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경영대학원에서, 컨설턴트로서, 젊은 임원으로서 배운 것들 상당수가 틀렸거나 시대에 뒤떨어졌거나 불완전했다는 것도 알게 됐다. 밀턴 프리드먼은 기업의 목적이 돈을 버는 것이라는 주장을 믿어주길 바랐겠지만, 기업의 목적은 그게 아니란 것도 배웠다. 기존의 하향식 경영 방식은 머리 좋은 일부 경영진이 먼저 전략과 실행 계획을 수립한 뒤, 기업 내 다른 모든 사람에게 회사의 방침을 전달하고 인센티브로 사기를 북돋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이제 잘 통하지 않으며, 똑똑하고 힘센, 슈퍼 영웅 같은 리더는 이제 한물간 모델이라는 것도 배웠다. 나는 베스트 바이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멋진 몇 년을 보내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때 겪은 경험을 통해 '목적'과 '인간관계야말로 비즈니스의 중심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또 믿게 되었다. 사업 기반을 조성할 때 핵심은 목적과 인간관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난 몇십 년간 알고 있던 자본주의는 지금 위기에 봉착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오늘날의 사회적 분열과 환경 악화를 자본주의 체제 탓으로 돌리고 있다. 직원과 고객은 물론 주주도 단순한 투자 수익 뿐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기업에 기대한다. 직장인들이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건 세계적인 현상이다. 보다 최근에는 새로운 시민 평등권 운동이 일어나고 코로나 19 팬데믹 사태가 발발했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엄청난 도전들을 극복하려면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를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일을 저주로 보는 개념은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가 산업혁명 시대까지 이어지며, 지금까지도 사람들이 일에 갖는 생각과 느낌에 영향을 준다. 어쩌면 제우스가 시시포스에게 영원히 무의미한 노동을 반복해야 하는 벌을 내린 데서 시작됐는지 모른다. 시시포스는 거대한 바위를 가파른 언덕 위로 밀고 올라가 굴러 떨어지면 또다시 밀고 올라가야 하는 벌을 받았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일을 굴욕으로 보았다. 그들에게 일은 사색과 지식 습득에 전념하는 이상적인 삶을 방해하는 것이었다. 로마인들의 시각도 비슷했다. '일'을 뜻하는 프랑스어 travail'은 고문 기구를 가리키는 라틴어에서 왔다. - 일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시각 역시 장밋빛과는 거리가 멀다. 선 과 악을 알려주는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는 하느님의 명령을 어긴 죄로 아담에게 내려진 저주는 에덴에서 추방되어 고된 노동을 하며 사는 것이었다. 그럼 이브는? 그녀 역시 벌을 받았는데, 고통스런 출산의 형벌이었다(노동'을 뜻하는 'labor'에는 출산, 해산'의 뜻이 있다).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방식의 일과 새로운 형태의 고난 이 생겨났다. 일이 길어지고 힘들어졌으며 고통스러워졌다. 석탄 가 루를 들이마시며 폭발 위험을 무릅쓴 채 등골 빠지게 힘든 교대 근 무를 하는 탄광의 광부들을 생각해 보라. 직조 기계에 손가락이 잘 려나가는 직물 공장 노동자들도 있다. 사람들은 쥐꼬리만 한 돈을 받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면서, 하루 14시간 내지 16시간, 주 6일씩 일했다.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Adam Smith는 노동을 국가의 경제적 부를 창출하는 궁극적인 원천으로 보았다. 그러나 노동이 노동자 자신 에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가 내린 결론은, 실망스럽게도 “정신을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간단히 말해 노동은 집단에 게 좋지만 개인에게 끔찍한 것이었다. 프레더릭 테일러Frederick Taylor는 철강회사의 공장 감독이었는데, 이 젊은이는 강철판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관찰하여 노동자들이 제품을 더 빨리 생산해 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덕분에 공장 노동의 효율성이 높아졌지만, 노동자들은 더 지루해졌고, 마음을 빼앗긴 채 기계의 일개 부품으로 전락했다. 이것이 찰리 채플린의 1933년 영화 《모던 타임즈Modern Times》에 묘사된 산업화 시대의 모습이었다. 영화에서 찰리 채플린은 한 조립 라인에서 일하는데, 나사를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조이다 결국 거대한 기계의 톱니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테일러는 단순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이 일할 동기와 집중력을 잃고, 어떻게든 일하지 않을 궁리만 한다는 걸 깨달았다. 물론 카를 마르크스도 개인이 무엇을 어떻게 생산할지에 대해 통제력을 빼앗길 때 기본적인 인간 본성으로부터 멀어진다고 생각했다. 객관적으로는 사람들이 왜 일을 좋게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었다. 이런 흔한 시각에서 보자면 일은 그것이 끝났을 때 일어나는, 자 신의 진짜 삶을 뒷받침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그러니 재미있을 리가 있나! - 부는 분명 우리가 추구하는 선이 아니다. 부는 그저 유용할 뿐이며, 다른 무언가에 도움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 당근과 채찍은 널리 사용되는, 설득력 있는 동기부여책이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사람들을 당나귀처럼 대한다면, 그들은 실제 당나귀처럼 행동할 것이다. (존 휘트모어, 《성과 향상을 위한 코칭 리더십》 《인간의 잠재력과 목적 키우기》의 저자) - 동영상을 통해 다니엘 핑크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너무 놀라 하 마터면 의자에서 떨어질 뻔했다. 더 많은 연구도 뒷받침하는 이 같 은 결과는 내가 배운 모든 것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그간 내 가 일해 온 기업들이 신경 써서 만든 인센티브 제도들(그중 상당수는 나도 만드는 데 일조했지만)에 대한 근거를 무력화했다. 어떻게 이럴 수 가 있지? 뛰어난 옛 자본주의 체제는 우리 인간이 돈에 의해 움직인 다는 믿음을 토대로 한 게 아닌가?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이 새로운 개념을 거의 상식처럼 받아들였다. 가끔 이 개념을 테스트하기도 했다. 최근에 나는 한 최고경영자와 저녁 식사를 했다. 그에게 혹시 금전적인 인센티브가 성과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물론 그렇죠!” 그가 큰 소리로 답했다. 그런 다음 금전적인 인센티브가 개인적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는 데 동기부여가 되었느냐고 물었다. "물론 그렇지 않죠!” 금전적인 인센티브가 개인적으로 동기부여를 해주지 않는다면, 왜 다른 사람에게는 그럴 거라고 생각해야 한단 말인가? 나는 금전 적인 인센티브가 다음과 같다고 믿는다. * 시대에 뒤떨어졌다. * 잘못 이해되고 있다. * 잠재적으로 위험하며 유해하다. * 어떤 경우든 제대로 적용하기 힘들다. - 베스트 바이의 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나고, 이후 회장직에서도 물러나면서 훨씬 더 분명해진 사실이 있다. 베스트 바이의 사람들은 내가 얼마나 잘난 인간이었는지, 또는 우리가 어떻게 이런저런 계 획들을 실행에 옮겼는지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마 그들은, 내가 그들에게 어떤 느낌을 선사했는지는 기억할 것이 다. 그들이 보낸 가슴 따뜻한 메시지로부터 받은 느낌은 희망과 에 너지와 영감이다. 이제는 사람들을 무언가에 참여시키는 데 인간관계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경영대학원이나 중역 회의실에서는 여전히 인간관계라는 주제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별로 얘기하지도 않는다. 이런 태도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효율적인 전략이란 측면에서 볼 때, 휴먼 매직은 놀라운 성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 나는 한때 인도를 찾아가, 영적인 면을 중시하는 인도인들이 일을 어떻게 여기는지 연구했다. 그 과정에서 수익을 기업의 주요 목적으로 보는 것에 대한 우리의 비판(4장 참조)이 힌두교의 주요 경전인 《바가바드기타》 2장 47절에 그대로 나온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그 구절에서는 결 과에 집착하면 효율성이 떨어지며(간절히 바라는 결과 그 자체를 망가뜨려 서), 또한 결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좌절과 분노에 빠지게 된 다고 말한다. “우리의 권리는 우리가 맡은 행동의 성과에 국한되며, 우리의 의무는 최선을 다해 맡은 그 행동을 잘 해내는 데 있다. 우리의 마음이 행동 자체보다 그 결과에 집중될 때, 정신이 산만해져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다. 또한 집착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승리에 대한 부담은 우리의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물론 결과에 초연해지기란 쉽지 않다. 치열한 경쟁 사회를 살아 가는 우리 입장에서 결과에 집중한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 러나 베스트 바이에 있던 8년간 나는 과정에 집중하는 것, 그러니까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결과에 이르는 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는 테니스 경기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포인트 를 따거나 경기의 승패에 집착하면, 너무 긴장한 나머지 오히려 패 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대개 긴장을 풀고 공에 집중할 때 가장 좋 은 경기를 치를 수 있다. 긴 안목으로 보면 과정을 중시하고 최선을 다하려 애쓸 때 동기 부여가 되어 훨씬 더 숙달될 수 있고, 이것이 지속적이고 놀라운 성과로 이어진다. - "당신은 사람들의 행동을 관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성과도 관 리할 수 없습니다.” 당시 베스트 바이의 인사팀 책임자였던 캐미 스칼렛의 말이다. 그녀는 리더가 사람들의 잠재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9년 10월, 베스트 바이는 매년 실시했던 상의하달식 평가 및 직원 참여도 조사를, 직원들이 각자의 목표와 진전 상황 등을 논의하는 분기별 대화로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실패를 크게 두 종류로 나눈다. 첫 번째 실패는 이미 모든 게 잘 정립된 전문 지식 분야에서 일어난 다. 아마존의 경우, 아마도 새 창고를 여는 일이 그런 분야에 해당 할 것이다. 반면 두 번째 실패는 일을 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 식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데, 이것은 혁신에 꼭 필요한 실패다. 충분히 예견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실패다. 두 번째 실패라면, 리더는 이런 실패를 해도 괜찮다는 것을 분명 히 밝히고 권장해도 좋다. 내가 베스트 바이의 고위급 리더들에게 모험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제시한 감옥 탈출 카드가 그 좋은 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부정적인 측면을 예방하고 여차하면 원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계산된 모험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베스트 바이의 전략적 성장 부서가 가정방문 상담사 제도를 만들 때도 이런 방식을 활용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에 옮겨 테스트한 뒤, 그 아이디어를 보류하든가 널리 보급하는 방식이다. 사실 가정방문 상담사 제도의 첫 번째 테스트는 실패로 끝났고,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새로운 시도를 해야 했다. 마찬가지로 베스트 바이의 기업 회생 과정 초기에 온라인 가격을 조정하기로 결정했을 때, 그것은 애초에 효과가 없으면 원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일종의 실험이었다. 실제 많은 실험이 성공적이지 못했다. 아파트 건물에 광대역 접속 서비스를 제공한다든가, 집의 특정 방에 맞춤화된 상품을 제공하는 아이디어들은 결국 보류해야 했다. 이렇듯 실패로 끝난 실험이 없었다면, 아마 성공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지 못했을 것이다. - 최근 들어 흠잡을 데 없는 리더의 타입은 상당 부분 매력을 잃었다. 첫째, 요즘은 진실성과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위스콘신-매디슨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폴 라 니덴탈 Paula Niedenthal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간은 천성적으로 진 실성이 없는 사람을 알아본다고 한다. 늘 흠잡을 데가 없는데다 힘과 권위 (과거에는 이것이 리더에게 기대하는 특징이었다)까지 있으면, 지금은 진실성이 없는 사람으로 보이고 거리감까지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 영웅 리더 모델에게는 오늘날의 기업에서 가장 중시하는 목적의식이 없는 경우가 많다. 슈퍼 영웅은 영화에나 등장하지, 기업에서 볼 수 없는 사람들이다. 셋째, 성공한 영웅 리더는 자신이 다른 누구보다 똑똑하고 흠잡을 데 없기 때문에 없어선 안 될 인물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갖기 쉽다. 권력, 명성, 영광, 돈의 유혹에 넘어가기도 쉽다. 아첨꾼과 예찬론자에 둘러싸여 현실로부터, 동료들로부터 단절되기도 쉽다. 베스트 바이의 커뮤니케이션 및 홍보 부문 책임자였던 맷 퍼먼은 그런 영웅 리더의 의식 세계를 이런 우스갯소리로 더없이 완벽하게 축약 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 이야기는 그만하죠.” 그다음 다시 이렇게 말한다. “자, 그럼 이제 내 이야기를 해볼까요!" - 한때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데이터와 분석에 기반을 둔 상의하달식 전략적 계획 수립 접근방식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지금은 목적과 휴먼 매직을 가장 중시한다. 나는 한때 회의실 안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었고, 모든 문제를 혼자 해결하려 애썼다. 그러나 지금은 다른 사람들이 발전하고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 애쓰고 있다. 또한 한때는 수익이 기업의 목적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지금은 수익이 그저 꼭 필요한 결과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은 2010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졸업생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여러분의 삶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지 생각해 보고 매일 그 기준을 지키며 사십시오. 그러면 훗날 여러분의 삶은 성공적인 삶으로 평가받게 될 것입니다." 이는 내게도 도움되는 말이다. 어떤 리더가 될지 선택하기 위해, 다음 3가지 질문에 답해 보라. 당신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당신은 어떤 유산을 남기고 싶은가? 어떻게 코스를 벗어나지 않을 것인가? - 농부라면, 척박한 땅에 뿌린 씨앗은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고 입을 모을 것이다. 좋은 결실을 보려면, 먼저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야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숭고한 목적을 추구하는 여정에 나 서면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기업의 목적을 정하는 것이 아니다. 먼저 비옥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전념해야 한다. 사람들이 각자 존재감과 소속감을 느끼고 가치를 인정받아 자신이 중요하다고 느낄 수 있는 그런 환경 말이다. 그런 환경이 조성될 때 비로소 숭고한 목 적이 뿌리를 내리고 번성할 수 있다. 적절한 시기가 되면, 다음 4가지 측면을 고려하여 팀원들과 함께 숭고한 목적을 만들어라. 첫째는 세상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 둘째는 회사의 능력, 셋째는 회사 사람들을 움직이는 원동력과 그들의 갈망, 넷째는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 다음 팀원들과 함께 회사의 숭고한 목적에 따라 구체적인 전략 계획을 수립하여, 회사가 의미 있는 발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하라. 이어서 전략 계획을 실천하고,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착수해라. 마케팅의 대가 론 타이트Ron Tie는 이 모든 과정을 이렇게 요약했다. “생각하라. 행하라. 말하라.” 커뮤니케이션에 착수할 적절한 때가 되면 회사의 숭고한 목적을 발표해라. 회사의 전 직원이, 그 숭고한 목적이 자신에게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고, 자신들이 그 목적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현실적이면서도 간단한 말로 발표해라. 새로 세운 숭고한 목적이 제대로 뿌리를 내려 번성하게 하려면, 아마 회사를 크게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일을 하는 방식도 변화시 켜야 한다. 내가 지금 하는 얘기는 단순한 전략이 아니라 조직의 인 간적 측면이 변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잠재력을 활짝 꽃피우고 휴먼 매직이 제대로 발현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 경제학의 논리 체계에 따르면 전략의 본질은 두 가지 주제로 나뉠 수 있다. • 정역학: “특정 상태를 유지하는 것”: 인텔이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에서 오랫동안 높은 가치를 창출하게 만든 요인은 무엇인가? • 동역학 : “특정 상태에 이르는 과정": 인텔은 처음에 어떤 발전 과정을거쳐 이렇게 매력적인 사업 지위에 이르렀는가? 이 두 가지는 전략학의 핵심을 이루며, 복잡하게 뒤섞인 부분들이 있지만 상호 보완적이면서 매우 상이한 연구들로 이어진다. - '전략의 본질'과 '전략'에 대한 논의를 좁히기 위해 추가로 두 가지 설명이 필요하다. 첫째, 게임이론은 전략의 본질과 중요한 교집합을 갖고 있으나(예를 들어, 아비트리지라는 개념은 참가자들이 계속해서 게임 에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 비유될 수 있다), 게임이론에서 전략의 정의는 단지 한 참가자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의 집합을 나타내며, 따라서 내 정 의보다 훨씬 더 포괄적이다. 게임이론에서는 내시 균형 같은 최적 전 략조차 가치 창출의 개념을 내포하지 않는다. 인텔의 메모리 사업 철 수는 게임이론에서 최적의 선택으로 보일 수 있지만 파워를 확보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는다. 우리가 가치 창출을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규범적 기준으로 여긴다면 게임이론 만으로는 전략의 본질에 대한 규범적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 둘째, 내 정의는 선택의 영리함에 집중하는 학설, 다시 말해 《손자병 법》을 읽거나 유명 컨설팅 회사를 고용하면 어떻게든 레몬으로 레몬 에이드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과 거리가 멀다. 나는 일부러 이러한 사 고방식을 무시했다. 사업가들은 대개 똑똑하고, 명확한 동기가 있으며, 넓은 식견을 갖고 있다. 확고하게 자리 잡은 기업의 경우 이러한 영리함은 보통 아비트리지를 끊임없이 요동치게 만든다. 물론 영리함은 가치 창출을 위해 필요하지만 비교적 평범한 요소이며 그것만으로는 전혀 충분하지 않다. - 수년 동안 기업에 자문을 제공하고 가치 지향적 투자를 해온 결과, 나는 훌륭한 기업들의 발전이 선형이 아닌 계단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 을 명확히 알게 되었다. 기업은 향후 나아갈 길을 형성하는 중요한 결 정의 순간들을 맞이한다. 이 중요한 움직임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새로운 상황에 맞추어 유연하게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 이 책은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전략의 본질에 대한 지식을 당신에게 의미 있게 전달하여 기업의 미래를 형성하는 급격한 변화의 시기에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벅찬 도전이 그 길을 가로막고 있다. 바로 전략의 본질을 이루는 핵심 개념이 단순하지만 지나치게 단순화하지 않은 프레임워크로 정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그것이 실시간 인지 가이드로서 당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서문에서 우리는 비즈니스 가치의 결정 요인으로부터 파워, 전략, 전략의 본질을 공식적으로 정의했다. 이러한 일대일 대응은 주요 비즈니스 목표들을 간과하지 않게 해준다. 지나치게 단순화하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의미다. - 넷플릭스가 결정적인 통찰에 초점을 맞춘 것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지 4년이 지난 2011년에 이르러서였다. 그때까지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권한을 얻기 위해 콘텐츠 소유주(주로 영화제작사)와 협상을 해왔다. 하지만 콘텐츠 소유주들은 자신들의 자산으로 수익을 창출하 는 데 매우 정통했다. 그들은 지역, 개봉일, 계약기간 등에 따라 조건을 달리하여 스트리밍 권한을 판매했다. 넷플릭스의 최고콘텐츠책임자 테드 서랜도스Ted Sarandos는 특정 콘텐츠에 대한 단독 스트리밍 권한을 확보하는 것이 생존에 필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넷플 릭스는 급진적인 조치에 돌입했다. 2012년 <하우스 오브 카드 House of Cards>를 시작으로 오리지널 콘텐츠에 주요 자원을 투입했던 것이다. - 표면적으로 넷플릭스의 이러한 움직임은 지나치게 과감하고 위험 해 보였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그에 대한 모든 권리를 소유하 려면 훨씬 많은 비용이 소요되었다. 게다가 넷플릭스는 앞서 레드엔벌 로프 엔터테인먼트 Red Envelopment Entertainment라는 자회사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시도했으나 결과가 좋지 못했다. 그러한 전방통합은 너무 무리한 목표임이 입증된 만큼 이번에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 작은 실패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취한 대담하고 직관에 어긋나는 조치들은 시장 의 판도를 뒤집는 획기적인 결정으로 판명되었다. 독점권과 오리지널 콘텐츠는 넷플릭스 비용구조의 주요 항목인 콘텐츠 수급 비용을 고정 비 항목으로 만들었다. 이제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하려는 잠재 업체들 은 그들이 보유한 구독자 수에 관계없이 넷플릭스와 동일한 비용을 치 러야 했다. 즉 넷플릭스가 하우스 오브 카드> 제작에 1억 달러를 사 용할 때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고객이 3000만 명이면 고객 1인당 비 용은 3달러 남짓이다. 이 경우 구독자가 100만 명에 불과한 경쟁 기업 은 구독자 1인당 100달러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는 산업 경제구 조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고, 가치를 파괴하는 치열한 경쟁의 망령을 잠재웠다. - 인텔은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발전시켰다. 그 결과 매우 오랫동안 AMD Advanced Micro Devices의 집요한 도전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사업을 이어갔고, AMD는 끊임없는 고통을 겪었다. 인텔은 규모의 경제를 근간으로 한 경제구조를 이용해 번번이 AMD를 물리칠 수 있었다. 이처럼 매력적이지 않은 비용/편익은 그 자체로 규모의 경제에서 장벽이 된다. 물론 선두기업은 그 장벽을 신중하게 유지해야 하며, 다 른 무언가에 승부를 거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우 리는 규모의 경제가 파워의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 네트워크 효과는 매우 복잡한 양상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훌륭한 논의가 많기 때문에 핵심 내용만 간단히 살펴보았다. 여기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흔히 나타나는 변형된 양상으로 간접 네트 워크 효과가 있다(수요 측 네트워크 효과라고도 한다). • 어떤 사업영역에 중요한 보완물이 존재하고 이 보완물이 제품이나 서비스 별로 다소 배타적이라면 선두기업은 더 많고 좋은 보완물을 끌어들일 것이다. · 그 결과 고객에게 제시하는 종합적인 가치 제안이 개선된다(예를 들어, 선두기업 잉여 마진 증가) • 대표적인 사례로 스마트폰 앱이 있다. 새로운 스마트폰 OS를 내놓는 것은 현재로서 어려울 것이다. 기존 OS보다 부족한 앱으로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새로운 OS의 매력을 크게 떨어뜨린다. 앱 개발업체들은 시장이 작기 때문에 새로운 OS에 부족한 자원을 쏟을 인센티브가 없을 것이다. • 이 경우 추가적인 보완물의 기여는 선형적이지 않다. - 카운터 포지셔닝의 정의: 기존 기업이 자신의 기존 사업에 피해가 갈 것으로 예상하여 모방하지 않는 새롭고 우수한 비즈니스 모델을 신규 기업이 도입하는 것. - 카운터 포지셔닝의 핵심은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이다. 더 일반적인 단어로 말하면 파괴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파괴적 기술Disruptive Technology; DT의 구체적인 의미를 고려하면 둘의 구분이 모호해진다. 다음 예시를 생각해보자. * 코닥 vs. 디지털 사진, 파괴적 기술이지만 카운터 포지셔닝은 아니다. * 인앤아웃 vs. 맥도날드, 카운터 포지셔닝이지만 파괴적 기술은 아니다.(신기술이 관련되지 않음). * 넷플릭스 스트리밍 vs. 케이블 채널 HBO. 카운터 포지셔닝이자 파괴 적 기술이다. - 이 목록이 보여주듯 두 개념은 전혀 같은 뜻이 아니다. 더 공식적으로 말하면 두 개념은 다대다 매핑 관계에 있다. 뿐만 아니라 7가지 파워 유형과 파괴적 기술 사이에도 다대다 매핑 관계가 성립한다. 하지만 파괴적 기술은 파워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으며 따라서 가치에 대해서도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파괴적 기술은 전략 정역학에서 부수적인 주제일 뿐이다. 이후 논의할 전략 동역학에서 크리스텐슨의 연구는 더 큰 연관성을 갖는다. 제2부에서는 발명이 파워를 만들어내는 첫 번째 요인임을 살 펴볼 것이다. 발명이 반드시 파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파워가 성립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물론 파괴는 발명에서 비롯되는 하나의 결과다. - 서문에서 언급했듯이 파워는 실질적 암묵적 경쟁자 각각에 대해 고려되어야 한다. 이는 카운터 포지셔닝에서 특히 중요하다. 카운터 포지 셔닝은 기존 기업에만 적용되는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하는 다른 기업에 대한 파워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운터 포지셔닝은 부분적인 전략에 불과하다. 가치 창출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경쟁자 각각에 대해 파워를 확보하는 방법이 보완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인앤아웃은 맥도날드에 카운터 포지셔닝 파워를 갖고 있지만 이는 파이브가이즈 버거 앤드 프라이 Five Guys Burgers and Fries 처럼 비슷한 경쟁자와 맞서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 부수적 피해의 유형에서 언급했듯이 인지편향은 기존 기업을 단념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도전 기업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그러한 조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도전 기업은 자신의 우월을 자랑스럽게 드러내고 싶은 유혹을 떨쳐야 한다. 그러한 충동을 억누르고 기존 기업을 존중하는 어조를 취해야 한다. 이러한 행동은 기존 기업의 객관적 인식을 지연시키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서 도전 기업에 유리한 출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카운터 포지셔닝은 파워의 배타적 원천이 아니다. 제1장과 제2장에서는 배타적인 파워 유형을 다루었고, 따라서 파워를 가진 기업이 하나 밖에 없었다. 이는 레버리지 계산에서 '경쟁 지위' 부분을 나타낸다. 앞서 살펴본 유형에서는 유리한 경쟁 지위를 가진 기업이 하나밖에 없었다. 반대로 카운터 포지셔닝에서는 여러 도전 기업이 기존 기업에 대해 카운터 포지셔닝을 확보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다. - 카운터 포지셔닝은 가장 힘든 경영 문제 중 하나다. 2008년 내가 스탠퍼드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 노키아는 스마트폰 분야의 선두기업이었으나 2014년 무렵 시장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2011년, 노키아의 CEO 스티븐 엘롭Stephen Elop이 직원들에게 보낸 '불타는 플랫폼'이라는 메일은 카운터 포지셔닝 문제에 직면한 기존 기업의 극심한 좌절을 잘 보여준다. 경쟁 기업들이 우리 시장에 기름을 들이붓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습니까? 뒤로 물러나 대세를 놓쳤고 시간을 잃었습니다. 당시 우 리는 옳은 결정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우리는 수년을 뒤처지고 말았습니다.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것이 2007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비슷한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온 지 불과 2년 남짓 된 안드로이드는 이번 주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우리를 제치고 선두에올랐습니다.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스티븐 엘롭, 노키아 CEO) -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기존 기업이 카운터 포지셔닝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에는 빈번하게 반복되는 시나리오가 있다. 나는 이것을 카운터 포지셔닝의 다섯 단계라고 부른다. 1. 부인 2. 조소 3. 두려움 4. 분노 5. 항복(너무 늦는 경우가 많음) - 시장 잠식이 심해지면 카운터 포지셔닝에 직면한 기존 기업은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에 놓이게 된다. 그와 동시에 기존비즈니스 모델을 망치지 말아야 한다는 큰 부담에 직면한다. 이러한 이중적 요구 사이에서 흔히 나타나는 결과는 무엇인가? 기존 기업은 간 보기 dabbling라고 불리는 행동, 즉 물속에 발가락만 살짝 담글 뿐 의미 있는 대응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 카운터 포지셔닝은 대부분 다음의 사건들이 함께 관찰되는 상황을 불러일으킨다. * 도전기업의 … 급격한 시장점유율 확대 … 높은 수익성(혹은 그러한 가능성) * 기존 기업의 ... 시장점유율 감소 ... 도전 기업의 조치에 대응하지 못함 ... 결국 경영진 교체 ... 너무 늦은 항복 - 전환비용 강화 요인 전환 비용은 배타적이지 않은 파워 유형이다. 따라서 모든 참가자가 각자의 이득을 누릴 수 있다. IBM과 오라클은 SAP의 경쟁자이며, 그 들 또한 높은 고객 유지율과 전환 비용으로 이득을 얻는다. 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전환 비용의 이득은 모든 참가자에게 명확해지고, 참가자 들은 확보된 고객의 가치를 계산할 수 있다. 많은 경우 이는 신규 고객 을 붙잡기 위한 열띤 경쟁으로 이어지며, 이러한 경쟁은 신규 고객 확 보를 위한 이득을 약화시킨다. 따라서 가치를 높이는 주된 방법은 가 치를 파괴하는 가격 아비트리지가 발생하기 전에 고객을 확보하는 것 이다. 추가적인 관련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전환 비용은 아무런 이득도 제공하지 않는다. 추가 판매를 일으키기 위해 더욱더 많은 부가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하나의 전술이 될 수도 있다. 위키피디아에 제 시된 SAP의 제품 오퍼링에서 볼 수 있듯이 이는 SAP가 추진해온 방향이었다. - 인수 역시 일종의 아웃소싱 개발로 작용하여 제품 라인 확대를 촉진 한다. 대대적인 인수 과정에서 나타나듯 이 또한 SAP가 추진해온 계 획의 한 부분이었다.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은 세 가지 유형의 전환 비용을 모두 증가시킬 수 있다. 전환 비용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재무적)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전환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들어 종속의 강도를 높이기도 한다(절차적), 고객의 비즈니스 운영과 높은 수준으로 통합되고 그에 따라 광범 위한 교육이 요구되는 점 또한 전환하려는 동기를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교육은 현재 공급자와 정서적 유대 확립의 가능성을 제 공한다(관계적). - 그렇다면 픽사가 보유한 것은 어떤 유형의 파워인가? 픽사는 내가 지금까지 설명한 파워 유형과 전혀 맞지 않는다. 영화는 공동의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한 산업이며, 따라서 파워를 나타내는, 예측할 수 있는 거듭된 성공과 대체로 무관하다. 하지만 픽사는 어떤 X 요인 덕분에 희박한 확률을 깨고 성공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 숨은 요인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픽사의 배경을 살펴보아야 한다. 1983년 이혼 후 위자료 지급으로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던 조지 루카스George Lucas는 1986년 2월, 루카스필름 Lucasfilm의 컴퓨터 그래픽 부문을 스티브 잡스에게 500만 달러에 매각했다. 새롭게 독립한 이 회 사는 픽사컴퓨터그룹Pixar Computer Group으로 이름을 변경하고 세 명의 뛰어난 인물을 한 지붕 아래로 모았다. * 존 래시터: 애니메이션 천재, 애니메이션에 CGI Computer Generated Imageery(컴퓨터 생성 이미지) 도입을 끊임없이 주장하다가 2년 전 디즈니에서 해고되었다. * 에드윈 캐트멀 Edwin Catmull: 지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CGI 분야의 선구 자. 훌륭한 인간성을 바탕으로 실력 있는 창작자를 관리하는 데 탁월 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 스티브 잡스: 괴짜 기질의 뛰어난 기업가. 2년 전 존 스컬리 John Sculley와의 세력 다툼에서 밀려 애플에서 쫓겨나고 넥스트컴퓨터 Next Computer를 설립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훌륭한 기업은 보통 천재적인 창업가 한 명을 얻는 행운으로 성장하 지만 픽사에는 세 명의 천재가 있었다. 잡스는 이사회 의장과 대주주 가 되었고, 캐트멀은 사장을, 래시터는 애니메이션 본부장을 맡았다. 이들 중 어느 한 사람이라도 없었다면 픽사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 따라서 우리는 정역학의 관점으로 보았던 제1장의 넷플릭스 스트 리밍 사업에 대한 논의를 되돌아볼 수 있다. 이를 통해 파워의 토대를 확립했던 가장 중요한 조치들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자. 1. 경쟁 지위: 매력적인 신규 서비스, 넷플릭스의 선구적인 서비스 출시는 고객을 흥분시켰고, 이들 고객의 유입으로 넷플릭스는 결코 내주지 않았던 상대적인 규모의 우위를 일찌감치 확보할 수 있었다. 2. 산업 경제구조: 오리지널 및 독점 콘텐츠, 넷플릭스는 비용구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콘텐츠 비용 중 일부를 변동비에서 고정비 로 전환했고 최초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여 파워를 굳건히 다졌다. - 이러한 조치들은 스트리밍을 매력적이지 않은 치열한 경쟁 산업에서 확실한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산업으로 영원히 바꿔놓은 근본적인 돌파구다. 의미 있는 시장에서 파워를 유지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 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민츠버그가 이러한 과정을 만들기'라고 칭했 을 때, 사람들은 민츠버그의 통찰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넷플릭스는 신중한 실험을 계속해 시장에 적응하며 스트리밍 사업을 발전시킬 방 법을 찾아냈고, 비즈니스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러한 조치가 전략의 첫 번째 원칙임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이것은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전략 계획의 질서정연한 분석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 - 지금까지 넷플릭스와 스트리밍 사업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는 고무적 인 이야기임이 틀림없지만 한 가지 사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 장에서 나의 목표는 훨씬 더 야심 차다. 바로 당신이 내 사업에서 파 워를 창출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넷플릭스 사례를 통해 우리는 스트리밍 사업을 만들어내고 오리지 널 콘텐츠로 변신을 모색한 것이 의미 있는 시장에서 파워를 유지하는 방법이 되었음을 확인했다. 이제 더 일반적인 이해를 도출하기 위해 한 걸음 물러나 일곱 가지 파워 유형을 모두 다시 살펴보고 파워를 확보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동역학의 질문을 생각해보자. * 규모의 경제, 첫 번째 파워 유형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고(산업 경제구조), 그와 동시에 고객을 끌어들이고 상대적 점유율을 확보하기에 충분한 차별적 매력이 있는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경쟁 지위), * 네트워크 경제, 판매점유율이 아닌 설치 기반이 목표라는 점을 제외하면 네트워크 경제의 니즈는 규모의 경제와 비슷하다. * 독점자원, 귀중한 자원을 매력적인 조건으로 사용할 권리를 확보해야한다. 이는 처음부터 그 자원을 개발하여 소유권을 확보함으로써 얻는 경우가 많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 연구 개발에 대한 특허가 있다. * 브랜딩, 장기간에 걸쳐 독창적인 선택을 일관되게 유지함으로써 고객의 마음에 제품의 객관적 특성을 넘어서는 친밀감을 조성해야 한다. * 카운터 포지셔닝, 기존 기업이 모방할 경우 부수적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우월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한다. * 전환 비용. 먼저 고객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경제에서 요구되는 신제품 요건과 동일하다. * 프로세스 파워. 상당 기간 내에 모방하기 어려우면서도 장기간에 걸쳐 상당한 우위를 제공하는 새롭고 복잡한 프로세스를 발전시킨다.
- 인텔이 보유한 파워의 원천은 모두 도약기에 뿌리를 두었다. 도약은 유리한 조건으로 차별화된 고객 확보가 이루어질 수 있는 단계이며, 따라서 이상적인 파워의 기회를 제공한다. 도약기는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경쟁 아비트리지의 일반적인 지연이 불확실성 해결, 투명성 확보, 제품 조정, 역량 구축, 채널 확립, 효과적인 마케팅 등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인텔의 경우에는 진압 작전이 파워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성숙된 사업에서는 이리저리 움직이는 아비트리지의 한 부분에 불과했을 것이다. - 이러한 도약기의 끝을 나타내는 성장률 기준 값은 얼마인가? 이는 변동성과 불확실성에 따라 달라지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볼 때 연간 30~40퍼센트 수준인 것 같다. 이 수치에 따르면 PC 시장의 도약기는 8080과 더불어 1975년에 시작되어 1983년까지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볼 때, 우리는 인텔이 가까스로 마지막 기회를 잡았음을 알 수 있다. 인텔은 중요한 시기에 경쟁자들로부터 벗어났다. 인텔이 진입하지 않은 채 PC 시장이 1~2년 먼저 발전했다면 기회의 창은 분명 닫혔을 것이며, 그러한 상황을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인텔은 약간의 매출을 얻었겠지만 규모의 경제를 확립 할 기회가 빠르게 사라짐에 따라 파워 확보의 가능성도 희미해졌을 것 이다. 다시 말해, 다른 회사가 IBM 계약을 따냈다면 오늘날 우리가 아 는 인텔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일반적인 형태의 거짓 양성 false positive을 낳는다. 많 은 경우 폭발적인 성장 단계에서 기업은 상당히 매력적인 재무 상태 를 나타낼 것이다. 미래는 밝아 보이고, 장기적으로 성공이 확실한 것 같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파워를 확립하지 못한다면 그 기업은 성장이 둔화되는 즉시 경쟁 아비트리지에 따라잡힐 것이다. 기업의 펀더 멘털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양호했던 초기 수익이 일시적인 것으로 판명될 것이다. 전략가이자 가치 투자자로서 나는 CEO나 CFO가 유리한 조건을 지닌 경쟁자의 시장 진입이 시장의 타당성을 입증한다'고 주장하며 그것을 반긴다고 말하는 것을 볼 때마다 거북하기 이를 데 없다. 1981년, IBM PC가 등장했을 때 애플은 무모하게도 〈월스트리 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에 TBM,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Welcome, IBM. Seriously”라는 대형 광고를 게재했다. 애플은 도약 단계에 파워를 달성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과 경쟁자는 상대적 규모를 두고 경쟁하고 있으며, 승자는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인텔의 경험은 언제?'에 대해 중요한 교훈을 전해준다. 바로 도약기 가 특별한 시기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당신은 이를 이해해야만 중요한 세 가지 파워 유형(규모의 경제, 네트워크 경제, 전환 비용)을 확립할 수있다. 그렇지 못하면 이러한 기회는 이후 영원히 사라진다.
- 2016년에는 지구를 구하는 맥주, 롱 루트 에일(long root ale)을 선보였다. 맥주를 마시면 지구를 구한다? 맥주가 한 캔 팔리면 얼마씩 환경단 체에 기부한다는 말일까? 내용을 들여다보면 파타고니아의 환경 보호 에 관한 확고한 철학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밀은 한해살이 작물이다. 다시 말해, 밀을 재배하기 위해선 해마다 밭을 갈아야 한다. 흙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거대한 저장고다. 지구 토양에는 공기보다 3배나 많은 양의 탄소가 저장돼 있다. 그런데 밀을 재 배하기 위해 트랙터 등 기계를 사용하는 대규모 기업형 농업이 확산되 자 흙 속에 있어야 할 다량의 탄소가 지면 위로 배출되기 시작했다. 이는 기후 위기가 촉발시킨 탄소 중립 흐름과는 배치되는 농법이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농업에서 탄소를 흙으로 돌려보내는 유기 농업으로의 전환’, 바로 파타고니아 프로비전즈의 지향점이다. 이를 환경재생형 유 기 농업이라고도 한다. 파타고니아 프로비전즈가 일반적인 유기 농업 과 다른 점은 밭을 경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까? 맥주 원료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밀이 아니라 여러해살이 밀 품 종인 컨자(Kernza)를 쓰기 때문이다. 특이하게도 컨자는 살충제 없이도 잘 자란다. 뿌리를 통해 영양분이나 물을 모으는 기능이 뛰어나 생육에 필요한 물이나 비료 사용량이 적다. 뿌리 길이가 3미터가 넘을 정도로 땅속 깊이 뻗어 나가는 특성 덕택에 상당량의 이산화탄소를 땅속에 저장할 수 있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작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파타고니아가 컨자로 맥주를 만들려 할 때만 해도 컨자를 재 배하는 농가가 많지 않았다. 일반적인 밀은 기후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 는다. 아무 곳에서나 잘 자란다. 하지만 컨자는 서늘하고 추운 지역에서 만 잘 자랄 뿐, 따뜻하거나 비가 많은 지역에선 잘 자라지 않는다. 게다 가 알곡 크기가 기존 밀알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기존 제분시설로는 낟 알이 작은 컨자를 빻아 가루로 만들 수 없었다. 이런 이유로 농부들은 굳이 컨자를 재배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파타고니아가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자를 원료로 한 맥주를 선보이기 위해 관련 기반시설을 확충 하고 재배 농가와 생산 계약을 맺은 것이다. 아무리 대의명분이 훌륭해도 맛이 없으면 팔리지 않는다. 파타고니아는 맥주 맛을 위해 HUB (Hopworks Urban Brewery)와 손을 잡았다. 2007년 창업한 이 회사는 미국 서해안의 맥주 제조회사 중 지속가능한 사업을 의미하는 B코퍼레이션 인증을 가장 먼저 받은 곳으로 유명하다. 재생가 능한 에너지를 사용해 환경을 보호하면서 세계적인 품질의 맥주를 지 속적으로 만들겠다는 HUB와 파타고니아 프로비전즈는 의기투합했다. 세계 최초의 환경재생형 맥주는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맥주 브랜드명을 '롱 루트(긴 뿌리)' 라고 지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원료가 되 는 컨자의 뿌리 길이가 3미터가 넘는 것을 강조한 작명이다. 왜 맥주 브랜드 이름이 긴 뿌리'일까?'라는 호기심을 부추겨 그 사연을 알리면, 이에 공감하는 고객은 환경보호라는 취지에 기꺼이 동참할 것이라는 의도로 기획된 것이다. 기발한 발상이다. - 파타고니아는 비상장 회사로, 기업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여기에도 긴 뿌리 맥주만큼 긴 안목이 담겨있다. 다음은 이본쉬나드의 설명이다.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매년 전년 동기 대비 15퍼센트 정도는 성장해야 합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필요하지도 않은 수요를 자극해 성장을 도모합니다. 사람들은 성장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과 그저 몸집만 비대하게 성장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상장 회사의 초점은 오로지 성장입니다. 논리적으로 가능한 범위를 넘어 오로지 성장만을 추구합니다. 그런데 기업 입장에서는 빨리 성장할수록 빨리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장기적 계획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버지니아 공대 물리학과의 뇌과학자 리드 몬터규 교수는 선택의 과학(Why choose this book?)》에서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싸움에 의문을 던졌다. 눈을 가린 상태에서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먹게 하고 더 맛있는 것을 고르라고 하면 대부분의 소비자가 펩시콜라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러한 실험 결과에 고무된 펩시는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소위 펩시 챌린지(Pepsi Challenge)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은 항 상 코카콜라의 압도적인 승리. 왜 더 맛있는데 덜 팔리는 걸까? 리드는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뇌과학에 기반한 브랜드 실험을 진행 했다. 코카콜라, 맥도날드 같은 매우 친숙하고 강력한 브랜드를 보여주 었을 때와 그렇지 않은 브랜드를 보여주었을 때 사람들의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MRI 장치로 촬영한 것이다.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코카콜라, 맥도날드 같이 매우 친숙하고 강력한 브랜드를 보여주자 그렇지 않은 브랜드를 보여주었을 때와 달리 뇌에서 쾌감, 즐거움 등과 관련 된 신경전달물질이자 호르몬인 도파민이 분비됐다. - 심리학자 허버트 크루그만은 동일한 광고에 적어도 3회 이상 노출되 어야 효과가 나타난다고 주장했다(이를 3회 노출 이론이라 한다). 연구에 따 르면 TV 광고를 1회 시청한 소비자의 90퍼센트 이상이 자신이 본 광고 를 기억조차 하지 못했다. 광고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최소 6회 이 상 광고에 노출되어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김효규, 2012, 한국광고홍보 학보). 이처럼 소비자 마음의 문지방을 넘지 못할 정도의 적은 투자는 비 효율의 또 다른 원인일 수 있다. 실제로 기업 현장에 가보면 마케팅 활동에서 발생하는 투자 측면에 서의 비효율은 과다 투자가 아닌 과소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게 대부분 이다. 효율적인 브랜드 관리를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투자가 필요하다. ESG 시대에 브랜드 관리의 효율성 원칙에서 인풋 측면이 시사하는 것 은 브랜드 지향가치에 ESG적 가치가 반영되었다면 이를 위한 기업의 투자와 노력 역시 적정 수준 이상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사실 헌 옷을 수거해 할인 바우처를 제공하는 것은 대부분의 패스트패션 업체가 비슷비슷하게 실시하고 있는 캠페인이다. H&M의 다른 점은 수거된 옷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있다. H&M은 옷의 상태에 따라 재착용, 재사용, 재활용, 에너지원의 용도로 활용한다. 이를 패션의 폐쇄 순환(Close the Loop) 구조라 부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한 집안에 아이가 여럿 있으면 옷을 대물림해 입기라도 하지만 자녀가 하나인 집에서는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친척 집에 주려니 괜히 눈치가 보인다. H&M은 누군가 다시 입을 수 있는 상태의 제품을 수거해서 전 세계 중고 시장에서 유통한다. 재착용이다. 내복을 입다가 구멍이 나면 걸레로 쓴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착 용 불가능한 옷감은 청소도구 등 다른 제품으로 개조한다. 재사용이다. 이마저도 힘들 정도로 낡은 옷이라면 원사로 재활용한다. 일부는 자동 차 절연 소재로 활용한다. 이것도 곤란한 경우에는 에너지원으로 활용 한다. 재활용이다. - 2015년 엑센추어가 발간한 책 《쓰레기에서 부를(Waste to Wealth)>을 살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책은 순환경제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5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함으로써 환경과 기업 이익이라는 2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방법을 소개했다. 하나씩 살펴보자. 첫 번째는 '제품의 서비스화다. 미쉐린타이어 (Michelin)는 더 이상 타이어를 판매하지 않는다. 그 대신 주행거리가 얼 마인지 계산한 다음, 달린 거리만큼만 고객에게 요금을 받는다. 제품의 소유주는 미쉐린이기 때문에 타이어의 재활용, 재사용에 대한 의사결정 을 손쉽게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소유에서 유로의 전환'이다. 1년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 과, 대부분의 자가용차가 실제로 가동되는 시간은 5퍼센트에 불과했다. 95퍼센트의 시간 동안은 집이나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다. 이런 낭비를 수익으로 만드는 것이 공유경제다. 자동차라면 우버(Uber), 집이라면 에 어비앤비(Airbnb)가 좋은 예다. 특히 젊은층은 공유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 공유경제의 앞날을 밝게 보는 이유다. 세 번째는 제품 수명의 연장'이다. 소비자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회수해서 수리, 개선해 새로운 가치를 부과한다. 컴퓨터 회사 델 (Dell)은 소비자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를 구입해 다른 소비자 의 니즈에 부합하는 일부 부품을 재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 다. 일본 가전양판점인 야마다전기( 電気)는 중고 가전을 구입해서 수리한 뒤 재판매하는 중고 가전 사업을 키우고 있다. “필요한 기능만 쓸 수 있으면 저렴한 중고로 충분” 하다는 소비자의 의식 변화가 이들 업 체의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실제로 중고제품 유통 사업은 신제품 유통 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네 번째는 회수와 리사이클'이다. 이전에는 사용 후 폐기물로 처리했 으나, 이제는 만들 때부터 사용 후 어떻게 다른 용도로 활용할 것인가 고민하면서 만든다. P&G는 45개 생산시설에서 매립 쓰레기 제로화를 실현했다. GM은 과거에 폐기하던 자재 품목을 다시 제조 공정에 투입 할 수 있도록 생산 공정을 변화시켰다. 전 세계 100여 개 공장에서 이 러한 활동을 하다 보니 재생 자재 판매대금으로만 수억 달러를 벌어들 이고 있다. 다섯 번째는 '재생형 공급망 구축'이다. 재생 가능한 원재료를 사용 해 조달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안정적인 조달이 가능하게 했다. 이케아 (IKEA)는 태양광 패널을 점포에 설치해 전력 비용을 절감하면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조달받고 있다. 영국 섬유 회사인 타미케어(Timicare)는 생분 해 가능한 의류를 3D프린터로 생산하고 있다. 같은 사물도 어떤 눈으로 보는가에 따라 골칫덩이가 되기도 하고 보 물단지가 되기도 한다. 쓰레기를 비용으로 보던 시절에는 처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 몰래 버리는 게 다반사였다. 이로 인한 환경오염 관련 사건 도 빈번히 발생했다. 그러나 액센추어는 쓰레기를 부의 원천이라는 새 로운 시각으로 보자고 강조한다. 단선형 경제, 즉 채취 생산 폐기' 라는 사고를 버리고 채취 생산 재활용'이라는 새로운 사고를 장착하면 쓰레 기도 자산이 된다. 같은 물이라도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계속된 노력으로 엑센추어는 관련 분야의 전 문가 집단으로 자리 잡는다. 그들의 호소가 H&M의 가슴을 두드린 것 이다. H&M과의 협업은 그렇게 이루어졌다. - 기업에 있어 성장은 중요하다. 하지만 성장이 목표여서는 안된다. 슐츠는 “성장을 전략(strategy)으로 인식되는 순간, 이는 집착(seduction)과 중 독(addiction)을 낳는다. 성장은 결코 전략이 아니고 전략이 돼서도 안된다. 성장은 전술(tactic)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년간 내가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성장과 성공 의 미명 아래 많은 실수가 은폐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우리는 더 많은 실수와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매우 중요한 교 훈을 얻었다. 성장 궤도에 다시 진입하고 나면 우리는 과거와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성장을 추진할 것이다. 즉, 보다 신중하게 정당한 명분과 수익성이 있는 성장을 추구하는 데 초점을 둘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가 성장을 최고의 목표로 삼은 것은 2007년이 아닌 2000년 부터다. 그런데 왜 2000년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2007년에는 문제가 된 것일까? 어떤 일이든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다이어트를 해도 몇 달은 지나야 살이 빠지고, 다이어트를 멈춘다 해도 그다음 날 바로 원래 몸무게로 돌아가지 않는다. 성장은 당연히 해야 한다. 하지만 결과가 목적으로 변질되는 순간, 배는 서서히 침몰하기 시작한다. 앞서 머크의 사례에서, 기업 내에 면면히 흐르는 경영철학을 따라 의사결정을 하면 브랜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스타벅스는 어떠했는가? 알게 모르게 경영철학이 바뀌었다. 슐츠는 성장을 강조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런데 후임자가 이를 흔들었다. 브랜드 크라이시스(brand crisis), 즉 브랜드 정체성에 위기가 찾아왔던 것이다. 이때 해결책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초창기 어려웠던 시절, 다들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했던 상황을 떠올리는 것이었다. - 벤앤제리스가 돋보이는 브랜드로 사랑받는 것은 사회적으로 의미 있 는 일을 하겠다는 초심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큰 기업에 인수되면 대 부분의 경우, 창업자의 초심은 희미해져버린다. 하지만 벤앤제리스는 그렇지 않았다. 그 이유는 독립이사회 덕분이다. 벤앤제리스의 독립이 사회 구성원은 전통적 의미의 간부진으로 꾸려져 있지 않다. NGO 등 외부 출신이 이사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사회의 주목적은 브랜드 가간과 브랜드 건전성을 지키는 것이다. 매출이나 이익보다는 제품 품 길을 유기하는 데 더 관심을 기울인다. 홈페이지에도 공공연하게 이사 회의 독립성을 가랑할 정도다. 유니레버가 매출 등 숫자에 관해서는 참 견할 수 있더라도 그들의 경영철학, 즉 제품, 경제적·사회적 사명만큼은 어떻게 하기 힘들다. - 그다음으로 각광받는 분야는 식물성 우유다. 식물성 우유의 종류는 다양하다. 콩 외에 아몬드, 코코넛 등 다양한 제품이 원료로 쓰인다. 여러 회사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리플푸드(Ripple foods)가 눈에 띈다. 초창기 부터 구글과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에서 4400만 달러를 투자받은 회사 다. 도대체 어떤 회사일까? '어떤 사업을 하는가 보다 '누가 사업을 하는가'가 훨씬 중요할 때가 있다. 앞서 잠깐 소개했지만 리플푸드는 친환경 프리미엄 세정제 시장 을 주도하고 있는 메소드의 창업자 애덤 로리가 재생 가능 연료나 말라 리아 약을 제조하는 아미리스(Amyris)의 창업자 닐 렌닝거와 함께 2014 년 설립한 벤처기업이다. 리플푸드는 콩으로 우유를 만들지만, 두유와 달리 콩 특유의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바로 이 점이 눈길을 끌었다. 구글이 투자한 것도, 이후 골드만삭스가 추가 펀딩에 참여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 리플푸드라는 이름도 예사롭지 않다. 로리가 처음 만든 회사의 이름 은 메소드(Mehtod, 방법이라는 뜻)였다. 물론 대표 상품도 같은 이름이다. 세제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브랜드에 세제를 뜻하는 단어가 전혀 포 함되지 않았다. 이름을 이렇게 지은 이유는 무엇일까?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담았음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리플푸드는 잔물결 (ripple)'이 아니라 리플 이펙트(ripple effect), 즉 파급 효과에서 브랜딩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담은 브랜드다. 어떤 변화일까? 지금까지 친환경 제품은 친환경론자만 대상으로 했 다. 환경 의식이 철저한 소비자가 비록 가격이 비싸더라도 환경보호를 위해 기꺼이 구매하는 형태로 사업이 유지됐다. 로리는 이런 방식으로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불가능하다고 봤다. 모두를 위한 친환경 제 품, 가격 경쟁력도 충분한 제품을 만들어야 진정한 비즈니스가 가능해 질 것이라고 본 것이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사회적 (환경적) 이익을 포기 하거나 사회적(환경적) 이익을 위해 경제적 이익을 포기한다면 이는 올 바른 답이 아니다. | 리플푸드도 사업 초창기에는 비슷한 경험을 했다. 단백질 공급원을 미국에서 구할 수 없어서 결국 프랑스에서 원료를 조달해야 했는데, 관 세와 운송료 등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수익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미 국에서 원재료를 수급할 수 있어야 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미국에서 적 합한 원료를 찾았다. 사회적(환경적) 이익 증대(국제 운송에 따른 연료 낭비 방지)와 경제적 이익 증대(조달 원가 감소)를 동시에 달성한 것이다. - 먹거리 사업에서 놓쳐서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맛'이다. 친환경이 니 뭐니 아무리 이야기해도 맛이 없으면 팔리지 않는다. 우유에 가까운 맛을 낸다는 점은 분명 리플푸드만의 강점이다. 맛을 잡았으면 그다음 에 갈아야 할 것은 '영양'이다. 식물성 우유는 일반 우유보다 단백질이 부족하다. 그러나 완두콩이 주원료인 리플푸드는 다르다. 제품 패키지 에 단백질 함유 8g', '우유 대비 당분은 절반, 칼슘 함유는 1.5배'라고 명 시되어 있다. 여기에 환경적 요소까지 잡았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물론이고, 물 사용량 등 각종 환경적 측면에서 탁월한 역량을 갖췄다. 모든면에서 매력적인 제품이 아닐 수 없다.
- 모든 혼란이 설령 인적 오류 탓이라고 해도, 누구든지 같은 과 실을 범한다는 생각이 노먼의 연구를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전제 다. 인간은 과실을 범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틀린 것은 아니다. 또한 사람들의 생각을 따라가 본다면, 가장 이상하고 멍청해 보이는 행위에도 나름의 확실한 논리가 있다. 디자이너는 사람들이 왜 지금처 럼 행동하는지 이해해야 하고, 존재하지 않는 이상향이 아닌 인간의 약 점과 한계를 디자인에 반영해야 한다. 노먼이 보기에는 기술이 아무리 복잡해도, 또 아무리 익숙해도 우리의 기대치는 항상 똑같다. 그의 전공 분야인 인지심리학은 원래 버튼의 느낌이나 제어판에 관한 학문이 아니라(물론 자세히 보면 버튼과 제어판도 많지만), 인간이 주변 환경의 작동 원리에 기대하는 모습, 그 원리를 학습하는 방법과 이해하 는 방법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파악해야 앱을 만들어도 사람들이 처음부터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고, 비행기를 만들어도 인간이 사고를 내지 않으며, 원자로를 만들어도 인간의 실수로 대륙붕을 뚫고 녹아내리지 않는다. - 참 신기한 세상이다. 인간이 기계로 대혼란을 초래하지 않으려면 버튼처럼 행동해야 한다니. 그러나 더 깊이 생각해 보면 그렇게 놀라운 일도 아니다. 노버트 위너가 독일 전투기를 격추하는 피드백 알고리즘을 만든 선구적인 연구에서 발견했듯이, 피드백이 있어야 정보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따라서 결국 버튼은 우리의 의지와 사 용자 친화적인 세상을 이어주는 연결점이 되었다. 버튼에는 우리 뇌가 세상을 이해하는 근본 원리가 숨어 있다. 지극히 평범하고 시시해 보이기까지 하지만, 제대로 살펴보면 세상 전부처럼 느껴진다. 중요한 통찰은 늘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오기 마련이다. 내게는 가장 예상치 못한 경우가 아내의 입으로 상담사의 말을 전해 들었을 때였다. 배우 자와의 말다툼을 건설적으로 전환하려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방금 들은 말을 반복하고, 마지막으로 배우자가 내 말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라는 내용이었다. 누르고, 피드백을 주고, 행위를 확인하는 것이다. 버튼과 똑같지 않은가? 세상에 조금이라도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보다, 상황을 함께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먼저다.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디자인은 함께 이해하고 공감한 내용이 스며들어 사용자들이 읽을 수 있는 사물을 만드는 일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 지금은 드레이퍼스가 디자인한 결과물이 많이 남아 있지는 않지만, 손만 뻗으면 닿는 거리에 드레이퍼스의 한 부분이 살아 있다. 바로 스마트폰의 통화 아이콘이다. 아이콘을 자세히 들여다보라. 통화 아이콘에는 손잡이의 측면마다 드레이퍼스의 디자이너들이 꼼꼼하 게 명시한 특징이 그대로 살아 있으며 1953년 출시된 벨 모델 500 전 화기의 대범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계승하고 있다. 한쪽에는 송화 부분, 반대쪽에는 수화 부분을 한 몸체에 넣은 수화기 디자인 덕택에 한 손으로 전화기를 사용할 수 있고, 넓적한 등 부분을 머리와 어깨 사이에 끼우면 양손 모두 자유로워진다. 두 가지 디자인 요소 덕택에 다른 일을 병행하면서도 통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전화기와 통화가 일상의 좀 더 자연스러운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어쩌면 드레이퍼스의 수화기 디자인이 최후의 통화 아이콘이 될지도 모른다. 대체할 수 있는 디자인이 나오기나 하겠는가? 만약 통화 전용 기기가 영영 없어진다면 우리는 어떤 아이콘을 사용하게 될까? 이제는 아이 콘을 탄생시킨 실제 사물보다 아이콘이 더 친숙하다. 그 제품이 너무나 사용하기 쉬워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 나스는 우리 뇌가 경험을 두 가지 유형으로 처리하도록 진화했다고 주장하곤 했다. 바로 물리적인 세계의 경험과 사회적인 세계의 경험이다. 컴퓨터는 어느 쪽도 아닌 두 세계의 새로운 혼합물이었다. 초기부터 우리는 컴퓨터가 물리적인 세계에 속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컴퓨터가 우리에게 반응하고, 주의를 끌고, 성질을 건드리고, 만족시켰기 때문에 우리는 어느새 컴퓨터를 사회적인 존재로 취급하 게 되었다. 사회적인 존재이니 당연히 교양인의 규범을 지킬 거라고 자연스레 믿게 되었다 - 컴퓨터와 대화를 나눌 때 신뢰할 만한 기계로 느끼게 하려면 기계를 인간에게 맞추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구조에 기계를 유기적으로 끼워 넣어야 한다. 사물이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도 문화를 따른다. 클리퍼드 나스가 줄곧 주장했듯이, “인간은 컴퓨터가 마치 사람인 양 행동하기를 바라고, 만약 기술이 사회적으로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하면 화를 낸다.” - 미국 항공우주국 연구자들은 스스로 조종할 줄 아는 기계와 직접 조종할 수도 있는 인간 사이의 상호 작용이 승마할 때 고삐를 잡는 상황과 비슷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리 저리 시험해 왔다. 우리가 말고삐를 가까이 끌어당기면, 말을 직접 몰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고삐를 살짝 놓으면 말은 알아서 갈 것이 다. 말의 귀 모양과 자세, 움직이는 모양새를 보고 우리는 말이 알아 서 가는지 알 수 있다. 내가 직접 몰든 안 몰든 말의 자기 보호 본능이 있으니 어느 정도 범위 내에서는 안전할 거라고, 예를 들어 절벽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거라고 안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인간과 비 행기가 이처럼 서로 우아하고 매끄럽게 주도권을 주고받을 수 있는 가였다. 래스롭은 궁금해졌다. 만약 절대로 위험에 빠지지는 않을 기 계가 있다면 어떨까? 다시 말해, 달리는 말의 비유에서처럼 행동하는 기계 말이다. 말에 올라탄 뒤 설령 고삐를 완전히 놓는다 해도, 말은 우리가 무엇을 했는지 파악하고는 자신의 눈과 본능에 의지해 가던 길을 갈 것이다. 그는 이 은유가 그저 적절한 정도가 아니라 발명의 방향을 이끌어 줄 지도라고 생각했다. 말은 눈과 귀와 촉각이 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우리가 제대로 주목하고 있는지 우리 눈을 감시하는 센서, 운전대를 제대로 잡고 있는지 또는 페달에 발을 대고 있는지 감시하는 센서도 필요했다. 방금 엔지니어들이 공개한 운전대는 수년 동안 연구한 결과였다. 나는 간이 운전석에 앉아 시험 운전을 시작했다. 처음 출발할 때 는 여느 운전대와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내가 손을 떼자 운전대는 18~20센티미터 뒤로 물러났다. 내 팔 끝을 살짝 벗어난 깊이로, 운전 대가 더 이상 내 차지가 아니라는 신호였다. 하지만 딱 하나는 제자 리에 머물렀다. 운전대의 중앙 기둥인데, 모든 엔터테인먼트 조작 장 치가 모여 있을 법한 자리였다. 운전대는 영리하고 섬세한 방법으로 조작부는 내 것이고, 운전은 이제 기계 몫이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물론 말의 고삐를 헐렁하게 놓았을 때처럼, 다시 운전하고 싶으 면 운전대를 다시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운전대가 물러난 18~20센 티미터는 미세하게 다듬은 간격으로, 자동차가 운전 중이라고 확실히 인지하기에 딱 적당한 거리였다. - 아우디의 운전대와 말의 은유는 우리가 이미 사용할 줄 아는 물건의 형태를 빌려 미래의 진화 방향을 하나 제시했을 뿐이다. 이 은유가 통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결국 서구인 중 자동차를 타본 사람에 비해 말을 타본 사람이 훨씬 적지 않은가. 하지만 꼭 직접 경험해 본 적이 있어야 은유가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랜 기간 접한 셀 수 없이 많은 영화와 TV 장면 덕택에 고삐로 말을 조종하는 모습을 상상하기 쉽다는 데 은유의 위력이 있다. 말을 타보지 않고도 고삐가 무엇인지, 어떻게 동작하는지 알 수 있다는 사실, 그 사실이야말로 이 은유의 효력을 증명한다. - 래스롭이 마주한 다음 숙제는 우리가 말을 탈 때 말에게 단서를 주듯이,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기계가 제대로 감지할 수 있도록 신호를 주는 방법이었다. 우리가 운전할 만큼 제대로 주의를 집중했는지 알기 위해 자동차는 운전자의 시선이 앞을 향하고 있고, 자세는 바른지 보고, 손과 발은 운전대와 페달 위에 제대로 올려놓았는지 감지해야 했다. 이 모든 사항을 확인한 다음에야 자동차는 우리가 운전을 하게 놓아두었다. 우리가 손을 떼거나 다리를 쭉 뻗거나 딴생각하는 모습을 들킨다면, 자동차가 알아서 주도권을 가져갈 것이었다. - 우리의 자동차들은 이미 이렇게 주도권을 자연스럽게 가져가는 방향으로 조용히 진화하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daptive cruise-control 주행 보조 시스템은 우리가 깜빡 잠이 들면, 바로 정차할 것이다. 이제는 자동차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우리가 기계를 신뢰하려면, 우리가 원하는 바를 기계가 알아차릴 수 있다고 굳게 믿어야 한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우리도 기계가 정확히 무엇을, 얼마나,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올바른 멘탈모델을 형성해야 한다. 우리의 멘탈모델이 실제와 일치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예상한 그대로 실행되지 않거나 우리가 이 해할 수 없는 피드백이 돌아온다면,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자 기 차의 자율주행 기능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의심스러워하는 테슬 라 운전자들이 '테슬라 오토파일럿이 날 죽이려 했어요!' 같은 영상 까지 만들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테슬라 입장에서는 이 새로운 기능을 오토파일럿이라 부른다는 사실이 가장 굴욕적일지도 모른다. - 도널드 노먼은 행동 유도성affordance이라는 개념을 대중화한 사람으로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행동 유도성은 제품의 물리적 디자인 요소를 통해 직관적으로 사용법을 전달하는 성질이다. 예를 들어 문손잡이의 미세한 곡선으로 잡아당기는 방향을 나타내고, 버튼의 움푹 들어간 부분으로 누르는 지점을 나타내는 식이다. 앨폰스 샤 페이니스가 전투기 조종석의 조작부를 형태별로 구별함으로써 이 개념의 특징을 예고했다. 오늘날 스마트폰과 컴퓨터에서는 버튼을 화면 위 화소로 표현하고, 아이콘과 입체 효과, 알림, 메뉴로 행동 유 도성을 만들어낸다. 기계가 우리가 원하는 바를 알아서 감지하고, 익숙한 은유가 지배하는 미래 세상에서는 이 행동 유도성이 심리적 성격을 띠게 될 수밖에 없다. 버튼이 모두 공기 중으로 사라져버리면 기계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우리의 멘탈모델에 비춰 알 수 있게 된다. 이미 우리는 오토파일럿'이 장착된 차량이 기존에 알고 있던 항공기 자동조종장치처럼 작동한다고 믿어버리지 않는가. 이미 우 리는 디지털 비서가 예전에 상상해 왔던 '인공지능'의 능력을 그대로 갖췄다고 믿어버리지 않는가. 하지만 이 기기들은 흔히 기대에 못 미 친다. 왜냐하면 한때는 행동 유도성을 우리가 직접 보고 만질 수 있 는 버튼과 아이콘으로 조성했지만, 이제는 기계가 이렇게 작동할 거 라는 우리의 기대치와 믿음으로 결정짓기 때문이다. 향후 수십 년간 디자인 분야의 가장 큰 숙제는 이런 행동 유도성의 전체 규칙을 수립 해 나가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 1979년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는 철학자 마크 존슨Mark Johnson과 공동으로 은유가 작용하는 원리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공저 《삶으로서의 은유Metaphors we live by》에서 두 사람은 은유에 기대 지 않고는 사고할 수 없다는 급진적인 생각을 내놓았다. 이 문장을 절 대로 생각하지 마시오'라는 지시 사항을 결코 이행할 수 없는 상황 과 비슷하다. 더욱이 그 은유는 우리가 지닌 가장 기본적인 멘탈모 델, 즉 실제 세계에 대한 물리적 감각을 기초로 형성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가장 기저에 '위쪽'이 '의식이 있는'을 의미한다는 은유를 지녔을 수도 있다. 이 개념에서 수없이 많은 언어 표현이 파생되어 나 벌써 일어났다(up 사용-옮긴이)' 또는 그 여자는 늘 일찍 일 어난다(rise 사용- 옮긴이)’, 혹은 반대로 그 남자는 의식불명에 빠졌다. (sink 사용-옮긴이)가 생겼다. 이 은유는 모두 '의식'이라는 개념과 잘 때는 누워 있고 깨어 있을 때는 서 있는다는, 오래전부터 지녀온 물 리적 감각이 결합되어 발생했다. 레이코프와 존슨이 제시한 생각 중 레누카의 눈을 통해 확인한 것이 있다. 은유를 통해 그물망처럼 수많은 추론이 가능하며, 그 추론을 활용해 특정 사물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게 된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시간은 돈이다'라는 은유를 사용할 때 우리는 그저 시간과 돈을 일대일로 비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시간의 작동 원리를 머릿속에 그리게 된다. 시간이 돈과 같다면, 돈처럼 저축하고 현명하게 투자할 수 있으며, 낭비하고 도둑맞고 빌릴 수도 있다. 적절한 은유는 사용설명서와 비슷하지만 그보다 한 수 위다. 별도의 학습 없이 특정 사물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곧장 알려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메일 우편함과 뉴스피드 은유를 비교해 보자. 이메 일 우편함은 물리적인 우편함의 작동 원리를 따르며, 우리는 우편함에 든 모든 우편물을 적어도 한 번은 흘끗 본다. 모두 우리에게 왔기 때문이다. 이메일 우편함의 원리도 똑같다. 반면 인스타그램 피드 feed' 와 트위터 스트림stream'의 은유는 전혀 다른 의미를 띤다. 스트림(사전적 의미는 시내 또는 액체나 기체의 줄기다 옮긴이)은 우리가 볼 수 없을 때도 휙휙 지나가고 우리가 잘 때도 콸콸 흐른다. 정보를 스트림이라고 규정한다면, 우리가 마시고자 한다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지 전부 다 삼켜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스트림이나 뉴스피드는 설령 우리의 취향과 기분에 맞춰 제공된다 해도 주의를 집중할 필요는 없다. 나눠 쓰는 공공재이기 때문이다. 만약 페이스북을 확인하는 행위는 여가에 가까운 반면 이메일을 확인하는 행위는 업무처럼 느껴진다면 둘을 나타내는 은유가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 왜 우리는 페이스북 친구들과는 편하게 쪽지를 주고받으면서 똑같은 내용을 이메일로 보내는 건 무례한 일이라고 여길까? 서로 다른 두 은유는 각각에 적합한 예절을 포함하기 때문 이다. 이메일 우편함은 개인적이다. 반면 스트림은 아니다. 이런 규칙 들을 일일이 나열한다면 얼마나 걸릴지 상상해 보자. 다행히 은유가 있기 때문에 따로 나열할 필요가 없다. 이런 힘이 있기에 은유를 통해 한 가지 특수한 분야에서 통하는 개념, 예를 들어 네트워크로 연결된 컴퓨터들의 작동 원리처럼 내부엔지니어 사이에서만 통용되던 개념을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 적용 할 수 있다. 은유 덕택에 전문적이고 복잡한 부분을 제거하고 우리가 무언가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핵심 개념만 집중해서 공유할 수 있다. 인터넷이 링크로 연결된 정보의 복잡한 망과 같다는 말로 우리는 지 식의 영역을 서로 연결한다는 웹의 용도를 알 수 있다. 또 은유는 우 리가 웹에서 무엇을 하고, 심지어 무엇을 창조할 수 있는지도 암시 한다. 은유는 우리 경험에 너무 자연스럽게 스며 있어 습관에 가깝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시간은 돈이라는 말, 인생은 여행길이라는 말, 우리 몸이 기계와 같다는 개념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은유는 누군가가 치밀하게 디자인한 것일 때도 있다. - 이처럼 은유의 본질은 누구에게나 당연해지는 순간 은유 자체를 잊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비록 기억하는 사람은 없지만, 초기 자동 차에서는 지금의 운전대 자리에 배의 키 손잡이가 있었다. 자동차를 운전해 본 사람이 없고 배를 몰아본 사람이 훨씬 많았던 시절에는 키 손잡이가 가장 자연스러운 비교 대상이었다.24 자동차가 보급되고 운전이 보편화되면서 이 은유는 사라졌다.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소화할 때 우리는 은유의 사다리를 여러 단계 차곡차곡 밟고 올라가 며, 각 단계는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디딤대 역할을 한다. 기존에 지 닌 사고 체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기술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시 간이 흐를수록, 은유의 사다리에서 처음 밟았던 단계와 점점 멀어지 다가 결국 잊는다. 키 손잡이 모양 운전대나, 월드와이드웹 사용법을 알려준 다양한 은유나 마찬가지다. - 2001년 애플스토어를 열었을 때도 소프트웨어를 상자에 담아 진열장에 나란히 놓고 판매했다. 앱스토어를 출시할 무렵에도 이처럼 열린 진열장을 놓는 방식이 적합해 보였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판매하니, 아무리 최첨단 스마트폰 속이라 해도 앱은 상점에서 구매하는 소프트웨어 상자와 똑같다는 개념을 심어주었다. 즉 각각의 앱은 모 두 독립적인 상품으로서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프로그램처럼 특정한 목적을 달성할 때 사용한다는 개념이었다. 앱 경제가 성장하면서 이런 개념의 허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우리가 친구들과 저녁 약속을 잡으려고 한다면 우선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식당을 찾은 뒤, 문자 메시지를 한 번 더 보내고, 일정을 맞추 고, 예약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예약에 동의를 얻은 뒤 일정표에 표시해야 한다. 약속 시간이 다가오면, 휴대전화를 다시 들어 택시 서비스를 불러야 한다. 이 과정 중 중요한 세부 정보를 기억하는 일은 우리 몫이다. 어느 때 어느 앱이 필요한지 고르는 일도 우리 몫이다. 이 모든 세부 정보가 점점 쌓여가고, 예약 사항이 계속 바뀌거나 참가자 끼리 식당을 정하지 못하면 탭과 문자 입력의 피로도 쌓여 휴대전화 를 던져버리고 싶을 지경이 된다. 만약 저녁 약속을 잡는 데 필요한 모든 일이 버튼 하나로 끝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 이렇게 짜증스러운 이유는 딱 하나, 앱 경제가 생성될 때 적용된 은유가 부적절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앱의 구조를 뒷받침하는 건 그물망처럼 무한한 인터넷의 연결 고리다. 하지만 우리 는 앱을 정보의 망이라는 맥락으로 소비하지 않고, 상점이라는 은유 를 통해 한 번에 하나씩 사용하는 독립된 상품처럼 소비한다. 두 패러다임은 서로 대립할 수밖에 없다. 또한 휴대전화가 탄생한 본래 의 목적, 바로 우리에게 소중한 것과 소중한 사람을 가까이 두는 일 과 멀어진다. 그 결과 스마트폰은 분절된 조각들을 연결하는 짐을 우리에게 지워버린다. 이 짐을 덜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작동 방식을 대변할 새로운 은유가 필요하다. 누구든 이 은유를 발견한다면, 우리의 디지털 일상도 진화할 것이다. 만약 스마트폰 작동 방식이 바뀌어, 앱이 아니라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관계를 중심으로 작동한다면 어떨지 상상해 보자. 사랑하는 이와 소통하기 위해 앱을 여는 대신, 소중한 이들과 항상 연결되어 있다면 어떨지, 또 더 가까이 소통하기 위한 도구들이 각각의 관계가 흘러가는 모습에 따라 필요할 때만 나타난다면 어떨지 상상해 보자. 스마트폰 전체를 안내하는 은유가 프로그램 중심이 아닌 인간관계 중심이라면, 우리의 디지털 일상이 얼마나 더 수월하고 만족스럽겠는가. - 다이슨 진공청소기는 노출된 관, 윤곽을 섬세하게 처리한 모터 케이싱으로 공학에 대한 이 회사의 열정을 온몸으로 이야기했다. 진공청소기 역사상 최초인 투명한 먼지통 역시 이 탁월한 기계가 해낸 일 을 보여주려는 의도였다. 방금 빨아들인 먼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 는 일은 전에 없던 피드백의 순환 고리를 만들어냈다. 다이슨 청소기 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방금 빨아들인 먼지의 양을 보고 깜짝 놀라며 느끼는 만족감과 먼지를 보니 청소를 더 하고 싶어지는 욕구를 잘 알 것이다. 첨단 기술을 의식적으로 드러내는 디자인의 정밀함이 아니었다면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 중국에서는 스마트폰이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며, 전혀 다른 멘 탈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앱은 그다지 인기가 없고 앱스토어도 마찬 가지다. 중국에서 무슨 운영체제를 쓸지는 무슨 채팅 앱을 쓸지에 비 하면 전혀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모든 일이 채팅 앱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음악공연 표를 구입하려 한다고 하자. 제일 먼저 사용자 수 10억 명 이상인 중국 대표 채팅 앱 위챗WeChat에 들어가 공연표를 보유한 암표상을 찾고, 그 사람과 대화를 시작한다. 암표상은 판매 중인 표의 종류와 가격을 말풍선 안에 모두 제시한다. 위에서 직접 식당도 예약하고, 택시도 부를 수 있다. 앱을 추가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 채팅이라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하나만 있으면 스마트폰의 경계선, 즉 여러 앱을 넘나들며 마치 스마트폰의 전속 심부름꾼인 양 이쪽 앱에서 저쪽 앱으로 정보를 조각조각 실어 나르는 짜증스럽고 지루한 과정이 간단히 사라져버린다. 이런 큰 전환이 중국에서 먼저 일어난 이유를 개발자들에게 물으면, 중국인 대부분이 데스크톱 컴퓨터를 쓰며 자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앞서 살펴본 인도와 케나 같은 개발도상국 스마트폰 사용자들처럼, 중국인들도 어린 시절 드롭다운 메뉴에서 기능을 찾 기나 웹브라우저를 통해 웹에 진입하는 개념을 배우며 자라지 않았 다. 이런 기대감이 전혀 없었을 뿐 아니라 이미 완전히 새로운 개념 으로 대체되었다. 중국 경제가 급성장함으로써 현대화가 급속히 진 행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이미 전화기를 정해진 방식으로 씨오는 데 익숙해서 오히려 변화에 방해가 됩니다.” 코널이 말했다. 중국에서 위챗은 스마트폰이 미래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배우기에 가장 좋은 곳이 되었다. - 오늘날은 이처럼 우리가 질문 하나 하지 않고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우리를 도울 수 있는 기술이 우리 주변에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우리가 이런 기술에 거부감이 든다고 아무리 자주 말해도, 원하는 것을 기술 이 예측해서 도와주면 순식간에 적응하고 만다. 스마트폰이 약속 시 간에 맞춰 나갈 시간을 알려주거나, 구글 지메일이 회신할 내용을 제 안해 주는 모습을 생각하면 된다. 오늘날 지메일에서 전송되는 전체 이메일의 10퍼센트 이상을 이러한 '스마트 답장'이 차지한다. 오늘 날 구글 지도에는 기본 설정상 우리의 장소 검색 기록, 친구들과 잡 은 일정이 다닥다닥 표시되는데, 이는 단순한 반응이라기보다 예측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우리는 오싹 소름이 돋기도 전에 이미 편리함 에 지배당한다. 편리함 때문에 원래 이 기능에 동의했다고 생각한다. - 기계가 만들어준 마지막 부분의 끝에는 콘텐츠만이 남는다. 그 콘텐츠가 담길 상자를 만드는 사람 들은 점점 미디어 기업 같은 모습을 띤다. 우리를 밥상에 앉히기 위 해 경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기 회사가 만든 밥상에 붙잡아 놓기 위해 또 경쟁한다. 애플은 TV 거래를 성사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씩 투자하고, 애플 뉴스를 뒷받침할 콘텐츠 편집 인력을 끌어모으고 있 다.27 페이스북은 지난 10년 동안 언론과 출판 업계를 궤멸하더니, 이 제 드디어 자신이 기술 플랫폼일 뿐 아니라 언론사임을 인정했다. 한편 구글은 조용히 모바일 웹에서 글이나 기사를 전달하는 기술적 통로로 자리 잡았다. 우리가 언론사가 아닌 구글의 인터넷 주소를 달 고 있는 기사를 수없이 많이 보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면서 구글 은 유튜브를 앞세워 TV를 완전히 대체하려 한다. 아마존은 대부분의 영화 제작사를 압도하는 영화 예산 50억 달러를 보유했을 뿐 아니라 그 외에 우리가 구매하거나 보거나 읽을 만한 모든 상품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구축하고 충전 케이블부터 가구까지 점점 더 많은 물건에 아마존 브랜드를 붙이고 있다.29 빈 상자를 고도로 정교하게 디자인 하고 나니, 그다음에는 상자에 뭔가를 다양하게 가득가득 채우는 일만 남았다. 그럴수록 사람들이 계속 열어보지 않고는 못 배긴다는 계산이다. 그리고 상자를 여는 순간 완벽한 무언가가 가장 위에 올라와 있도록 알고리즘을 동원한다. 이런 식의 상호 작용은 점차 사용자 친화적인 제품들이 우리를 끌어들이고 붙잡아두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더글러스 엥겔바트가 꿈꾸던 대로 우리 사고를 확장해 주는 도구의 모습은 점점 사그라지고, 오히려 현실이 초라해 보일 만큼 완벽한 추천 콘텐츠가 가득한 무대가 되었다. - 스키너의 실험은 유명한 파블로프의 침 흘리는 개 실험에서 한 단계 발전한 변형으로, 다소 고루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스키너가 오래도록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것은 상자를 통해 세상을 해석하는 관 점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결국 세상은 무작위로 오는 자극이 얽힌 거미줄이 아니겠는가. 삶 또한 결국 돈이나 섹스를 얻기 위해 조작 장 치를 누르는 행위의 연속이 아니겠는가. 스키너는 심리학자들이 생 각이나 동기처럼 모호하고 알 수 없는 개념은 전혀 이해할 필요가 없 다고 생각했다. 심리학자는 소설가 행세를 할 필요가 없었다. 이 마법 같은 상자 이론으로 수십 년간 심리학을 지배할 만한 사상을 일군 뒤, 노년을 앞둔 스키너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행동의 원인을 찾아냄으로써 그동안 상상 속에 존재하던 내적 원인은 버릴 수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자유의지를 믿지 않는다. 성격은 환경의 산물일 뿐이라는 스키너의 집요한 주장에 주목해야 한다. 사용자 친화적인 세상의 가장 큰 심리적 부작용도 그의 주 장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발견은 단순한 질문 하나에서 출발했다. 쥐가 먹이 보상이 규칙적일 때 더 빨리 반응할까, 아니면 무작위일 때 더 빨리 반응할까? 규칙적인 보상이 훨씬 나은 자극 같았다. 보상이 확실하다면 쥐가 더 빨리 반응하겠지.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 대였다. 쥐들은 보상이 규칙적일 때도 물론 집중력이 높았다. 하지만 무작위로 주자 더 미친 듯이 열중했다. - 우리가 앞서 캐피털원 은행에서 기밀로 보호하는 챗봇의 성격 특성이나 카니발의 차세대 유람선에 적용된 사회공학 사례에서 살 펴보았듯이, 과거에는 물리적 세상을 이해하는 직관이 디자인 재료 였다면 지금은 우리의 행동이 디자인의 재료가 된다. 게다가 이런 행 동은 보통 무의식중에 일어난다. 그래서인지 시장에서 성공하는 모 든 앱의 중심에는 인간의 별난 성질이 녹아 있다. 그중 우버의 사례 가 특히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뉴욕타임스> 기자 노엄 샤이버Noam Scheiber는 오랜 기간 우버를 취재한 끝에 이 회사가 행동경제학 이론 을 적용해 기사들이 더 오랜 시간 일하도록 유도한다고 밝혔다.25 그 중 하나는 목표에 집착하는 인간 심리를 이용한 꼼수였다. 운전자들 은 '딱 10달러만 더 벌면 순익 330달러를 달성할 텐데, 정말 접속을 끊으시겠어요?'와 같은 메시지를 받게 되었다. 임의로 정한 숫자에 아무 의미 없는 목표였다. 하지만 애초에 의미는 필요 없었다. 지금 수치보다 살짝만 멀리 있으면 족했다. 슬롯머신에서 마지막 바퀴가 점점 느려지며 체리 세 개가 거의 일치했다고 느끼게 했다가 마지막 순간에 살짝 어긋나는 원리와 같다. 우버와 리프트Lyft 모두 기사들을 애태우는 수단으로 우버가 '예측 발송'이라고 부르는 기능을 활용한 다. 현재 운행이 끝나기 전 다음 운행을 미리 대기시키는 기능으로, 넷플릭스가 현재 영상을 마치기 전 다음 영상을 대기시키는 것과 같은 원리다. “넷플릭스를 끝도 없이 보는 일은 거의 힘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계속 보는 것보다 멈추는 데 더 노력이 많이 든다.” 학자 매슈 피트먼Matthew Pittman과 킴 시헌Kim Sheehan이 지적했다. - 이 책에서는 최근 100년간 인간이 누구인지 탐색해 온 과정을 다뤘다. 우리가 왜 특정 물건을 더 쉽게 느끼는지, 그리고 생활 속 기 기들을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이는지를 이해하려는 여정이었다. 모나 면 모난 대로 우리 사고방식에 맞춰 만들기 위해서였다. 이처럼 우리자신을 알기 위해 구부러진 길을 따라갔더니, 길 끝에는 우리 마음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부분을 이용하려는 기기들이 있었다. 그동안 욕구와 편견과 별난 면 그대로 우리 자신을 연구해 왔지만, 다시 원점에서 스키너의 날카로운 눈길 앞에 벌거벗은 채로 서 있다. 시장은 우리 삶을 점점 쉬워지는 제품으로 가득 채워버렸다. 이런 제품은 점 점 발달해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그 밖의 스마트폰에 있는 거의 모든 앱처럼 화려한 코드 뭉치가 되었고, 우리 뇌에서 외 부 세계 이해를 관장하는 가장 원시적인 부분을 자극하게 되었다. 스키너가 추구하던 환원주의적 사고방식은 점차 외면당했지만, 사용자 친화성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던 디자이너들이 스키너를 재발견했 다. 그럼으로써 디자이너들은 사랑과 유대감을 추구하거나 새로움 을 탐색하는,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특성을 사용성에만 목숨 거는 스키너 상자로 재구성해 버렸다. 우리는 이 상자에 일상의 달콤함이 나 가장 쓴 맛을 꽉꽉 눌러 담는다. - 내가 만나본 디자이너들은 거의 모두 한 번쯤은 자신이 물건을 더 만듦으로써 과연 세상을 더 살 만한 곳으로 만들었는지 고민하는 시기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인류 발전의 열쇠는 소비라고 굳게 믿었 던 디자인 업계의 설립 철학이 낳은 결과다. 이 같은 의문은 세대에 걸쳐 반복된다. 1971년 빅터 파파넥Victor Papanek은 《인간을 위한 디자 인Design for the Real World)에서 디자이너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만 누리는 상품 디자인은 그만두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더 잘 디자인된 제품이 사회 발전의 동력이라고 굳게 믿었던 헨리 드레이퍼스마저도 처음의 신념이 흔들리기도 했다. 노년이 된 드레이퍼스는 자신이 부유층을 더 부유하게 만들었을 뿐이라고 씁쓸하게 인정했다. 20세기 중산층의 폭발적인 성장을 직접 겪은 사람으로서 이런 성찰은 의외였다. 1960년대에는 자신의 세 문단짜리 디자인 신조를 남몰래 수정하면서 디자이너가 사람들에게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켰다면 성공이라고 평가한 부분을 삭제했다. 오늘날까지 디자인 분야에 남아 있는 불편한 감정을 작게나마 공개적으로 인정한 사건이었다. - 사회는 우리가 만드는 물건에 우리 모습을 점점 더 많이 투영하게 된다. 즉 사물 하나에도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점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며, 우리는 물건을 사용하며 전 보다 나은 사람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이런 이상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 사용자 경험 분야가 다음 단계로 도약하려면, 당장의 호불호뿐 아니라 상위의 욕구를 표현할 수 있도록 사용자 경험의 기초를 이루 던 은유를 바꿔야 한다. 은유가 바뀌려면 디자이너는 절대로 풀 수 없어 보이는 대립 관계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더 많은 물건과 연결하면서도 주변 환경을 이해하기 쉽게 만들지, 어떻게 하면 선택의 여지가 점점 더 많아지는 세상에서 오히 려 바람직한 선택지를 조금만 만들지 등을 해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늘 의문 없이 당연시하던 전제부터 바꿔야 한다. - 쉬움과 단순함은 다른 개념이다. 진정한 단순함을 발견하고,발견한 내용을 실행하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존 듀이, 《경험과 교육Experience and Education》) - 우리 팀에 새로 디자이너가 합류하면, 나는 제품이나 기술이 아닌 '행동 양식이 우리의 재료'라고 말해준다. 폰트와 색을 만지작거리고(특별히 재능도 없었지만)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만들며 디자이너로 서 첫발을 디딘 내 초기 경험과는 전혀 다른 생각이다. 행동 양식이 디자인 재료라는 생각은 디자인을 대하는 관점의 전환이며, 이 때문 에 우리는 자유로워지거나 더 좌절할 수도 있다. '좋은 디자인'은 특정 분야의 재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 대신 사람들이 그 디자인에 반응하는 방식에서 발견할 수 있다. 나아가 디자이너는 작업의 의도와 결과물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결과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까지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상에 미치 는 영향은 환경(일회용 쓰레기 발생에 대한 우려)을 포함해 사람들의 행동을 좌우함으로써 발생하는 포괄적인 사회적 파장까지 아우른다.
- 많은 기업이 채용 프로세스나 마케팅, 혹은 신용평가 등 여러 분 야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은 인공지능 또는 빅데이터 조직을 신설하고 인원 확충을 고심하는 중이다. 또 기업 내부에 흩어진 데이터를 통합하기 위해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 등 을 기획하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투자를 통해 크 게 성공했다고 말하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 2019년 실시된 MIT와 보스턴경영컨설팅그룹BCG의 공동 연구에 의하면 경영진의 70퍼센트 이상이 인공지능 투자로 얻은 것이 거의 없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사실 의욕적으로 인공지능을 도입한 기업 들 중에는 얻은 것이 거의 없는 수준이 아니라 눈에 띄는 손해를 보고 프로세스를 되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 2015년, 일본의 헨나 호텔은 '세계 최초의 로봇호텔'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유명세를 떨쳤다. 하지만 인공지능 직원의 오작동과 잦은 고장, 잘못된 웨이크업 콜 응대 등으로 투숙객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자, 창업 4년만인 2019년 호텔 곳곳에 배치되었던 243개의 로 봇 중 절반을 철수시켰다. 한때 인공지능의 대명사로 불리던 IBM의 왓슨Watson은 수십만 장의 의료 저널을 며칠 만에 학습하며 전 세계 수십 개 병원에 배치되어 의사를 도와줄 것으로 예측되었다. 하지만 왓슨은 플로리다의 한 전문의가 내뱉은 말처럼 그냥 쓰레기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았으며 야심차게 계획을 세웠던 IBM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손해보상 이슈로 법정까지 가서 화제가 된 사례도 있다. 홍콩의 한 부동산 개벌이 제기한 소송인데, 인공지능 투자 시스템에 관한 최초의 소송으로 주목을 받았다. 약 3조 원 규모의 펀드를 관리 하고 있던 이 부동산 재벌은 한 이탈리아인에게 호주에서 개발된 (KI'이라는 인공기능 가동 투자 시스템을 구입한다. K1은 실시간 뉴스를 분석하고 SNS로 투자자들의 성향을 알아내 자동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시스템이었다. 이 시스템에 매료된 그는 K1을 시연해보기를 원했고, 판매자는 백테스트(과거 데이터에 알고리즘을 적용해 결과를 확인해보는 방법)로 높은 수익률을 확인시켜주었다. 1년 안에 두 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거라 확신한 이 부동산 재벌은 이 시스템을 자신의 투자 업무에 도입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2017년부터 사용한 이 시스템은 2018년 2월이 되자 하루에 2,000만달러를 잃게 하는 등 엄청난 손실을 안겨주었다. 결국 그는 판매자를 상대로 2,300만 달러의 소송을 걸었다. - 흥미로운 사실은 구글이 약 1만 건의 인터뷰를 분석한 결과, 면접관이 평가한 점수와 그 직원의 실제 성과 점수를 비교했을 때 둘 사이의 상관관계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결론은 그간 기업들이 인성 평가와 자기소개서, 면접 점수를 기 준으로 좋은 인재를 뽑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최적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기업이 이해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는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아직 완전한 해답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최소한 지동설이 틀릴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데이터다. 우리에게 주어진 첫 번째 데이터는 인간은 주관적이고 편향 성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행동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paniel Kahneman의 연구 결과로 확인된다. 그는 모든 인간은 의사결정에 있어 편향성을 갖고 있고 그 이후의 의사결정 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확증편향에 따라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때문에 인재 채용을 위한 평가는 구조적이어야 하 며, 알고리즘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면접관은 알게 모르 게 편향성을 갖게 되고, 그에 따라 평가 방식 역시 형평성이 부족하므로 주관적인 면접 방식은 믿을 만한 것이 못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구글에서는 오랜 연구 끝에 큐드로이드라는 채용 시스템을 고안했다. 이 시스템은 면접관이 지원자의 직무역량을 알 수 있도록 각 분야별로 지원자 맞춤형 면 접 지침과 출제 문제를 알려주며(구조화), 이후 채점 역시 사람의 주 관적이고 임의적인 판단 없이 일정 기준에 의해 이루어진다(표준 화), 국내에서도 몇몇 기업들이 이런 흐름과 궤를 같이해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 구조적 방식에 의해 면접 문제가 출제되고, 표준화 방식에 의해 채점되는 인공지능 면접을 채택하고 있다. 둘째, 면접 점수와 학벌, 학점 등의 정보는 채용을 결정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데이터를 추가로 얻을 수 있는지, 무엇보다도 그 데이터가 채용에 어떻게 연계되는지 를 더 깊이 연구해야 한다. 최근의 인공지능 면접은 인터뷰 시의 음 성 분석, 사용 어휘 빈도 분석, 언어 유형 분석뿐만 아니라 표정 분 석, 나아가 맥박 및 뇌파 분석 등의 데이터까지 이용하려는 추세다. 이런 정보가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최 소한 육안으로 관찰하던 방식에서 진보해 망원경을 통한 데이터를 얻기 시작했다는 것은 확실하다. 셋째, 보다 심도 깊은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단시간의 면접으로 얻는 정보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가정하에 좀 더 오 랜 시간에 걸쳐 후보자의 일상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작업은 SNS를 통한 데이터 획득이다. 통계에 의하면 기업의 약 84퍼센트는 적격자 선별과 채용자 스크리닝을 위해 소셜미디어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한 연구 에 따르면 상당수의 기업이 소셜미디어에 있는 부적합한 정보를 보 고 채용을 취소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앞 으로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정보에 더해 SNS 정보, 온라인에서의 최근 검색과 쇼핑 내역, 면접에서의 언어 및 행동 분석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가장 적합한 인재를 고르는 날이 올 수도 있다. - 일간NTN은 2021년 9월 종합소득세 신고 서비스 '삼쩜삼의 누 적 가입자가 519만 명, 누적 환급액이 1,500억 원을 돌파했다고 보 도했다. 이처럼 전문직 종사자가 하던 일 중 비교적 복잡도가 낮 은 업무를 플랫폼이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의 경우, 전문가들의 반 발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세무사회와 한국세무사고시회가 세무사 법 위반으로 고소했지만 삼쩜삼의 인기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이 라이선스 등을 통해 독점하고 있는 분야에서 비슷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법률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로톡은 변호사 들의 거친 반발을 사고 있으며, 다세대, 연립주택 시세를 자동 산정 해주는 스타트업 빅밸류의 '빌라시세닷컴은 한국감정평가사협회로 부터 고발당했다. 처방전을 보내주면 약을 배달해주는 의약품 배달 서비스 '닥터나우'는 대한약사회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런 서비스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불가침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전문가의 업 무를 인공지능이 잠식해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 만 이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을 고스란히 대체한다기보다 업무 중 비교적 쉽고 단순하며 반복적인 일들을 담당하는 것이다. 그럼에 도 전문가들은 어떤 일이든 본인의 업무에 관련된 것은 내줄 수 없 다는 입장이다. 전체 일 중 많은 부분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면 결 국 전체적인 직업의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물론 전문가들의 걱정도 이해된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전문가 영 역 중 대체되는 업무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불과 10 년 전, 많은 인공지능 학자들이 인공지능으로 대체하기 가장 어려운 일로 운전, 바둑, 대화를 꼽았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은 그 예상을 훨씬 빨리 능가하고 있다. 이 세 분야 외에 산업 전 영역에 걸쳐 인간이 하던 일을 대신하는 인공지능이 눈에 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변화를 완벽한 인과관계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단순 업무가 줄어드는 대신 좀 더 핵심적으로 복 잡한 사고를 요하는 업무에 집중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결국 이것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나의 업무 영역을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킬 것인가의 문제다. - 상대방의 책값을 체크해 자사 상품의 가격을 정하는 일을 인간이 했다면 기껏해야 하루에 두세 번 정도 조정하는 데서 멈췄을 것이 다. 하지만 너무나도 부지런한 인공지능은 수십만 건의 상품을 두 고 하루에 수백 번씩 같은 일을 반복했다. 비슷한 일은 주식 거래와 광고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현 재 전 세계 주식 트레이딩의 75~80퍼센트는 컴퓨터 알고리즘에 의 해 움직인다.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그것이다. 여기서 트레이딩은 인 간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구성된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적 으로 진행된다.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속도다.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정보를 분석해 1초에 수천 건의 거래를 진행한다. 이미 이곳은 인공지능 간의 대결장이 된 지 오래다. 이에 맞춰 투자자들은 남보다 빠른 네트워크 회선을 구축하기 위해 서버를 거래소 근처로 옮겼다. 이제 사람들은 다른 알고리즘로 교단하는 알고리즘, 다른 알고리즘을 읽어오는 알고리즘 다른, 알고리즘을 저격하는 알고리즘 등 주인을 위해 다른 알고리즘과 싸워주는 인공지능을 계속해서 전장에 내보내는 중이다. 인공지능끼리 서로 반응해 책 한 권이 260억 원이 되는 일이 벌어진 것처럼 주식 거래에서도 비슷한 헤프닝이 벌어졌다. 2010년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 다우지수를 순식간에 1,000포인트가량 하락시킨 후 다시 10분 안에 회복시킨 일이 있고, 2017년 암호화폐 이더리움이 순식간에 300달러에서 10센트로 떨어진 일도 있다. 일 부 인공지능의 거래 오류와 이에 반응한 다른 알고리즘의 연쇄적인 추종 거래가 일으킨 사고다. 알고리즘 간의 경쟁이 어떻게 시스템 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 우리는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을 활용할 때 우리가 입력한 정보 를 바탕으로 답을 찾기를 바란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정보와 인공지능이 생각하는 정보는 전혀 다를 수 있다. 소 사진을 보고 소라고 곧잘 답하던 인공지능이 사진의 배경을 초원이 아닌 다른 풍경으로 바꾸자 소를 전혀 못 알아봤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모든 동물을 100퍼센트 가까운 정확도로 맞히던 인공지능이 코끼리 피부 이미지를 입힌 고양이를 '코끼리'라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문제는 단순히 그림을 잘못 인식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앞서 설명한 수많은 인공지능의 오류들(예를 들어 아마존이 채용 과정에서 여성을 차별한 것)이 결국 같은 문제다. 그렇다면 이러한 오류 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인공지능은 데이터세트에서 인간이 학습 과정에서 염두에 둔 핵 심 특성(특정 타깃을 분류해내는 기준이 되는 특성)을 찾아내지 않는 다. 사실 핵심 특성은 인간이 기존의 지식과 경험에 의해 발견해내 는 것인데, 인공지능은 그런 것들을 고려할 수 없다. 인공지능이 찾 는 것은 주어진 데이터세트에서 타깃 데이터를 가장 차별화시키는 특성이다. 예를 들어 소를 인식시킬 때 사람은 인공지능이 소가 지닌 외양적 특성을 학습하기를 원하며 많은 데이터세트에서 소의 사진을 골라 학습시킨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다수의 소 사진이 입력되는 과정에서 소의 특징보다 배경인 초원에 집중한다. 초원과 목장이 배경인 동물 사진을 소라고 학습하는 것이 소를 차별화시 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인공지능은 주어진 정보를 분석할 때, 인간이 생각하는 특성이 아니라 판별하기 가장 쉬운 특성을 먼저 고려한다. 이는 인 공지능의 장단점을 가장 잘 말해주는 포인트로 우리는 이것을 인 공지능의 지름길shortcut 문제'라고 부른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찾지 못한, 혹은 찾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들인 패턴을 쉽고 빠르게 찾아낸다. 이는 분명 인공지능이 지닌 큰 장점이다. 요즘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거의 모든 머신러닝은 타깃값에 맞춰 그 타깃값을 판별할 수 있는 특성을 주어진 데이터 안에서 찾는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통계적 기법과 변수 최적화 기법에 기반 해 이런 변수들, 또는 변수들의 조합을 아주 쉽게 찾아낸다. 그것이 인간이 의도한 특성값에 의한 판별인지는 차치하고 말이다. 따라서 지금의 인공지능 시스템은 우리가 원하는 범용적 지능 시스템이라기보다는 '일반화된 패턴 인식 시스템Generalized Curve Fitting Systems 이라는 의견이 강하다. 나도 이에 동의한다. 이것은 마치 동전의 양면 처럼 인공지능의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기도 하다. - 사람들이 딥블루나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 시스템을 두고 흔히 착 각하는 것이 있다. 바둑이나 체스는 주어진 판에서 주어진 규칙을 갖고 게임을 하는 것이므로 모든 수는 유한하고, 컴퓨팅 파워가 발 달하면 모든 수를 미리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체스에서 경우의 수는 10 (지구상의 모래 알 숫자보다 많다)으로 아직 우리에겐 그것을 계산해낼 만한 슈퍼컴 퓨터가 없다. 사실상 거의 무한대에 가까워서 현존하는 모든 슈퍼 컴퓨터를 동원해도 계산할 수 없다. 그래서 과거 체스 인공지능의 성패는 얼마만큼 경우의 수를 줄일 수 있는가에 달려 있었다. 많은 시도 끝에 인공지능은 인간과 상대할 만큼 경우의 수를 줄일 수 있 었고 결국 세계 챔피언을 이겼다. - 언제 인간의 결정이 먹힐까 투자와 관련해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 다는 사실은 이제 새로울 것이 없다. 문제는 주어진 조건이다. 카오 박사팀은 변동성이 클수록,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무형자 산의 규모가 클수록 인간의 예측력이 더 우세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정보가 비대칭적이고(예를 들어 대기업의 재무 정보는 모두에게 골고루 전해질 확률이 높다. 이 경우 정보의 대칭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을 이해하는 데 사전 지식(무형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지식 등)이 많이 필요한 경우에는 인공지능보다 인간의 결정이 더 유리하다는 뜻이다. 반대로 대량의 공개된 정보가 있고 주어진 룰에 따라 정보를 해석할 수 있을 때는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유리하다. 이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카오 박사팀은 '인간 + 인공지능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그들이 개발한 예측 모델에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한 주가를 넣어보았다. 그 결과 이 하이브리드 모델은 인간 단독모델은 물론 인공지능 단독 모델의 성능을 능가했다. - 오 박사팀은 마지막으로 투자사들의 최근 채용 공고 현황을 조사해 각각의 회사가 어떤 인재를 채용하려는지를 알아보았다. 결론 적으로 근래 들어 인공지능 인재의 채용을 늘린 기업(전체 채용 대 비)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그렇지 않은 기업의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더 우수했다. 그들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에서는 정보가 투명하고 대중적일수록 인공지능이 인간의 분석력을 이길 확률이 확연히 올라갔다. * 반대로 정보가 불투명하고 인간의 판단력이 요구될수록 애널리스트의 점수가 좋았다. * 애널리스트에 대한 인공지능의 우위는 거의 모든 기업이 인공지능 등력을 갖춤에 따라 점점 줄어들고 있다. * 하지만 재무 지식에 인공지능 지식을 더한 인력을 더 많이 고용하고 인공지능의 능력을 더 키운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앞서가기 시작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커지고 있다. 이 연구 결과들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개인이나 기업이 인공지 능의 능력을 키우면서 동시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적용할 경우, 크게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 일론 머스크가 텐트 공장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공정 프로세스에 맞지 않는 로봇을 걷어내고 그 자리를 사람으로 채우는 것이었다. 그가 인정했듯이 가장 선진화된 로봇이 생산 효율을 떨어뜨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처음에 설계했던 생산 공정은 단순히 기존의 생산 방식을 자동화하는 것이었다. 즉, 원래의 프로세스에서 인간이 하던 일을 로봇이 대체하게 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머스크는 그것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인공지능과 로봇을 제대로 이용하려면 단순 대체가 아닌, 인간과 인공지능이 협업하는 새로운 방식이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을 비로소 이해한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의 방식은 마지막 공정 단계에서 카시트를 본체 에 조립해 넣던 인간의 일을 로봇이 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로봇은 나사를 위치에 딱 맞게 넣어 조이는 작업에서 때때로 실수를 했고, 복잡한 전기선들을 연결하는 데 있어서도 숙련된 인간에 비해 어 리숙했다. 결국 머스크는 공정 자체를 새로 디자인해 작업 프로세 스를 바꿨다. 로봇이 무거운 카시트를 본체로 옮긴 다음 자체 계산 에 의해 위치를 맞추면, 최종적으로 인간이 조절하면서 나사를 조 여 조립한 후 여러 전기선을 처리하는 식이다. - 최고의 기술로 완전한 인공지능 자동화 공정을 이루려던 머스크의 노력은 미디어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지만 결국 실패했다. 하지 만 그가 남다른 것은 문제점을 인정하고 실험을 통해 새로운 방식 으로 대안을 찾아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 있다. 그가 갑자기 텐트 공장을 만든 것은 대규모의 실험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였다. 그는 생산 공정에서 병목 현상이 생기는 부분에 어떤 해결책을 쓰면 좋을지 알기 위해 인간과 로봇이 각자 해야 할 일을 다양하게 실험했다. 거듭된 실험은 비록 당장의 생산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 지만 장기적으로는 훨씬 득이 될 것을 그는 알았다. 때문에 머스크 는 이 실험을 위해 프로토타입 형태의 새로운 공장을 만들었던 것이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업에서 필요한 것은 이러한 실험이다. 아직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아무도 답을 모른다. 하지만 테슬라 의 시행착오에서 나타났듯 인간이 하던 일을 단순히 인공지능이 대신하는 것은 경쟁력 획득에 도움이 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인간과 인공지능은 각자 잘하는 것을 맡아서 새로운 프로세스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새로운 능력을 함양해야 하고 조직 역시 직원들이 새로운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공장의 작업반장은 과거에는 근로자들을 잘 감독하고 그들로 하여금 기기 관리를 잘하게 하는 것이 임무였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에는 다른 능력이 요구된다. 서모그래피Thermography와 진동 해석Vibration Analysis 등의 분석 툴을 사용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로봇 프로세스와 인간 프로세스를 세밀하게 관측해 새 로운 프로세스를 조절해나가는 능력이 필요하다. - 인공지능 비즈니스 분야의 그루인 토머스 H. 데이븐포트는 향후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유망한 직종의 인력으로 '퍼플 피플'을 뽑 았다. 퍼플 피플이란 데이터 분석과 공학 기술을 비즈니스의 생태 계에 맞춰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맥킨지앤드컴퍼니 컨설턴 트들의 글에서는 퍼플 피플 대신 '데이터 통역가'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다. 그들은 직접 겪은 컨설팅의 경험을 바탕으로 퍼플 피플의 역할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특히 맥킨지 글로벌 연 구소의 자체 연구를 인용하며 “2026년까지 이런 인력의 수급이 약 200만~400만 명 정도 필요하게 될 것”이라 주장했다. - 퍼플 피플의 주요 업무는 자신의 업무 지식Domain Knowledge을 바탕으로 빅데이터나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업에 가장 큰 가치를 안겨줄 수 있는 프로젝트를 선별하고, 이를 경영진에게 제안하는 것이다. 그 뒤 비즈니스 니즈와 목표를 데이터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통하며 프로젝트의 중재자 역할을 한다. 또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비즈니스 목표와 데이터 사용 기술 간의 간극을 조절한다. 최종적으로는 프로젝트 완결까지 함께해 비즈니스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활용되도록 한다. 전문성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가치 창출을 이끌어내므로, 이들은 빅데이터팀보다는 전략팀에 속하게 된다. 그렇다면 퍼플 피플은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할까? 공통적으로 제 시되는 기본 능력은 업무 지식, 데이터사이언스 기술,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산업과 기업의 업무에 대해 정 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운영 측면에서 어떤 것이 기업 비즈니스의 전체적 이익 구조, 고객 만족과 유지, 리스크 구조와 연 계되는지를 총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인공지능과 데이터 구조에 대한 기술적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 물론 전문가 수준의 코딩과 분석 툴 사용 능력은 필요 없지 만 머신러닝의 작동 원리와 각 분석 방법론의 장단점 그리고 리스 크에 대한 이해력이 있어야 한다. 이에 덧붙여 프로젝트 관리 능력, 기업가정신에 대한 높은 통찰, 양쪽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이끌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 사람들의 구매 충동에 따라 좌우되어야 하는 마케팅 분야에도 눈에 띄는 규칙성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사회 과학(사회 과학도과학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에 법칙과 유사한 규칙성이 있을 거라고 거의 기대하지 않기에 이를 찾으려 하지도 않는다. ( 앤드류 에렌버그(전 런던사우스뱅크 대학교 마케팅 교수), 1993) - 구매자가 어떻게 구매하며 브랜드가 어떻게 경쟁하는지에 대 해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된 연구에서 아래와 같은 놀라운 결과를 도출했다. 1. 인기가 많아질수록, 다시 말해 모든 부류의 구매자 수가 많이 늘어날수록 시장 점유율은 높아진다. 이때 구매자의 대부분은 아주 가끔만 구매하는 소량 구매자이다. 2. 일반적으로 브랜드는 약간씩 차별화된 부분이 있지만, 보통 아주 비슷한 브랜드인 것처럼 경쟁한다. 그러나 인기에는 차이가 있기에 시장 점유율에서도 차이가 난다. 3. 브랜드의 경쟁과 성장은 크게 두 가지 시장 기반 자산market-based asset(기업의 외적 환경에 의해 형성된 무형 자산으로, 브랜드, 유통 채 널, 파트너십, 고객 관계 등이 해당됨)을 구축한다. 바로 물질적 가용성과 심리적 가용성이다.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상황에서 좀 더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브랜드는 시장 점유율도 높다. 혁신과 차별화는 효과가 있을 경우 시장 기반 자산을 구축하며, 경쟁업체들이 혁신을 모방한 이후에도 지속된다. - 광고가 기억에 미치는 영향은 더 무섭다. 예를 들어, 아직 발표 되지 않은 광고 생산성에 관한 한 연구에서는 평일 저녁에 연속으 로 상영된 143개의 광고를 조사한 바 있다. 그 주 주말에 응답자 들에게 전화를 걸어 해당 광고가 방영된 프로그램을 본 사람들에 게 특정 광고가 기억에 남았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TV 광고의 평 균 인지도는 겨우 40퍼센트에 그쳤다. 해당 광고가 방영되었을 경우 잠재적인 시청자의 40퍼센트만이 인지했다는 의미이다. 광고를 인지한 응답자들에게 어떤 브랜드였는지 질문하자 평균적으로 40퍼센트만이 광고와 정확한 브랜드를 연결시켰다. 광고가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최소한 사람들이 머릿속으로 광고를 인지하고 처리한 후 정확한 브랜드와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한다. 노출된 광고 중 오직 16퍼센트만이 이 두 가지 필수적인 장애물을 통과했다. 다시 말해 나머지 84퍼센트의 광고는 낭비라는 사실!! - 우리는 마케팅 실무에 텍스트가 무해하다고 여기고 있지만, 일상적으로 마케터들이 길을 잃도록 만들기 때문에 무해하다고 할 수 없다. 텍스트는 우리가 걱정해야 할 사항(고객 만족도, 이미지 지 각, 브랜드 에쿼티, 충성도), 해야 할 일(세분화, 타기팅), 사용할 기술, 측정할 지표를 알려준다. 마케팅 텍스트는 주로 현재의 관행과 기 존의 신념을 반영하고 강화한다. 여기에는 기본적인 데이터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텍스트는 근거 없는 믿음으로 가득 차 있다. 마케팅 부서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약화하는 것처럼 근거 없는 믿음으로 말이다. 로열티 프로그램과 같이 마케터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11장 참조). 마케터들이 '사실'이라고 믿는 많은 것들, 특히 브랜드 구매에 관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또한, 많은 마케터가 새롭고 가치 있는 인사이트로 이어질 질문을 하는 데 필요한 심오한 지식이 부족하다. - 오늘날 마케팅 관리자들은 19세기 의사들과 다소 비슷하다. 그들은 과학 혁명의 영향을 받지만, 지배를 받지는 않는다. '모범 실무조차 여전히 느낌과 검증되지 않은 가정의 지배를 받는다. 텍스 트에도 검증되지 않고 근거 없는 이론과 믿음이 포함되어 있다. 그 리고 진지한 실험은 빠져있다. 체액 불균형 이론과 동등한 마케팅 이론이 있다면 '차별화하지 못하면 죽는다'라는 코틀러Kotle 식 세계관일 것이다. 이 세계관에 따르면 마케팅의 성공은 우수한 제품을 만들고 이를 프리미엄 가 격에 판매하고, 가능성이 가장 큰 구매자를 대상으로 하고, 사람들에게 제품의 우수성을 설득하도록 광고하는 데 전적으로 달려있다. 고 믿는다. - '니치niche(틈새)'라는 용어는 마케팅에서 막연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단순히 '작다'라는 의미로 흔히 사용된다. 대부분의 니치브랜드가 실제로 작기 때문에 그러한 의미는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어떤 카테고리 내의 니치 브랜드는 낮은 시장 점유율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충성도가 높은 구매자로 구성된 소규모 구매자층을 가지고 있다. 모든 카테고리에 이 같은 브랜드가 많거나 브랜드 간의 차이가 상당하다면 이중 위험의 법칙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니치 브랜드의 수는 매우 적으며, 생각보다 틈새시장도 많지 않다 - 라이켈트 Reichield와 새서 ser가 1990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Hanard Busines Review에 발표한 유명한 논문에서 '고객 이탈은 수익에 놀랍도록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은 기존 고객 중 5퍼센 트만 더 유지해도 수익을 거의 100퍼센트 가까이 높일 수 있다'라 고 말했다. 놀랍고 멋진 주장이지만 순전히 환상일 뿐이라고 밝혀졌다. 그들의 주장이 실증적 연구에 근거했을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추정하게 되지만, 사실은 단지 그들의 사고 실험에만 근거한 것이었다. 라이켈트와 새서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한 신용 카드 회사에서 고객 중 10퍼센트가 매년 이탈하고, 평균 고객 유지 기간이 10년이라고 가정해 보자. 만약 회사가 매년 고객 이탈 비율을 5퍼센트로 줄일 수 있다면 고객 유지 기간은 20년으로 두 배가 될 것이다. 고객이 매년 수익을 낸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오랜 기간 고객이 유지될수록 더 많은 수익을 내게된다. - 라이켈트와 새서의 논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a. 고객 이탈률을 5퍼센트 감소시킨다는 것은 실제로는 5퍼센트포인트가 감소한 것으로, 10퍼센트에서 5퍼센트로 전체 고객 이탈률의 절반, 즉 50퍼센트가 감소했다는 의미다. b. 그들의 사고 실험은 회사 수익성에 관한 것이 아니라 고객 수익성에 관한 것이었다.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기본적으로 그 들이 밝힌 내용이라곤 고객이 더 오래 머무르면(구매하면), 그동안 기업에 돈을 더 준다는 것뿐이다.
- 일반적으로 파레토의 법칙은 브랜드의 최대량 구매자에게 집중하는 전략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된다. 이 전략에 장점도 있다. 이 가자들은 더 가치 있기 때문에 마케터가 구매자당 더 많은 지출을 해도 정당화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 마케팅 활동의 초점을 맞추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브랜드의 소량 구매자와 비자를 무시하는 일은 성장의 비결이 아니다. - 마케팅이 매출과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데 성공한다면 그건 브랜드에 대량 구매자, 일반 구매자가 늘고, 소량 구매자는 더 많이 늘었다는 의미다. 브랜드 마케팅은 유지 관리 및 성장을 위해서 적어도 시간이 지날수록 카테고리 내 모든 구매자 에게 어떤 식으로든 다가가야 한다. 특정 그룹의 브랜드 구매자를 끊임없이 타기팅한다고 해서 매출이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타기팅에 대한 환상은 마케팅을 계획할 때 계속 나타나고 충성도 및 기타 시장 조사 제품(예: 전환 모델)의 사용을 뒷받침한다. 이 환상이 마케팅 효과를 해치고 있다. - 마케팅이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을 성공적으로 높이면 구매 성향이 전반적으로 바뀐다. 이는 마케팅이 가능한 한 널리 도달할 때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말해준다. 마케팅은 브랜드의 소량구매자와 비구매자에게 도달할 때 특히 성공적이다. 따라서 대량 구매자를 타기팅하여 매출을 증가시키려는 마케 팅은 성공하기 어렵다. 로열티 프로그램은 브랜드의 대량 구매자에 게 편향된 전략의 전형적인 예다. 이 프로그램은 마케터들에게 매 우 인기가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프로그램이 수천 개나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큰 성공을 거두기란 어렵다. 많은 학술 연구에서도 같은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로열티 프로그램이 시장 점유율에 일으키는 변화는 아주 작거나 거의 없다(11장 참조). 반대로 가격 프로모션은 매출을 증가시키지만 이 또한 대량 구 매자에게 편향되어 있다. 거래를 통한 판매량이 많은데도 불구하 고 지속적인 매출량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적다(10장 참조). 어쨌든 매출은 많이 발생하겠지만, 마케터가 프로모션을 장기간 지속시킬 여유는 거의 없다. 가격 프로모션이 종료되면 매출은 즉시 정상 수 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는 대량 구매자들만을 타기팅한 경우 지 속적인 성장을 이루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이 다. 이게 사실이 아니라면, 구매 분포가 다르고 시장 점유율 수준보 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충성도 지표를 가진 브랜드를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볼 수 없다. - 반대로 브랜드의 소량 구매자 또는 비구매자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은 성공 확률이 훨씬 높다. 이는 해당 마케팅의 도달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브랜드 구매자는 대부분 소량 구매자이며, 소량 구매자만을 타기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량 구매자들 도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대량 구매자들은 광고에 쉽게 주목하고 매장에도 방문하며 홍보물도 읽을 가능성이 더 크다. 브랜드는 전형적으로 새로운 지리적 영역에서 유통이 성공했을 때 성장한다. 지리적 불편함 때문에 이전에 해당 브랜드의 소량구매자(심지어 비구매자)였던 사람들에게 도달한 것이다. 이전에 소량 또는 비구매자였던 사람들이 브랜드를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시장 침투율도 급증한다. 새로운 매장은 기존의 대량 구매자가 우연히 근처에 있으면 그들의 브랜드 이용 가능성도 커진다. 그들에게 가용성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좀 더 자주 구매하게 되고 평균 구매 빈도(그리고 기타 충성도 지표)가 소폭 상승하게 된다. 이 시장 침투율 면에서의 큰 증가와 충성도에 있어 적은 증가는 2장의 브랜드 성과 지표에서 본 이중 위험의 패턴에 부합한다. - 미국인들은 자동차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고, 차를 구매한다는 건 매우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다. 또한, 마케터는 독특한 브랜드 이미 지를 구축하는 데 투자했다. 이는 각 고객층의 개성 프로필에서 흥 미로운 방식으로 나타날 것이라 예상되었다. 자동차 회사와 학계의 임원들은 이 같은 믿음을 표명하였다. | 결과는 정말 흥미로웠다. 포드와 쉐보레의 개성과 인구 통계학 적 프로필은 본질적으로 동일했다.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은 마케팅 업계에 충격을 주었다. 처음엔 사람들이 결과에 대해 논쟁했다. 그다음 다양한 샘플, 기술 및 제품 카테고리를 가지고 반복적으로 확인 작업을 거쳤다. 그 후 모두가 이를 무시하기로 했다. 윈스턴 처칠 Winston Churchill이 인간은 때때로 진실에 걸려 넘어지지만, 보통은 다시 일어나서 진실을 넘거나 피해서 가던 길을 갈 것이다'라고 말했듯이 가던 길을 가기로 한 것이다(Klotz, 1996). - 다시 말하지만, 브랜드 사용자 프로필은 매우 유사하다. 모든 신용 카드 브랜드의 고객층은 여성과 남성이 절반씩 차지한다. 신용 카드 전체 고객층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평균이 54퍼센트인데 비해 바클레이 마스터카드 Barclays MasterCard는 60퍼센트다. 그러나 이는 마케팅에 있어 실질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작은 차이이다. 합리 적인 마케터라면 누구도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마케팅 전략을 바 꾸지 않을 것이다. 또한, 모든 브랜드 소비자층의 40퍼센트가 35세에서 54세 사이이다. 액세스 냇웨스트 Access Natwest의 경우 이 수치가 47퍼센트에 달한다. 그러나 이 또한 실질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작은 차이일 뿐이다. - 일반적으로 특정 구매자를 위한 이형 제품이 개발된다고 가정 한다. 예를 들어 알레르기 방지 섬유 유연제는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에게 판매해야 한다. 그런 경우, 이형 제품을 조사하고 ‘틈새시장 유형의 패턴을 보게 된다. 그럼 제품은 충성도가 높은 소그룹의 구매자에게 판매된다. 알레르기 방지 섬유 유연제의 구체적인 예를 사용하자면, 이들은 대량 구매자가 아니기 때문에 가끔만 구매하는 소수의 구매자에게만 판매하게 된다(이중 위험의 법칙: 2장 참조). 그들의 충성도 지표는 이중 위험의 법칙에서 예상했던 것과 거의 차이가 없다. 즉, 알레르기 방지 섬유 유연제가 가끔 알레르기를 느끼는 (또는 적어도 알레르기에 대해 생각하는) 일반 섬유 유연제 구매자에게 주로 판매된다는 뜻이다. 알레르기 방지 섬유 유연제만을 구매하는 알레르기 환자가 있기는 하겠지만, 이 소수의 충성 고객은 이형 제품 고객층 중 일부일 뿐이다. - 한 카테고리에 속한 브랜드의 고객 유형은 구매자 수를 제외하고는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바닐라 아이스크림 구매자와 딸기 아이스크림 구매자가 별도로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이 해하면 된다. 아이스크림 구매자가 있을 뿐이고 그들이 어떤 때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사고 아주 가끔은 딸기 아이스크림을 산다는 의미다. 시장 조사에서 브랜드가 경쟁 브랜드와는 다른 고객 프로필을 대상으로 판매한다고 밝히면 마켓 담당자들은 '우리는 젊은 여성 에게 편향되어 있으니 그들이 우리의 미디어 타깃' 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생각이다. 아마 '왜?'라고 질문할 것이다. 마케팅에 문제가 있는 건가? 일부 인구 통계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나? 그래서 다른 인구 통계에 비중을 크게 두고 있나? 브랜드 가 특정 유형의 구매자에게 소구한다는 가정은 잘못됐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그렇지 않으며, 그러길 바라서도 안 된다. 브랜드는 현재 그렇게 마케팅되고 있고 또는 지금까지 있었던 역사나 실수 때 문에 흔치 않은 고객 프로필을 바탕으로 (어떤 사람에게는 많이 팔고 다른 사람에게는 적게) 판매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 고객층 을 대상으로 하면 가장 잘 팔린다는 뜻이 아니다. 카테고리 표준에서 편향된 부분을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한다. 문제는 이렇게 편향된 것에 따라 마케팅을 할 것이냐 아니면 카테고리 표준을 따를 것이냐 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대답은 후자이다. - 물론 아이들이 더 많이 먹는 달콤한 아침 시리얼 브랜드, 구매 할 충분한 자금이 있는 부유한 사람들에게 팔리는 고가 제품과 같 은 몇 가지 예상되는 차이점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하위 시장 내에 서는 브랜드의 사용자 기반 간에 차이가 거의 없다. 예를 들어 베 르사체 Versace는 구찌 Gucci와 마찬가지로 부유한 구매자를 대상으로 판매한다. 이는 매우 긍정적인 발견이다. 브랜드가 고객층을 확장할 수 있 다는 검에서 제약이 없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른 브랜드의 구 매가도 당신의 고객과 똑같기 때문에 그들도 잠재적으로 당신의 고객이 될 수 있다. 당신의 구매가가 다른 브랜드의 구매자와 정말 다르다면 당신의 브랜드는 특정 유형의 구매자에게만 적합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틈새시장을 메웠다는 뜻이 되고 마케팅 부서는 더 이상 할 일이 없어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미다. - 전통적인 마케팅 교과서는 브랜드는 차별화되고 특정 분야의 사람들을 타기팅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브랜드가 서로 다른 유형의 고객에게 판매될 거라 예상한다. 또한, 많은 마케팅 디렉터들은 역사적인 기업 인수를 통해 많은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이어받았다. 그들은 매우 유사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이유를 찾아내고 각각 다른 유형의 구매자에게 소구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른 유형의 구매자 집단이 아니라 각각 다른 개별 구매 가를 대상으로 소구한다. 다시 말해 브랜드는 그 브랜드를 이미 알고 있는 특정 구매자에게 소구하는 것이다. - 소비 상황을 기반으로 카테고리를 정의한 경우에도 (에 간식, 나눠먹기, 건물) 일반적으로 인위적이고 지나치게 좁게 카테고리를 정의한다, 현실에선 특정 소비 상황만을 위해 독점적으로 구매되는 브랜드란 거의 없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브랜드를 구매하느냐는 소비자마다 다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르다. 카테고리의 정의가 좁으면 브랜드 관리자들은 잘못된 안도감을 갖게 되고, 지나치게 보수적인 성장 목표를 갖게 된다. 브랜드 관리자는 자신의 브랜드기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카테고리를 선호한다. 누구도 뒷순위를 차지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좁은 카테고리 정의를 채택한다. 이 경우 성장 잠재력, 특히 침투 잠재력이 실제보다 더 제한되어 보인다. 카테고리 정의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어떤 브랜드가 서로 경쟁하는지 보여주는 것 외에도 구매 중복의 법칙은 신규 브랜드가 어디서 매출을 가져올 수 있는지 (그래서 자매 브랜드의 매출을 잠식할지) 예측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이 예측은 신제품을 출시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구매 중복의 법칙은 고객 이탈 및 확보에도 등장한다. 브랜드는 대부분의 신규 고객을 가장 큰 브랜드로부터 확보하고, 반대로 많 은 고객을 규모가 더 큰 브랜드로부터 빼앗긴다. 따라서 이 법칙은 각 브랜드의 경쟁사에 대한 고객 이탈 및 확보의 기준으로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브랜드가 브랜드의 규모를 고려했을 때 예 상한 것보다 다른 브랜드에 고객을 많이 빼앗긴다면, 이는 마케팅 전략에서 비정상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어쩌면 경 쟁 브랜드가 근처에 매장을 열었을지도 모른다. - 구매 중복 분석은 누가 누구와 경쟁하는지를 보여주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이렇듯 (대부분의 카테고리에서 나타나는 공유 현상을 잘 설명해 주는) 자연법칙이 있다는 사실은 브랜드가 일반적으로 어떻게 경쟁하는지에 대해 알려준다. 우리는 대중 시장의 세계 에서 살고 일한다. 벤앤제리스와 하겐다즈는 밀접한 경쟁업체이지만 또한 다른 모든 아이스크림 브랜드, 특히 카르테 디오르와 같은 대형 아이스크림 브랜드와도 경쟁한다. 이러한 패턴은 전 세계의 다양한 제품/서비스 카테고리에 적용된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 BMW는 소규모 고급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Mercedes나 아우디Audi보다 대형 비 프리미엄 브랜드인 르노 Renault, 시트로앵Citroën 및 푸조 Peugeot로부터 고객을 더 많이 확보한다(Ehrenberg, 1999). 시장에서 존재하는 분할은 프리미엄 품질/가격 분할이 특히 일 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분할을 완전히 분리된 시장보다는 하위 시장(분할)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 치약은 마케터가 시장을 여러 하위 시장으로 나눈 세그먼트 마케팅 Segment marketing의 예시로 자주 사용된다. 예를 들어 콜게이트는 다양한 종류의 치약을 제공하며 각 치약은 특정 소비자의 요구 사 항을 성공적으로 타기팅하고 충족시켜야 한다. 여기에는 '일반' 치약, 젤 치약, 어린이용 치약, 치아 미백 치약, 항균 치약, 치석 관리 치약, 민감 치아용 치약, 매우 강한 불소가 함유된 치약이 포함된다. (코틀러 외, 1998). 그러나 콜게이트가 실제로 특정 부문의 시장을 타깃으로 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치석 관리 치약으로 입증된 치석 관리 세그먼트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순환 논리이다. 코틀러와 동료(1998, p. 296)들은 세그먼트 마케터에게 각 타깃 시장에 적합 한 제품을 개발하고 이에 효율적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가격, 유통 경로 및 홍보를 조정한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콜게이트 예시와 앞서 논의한 코카콜라의 경우에서는 면밀히 조사할 수 없다. 콜게이트는 치석 관리 제품에 대해 다른 유통 경로를 사용하지 않는다. 사실 콜게이트의 제품은 모두 같은 상인이 같은 진열대, 같은 상점에 진열한다. 제품의 가격은 흔히 몇 센트 차이에 불과하며 일부 제품은 다른 광고를 사용하긴 하지만(많은 기업 브랜드 광고와 함께), 일반적으로 같은 미디어에 노출 한다. 특히 TV 광고는 광범위하고 세분화되지 않은 대중에게 도달한다. 각 제품의 마케팅 믹스의 차이는 각 이형 제품 간에 존재하는 차이로 제한된다. 광고의 역할은 다양한 제품이 존재하고 이용가능하다는 점을 '대중에게 알리는 것'이다. 이러한 마케팅 관행은 코틀러가 말한 대중적인 제품 다양화 마케팅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이것이 바로 대부분의 기업이 처한 마케팅 상황이다. 따라서 브랜드 관리자는 모든 경쟁업체를 알고 있어야 한다. - 설명해 보자면 이렇다. 사람들에게 같은 질문을 여러 번 하면 인간의 신념이 가진 변덕스러운(사실 확률론적인) 본질을 볼 수 있다. 이는 시장 및 사회 조사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설문 조 사에서는 보통 매번 다른 사람에게 질문하기 때문에 경험 많은 시장 연구자조차도 일반적으로 이 현상을 인지하지 못한다. 만약 첫 번째 설문 조사에서 30퍼센트의 응답자가 '허츠는 매력적인 자동차를 임차한다'라는 진술에 동의했다면 이후 설문 조사에서도 일반적으로 수치가 30퍼센트에 가깝게 나타날 것이다. 이는 신념이 대단히 안정적이라고 암시한다. 그러나 우리가 개개인의 답변을 분석해 보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첫 번째 설문 조사에서 진술에 동의한 사람의 약 절반만이 두 번째 설문 조사에서 같은 대답을 했으며, 첫 번째 설문 조사에서 동의하지 않은 사람과 같은 수의 사람이 두 번째 설문 조사에서는 진 술에 동의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동의한 사람의 비율은 30퍼센 트로 유지되지만, 반복 또는 안정성 비율(두 번 다 동의한다고 대답 한 사람)은 절반, 즉 50퍼센트에 불과하다. 척도형 질문 또한 동일한 불안정성을 나타낸다. - 할리데이비슨이나 애플과 같은 브랜드는 감정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 충성도의 전형적인 예다. 이들 브랜드는 열정적이고 충성도 가 매우 높은 고객층을 보유한 것의 전형적인 예시로 자주 언급된 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공하는 사람은 거 의 없다. 그리고 누구도 이러한 충성도에도 불구하고 왜 할리데이비슨이 일본 브랜드에, 애플이 다른 PC에 시장 점유율을 뺏겼는지에 관해 묻지 않는다. 타투이스트들이 켈로그 콘플레이크 문신보다 할리데이비슨 문신 요청을 더 많이 받는 것이 사실이라고 확신하지만(파커와 스튜 어트(Parker and Stuart, 1997)가 제시한 이 예시는 약간 우스꽝스럽다), 이 경우는 브랜드 구매 행동보다는 각 제품 카테고리에 대한 이야기다. 애플과 할리데이비슨의 충성도에 따른 구매의 실상은 무엇인 가? 우선 다른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이 두 브랜드의 구매자들도 많은 다른 브랜드와 일부다처식 충성도를 보인다. 할리데이비슨의 카테고리 요건 공유SRC 지표는 약 33퍼센트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할리데이비슨 구매자는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보다 다른 오토 바이를 두 배 더 자주 구매한다. 이것은 브랜드에겐 매우 일반적인 충성도 수치이다. 마찬가지로 애플의 반복 구매 수준은 100퍼센트보다 훨씬 낮으며 경쟁업체와 크게 다르지 않다. - 거의 모든 교과서가 마케터에게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라고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경쟁은 차별화를 통해 경쟁업체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경쟁적인 시합에 관한 것이다. 또한, 교과서는 몇 가지 선정된 사례를 제외하고는 차별화가 브랜드 성장이나 수익성으로 이어진다는 증거를 제공하지 않는다. 성장하는 브랜드와 수익성 있게 차별화된 브랜드가 없다는 뜻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카테고리 선두 기업들이 매우 유사한 많은 경쟁업체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실증적 사실이다. 모든 카테고리에는 좀 더 비싼 고급 브랜드(또는 이형 제품)가 있다. 때로는 훨씬 더 비싼 브랜드도 있지만 이런 고급 브랜드는 하위 카테고리 내에서 비슷한 고가의 경쟁업체들과 마주한다. 일부 브랜드는 조금 더 빠르거나, 사랑스럽거나, 멋지거나, 트렌디하거나 아주 조금 서비스가 더 좋을 수 있다. 그러나 브랜드 간에 큰 차이는 없으며, 시장에 얼마나 많은 유사한 브랜드가 있는지를 보면 놀라울 정도다. 이것은 몇 가지 흥미로운 질문으로 이어진다. - 마케팅 관행의 중요한 결과는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마케터가 구매자에게 제품이 다르다는 것을 설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데이터에서는 이러한 작업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에, 마케터들에게서 상당한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 다. 대신, 마케터는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브랜드는 서로 다르며, 다르다고 인식되지만 차별화는 브랜드가 경쟁하는 방식에서 작은 역할을 한다. 기능적으로 다른 세 가지 브랜드인 피자헛Pizza Hur, 맥도날드, 그리고 KFC를 생각해 보자. 이 브랜드들은 각각 피자 버거, 프라이드 치킨을 판매한다. 우리는 맥도 날드가 주로 다른 햄버거 업체인 윔피스 Wimpys, 버거킹 Burger King, 헝그리 잭Hungry Jacks, 칼스 주니스 Carls Jr. 등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한다. 피자헛은 다른 피자 업체인 도미노, 피자피자 Pizza Pizza, 리틀 시저스 Little Caesars, 파파존스 Papa Johns, 피자 헤이븐 Pizza Haven과, KFC는 치킨 전문점인 해롤드 치킨집 Harold's Chicken Shack, 보쟁글스 Bojangles, 오포르토 Oports, 체스터스 Chesters, 레드 루스터 Red Rooster 등과 경쟁한다. 전통적 교과서의 논리에 따르면 맥도날드, KFC, 피자헛은 서로 경쟁하지 않거나 매우 간접적으로 경쟁할 것이다. 물론 이것은 말도 안 된다. 그들은 직접적인 경쟁업체다. 그들은 하나의 커다란 패스트푸드 카테고리에서 경쟁한다. 이 브랜드들은 스스로 차별 화하고 이 패스트푸드 카테고리를 세분화하기보다는 차별화를 없애려고 한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는 치킨(버거)을 판매한다고 광고하고, KFC는 (치킨)버거를, 피자헛은 치킨(피자)을 판매한다고 광고한다. - 과학적 법칙, 이론, 그리고 직접적인 실증적 증거는 의미 있는 인식 차별화의 중요성에 이의를 제기한다. 차별화는 존재하지만 차별화의 정도는 약하며 경쟁 브랜드 간에 차이가 거의 없다. 또한, 보이는 것보다 중요도가 훨씬 떨어진다. 카테고리 내의 브랜드는 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차별화의 정도가 크게 다르지 않다. 피자헛, 맥도날드, KFC는 서로 다른 제품(피자, 버거, 프라이드 치킨)을 판매하지만 현실에서는 패스트푸드 브랜드로서 경쟁한다. - 이 발견으로 대안이 되는 전략적 주안점이 제시되었다. 마케팅은 경쟁적인 환경에서 브랜드의 가시성을 높이는 독특한 품질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 즉, 브랜딩이 중요한 것이다. 독특한 자산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더 쉽게 주목하고, 인지하고 기억할 수 있게 한다. 독특성을 강조한다는 것은 독특한 판매 계획을 찾으려는 노력 을 줄이고 독특한 식별 특성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는 의미다. 이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구매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이 브랜드가 어디에 있고 어떤 브랜드를 구매했는지 아는 방법이다. 그리고 충성도를 높인다. - 현실에는 미스터리와 모순이 가득하다. 가장 많은 광고 예산을 보유한 대형 브랜드의 경우 광고가 시작될 때 매출이 거의 증가하지 않고, 중단될 때 급감하지도 않는다. 또한, 대부분의 구매자는 광고가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광고 에이전시조차도 광고가 판매를 유발한다고 말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오히려 브랜드 에쿼티 brand equity(브랜드 네임이 제품 에게 부여하는 부가적 가치), 정서적 헌신 및 부가가치 구축에 대해 이야기한다. 반대로 광고 반대자들은 광고가 강력한 조종력이 있다고 말한다. '광고는 사회학자와 재무 이사 모두에게 문제를 일으킨다. 전자는 광고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자는 효과 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Bullmore, 19999).' - 매출에 대한 광고 의 올바른 효과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흔히 놓치게 된다. 1. 대부분의 광고의 목적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거나 상승세를 가속화하는 데 충 분한 돈을 지출하거나 좋은 광고를 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일 반적으로 광고는 매출이 아주 완만하게 감소하는 것을 방지하 는 데 사용된다. 많은 광고를 통해 경쟁업체의 광고가 향후 매 출을 빼앗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방지한다는 것은 광고를 하지 않았을 경우 얻을 수 없는 매출을 오랜 시간에 걸쳐 거둔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광고는 브랜드 매출액에 변화가 없다 해도 매출을 발생한다. 2. 광고의 매출 효과는 때가 되면 널리 퍼진다. 현재 광고의 효과는 오랜 기간에 걸쳐 매출액에 아주 얕게 펼쳐진다. 주간 매출액이 눈에 띄게 증가하려면 엄청난 양의 지출이 필요하다. - 요약하자면 광고는 주로 기억 구조를 새롭게 하는 방식으로 기 능한다. 그것은 때로 기억 구조를 구축하고 구매에 대한 선호 또는 의도를 생성한다. 광고는 창의적인 홍보를 통해 브랜드 현저성을 유지하고 구축한다. 브랜드는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담고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포함한다 해도 브랜드 연결과 단서, 현저성 및 장기적인 독특성의 틀 안에 끼워져 있어야 한다. 마케터는 브랜드를 위해 이미 구축한 기억 구조를 이해하고 사용해야 하며 자신의 광고가 이 구조를 새롭게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난 후 어떤 기억 구조가 브랜드에 유용한지를(카테고리 에서 구매를 유도하는 요인을 조사한 후 그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수십 년에 걸쳐 주요 브랜드는 관련 기억 구조를 구축하는 데 뛰어난 작업을 수행해 왔다. 코카콜라가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과거에 코카콜라는 미국의 '약국drug store에서 판매되었기 때문에 여름에 청소년들이 약국을 방문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었다. 오늘날 콜라는 다양한 기억과 연관되어 있다. 그 예로 해변과 콜라, 나이트클럽과 콜라, 피자와 콜라, 파티와 콜라, 카페와 콜라(오리지널 롱블랙the original long black': 코카콜라의 검은색 병을 묘사한 광고 문구), 콜라병, 코카콜라 레드 Coke Red, 콜라 소용돌이 등이 있다. 이러한 기억은 코카콜라를 기억할 가능성을 높이고, 사람들이 코카콜라를 쉽게 알아보고 그 광고를 처리할 수 있게 한다. - 효과적인 광고를 위한 단순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모든 카테고리 구매자에 도달하라. · 오랜 광고 공백기를 두지 말아라. · 소비자의 눈에 띄어라. • 확실한 브랜드 연결고리를 사용하라: 브랜드의 독특한 자산은 광고를 간접적으로 브랜딩한다. 브랜드 네임을 언어적 또는 시 각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사용 중인 제품을 보여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 브랜드를 쉽게 떠올릴 수 있도록 기억 구조를 새롭게 하고 구축 하라. • 정말 설득력 있는 정보가 있다면 기존 목표 달성에 방해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전달하라. - 로열티 프로그램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뒷받침하는 주요 가정은 잘못되었다. 많은 사람은 충성도 수준이 쉽게 극적으로 향 상될 수 있고 고객 이탈률도 심지어 제로에 가깝게 줄일 수 있으며 기존 고객이 모두 한 브랜드만 구매하도록(충성도가 100퍼센트가 되도록) 장려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로열티 프로그램을 통해 수익과 이익이 상당할 것이라고 가정한 것이다. 또한, 브랜드의 충성도가 가장 높은 고객을 타기팅하면 가장 크게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잘못 가정했다. 로열티 프로그램에 대한 열정은 사그라졌고, 일부 기업에서는 이를 서서히 줄이고 있다. 로열티 프로그램을 통해 대단한 비즈니스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 그런데도 이 프로그램은 여전히 대규모 사업이다. 대규모 로열티 프로그램의 문제점은 기업이 빠져나가기 어렵다는 점이다. 포인트를 적립한 소비자는 순순히 포인트를 잃으려 하지 않는다. 포인트를 잃는다는 말을 들으면 소비자는 포인트를 되찾을 생각이 없어도 비현실적이고 부풀려진 가치를 포인트에 부여한다. 또한, 로열티 프로그램을 종료하려면 계약 및 법적 장애가 있으며, 상당한 양의 매몰 비용이 로열티 프로그램에 투자된다. 기업은 자사 로열티 프로그램에 상당히 충성스러운 것으로 나타났으며, 합리적인 경제 학에서 권장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프로그램을 지속하려는 경향이 있다. - 로열티 프로그램은 충성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보다. 는 소비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소비자와 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을 만들고 매장 내 구매를 관찰하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편이 더 적합하다. 이 작업은 비용이 매우 많이 들며 어렵고, 다른 이들보다 일부 마케터에게는 훨씬 더 가치 있다. 대부분의 로열티 프로그램이 투자 회수를 위해 이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 메모리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간단한 설명은 기억이 정보를 담은 '노드node'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두 가지 정보가 연계된 경우(예: 코카콜라와 빨간색), 두 노드 사이에 연결고리가 생긴다. 구매자는 브랜드 네임과 연결된 정보 네트워크(브랜드 연상이라고도 부른다)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는 햄버거, 노란 아치 모양, 패스트푸드와 연계되어 있다. 이러한 연결고리는 해당 브랜드 를 구매 및 사용하고 마케팅 활동에 노출되고 다른 사람들의 경험 을 듣는 등 경험을 통해 개발되고 새로워진다. 후각, 미각에 대한 감각 기억, 기쁨과 고통 같은 감정 회복 등 기억의 다른 측면도 있지만, 보통 브랜드를 떠올린 후에 기억난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를 떠올리면 자녀의 마지막 생일 파티에 대한 좋은 기억이 떠오를 수도 있다. 반면 우리는 브랜드 현저성 면에서 맥도날드를 기억하거나 눈에 띄게 만드는 요소에 주로 관심이 있다. 브랜드에 대한 기억 연상 네트워크가 광범위하고 새로울수록 고객이 경험하는 구매 상황에서 브랜드가 주목받거나 기억날 가능 성이 커진다. 또한, 선택권이 여러 개 있을 때 기억 연상을 통해 브 랜드가 선택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심리적 가용성을 구축한다는 것은 브랜드와 관련한 다양한 기억 연결고리를 개발하여 사람들의 기억 속에 브랜드와 관련한 네트워크 범위, 즉 마음속 브랜드 점유율을 높이는 일이다. - 특정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이유가 '편의성' 때문이라는 경솔한 발언을 흔히 한다. 이는 피상적인 설명이다. 한 제품 카테고리가 다른 카테고리와 비교하여 어떤 편의성이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연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1980년대 초 월마트가 도심 외곽에 대형 매장을 처음 지었을 때 사람들의 비웃음을 샀다. 그들은 자동차로 쇼핑하러 가던 그 당시 트렌드와 한 공간에 다양한 상품을 보유한다는 편리함을 이해하지 못한 채,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하게 로라 Laura와 알 리스AI Ries는 아 이폰의 조기 단종을 예측했었다. 그들은 올인원 기기의 편리함이 과대평가되었기 때문에 아이폰은 실패할 거라 말했다.16 2007년 애플은 출시 74일 만에 아이폰 100만 대를 판매하여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1년 후, 2세대 아이폰을 출시한 주말, 단 이틀 만에 100 만 대를 판매했다. - 2001년, 로버트 히스 Robert Heath는 광고가 거의 관심을 받지 못하더라도 기억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책을 썼다. 이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관심을 얻는 편이 더 좋다. 히스는 특히 정서 지향적 광고가 적은 관심으로도 잘 처리할 수 있다는 꽤 괜찮은 주장을 펼쳤다. 이를 이용하여 광고 기억 측정이 광고 효과를 측정하는 데 있어 좋지 않은 방법이라는 확고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나 2005년 에릭 두 플레시 Erik du Plessis는 광고에서 감성적 콘텐츠의 주요 목표는 관심을 끄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광고 선호도와 인지도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상당한 양의 실증적 증거를 사용했다. 에릭을 만나기 몇 년 전부터 레이첼 케네디 Rachel Kennedy 박사와 나는 같은 주장을 해 왔다. 호감이라는 온화하고 복장하지만 감정적인 반응은 소비자가 좀 더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만들어서 광고 매출 효과를 높인다는 주장이었다. 레이첼은 그의 박사 논문에서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광고가 바르게 브랜딩 될 가능성이 일반적으로 더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 새로운 브랜드의 경우 소비자가 브랜드를 구매하는 데 필요한 기억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브랜드가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 어때 보이는지, 이름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판매되고 어디에서 소비되는지 등이 있다. 이는 간단하지만 필수적인 내용이다. 이 내용들을 소비자에게 말하는 걸 잊는다는 것은 마케팅에 있어 죄악이며 마케팅이 얼마나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인지 과소평가한 것이다. 그다음엔 단순함이 미덕이다. 애플의 아이팟'iPod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이 MP3 플레이어는 이미 기술 제품 기능에 있어 상당히 많은 선택지가 있던 기존 시장에 출시되었다. 디지털 압축 음악은 새롭고 약간은 복잡한 기술이었다. 애 플은 독특하고 매력적인 디자인과 특유의 흰색 이어폰을 갖춘 단일 모델을 출시했다. 눈에 띄는 이어폰과 재생 버튼이 기존 기억 구조를 활용하여 제품의 기능이 무엇인지 설명했다. 브랜드 네임인 아이팟은 단순하고 독특했다. 친근하고 비기술적인 방식으로 '신기술'을 전달했다. 주머니에 천곡의 노래가 있다'라는 설명 한 마디로 모든 것이 강화되었다. - 애플은 'MP3 플레이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사실 에 주목하자. 애플 광고에는 이 신기술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아이팟 광고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 미디어에 걸쳐 매우 일관되 었다. 매번 같은 화려한 배경에서 동일한 실루엣 인물이 즐겁게 춤 을 추었고 흰색 이어폰은 늘 두드러져 보였다. 기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필요한 경우 영업 담당자와 웹 사이트를 참고하라.17 기존 브랜드(기존 광고)의 경우 기억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 다. 코카콜라 마케터조차 코카콜라가 특히 더울 때 마시는 상쾌한 음료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상기시켜야 한다. 기존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기억 구조를 구축하는 일은 장기 프로젝트이다. 가볍게 다 루거나 자주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매년 마케팅 계획에 새로운 기억 구조에 대한 새로운 목표가 있어서는 안 된다. 각 광고 캠페인 은 주로 같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새로운 정보를 소개하는 경우에 도 기존에 했던 이야기를 그대로 전달해야 한다. - 브랜드의 잠재적 수명은 상당하다. 기업의 수명이나 관리자의 직업 수명과 비교해 보면 브랜드는 영원할 것처럼 보인다. 수십 년 동안 우위를 차지해 온 브랜드는 이미지를 전환하기보다는 일관성 을 유지하여 그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사실을 너무 자주 잊고 새로운 것을 제시 하려는 욕구가 늘 승리한다. 마찬가지로 많은 광고가 설득력 있고 차별화된 메시지를 전달하려다 스스로 걸려 넘어지곤 한다. 소비 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특히 재미있는 방식으로 상기하는 것은 매우 좋아한다.
- 수치, 계획, 조직도 등 하드한 요소는 약하다. 계획은 종종 환상에 그치고, 조직도는 실제로 조직이 작동하는 방식과 거의 무관하며, 수치는 조작되기 쉽다. 금융시장 분석가들과 신용 평가 기관 직원들이 무가치한 주택 담보 대출 파생 상품을 교묘하게 포장하고 평가하는 바람에 2007~2008년 수조 달러 규모에 이르는 금융 위기가 촉발된 것이 좋은 예다. 사람, 관계, 문화 등 소프트한 요소는 강하다. 배려, 훈련, 인정 등 최상의 '관행'은 대단히 건전하고 공동체 의식이 강한 조직을 만들며 시장에서도 승리한다. 효과적인 인사 업무, 영감을 주는 디자인, 매료된 고객, 도움을 주기 위해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는 판매업체는 모두 하루하루 길러지는 지원 문화(supportive culture)의 부수적인 산물이다. - 우리는 흔히 연민과 친절 같은 감정이 강함이 아니라 나약함의 표현이라고 믿게 된다. 그리고 비열함은 강인함과 동일하고 공감은 힘없음을 나타낸다는 잘못된 믿음에 쉽사리 굴복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 담긴 증거는 그 반대임을 시사한다. (코리 부커 상원 의원, 연민의 경제학(Compassionomics)》 추천 서문) - 다윈의 이름을 널리 알려준 적자생존'이 그가 처음으로 한 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 놀랄지도 모른다. 진화에 관한 다윈의 견해를 읽고 이 말을 만들어낸 사람은 사실 영국의 저명한 생물학자이자 인류학자인 허버트 스펜서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프레임이 잘못 해석되면서 다윈의 진화론이 공격적이고 검투사 같은 행동을 정당화한다는 믿음이 널리 퍼지게 됐다. 그러나 실제로 다윈이 내린 결론은 달랐고, 훨씬 더 주목할 만했다. 다윈에 따르면, 타인에 대한 연민을 가장 많이 보이는 공동체가 “가장 번성하고 가장 많은 자손을 낳아 기른다”고 한다. 요컨대 과학적 증거들은 연민이 실제로 종을 보호한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 얀켈로비치의 당부 첫 번째 단계는 쉽게 측정할 수 있는 것들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 정도까지는 괜찮다. 두 번째 단계는 측정할 수 없는 것들을 무시하거나 임의로 양적 값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거짓이며 진실을 오도하는 것이다. 세 번째 단계는 측정할 수 없는 것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간주하 는 것이다. 이는 무지다. 네 번째 단계는 측정할 수 없는 것들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는 자살행위다. (대니얼 얀켈로비치(여론 분석가이자 저자로서 대화법과 화술 전문가로 명성을 떨친 인물 옮긴이)가 분석적 모델의 한계에 대해 한 말) - 처음으로 간호사로 일하기 시작했을 때는 간호학이 화학, 생물학, 물리학, 해부학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철학, 심리학, 예술, 윤리, 정치가 간호학의 실체임을 안다. (크리스티 왓슨, 《돌봄의 언어》) - 이직할 수 있을 만큼 직원을 잘 훈련하고, 이직하고 싶지 않을 만큼 잘 대우해 주도록 하라. (리처드 브랜슨의 트위터) - 위대한 군대에서 장군의 임무는 병장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로버트 카플란, ‘칸이 될 남자'에서 톰 빌헬름 대령의 말, 디 애틀랜틱) - 여성은 뛰어난 리더십을 구성하는 16개 역량 중 12개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여성이 가장 큰 차로 남성보다 앞섰던 두 가지 역량은 오랫동안 특히 남성의 강점으로 생각돼왔던 주도권 잡기와 성과를 내기 위한 추진력이었다. (잭 젠거 · 조지프 포크먼, 여성은 남성보다 뛰어난 리더인가?', 하버드비즈니스리뷰) - 나는 종종 거대 기업 구조 속의 삶에서 탈출하려는 예비 기업가들에게서 “어떻게 하면 저도 작은 회사를 하나 세울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을 받는다. 대답은 분명한 듯하다. 아주 큰 회사를 사서 기다려라. (폴 오머로드, 대부분의 것들이 실패하는 이유(Why Most Things Fail)) - 할 수 있다. 어려운 일은 당장 한다. 불가능한 일은 조금 더 오래 걸릴 뿐이다. (미 해군 공병 여단의 모토) - 실행은 무엇을, 어떻게 할지 엄밀히 논의하고, 끈질기게 완수하고, 반드시 책임지는 체계적인 과정이다. (래리 보시디 · 램 차란, 《실행에 집중하라》) - 못 하나가 없어서 말편자가 망가졌다네, 말편자가 없어서 말이 다쳤다네, 말이 다쳐서 기사가 다쳤다., 기사가 다쳐서 전갈을 전하지 못했다네, 전갈을 전하지 못해 전투에서 졌다네, 전투에서 져서 왕국이 무너졌다., 이 모두가 못 하나가 없어서였지. (13세기 속담) - 전략은 상품이고 실행은 예술이다. (피터 드러커) - 아마추어는 전략을 이야기하고 전문가는 전술을 이야기한다. (미 해병대 로버트 배로 장군) - 아무도 탓하지 마라.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라. 뭐든 하라. (빌 파셀스, NFL 코치) - 비즈니스는 사람들에게 풍요롭고 보람찬 삶을 제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할 가치가 없다. (리처드 브랜슨, 《비즈니스 발가벗기기》) - 직원들이 고객에게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바란다면 리더들이 직원들에게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아리 와인즈와이그, 징거맨즈 공동 창업자, 《위대한 비즈니스 구축에 대한 타락한 무정부주의자의 접근법) - 직원들이 경험하는 대로 고객들도 경험하게 된다. ... 고객이 직원보다 행복할 수는 결코 없을 것이다. (존 디줄리어스) - 적게 사고, 잘 고르고, 오래 사용하라. 양보다 질. 그것이 진정한 지속가능성이다. 사람들이 허접한 것 대신 아름다운 물건만 샀다면 기후변화는 없었을 것이다! (비비언 웨스트우드(1970년대 펑크 문화를 이끌었으며 패션에 문화와 역사를 입혀 개성을 창조한 영국의 디자이너 옮긴이)) - 가격이 가장 저렴한 회사는 오직 한 곳뿐이다. 나머지 회사들은 디자인을 활용해야만 한다. (로드니 피치, 피치의 소매 상품 디자인(Fitch on Retail Design)) - 평균적인 미국 가정은 평생 13대의 새 차를 구매하는데 그중 7대는 가구주가 50세가 된 이후에 구매한다. (빌 노벨리, (50+)) - 시도도 하지 않은 슛은 100퍼센트 놓친다. (웨인 그레츠키(NFL MVP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 감독) - 자신과는 다른 사람들과 접촉함으로써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사고와 행동 방식을 접하게 하는 것의 가치를 과대평가할 수는 없다. 그런 소통은 항상 진보의 주요 원천 중 하나였다. 현시대에는 특히 그렇다. (존 스튜어트 밀, 1806~1873년, 정치경제학 원리) -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눈으로 우주를 보는 것, 100명의 눈에 보이는 100개의 우주를 보는 것이다.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_갇힌 여인》) - 당신은 가장 친하게 지내는 다섯 사람과 같아질 것이다. 이는 축복이 될 수도 있고 저주가 될 수도 있다. (빌리 콕스, 영업 교육 전문가) - 방해는 꼭대기에서 일어난다. 경험이 가장 다양하지 못하고, 과거에 가장 큰 투자를 했으며, 업계 도그마를 가장 존중하는 사람들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정상에서다. (게리 하멜, 혁명으로서의 전략', 〈하버드비즈니스리뷰〉) - 나는 불편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다. (제이 샤이엇, 광고계의 전설, 샤이엇데이의 창립자) - 겁나는 일을 매일 한가지씩 하라. (메리 슈미츠,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 - 우리는 미쳐야 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미쳤다”라고 이야기하는 일만 해야 한다. 남들이 “괜찮다”라고 이야기한다면 그건 다른 누군가가 이미 그 일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타라이 하지메, 캐논 전 CEO) - 합리적인 사람은 세상에 적응한다. 비합리적인 사람은 세상을 자신에게 적응시키려고 노력한다. 그러므로 모든 진보는 비합리적인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조지 버나드 쇼, 인간과 초인) -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로 태어난다. 커서도 예술가로 남게 하는 것이 문제다. (파블로 피카소) - 너무 바쁘지 않게 시간을 확보해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하라.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모든 리더는 일상적으로 상당 시간을 비워두어야 한다. 나는 최대 50퍼센트까지 일정을 잡지 말라고 한다. .......... 일정을 상당히 '덜어내야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성찰하고, 경험에서 배우고, 불가피한 실수를 회복할 여유가 있을 것이다. (도브 프로먼, 인텔 슈퍼스타, 《어려운 리더십(Leadership the Hard Way)》) - 글래드스턴(영국의 정치가 옮긴이) 옆에 앉아 있다가 식당을 나왔을 때 그가 영국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디즈레일리(영국의 정치가이자 소설가-옮긴이) 옆에 앉아 있다가 식당을 나왔을 때는 내가 가장 영리한 여자로 느껴졌다!(크리스토퍼 히버트, 윈스턴 처칠의 어머니 제니 제롬의 말) - 입을 다물 좋은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마라. (윌 로저스(미국의 정치인, 저널리스트, 영화배우, 프로듀서 옮긴이)) - 시끄러운 사람 또는 조용한 사람과 관련해 나는 '카리스마'에 깊은 회의감을 보였던 피터 드러커가 생각난다. 그는 카리스마가 효과적인 조직 리더십에 기여한다는 생각을 단호히 거부했고, 가장 큰 피해를 초래했던 리더들은 거의 하나같이 '카리스마'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 리더십은 자기 이해다. 성공한 리더들은 자기 행동과 그것이 주변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자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어떤 행동이 방해가 될 수 있는지 기꺼이 검토한다. 리드하기 가장 힘든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자신을 리드하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리드할 수 없다. (벳시 마이어스, 《리드》)
- 다음의 조건이 성립 할 때 스타트업은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 스타트업의 인수 합병이나 주식 시장 상장 같은 엑시트 단계에서 창출된 돈이 투자자들이 지분에 투자한 전체 금액보다 적은 경우 · 스타트업이 운영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초기 투자자들이 자신의 지분을 팔아(파는 일이 가능하다면) 손해를 볼 경우 · 자력 경영 스타트업의 설립자가 투자한 자본금과 그의 땀의 지분'을 합한 금액이 이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돈보다 적다고 판단될 경우 - 아마존의 에코가 출시된 뒤에 지보가 수립했던 전략을 생각해 보자. 이 회사가 원래 계획했던 대로 음성 인식 비서 기능을 계속 개발하기로 한 일은 실수였을까? 아니면 그들은 로봇의 '친구' 기능을 더 강조하고 음성 인식 비서 영역은 경쟁자에게 양보해야 했을까? 알렉사, 시리 siri, 구글홈 Google Home 같은 제품은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하고, 대화를 이 끌어 내고, 몸을 움직여 의사를 표현하는 기능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친구 기능에 있어서는 지보와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친구 기능만을 제공하는 이 값비싼 로봇을 구매하려는 소비 자 시장이 충분히 형성될 수 있었을까? 899 달러나 들여 로봇 친구를 구매한 고객에게 달걀 요리용 타이머나 날씨를 알려 주는 기능을 제공해 야 할까? 그건 쉽지 않은 의사 결정일 것이다. 게다가 지보의 경영진은 애초에 자신들이 이런 결정을 해야 할 상황에 놓일 거라는 사실을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 - 대부분의 투자자는 스타트업의 실패를 두고 나쁜 기수인 설립자를 탓하지만 일각에서는 느린 말을 가장 큰 문제로 꼽기도 한다. 일례로 억만장자 창업가 겸 투자자 피터 틸Peter Thiel 은 이렇게 말했다. “실패한 모든 회사는 똑같은 문제를 겪었다. 바로 경쟁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와이 콤비네이터 Y Combinator라는 액셀러레이터 accelerator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사무 공간, 창업자금 투자, 멘토링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창업기획 전문기관 옮긴이)의 설립자 폴 그레이엄 Paul Graham 역시 고객의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매력적인 제품(즉 강력한 말)이 성공의 열쇠라는 견해를 제시한다. “스타트업을 망하게 하는 실수는 딱 한 가지, 사용자가 원치 않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 성 공한 회사는 무슨 일을 해도 무조건 살아남을 것이다. 반면 사용자가 원 하는 제품을 만들지 못한 회사는 무슨 일을 하건 이미 죽은 목숨과 다를 바가 없다.” - 물론 일부 훌륭한 제품은 광고나 마케팅에 별로 돈을 들이지 않고도 출시 초기부터 입소문을 타고 날개가 돋친 듯 팔려 나갔다. 드롭박스, 트위터,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이것은 정말 예외적인 경우로 대부분의 창업가들은 그들이 걸어간 길을 자신도 똑같이 따를 수 있다고 기대해선 안 된다. 그 기업들이 입소문 마케팅에 돈을 투자하지 않았다고 해서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만약 유니콘 기업을 좀 더 깊이 있게 조사한 사람들이라면 그들이 많은 인력을 채용해서 기발한 방법으로 소비자의 입소문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드롭박스의 공동 설립자 드루 휴스턴 Drew Houston 은 자기 회사의 제품을 소개하는 동 영상에 컴퓨터광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농담, 예를 들어 영화 〈뛰는 백 수, 나는 건달>office Space 에 나오는 소프트웨어 테스트 보고서나 컴퓨 터의 특정 키를 누르면 블루레이 디스크의 암호를 해독할 수 있다는 해 커들의 소문 등을 가득 채워 넣었다. 컴퓨터광들은 나중에 드롭박스의 얼리 어답터로서 제품을 무료로 홍보했을 뿐만 아니라 무료로 기술 지원까지 제공하는 전도사의 역할을 했다. - 고객 유치 비용Customer Acquisition Cost, CAC(이하 CAC)은 회사가 고객 한 명을 새로 유치하기 위해 지불하는 평균 마케팅 비용을 뜻한다. LTV/CAC 비율, 즉 고객 생애 가치를 고객 유치 비용으로 나눈 숫자가 1.0보다 적다면 한 명의 고객이 회사의 수익에 기여하는 돈이 그 고객을 유치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넘지 않는다는 말이다. 만일 어느 스타트업의 LTV/CAC 비율이 장기적으로 1.0 이하를 기록한다면, 그 회사가 고정적인 간접 비용을 감당하거나 순수익이 날 만큼의 총수익을 올리지 못한다는 뜻이므로 생존이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많은 스타트업이 LTV/CAC 비율 목표를 3.0 이상으로 잡고 있다. - 얼마를 투자받을 것인가? 얼마나 많은 자금을 조달할지 결정하는 데 따르는 트레이드오프는 투자의 타이밍을 결정할 때의 선택지와 내용이 비슷하다. HBS에 근무하는 내 동료 빌 살먼 Bill Sahlman 에 따르면 창업가들은 투자받을 자금의 액수를 결정할 때 '욕심'과 '공포'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한다고 한다. • 욕심: 만일 스타트업의 설립자 혹은 다른 기존 투자자들이 회사가 핵심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 계획들을 더 많이 완료할 때까지 자금 조달 을 미루거나, 바로 다음 단계의 사업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데 필요한 정도의 자본만을 조달한다면, 본인의 지분이 희석되는 일을 최소한으 로 줄일 수 있다. · 공포: 만일 설립자가 자금 조달 시기를 지나치게 미루거나 너무 적은 자금만을 투자받는다면, 회사가 새로운 기회를 추구하기 위해 전략을 이동해야 하거나 경쟁자로부터 불의의 공격을 받는 등의 예상치 않은 문제가 불거졌을 때 이를 견뎌낼 완충 장치가 부족해질 수 있다. 이런 완충 장치가 없는 스타트업은 어쩔 수 없이 브리지' bridge 투자(스타트업이 다음 투자 단계까지 파산하지 않고 생존할 수 있도록 단기적으로 투자를 집행하는 일― 옮긴이)를 유치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이전 투자 단계에 비해 주식의 가치가 하락하는 '다운 라운드' down round가 될 공산이 크다. 다운 라운드를 겪은 스타트업은 외부 사람들에게 침몰하는 배로 인식되기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급격히 상승하고 새로운 직원들을 영입하기도 어려워진다. 기존에 근무하던 직원들 역시 자신의 스톡옵션이 손실 상태로 접어들면서 회사를 떠날 확률이 높아진다. 이런 트레이드오프를 두고 고민하는 일부 창업가는 “투자는 받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받아야 한다.”라는 업계의 격언에 귀를 기울인다. 물론 늘 공격적인 경쟁자들과 맞서야 하는 스타트업에게 풍부한 자금은 경쟁력 있는 무기가 돼 줄 것이다. 그러나 경영진이 투자받은 돈을흥청망청 낭비해 버린다면 너무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전략은 오히려 독이 될지도 모른다. 마크 앤드리슨은 이렇게 말한다. “과도한 액수의 자금을 조달한 스타트업은 안일함, 게으름, 오만함 등의 문화에 감염될 수 있다. 즉 다음과 같은 기능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는 것이다. 첫째, 지나치게 많은 직원들을 채용함으로써 관리자의 수가 늘어나고 의사 결정의 지연이 초래된다. 둘째, 회사의 주요 일정이 늘 어진다. 직원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서둘러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어쨌든 우리에겐 현금이 있지 않나." 비슷한 맥락에서 투자자들이 스타트업의 지분에 막대한 가격을 지 불하면 창업가의 지분 가치는 더 적게 희석되겠지만, 이런 상황 역시 문제가 없지 않다. 그 투자자가 지불한 주식의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 된 상황에서 다음 투자 라운드가 진행될 경우, 창업가는 이전보다 더욱 비싼 가격을 부르는 일을 정당화하기가 어려워진다. 그 결과 역시 다운 라운드가 발생하면서 앞서 말한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 한 가지 주의사항을 말한다면, 기회의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스타트업 창업가들은 그에 따르는 리스크와 혜택을 잘 판단해서 결정해야 한다. 첫째, 기회의 폭이 너무 협소하면 고객들이 제품에 대해 느끼는 매력도가 감소할 수 있다. 둘째, 스타트업이 추구하는 기회가 미래에 큰 성장으로 이어질 거라는 확신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주지 못한다면 그들은 투자로 얻을 수 있는 대가가 너무 적다고 판단하고는 느리고 작은 출발을 지향하는 이 회사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 조직 구성원들이 경험을 통한 학습의 기회를 얻지 못함으로 써 더 복잡한 조직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기 어려워진다. - 이중 다이아몬드 디자인 프레임워크는 두 가지 핵심 원리에 기반을 둔다. 첫째, 고객의 문제를 확실히 정의할 수 있을 때까지, 즉 당신이 목표로 하는 세그먼트 고객들의 강력한 미충족 욕구에 우선순위를 매길 수 있을 때까지. 둘째, 당신이 다양한 대안을 탐구한 뒤에 고객의 욕구 를 충족시킬 최선의 방법을 찾아냈으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건실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확신할 때까지는 제품 개발을 시작해서는 안 된 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창업가는 회사를 설립할 때부터 특정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마음에 품고 있다. 물론 그건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이중 다이아몬드 디자인 이론에 따르면 자신이 구상한 제품에 너무 감정적으로 애착을 갖는 일은 금물이라고 한다. 차라리 모든 가능성에 대해 열린 자세를 취해야 한다. 세상 어딘가에는 더욱 강력한 고객 욕구나 더욱 훌륭한 제품이 존재할지도 모른다. 잘못된 출발'의 패턴에 빠진 창업가들은 디 자인 프로세스의 마지막 단계로 섣불리 뛰어드는 경향이 있다. - MVP 테스트의 가장 큰 실수는 테스트 자체를 아예 실시하지 않는 일이겠지만, 다음으로 치명적인 실수는 테스트 성공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는 것이다. 특정 가설이 참 또는 거짓으로 판명되기 위해서는 실험 결과가 측정 가능한 수치로 도출돼야 한다. “우리 제품에 만족한 고객들의 긍정적인 입소문이 널리 퍼져 나가리라 믿습니다.” 이런 말은 애매하기 짝이 없는 결론이다. 그 논리대로라면 단 한 명의 만 족한 고객만으로도 이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신규 고객 10명이 다른 고객 8명을 유인하도록 한다는 목표처럼 성공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편이 좋다. MVP 테스트에서 흔히 발생하는 또 하나의 오류는 테스트 결과에 따라 기존의 예측을 수정하거나 회사의 전략 이동을 너무 일찍 또는 너무 늦게 실시하는 것이다. 창업가들은 사업의 방향을 전환하기 전에 그 들이 얻어 낸 실험 결과가 부정의 오류나 '긍정의 오류가 아닌지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부정의 오류는 회사가 출시할 제품의 시장 수요를 실제보다 더 낮게 판단하는 것이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고객들이 스타트업의 가 치 제안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다기보다 회사가 실제 제품과의 일치도 가 너무 낮은 MVP를 제작했거나 테스트 자체를 부실하게 진행했기 때문일 수 있다. - '긍정의 오류', 즉 실제적인 시장 수요가 적은데도 이를 반대로 평가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는 MVP 테스트 대상으로 선정한 피실험자들이 특정 제품 카테고리에 지나친 열정을 보이는 팬이거나 회사가 궁극적으로 목표로 하는 세그먼트를 대표하지 못하는 고객 그룹일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긍정의 오류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리스크이다. - 창업가들은 스타트업의 성공 확률을 측정하거나 회사를 실패로 이끌 만한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6S 프레임워크를 사용할 수 있다. 이 프 레임워크 내부의 삼각형에 표시된 세 가지 요소, 즉 스타트업의 직 원'Staff, 조직 구성원 간의 보고 체계나 경영관리 시스템을 의미하는 '구조' structure 그리고 조직의 기업 문화를 뜻하는 '공유 가치' Shared Value 등은 모두 스타트업의 내부 조직에 관련된 요소다. 삼각형을 둘러싼 원에 표시된 세 가지 요소는 스타트업의 외부적 관 계를 나타낸다. '속도' speed (스타트업의 핵심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빠르기) 와 범위’scope (지리적 반경, 제품 라인의 폭, 혁신, 수직적 통합)는 스타트업의 제품-시장 전략과 이를 수행하기 위해 회사가 고객, 경쟁자, 공급자들과 형성하는 관계를 나타낸다. 세 번째 요소인 '시리즈X'Series x는 자본 시장과 관련된 스타트업의 전략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시리즈'라는 이름이 붙은 자금 조달 단계를 알파벳 순서대로 밟아 나간다. 따라서 시리즈X는 스타트업이 현재 및 미래의 투자자들과 어떤 관계에 놓여 있는지 알려 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 스타트업이 성장을 위해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데는 세 가지 주요 리스크가 따른다. 첫째는 과도한 가격 지불, 둘째는 인재 손실, 셋째는 인수 후의 통합과정에서 조직 체계의 붕괴와 관리적 혼선의 가능성이다. 특히 인수합병으로 인해 인재들이 조직을 떠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인수 작업 완료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직원들에게 회사의 지분을 나눠 주겠다는 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인재이탈을 막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물론 인센티브를 주고 회사에 출근하게 만든다고 해서 그들이 꼭 조직에 충성할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조직 통합에 따른 리스크는 주로 다음 세 가지 형태로 발생한다. * 기술적 불일치: 새롭게 합병한 두 스타트업 제품의 기술 기반이 서로 다를 경우(가령 한 회사의 제품은 C++ 기반이고, 다른 제품은 자바 기반) 양사의 엔지니어 팀은 곤란한 선택 앞에 놓인다. 그중 하나를 재구축함으로써 기술을 일치시 킬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둘 것인가? 양쪽 제품에 공통적인 기술을 사용하 면 새로운 기능을 출시할 때 비용이 절약되겠지만 이를 바꾸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주문 및 재고 관리, 회계 업무, 급여 등에 관련된 사내 정보 시스템에 있어서도 비슷한 선택이 필요하다. * 조직 설계: 회사의 경영진은 인수 절차 완료 후 조직의 보고 체계를 구축할 때 종종 정치적 입장이 관여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온라인 소매업체가 스페인의 동종 업계 기업을 인수했다면, 스페인의 마케팅 책임자는 스페인 지사장에게 보고해야 할까, 또는 미국에서 근무하는 본사 마케팅 총괄 책임자의 지휘를 받아야 할까? 아니면 두 사람 모두에게 보고해야 할까? * 문화적 적합성: 만일 두 회사의 기업 문화에 큰 차이가 존재한다면 일하는 방식의 옳고 그름을 두고 임직원들 사이에 지속적으로 오해가 발생하면서 양사의 통합 작업이 난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또 인수된 기업의 직원들이 새로운 문화를 강요받는다고 느끼거나 남들에게 부적응자로 비춰지는 일을 우려한다면 직원들의 사기도 크게 훼손될 수 있다. - 벤처 투자자 프레드 윌슨Fred Wilson 에 따르면, 그동안 자신이 목격한 스타트업의 실패 사례 중 3분의 2는 아직 아이디어가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은 스타트업에게 투자자들이 과도한 자금을 쏟아부은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투자자나 스타트업의 이사회 구성원, 즉 나 같은 사람들이 결국 스타트업의 몰락을 초래한 겁니다. ....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실패로 이어지는 이유는 스타트업들이 제대로 된 사업 계획을 수립하기도 전에 회사를 확장하는 데 투자받은 자금을 다 써 버리기 때문입니다.” - 빌 게이츠, 제프 베이조스,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등은 자신이 설립한 스타트업의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대단히 예외적인 경우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설립자·CEO는 주 위 사람들의 조언과 지도에도 불구하고 한층 크고 복잡해진 회사를 이끌 만한 역량이 부족하다. 예시바대학교의 놈 와서먼에 따르면 창업 초기에 CEO를 겸임한 설립자 중 61 퍼센트는 시리즈D 투자 라운드를 거 친 뒤에 자리를 내놓는다고 한다. 그중 4분의 3은 이사회에 의해 교체 되고 나머지는 스스로 사임한다. 자발적이든 아니든 CEO를 그만둔 사 람들 중에 3분의 1은 아예 회사를 떠나고 나머지는 조직 내에서 다른 역할을 맡는다. - 6S 프레임워크: 공유 가치 벤처 투자자 벤 호로위츠가 정의하는 기업 문화는 상사가 옆에 없을 때 직원들이 어떻게 의사 결정을 하는지'를 의미한다고 한다. 강력한 기업 문화를 보유한 회사의 직원들은 일상적이지 않은 상황이 닥쳤을 때도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그냥 알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느 중요한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빨리 처리해 달라고 특별 부탁을 받은 직원은 상사와 상의하지 않고도 다른 고객의 주문을 늦게 처리하는 식의 대응 방법을 이미 알고 있는 경우다. - 경영자 코치 제리 콜로나 Jerry Colonna 는 이렇게 말한다. “일부 회사의 기업 문화는 마치 록 텀블러rock tumbler (돌을 부드럽게 다듬고 윤내는 장비 옮긴이)와 같다. .... 더럽고 거친 먼지투성이 돌멩이들을 텀블러 안에 넣고 몇 시간을 돌리면 반짝반짝 빛이 나는 보석이 돼 나온다. 그 속에서 서로 부딪히고 마찰하면서 긍정적인 변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 하지만 모든 사람이 록 텀블러 안에서 일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 사업 확장에 뛰어든 창업가들이 과도한 투자를 하는 이유는 대체로 세 가지다. 첫째, 회사가 고객 유치를 위해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사실 자체를 알지 못할 수도 있다. 물론 온라인 가정용품 업계에서 그다지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아니다. 매출액이 1억 달러가 넘는 회사에 코호트 실적이나 CAC를 분석할 만한 직원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그 리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 회사가 마케팅에 과도하게 돈을 쏟아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나 지나친 자신감과 낙관론을 바탕으로 머지않아 훌륭한 실적이 발생할 거라고 기대하는 경우다. 세 번째 이유는 동기가 훨씬 불순하다. 말하자면 더 큰 바보가 게임에 끼어들기를 바라는 것이다. 새로운 투자자들은 해당 산업 분야가 이 미 치열한 땅따먹기 전쟁터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에게 높은 기업 가치를 부여한다. 창업가 입장에서는 투기적인 거품 현상을 이용할 절호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는 이 스타트업의 급증하는 매출액 에 정신이 팔려 손실이 늘어나는 것을 보지 못하는 순진한 투자자에게 자신의 지분을 비싼 가격에 팔아넘긴다. 일찌감치 이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한 투자자들 역시 그 일을 부추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만일 이 러한 폭탄 돌리기' 게임이 끝나기 전에 회사를 매각하거나 주식 시장에 상장할 수 있다면 자신들에게도 큰 보상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 '현실 왜곡장' 이라는 용어는 1960년대 스타트렉> Star Trek 에서 처음 등장한 말이지만 나중에는 스티브 잡스가 엔지니어들의 마음을 사로잡 는 능력을 묘사하는 말로 사용됐다. 잡스는 이런 탁월한 능력을 바탕으 로 매킨토시 컴퓨터를 개발하는 엔지니어들을 일주일에 80시간씩 일 하도록 몰아붙였다. 그는 이렇게 부르짖었다. “우리는 저 광활한 우주 에 작은 흔적이라도 남기기 위해 이곳에 왔다. 그렇지 않으면 여기에 있 을 이유가 무엇인가?"54 현실 왜곡장의 주문에 사로잡힌 직원, 투자자, 전략적 파트너들은 수많은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이 스타트업 에게 모든 것을 쏟아부으면 언젠가 설립자의 꿈을 함께 성취할 수 있을거라고 확신한다. 샤이 아가시는 현실 왜곡장을 발휘하는 능력에 있어 잡스와 막상막하였다. 세그웨이의 카리스마 넘치는 설립자 딘 케이먼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전기로 구동되는 세그웨이가 전 세계 모든 도시에서 자동차를 대체함으로써 세상을 구할 거라고 믿었다. 아가시는 베터 플레이스의 기업 가치가 조만간 GM을 능가하리라고 예측했지만, 케이먼은 한 술 더 떠 세그웨이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가 될 거라 고 큰소리쳤다. 그는 "PC가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대체했듯이 세그웨 이가 자동차를 대체할 것” 이 분명하다고 믿고 있었다. 흥미롭고 매혹적인 케이먼의 투자 제안 연설은 세그웨이가 금광을 캐내는 데 단단히 한몫했다. 케이먼의 스타트업에 이끌린 엔지니어들은 이 위대한 발명가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사실만으로 시장 평균보다 낮은 급여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투자자들 역시 케이먼이 지펴 놓은 불을 향해 불나방처럼 날아들었다. 유명 벤처캐피털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 의 슈퍼스타 투자자 존 도어 John Doer,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 Credit Suisse First Boston 그리고 여러 엔젤투자자도 앞다퉈 그에게 돈을 쏟아부었다.
- "좋은 디자인은 정직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세상과 호흡 하도록 해준다.” 로버트 그루딘 (디자인 철학자) - “우리는 분명한 것에 눈이 멀 수 있고, 우리 눈이 멀었다는 사실에도 눈이 멀 수 있다.” 대니얼 카너먼 (행동경제학자) - 《디자인된 중독Addiction by Design》의 저자 나타샤 슐Natasha Schüll은 슬롯머신 사용자가 머신존에 들어가려면 세 가지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즉, 슬롯머신 게임을 쉽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야 하고 Speed, 물 흐르듯 연속적으로 이어져야 하며 Continuity, 방해받지 않고 몰입할 수 있어야Solitude 한다. 먼저 '쉽고 빠른 진행을 위해 슬롯머신 디자인은 어떻게 진화 했을까? 기존의 슬롯머신은 레버를 위에서 아래로 당기는 다소 큰 동작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 동작을 반복하다 보면 사용자의 팔이 불편해지기도 하고, 게임도 더디게 진행되어 카지노 입장에서는 수익에 도움이 되지 들었다. 이를 개선하려고 슬릇머신의 작동 방식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버튼만 눌러도 릴이 돌아갈 수 있게 바꿔서 디자인했고, 이후부터는 쉽고 빠른 진행이 가능해졌다. 기존의 레버를 당기는 슬롯머신은 시간당 300판까지 가능했다면 버튼식 슬롯머신은 시간당 1200판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다. 버튼을 누르기조차 귀찮아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아예 자동으로 게임을 시작하게 해주는 슬롯머신까지 나왔다. 또한 게임이 물 흐르듯 연속적으로 이어지게 하려고도 디자인적으로 노력했다. '잭팟' 때 나오는 이벤트 효과마저도 게임의 흐름을 끊을 수 있다고 해 최대한 짧고 굵게 제공하는 것으로 바꾸었고, 심지어 사용자가 원하면 언제든 이벤트를 건너뛸 수도 있었다. 또 적은 액수의 판돈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슬롯머신도 늘렸는데, 갑자기 큰 손실이 나서 게임을 중단하는 경우를 줄이려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사용자가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슬롯머신 의 자 등도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했다. 또 게임 도중에 배가 고프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 카지노를 이탈하지 않게 근방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도록 카지노 내부를 디자인했다. 카지노는 시계나 창문, 거울이 없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모든 것이 사용자의 몰입을 해치기 때문이 다. 결국 슬롯머신은 사용자가 게임을 빠르게, 연속적으로, 몰입해서 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디자인했기 때문에 사람들을 중독에 빠뜨린다. 그리고 이런 슬롯머신 디자인 요소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SNS 디자 인의 방향성과 밀저하게 맞닿아 있다. - 기존 SNS 중독성의 대표적 원인은 앞서 소개한 '간헐적 보상'이다. 자신의 SNS 글에 대한 '좋아요와 댓글, 또 친구들의 새로운 소식이 예측하기 어렵게 오기 때문에 수시로 휴대전화를 확인해야 한다. 이런 예측 불가능함은 사용자에게 불안감을 준다. 휘발성 콘텐츠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늦게 확인하면 사라지기 때문에 더 자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사용자가 느끼는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기존 SNS 에서 사용자가 소식을 제때 확인하지 못해 발생하는 두려움, 이른바 포모FOMO 가 휘발성 콘텐츠에서는 극대화하는 것이다. 휘발성 SNS는 새로운 차원의 강박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 24시간마다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동그라미 탭은 마치 확인을 종용하는 휴대전화 알림의 진화된 버전 같기도 하다. 그리고 인스 타그램 스토리는 특별한 스크롤 조작 없이도 자동으로 차례차례 재생 되기 때문에 마치 넷플릭스에서 정주행하는 것처럼 볼 수 있어 기존 SNS의 피드보다 매력적이고 중독적이다. - "최초의 디지털 마약은 '좋아요'다.” 애덤 알터《멈추지 못하는 사람들》 저자, 뉴욕대 교수) - 페이스북은 2007년에 처음 '좋아요' 버튼 기능을 개발 완 료했다. 개발 초기의 명칭은 '멋져요 Awesome 였는데, 이 버튼이 바 로 출시되지는 않았다. 페이스북은 '멋져요' 버튼을 플랫폼에 넣을지 여부를 놓고 2년여 동안 고민했다. 특히 CEO인 마크 저커버그 Mark Zuckerberg가 '좋아요' 기능에 몹시 회의적이었다. 그 이유는 게시물 을 본 사용자가 댓글을 달고 공유해야 SNS상에서 활발한 소통이 이뤄 질 텐데, 단순히 '좋아요' 버튼만 누를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또 한 '좋아요' 수치를 작성자에게만 공개할지, 다른 사용자에게도 공개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다. '좋아요'를 많이 받지 못하면 낙담한 사용자가 게시물을 더 이상 올리지 않고 서비스를 떠날까 봐 걱정한 것이다. 이에 페이스북 데이터 분석팀은 '좋아요' 버튼에 대한 테스트 를 실시했고, 이 기능이 게시물의 댓글 수를 오히려 더 늘리는 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좋아요'를 많이 받지 못한 사용자는 '좋아요'를 받으려고 오히려 더 노력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 결과가 저커버그에게 보고되고 나서야 '좋아요' 기능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 사용자가 SNS에 게시물을 올리면 중독성 물질을 섭취할 때와 동일한 뇌 반응이 나타난다고 한다. 뇌에서는 도파민 생성 영역의 뉴 런이 활성화되고 도파민 수치가 상승한다. 자신이 올린 게시물에 '좋아요'를 받거나 댓글이 달렸다는 알림을 받으면 뇌는 도파민을 분비해 쾌감을 느끼고, 즉각적인 보상과 긍정적인 강화로 이어지면서 이를 끊 임없이 반복하려고 해 습관과 중독으로 자리 잡는다. 또한 SNS는 어느덧 온라인 사회의 지위를 나타내는 지표로 자리 잡았다. '좋아요' 버튼은 사용자가 올린 게시물을 보았고, 즐겼으며, 동의하고, 존중한다는 복합적인 감정을 게시자에게 함축적으로 전 달하는 방법으로 통용된다. 그래서 '좋아요' 버튼은 암묵적으로 합의된 사회적 신호의 역할을 한다. '좋아요'를 많이 받는 사용자는 자신의 우월한 사회적 지위가 공개되어 만족스러울 수 있지만 그만큼 명예를 손상하지 않고, 늘 '좋아요' 반응을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좋아요'를 받지 못하는 사람 역시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기 위해('좋아요' 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두 유형의 사용자 모두 자신의 예상보다 '좋아요'를 충 분히 받지 못하면 불안감과 당혹감을 경험한다. 개인 성적표를 받고 속앓이하는 수준이 아닌,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는 것으로 느낀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이 많이 쓰이는 젊은 층의 사용자에게는 특히 어려운 문제이다. - '좋아요'가 페이스북에서 처음 선보였을 때 이렇게까지 사회적으로 파장이 있을지 예상한 사람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겉보기에는 귀엽고 친절한 느낌의 '좋아요'가 이제는 온라인 사회에서 지위를 나 타내는 상징이 되었고 사용자의 우울증이나 불안감, 열등감을 일으키 는 원인이 되곤 한다. SNS를 이용하는 당신의 모습이 먹이에 집착해 레버를 광적으로 누르는 쥐의 모습과 흡사하다면 당신은 이미 디자인 트랩에 걸려든 것이다. - 기존의 리스트 뷰에서는 페이지 끝에서 다음 내용을 보려면 다음 페이지로 가는 버튼을 누르거나('페이지네이션 Pagination), '더 보기를 눌러야 했다(위 그림 참조). 당시 파이어폭스Firefox의 UI 디자이 너였던 아자 래스킨Aza Raskin은 이러한 번거로움을 단순하고 명쾌하 게 해결했는데, 사용자가 스크롤 동작을 계속하는 것만으로도 콘텐츠 를 끊김 없이 볼 수 있게 디자인한 것이다. 사용자는 이 기능의 편의성 에 크게 만족했고, 현재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서 이 기능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래스킨도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이 생겨났다. 사람들이 별생각 없이 반복적으로 스크롤 하다 보니 관성'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게 된 것이다. 반복적인 행동과 즐거움은 사용자를 머신존으로 쉽게 이끌고, 결국 습관적인 사용이 중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 “편리함의 대가는 자율성의 상실이다.” 데이비드 브룩스(뉴욕 타임스> 평론가) - 195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비행기 조종석에는 조종사와 부조종사, 기관사, 항법사, 무선통신사까지 5명이 있었다. 당시만 해도 비행기 조종은 많은 것을 신경 써야 했기 때문이다. 이후 무선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무선통신사가 조종석에서 사라지고, 또 네비게이션 시스템이 발 전하면서 항법사가 조종석을 떠났다. 1970년대 말부터는 자동화 장치가 생겨나면서 기관사 역시 사라져, 현재 조종석에는 조종사와 부조종 사 2명만 남았다. 기술의 발전으로 복잡한 일이 쉬워지고 자동화되면 서 컴퓨터가 사람을 대체했지만, 인간의 실수와 오류를 막아줘 비행기 사고율은 실제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조종사의 역할 역시 이제 비행 기를 직접 조종하기보다 자동조종장치를 감시하고 관리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이처럼 발전하는 기술 덕분에 조종사도 편해지고 비행 사고도 줄어드니 승객도 좋고 다행인 듯 보이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2009년 에어프랑스 A330기는 자동조종장치로 브라질에서 프랑스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륙한 지 3시간 만에 난기류를 만나 자동조종장치가 해제된다. 당황한 조종사가 판단 오류로 조종간을 당겨 비행고도를 상승시켰고, 이 때문에 비행 속도가 줄어들어 비행기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뒤늦게 실수를 알아차린 다른 조종사가 급하게 조종을 맡았지만 이미 상황은 늦었다. 실수한 조종사는 비행기가 바다에 떨어지기 직전까지도 무엇이 문제인지 몰랐다고 한다. - 알림의 근본적인 목적은 수시로 사용자의 관심을 서비스로 돌리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일에서 멀어지게 하고 방해하려는 목적이 숨어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내용이 있어 잠깐 들어갔다가 수많은 알림에 낚여 정작 하고자 했던 일이 예정보다 늦어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이런 알림을 가리켜 사용자를 방해하고 중독으로 이끄는 범죄 도구라고까지 지칭하기도 했다. - 사실 국내 온라인광고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의 대표적인 검색 포털 역시 초기에는 광고 영역에 노란색을 배경색으로 넣어 잘 구분되도록 디자인했다. 그러나 2015년 이후 광고 배경색이 점 점 옅어지다가 2019년 이후부터는 광고와 일반 검색 결과의 형태가 거의 흡사하게 디자인되었다. 현재는 광고를 구분하려면 조그만 광고 태그를 신경 써서 보는 수밖에 없다. 이렇게 일반 콘텐츠와 비슷하게 만드는 광고를 보통 네이티 브 광고 Native Ad' 라고 한다. 네이티브 광고는 현재 마케팅의 일환처럼 인식되어 포털사이트뿐 아니라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온라인서비스 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기법이 되었다. 그러나 사용자를 기만하는 측 면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 네이티브 광고를 다룬 한 실험 연구 에 따르면 실험 참가자 가운데 3분의 2 이상(67.9%)이 광고 태그가 붙은 네이티브 광고를 광고로 인지하지 못했으며, 제대로 광고로 인식한 비율은 17.5%에 불과했다 - 네이티브 광고의 목적과 효과 기업은 왜 이런 네이티브 광고를 제작하는 데 열을 올리는 것일까? 구글의 매출은 상당 부분 광고에서 발생하는데 사용자가 광고를 클릭하는 횟수에 비례해 광고비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검색광고를 광고답지 않게, 최대한 일반 검색 결과와 유사하게 만들고 혼동을 일으 켜 사용자의 클릭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광고디자인의 효과는 어떨까? 구글의 광고디자 인이 바뀌고 나서 최대 10.5%까지 클릭률Click -through rate이 증가했 다는 조사 결과가 있고, 많은 광고 전문가가 이 같은 디자인의 변화는 광고주와 구글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포털업체 역시 검색광고를 포함한 비즈니스 플랫폼의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 중이며, 광고의 개수와 비중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 가짜 정보는 사실을 전하는 뉴스보다 6배 더 빠르게 전파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리고 거짓이 포함된 트윗은 그렇지 않은 트윗보다. 70% 더 많이 리트윗이 된다. 가짜 정보는 애초에 의도를 가지고 그 럴듯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으로 만들어진다. 이를 퍼 나르기 쉽도록 디자인된 SNS에 업로드하면 순식간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사용자 사이에 퍼지게 된다. SNS에서 가짜 정보가 들불처럼 번지는 이유는 이를 만들어 올리는 사람과 이를 퍼 나르는 사람이 자극적인 정보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좋아요'와 '구독 수'를 올리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 관련 연구를 해온 시난 아랄Sinan Aral MIT 교수에 따르면, 가짜 정보의 새로움'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거나 분노하게 한다. 이런 새로움이 포함된 가짜 정보를 소셜미디어에 올리면, 온라인 속에서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이를 원하는 다른 사람에게 공유되어 계속 퍼지게 된다. 다시 말해 가짜 정보의 확산은 분노와 놀라움의 확산이라는 것이다. - 비영리 팩트체킹 기관인 풀팩트의 편집자이자 언론인인 톰 필립스Tom Philips는 《진실의 흑역사》에서 가짜 정보가 만들어지고 퍼져나가는 원인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진위 확인의 어려움(귀찮음) 16세기 탐험가들이 남아메리카 최남단 파타고니아에 키가 12척인 거인족이 산다고 떠벌릴 수 있었던 건 그것을 확인하기가 매우 어 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가짜 뉴스가 만들어지더라도 대부분 사 람은 소비만 할 뿐 그것의 진위를 확인해보려는 노력은 하지 않기 때문에 빨리 퍼질 수 있다. 가짜 정보의 순환 고리 여러 사람에게 퍼지면 집단지성으로 진위를 가려낼 가능성이 커지기도 하겠지만, 오히려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심쩍은 투 자 정보라고 생각했는데, 이 사람 저 사람 다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 면 그 정보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이다. 이처럼 같은 내용을 여러 사람 또는 여러 매체를 통해 반복해서 듣는다면 진위에 대한 의심을 거두게 된다. 확증편향 자신의 신념에 맞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향을 뜻한다. 이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경향인데, 가짜 정보에 쉽게 현혹되는 사람은 이런 확증편향이 강하다. 일관성의 원칙(인지부조화) 설사 정보가 허위였음이 밝혀지더라도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 잘 못되었음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정보가 가짜임을 인정하는 건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는 것이고 때로는 신념을 바꾸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신이 가짜 정보를 퍼 나른 사람 중 하나였다면 자신도 일종의 공범인 셈이므로 쉽게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 “함정을 파는 사람은 자기가 그 속에 빠지고, 돌을 굴리는 사람은 자기가 그 밑에 깔린다." 잠언 26장 27절 - "온전한 소통을 막는 모든 것은 사람들을 가르고 다투게 하는 장벽을 세워 민주적인 생활 방식을 위태롭게 한다.” 존 듀이(철학자) - "온라인 퀴즈는 우리가 자신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 같지만, 사실 광고주가 우리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 게 해주는 도구다.” 아람 신라이크(럿거스 대학 교수) - “중요한 것은 어디에 서 있느냐가 아니라 어느 방향으로 서 있느냐이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철학자) - 소설에 등장하는 '흰 토끼'는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로 가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하는데, 출판된 지 1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다양한 영화, 문학, 게임 등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록 유인하는 메타 포'로 많이 등장한다. 이 메타포는 인터넷 용어로도 등장하는데, 인터 넷 토끼굴 Internet rabbit hole'이 그것이다. SNS, 온라인쇼핑 등 인터넷에서 어떤 사소한 알림 등의 계기(흰 토끼)로 시작했다가 토끼굴에 빠져 밤을 꼴딱 새우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를 확장해 페이스북, 인스 타그램 등에 빠지는 것을 '페이스북 홀Facebook hole', '인스타그램 래빗홀Instagram rabbit hole'에 빠졌다는 식으로 많이 표현한다. - “가장 위험한 거짓은 적당히 왜곡된 진실이다." 게오르크 크리스토프 리히텐베르크(물리학자, 작가)
- 나는 리스크라는 단어의 어원을 조사해보았다. 어원은 리스크가 경제적 개념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작가인 친구에게 내가 발견한 것을 설명하자 친구는 이러한 질문을 던졌다. “리스크라는 단어가 존재하기 전에 리스크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친구는 리스크가 어쩌면 단순히 삶'을 의미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그의 추측은 마리엠이 리스크를 감수한다는 것은 단지 무언가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라고 말한 것과 일치한다. 이 아이디어는 책의 핵심 내용인 '살아온 삶이 당신 자신을 드러내는 것처럼, 삶은 당신이 감수한 리스크로 결정된다'라는 진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 영어 단어 '리스크risk'는 페르시아어, 아랍어, 그리스어에서 유래했으며, 군사 항해 관련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언어학자 헨리와 르네 카헤인Henry-Renée Kahane 부부는 리스크의 기원 을 페르시안 아랍어의 군사 용어인 로직rogik에서 찾았다. 이는 아랍 어인 리즈끄ris로 변화했다. 부부는 이렇게 기록했다. “리즈끄는 군 사 정부의 표현으로, 아랍 관료와 군인들이 새로 정복한 비잔틴 이 집트에서 자급자족하면서 생계를 유지했던 상황을 의미하는 말이 다. 그들은 정복한 땅에서 얻을 수 있는 물자들을 취하며 살아가야 했다.” 17세기 후반이 되자 이 단어는 비잔틴 그리스어 리지코hizlied, rizlk6 로 바뀌었다. 단어의 의미 역시 상당히 변해 더 이상 물자를 거두는 군인들의 권리가 아닌 생계 수단을 발견하려면 운에 의지해야 한다는 뜻으로 바뀌었으며, 마침내 일반적인 의미로 '기회 혹은 운명'을 뜻하게 됐다. 카헤인 부부는 아직도 리스크에는 과거처럼 군사 및 항해와 관련된 개념, 즉 '위험'과 '기회'라는 두 가지 의미가 들어 있 다고 설명했다. 페르시아 아랍어에서 시작된 이 단어는 뿌리 또는 암석을 의미하 는 그리스어 리자rizha와 절벽을 의미하는 라틴어 레시쿰resicum과 합 쳐졌는데 두 단어 모두 선박에 대한 잠재적 위협을 의미하는 항해 용어로 사용됐다. 리스크가 상업적 용도로 처음 사용된 분야는 해양산업이었다. 그 뒤 17세기경 이탈리아어로 위험을 의미하는 리스코 risko, 프랑스어 동사인 리스키risquer, 스페인어 리에스고riesgo, 포르투 갈어 히스쿠risco, 독일어 리지코isito로 변화했다. 우베 니야, 오이빈 드 솔버그, 기어 스베르 브라우트 같은 학자들은 이런 표현들이 신 항로 및 신대륙 개척 시기에 유럽 각국의 언어로 퍼져나갔다는 사 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16세기 사람들은 리스크 를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했다. 예를 들어, 1507년 즈음 중상층 독일 인들은 리지고rysigo라는 단어를 '경제적 성공을 위해 기꺼이 도전에 나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 비즈니스 전문 용어로 사용했다.” - 우리는 혼자 있을 때와 집단으로 있을 때 각각 다르게 행동한다. 사회과학자들은 이 현상을 '모험 이행 risky shit'이라고 부른다. 모험 이 행이란 집단의 구성원이 각자 독립적으로 결정할 때보다 집단으로 결정할 때 훨씬 위험한 선택을 하거나 보수적인 선택을 하는 등 더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는 현상을 뜻한다. 다른 말로 하면, 리스크는 사회적 현상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의 리스크 인식을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바꾸어놓는다.- MZ세대가 리스크에 접근하는 방식은 그들의 부모나 조부모의 방식과는 다르다. 새로운 세대의 리스크 태도는 직업 선택, 업무 성과, 쇼핑 행동, 투자 방향이나 정치적 선택 등 삶의 여러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세대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나이가 들면서 감당할 수 있는 적절한 리스크의 종류가 변한다. 둘째, 나이가 들면서 뇌의 활동 방식이 변화한다. 셋째, 가장 중요한 것은 각 세대를 특징짓는 경험이다. 아이들이 하는 경험은 대부분 새로운 것이므로 그들은 위험의 본질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다. 객관적 리 스크로 판단하면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한다고 할 수 있지만, 주관적 리스크를 기준으로 보면 어린 사람일수록 위험을 판단하는 방법을 배울 기회가 더 적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들은 얼마나 위험한지 몰라서 처음부터 그것을 리스크로 인식하지 않았던 것일 수 있다. 이것이 리스크 인식과 행동 사이의 격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10대들은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리스크를 감수하기로 악명이 높 다. 인생 경험도 부족한 데다가 두려움을 모르는 패기까지 있다 보 니 잘못될 만한 일을 저지르기도 한다. 여기에는 친구들의 압력도 한몫한다.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는 보수적인 의사 결정을 하기보다 는 모험 이행을 통해 더 위험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 로 이 시기를 거쳐 성숙해지면 위험한 행동은 줄어드는 편이다. 그 들이 성인 시기에 어떤 생활을 하는지는 10대 시절 리스크를 감수했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의해 달라진다. - 나이가 들면 몇몇 리스크에는 익숙해진다. 지식이 쌓이기 때문이 기도 하며, 피할 수 없는 죽음이 다가올수록 잃을 것이나 두려워할 것이 줄어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은퇴한 사람들은 직장 생활을 할 때나 회사를 경영할 때보다 자기 시간을 통제하기가 쉽다. 통제감이 있으면 리스크에 더 익숙해진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기성세대들은 평생 번 돈을 투자한 후 잘못될 때를 대비해 훨씬 튼튼한 안전망을 구비해놓고 있다. - 예일대학교의 켄 첸ken Chen 교수는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질문을 했다. “만약 당신이 미래를 보는 방식이 당신이 사용하는 언어에 좌 우된다면 어떨까?” 언어가 돈을 절약하고 미리 계획하는 능력에 영 향을 미칠 수 있을까? 언어가 운동, 담배, 콘돔 사용, 아니면 다른 좋 은' 혹은 나쁜 결정에 영향을 미칠까? 예를 들어 독일어는 내일 비 가 온다고 표현할 때 현재 시제를 사용한다. 반면 영어는 미래 시 제 조동사나 예정을 의미하는 단어를 추가해야 한다. 서부 그린란 드어인 카라리수트Kalaalisut는 미래를 표시하는 방법이 28개가 넘는다. 만다린어, 핀란드어, 에스토니아어는 시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첸은 사람들이 미래와 현재를 구분해서 표현하는 언어를 사용 할 경우 미래에 덜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가설을 가지고 실험을 진행했다. 그는 76개국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저축에 관한 태도와 그 에 따른 후속 행동을 비교했는데, 어떤 나라는 영어처럼 미래 시제를 철저하게 사용하고 어떤 나라는 만다린어처럼 미래 시제 표현이 희미했다. 그의 연구 결과는 놀라웠다. 미래 시제가 없는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현재와 미래 시제를 구분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보다 훨씬 미래 지향적이었다. 벨기에처럼 약한 미래 시제와 강한 미래시제를 동시에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언어가 은퇴자금 저축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첸은 “약한 미래 시제로 말하는 사람들은 연간 저축 가능성이 31퍼센트 더 높고, 은퇴 후 부를 축적할 가능성이 39 퍼센트 높으며, 흡연 가능성은 24퍼센트 낮고, 신체 활동을 활발히 할 가능성이 29퍼센트 높고, 의학적으로 비만일 가능성은 13퍼센트 낮다”고 결론지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약한 미래 시제를 사용하는 나라는 그렇지 않은 나라에 비해 저축을 연간 6퍼센트 더 많이 한다. 건강이나 성적 행동에 관해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강한 미래 시제로 말하는 사람들은 피임 도구나 콘돔을 사용할 가능성이 더 낮았다. 그 효과는 여성보다 남성 참가자들에게서 훨씬 강하게 나타났다. -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 sharia는 불공정한 이자율 부과 즉, 고리대금을 의미하는 '리바rib와 투기를 의미하는 위험 거 래 가라르gharal’를 금지한다. 원칙적으로 샤리아를 준수하는 금융은 리스크와 수익의 '공정한' 공유를 기반으로 한다. 이슬람 금융의 뿌 리인 공정성은 근본적으로 가치와 신념에 대한 문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산업의 도덕성에 관한 논란이 대두되 었음에도 이슬람 금융시장은 오히려 활기를 띠었다. 저명한 학자인 발리 나스르vali Nast는 2010년 저서 《이슬람 자본주의의 부상The Rise of Islamic Capitalism》에서 “이슬람 금융인들은 그들의 윤리 의식 덕분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했던 위험한 투자에 손을 대지 않았으며, 미래의 투자가들에게 한층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자랑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슬람 금융은 이자를 지급하는 대신 파트너십 구축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비즈니스 투자를 할 때 차입자, 대출자, 투자가가 지분 형태로 참여해 투자의 리스크와 보상 을 공유해야만 한다.” 나스르는 물론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고 지적한다. 사람들은 이 제도를 피해 이자 금액을 반영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는 등 우회적 해결 방안을 많이 마련해놓았다. 그렇지만 이슬람 금융에 관한 관심 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언가 중요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2006년에는 300개 회사가 약 140억 달러를 관리했는데, 톰슨 로이터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까지 샤리아 인증 기업은 56개국 의 1,389개로 늘어났고, 그들이 관리하는 이슬람 금융의 총자산은 2조 4,000억 달러라는 놀라운 규모로 성장했다. 이슬람 금융학자들은 투기가 예상치 못한 불공정한 손실을 초래해 결국 분쟁과 증오, 사회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것이 투기를 금지하는 이유라고 주장한다. 라이스대학교의 경제학 자 마흐무드 엘가말Mahmoud EL-Gamal은 투기를 금지하는 또 다른 이유 로 리스크 가격을 잘못 책정하면 거래시 경제적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 리스크는 단순히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건 아 니다. 번지점프를 하거나, 주택담보대출에 서명을 하거나, 대형 거 래를 마무리하거나, 질문을 던지거나, 무대에 오르는 것처럼 신체적 인 경험을 포함한다. 리스크를 감수하는 행동은 신체에 영향을 미치 고, 신체 반응은 다시 위협에 대처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쳐 우리가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 몸이 리스크에 대한 뇌 의 반응을 얼마나 많이 조절하는지 알면 놀랄 것이다. 리스크는 스 트레스, 전율, 불안, 걱정과 모두 연결되어 있다. 과학자들이 리스크 가 어떻게 신체와 뇌에 강력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는지를 이해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들어서다. 당신은 매운 음식을 먹으면 리스크 감내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듣고 있는 음악이나 실내 의 온도가 특정 리스크에 대한 감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혹은 방 안의 냄새에 따라 리스크 처리 능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난징대학교 심리학과 연구진은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리스크 추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하고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도박, 건강, 안전, 오락, 사고, 투자, 윤리적 결정 등과 관련된 리스크를 더 편안하게 받아들였다. - 단맛, 신맛, 쓴맛의 선호도에서는 이와 유사한 관계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들의 연구는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것과 리스크 추구에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힌 다른 연구 조사들의 주장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 이 경우에는 매운 음식의 선호도가 리스크를 감수하는 정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리스크 고정관념이 옳은 것으로 판명됐다. 심지어 연구 대상자들은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싫어하든 간에 매운 식을 먹은 직후에 리스크를 더 많이 감수했다. - 담배, 매운 음식, 냄새, 음악의 박자, 방 안의 온도 등 모든 종류의 예상치 못한 자극은 뇌와 신체에 작용해 위험을 회피하거나 기회를 포착하는 방법을 미묘하게 변화시킨다. 리스크 결정에 내재된 신경 생물학을 이해한다면, 당신은 리스크를 통제하고 더 좋은 의사 결정 을 할 수 있으며 주변 사람의 리스크 행동을 예측할 뿐 아니라 더 나 아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당신의 보스가 신규 대형 프로젝 트를 허가해주거나 당신을 승진시켜주기를 원하는가? 만약 그렇다. 면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으로 태국 음식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고, 종업원들에게 에어컨을 줄여달라고 한 뒤 매운 고추 요리를 주문하라. - 밀레니얼 세대의 논리는 이전 세대의 논리와는 다르다. 과거에 우리는 좋아하지 않는 일을 참고 견디는 것을 승진 사다리를 올라가기 위한 미덕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신세대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성취하는 데 필요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그들은 리스크를 다르게 정의한다. 이런 새로운 접근 방식은 불확실한 세계에 안성맞춤이다. 목적의 식은 모든 것이 격변할 때 우리를 지탱해주는 닻의 역할을 할 수 있 다(8장), 상황 통제력에 따라 리스크 인식과 태도는 변화한다 (9장). 주변의 혼란스러운 세계에서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지만 무엇을 선택할지는 통제할 수 있다. 이것으로 모든 젊은 세대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인 리더십 역할에 대한 욕구를 설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