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리 부모세대의 식습관이 옳았다. 산업화 이후 경제가 성장하면서 변화된 식습관이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었고, 우리 청소년들의 건강을 좀먹고 있다. 이 책은 직업환경의학, 생활습관의학이라는 조금 생소한 분야의 전문의인 이의철이 지은 책이다. 저자가 이 책을 지은 동기는 이렇다. 보통의 의사처럼 진료하고, 처방하고, 건강상담을 계속해왔지만 증상에 대한 약 처방 횟수만 늘어날 뿐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데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 자연식물식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접하고 그 효과를 몸소 체험하면서 ‘자연식물식을 공부하는 의사’가 되었고, 그 결과물이 이 책이다.

일반적인 음식과 관련된 서적은 유행에 편승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아보카도가 좋다고 하면, 아보카도 예찬론을 펼치는 책이 등장하고, 다이어트 중에서 저탄고지가 유행이라고 하면 그런 종류의 책들이 등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유행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채식을 권장하는 책은 무척 많지만,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을 대상으로 직접 채식을 실천해가면서 그 의학적 증거를 찾아가면서 제시한 책은 드물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과는 반대되는 주장들이 눈길을 끝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고들 하는데, 저자는 탄수화물 섭취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지, 라면이나 설탕이 잔뜩 들어간 빵같은 것들은 제외하고 말이다. 오히려 우리 부모님 세대들이 즐겨 드셨던 수제비나 칼국수 같은 것들을 통해서 먹는 탄수화물은 상관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고기, 생선, 식용유, 우유, 계란까지도 포기할 것을 권장한다. 채식을 통해서도 충분히 단백질과 각종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고 한다. 충분히 씹어먹으면서 골고루 자연식물식을 실천해 본다면 몸에 잔병이 없어지고, 각종 성인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자연식물식의 장점은 멀리 나아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일 수도 있다. 동물석 식단에서 식물성 식단으로 전환함으로써 대기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20%줄일 수 있다고 한다. 당장 채소만으로 식단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이 책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대로 하나하나 따라가 봐야겠다.

 


본 리뷰는 출판사 협찬을 통해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 염증성장질환(IBDs; Inflammatory Bowel Diseases)은 장에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이 지속되는 질환으로,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수 개월에 걸쳐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질환은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이 있다. 궤양성대장염은 주로 대장에 국한해 장점막에 만성염 증이 있는 상태로, 대장 중에서도 직장 부위에 잘 생긴다. 크론병은 대 장뿐만 아니라 소장과 대장 전 부위에 만성염증이 있는 상태로(직장은 잘 침범하지 않는다), 점막부터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 등 장벽의 전 층을 침범하는 염증이 특징이다. 궤양성대장염은 혈변이 가장 주요한 증상이고 복통, 잔변감, 배변 급박감 등이 동반된다. 크론병은 초기에 복통, 설사, 체중 감소가 나타 나다가 이후에 혈변, 항문통, 변비, 복부종괴, 발열 등이 동반된다. 크론 병의 10%는 항문 증상이 먼저 발생해 수술 후에도 치루가 아물지 않 고 재발하기를 반복하다 진단되기도 한다. 두 질환은 연령대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궤양성대장염은 30대 중후반 환자가 가장 많고, 크론병은 10대 및 20대 환자가 가장 많다. 염증성장질환을 원인 불명의 만성염증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정의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현재 의료계에서는 원인치료가 아닌 증상조절치료만 하고 있다. 그래서 환자들은 “이 병은 완치가 없는 병입니다. 평생 함께 가야 하는 병입니다.” 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환 자들은 주치의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을 때 가장 크게 절망한다고 한다). 심지어 이게 끝이 아니다.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은 대장암 발생 위험이 정상인보다 2~11배 높다. 염증이 지속되면 암세포 발생 가능성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 여러 연구에서 염증성장질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서구화된 식단, 동물성 단백질, 고기, 설탕, 패스트푸드, 지방, 리놀레산(오메가6지방산, 공장식 축산 방식으로 사육된 동물성 식품과 식용유에 풍 부한 지방산), 마가린(경화유, 수소 첨가 지방, 트랜스지방산 함유 가능성이 높 다) 등이 반복해서 지적되고 있다. 반대로,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는 요 인으로는 채소, 과일, 식이섬유 섭취 등이 거론된다. 식이 관련 요인들을 성분으로 나열하면 복잡해 보이지만 음식으로 풀어 설명하면 이해가 쉽다. 고기, 생선, 계란, 우유 등 모든 동물성 식 품, 식용유, 설탕 등이 염증성장질환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 음식들은 서구식 식단의 핵심이다. 
-  만 15세 이후의 초경과 관련 있는 생활습관은 한국인이 만 15세 근방에 초경을 하던 때의 생활습관을 떠올 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핵심은 동물성 식품 섭취를 최소 1970년대 수준으로 줄이고, 양질의 식물성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아울 러 하루 2시간 이상 열심히 뛰어놀고, 낮에 충분한 햇볕을 쬐고, 야간의 빛 노출을 줄이고,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단, 초 경이 늦어질 경우 감수해야 할 것도 있다. 초경 전까지는 초경과 성장 속도가 빠른 아이들에 비해 키가 작을 수 있다. 하지만 초경이 시작될 즈음 최대성장이 찾아와 얼마든지 따라잡기 성장이 가능하므로 걱정 할 필요가 없다. 
- 1970년대와 현재의 밀가루 섭취 방식 차이 때문이다. 1970년대에는 밀가루를 주로 칼국수, 수제비, 술빵 등의 방식으 로 먹었다. 당시 밀가루 반죽에는 밀가루, 물, 약간의 소금 이외에 들어 가는 게 없었다. 그리고 호박, 감자, 쑥갓 등 다양한 채소를 넣어 끓인 국물에 국수나 수제비를 삶아 먹었다. 계란이 귀한 시절이라 계란을 반 죽에 넣거나 국물에 푸는 일은 드물었다. 술빵도 마찬가지다. 밀가루에 막걸리를 넣어 발효시킨 다음 쪄서 만들었다. 빵 맛을 돋우기 위해 설 탕을 넣는 일도 없었다. 하지만 요즘 밀가루 음식은 어떤가? 빵을 만들 어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빵 반죽에는 밀가루, 설탕, 버터, 식용유가 거의 동량으로 들어가고 계란도 필수로 들어간다. 오히려 이 정도만 들어가면 다행이다. 여기에 치즈나 햄 등이 들어간 빵도 부지기수다. 이런 음식을 과연 '밀가루 음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  라면, 과자, 짜장면, 피자, 치킨 등 소위 밀가루 음식이라 불리는 음 식들 치고 순수하게 밀가루 음식인 것은 없다. 다시 말해, 이런 음식들 이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은 밀가루가 아니라 밀가루와 함께 먹는 고기, 생선, 계란, 우유, 식용유, 설탕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가루만 문제라고 생각하면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다. 
- 나도 빵을 즐겨 먹는다. 다만 빵을 고르는 원칙이 있다. 성분에 밀 가루 외에 소금과 물만 들어간 것을 고른다. 보통 이런 기준을 말하면 “그런 빵이 있나요?”라고 되묻는다. 바게트, 캄파뉴, 호밀빵 등은 비교적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 그 밖에 각종 천연 발효종을 이용한 빵도 선 택 가능한 착한 후보군이다. 단, 구입 시 성분을 확인하고 표기가 불명 확하면 유제품, 계란, 유지류(각종 기름)가 들어갔는지 직접 문의하는 것이 좋다. 바게트의 경우 간혹 유제품을 넣기도 하므로 구입 시 유제 품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건과일이나 견과류가 들어간 발효빵도 큰 문제없이 선택할 수 있지만, 간혹 당절임 과일이 사용된 경우 설탕 이 과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일단 구입해서 맛을 보며 기름이 나 설탕이 얼마나 많이 들어갔나 확인한 다음 계속 구입할지 말지 판단하면 된다.
- 사실 우리가 빵이라고 부르는 음식을 서양에서는 크게 '빵'과 '페이스트리' 두 종류로 구분한다. 빵은 서양에서 bread, brot, pan, pain등 다양하게 불리는데, 곡물가루와 물을 섞어 만든 반죽을 굽거나 찐음식을 뜻한다. 그런데 페이스트리(pastry)는 빵과 달리 반죽에 유지류 가 첨가된다. 대체로 빵은 식사용으로, 페이스트리는 후식이나 간식으로 먹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둘을 구분하지 않고 다 빵이 라 불러 혼란이 생긴다. 나는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페이스트리 류를 먹지 말고 '진짜 빵을 먹기를 권한다. 
- 결론을 내리자면, 식용유, 설탕, 우유, 유제품, 계란, 고기, 생선 등의 '불순물만 없다면 밀가루 음식은 큰 문제가 없다. 이는 아무리 채식빵, 비건빵이라도 식용유와 설탕(원당, 당절임 과일 포함)이 들어가면 건강 과 거리가 멀다는 뜻이기도 하다. 채식이라고 다 같은 채식이 아니다. 건강한 채식을 해야 건강해진다.
- 진료실이나 강연장에서 1960~70년대를 기억하는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당시에는 참깨나 들깨를 기름으로 짜서 먹기보다 그 냥 먹거나 가루로 만들어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답한다. 즉, 참 깨나 들깨를 통째로 먹었지 기름성분만 추출해서 먹지 않았다는 것이 다. 그 시절에는 기름의 보관도 용이하지 않아 참깨나 들깨를 필요할 때 바로바로 갈아서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했을 것이다. 때문에 현재 참기름이나 들기름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과거 한국인이 먹던 음식이 아닐 확률이 높다. 설사 과거에 그런 음식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음식 은 일상적으로 먹는 것이 아닌 특별한 날에만 먹는 것이었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 전통 방식을 따른다면 현대인들도 참깨나 들깨를 가끔씩 먹는 것이 타당하다.
- 한국의 대표 식용유 브랜드 '해표식용유'의 역사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해표식용유는 1971년 진해에 대규모 대두 가공 공장이 완공되면서 생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전까지 요리에 돼지기름을 사용해오던 주부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여 '콩기름은 유용한 식용 기름이며, 식용유는 콩기름이다'라는 인식을 심는 데 성공했다. 더불어 전국의 중·고등학교 가사 실습 시간에 해표식용유를 제공하고 요리 강연회를 활발히 펼쳤다. 이 과정에서 '불포화지방은 건강에 좋다. 식물성 기름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굳어졌다. 1971년 해표식용유가 탄생하기 전까지 지금 우리들이 익숙하게 먹는 식용유로 조리한 음식들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기름으로 조리한 음식(빈대떡, 전 등)은 대부분 돼지기름을 이용했는데 돼지기름은 돼지고기만큼 구하기 힘들었다. 그러니 이런 음식들은 어쩌다 한번 먹는 귀한 음식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해표식용유의 탄생과 함께 과 거의 귀한 음식이 일상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하지만 해표식용유를 생산하게 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가축 사료다. 대두 가공 공장에서는 식용유뿐만 아니라 가축 사료의 원 료인 대두박도 생산한다. 사실 매출액만으로 따지면 대두박 매출이 식 용유의 1.5배가량 되기 때문에 오히려 식용유가 부산물인 셈이다. 
- 이런 밀접한 관계는 사료가 팔리지 않으면 식용유 생산도 멈춰 식용유 가격이 오르고, 반대로 식용유가 팔리지 않으면 사료 생산도 멈 춰 사료 가격이 오르는 상황을 초래한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1990년 에 값싼 수입 대두박 때문에 국산 대두박이 팔리지 않는 일이 벌어졌 다. 그로 인해 대두유 생산이 70%나 감소하는 이른바 '식용유 대란' 이 벌어졌다.1~2 건강을 위해 동물성 식품 섭취를 줄이려면 식용유 섭취도 줄여야 한다. 그래야 사료 가격이 상승해 동물성 식품 생산이 자연스럽 게 감소하고 식생활 환경도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 역설적이게도, 한국인의 고관절골절은 우유와 유제품 섭취량이 급 격히 증가하던 시기에 똑같이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40년간 우유를 50배나 더 마셔도 줄이지 못했던 고관절골절을 지금보다 더 많이 마 신다고 예방할 수 있을까? 한국보다 10배나 더 많은 우유를 마시는 미 국의 고관절골절 발생률이 2배 높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 우리가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서는 우유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만 집중해야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뼈 건강을 위 해 우유를 마시라는 권고가 상식처럼 받아들여지는 현실을 보면 세상 이 뭔가 잘못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진실이 왜곡되는 데에는 낙농업자들의 무절제한 홍보, 의료계 및 영양학계의 지나치게 편협하고 단순화된 환원론적 관점, 상업주의에 눈감는 관행의 탓이 크다.
- 우유가 뼈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실을 인식하면 자연스럽게 칼슘 섭취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칼슘을 많이 먹는 국가일수록 뼈가 많이 부러진다. 이런 현상을 '칼슘 역설(Calcium Paradox)'이라고 한다. 우유나 유제품을 먹지 않으면서 칼 슘 섭취에 대한 걱정 없이 뼈를 튼튼하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보 다 자세한 설명은 chapter 9 영양소의 늪'의 '01 칼슘 역설'과 '02 뼈 를 튼튼하게 하는 채소와 과일' 부분을 참고하기 바란다. 잠시 핵심을 언급하자면, 뼈 건강을 위해서는 매일 30분~1시간 이상의 신체활동을 하고 충분한 채소, 과일 특히 푸른 잎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매우 바람직한 식사를 하고 있는 나라다. 미국보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붉은 고기(red meat)'를 하루 평균 1인 당 50g 정도 덜 먹고, 생선류는 70g 이상, 기타 어패류는 110g 정도 더 먹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생선 및 기타 어패류는 닭고기와 함께 대표적인 흰 고기(white meat)'로 불리며 붉은 고기 대신 권장된다. 그 럼에도 과연 현재의 한국이 미국이 바라는 이상적인 건강상태에 있다. 고 할 수 있을까? 물론 한국은 미국보다 유방암, 전립선암,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낮기는 하다. 하지만 그 이유가 생선을 많이 먹어서는 아니 다. 지금보다 생선을 훨씬 적게 먹었을 때 한국인의 유방암, 전립선암,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았기 때문이다.
- 1970년대 이후 생선 및 기타 어패류 섭취량이 급격히 증가했음에도 한국인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뇌심혈관질환, 유방암 및 전립선암, 치매 등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보면, 생선이 건강에 좋은 이유라고 제시되는 오메가3지방산이 심혈관계 및 신경계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져야 한다. 오메가3지방산의 효과는 매우 과장되어 있고 부작용도 만만찮다. 나는 다른 어떤 영양제보다 오메가3 보충제를 가장 먼저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권한다. 
- 한국인의 채소 섭취량이 많은 이유는 단연 김치와 나물 덕분이다. 김치와 나물은 한국인이 채소를 먹는 매우 독특한 방법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일부 연구에 의하면, 한국인이 섭취하는 채소의 40% 는 김치류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김치에는 소금이 너무 많이 사 용되어 채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반감될 수 있다. 나물도 과 거에 비해 참기름이나 들기름 등의 식용유를 과도하게 첨가해 채소가 주는 이익을 저해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채소를 기름에 볶거나 튀 겨 먹는 경향이 강화되면서 단지 채소 섭취량이 많다고 건강이 향상 되리라는 예측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때문에 기왕에 채소를 먹는 다면 신선하게, 그리고 기름, 설탕, 소금을 최소한으로 첨가해서 먹는 것이 좋다.
- 나는 '드레싱 없이 샐러드 먹기를 권한다. 그러면 대부분은 무슨 맛으로 먹느냐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샐러드는 채소 고유의 맛을 음 미하면서 먹어야 한다. 드레싱의 달고 짜고 고소한 맛으로 샐러드를 먹으면 샐러드를 정크푸드, 즉 쓰레기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 것과 다름 없다. 막상 드레싱 없는 샐러드를 먹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는 것 처럼 그렇게 맛이 없는 것도 아니다. 신선함은 물론 기분 좋게 쌉싸름 하면서 달기도 하다. 이런 채소가 맛없게 느껴진다면 채소에 문제가 있 는 것이 아니라 미각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채소의 맛이 잘 느껴질 때 까지 드레싱 없이 샐러드 먹기를 실천하다 보면 어느 순간 채소 자체가 맛있어진다. 나는 이를 '미각 재활 과정'이라고 부른다. 
- 다당류에는 인간의 소화효소가 분해할 수 없는 종류가 있다. 바로 식이섬유(섬유소)다. 물론 식이섬유 중에는 리그닌처럼 탄수화물이 아 닌 종류도 있지만 대부분 탄수화물이고 식물성 식품을 통해서만 섭취 할 수 있다. 식이섬유 자체는 의미 있는 에너지를 생산하지 못한다. 하지만 함께 섭취한 영양분의 흡수에 영양을 미치고, 대장 속 세균에 의해 발효되어 부티르산(butyric acid) 및 기타 생체활성물질로 대사되고, 유익균을 증식시키고, 대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배변을 원활하게 하고, 발암물질, 환경호르몬, 콜레스테롤의 배설을 촉진한다.  이렇듯 탄수화물은 매우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영 양소와 비영양소를 포함한다. 탄수화물을 분해하고 가공해서 단맛을 즉각적으로 느끼도록 만든 '당류’ 형태로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고 통 곡물, 과일, 채소, 콩류(특히, 대두류 이외의 콩류) 등 자연상태의 식물성 식품 형태로 섭취하면 탄수화물로 인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탄수화물을 많이 먹을수록 건강해진다. 사실 가공되지 않은 식물성 식품에서는 녹말, 당분, 식이섬유가 분리되지 않는다. 즉, 녹말과 당 분을 많이 먹는 것이 식이섬유를 많이 먹는 것이고, 식이섬유를 많이 먹는 것이 녹말과 당분을 많이 먹는 것이다. 그러다 현대 자본주의 시 대 이후 가공식품이 등장하면서 이 성분들이 분리되기 시작했다.  설탕(설탕을 넣어 만든 각종 엑기스 및 잼 포함), 액상과당, 각종 시럽(올 리고당, 물엿 포함), 과일주스 등 가공된 탄수화물과 식이섬유, 당류, 녹말 류 등이 분리되지 않은 탄수화물은 전혀 다른 음식으로 취급해야 한다. 앞으로 이 책에서는 전자의 탄수화물을 '당류’지칭하고, 각종 곡식 (쌀, 보리, 밀, 옥수수 등), 녹말류(감자, 고구마 등), 과일, 콩류, 채소 등 가 공이 덜 된 식물성 식품의 탄수화물만을 탄수화물로 지칭할 것이다.
- 일례로, '식물성 단백질은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하므로 반드시 동물성 단백질을 먹거나 식물성 단백질을 정교하게 조합해서 먹어야 한다'와 같은 주장이 영양학적 지식이 있는 사람들의 상 식처럼 취급되어왔다. 하지만 식물성 단백질에 있는 단백질의 양과 필수아미노산은 전혀 부족하지 않다. 이런 주장은 단백질과 관련된 미신 에 불과하다. 현대 영양학은 '단백질 영양학 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단백질에 집착한다. 더 엄밀히 말하자면, 모든 단백질이 아닌 동물성 단백질을 숭배한다. 이런 태도는 1839년 단백질을 화학적으로 구분해낸 네덜란 드 화학자 게르하르트 물더(Gerhard Mulder)가 가장 중요한' 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proteios'에서 '단백질(protein)'이라는 이름을 따온 것에서 부터 알 수 있다. 
- 이는 인간이 덩치가 크고 민첩한 동물을 사냥 행위로 제압하고 이 동 물을 먹음으로써 인간도 그만큼 덩치가 커질 것이라는 미신적 믿음과 관련 있다. 이런 믿음은 20세기 들어 동물성 단백질이 질 좋고 효율적 이라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농장의 동물에게 동물성 단백질을 먹일 때 더 빨리 크고, 체중도 더 빨리 증가했다. 그런데 이 논리를 사람에게 적용했을 때 아이들의 키와 체중이 빨리 증가하고 사춘기와 초경도 빨라진다면, 과연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바람직한 현상인지 의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 그렇다면 동물성 단백질이라도 적게 먹으면 괜찮을까? 안타깝게도 동물성 단백질은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 인간의 단백질과 필수아미노 산 구성이 비슷해 대사속도가 빠르고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촉진하는 경향이 있다. 동물성 단백질이 인슐린 및 인슐린유사성장인자-1(IGF-1) 같은 성장 관련 호르몬을 체내에서 더 많이 합성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이 성장기 아이들을 빨리 크게 하고 체중을 빨리 증가시켜 과거에 는 장점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암세포 성장 및 세포 분열, 인슐린저항성, 비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심혈관질환 등 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마디로, 동물성 단백질은 최대 한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다.
- 지방산은 탄소사슬이 수소로 가득 차 있는지(포화) 여부에 따라 포 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으로 구분된다. 이 중 불포화지방산은 탄소 에 결합된 수소가 구부러진 형태이면 시스형, 곧은 형태이면 트랜스형 으로 구분한다. 자연계 대부분의 불포화지방산은 시스형이라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질 경우 지방산 사이의 인력이 약해져 상온에서 액체상 태가 되거나 산소와 만나 산패(변질)되기 쉽다. 식품업계는 불포화지방 산이 가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랜스형으로 구조를 바꾸고 상 온에서 고체이면서 잘 변질되지 않는 마가린, 쇼트닝, 경화유 등을 만 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트랜스지방이다.  하지만 트랜스지방은 혈중 LDL콜레스테롤 농도를 증가시켜 심혈 관질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는 트랜스지방을 전체 칼로리의 1% 미만으로 섭취하도록 권고한다(하루 2,000kcal를 섭취할 경우 트랜스지방은 약 2.2g 미만으로 섭취해야 한다). 트랜스지방은 심혈관질환 외에도 유방암, 대장암,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등 여러 가 지 건강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의심받는다. 트랜스지방은 가공식품업체의 필요에 의해 개발된 만큼 다양한 가공식품에 들어 있다. 쿠키, 도넛, 비스킷, 페이스트리, 케이크, 아이 싱(프로스팅), 파이, 머핀, 스콘, 냉동피자 등 다양한 제과 제빵 식품, 전 자레인지 팝콘, 감자튀김, 감자칩 등 각종 튀김류, 각종 스프레드류, 마 가린 등에서 트랜스지방이 발견된다. 뿐만 아니라 우유, 치즈, 요거트, 아이스크림,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등에도 트랜스지방이 있 다. 그래서 가공식품을 먹지 않더라도 동물성 식품을 통해 트랜스지방 을 섭취할 수 있고, 이렇게 동물성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트랜스지방은 전체 트랜스지방의 20%에 달한다. 우유나 유제품, 소고기 등의 트랜스지방은 반추동물의 장내세균에 의해 합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추동물에서 합성된 트랜스지방 은 여성의 심혈관질환, 관상동맥질환, 급성심장사로 인한 사망 위험과 남성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 다. 이는 우유나 유제품, 소고기를 멀리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인 셈 이다. 소 이외의 동물성 식품에도 트랜스지방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 다. 가축 사료로 사용되는 과자박(제조 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한 제과 제빵부산물)도 그 원인일 수 있다. 과자박은 젖을 뗀 새끼 돼지의 체중을 급격히 올릴 때 유용하다고 알려져 널리 사용된다.
- 위에서 폴리펩티드로 분해된 단백질은 소장으로 넘어가 췌장의 소화효소인 트립신과 키모트립신에 의해 올리고펩티드(아미노산 20개 이 하)로 분해되고, 올리고펩티드는 카복시펩티다아제와 엔도펩티다아제 에 의해 펩티드결합이 끊겨 아미노산 혹은 작은 펩티드로 분해된다. 이 렇게 잘게 분해된 단백질성분은 흡수 과정에서 소장벽의 아미노펩티 다아제라는 효소에 의해 추가 분해되고 아미노산 혹은 더 작은 펩티드 로 흡수되어 혈액순환을 하게 된다. 흡수된 아미노산은 우리 몸의 아미노산 풀(amino acid pool)’로 흘러 들어가 특정 단백질이 필요할 때 동원되는 재료로 쓰인다. 앞서 살펴봤 듯 필수아미노산 필요량은 절대적이지 않다. 비필수아미노산 섭취량이 많으면 자연스럽게 필수아미노산 필요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몸 안에선 소화관을 통해 흡수된 아미노산뿐만 아니라 기능을 다한 단백질(호르몬이나 효소, 분해된 세포 등)이 분해되어 지속적으로 아미노산 풀로 유입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특정 아미노산 섭취가 부 족해도 쉽게 출렁거리지 않는다. 그래서 식물성이든 동물성이든 다양 한 음식으로 충분한 양의 단백질만 섭취한다면 아미노산 불균형으로 인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 인슐린은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생산되는 단백질호르몬이다. 인슐린 은 혈액 속의 포도당(혈당)을 세포로 흡수시키고, 세포에 흡수된 여분 의 포도당을 지방으로 저장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을 저장 시키는 호르몬이다 보니 인슐린을 분비시키는 탄수화물은 비만의 원인이고 그렇지 않은 단백질과 지방은 다이어트성분이라는 인식이 생 겼다. 하지만 이런 정보는 완전한 거짓이다. 인슐린은 혈당을 지방으 로 전환하는 일보다 훨씬 다양한 기능을 하고, 단백질과 지방 또한 인 슐린을 과도하게 분비시켜 비만 등 다양한 건강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인슐린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 인슐린 에 대해 제대로 알면 올바른 건강관리의 큰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우선 인슐린은 동화호르몬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동 화작용은 작은 분자(단당류, 지방산, 아미노산, 뉴클레오티드 등)를 큰 분 자(다당류, 지방, 단백질, 핵산 등)로 합성하고 저장하는 과정을 뜻한다. 반 대로 이화작용은 큰 분자를 작은 분자로 분해하고 소모하는 과정이다. 말하자면, 인슐린이 많이 분비될 때 체내의 분해와 관련된 대사과정이 억제되고 합성과 관련된 대사과정은 촉진되는 것이다.  이미 잘 알려진 혈당, 지방, 글리코겐에 대한 인슐린의 기능 외에 특 히 주목할 만한 기능은 세포의 아미노산 흡수 촉진 및 단백질 분해 억제다. 이런 기능 덕분에 운동 후 근육 생성이 촉진되고 근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만약 탄수화물 섭취가 줄어들어 혈당과 인슐린 농도가 낮아 지면 근육의 단백질을 분해해서라도 포도당을 합성하려는 포도당 신 생 합성' 반응이 촉진된다. 때문에 근육을 늘리려면 단백질이 아니라 충분한 탄수화물을 섭취해 운동으로 소모된 칼로리를 보충해야 한다. 인슐린은 세포의 아미노산 흡수를 촉진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큰중성아미노산들(LNAAs)에 비해 트립토판의 흡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혈액 중 트립토판 농도가 증가하게 된다. 이로 인해 뇌로 유입되는 트립토판 양 또한 증가하면서 식곤증 및 수면 유도, 행복감, 집중력 저하, 충동적 행동과 관련된 현상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인슐린이 콜레스테롤 합성을 촉진한다는 사실도 매우 중요하다. 식물성 식품만 먹는 사람들(비건 혹은 식물식 실천자)의 혈중 콜레스테롤은 100% 몸에서 합성된 콜레스테롤이다.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콜레 스테롤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동물성 식품을 먹는 사람들의 혈중 콜 레스테롤은 평균적으로 20%는 음식을 통해 섭취한 것이고, 80%는 몸 에서 합성한 것이다. 음식으로 먹는 콜레스테롤보다 몸에서 합성한 콜 레스테롤이 고지혈증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결국 고지혈증 도 평소 인슐린 수준, 인슐린저항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 우리 몸이 최적의 건강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혈당 조절 및 다양한 기능을 하는 인슐린이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인슐린 수준 은 너무 낮아도 문제고 너무 높아도 문제다.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다 양한 문제들은 인슐린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분비되면서 발생하는 경 우가 대부분이다. 인슐린저항성이란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서 더 많은 인슐린이 필요해진 상태, 즉 몸 안의 세포들에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 (내성)이 생기면서 더 많은 인슐린이 필요해진 상태를 뜻한다. 한마디 로 인슐린의 약발이 떨어져서 인슐린 농도를 더 높여야 하는 상태다. 필요 이상으로 혈중 인슐린 수준이 높은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지방조직, 간, 근육 내에 지방 축적이 증가하고, 혈액의 중성지방과 콜 레스테롤 수준이 증가하고, 혈당이 조금씩 상승한다. 이로 인해 혈관내 피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혈압도 상승하게 된다. 이런 현상에 대해 미국의 제랄드 리븐(Gerald Reaven)은 X증후군(syndrome x)'이라는 이름 을 붙이고, 복부비만, 당뇨병, 고혈압은 인슐린저항성 및 당불내성이라 는 공통 원인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X증후군이란 명칭이 대 사증후군으로 바뀌었고 인슐린저항성, 당불내성 등의 용어와 비슷한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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