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오류들

심리 2021. 4. 3. 15:20

- 마음은 빙산과 같다. 위로 드러난 부분은 7분의 1에 불과하다. (프로이트)
- 통찰력이 뛰어났던 베르니케는 언어와 같은 복잡한 정신적 기능이 뇌의 어느 한 영역에서만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된 뇌의 여러 영역들과 관련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연결 회로들은 우리 뇌의 신경 배선'을 이룬다. 베르니케는 언어의 이해와 표현이 별개로 처리될 뿐만 아니라, 활꼴다발arcuate fasciculus 이라는 통로를 두고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보여주었다. 글을 읽어 얻은 정보는 눈에서 시각겉질 visual cortex로 전달되고, 청각을 통해 얻은 정보는 귀에서 청각겉질 auditory cortex 로 전달된다. 이 두 겉질에 모인 정보는 다시 베르니케 영역으로 모인다. 베르니케 영역은 그 정보를 언어 이해에 쓰일 신경 암호로 번역한다. 그런 뒤에 그 정보는 브로카 영역 으로 전달되고, 이로써 우리는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베르니케는 단순히 두 영역 사이의 연결이 끊겨서 생기는 언어 장애의 사례도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 발견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사례가 발견되었다. 두 영역을 연결하는 활꼴 경로가 손상된 사람들은 언어를 이해하고 언어를 표현할 수 있지 만, 이런 두 기능이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 정신 질환과 신경 질환은 어떻게 다를까? 지금까지 알아낸 바로는, 환자가 겪는 증상들이 가장 뚜렷한 차이다. 신경 질환에 걸린 환자는 특이한 행동을 하거나, 머리나 팔을 특이하게 움직이고 운동 제어 능력을 상실한 것처럼 분절된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주요 정신 질환자들은 일상적인 행동도 과장되는 양상이 보인다. 누구나 때때로 울적한 기분을 느끼지만, 우울증에 걸리면 이 기분이 대폭 강화된다. 누구나 일이 잘 풀리면 신나지만, 양극성장애의 조증 단계에서는 이 기분이 지나치게 고조된다. 정상적인 두려움과 쾌락 추구가 심각한 불안증과 중독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조현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환각과 망상 증상들도 우리가 꿈에서 보는 것들과 일부 닮아 있다. 신경 질환과 정신 질환은 모두 어떤 기능의 쇠퇴를 수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파킨슨병은 운동 통제력을 감소시키고, 알츠하이머 병은 기억력을 감퇴시키고, 자폐증은 사회적 신호를 처리하는 능력 을 상실시키고, 조현병은 인지력을 저하시킨다. 두 번째 뚜렷한 차이점은, 뇌에 생긴 실제 물리적 손상을 얼마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앞서 보았듯이, 신경 질환으로 생긴 손상은 보통 부검이나 구조 영상을 통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반면에 정신 질환으로 생긴 손상은 비교적 덜 뚜렷하다. 그러나 뇌 영상의 해상도가 높아지면서, 우리는 이런 장애들로 생긴 변화도 찾아내고 있다. 예를 들어, 앞서 말했듯이, 이제 우리는 조현병 환자 의 뇌에서 일어나는 세 가지 구조적 변화를 알아볼 수 있다. 뇌실이 커지고, 겉질이 얇아지고, 해마가 작아지는 변화 말이다. 뇌 기능 영상이 개선된 덕분에, 지금은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 질환들의 특징인 몇몇 뇌 활성의 변화들도 관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경세포의 더욱더 미세한 변화까지 검출하는 기술들이 개발되면서, 우리는 모든 정신 질환자의 뇌에서 유사한 손상이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세 번째 명백한 차이점은 위치다. 신경학은 전통적으로 해부학적 구조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우리는 정신 질환보다 신경 질환 의 신경 회로를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다. 게다가 정신 질환의 신경 회로는 신경 질환의 회로보다 더 복잡하다. 생각, 계획, 동기부여, 조현병과 우울증과 같은 기분 및 감정 장애에 관련해, 과학자들은 최근에야 문제가 되는 정신 과정들에 관여하는 뇌 영역들을 탐사하기 시작했다. 적어도 몇몇 정신 질환은 뇌에 영구적인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는 듯하다. 따라서 이런 질환들은 뚜렷한 물리적 손상에서 비롯되는 장애에 비해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과학자들은 뇌의 특정한 영역의 활성 증가가 우울증을 치료하면 원상회복된 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신경 질환으로 생긴 물리적 손상까지 회복시킬 새로운 치료법이 나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현재 다발경 화증에 걸린 사람들에게 실제로 그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뇌와 마음을 점점 더 이해할수록, 신경 질환과 정신 질환 사이에는 사실상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는 것이 명백해지고 있으며, 양쪽 질환을 더 많이 이해할수록 유사점이 점점 더 많이 드러나고 있다. 신경 질환과 정신 질환의 수렴은 우리의 경험과 행동이 뇌를 형성하는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에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지를 알아낼 기회를 제공할 것이고, 새로운 과학적 휴머니즘에도 기여할 것이다.
- 감정은 뇌의 조기 경보 시스템의 일부이며, 몸의 오래된 생존 기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찰스 다윈이 처음 지적했듯이, 감정은 우 리가 다른 동물들과 공유하는 것으로, 언어 이전의 사회적 의사소통 체계의 일부다. 비범한 언어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남들에게 욕구를 전달하고 사회적 환경을 살필 때 감정을 이용한다. 상황이 위험하거나 좋지 않은 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우리에게 감정이 신호를 보낼 때, 우리는 불안, 짜증, 경계심을 느끼 고, 그 뒤에는 흔히 슬픔이 뒤따른다. 이 스펙트럼의 반대편에는 새로운 활력과 낙관적인 생각을 불어넣는 경이로운 느낌, 사랑에 빠 지는 것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들이 있다. 변화하는 사회적 세계 안에서 우리 뇌가 기회와 스트레스를 계 속해서 엿보고 그에 따른 적절한 반응을 찾기 때문에, 우리의 주관적 감정 경험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런 감정적인 평가가 없다면 우리는 아무런 기준점도 없이, 즉 자기감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계를 무작위한 일련의 사건들로 경험할 것이다.
- 기분장애는 자아의 통합성을 방해하는 뇌 질환이다. 여기서 자아란 우리 각자를 독특한 인간으로 만드는 중요한 감정, 기억, 믿음, 행동의 집합을 가리킨다. 우리가 기분장애를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파악하고 받아들이는 일을 잘 못하는 이유는, 감정이 우리의 생각과 느낌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일상생활에서 늘 기분 변화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기분장애자가 종종 낙인찍히는 이유는 이런 어려움으로 설명할 수 있다. 단순하게 말하면, 과학과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이 기분장애를 질환의 집합이 아니라 개인의 약점이나 나쁜 행동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 우울증과 스트레스는 몸에 동일한 생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처럼 보인다. 신경내분비계의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을 활성 화해, 부신에서 코르티솔을 분비하게 한다. 코르티솔이 일시적으로 분비될 경우 유익한 효과가 나타난다. 위험을 지각하고 반응해 몸의 각성을 높인다. 그러나 주요우울증과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서 코르티솔이 장기적으로 분비되면 해롭다. 우울증에 빠져 있거나 심 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의 식욕, 수면, 활력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르티솔 농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해마와 이마앞겉질에 있는 뉴런들의 시냅스 연결이 파괴된다. 해마는 기억 저장에 중요한 역 할을 담당하고, 이마앞겉질은 살아가려는 의지를 조절하고 의사 결 정과 기억 저장에 영향을 미치는 영역이다. 주요우울증과 만성 스트레스로 이 영역들에서 시냅스의 연결이 끊기면, 감정이 무뎌지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진다. 많은 뇌 영상 연구들은 우울증 환자 들의 경우 이마앞겉질과 해마에 있는 뉴런 시냅스의 수와 전반적인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보였다. 부검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드러났다. 게다가 생쥐와 쥐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해마와 이마앞겉질의 시냅스 연결이 끊긴다는 것이 드러났다. 연구자들은 동물 모형을 이용해, 스트레스의 밑바탕에 놓인 공 포 신경 회로에 관해 가치 있는 깨달음을 얻어왔다. 본능적인 공포와 학습된 공포는 모두 편도체 및 해마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편도체는 어느 시점에 어떤 감정이 동원되는지 결정하며, 시상하부는 그 감정을 일으킨다. 편도체가 공포 반응을 요청하면, 시상하부는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한다. 교감신경계는 심박수, 혈 압,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량을 높이고, 성욕, 공격성, 방어 행동, 회피 행동을 조절한다. 이런 발견들은 지속적인 스트레스, 즉 코르티솔의 장기 분비와 그에 따라 시냅스 연결에 손상을 일으키는 스트레스가 양극성장애 의 우울증 단계를 포함해, 우울장애의 중요한 측면이라는 개념에도 잘 들어맞는다.
- 기분장애와 창의성의 관계, 특히 창의성과 양극성장애의 관계는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 내내 주목받아 왔다. 예를 들어,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는 성년기의 상당 기간을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37세에 자살했다. 생애 마지막 2년 동안 심각 한 정신병적 우울증과 조증에 시달렸음에도, 그는 그 시기에 가장 중요한 작품 300점을 그렸다. 이 작품들은 반 고흐가 자연의 실제 모습이 아니라 기분을 전달하기 위해 임의로 색을 썼다는 점에서, 현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상을 가진다.  현대 화가와 작가 들을 조사하면, 양극성장애자의 비율이 높게 나온다. 
- 피라미드 뉴런의 시냅스는 대부분 가지돌기 가시 dendritic spine라는 가지돌기로부터 작게 삐죽 튀어나온 부위에 있다. 뉴런의 가지돌기 가시의 수는 대체로 그 뉴런이 받는 정보의 양과 풍부함을 알려주는 척도다. 가지돌기 가시는 임신 3분기에 피라미드 뉴런에서 형성되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생후 첫 몇 년에 걸쳐 가지돌기 가시의 수와 거기에 연결되는 시냅스의 수는 빠르게 늘어난다. 사실 세 살의 뇌는 성 인의 뇌보다 시냅스가 두 배 더 많다. 사춘기 때부터 시냅스 가지치 기가 일어나면서, 작업 기억에 도움이 안 되는 가시를 비롯해 뇌는 쓰지 않는 가지돌기 가시를 제거한다. 시냅스 가지치기는 청소년기와 성년기 초에 특히 활발하게 일어난다.  조현병 환자의 경우에는 시냅스 가지치기가 청소년기에 지나치 게 활발해지면서, 너무 많은 가지돌기 가시를 제거하는 듯하다. 그 결과 이마앞겉질에서 피라미드 뉴런들의 시냅스 연결이 적어져 충분한 작업 기억을 비롯해 복잡한 인지 기능들에 필요한 튼튼한 신경 회로를 형성하지 못한다. 
-  제러드 카센티 Gerard Karsenty는 뼈가 내분비기관이며 오스테오 칼신 osteocalcin 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는 발견에 착안했다. 카센티 는 오스테오칼신이 몸의 많은 기관에 작용하며, 뇌로도 들어가서 세로토닌, 도파민, GABA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생산에 영향을 미쳐 공간 기억과 학습을 촉진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카센티와 나는 오스테오칼신이 노화 관련 기억 감퇴에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내 동료인 스틸리아노스 코스미디스 Stylianos Kosmidis는 생쥐의 치아이랑에 오스테오칼신을 주사했다. 그러자 기억 형성에 필요한 단백질들인 PKA, CREB, RbAp48가 증가했다. 주사를 하지 않은 생쥐는 CREB와 RbAp48단백질이 더 적었다. 흥미로운 점은 늙은 생쥐에게 오스테오칼신을 투여하자, 새로운 사물 인지 등 나이가 들수록 쇠퇴하는 기억 과제 의 수행력이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그들의 기억력은 사실상 젊은 생쥐의 것과 맞먹었다. 게다가 오스테오칼신은 젊은 생쥐의 학습 능력도 향상시켰다. 오스테오칼신이 나이를 먹을수록 감소하고 생쥐의 노화 관련 기억 감퇴를 역전시킬 수 있다는 이런 발견들은, 운동이 나이 많은 사람의 뇌에 유익한 효과를 준다는 또 한 가지 근거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노화가 뼈 질량의 감소와 관련이 있으며, 그에 따른 오스테오칼신의 감소가 생쥐의 경우에 노화 관련 기억의 상실에 기여한다는 것을 안다. 아마 이것은 우리에게도 해당할 것이다. 또 우리는 격렬 한 운동이 뼈 질량을 증가시킨다는 것도 안다. 따라서 뼈에서 분비 되는 오스테오칼신은 생쥐뿐 아니라 사람에게서도 노화 관련 기억감퇴를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연구들이 보여주듯이, 노화 관련 기억 감퇴는 알츠하이머 병과 뚜렷이 구별되는 장애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다른 영역에서 다른 과정들에 작용한다. 게다가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로마의 격언은 이제 과학적 근거를 지니게 된 듯하다.
- 개인의 창의성에 기여하는 요인들은 뭐가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클로스에게는 문제 해결이 창의성의 본질적 측면이다. 다시 말해, 그림 실력과 열심히 하려는 의지다. 연구자들은 그 밖에도 창의성을 높일 만한 특징들을 찾아냈다. 첫 번째는 성격이다. 즉 창의적일 가능성이 더 높은 특정한 성격 유형들이 있다. 여 기서 단수가 아니라 복수를 썼다는 점에 주목하자. 발달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 Howard Gardner가 다중 지능 연구에서 강조했듯이, 창의 성은 어느 한 성격 유형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창의성은 여러 형태 로 출현한다. 수학에 강한 사람도 있는 반면, 언어나 시각 예술에 강한 사람도 있다. 두 번째 특징은 준비 기간이다. 개인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 으로든 어떤 문제에 매달리는 시간을 말한다. 세 번째 특징은 창의 성이 솟구치는 첫 순간, 즉 '아하!하는 순간이 있다는 것이다. 이 전까지 연관 없어 보이던 요소들이 뇌에서 연결되면서 갑자기 깨달 음이 찾아오는 순간이다. 마지막은 그 착상을 잇는 후속 작업이다. 어떤 문제에 의식적으로 매달린 뒤에는 의식적 생각을 접고서 무의식이 방랑할 수 있도록 배양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심리학자 조너선 스쿨러 Jonathan Schooler는 이 배양 기간이 “마음이 방황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착상은 어떤 문제에 열심히 매달려 있을 때가 아니라, 산책을 하거나 샤워를 하거나 다른 무언 가를 생각할 때 나오고는 한다. 그것이 바로 창의성의 갑작스러운 출현, '아하!' 하는 순간이며, 우리는 그 토대에 놓인 생물학을 이제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창의성의 무의식적 정신 과정들을 연구한 크리스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마음의 무의식적 부분과 의식적 부분 사이에 통제된 방식으로 비교적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때, 아하, 하는 순간을 경험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이렇게 통제된 방식으로 무의식에 접근하는 것을 자아를 위한 퇴행”이라고 말한다. 창의적인 사람들이 더 원초적인 형태의 심리 기능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다. 그럼으로써 무의식적 충동과 욕망에 그리고 그와 관련된 창의적 과정 가운데 일부에 접근할 수 있다. 무의식적 사고는 더 자유롭고 연상 작용(추상적 개념과 달리 이미지가 일으키는 특징)을 일으킬 가능성도 더 높으므로, 착상들의 새로운 결합과 조합을 촉진하는 '아하!' 하 는 순간이 일어나도록 만든다.
- 초현실주의자들은 자신의 무의식적 마음과 접촉하는 방법을 고 안함으로써, 정신 질환자들의 미술에 이미 들어 있는 회화를 창조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정신병 화가들이 이 일을 자연스럽고 자 각하지 않은 채 진행했던 반면, 뢰스케의 전시회가 보여주듯이 초 현실주의자들은 신중한 노력을 거쳐 그렇게 했다. 두 화가 집단은 프린츠호른이 묘사한 “불편하고 낯선 느낌”을 일으킨다. 게다가 정 신병 화가들이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반면, 초현실주의자들은 배 운 것을 잊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피카소는 원래 라파엘처럼 그림을 그렸는데, 아이처럼 그리는 법을 배우는 일에 평생을 바쳤 다고 주장했다.
- 아이슬란드 디코드제네틱스와 공동 연구를 하는 로버트 파 워 Robert Power와 그의 동료들은 최근에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Nature Neuroscience)에 대규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들은 양극성장애와 조현병 위험을 높이는 유전인자들을 창의적인 직업을 지닌 이들이 더 많이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화가, 음악가, 작가, 댄서는 농민, 육체노동자, 판매원 등 덜 창의적이라고 여겨지는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보다 이런 유전자 변이체들을 지닐 가능성이 평균 25퍼센트 더 높았다. 디코드의 창업자이자 CEO이면서 논문의 공동 저자인 카리 스테판손Kiri Stefinson은 이렇게 말했다. “창의적이려면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남과 다를 때, 우리는 기이하다거나 이상하다거나 심지어 미쳤다는 꼬리표가 붙는 경향이 있다.”  정신병 상태가 정상 행동과 전혀 다른 것이라고 이해한다면, 그런 상태가 인구 전체에서 나타나는 성격 유형이나 기질의 극적인 형태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놓치게 된다. 이런 상태가 창의적인 사상가, 과학자, 화가의 마음에서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것도 말이다. 이 말은 뇌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정신 질환을 앓지 않는 사람들보다 무의식의 특정 측면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차이는 창의성의 관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초현실주 의 화가들이 보여주고자 했듯이, 정신 질환자가 무의식 세계의 창 의성에 쉽게 접근하는 양상을 모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현재 우리는 파킨슨병과 헌팅턴병의 주된 분자적 원인이 다른 몇몇 신경퇴행 질환들, 즉 크로이츠펠트-야콥병, 알츠하이머병, 이마관자엽치매, 만성외상뇌병증(뇌진탕을 반복해 겪은 이들에게 나타나는 진행형 뇌 퇴행), 근위축측삭경화증(ALS 또는 루게릭병)의 원인과 비슷하 다는 점을 안다. 이 모든 병은 뇌에서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접혀 덩어리를 형성하고, 그 덩어리가 독성을 일으켜 뉴런을 죽이면서 생긴다. 1982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스탠리 프루 시너 Stanley Prusiner는 놀라운 발견을 했다. 비정상적으로 접혀 감염성을 띠는 단백질이 희귀한 퇴행성 뇌 질환인 크로이츠펠트-야콥병에 관여한다는 것이었다. 프루시너는 이 단백질을 '프리온' 이라고 불렀다. 프리온은 정상적인 전구체 단백질 precursor proteins이 잘못 접힐 때 생긴다. 정상적인 형태일 때, 전구체 단백질은 뇌의 어디에나 있고, 건강한 세포 기능을 매개한다. 다른 세포들처럼 뉴런도 단백질의 모양을 감시하는 내부 메커니즘이 있다. 보통은 이런 메커니즘을 통해 돌연변이나 세포 손상이 복구되지만, 나이가 들수록 메커니즘이 약해져 모양 변화를 막는 효율이 떨어진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돌연변이 유전자나 세포 손상으로 정상적인 전구체 단백질이 잘못 접 힌 탓에 치명적인 프리온 형태가 될 수 있다. 프리온은 뉴런 안에 녹지 않는 덩어리를 형성함으로써 뉴런의 기능을 교란하고 이윽고 뉴런들을 죽인다. 프리온이 그토록 특별하고 위험한 이유는 자가 증식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프리온은 유전자 없이도 자기 복제를 하고, 그 결과로 이 잘못 접힌 단백질은 감염성을 띤다. 프리온은 원래 있던 뉴런에서 방출되어 이웃 세포에 받아들여질 수 있고, 새 세포에서 정상적인 전구체 단백질을 비정상적으로 접히도록 유도함으로써 새롭게 만들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세포를 죽인다.
- 제임스는 우리의 의식적인 감정 경험이 몸의 생리적인 반응이 일어난 뒤에 일어난다고, 그러니까 뇌가 몸에 반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길 한가운데에 곰이 나타나는 것처럼 위험한 상황에 처 했을 때, 우리가 의식적으로 위험을 평가한 뒤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보다는 우리는 곰을 보는 순간 달아남으로 써 직관적이고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며, 나중에야 무서웠다는 느낌 이 솟구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상향식으로 먼저 감정을 처리한다. 감각 자극에 심박 수와 호흡 속도가 치솟고, 그 결과 달아나게 된다. 그 뒤에야 하향식으로 감정을 처리한다. 즉 인지 기능을 이용해 몸에 일어났던 생리적 변화를 설명하려고 한다. 제임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몸의 상태가 지각에 뒤따르지 않는다면, 지각은 감정적 온기가 없는 창백하고 무채색의 순수하게 인지적인 형태가 될 것이다.”
- 뇌의 여러 구조들이 감정에 관여하지만, 그중 네 가지가 특히 중 요하다. 감정의 집행자인 시상하부, 감정을 조율하는 편도체, 중독 을 비롯해 습관을 형성할 때 관여하는 줄무늬체, 감정 반응이 당면 한 상황에 적절한지를 평가하는 이마앞겉질이다. 이마앞겉 질은 편도체 및 줄무늬체와 상호작용하며, 어느 정도는 그것들을 통제한다. 편도체가 감정을 조율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 영역이 감정 경 험의 무의식적 측면과 의식적 측면을 연결하기 때문이다. 편도체는 시각, 청각, 촉각과 관련된 영역들로부터 감각 신호를 받으면 반응 을 일으키고, 그 반응은 주로 자율적인 생리 반응을 조절하는 시상 하부를 비롯한 뇌 구조들을 통해 중계되어 퍼진다. 우리가 웃거나 울 때, 즉 어떤 감정을 경험할 때, 그것은 이 뇌 구조들이 편도체에 응답해 지시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이다. 편도체는 이마앞겉질과도 연결되어 있다. 이마앞겉질은 느낌의 상태, 감정의 의식적 측면, 감정이 인지에 끼치는 영향을 조절한다. 우리의 감정은 당연히 조절되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감정의 적절한 조절이 지혜를 정의하는 한 가지 특징이라고 했다. 그는 《니코마코스 윤리학The Nicomachean Ethics》에 이렇게 썼다. “누구나 화 를 낼 수 있다. 그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알맞은 사람에게, 알맞은 정도로, 알맞은 시간에, 알맞은 목적으로, 알맞은 방식으로 화를 내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쉽지도 않다.”
- 과학자들은 두려움에 관한 신경 회로를 제법 많이 이해하고 있다. 두려움은 편도체에서 시작된다. 편도체는 모든 감정을 조율하 지만 두려움에 유달리 민감한 듯하다. 무서운 자극은 편도체에 도달해, 위험의 표상을 활성화하고 몸의 공포 반응을 촉발한다. 이것 들은 뇌에 새겨진 자동적인 생리적 · 행동적 반응들이다.  그 회로의 다음 차례는 뇌섬엽이다. 이는 이마엽과 마 루엽 안쪽 깊숙이 작은 섬처럼 자리한 뉴런들의 집합으로, 신체적 감정을 의식적 자각으로 번역하는 일을 한다. 또 고통과 같은 신체 적 반응을 파악하고, 심박 수와 땀샘의 활동을 계속 지켜보며 내장 과 근육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감시한다. 뇌섬엽은 나 중에 발견되었는데, 이로써 두려움의 신체적 반응이 두려움의 자각보다 앞선다는 제임스의 개념이 옳다는 것이 생물학적으로 확인되 었다. 두려움 그리고 분노의 신경 회로에 관여하는 영역은 더 있는데, 배쪽안쪽이마앞겉질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이라는 이마앞겉질 부위 다. 이 구조는 우리가 도덕적 감정이라고 부르는 것들, 즉 분개, 연 민, 당혹, 창피함 같은 것들에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이마앞겉질의 또 한 영역인 등쪽이마앞겉질 dorsal preffontal cortex은 우리의 의식적 마음인 의욕과 의지가 감정이 수행되 는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지점이다.  두려움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적응적 반응adaptive response 이다. 다시 말해, 생존에 도움을 주는 반응이다. 흔히 '싸움, 도피, 얼어붙기’ 반응이라고도 하는 일종의 행동 프로그램이다. 이 행동들은 근골격 게 변화(얼굴 근육들은 공포에 사로잡힌 표정을 만들어낸다), 자세 변화 (깜짝 놀라는 움직임에 따른 경직), 심박 수와 호흡 증가, 위장과 창자 근 육의 수축,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수반한다. 몸에서 이 모든 변화들은 조화롭게 일어나며, 뇌로 신호를 보낸다.  여기서는 두려움에 관해 중요한 것 두 가지를 짚어두자. 첫째, 감각은 편도체로 신호를 보내고, 편도체는 뇌의 다른 영역들을 추가로 끌어들인다. 이런 원초적인 반응이 펼쳐질 때 뇌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정확히 알려주는 뇌 영상 덕분에 우리는 이것을 알 수 있다. 둘째, 우리 몸에 일어나는 변화는 뇌섬엽과 조화를 이루어서 느낌을 인식하게 만든다. 우리는 뇌가 몸에서 진행되는 변화들을 주시해 왔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먼저 달아나기 시작한 뒤에야 자신이 왜 달아나고 있는지를 알아차리게 되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 불안은 누구나 이따금 느끼고, 위험에 처할 때는 더 자주 느낀다. 그러나 아무 뚜렷한 이유도 없이 만성적으로 지나친 걱정과 죄의식을 느낀다면, 범불안장애 generalized anxiety disorder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장애는 종종 우울증을 수반한다. 공포 관련 불안장애에는 공 황발작, 공포증(높은 곳, 동물들, 대중 앞에서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것 등), 외상후 스트레스장애가 포함된다. 예전에는 다양한 불안장애들을 서로 다른 증후군이라고 여겼지만, 현대 과학자들은 유사점을 바탕으로 이 병들을 서로 관련이 있는 하나의 질병으로 본다.
- 우울증 치료는 흔히 뇌의 세로토닌 농도를 높이는 약물로 이루어진다. 항우울제는 우울증과 관련된 감정들인 걱정과 죄책감을 약화시키기에, 범불안장애자들의 50~70퍼센트 에게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그 약물들은 특정한 공포 관련 장애자들에게는 그다지 효과가 없다. 그들에게는 심리요법이 훨씬 더 효과 있다. 예를 들어, PTSD는 지속 노출 요법 prolonged exposure therapy과 가상현실 노출 요법 virtual reality exposure therapy을 비롯한 인지행동요법으로 관리할 수 있다.
- 최근에 에드나 포아Edna Foa와 다른 연구자들은 지속 노출 요법이 공포 관련 장애자들에게 특히 잘 듣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유형의 심리요법은 본질적으로 편도체에서 학습된 공포 연합을 되돌려, 뇌가 두려워하는 것을 그만두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르두의 생쥐가 느끼는 두려움을 잠재우고 싶으면, 우리는 생쥐에게 전기 충격 없이 동일한 음을 반복해 들려줄 것이다. 그러면 이윽고 공포 연합의 토대에 놓인 시냅스 연결이 약해져서 사라질 것이고, 생쥐는 더 이상 그 음에 반응해 움찔하지 않을 것이다. 공포를 일으킨 원인에 단 몇 번만 노출시켜도 실제로 공포를 약화시킬 수 있으며, 노출 요법을 적절히 이용해 공포를 없애거나 억제할 수 있다. 때로는 환자를 가상 경험에 노출하는 방법도 쓰인다. 가상 경험은 승강기를 100배 더 빨리 움직이는 것처럼, 현실에서 는 일어나기 어려운 상황에 유용하다. 가상현실에 노출되는 것도 현실 세계에 노출되는 것과 거의 맞먹는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또 한 가지 접근법은 끔찍한 기억을 완전히 지우는 것이다. 단기 기억은 기존에 연결된 시냅스들이 강화될 때 생기지만, 장기 기억은 반복 훈련과 새로운 시냅스 연결의 형성 을 필요로 한다. 그사이, 즉 기억은 응고되는 동안 교란에 민감하 다. 최근의 연구들은 기억을 장기 저장소에서 불러낼 때에도 마찬 가지로 기억이 교란에 민감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즉 기억은 인출된 뒤에 잠시 동안 불안정해진다. 따라서 공포 반응을 환기시키는 기억을 회상할 때(쥐의 사례에서는 특정한 소리에 다시 노출시킬 때), 그 기억은 몇 시간 동안 불안정해진다. 그 사이에 행동이나 약물을 통해 뇌의 저장 과정이 교란된다면, 기억은 제대로 저장소로 돌아가지 않고는 한다. 대신에 기억은 지워지거나 그것에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그러면 쥐는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사람도 기분이 더 나아진다.
- 프로이트는 우리 마음을 의식적 요소와 무의식적 요소로 나누었다. 의식적 마음인 '자아go'는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이라는 감각 계를 통해 바깥 세계와 직접 접촉한다. 자아는 현실, 즉 프로이트가 '현실 원리 reality principle'라고 부른 것의 인도를 받으며, 지각, 추론, 행동 계획, 쾌락과 고통의 경험, 만족감을 지연할 수 있게 하는 성 질에 관여한다. 뒤에서 알아보겠지만, 프로이트는 자아도 무의식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다. 무의식적 마음, 즉 '이드id'는 논리나 현실이 아니라, '쾌락 원리 pleasure principle'의 지배를 받는다. 즉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회피 한다. 프로이트는 처음에 무의식을 우리가 대체로 자각하지 못하지 만 우리의 행동과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본능들로 이루어진 단일한 실체라고 정의했다. 그는 본능이 모든 마음 기능들에서 동기를 부여하는 주된 힘이라고 여겼다. 프로이트는 그런 본능의 수가 무한 히 많다고 말하면서도, 기본적인 몇 가지로 정리했고, 그것들을 크게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모든 자기 보존 본능과 성애 본능을 포함 하는 '에로스Eros, 즉 생명 본능과 모든 공격적이고 자기 파괴적이 고 잔인한 본능을 포괄하는 '타나토스Thanatos', 즉 죽음 본능이 그것 이다. 따라서 프로이트가 인간의 모든 행동이 성적 동기에서 튀어 나온다고 주장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타나토스에서 튀어나 오는 행동은 성적인 동기를 지니고 있지 않다. 게다가 뒤에서 살펴 보겠지만, 생명 본능과 죽음 본능은 융합되기도 한다.
- 인지심리학자 티모시 윌슨Timothy Wilson은 적응적 무의식 adaptive unconscious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이것은 프로이트의 전의식 적 무의식과 비슷한 고차원 인지 과정들의 집합을 가리킨다. 적응 적 무의식은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한 상태에서 정보를 빠르게 해석 하기 때문에, 우리의 생존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주 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의식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동안, 적응 적 무의식은 우리 마음의 일부가 다른 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계속 주시할 수 있게 함으로써 중요한 일을 놓치지 않도록 한다. 적응적 무의식은 많은 기능을 하는데, 그중 하나가 의사 결정이다. 많은 이들은 중요한 선택에 직면했을 때, 선택을 판단하는 데 도움을 얻고자 종이를 한 장 꺼내고 장점과 단점을 양쪽에 죽 적는다. 그러나 그 방식이 결정을 내리는 최선의 방식이 아니라는 점은 여러 실험들을 통해 드러났다. 무언가를 지나치게 의식하다가는 당신 이 실제로는 좋아하지 않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 다. 그보다는 그 결정에 관한 정보를 가능한 한 많이 모은 다음, 결 정이 무의식적으로 흘러나오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당신이 어느 쪽을 선호하는지는 부글부글 올라올 것이다. 수면은 감정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므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에는 말 그대로 그 문제를 깔고 잠을 자야 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우리의 의식적 결 정은 무의식이 선택한 정보에 의존한다. 비록 적응적 무의식이 아주 영리하고 정교한 과정들이지만, 완 벽하지는 않다. 아주 빠르게 정보를 분류하지만, 융통성이 없을 수 도 있다. 어떤 학파는 이것으로 편견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극에 빨리 반응 하지만, 그 경험은 당면한 새로운 상황에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새로운 상황에서는 의식이 개입해 빠른 판단을 수정할 수 있 다. “잠깐만, 빠르고 부정적인 이번 반응은 잘못된 것일지 몰라. 다시 생각해 봐야겠어.” 적응적 무의식은 의식과 발맞추어 우리를 지구에서 가장 영리한 종으로 만드는 쪽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서로 다른 유형의 정보를 다루도록 진화한 두 가지 정신 과정들을 얼마나 먼 과거까지 추적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일도 흥미로울 것이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적응적 무의식이 지닌 생물학적 역할은 샌 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아대학교의 벤저민 리벳Benjamin Libet의 단순한 실험으로 드러났다. 독일 신경학자 한스 헬무트 코른후버 Hans Helmut Kornhuber는 우리가 손을 움직이는 것과 같은 수의운동 을 시작할 때, 준비 전위readiness potential가 생성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준비 전위는 머리뼈의 표면에서 검출할 수 있는 전기신호의 일종이 다. 준비 전위는 실제 운동이 일어나기 1초 이내에 나타난다. 리벳은 이 실험을 한 단계 더 끌고 나아갔다. 그는 실험 참가자 들에게 움직이려는 “의지”를 의식적으로 일으켜보라고 하면서, 그 의지 작용이 정확히 언제 일어나는지를 기록했다. 그는 의지 작용 이 준비 전위, 즉 활동이 시작되었다는 신호보다 먼저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준비 전위보다 나중에 나타났다. 심지어 여러 번의 시험을 평균하자, 리벳은 한 사람의 뇌를 들여다보며 당사자가 스스로 알아차리기도 전에 그가 움직이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놀라운 결과는 우리가 무의식적 본능과 욕구에 좌우된다는 점을 시사하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활동은 움직임 자체가 아니라 움직이려는 결정 자체보다도 앞서 나타난다. 리벳이 설명하듯이, 수의 행동을 시작하는 과정은 뇌의 무의식적 부분에서 급속하게 일어난다. 그러나 행동이 일어나기 직전에, 더 늦게 활동을 시작하는 의식은 그 행동을 승인하거나 거부한다. 따라서 우리가 손가락을 들어올리기 150밀리초 전에, 우리의 의식은 실제로 손가락을 움직일지 말지를 결정한다. 리벳이 보여준 것은 뇌 안에서 일어나는 활동이 자각에 앞서며, 우리가 취하는 모든 행동에 앞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식과 관련지어 이야기할 때, 우리는 뇌 활성의 특성에 관한 생각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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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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