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문학사에 훌륭한 작품을 남긴 괴테, 하이네, 토마스 만, 헤세, 카프카, 그리고 페터 한트케 같은 작가들은 살펴보자. 이들은 자신들에게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에 글을 썼다. 이들의 글쓰기는 죽음의 유혹을 극복하는 치유의 글쓰기였다. 특히 이들의 남다른 예민한 자의식은 죽음과도 같은 고통이었다. 그런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젊은 날의 괴테는 『젊은 베르터의 고뇌를 써서 베르터를 죽음의 길로 몰 아넣음으로써 위기와 죽음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다. 하이네 역시도 자신의 사촌 여동생과의 사랑의 실패를 토대로 쓴 『노래의 책』에서 사랑의 아픔을 노래하면서 자신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했다.  한편 토마스 만은 「산고産苦의 시간」에서 글쓰기를 산고의 고통에 비유하면서 그 어려움을 토로한다. 그는 실러를 주인 공으로 내세운 그 단편에서 글이 제대로 쓰이지 않는 심정을 자신의 입장에 대비하여 토로한다. 즉 병고에 시달리며 『발 렌슈타인』을 쓰는 성찰적인 시인 실러가 괴테는 글을 쉽게 술술 쓰는 것 같은데 자신은 그렇지 못하다며 한탄하는 것이 다. 헤세 역시도 글쓰기를 구도의 길에 비유한다. 그의 작품 「시인 에서 중국의 시성詩聖 한혹이 안락한 생활과 소소한 행복을 버리고 시의 길을 찾아 먼 길을 떠나는 것이 그 예이다. 또한 정신적으로 불안정했던 헤세는 작품의 주인공들을 대체로 익사시키는 글쓰기를 통해 자신은 죽음의 유혹에서 벗 어난다. 카프카에게도 작품 활동은 단순한 글쓰기의 행위를 넘어서는 살기 위한 존재 방식이었다. 그는 결혼 생활과 창작 생활을 갈등 구조로 보고 자신의 약혼을 번번이 깨뜨리고 만다. 그의 선택은 창작을 위해 일상적인 행복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 위대한 작가란 훌륭한 내용의 글을 쓸 뿐만 아니라 자신의 문체가 있는 작가를 말한다. 니체 역시 문체를 중시하여 글을 쓸 때마다 글의 내용에 적합한 문체를 찾았다. 그는 『인간적 인 것, 너무나 인간적인 것에서부터 아포리즘 형식으로 글 을 쓰기 시작했다. 아포리즘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 는 사물을 낯설게 제시해서 다르게 생각하도록 요구한다. 그 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을 무너뜨리고 충격을 준다. 즉 아포리즘은 진리에 가장 빨리 도달하는 형식이고 그것은 번 개처럼 진리에 도달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을 깨우칠 수 있 는 사람만 선택하고 그렇지 못하는 자는 쫓아내는 기능을 하 는 것이 아포리즘이다. 훌륭한 문체는 동일한 파토스를 지닐 능력과 자격이 있는 사람들을 전제하고, 그들에게 자신의 심 중을 털어놓기에 부족함이 없음을 전제하는 것이다.
- 니체는 아포리즘 형식으로 글을 쓰는 이유를 『차라투스트 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이렇게 말했다. “피와 잠언으로 글 을 쓰는 자는 그 글이 읽히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암송되 기를 바란다. 산에서 산으로 갈 때 가장 가까운 길은 봉우리 에서 봉우리로 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려면 다리가 길어야 한다. 그리고 잠언은 봉우리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몸집이 크고 키가 껑충 큰 자라야 잠언을 알아들을 수 있다.” 이처럼 잠언을 이해하려면 봉우리에서 봉우리로 걸어갈 수 있는 정 신의 거인이라야 한다. 자기 시대에서만 친구를 찾는 사람은 위대한 사람이 아니다. 거인은 발밑의 난쟁이 소리는 듣지 못 하지만 멀리 떨어진 위대한 친구의 목소리는 분명히 듣는다.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그런 친구 중의 한 명이 스피노자였다. 스피노자는 두 사람의 진정한 선구자였고, 시대를 앞서 걸어간 위대한 친구였다.
- 쇼펜하우어는 저자를 세 가지 부류로 나눈다. 첫 번 째 유형은 사고를 하지 않고 글을 쓴다. 그들은 기억과 추억 을 바탕으로 하거나, 또는 남의 책을 직접 이용해서 글을 쓰 기도 한다. 두 번째 유형은 글을 쓰면서 사고하는 사람들이 다. 그들은 쓰기 위해 사고한다. 그 수는 매우 많다. 세 번째 유형은 사고하고 나서 집필에 착수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사고를 했기에 글을 쓸 뿐이다. 보기 드문 세 번째 저술가의 글쓰기는 몰이사냥과 같아서, 짐승이 이미 우리 속에 잡혀 들 어가 있으므로 사냥꾼은 이제 목표를 정하여 쏘기(서술)만 하면 된다.
- 쇼펜하우어와 니체는 웃고 춤추는 것을 가르치는 책을 원 한다.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쇼펜하우어는 자신의 글 에서 번번이 잔잔한 웃음과 유머, 기지를 보여 준다. 그는 자 기 자신에 대해서도 웃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도 한다. 어떤 의미에서 웃음은 그의 철학의 정점이었다. 채플린의 코미디 연기도 쇼펜하우어의 웃음론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쇼 펜하우어는 사람들이 어둡고 금욕적인 책이라고만 알고 있 는 자신의 주저에서 의외에도 웃음론을 펼친다. “웃음은 매 번 어떤 개념과 그로 인해 생각된 실재의 객관 사이의 불일 치를 갑자기 알아차린 데서 생긴다.” 웃음은 개념과 실재의 불일치의 표현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주저의 서문에서 그 책의 용도에 대해 이미 유머러스하게 말한다. “이 책의 서문 까지만 읽고 그만둔 독자는 현금을 주고 이 책을 샀으므로 자신의 손해를 무엇으로 배상할 것이지 물을지도 모른다. 그 러면 이제 나의 마지막 도피처는 책이란 읽지 않아도 여러 모로 이용할 수 있다고 그에게 일러주는 것이다. 이 책은 다 른 많은 책들과 마찬가지로 그의 장서의 빈곳을 메워 줄 것 이고, 장정이 훌륭하면 확실히 보기에도 좋을 것이다. 또는 그에게 박식한 여자 친구가 있으면 그녀의 화장대 위나 차 마시는 탁자 위에 놓아두어도 좋을 것이다. 또는 마지막으로 분명 가장 좋은 용도이자 내가 특히 권하는 것은 이 책을 비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너무나 삭막한 삶 속에서 어느 페이지를 넘 겨도 농담 한 마디 할 여지없이 너무 진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 농담을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 책이 그 진가를 알 만한 사람들의 손에만 들어가게 될 것을 확신하 며 아주 진지한 마음으로 책을 내놓는다고 밝힌다. 
- 구체적인 환경은 독서와는 달리 어떤 특정한 사고를 정신에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자신의 천성과 그때의 기분에 맞는 것을 생각하도록 소재와 계기를 제공해 줄 뿐이다. 때문에 용수철에 무거운 짐을 계속 놓아두면 탄력을 잃게 되듯이, 많은 독서는 정신의 탄력 을 몽땅 앗아간다. 그러니 시간이 날 때마다 아무 책이나 덥 석 손에 쥐는 것은 자신의 사고를 갖지 못하게 하는 가장 확 실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학식을 쌓을수록 대부분의 사람 들이 원래의 자신보다 더욱 우둔하고 단조로워지며, 그들의 저작이 결국 실패로 돌아가는 것도 이러한 독서 습관 때문이다.' 그들은 이미 포프가 말한 상태에 있는 것이다.
- "모두의 머릿속에 산더미 같은 책이 담겨 있어 끊임없이 읽고 있지만 도무지 읽히지 않는다." (포프, 『우인열전愚人列傳』)
학자란 책을 많이 읽은 자들이다. 사상가, 천재, 세상 사람을 깨우쳐 주는 자, 인류의 후원자는 직접 세상이라는 책을 읽은 사람을 말한다.
- 자신의 생각과 독서에서 얻은 생각 : 엄밀히 말하자면 자신의 기본사상에만 진리와 생명이 깃든다. 우리는 그것만을 제대로 온전히 이해하기 때문이다. 독서에서 얻은 남의 생각은 남이 먹다 남긴 음식이나 남이 입 다가 버린 옷에 불과하다. 우리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자신의 생각과 책에서 읽은 남의 생각의 관계는 마치 봄에 꽃이 피어나는 식물과 돌멩이 속에 든 태곳적 식물 화석의 관계와 같다.
- 독자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자신의 견해가 지닌 권위를 나중에서야 알게 되는데, 그때 그 권위는 자신의 견해에 힘을 실어 주고 그것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뿐이다. 반 면에 책에만 매달리는 철학자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주워 모 은 견해들을 가지고 하나의 전체 체계를 만들기에 그 견해들 에서 출발하는 셈이다. 그렇게 되면 그 체계는 서로 다른 재료로 짜 맞춘 로봇과 같은 반면, 독자적 사고로 만든 체계는 갓 태어난 살아 있는 인간과 같다. 전체 체계가 생겨나는 방 식은 인간이 태어나는 방식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외부세계가 사고하는 정신을 수태시킨 뒤 그 정신이 체계를 쭉 품고 있다가 낳은 것이다.
- 독자적 사고가 중요하긴 하지만 우리의 의지대로 할 수 있 는 게 아니므로 약간의 애로 사항이 있다. 책은 언제든지 책 상에 앉아 읽을 수 있지만, 생각은 그렇게 할 수 없는 법이다. 다시 말해 생각도 사람과 마찬가지라서, 언제든지 마음대로 불러낼 수 있는 게 아니라, 그것이 오기를 이제나저제나 기다 려야 한다. 다행히도 외적 동기가 내적 기분이나 긴장과 조화 를 이뤄 잘 어우러지면 저절로 어떤 대상에 대해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책에만 매달리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일이 좀처럼 되지 않는다. 우리의 개인적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를 생각해 보면 그런 사실이 설명된다. 우리가 그와 같은 사건에 대해 결심을 해야 할 때 마음대로 택한 시점에 자리에 앉아 여러 근거를 숙고한다고 해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럴 경우 우리의 생각이 그 문제에 고정되지 않고 다른 쪽으로 빗나가기 일쑤기 때문이다. 때로는 그 문제에 반감이 생겨 그런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억지로 생각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저절로 생각할 기분이 생길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뜻하지 않게 자꾸 그러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하는 법이다. 그리고 다른 시기에 다른 기분으로 생각하면 사안을 다르게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결단이 무르익을 때처럼 더디게 일어난다. 왜냐하면 힘든 과제는 나누어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전에 못 보고 지나친 것이 새삼스레 생각나기도 한다. 또한 명확하게 주시하면 문제가 대부분 훨씬 견딜 만한 것으로 생각되어 반감도 사그라질 것이다.
-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위해 생각한 것만 진정한 가치가 있 을 뿐이다. 일반적으로 사상가는 무엇보다 자신을 위해 사고 하는 사람과, 대뜸 남을 위해 사고하는 자로 분류할 수 있는데, 전자의 사람들이 진정한 사상가이며, 단어의 이중적 의미 에서 독자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다.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철학 자인 것이다. 그들만이 사물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또한 그들 의 삶에서 즐거움과 행복은 바로 사고에 있기 때문이다. 후자의 사람들은 소피스트들이다. 그들은 그럴싸하게 드러 내 보이기를 원하고, 그리하여 세상 사람으로부터 얻을 수 있 다고 기대하는 것에서 행복을 구한다. 그들은 이런 점을 진지하게 생각한다.
- 위대한 인물의 가장 뛰어난 작품은 모두 아직 돈을 받지 않거나 또는 극히 적은 원고료를 받고 글을 써야 했을 때 나왔다. 그러므로 이 경우에도 “명예와 돈은 같은 자루에 들어 가지 못한다”는 스페인의 격언이 옳다는 것이 입증된다. 독일이나 그 밖의 나라에서 저작물이 현재 극히 참담한 상태에 있는 근원은 글을 써서 돈을 벌려는 데 있다. 돈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책상에 앉아 글을 쓴다. 그런데 대중은 어리석게 도 그 책을 산다. 이와 같은 현상의 부차적인 결과로 언어를 망치게 되었다.  질이 떨어지는 수많은 저술가는 신간 서적만 읽으려 하는 대중의 어리석음에만 의존해 살아간다. 즉 그들이 저널리스 트이다. 그들을 일컫는 적절한 명칭이 있다. 그들을 날품팔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 마지막에 한 말이 항상 옳은 말이고, 나중에 쓴 글은 모두 이전에 쓴 것을 개선한 글이며, 모든 변화가 진보라고 믿는 것만큼 큰 잘못은 없다. 사고하는 두뇌의 소유자, 올바른 판단을 하는 사람들, 진지하게 사안을 대하는 사람들은 모두 예 외에 불과한 반면, 세상 어디서나 버러지 같은 인간이 일반적 규칙이다. 이런 사람은 전자의 사람들이 충분히 숙고해서 한 말을 언제나 자기 식으로 개선하겠다며 열심히 노력해서 결 국 개악하고 만다. 그 때문에 어떤 문제에 대해 가르침을 얻 으려는 자는, 학문이란 언제나 진보한다고 전제하거나, 이 책을 쓸 때 이전의 책들을 이용했으리라 전제해서 대뜸 그 문제를 다룬 최신 서적만 움켜잡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 어느 사상의 본래적인 삶은 그 사상이 언어의 한계점에 도달할 때까지만 지속될 뿐이다. 그때 사상은 화석이 되고, 그 후 생명을 잃고 만다. 하지만 태고 시대의 화석이 된 동식물 처럼 파괴할 수 없게 된다. 사상의 순간적이고 본래적인 삶은 결정結晶이 생기는 순간 수정의 삶에 비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의 사고가 언어를 발견하는 즉시 사고는 이미 더 이상 마음 깊은 데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니고 깊디깊은 근저에서는 진지하지도 않다. 사고는 다른 사람을 위해 존 재하기 시작하는 경우 우리 마음속에서 살아가기를 멈춘다. 갓난아기가 독자적인 삶을 시작하는 순간 어머니의 모태에 서 분리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 펜이 사고에 하는 역할은 지팡이가 걸을 때 하는 역할과 같다. 그러나 지팡이 없이 걷는 것이 가장 가벼운 발걸음이 다. 그리고 가장 완전한 사고는 펜 없이 일어난다. 나이가 들 기 시작할 때야 비로소 인간은 지팡이와 펜을 즐겨 이용한다. 
- 위대한 정신의 소유자처럼 사고해야 하는 반면 누구나 같 은 언어로 말해야 한다는 인식이 독일 문필가에게는 대체로 도움이 될지 모른다. 평범한 언어를 사용하여 비범한 사상을 말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문필가들은 그 반대의 방법을 선 택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이들이 시시한 개념을 고상한 언어 로 싸고, 그들의 매우 평범한 사상을 지극히 비정상적인 표현 과 지극히 멋 부리고 가식적이며 이상한 상투어로 치장하려 노력하는 것을 발견한다. 그들의 문장은 끊임없이 거들먹거 리며 걸어간다. 호언장담, 아무튼 허풍 떨고 거만하고 멋 부 리고 과장된, 공중곡예 식의 문체를 이처럼 좋아하는 것과 관 련하여 그 전형은 기수旗手 피스톨Pistol인데, 그의 친구 폴스태 프Falstaff는 언젠가 참지 못하고 이렇게 소리쳤다. “자네가 무 슨 말을 하려는지 말해보게, 이 세상 출신의 사람처럼 말이 야!" (셰익스피어의 『헨리 4세)
- 형용사는 명사의 적이다 (볼테르)
- 문필가가 모든 것을 다 말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독자를 지루하게 만드는 비결은 모든 것을 다 말해버리는 데 있다.” (볼테르의 『인간론) 그러므로 될 수 있는 한 문제의핵심과 중요 부분만 얘기하고 독자가 혼자서도 생각할 수 있 는 것은 말하지 않아야 한다. 빈약한 사상을 전달하기 위해 많은 말을 하는 것은 어디서나 평범함을 드러내는 틀림없는 징표이다. 반면에 탁월한 두뇌의 소유자는 많은 사상을 얼마 안 되는 말로 마무리 짓는다. 진리는 적나라할수록 더없이 아름답고, 그것이 주는 인상 은 간단한 표현일수록 더욱 심오하다. 첫째로, 그래야 진리는 부수적인 사상에 의해 전혀 흩트려지지 않은 독자의 마음을 온전히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그래야 독자는 수사적 기교에 농락당하거나 기만당하지 않고, 전체 효과가 사실 자체로부터 시작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 보통 독일 작가는 되도록 모호하고 불확실한 표현 을 하는 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로 인해 모든 표현이 안 개속의 형상처럼 흐릿하게 나타난다. 그 목적은 모든 문장에 뒷문을 열어놓으려는 계산인 것 같다. 또는 생각한 내용보다. 말을 더 많이 하려는 것처럼 허세를 부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또는 기질이 실제로 우둔하고 굼떠서 그런지도 모른다. 외국 인들이 독일 작가가 쓴 모든 글을 싫어하는 것은 바로 그 때 문이다. 그들은 암중모색하며 글의 뜻을 파악하는 것을 좋아 하지 않는다. 반면에 우리 독일인들은 그런 표현에 기질적으 로 맞는 모양이다.  독일어의 긴 복합문에는 삽입문이 차곡차곡 풍부히 들어 가 있다. 마치 사과로 속을 채운 구운 거위 고기 같다. 미리 시계를 보지 않고는 복합문을 읽는 데 착수해서는 안 된다. 복 합문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무엇보다 기억력이 탁월해야 한 다. 그러려면 오히려 지성과 판단력이 필요할 텐데 말이다. 하 지만 지성과 판단력의 활동은 바로 그런 이유로 힘들어지고 약화된다. 그와 같은 복합문은 찢어진 편지의 종잇조각처럼 독자의 기억력이 면밀하게 모으고 보관해야 하는 반쯤 완성 된 어구를 그에게 제공할 뿐이기 때문이다. 결국 그런 어구들 은 그 뒤에 따르는 각각의 다른 절반에 의해 보충된 다음에 야 하나의 의미를 획득한다. 따라서 그때까지 독자는 무언가 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한동안 읽어야 하며, 오히려 마지막에 가서 진상이 밝혀지기를 기대하면서 그냥 모든 것을 기억해 야 한다. 독자는 진상이 밝혀지면 이제 생각할 거리도 받아들 여야 한다. 독자는 무언가를 이해하기 전에 그토록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고, 독자의 인내력을 악용하는 행위이다.
- 비유는 미지未知의 관계를 기지旣知의 관계로 환원시킬 때 큰 가치가 있는 표현법이다. 우화(寓話, Parabel)나 우의(寓意, Allegorie)로 발전하기도 하는 보다 상세한 비유 역시 어떤 관 계를 가장 간단하고 구체적이며 알기 쉬운 서술로 환원시키 는 표현법일 뿐이다. 심지어 모든 개념 형성은 기본적으로 비유에서 출발한다. 여러 사물의 비슷한 점을 파악하고 비슷하지 않은 점을 내버 리는 것에서 개념 형성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어떤 종류의 이해를 막론하고 이해란 결국 관계의 파악이 그 본질 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상이한 경우나 완전히 이질적인 사물들 사이에서 같은 관계를 인식하는 경우 모든 관계를 더욱 분명하고 순수하게 파악할 것이다. 다시 말해 내가 어떤 관계를 하나하나의 경우에 존재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는 한 그와 같은 관계에 대해 다만 개별적인, 그러므로 직관적인 인식만 가능 하다. 하지만 내가 또한 두 가지 상이한 경우에서 같은 관계 를 파악하는 즉시 그와 같은 관계의 모든 종류에 대한 개념을 갖게 되며, 그러므로 보다 깊고 완전한 인식을 하게 된다. 이처럼 비유는 인식을 위한 강력한 지렛대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놀라우면서도 적절한 비유를 내세우는 것은 깊은 지성의 증거이다. 아리스토텔레스 45도 일찍이 이런 말을 했다.
“비유를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위대한 일이다. 비유만은 다른 삶에게서 배울 수 없으며, 그것은 천재적인 천성의 징표이기 때문이다. 좋은 비유를 들기 위해서는 같은 성질을 인식 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학』)
이 밖에 그는 다음과 같은 말로 비유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철학에서도 확연히 다른 사물에서조차 같은 성질을 발견하는 것은 명민함의 징표이다. (『수사학』)
- 언젠가 동사의 시칭과 화법, 명사와 형용사의 격을 생각해 내고 구별한 우리의 선조들과 이 모든 것을 창밖으로 던지고 싶어 하는 한심한 작자들의 차이는 얼마나 현격한가! 그들은 이처럼 대충 표현함으로써 자신에게 알맞은 미개인 은어를 후세에 남기려고 한다. 이들은 현재 모든 정신이 파탄한 문학 시대의 싸구려 매문업자賣文業者들이다. 신문기자들로부터 시작된 언어 파괴는 문학 비평가와 책 들에서 순종하고 경탄하는 추종자를 발견했다. 그들은 적어 도 그런 행위와 상반되는 예를 통해, 그러므로 훌륭하고 진정 한 독일어를 수호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야 했다. 하지만 아무도 이런 일을 하지 않으며, 현 상황에 저항하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단 한 사람도 더없이 저열한 문 학 천민에게 학대받는 언어를 도우려 하지 않는다. 아니,  그들은 양떼처럼 바보들 뒤를 따르고 있다.
- 많은 독서와 배움이 자신의 사고를 중단시키듯이 많은 글 쓰기와 가르침도 지식과 이해의 명확성과 철저함의 습관을 자 연히 버리게 한다. 명확성과 철저함을 얻을 시간이 없기 때문 이다. 그래서 그는 강의를 할 때 명확한 인식이 부족한 것을 말과 미사여구로 채우려고 한다. 대부분의 책이 말할 수 없이 지루한 것은 주제가 무미건조해서가 아니라 바로 그 때문이 다. 훌륭한 요리사란 낡은 구두 밑창을 가지고도 맛있는 요리 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하듯이 훌륭한 저술가는 무미건조한 주제를 재미있게 만들 수 있다.
- 인생의 고갯길을 힘들여 올라갈 때 다리를 부러뜨리는 경우는 드물다. 편하게 살아가며 안락한 길을 선택할 때가 가장 위험하다.
- 모든 철학 학파에는 다음과 같은 세 명의 사상가가 잇달아 나타난다. 다시 말해 첫 번째 사람은 자신의 몸에서 체액과 정액을 만들어내고, 두 번째 사람은 그것에서 실을 뽑아 정교한 그물을 만든다. 세 번째 사람은 이 그물 속에 숨어 자기에게 걸려드는 제물을 노린다. 그리고 철학으로 생계를 이어가려고 한다.
- 학문의 세계에서 매일 매순간 벌어지는 현상이지만, 문제가 해결되기 직전 자신의 노력이 완전히 허사였다고 확신하 고 일을 멈추는 자가 있다. 이것은 나비매듭을 풀면서 풀리기 직전 머뭇거리는 자와 같다. 바로 그때 매듭이 가장 단단히 매어졌다고 생각해서다.
- 정신의 고갈에서 생기는 냉정함과 절제에서 생기는 냉정 함을 혼동하지 않으려면 전자는 기분이 언짢고, 후자는 쾌활 하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 좋은 표현, 좋은 사상이란 같은 부류의 것 사이에서만 뛰어나 보인다. 훌륭한 인용구를 섞은 글은 전체 페이지, 그러니까 책 전체를 망쳐 버릴 수 있다. 젊은 작가들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 인용구는 독자에게 경고해서, 이렇게 소리치는 것 같기 때 문이다. “주의하라, 나는 보석이다. 그리고 내 주위에는 납, 색 바랜 창피스러운 납이 있다.” 
- 문체를 망치는 주된 요인 : 어떤 사물에 대해 실제로 갖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느낌을 나타나려고 할 때 언어나 모든 예술에서 양식을 망친다. 오히려 모든 위대한 예술은 그 반대의 경향을 보인다. 위대한 예술은 윤리적으로 훌륭한 인간과 마찬가지로 감 정을 억제하고 끝까지 발산하지 않는 것을 좋아한다. 감정을 반쯤 드러내는 이런 조심성은 예컨대 소포클레스에게서 가장 아름답게 관찰할 수 있다. 감정이 자기 자신을 실제보다 냉정하게 드러낼 때 감정의 표정은 아름답게 변용 하는 것 같다.
- 저자들의 충만함: 훌륭한 저자가 마지막으로 얻어야 하는 것이 충만함이다. 충만함을 지니고 다니는 자는 결코 훌륭한 저자가 되지 못할 것이다. 가장 좋은 경주마는 승리를 거둔 후 휴식을 취할 수 있을 때까지 여윈 상태로 있는 것이다.
- 병약病의 효용 : 자주 앓는 사람은 그 만큼 자주 건강을 회복하는 까닭에 건강한 상태를 훨씬 크게 향유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나 타 인의 일과 행위 속의 건강함과 병약함에 대해 극도로 예민한 감각을 지니게 된다. 그리하여 예컨대 병약한 문필가들(그런데 위대한 문필가들은 거의 모두 병약하다)의 저작은 건강에 대한 훨씬 확실하고도 균형 잡힌 색조를 띠곤 한다. 그들은 신체가 튼튼한 사람들보다 정신적 건강과 쾌유의 철학 및 그 스승, 즉 오전, 햇빛, 숲과 샘물에 통달해 있기 때문이다.
- 선택된 현실:  훌륭한 산문 작가는 일상용어에 속하는 말만을 취하지만, 그렇다고 그 일상 용어의 모든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 때문에 선택된 문체가 생긴다. 이처럼 미래의 훌륭한 시인도 현실적인 것만 묘사하고, 이전의 시인들 이 힘을 발휘했던 모든 환상적인 것, 미신적인 것, 반쯤 솔직 한 것, 퇴색한 대상은 완전히 무시해 버린다. 현실만을 취하지만, 모든 현실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된 현실만 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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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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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심리학 카페

심리 2021. 2. 28. 17:59

- 감정은 좋고 나쁜 윤리적인 것 이전에 움직이는 에너지일 뿐입니다. 중력의 법칙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는 있지만 중력 그 자체를 두고 옳거나 그르다고 판단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가 분노, 시기심, 슬픔 같은 감정을 싫어할 수는 있지만 그 감정 자체의 옳고 그름을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감정은 그 자체로 존재할 뿐이니까요. 게다가 우리는 좋든 싫든 살면서 모든 감정을 경험할 수밖 에 없습니다. 부당한 일을 당해 화가 나거나 사람들의 무관심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고, 불안한 미래 앞에서 두려움에 떠는 일이 얼마나 많던가요. 만약 싫은 감정을 멀리하고 싶다면 그 감정을 일으키는 상황 자체를 피해야 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꿈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스러운 감정들을 거부하고 억누 르려고만 하면 그 감정은 사라지기는커녕 더욱 커져 의도하지 않은 때에 터져 버리고 맙니다. 마치 막힌 도관에 물을 부으면 수압이 높아지다가 마침내 폭발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또 좋아하는 감정이든 싫어하는 감정이든, 감정은 모두 같은 통로를 따라 흐릅니다. 그런데 싫어하는 감정을 막아 보겠다고 억누르면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는 능력까지 쇠퇴하고 맙니다. 이런 식으로 자기 감정과 멀어질수록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도 어려워집니다. 친밀함이란 솔직한 개인들이 자기가 겪는 감정을 허심탄회하게 공유할 때 느껴지는 교감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마음속 지옥을 피하려고 하면 마음속 천국에서도 멀어진다."
-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책임감의 배경에는 모든 사람들이 나를 주시하고 있다는 자기 암시도 한몫합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한 재 미있는 실험이 있습니다. 심리학자 토머스 길로비치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부끄러울 정도로 코미디언의 얼굴이 크게 그 려진 티셔츠를 입혔습니다. 그리고 평범한 옷을 입은 다섯 명의 학생들과 잠시 동안 함께 앉아 있도록 했지요. 그 후 촌 스러운 티셔츠를 입었던 참가자에게 그의 옷차림을 알아린 사람이 몇 명이나 될 것 같은지를 물었고, 참가자들은 함께 있었던 학생의 50퍼센트가 자신을 기억할 거라고 응답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의 옷차림을 기억한 사람은 10퍼센트에 못 미쳤습니다. 참가자들은 실제 이상으로 다른 사람 이 자신의 모습을 주목할 것이라고 여겼던 것이지요. 이처 럼 연예인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듯이 자신이 다른 사람들 의 시선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여 필요 이상으로 신경 쓰는 현상을 조명 효과' 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연예인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타인의 행동에 관심이 없습니다. 오직 '나'만이 '나'에 대해 무지 관심이 많을 뿐입니다. 어쩌면 이 사실이 당신을 슬프게 만들지도 모르겠네요. 타인에게 관심과 인정을 받고 싶은 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강렬한 욕망이니까요. 하지만 내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생각을 버리면 우리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유를 얻게 됩니다.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벗어 버 린, 다른 사람의 시선에 좌우되지 않는, 진정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누리는 자유 말이지요.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우리에 게 생동감을 주는 아주 고마운 선물입니다.
- 누구에게나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비유 를 들자면 우리의 인생은 메뉴판이 있는 식당이 아니라 코 스 요리가 나오는 식당이라 할 수 있지요. 메뉴판이 있다면 싫어하는 음식은 피하고 좋아하는 음식만 골라 주문할 수 있을 겁니다. 만족스러운 일만 골라 경험하고 고통스럽게 만드는 힘든 일은 피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산다는 것은 우리가 싫어하는 음식이 나올지언정 나오는 것은 무엇이든 먹어야 하는 코스 요리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인생이라는 코스 요리를 온전히 맛보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진정한 불행은 불행한 사건 그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안 좋은 일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에 있습니다. 불운 한 일은 생길 수 있지만 불행에 머무르는 것은 우리의 선택일 뿐이니까요
- 놓아줌은 자신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 놓아 준다는 것은 자신과 인생에 자유를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뤼디거 샤헤, 《마음학교》)
- 과거의 아픈 상처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되풀이하며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끝내 변하지 못하는 자신을 한심하게 여기고 미워합니다. 하지만 과거의 고통을 자신도 모르게 반복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상처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입니다.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 상처 받았던 일을 아예 무효화하거나 그 상황을 다르게 재현함으로써 그것을 극복하려고 노력합니다. 잔이 폭력적인 남자들에게 사랑받고자 애쓰는 것도 아버지와의 관계를 다르게 재현해 보려는 노력이었습니다. 자꾸만 나를 아프게 하는 상처로부터 자유롭고자 하는 발버 둥인 셈이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시도는 대부분 실 패로 끝나 버리고 맙니다. 왜냐하면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를 복원하려는 불가능하고도 헛된 시도만을 반복하기 때문이죠.
- 상처를 치유한다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 모든 일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게 아닙니다. 적절한 거리를 두고 아픈 기억을 떠나보내는 것이지요. 그럼으로써 고통스럽던 과거가 더 이 상 현재의 삶에 침입하여 주인 행세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겁니다. 과거의 상처가 자꾸만 당신을 괴롭히나요? 그만큼 힘들었으면 됐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이제 상처를 제대로 떠나보낼 때입니다. 당신이 부족하거나 못나서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 상황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러니 상처를 안은 채 웅크리고 있던 자기 자신을 위해 펑펑 울어주세요. 또 그 시절 누리지 못한 행복에 대해서도 충분히 슬 퍼해 보세요. 그리고 떠나보내세요. 억울해하지도 말고 아쉬 워하지도 마세요. 잃어버린 것을 충분히 슬퍼할 수만 있다. 면 과거의 상처는 더 이상 당신을 아프게 할 수 없습니다. 그 럴 수 있다면 당신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라는 선물 을 온전히 누릴 수 있을 겁니다.
- 도전하는 것은 잠깐 발판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도전하지 않는 것은 우리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키르케고르)
- 실패는 인생의 굳은살과 같아서, 굳은살이 많을수록 세상의 풍파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실패는 자신에 대한 자긍심에 훨씬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심리학자 리처드 베드너와 스콧 피터슨은 자긍심에 관한 연구에서 “도전하고 실패를 감수하면서 맞서 싸우는 경험 자체가 자신감을 키워 준다.” 라고 말했습니다. 실패가 두려워서 도전을 회피한다면 스스로에게 시련을 극 복하고 실패를 감당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마 찬가지입니다. 그러면 자연히 자긍심이 추락하지요. 하지만 도전을 하면 실패를 극복할 자신이 있다는 메시지를 내면화 하게 됩니다. 즉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것 자체 가 나는 좌절감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을 심어 주어 우리가 당당하게 살아가도록 도와줍니다.
- 가끔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누군가를 억지로 용서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재니스 스프링, 용서의 기술)
- 우리가 숲 모퉁이에서 사나운 짐승과 마주친다면 자기를 보호할 생각밖에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인간관계에서도 마 찬가지입니다. 나에게 견딜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사람이 있 다면 대화를 시도하거나 대면하기보다 전속력으로 도망쳐 나를 지키는 게 현명합니다. 그 상대가 부모일지라도 마찬 가지입니다. 나는 니콜라에게 열여덟 살에 힘이 생기자마자 난폭한 아버지로부터 도망친 것은 대단히 옳은 결정이었다. 며 그를 격려해 주었습니다. 또 아무리 부모라고 해도 우리 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은 분명히 존재하며, 이 때문에 아버 지와 연을 끊은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덧 붙였습니다. 분명히 희생자는 어린 시절의 니콜라입니다. 니콜라는 오랜 상담을 거치면서 아버지의 잘못을 아버지에게 보내는 법을 터득해 갔습니다. 또한 마주치는 사람들 뒤에 아버지가 숨어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일상생활의 문제들도 조금씩 해결해 나갈 수 있었고요.
- 진정한 사랑은 서로에게 자신의 길을 가도록 허락한다. 그래야 서로가 갈라지는 일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파울로 코엘료, 《브리다》)
- 사랑하는 사람을 이상화하는 것은 자신에게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권력, 지혜, 아름다움을 상대방이 모두 갖고 있다고 믿고 이러한 대상과 합일함으로 써 안정과 평화를 얻으려는 노력이다. (심리학자 하인즈 코헛)
- 여기 케이크가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빵은 밀가루, 버터, 설탕, 계란 등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겉은 초콜릿을 입혀 갖 가지 색깔로 장식을 했고 중앙에는 탐스럽고 커다란 체리가 올라가 있습니다. 그런데 체리가 없다면 어떨까요? 조금은 볼품없어질지 몰라도 케이크 자체의 가치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케이크는 그 자체로 여전히 먹음직스러울 것입니다. 우리가 케이크라면 사랑하는 사람은 체리와 같습니다. 즉 연인이나 배우자는 우리의 삶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식' 입니다. 케이크를 먹을 때 체리가 더해진다면 훨씬 맛이 좋겠지만 체리가 결코 케이크 전체를 차지하지는 않듯이,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 삶을 눈부시게 만들어 주지만 그가 떠난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꽤 괜찮은 사람으로 남는 거지요. 또 맛있고 영양가 높은 케이크를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의 몫입니다. 체리의 화려함에 의존해 부실함을 감추려는 케이크가 되지 마세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상대를 필요로 하는 것은 의존일 뿐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서로의 영역을 지키 면서 상대를 받아들이고, 서로 맞추어 나가며, 그 안에서 함 께 성장해 나가는 것입니다. 서로의 자율성을 존중해 줄 때에만 우리는 사랑에 질식당하지 않고 그 사랑을 오래도록 즐길 수 있음을 잊지 마세요.
- 분노하는 것은 타인에 대한 보복을 자기 자신에게 가하는 것이다. (시인 알렉산더 포프)
- 분노하며 원한을 품는 것은 내가 독을 마시고 남이 죽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작가 말라키 맥코트)
- 틱낫한 스님은 “화는 우리의 적이 아닌 우리의 아기다. 그윽한 마음으로 화를 끌어안아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를 화나게 하는 일들은 무수히 많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화의 불길에 사로잡혀 나와 타인 모두에게 상처를 입히는 행동은 우리가 선택한 것입니다. 화는 상처 난 우리의 자존 심이 흘리는 피입니다. 닦아 주고 약을 발라 주면 될 일이지 요. 화를 다스릴 수 있는 힘은 상황이 아니라 결국 우리에게 있습니다. 세상이 내 마음 같지 않아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이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 인생은 한결 부드러워질 것 입니다.
- 이 세상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 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앞으로는 비난을 받든, 칭찬을 듣든, 누가 뭐라 말하건 말건, 나는 내 생각에 따르겠다. (라 퐁텐, 《우화》)
- 닥친 불행을 돌려보낼 길은 없다. 그러나 불행을 밟고 그 속에서 새로운 길을 발견할 힘은 우리에게 있다. (소설가 오노레 드 발자크)
- 자기 변화는 결코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으며 여러 단계에 걸쳐 진행됩니다. 1단계는 문제를 확인하는 단계로, 일상생활에서 나를 괴롭히는 문제들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2단계는 문제의 원 인을 찾아보는 단계로,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 채워지지 않 은 욕구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지요. 3단계는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단계로, 맞닥뜨린 문제의 원인뿐만 아니라 현재 의 내 모습과 과거의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겁 니다. 4단계는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세우는 단계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5단계는 통합과 소화의 단계로, 하루하루 체험한 변화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훈련의 시간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때 문제를 겪은 적 없는 상태로 돌아가고자 하는 욕심은 버려야 합니다. 우리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화될 수는 없습니다. 그저 이전에 느끼던 고통이 줄어들고 우리 삶이 전보다 만족스러워질 정도로만 변화할 수 있지요.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눈부신 성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 프로이트는 “정신 분석이 분석을 받은 사람으로 하여금 절대로 병리적인 반응을 하지 않도록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 정신 분석은 분석을 받은 사람의 자아를 자유롭게 해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우리의 과거라는 책은 이미 완성되었습니 다. 그 내용은 결코 바뀌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라는 책은 우리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과거에 매달려 그것이 우리의 일상을 침범하도록 내버려 둘 것인지, 아니면 과거가 해 주는 이야기를 듣되 그것이 우리의 인생을 조종하지 못하게 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더 이상 과거의 책을 읽고 또 읽지 마세요. 이제 어린 시절의 책을 책장에 꽂아 두고 다른 책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 이별이란 사랑했던 두 사람의 관계를 어떤 사정으로 인해 거두어들이는 일에 불과합니다. 그저 하나의 관계가 끝났을 뿐, 당신은 여전히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만약 내 존재 자체가 거부당했다는 좌절감이 느껴진다. 면 그것은 그에게 의존하고 싶은 당신의 욕구 때문입니다. 그를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 내 존재를 평가할 사람은 나 외에 아무도 없습니다. 아니, 나조차도 나를 함부로 평가해선 안 됩니다. 이별에 잘 대처한다는 것은 이별의 고통을 대충 뭉개고 넘어간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별 후에 맞게 되는 온갖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떠나보낸다는 뜻입니다. 분노, 우울, 미련, 의심 등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회피하지 말고 그 감정들을 하나하나 느껴 보세요. 그렇지 않고 슬쩍 넘어가려고 한다면 그때 애도하지 못한 이별의 경험이 나중에 찾아올 이별 앞에서 더 큰 고통을 치르게 할 것입니다. 당면한 이별에 묵은 감정들까지 솟구쳐 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를 찾아온 이별을 아프다고 발로 걷어차 버리지 마세요.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합니다. 안녕이라고 작별을 고하는 것, 그것은 누군가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해 장례식을 치르듯, 떠난 그 사람과 나를 묶어 놓았던 마지막 끈을 푸는 작업입니다. 서로 헤어질 수밖에 없음을, 이제는 내 마음속의 그를 떠나보내야 함을 인정하고 손을 흔드는 것입니다. 또한 그동안 고마웠다고, 앞으로 더 잘 살겠노라 어제의 나에게 '안녕' 이라고 말하는 일입니다.
- 우리는 매일 이별 하며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언젠가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 져야 하고, 높은 직위와 고액의 연봉도 놓아야 할 순간이 찾 아옵니다. 또 영원할 것 같았던 젊음과 아름다움도 어느새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결국에는 이 세상을 놓아야 할 순간 을 맞이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에게 이별이란 숙명과도 같습니다. 그러니 이별을 너무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 마세요. 결코 사랑하기를 포기하지 마세요. 사랑과 이별은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찾아옵니다. 그런데 이별의 고통을 피하겠다고 하 면 사랑이 주는 행복과 성장의 기쁨까지 놓쳐 버리고 맙니다. 그러니 다시 사랑이 찾아오면 두 팔을 활짝 벌리고 따뜻 하게 맞이하세요. 
- 바이올린을 보관할 때는 현을 느슨 하게 풀어 놓는다고 합니다. 줄을 맞춰 놓은 채 보관하면 바이올린을 꺼내 쓸 때 조금 편할지는 몰라도 정확한 음을 유 지하려면 좀 더 조여야 합니다. 그런 식으로 매일 조금씩 조 여 나가다 보면 언젠가 현은 끊어지고 맙니다. 사람도 마찬 가지예요. 쉴 때 쉬지 못하면 언젠가 방전되어 버립니다. 그 래서 소크라테스는 “한가로운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 는 재산”이라고 했고, 칸트 역시 “노동 뒤의 휴식이야말로 가장 편안하고 순수한 기쁨”이라며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했 습니다. 뿐만 아니라 천재 발명가로 유명한 에디슨은 80세 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비결을 쉴 때 쉴 줄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을 정도지요. 이처럼 휴식은 빈둥대는 게으름이 아니라 창조력과 충만함의 원천이 되는 시간입니다. 그러므로 마음 편히 쉬는 일을 결코 미루지 말아야 합니다.
- 독일의 어느 정신과 의사는 “하던 일을 중단하거나 미룰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건강하게 일하는 사람” 이라고 말했습 니다. 인생은 여러 개의 다리로 걸어가는 여행입니다. 단 하 나의 다리만 있는 사람은 빨리 가지도 멀리 가지도 못합니 다. 반면 여러 개의 다리가 균형을 이룬다면 하나의 다리에 문제가 생겨도 어떻게든 걸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느 하나에 '올인' 하지 말고, 균형 감각을 잃지 마세요.
- 무엇인가에 대해 '예'라고 말하려면 온 마음을 다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그럴 마음이 없다면 '아니요' 라고 해야 한다. (메리 제인 라이언, 《중》)
- 상담가가 진심으로 공감해 주고 있다는 믿음이 생길 때 내 담자는 과거의 아픈 경험을 다시 생각하고, 다시 느껴 보고, 다시 정리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과거를 재구성하는 것이지 요. 그러고 나면 과거에 대한 통제력을 갖게 됩니다.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누가 진짜로 비난받을 짓을 했는지 그리고 상처가 얼마나 삶을 어긋나게 했는지에 대해 서서히 이해하고, 점차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고 보면 심리 치유란 공감으로 지어진 튼튼한 배를 타 고 내담자가 과거를 항해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상담가는 내담자의 감정을 이해하고 해석해 주면서 그로 하여금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 동정이 상대의 감정을 똑같이 느끼는 것이라면, 공감은 상대의 고통을 깊이 이해한 후 다시 나 자신으로 돌아와 어떻게 하면 그를 도울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상대에 게 손을 내밀기 위해서는 마주 보고 있는 편이 좋듯이, 타인을 돕고 싶다면 그와 나 사이의 경계가 분명해야 합니다. 고유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울타리와 힘들 때 기대어 쉴 수 있 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적절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힘들어하는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 꼭 그의 입장이 되어 봐야 한다고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 베어 하트라는 인디언 주술사는 처음에는 잔잔한 물에, 다음에는 막대기로 연못을 휘저은 뒤에 얼굴을 비춰 보게 한 다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네가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네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 라고 생각해야 한다. 네 속에는 네가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는 어떤 부분이 있는 것이다.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서 볼 때 그 사람을 싫어하게 된다. 네가 싫어하는 것이 실은 네 자신의 일부이다. 늘 이것을 명심하여라.” 
- 모든 사람을 올바르게 이끌고 모든 친척, 이웃, 동료들과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고문하지 말라.(토마스 호헨지, 《당당한 게으름》)
- 우리가 타인에 대해 직감적으로 느낀 것들의 이면에는 대개 나의 불안, 두려움, 시기심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 그것이 그의 속마음이라고 믿으면서 쓸데없이 눈치를 보고 에너지를 쏟습니다. 게다가 지나치게 눈치 보는 행동은 괜히 상대를 긴장시키고 분위기만 어색하게 만들 뿐입니다. 그러니 자꾸 남의 마음을 읽으려고 하지 마세요. 상대방에 게는 상대방의 생각이 있습니다. 함부로 그 자리를 침범하 지 마세요. 그것만으로도 복잡했던 관계의 문제는 한결 단순해집니다. “남에게 보이는 관심을 반만 줄여도 생이 한결 편안해질 것이다.” 라는 어느 현자의 말을 기억하세요.
-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건 꼭 말로 표현해야 한다. 상처 받아 멍들고 오해받을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서로 나눠야 한다. (시인 오도르)
- 외모만을 중시할 때 겪게 되는 더 큰 문제는, 내가 나를 소외시킨다는 것입니다. 내 몸을 마치 나와 다른 개체인 것처 럼 자신의 것으로 느끼지 못하고 물건처럼 여기게 되는 것 입니다. 정신 분석 이론가 파울 쉴더는 “신체 이미지는 자 기를 인식하는 기본 구성 요소”라고 했습니다. 즉 나와 내가 아닌 것을 구별하는 자아의 원초적 구성 요소라는 거지요. 그런데 신체를 나로부터 분리시키거나 신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당연히 자아는 흔들리고 자긍심 역시 바닥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 우리는 오직 희망을 찾아야 할 때만 희망을 발견하려고 한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코를 후비는 사람과는 같이 다니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그 사람이 증조할아버지라면 사랑하는 것처럼 말이다. 운명을 피할 수 없을 때, 도망칠 수 없을 때, 그리고 취소할 수 없을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의 운명에서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고자 한다 (대니얼 길버트)
- 결혼이란 우리가 이 세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이미지의 천당과 지옥이다. (리처드 스틸, 영국 저널리스트)
- 넌 네가 한 일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을 거야. 이제까지 하지 못한 일에 대한 후회가 대부분이겠지. 그러니까 해봐. 뭐든지 해봐. (엘린 스트라긴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의 내가 알았더라면》)
- 심리학자 로버트 존슨은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한다면 한 동안은 구름 위를 걷게 되고 말 그대로 영원할 것 같은 행복에 잠기게 된다. 그러나 어느 날 이들이 땅으로 되돌아올 때 는 현실적으로 서로를 바라봐야 한다. 이때부터 비로소 성숙한 사랑의 가능성이 열린다.”라고 말했습니다. 성숙한 사랑은 완결된 목표도, 현재의 상태도 아닙니다. 시들지 않도 록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고 가꿔야 할 대상이자 과정입니 다. 그렇게 온몸으로 사랑을 껴안을 때 우리는 오랜 상처를 치유하고 진정으로 자유롭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후회 없이 사랑하고 사랑받아야 할 진짜 이유입니다.
- 무기력은 하고 싶어도 에너지가 바닥이 나 아무것도 못 하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무기력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 다고 섣불리 낙관할수록 부수적인 일에 에너지를 탕진하고, 결국 더 무기력한 상태에 빠져 버리게 됩니다. 차라리 이 무기력이 오래 지속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에 게 시간을 주세요. 무작정 바쁘게 살지 말고 진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진지하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이때 조급함은 금물이며 필요한 것은 인내입니다.
- 잡동사니로 삶을 채우지 마라. 가볍고 비어 있는 삶 속에서 간결한 마음으로
최고의 삶을 기다리고, 또 걸어가라. (사라 벤 브레스낙, 혼자 사는 즐거움)
- 지금 이 순간, 숨 가쁘게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면 잠시 멈추어 서서 자문해 보라. 나는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은 어디인가? 내가 진정으로 그리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안젤름 그륀,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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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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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윈 스미스 파피루스》에는 현재에도 널리 쓰이는 중요한 약물에 대한 비밀도 담겨 있는데, 그 약물은 바로 고대 이 집트인이 티예레트Tjeret라 불렀던 식물이자 라틴어로 살릭스 Salix라 불리는 '버드나무다. 이집트인들은 버드나무 껍질을 진통제와 염증 치료제로 사용했으며, 이파리추출물을 이용해 열과 부종을 치료하기도 했다. 훗날 이 식물의 성분은 아스피 린의 원료가 됐다. 약으로서의 아스피린 역사는 120년밖에 되지 않지만 인류가 버드나무를 약으로 사용한 것은 기원전 50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에서 발달한 수메르 문명의 석판에는 버드나무 약효에 관한 최초의 내용 이 적혀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히포크라테스Alippocrates도 버드나무의 효능에 대해 언급한 적 있는데, 진통을 겪는 임산부들에게 버드나무 차를 달여 주면 통증이 줄어든다고 했다. 약대생들이 사회에 나가기 전에 하는 '디오스코리데스 Dioscorides의 선서'의 주인공 디오스코리데스도 버드나무를 애 용했다. 네로Nero 황제 군대에서 약학자로 일했을 당시 버드 나무 껍질이 홍조, 열, 통증을 줄여준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 진통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타이레놀과 타이레놀이 아닌 진통제. 타이레놀은 상품 이름이고 진짜 성분 이름은 아세트아미노펜 acetaminophen이다. 타이레놀이 아닌 진통제의 성분은 비스테로이성 항염증제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라 부르고, 이부프로펜ibuprofen, 나프록센naproxen, 살리실산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이것은 부루펜시럽, 이지엔6, 탁센, 아스피린, 붙이고 바르는 파스류, 아프니벤큐 같은 가글까지 여러 약에 사용된다. 타이레놀을 언제 먹는지 기억해보자. TV 광고에서 자주 보듯 보통 두통이 있을 때 먹으며, 열이 날 때 해열제로서도 복용한다. 타이레놀에는 해열과 진통 작용이 있어서다. 타이레놀이 아닌 NSAID계 약물은 여기서 염증을 치료하는 소염 기능을 하나 더 가지고 있다. 즉, 목이 붓고 아픈 인후염이나 팔다리가 쑤시는 관절염, 다리를 삐끗해서 생긴 근육염증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럼 기능이 하나 더 있는 INSAID계 약물이 더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각 약 성분의 특징에 맞게 복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 아세트아미노펜은 안전한 약이지만 술과 함께 복용 시 치명적인 간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음주가 잦은 사람은 피해야 한다. NSAID 계열은 위장관 부작용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고, 과다 복용 시 간과 신장 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위장관에 궤양이나 출혈이 있는 환자, 간과 신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NSAID계 약물을 피해야 한다.
- 최근 아스피린이 새로운 NSAID계 약물, 타이레놀과 부루펜 계열에 밀려 지지부진해지고 있던 와중에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
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다시금 유명해지고 있다. 아스피린에는 진통작용 말고도 혈전 생성을 방지하는 작용이 있다. 혈전은 피가 굳어서 생기는 덩어리인데, 이것이 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예후가 좋지 않은 병이 생긴다. 의사들도 필요한 경우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아스피린을 처방하고 있다. 아스피린은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일반약이라 심혈관질환예방 목적으로 구매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몸에 좋다', '나도 혈압이랑 콜레스테롤 수치가 좀 나오는데 먹어볼까?' 하는 가벼운 생각으로 아스피린을 먹어선 안 된다. 미국 질병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USPSTF에서는 50세에서 69세 사이, 심혈관질환 발생 확률이 10퍼센트 이상인 사람들만 아스피린을 예방 목적으로 먹도록 권고하고 있다. 다른 연령대와 낮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아직 확실한 예방 효과가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건강한 사람이 아스피린을 장기 복용할 경우 위장관 출혈과 뇌출혈 위험을 유발할 수도 있다. 보통 치과 치료나 수술을 앞두고 의사들이 중단하라고 권하는 약물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아스피린과 NSAID계 약물이다. 혈액 응고를 억제하기 때문에 자칫 수술 후 지혈이 안 될 위험이 크다. 보통 아스피린은 1주일에서 10일 전에 중단하고, 이부프로펜은 1일, 나 프록센은 2~3일 전에 중단을 권한다. 하지만 심혈관질환 위험을 가 지고 있는 환자는 오히려 중단할 경우 득보다 실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의사와 미리 상의한 후 중단을 결정해야 한다.
- 내성은 지속적인 약물 사용으로 후에 같은 용량을 먹어도 같은 효 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흔히 '약발이 떨어졌다'고 말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단일성분 진통제는 거의 내성이 생기지 않 는다고 보지만, 카페인 같은 성분이 함유된 복합성분 진통제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판피린이나 판콜 같이 병에 든 액상 감기약에는 카페 인이 들어 있는데, 이 카페인이 내성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성분이다. 감기약을 먹고 카페인의 각성 작용으로 몸이 잠깐 괜찮아질 순 있지만 마실수록 약발이 떨어지게 되고 복용량도 점점 늘어나게 된다. 중독의 경우, 약물 조절 능력을 상실하거나 신체적·심리적 부작용, 집착과 갈망 등이 생겨야 해당한다. 한마디로 약을 먹지 않으면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인데, 마약성 진통제가 아니라면 일반의약품인 해열·진통제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금단 현상은 약물 중단시  나타나는 이상 반응을 말하는데 이 역시 해당하지 않는다.
- 예전에는 건강기능식품이었던 비타민제들이 앞다퉈 일반 의약품이란 이름을 얻기 위해 많은 투자와 실험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오히려 일반의약품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전환하는 비타민제들이 많아졌다. 그 이유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전환하면 각종 규제와 의무와 책임을 덜 질 수 있고, 제품도 더 많이, 심지어 저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 약계도 알고 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 복잡한 과정 을 거쳐 일반의약품이란 이름을 얻느니, 건강기능식품이 돼 서 남은 비용으로 광고에 유명 연예인을 출연시키거나 홈쇼 핑에서 현란한 말솜씨의 쇼핑호스트를 고용하는 것이 대중에 게 더 잘 먹힌다는 사실을 말이다.
- 우리가 비타민을 섭취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 피곤함 때문일 것이다. 그럴 때는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비타민 B군이 들어간 기능성 비타민제를 권한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식이를 제한해서 비타민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비타민 B, 그리고 피부 콜라겐 생성에 관여하는 비타민 C를 함께 복용해 급격한 체중 감소와 활성 산소로 인한 피부 노화를 방지하는 것이 좋다. 사무실이나 교실에서 오랫동안 앉아서 일하고 공부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에게는 비타민 D를 추천한다. 비타민 D는 햇빛을 받으면 인체에서 합성되는데, 실내에서 오래 있다 보면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해 체내에 비타민 D가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오랫동안 모니터와 책을 봐서 눈이 피로하다면 비타민 A가 도움이 되며, 피부 트러블이 있는 경우에도 좋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모르는 '우리가 비타민이 부족한 이유가 있다. 바로 장기적인 약물 복용이다. 특히 3대 대사성 질환인 고혈압, 고지 혈증,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같은 약을 몇 개월에서 몇 년씩 장기간 복용한다. 물론 이런 약들은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오래 복용해야만 하지만, 오히려 이런 약들로 인해 비타민과 미네랄이 빠져나가기도 한다. 이를 드럭 머거Drug Mugger라고도 하는데, 질병 치료를 위해 먹는 약물이 우리 몸의 필수영양소를 고갈시킨다는 뜻이다. 당뇨약은 비타민 B9를, 혈압약은 비타민 D를, 위장약은 비타민 B12를 고갈시키므로 이러한 약들을 챙겨 먹는 사람들은 부족한 해당 영양소를 따로 보충해주길 바란다.
- 인간의 소화력은 우리가 밥을 먹는 동안의 요란스러움에 비하면 한없이 겸손하다. 소화관의 길이 는 약 12미터에 달할 정도로 길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이긴 통로를 1분에 2.5센티미터씩 천천히 지나간다. 음식을 먹으면 곧바로 변의를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음식물은 생각보 다 훨씬 우리 몸속에 오래 머물다 나온다. 먹은 음식이 입에 서 항문으로 나오기까지 남자는 대략 55 시간, 여자는 72시간 이 걸린다. 인류 역사를 되짚어보면 우리는 기아의 역사'를 살아왔다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 먹을 것은 항상 부족했고,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집을 나서면 언제 돌아올지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소화기관은 적은 양의 음식에서도 영양분을 알뜰하게 흡수해 육체가 생존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음식의 영양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흡수하기 위해 많은 종류의 소화 효소를 분비하고 천천히 움직여 소화되는 시간을 늘렸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 우리는 이전과 전혀 다른 양상의 식습관을 가지게 됐다. 더 많은 양의 음식을 더 자주, 빠르게 위장으로 넣고 있으며 이전에 많이 접해본 적 없는 온갖 화학조미료와 열량만 가득한 음식들을 섭취하고 있다. 자극적이고 영양학적으로도 형편없는 음식을 먹는 이러한 식습관이 현재의 소화 기관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탓에 결국 위장과 소화 효소의 능력 한계로 우리는 자주 탈이 난다. 이때 우리가 찾는 약이 바로 소화제다. 감기약과 더불어 약국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약 중 하나이기도 하다.
- 약국에서 파는 알약 소화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훼스탈, 베아제 등으로 대부분 소화 효소제다. 과식과 소화효소 부족으로 인한 소화불량에 효과적이다. 소화 효소제의 원리는 간단하다. 위장이 만들어낸 소화 효소를 외부에서 추가로 공급해 음식물의 분해와 소화를 돕는 일꾼을 더 들이는 방식이다. 판크레아틴 pancreatin, 리파아제lipase, 비오디아스타제 biodiastase, 프로자임prozyme, 판프로신 panprosin 등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분해 작용을 하는 효소들이 들어 있다. 속이 아픈데 위산 과다 분비로 쓰린 쪽에 가깝다면 소화 효소제보다는 제산제인 겔포스, 트리겔, 개비스콘, 알마겔이나 위산분비억제제인 파미딘정이 더 효과적이다. 가스가 많이 생성돼 속이 더부룩하고 복부가 팽만한 느낌이 들 때 는 가스제거제인 까스앤프리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보통 시메티콘simeticone이나 디메티콘 aimethicone이 들어간 약을 처방한다. 가스제거제는 더부룩한 속을 달랠 때도 복용하지만 위내시경을 할 때도 복용한다. 위내시경을 하기 전에 가스를 제거하는 목적으로 먹는 약이 시메티콘이다. 과식 후 설사나 묽은 변이 나올 경우 정장제인 락토딘캡슐을 주기도 한다. 정장제에는 우리가 영양제로도 먹는 유산균이 들어 있다. 장내에 서식하는 유해균의 증식을 유산균이 막아줘서 설사와 복통을 줄일 수 있다. 설사를 하면서 배가 아프다면 지사제인 로페리놀에스캡슐, 로이디펜캡슐, 자이드캡슐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지사제에는베르베린berberine, 니푸록사지드nifuroxazide 같이 유해 성분을 흡착시키는 성분이나 복통을 줄여주는 성분인 스코폴리아scopolia, 항균작용을 하는 아크리돌acrinol 등이 있다. 마시는 소화제 역시 빠뜨릴 수 없는데,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까스활명수, 생록천, 베나치오 등은 감초, 계피, 회향, 정향 등 생약성분이 들어간 소화제다. 이 생약들은 한방학에서 체기가 있을 때 소화를 도와준다고 알려져 있으며 마시는 소화제와 알약 소화제를 함께 복용하면 효과가 좋다. 속이 메슥거리고 구토감이 있으면 돔페리돈 성분의 멕시롱액을 처방하기도 한다.
- 파스에 들어 있는 성 분을 한번 살펴보자. 집에 있는 파스의 성분을 보면 디클로페 낙diclofenac, 록소프로펜loxoprofen, 케토프로펜ketoprofen, 펠비낙 felbinac, 인도메타신 indometacinum, 피록시캄piroxicam 등이 있다. 이것들은 모두 앞서 말한 소염진통제인 NSAID 성분들이며 먹는 진통제의 성분으로도 쓰인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굳이 먹을 수 있는 약 대신 피부에 붙이는 패치 제형을 더 많이 선택할까? 특정 성분의 약물을 인체로 전달하는 운송수단 중 하나인 경피약물전달체계Transdermal Drug Delivery System, TDDS는 피부를 통해 약물을 전달한다. 근육관절통에 쓰이는 파스가 바로 이것인데, 이 작은 섬유 재질의 패치에는 상상 이상으로 정교하고 복잡한 과학 기술이 집약돼 있다.
첫째, 피부를 통해 흡수시키면 간 대사를 피할 수 있어 약 성분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약 성분이 위장관으로 흡수되면 제일 먼저 해독 장기인 간으로 직행하는데, 간은 약물을 외부물질로 인식하고 해독시키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유효한 약성분이 감소할 수 있고, 심하면 독성 물질로 변환될 위험도 있다. 하지만 피부로 직접 흡수시키면 세관을 피해가는 밀반입자처럼 간 대사를 피해 인체 내부로 온전히 들어갈 수 있게 된다.
둘째, 한 번 붙이면 하루, 길게는 이틀을 붙여도 효과가 지속된다. 파스 제형은 약물을 한꺼번에 방출하지 않고 일정 시간 동안 정해진 용량만큼의 약물만 천천히 방출한다. 그래서 오랜 시간 효과가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먹는 알약 처럼 6~8시간 간격으로 약을 챙겨 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파스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트라스트 파스는 효과 가 48시간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셋째, 일정한 속도로 약물을 방출하기 때문에 경구 제형처럼 약물 농도가 들쭉날쭉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약물이 들어갔다고 해서 무조건 효과가 나타나는 것 은 아니다. 혈중 농도, 즉 혈액 속 유효 약물 농도가 일정 수준까지 유지돼야 약 효과가 나타난다. 만일 몸에 너무 많은 약물이 들어갈 경우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데, 패치는 일정 용량을 꾸준히 방출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비교적 적었다. 초창기 패치 제형에 스코폴라민 scopolamine이 나 협심증약, 마약성 진통제처럼 농도 조절이 중요한 약들이 쓰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NSAID 말고 살리실산 같은 다른 성분들을 쓰기도 한다. 멘톨menthol과 캄파camphor는 피부에 냉감과 약간의 마취진통 효과로 쿨파스'에 쓰이고, 캡사이신 capsaicin 이나 산초는 자극으로 통증이 완화되는 느낌을 줘서 '핫파스'에 많이 쓰인다. 한방 성분으로는 황백과 치자가 들어간다. 할아버지, 할머 니가 주로 쓰던 '호랑이 연고'를 기억하는가? 무릎이 쑤시고 어깨가 아프면 으레 화한 냄새가 나는 호랑이 연고를 바르곤 했다. 이것의 주성분이 바로 쿨파스의 캄파와 멘톨 성분이다.
- 알레르기나 발적 같은 부작용이 있다면 파스 제형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붙이는 파스는 크게 플라스타 제형과 카타플라스마 제형이 있다. 섬유 재질에 약물을 발라놓은 플라스타는 가장 대중적이며 쉽고 간편하게 붙일 수 있는 제형이다. 약물과 접착제 용매가 함께 있어서 두께가 얇고 관절 부위나 움직임이 많은 부위에 붙여도 잘 떨어지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접착제 성분이 피부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 카타플라스마의 경우 플라스타 제형보다 수분함유량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피부 자극이 덜하다. 하지만 플라스타에 비해 부피가 크고 두꺼워서 어깨나 무릎 같이 움직임이 많고 좁은 부위에는 상대적으로 붙이기가 번거롭다.
- 붙이는 부위에 따라 형태도 고려하면 좋다. 팔꿈치나 어깨, 무릎과같이 움직임이 많은 관절 부위에는 큰 파스나 카타플라스마제를 붙이면 쉽게 떨어질 수 있다. 그럴 때는 크기가 작은 동전파스나 얇은 플라스타 제형을 붙이는 편이 좋다. 등 같이 통증 부위가 넓고 움직임이 적은 부위에는 큰 파스나 카타플라스마제를 붙이면 된다. 몸통, 어깨, 가슴 같이 옷에 덮여 있는 부위는 겔과 크림의 경우 문을 수 있기 때문에 붙이는 패치가 대안이 될 수 있다.
- 제약회사 로슈의 타미플루 성분명은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 다. 오셀타미비르는 항바이러스제로서 인플루엔자바이러스 를 예방하고 치료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편의상 바이러스를 '우비를 입고 있는 아이'로 비유하겠다. 이 비유는 나카야시 키 히토시中屋敷均의 《종의 기원 바이러스》에서 차용했다. 세포라는 집 안에 우비를 입은 아이가 들어온다. 아이는 입 고 있던 우비를 벗는다. 가구를 마음대로 사용하고 냉장고 속 음식을 꺼내 먹는 등 집안을 풍비박산으로 만든다. 자기복제를 통해 아이들을 늘리고는, 각자 집 안 커튼을 뜯어 새 우비를 만들기 시작한다. 새 우비를 입은 아이들은 새로운 집으로 유유히 걸어나간다. 그렇게 다른 곳으로 나가려는 아이들을 막는 것이 바로 오셀타미비르다. 즉, 타미플루는 바이러스 자체를 죽이는 약이 아니라, 정확히 말하자면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약'이다. 그러므로 감염 증상이 있은 후 48시간 이내에 먹어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 타미플루라는 이름이 알려지게 된 계기는 2009년 인플루 엔자바이러스 사태부터다. 이 바이러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서 발열과 두통을 호소하던 10세 아이의 비인두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전 세계로 퍼져 6월 초 한국에 상륙했다. 당시 정부의 안일한 대처로 인해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7월 한 달 사이 감염자 수가 2,000명이 넘었고, 8월 15일에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실상 유일한 치료제였던 타미플루가 수급 부 족 사태를 겪으면서 인지도가 크게 올라갔다. 이 사건을 계 기로 국가에서는 항바이러스제 비축 사업'을 진행해 현재 전 국민의 30퍼센트 이상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을 비축하고 있다. 2009년 이후에도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주기적으로 유행하며 많은 감염자와 사망자를 만들었다. 2015년 기준으로 국내 에는 76만 명의 인플루엔자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고 270명 이 사망했다. 2014년 코크란리뷰Cochrane Reviews 등 타미플루가 정말 인 플루엔자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지 의문을 가지는 주장이 나 와 논란이 있었으나, 현재도 많은 나라에서 임상 경험을 바탕 으로 타미플루를 처방하고 있으며 중증의 인플루엔자바이러 스에도 확실한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WHO 또한 인플루엔 자바이러스의 유일한 치료제는 타미플루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 우리가 굳게 믿고 있는 것처럼 손 소독제는 과연 세균뿐만 아니라 독감이나 바이러스를 막아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반적으론' 그렇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바이러스 등 이러한 바이러스의 외피에는 다른 세포로 침입하기 위한 단백질 구조가 있는데, 손 소독제의 알코올alcohol 성분이 이 단백질 구조를 파괴해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하지 못하고 사멸하게 만든다. 반대로 단백질 구조가 없는 바이러스에는 어떨까? 당 연히 손 소독제의 효과는 거의 없다. 손 소독제의 가장 큰 장점은 비누와 비교해 편리성과 접근 성이 높다는 것이다. 손을 씻기 위해 매번 화장실에 가야 하 는 수고로움을 줄여주고,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언제 어디서든 오염된 손을 간편하게 깨끗이 만들어준다는 면에서 손 소독제는 물과 비누를 대신하는 훌륭한 대체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그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쉽게 공기 중으로 증발하는 알코올 성분 때문에 손 소독제는 주로 물컹물컹한 겔이나 액체 형태로 나오는데, 이런 제형은 세균 과 바이러스를 막아줄 순 있어도 비누처럼 유기물, 먼지, 기 름 등의 오염 자체를 제거하는 데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 결국 우리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여전히 '물과 비누로 손 씻기’라는 고전적인 방법이다.
- 소독제에는 보통 60퍼센트 이상의 에틸알코올ethylalcohol, 에탄올이 함유돼 있는데, 이는 맥주나 와인이 알코올을 5~10퍼센 트 정도 함유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농도다. 알코올을 피부에 바르면 알코올이 기화되면서 수분을 가져가기 때문에 피부가 금세 건조해져버리고, 햇빛과 자외선에 대한 피부의 감도를 증가시켜서 적은 자극에도 피부가 크게 손상된다. 무엇보다 손 소독제 성분은 마냥 좋지도, 안전하지도 않다. 성분에 대한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왔는데, 특히 항균제로 쓰이는 트리클로산triclosan 은 일부 동물 실험에서 갑상선호르몬 생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미국 FDA에서 사용을 금지한 전례가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금지하고 있다. 아이가 손 소독제를 먹으면 어떻게 될까? 손 소독제를 한번 짜면 보통 2.5 밀리리터 정도가 나오는데, 2세 아이가 이를 마실 경우 혈중알코올농도가 1데시리터당 17.3밀리그램 정도로 증가한다. 환산하면 0.0173퍼센트다. 참고로 음주운전 단속 기준이 0.03퍼센트다. 성인 신체와 비교해봐도 꽤 높은 수치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정부 기관과 전문가들은 가능하면 아 이들은 소독제보다는 비누와 물로 손 씻기'를 권장하고 있다.
- 소독약의 종류와 사용법
소독약의 종류로는 만능 약인 복합제 소독약, 에탄올, 포비돈요오드(빨간약), 과산화수소수가 있다. 사용법은 종류에 따라 다르니 아래 내용을 참고하기 바란다.
1. 복합제 소독약
투명한 소독약으로, 클로르페니라민chlorpheniramine과 나파졸린naphazoline, 디부카인dibucaine, 벤제토늄benzethonium 등 여러 성분이 복합적으로 들어간다. 항히스타민제로 가려움을 완화하고, 혈관수축 작용으로 지혈 작용을 하며, 국소마취제로 통증과 가려움을 완화하고, 벤제토늄으로 살균 역할을 한다. 여러 성분이 함유돼 있어 약효가 좋고 가장 대중적으로 쓰인다.
2. 에탄올
소독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휘발성이 강해 바르면 곧바로 기화돼서 시원한 느낌이 들지만, 피부의 수분을 함께 가져가 피부 건조를 유발시킨다. 상처 부위에 자극을 줄 수 있어 피부 소독보다는 의료 용 기구 소독에 주로 사용된다.
3. 포비돈요오드
피부 점막의 자극이 적고,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 살균 범위가 넓어 자주 쓰인다. 약 성분에 코팅 효과가 있어 한 번 바르면 6시간 넘게 지속된다. 다만 자주 바르면 피부 착색이 생길 수 있고, 요오드가 전신에 흡수돼 이상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임산부나 수유부의 경우 주의해야 한다.
4. 과산화수소수
상처 주위에 바르면 산소가 생기면서 거품이 난다. 이 산소가 소독작용을 한다. 상처 부위를 자극하는 성질이 있어 화상 상처나 깊은 상처에는 사용하지 않길 권장한다.
- 구내염을 자주 앓는 사람은 알보칠'이라는 이름을 한 번쯤들어봤을 것이다. 알보칠의 성분은 폴리크레줄렌policresulen 으 로, 크레졸에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를 결합시킨 약물이다. 알보칠은 다른 약들과 차별되는 점이 있다. 일반 약들은 보 통 아픈 증상을 치료하고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하지만, 알보칠은 오히려 상처 부위에 바르는 순간 엄청난 고통을 유 발시킨다. 바르면 아픈 약을 누가 사용하겠느냐마는, 만성적 인 구내염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의외로 인기가 많다. 구 내염을 그대로 두면 2주 정도 입안에서 따끔거림과 불편함을 버텨야 하는데, 알보칠을 바르는 순간의 아픔만 견디면 언제 아팠냐는 듯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잠깐의 고통으로 편안 함을 오래 지속하겠다는 전략이 알보칠을 일반적인 약들 사 이에서 개성 있는 존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만들었다.
- 알보칠이 가진 높은 산성으로 상처 부위를 지지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통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구내염에 걸리 면 이런 고통을 반드시 감내해야 할까? 그것은 아니다. 아프지 않게 치료할 수 있는 약들도 얼마든지 있다. 가장 흔하게 는 입안에 바를 수 있는 오라메디, 페리덱스 등이 있다. 이 연고는 바르는 순간 굉장히 찐득찐득한 형태로 변하기 때문에 쉽게 삼켜지지 않고 입안에 오래 남아 염증을 치료한다. 최근 에는 끈적끈적한 연고 대신 입안에 붙이는 스테로이드 패치도 나왔다. 하지만 이런 연고나 패치제는 입안에 바르거나 붙여야 하기 때문에 이물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아프니벤큐처럼 소염진통제 성분의 가글을 추천하기도 하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고 전체적으로 염증이 퍼 져 있지 않다면 국소적으로 작용하는 연고를 사용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스트레스나 피로, 수면 부족, 면역력 약화 등 으로 구내염이 발생하기도 해서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비 타민 B군을 함께 처방하기도 한다. 구내염 특유의 장기간 불 편함,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함에 답답함을 느끼는 환자 중 짧고 강력한 고통을 감내하고서라도 빠른 효과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알보칠을 권한다.
- 보디빌더나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고있는 스테로이드인 아나볼릭스테로이드 Anapore Steroid다. 인체 근육의 주성분인 단백질을 동화하기 때문에 아 나볼릭스테로이드는 근육을 생성하는 스테로이드라고 할 수 있다. 남성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는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도 아나볼릭스테로이드의 일종이다. 이 물질은 단백질을 생성하 게 함으로써 근육량을 빠른 속도로 늘려준다.
- 환자들은 자신이 스테로이드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 모른 다. 본인도 모르게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과하게 사용하고 있을지 모르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 체표면적이 넓어서 피부에 바른 스테로이드 연고가 전신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 천식이나 감기 등으로 스테로이드제 를 추가로 처방받을 수도 있어 처방받는 약 중에 스테로이드 가 들어 있는 약이 있는지 약사에게 꼭 물어보도록 하자.
- 스테로이드 연고
제형은 연고, 크림, 액상, 로션이 있고, 강도는 연고가 가장 세고 그다음으로는 크림, 로션, 액상 순으로 강하다. 넓은 부위에 바를 때는 액상과 로션을 사용하고, 좁은 부위에는 로션과 연고를 사용한다.특히 연고는 기름기가 많아 오랫동안 약효를 유지할 수 있다. 습진, 가려움, 건선 등에 쓰는 이른바 광범위피부질환 연고는 중간세기의 스테로이드 성분을 사용한다. 세레스톤지, 쎄레코트, 노바손 등이 있다. 네오덱스안연고, 포러스안연고, 페리덱스연고 등 눈 주변에 바르는 안연고와 상처에 바르는 복합마데카솔, 입안에 바르는 오라메디 연고에도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 있다.
- 연고나 크림 외용제의 경우 손가락 끝마디 단위 Finger Tip Unit, FTU를 사용한다. 외용제를 쭉 짜서 검지 마지막 마디까지 짜면 1FTU이며 0.25그램 정도다. 1FTU는 성인 손바닥만 한 면적 두 개를 커버할수 있는 양인데, 만약 발라야 할 부위가 손바닥만 하다면 0.5FTU, 즉 검지의 절반 길이만큼 짜서 사용하면 된다. 
- 원래 양성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했던 프로페시아가 남성형 탈모 치료제로 쓰게 된 것처럼 기존 약물에서 다른 효과를 발견해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약물 재창출Drug Repurposing 이라고 한다. 약물 재창출 케이스는 생각보다. 많다. 아스피린도 처음에는 해열진통제로만 쓰이다가 혈전 방지 효과가 발견돼 심혈관질환 예방용으로도 판매되고 있으 며, 비아그라 역시 고혈압약으로 연구되다가 발기부전 치료 효과가 발견돼 아예 발기부전 치료제로 판매되고 있다. 신약 연구방법 중 약물 재창출은 특히 많은 이점을 갖고 있는데, 그중 제일은 약 효과 발견과 임상시험 사이에 걸리는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 기존 신약발견과 임상시험 사이의 간격이 9년 정도 걸리는 것에 비해 약물 재창출은 3-4년 정도밖에 걸리지 않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 항암치료처럼 치료비가 많이 들고 새로운 약물발견이 절실한 분야에서 약물재창출은 새로운 가능성으로 부상중이다.
- 알레르기를 생각하면 사람들은 으레 체력이 약하거나 면역 이 약해서 걸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그 반대다. 알레르기는 인체의 면역 반응이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과하게나 타나는 과민반응이다. 우리 몸은 먹거나 흡입하거나 만짐으로써 수많은 외부 물질과 접촉한다. 큰 해가 없는 외부 물질 들은 별 탈 없이 우리 몸에 머물다 사라진다. 그러나 어떤 몸 에서는 남들 다 마시는 우유 한 모금, 땅콩 한 알, 복숭아 가 루에도 독극물을 먹은 듯 과민반응이 일어난다. 이때 과민반 응을 유발하는 외부 물질들을 '항원'이라고 한다. 견과류, 어패류, 우유, 특정 약물, 고무 라텍스, 심지어 물까지 알레르기 항원은 개인마다 다름. 증상과 경중도 다양하게 나타남. 알레르기 항원을 제거하기 위해 우리 몸은 비상상태에 들어가는데, 이때 발생하는 증상들이 바로 알레르기 반응이다. 코가 막히고 콧물이 줄줄나면 알레르기성 비염, 호흡기가 붓고 숨이 막히면 천식, 피부가 붓거나 가려워지면 아토피성 피 부염과 접촉피부염, 눈이 가렵고 출혈되면 알레르기성 결막염,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면 알레르기성 장염, 증상이 전신 적으로 생겨 쇼크 상태에 빠지면 아나필락시스 쇼크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보는 증상들은 비교적 가벼운 증상 들이겠지만,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위험한 증상도 분명 있다.
- 변비약은 작용방식에 따라 크게 네가지로 나뉨. 먼저 장을 직접 자극해 변을 유도하는 자극성 하제와 변 자체의 양을 늘려 배변을 유도하는 팽창성 하제, 변 속 수분을 증가시켜 배변을 유도하는 삼투성 하제, 그리고 변을 부드럽게 만드는 대변 연화제가 있다. 건강한 일반 성인의 경우 본인의 증상에 맞게 약을 선택하면 됨. 일반적인 변비약은 대부분 자극성 하제성분이 많은데, 장기적 복용은 장에 좋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있는 경우에만 단기적으로 사용하는 편이 좋다.

- 우리 몸에서 잠을 조절하는 요인. 첫째는 멜라토닌. 멜라토닌은 어둠의 호르면, 혹은 뱀파이어 호르몬이라 불림. 멜라토닌이 분비되고 1-2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졸음을 느끼고 잠이 든다. 멜라토닌은 수면제와는 다름. 수면제는 중추신경계를 억제해 강제로 잠들게 하지만, 멜라토닌은 수면의 시작 타이밍을 조절하는 역할에 가까움. 시작 타이밍만 조절할 뿐, 전체적인 수면의 질이나 과정에는 개입하지 않는 것이다. 인터넷 해외구매나 비공식 경로로 멜라토닌을 구매해 복용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안전성이 확립되지 않아 제조, 수입·판매가 금지돼 있고 불면증 치료를 위한 전문의약품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두 번째 조절 요인은 수면 압력이다. 뇌가 활동하기 시작하면 아데노신 Adenosine이라는 물질이 쌓인다. 이 물질이 많아질수록 잠이 오고, 자는 동안 뇌는 아데노신을 분해한다. 이렇듯 아데노신의 생성과 분해가 반복되며 인체는 잠이 들고 깨어나기를 반복한다. 아데노신은 뇌 안의 수용체에 붙어서 작 용하는데, 이 아데노신보다 더 강력하게 수용체의 자리를 차지하는 물질이 있다. 바로 카페인이다. 카페인을 너무 자주 섭취하거나 장기 복용하면 문제가 생 긴다. 뇌 안에서는 수용체로 가지 못한 아데노신이 계속 쌓이게 되고, 카페인의 약효가 떨어지는 순간 쌓였던 아데노신들이 이때다 싶어 수용체로 우르르 몰려간다. 그럴 경우 극심하고 장기적인 피로를 느끼게 되고, 이 때문에 또다시 카페인을 섭취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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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 부모세대의 식습관이 옳았다. 산업화 이후 경제가 성장하면서 변화된 식습관이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었고, 우리 청소년들의 건강을 좀먹고 있다. 이 책은 직업환경의학, 생활습관의학이라는 조금 생소한 분야의 전문의인 이의철이 지은 책이다. 저자가 이 책을 지은 동기는 이렇다. 보통의 의사처럼 진료하고, 처방하고, 건강상담을 계속해왔지만 증상에 대한 약 처방 횟수만 늘어날 뿐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데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 자연식물식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접하고 그 효과를 몸소 체험하면서 ‘자연식물식을 공부하는 의사’가 되었고, 그 결과물이 이 책이다.

일반적인 음식과 관련된 서적은 유행에 편승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아보카도가 좋다고 하면, 아보카도 예찬론을 펼치는 책이 등장하고, 다이어트 중에서 저탄고지가 유행이라고 하면 그런 종류의 책들이 등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유행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채식을 권장하는 책은 무척 많지만,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을 대상으로 직접 채식을 실천해가면서 그 의학적 증거를 찾아가면서 제시한 책은 드물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과는 반대되는 주장들이 눈길을 끝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고들 하는데, 저자는 탄수화물 섭취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지, 라면이나 설탕이 잔뜩 들어간 빵같은 것들은 제외하고 말이다. 오히려 우리 부모님 세대들이 즐겨 드셨던 수제비나 칼국수 같은 것들을 통해서 먹는 탄수화물은 상관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고기, 생선, 식용유, 우유, 계란까지도 포기할 것을 권장한다. 채식을 통해서도 충분히 단백질과 각종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고 한다. 충분히 씹어먹으면서 골고루 자연식물식을 실천해 본다면 몸에 잔병이 없어지고, 각종 성인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자연식물식의 장점은 멀리 나아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일 수도 있다. 동물석 식단에서 식물성 식단으로 전환함으로써 대기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20%줄일 수 있다고 한다. 당장 채소만으로 식단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이 책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대로 하나하나 따라가 봐야겠다.

 


본 리뷰는 출판사 협찬을 통해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 염증성장질환(IBDs; Inflammatory Bowel Diseases)은 장에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이 지속되는 질환으로,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수 개월에 걸쳐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질환은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이 있다. 궤양성대장염은 주로 대장에 국한해 장점막에 만성염 증이 있는 상태로, 대장 중에서도 직장 부위에 잘 생긴다. 크론병은 대 장뿐만 아니라 소장과 대장 전 부위에 만성염증이 있는 상태로(직장은 잘 침범하지 않는다), 점막부터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 등 장벽의 전 층을 침범하는 염증이 특징이다. 궤양성대장염은 혈변이 가장 주요한 증상이고 복통, 잔변감, 배변 급박감 등이 동반된다. 크론병은 초기에 복통, 설사, 체중 감소가 나타 나다가 이후에 혈변, 항문통, 변비, 복부종괴, 발열 등이 동반된다. 크론 병의 10%는 항문 증상이 먼저 발생해 수술 후에도 치루가 아물지 않 고 재발하기를 반복하다 진단되기도 한다. 두 질환은 연령대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궤양성대장염은 30대 중후반 환자가 가장 많고, 크론병은 10대 및 20대 환자가 가장 많다. 염증성장질환을 원인 불명의 만성염증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정의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현재 의료계에서는 원인치료가 아닌 증상조절치료만 하고 있다. 그래서 환자들은 “이 병은 완치가 없는 병입니다. 평생 함께 가야 하는 병입니다.” 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환 자들은 주치의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을 때 가장 크게 절망한다고 한다). 심지어 이게 끝이 아니다.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은 대장암 발생 위험이 정상인보다 2~11배 높다. 염증이 지속되면 암세포 발생 가능성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 여러 연구에서 염증성장질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서구화된 식단, 동물성 단백질, 고기, 설탕, 패스트푸드, 지방, 리놀레산(오메가6지방산, 공장식 축산 방식으로 사육된 동물성 식품과 식용유에 풍 부한 지방산), 마가린(경화유, 수소 첨가 지방, 트랜스지방산 함유 가능성이 높 다) 등이 반복해서 지적되고 있다. 반대로,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는 요 인으로는 채소, 과일, 식이섬유 섭취 등이 거론된다. 식이 관련 요인들을 성분으로 나열하면 복잡해 보이지만 음식으로 풀어 설명하면 이해가 쉽다. 고기, 생선, 계란, 우유 등 모든 동물성 식 품, 식용유, 설탕 등이 염증성장질환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 음식들은 서구식 식단의 핵심이다. 
-  만 15세 이후의 초경과 관련 있는 생활습관은 한국인이 만 15세 근방에 초경을 하던 때의 생활습관을 떠올 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핵심은 동물성 식품 섭취를 최소 1970년대 수준으로 줄이고, 양질의 식물성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아울 러 하루 2시간 이상 열심히 뛰어놀고, 낮에 충분한 햇볕을 쬐고, 야간의 빛 노출을 줄이고,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단, 초 경이 늦어질 경우 감수해야 할 것도 있다. 초경 전까지는 초경과 성장 속도가 빠른 아이들에 비해 키가 작을 수 있다. 하지만 초경이 시작될 즈음 최대성장이 찾아와 얼마든지 따라잡기 성장이 가능하므로 걱정 할 필요가 없다. 
- 1970년대와 현재의 밀가루 섭취 방식 차이 때문이다. 1970년대에는 밀가루를 주로 칼국수, 수제비, 술빵 등의 방식으 로 먹었다. 당시 밀가루 반죽에는 밀가루, 물, 약간의 소금 이외에 들어 가는 게 없었다. 그리고 호박, 감자, 쑥갓 등 다양한 채소를 넣어 끓인 국물에 국수나 수제비를 삶아 먹었다. 계란이 귀한 시절이라 계란을 반 죽에 넣거나 국물에 푸는 일은 드물었다. 술빵도 마찬가지다. 밀가루에 막걸리를 넣어 발효시킨 다음 쪄서 만들었다. 빵 맛을 돋우기 위해 설 탕을 넣는 일도 없었다. 하지만 요즘 밀가루 음식은 어떤가? 빵을 만들 어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빵 반죽에는 밀가루, 설탕, 버터, 식용유가 거의 동량으로 들어가고 계란도 필수로 들어간다. 오히려 이 정도만 들어가면 다행이다. 여기에 치즈나 햄 등이 들어간 빵도 부지기수다. 이런 음식을 과연 '밀가루 음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  라면, 과자, 짜장면, 피자, 치킨 등 소위 밀가루 음식이라 불리는 음 식들 치고 순수하게 밀가루 음식인 것은 없다. 다시 말해, 이런 음식들 이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은 밀가루가 아니라 밀가루와 함께 먹는 고기, 생선, 계란, 우유, 식용유, 설탕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가루만 문제라고 생각하면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다. 
- 나도 빵을 즐겨 먹는다. 다만 빵을 고르는 원칙이 있다. 성분에 밀 가루 외에 소금과 물만 들어간 것을 고른다. 보통 이런 기준을 말하면 “그런 빵이 있나요?”라고 되묻는다. 바게트, 캄파뉴, 호밀빵 등은 비교적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 그 밖에 각종 천연 발효종을 이용한 빵도 선 택 가능한 착한 후보군이다. 단, 구입 시 성분을 확인하고 표기가 불명 확하면 유제품, 계란, 유지류(각종 기름)가 들어갔는지 직접 문의하는 것이 좋다. 바게트의 경우 간혹 유제품을 넣기도 하므로 구입 시 유제 품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건과일이나 견과류가 들어간 발효빵도 큰 문제없이 선택할 수 있지만, 간혹 당절임 과일이 사용된 경우 설탕 이 과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일단 구입해서 맛을 보며 기름이 나 설탕이 얼마나 많이 들어갔나 확인한 다음 계속 구입할지 말지 판단하면 된다.
- 사실 우리가 빵이라고 부르는 음식을 서양에서는 크게 '빵'과 '페이스트리' 두 종류로 구분한다. 빵은 서양에서 bread, brot, pan, pain등 다양하게 불리는데, 곡물가루와 물을 섞어 만든 반죽을 굽거나 찐음식을 뜻한다. 그런데 페이스트리(pastry)는 빵과 달리 반죽에 유지류 가 첨가된다. 대체로 빵은 식사용으로, 페이스트리는 후식이나 간식으로 먹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둘을 구분하지 않고 다 빵이 라 불러 혼란이 생긴다. 나는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페이스트리 류를 먹지 말고 '진짜 빵을 먹기를 권한다. 
- 결론을 내리자면, 식용유, 설탕, 우유, 유제품, 계란, 고기, 생선 등의 '불순물만 없다면 밀가루 음식은 큰 문제가 없다. 이는 아무리 채식빵, 비건빵이라도 식용유와 설탕(원당, 당절임 과일 포함)이 들어가면 건강 과 거리가 멀다는 뜻이기도 하다. 채식이라고 다 같은 채식이 아니다. 건강한 채식을 해야 건강해진다.
- 진료실이나 강연장에서 1960~70년대를 기억하는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당시에는 참깨나 들깨를 기름으로 짜서 먹기보다 그 냥 먹거나 가루로 만들어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답한다. 즉, 참 깨나 들깨를 통째로 먹었지 기름성분만 추출해서 먹지 않았다는 것이 다. 그 시절에는 기름의 보관도 용이하지 않아 참깨나 들깨를 필요할 때 바로바로 갈아서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했을 것이다. 때문에 현재 참기름이나 들기름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과거 한국인이 먹던 음식이 아닐 확률이 높다. 설사 과거에 그런 음식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음식 은 일상적으로 먹는 것이 아닌 특별한 날에만 먹는 것이었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 전통 방식을 따른다면 현대인들도 참깨나 들깨를 가끔씩 먹는 것이 타당하다.
- 한국의 대표 식용유 브랜드 '해표식용유'의 역사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해표식용유는 1971년 진해에 대규모 대두 가공 공장이 완공되면서 생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전까지 요리에 돼지기름을 사용해오던 주부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여 '콩기름은 유용한 식용 기름이며, 식용유는 콩기름이다'라는 인식을 심는 데 성공했다. 더불어 전국의 중·고등학교 가사 실습 시간에 해표식용유를 제공하고 요리 강연회를 활발히 펼쳤다. 이 과정에서 '불포화지방은 건강에 좋다. 식물성 기름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굳어졌다. 1971년 해표식용유가 탄생하기 전까지 지금 우리들이 익숙하게 먹는 식용유로 조리한 음식들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기름으로 조리한 음식(빈대떡, 전 등)은 대부분 돼지기름을 이용했는데 돼지기름은 돼지고기만큼 구하기 힘들었다. 그러니 이런 음식들은 어쩌다 한번 먹는 귀한 음식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해표식용유의 탄생과 함께 과 거의 귀한 음식이 일상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하지만 해표식용유를 생산하게 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가축 사료다. 대두 가공 공장에서는 식용유뿐만 아니라 가축 사료의 원 료인 대두박도 생산한다. 사실 매출액만으로 따지면 대두박 매출이 식 용유의 1.5배가량 되기 때문에 오히려 식용유가 부산물인 셈이다. 
- 이런 밀접한 관계는 사료가 팔리지 않으면 식용유 생산도 멈춰 식용유 가격이 오르고, 반대로 식용유가 팔리지 않으면 사료 생산도 멈 춰 사료 가격이 오르는 상황을 초래한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1990년 에 값싼 수입 대두박 때문에 국산 대두박이 팔리지 않는 일이 벌어졌 다. 그로 인해 대두유 생산이 70%나 감소하는 이른바 '식용유 대란' 이 벌어졌다.1~2 건강을 위해 동물성 식품 섭취를 줄이려면 식용유 섭취도 줄여야 한다. 그래야 사료 가격이 상승해 동물성 식품 생산이 자연스럽 게 감소하고 식생활 환경도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 역설적이게도, 한국인의 고관절골절은 우유와 유제품 섭취량이 급 격히 증가하던 시기에 똑같이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40년간 우유를 50배나 더 마셔도 줄이지 못했던 고관절골절을 지금보다 더 많이 마 신다고 예방할 수 있을까? 한국보다 10배나 더 많은 우유를 마시는 미 국의 고관절골절 발생률이 2배 높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 우리가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서는 우유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만 집중해야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뼈 건강을 위 해 우유를 마시라는 권고가 상식처럼 받아들여지는 현실을 보면 세상 이 뭔가 잘못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진실이 왜곡되는 데에는 낙농업자들의 무절제한 홍보, 의료계 및 영양학계의 지나치게 편협하고 단순화된 환원론적 관점, 상업주의에 눈감는 관행의 탓이 크다.
- 우유가 뼈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실을 인식하면 자연스럽게 칼슘 섭취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칼슘을 많이 먹는 국가일수록 뼈가 많이 부러진다. 이런 현상을 '칼슘 역설(Calcium Paradox)'이라고 한다. 우유나 유제품을 먹지 않으면서 칼 슘 섭취에 대한 걱정 없이 뼈를 튼튼하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보 다 자세한 설명은 chapter 9 영양소의 늪'의 '01 칼슘 역설'과 '02 뼈 를 튼튼하게 하는 채소와 과일' 부분을 참고하기 바란다. 잠시 핵심을 언급하자면, 뼈 건강을 위해서는 매일 30분~1시간 이상의 신체활동을 하고 충분한 채소, 과일 특히 푸른 잎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매우 바람직한 식사를 하고 있는 나라다. 미국보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붉은 고기(red meat)'를 하루 평균 1인 당 50g 정도 덜 먹고, 생선류는 70g 이상, 기타 어패류는 110g 정도 더 먹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생선 및 기타 어패류는 닭고기와 함께 대표적인 흰 고기(white meat)'로 불리며 붉은 고기 대신 권장된다. 그 럼에도 과연 현재의 한국이 미국이 바라는 이상적인 건강상태에 있다. 고 할 수 있을까? 물론 한국은 미국보다 유방암, 전립선암,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낮기는 하다. 하지만 그 이유가 생선을 많이 먹어서는 아니 다. 지금보다 생선을 훨씬 적게 먹었을 때 한국인의 유방암, 전립선암,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았기 때문이다.
- 1970년대 이후 생선 및 기타 어패류 섭취량이 급격히 증가했음에도 한국인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뇌심혈관질환, 유방암 및 전립선암, 치매 등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보면, 생선이 건강에 좋은 이유라고 제시되는 오메가3지방산이 심혈관계 및 신경계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져야 한다. 오메가3지방산의 효과는 매우 과장되어 있고 부작용도 만만찮다. 나는 다른 어떤 영양제보다 오메가3 보충제를 가장 먼저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권한다. 
- 한국인의 채소 섭취량이 많은 이유는 단연 김치와 나물 덕분이다. 김치와 나물은 한국인이 채소를 먹는 매우 독특한 방법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일부 연구에 의하면, 한국인이 섭취하는 채소의 40% 는 김치류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김치에는 소금이 너무 많이 사 용되어 채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반감될 수 있다. 나물도 과 거에 비해 참기름이나 들기름 등의 식용유를 과도하게 첨가해 채소가 주는 이익을 저해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채소를 기름에 볶거나 튀 겨 먹는 경향이 강화되면서 단지 채소 섭취량이 많다고 건강이 향상 되리라는 예측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때문에 기왕에 채소를 먹는 다면 신선하게, 그리고 기름, 설탕, 소금을 최소한으로 첨가해서 먹는 것이 좋다.
- 나는 '드레싱 없이 샐러드 먹기를 권한다. 그러면 대부분은 무슨 맛으로 먹느냐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샐러드는 채소 고유의 맛을 음 미하면서 먹어야 한다. 드레싱의 달고 짜고 고소한 맛으로 샐러드를 먹으면 샐러드를 정크푸드, 즉 쓰레기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 것과 다름 없다. 막상 드레싱 없는 샐러드를 먹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는 것 처럼 그렇게 맛이 없는 것도 아니다. 신선함은 물론 기분 좋게 쌉싸름 하면서 달기도 하다. 이런 채소가 맛없게 느껴진다면 채소에 문제가 있 는 것이 아니라 미각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채소의 맛이 잘 느껴질 때 까지 드레싱 없이 샐러드 먹기를 실천하다 보면 어느 순간 채소 자체가 맛있어진다. 나는 이를 '미각 재활 과정'이라고 부른다. 
- 다당류에는 인간의 소화효소가 분해할 수 없는 종류가 있다. 바로 식이섬유(섬유소)다. 물론 식이섬유 중에는 리그닌처럼 탄수화물이 아 닌 종류도 있지만 대부분 탄수화물이고 식물성 식품을 통해서만 섭취 할 수 있다. 식이섬유 자체는 의미 있는 에너지를 생산하지 못한다. 하지만 함께 섭취한 영양분의 흡수에 영양을 미치고, 대장 속 세균에 의해 발효되어 부티르산(butyric acid) 및 기타 생체활성물질로 대사되고, 유익균을 증식시키고, 대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배변을 원활하게 하고, 발암물질, 환경호르몬, 콜레스테롤의 배설을 촉진한다.  이렇듯 탄수화물은 매우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영 양소와 비영양소를 포함한다. 탄수화물을 분해하고 가공해서 단맛을 즉각적으로 느끼도록 만든 '당류’ 형태로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고 통 곡물, 과일, 채소, 콩류(특히, 대두류 이외의 콩류) 등 자연상태의 식물성 식품 형태로 섭취하면 탄수화물로 인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탄수화물을 많이 먹을수록 건강해진다. 사실 가공되지 않은 식물성 식품에서는 녹말, 당분, 식이섬유가 분리되지 않는다. 즉, 녹말과 당 분을 많이 먹는 것이 식이섬유를 많이 먹는 것이고, 식이섬유를 많이 먹는 것이 녹말과 당분을 많이 먹는 것이다. 그러다 현대 자본주의 시 대 이후 가공식품이 등장하면서 이 성분들이 분리되기 시작했다.  설탕(설탕을 넣어 만든 각종 엑기스 및 잼 포함), 액상과당, 각종 시럽(올 리고당, 물엿 포함), 과일주스 등 가공된 탄수화물과 식이섬유, 당류, 녹말 류 등이 분리되지 않은 탄수화물은 전혀 다른 음식으로 취급해야 한다. 앞으로 이 책에서는 전자의 탄수화물을 '당류’지칭하고, 각종 곡식 (쌀, 보리, 밀, 옥수수 등), 녹말류(감자, 고구마 등), 과일, 콩류, 채소 등 가 공이 덜 된 식물성 식품의 탄수화물만을 탄수화물로 지칭할 것이다.
- 일례로, '식물성 단백질은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하므로 반드시 동물성 단백질을 먹거나 식물성 단백질을 정교하게 조합해서 먹어야 한다'와 같은 주장이 영양학적 지식이 있는 사람들의 상 식처럼 취급되어왔다. 하지만 식물성 단백질에 있는 단백질의 양과 필수아미노산은 전혀 부족하지 않다. 이런 주장은 단백질과 관련된 미신 에 불과하다. 현대 영양학은 '단백질 영양학 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단백질에 집착한다. 더 엄밀히 말하자면, 모든 단백질이 아닌 동물성 단백질을 숭배한다. 이런 태도는 1839년 단백질을 화학적으로 구분해낸 네덜란 드 화학자 게르하르트 물더(Gerhard Mulder)가 가장 중요한' 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proteios'에서 '단백질(protein)'이라는 이름을 따온 것에서 부터 알 수 있다. 
- 이는 인간이 덩치가 크고 민첩한 동물을 사냥 행위로 제압하고 이 동 물을 먹음으로써 인간도 그만큼 덩치가 커질 것이라는 미신적 믿음과 관련 있다. 이런 믿음은 20세기 들어 동물성 단백질이 질 좋고 효율적 이라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농장의 동물에게 동물성 단백질을 먹일 때 더 빨리 크고, 체중도 더 빨리 증가했다. 그런데 이 논리를 사람에게 적용했을 때 아이들의 키와 체중이 빨리 증가하고 사춘기와 초경도 빨라진다면, 과연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바람직한 현상인지 의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 그렇다면 동물성 단백질이라도 적게 먹으면 괜찮을까? 안타깝게도 동물성 단백질은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 인간의 단백질과 필수아미노 산 구성이 비슷해 대사속도가 빠르고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촉진하는 경향이 있다. 동물성 단백질이 인슐린 및 인슐린유사성장인자-1(IGF-1) 같은 성장 관련 호르몬을 체내에서 더 많이 합성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이 성장기 아이들을 빨리 크게 하고 체중을 빨리 증가시켜 과거에 는 장점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암세포 성장 및 세포 분열, 인슐린저항성, 비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심혈관질환 등 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마디로, 동물성 단백질은 최대 한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다.
- 지방산은 탄소사슬이 수소로 가득 차 있는지(포화) 여부에 따라 포 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으로 구분된다. 이 중 불포화지방산은 탄소 에 결합된 수소가 구부러진 형태이면 시스형, 곧은 형태이면 트랜스형 으로 구분한다. 자연계 대부분의 불포화지방산은 시스형이라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질 경우 지방산 사이의 인력이 약해져 상온에서 액체상 태가 되거나 산소와 만나 산패(변질)되기 쉽다. 식품업계는 불포화지방 산이 가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랜스형으로 구조를 바꾸고 상 온에서 고체이면서 잘 변질되지 않는 마가린, 쇼트닝, 경화유 등을 만 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트랜스지방이다.  하지만 트랜스지방은 혈중 LDL콜레스테롤 농도를 증가시켜 심혈 관질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는 트랜스지방을 전체 칼로리의 1% 미만으로 섭취하도록 권고한다(하루 2,000kcal를 섭취할 경우 트랜스지방은 약 2.2g 미만으로 섭취해야 한다). 트랜스지방은 심혈관질환 외에도 유방암, 대장암,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등 여러 가 지 건강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의심받는다. 트랜스지방은 가공식품업체의 필요에 의해 개발된 만큼 다양한 가공식품에 들어 있다. 쿠키, 도넛, 비스킷, 페이스트리, 케이크, 아이 싱(프로스팅), 파이, 머핀, 스콘, 냉동피자 등 다양한 제과 제빵 식품, 전 자레인지 팝콘, 감자튀김, 감자칩 등 각종 튀김류, 각종 스프레드류, 마 가린 등에서 트랜스지방이 발견된다. 뿐만 아니라 우유, 치즈, 요거트, 아이스크림,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등에도 트랜스지방이 있 다. 그래서 가공식품을 먹지 않더라도 동물성 식품을 통해 트랜스지방 을 섭취할 수 있고, 이렇게 동물성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트랜스지방은 전체 트랜스지방의 20%에 달한다. 우유나 유제품, 소고기 등의 트랜스지방은 반추동물의 장내세균에 의해 합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추동물에서 합성된 트랜스지방 은 여성의 심혈관질환, 관상동맥질환, 급성심장사로 인한 사망 위험과 남성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 다. 이는 우유나 유제품, 소고기를 멀리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인 셈 이다. 소 이외의 동물성 식품에도 트랜스지방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 다. 가축 사료로 사용되는 과자박(제조 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한 제과 제빵부산물)도 그 원인일 수 있다. 과자박은 젖을 뗀 새끼 돼지의 체중을 급격히 올릴 때 유용하다고 알려져 널리 사용된다.
- 위에서 폴리펩티드로 분해된 단백질은 소장으로 넘어가 췌장의 소화효소인 트립신과 키모트립신에 의해 올리고펩티드(아미노산 20개 이 하)로 분해되고, 올리고펩티드는 카복시펩티다아제와 엔도펩티다아제 에 의해 펩티드결합이 끊겨 아미노산 혹은 작은 펩티드로 분해된다. 이 렇게 잘게 분해된 단백질성분은 흡수 과정에서 소장벽의 아미노펩티 다아제라는 효소에 의해 추가 분해되고 아미노산 혹은 더 작은 펩티드 로 흡수되어 혈액순환을 하게 된다. 흡수된 아미노산은 우리 몸의 아미노산 풀(amino acid pool)’로 흘러 들어가 특정 단백질이 필요할 때 동원되는 재료로 쓰인다. 앞서 살펴봤 듯 필수아미노산 필요량은 절대적이지 않다. 비필수아미노산 섭취량이 많으면 자연스럽게 필수아미노산 필요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몸 안에선 소화관을 통해 흡수된 아미노산뿐만 아니라 기능을 다한 단백질(호르몬이나 효소, 분해된 세포 등)이 분해되어 지속적으로 아미노산 풀로 유입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특정 아미노산 섭취가 부 족해도 쉽게 출렁거리지 않는다. 그래서 식물성이든 동물성이든 다양 한 음식으로 충분한 양의 단백질만 섭취한다면 아미노산 불균형으로 인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 인슐린은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생산되는 단백질호르몬이다. 인슐린 은 혈액 속의 포도당(혈당)을 세포로 흡수시키고, 세포에 흡수된 여분 의 포도당을 지방으로 저장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을 저장 시키는 호르몬이다 보니 인슐린을 분비시키는 탄수화물은 비만의 원인이고 그렇지 않은 단백질과 지방은 다이어트성분이라는 인식이 생 겼다. 하지만 이런 정보는 완전한 거짓이다. 인슐린은 혈당을 지방으 로 전환하는 일보다 훨씬 다양한 기능을 하고, 단백질과 지방 또한 인 슐린을 과도하게 분비시켜 비만 등 다양한 건강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인슐린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 인슐린 에 대해 제대로 알면 올바른 건강관리의 큰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우선 인슐린은 동화호르몬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동 화작용은 작은 분자(단당류, 지방산, 아미노산, 뉴클레오티드 등)를 큰 분 자(다당류, 지방, 단백질, 핵산 등)로 합성하고 저장하는 과정을 뜻한다. 반 대로 이화작용은 큰 분자를 작은 분자로 분해하고 소모하는 과정이다. 말하자면, 인슐린이 많이 분비될 때 체내의 분해와 관련된 대사과정이 억제되고 합성과 관련된 대사과정은 촉진되는 것이다.  이미 잘 알려진 혈당, 지방, 글리코겐에 대한 인슐린의 기능 외에 특 히 주목할 만한 기능은 세포의 아미노산 흡수 촉진 및 단백질 분해 억제다. 이런 기능 덕분에 운동 후 근육 생성이 촉진되고 근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만약 탄수화물 섭취가 줄어들어 혈당과 인슐린 농도가 낮아 지면 근육의 단백질을 분해해서라도 포도당을 합성하려는 포도당 신 생 합성' 반응이 촉진된다. 때문에 근육을 늘리려면 단백질이 아니라 충분한 탄수화물을 섭취해 운동으로 소모된 칼로리를 보충해야 한다. 인슐린은 세포의 아미노산 흡수를 촉진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큰중성아미노산들(LNAAs)에 비해 트립토판의 흡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혈액 중 트립토판 농도가 증가하게 된다. 이로 인해 뇌로 유입되는 트립토판 양 또한 증가하면서 식곤증 및 수면 유도, 행복감, 집중력 저하, 충동적 행동과 관련된 현상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인슐린이 콜레스테롤 합성을 촉진한다는 사실도 매우 중요하다. 식물성 식품만 먹는 사람들(비건 혹은 식물식 실천자)의 혈중 콜레스테롤은 100% 몸에서 합성된 콜레스테롤이다.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콜레 스테롤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동물성 식품을 먹는 사람들의 혈중 콜 레스테롤은 평균적으로 20%는 음식을 통해 섭취한 것이고, 80%는 몸 에서 합성한 것이다. 음식으로 먹는 콜레스테롤보다 몸에서 합성한 콜 레스테롤이 고지혈증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결국 고지혈증 도 평소 인슐린 수준, 인슐린저항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 우리 몸이 최적의 건강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혈당 조절 및 다양한 기능을 하는 인슐린이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인슐린 수준 은 너무 낮아도 문제고 너무 높아도 문제다.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다 양한 문제들은 인슐린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분비되면서 발생하는 경 우가 대부분이다. 인슐린저항성이란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서 더 많은 인슐린이 필요해진 상태, 즉 몸 안의 세포들에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 (내성)이 생기면서 더 많은 인슐린이 필요해진 상태를 뜻한다. 한마디 로 인슐린의 약발이 떨어져서 인슐린 농도를 더 높여야 하는 상태다. 필요 이상으로 혈중 인슐린 수준이 높은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지방조직, 간, 근육 내에 지방 축적이 증가하고, 혈액의 중성지방과 콜 레스테롤 수준이 증가하고, 혈당이 조금씩 상승한다. 이로 인해 혈관내 피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혈압도 상승하게 된다. 이런 현상에 대해 미국의 제랄드 리븐(Gerald Reaven)은 X증후군(syndrome x)'이라는 이름 을 붙이고, 복부비만, 당뇨병, 고혈압은 인슐린저항성 및 당불내성이라 는 공통 원인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X증후군이란 명칭이 대 사증후군으로 바뀌었고 인슐린저항성, 당불내성 등의 용어와 비슷한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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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_헤르만헤세

etc 2021. 2. 24. 08:17

홀로
헤르만 헤세

세상에는
크고 작은 길들이 너무나 많다.
그러나
도착지는 모두 다 같다.

말을 타고 갈 수도 있고, 차로 갈 수도 있고
둘이서, 아니면 셋이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그러므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혼자서 하는 것보다
더 나은 지혜나
능력은 없다.


헤르만 헤세 : 독일계 스위스 시인·소설가(1877~1962). 1946년 노벨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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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놀라게 한 미국의 ‘스파이더맨’ 버슨 햄. 그는 1983년 맨손으로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외벽을 오르는 데 성공했다. 신기록 경신과 함께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고소공포증치료연합회장이 그에게 “우리 협회 심리고문으로 초청하고 싶다”는 편지를 보냈다. 편지를 본 그는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협회 회원 중 1042번의 정보를 한번 찾아보라”고 말했다. 회원정보를 확인한 회장은 깜짝 놀랐다. 102층짜리 빌딩을 맨손으로 오른 그가 한때 심각한 고소공포증 환자였다니!

그가 고소공포증을 이기고 스파이더맨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처음부터 저 높은 빌딩을 오르겠다고 결심하려면 엄청난 용기가 있어야 하겠지요. 그러나 한 걸음씩만 올라가자고 생각하는 데는 그리 큰 용기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저 한 걸음 한 걸음씩 오르는 것에만 집중했죠.”

이에 감동한 회장이 그의 집을 찾아가기로 했다. 집에 도착하니 기자들이 버슨 햄의 증조모를 둘러싸고 있었다. 94세인 할머니는 증손자를 축하해 주기 위해 100㎞나 떨어진 곳에서 걸어왔다고 했다. 그 먼 길을 걸어오느라 힘들지 않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할머니는 이렇게 대답했다.

“단숨에 100㎞를 걸으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지만, 한 발짝씩 걷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요. 계속해서 걷다 보면 한 발이 또 한 발이 되어 100㎞도 힘들지 않게 갈 수 있지요.”

헤세의 시처럼 세상에는 크고 작은 길이 너무나 많지만, 우리가 도착하는 곳은 모두 다 같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는 것과 ‘스스로를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루에 한 발씩 최고점을 넘는 용기, 고난을 딛고 한계를 극복하며 기적을 창조하는 노력, 그 과정의 한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배우게 된다.

프레드라는 이름을 가진 우체부 얘기도 감동적이다. 세계적인 동기부여 전문가 마크 샌번이 새 동네로 이사했을 때였다. 어느 날 우체부가 문을 두드렸다.

“저는 프레드입니다. 인사도 드리고, 선생님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알아볼 겸 들렀습니다.”
“아, 예. 컨설팅도 하고 강연도 하고….”
“그럼 집을 자주 비우겠군요. 그럴 땐 우편물을 따로 모았다가 드리겠습니다. 그냥 두면 도둑이 들거든요.”

보름 후 출장에서 돌아온 그는 현관 앞에 있던 매트가 없어진 걸 알고 두리번거리다 테라스에서 발견했다. 그걸 들어 올리자 소포가 나왔다. 메모도 있었다. “택배회사가 엉뚱한 곳에 갖다 놓은 걸 발견해서 여기 감춰뒀습니다.”

택배회사 실수까지 처리해준 배려에 감동한 그는 미국 전역을 돌며 강연과 세미나를 할 때마다 프레드 얘기를 했다. 이를 들은 기업들이 ‘프레드상(賞)’을 제정해 서비스·봉사정신이 뛰어난 직원들에게 수여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 실화를 담은 책 『우체부 프레드』에서 “프레드처럼 즐겁게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적인 삶의 제1요소”라고 강조했다. 이후 프레드는 모두가 닮고 싶어 하는 사람이자 은퇴 후에도 행복을 배달하는 삶의 멘토가 됐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생 전체가 달라진다는 교훈까지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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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세월이 다 공부였다

etc 2021. 2. 24. 08:14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66) 두산그룹 입사 초기에 맡은 업무는 청량음료 영업이었습니다. 세무자료 없이 장사를 하는 시장관행을 근절해 합리적인 영업방식을 안착시키려던 그가 난관에 부딪쳤습니다. 영업사원들이 거세게 반발한 것입니다. 사건은 그에게 변화 앞에서 사람을 움직이게 방법은 무언인가라는 평생의 화두(話頭) 안겼습니다.

한국경제신문 218일자 A32 박용만 회장양지가 그늘, 그늘이 양지 세월이 공부였다 기사는 그가 기업인으로 살아오면서 겪은 소회와 성찰을 담담하게 전해줍니다. 그는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외환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수재였지만, 모든 것을 세상과 부딪치면서 새롭게 배워왔다고 말합니다. ”오랜 경험에서 얻은 교훈은 결국 사람의 소중함이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어려운 순간 가장 의지한 것은 사람이었으며, 사람들과의 교유를 통해 성장해왔다.“

산문집 <그늘까지도 인생이니까>를 최근 펴낸 그는내가 가장 공부를 것은 변화와 사람에 관한 것이었다 합니다.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면, 잃을 것이 없고 바꿀 것이 없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적응한다. 오랜 경험이 있고 하던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이 저항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저항하는 사람들을 치우고 사람으로 바꿔 변화를 추구하는 옳을 같지만, 어리석은 방법이 되기 십상임을 배웠다 말합니다.

경험이 없는 변화 추구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느리고 변화에 순응하지 않아서 답답하지만, 경험이 많고 유능한 사람이 어떻게 해서든 방식을 받아들이면 훨씬 영향력이 컸다.” ‘유능한 사람 돌려 세우기돌아선 사람 위주로 끌고 가기보다 훨씬 어렵지만 중요하고, 리더가 해내야 일이라는 그의 성찰입니다.

독실한 가톨릭신자로 주말마다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그의 경험담도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독일제 털로 노숙자용 점퍼를 만들었다고 하면나도 입는 독일제 오리털을 넣었어요?’ 하는 사람이 있다. 봉사 다니며 가장 분노가 솟을 하나가어머, 이건 우리도 자주 먹는 건데…’라거나거의 우리 수준이네라는 말을 들을 때다.” “내가 베푸는 것이니 나보다 못한 것을 줘야 한다 생각이참으로 당치 않다 말은나눔 온전한 뜻을 살피게 합니다.

서자(庶子) 태어나 마음고생을 하며 성장한 그는살다 보면 양지 아래 그늘이 있었고, 그늘 안에도 양지가 있었다 지난날을 돌아봅니다. “양지가 그늘이고 그늘이 양지임을 받아들이기까지 짧지 않은 세월이 걸렸지만, 그게 공부였지 싶다. 그걸 깨닫고 나니 양지가 아닌 곳에 있는 순간에도 사는 것이 좋다.”

한국경제신문 상임논설고문
이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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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 Jean Paul Sartre, 알베르 카뮈 Albert Canus, 사뮈엘 베케트 Samuel Becket는 삶이 무의미하고 부조리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삶은 하나의 커다란 ‘우주적 장난 Cosmic Gag' 이다. 우리는 이 장난에 웃다가 숨이 막히기도 한다. 사르트르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은 사물과 달라서 '미리 정해진 본질'이 없다. 예를 들어 재떨이는 담뱃재와 꽁초를 담는다는 '존재의 이유'가 있지만, 인간의 삶에는 객관적인 의미가 없다. 우 리가 담뱃재와 꽁초를 들고 있다고 하면 그것 또한 우리의 선택 이다. 바로 인간 재떨이가 된다는 선택, 인간에게는 선택지도 다양하다. 예컨대 우리는 히피가 될 수도 있고, 변호사가 될 수도 있다. 사르트르는 인간이 선택을 하는 이유가 “실존이 본질에 우선 하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삶의 의미는 정해진 것이 아니다. 따라서 삶의 의미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은 인간의 불가피한 책무다. 사르트르의 선언에는 인간에게 불리한 면도 있다. 원하지 않 을 때에도 인간은 선택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인간은 완전한 선택의 자유를 누린다. 좋다! 그런데 인간에게는 그 자유 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관한 객관적인 지침이 없다. 히피가 되는게 나을지 변호사가 되는 게 나을지를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인간은 선택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 갑자기 마음이 불편해진다. 객관적인 지침이 없기 때문에 인간의 선택은 임의성을 띤다. 이건 웃긴 일이다. 솔직히 이거야말로 인간의 실존이 부조리하다. 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안타깝지만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세상의 수많은 사물처럼 인간 역시 미리 정해진 본질을 가진 객체”라는 생각도 부조리하긴 마찬가지다. 일부 실존주의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에라 모르겠다, 삶의 모든 부조리를 당연한 걸로 받아들이고 어찌 됐든 계속 살아나가자.” 카뮈는 시시포스의 신화 The Myth of Sisyphos)라는 독창적인 글에서 부조리주의를 설명하기 위해 인간의 실존을 그리스 신화에 나 오는 시시포스에 비유했다. 시시포스는 무거운 바위를 언덕 위로 밀어 올리는 영원한 형벌에 처해진 인물이다. 바위가 떨어지면 처음부터 다시 밀어야 한다. 즐거운 파티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카뮈는 이렇게 결론 내렸다. “우리는 시시포스가 행복하다고 상상해야만 한다.” 이거야말로 부조리 그 자체다.
- “아이들은 아무것도 없는 데서 온갖 것을 다 찾아낸다. 어른들은 온갖 것이 다 있는 데서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한다.” (레오파르디)
- 20세기 독일의 실존주의자이자 현상학자인 마르틴 하이데거 Martin Heidegger에게 일상성 everydayness'의 문제는 '세계 내 존재 being in the world'의 핵심 특징이다. 하이데거는 인간이 존재의 의미도 모른채 세상에 던져진 존재라고 봤다. 그래서 인간은 만족스러운 존재가 되고자 분투하는데, 하이데거는 그것을 기투project라고 불 렀다. 보통은 종교라든가 이데올로기(객관적인 과학의 시선으로 모든 것을 봐야 한다는 견해도 여기에 포함된다)가 기투의 수단이 된다. 
- 쾌락주의자들은 항상 추종자를 잔뜩 끌어 모았다. 쾌락의 극대화를 삶의 목표로 간주했다고 최초로 기록된 철학자 중 하나는 그리스계 리비아인이었던 철학자 아리스티포스 Aristippus다. 그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어떤 것이 좋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좋은 것이다.” 아리스티포스가 말하는 쾌락에는 예외도 없고 조건도 없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고대 그리스의 다른 철학자 에피쿠로스Epicurus가 독특하고 새로운 쾌락주의 이론을 제시했다. 그의 쾌락주의는 어떤 쾌락을 피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지침으로 가득차 있어서 그걸 읽고 있노라면 주일학교 수업에 온 기분이 든다. 에피쿠로스의 유명한 격언(그는 함축적인 표현의 대가였다)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당신이 어떤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면 그의 풍요를 늘려주지 말고 그의 욕구를 줄여라.” 하나 더. “우리는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일을 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는 온 세상을 가진 기분일 테고, 그러지 않으면 우리의 모든 행동은 그것을 획득하는 방향으로 집중될 테니까.” 간단히 말하자면 이렇다.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쾌락은 바로 앞에 놓여 있으니 눈앞의 쾌락을 실컷 즐겨라. 더 강한 쾌락을 찾으러 떠날수록 우리는 끝없는 갈망의 길에 놓일 것이다. 그러면 하나도 즐겁지 않다.
- '카르페 디엠'의 시작은 호라티우스가 다음과 같은 걸작 시를 썼던 기원전 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명하게 생각하고, 포도주를 마셔라. 
짧은 우리네 인생에 긴 욕심일랑 잘라내라. 
오늘을 즐기고, 내일을 되도록 의심하라.
호라티우스는 고대 로마가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바뀌던 시대 에 살았다. 당시에는 개인의 정치적 역할이 축소되는 상황에 적 응하기 위해 철학도 인간의 내면을 향했다. 수백 년 전 플라톤이 아테네에 설립한 아카데미에서 호라티우스는 자기조절과 절제 를 중시했던 스토아학파와 에피쿠로스학파의 저서를 접했다. 그 래서인지 호라티우스는 동시대 사람들에게 절제하지 말고 무조 건 오늘을 붙잡으라고 권했다. 하지만 그런 태도가 사회에 어떤 여하으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그도 별다른 설명을 하지 못했다. 학자들의 해석에 따르면 호라티우스가 말했던 '카르페 디엠’ 은 순간에 충실하라'는 의미보다 '당장 행동하라'에 더 가깝다. 
- 1920년대에 독일계 미국인이자 게슈탈트 심리학자 Gestalt psychologist(인간은 자신이 본 것을 조직화하려는 기본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심리학자-옮긴이)인 카를 던커 Karl Duncker는 인간의 창의성을 연구하던 중에 '기능적 고착functional fixedness' 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기능적 고착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어떤 사물의 사용법에 대한 고정된 생각 때문에 그 사물을 새롭게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못 하는 현상' 흥 미롭게도 이 정신적인 장애를 가장 적게 가지고 있는 사람은 5세 이하 아이들이라고 한다. 던커가 기능적 고착이라는 개념을 창안했을 무렵, 현상학자이 자 실존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그의 대표 저서인 《존재 와 시간 Being and Time)에서 '도구적ready to hand' 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하이데거는 개인이 주체로서 세상의 사물을 바라볼 때 그 사물의 특징(둥글다, 회색이다, 딱딱하다 등)을 냉정하게 이성적으 로 파악한다는 전통적인 관념을 부인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항상 본인이 접하는 사물에 감정을 쏟으며 그 사물과 특정한 연계를 맺는다. 각각의 사물을 특정한 방식으로 사용하고, 그 사물 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에 따라 생각을 달리하며, 그 사물을 특정한 방식으로 가지고 논다. 인간은 냉정한 관찰자가 아니라 거대하게 굴러가는 세계의 일부다. 하이데거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러한 '세계 내 존재의 상태에서 사물은 도구적이 된다. 사물을 도구적으로 바라보고 관계를 맺을 때의 문제점은 상황이 달라지면 그 특성이 갑자기 의미를 잃는다는 것이다. 인간은 사물과 항상 관계를 맺기 때문에 그 사물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 그 사물은 숨 쉬기나 눈 깜박이기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사는 세 계의 한 부분일 따름이다. 그래서 인간은 사물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생각을 못 한다. 라이터 역시 그저 흡연에 필요한 도구였을 뿐이다. 우리는 라이터로 맥주병을 따볼 생각은 한 번도 못 해 봤다.
- 고도로 추상적인 헤겔철학은 모든 사물과 사건이 부분적으로만 실재한다는 관념을 바탕으로 한다. 헤겔철학에 따르면 논리학, 예술, 정치, 세계사, 자연 등의 모든 사물 또는 현상의 내부에는 그 자신에 대한 부정이 포함되며, 사물 또는 현상은 그 부정을 거쳐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한다.  이를테면 헤겔은 세계 역사가 전제정치에서 귀족정치로, 귀족 정치에서 다시 입헌군주제로 진화했다고 본다. 역사가 이처럼 진 화한 이유는 역사의 특정한 단계를 거치는 동안 인간의 자유의지 가 서서히 작동하면서 변증법 dialectic'이라는 일종의 대화를 나눴 기 때문이다. 헤겔에 따르면 인간은 현실과 일종의 대화를 나누 며, 그 대화 속에서 자신의 불완전함을 발견하고 전진 또는 발전 한다.  헤겔의 변증법을 압축해 설명해보자. 헤겔이 제시한 합synthesis'(진 테제)이라는 개념이 다소 특이하고 임의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역사 속에서 사회·정치적인 힘이 실제로 어떻게 합을 이뤘는가를 연구했고 실제 일어난 과거를 토대로 이야기한 것이므로 헤겔의 개념이 틀릴리는 없을 것이다.  우선 '정 hesis' (테제)이 있다고 하자(전제정치. 여기서는 전제 군주 한 사람만 자유를 누린다). 이 정은 '반antithesis (안티테제)에 의해 부정당한다. “우리는 무엇을 원하지? 더 많은 자유! 우리가 언제 그것을 원하느냐고? 지금!” 이 투쟁의 결과로 합이 탄생한 다. 여기서 합이란 귀족정치인데, 귀족정치 체제에서는 일부 사람들만 자유롭다. 귀족정치는 이제 새로운 정(현재 상태라고도 한다)이 된다. 새로운 정은 다시 새로운 반의 도전을 받는다. “귀족정치를 자유라 고 할 수 있나? 여보게, 우리 입장에서는 자유롭지 않다네. 우리는 귀족정치에 찬성하지 않아. 우리는 더 큰 자유를 원해! 그래서 언제 그것을 원하느냐고? 당연히 지금이지!” 이러한 충돌로부터 새로운 합이 만들어진다. 여기서 합은 입헌군주제인데, 헤겔의 주장에 따르면 입헌군주제에서는 모두가 자유롭다. 하지만 헤겔, 하마터면 당신에게 속을 뻔했어요. 헤겔은 이 변증법이 무한히 반복되다가 끝나는 지점을 절대 정신 absolute spirit 이라고 불렀다. 절대정신은 도덕에도 있고, 예술에 도 있고, 정치에도 있다. 어떤 사람은 절대정신이 곧 '신'을 의미한다고 받아들였다. 다른 기독교인들은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겠지만, 헤겔은 스스로를 기독교 신자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 글을 쓰는 작업과 고쳐 쓰는 작업은 독자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의도를 반영한다. 하지만 만약 독자가 텍스트의 단어 하나하나, 구절 하나하나를 따로 떼어낸다면 새로운 의미들이 생겨난다. 그리고 이렇게 생성된 의미들 중 어떤 것도 객관적이지 않다. 당신이 애인이나 배우자에게 보냈는데 잘못 해 석된' 문자 메시지를 모두 떠올려보라.  예컨대 당신이 동거 중인 애인에게 이런 문자메시지를 보낸다고 가정하자. “자기야, 나 오늘 늦게 들어갈 거야. 내 걱정 말고 저녁 먹어.” 그런데 애인은 당신의 메시지를 이렇게 읽을 수도 있다. “난 오늘 당신이랑 저녁을 먹고 싶지 않아. 그래서 다른 사람이랑 먹을 거야.” 그래서 당신은 메시지를 고쳐 쓴다. “오늘 당신이랑 저녁을 같이 먹고 싶었는데, 꼭 참석해야 하는 자리가 있어서 못 갈 것 같아.” 하지만 문자를 받는 그는 이 메시지를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 “당신이 언짢아할까 봐 당신이랑 저녁을 먹고 싶었다고 말하긴 하지만, 사실 나는 다른 사람이랑 먹고 싶어.” 이제는 제3자, 예컨대 이혼 전문 변호사가 이 메시지들의 객관적인 의미를 찾아보려 했고, 그 의미는 이혼 사유가 된다고 가정한다
- 외부 세계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론을 형성하기 위해 선험적 추론을 해야 한다는 믿음을 역사의 쓰레기통에 던져버린 사람은 18세기 영국의 경험주의자들이었다. 특히 스코틀랜드 철학 자였던 데이비드 흄David Hume이 설득력 있는 이론을 제시했다. 사 실 합리주의가 완전히 폐기처분된 적은 없다. 합리주의는 끊임없 이 부활했다. 예컨대 우연한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으로 사람 눈동자의 복잡한 구조를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오 늘날의 반다윈주의 이론들처럼(합리주의자들은 불가능' 이라는 표현을 제일 좋아한다). 흄은 “사실과 관찰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시스템은 아무리 섬세하고 독창적이라도 모조리 거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오 늘날의 기준으로 이것은 상식에 가깝지만, 당시에 흄은 이런 주 장을 내놓았다는 이유로 '무신론자'와 '회의론자' 라는 손가락질 을 받았다. 에든버러와 글래스고에서는 교수 임용을 거절당했다. 사실 그는 어느 대학에서도 교수직을 얻지 못했다. 흄의 혁명적인 생각들 중 하나는 인간 본성에 관한 과학 연구 가 다른 모든 학문의 토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왜 인간 본성인가? 다른 지식은 인간이 어떤 종류의 질문에 답할 수 있으며 어떤 종류의 질문이 우리 능력 밖인지 아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선험적 추론이 아닌 경험적 관찰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에 답할 수 있다. 따라서 흄은 인식론자로 알려져 있다. 인식론자는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지 회의적인 시선으로 관찰하며, 외부 세계를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실험과 관찰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흄의 이론은 아이작 뉴 턴'saac Newton 을 비롯한 위대한 자연과학자들의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 그리고 흄의 철학 역시 과학의 혁명적 발전에 공헌한 바가 있다.
- 서양 문명 속의 철학자들은 수천 년 전부터 자연법 natural law 에 관해 논의했다. 고대 로마의 키케로 Cicero가 시작해, 중세의 토마스 아퀴나스 Thomas Aquinas가 다시 꺼냈고, 그 후에는 토머스 홉스 Thomas Hobbes, 존 로크 John Locke 그리고 장 자크 루소 Jean Jacques Rousseau가 자연법 이론을 더욱 발전시켰다. 자연법은 미국 독립선언문에 도 등장한다. 선언문에 따르면 모든 미국인은 “자연의 법칙과 자연의 신이 부여한 독립적이고 평등한 지위를 받아들여야 한다. 자연법 철학의 기본 개념은 인간의 윤리가 타고난 본성에서 우러난다는 것이다. 자연 세계를 창조한 신성한 존재가 인간의 본성을 도덕적으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주론과 분 석을 통해 자연의 법칙이 무엇이며, 이 법칙이 우리에게 어떻게 적용되는가를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  토머스 홉스는 자연법과 '자연 상태'를 다른 개념이라고 생각 했다. 홉스의 견해에 따르면 자연법과 자연 상태는 불가피하게 충 돌한다. 정부와 문명이 부재하던 시절, 인류의 자연 상태는 야비 하고 포악하며 어리석은 것이었다. 그때 인류의 자연법은 자신의 생명을 해치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인류가 자신의 생명을 해치지 않으려면 자연 상태에서 최대한 멀어져야 하며 개개인의 자주권을 권위주의 국가의 통치에 양도해야 했다. 반면 존 로크는 인간의 자연 상태란 대체로 평화로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이성의 자연법은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의 생명과 자유와 재산을 침해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그럼에도 자연 상태는 불안정하다. 모든 사람이 자연법을 따르 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인류의 자연 상태에 대해 홉스보다 낙관적인 견해를 지녔던 로크는, 헌법 테두리 안에서 제한된 권한을 행사하는 정부만으로도 평화와 질서가 보장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로크는 미국식 민주주의의 선구자 중 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선호하는 자연법 철학자는 18세기 스위스 제네바의 사회정치 철학자 장 자크 루소다. 루소는 인간의 자연 상태에 대해 한층 순진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우리에게 정글에 당장 뛰어들어 주위를 살펴보라고 충고했다. 특히 때 묻 지 않은 도덕성을 간직하고 있는 원시인들을 잘 보라고 말했다. 원시인의 도덕은 왕과 지주, CEO와 리얼리티쇼 같은 것으로 오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루소는 다음과 같이 썼다. 원시적인 상태의 인간처럼 평온한 존재는 없다. 원시 상태의 인간은 어리석은 야만인과 사악한 지식을 가진 문명인의 딱 중간 지점에 있다." 특히 루소는 문명인이 살아가는 방식보다 원시인이 살아가는 방식이 낫다고 주장했다. 원시인은 '자기가 세상의 중심인 심통 사나운 활동'에 오염되지 않았고 이기적으로 변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 플라톤의 주장에 따르면 군인 계급은 용기라는 미덕을 지니고 있지만, 사회 지도자나 수호자에게 요구 되는 미덕은 지혜다. 따라서 사회를 다스리는 사람은 철학하는 군주여야 한다.
에피쿠로스는 삶의 조용한 즐거움을 추구하려면 정치에서 손을 떼라고 충고했다. “당신은 당신의 집 뜰을 보살피고, 세상은 세상이 스스로 보살피도록 놓아두라.”
마키아벨리는 권력이 한군데로 집중되는 체제를 지지했다. “어떤 왕자가 권력을 유지하기를 바란다면, 항상 선한 행동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갈 때는 그 교훈을 실천해야 한다.”
근현대 철학자들 가운데서는 니체가 인간의 권력 의지 will to power'에 주목했다. 니체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이 자신의 권력 의 지를 긍정하는 일은 건강하고 고귀한 것이며 비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평범한 대중에게 권력을 행사할 자격이 있다. 
20세기 프랑스 사상가 미셸 푸코 Michel Foucault는 권력이 정치 체 제에만 있지 않고 어디에나 있다고 생각했다. 나아가 푸코는 생각의 한계를 정하는 일에도 권력관계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트랜스젠더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점점 변하고 있다면, 그것은 학교와 또래집단 등 공식적 및 비공식적 권력 집단들이 사람들의 태도를 특정한 방향으로 통제하려고 애쓴 결과일 것이다.
- 자유의지냐 결정론이냐. 철학자들이 이 문제를 궁극적인 질문으로 결정한(아니면 그들이 결정했다고 착각한) 순간부터 지 금까지 이 문제는 줄곧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었다. 20세기에 시작된 이 논쟁은 정신분석학과 과학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됐다. 하버드대학교의 유명한 심리학자이자 과학철학자였던 버러스 프레더릭 스키너 Burthus Frederic Skinner는 '급진적 행동주의 radical behaviorism’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인간의 모든 행동은 조작된 조 건 안에서 일어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인간이 벌이는 모든 행동 을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보상과 처벌에 대한 반응으로 본 것이다. 스키너는 비둘기들이 부리로 버튼을 누를 때마다 보상으로 먹이를 조금씩 받도록 훈련시켰다. 스키너의 논리에 따르면 결국 우리도 그의 실험에 사용된 비둘기와 다르지 않다. 물론 우리에게는 깃털이 없다는 차이가 있긴 하다. 스키너는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펼쳤다. “행동과학은 인간이 자율적으로 스스로를 통제한다는 사실에 의구심을 갖고 인간은 결국 환경에 통제당한다고 주장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의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스키너는 모욕적인 의도로 이 글을 쓴 것이 아니다. 단지 사실을 기술하려고 했을 뿐이다. 당연히 스키너의 견해는 다음과 같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인간이 자신에게 자유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행 동할까? 가만히 앉아서 자신에게 일어날 일을 기다릴까? "아니다” 라는 것이 스키너의 대답이다. 자신을 조종하는 환경 을 통제하는 법을 배우면 된다. 이 부분에서 스키너의 이론은 난해해진다. “자유의지에 의한 내 최초의 행위는 자유의지를 믿는 것이었다” 라는 윌리엄 제임 스의 철학적 명제도 아리송하긴 마찬가지지만. 칸트의 이론에 따르면 자유의지와 결정론을 주장하는 두 진영 의 주장은 모두 상대편이 이상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모든 것 이 사전에 결정되는 세상을 상상해보자. ‘우리가 그 정보를 가지 고 무엇을 하겠는가? 가만히 누워 있으란 말인가?' 라는 의문이 든다(그리고 이 가정에 따르면 가만히 누워 있는 것 또한 자유로 운 선택이 아니다. 우리는 우주의 명령에 따라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이다). 반대로 우리가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유 로운 행동을 한다고 상상해보자. 그러면 '그것이 100퍼센트 무작위로 이뤄지는 행동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의문이 든다. 으아. 철학은 항상 이런 식이다. 답을 주기보다 질문을 던진다. 그래도 철학의 질문들은 정말 재밌지 않은가?
- 고대 그리스 사람들의 심장이 두근두근했던 시절부터 서양 철학자들은 '사랑'의 여러 가지 의미를 정확히 구별하려고 노력했다. 고대 그리스어에서는 인간이 경험하는 다양한 사랑의 감정을 여덟 가지 단어로 각기 다르게 표현했다. 여신 에로스와 이름이 똑같은 에로스(우리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에로스에는 육체적인 사랑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가진 것을 원하는 모든 사랑이 포함된다. 예를 들면 장인을 향한 도제의 사랑도 에로스로 분류된다), 친구 간의 따뜻한 사랑을 가리키는 필리아 phlia (필로소피아 philosophia는 '지혜로운 사랑' 이라는 뜻이다), 가족 간의 사랑을 가리키는 스토르게 stroge(예컨대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장난이나 게임처럼 즐기는 유희적인 사랑을 가리키는 루두스ludus(가슴이 두근두근하는 감정), 집착에 가까운 사랑을 가리키는 마니아 mania(에로스와 루두스의 균형이 맞지 않는 상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랜 세월 지속되는 사랑인 프라그마 pragma (40년 넘게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부부의 사랑), 필라우티아philautia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그리고 사랑의 가장 높은 경지인 아가페 agape(이타적 사랑)가 그것이다.
- 제임스가 살던 시대에 심리학은 철학에서 이제 막 분리되기 시작했으므로 제임스의 《심리학 원리 The Principles of Psychology》 역시 매우 철학적인 책이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제임스는 감 정이란 무엇인가? What Is an Emotion?>라는 에세이에서 육체적 본능과 감정 사이의 인과관계를 자세히 설명했다. 제임스가 예로 들었던 유명한 사례에 따르면 우리는 곰이 보인다, 곰은 무섭다, 그래서 나는 달아난다' 라는 순서로 반응하지 않는다. 실제 순서는 곰이 보인다, 본능적으로 달아난다, 이 생리학적 반응 때문에 나는 무 서움을 느낀다'에 가깝다. 빠르게 앞뒤로 움직이는 다리, 빨라진 심장 박동, 아드레날린의 분출을 의식한 결과가 바로 무섭다는 감정이다. 울음을 터뜨리는 행동과 슬픈 감정도 같은 순서를 따 른다. 프라시노가 그린 새도 동일하다. 이 새는 본능에 따라 노래하며, 노래하기 때문에 행복을 느낀다.
-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은 신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 다는 생각 자체를 해보지 않았다. 서구 사회의 경우 기원전 5세기까지 회의론자는커녕 의심 많은 사람조차 등장하지도 않았다. 그러다 고대 그리스의 학자 디아고라스 Dingoras가 무신론이라는 개념을 처음 언급했다. 여러분도 알고 있겠지만, 디아고라스는 철학자였다. 그러니까 말썽을 일으켜야 정상이었다. 디아고라스의 뒤를 따라 무신론자들이 하나둘 나타났다. 소크라테스 이전의 무신론자인 프로디쿠스 Prodicus는 다소 오만한 태도로, '신은 정말 있다'고 고집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원시시대의 인류는 단순한 경외심 때문에 대지가 제공하는 열매를 비롯해 자신들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온갖 것을 신격화했음. 그로부터 2000년이 지난 시점에 오스트리아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프로이트가 환상의 미래에서 프로디쿠스의 심리학적 분서을 심화했다. 그는 신에 대한 믿음을 소망 실현 wish fulfilment 이라고 불렀다. 즉 인간은 가공의 현실을 통해 본인의 열렬한 소망을 충족한다. 프로 이트의 주장에 따르면 종교는 “인류의 가장 오래되고 가장 강렬 하며 가장 다급한 소망을 심리학적으로 실현하는 도구다. 인류의 가장 오래되고 가장 강렬하고 가장 다급한 소망이란? 바로 영 원한 삶에 대한 소망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어떤 믿음의 심리학적 기원을 밝혀냈다고 해 서 그 믿음이 반드시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신이 자기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인간의 심리 메커니즘을 활용할 수도 있는 일이니까. 신은 이런 혼잣말을 했을지도 모른다. "모세가 나의 존재를 믿게 할 방법은 단 하나, 내가 불타는 덤불 안에 몸을 숨기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 밖에 없어. 에이, 모르겠다. 결과가 좋으면 다 좋은 거지" 그리고 신의 존재를 믿을 때 어떤 심리적 장점이 있다는 것은 긍정적 부수효과일 수도 있다. 마치 사랑의 존재를 믿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이 중 어떤 가설이 옳든 간에, 무신론자가 등장한 이후로 어떤 철학자들은 무신론자들의 말이 틀리고 신이 정말로 존재함을 입증하는 과제에 달려들었다. 그래서 철학자들은 다시 존재론적 논증을 꺼내들었다.
- 소크라테스가 끊임없이 철학적 질문을 던져 아테네 청년들의 정신을 오염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였다. 그는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멋들어지게 표현했다. “음미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물론 소크라테스를 심판하던 재판관은 그 답변에 감동하지 않 고 그에게 사형을 언도했다. 섀너핸의 만화에 나오는 불쌍한 멍청이의 운명도 비슷하리라 생각된다.  더 큰 희망을 주는 답변은 러셀의 에세이 〈철학의 가치 The Value of Philosophy)에 나오는 함축적인 문장이다. “철학의 연구 대상인 세계도 위대하지만, 철학하는 사람의 정신 역시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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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건은 우리 마음과 비슷한 데가 있다. 쓰이지 못하고 집 안 여기 저기에 박혀 있는 물건들은 심리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뭉쳐진 채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는 것과 같다. 제자리에서 벗어나 갈 곳을 잃은 마음은 뭉쳐져서 굳기 마련이고, 굳은 것은 유연성을 잃어버린 채 화석화되어 마음의 성장을 방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집 안을 정리하는 일은 자신의 마음을 풀어내는 일이기도 하다.
- 정리를 잘하는 사람은 현재에 집중하면서 살아가지만, 정리를 안 하는 사람은 과거에 중점을 두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물건의 기준도 과거형이다. 예전에 입던 옷을 옷장 가득 넣어두고 산다.
- 버리는 일은 선택이다. 선택은 자기 삶의 통제권과 관련되어 있다. 무엇을 갖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얼마만큼 유지할 것인가, 남은 물건을 어떻게 쓸 것이며 이 물건은 왜 필요한 것인가. 끊임없이 질문이 생긴다.
-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 물건은 과거로 보내고,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은 현재라는 시간을 입혀주자. 그러면 지나간 과거, 언젠가 올 미래에 집착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 '현재'의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 물건을 놓을 자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자리다. 집에 들어갔을 때 자기만의 자리와 공간이 있다면, 집에 있는 시간이 다른 가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하더라도 집을 좀 더 편안하고 친근한 공간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 견적을 보러 갔는데 방문이 제대로 열리지 않아서 견적을 보기가 힘든 경우가 있다. 문이 3분의 1밖에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작 사는 사람은 문이 조금만 열려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문뒤에 쓰지 않는 물건을 잔뜩 쌓아두고 말이다. 방문이 조금밖에 열리지 않는 집은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대화하려는 사람과 비슷하다. 소통이 힘든 사람과 오랜 시간 대화할 수 있을까? 무슨 말을 하려다가도 다시 쏙 들어가고 만다. 때로는 나만 속을 드러내는 것 같아 손해 보는 느낌이 든다. 방문이 조금밖에 열 리지 않는 집은 왠지 사람의 마음을 움츠러들게 한다. 문을 열어도 활짝 열리지 않으니 살짝 들여다보는 형태가 되어 보는 사람도 계면쩍다.
- 문은 기의 입구라 하여 풍 수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다루는 곳이다. 좁고 어두운 문은 기를 억 압해 가족들의 운을 질식시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하니 오늘이라도 당장 모든 방문이 활짝 열리도록 정리해보자. 시원하게 마음을 열 듯 집 안의 모든 문이 제대로 열리게 하는 것만으로도 보람이 있다. 문이 활짝 열리는 순간 가족의 닫힌 마음의 문도 함께 활짝 열리게 될 것이다.
- 집을 정리하는 일은 자기 삶을 스스로 통제하는 힘을 갖는 것과 같다. 물건에 속박당하지 않고 통제하기 위해서는 사는 양보다 버리는 양이 더 많아야 한다는 걸 항상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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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78년에 빛의 본질에 대해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크리스티안 하위 헌스(Christiaan Huygens)는 빛이 파동이라는 자신의 이론을 프랑스 과학 아 카데미에 제출했다. 하지만 빛이 입자의 흐름이라고 확신했던 뉴턴의 견해가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결국 100년 동안 잘못된 생각이 세상을 지배한 뒤에 문제가 해결되었다. 뉴턴이 틀렸고 빛은 파동이다. 1900년경에 물리학자들은 특정한 금속에 빛을 쪼이면 소량의 전류가 발생하는 광전 효과(photoelectric effect)를 발견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빛이 광자(photons)라는 아주 작은 입자의 흐름으로 이루어졌다고 추론했다. 뉴턴의 생각이 옳았다. 하지만 뉴턴의 이론이 폐기된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빛이 파동임을 매우 분명하게 보여 주는 실험이 수없이 이루어졌다. 논쟁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었다. 빛은 파동인가 입자인가? 궁극의 해답은 '둘 다였다. 빛은 때로는 입자처럼 때로는 파동처럼 행동한다. 이 모두는 대단히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곧 몇몇 선구자가 수수께끼를 이해하는 방법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양 자 역학이 탄생했다. 입자의 위치와 입자가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가와 같 은 모든 고전적인 확실성이 아원자 수준의 물질에는 적용될 수 없음이 밝혀졌다. 양자의 세계는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 입자의 위치를 정확하 게 측정할수록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는 더 모호해진다. 더욱이 입자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만족스러운 답이 없다. 최선은 주어진 장소 에 입자가 위치할 확률을 기술하는 것뿐이다. 양자 입자는 입자도 아니고 단지 흐릿한 확률의 구름일 뿐이다. 물리학자들이 양자의 세계를 더 깊이 탐색할수록 모든 것이 더 흐릿해 졌다. 양자의 세계를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지만 그것은 이상한 수학이었다. 수십 년이 지나고 그들은 양자 현상이 더 이상 단순화할 수 없을 정도로 무작위적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실제로 양자의 세계는 불확실성으로 이루어진다. 찾아내지 못한 정보나 더 깊은 수준의 설명이 존재하지 않는다. 입 다물고 계산하라.'가 양자 역학의 좌우명이 되었다. 그러니 모든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묻는 곤란한 질문은 하지 말라
- 가족 구성원을 엄하게 다룰 때는 실패가 없었다. 처자식이 깔깔대고 재잘거리자 가정 경제가 무너졌다. 《역경》
- 주사위를 던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멀리 던져 버리는 것이다. (16세기 속담)
- 16세기와 17세기에 과학계의 위대한 두 인물이 자연계의 수학적 패턴에 주목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는 지상에서 구르는 공과 떨어지는 물체의 운동에서, 요하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는 천상에서 화성의 궤도 운동을 통하여 수학적 패턴을 발견했다. 그들의 연구 를 기반으로 1687년에 발간된 뉴턴의 저서 《프린키피아》는 자연의 불확실 성을 지배하는 심원한 수학 법칙을 밝힘으로써 자연에 대한 우리의 사고 방식을 바꿔 놓았다. 거의 하룻밤 사이에 밀물과 썰물에서 행성과 혜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자연 현상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유럽의 수학자들 은 재빠르게 뉴턴의 발견을 미적분의 언어로 바꾸고 열, 빛, 소리, 파동, 유체(fluids), 전기, 자기에 유사한 방법을 적용했다. 수리 물리학(mathematical physics)의 탄생이었다. 《프린키피아》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자연이 움직이는 방식 대신 이 를 지배하는 심원한 법칙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법칙을 알면 움직임을 추론할 수 있고 주변 환경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여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그러한 법칙은 대부분 형태가 대단히 명확하다. 순간순간 시스템의 상태를 상태의 변화율로 표현하는 미분 방정식이 이에 해당한다. 방정식은 법칙 또는 게임의 규칙을 명시한다. 방정식의 해는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순간에서 자연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또는 게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구체화한다. 뉴턴의 방정식으로 무장한 천문학자들은 달과 행성의 운동, 일 식이 일어나는 시간, 소행성의 궤도를 매우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신 들의 기분에 지배되었던 천체의 불확실하고 변덕스러운 운동이 구조와 작동 방식에 따라 완벽하게 결정되는 거대한 우주의 시계 장치로 대치되었다.
- 역사적으로 혼돈은 놀라움의 대상이었다. 공식으로 풀 만큼 단순한 방 정식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푸앵카레의 기하학적 관점에서는 정지 상태나 주기적인 순환 같은 정상적인 유형의 거동들과 전 혀 다를 바 없이 타당하고 평범한 현상이다. 상태 공간의 일부 영역이 국부 적으로는 확장되지만 경계가 있는 영역으로 제한된다면 나비 효과가 필연 적이다. 2차원에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없어도 3차원 이상에서는 어렵지 않게 벌어질 수 있다. 혼돈하는 움직임은 신기하게 보일 수도 있으나 사실은 물리 시스템에서 흔히 일어나는 현상이며 특히 다양한 혼합 프로 세스가 작동하는 이유다. 하지만 실제 날씨에서 혼돈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판단하는 일은 더 까다롭다. 우리는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을 제외한 지구의 모든 조건이 변하지 않은 상태로 날씨를 다시 한번 돌려 볼 수 없다. 하 지만 보다 단순한 유체 시스템을 이용한 실험은 이론적으로 실제 날씨가 초기 조건에 민감하다는 견해를 뒷받침한다. 로렌츠를 비판한 사람들이 틀렸던 것이다. 나비 효과는 지나치게 단순화된 모델의 결점이 아니다.  이러한 발견은 기상 예보가 계산되고 제공되는 방식을 바꿔 놓았다. 본래의 아이디어는 방정식이 결정론적이므로 관측의 정확도와 현재의 데이 터를 미래로 투사하는 수치 기법을 개선하는 것이 정확한 장기 예보를 얻 는 방법이란 생각이었다. 혼돈은 그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날씨 예측을 수치화하는 기상 예보 분야의 종사자들은 결정론 대신에 범위를 가지는 예보와 예보의 정확도에 대한 추정치를 제공하는 확률 기법으로 전환했다. 실제로 텔레비전이나 웹 사이트에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예보만이 제공되며 흔히 '25퍼센트 강우 가능성' 같은 확률적인 평가가 덧붙는다. 이러한 기본 기법을 앙상블 예측이라 부른다. '앙상블은 수학자라면 집합이라 부를 것에 대하여 물리학자들이 사용하는 멋진 용어다.(열역학에서 나온 용어인 듯하다.) 당신은 하나가 아닌 예보의 집합(앙상블)을 구성한다. 19세기의 천문학자들처럼 현재의 대기 상태를 반복해서 관측하는 방법을 쓰지는 않는다. 그 대신에 당신은 관측 데이터 한 벌을 확보하여 열흘 예보 소프트웨어를 실행한다. 그리고 데이터에 무작위로 작은 변화를 준 뒤에 다시 소프트웨어를 돌린다. 이런 식으로 50번을 반복한다. 무작위로 변화 한 관측 결과에 기초하여 산출된 예측의 50가지 표본을 구할 수 있다. 이 는 사실상 실제로 관측된 수치들에 가까운 데이터로부터 일어날 법한 예 측들의 범위를 탐색하는 것이다. 그 뒤에는 비를 예측하는 예보가 몇 개나 되는지를 세어서 확률을 얻을 수 있다.
- 기후학자들이 자신 있게 단언하듯이 인간의 활동으로 지구가 더워진다면 이렇게 전례 없이 추운 날씨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인간의 행동이 세상을 더 덥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의 모든 곳이 같은 정도로 더워지는 것은 아니다. 온난화는 가장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북극과 남극에서 제일 심각하다. 북극의 더워진 공 기는 제트 기류를 남쪽으로 밀어냄과 동시에 약화시킨다. 따라서 제트 기류의 위치가 더욱 빈번하게 바뀐다. 2014년에는 이 효과가 미국의 동부 지
역으로 차가운 공기를 보냈다. 동시에 미국의 나머지 지역에는 제트 기류가 S형 꼬임을 형성함에 따라 이례적으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었다. 그해 7월은 서부 지역의 워싱턴, 오리건, 아이다호, 캘리포니아, 네바다, 유타의 여섯 개 주에서 가장 따뜻한 열 번의 7월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 정확한 상승률과 상승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는 확실치 않지만 향후 수십 년 동안 온도 상승이 일어날 것이라는 데는 모든 모델의 예측이 일치한다. 지금까지의 관측 결과는 1880년 이래로 이미 0.85도의 온도 상승이 일어났음을 보여 준다. 실제로 지구의 온도는 제조업 분야에서 화석 연료가 대량으로 소비되기 시작한 이래 줄곧 상승. 상승률은 가속화되었으며 근년에는 이전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 다. 지난 10년 동안에는 상승 속도가 느려졌는데, 많은 국가가 부분적으로나마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조치를 취한 덕분이었고 08년 금융위기에 따른 전 세계적인 불경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제 상승 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 아마도 가장 심각한 위협은 얼음이 녹고 바닷물이 데워지면서 팽창한 결과 나타나는 해수면 상승일 것이다. 하지만 그 밖에도 해빙의 상실, 영구동토층이 녹는 데 따른 메탄(더욱 강력한 온실가스) 방출, 질병을 옮기는 곤충의 지리적인 분포 변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속출한다.
- 기상 시스템에 추가로 투입된 에너지는 또한 공기가 흐르는 방식을 변화시킨다. 예컨대 북극 지방이 지구의 다른 지역보다 훨씬 더 더워지는 현상은 현재 진행 중인데, 이는 위도가 높은 지역에서 극 주위로 돌아가는 찬바람인 극소용돌이(polar vortex)의 흐름을 바꾼다. 흐름을 약화시켜 찬 공기가 오래 머물도록 하고 남쪽으로 더 많이 내려가게 한다. 또한 순환하는 찬 공기의 흐름 전체를 남쪽으로 밀어낼 수도 있는데 2018년 초에 바로 그러한 일이 일어났다. 지구 온난화가 평년보다 훨씬 더 추운 겨울을 초래할 수 있다는 말이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 현상은 에너지를 추가하여 비선형 시스템을 교란할 때 일어난다. 유럽에서 평년보다 5도 낮은 기온이 유지되는 동안에 북극 지역은 평년보다 20도 높아진 기온 덕에 따뜻함을 즐겼다. 우리가 과도하게 만들어 낸 이산화탄소가 북극이 찬 공기를 수출하도록 하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기는데, 이는 훨씬 더 나쁜 재앙이 될 수 있다. 남극에는 북극보다 얼음이 훨씬 많다. 과거에는 남극의 얼음 이 북극보다 천천히 녹는다고 여겼다. 그러나 실제로는 남극의 얼음이 더 빨리 녹고 있으며 물속 깊이 연안 빙상(coastal ice sheet)의 바닥에 가려 알아 채지 못했을 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은 매우 나쁜 소식이다. 연안 빙상은 불안정해지기 쉽고 그렇게 되면 모든 얼음이 대양으로 흘러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빙붕(ice shelf)의 거대한 덩어리들이 떨어져 나가고 있다. 극지방의 빙원이 녹는 것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참으로 심각한 문제다. 추가로 물이 유입되어 대양의 해수면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북극과 남극 지역의 얼음이 모두 녹는다면 해수면이 80미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그렇게 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가 무엇을 하든 2미터 정도의 해수면 상승은 이미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온난화가 1도에 그친다면 이들 숫자가 더 낮아질까. 그렇지 않다. 평 균 온난화가 단지 1도(산업 혁명 이래 실제로 일어난 온도 상승 폭)일지라도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왜 그럴까? 온난화가 균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온난 화가 가능한 한 작기를 바라는 극지방의 온도 상승률이 온대 지역보다 훨씬 높다. 북극 지역은 평균 5도 더 따뜻해졌다. 남극 대륙의 온난화는 상 대적으로 약해 보여서 덜 위협적으로 여겨졌지만, 이는 과학자들이 바닷속을 살펴보기 전의 이야기였다. 
- 투기꾼들은 거품을 만들어 정상적인 기업 활동에 해를 끼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이 투기의 소용돌이 속 거품이 될 때는 상황이 심각해진다. 국가의 자본 개발이 카지노 활동의 부산물일 때 국가 경제가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 이론)
- “블랙 - 숄스 공식은 금융 분야에서 성서의 위치에 접근해 왔다. 그러나 이 공식을 장기간 사용하면 터무니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공 정하게 말하자면 블랙과 숄스는 이 사실을 잘 이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들의 충실한 추종자들은 두 사람이 처음 공식을 발표하면서 첨부했던 경고들을 무시할 수도 있다." (워렌 버핏)
- 인간의 뇌에는 약 1000억 개의 신경 세포와 100조 개가 넘는 접합부가 존재한다. 특히 교질 세포(glial cell)를 비롯하여 신경 세포와 거의 비슷한 수의 다른 세포들도 뇌의 작동에 관여할 수 있지만 그들의 기능은 아직까지 불가사의로 남아 있다.65 인간 뇌의 커넥톰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인데 이는 뇌를 모사하려는 목적이 아니고 미래의 뇌 연구에 신뢰할 만한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수학자들이 신경 세포가 열 개인 '뇌'조차 이해할 수 없다면 1000억개의 신경 세포로 이루어진 뇌를 이해하는 일에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기상과 기후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모든 것의 해답은 무슨 질문을 하는가에 달렸다. 신경 세포 열 개 정도의 네트워크는 상당히 세부적으로 이해할수 있다. 뇌 전체가 당혹스러울 정도로 복잡하더라도 일부 영역은 헤아릴 수 있다. 이는 뇌가 구성되는 몇 가지 일반 원리를 찾아낸 덕분이다. 이 같은 유형의 요소를 열거하고 연결 방식을 밝힌 뒤에 상향식으로 연구를 진행하여 전체 시스템의 움직임을 기술하는 '상향식' 접근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뇌의 전반적인 특성과 움직임에 기초한 '하향식' 분석이 가장 명백한 대안이다. 두 가지 접근법을 매우 복잡한 방식으로 혼합할 수도 있 다. 실제로 인간의 뇌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신경 세포 네트워크의 연결 방 식, 흐름을 밝히는 기술의 진보, 네트워크의 거동 방식을 다루는 수학적인 아이디어에 힘입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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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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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취하는 뇌

심리 2021. 2. 19. 20:36

- “이미 아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일이 이미 소유한 것이 아니라 얻으려 노력하는 일이, 이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도달하는 길이 가장 큰 즐거움을 안겨준다.” (수학자이자 과학자,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
- 무엇을 어떻게 배우는지는 뇌가 장기적으로 특정한 종류의 사고와 인지 또는 행동을 취하기 위해 어떻게 상호 연결할지를 좌우한다. 나 이가 들수록 우리는 기존에 학습된 개요나 유형에 더 빨리 접근할 수 있다. 우리의 기억 체계 중에서도 특히 이마 바로 뒤에 자리하는 대뇌 피질이 세세한 내용보다는 요점과 진행 과정을 파악하기 때문이다. 슈퍼마켓, 레스토랑, 도서관에 있는 진열대가 정렬된 방식과 비슷하다. 이렇게 개요를 파악하는 방식은 학습에 매우 효과적이다. 특정 과정이나 장소에 포함된 많은 부수적인 면을 새롭게 저장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간단한 예시를 통해 확인해보자. 회사나 슈퍼마켓으로 향하는 익숙한 길을 걸어갈 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것 을 꼼꼼하게 파악하지 않는다. 다만 특이한 일은 알아차린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새로운 일의 발생을 쉽게 기억할 수 있다. 감정적으로 동요한 일이나 특이한 것은 더 쉽게 기억한다. 요컨대 우리가 성인이 된 후 학습을 할 때는 새로운 학습 내용과 기존에 저장된 내용을 오가며 항상 비교한다. 그런데 이런 과정은 학습 효과를 높이기도 하지 만 동시에 위험하기도 하다. 새로운 것을 편견 없이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안다고 믿는 것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 뇌의 수행 능력은 호기심과 동기 부여가 끈 기를 만나 하나가 됐을 때에야 비로소 빛을 발한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일, 근육을 쓰는 운동, 머리로 깊이 생각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등... 무엇이든 훈련 효과와 긍정적인 결과를 보려면 일정한 시간이 흘러야 한다. 이때 깊이 명심해야 할 개념은 그릿이다. 그릿은 장기 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마음에 품은 고집스러운 열정과 이런 열정을 바탕으로 한 끈기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내놓은 전문훈련법에 관한 수많은 연구를 보면 재능과 소질, 지능 지수보다 이런 요소가(인내심을 갖고 버틸 수 있는 능력도) 학습 결과를 더 많이 좌우한다. 한 주제에 오래 매달리려는 의지는 눈앞에 분명한 목표가 있고, 배워야 할 내용이 일상이나 학교, 학업, 직업과 결부되고, 배울 내용이 진 심으로 마음에 와닿을 때 생긴다. 마음이 움직이면 우리는 앞을 향해 나아간다. 물론 타고난 지능과 재능, 유전적 특징으로 직장과 사생활 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 특정 분야에서 남다르게 빠르고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연코 재능이 모든 걸 결정하지는 않는다. 학교와 직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데 재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생각할 수 있는 능력(공감 능력)과 자제력(의지력), 이들을 바탕으로 하는 끈기, 그릿이다. 목표에 이르고자 인내심을 지니는 자세가 어쩌면 모든 요소 가운데 제일 중요할지도 모른다.
- “사람들은 위대한 지성이 끼치는 영향이 가장 기분 좋게 느껴지고 자신이 질투를 느끼지 않을 만한 곳에서만 천재에 대하여 말한다. 누군가를 '신과 같다'라고 하는 것은 여기에서는 우리가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들어진 모든 것, 완전한 것은 경탄의 대상이며, 생성 중인 모든 것은 경시된다. 그런데 예술가의 작품은 그것이 어떤 방법으로 생성되었는가'를 그 누구도 볼 수가 없다. 이것이 예술가의 유리한 점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생성 과정을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언제나 조금 냉정해지기 때문이다.” (니체)
- 댄 챔블리스는 올림픽 경기의 우승자, 위대한 예술가, 유명한 경제 석학이 이룬 최고 업적에 대한 연구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최상의 기량이란 혼자서 배우거나 다른 사람에게서 배워 익히고,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가 되어 전체로 움직이도록 심혈을 기울여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 얻은 결과물로, 이는 작은 능력 의 총체다. 그들에게 비범하거나 초인간적인 면모는 찾아볼 수 없다. 그저 꾸준히 정확하게 실행한 동작이 합쳐져 최고의 성취로 이어졌을 뿐이다.”
- 성공이란 열정을 잃지 않은 채 실패에서 다른 실패로 갈 수있는 능력이다 (처칠)
-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생산하는 신경 세포의 수는 많지는 않아도 인간 행동의 기본적 성질에 다양하게 참여하므로 매우 중요하다. 도파민은 우리의 경각심과 주의력을 조절하며, 창의성을 높이고, 자신감을 갖게 해주고, 낙관적으로 만들며, 특정한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한다. 그 밖에도 우리에게 긴장감과 기대감을 부여한다. 이것은 신경 세포가 새로운 경험을 할 때, 특히 우리가 목표를 달성했을 때 뇌가 더 잘 기억하게 돕는다. 호기심이 생기면 배우는 일이 쉬워지고, 기억 효과도 높아진다. 도파민은 특히 중뇌의 흑질(흑핵)과 옆에 있는 'A10'이라는 단조로운 이름이 붙은 영역(그림 3과 4)에서 생산된다. 이런 구조는 뇌에서 소위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탐지기를 형성하고, 이로써 미래의 행동에 중요한 동기를 부여한다. 우리는 뇌 안에서 동기의 횃불이 계속 불타오르게 노력해야 한다.
- “우리의 주의를 끄는 것은 새로움이 들어 있는 낡음이다. 한 줌의 새로 움이 든 낡음.” (윌리엄 제임스)
- 십자말풀이의 개발자인 윌 쇼츠 Wil Shortr는 수십 년 동안 <뉴욕 타임스>의 십자말풀이 편집자로 일했으며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쇼츠는 사람들에게 십자말풀이를 시작할 때 다음과 같이 해보라며 귀띔했다. 그의 조언은 일반적으로 십자말풀이 외에 다른 일을 할 때도 참고가 된다.
1. 확실하게 아는 단어에서 시작하고 그곳에서 다른 문제를 풀어나간다.
2. 두려워 말고 무작정 추측해본다. 즉, 답이 틀려도 두려움을 갖지 않는다. 내면에서 떠오르는 직감을 믿는다. 뇌는 가끔씩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무의식 중에 더 많은 것을 안다.
3. 틀린 단어 지우는 일을 겁내지 않는다. 싫은 일도 하면서 왜 새로운 일은 시작하지 않는가?
- 왜 동시에 적은 일만 의식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까? 작업 기억의 용량이 그토록 작은 이유는 무엇일까? 까다로운 질문에 비해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에너지를 아끼려는 목적에서다. 과제는 저장 공간에 영구적으로 비축되어야 한다. 이는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뇌의 에너지 소비량을 높인다. 우리가 중간에 저장한 각각의 모든 과제를 위해 뇌에 있는 뉴런은 온종일 활성화된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뇌 피질의 좌우 전두엽에서 일어나는 작업 기억은 우리가 뇌의 어떤 자원으로 무슨 일을 했는지 기록하고, 처리하고, 구상한다. 프랑스의 연구진은 우리가 주요 업무 외에 부차적인 두 번째 업무를 처리하면 양쪽의 대뇌 반구가 두 가지 과제를 똑같이 나누어 일하는 것 을 영상 처리 과정을 통해 보여주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의 뇌 는 왼쪽, 오른쪽으로만 나뉘어 있다. 따라서 계속해서 세 번째 업무를 추가해서 처리하려면 뇌는 어쩔 수 없이 연산 공간을 다른 업무를 담당하는 곳과 같이 사용하므로 처리 용량이 절반으로 준다. 나머지 저 장 공간이 이미 사용 중이므로 세 번째 과제는 최소한의 에너지를 투 자해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  두개 또는 그 이상의 과제를 나란히 처리하려면, 첫 번째 과제 수행능력이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업무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감소하는 결과를 피하기 어렵다. 이때 가장 필요 없는 제동력이 다른 일에 대한 생 각을 펼친다. 특히 책상 위 스마트폰의 신호처럼 우리의 집중을 분산 시키는 사소한 일은 생각 밖으로 밀어내야 한다. 이런 완전히 쓸데없 는, 정보를 막는 데 신경을 쓰는 일은 작업 기억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며, 게다가 의지력까지 약하게 만든다. 요약하면 어떤 수단을 써도, 어떤 노력을 해도, 우리는 멀티태스킹 을 절대 잘 해내지 못한다. 우리는 단지 여러 과제를 이리저리 번갈아 가면서 할 뿐이다. 스스로 실험해보면 알겠지만 멀티태스킹에 관여하는 뇌의 영역인 작업 기억은 놀랍도록 작다.
- 일정한 시간에 완전히 주의력을 쏟아부어 머릿속에 딱 두 가지 일만 들어 있게 하면 일을 최상으로, 그리고 가장 생산적으로 할 수 있다. 항상 주시해야 할 두 가지란, 어떤 일을 하면서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를 항상 마음속에서 그리는 것과 일 자체다. 미국의 생물화학자인 데 이비드 케인 David Cain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실 옳은 말이다. “모든 생각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면 좋겠지만 그중 제대로인 생각은 몇 가지밖에 안 된다.”
- 창의적으로 사고하기에는 생각 중인 자신을 스스로 방해하지 않게 수시로 생각을 떨쳐내고, 거리를 유지하거나 또한 집중을 하지 않는 것도 포함된다. 이렇게 거리를 유지하거나 생각을 내면적으로 재구성하는 산만한 시간은 다시 원래의 일로 돌아오기 전에 20분이 넘지 않게 제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런 다음에 다시 본격적으로 한가지 일에 집중한다. 휴식 시간이 이처럼 짧다면 그리 매력적인 제안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학습을 할 때 가장 힘든 훈련 중 한 가지는 오랜 습관을 벗어던지는 일이다. 하지만 이를 해내면 뇌는 힘든 훈련을 꾸준하게 향상하는 수행 능력과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에게 보상으로 선사한다. 학습 기간이 좀 더 긴 사람은 최신의 학습 자료를 반복하고, 연습하는 것 외에도 2주 전 또는 2개월 전에 배웠던 내용을 추가적으로 훈련에 집어넣어 뇌를 항상 긴장시키고 놀라게 해야 한다. 이것은 오래 된 학습 내용을 기억하는 데만 좋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내용에 대한 이해력도 같이 높인다. 뇌가 학습한 내용 사이에서 정답이 될 만한 가능성의 날카로운 경계선을 찾는 일을 돕기 때문이다. 뇌에는 확실하고
- 시험이나 중요한 평가 날까지 준비 기간이 14일 남았다고 가정하자. 공부하는 시간을 12시간이라고 계획했을 때 다음과 같이 학습 시간을 분배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1번째, 2번째, 7번째 날에 각각 3시 간, 그리고 시험 보기 2일 전인 12번째 날에 3시간 동안 공부한다. 이런 방법으로 공부를 하면 2일에 걸쳐 15시간을 공부한 사람과 같은 효과가 있다. 많은 연구들은 이렇게 시간 간격을 두는 학습 방식이 절대 적으로 평가했을 때 시간이 3시간 정도 적게 걸리며, 게다가 공부한 내용이 장기 기억에 남는다는 결과를 얻었다. 다시 말해, 단지 시험에 통과하려고 공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학습은 장기 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앞을 내다보며 구성하고, 원칙을 지켜야 하므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 우리 모두는 대부분 먹는 것을 주제로 이야기할 때 습관의 힘이 얼마나 무서우며, 체중을 줄이고 다이어트에 성공해도 빠진 몸무게를 유 지하는 일이 굉장히 힘들다는 것을 안다. 특히 산업적으로 미리 조리되고, 지방과 설탕 함유량이 높아 칼로리가 심할 정도로 풍부한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 배고픔 음식 섭취→보상 체계의 활성'이라고 구성된 축은 무너진다. 즉석 조리 식품은 보상 체계를 과하게 활성화시키고, 그래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렙틴이 식욕을 억제하는 효력을 내지 못한다. 이때 뇌는 특별히 보상을 받을 만하다고 정보가 저장된 특정한 음식을 먹는다. 그래서 칼로리 필요량이 이미 채워졌음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먹는다. 그 뒤에는 또 다른 논리가 숨어 있다. 우리의 뇌는 작은 크기에 비해 하루에 필요한 전체 에너지 양 가운데 20퍼센트라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한다. 식탁에 감자 칩 봉지가 보이면 이를 가져와 텔레비전을 보면서 먹는 것과 같이, 한 번 익숙해진 루틴은 다시 고치기 힘들다. 게다가 너무 자주, 많이 먹으면 포만감을 가져오는 호르몬 렙틴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뇌에 들어 있는 보상 체계가 렙틴의 효과에 변화를 가져와 더 이상 배가 안 고픈데도 계속 음식을 먹게 한다. 그러다 보면 렙틴의 효과가 약해져 시간이 지 나서야 늦게 포만감이 찾아오고 뇌의 보상 체계에 도달하는 신호도 매우 약하게 만족감으로 연결된다. 이로 인해 초콜릿 바를 처음 한입 물었을 때 느꼈던 행복함의 세기를 느끼려면 더 자주, 많이 먹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비만이 되는 파괴적인 논리를 간단히 설명하면, 예 상한 만큼 보상이 뒤따르지 않으면 만족감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결과 적으로 더 많은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된다. 습관은 더 이상 말을 듣지않고 대신에 도파민이 등장한다. 보상 체계가 더 많은 것을 기대하고, 이런 기대가 전체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도파민의 분비가 증가한다. 대부분 식사를 하는 곳에서 우리는 배고픔을 느끼기 마련이다. 따 라서 절대로 공부하는 책상 위에서 먹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습관과 루틴이 기억력의 악역을 맡고 있는 것은 아니다. 루틴이 오히려 작업 기억의 부담을 덜어주므로 정반대의 효과가 날 때가 많다. 게다가 뇌의 습관 회로는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전두엽보다 더 많은 결정 변수를 다룰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에서도 이른바 자동으로 알아서 올바른 행동을 하도록 돕는다. 산업 현장이나 항공 교통의 안전 훈련과 같은 상황에서 정확하고, 정형 화된 행동을 실행하는 연습이 필수적인 것처럼 말이다. 습관은 우리가 오랫동안 일을 중단하더라도 다시 효과적인 작업 루틴을 찾게 돕는다. 그런데 뇌가 잘 못하는 일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 우리 몸 대부분의 기관은 많이 사용할수록 노화가 빨라진다. 하지만 뇌는 예외다. 정반대로 뉴런의 활동이 오히려 신경 세포를 노화로부터 보호한다는 놀라운 증거가 있다! 이는 뉴런이 전기적 특성을 띠며 화학적 신호를 전달할 때 자신을 보호하는 요소도 같이 분비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런 보호 성분은 신경 세포의 수명을 늘리고 우리가 새로운 것을 경험하거나 학습하면 추가적으로 신경 세포가 성장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이것은 쓰거나 잃거나.'라는 모토를 완벽하게 따라 작용한다. 심지어 해마에게는 쓰면 더 많이 얻을 것이다.'라는 말 이 더 잘 어울린다. 새롭고 더 많은 신경 세포가 다른 신경 세포와 연결 된다는 뜻이다. 뇌의 부위 중에서도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영역은 더욱 복합적 으로 발전하고, 성장한다. 이는 내비게이션 기기가 아직 없던 때의 런 던의 택시 운전사의 예에서 뚜렷하게 볼 수 있다.
- 실제로 최근에 많은 제약 회사가 학습능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물질을 찾고 있다. 현재 시험 중인 몇 가지 물질은 신경 전달 물질인 글 루탐산염의 효과를 돕고, 시냅스를 강화해서 저장 과정을 효율적으로 만든다. 하지만 이런 물질이 뇌에 실제로 효능이 있을지 아직까지는 매우 불확실하므로 권장하기 조심스럽다. 약을 처방받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약은 실제로 잠깐 동안 기억력을 높이고 알츠하이머 증상을 줄인다. 다만 아픈 사람에서 건강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알츠하이머병을 완전 히 치료하는 약은 아직 없다. 병든 뇌가 기억력을 회복했다고 건강한 뇌의 수행 능력을 위해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은 아니다. 알다시피 잊거나 늙는 것은 병이 아니다.
- 다수의 제약 회사가 소위 신경 향상제라고 말하는 건강한 뇌 기능 증진 물질을 개발하는 데 매년 1.5억 유로 정도를 투자한다. 회사들의 매출 기대치는 연간 20억 정도를 웃돈다. 최근에는 이와는 관계없이 두뇌 트레이닝 앱이나 혼자서 두뇌 시뮬레이션이 가능 한 기기가 시장에 등장했다. 은행잎 성분이 든 약품이 거두는 연간 매출액은 억 단위에 이른다. 은행잎에는 뇌의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짧 은 시간 동안 활기를 띠고, 집중력을 높이는 성분이 함유돼서 커피나 홍차, 녹차에 들어 있는 카페인과 유사한 효과가 있다. 동물 실험에서 도네페질(치매 질환)이나 메틸페니데이트(ADHD), 모다피닐(기면증)과같은 신경계 질환을 막는 성분 덕에 기억력을 높이는 것처럼 보였지만,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비교 연구에서는 어떤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런 성분이 든 제품은 가격이 높고, 부작용이 있으며, 더 쉽게 학습할 것이라는 기대 효과가 입증된 바 없어서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 “사람들은 행복이 어떻게 생겼는지, 또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알지 못한 채 행복을 찾아다닌다. 이는 마치 술에 취한 사람이 자신에게 집이 있는지도 확실히 모르면서 집을 찾아 헤매는 것과 같다.” (볼테르)
-  “무엇인가 할 수 있다고 믿든, 아니면 그렇지 않다고 믿든 언제나 옳다.” (헨리 포드)
- “우리의 의심은 배신자다. 의심을 하면 시도하는 것조차 감히 두려워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도 얻지 못하게 할 때가 많다.” (셰익스피어)
- 내면의 독백은 실제 대화일까?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 코프는 이런 상태를 “우리는 전체 단어가 아니라 단어의 그림자 형태 로 생각할 뿐이다.”라고 묘사했다. 나보코프는 우리가 자신과 대화를 할 때 대부분은 매우 간략하게 압축된 언어 형태를 사용할 뿐, 전체 문장이나 단어 형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한다. 내면의 대화 를 하는 사람의 뇌의 활동을 영상 절차를 통해 보면 마치 실제로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좌측 대뇌 반구의 동일한 언어 영역이 활발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보코프가 추측했던 것처럼 단축된 언 어의 형태를 사용할 때와 완전한 문장으로 내면의 독백을 할 때도 볼 수 있다. 놀라운 것은 평소에는 다른 사람과 사회적 상황에 함께 있을 때에 한해서 활동을 하는 우측 대뇌 반구의 측두엽과 두정엽 사이에 존재하는 뇌의 영역이 활발해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언어에 재능이 있는 좌측 대뇌 반구와 사회적으로 참여를 하는 우측 대뇌 반구 사이 에서 대화가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하는 '내면의 대화를 뇌는 실제로 일어난 '진짜 대화라고 여긴다. 간단히 말해, 내가 상상 속의 너와 대화를 하는 셈이다. 우리는 이런 내면의 대화를 하면서 사회적 상황을 그린다. 뇌 연구자의 관점에서 봤을 때 이는 우리가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상상의 두 번째 인물과 함께 제대로 된, 절제된(또는 화가 나는) 대화를 나눈다.
내면의 대화가 진화적 측면에서 주는 장점은 무엇일까? 우리는 어째서 자신과의 대화를 나눌까? 내면의 대화는 창의성을 장려하는 것 과 같이 매우 유용할 때가 많다. 내면의 대화의 능력을 계발하면 우리 는 곧바로 다른 사람과, 다른 사람이 없더라도 논쟁을 하면서 아이디 어를 계속해서 발전시킬 수 있다. 말하자면 머릿속에 다른 사람의 관점을 위한 자리가 마련된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새로운 시각에 서 이에 대한 답을 구하고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여놓는다. 두 가지 다 른 입장이 되고, 머릿속의 다른 사람의 시점을 통해 좀 더 쉽게 새롭 고, 창의적인 답을 찾을 수 있다. 게다가 자신을 격려하기 위해 또는 자 신을 비추어볼 거울로 내면의 대화라는 수준 높은 예술을 사용할 수 있다.
- 내면의 목소리는 진화 과정에서 검증되고, 훌륭하다고 평가된 수준 높은 기술이다. 다음번에 내면의 대화 공간에 발을 들이면 그곳에서 머무는 동안은 휴대전화의 스크린을 누르면서 방해받지 말고 자신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보자. 내면의 목소리는 자기 자신을 격려하고, 훈련시키고, 경고를 하고, 다른 사람의 관점이나 의견을 더 잘 이해하도록 만든다. 내면의 목소리는 언제나 우리에게 해줄 말이 많다. 잔소리한다고 투덜대는 대신에 한 번쯤 귀를 기울여보자.
- “우유부단함이 습관화된 사람보다 더 비참한 사람은 없다.” (윌리엄 제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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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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