들 노후 생활의 경제적 기반이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노인이 하는 노동의 대부분은 질 낮은 일자리에서 이루어지며, 따라서 노인의 고용률이 상승한다 해도 빈곤율이 낮아지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노인 중에서도 여성의 상황은 어떨까? 여성노인의 취 업률은 15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유지하고 있다. 비단 남성보다 여성노인의 수가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 경제활동인구연보(통계청, 각년도)을 살펴보면, 65세 이상 여성노인은 2000년에 22.7%, 2015년에는 22.9%가 고용되었다. 2019년, 60세 이상인 여성들의 고용률은 33%에 달했다. 60세 이상의 여성들은 고용률이 낮을 뿐 아니라 비정규직인 경우도 많다. 〈경제활동인구연보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의 2016년 3월호는 60세 이상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를 133만8천 명(전체의 21.7%)으로 보고했다. 전체 비정규직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은 60세 이상 여성이라는 뜻이다.
- 통계의 역설 : 우리는 이 통계에서 무엇을 읽고 어떤 대안을 마련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노인을(특히 여성노인을) 질 낮은 노동이라는 구렁텅이과 가난이라는 늪에서 구할 수 있을까? 정부의 기초노령연금이라는 제도와 노인일자리라는 사업, 사회복지 정책 내에서의 서비스 전달체계 확충이라는 답이 이미 실행 되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노인들의 빈곤율은 낮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미래는 희망적이다. 빈곤율은 점 점 낮아지리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노인의 처지가 나아져서가 아니다. 교육 수준이 더 높고, 경제활동인구 자체가 많은 전후 세대들이 노인이 될수록 빈곤을 가리키는 통계적 수치는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전후 세대 이전의 노인들은 차츰 사망하며, 동시에 전후 세대로 인해 노인의 전체 수는 늘어난다. 이렇게 빈곤율의 추이가 나아질 수 있다고 안심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런 기다림은 잔혹하다.
- 골목에서의 '문전수거 방식'은 빈틈을 낳는다. 다르게 말하자면 재활용품 수집 노인들이 낚아챌 수 있는 가능성을 낳는다. 노인들의 재활용품 수집은 제도로부터 재활용품을 '낚아채는 일이다. 도시가 비대해지는 과정에서 생겨난 다세대/다가구주택과 좁은 골목들에 정책과 제도라는 공공영역이 침투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 앞과 골목에는 쓰레기와 재활용품이 방치될 수밖에 없다. 재활용품 수집은 정책과 제도의 빈틈이 만들어낸 변종의 직업이라야만 이루어지는 결과이므로. 따라서, 우리는 현재의 노인이 “사회보장제도가 안착되 기 전에 이미 노령기에 접어든 이들이라 노후생활의 안정 위한 도구가 상대적으로 매우 부족한 인구집단”이라는 특이점을 고려해야 한다. 지금의 노인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생존 연령이 길어져 늙어감에 대처해야 하며, 다음 세대에 비해 국가 사회보장망의 보호가 미약한 상황 속을 버티고 있다. 무엇보다 생계에 대한 책임은 (예나 지금이나) 개인이 고스란히 짊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아야 한다. 노인들을 위협하는 새로운 비공식적 영역도 발견됐다. 북아현동의 경우, 인근에 상가지구가 꽤 크게 존재한다. 북아현동 내부만 하더라도 웨딩 거리가 있고, 서쪽으로는 이 대 앞 상가군과 신촌 상가군, 동쪽으로는 충정로에서 광화문, 멀게는 종로까지 있다. 노인들은 주거 지역에서의 일을 어느 정도 마친 후, 쓰레기가 배출되는 시간에 맞춰 상업지구로 이동했다. 상점이 장사를 시작하기 전후쯤 그 인근을 다니는 노인을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몇몇 상점은 노인들에게 재활용품을 나눠주는 경우도 있다. 찾아오는 모든 노인에게 주는 건 아니다. 상점 주인과 안면이 익은 사람이거나 주인 나름대로의 기준에 따라 특정한 사람을 정해 재활용품을 가져가게끔 한다. 노인들은 이런 경우 단골을 잡았다'며 좋아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어떤 이들은 이런 노인들을 자신의 비용 절감에 이용한다. 한 여성은 매일 아침마다 옆 동네의 상가건물에 가서 청소를 하고, 쓸 만한 재활용품을 수집해 온다. 이런 경우는 더 있다. 다세대주택을 소유한 한 건물주는 노인들을 데려와 건물 내부 청소를 하게끔 하고, 그 대가로 재활용품을 가져갈 수 있게 한다. 건물주들이 자신이 소유한 상가 혹은 공동주택에서 노인들을 비공식적으로 '유사 고용'하는 형태다. 청소 업무를 맡기기 위해서는 일에 걸맞은 계약을 체결해야 하며, 노동에 준하는 임금을 지급해야 하건만, 돈을 아끼기 위해 노인들을 끌어들인 셈이다. 여기에서 피해가 발생한다 해도 노인들을 보호할 방법은 없다.
- 재활용품 수집 생태계서의 경쟁은 속도에서 생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재활용품 수집 노인들은 재활용품 수거 체계를 비롯한 자원순환 정책의 미진한 수거 제도와 (수집한 재활용품을 재자원화하는) 재활용 산업 사이의 빈틈을 메우고 있다. 더구나 이 일을 하는 노인은 대개 동료가 없다. 그렇잖 아도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여성노인들은 이 속도 경쟁에 서도 뒤로 밀린다. 즉, 여성노인들은 대개 자신의 편없이, 자신보다 신체적 능력이 나은 모두와 경쟁한다. 주인 없는 재활용품을 둘러싼 외로운 노인들 간의 경쟁은 계속해서 심화되는 중이다. 이 생태계를 유지하게 하는 건, 노인들의 일과 그 안의 경쟁뿐만은 아니다. 이 생태계는 보다 젊은 세대들 혹은 보다 부유한 계층의 책임을, 더 나아가 제품을 제조하는 업체의 의무를 대신하는 역할을 한다. 거칠게 말하자면, 노인은 젊은 세대와 부유한 계층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는 셈이다. 착취하는 세대와 계층은 재활용품 수집에 나선 노인들을 보며 그 이유를 두고 골목에 상자가 널려 있기 때문이며, 노인들은 가난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곤 한다. 종이상자의 생산량 · 배출량이 늘어나는 현상은 노인을 착취하는 일을 심화시키고 있다. 배달과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며 종이상자의 사용량이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다. 집과 가게마다 다 쓴 종이박스의 배출량도 늘어났다. 그렇지만 젊고 부유한 소비자들은 폐품의 배출과 처리에 대한 책임을 느끼지는 않는다. 그들은 종류에 따라 분리수거'를 하면 자신의 책임을 완수했다고 여긴다. 게다가 종이박스가 늘어나면, 노인들이 수집할 것도 생기니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소비자가 노인들에게 돈을 더 벌 기회를 준게 아니다!) 무엇보다 종이박스가 골목에 쌓여 있는 데 대한 책임은 대개 정부와 위탁 청소업자에게 있다고 여긴다. 사실 착취의 문제는 최초로 상품을 생산한 제조업자에게서 시작된다. 즉, 상품과 함께 포장재를 생산한 제조업자와 소비자에 포장재를 처리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데, 이를 노인들이 전용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노인들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틈을 타 재활용품을 낚아채는 것이다. 즉, “기술적 진보와 기업조직의 변화, (소비자의) 한 번 쓰고 버리는 물건을 사용하는 습관, (불완전한) 도시 당국의 쓰레기 수거 시스템, 그리고 생산자가 생산품의 처리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않는 상황이 재활용품 수집 노인들을 존재하게 한다. 
- 우리는 누군가의 가난을 보며 사회 체제의 불안정함과 미비함을 깨닫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깨달음은 사회를 바꾸어야 한다는 결론이 아니라 스스로의 상대적 안정감을 확신하고 불안정에 대한 두려움을 상기하는 것으로 이어질 따름이다. “결국 자본주의 체제 내부에서 빈곤층의 존재란, 끊임없이 불확실성이라는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는, 소비자의 삶이 야기하는 혐오스럽고 끔찍한 결과를 상쇄하는지도 모른다.
- 경로당에 있는 노인이건, 집에서 생활하는 노인이건, 일을 하는 노인이건 '거동이 힘들어지는 순간에 대한 걱정이 많다. 그러고는 '거동이 힘들어지는 순간에 발생할 변화를 꽤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다. 양로원'이나 '실버타운'에도 갈 수 없는 팔자니, 요양원'으로 일단 갔다가 건강이 더 나빠질 때는 '요양병원'으로 갈 거라는 말들을 공통적으로 했다. 게다가 돈이 없는 노인들은 더 싼 요양원과 요양병원을 찾아 들어가야 한다는 걸 체념한 듯 받아들이고 있었다. 요양원에 가기 전에 노인들이 열심히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미리 '장례식장'의 손님을 만드는 일이었다. 노인들은 ( 자신이 죽어 확인하지 못할지라도) 장례식장이 비어 있으면 어쩌지하는 고민이 상당히 많다. 더구나 요양원’ (과 ‘요양병원')에 가게 된다면, 이전처럼 지역의 사람들을 만날 수 없다. 게다가 또래의 사람들 가운데서 자신의 장례식에 올 사람이 몇이나 될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런 면에서 지역의 종교시설을 통해 입교하는 건 중요한 전략이 된다. 예컨대 굳이 아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같은 시설에 등록된 '신자'들이 자신의 장례식장을 채워주리라는 것을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예비) 장례식장 손님을 마련했더라도, 묫자리가 없는 이들은 끊임없이 여기저기를 방황한다. 묫자리는 가난한 이들을 항상 쫓아다니는 계급적 문제로, 가난한 노인들은 싸지만 목이 좋은 묫자리를 확보하는 것을 마지막 과업으로 삼고 있다.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로나 디바이드  (0) 2021.03.14
수소사회  (0) 2021.03.09
폴터  (0) 2021.03.01
앞으로 10년 부를 끌어당기는 100가지 블루오션  (0) 2021.03.01
온 더 퓨처  (0) 2021.03.01
Posted by dalai
,

- 인생 최고의 경험이 전부 휴가에서 있었던 일뿐이라면, 내일은 일터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 TQM[전사적 품질 관리]의 근본적인 결함은, 그것이 실행될 때 대부분의 관리자가 지닌 인식 체계에 따라 기계적이고 계층적인 모델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크리스 아지리스 Chris Argyris "Flawed Advice and the Management Trap)
- 시스템이 안정적이려면 통제하는 시스템의 상태수가 통제 받는 시스템의 상태 수보다 크거나 같 아야 한다. (위키백과, Variety (Cybernetics))
- 관리에 대한 나의 핵심 신념은 조직은 복잡적응계이며 좋은 관리란 사람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대신 시스템을 관리하는 것이다. 나는 구성원이 계속해서 몰입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관리자의 주요 책임 중 하나라고 믿는다. 그렇지 않으면 그 조직은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나는 관리자가 시스템 전체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조직이 쇠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관 리자가 모든 클라이언트(“클라이언트와 이해관계자(또는 피관련자)” 사이드바 참조) 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게 하지 않 으면 조직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정리하자면 다음의 관리 실천법이 좋은 실천법이다.
1. 사람들의 몰입과 상호작용을 촉진한다. 
2. 사람들이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한다. 
3. 모든 클라이언트가 행복할 수 있도록 한다.
- 많은 경우에 성과에 대한 보상이 실제로는 성과를 더 나쁘게 할 수 있으며, 더 많은 보상을 할수록 성과는 더 나빠진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많은 이가 충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닉 플레밍 Nic Fleming, “The Bonus Myth")
-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지식 노동자에게도 돈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들은 돈을 궁극적인 척도로 여기지 않으며 돈이 직업적 성과와 성취를 대신한다. 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직업이 생계 수단이었던 과거 노동자와는 뚜렷하게 대조적으로, 대부분의 지식 노동자는 자신의 직업을 삶으로 본다. (피터 F. 드러커 Peter F. Drucker, 『매니지먼트(Management))
- 과학 연구에 의하면 성과 인센티브가 실제로는 거꾸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보상(돈이나 그 밖의 것)에 대한 기대가 내재적 동기를 없애버려 서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인센티브는 사람들이 더 이상 일하 는 즐거움을 위해 일하지 않을 것임을 보장해 준다. 이것을 과잉정당화 효 과 Overjustification effect라고 부른다. 즐거움을 기대하고 느끼는 대신에 보상을 기대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일을 잘 해내는 것보다 보상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결과 기반 의 보상은 부정행위의 위험을 높인다는 점 또한 문제다. 결과를 기반으로 보상하면 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짧은 지름길을 선택하게 된다. 조직은 부작용이 생기는 나쁜 행동으로 성과가 나빠지고, 직원들은 보너스나 동료의 연금을 손쉽게 차지해버릴 것이다. 거액의 결과 기반 인센티브에 의한 외재적 동기부여는 마치 황금 바구니가 달린 열기구와 같다. 돈은 많이 들지만 하늘로 띄우기는 어렵다.
- 우리의 본업은 희미하게 멀리 있는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 권력은 부패한다고들 하지만 사실은 권력이 부패한 사람을 끌어당긴다는 말이 더 맞다. 분별있는 사람은 대개 권력이 아닌 다른 것에 끌린다.
- 조직의 통제권을 분산시킬 때만이 이와 같은 전형적인 관리의 함정에서 벗어나고 업무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우리 주변의 (그리고 우리 내부의) 모든 복잡계가 성공적으로 자기조직화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중앙에서 통제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면역계를 통제하는 마스터 T 세포, 심장 박동을 조절하는 주 페이스메이커 세포, 두뇌에서 의식을 만들어내는 중앙 뉴런 따위는 없다. 복잡계에서는 대개 통제권이 분산되어 있다. 그건 좋은 일이다! 만약 면역계에 통제 센터가 있었다면 바이러스가 무척 쉽게 무너 뜨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소수의 몇몇 세포가 심장 박동을 관리하고 있 었다면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정도로 오래 살지도 못할 것이다.
- 설득/협상의 단계
1. 통보 tell
여러분이 직접 결정을 내리며 그 이유를 설명해줄 수도 있다. 결정에 대 한 토론을 바라지도 않고 기대하지도 않는다.
2. 설득 sell
여러분이 직접 결정을 내리지만, 올바른 선택임을 확신시켜서 사람들에 게 참여하고 있다고 느끼도록 한다.
3. 상의 consult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해서 결정을 내리기 전에 무엇을 고려해야 할지 먼저 물어본다.
4. 합의agree
관련된 모든 이와 논의하고 집단이 함께 그 결정에 대한 합의를 이룬다.
 5. 조언 advise
사람들에게 의견을 제시하고 그들이 조언을 받아들이기를 기대하지만 결정은 여러분이 아닌 그들의 몫이다.
6. 질의 inquire
다른 이에게 결정을 맡기고 나중에 그 결정을 내린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부탁한다.
7. 위임delegate
사람들에게 결정을 맡기고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
- 나는 항상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한다. 그 일을 어떻게 하는지 배우기 위해서다. (피카소)
- 개발은 항상 자기 개발이다. 기업에게 개인을 개발시킬 책임이 있다는 가정은 허세에 불과하다. 그 책임은 개인, 개인의 능력, 개인의 노력에 있다. (피터 드러커)
- 중세에는 전문 노동자를 장인이라고 불렀고 자기들끼리 길드를 조직하는 경우가 많았다. 몇 세기 동안 카펫, 조각, 석공 등과 같은 분야에서 길 드가 생겨났다. 어떤 장인 단체는 매우 엄격했다. 이들은 온 나라의 장인이 지켜야 하는 비즈니스 규칙을 좌지우지했다. 비교적 느슨한 방식으로 구성 된 길드도 있었는데 그런 길드는 도시 경계선 범위까지 영향력을 발휘했다. 어떤 식으로 구성됐든 간에, 길드는 장인 master과 도제 apprentice 라는 업무 관계에서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곳이었고, 그 기술을 연습한 모든 이가 지켜 야 할 적절한 절차와 행동이 무엇인지를 정의했다. 안타깝게도 정치가 상식을 좌우하는 시대가 되자, 정보를 공유하고 학생을 가르치는 일보다 권력을 지키고 돈을 버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길드에게 주는 정부의 지원이 혁신 측면에서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낳 았다. 원래는 좋은 아이디어였지만 악용으로 망쳐버린 고전적인 경영 사례 중 하나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오늘날 회사 안의 장인들은 자기들끼리 실천 공동체 COP, community of practice 라고 부르는 현대판 길드를 조직하기도 한다. COP란 공동의 이익이나 업무 영역, 공통 의 관심사 또는 어떤 주제에 열정을 공유하는 전문가 집단을 말한다. 역할, 기술, 관심사, 그 밖의 모든 것을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3 COP는 대개 비 공식적이고 자기조직적이며 자발적인 모임이기 때문에, 업무에 열정이 있 는 사람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는 스스로를 “열정 공동체Communities of passion”로 봐야 한다고 말했던 개리 해멀 Gary Hamel 의 비즈니스 “문샷moon shots” 중 하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 길드는 공유 규범을 유지하고, 이러한 규범을 위반한 자에게 불이익을 주 고,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성공적인 집단 행동을 수행함으로써 유익 한 사회적 자본을 창출한 사회 연결망이었다. (오길비)
- 참여자들이 아이디어를 배우거나 공유하고, 학습한 교훈을 문서화하고, 일 하는 방법을 표준화하고, 새로운 사람을 가르치고, 조언을 제공하고, 새로 운 기술을 탐색하고, 심지어는 지배 구조를 응용하기도 하는 것이 COP의 목적이다. COP는 팀, 제품, 사업부 등 조직 경계를 넘나들 수 있다. 이 그렇게 하면 사회 연결망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나의 (큰) 단일 프로 젝트 기간 동안 COP를 실행하는 경우도 있고, 해당 업무 분야에 대한 열정으로 그 구성원이 COP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 실천 공동체란 공동의 지식과 정체성을 지니고 함께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런 식으로 일하면 사람들과 그들이 하는 일 사이의 장벽 과 경계가 하찮아지거나 상관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집단의 노력이 이들을 한데 묶어 주기 때문이다. (실리 브라운)
- 실천 공동체란 세 가지 기본 요소, 즉 일련의 문제를 정의하는 지식 영역, 이 영역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공동체, 그들이 그 영역에서 효과적이기 위해 개발하는 공동의 실천법의 고유한 조합이다. (에티엔느 웽거 Etienne Wenger 『실천 공동체 Cop Communities of Practice )
- 학습 공동체, 테크 클럽, 최고 기관COE, centers of excellence, 개선 공동체, 전문 가 협회, 일반 사용자 그룹처럼 (대략적으로) 같은 아이디어에 다른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실제로 스웨덴의 인기 온라인 음악 회사인 스포티파이에서는 COP를 길드라고 부른다.8 내가 최고로 좋아하는 용어인데, 이미 수 세기나 된 장인 정신에 친근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대개는 조직이 아니라 지역 중심으로 모이는 더 큰 전문가 협회나 사용자 그룹과 구별하기 위해, 더 정확한 명칭은 비즈니스 길드business guild 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이름으로 부르 든 모든 비즈니스 길드는 세 가지를 공유한다. 비즈니스 길드는 지식 영역, 열렬한 지지자 공동체, 그리고 일련의 도구 및 실천법을 다룬다. 길드의 효과는 주로 협력을 통한 학습과 관련이 있지만, 길드의 유용함을 다른 영역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 길드가 조직의 제품, 서비스, 비즈니스 전략에 구성원들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할 수도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장인 길드가 시 의회의 정책과 법률에 영향을 미쳤 던 것과 비슷하다.
- 길드를 통해 직원들은 회사에서 자신들이 일하는 방식과 회사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표트르 아니오와)
- 길드를 제도화(경영진이 공식적으로 인정)할 때에는 개인, 길드, 경영진 간의 이 해 충돌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 체조 연 맹(길드)은 네덜란드의 체조 선수인 예프레이 바머스Jeffrey Wammes (전문가) 를 2012년 런던 올림픽 대표로 원래 선발하지 않았다. 바머스는 그 결정에 항의해서 사건을 법정(경영진)으로 가져갔는데, 판사는 바머스의 지적이 옳다고 판단해서 연맹에게 선발 과정을 다시 고려해보라고 판결했다. 조직에서도 비슷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아마도 어떤 이는 제품이 특정 한 날짜에 출시되기를 바라는 상황인데, 길드는 그 제품이 특정 품질 기준 을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막으려 할 수도 있다. 경영진은 규칙을 각기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 어떤 사람이 어떤 결정을 내리고 누가 판사 역학을 할 수 있는지 모두에게 분명하게 해야 할 것이다.
- 집단 간의 신뢰를 구축하고 초기의 회의론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빈틈 없이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로버트 헐리 Robert Hurley, 『The Decision to Trust)
- 성과 평가가 남긴 성과는 끔찍하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지만, 대다수는 성과 평가가 완전히 쓸모 없 으며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주요 연구를 살펴보면, 대개의 성과 평가는 내재적 동기와 팀 협업을 파괴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스트레스 받는 연례 평가는 거의 항상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이유로 실패한다. 직원과 관리자가 서로 반대의 사고방식 을 갖고 있고, 급여는 성과와 전혀 관련 없는 경우가 많으며, 어떤 관리자도 객관적일 수는 없고, 성과 평가표는 너무 포괄적이며, 평가는 불신을 낳고, 개인 평가는 팀워크를 파괴한다.  많은 관리자가 적어도 무언가 잘못 되어 있다는 생각은 갖고 있는 듯 하다. 관리자는 직원 해고 다음으로 성과 평가를 가장 싫어한다. 아무도 평가가 조직 성과를 장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관리자와 HR 전문가는 성과 평가에 숨어있는 많은 가정을 깊이 생각하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성과 평가 자체가 성과 평가 대상이었다면 구체적인 결과가 전혀 없어서 바로 그 자리에서 해 그됐을 것이다. 무엇보다 나쁜 것은 성과 평가가 현대 조직이 없애려고 노력해야 하는 계층 구조를 강화한다는 점이다. 다행히 세상은 서서히 깨어나는 중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모두 차례차례 성과 평가를 없애고 있다. 글로벌 창의 경제의 등장으로 비추어 볼 때 그 관행은 지속 불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원격근무, 계약직 노동자, 애자일 및 린 방법론, 그 밖의 많은 추세가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의 공식 적인 성과 평가를 점점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적당한 사례: 내 배우자는 항상 본 사와 떨어져 있어서 최근에는 전혀 성과 평가를 받지 않았다!) 이 쓸모 없는 의례를 완전히 걷어치워버리고 평가를 21세기에 좀 더 의미 있는 무언가로 대체할 수 있으면 좋겠다.
- 성과 평가는 관리 도구 그 이상의 것이 되었다. 가부장적인 조직의 특징인 부모, 상사 부하 관계의 문화적, 아니 거의 인류학적 상징으로 자라났다. (톰 코언스 Tom Coens, & 메리 젠킨스 Mary Jenkins, "Abolishing Performance Appraisals)
- 측정 행위는 객관적일 수도 중립적인 없다. 이는 주관적이며 필연적 으로 편향적이다. 측정은 측정 대상뿐 아니라 측정자도 변화시킨다. 사회적 맥락에서는 측정 대상이 측정을 위해 선택되고 주목받는다는 사실 때문에 가치를 얻게 된다. (피터 드러커)
- 달성 목표는 위험하다. 달성 목표를 완벽하게 설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타인의 목표를 대신 정해주면, 그들은 금세 원래 목적이 아니라 달성 목표 를 달성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측정값 자체가 목표가 되면 더 이상 좋은 측정이 아니다.”라는 법칙이 굿하트의 법칙 Goodhart's law이다. 최선의 방법은 달성 목표를 애매하게 유지하고 자신이 소유하는 것이다. 특정 지점이 아니 라 모호한 달성 목표, 범위, 또는 방향을 활용한다. 구글은 직원에게 여러 개의 어려운 달성 목표를 직접 정하게끔 하고, 그 목표를 전부 이룰필요는 없다고 강조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렇게 하면 달성 목표가 하나의 고정점이 아니라 그저 범위와 방향이 되는 효과를 얻는다
- 인센티브는 문제를 일으킨다. 승리한 사람에게는 보상이 조 잠시 동기를 부여할지도 모르지만, 승리하지 못한 사람의 동기를 심각하게 이 떨어뜨린다. 최종 결과는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여러분이 한 명을 “이 달의 직원”으로 뽑을 때마다 수십, 수백, 수천 명의 동료를 “이 달의 패배자”로 바꿔 놓는다. 창의 업무 환경이 올림픽 경기가 돼서는 안 된다. 보상이 위험한 까닭은 거기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보상은 그것을 얻 은 사람에게 동기를 부여한다.  그러나 보상 받는 이유(및 측정 가능한 것)와 (실제로는 측정이 불가능한) 조직의 목적은 결코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 구글 은 사람들의 목표와 핵심 결과를 승진 조건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당연한 것이, 구성원들이 달성 목표 및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다면, 원래 목표가 보이지 않게 되고 그들은 각각의 결정을 할 때마다 회사에 정말로 필요한 수준보다 조금씩 더 나쁜 결정을 내릴 것이다.  이것을 의도하지 않은 결과의 법칙 law of unintended consequences 또는 '어이쿠! 내 보너스가 회사를 망쳐버렸네 법칙이라고 부른다.
- 만약 부모님이나 선생님 또는 관리자가 여러분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자리에 있고 그 판단이 여러튼에게 좋은 일이 일어날지 나쁜 일이 일어날지를 결정한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는 왜곡될 수밖에 없다. 학습 를 이나 성장을 위해 협력하지 않을 것이고 좋은 것을 얻으려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그 사람에게 확인받으려 할 것이다.
- 좋은 측정의 12가지 규칙을 찾아냈다. 우리가 배운 것을 구체적인 관리 실천법으로 바꾸기 전에 그 규칙을 검토해보자.
규칙 1: 목적을 갖고 측정한다. 왜 측정을 하고 있는지 반드시 항상 그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 지표 그 자체 는 목표가 아니다. 지표은 단지 목적을 위한 수단임을 절대 잊지 말자. 모든 것이 '왜?'로부터 시작한다.
규칙 2: 미지의 영역을 줄인다. 지표는 정말로 알고 싶은 것을 대신하는 값일 뿐이다. 성급하게 결론 내리 지 말자. 항상 아직 모르는 미지의 영역을 줄이려고 노력하자.
규칙 3: 개선을 추구한다. 좋아 보이도록 해주는 것만 측정하지 말자. 주위에 많은 데이터가 있지만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규칙 4: 모든 이해관계자를 행복하게 한다. 여러분의 업무는 다른 사람들에게 달려 있고, 다른 사람의 업무는 여러분 에게 달려 있다. 단 한 명의 이해관계자에게 최적화하지 말자. 그 대신에 다양한 관점으로 업무를 측정하자.
규칙 5: 모든 숫자를 의심한다. 관찰자는 대개 자신의 지표에 영향을 미치고 지표는 온갖 종류의 편향에 시달린다. 보고된 숫자에 대해 건강하고 비판적인 태도를 갖자.
규칙 6: 달성 목표를 엄밀하지 않게 설정한다. 사람들에게 달성 목표가 생기면 진짜 목적 대신에 달성 목표에 집중하는 경 향을 갖는다. 달성 목표를 모호하게 유지함으로써 이러한 경향성을 피하자.
규칙 7: 지표의 주인이 된다. 모두가 자신의 업무에 책임이 있고 지표는 그 업무를 개선하도록 돕는다. 따라서 모두가 자신의 지표에 책임이 가져야 한다.
규칙 8: 지표를 보상과 연결하지 않는다. 보상은 내재적 동기를 없애고 조직 내 잘못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이 바람직한 행동을 하도록 하려면 인센티브를 사용하지 말자.
규칙 9: 가치와 투명성을 촉진한다.
인간은 똑똑하기 때문에 어떤 시스템과도 게임을 할 수 있다. 게이밍을 예방하려면 모든 이가 활용하고 있는 가치, 의도, 지표를 투명하게 해야한다.
규칙 10: 시각화하고 인간화한다.
숫자는 모든 것을 비인간적으로 만들기 쉽다. 숫자를 색깔과 그림으로 대체 하고 측정값을 실제 업무가 이뤄진 곳과 가까운 데에 둔다.
규칙 11: 일찍 그리고 자주 측정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충분히 자주 측정하지 않는다. 감당하기에는 위험과 문제 가 너무 커지기 전에 일찌감치 지체하지 말고 측정한다.
규칙 12: 다른 것을 측정해본다. 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는 것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다. 환경은 항상 바 뀐다. 측정 방법과 측정 대상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 사람들이 정기적인 보상에 중독돼, 기대했던 보상을 받지 못하면 실망하거나 불이익을 받았다고 느낄 것이다. 결국 이것이 동기를 무너뜨리고 그로 인해 성과가 나빠진다. 
개인적인 보상은 협력을 방해하게 되는 데, 창의적인 지식 업무에서는 협력이 극히 중요하다. 개인적인 보상은 경쟁 과 부정행위를 자극하고 그것이 구성원 간의 관계, 더 나아가 구성원과 관리자 사이의 관계를 파괴한다.
전통적인 보너스 제도는 객관적인 측정값을 필 요로 하지만, 현실은 너무나 복잡하기 때문에 숫자에 담아낼 수 없다. 지표는 좋은 성과에서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는 팀워크와 협업과 같은 측면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에 따르면 보상은 사람들의 주의를 복잡한 업무로부터 다른 곳으로 돌리고, 창의적인 생각을 방해하며, 스트레스 수준을 높인다. 이것 이 사람들로 하여금 위험을 회피하고 쉬운 과제 를 선호하도록 만드는데, 혁신은 위험을 감수 하고 복잡한 과제를 해야 이룰 수 있다.
또한 연구 결과를 보면 보너스가 내재적 동기 와 이타주의를 훼손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보상이 주어지자마자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 기 시작한다. “회사는 이 일에 대해 내게 추가 수당을 지급했어. 이 일이 재미있거나 흥미롭 거나 좋은 일었다면 왜 그렇게 하겠어?"
- 세상은 너무 복잡해서 그저 따라하기만 하면 되는 실천법 목록을 줄 수 없다. 21세기의 관리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통찰력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 자신의 특정한 필요에 대한 그들만의 처방을 개발할 수 있다. (헨리 민츠버그)

'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셀트리오니즘  (0) 2021.03.14
온난화라는 뜻밖의 횡재  (0) 2021.03.14
디지털 마케팅과 페이스북 광고  (0) 2021.03.01
언카피어블  (0) 2021.02.17
의미의 발견  (0) 2021.02.17
Posted by dalai
,

사람이 모이면 가지 의견이 나온다.” 유대인의 특징을 설명해주는 이스라엘 속담입니다. 유대인들은 경전인 탈무드를 공부할 나이, 신분, 성별에 관계없이 명씩 짝을 지어 토론을 벌입니다. 치열한 논쟁을 통해 진리를 찾아나가는 방식을하브루타라고 부르는데, 가정에서부터 학교와 사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육단계에 뿌리내린 학습방식입니다. 하브루타를 통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견을 동시에 경험하며, 다양한 시각과 견해를 알게 됩니다.

한국경제신문 35일자 A30 저자와 함께 속으로…‘ 아이의 부자 수업 기사는 김금선 하브루타부모교육연구소 소장이 강조하는 자녀교육법을 소개했습니다. 세계적인 금융회사와 기업들을 숱하게 일궈낸 유대인들의 저력이 어릴 때부터 하브루타를 바탕으로 경제교육을 철저하게 받는 데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하브루타는 유대인의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놀랍게 성장시켰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을 길러주었다.”

토론과 논쟁에는정답 없습니다. ”정답이 아니라 얼마나 창의적인 답을 찾는지가 중요하다. 기존에 없던 것을 찾으려니 잘못 짚는 경우가 허다하다. 창의성의 세계에서 실패는 다반사로 일어난다.“ 여기에서 실패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생기는데, ‘실패는 새로운 경험이라는 것입니다.

소장은 유대인들이 13세에 성인식을 성대하게 치르는 이유를 경제교육 관점에서 성찰합니다. ”성인식에는 결혼식 축의금에 버금갈 정도로 주위에서 많은 축하금을 받는다. 부모는 돈을 주식과 펀드 각종 투자방식으로 불린다.“ 자녀가 20세가 되면 독립시키는데, 관리해 돈을실패의 비용으로 준답니다. ”다양한 일에 도전할 필요한 돈을 미리 주고, 실패한 다시 일어날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밑바탕을 마련해준다.“

한국인의 자녀교육방식은 유대인과 다릅니다. 돈의 중요성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내가 알아서 챙겨주겠다 부모가 적지 않습니다. 소장은 그런 전형적 사례를경제교육을 망치는 부모의 여섯 가지 습관으로 정리했습니다. ”우리는 마음이 부자야.“ ”그래, 기분이다. 오늘 치킨 먹자.“ ”엄마가 테니까 너는 공부나 .“ ”시험 보면 휴대전화 바꿔줄게.“ ”이거 . 이게 훨씬 좋아.“ ”끝까지 못할 거면 아예 시작도 하지 .“

이런 말은 아이를 판단 주체에서 아예 배제시키고, 돈에 대한 고민과 기회비용의 선택을 하는 기회를 빼앗습니다. 소장은유대인들은 하브루타 방식의 문답을 통해 아이들이 저절로 경제 관련 지식을 습득하도록 이끈다집안의 경제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경제 뉴스에 등장하는 각종 용어도 세심하게 가르친다 알려줍니다. ”만약 삼성전자에 대한 뉴스가 나온다면 아이들은 삼성전자가 얼마나 회사냐고 물어본다. 이럴 그냥 뭉뚱그려 이야기하지 말고 삼성전자가 어떤 업종의 기업인지, 회사 크기는 어떻게 가늠하는지, 주식회사란 무엇인지, 주식시장에 어떻게 투자하는지 등을 최대한 자세하게 알려줘야 한다.“

돈을 많이 벌고 부자가 돼야 하느냐 경제교육의 핵심입니다. 유대인은 돈을 버는 궁극적인 목적을자유라고 봅니다. 돈이 없으면 생활의 자유를 얻을 없기 때문입니다. ”부자 수업의 최종 목표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간을 키워내는 것이다. 돈을 정직하게 모으고, 올바른 곳에 쓰도록 지도하면서 부모와 아이 모두 함께 성장한다.“

한국경제신문 상임논설고문
이학영

Posted by dalai
,

AD 2100 기후의 반격

etc 2021. 3. 6. 19:45

- 한류성 어종인 명태는 수심 200~300m 아래에 산다. 명태가 알을 낳으면 표층으로 떠오르는데 갓 부화한 명태가 살기에 적 합한 물의 온도는 대략 2~7°C다. 연구에 따르면, 갓 부화한 명태 의 생존율은 물의 온도와 관련이 깊다. 적정 온도에서 조금만 올라가도 명태 자어는 빠른 속도로 죽는다. 안타깝게도 동해는 지난 100년간 뜨거워졌고 명태 산란지로 알려진 동해 북부는 수온이 2.4°C 상승했다. 한마디로 더 이상 우리나라 바다에서는 명태가 살기 힘들다. 2014년, 결국 해양수산부가 명태 자원 복원을 위해 나섰다.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해양수산부는 어렵게 구한 어미 명태에서 알을 수정, 부화시켜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6,000마리를 방류했다. 또한 2017년 5월, 2015년에 양식된 1세대 명태에게서 얻은 2세대 명태 총 15만 마리를 동해 바다로 방류했다. 완전 양식에 성공한 2세대 명태가 방류된 건 이번이 처 음이다. 연구자들은 양식된 명태가 적응해온 수온에 맞춰 방류시기를 조절한 만큼 이들 명태가 동해 바다에서 잘 적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명태들이 잘 자란다면 언젠가 동해 연안이 명태로 가득한 날이 다시 찾아올지도 모른다.
- 지난 60년 동안 지구 전체의 바닷물 온도는 0.185°C 상승했다. 겨우 0.185°C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는 실로 엄청난 수온 상승이다. 예를 들어 서울 월드컵경기장 안에 물을 채우고 0.185°C를 올리려면 얼마나 열을 가해야 할까? 무려 6만 명이 1년간 쓰는 에너지를 투입해야 0.185°C를 올릴 수 있다. 즉, 전 세계 바닷물 온도를 0.185°C 올리려면 70억 인구가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의 약 1만 4,000배에 달하는 에너지가 필 요하다. 이는 다시 말해 우리 바다가 지난 60년 동안 엄청나게 많은 열을 받았다는 이야기다.
- 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서기 2100년,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이 16.7°C까지 치솟는다고 생각해보라. 아열대기후로 변한 이 땅엔꽃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물이 늘어나고 1년 내내 꽃가루 경보가 울릴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이들은 마음 놓고 바깥나들 이를 할 수 없고 낯선 해충이 우리를 공격해 지금껏 알지 못했던 질병이 인류를 공포에 떨게 할지도 모른다. 서기 2100년, 기후변화가 바꿔놓은 미래의 이 땅에서 인류는 생존을 위한 대도전에 직면해 있다
- 지카 바이러스는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처음 시작됐다. 원숭이에게서 발견된 지카 바이러스는 1952년 최초로 인간에게 감염되었다. 2007년 남태평양의 한 섬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고, 2015년 브라질에서 대유행을 했다. 2016년 미국 플로리다에 상륙한 지카 바이러스는 현재 동남아시아까지 퍼진 상태다. 전 세계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속출하고 소두증 아이들이 태어나고 있다.
- 중국 광저우廣州에서도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모기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곳 외곽에 위치한 열대병 제어센터는 일명 모기 공장이라 불리며 수백만 마리에 달하는 수컷 흰줄숲모기를 사육한다. 모기 공장에서 생산된 흰줄숲모기는 알에서 부화 전 '월바키아 Wolbachia'라는 세균에 감염되는데, 이 세균은 생식능력을 제거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월바키아 에 감염된 수컷 모기는 암컷을 만나 교미하더라도 알을 번식할 수 없다. 이 불임 상태의 수컷 모기가 인근 숲으로 방생되면 모기 개체 수 감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과연 이 모기들이 자연 생태계를 바꿔놓을 수 있을까? 인류는 이 첨단 무기로 모기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인류에게 불리한 형세인 듯하다. 여전히 중국 윈난云南과 광저우 지역에서는 흰줄숲모기가 옮기는 뎅기열에 감염 된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고 이는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될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2016년 7월 지구의 기온이 136년 기상 관측 사상 최고 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도 22년 만에 가장 긴 폭염을 맞았다. 지금처럼 온실가 스를 배출한다면 2100년 지구의 평균기온은 4.6°C 오르고, 남한은 5.3°C 상승 한다고 한다. 이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보다 높은 수치다. 2016년 서울의 폭 염일수는 24일이었지만 21세기 후반에 이르면 평균 폭염일수가 73.4일로 늘 어난다. 열대야 일수 또한 32일에서 72일로 늘어날 것이다. 이는 두 달 넘게 잠을 설치며 더위와 싸워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전기량은 결코 적지 않다. 무심코 돌리는 청소기는 한 달이면 3.6kg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고, 에어컨은 1.7kg, 전기 주전자는 1.3kg의 이산화탄소를 만든다. 온실가스는 얼마나 배출되고 있을까?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한 달에 약 415kg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고 한다. 이는 1,793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흡수되는 양이다. 일상에서 쓰는 전기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충분히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Posted by dalai
,

예전 부모님 세대에서는 고양이는 길들여지지 않고, 주인도 못 알아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밖으로 나돌아 다니다가도 때가 되면 집으로 돌아오는 개와 달리 고양이는 집 밖에서 며칠씩 돌아다니기도 하고, 주인과 정서적 교감도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애완용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도 많아졌고, 어릴 때부터 잘 길들이면 개 정도의 재주를 부리기도 한다고 한다. 

이 책은 아티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제이미 셀먼이 고양이들과 살아오면서 고양이들을 관찰하고 지켜보면서 고양이의 행동과 표현으로부터 배운 인생의 교훈을 짤막짤막한 글을 엮은 책이다. 

 주인에게 붙임성이 있는 고양이도 있겠지만, 대개 고양이들은 주인을 따르지 않는다. 그래서 책의 한글제목을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라고 뽑은 것 같다. 원서의 제목은 "Lessons I lerned from my cat"이다. 원서의 제목대로 한글판 제목을 뽑았다면, 좀 지루한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고양이는 대개 빈둥거리며 누워 있는 시간이 많다. 이를 통해 우리는 휴식과 여유의 미학을 배울 수 있다. 낮잠을 자는 것도 부끄러워할 게 아니라 여유로 볼 수 있다. 

먹이 앞에서 고양이는 망설이지 않는다. 우리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 때 망설이지 말고, 지금 즐겨야 함을 배운다.

고양이는 주인에게 쉽사리 곁을 내주지 않으며, 홀로 있는 시간이 많다. 우리는 독립적인 사람이 되어야 하며, 때론 혼자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이 책을 관통하는 흐름을 한가지로 요약하자면, 우리는 나답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양이처럼 도도하고, 우아하고, 편안하게 인생을 즐겨보자.


본 리뷰는 출판사 협찬을 통해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멍청할 것 이기적일 것 흔들릴 것  (0) 2021.03.09
당신이 누구인지 책으로 증명하라  (0) 2021.03.09
회사말고 내 콘텐츠  (0) 2021.03.01
세네카의 인생론  (0) 2021.03.01
요가 몸으로 신화를 그리다  (0) 2021.03.01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