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PS 2.0의 핵심은 NPS 조사를 통해 확인된 고객 불만 사항들에 대한 기민한 후속 대응을 통해 불만 사항 해결 및 재발 방지책 마 련(담당 조직의 정책 및 프로세스 개선, 담당자 교육 강화 등)을 가능케 하 는 체계(내부 루프)를 구축하고, 나아가 해당 문제에 대한 완전한 해 결을 위해 전사 사업 전략 및 비즈니스 모델의 개선을 추진하는 체 계(외부 루프)를 구축하는 것이다. 또한 경쟁사들과의 정기적 비교 를 통해 자사 NPS의 상대적 경쟁 지위 및 개선 시급성을 명확히 파악하고 전사 단위 개선 목표 및 전략을 수립하는 것(하향식 NPS), 주요 고객 접점별 상시 NPS 수집 활동을 통해 즉각적 개선을 추구 하는 체계(상향식 NPS)를 병행 운영하는 것 역시 NPS 2.0이 강조하 는 핵심 사항이다.
- NPS 2.0을 제시한 지 10년이 지나 프레드 라이켈트와 베인 연구 팀은 신작 《목적으로 승리하는 기업>을 통해 한 단계 더 업그레이 드된 NPS 3.0을 다시 세상에 내놓았다. 프레드 라이켈트가 들어가 는 글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 책은 그와 베인 동료들, 그리고 NPS 를 도입하여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전 세계 고객사들이 지난 20년간 축적한 경험과 교훈들이 집대성된 책이다. 그는 자신에게 허락된 삶이 다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NPS와 관련된 자신의 아이 디어를 세상에 남겨두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NPS가 많 은 기업에서 쓰이고 있지만 그 실행 방식은 여전히 잘못된 경우가 많고, 디지털 시대에는 그 영향력이 줄어든다는 견해에 대한 해법 을 제시해야 했으며, 마지막으로 여전히 지수 자체를 목적으로 인 식하는 오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이 때문인지 이 책은 그의 전작들이 주로 '무엇을What', '어떻게How' 할 것인지에 대 한 담론과 방향을 제시한데 비해 '왜why'에 대한 대담한 화두를 던 지고 있다.
- "누구나 위대해질 수 있습니다. 누구나 봉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는 마틴 루터 킹의 말을 떠올려보라. 이러한 기준에서 분명 다른 사람을 위한 의미 있는 봉사가 우리의 위대함과 궁극적인 목 적을 진정으로 측정하는 방법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위한 의미 있는 봉사란 매우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위대함을 측정할 때는 보통 측정이 쉬운 재무지표를 이용하는 걸 당연시해온 것이다.
- 기업이 재무적인 성공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아 추구하면 종종 위대한 기업의 길로 가기보다는 고객과 직원을 학대하고 조종하는 관행으로 이어지고, 이는 고객과 직원의 존엄성과 복지를 약화시 킨다. 전통적인 금융 자본주의적 기업에서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도덕적인 부분에서 의문이 생기는 업무 관행으로 이익을 창출하 는 것을 생각해보라. 차량 반납 연체료를 과도하게 부과하는 렌터 카 업체,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을 노리는 대부업체, 은퇴한 노년 층에게 복잡하고 위험한 투자 상품을 강권하는 금융 중개업자, 비 보험 환자에게 3배씩 치료비를 부과하는 일부 병원, 고객이 제대로 이용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환불이 어려운 이용권을 판매하는 많은 헬스 클럽 등 이런 예는 수없이 많다.
- 다시 한번 말하지만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는 많은 통찰이 담겨 있다. 짐 콜린스는 특별한 천재성으로 곧 한계를 드러낸 그 기업들의 사례에서조차 매우 유익한 교훈을 도출해냈 다. 그가 밝혀낸 교훈은 오늘날 일반적인 경영 지식과 경영대학원 커리큘럼에 각인되어 있고, 마땅히 그럴 만한 내용들이다. 적합한 사람을 버스에 태워라,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 전 략 플라이휠을 돌려라, 크고 위험하고 대담한 목표를 추구하라, 단 계5의 리더가 되어라 등 전부 뛰어난 생각이다. 하지만 짐 콜린스 의 통찰력 있는 분석과 연구 결과에 관한 생생한 표현도 위대한 기 업으로 선정된 대표기업이 성공을 이어나가게 할 수는 없었다. 위대한 기업의 경영 공식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고, 회복력 테스트 를 통과하지 못했다.
- 이를 통해 내가 배운 것은 '위대한 목적을 품지 않은 기업은 위대해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NPS의 프레임워크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을 보완하며, 일부 취약한 부분을 채워 넣는다고 생각한다. 짐 콜린스 는 재무 성과로 위대함을 정의하는 금융 자본주의 사고방식을 택 했다. 나는 승리하는 목적을 기준으로 위대함을 측정하라고 제안 한다. 짐 콜린스는 리더가 열정을 가진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 했지만, NPS는 열정을 가질 가치가 있는 (그리고 계속해서 승리하게 해 주는) 주요 목적은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이 라고 생각한다. 짐 콜린스가 간과한 한 가지 중요한 통찰은 그 유 명한 플라이휠이란 로열티 경제학 Loyalty economics에서 힘을 얻지 못 하면 계속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관점을 뒷받침해주는 증거 들은 곧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어쩌면 오늘날 고객이 그렇게 엉망인 서비스를 받는 이유는 그 래도 참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이 나쁜 이익을 얻으려는 데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건 불편한 일일 수 있고, 거래 회사를 바꾸는 데 에는 시간과 노력이 든다. 하지만 고객이 문제 제기를 하지 않으면 기업의 나쁜 관행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나 마찬가 지이다. 그리고 다음 고객이 마찬가지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 할 때 부분적으로나마 책임을 느껴야 한다. 나는 거래 은행을 바꾸 기까지 그렇게 오래 걸렸고, 그만큼 게을렀다는 점에 대해 자책하 고 있다. 고객을 사랑하지 않고, 앞으로도 사랑하지 않을 기업에 안 주하며, 거래를 계속하는 건 고객인 우리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다. 우리는 더 나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 친구와 가족이 열성 적으로 추천하는 기업을 찾아보면 된다. 경영자들에게도 조언한다. 반드시 고객이 열성적으로 추천하는 그런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 우리는 본사가 기본적으로 현장을 지원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생 각을 받아들였다(대부분 조직에서는 반대로 현장이 본사를 지원하게 한다). 그 이후 베인 최고경영진의 주요 미션은 일선 팀이 고객을 위해 우 수한 성과를 내도록 돕는 것이 되었다. 여기에 내재된 어려움은 일 선 팀이 우수한 성과를 내도록 재능 있고 기량이 뛰어난 직원이 계 속 현장에서 업무를 지휘하게 하는 일이었다. 즉 고객과 직접 함께 일하게 하는 것이다. 대부분 기업에서는 가장 재능 있고, 야망이 큰 직원이 승진해 본사로 이동하며, 최고경영진이 되는 길로 나아간 다. 이들은 그 과정에서 지원 부서를 책임지는 힘 있는 자리를 맡 아 보상을 얻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은 필연적으로 고객에게서 멀어진다. 매일 고객을 대하며 일하는 업무와 거리가 생기면 고객에게 뛰어난 가치를 전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결정과 정책이 무엇 인지, 직원이 우수한 성과를 내도록 도울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 지 아는 것이 어렵다.
베인은 근본적으로 본사를 없앰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우 리는 3년마다 매니징 파트너managing partner (일반 기업의 CEO 역할 수행) 를 뽑는다. 한 사람이 3번까지는 연속으로 맡을 수 있지만, 아직까 지 그런 적은 없다. 매니징 파트너는 보통 재택 근무를 하기 때문 에 베인에는 공식적으로 본사가 없다.
같은 관점으로 고객을 마주하는 리더에게 채용과 직원 교육 같은 핵심 지원 부서의 역할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요청한다. 중요한 행정 업무인 오피스 대표office head, 프랙티스 리더practice leader, 보 상 및 승진위원회(일반적인 기업에서는 종종 권력의 핵심이다) 위원은 대 부분 파트너들이 돌아가면서 맡아 해당 역할이 지닌 서번트 리더 십servant leadership 속성을 강화하지만, 행정 업무를 맡은 파트너도 업 무 시간의 최소 절반은 직접 고객을 위해 일해야 한다.
베인은 이러한 철학을 기반으로 직원에게 보상한다. 일반적으로 고객과 함께 일하는 업무 담당자가 행정 업무 담당자보다 급여가 더 높다. 이는 고위직부터 그렇다. 밋 롬니가 다음 세대로 경영진 을 교체했을 때, 우리는 서번트 리더로서 매니징 파트너가 사내에 서 가장 많은 급여를 받는 건 절대 안 된다는 것에 동의했다. 매니 징 파트너의 업무는 파트너들이 고객을 위해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 업무를 지시하거나 파트너들을 위해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나는 다음의 내용을 강조해서 말했다. 이것이 핵심 생각이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 고위직의 주된 미션은 고객의 성공을 위해 일선 직원을 돕는 것이다.'
- 핵심 요점을 분명히 해두자. 팀원들의 피드백과 상향식 평가가 승진자를 결정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다. 사실 승진과 관련된 결 정은 여러 측면을 고려하므로 팀원은 이를 평가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하지만 승진 대상자로 고려되기 전부터 상향식 피드백이라 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팀 리더가 얼마나 회사의 가치를 잘 따 르는지, 그래서 신뢰와 존중할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팀 에서 가장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당한 힘을 팀원들에게 위임함으로써 조직 내 모든 직급에서 회사의 가치를 따르는 리더만 더 큰 힘과 권위를 가지는 자리로 승진할 수 있도록 만든다.
이런 방식은 급진적인 프로세스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조직 의 고위 관리자가 권한을 양도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특히 개인의 운명이 회사의 운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나는 이런 방식을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질문하고 싶다.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겠다고 진지하게 고려하는 모든 기업에서 이와 비슷한 프로세스를 채택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는 무엇인가?'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고 싶다면 어떤 조직에서건 이러한 승진 프로세스를 보편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마음 깊이 믿는다. 그래서 베인은 '순추천직원지수Net Promoter for People'라 명명 한 업무 전략을 설계했고, 고객에게 판매하고 있다.
- 디스커버가 직원의 영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사용하는 접근법 가운데 마지막으로 살펴볼 흥미로운 측면은 서비스 담당팀의 운영 방식이다. 일반적인 기업의 콜센터는 하나의 팀이 25~30명으로 구성되는데, 디스커버는 한 팀에 단 16명 정도만 배정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하지만 콜센터의 탄력 근무 일정과 개인별 코칭 시간이 많은 점까지 고려하면 실제 근무 중인 팀원의 수는 보통 12명 정도 이다. 우연이겠지만 이 숫자는 미 육군 특수부대 작전팀의 규모와 유사하다. 특수부대 작전팀은 이러한 규모로 운영할 때 높은 수준 의 진취성, 자기신뢰, 성숙함, 지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12 명이라는 숫자는 또한 사우스웨스트 항공 지상근무팀의 규모와도 같은데 다른 항공사의 일반적인 지상근무팀 보다 훨씬 작은 규모이다. 이러한 팀원 수는 앞서 설명했던 티모바일의 고객 서비스 담당팀의 규모도 떠오르게 한다.
이들 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팀의 규모가 작으면 팀을 구성하 는 각 개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팀의 성공을 위해서는 모든 팀원 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순전히 재무적인 관점으 로만 보면 팀의 규모가 큰 편이 효율적이다. 저임금 단순 업무 직 원 그룹을 인건비가 비싼 한 사람의 관리자가 이끌 수 있기 때문 이다. 하지만 디스커버의 경험에 따르면 직원에게 영감을 불어넣 고 고객을 사랑하는 가장 좋은 방식은 팀을 소규모로 운영하는 것이다.
- 고객 자본주의로 향하는 움직임을 지원하려면 회계 방식의 대대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고객이 열광하는 회사의 비밀》을 함께 집필한 롭 마키는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발표한 칼 럼에서 주목할 만한 주장을 펼쳤다." 한번 생각해보자. 현재 우리 가 사용하는 회계 기준은 철로를 건설하고 제조업 공장을 세우고, 공장의 기계류를 설치하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금융 자본이 필요 하던 시절에 수립된 것이다. 그런 구식 패러다임의 영향을 받아 모든 잉여 가치가 투자자에게 귀속되고 회계상 이익은 결코 자본의 비용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자원을 이렇게 엉망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회계사는 고정 자산을 자본화하고 시간이 흐르면 가치를 절하하 는 방법에는 완벽하다. 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새 로운 시대에서 제조업과 자본재는 경제의 극히 일부를 차지할 뿐 이다. 이제 미국 경제의 80퍼센트 이상은 서비스 부문이 차지한다. 서비스 부문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스타트업이며, 이들이 미래 경제를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스타트업은 철로를 건설하거나 용광로를 구매하기 위한 자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심지어 컴퓨터 서버를 배치할 선반을 구매할 자본조차 필요하지 않다. 컴퓨팅은 이제 클라우드 기술을 이용해 대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자본은 예전보다 훨씬 적다. 그리고 자 본이 필요하다고 해도 그 자본은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코드, 공급 망, 회사 평판(그리고 평점),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그들의 로열티를 얻는 등의 무형 자산을 얻기 위한 투자에 사용된다. 이러한 고객 자산의 가치는 구식 회계 기법으로는 효과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 확보한 고객이 몇 명인지조차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기업이 많 다. 게다가 바로 그런 기업이 회계사에게 부적격 감사를 받는다. 즉 오늘날의 회계는 너무나 고객 중심적이지 않아서 얼마나 많은 고 객이 재구매를 위해 해당 기업을 다시 찾고, 친구를 데려오는지에 관한 정보는 물론이고, 고객이 얼마나 확보되어 있는지조차 신경쓰지 않는다.
청년 기업가들에게 구식 자동차를 운전하라고 요구할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그런데 그들이 창업한 회사를 상장하면 구식 자동차 같은 회계 기준을 따르라고 요구한다.
- 아마존, 코스트코, 츄이 같은 기업은 이미 고객 기반 회계를 시행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이미 획득성장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계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츄이는 기업 상장 증권보고서에서 전년도 고객층의 구매가 120퍼센트 늘었다고 보고했다. 이 계산은 획득성장의 첫 번째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요소는 이미 순매 출유지율NRR, Net Revenue Retention이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다.
전쟁과도 같은 시장에서 시험을 마친 이 통계는 현재 여러 산업 에서 사용되며,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software as a service 업체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특히 잘 알려져 있다. SaaS는 신흥 산업으로 세일즈포스Salesforce, 서비스나우serviceNow, 워크데이workday, 드롭박스 Dropbox, 줌Zoom 등의 기업이 이 업계에 속한다. 순매출유지율은 성장 의 질과 지속가능성을 측정하는 지표이기 때문에 중요한데, 순매출 유지율이 SaaS 기업가치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SaaS 캐피털은 순매출유지율이 1퍼센트 증가하면 다음 5년에 걸쳐 기업가치가 총 15퍼센트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SaaS 기업의 가치는 대체로 연간 환산매출annualized recurring revenues 의 멀티플을 바탕으로 평가된다. [도표 5-9]에서 볼 수 있듯이 순 매출유지율은 기업가치 평가 멀티플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상장 된 SaaS 기업의 순매출유지율이 130퍼센트가 넘으면 순매출유지 율 110퍼센트 미만인 기업의 매출 멀티플보다 2배 이상 높은 가치 를 평가받는다. 이 업계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잘 조율된 고객 로 열티 기반의 성장엔진보다 더 수익성이 높고 지속가능한 성장 추 진 요인은 없다는 걸 알고 있는 듯하다.
- 획득성장의 두 번째 요소(대체로 훨씬 작은 요소이다)는 신규 획득고객 매출ENCR, Earned New Customer revenue 이다. 신규 획득 고객 매출은 기존 고객의 추천과 소개로 획득한 신규 고객에게서 발생하는 매 출을 정량화한 것이다. NPS 프리즘에서 이 요소를 정량화하기 시 작했고, 경쟁사들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예컨대 신용카드 업계 상위 12개사에서 기존 회원의 추천이나 소개로 새 로 카드를 발급받은 회원의 비중은 기업별로 달라서 적게는 8퍼센 트에서 많게는 31퍼센트에 이르렀다. 당좌예금과 저축예금 계좌 를 살펴보면 미국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곳은 신규 고객의 비중이 53퍼센트였다. 성장이 빠른 기업 중 신규 획득 고객 매출이 놀라울 정도인 90퍼센트에 달하는 회사도 있었다. 신규 획득 고객 매출 수 치가 이렇게 다양한 것을 보면 기업의 임원이 이러한 질적 성장의 요소를 정량화하고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이 를 위해서는 열심히 노력하고 혁신해야 한다.
- 판매 수수료를 주의하라. 많은 기업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판 매할 유일한 방법이 일선 직원에게 높은 판매 수수료를 지급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렇게 하 면 영업사원들이 고객에게 과도한 혜택을 약속하고, 부적절 한 제품의 판매를 밀어붙이고 당장 구매하지 않을 것 같은 고객을 무시하게 된다. 하지만 애플 리테일처럼 고객 로열티 가 높은 기업은 영업사원에게 판매 수수료를 전혀 지급하지 않고도 엄청난 매출을 기록한다. 티모바일, 코스트코, 디스커버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판매 수수료에 크게 의존하면서 뛰어난 성과를 내는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판매 실적이 안 좋은 기업이 있다면 그건 경기가 나빠서 혹은 영업팀이 부진해서가 아니라 제품 의 품질이 떨어지거나 서비스가 그저 그렇거나 전반적인 고객 경험의 품질에 비해 가격이 과하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 다. 여기에 힌트가 있다. 판매 수수료를 없앤 신규 기업이 업 계에 진입해 판매 수수료에 의존하는 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바꾼 경우가 많다. 매트리스 업계(속임수, 함정, 판매 수수료 기반 의 영업팀을 활용)에서 고객은 디지털 판매를 기반으로 하는 캐 스퍼Casper, 터프트 앤드 니들Tuft & Needle, 퍼플Purple 같은 기업이 새로 등장할 때까지 형편 없는 경험을 해야 했다. 겉만 번드르 르한 안경회사들은 와비파커의 매복 공격을 받았다. 낡은 영업 방식을 고수하던 증권거래 중개회사는 찰스 슈왑, 뱅가드, 피델리티가 나타나면서 대체되었다. 시장을 바꿔버린 신규 기 업의 공통점은 판매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 업의 경영자로서 반드시 판매 수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면 장기적으로 고객이 만족하지 못할 때는 그것을 회수해야 하고, 이로 인해 후한 반품과 환불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는 걸 기억하라.
신규 고객에게 판매하기 위해 투자한 노력에 대해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고객이 재구매를 할 때 반복적으로 수수료 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고정 판매 수수료 제도를 도입하라.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면 영업팀은 장기 고 객이 될 손님을 목표로 솔직하게 제품을 홍보하고, 고객도 현 실적인 기대를 가질 수 있다.
- 우리는 이미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와 그 대표기업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이미 확인한 것처럼 여기에 속하는 많은 기업이 그리 오래지 않아서 어려움에 빠졌다. 짐 콜린 스는 후속으로 쓴 책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How the Mighty Fall>에서 이들 기업의 몰락은 임원들이 거만해지고, 성공에 도취되 고, 무원칙으로 더 많은 것을 얻으려 할 때 시작되었다고 결론 내 렸다. 그의 의견이 대체로 맞다고 생각하지만, 오만함과 탐욕은 별개로 하고, 이런 기업의 임원들도 일정 부분 금융 자본주의 체제 의 희생자라고 생각한다. 금융 자본주의는 전통적으로 단기적인 분기별 성과와 성장에 대해 보상한다. 성장의 질이나 지속가능성은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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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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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이용의 원천은 여가 시간의 양이며, 여가 시간이라는 옹달샘을 미디어들이 나누어 가지는 것이다. 급격한 사회 변 화 속에서도 사람들은 자신이 해왔던 대로 소비 행태를 유지하고 있 었다. 물론 연령별, 시기별로 이런 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은 충 분히 있지만, 오랫동안 사용해온 이용 습관이 급격하게 변할 가능성 은 생각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 라그하반 부사장은 "새로운 이용자는 우리가 익숙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지 않다. 그들은 키 워드를 입력하지 않거나 색다른 검색어를 활용하며 발견형 콘텐츠를 찾아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발견형 콘텐츠'는 결국 틱톡의 콘 텐츠 추천 방식을 의미한다. 틱톡은 이용자들이 피드를 훑으며 좀 더 소비하는 콘텐츠의 패턴, 즉 선호를 학습하고 적절하게 추천해준다. 그래서 굳이 검색어를 입력하지 않고도 나름대로 만족감 있는 콘텐 츠 소비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용자들의 이른바 '귀차니즘'을 고려 한다면, 훨씬 더 편리한 방식이라 하겠다."
- 메타에서는 페이스북의 피드를 틱톡처럼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 려졌다. 미국의 IT 전문 매체 <버지 The Verge>에 따르면 2022년 상 반기에 유출된 페이스북 내부 메모에서 이 같은 지시가 이뤄졌음이 드러났고, 이는 틱톡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강력 대응하는 셈이다.
인스타그램이 릴스(Reels)에 초점을 맞추며 틱톡을 더 닮아가는 상황에서, 페이스북 담당 임원들은 비슷한 방식의 변화를 통해 정체된 페이스북 앱의 성장을 반전시키고 젊은 층을 다시 유인할 수 있길 바란다고 한다.
-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변화로 본 소셜과 미디어의 분화
페이스북의 홈 탭과 피드 탭 분리의 의미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2022년 7월 21일 페이스북 포스트를 통해 페이스북 앱의 변화를 소개했다. 여기에 페이스북의 진화 방향이 간결하지만 정확하게 담겨 있다. 저커버그의 포스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페이스북 기능 중 하나가 친구들 의 포스트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피드 라는 탭을 론칭한다. 이 탭에서 여러분은 친구, 그룹, 페이지의 포스트 를 시간순으로 볼 수 있다. 페이스북 앱에서 '홈' 탭은 개인화된 피드 다. 디스커버리 엔진이 앞으로 여러분이 가장 좋아할 콘텐츠를 추천 할 것이다. 반면 '피드' 탭에서는 앞으로 여러분의 페이스북 경험을 맞 춤형으로 꾸미고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페이스북 앱에서 '피드' 탭은 한국 이용자에게도 적용되었지만 '홈' 탭은 아직 한국 이용자에게 추천 콘텐츠(suggested for you)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추천 콘텐츠는 소셜 그래프와 무관하게 틱톡 방식 으로 추천되는 콘텐츠를 말한다.
피드 탭은 다시 '모두', '즐겨찾기', '친구', '그룹', '페이지' 탭으로 구별된다. 구별된 탭 중 '즐겨찾기'를 통해 이용자는 자신에게 중요한 포스트 생산자를 선별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 하지만 친구, 팔로 잉, 구독 페이지 등의 수가 많은 페이스북 이용자는 '피드' 탭을 통해 시간순으로 페이스북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시간순 피드는 과거 페이스북 서비스 초기에나 작동할 수 있었던 방식이기 때문이다.
- 틱톡 추천 알고리듬이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디스커버리 엔진에는 소셜 그래프가 필요 없다. 디스커버리 엔진은 이용자가 어떤 집단에 강한 친밀감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이용자의 콘텐츠를 더 선 호하는지 등 타인의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 소셜 그래프 정보는 페 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이 지난 18년 동안 구축한 데이터 자산이다. 광 고 운영자들은 이 값진 데이터 자산 위에서 극대화된 타기팅 광고 효 율을 경험할 수 있었다.
홈 탭으로의 무게중심 이동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소셜 그 래프라는 데이터 자산과 작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또 가장 강력한 수익 모델에서 단계적으로 힘을 빼고 새로운 수익 모 델을 찾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 단계적으로 힘을 뺀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의미다. 페이스북은 2022년에 홈탭 피드 중 15%를 이용자의 소셜 그래프 범위 밖의 콘 텐츠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이 수치는 2023년 하반기 30% 이상으 로 증가한다. 다시 말해 홈 탭은 처음부터 틱톡의 추천 피드와 동일 하게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당분간 소셜 그래프에 크게 의존할 예정 이다. 다만 그 비중을 매년 축소한다는 것이 페이스북의 계획이다. 이 피드 구성 원칙은 인스타그램에도 유사하게 적용된다.
- 메타의 실적 발표 및 순이익 하락의 원인
메타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된 날이다. 발표 중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1%p 감소했다는 점이다. 2012년 기업 공개 이후 메타의 매출이 처음으로 감소했다. 매출 및 순이익 하락에 는 세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기업의 광고 지출 감소로 이어졌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구글은 광고 매출을 성장시켰다.
두 번째, 애플의 쿠키 금지 정책인 ATT(App Tracking Transpar- ency)의 영향으로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의 광고 효율성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광고 매출도 감소했다. 구글 검색 광고 및 유튜브 광고와 달리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광고는 이용자의 행위 데이터에 기초 한다. 메타는 이 데이터를 아이폰에서 더 이상 수집할 수 없는 상황이 다. 애플의 ATT는 메타의 광고 비즈니스에 치명적 손실을 의미한다. 세 번째는 틱톡이다. 틱톡은 광고 매출 관점에서 메타에 가장 큰 위협이다. 2022년 틱톡의 광고 매출 전망치는 2021년 대비 200% 성 장이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틱톡의 광고 매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하 고 있다. 기업이 틱톡에 광고비를 지불할 때 대다수 기업은 이미 확정 된 광고 예산의 재배분을 통해 틱톡 광고비를 마련한다. 다시 말해 인스타그램 또는 페이스북 광고비를 일부 줄이고 그만큼 틱톡 광고비를 늘린다.
앞으로 메타에 이런 매출 및 순이익 하락 추세는 더욱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 방금 살펴봤던 세 가지 매출 하락 원인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두 번째, 세 번째 원인은 서로 강화 효과 를 보이면서 메타의 매출 하락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포 스트 보도에 따르면 메타 직원의 사기는 크게 떨어지고 있으며 매출 및 순이익 하락에 따른 해고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한다. 내부 동력을 상실하면 현재 메타가 전력을 다해 추진하고 있는 메타버스 전략의 현실화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실적 발표 때 마크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미래에 대해 매우 중요한 언급을 했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뉴스 피드에서 친구 및 팔로잉 관계와 무관한 AI 추천이 차지하는 비율이 현재 약 15% 수준이며, 인스타그램 피드에서는 조금 더 높다고 했다. 나아가 2023년 후반부에는 이 비율이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인스타그램 과 페이스북의 재편 방향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또한 매출 감소 소식에 묻혀버렸다.
-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의 틱톡화는 장기적으로 옳은 결정이다.
그러나 틱톡화 과정은 그렇게 쉬워 보이지 않는다. 페이스북이 피드 탭을 도입하면서 앱 이용의 복잡성이 증가한 것처럼 인스타그램 앱은 앞으로 더욱 복잡해지고 이용자 경험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좋았던 과거를 그리워할 수 있고, 일부 영 향력 큰 인플루언서는 제너와 카다시안 같은 저항을 조직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규모의 이용자가 틱톡으로 중심 플랫폼을 옮 길 수도 있다.
- 메타의 새로운 전략이 의미하는 것은 소셜과의 작별
틱톡은 스스로를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라 규정한다. 스냅은 자신을 '카메라 기업'이라 부르고 있다. 비리얼(BeReal)"은 "또 다른 소셜 네 트워크 서비스가 아니다(Not another social network)"라며 소셜 미디 어로 분류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셜 미디어의 시대는 끝난 걸까?
아직 소셜 미디어의 몰락을 주장하기는 이르다. 페이스북과 인스 타그램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수인 40억 명의 이용자를 연결하는 네 트워크 서비스다. 저커버그도 "우리가 하는 일인 소셜 파트는 계속 남아 있을 것이며, 우리가 지금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메타에게 있어 소셜 기능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그 때문에 악시오스(Axios)의 스콧 로젠버그(Scott Rosenberg)가 말한 "소셜 네트워킹 시대가 끝날 무렵(sunset)”이라는 표현에 쉽게 동의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페이스북에서 '전체 공개' 중심의 뉴스피드 시대는 그 끝 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미 지난 수년 동안 인터넷 대화 중 많은 부분이 피드에서 커뮤니티, 그룹, 그리고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로 이동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틱톡이 등장하면서 소셜 미디어 지형을 최종적으로 바꾸고 있다. 틱톡에도 수많은 댓글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댓글의 대부분은 해당 영상에 대한 불특정 다수의 공감 표현이지 친구 사이의 공감 표현이 아니다. 댓글의 성격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도 사적 대화 공간이 공적인 피드가 아닌 DM, 메시징 서비스로 이동했다고 판단하고 이 경향을 더욱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소셜 미디어가 세상을 연결한다는 꿈은 이제 끝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2세대는 전통 소셜 미디어에 관심이 없다. 젊은 이용자는 여러 개의 메시징 서비스를 이용하고 트위치, 디스코드 등 특수한 커 뮤니티 서비스를 활용한다. 이러한 사적 대화 공간과 정반대되는 영 역에 틱톡이 위치한다. 틱톡의 추천 알고리듬은 이용자의 사회 관계 망과 무관하게 작동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틱톡의 추천 알고 리듬을 얼마나 정교하게 복사할 수 있을지는 판단하기 쉽지 않다. 또 그 변화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이용자가 어떻게 평가할지 예상하거나 판단할 수도 없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자신의 서비스의 출발점 또는 뿌리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 소셜 그래프에 기초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피드는 개인 정보 침해 이슈 및 확증 편향 이슈 등을 만들어왔다. 메타의 개인 정보 침해 문제는 한편으로 애플의 ATT 정책으로 이어졌고, 다른 한편으로 미국 및 유럽 규제 당국의 강력한 기업 감시를 가져왔다. 메타가 소셜 그래프와 작별한다는 의미는 메타의 절대 반지 타기팅 광고'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타기팅 광고의 높은 효율성은 제3자 쿠키 등 방대한 이용자 데이터와 함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소셜 그래프의 관계망 데이터를 결합한 데 기초하기 때문이다. 메타는 애플과 규제 당국의 공세로 제3자 쿠키 데이터를 포기할 수밖에 없고, 틱톡과 경쟁하기 위해 스스로 소셜 그래프 관계망 데이터를 버리고 있는 셈이다.- 애플의 쿠키 추적 금지 정책(ATT) 이후 타기팅 광고의 효율은 크게 떨어지고 있으며 그 영향으로 메타와 트위터, 스냅(Snap)의 광고 매출이 감소했다. 스냅은 2022년 2분기 1일 활성 이용자 수(DAU)가 18% 증가해 3억4,700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역설적이게도 매출 감소를 이야기한다. 메타의 경우도 동 기간 이용자 수는 1,000만 명 증가했지만 매출은 1% 감소했다.
- 메타가 인공지능 추천 피드의 비율을 높이겠다는 것은 메타 스스로 소셜 그래프 기반 타기팅 광고 매출 비중을 줄이고 인공지능 추 천 피드용 광고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이행 과정 은 디지털 광고 시장에 공백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타기팅 광고는 메 타와 스냅,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 서비스 기업에만 익숙한 광고 형태 가 아니기 때문이다. 수많은 기업이 타기팅 광고나 퍼포먼스 마케팅에 익숙하다.
광고주가 소셜 미디어의 변화에 맞춰 AI 추천 피드에 어울리는 새로운 광고 형식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데 많은 적응 시간이 요구 될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의 틱톡화 또는 소셜 미디 어에서 AI 추천 피드의 강화는 브랜드가 소셜 미디어에서 광고를 집 행하는 방식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 영향은 2023년까지 점점 더 강화될 것이다.
- 메타는 지금까지 확보한 막강한 소셜 그래프 위에서 전사적으로 집중 해 메타버스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메타가 메타버스 전략에 올인하 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메타가 구글과 애플의 시장 지배력에서 벗어 나기 위한 수단으로 메타버스를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 시 장은 현재 애플과 구글이 길목을 장악하고 있으며, 그 결과 애플과 구글은 모바일 시장의 작동 원리를 규정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 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의 ATT다. 메타는 이를 벗어난 새로운 시장 질서를 만들고 싶어 한다.
이를 위해 메타에는 두 가지가 절실하다. 첫째, 새로운 시장을 혼 자 힘으로 만들 수 없기에 메타는 다양한 기업을 구매(M&A)하면서 전략 실행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 둘째,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기까지 견디기 위해 현재의 매출 구조가 강력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저커버그는 새로운 메타버스 시장 질서가 완성되기까지 15년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그 때문에 기업 메타는 최소 10년은 탄탄한 수익 구조를 유지 및 확대해야 한다.
그런데 메타는 이 두 가지 모두에서 장애물을 만나고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이하 FTC)는 가상현실 전 문 기업 위신(Within)"을 인수하려는 메타의 계획에 법정 소송이라는 형식의 제동을 걸었다. 위신은 VR 운동 앱 슈퍼내추럴 (Supernatural) 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이다. 슈퍼내추럴은 메타의 VR 헤드셋 퀘스트(Quest)에서 매우 인기 있는 앱 중 하나다. 흥미로운 점은 FTC의 반대 논리다. FTC는 메타가 시장에서 경쟁하려 하기보다 기업 인 수를 통해 'VR 제국(empire)'을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메타는 FTC의 입장이 이념과 추측(ideology and speculation)에 기초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 클레이 셔키(Clay Shirky)는 2008년 "정보 과잉이 아니라 필터 실패가 문제다"라고 주장했다. 이 표현에서 필터(filter)는 피드 구성 알고 리듬을 의미한다. 이용자, 사업자, 광고주 등 다양한 이해를 반영해야 하는 피드 알고리듬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진화를 거듭해야 한다.
이용자 수가 적을 경우 일반적으로 피드는 시간순으로 구성된다. 이용자 수가 증가하고 그로 인해 콘텐츠 수량이 급증하며 콘텐츠 형 식이 텍스트, 이미지에서 영상으로 확대되면 피드 구성 알고리듬은 이른바 추천 알고리듬으로 진화한다. 피드 알고리듬은 다양한 가중치 가 들어간 함수 공식이다. 결과적으로 개별 콘텐츠가 특정 이용자에 게 갖는 순서 값이 정해지고 이 수치에 따라 콘텐츠가 노출된다
- 틱톡은 2개의 피드를 갖추었다. 하나는 '팔로잉' 피드다. 개별 이용자가 팔로잉하는 계정 및 해당 이용자와 각 계정의 상호작용 등을 측정해 틱톡 팔로잉 피드가 구성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유사하 다. 이른바 팔로워-팔로잉이라는 소셜 그래프가 피드 알고리듬의 기 초를 구성한다.
다른 하나는 추천 피드다. 이 피드를 구성하는 알고리듬은 틱톡 이 성공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요인 중 하나다. 틱톡 추천 피드는 소셜 그래프가 아니라 이른바 콘텐츠 그래프 또는 관심사 (interest) 그 래프에 기초한다. 이 추천 피드의 알고리듬의 비밀은 다음과 같다.
- 여기서 중요한 점은 1, 3번 그리고 7번이다. Plike와 Pcomment는 0의 값을 가질 경우가 많다. 따라서 틱톡 추천 알고리듬에서 이용자가 특정 영상에 '좋아요'를 표시하거나 댓글을 다는 경우 해당 영상 의 가중치는 매우 크게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용자가 특정 영상을 수동적으로 소비할 경우 해당 영상의 '좋아요'와 댓글은 해당 이용자의 흥미나 관심사를 분류하는 데 어떤 역할도 할 수 없다.
이용자가 특정 영상에 '좋아요'를 표시하지 않을 경우 해당 영상 이 이미 좋아요 10만 개를 확보했어도 이 이용자에게 Plike x Vlike 값은 0이다. 이 부분, 다시 말해 이용자 개인의 참여 수준에 매우 높 은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는 점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과 틱톡의 결정적 차이점이다. 7번도 중요하다. 이용자의 반복 재생 수가 전체 재생 수에 곱해진다. 이것이 숏폼 영상에서 반복 재생 수를 높이 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 틱톡 알고리듬의 또 다른 특징은 이른바 물방울 원칙이다. 틱톡 추천 알고리듬은 특정 영상을 처음부터 대규모의 이용자에게 추천하지 않는다. 틱톡에는 수많은 테스트 이용자 그룹이 존재한다. 특정 영상이 규모 작은 이용자 그룹에서 반응이 좋다면 보다 큰 이용자 그룹에 이 영상을 추천한다. 여기서도 반응이 좋다면 보다 더 큰 규모의 이용자 그룹으로 추천 영역이 확대된다.
이렇게 작은 이용자 그룹에서 시작해서 보다 큰 그룹으로 영상 추천의 반응을 점검하는 방식이 물방울 원칙이다. 이 물방울 원칙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영상은 강력하게 바이럴될 가능성이 높다. 
- 유진 위에 따르면 성공한 전통 소셜 미디어는 이용자에게 오래된 경작지와 같으며, 이용자는 여기서 자신의 사회적 신분을 마 치 식물을 키우는 것처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좀 더 효 과적으로 사회적 신분을 키우기 위해 젊은 이용자는 새로운 경작지, 다시 말해 새로운 소셜 미디어를 찾는다.
서비스가 바뀔 뿐 젊은 세대는 소셜 미디어에서 사회적 신분을 축적하는 데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젊은 층이 틱톡 영상을 제작하고, 이어찍기나 듀엣 등으로 틱톡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트위치에 흥미로 운 영상을 스트리밍하면 잃을 것은 없고 얻을 것은 많다. 10대가 2세 대가 되었고 이제 20대에 본격 진입하고 있다. 또 비로소 10대가 된 새로운 세대가 있다.
- 구글 및 네이버, 인스타그램 및 틱톡, 아마존 및 쿠팡 또는 당근마켓 등은 서로 다른 발견(discovery) 기회를 제공한다. 서로 다른 생 활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는 각자의 방식으로 발견의 기회와 방법을 체득하고,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자연스럽게 배워가고 있다. 그 때문에 서비스와 이용자 문화와 관련해 완전하게 다른 역학이 발생 한다. 서비스 이용 패턴과 선호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모르며, 세 대에 따라 서로 다른 규모와 효과를 만들어낸다.
구글 사례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구글 수석 부사장 라그하반은 구글에서 검색 서비스를 총괄한다. 라그하반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자. "우리가 계속해서 끊임없이 배우고 있는 것은 다름이다. 새로운 인터넷 이용자는 우리가 익숙한 기대와 사고방식을 갖고 있지 않 다.", "새로운 인터넷 이용자가 던지는 쿼리는 완전히 다르다.", "그들은 키워드를 입력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디스커버리 콘텐츠를 새로운 방식으로, 실감형 방식으로 찾아보는 경향이 있다."
라그하반의 이야기가 새롭지는 않다. 놀라운 점은 그 결과다. 새로운 인터넷 이용자의 40%가 구글 검색과 구글 지도가 아닌 다른 앱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결과 말이다. 인터넷 이용 패턴이 앱 을 중심으로 바뀐 점은 구글에 늘 도전이었다. 웹과 달리 앱과 앱 안 의 콘텐츠를 검색을 위해 인덱싱하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검 색 결과에 앱의 해당 콘텐츠로 연결하는 딥 링크(deep link)를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구글 검색의 진정한 문제는 인덱싱 이 아니다. 구글 검색의 문제는 앱 서비스와 이용자의 상호작용 패러 다임이 구글 검색과 웹사이트의 상호작용 패러다임과 다르다는 것이 다. 웹사이트 상호작용의 핵심은 인링크 및 아웃링크의 구조화다. 이 구조화의 결과물이 검색 서비스다. 하지만 구글은 이용자 상호작용을 검색에 포함하지 않는다.
구글의 고민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제품 검색의 약 55%가 구글이 아닌 아마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또 제품 검색에 서 인스타그램과 틱톡이 차지하는 비율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라그하 반은 이러한 구글의 숙제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젊은 층은 텍스트보다는 시각적 이미지에 익숙하며, 검색 서비스에서도 시각적 결과값을 더 선호한다. 이는 음식과 맛집에 제한된 현상이 아니다.", "젊은 이용자는 종이로 만든 지도를 경험하지 못했 다. 지도 이미지를 종이 지도로 표현하면 그들은 우리를 올드하다고 느낀다. 구글 지도 서비스는 종이 지도에 기초한 UI다."
참고로 아직도 플로피 디스켓 이미지로 저장하기 기능을 표현하 는 서비스가 많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종이 지도와 플로피 디스켓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다. 라그하반은 보이스 입력 또한 젊은 이용자 사 이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라그하반에 따르면 일부 국가 에서는 보이스 쿼리가 30%를 넘어서고 있다.
2010년대 인터넷, 특히 모바일과 관련된 기술 및 서비스는 과거 에 경험하지 못한 큰 성장을 경험했다. 그러나 2010년대가 끝나고 새 로운 습관을 지닌 새로운 세대가 인터넷의 주요 이용자 집단을 형성 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핵심 특징을 고려한 서비스 기획이 필요한 시기다.
- 웹3.0 메타버스 정의
첫째, 메타버스는 3.0(Web3)으로 나아가고 있다. 극단적으로 단순화 하면 웹1.0(Webl)은 데스크톱 중심의 인터넷 서비스가 지배하는 세 계다. 구글과 네이버의 검색 서비스가 대표 서비스에 속한다. 웹1.0과 공존하는 웹2.0 (Web2)은 스마트폰을 매개로 하는 인터넷 생태계다. 다양한 모바일 쇼핑, 인스타그램, 그리고 틱톡이 대표 서비스다. 역시 웹1.0, 웹2.0과 공존하는 3.0은 NFT, DAO, 20) 그리고 트위터 및 디스 코드로 대표되는 블록체인 기술과 커뮤니티 중심의 인터넷 세계다. 웹3.0 메타버스 정의에 따르면 제페토, 로블록스, 포트나잇 등은 웹 2.0 메타버스라고 부를 수 있고, 샌드박스(The Sandbox) 2)와 디센트럴 랜드(Decentraland) 22)가 웹3.0 메타버스로 분류될 수 있다.
둘째, 메타버스는 세 가지 영역이 교집합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첫 번째 영역은 3D, 실감형 컴퓨팅, 공간감 오디오 (spatial audio) 등 기술 진화와 함께하는 디지털 경험이다. 두 번째 영 역은 NFT로 대변되는 거래 가능한 디지털 재화의 등장과 확산이다. 마지막 영역은 이 두 영역에 성장과 지속성을 부여하는 커뮤니티다. 트위터 및 디스코드가 현재의 대표 커뮤니티에 속한다. 다른 커뮤니 티의 등장 및 성장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 세 영역이 만나는 지점에서 웹3.0 메타버스가 태어났고 진화하고 있다.
- 사회적 신분 상징으로서의 NFT
NFT는 특정 물리적 재화에 대한 접근권을 의미한다. 이 상징성을 자 랑하고 과시하는 유행이 형성되고 있다. BAYC, 아디다스 NFT 등 성 공적으로 운영되는 NFT는 이를 소유한 사람에게 사회적 자산 또는 사회적 신분 상징(status symbol)으로 기능하고 있다. 여기서 먼저 결 론부터 이야기하면 NFT는 특정 재화(product)가 아니라 사람 또는 구매자(buyer)를 의미한다. NFT가 사회적 신분 상징으로 어떻게 작동 하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첫째,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은 NFT 소유자에게 자신의 NFT 이미지를 프로필 이미지(profile picture)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곧 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NFT를 담고 있는 디지털 월렛(wallet)을 검증하는 절차(verification)를 제공한다.
둘째, 자신이 소유한 NFT 이미지를 애플 워치에서 보여주는 문 화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유행을 반영해 태그호이어(Tag Heuer)도 NFT 이미지를 강조하는 스마트 워치를 출시했다. 이렇게 NFT를 담 은 스마트 워치는 과거 롤렉스(Rolex)가 담당했던 상징 역할을 하고 있다.
극단적인 경우지만, 자신이 가진 람보르기니 스포츠카를 팔고 그 돈으로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 NFT(Bored Ape)를 구입한 경우도 있다.
- 넷플릭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협업에는 여러 의미가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광고 판매 조직 구성은 매우 어렵다. 그 때문에 자체 시스템 구축보다는 직원 스카우트 등 외부 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타깃 광고, 개인화 편성 같은 애드 테크 활용이 절실한 듯하다. 이런 관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매우 좋은 협업 파트너다. 특히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는 스마트TV 등 커넥티드T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광고 기술을 보유한 테크 기업의 조력이 필수다.
넷플릭스가 광고 협업 파트너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선택한 이유는 비디오 광고와 관련해 이용자와 더 많은 광고주를 설득할 최신 기술을 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시청 데이터를 이용, 이용자와 광고를 정확히 매칭하고 특정 세대와 성별 등에 맞춘 어드레서블 광고(addressable ads)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2022년 6월 마이크로소프트는 AT&T의 애드 테크 부문인 '잔다 르(Xandr)'를 인수했다. 잔다르는 주로 프로그래매틱 광고(programmatic advertising)') 개발을 담당했다. 프로그래매틱 광고는 자주 검색하는 단어와 접속하는 웹사이트를 보고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광고를 보여줌으로써 기업 입장에서는 물론, 사용자 입장에서도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광고 기법이다. 특히 SNS에서 자주 볼 수 있다.
- 스트리밍 이용자는 시청 경험을 훼손하지 않는 광고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중간 광고나 프로그램 광고보다 콘텐츠에 삽입되는 PPL이 늘어 날 것으로 전망하는 것도 이 이유다.
모닝 컨설트(Morning Consult)는 “대부분 소비자가 콘텐츠를 방 해하는 광고에 부정적이지만, 스트리밍을 통해 광고가 노출되는 다른 형태(PPL)에 대해선 보다 호의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버추얼 PPL은 PPL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시청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 순식간에 등장하고 개인 시청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가 관심 있는 PPL'만 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드라마, 영화를 보더라도 시청자의 세대와 연령, 성별, 지역 등에 따라 다른 PPL이 나타날 수 있다.
NBC유니버설은 보도 자료를 통해 피콕이 공개한 버추얼 PPL은 는 "개인에 더 최적화된 광고 노출을 위해 최고의 콘텐츠에서 최고의 순간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적절한 콘텐츠, 적절한 타이밍, 적 절한 화면에서 적절한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친밀도를 극대화한다"고 밝혔다.
- 국내 스트리밍의 합종연횡
현재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들은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우거 나 매각 추진 등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넷플릭스나 디즈니+에 대 응하기 위해서다. KT의 OTT 플랫폼 시즌(Seezn)과 CJ ENM의 티빙 은 2022년 7월 합병을 결정했다. 티빙이 KT 시즌을 흡수 합병하는 방식이다. 이 두 회사는 2022년 통합을 마무리하고 2023년부터 새로 운 조직으로 시장 정복에 나선다. 통합 티빙은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 1위 사업자로 올라서게 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2년 6월 기준 티빙과 시즌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각 402만 명과 157만 명이 다. 산술적인 통합 가입자는 국내 1위 웨이브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 한국 스트리밍 서비스 가운데 1위 웨이브는 2022년 6월 현재 월간 활성 이용자 수 424만 명 수준이다. 티빙의 약진에 웨이브는 콘텐 츠 강화로 맞섰다. 2021년 HBO와 협업하고 HBO MAX와 HBO 오 리지널 영화, 드라마를 웨이브에 포함했다. WBD 역시 직접 진출 대 신 웨이브와의 협업을 이어가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7월 워너는 웨이브와 주요 콘텐츠에 대한 1년 독점 계약을 체결했고, 2022년 1년 연장했다. 계약 연장으로 HBO MAX 오리지널을 대거 라인업에 추가했다.
이에 반해 2011년 영화 리뷰 커뮤니티로 시작된 왓챠는 2021년 왓챠플레이를 선보였다. 누구보다 빠른 움직임이었지만 현재 왓챠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와 국내 미디 어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급기야 왓 챠는 2021년 영업손실을 248억 원 내면서 경영난에 빠졌다. 웨이브 와 티빙도 2021년 각각 558억 원, 762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지 만 SK와 CJ가 뒷받침하고 있다. 결국 왓챠는 2022년 2분기까지 수십 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받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섰다. 매각이나 투자 유 치 등의 사업 재편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급격한 급등과 급락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게임업계의 2023년은 어떻게 될까?
시장조사 기관인 뉴주나 암페어는 비교적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 다. 암페어의 하딩 로스는 “2022년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퍼포먼스로 마무리될 것이며, 게임 영역의 전망 역시 여전히 긍 정적이다. 2023년에는 게임 시장 규모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 라고 전망했다.
반면 게임 전문지 <게임인더스트리비즈닷컴>의 편집장 브렌던 싱클레어는 "미국에서 게임 분야 매출은 전년 대비 7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게임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단언하며 당분간 더 떨 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도 2022년 상반기 중국 시장 관련 기사에서 '세계 최대 규모 비디오게임 시장인 중국의 무제한 성장 시대가 끝났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두 매체의 언급처럼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이미 성숙 단계에 들어선 게임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스타필드', '스토커' 등 출시가 예정된 대형 콘솔 기대작이 대박을 내거나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원신'이 그랬던 것처럼 예기치 못한 타
이틀이 대성공을 거두는 경우도 나올 수 있겠지만 신규 이용자가 정 체된 상태에서 1년 단위로 일정 수준 등락을 거듭할 확률이 높다.
반면 아직 성장 여력이 많이 남아 있는 시장은 다르다. 2015년 무렵 매출에서 콘솔을 앞지른 모바일 게임은 시장 점유를 확대하고 있 다. 무선 인터넷 인프라 확대와 스마트폰 이용 증가로 인도나 튀르키예, 브라질 등 인구가 많은 신규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 이용률과 매출이 계속 늘고 있다. 2022년 현재 세계 제일의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국가인 인도는 2021년 4분기와 2022년 1분기 각각 전년 동기에 비해 95%와 73% 매출 상승을 보였다. 다만 아직까지 매출 규모는 제한적이다. 인도의 세계 다운로드 점유율은 15%지만 매출 점유율은 0.4%에 머물고 있다.
텐센트와 넷이즈 등이 이런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 속에서 덩 치를 키워왔다. 반면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일렉트로닉 아츠(이하 EA), 테이크투 등 북미와 유럽이 주요 시장인 기존 콘솔 게임 강자들의 매 출 성장은 시장 자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그 결과 글로벌 게 임 기업 순위가 크게 바뀌었다.
- 게임 패스 구독 모델로 매출 극대화 성공
게임 분야에서도 구독형은 유효했다. '포트나이트'는 2017년 10월 2개 월 간격으로 구매하는 시즌제 '배틀패스를 발행했다. 앱 리서치업체 슈퍼데이터에 따르면 배틀패스가 주력 비즈니스 모델인 '포트나이 트'는 2018년 2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그해 부분 유료 게임 매 출 1위에 올랐다. 경쟁작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도 2018년 6월 '로 얄패스를 도입했다. 이후 매출에서 '포트나이트 모바일'을 역전했다. '클래시 오브 클랜'도 2019년 4월 '골드패스'를 도입했다. 일주일 만에 매출은 2.5배 상승했고, 덕분에 2012년 출시된 게임이 미국 앱스토어 시장에서 1등을 차지했다. 이런 성과를 본 많은 게임들이 배틀패스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게임 시장조사업체 리피너리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미국 매출 톱 100 모바일 게임 중 20%가 배틀 패스 BM을 적용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구독 서비스에 익숙하다. MS 오피스 등을 통해 소프트웨어 구독 모델로 더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선점과 록인의 중요성, 장수 게임들의 성과를 보 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2018년부터 게임패스 라인업을 강화하기 시 작했다. 2020년 9월 제니맥스를 75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것도 같 은 맥락이었다. 제니맥스는 대작 게임 '엘더스크롤'과 '폴아웃' 시리즈로 유명한 개발사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와 '둠'과 '퀘이크' 시리즈로 유명한 이드소프트웨어 등을 소유한 회사다. 이 인수를 통해 마이 크로소프트는 게이머들을 게임패스 구독자로 유인할 다수의 킬러 타 이틀을 확보했다.
앞서 언급했듯 2022년 1월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금액은 687억 달러로 역대 게임업계 M&A 최고 기록이다. 2위와 격차가 무려 560억 달러나 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베팅이었다. 그 만큼 구독 서비스 선점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의지는 강했다. 액 티비전 블리자드는 한국 올드 게이머들에게 친숙한 '디아블로', '워크 래프트',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물론 최 고 인기의 FPS 시리즈 '콜 오브 듀티'와 '캔디크러쉬사가' 등의 킬러 타이틀을 보유한 게임사다.
- 수많은 게임사들의 M&A와 합종연횡이 이루어질 2023년
2023년은 저만치 앞선 마이크로소프트와 2인자 소니, 그리고 그 뒤 를 잇는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M&A와 합종연횡을 거듭하는 스타워 즈급 전장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한다. 10개의 라이브 서비스 게임 확 보를 천명한 2인자 소니는 더욱 공격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닌텐도와 EA, 테이크투 등은 게임 라인업은 가지고 있지만 플랫폼 역 량이 부족하다. 구글과 애플, 넷플릭스와 아마존은 강력한 플랫폼은 있지만 게임 라인업과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 이들 사이에 다양한 동맹 시도가 펼쳐질 것이고, 이는 글로벌 게임 생태계 구조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도 있다.
- 이들 중 가장 주목할 플레이어는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2012년 아마존 게임 스튜디오를 설립하며 일찌감치 게임 시장에 출사표 를 던졌지만 수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2020년 9월 마침내 MMORPG 뉴월드'를 성공시켰고, 2022년 2월 '로스트아크'로 스팀 역대 2위인 동시 접속자 수 132만 명을 기록했다. 아마존은 AWS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클라우드 서버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세계 최대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도 소유하고 있다.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지속적인 서비스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라이브 서비스 성격의 스포츠 게임과 FPS 개발을 추진했고, MMORPG를 론칭했다. 2023 년 아마존은 게임과 관련해 어떤 전략을 취할까? 누구와 손을 잡을 까?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게임 생태계의 대규모 지각변동이 한국 게임사에 어떤 영향을 미 칠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한국 게임사는 이런 M&A나 합종연횡에 서 다소 비켜서 있다. 확률형 아이템이 비즈니스 모델인 게임은 구독 서비스에 입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라이브 서 비스 게임이나 아시아에서 인기 있는 IP를 소유한 게임사는 합종연횡 의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은 있다.
- 온라인 게임 IP 기반 모바일 게임이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게임 기획의 리소스가 적게 든다. 기존 세계 관과 캐릭터, 그래픽과 기획 요소를 거의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개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두 번째는 이용자 모집이다. 온라 인 게임이 인기가 있었다면 과거 그 게임을 해봤던 이용자들은 해당 IP 기반의 모바일 게임을 다운로드할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는 대부 분 30~40대로 지불 능력이 좋은 이용자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즉 수 익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리니지' 삼 형제가 수익성이 높았던 이유다. 중국도 비슷하다. 2000년대 초 출시돼 큰 인기를 끌었던 MMORPG '몽환서유'가 2015년 모바일 게임으로 나와 매출 1위에 올랐다. 그후 로도 오랫동안 매출 10위 안에서 버티고 있다.
- 온라인 게임 IP 기반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는 한국, 중국과 달리 서양 게임 회사들은 이런 시도가 매우 드물다. 서양 회사가 만들어 성공한 MMORPG도 적고, 모바일 RPG를 만들 역량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블리자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있지만 아직 모바일 게임으로 만들지 않고 있다. '디아블로 이모탈' 개발은 넷이즈에 맡겼다. 모바일 게임의 폭발력을 부러워한 PC/콘솔 게임 개발사들은 자신들의 IP를 모바일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개발 경험이 없었다. 모바일 게임은 이미 경쟁이 치열해졌고, 시험 삼아 만드는 건 IP의 가치를 떨어뜨릴 리스크가 커 함부로 달려들 수 없었다.
이때 그들이 찾은 파트너가 중국 게임사다. 텐센트와 넷이즈가 대표적이다. 다음은 텐센트와 넷이즈가 서양 게임사와 공동 개발로 2022년은 코로나19의 확산 기간 중 나타난 새로운 콘텐츠 이용 환경 과 습관에 '조정'이 일어난 시기다. 엔데믹 시대 사람들은 다시 공연 을 보러 이동하고 극장에 가는 등 오프라인에서의 삶을 추구하기 시 작했다. 그러나 이 활동들이 예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영화 시장의 경우 코로나19 기간 동안 높아진 극장 관 람 비용은 사람들의 입소문 민감도'를 높였다. 또 코로나19 기간 동 안 대화면 TV로 집에서 영상 소비를 하던 습관은 자연스럽게 '극장 에서 볼 영화'와 '집에서 볼 영화'를 구분하게 만들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의 리뷰들은 과거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 전통 미디어의 권위에 의존한 콘텐츠 이용 확대가 어려워지면서, 톱다운(top down)이 아닌 보텀업(bottom up) 방식의 접근이 필요해졌 다. 이러한 변화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핵심적인 구심점에 더 욱 주목하게 만들었다. 콘텐츠 IP는 이런 '구심점' 역할을 하며 점점 더 높은 가치를 갖게 될 것이란 점에서 단순히 '원작 IP 활용의 확대' 로만 이해하면 안된다.
콘텐츠 IP를 구심점으로 해서 모인 집단은 더 큰 행동력을 가지면서 팬덤을 만든다. 콘텐츠 산업에서 팬덤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이들이 서로 소통하고 결집하게 돕는 '팬덤 플랫폼' 서비스도 성장 중이다. 초기에는 주로 K-팝 분야에서 하이브 등 대형 기획사의 아티스 트와 팬덤의 연결을 돕는 플랫폼이 중심이었다면, 점차 개별 크리에 이터가 자신의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팬덤과 직접 소통하며 거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식의 서비스로 범위가 확대되었다. 위버스, 버블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운영하는 대형 플랫폼이 전자라면, 비스테이지(b.stage), 빅크 등 크리에이터 플랫폼은 후자에 해당된다.
문제는 팬덤의 움직임이 개별 커뮤니티와 플랫폼으로 집중되면 이야기 IP의 확장이 가시화되면서 이를 둘러싼 인수·합병과 합종연횡도 강화되고 있다. 원천 IP를 확보하기 위한 주요 IT 기업의 웹소설 및 웹툰 사업자 인수 사례뿐 아니라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제작으로 연 결하는 '스튜디오 시스템'으로의 전환도 가속화되고 있다. SLL같이 기존 방송 사업자와 연계된 제작 조직이 스튜디오로 진화하거나, KT 스튜디오지니처럼 통신 사업자의 미디어 콘텐츠 자회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OTT 서비스 웨이브도 2021년 자체 콘텐츠를 기획·개발 하는 스튜디오 웨이브를 출범시켰다 IT 플랫폼 기업 네이버도 웹툰 등 이야기 IP 역량을 영상으로 확장하기 위해 스튜디오N을 운영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출범으로 시작된 한국형 스튜디오 시스템이 2022년 스튜디오지니와 SLL 등 스튜디오의 확장으로 이어진 것이다. 한국형 스튜디오는 대부분 기획 단계에서 IP의 선정과 확보, 유통 채널 확보 단계에서 IP 권리에 대한 협상, 그리고 이후 IP 비즈니스 확장의 측면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유연한 IP 전략을 수행 하기 위해서는 개별 유통 플랫폼과 일정 정도 거리를 둔, 중간 위치에 서의 활동이 필요하다는 점도 콘텐츠 IP 부문에서 스튜디오의 입지 를 강화했다. 개별 독립 제작사에서 다루기 어려웠던 IP 전략을 전담 하면서, 스튜디오는 콘텐츠 IP 중심의 영상 콘텐츠 시장 재편의 핵심적인 주체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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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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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메타인지는 상대의 의도와 인지 체계, 그리고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인지 능력을 의미한다. 위의 사업계획 업무 사례로 치자 면, 궁극적으로 CEO가 사업계획에 관심을 갖는 의도가 무엇일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또한 CEO가 사업계획을 바라보는 인지 흐름이나 체계를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것을 의미하며, 마지막으 로 CEO가 보일 반응을 예측해보는 것이 사회적 메타인지의 영역이다.
만일 위에서 말한 대로 사회적 메타인지의 세 가지 세부 요소 가 완벽히 작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분명 CEO 본인이 거나 곧 CEO가 될 사람일 것이다. 그만큼 사회적 메타인지는 수 행이 쉽지 않은 영역이다. 그래서 사회적 메타인지 분야에서 일 정 수준의 성과를 거두는 사람은 업무 역량을 크게 인정받기도 한다.
- 이미 범용화가 진행되고 있는 AI 시대에 코딩보다 요긴한 역량은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인가를 판단하는 능력이며, '그 문제해결에 필요한 요소 중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인가'를 인지 할 수 있는 능력이다. 내가 갖고 있지 못한 것이 있다면 외부에서 조달할 수 있는 방법도 인지해야 한다.
그러나 외부 조달을 해야 하는 상황보다는 현재 주어진 수많 은 사전 개발 모델을 어떻게 꿰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더 많 을 것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속담에서 구슬을 꿰다는 것은 철저히 메타인지에 기반한 행위라는 것을 잊지 말자.
- 플레이메이커의 중요 역량으로는 먼저 전체 경기의 흐름을 읽는 능력을 꼽는다. 또한 팀 선수들의 장단점을 아는 것도 중 요하다. 승리를 위한 팀의 전략이 유효하게 작동하는지를 끊임 없이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러한 역량 역시 메타인지 세 부 요소의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전체 맥락을 인지하는 노 웨어(Know-where) 및 노웬(Know-when), 팀의 강점과 부족한 점을 인지하는 노왓(Know-what), 진행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Monitoring)이 바로 유능한 플레이메이커들의 메타인지를 지배 하는 요소다.
플레이메이커형 메타인지가 뛰어난 리더들은 특정 쟁점에 대 해 전체 맥락상 적절성을 먼저 인지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또 한 조직이 가진 역량을 기반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우선순위 를 정하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을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끊임없이 모니터링하면서 수정한다.
- CEO가 급작스러운 호출을 하면 5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본인의 네트워커형 메타인지를 바탕으로 본인의 관점을 정리하고, CEO 집무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 필자를 놀라게 했다. CEO 의 호출을 받은 이 리더의 대응은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된다.
1. 최근 회사를 둘러싼 쟁점들을 바탕으로 CEO가 나를 왜 부르는지, 어떤 이야기를 할지 빠르게 생각해본다.
2. 예측되는 쟁점이 있다면 왜 여러 임원 중 하필 나를 부르는 것인가를 빠르게 생각해본다. 즉 나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를 짧게 고민해본다.
3. 나의 관점을 피력했을 때 CEO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짧게 고민해본다.
- 어떠한 방식이건 개선 사항이 도출되면 이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가 가능하다. 통상적 업무 상황에서 관찰되는 메타인 지적 개선이 필요한 유형으로는 앞서 메타인지 수준이 높은 사 람들의 대척점에 있는 다섯 가지 유형이 대표적이다. 이는 추종 자, 구멍, 꼰대, 고문관, 내로남불이었다. 이들의 대표적 문제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1. 추종자(Follower): 이 업무를 왜 하는지 모른다.
2. 꼰대(Boomer): 지엽적 경험을 일반화한다.
3. 구멍(Weakest Link) : 맥락을 파악하지 못한다.
4. 고문관(Military Advisor):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다.
5. 내로남불(Double Standard): 상황 논리에 따라 시각이 바
뀐다.
이들의 메타인지 강화를 위한 조언을 하자면 다음 내용 정도가 될 것이다.
1. 업무의 목적을 정의해 왜 이 업무를 진행하는지 알고, 일정한 시각을 가질 수 있는 지향점을 찾는다.
2. 성급한 일반화를 피하기 위해 생각의 논리적 구조화를 연습한다.
3. 맥락 파악을 위해 항상 상위 인지를 인식한다.
4. 상대방의 의도를 생각해보는 습관을 가진다.
- 경영전략 컨설팅 회사로 유명한 맥킨지 앤드 컴퍼니(McKinsey & Company)는 최근 신입 컨설턴트 채용 과정에서 기존에 진행 하던 필기 시험을 없앴다. 과거에는 PST (Problem Solving Test)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논리력과 산술계산력 등을 평가하는 필기 시험이 맥킨지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에게 첫 번째 관문이었다. 그렇다고 서류 심사를 통과한 채용후보자가 아무런 필터링 없이 면접 단계까지 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맥킨지는 바로 메타인지 수준을 테스트하는 새로운 시험을 도입했다.
맥킨지 지원자들은 서류 심사를 통과하면 PC 앞에 앉아 일종 의 시뮬레이션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배경은 외딴 무인도이며, 다양한 식물과 동물이 살고 있는 이 생태계에서 몇 가지 미션을 부여받게 된다. 전염병이 빠르게 퍼지는 상황에서 특정 동물 종을 구하는 것이 풀어야 하는 핵심 문제(핵심 질문)로 정의될 수도ㅜ있으며, 자연의 현상을 보고 지진, 화산, 해일 등의 재난 중 어떤 것이 닥칠 것인지를 판단해 동물을 대피시켜야 하는 미션도 주 어질 수 있다.
이 게임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일단 다양한 게임 요 소들에 대한 구조화된 이해가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전염병 시 나리오에서는 전염병이 어떤 질병이며, 어떤 과정으로 질병이 퍼 지고 있는지, 어떤 동물들이 전염되는지, 무리를 짓는 동물들에 서 나타나는 양상은 무엇인지 등의 요소가 파악되고 구조화되어 야 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세운 가설적 해결책을 테스트해 최 종적인 솔루션을 찾아내는 것이 게임의 전체적 흐름이다. 산술적 계산은 전혀 필요하지가 않다.
-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는 왜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이런 시험을 도입했을까? 유수의 명문대를 졸업했다고 해서 반드시 업무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 모두 본인의 경험 또는 여러 경로를 통해 알고 있다. 흔히 '일머리'라고 하는 업무적 지 능은 IQ와 큰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업무적 지능은 순전히 메타 인지에서 비롯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맥킨지는 원래 PST라는 필기 시험을 한 두 차례 이름을 바꾸어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맥킨지 이외에도 딜로이트 컨설팅 등의 이름 있는 컨설팅사들은 유사한 체계를 도입한 곳이 많다. 이는 매년 회사에 지원하는 수많은 우수 지원 자들과 이들의 면접을 담당할 수 있는 면접관의 불균형에 그 첫 번째 이유가 있다. 이상적으로 보자면 지원자들을 모두 불러 일 대일 면접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그러면 학력 및 경력에 대한 편향성을 제거하고 정말 문제해결력 및 업무 능력이 우수한 지원자를 걸러내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러기에 면접관 수는 턱없이 부족하며, 면접관 수를 무작정 늘리면 면접 관간에 주관적 심사 기준의 편차가 너무 커지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면접관들이 공통적으로 질문할 만한 내용이나 단답식으로 답변이 가능한 내용들은 필기 시험으로 대체하는 방법이 있다. 이를 통해 면접에서 잘할 수 있는 사람을 한 번 더 필터링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기본적 산술 연산 문제 등은 꼭 사람이 대면 상태에서 물어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문제는 필기 시험 자체도 편향성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다년간 자리 잡은 필기 시험은 익숙하고 빠른 필기 문제 풀 이가 가능한 지원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주었으며, 컨설팅 입사 시험도 단기간 족집게식 연습과 준비가 가능하다는 믿음을 주었다. 이에 따라 컨설팅사들은 보다 창의적으로 지원자들의 진 짜 업무 지능을 파악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앞서 소개 한 맥킨지의 인지 능력 시뮬레이션 테스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시뮬레이션 테스트의 개발사인 임벨루스(Imbellus)는 기본 적으로 이 시뮬레이션 게임이 지원자의 인지 능력, 판단력, 상황 파악력, 논리적 사고, 메타인지를 테스트한다고 밝히고 있다.
- 문제해결을 위해 대부분의 로스쿨 교육에서는 다음의 방식으로 메타인지 향상을 습관화한다.
첫째, 끊임없이 문제 정의를 요구한다. 케이스를 읽고 이 사 건의 이슈가 무엇인가 쟁점이 무엇인가를 늘 묻는다. 이를 케이스 브리프(Case Brief)상 이슈 스포팅(Issue Spotting)이라고도 부 르며, 모든 케이스에는 꼭 따라붙는 질문이다.
둘째, 사실관계를 구조화해 정리하도록 한다. 이른바 팩트(Fact)가 쟁점과 관련된 부분만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야 한 다는 것이다.
셋째, 소크라테스식 질문을 통해 위 두 가지를 가지고 상대방 을 설득하는 연습을 시킨다. 즉 상대방(대부분 판사)의 관점과 사 고 흐름에 따라 이를 설명하도록 한다. 학생들의 주장에 계속해 서 반박과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앞선 엑스맨 사례는 실제 법학 수업에서 토론의 주제로 등장해, 학생들이 한참을 사람이냐 괴물이냐를 놓고 언쟁했던 내용이다.
- 미팅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한 회의록을 자동으로 작성해주는 AI는 이미 상용화되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9년 시스코 (Cisco)에 인수된 보이시아(Voicea)라는 업체가 개발한 '에바 (EVA, Enterprise Voice Assistant)'가 있다. 작동법도 아주 간단하 다.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앱)을 깔고 에바를 초대하면 끝이 다. 그럼 에바는 회의 내용을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해 모두 받아 적고 보기 좋은 회의록으로 만들어준다. 에바는 현재 말하는 사 람을 분별하는 기능, 실시간 번역 및 자막 기능까지 가능하다. 이 후에는 특정 주제가 언급되면 이를 실시간으로 해당 업무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전송하는 기능이 고려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기계적으로 회의에 참석하는 직장인들은 이제 회의에 초대조차 되지 않을 수 있다. 자기 업무에 필요한 언급이 나오는지 확인하러 관성적으로 회의를 가던 사람들은 더욱 그럴 것이다.

- "그럼요. 많이 들어보셨다시피 얼굴이 갸름하고 이마가 좁으 면 AI가 여성으로 인지하고, 턱이 크고 이마가 넓으면 남성으로 인식하는 등의 편향성은 잘 알려졌지요. 또한 직업과 성별을 매 칭할 때도 마찬가지로 간호사, 베이비시터 등의 직업은 여성이라 고 판단한 반면에 대통령, 판사, 의사 등은 남성이라고 판단하는 편향성이 유명해요. 이런 사례는 모두 데이터가 편향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가 그래왔다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임상 시험 성공률을 예측하는 우리 프로젝트도 대형 제약사의 사례 및 북미나 유럽에서 진행된 사례 등의 경우 상대적으로 성공률 이 높게 예측되는 편향성이 있을 수 있어, 그 부분을 상당히 걱정 했습니다."
"그럼 편향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요?"
"일단 서로 다른 미션을 가진 2개의 AI가 서로 체크하면서 결 과를 도출하는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활용과 적화 방지 툴이 있어요. 쉽게 이야기해서 하나의 AI 모델은 다른 AI가 도출한 결과에 편향이 있는지만 계속 체크하고, 나머지 AI 는 답을 낸 다음에 자신을 체크하는 AI를 통해 편향성 검사를 받아 통과한 것만 최종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그 밖에도 구글, IBM같은 회사에서 개발한 데이터 편향성 탐지를 위한 툴이 있어요." "우리 회사의 품질 및 위험 관리 부서 같은 역할인 거네요." "하하, 그렇지요. 회사의 한쪽에서는 계속해서 품질 높은 컨 설팅 서비스가 제공되는지 체크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 기준을 뛰어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죠. 조직적 메타 인지 수준이 높은 곳에서 가능한 일입니다."

- 집단사고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한 어빙 재니스는 집단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으로 다음 다섯 가지 내용을 제시했는데, 이는 메타인지의 각 개념과도 매우 유사하다. 핵심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조직 내 비판하는 평가자 역할 부여
2. 리더 본인의 의견 제시 자제
3. 조직 밖의 멘토에게 조언 요청
4. 사안에 대한 노하우(Know-how)가 있는 전문가 초빙
5. 회의시 악역 (Devil's Advocate, 의무적으로 반론만 계속 펴는 사람) 지명
- 집단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 대안을 구조적으로 논의하는 것을 조직의 구조적 논의 문화라고 부를 수 있다. 구조적 논의는 조직 구성원들이 핵심 질문을 세우고 이를 공유한 상태에서 그 해결책을 구조화하기 위해 진행하는 공식·비공식 회의가 그 실체다. 정의된 문제를 놓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과는 다른 개념이므로 혼동이 없어 야 한다. 브레인스토밍이 참신한 아이디어나 초기 논의를 위한 것에 가깝다면, 구조화 논의는 산발적으로 존재하는 해결과 관련 된 아이디어, 인식과 인지를 정리하기 위한 것이다. 

- 조직 내 논의가 구조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조직적 메타인지를 향상하기 위해 리더가 해야 하는 일인데, 구조적 논의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리더가 해야 하는 일은 다음 세 가지 로 요약된다.
1. 제시된 대안이 전부인지 질문하라. 대안을 상위 인지로 레 벨업 (Level-up)해보면 다른 각도의 대안이 나올 수 있는 것 은 아닌지, 레벨다운(Level-down)했을 때 더 구체화되어 나타날 수 있는 대안은 없는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2. 직관의 영역도 사유의 대상이 되고 있는지 확인하라. 업계 의 신념이나 관행에 대한 오래된 믿음을 깨야 한다. 당연 하게 받아들이던 것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라. 특 히 코로나19 이후의 상황처럼 새로운 노멀(뉴노멀, New Normal)이 자리 잡고 있는 환경에서는 더욱 유효한 방식 이다.
3. 구조화 담당자를 선임하라. 회의마다 의견들을 구조화해 판서하거나 정리해 참여자들의 논의가 어떻게 정리되고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또한 논의 내용 정리를 담당할 기회를 고르게 부여해 이를 습관화해야 한다.
- 사실관계, 노하우, 시각차를 알면 회의가 효율적이다
이렇듯 조직에서 업무에 따라 생기는 이견은 사실관계에 대한 이슈, 노하우에 대한 견해 차이, 같은 문제에 대한 시각차 중 하 나에 속한다. 구성원들이 이 세 가지 원인 중 무엇에서 비롯된 언 쟁을 벌이고 있는지를 인지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조직적 메타 인지가 향상된다. 이 측면에서 조직적 메타인지 수준을 올리고, 구성원들이 문제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찾는 데 리더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사실관계가 문제라면 회의를 중단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하 도록 유도한다. 가정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사실관계에 격 차가 크면, 각 시나리오를 적용했을 때 달라지는 결과값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보게 하라. 만일 대세에 지장이 없 다면 언쟁할 필요도 없다. 반면 차이가 크다면 사실관계에 대한 부분을 확인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록 독려하라. 
2. 노하우에 대한 인식 차이가 있다면, 객관적인 전문가의 조 언을 얻어라. 외부 전문가를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AI 시대에는 몇 번의 인터넷 검색과 간단한 계약 절차를 거쳐 해당 산업에 정통한 베테랑을 시간 단위로 연결해주 는 서비스가 넘쳐난다. 소중한 구성원들의 시간을 노하우 에 대한 언쟁으로 소비하게 하지 마라.
3. 시각차가 발생하면 문제 정의와 원인에 대한 시각부터 일치시켜라. 노사 문제부터 시작해서 화장실 방향제의 향을 결정하는 사소한 문제까지 기업 구성원들의 첫 번째 갈등 요소는 이 시각차 때문임을 명심하자. 서로의 시각에 대한 언쟁을 하고 있으면 문제에 대한 인식이 같은지 확인하고, 원인에 대한 인식이 같은지 확인한다. 그다음에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논의를 유도하라. 구체적인 시각에 대한 논쟁으로 레벨다 운시키면 절대 안 된다.

- 승진을 시켜야 하는 인재들, 보너스를 좀 더 많이 받아야 하는 인재들, 급여 인상이 되어야 하는 인재들은 구분되어야 한다. 결국 특정 상위 등급, 중 간 등급, 개선의 필요성이 큰 등급 정도의 그룹화는 반드시 필요 하며, 이것이 가능한 체계라면 등수가 매겨지는 서열화까지는 필 요 없다.
그러나 지난 세월간 딜로이트의 평가를 보면, 이 정도 간단한 등급을 구분하기 위해서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자원과 전문 가들이 투입되었다. 이는 평가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른 효 과가 더 컸기 때문이다. 바로 이 평가 과정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 고 그들의 인생에 잊을 수 없는 교육을 제공할 수 있었다.
해당 평가 과정을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모든 피평가자에게는 1명의 카운슬러가 배정된다. 카운슬러는 피평가 자를 평가한 프로젝트 매니저를 만나 평가의 배경과 피평가자가 더 나은 성과를 거두는 데 필요한 진솔한 조언을 듣는다. 카운슬 러는 또한 피평가자를 만나 왜 이런 평가 결과가 나왔는지에 대 한 본인의 생각과 업무 중 겪었던 애로사항을 듣는다. 이 과정을 몇 차례 반복 진행한다.
만일 평가자와 피평가자의 말이 엇갈리면, 카운슬러는 해당 업무에 참여했던 동료 및 후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통해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확보한다. 이렇게 종합한 내용을 바탕으로 카운슬러가 가장 객관적으로 정리된 피평가자의 1년간 성취와 추후 개선점을 정리해 모든 카운슬러 및 조직 리더가 모인 자리에서 브리핑을 진행한다.
카운슬러들과 조직 리더는 도출된 개선 방안이 해당 인재를 육성하는 데 최적의 방안인지에 대해 토의한다. 인재를 1명 더 개발하고 육성하는 데 필요한 조직적 메타인지가 최대한 발휘 될 수 있도록 설계된 체계다. 이 체계는 딜로이트 한국에서도 아 직 사용하고 있는 유효한 시스템이다. 그러나 딜로이트 미국은 2016년, 평가 과정을 통한 인재 육성이라는 당초 의도를 더욱 강화하는 형태로 체계를 뜯어고쳐 운영 중이다.
- 2015년 4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소개된 딜로이트의 새로운 평가 체계는 직원의 평가 등급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줄이고, 직원의 미래 성과 개선에 더 초점을 맞춘 형태다. 딜로이 트가 평가 체계를 다시 한번 수정한 이유는 조직적 메타인지의 아주 좋은 사례가 되었다. 딜로이트가 지난 10년간의 성과 평가 데이터를 놓고 보니, 실제 장기적 성과와 평가 등급은 아무런 상 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인식했던 것이다. 10년 전 평가에서 그저 그런 등급을 받았으나 최고 임원이 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고, 그 반대로 기대가 컸던 인재는 지지부진한 성과를 내는 경우도 많았 다. 통계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려운 지경이었다. 그래서 데이터를 잘 살펴보니 평가 결과와 가장 상관관계가 뛰어난 하나의 요소는 바로 평가자의 성향이었다. 결국 평가 결과는 평가 대상보다는 평가를 내리는 사람의 성향만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 이에 따라 딜로이트 미국은 이른바 '강점 중심 인재 개발 평가모델'이라는 것을 도입했다. 이 체계는 평가자에게 많은 것을 묻 지 않는다. 어차피 물어봐도 평가자의 개인 성향만 반영된다고 보 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체계에서 물어보는 핵심은 딱 세 가지다.
1. 이 사람은 다음 단계의 역할(승진을 의미함)을 수행할 수 있습니까?
2. 이 사람이 활용한 본인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3. 피평가자 본인은 자신이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업무를 맡았다고 생각합니까?
- 카운슬러들이 피평가자마다 배 치되며, 이들은 1년에 2번 모여 장시간 피평가자들에 대한 논의 를 진행한다. 다만 그 주제가 '평가 등급'이 아니라 '어떻게 이사 람을 우리 회사의 인재로 만들 것인가?'로 바뀌었다는 점만 다르 다. 구체적으로는 회사가 이 사람에게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업 무를 맡겼는가?'를 논의한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인지' 그리고 '다음에 이 사람에게 강점 영역을 맡 기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토의한다. 만일 강점 영역에 서 업무를 진행했다면 '무엇을 더 잘할 수 있을지' '그를 위해 우 리가 해줘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토론한다.
- 딜로이트의 사례가 다른 많은 조직의 리더들에게 전달하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바로 장기적으로 조직적 메타인지 향상을 위 해 업무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보통 평가 체계와 연동된다. 그리고 이러한 체계가 잘 작동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음 내용을 지속적으로 질문해야 한다.
1. 조직 구성원은 본인이 희망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가?
2. 무엇을 잘하는지 알 수 있는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는가?
3. 무엇을 더 잘할 수 있는지에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는가?

- 일론 머스크는 AI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피력해왔다. 그랬던 그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조 원이 넘는 돈 을 투자받아 오픈AI(OpenAI)라는 단체를 조직했다. 이 조직에서 만든 GPT-3라는 자연어처리 AI 알고리즘이 2020년 6월 공개 되면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역사상 인간과 가장 유사하게 텍스 트를 생성하는 알고리즘이었기 때문이다. 한 대학생은 GPT-3를 이용해 블로그에 올리는 제목과 콘텐츠를 자동 생성했고, 몇 시 간만에 방문자가 2만 6천 명을 넘어섰다. 방문자 중에 해당 블 로그가 AI에 의해 작성되었다는 사실을 의심한 사람은 단 1명이 었다고 한다.
- GPT-3와 같은 사례는 코어 AI 기술로 분류된다. 사실 AI 발 전을 이끄는 가장 핵심적인 기술 분야는 당연히 이 코어 AI 기 술 분야다. 과학으로 치자면 기초과학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대 부분의 사람들은 수백억 원에서 조 단위까지의 투자가 요구되는 코어 AI 기술 분야보다는 그 밖의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이 타당 하다. AI 응용 분야, 기업용 AI 및 산업별 AI 시장도 그 성장세가 기하급수적이며, 시장의 규모도 코어 AI 기술 분야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결국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AI를 활용하기 위해 우리가 던져야 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지속적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체계를 어떻게 수립하는가?
2. 업무 중 자동화가 가능한 곳은 어디인가? 즉 일정한 패턴이 있는 곳은 어디인가?
3. 그 부분을 왜 자동화해야 하는가? 꼭 해야 하는가?
4. 해야 한다면 얼마나 자동화해야 하는가?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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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의 미래

경영 2022. 12. 28. 19:20

- 2017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 인 우울증이 21세기 선진국에서 가장 심각한 질병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는데, 이는 문명화의 종료라는 문제와 밀 접하게 연관되어 있기도 하다.
우리 인간은 '의미'를 에너지로 삼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의 미도 의의도 느끼지 못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긴 힘들다. 우리 사회가 앞으로 커다란 위기에 맞닥뜨리게 된다면, 틀림없이 경제 적인 쇠퇴와 물질적인 부족이 아니라 의미의 상실이 그 원인일 것이다.
19세기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는 근대 화로 인해 물질적 풍요를 손에 넣은 사람들이 의미의 상실에 빠 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니체는 물질적 풍요로움이 증가하는 한편 과학의 발전으로 종교라는 규범의 해체가 진행되는 세계에서 서 민들은 의미의 상실이라는 깊은 병에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니 체의 주장에 따르면, 의미를 상실한 사람들은 니힐리즘에 빠지게 된다. 니체는 니힐리즘을 '무엇을 위해서?'라는 물음에 답하지 못 하는 상태라고 정의했다.
니힐리즘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최고의 가치가 상실된다는 것 을 뜻한다. 거기엔 목표가 없다. '무엇을 위해서?'라는 물음에 대 한 답변이 없다. (프리드리히 니체, 권력 의지)
- GDP의 실태에 관한 진실
첫 번째는 아무리 보완하고 수정하더라도 GDP는 결국 자의성이 포함된 수치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GDP를 산출하려면 항상 머리가 핑핑 돌 정도로 많은 데이터를 취합하면서 어떤 것을 계산에 넣고 어떤 것을 계산에 넣지 않을지 주관적 으로 판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가나의 GDP는 2010년 11월 5일부터 다 음 날인 6일까지 하룻밤 사이에 60%나 성장해서 저소득 국가(1인 당 국민총생산(GNP)이 750달러 이하인 국가-역주)에서 저중소득 국가 (1인당 GNP가 750~1500달러인 국가-역주)로 등급이 올랐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까닭은 GDP 산출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저소득 국가와 저중소득 국가는 국제기관이나 금융기 관에서 받을 수 있는 경제 지원과 금리 우대 등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치를 적용하는 것이 더 이득일까?' 하는 물 음에 대한 정치가의 판단에 따라 정치적 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 더 파고들자면, 계산상의 여러 가지 약속 사항을 어떻게 적용 하느냐에 따라서도 수치가 크게 달라진다. 모든 국가의 GDP는 최종적으로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산출되는데, 각국의 통화를 달 러로 환산할 때 환율을 기준으로 해 달러로 환산하느냐, 아니면 물가 수준(구매력 평가)을 기준으로 환산하느냐에 따라 10% 이상 차이가 발생한다. 사람들은 GDP 성장률이 0.5%만 오르락내리 락 해도 법석을 떨지만, 애초에 GDP란 그러한 미미한 차이의 논 의를 감당할 수 있는 하드 데이터(Hard Data, 생산 수량이나 매출, 가 격 등 실제 경제 활동의 결과를 집계한 객관적인 통계 수치 -역주)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합의된 방침에 따라 각국의 통계 담당자가 자의 적으로 골라낸 수치로, 말하자면 하나의 의견일 뿐이다. 무형자 산과 관련해서 종종 '현재의 GDP는 경제 전반의 실태를 정확히 보여주지 않는다'라는 지적이 있는데, 애초에 GDP에 '실태' 같은 건 없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두 번째 논점이 떠오른다. '이 새로운 계산 방법을 도입하는 데는 상황에 딱 맞는 목적 합리 성이 있는가?' 하는 문제다.
- GDP는 100년 전쯤 미국에서 세계 공황의 영향으로 나날이 종잡을 수 없게 변화해가는 사회와 경제 상황을 전체적으로 파 악하겠다는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당시 미국 대통령 허버트 후버 (Herbert Hoover)에게는 어떻게든 대공황을 극복해야만 하는 막중 한 임무가 있었지만, 당시 의회가 확보한 자료는 주가나 철 등의 산업재 가격, 도로 운송량 등 단편적인 수치밖에 없었으며 정책 을 구상하는 데 참고가 될 만한 통계 자료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 의회는 이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1932년, 사이먼 쿠즈네츠(Simon Kuznets)"라는 러시아계 미국인 경제학자에게 '미국은 얼마나 많은 물건을 만들 수 있는가?' 하는 조사를 의뢰했다. 몇 년 후 쿠즈네츠가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현재 우리가 GDP라고 부르는 개념의 기초가 제시되어 있었다. 다시 말해 문제가 먼저 존재했 고, 이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가 나중에 도입된 것이다.
일련의 흐름에서 문제가 먼저, 지표가 나중'이라는 점에 주목 하길 바란다. 오늘날 GDP에 관한 논의는 주로 '지표가 먼저, 문 제가 나중'이 되고 말았다. 측정할 수 있는 것을 측정하고 거기서 발생한 이슈를 문제 삼는 식의 사고체계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문제란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과 '실제로 관찰된 현재의 모습' 사이의 차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 정의를 GDP의 새로운 방침에 적용해서 생각하면 이상적인 모습을 구상하지 못하고 문 제의 정의도 명백히 규정하지 못한 채, 수치를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는 지표를 대강 짜 넣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GDP를 산출하는 것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간다는 건 무엇일까?' '더 좋은 사회란 어 떤 사회인가?'를 논의한 뒤에, 그렇다면 무엇을 측정해야 그 달성 정도를 측정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일이다. 경제학자를 비롯한 많 은 전문가가 이런 종류의 논의를 꺼리는 이유는 명백하다. 이렇게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논의 과정에서는 전문가로서 권위를 발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적어도 선진국에서는 물질적 부족이라는 문제는 해결되었다. 이미 물질적으로 풍족해진 사회 에서 '얼마만큼의 물건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지표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골몰한다면 결과적으로 낭비와 사치를 부 추기고 물건을 쉽게 버리는 행동이 미덕으로 칭송받는 사회를 양 성하게 될 뿐이다. 우리는 정말로 그러한 사회를 원하는 것일까?
- 중요한 점은 기술적인 면에서 세계의 최전선을 차지하고 있는 국 가에서 1인당 산출된 성장률이 오랜 세월에 걸쳐 연 1.5%를 상회 한 국가의 역사적 사례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과거 수십 년 의 기록을 살펴보면, 최고 부유국의 성장률이 훨씬 낮다. 1990년 부터 2012년에 걸쳐 1인당 산출은 서유럽에서는 1.6%, 북미에서 는 1.4%, 일본에서는 0.7%였다. 앞으로 논의를 진행할 때 이 현실 을 반드시 염두에 두길 바란다. 대다수 사람들이 성장이란 적어 도 3~4%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역사적으로도 논리적으로도 이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토마 피케티, 《21세기 자본》)
피케티 자신은 이 책에서 GDP 성장률 예측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미리 밝히고 나서 '과거 두 세기의 역사를 되돌아보 면 그 수치가 1.5% 이상이 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지적했다. 덧붙이자면, 경제학자나 민간 경제가 장기적인 경제예측을 내놓 을 때는 전반적으로 실제 가치보다 부풀려지는 경향이 커서 실측 치가 예측치의 아래쪽에 위치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기 억해두는 것이 좋다."
이들 수치를 확인하다 보면 성장이란 일종의 종교와 같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 나는 2017년(한국에서는 2018년 출간-역주)에 출간한 저서 《세 계의 리더들은 왜 직감을 단련하는가》에서, 비즈니스와 관련된 의사 결정을 할 때 너무 과학에 치우친 탓에 오히려 비즈니스가 위축되고 취약해졌다고 설명하고, 인간성에 바탕을 둔 감성과 직 감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제와 사회에 관한 인식 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확실히 반대라고 느낀다. 그 이유는 단순 히 무한한 성장이라는 사고가 비과학적인 판타지일 뿐이기 때문 이다.
- GDP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당연한 이야기지 만, <도표8>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여기서도 고원으로의 연착륙 상 황을 알아차릴 수 있다. 선진 7개국의 노동생산성 상승률은 1960 년대 정점을 찍은 이후 단기적인 변동은 있지만, 선진국 전체의 추세를 보면 하락세가 명확해 보인다.
유일한 예외라고 해도 좋은, 1990년대 미국에서 나타난 중 기적인 노동생산성 상승에 관해서도, 이를테면 전자기기류의 성 능 향상을 반영한 물가 계산, 소위 헤도닉 물가지수(hedonic price index, 개별성이 강한 재화의 물가 지수를 작성할 때, 그 성능의 표준화에 의 해 회귀적으로 산출되는 물가 지수-역주)를 도입해 인플레이션율을 낮 추거나, 혹은 기업에서의 소프트웨어 구입 비용 명목을 중간재 구 입에서 설비투자로 변경하는 등 1990년대 말 GDP 계산 방법을 다양하게 변경함으로써 과거 몇 년 동안의 GDP 절대치 및 성장률이 크게 신장했다는 사실을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헤도닉 지수를 도입하고 소프트웨어 구입 항목을 투자로 변경함 으로써,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전반에 걸친 실질적 GDP 성장률은 외관상으로 크게 신장되었다. 실제로 세상은 호경기였 으며 GDP가 완전히 거짓이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러한 변경 으로 인해, 실제 이상으로 경제 상황이 호조로 보였을 가능성을 부인할 순 없다. 게다가 헤도닉 지수에 의한 계산을 처음 도입한 나라가 미국이었기 때문에 유럽 국가들이나 일본에 비해 미국 경제가 막강하게 보였던 것은 확실하다. 바다 건너편에서는 경제정 책 담당자가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컴퓨터는 어느 국가의 어떤 기업에서도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는데 왜 컴퓨터 혁명에 의한 생산성 향상 효과는 미국에서만 나타나는 것일까. (다이앤 코일, GDP 사용설명서)
미국의 통계에서 나타난 1990년대의 일시적인 성장 추세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노동생산성을 언급할 때 일본이 패자라는 식의 자학적인 말들이 자주 나오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단편적인 모습을 바탕으로 한 도토리 키재기식 평가일 뿐이다. 중장기적으 로 보면 선진국은 대체로 노동생산성 상승률의 장기적인 하락세 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 인터넷 관련 기술이 업무 현장에 사용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 이후, 우리의 업무 방식이 급격히 변화되자 결과적으로 생산 성도 크게 개선되었다고 여기기 쉬운데 실제로 도표를 보면 최첨단 기술로 무장해봤자 생산성의 둔화 곡선은 바꾸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나날이 진화를 거듭하는 기술을 활용해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데도 노동생산성 상승률은 왜 장기 적으로 하락하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해 노스웨스턴대학교 경제학 교수인 로버트 고든 (Robert Gordon)은 '하락하고 있는 게 아니라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이다'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바꿔 말하면, 1960년대 같은 높은 생산성과 높은 성장률은 결코 자본주의의 예사로운 상태가 아니라, 인류사적으로 볼 때 매우 특수한 전무후무의 이상 상태였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노동생산성 상승률은 하락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것이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 종신고용과 연공서열 같은 인사 정책을 일본 기업의 전통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있을 법한 오해이지만 사실과는 전혀 다르다. 우선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이라는 용어는 보스턴 컨설팅그룹의 초대 도쿄사무소장을 지낸 제임스 아베글렌(James Abegglen)이 1958년에 출간한 저서 《일본의 경영(The Japanese Factory)》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다. 역사적으로 보면 불과 60년쯤 전에 미국인이 만든 용어이지, 결코 일본 기업의 전통적인 제도가 아니다. 즉, 연공서열과 종신고용으로 대표되는 사회 시스템 대다 수는 일본의 오랜 역사를 비추어 볼 때 극히 짧은 기간 동안 운용된 매우 특수한 제도였던 셈이다.
오늘날 일본 사회에선 다양한 문제와 알력이 분출되고 있는데, 이는 저성장 자체가 야기했다기보다는 성장을 전제로 한 사회 시스템과 고원으로 연착륙하고 있는 현실 사회가 서로 부정합을 일으켜서 발생했다고 봐야 옳다. 일본 사회에선 1868년 문명 개화 이후, 100년 이상에 걸쳐 작용해온 '무한의 상승, 성장, 확대를 추구하려는 압박감과 최근 여러 해 동안 점점 강해지고 있는 '서서히 고도를 낮춰 연착륙하려고 하는 자연의 인력' 두 가지 힘이 서로 마찰을 일으켜 갖가지 비극과 혼란을 빚어내고 있는 것이다.
- 마르크스가 종교를 민중의 아편이라고 지적했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러시아혁명 이후 소련과 중국 등 공산 주의 국가에서는 더더욱 명확한 정책적 의도를 가지고 종교를 탄 압했는데, 마르크스주의와 마르크스주의가 강하게 부정한 정전종 교正宗敎)가 실은 같은 골자의 이야기를 주장했으며 수십억 명 의 사람들이 그 이야기에 도취되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큰 통찰 을 가져다준다. 이는 우리 인간이 '지금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 좋은 미래가 찾아온다'는 식의 희망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뜻이다. 또한 이를 반대로 말하면, 그런 희망적인 이야기가 없으면 우리는 살아갈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러한 이야기를 아무도 하지 못하게 된 세상이 지금 가까이 다가와 있다.
- 우리가 판단의 근거로 삼는 수많은 도덕과 규범은 미래를 위 해 현재를 수단화한다는 사고방식을 전제로 하며, 이 사고방식은 미래를 완성하기 위해 역사가 진보한다 또는 내일은 오늘보다 분 명히 좋아진다는 확신을 기저에 두어야 비로소 합리화된다. 하지 만 시간이 지나면 이러한 규범과 가치관의 근거는 와해되고 만다. 지금 이만큼의 물질적인 번영으로 윤택한 생활을 하는데도 우 리 사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공허감으로 가득 차 있다. 만약 우 리의 역사가 이미 마지막 순간을 맞이해 시간이 소멸되고 심지어 많은 사람이 그 사실을 어렴풋이 알아차리고 있다면, 미래의 실현 을 위해 현재를 수단화하라는 사회적인 규범과 가치관에 사람들 이 공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어떠 한 이상을 실현해야 하는지는 모르는, 그런 시대를 우리는 살 아가고 있다. 만물을 지배하고 있지만 자신을 지배하지는 못한 다. 풍부한 재능을 갖고 있으면서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막막 해한다. 결국 현대 세계는 전에 없는 자산, 지식, 기술을 보유하 고 있으면서도 가장 불행한 시대다. (오르테가 이 가세트, 《대중의 반역》)
- 페이스북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인터넷의 발달이 끝없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고 믿고 있는데, 그러한 신념을 공유하 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는 다수의 보고서와 논문이 있 다. 한 예로, 아프리카 등 신흥국에 특화된 전략 컨설팅 회사 달 베르크(Dalberg Global Development Advisors)가 발표한 보고서에는 '인터넷이 지닌 의심할 여지 없이 막대한 힘이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과 사회 변혁에 기여할 것이 틀림없다'라고 쓰여 있다. 이 사실이 거의 명백해서 이런저런 증거를 들어 독자를 번거 롭게 할 것까지도 없다고 생각했는지 아무런 데이터도 인용되어 있지 않다. 이것은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말해야겠다. 그런 데이터 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진국에 관한 한, 인터넷의 출현으 로 새로운 성장이 시작되었다는 증거는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아브히지트 바네르지, 에스테르 뒤플로,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 선진국 가운데서도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은 미국이 수많은 기술 혁신의 발상지라는 사실에서 이를 안일하게 연관 지어 '기술 혁명이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바네르지와 뒤플로 두 교수가 지적했듯이 기술 혁명과 경제 성장 의 관계성을 증명하는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은행이 발 행하는 <세계 개발 보고> 2016년도 판에는 아주 모호하게 '인터 넷이 경제에 끼친 영향력에 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낼 수 없다'고 서술되어 있다. 인터넷이 보급된 지 25년이 더 지났는데도 여전히 결론을 낼 수 없다면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결론이 나온다는 것일까.
- 왜 이토록 거대한 기술 혁신이 경제성장률이 상승하는 데 공 헌하지 못하는 것일까. 생각할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러한 혁신의 대다수가 본질적인 의미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 지 못하고 단순히 기존의 시장 내부에서 돈을 이전시킨 데 지나 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내가 사회적 혁신(social innovation) 을 중시하는 반면에 상업적 혁신(commercial innovation, 기술 혁신에 의지하지 않고 기존 상품을 포지셔닝이나 디자인, 포장 등을 바꿔 새로운 고 객 가치를 높이는 전략-역주)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의 핵심이 바로 이 점에 있다. 최근 20여 년 동안 사회에서 이루어진 혁신이 대부분 기존의 '돈 버는 시장'에 혁신을 도입해 '극히 일부 사람만 더 벌어들이는 시장'으로 바꿨을 뿐,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 소하는 데 공헌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격차 확대라는 사회 문제를 빚어낸 원흉이 되었기 때문이다.
- 오늘날 직원이 수십만 명에 이르는 공룡 기업이 수없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기업이 출현한 것은 19세기 후반 이후다. 역사상 최초로 1만 명 이상의 직원을 둔 기업은 1870년에 창업한 스탠더드오일(Standard Oil Co.)"이다. 그전까지는 직원이 몇만 명 있는 회사가 역사상 존재하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경영사학자인 앨프리드 챈들러(Alfred D. Chandler)는 저서 《보이는 손》에서 '1880년대에 들어서고부터 대기업이 급격히 증가했다'라고 언급했다. 왜 19세기 말 대기업이 생겨나고 늘어났는지는 앞의 설명에서 명백히 알 수 있다. 지리적으로도 인구동태적으로도 보편적인 문 제를 낮은 비용으로 처리하려면 규모가 중요한 경쟁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 넓은 범위에 흩어져 있는 조직을 효율적으 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문서와 권한 규정으로 체계화된 거대한 관 료 기구 시스템이 필요하며, 비용 삭감의 강력한 압박은 단계별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단번에 관통하는 가치 사슬(Value chain) 모형을 추구한다.
- 지금까지 고찰한 내용에서 다음의 두 가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한 가지는 경제 합리성 한계곡선의 바깥에 있는 문제는 시 장 원리에 의존해선 영원히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금전적 대가야말로 모티베이션 의 원천이다. 경제 합리성 한계곡선의 바깥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 는 데 금전적 보수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시 말 해, 현재 잔존하는 '희소하지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경제 합 리성과는 별개의 모티베이션을 발동시켜야만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점에 관해서는 뒤에서 상세히 설명하겠지만,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 모티베이션의 원천으로 삼을 만한 것은 인간성에 기인한 충동밖에 없다.
이 '충동'이야말로 근대 자본주의를 이륙시키는 엔진이었다는 사실을 돌이켜봐야 한다. 일찍이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발흥한 자본주의를 구동하는 정신을 인간 본래의 충동, 즉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 이라고 명명했다.
투기로 인한 불안정성 외에도 인간성의 특성에 기인한 불안정성, 즉 우리가 하는 적극적 활동은 대부분 도덕적이든 쾌락적이든, 혹은 경제적이든 간에 수학적 기대치에 의존하기보다는 오히려 저절로 생겨난 낙관에 좌우된다는 사실에서 기인하는 불안정성 이 있다. 며칠이 지나야 결론이 나오는 일이라도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 려는 결의는 대부분 오로지 혈기(야성적 충동)라고 불리는, 가만히 있기보다는 활동으로 몰아가는 인간 본래의 충동에 따른 결과 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수량화된 이득에 수량화된 확률을 곱한 가중평균의 결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 이론》)
- 여기서 케인스가 주장하는 '수량화된 이득에 수량화된 확률을 곱한 가중평균의 결과'란 분명 경제 합리성의 한계를 확인하기 위해 산출되기 마련이지만, 케인스는 경제 활동이 그러한 검증을 통한 경제 합리성에 의해 구동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늘날 기업들이 신규 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수량 화된 이득에 수량화된 확률을 곱한 가중평균의 결과'와 관련, 세 세한 부분까지 파고들어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경제합리성 한계선의 바깥에 자리한 과제를 해결하는 '사건'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리눅스 개발 일화는 또한 물질적 만족도가 이미 높은 수준에 이른 고원사회에선 노동을 통해 지식과 기술, 창조성을 발휘하는 즐거움이 더욱 중요한 보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리눅스 개발에 관여한 사람들은 대부분 IBM과 인텔 등 기업 에 근무하는 바쁜 전문가들이었다. 그런 이들이 왜 무상으로 자신 의 지식과 기술, 그리고 시간을 제공한 것일까. 이유는 단순하다. 즐거웠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말해, 리눅스 개발에 참여한 사람 들은 확실히 경제적 보수는 얻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노동 자체에 서 높은 정신적 보수를 받았다.
이러한 현상을 이 책 머리말에서 사용한 용어로 바꿔 말하 면, 리눅스 개발에 관여한 사람들에게 그 일은 '경제적 보수 를 얻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수단적인 일 = 인스트루멘털 (instrumental)'이 아니라 '활동 그 자체가 보수인 자기충족적인 활 동 = 컨서머토리 (consummatory)'였다고 할 수 있다.
- 미래의 사회 비전은 이것이다
시장 원리가 일찍이 사회에 존재한 수많은 문제를 경제 합리 성에 기초해 해결한 결과, 현재 사회에는 경제 합리성 한계곡선의 바깥에 있는 문제들이 남아 있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경제 합리성을 넘어서는 모티베이션이 필요하다고 강 조했는데, 이들 문제가 경제 합리성 한계곡선의 바깥에 있는 이상, 이를 해결하려는 사람이나 조직은 필연적으로 큰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짊어지게 된다. 이때 '충동'에 기인해 문제 해결을 시도 했다가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는 사람이 잇달아 경제적으로 파산 한다면, 그러한 충동에 근거해 활동하는 사람은 모두 사라질 것이다. 경제 합리성 한계곡선의 바깥에 있는 문제를 개개인의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충동'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경제적 으로 파산할 걱정이 없는 사회적 보호망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 결론은 앞으로 다가올 고원사회에 남아 있을 희소하고도 중대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우리가 의지해온 신자유주의와 시장만능주의에서 사회민주주의 쪽으로 더욱 방향을 돌려 야 한다는 사실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시장 원리는 사회에 다수의 물질적 문제가 남아 있던 시대에 극히 효율적이어서 이들 문제를 해소하는 데 유용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 남아 있어 있는 문제의 대다 수는 더 이상 경제 합리성에만 의존해서는 해결할 수 없다. 따라 서 경제 합리성의 장벽을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는 인재가 부당 하게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사회 기반의 정비가 꼭 필요하다. 이 런 점에서 볼 때, 우리는 지금까지 미국이 제시해온 신자유주의 와 시장만능주의 사회에 대한 비전에서, 북유럽형에 가까운 사회 민주주의의 방향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할 시기에 와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마케팅이라는 용어 자체는 20세기에 생겨났으며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개념으로 정착된 것은 1960~1970년 대의 일이다. 오늘날에도 비즈니스스쿨에서 마케팅 강의의 대표 적인 교과서로 사용되고 있는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의 <마케 팅 관리론》이 미국에서 출간된 것은 1967년이다.
이 1967년이라는 해와 관련해 인연의 신기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가만히 내버려둬도 사회가 잇달아 해결해야 하는 문제 를 던져준다면 마케팅은 굳이 필요 없다. 마케팅이 체계적인 기술 로써 사회에 필요하다는 사실은 사업자가 스스로 문제를 개발하 지 않으면 새로운 욕구를 만들어낼 수 없게 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 이 책의 제1장에서 우리의 세계가 '고원으로의 연착륙'이라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다양한 지표를 이용해 설명했는 데, 18세기 이후 200년에 걸쳐 계속 상승세를 보인 경제성장률과 인구성장률이 처음으로 완만한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때가 바로 1960년대 후반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자. 이 시기에 비즈니스의 역사적 역할이 피날레의 서장으로 접어든 게 틀림없다고 생각하면, 같은 시기에 '인위적으로 사회의 욕구와 갈망을 만들어내기 위한 기술 체계인 마케팅이 소위 비즈니스를 연명하기 위한 조치로 산업 사회에서 강하게 요구되고, 그 러한 스킬을 가진 인재가 노동시장에서 높게 평가받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 나는 2013년에 출간된 저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조직을  만드는 법을필할 때, 애플을 공동 창립한 컴퓨터 엔지니어 스티브 워즈니악 (Stephen Wozniak)을 비롯해 세계에서 혁신가로 명성 높은 인물 70여 명을 인터뷰했다. 그때 혁신을 일으키겠다고 마음먹고서 혁 신을 일으킨 사람은 막상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 들은 혁신을 일으키고자 하는 동기가 있어서 일에 매진한 게 아 니라, '어떻게든 이 사람들을 도와야겠어!' '이것이 실현된다면 굉 장하겠는걸!' 하는 충동에 마음이 움직여 그 일에 몰입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항은, 혁신가들이 '이걸로 돈을 벌 수 있겠 어' 하는 경제 합리성 때문만이 아니라, '이대로 방치해둘 수는 없 지' '이 일을 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어' 하는 강한 충동(이것은 종종 예술가에게서도 공통으로 볼 수 있다)에 의해 혁신을 실현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 일어난 혁신을 조사해보면, 핵심 아이디어가 싹튼 동기에선 경제 합리성을 초월한 충동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관찰된다.
* 폭우가 쏟아지는 인도 델리의 교외에서 어린 두 자녀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는 가족을 보고 '누구나 살 수 있는 값싸 고 안전한 자동차가 필요하다'고 느낀 라탄 나발 타타
* 꽁꽁 얼어붙은 한겨울 밤에 아이들을 데리고 포장마차에 라면을 먹으러 와서 덜덜 떨며 길게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집에서 간편하고 맛있는 라면을 먹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든 안도 모모후쿠.
* 제록스 팰러앨토 연구소(Palo Alto Research Center)에서 컴퓨터 의 미래를 시사하는 시연을 접하고 "이건 혁명이다! 이 위대함을 모르는가!" 하고 외친 스티브 잡스(Steve Jobs).
* 20세기 전반, 종종 크게 유행해 많은 어린이의 목숨을 앗아간 폴리오를 근절하기 위해 백신 개발에 생애를 바쳤으며 특허를 내지 않고 백신의 보급을 우선한 조너스 소크(Jonas Salk).
경제 합리성을 초월한 충동은 예술가의 활동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기업가에게서도 똑같은 심성이 종종 관찰된다. 현재 상 황에서 계속해서 논의의 주제로 오르내리는, 소위 예술적 사고와 비즈니스의 결절점이 여기에 있다. 고원사회에서 경제 합리성이 꼭 보장되지는 않는, 잔존해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즈 니스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예술가와 같은 심성이 필요 하다.
- 창의적인 사람들은 풍부한 행복 감수성을 갖고 있으며 흥미와 기쁨을 느끼는 일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려고 하는 한편, 따분하다 고 느끼면 재빨리 짐을 챙겨 그 자리를 떠난다. 이러한 행동은 흔히 '제멋대로'라고 비난받는 경향이 있지만 칙센트미하이는 이러한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이야말로 창의적인 사람들에게 공통되 는 유일한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무료하다, 시시하다' 투덜거리면서 새로 운 일을 찾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금 하는 일에서 의미를 찾아내 려 애쓰지도 않은 채로 더없이 소중한 인생의 하루하루를 무의식 중에 흘려보내고 있다. 바로 여기에 고원사회를 실현하는 데 있어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자신이 어떤 일에 몰입할 수 있는지 미리 알아내기 어려운 까 닭은 '몰입'이 '마음 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이지적으로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지 못한 채 인생 을 끝내는 사람이 많다. 칙센트미하이가 지적했듯이, 자신이 몰입 할 수 있는 일을 찾기가 그다지도 어려운 까닭은 아무리 머리로 생각해봐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이것저것 다양하게 시도해 본 다음에 신체 감각으로 파악해 알아내는 수밖에 없다. 우리가 '지성'이라는 말을 들으면 대개 떠올리는 이미지와는 크게 다른 '신체적인 지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자신이 무엇에 열중할 수 있을지는 결국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그것이 설령 무엇에 도움이 될지 모르는 일이라도 많 은 시간과 노력의 낭비와 헛수고를 겪은 뒤에야 마침내 '인생'을 발견할 수 있다는 린드버그의 지론은 커리어론에 관한 많은 연구 에서도 증명되고 있다.
- 창조라는 유희
자기충족적인 충동과 수단적인 규범의 알력에 관해서 니체도 재미있는 말을 남겼다. 니체는 우리의 정신이 '낙타' '사자' '아이' 의 순서로 발전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그대들에게 정신의 세 가지 변화에 관해 말하고자 한다. 어떻게 정신이 낙타가 되고 낙타는 사자가 되며, 사자는 아이가 되는지를 말해보겠다.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앞서 말한 틀에서 설명하자면 낙타는 수단적인 규범에 무비판 적으로 따르는 인물을 가리킨다. 낙타는 규범에 따라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그에 기뻐한다. 이 낙타가 마침내 자유를 얻기 위해 싸 우기 시작하면서 사자로 변모한다. 사자는 낙타였던 시절에 자신 을 지배하던 거대한 용과 맞서 싸운다. 이 용의 이름이 '너는 해야 한다'이다.
정신이 더 이상 주인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신이라 부르려 하지 않 는 거대한 용의 정체는 무엇인가. '너는 해야 한다' 이것이 그 거대한 용의 이름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규범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무런 노력도 필요로 하지 않지만, 사회가 강요하는 무의미한 규칙에 저항하려면 강인한 정 신이 필요하다. 니체는 그 강인함을 '사자'라는 메타포로 표현했 다. 일찍이 신성시했던 '너는 해야 한다'라는 용의 명령에 사자는 '나는 할 것이다' 하고 울부짖는다. 하지만 이 사자도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그것은 창조와 놀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내 형제들이여. 사자도 하지 못했지만 아이만 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그것은 무엇일까. 왜 강탈하는 사자가 아이가 되어야만 하는가. 어린아이는 순진무구요 망각이다. 새로 운 시작, 놀이, 스스로의 힘으로 도는 바퀴, 최초의 운동이며 그렇다'는 신성한 긍정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아이는 관념의 포로가 되지 않는다. 옳고 그름이나 선악을 따지지 않고 세상에서 그때 그 순간의 자기충족적인 충동이 모든 것을 긍정한다.
우리 사회에는 인간성에 기초한 자기충족적 행동을 금기시하 는 수많은 규범이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다시금 생각해보면 수호 신을 모신 숲에서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을 받으며 아이들이 신사에서 꺼내온 불상을 가지고 노는 광경 이상으로 아름답고 성스러운 모습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
-  가치 사슬은 '구매·소비'가 이루어진 후에 아무것도 없는 데 드 엔드(dead end)인 데 비해 이 도표는 '구매·소비'가 다시 새로 운 '노동·생산'에 에너지를 주는 오픈 엔드(open end) 시스템이 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가치 사슬을 대체한다는 의미에서 이것을 '가치 순환'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다.
가치 순환에서 소비자는 지금까지와 달리, 단지 '소비하는 사 람'일 수만은 없다. 이런 관점에서 소비자는 소위 노동자와 생산 자에게 노동과 생산을 위한 경제적, 정신적 에너지를 제공하는 자원(resource)이 된다.
이와 같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를 이미 19세기에 구상한 사람이, 바로 카를 마르크스였다. 마르크스는 초기의 초안 노트에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나의 생산물을 네가 향유 혹은 사용하는 동안에 나는 직접 다음과 같은 기쁨을 갖게 될 것이다. 즉, 나의 노동으로 어떤 인간적인 욕구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인간적인 본질을 대상화했다고. (카를 마르크스 · 프리드리히 엥겔스, 《마르크스 엥겔스 전집(Marx Engels Gesamtausgabe)》)
이러한 사회에서는 소비, 혹은 구매는 우리가 현재 생각하는 것처럼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말하자면 증여나 응원에 가깝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는 예술가와 후원자의 관계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다. 즉, 사회에 어떤 가치를 창출하려고 활동하는 사람 들이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 사람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그들이 만들어낸 가치에 대해 가능한 한 '큰' 대가를, 거의 증여라 는 개념에서 함께 제공하려고 하는 관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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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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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SMC의 성장과 발전은 스마트폰과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스 마트폰에 적용되는 이동통신 기술이 4세대에서 5세대로 진화하 는 과정에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종류가 늘어났기 때 문입니다. TSMC의 전체 매출에서 40% 이상이 스마트폰과 관련 된 분야에서 발생합니다. 이동통신 기술 중 5세대 기술이 TSMC 의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시기는 2019년 6월부터입니다. 이는 5G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반도체를 TSMC가 제조해서 공급 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TSMC의 위상이 워낙 확고하다 보니 한국에서도 TSMC에 대 한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이 매우 큰 편입니다. TSMC가 제조하 는 반도체 중에는 스마트폰용 반도체뿐만 아니라 서버나 PC에 탑재되는 반도체도 있습니다. TSMC의 제품별 매출 비중을 응용 처로 구분하면 스마트폰용 반도체와 서버 및 PC용 반도체가 각 각 40% 내외로 거의 쌍벽을 이루고 있습니다.
- 반도체 애널리스트의 업무는 수많은 습관의 합집합으로 이루 어져 있습니다. 매일 DRAM 가격을 확인하는 것, 열흘에 한 번씩 반도체 수출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 분기마다 마이크론의 실적 을 확인하는 것 등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서 매일의 전망과 예측 등이 나오게 됩니다. 만일 이렇게 매일 하나씩 확인하는 것을 하나하나 습관으로 만들기에 어려운 환경이라면 다음과 같이 단순 하게 기억해도 좋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좋다고 할 때 그것이 비메모리 반도체에 관한 것이라면 삼성전자의 주가에 좀 더 영향이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고 DRAM과 같은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이 좋다면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좀 더 빠르게 상승한다, 이 결론만 잘 기억해도 됩니다.
- 과거에는 미국의 인텔도 SK하이닉스처럼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영위했습니다. 그러나 1984년 이후에 DRAM 사업 을 접고, 2020년에는 낸드 플래시 사업까지도 SK하이닉스에 매 각하기로 하며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축소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텔이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닙니다. 3D 크로스포인트라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아직 영위하고 있 습니다. 그러나 매출 비중은 매우 미미합니다.
이처럼 인텔은 비메모리 반도체, 메모리 반도체 사업 둘 다 를 전개하다 현재는 메모리 비중을 축소하고 비메모리를 주력으 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텔도 거의 100% 비메모 리 반도체 기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인텔뿐만 아니라 엔비디아 나 AMD도 모두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입니다. 그렇다면 메모리 반도체 사업만 하는 SK하이닉스와 비교해 주목할 만한 기업은 아예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마이크론 (Micron)을 살펴보면 됩니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처럼 DRAM 과 낸드플래시를 만들고 있습니다.
- 마이크론은 미국의 반도체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생 산 라인을 아시아 지역(대만, 일본, 싱가포르)에 두고 있습니다. 아시 아에서 현지 투자와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전개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 DRAM을 제조 공급하던 엘피다(Elpida)가 2012년 에 파산을 선언했을 때, 마이크론은 엘피다를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2016년 말에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기 직전 마이크론은 대만에서도 지분 확대를 추진했습니다. 기존에 지분을 일부 보 유하고 있던 대만의 조인트 벤처 회사를 100% 자회사로 흡수하 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미·중 무 역분쟁이 격화되면 대만과 중국의 정치적 관계가 나빠질 것이 뻔하고, 그럴 경우 대만에 현지 투자한 입장에서 기업 관리가 어 려워질 것을 예상하고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실제로 2018년 하반기부터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었습니다. 이처럼 마이크론은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그리고 대만에서 차이잉원 총통(친미 성향으로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대만 독립을 주장)이 당선되기 전부터 대만 현지에서 발 빠른 행보를 전개했습니다. 이렇게 다이내믹한 과정을 거친 이후 마이크론의 생산 라인은 싱가포르, 일본, 대만에서 각각 자리를 잡았습니다. 미국 기업인만큼 미국에도 연구개발센터와 소규모의 생산 라인 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시아의 생산 라인에 비하면 매우 적은 규 모입니다. 반면 아시아에서의 증설은 계속해서 이어 나가고 있 습니다. 2022년에는 싱가포르에 낸드 플래시 생산 설비 증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 퀄컴의 경우 NXP를 인수하려고 했으나 중국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지 못해 결국 20억 달러의 해약 수수료를 지불하게 됩 니다. 이는 2018년 7월에 발생했던 사건입니다. 그런데 그보다 3 년 전 2015년 퀄컴은 중국으로부터 9억 7천5백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일이 있습니다.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이 커짐에 따라 스마트폰마다 반도체를 탑 재해 크게 수익을 창출하던 퀄컴을 견제하기 위한 중국의 조치 였다는 것이 당시의 평가입니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 내 반중 정서를 자극했고,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무역 전쟁으로 비화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됩니다.
결국, 중국의 퀄컴 견제에 맞불을 놓듯 미국도 통신장비 공급 사인 중국의 화웨이(Huawei)를 압박합니다. 2019년 5월부터 안보 상의 이유로 미국 내 기업들이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할 때 허가 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규제를 시행했고, 2020년 5월부터는 미국 장비를 사용해 부품을 생산한 외국 기업에도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할 때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했습니다.
중국의 화웨이와 미국의 퀄컴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화웨이도 퀄컴처럼 스마트폰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회사입니다. 화웨이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HiSilicon)이 라는 기업은 반도체를 설계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그 래서 화웨이와 퀄컴은 스마트폰이 잘 팔릴수록 모바일 기기용 반도체를 많이 팔 수 있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 수밖에 없고 이는 결과적으로 상대국으로부터 끊임없는 규제와 감시를 받는 결과 를 만들었습니다.
2018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미·중 무역분쟁의 양상은 2020 년 코로나의 발발과 함께 조금 다른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했습 니다. 2020년 1월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생산이 중단되거나 이미 생산해 놓은 반도체를 이송하지 못하는 물류 대란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때 마이크론은 중국 지방 정부의 권고에 따라 춘제(春, 중국의 설) 기간 동안 시안(西安)에 있는 반도체 생산 설비의 가동을 중단시킵니다(중국이 대만과 관계가 좋은 기업을 견제한 것처럼 보입니다).
이처럼 중국과 대만의 정치적 갈등이 부각되면서 대만과 동 맹 관계에 있는 미국이 중국을 대신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리고 미국은 자국의 반도체 제조 능력 강화를 위해 해외에 나가 있던 제조 시설을 국내로 다시 들이는 리쇼어링(Reshoring, 해외 진출 자국 기업을 국내로 다시 돌아오도록 하는 정책)을 하거나 TSMC나 삼성전 자에게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을 짓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무역 분쟁의 양상은 국가 간 공조에서 자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로 바뀌고 있습니다.
무역 분쟁은 고율 관세라는 수단을 통해 전개될 수도 있습니 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생산되는 반도체가 미국으로 수출될 때 고율 관세에 노출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중국 의 반도체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에 후공정 생산 라인을 보 유하고 있는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즉, 중국 현지에서 후공정을 마무리하는 인텔이나 마이크론 같은 기업이 관세 정책에 따라 피해를 보게 됩니다. 
- 그럼 TSMC와 함께 비메모리 반도체의 미세화를 주도한 기업 에는 누가 더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7나노미터보다 조금 더 큰 14나노미터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4나노미터 공정으로 반도체 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은 TSMC 외에 한국의 삼성전자, 미국의 인 텔과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 중국의 SMIC 이렇게 다섯 곳 입니다. 그러나 14나노미터 미만의 공정에서 10나노미터, 나노 미터, 5나노미터로 내려갈수록 이를 공급할 수 있는 제조사의 수 는 줄어듭니다. 2022년 기준으로 7나노미터 및 5나노미터 양산 이 가능한 제조사는 대만의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뿐입니다.
반도체 공급사들이 차량용 반도체 대신 일반 제품 반도체 생산에 더욱 집중한다면 혹시라도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위탁·제조 하는 기업들이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대신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TSMC와 같은 기업들이 기존 사업과 더불어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지요. 일부 그런 움직임이 있긴 했지만 아직 드라마틱한 수준으 로 전개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TSMC가 분기별로 공개하는 응용처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차량용 반도체의 매출은 2022년 1분기 기준으로 5%에 불과합니다. 이는 TSMC뿐만 아니라 다른 파운드리 업체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TSMC 말고도 대만에 UMC라는 업체가 있는데, UMC는 2022년 1분기에 차량용 반도체 매출 비중을 따로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매출 비중을 밝히지 않는다는 의미는 관련 제품의 매 출 비중이 10% 미만으로 제한적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론적으로 코로나 발발 초기에 전통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 급사들은 차량용이 아닌 가전 제품용 반도체를 생산하느라 바빴 고,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TSMC와 같은 곳에서는 차량 용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는 했지만 그 수는 제한적이었습니다. TSMC 입장에서는 차량용 반도체를 달라고 하는 완성차 기업보 다 퀄컴, 애플, AMD, 엔비디아와 같은 오래된 고객사들에게 집중하는 것이 훨씬 이득인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환경이 지속되다 보니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은 편입니다. 10% 내외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TSMC와 같은 파운드리(위탁·제조) 공급사들이 진짜로 목숨을 걸고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은 이상 개별 반도체 파 운드리 기업의 차량용 반도체 매출 비중이 10%를 훌쩍 웃돌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반도체가 일반 내연 기관 차량의 2~4배로 높은 만큼 반도체 시장 조사 기관 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2022년에서 2025년까지 적어도 연 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 히 냉정한 관점에서 살펴보면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량용 반 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그래서 삼성전자 나 SK하이닉스 같은 한국의 대기업이 차량용 반도체 설비투자 를 대규모로 전개할 만한 명분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은 언제부터 해결될 수 있을까요? 2021년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2021년 하반기부터는 완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그러나 2022년 1분기 기준으 로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은 해결될 기미가 아직 안 보입니 다. 2022년 초에 중국에서 전개된 제로 코로나 정책은 차량용 반 도체의 공급 부족을 더욱 가중시켰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잘 알 려진 차량용 반도체 공급사의 후공정 협력사나 자회사가 중국에 자리 잡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후공정과 조립이 마무리 되지 않으면 반도체는 완성되지 못합니다.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과 관련해 가장 보수적인 전망을 하는 곳은 인텔입니다. 인텔의 CEO는 2022년 4월에 실적을 발 표하면서 반도체의 공급 부족은 2024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밖에 대만에 반도체 후공정 서비스 공급사 ASE 테크놀로지 홀딩도 2023년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전방산업에서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의 인기가 계속되는 이상,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은 계속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급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는 곳은 NXP나 인피니언 같은 전통적 차량용 반도체 공 급사가 아니라, TSMC나 UMC처럼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새롭게 늘리고 있는 비메모리 파운드리 공급 업체라고 봐야 합니다.
- 일반적으로 승용차 한 대당 필요한 반도체는 400~500달러 수준입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가 되면 이보다 수십 배 규모의 반 도체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사 중 한 곳인 온세미컨덕터(ON Semiconductor)의 발표에 따르면 자율주행차에는 카메라가 최대 28대 수준으로 필요하다고 합니다. 사실 지금으 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그런 세상이 된다면 엔비 디아의 매출 중 차량용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늘어날 것입니다. 이는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리해보면 향후 삼성전자가 다른 반도체 상위 기업과의 시가총액 격차를 줄이는 방법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얼마나 노출도를 늘릴 수 있는지, 차량용 반도체 매출을 얼마나 확보하는 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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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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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생각하는 잔인하고 거짓된 친절은 바로 스스로 더욱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사람을 회사에서 계속 붙잡아 두는 것이다. 진정으로 잔인한 것은 그들이 나이가 들어 직업을 선택할 기회가 줄어들고 자녀들이 성장해서 교육비가 엄청나게 늘어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때서야 회사를 그만두게 하는 것이다. (잭 웰치)
-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무엇이든 우선 시도하고 도전해 보는 것이 중요 하다는 말로 공감가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창업만큼은 시작이 반이라는 말을 믿지 않길 바란다. 시작은 시작일 뿐이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며 첫 단추를 잘못 끼 워서 크나큰 실패를 맞이할 수도, 인생을 생지옥으로 바꿀 수도 있다. 이렇게 말할 만큼 식당이든 스타트업이든 창업을 위해서는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최고 의 전문가들이 수개월 동안 밤잠을 안자 가며 철저하게 준비해도 성공하기 힘든 것 이 스타트업의 현실이다. 그러니 어설프게 준비하면 당연히 실패할 수밖에 없다.
준비된 자만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고 한다. 아이템 선정부터, 팀 빌딩, 사업 계획서 작성과 비즈니스 모델 수립, 마케팅과 영업 전략, 채용과 조직 관리, 끝 으로 투자 유치까지 창업에 필요한 많은 것을 공부하고 경험하면서 시행착오를 최 대한 줄이고 원하는 수준까지 빨리 성장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 다음은 성공적인 스타트업과 그들이 해결한 문제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 음식을 시킬 때의 불편함 해소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 거래의 위험을 이웃과의 거래로 해소
마켓컬리: 신선한 식품을 다음 날 새벽에 배송
야놀자, 여기어때 : 숙박업체 검색과 예약을 손쉽게 해결
쏘카: 렌트카 업체에 찾아가지 않아도 편하게 차를 빌릴 수 있음
스테이즈: 국내 체류 외국인들이 집을 구하는 어려움 해결
집닥: 인테리어 업체들을 바로 비교 견적 가능
집토스: 임차인 수수료를 받지 않는 부동산 중개 서비스
카닥: 자동차 수리 견적을 쉽고 편하게 받을 수 있음
콴다: 수학 문제를 촬영 및 검색해 인공지능으로 풀이
굿닥: 병원, 약국을 비교 검색
크몽: 믿을 수 있는 디자인, 번역 등의 재능을 편하게 거래를
위시캣: IT 개발, 디자인, 기획 등의 아웃소싱 비교 검색
에브리타임: 대학생들의 시간표 관리 및 커뮤니티
줌: 온라인으로 다수의 사람과 화상 회의 가능

- 적절한 규모의 시장
수출 없이 내수만으로 시장 유지가 가능하게 하려면 한 나라의 인구가 1억 명을 넘어야 한다는 '1억 원 내수론'이 있다. 비슷한 맥락으로 스타트업이 자리를 잡고 성 장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규모의 시장이 필요하다. 국내 광고 시장 규모가 13조 원, 대리운전 시장 규모가 3조 원, 부동산 정보 서비스 시장 규모가 2조 원이다. 창업자 들뿐만 아니라 많은 투자자가 최소 1조 원 이상 되는 시장 규모를 선호한다. 그래야 만 시장 점유율이 낮더라도 어느 정도 의미 있는 매출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시장 규모가 다소 작더라도 그 시장에서 독점하거나 시장 점유율 1위를 할 수 있다면 매력적일 수 있다 
- 나의 경우 10년이 넘게 포털에서 광고 관련 업무를 하다가 스테이즈에 합류하면 서 갑자기 부동산 관련 일을 하려다 보니 처음에는 전문성도 경험도 부족해 상당히 고생했다.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그 분야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아보길 바란다. 현재의 직장이 중요한 또 다른 의미는 퇴사를 하기 전에 회사에서 사업 준비를 충 분히 하라는 것이다. 회사를 나오는 순간 수입이 제로가 되기 때문에 절박해지고 시 간이 곧 돈이 된다. 퇴사 이후 백지상태에서 맨땅에 헤딩하며 시작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들고 그만큼 비용도 많이 든다.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의 일화가 유명하다. 그는 삼성SDS를 다니면서 '한게임'을 창업했는데 일반적인 사무실을 구하지 않고 조그마한 PC방을 인수했다. 그곳에서 직원들과 일하며 돈도 벌고 회사에서 받는 월급으로 직원들에게 급여를 줬다.
퇴사 이전에 창업을 충분히 준비해 비용을 최소화하고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길 바란다.
- 창업 초기에는 플랫폼형 비즈니스보다 서비스형 비즈니스에 집중해야 한다. 예 비 창업자나 초기 스타트업을 만나면 신기할 만큼 대부분 플랫폼 사업을 하겠다고 한다. 심지어 일부 창업자들은 플랫폼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개념도 확실하게 모르 는 상태에서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해서 나를 당황하게 만든 경우도 있었다. 플랫폼 사업을 선호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대답이 다양하다.
'큰돈을 벌 수 있어서'
‘다소 쉬워 보여서'
'앱은 만들 수 있는데 직접 서비스를 할 만한 노하우는 없어서'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플랫폼 사업을 해야 아마존처럼 큰돈을 벌 수도 있고, 차별화된 기술이나 노하우가 없는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쉽게 창업할 수도 있다. 문 제는 플랫폼을 통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거래가 발생해야 하고 그때 까지 꽤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아마존도 창업 이후 흑자로 전환되 기까지 8년이 걸렸고 중국의 알리바바는 처음에 너무 거래가 없어서 직원이 제품을 올리고 또 다른 직원이 사는 작업을 계속 반복했다고 한다. 또한 해당 산업에 대한 노하우가 없다면 가장 성공하기 어려운 비즈니스 형태가 바로 플랫폼이다.
- 나는 허상에 빠져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창업자에게 창업 초기에는 서비스형 비즈니스부터 시작해 보라고 권고한다. 물론 수요자와 공급자가 많아지고 거래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시작하면 플랫폼 사업자가 훨씬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서너 명으로 시작하는 작은 스타트업은 수요자와 공급자 어느 쪽 하나도 제대로 모으기 힘들기 때문에 유의미한 수준의 거래나 매출이 발생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처음에는 창업자가 직접 해당 서비스를 해 보면서 수요자를 파악하고 모아 야 한다. 창업자가 스스로 해당 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노하우를 보유해야만 향후 플 랫폼 사업을 할 때 평판이 좋은 공급자를 많이 모을 수 있다. 또 수요자가 무엇을 좋아 하는지, 어떤 CS가 발생하는지 등을 미리 경험했기 때문에 적절한 대처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부동산 플랫폼을 하겠다면 공인 중개사 자격증을 따거나 자격증을 따 지 않더라도 부동산 영역의 전문가가 돼 보자. 청소, 이사, 세탁 등 중개 플랫폼을 하 겠다면 직접 현장을 다니면서 세탁도 하고 청소도 하고 이삿짐도 날라 보며 노하우 를 습득하자. 어떤 업체가 잘하는지, 고객들은 어떤 니즈가 있는지, 빈번하게 발생하는 CS는 무엇인지 등을 사전에 파악하자. 그래야만 수요와 공급을 제대로 많이 모을 수 있다.
- 경영의 즐거움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약한 자들이 힘을 합해 강자를 이기고 평범한 사람들이 힘을 합해 비범한 결과를 내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팀워크다. 팀워크는 공통된 비전을 향해 함께 일하는 능력이며,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결과를 이루도록 만드는 에너지원이다. (앤드류 카네기)
- 실패란 좀 더 현명한 방법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다. 정직한 실패에 부끄러움이 있을 수 없다. 단지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에 부끄러움이 있는 것이다. (헨리 포드)

- 주주 총회의 보통 결의 사항 : 주주 총회 보통 결의 요건=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수
이사, 감사, 청산인의 선임, 보수 결정
주주 총회의 의장의 선임
자기 주식의 취득 결의, 지배주주의 매도청구권
결손 보전을 위한 자본금의 감소, 법정 준비금의 감소
재무제표의 승인, 이익의 배당, 주식 배당
검사인의 선임, 청산인의 해임, 청산 종료의 승인
- 주주 총회의 특별 결의 사항 : 주주 총회 특별 결의 요건=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
정관의 변경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의 양도, 영업 전부의 임대 또는 경영 위임
회사의 영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다른 회사와의 영업 전부 또는 일부의 양수
주식 매수선택권의 부여
이사 또는 감사의 해임
자본금의 감소, 합병 및 분할, 사후 설립, 임의 해산
주주 외의 자에 대한 전환사채 및 신주 인수권부사채의 발행
주식의 포괄적 교환, 주식의 포괄적 이전, 주식 분할, 주식의 할인 발행
- 이사회의 결의 사항 : 이사회의 결의 요건=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이사의 과반수
사채의 발행, 주식 양도의 승인, 주식 매수선택권의 취소
자기 주식의 처분, 자기 주식의 소각
회사의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
지배인의 선임 및 해임, 지점의 설치, 이전, 폐지
이사의 직무집행 감독
주주총회 소집권, 이상회 소집권자의 특정
이사와 회사간의 거래 승인, 이사의 경업 거래 승인
재무제표의 승인, 영업 보고서의 승인
중간배당
간이 합병, 소규모 합병의 합병 계약서 승인
간이 주식 교환, 소규모 주식 교환
- 이사회의 결의 사항이지만 정관으로 주주총회 결의사항으로 할 수 있는 경우
대표 이사의 선임, 공동 대표의 선임
신주의 발행, 준비금의 자본전입
전환사채의 발행,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

- 일반적으로 지분의 희석을 감안해 회사의 기업가치 대비 10%에서 많으면 20% 정도의 투자를 받는다. 만약 10억 원을 투자받으려면 회사의 가치가 최소 50억 원에서 100억 원 정도 된 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예비 창업자나 초기 스타트업이 3억 원 내외의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회사 가치를 15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산정한다는 것인데 아무런 성과도 없이 아이템과 사람만 있는 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적 은 돈이 아닐 수 있다. 따라서 투자를 받으려는 금액은 회사의 가치와 지분 희석을 고려하며 적정한 선에서 결정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뒤에 밸류에이션 부분을 참 고하길 바란다.
투자 금액 사용처는 가급적 상세하게 알려 주는 것이 좋다. 많은 스타트업에서 인건비와 마케팅비 정도로 간단하게 정리하는데 돈을 주는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하다. 특히 마케팅의 경우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면 건물 옥상에서 돈 을 뿌리는 것처럼 낭비가 될 수 있어서 투자자들이 우려를 많이 한다. 따라서 마케 팅 비용을 많이 잡아야 한다면 그동안의 마케팅 효과를 언급하면서 검증은 끝났고 이제는 돈을 쓰기만 하면 그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데이터로 보여 줘야 한다.
- 특히 요즘같이 많은 기업이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노력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과거 아이템만 좋으면 정부 지원금을 받고 매출이 없어도 투자를 받 던 호시절은 끝났다. '앱 다운로드만 많이 되면 언젠가는 광고로 매출이 발생하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도 위험하다. 생존을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매출을 만들 수익 모델 을 장착해야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어떻게든 살아 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으므로 바퀴벌레와 같은 생존력을 갖고 버텨야 한다. 성장도 좋지만 지금은 생존 자체가 지상 최대의 과제인 시대다.

- VC가 투자한 사례 중 대박 난 케이스는 무엇이 있나?
본엔젤스: 배달의민족 초기에 3억 원을 투자하여 3,060억 원을 회수-1,020배수익
케이넷투자파트너스 케이넷문화콘텐츠전문투자조합: 블루홀배틀그라운드 제작사 에 99억 원을 투자하여 보유 지분 중 일부(30%)를 매각하고 약 1,300억 원을 회 수-투자 원금의 약 40배 수익
액셀 파트너스Accel Partners 5,000억원 펀드 페이스북 초기에 100억 원을 투자하여 10조 원을 회수-1,000배 수익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 1조원 펀드: 왓츠앱 Whatsapp에 600억 원을 투자하여 3조 원을 회수-50배 수익
한국투자파트너스 300억원 펀드: YG엔터에 74억 원을 투자하여 687억 원을 회수-9.3배 수익

- 벤처 캐피털 시장은 아직까지도 극심한 그들만의 리그가 중요하다
매우 폐쇄적이고 좁은 시장이며 쉽게 들어갈 수도 없다. 지인 기반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경우도 많고 특히 학연이 매우 중요하다는 불편한 진실이 존재한다. 또한 워낙 좁기 때문에 한두 명의 심사 역과 마찰이 있거나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 하면 빠른 시간에 VC 업계 전체에 퍼져 투자를 받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 VC 심사 역만 수백 명 모여 있는 커뮤니티나 단톡방이 있는데 거기에서 많은 정보가 교류되 고 많은 스타트업이 투자받을 기회가 생기기도 하며 반대로 조용히 사라지기도 한다. 어쩔 수 없다. 현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 무턱대고 전화나 이메일 하지 말자
콜드 콜Cold Call: 무턱대고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대표 번호로 전화하는 것이나 콜드 메일마찬가지로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대표 메일 주소로 이메일을 보내는 것은 성공률이 제로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이런 방식이 아니어도 너무도 많은 사업 계획서를 전달받기 때문에 대부분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하고 끊든지 아니면 스팸으로 처리된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보험 회사나 상조회사 등에서 가입 유도 전화가 오는데 대부분 가입하지 않는 것과 유사한 것이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사돈의 팔촌까지라도 동원해서 투자 담당자가 알고 있거나 신뢰하는 누군가의 소개를 통해 첫 미팅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유용한 방법이다. 정 아는 사람이 없다면 각종 스타트업 관련 모임, 밋업, 오피스아워 등을 활용하여 VC의 명함을 받고 따로 연락하는 것이 좋다.
- 투자자의 말에 너무 휘둘리지 말자
IR 미팅을 하면 심사 역들이 질문뿐만 아니라 이런저런 조언이나 시장과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 줄 것이다. 문제는 30명을 만나면 30명이 대부분 다른 이야 기를 한다는 것이다. 처음 한두 번 만날 때는 그들의 말이 사실이고 무조건 따라야 하는 법률처럼 느껴지지만, 많이 만날수록 혼란스러워진다. 누군가는 아이템은 좋 은데 시장 규모가 작다고 하고 누군가는 시장 규모는 괜찮으나 아이템이 약하다고 한다. 당신이 당신의 사업에 절박한 심정으로 밤낮 고민하고 노력해 왔다면 오늘 만 난 심사 역은 당신의 IR 발표를 듣고 이제 30분 정도 생각하고 이야기한 것이다. 그 러니 개인마다 의견이 다를 수밖에 없다. 참고는 하되 너무 휘둘리지 말고 취사선택 하면서 끝까지 방향을 잃지 말고 밀고 가자.
- 투자자는 대체로 '안된다'고 하는 게 본업인 사람들이다
창업 팀이나 초반 성과만 보고 스타트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확률적으로 보면 투자를 안 하는 게 맞다. 그만큼 투자 실패가 많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VC는 보수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성향 이 있다. 일단 '이 사업은, 이 회사는 안 된다'는 가정에서 출발하여 될 만한 이유를 찾는다.
어떤 투자자는 자기는 IR 미팅을 하면 무조건 안 된다고 한단다. 통계적으로 안 되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대부분 자기 말이 맞고, 될 사람은 자기가 안 된다고 해도 해낼 사람이며 자기 말을 믿고 포기하는 사람은 뭘 해도 안 될 사람이라는 것이다.

- VC가 스타트업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만나듯이 스타트업도 VC를 조사해야 효율적이고 의미 있는 미팅이 될 수 있다. 다음 사항들을 알아 둔다면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투자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최근 결성한 펀드 존재 여부(창업투자회사 전자공시시스템 참조)
의사 결정 체계
주요 투자 분야-투자 확률
주요 투자 단계
투자 금액 최솟값/최댓값
투자 후 일하는 방식-사외 이사 요청 여부 등
파트너들의 평판
포트폴리오 회사들의 피드백

- 몇 번 넘어진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당신이 몇 번 일어섰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아브라함 링컨)
- 풍파는 언제나 전진하는 자의 벗이다. 풍파 없는 항해는 얼마나 단조로운가? 고난이 심할수록 나의 가슴은 고동친다.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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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오토워

경영 2022. 12. 23. 18:50

- 그렇다면 일본 자동차 회사와 포드 자동차 엔지니어들이 말한 6년의 기술 차이는 무엇을 보았기에 나온 말이었을까?
자동차 회사는 늘 다른 회사들이 어떤 차량을 출시하는지 관심이 많 다. 그래서 경쟁사의 차가 출시되면 가장 먼저 구매해서 뜯어보고 분해 한 다음 분석하는 일을 아주 꼼꼼하게 진행한다. 이것을 '벤치마킹'이라 고 한다. 특히 벤치마킹만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회사도 여럿 존재한다. 이렇게 벤치마킹을 하는 과정에서 테슬라 차량의 바디, 섀시, 구성 하 드웨어 등 구조도 많이 달랐지만, 6년의 기술 차이라고 말한 주요 이유 는 테슬라 차량의 신경망을 구성하는 '차량 전자 아키텍처 Automotive Electronic Architecture'에서 많은 차이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 자동차는 무척 많은 기능이 들어 있는 거대한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자동차가 전자화되면서 점점 더 많은 ECUElectronic Control Unit, 자동차 전자제어 장치가 들어가게 된다. 엔진을 전자식으로 제어해주기 위해 모터와 전자 장치가 들어간다. 기존에 유압펌프로 도움을 주던 파워스티어링 핸들 과 주차 브레이크에도 모터가 들어가면서 ECU로 제어되는 것이 필수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기존의 기계식 방식에서 하나하나 전자식으로 바뀌어감에 따라 ECU의 숫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차 한 대에 적게는 70개에서 많게는 150개 정도의 모듈과 기능을 제어하는 ECU가 들어간다.
시스템의 아키텍처 설계를 통해 각 ECU들이 어떤 기능을 담당하고, 어떤 센서와 액추에이터들을 컨트롤할지 결정하게 된다. 이후 흩어져 있는 각 ECU들을 어떻게 통신하게 할지를 염두에 두고 네트워크들을 설계한다. 워낙 다양한 ECU들이 기능별로 흩어져 있기에 바디 CAN, 섀시 CAN, 파워트레인 CAN, CAN-FD, 이더넷, LIN 등을 혼용해 배분 하고 설계한다.
- 그런데 테슬라는 이 ECU들을 사람의 두뇌처럼 최대한 중앙 집중식으로 한데 모은 것이다. 테슬라 차량을 벤치마킹했던 많은 이들이 했던 말은 '이것은 흡사 움직이는 컴퓨터' 같았다는 것이다.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당연하게 여겼던 것을 테슬라는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여러 기능이 필요하면 여러 개의 두뇌가 있어야 한다고 여겼던 것을, IT 기기에 익숙한 직원이 많았던 테슬라는 왜 여러 개의 두뇌가 필요한 걸까 하고 생각한 것이다. '컴퓨터처럼 중앙처리장치인 CPU 하나가 모든 기능을 처리할 순 없을까?"라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으로 차를 만든 것이다. 이렇게 하니 아주 많은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 했다.
첫째, 복잡하고 무거운 통신선과 전선들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전선은 자동차를 만듦에 있어 생산 자동화를 어렵게 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로 봇이 처리하기 까다롭기 때문에 사람들이 하나하나 직접 작업해야 했 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 생산하기보다 중국이나 멕시코와 같은 인 건비가 싼 곳에서 만든다. 또한, 차량의 정비 차원에서도 단선 등의 고 장이 자주 일어나고, 또 고장이 났다고 하더라도 어디에서 단선 단락이 발생했는지 매우 찾기 까다롭다. 차량의 배선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 그래서 점차 무선 연결로 변경되는 추세이나 아직 현재 기술로는 모두 없앨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는 흩어져 있던 ECU들을 통합해 단지 몇 개의 중앙집중식으로 묶어버리는 것만으로 까다롭고 거추장스럽던 전선의 길이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무게와 복잡함은 줄이고 정비성은 좋아졌 다. 여기에 고장 날 요소도 많이 없앴으니 가히 돌멩이 하나로 서너 마 리를 잡은 결과였다.
둘째, 각 모듈 부품회사에 지불해야 할 소프트웨어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기존 자동차 회사들은 차를 혼자서 만들지 않는다. 2~3만 개의 부품을 모듈 단위로 묶어 조립해주는 수많은 협력 회사들이 존재 한다. 이들이 작은 부품들을 모으고 모아서 큰 덩어리의 '모듈'로 납품하면, 자동차 회사는 이것들을 받아서 각각 회사들의 부품끼리 연결성을 확인하고 조합해서 전체 차량을 만든다.
그런데 이 모듈을 납품하는 회사들은 그 기계 장치들에 전자 장치를 섞으며 자체 운영 제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컨트롤하도록 설계한 다. 그러면 자동차 회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붙어 있는 것을 구 매한다. 하드웨어는 전자기계 장치이긴 하지만 부가가치가 적은 분야 이고, 소프트웨어는 재료비가 들지 않는 순수 인건비로 만들어지는 영 역이다 보니 이윤을 높이기 좋다. 모듈을 납품하는 부품회사들은 소프 트웨어를 팔지 않고서는 이윤을 추구하기 매우 어렵다.
그런데 테슬라는 이들의 두뇌를 통합해버렸다. 중앙에서 내가 모두 관리할 테니 각각 지방방송을 하는 모듈 단위의 소프트웨어는 이제 필 요 없다는 것이다. 부품회사에는 날벼락이지만, 테슬라 자동차 회사는 기존에 각 부품회사에 지불해야만 했던 수많은 소프트웨어 비용을 아 낄 수 있게 된 것이다.
셋째, 보안을 지키기 쉽다. 자율주행 편에서 차량보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기술하겠지만, 자율주행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느 누구도 타인 의 자동차를 쉽게 해킹해서 조종할 수 없도록 아주 강력한 보안네트워 크를 갖출 필요가 있다.
컴퓨터를 배우고 개발하는 엔지니어들은 일찍이 통신 보안을 학습한 상태다. 코팅을 하고 아키텍처를 짜는 IT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서는 반 드시 염두에 둬야 하는 중요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로 위를 움직이는 차량 간에 통신이라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기에, 자동차 분야 는 해킹과 통신 보안 영역 면에서 초보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서로 통신 하지 않았고 통신할 필요가 없었으니 기술 개발이 될 리 없었다. 그러다 보니 기존 모듈의 ECU 간 CAN 프로토콜 통신망은 해커들이 아주 쉽 게 공략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갑자기 해킹에 대해 보강하려니 당면한 과제가 큰 문제로 다가왔다.
반면 테슬라는 차량을 컴퓨터처럼 중앙집중식으로 만들어 내·외부 통신모듈은 철저히 분리하고, 강력한 보안코드를 넣은 아키텍처는 새롭게 해서 자동차를 생산했다. 그렇게 기존 자동차에 비해 보안이 겹겹이 쌓인 유리한 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
기존의 자동차 회사들은 테슬라처럼 아키텍처를 새로 짜고 보안을강화하는 밑그림을 다시 그리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가기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넷째, 부품의 확장성이 좋아졌다. 보통 부품 모듈마다 비싼 ECU가 붙어 있다. 그런데 만약 비싼 ECU를 컨트롤해주는 비싼 소프트웨어를 2개 쓴다면 가격은 2배로 오른다. 3개를 쓰면 비용은 3배가 든다. 그런 데 테슬라에서는 이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 테슬라에 들어가는 자율주 행 카메라를 예로 들어보자.
기존 자동차들도 최근 스마크 크루즈 컨트롤, 긴급제동장치, 차선유 지장치, 사각지대 경보장치 같은 첨단 운전자보조ADAS 장치 등이 달려 나온다. 그런데 사용되는 카메라는 단 1대뿐이다.
테슬라는 카메라가 8대다. 왜 다른 회사들은 테슬라처럼 카메라를 많이 달면 안 될까? 첨단운전자보조 장치를 위한 카메라는 비싸다. 고성능이다. 안에 있는 카메라 렌즈는 센서로 확인한 데이터를 읽어주고, ECU와 소프트웨어는 센서의 정보를 받아들여 분석한다.
테슬라처럼 카메라를 8대 쓴다면 비용을 8번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 테슬라는 어떨까? ECU와 소프트웨어를 중앙에서 처리한다. 단순히 카 메라와 센서가 있는 하드웨어만 구매하면 된다. 그러니 가격이 절반 이 하로 떨어진다. 자기 자신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구동하면 되기 때문 에 붙이고 싶은 곳에 붙여 개발할 수 있다. 기존 회사는 붙이는 위치를 달리하거나, 경계 조건 등이 바뀌고 감지할 수 있는 사물의 범위가 확대 되면 소프트웨어 업체에 알리고 돈을 추가로 지불한 후 다른 기능을 개 발해서 다시 받아야 한다. 그런데 테슬라는 그런 비용이 들지 않는다. 자신이 통합한 중앙 컴퓨터에 연결된 카메라가 1대인지 8대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통합소프트웨어 하나로 관리하면 되기 때문이다.
왜 이제 일본의 엔지니어들과 포드자동차 엔지니어들이 테슬라보다 6년이나 뒤처졌다고 이야기했는지 알겠는가?

- 구글은 추운 겨울의 눈이 내린 노면에서 마찰계수가 급격히 바뀌는 조건을 탐지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한다. 밤길, 안갯길, 빗길, 눈길 등등 다양한 천재지변에 대응하는 것, 그리고 기본적으로 정밀지도에 기초 한 자율주행 특성상 지도에 나타나지 않은 갑작스러운 도로 조건의 변 화(사고나 공사구간) 등에 대한 100% 신뢰도 있는 회피 대응구동이 어려 웠던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천문학적인 자본과 시간, 인력이 투입되었음에도 레 벨 4나 레벨 5단계가 완벽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출시할 수 없다는 명확한 한계를 가지고 있는 곳이 바로 구글의 웨이모 자율주행 진영이다.
현재 구글의 웨이모는 날씨의 변동이 적으며 고정밀 HD 지도가 촘 촘하게 작업되어 있는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에 한정하여, 운전자의 탑승 없이 손님의 목적지까지 유료로 운송하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 다. 레벨 4단계의 택시 사업으로 그 수익은 크지 않다고 한다.
이와는 반대로 테슬라의 FSD는 자율주행에 접근하는 방법이 달랐다. 테슬라는 2020년에 로보택시를 출시해서 당장이라도 스스로 차가 돌 아다니면서 돈을 벌어다줄 것처럼 과장광고를 했지만 사실 2단계의 '주 행보조 Advanced Driver Assistant' 시스템 정도만 가능했다.
웨이모는 높은 안정성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레벨 4, 레벨 5를 위해 가격이 비싸고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도 어마어마한 다채널 라이다 Lidar 센서와 고정밀 지도를 필요로 했다면, 테슬라는 출발선과 목표가 달 랐기 때문에 그런 무거운 장치들이 필요 없었다. 테슬라는 레벨 2단계 의 기술을 장착해 FSD라는 이름으로(후에 유럽 지역에서 이름에 오해를 불 러일으킬 소지를 물어 사용을 금지당하기도 했다. 과감히 대중에게 판매하 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8,000달러, 1만 달러 이런 식으로 가격을 올렸 지만 운전자들은 테슬라의 앞선 FSD 기술에 열광했고, 기꺼이 높은 비 용을 지불했다. 그렇게 FSD는 불티나듯 팔렸다.
앞에서 자율주행의 레벨 2단계, 3단계, 4단계 간 격차가 얼마나 큰지 자세히 설명했지만, 많은 사람은 그런 단계를 잘 알지 못함은 물론이거 니와 그렇게 구분 짓는다는 것에 큰 관심이 없었다.

- 2020년부터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km당 95g을 넘으면 유 럽연합의 차량을 판매하는 제조사에 벌금이 부과된다. 1g이 초과될 때 마다 95유로, 약 13만 원(1유로: 1,360원 기준)의 벌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즉 자동차 회사가 10g이 초과된 자동차를 10만 대 팔았을 경우 한 대 당 130만 원에 10만 대를 곱한 1300억 원이라는 엄청난 벌금을 부담해야 한다. 이는 돌려 말해서 자동차 제조사가 한 대를 팔았을 때 한 대당 수익이 130만 원 미만인 경우 적자 운영이니 차를 팔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문제는 유럽연합이 2030년까지 현재 95g에서 무려 37.5퍼센트를 추 가로 깎아낸 59g/km으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는 것이다. km당 배출 되는 이산화탄소량으로 표현하여 직관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만약 우리에게 익숙한 수치로 바꿔보면 피부로 바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30년의 km당 59g 규제는 자동차가 약 리터당 39.1km를 가야 한 다는 말이다. 현재 시판되는 대부분의 가솔린 차량이 리터당 연비가 17km 수준 미만인 것을 고려하면 이는 대단히 높은 수치인 것을 알 수 있다.
즉 내연기관 자동차를 생산하는 회사들은 당장 변화하지 않으면 벌 금으로 인해 차를 팔 수 없을지도 모른다. 판다고 해도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 자동차와 수소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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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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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 잡스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21세기 최고의 발명품으로 꼽히는 아이폰을 개발한 혁신가 그리고 이를 진두지 휘하며 개발자들과 디자이너들을 공격적으로 몰아붙인 권력자, 아마 그쯤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애플에서의 모습일뿐이다. 픽사에서 CEO를 역임했을 당시 그는 정반대로 행동했다. 공동창업자인 에드 캣멀에게 전권을 위임하고 일절 간섭하지 않았다. 실제 그와 가장 친했던 친구 두 명은 잡스의 성공 이유에 대해 상반되게 이야기한다. 오라클의 CEO인 래리 엘리슨은 그 의 '천재성에 더해 통제광적인 기질'을 들었다. 반면 에드 캣멀은 그가 '친절하고 공감하는 데 뛰어났으며 영화감독들을 믿고 지지 하는 리더십'을 보였다고 말한다.
잡스가 '두 얼굴'을 보여준 이유는 명백하다.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서는 작은 디테일까지 직접 관여했지만, 잘 모르는 분야에 서는 경청하고 위임했다. 그는 권력은 철저하게 역량에서 비롯되 는 것임을 몸소 보여주었다.
- 지금 기업들이 추구하는 조직의 모습도 이렇다. 역량 있는 사람이 목소리를 내고 의사결정권을 가진다. 리더가 자신이 잘 모 르는 분야에서는 실무자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내주는 것이 당연 하게 받아들여진다. 어쩌면 과거 '직급이 깡패였던 조직보다 훨 씬 더 살별할 수 있다. 개개인이 각자의 역량과 기량을 높이기 위 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에 안주하는 것을 경계 하고, 탁월함을 향해 계속 '성장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 과거의 위계조직과 미래조직 사이에도 공통점은 있다. 바로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 물론 그 방법은 다르다. 과거 위계조직은 '워터폴waterfall'로 일했다. 위에서 장기적 관점으로 계획을 정교하 게 짜면 아래에서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는 방식이다. 반면 미래 조직이 성과를 내는 방법은 '애자일agile'이다. 일단 '작은 시도'를 민첩하게 실행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결과'를 지향해 나가는 식 으로 일한다. 완벽보다는 실행을 우위에 두고, 실패에서 교훈을 얻으며 계속 개선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포스트모텀postmortem 문화'다. 사람이 죽고 나면 사후 부검을 하듯이, 실패를 낱낱이 뜯어보며 배움을 축적해 나가는 식이다. 과거 위계조직이 실패를 대하는 자세가 '문책이었다면 미래조직은 '문인'이다. 문책은 실패 를 초래한 '사람'에게 포커스를 맞춘다. 하지만 문인은 왜 실패가 발생했는지,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앞으로 실패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시스템'에 집중한다. 결국 미래조직에서 실패는 많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이자 조직을 지탱하는 '에너지'다.
- '책임질 수 있습니까?'와 '살릴 수 있습니까? 의사가 해야 할 말은 뭘까? 환자의 병을 치료해 사람을 살리는 게 의사라고 생각 하면 답은 쉽다. 결국 내 일이 달성해야 하는 '본질'이 무엇인지에 집중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일할 때는 "이 일이 성과가 나도록 잘 마 무리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 은 조직에서 이렇게 질문한다. "잘못되면 책임질 수 있어요? 당신 부서가 수습할 수 있습니까?"
- 신 콤플렉스에 빠진 리더는 몇 가지 징후를 드러낸다. 우선 판단judgment의 언어를 즐겨 쓴다. 상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당신은 이기적이야", "당신은 리더십이 없어"라는 판단의 말을 쉽게 내뱉는다. 신이 인간을 심판하듯, 상대의 본질을 심판하는 게 리더의 의무이자 권리라고 믿는 셈이다. 누군가(리더)에 의해 나(구성원)의 본질이 낙인찍히는 일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 장 불쾌한 것 중 하나이다. 유능한 구성원일수록 자존감이 강한 법. 결국 신(리더)을 떠나게 된다. 시간이 지나 리더의 주변에는 그를 숭배하거나 두려워하는 '병'들만 남게 된다.
신 콤플렉스의 또 다른 징후는 리더가 권위를 지키는 데 지나 치게 목을 매는 것이다. 리더의 말이 마치 성서의 구절처럼 신성화되고, 이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마치 교리를 어긴 죄인 취급을 받는다. 회의 테이블에서는 단 한 분'의 말씀이 주를 이룬다. 당 연히 반대 의견은 상상할 수 없다.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리더와 구성원 간의 건설적이고 활기찬 대립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판을 수용하지 않는 게 신 콤플렉스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신 콤플렉스가 말기에 접어들면 리더는 자기의 판단이 사회 의 일반적 상식이나 규칙보다 상위에 있다고 믿게 된다. 그 결과 사회가 정한 법이나 규칙을 우습게 여긴다. 높은 자리에 오래 앉 아 있던 사람일수록 유독 탈법과 불법이 많은 것도 심리학적으로 분석해보면 이런 이유 때문이다.
- 그렇다면 어떻게 이 중증 병을 극복할 수 있을까? 결국 생각으로 발생한 문제는 생각으로 풀어야 한다. 리더와 구성원은 맡 은 역할, 권한, 책임, 보상만 다를 뿐 나머지는 동일한, 존재만으 로도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똑같은 인간이다. 이런 믿음을 가질 때 리더는 신 콤플렉스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사람은 옷걸이다. 권력(직함)은 옷이다. 옷걸이는 변하지 않는 본질이다. 옷걸이에는 때로는 비싼 옷을, 때로는 싸구려 옷을 건다. 불행은 비싼 옷을 건 옷걸이가 자신이 비싼 존재라고 착각하면서 시작된다. 옷과 옷걸이를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생각을 바꿨으면 환경(분위기)을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방 법은 쉽다. 우선 공간부터 바꿔야 한다. 회의나 회식 때 리더 전용 상석부터 없애야 한다. 사무실도 굳이 화려한 독방일 필요가 없 다. 임원 전용 주차공간 역시 뇌를 권력에 취하게 만든다. 내가 뭔 가 특별한 사람 같은 착각을 준다.
칸트는 말했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고 직급과 상관없 이 서로 존댓말을 쓰는 것도 방법이다. 어차피 사회에서 만난 성인들이기 때문이다.
- 이처럼 의도적으로 리더가 스스로 어깨의 힘을 빼다 보면 리더를 바라보는 구성원들의 눈에서도 긴장이 풀린다. 이러면서 '만적정신'이 조직 내 스멀스멀 스며든다.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힘이 빠질수록 그 조직은 더 부드러워진다. 생각의 교류가 많아진다. 심리적 안전감 psychological safety을 느끼며 업무의 본질에 집중한다. 그게 바로 우리 가가야 할 미래의 조직문화다.

- 그래서 조직은 구성원에게 다음 다섯 가지를 정기적으로 물어야 한다. 
지금 무슨 일을 하는가? 
일하면서 인정받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앞으로 하고자 하는 것,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 인가?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나? 
조직에서 도와줄 것은 무엇인가? 
꾸준한 코칭만이 구성원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다.
- 1 '리더가 나쁜 리더일 때 퇴사자가 많다'는 것. 
2 '리더가 좋아 질수록 퇴사자는 줄어든다'는 것. 여기까지 보면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 
그런데 마지막 3 '리더가 더 좋아지면 퇴사자는 다시 많 아진다'는 사실. 왜 그럴까? 1의 퇴사 이유는 '성장이 없어서'란다. 그런데 3의 퇴사 이유는 '성장한 덕분에 이직이 쉬워져서'라 고 한다. 물론 구성원의 퇴사는 힘든 일이다. 하지만 갈등 끝에 서 로 상처만 남은 채 구성원을 떠나보낸 경우와, 구성원이 성공적 으로 이직해 축하하고 응원하며 떠나보낸 경우를 떠올려보자. 남 겨진 구성원이 느끼는 바와 조직의 분위기는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지금 당신의 회사는 불행한 퇴사자를 만들고 있는가, 행복 한 퇴사자를 만들고 있는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 리더가 보내는 안전 신호
우선은 리더의 시그널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뇌에는 관계를 끊임없이 걱정하는 부위가 있다고 한다. 특히 윗사람이 나를 어 떻게 생각하는지 계속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는 것. 우리 뇌에 아직도 고대 원시부족의 뇌가 남아 있어 쫓겨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늘 주의가 쏠린다는 것이 학자들의 설명이다. 과거 원 시부족사회에서는 쫓겨나는 순간이 곧 죽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회사에서 윗사람의 신뢰를 받고 있고 그에게 의지할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 보다 더 오래 산다고 한다.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수명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신뢰받는 사람이 업무에 더 몰입할 수 있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래서 리더는 신호를 잘 줘야 한다. 구성원 개개인을 향해 '우리 조직은 당신을 필요로 하고 내팽개치지 않을 것이다'라는 '안전 신호'를 계속 줘야 한다. 뭘 어떻게 해야 할까? 학자들이 발 견한 것은 사소한 제스처의 중요성이다. 자주 따뜻한 시선을 보 내고 '네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주는 제스처들이 사소하지만 아주 든든한 안전의 울타리를 쳐준다고 한다. 특히 강력한 것은 감사 표현이다. '네가 우리 조직에 도움을 주고 있어서 감사하다'라는 메시지를 표현해야 한다. 이런 아주 작은 신호가 엄청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신호는 한 번에 주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 래서 감사하고 있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감사하다는 말을 반 복하는 것이라고 한다. 리더가 평소에 구성원들에게 감사 표현을 자주 하고, 또 구성원들끼리도 서로 감사를 전하는 소소한 이벤 트를 만들어야 한다. 이미 여러 조직에서 시행하는 감사와 칭찬 릴레이, 감사 노트 전달하기 등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 효과가 실로 대단하다. 서로가 연결돼 있다는 결속감과 연대감을 느낄 수 있고, '이 조직에서 나는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다음 네 가지 질문에 긍정의 답을 할 수 없다면 그 조직은 절대 성장을 이뤄낼 수 없다고 단언한다. 즉, "우리 조직의 구성원들은 
1 눈치 보지 않고 아이디어를 말할 수 있는가? 
2 실수를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가? 
3 도움을 요청하는 데 거리낌이 없는가? 
4 리더의 의견에 반대할 수 있는가?"이다.
- 당연히 리더부터 먼저 어깨에 잔뜩 들어간 힘을 빼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조직문화는 대개 흐르는 물처럼 위에 서 아래로 전파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2000년대 파산 직전의 제록스를 극적으로 회생 시킨 앤 멀케이 Anne Mulcahy 전 CEO는 모범사례로 꼽을 만하다. 그 녀의 별명은 '모르는 것의 달인 Master of I don't Know'이었다. 30여 년을 제록스에서 근무하고 인사 부문 대표까지 맡았던 그녀가 정말 모 르는 것투성이였을까? 그녀는 구성원들의 '입'을 열기 위해 '무지 의 여왕'이 되기를 자발적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어려움을 타개 하기 위해 한껏 카리스마를 내뿜어야 할 리더가 "나는 모른다"고 말하니 구성원들은 어땠을까? 리더에게 차근차근 설명해주며 자신의 의견을 스스럼없이 얘기할 수 있었고, 이것이 회사를 위기 에서 구해내는 발판이 되었다고 한다.
MS의 CEO 사티아 나델라도 비슷하다. 그는 부임 후 처음 가 진회의에서 "제가 이 기술을 잘 모르니 설명해 주세요"라고 말했 다. 그러고는 '모른다는 것은 멍청하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MS 에는 천재가 아니라 협력하는 팀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MS가 '잃어버린 15년을 딛고 회생에 성공한 데에는 그가 이끈 이런 변화가 큰 몫을 했다.
- 집단사고의 위험을 없애는 방법으로 '의도적인 갈등 조장'을 선택해 제도화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글로벌 기업 인 텔이다. 이 회사의 회의실에는 '회의 중 세 번 이상 반대의견을 들 었는가?'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고 한다. 일방적 지시와 통보의 문 화가 아니라 열띤 논쟁을 통해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문화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건설적 대립'을 위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원칙을 두 고 엄격히 지키도록 하고 있다. 1 갈등 당사자와 직접 대립하기. 2 감정이 아닌 이슈에 집중해 긍정적으로 대립하기. 3 추론이 아닌 사실에 기반해 객관적으로 대립하기. 4 미루지 말고 적시 에 대립하기. 인텔의 전 CEO 앤디 그로브Andy Grove는 바로 이 건 설적 대립의 조직문화가 인텔의 성공 원동력이라고 자신 있게 밝 힌바 있다.
- '유머러스한 리더'의 아이콘인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 령. 그의 위트와 유머에 얽힌 일화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런데 가장 대단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가 총격을 받고 쓰러졌을 때 발휘된 유 머다. 그는 중상을 입어 간호사들이 지혈하려고 하자 "우리 부인 낸시에게 허락을 받았나?"라고 농담을 건넸다. 응급실로 옮겨져 수술을 기다리면서는 의료진들에게 "당신들이 모두 공화당원이 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걱정하는 부인에게는 "여보, 총알이 날아왔을 때 영화에서처럼 납작 엎드리는 걸 깜빡 잊었어"라고 얘 기했다.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이지만 '비장함'이 아닌 '가벼움'을 선택해 다른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여유를 안겨준 것이다.
- 분위기를 조성하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스몰토크가 자유롭게 오가는 환경을 만들 수도 있다. 편안하게 앉아 이야기 나눌 공간이 사내에 많아야 한다는 거다. 아예 별도의 시간을 마련할 수 도 있다. 미국의 한 대형 은행 콜센터는 직원들끼리 매일 일정 시 간 의무적으로 스몰토크를 나누게 했더니 성과가 좋아졌다.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고 또 서로 친밀해지면서 업무 노하우까지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다.
- PWC에는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사적인 친분관계를 쌓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파트너 커넥티비티Partner Connectivity'라고 불리는 이 프 로그램을 통해 경영진은 최대 열다섯 명의 구성원과 특별한 유대 관계를 맺는다. 대개 리더와 구성원이 매칭되면 코칭이 이뤄질 거 라고 기대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다르다. 구성원의 가족을 만나거 나 구성원의 취미와 관심사를 공유하도록 한다. 친밀한 인간관계 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의 철학이 묻어 있는 프로그램이다
- 흔히 친밀관계가 강해지면 서로 쓴소리도 하지 못하고 비위 도 눈감아주는 일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한다. 하지만 연 구에 따르면 친밀한 관계일 때 오히려 스스럼없이 비판적인 의 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한다. 관계 속에 자신의 주장이 없고 경 계가 없어지면 이는 밀착관계에 가깝다. 밀착관계는 가족 간에도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경계해야 할 관계 유형이다.
아직도 친밀한 문화에 의구심을 가진 리더가 있는가? 실리콘 밸리의 어느 CEO가 한 말을 되새겨보자. "나의 최고의 아이디어 들은 동네 술집에서 술 한잔하면서 나왔다. 근무시간 외에 어울 릴 만한 사람들이야말로 당신을 기꺼이 일하러 가고 싶게 만들고 가족의 일원처럼 느끼게 해주며 회사를 성공시키기 위해 무엇이 든 할 수 있도록 만든다."
- 2020년 전례 없는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한 여행사 대표가 쓴 이메일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는 대규모 감원을 진행하는 상태에서 일부 직원에게 '마지막 메일일 것 같네요'라는 제목으로 이메일을 썼다. 내용을 요약하면, '제정신으로는 못 할 거 같아서 술을 마셨다. 희망퇴직도 잔고가 없어 대출받아 지원한다. 그놈의 알량한 돈이 없다. 여러분만 은 어쩔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달라'였다.
물론 안타까운 마음은 백번 천번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것은 정보를 가진 쪽의 입장일 뿐이다. 하루아침에 생계를 잃은 구성 원들의 입장에서 왜 이런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납득할 수 있게 상세한 정보를 밝혀야 한다. 구성원들 사이에서 "말로는 희망퇴직이지만 내쫓는 거나 다름없다", "부동산만 정리해도 최 소 1년은 버틸 수 있다" 등과 같은 뒷말이 무성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 5개월여 앞서 인력감축을 발표한 회사가 있다. 글로벌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Airbnb다. 이 회사의 CEO 브라이언 체스키 Brian Chesky가 보낸 메시지는 어떻게 '제대로 밝혀야' 하는지를 보여준 모범 사례다.
'중대발표'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는 '가족과 같은 사람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현재 상황이 괴롭지만 에어비앤비를 떠나게 된 당사자들은 훨씬 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기본 입장을 먼저 전한다. 그러고는 A4 다섯장 분량이 훌쩍 넘는 긴 글을 통 해 인력감축 결정의 배경, 기준과 절차, 퇴사자들을 위한 지원 및 후속 조치에 관해 세세하게 밝힌다. 회사는 '감축 대상자와는 반드시 단독 면담을 통해 절차를 진행한다'는 원칙을 세워 당사자 가 충분히 소통하고 배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어서 퇴직금은 근무 연수에 따라 어떻게 계산해 지급하는지, 퇴사자에게 주식을 지급할 예정인데 그 방식과 정확한 지급일이 언제인지, 회사가 의료보험과 정신과 상담을 각각 몇 개월간 지원할 예정인지, 퇴 사하는 임직원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어떤 구체적 인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는지까지 아주 상세하게 밝힌다. 이보다 더 자세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더 이상 추가 질문이 필요 없을 정도지만 CEO는 이틀 뒤에 Q&A 세션을 개최하겠다며 정확한 시간도 알려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맺음말을 통해 CEO가 그간 깨닫게 된 점, 남는 사람과 떠나는 사람 각각에게 전 하는 메시지를 담담하지만 최대한 공손하게 그리고 애정을 담아 전달한다. 떠나는 사람에게는 '개개인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변화 된 상황에서 비즈니스의 전략적 조정을 위해 어쩔 수 없다'며 그 간의 노력에 대한 인정을 충분히 표현한다. 또 남는 사람들에게 는 '떠나는 동료들을 기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까지의 기여 가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성과를 계속 이어가 주 기를 당부한다. '숨김'에 대한 의심이 없어지려면 '밝힘'이 제대로 돼야만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기억하자. 좋은 소식이 아니라 나쁜 소식일수록 조직은 소상히 밝혀야 한다. 그래야 오해가 없고 뒷말이 없다. 구성원의 입장에서 궁금한 것은 결국 두 가지다. 왜 지금 이런 소식을 전하는지 의도intention 와, 이 소식이 나에게 미칠 영향impact이다.
- 사적 질문 외에도 목표 달성을 방해하는 장애물이나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질문해볼 수 있다. 일대일 미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질문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이번 주에 가장 시간을 많이 쓰고 있는 일 세 가지는?
ᄋᄋ님이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 제가(회사가) 도와줄 것이 있을까요?
최근 들은 팀(회사) 어젠다에 대해 어떤 느낌이었나요? 
동의되지 않거나 조금이라도 찜찜한 부분이 있었나요?
요즘 가장 협업을 많이 하는 사람(팀)은 누구인가요? 
일하면서 만족스러운 점, 아쉬운 점을 이야기해본다면?
팀(회사) 전반에 대해 궁금한 것은? 무엇이든 질문받습니다.
- 한번 만난 사람과의 관계를 잘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24-7-30의 법칙이 있다. 만나고 나서 24시간 내 안부인사를 전 하고, 7일 내 SNS 친구 신청을 하고, 30일 내 추가 약속을 잡아야 한다는 의미다. 관계를 유지하려면 이 정도의 노력을 해야 한다. 급변하는 시대, 나와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을 찾아야 한다. 그들은 내 주변에 있을 수도 있고 우리 조직 밖에 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마음을 열고 그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 이스라엘의 '열 번째 사람Tenth Man'도 레드팀과 같은 개념이다. 이스라엘은 몇 번의 중동전쟁을 거치면서 모두가 전쟁이 없 을 거라고 예상할 때 갑자기 전쟁을 치러야 했다. 그에 대한 교훈으로 모두가 상식이라고 말할 때 열 번째 사람은 반드시 그 상식 에 도전하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작은 실마리라도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서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작은 이견이 있는데 테이블 위에서 제대로 토론되지 않은 채 밖으로 나가서 실행되면, 나중 에 잘못될 경우 이를 회복하는 데 더 큰 비용이 든다. 레드팀은 모든 의견과 이견이 다 다뤄지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케네디 팀은 전문가 위원회를 두 개로 나눠서 각각 다르게 토론을 진행시켰다. 각 위원회의 토론 내용은 서 로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같은 주제에 같은 결론이 나오 면 진행하고, 다른 결론이 나오면 다시 토론했다. 각자의 역할과 영역을 명확히 하고 정보 공유와 스스럼없는 피드백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케네디 정부의 이런 노력은 두 번째 쿠바 사태 때 빛 을 발했다. 강경파도 온건파도 어느 한쪽 의견으로 치우치지 않 도록 충분히 토론했다. 이견도 충분히 다뤘다. 각 전문가들의 전 문성은 이런 상황에서 꽃을 피웠다. 상대방을 인정하되 자신의 의견도 거리낌 없이 피력했다. 이런 과정을 거친 정책 결정은 성 공적일 수밖에 없었다.
=- 케네디 정부의 교훈처럼 집단사고가 아닌 집단지성Group Genius이 되려면 참여자들의 역할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R&R 정리 툴이 RACI 차트다. 실무담당자Responsible, 의 사결정권자Accountable, 조언자 consulted, 정보공유자Informed 의 앞글 자를 딴 것으로, 최소한 이 정도의 역할은 정해둬야 한다는 의미다. 흔히 리더들이 "서로 잘 도와서 하세요"라고 지시하는데 이는 립서비스일 뿐이다. 그룹의 개개인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RACI 정도는 정해줘야 한다. 누가 실무담당이고, 누가 최종 결정 을 내릴 것이고, 실무자가 도움이 필요하면 누구에게 청해야 하 고, 결과는 누구에게까지 알려줘야 하는지 정해놓는다.
- 특히 리모트 워크가 시작되면서 업무환경이 확연히 달라졌다. 리더는 일을 줘야 하는데 집에 있는 구성원한테 매번 전화하기도 미안하고, 메일로 쓰자니 텍스트를 너무 많이 써야 해서 부담이다. 구성원도 리더가 일을 줄 때 메신저로만 설명하니 막상 업무할 때 애매한게 많다며 고민이다. 언택트 업무 지시 상황에서도 룰이 필요하다. 이때는 BODI를 활용하면 된다. 과제를 하는 배경과 맥락Background, 과제의 최종 결과물 이미지output, 마감 일정Due Date, 과제 수행을 위해 필요 한 정보나 자료 Information를 말한다. 지시하는 사람이나 지시받은 사람이나 BODI를 확인 후 일을 시작한다고 룰을 정해놓으면 된다.
- 급변하는 시대에 기업과 조직이 실패하는 이유는 철저한 시장조사, 정교한 전략과 기획 등 기존의 경영방식으로 대응하다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대, 치밀한 계획이나 전략보다 중요한 것은 리스크가 크지 않을 때 일단 실행하는 것이다. 오늘은 내일보다 리스크가 작다. 그래서 오늘 일단 해보는 거다.
기존의 것을 조금씩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야 성공하는 시대다. 이 세상에 없던 일을 완벽하게 계 획하기란 어렵다. 그래서 리틀벳Little Bets은 애자일의 기본 조건이 다. 부담 없는 '작은 시도'를 통해서 '더 나은 결과'를 지향하는 것 이다. 결국 애자일의 핵심은 작은 실행과 빠른 피드백, 이를 통한 더 나은 재실행을 반복함으로써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빠르 게 대응해나가는 업무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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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후회없음

경영 2022. 12. 21. 18:51

- 댄 러발로에 따르면 그가 프로세스에 관해 이야기할 때마다 기업리더들은 보통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리더들은 프로세스가 분석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믿지 않으려고 해요. 프로세스에는 별로 시간을 들이지 않죠. 다들 그런 것쯤은 거뜬히 다룰 줄 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나 프로세스에 제대로 집중하는 사람에게는 큰 보 상이 돌아간다. 결정 프로세스가 나아지면 결정의 결과 역시 한층 좋아진다. 결과에 따라 금전적 이익이 커지는 것은 말할 것 없다?
기업의 훌륭한 의사결정자들은 대안 관점을 살피고, 불확실성을 인식하며, 자신의 믿음과 모순되는 근거를 찾는다. 결정에 관한 이러 한 규칙은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견고한 프로 세스는 회사만이 아니라 인생 전반에서 유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프로세스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해만으로는 결 함을 고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근시라는 걸 알면 눈이 더 잘 보 일까? 조급한 사람이란 걸 알면 갑자기 느긋한 사람이 될까? 편향을 고칠 때도 마찬가지다. 머릿속 편향을 알아차린다고 해서 편향이 바로잡히지는 않는다.
-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보자. 평범한 결정 프로세스는 보통 다음과 같이 4단계로 진행된다.
선택 직면
선택지 분석
선택
선택 실행"

그런데 앞서 살펴보았다시피 각 단계에는 결정을 훼방 놓는 악당들이 있다.
선택 직면: 그러나 편협한 사고틀에 갇혀 다양한 선택지를 놓친다
선택지 분석: 그러나 확증 편향 탓에 구미에 맞는 정보만 모은다
선택: 그러나 단기 감정 탓에 틀린 결정에 끌릴 때가 많다
선택 실행: 그러나 미래에 벌어질 상황을 과신하기 쉽다

- 더 나은 결정을 하려면 WRAP 프로세스를 사용하자.
W: 선택지를 넓혀라
R: 가정을 검증하라
A: 결정과 거리를 두라
P: 틀릴 때를 대비하라
- 가부 판정형 결정은 왜 실패율이 높을까? 너트에 따르면 관리자 는 1가지 선택지만 좇을 때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이렇게 고민한다고 한다. "이 일을 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동료들에게 지지받으려 면 어떻게 해야 하지?" 그러는 동안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이 외 에 또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같은 다른 중요한 질문들은 무시되고 만다.
이런 다른 중요한 질문의 답을 찾는 것이 WRAP 프로세스 중 2부 에서 다루는 W, 즉 "선택지 넓히기"의 목표다. 편협한 사고틀에서 벗 어나 나에게 더 도움이 될 선택지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목표를 이루어낼 첫 번째 단계는 가부 판정형 결정을 신뢰하 지 않는 법 배우기다. 실제로 우리는 “.....⋯을 할까 말까?"란 말을 하거나 보거나 들을 때마다 당신의 머릿속에서 작은 경고음이 울리기를 바란다. 그래서 자신이 편협한 사고틀에 갇힌 것은 아닌지 당신 스스로 돌아보기를 바란다.
더 폭넓게 보려고 기꺼이 노력해보라. 그러면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선택지가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 부모들이 또 놀라는 때가 있다. 바로 일단 적성을 찾고 나면 어느 대학에 다녔는지에 따라 평생의 벌이가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말을 들을 때다. 다시 말해 예일대학교에 들어갈 만큼 똑똑한 학생이라면 (장래의 수입을 생각해) 예일대학교에 가든 훨씬 등록금이 싼 주립대 학교에 가든 크게 상관이 없다.
그러므로 프라이스에 따르면 대입을 앞둔 고3들이 해야 할 질문 은 "내가 들어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순위의 대학은 어딜까?"가 아니 다. 대신 이렇게 질문해야 한다. "내가 삶에서 원하는 건 무엇이고 그 것을 이룰 가장 좋은 선택지는 무엇일까?" 이 두 질문은 완전히 다르다. 두 번째 질문을 두고 고민하기 시작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하던 것보다 더 많은 선택지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 새로운 선택지를 발굴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지 않으면 흔히 사람들은 이미 가지고 있는 선택지에만 집착한다. 그러므로 선택지 를 모조리 빼앗아버려서 처음에는 좀 잔인한 듯싶던 우리의 괴짜 지 니는 썩 인정 많은 친구일지 모른다.
사실 선택지를 완전히 지우고 나면 더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 그럴 때 사람들은 자신이 드넓은 풍경 속 한 뼘 공간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물론 정말로 선택지를 없애버리기보다 는 머릿속 상상과 비유로 선택지를 지우게 할 때 사람들은 훨씬 더 기분 좋 게 스포트라이트를 옮긴다).
- 사람들이 결정을 놓고 "할까 말까?"를 고민하거나 똑같이 제한된 선택지를 두고 끝없이 논쟁만 재탕한다면, 다시 말해 편협한 사고틀 에 갇힌 것이 분명하다면 선택지를 넓히도록 당신이 도와줄 수 있다. 그들이 기회비용을 떠올리도록 옆구리를 살짝 찔러주자. 그래서 같은 시간과 비용으로 또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하자. 또 선택지 백지화를 하게 해보자. 지금 눈앞에 있는 대안들이 전부 사라진다면 과연 무엇을 할 것인지 물어보자.
편협한 사고틀에 갇혀 있음을 알아차리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 만 그건 그 안에 갇혀 있을 때만 그렇다. 조언자가 되어 밖에서 들여 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동료나 자녀가 지나치게 선택을 제한하 고 있음을 똑똑히 볼 수 있다. 이처럼 때로 시야가 넓어지면 큰 차이 를 만들어낼 수 있다.
- RIM이 렉시콘에 프로젝트를 의뢰했을 때 플라섹 팀은 RIM이 PDA (개인용 정보 단말기)의 부정적인 인식을 끊어내려고 고군분투 중임을 알고 있었다. PDA는 흔히 알림음과 진동이 요란하고 사람을 성가시게 하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기기로 여겨졌다. 플라섹은 이 때도 진짜 고객사는 비밀에 부친 채 일탈팀에 과제를 주었다. 이들 이 받은 과제는 사람에게 기쁨과 여유,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것들을 전부 추려보는 것이었다. PDA의 부정적인 인상을 걷어낼 이름을 찾 기 위해서였다.
일탈팀은 금세 여러 단어를 가져왔다. 캠핑, 자전거 타기, 금요 일 밤 마시는 마티니 한 잔, 거품 목욕, 플라잉 낚시, 요리, 그리고 목요일 밤 마시는 마티니 한 잔 등 좋은 것은 많고 많았다. 그러다 누군가 이 목록에 "딸기 따기 picking strawberries"를 추가했다. 또 다른 사람 이 거기서 "스트로베리strawberry"란 단어를 끄집어냈다. 그러나 렉시 콘의 언어 자문팀 한 사람이 말했다. “안 됩니다. 스트로베리라는 발 음은 축축 처지는 느낌을 풍겨요." 비슷한 모음이 들어간 다른 단어 들도 그런 느낌이 든다. drawl(느릿느릿 말하다), dawdle(꾸물거리다), stall (지연시키다)이 그 예다.
얼마 뒤 스트로베리는 목록의 바로 아래 있던 "블랙베리"로 대체 되었다. 그러자 또 누군가가 이 기기의 자판이 블랙베리 열매처럼 생겼다는 걸 알아챘다. 유레카!
그러나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되지 않는다. RIM은 처음에 블랙 베리라는 이름이 내키지 않았다. 자신들이 처음에 생각한 틀과는 거 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지메일 Easy Mail "처럼 제품의 성격이 더 드러나는 이름으로 생각이 기울어 있었다. 플라섹은 말했다. “고객들은 대부분 제품을 보기 무섭게 완벽한 이름이 떠오를 것으로 생 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드물죠.”
결국 이 기기의 이름은 "블랙베리"로 결정되었고, 그 후의 일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 키신저는 회고록 <백악관 시절White House Years》에서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게 사용한 관료주의식 속임수의 전형적인 예를 언급한다. 당시 닉슨 대통령은 유럽의 특정 사안에 적용할 정책을 고심하고 있 었다. 국무부는 3가지 선택지가 담긴 건의서를 대통령에게 제출했 다. 키신저는 그중 2가지는 분명 언급할 가치가 없고 나머지 하나만 말이 되는 선택지라고 했다.
이는 의사결정권자에게 하나의 진짜 선택지만 제시하려는 속셈일 때 사용되는 전형적인 관료주의식 장치였다. 이런 경우 진짜 선택지는 보 통 눈에 띄기 쉽도록 한가운데에 들어간다. 나는 정책 결정권자한테 전쟁, 현 정책 유지, 항복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는 상황이 이런 장치가 쓰이는 대표적인 예라고 농담 삼아 말하곤 했다.
- 가장 현명한 결정은 예방 마인드셋의 조심성과 향상 마인드셋의 열의가 합해질 때 나온다. 4700개 상장 기업이 지난 세 차례의 글로벌 경제 침체기 (1980~1982년, 1990~1991년, 2000~2001년)에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다룬 연구가 있다. 하버드대학교의 연구진 란 제이 굴라티 Ranjay Gulati, 니틴 노리아Nitin Nohria, 프란츠 볼게조겐Franz Wohlgezogen은 각 기업의 재무제표를 뜯어보며 각각이 어려운 시장 상 황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분석했다. 그리고 이 최고의 학자들은 놀라 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상장 기업의 17퍼센트가 경기 침체에서 살 아남지 못했고, 40퍼센트는 경기 침체가 끝나고 3년이 지나도록 이 전의 매출과 수익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경기 침체에 대응한 방식을 기준으로 기업들을 분류했 다. 이 기준에는 기업이 향상과 예방 중 어느 쪽에 집중했는지가 포 함되었다. 예방에 집중한 기업들은 주로 방어적인 자세로 움직였다. 이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위험을 줄이려고 애썼다. 향상에 집중한 기업들은 공격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들은 전략적 투자를 멈추지 않 았다.
두 범주의 기업들은 결국 모두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한쪽에만 집중한 탓이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예방에 치중한 기업들은 비용 절 감에 집중하며 "피포위 심리siege mentality" (항상 적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고 믿는 강박 관념-옮긴이)에 사로잡히는 경향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 러한 기업의 내부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조직 곳곳에 비관 주의가 스며들어 있다. 권력은 소수에게 집중되어 있고, 모든 것이 엄격하게 통제되며, 비용을 더 절감해야 한다는 위협이 계속된다. 그런 가운데 직원들은 모두 무기력한 상태다. 이런 기업에서는 개인이 나 조직이나 전부 생존이 목표다.”
반면 향상에 치중한 기업들은 물정 모르고 넋 놓고 있다가 상황 에 늑장 대응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런 기업들 은 "낙관적인 분위기가 만연해 있어서 오랫동안 위기의 심각성을 부 정하곤 했다."
경기 침체에 가장 성공적으로 대처한 기업들은 멀티트래킹 방식 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들은 향상 초점과 예방 초점의 가장 좋은 요소들을 결합해 상황에 대처했다. 예컨대 2000년 경기 침체 당시 사무용품 전문 회사 스테이플스Staples는 실적이 저조한 지점들을 폐쇄해 운영비를 절감했다. 그러는 한편 인력은 10퍼센트 확충해 고급 서비스 출시에 힘을 보탰다. 반면 스테이플스의 최대 경쟁사인 오피스디포office Depot는 예방에만 집중하는 접근법을 택했다. 인력을 6퍼센트 감축했고 새로운 사업에 스테이플스만큼 투자하지 않았다. 접근법의 차이는 결국 순익의 차이로 이어졌다. 경기 침체 후 3년이 지나자 스테이플스 오피스디포보다 30퍼센트 더 많은 수익을 내 기에 이르렀다.
스테이플스 같은 최고의 멀티트래커들은 직원을 해고하기보다는 효율을 높임으로써 비용을 절감했다. 또한 연구 개발 및 새로운 사 업의 기회에 꾸준히 투자를 이어갔다. 조심스러우면서도 열의가 있 었던 이런 기업들은 양방향 접근법을 통해 성장과 발전의 기회를 높였다.
연구진은 매출과 수익 모두에서 경쟁사를 10퍼센트 이상 따돌리고 침체기 이후 강하게 반등한 기업들 위주로 이런 기업들의 성공담 을 수치화해보았다. 그 결과 멀티트래킹을 따른 기업들은 향상에만 집중한 기업들보다 42퍼센트 높은 비율로, 예방에만 집중한 기업보 다는 76퍼센트 높은 비율로 강력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둘 중 하나 가 아닌 둘 다"의 태도는 기업에도 유용한 전략임이 분명하다.
- 악마의 변호인에 관해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교훈은 공식적으 로 반대 의견을 낼 사람이 있어야만 한다는 사실이 아니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것은 비판을 꼭 필요한 기능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점 이다. 훌륭한 증성관은 전형적인 논쟁의 대가가 아니라 가톨릭교회 를 깊이 존중하는 사람이다. 회의적인 시각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없는 상황에서 반대 의견을 표출해 신앙을 수호하려는 사람인 것이 다. (성인으로 고려할 만큼 존경스러운 삶을 산 사람에 대해 어떤 사람이 반 대 의견을 말하고 싶겠는가?)
가치 중심 반대 의견이 나오도록 분위기를 유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어떤 조직에서는 고위험 제안을 준비할 때 담당 이사가 경영진 몇 사람을 지명해 반대 의견을 준비하게 한다.(퀘이커의 CEO가 스내플 인수에 반대 의견을 낼 팀을 지명했다면 어땠을까?) 이는 현명한 생각이다. 반대 의견을 개진할 팀의 일원들은 "조직 보호" 임 무를 띠고 회의적인 시각으로 사안을 바라볼 권리가 생기기 때문이 다. 또 다른 대안은 인위적으로 반대 의견을 만드는 대신 기존의 반 대 의견을 찾아내는 것이다. 현재 고민하는 결정에 대해 아직 반대 의견을 만난 적이 없다면 충분히 찾아보지 않았다는 의미일 가능성 이 높다. 비판자들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안전한 자리를 마련해보면 어떨까?- 마틴은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에게 제안했다. "누가 옳은지 따지는 건 그만하시죠. 대신 선택지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이렇게 질문하면 어떨까요? '이 선택지가 정답이 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마음을 바꿀 만큼 설득력 있는 근거들을 찾아내는 것은 분명 가 능했다. 회의에서는 어떤 근거들이 이야기되었을까? 리처드 로스의 말마따나, 로저 마틴이 이런 제안을 던지자 그제야 "모두가 생각이 란걸 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논쟁을 멈추고 분석을 시작했고, 각선 택지를 뒷받침하는 논리적인 근거를 들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우선 경영진은 광산을 계속 운영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조건 에 관해 질문을 받았고, 그 조건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생산 목표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광산 관리자들은 광산 폐쇄가 최선의 답이 될 시나리오에 관해 질문을 받았고, 구리 가격이 회복되지 않으면 광산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토론은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다. 회의실 내부에 감도는 긴장감은 여전했지만 이는 분명 생산적인 긴장감이었다. 마틴이 회의의 틀을 바꾸자 반대편에서 으르렁대던 사람들은 같은 편에서 서로 힘을 보 태는 사람들로 입장이 달라졌다. 마틴은 말했다. "마법이 일어난 것 같았습니다. 하루가 끝나갈 무렵 5가지 선택지가 완성되었고, 각각 이 완전한 결론이 되려면 필요한 조건들이 합의되었습니다."
회의가 끝난 뒤 양측은 합의한 조건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정보 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먼저 구리를 캐나다로 수송한다는 아이디어 의 실효성을 검증했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보다 훨씬 더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결론이 나오자 이 선택지는 곧바로 목록에서 제외되었다.
이어서 광산을 확장한다는 선택지를 검증했다. 그러나 확장 시도는 말 그대로 "벽"에 부딪혔다. 새 광맥으로 갱도를 연결하며 암반 을 뚫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구조상 제약을 만난 것이다. 당시 코 퍼레인지의 총책임자였던 존 샌더스John Sanders에 따르면 기존 광산과 잠재적인 새 광산은 마치 지하에 나란히 자리한 2개의 쇼핑몰 같았 다고 한다. "알고 보니 화장실 문만 한 구멍을 뚫는 것 외에는 둘을 연결할 길이 없었습니다. 좁은 틈으로 모든 것이 오가야 하는 모양 새였어요. 그건 불가능한 얘기였습니다."
다음 이사회 회의가 열릴 무렵 답은 정해진 상태였다. 광산을 유 지하는 방향으로 설득력 있는 선택지는 이제 남아 있지 않았다. 광 산 총책임자 존 샌더스조차 이견이 없었다. 그는 이사회 앞에서 마 지못한 얼굴로 폐광에 찬성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로저 마틴은 지금껏 자신이 여러 전략을 구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요소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라는 질문이었다고 말한 다. 이유는 간단하다. 논지와 방향이 다른 정보를 찾는 것은 얼핏 완 전히 부정적인 프로세스로 보일 수 있다. 나 또는 남의 논지에 구멍 을 내려고 하는 것처럼 비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질문을 사용하 면 프로세스에 다음과 같이 건설적인 측면이 더해진다. "제일 꺼리 는 선택지가 사실은 최선일 수 있지 않을까? 이 점을 확인하려면 어 떤 정보가 필요할까?"
마틴은 말한다. “가령 당신은 어떤 아이디어가 옳은 접근법이 아 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이 아이디어가 옳다고 생각하는지 물으 면 아니라고 답하겠죠. 그러고는 어떻게든 옳지 않다는 것만 증명하려고 할 겁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가 옳은 접근법이 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를 물으면 사고의 틀은 달라집니다. 이렇게 질문만 미묘하게 바꾸면 사람은 신념에서 한 걸음 물러날 길이 생깁니다. 탐색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울 기회도 얻게 되고요."
이 질문법은 반대 의견이 환영받지 못하는 조직에서 특히 유용하 다. 이런 곳에서는 지배적인 생각에 도전하는 사람은 "팀워크"를 헤 친다고 비난받는다. 그런데 이때 마틴의 질문을 사용하면 반대자는 적대자가 아니라 문제 해결자로 보이게 된다."
- 요컨대 로저 마틴의 질문법이 이토록 효과적인 것은 불쾌하지 않게 반기를 들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마틴처럼 질문할 때 좋은 점 은 생각이 틀렸다는 근거를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이때 우리는 토론에서 "패자"가 되었다는 느낌 없이 기꺼이 마음을 바꾸는 데 필요한 일련의 조건들을 어쩔 수 없이 생각하게 된다!'
- 탐색형 질문이 필요한지 개방형 질문이 필요한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이렇게 자문하는 것이다. "여기서 올바른
정보를 얻는 데 가장 크게 실패하는 상황은 어떤 경우일까?" 보통은 답이 분명하게 보일 것이다.
예컨대 중고차를 사려고 한다면 차의 결함을 알아내지 못한 경우 가 가장 큰 실패라고 볼 수 있다. 또 당신이 부사장인데 공장 근로자 의 피드백을 들으려고 한다면 근로자의 진짜 속마음을 알아내지 못 한 경우가 가장 큰 실패일 것이다. 질문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중 고차를 살 때는 더 공격적인 질문이, 공장 근로자의 속마음을 알아 볼 때는 더 개방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 "의도적 실수”는 대부분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이 실패는 권장되어야 한다. 의도적 실수가 실패했다는 것은 그동안의 가정이 옳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실수를 실수로 끝내지 않고 실수를 통해 가정을 검증해보겠다는 의지는 그것만으로 가치가 크다. 이렇게 하 면 전통과 이해타산이 아니라 "근거"에 기초해 일을 추진할 것이라 는 사실을 동료들에게 확실히 알려줄 수 있다.
이런 문화를 강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럴 때 검증을 회피 하려는 타고난 성향을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머릿속 가정을 검증하기는 어려운 일이며, 사람들이 대체로 자연스럽게 하려 하는 일 또한 아니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확증 편향의 본질이다. 부정적인 정보를 진심으로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정치적인 견해를 두고 마지막으로 생각을 뒤집어본 적이 언제였는가?)
우리가 프로세스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요컨대 프로세스는 습관이 되어야 한다. 습관이 되지 않으면 한순간의 흥분과 충동, 감정이 몰아닥칠 때 생각을 뒤집어보라는 이 조언은 너무나 쉽게 무시되어버리고 만다.
- 클로즈업을 활용하는 또 다른 방법은 "현장 찾아가기"다. "현장" 을 뜻하는 일본어 "겐바"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장소를 가리 킨다. 일본 탐정들은 범죄 현장을 "겐바"라고 부른다. 제조업체의 겐 바는 공장이고 소매업체의 겐바는 상점이다. 전사적 품질 경영 Total Quality Management(기업 활동 전반에서 품질 향상에 주력하는 경영 방식 및 이념-옮긴이) 전문가들은 기업의 리더들을 향해 문제를 이해하려면 "겐바"를 찾아가라고 말한다.
예컨대 공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엔지니어는 공장 안으로 들어 가서 상황을 검토하고 관련된 사람들과 직접 이야기하며 눈으로 문 제를 확인해야 한다. 최고의 아이디어는 이처럼 클로즈업 감각으로 상황을 살필 때 나온다.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겠는가?
- 우칭은 큰 가설을 시험하기 위해 여러 번 작은 실험을 시도하는 것을 가리킨다. 우리는 내셔널인스트루먼츠에서 우칭이란 말을 처 음 들었지만 미국 남부에서는 흔히 쓰는 말인 것 같다. inch (조금, 약 간)와 scoot(휙 움직이다)의 합성어처럼 보이기도 한다. 행크스는 말 했다. "내셔널인스트루먼츠에는 이렇게 자문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 일을 어떻게 우칭할까?' 우리는 무턱대고 뛰어들기보다는 먼저 우칭을 시도합니다."
- "우칭이 다른 용어들보다 훨씬 더 마음에 들기는 하지만 분명히 해두고 싶은 점이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여러 그룹에서는 기본적으 로 전부 같은 말을 하고 있다. 바로 “머리부터 들이밀지 말고 우선 발끝만 담가보라"는 것이다. 이 개념은 워낙 유명한 데다 작은 모험 으로 큰 결정을 개선할 수 있으니 보상 또한 분명하다. 그런데 왜 사 람들은 더 쉽게 우칭을 시도하지 않는 것일까?
답은 스스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과신하는 경향 때문이다. 약학대학원에 가려고 하는 학생은 자신이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한 정답이 있는데 굳이 시간을 버리며 무보수 인턴 노릇을 할 이유는 없다고 여긴다.
- 우칭은 다음과 같이 묻는 것이다. "시험"할 수 있는데 "예측"이 필 요할까? "확인"할 수 있는데 "추측"이 필요할까? 이 점을 유념하며 이제 3부를 마무리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확증 편향"을 이겨 내는 전략들을 알아보았다. 선택지를 분석할 때 기본적으로 맞닥뜨 리는 문제는 승자가 되었으면 하는 선택지가 눈에 들어와버린다는 점이다. 아주 확실하지 않더라도 이런 선택지가 눈에 띈 뒤에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쪽으로 정보를 모으게 된다. 그런 정보는 흔히 마 음에 드는 선택지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점 외에 다른 의미가 없다. 우리는 이렇게 직감을 뒷받침하기 위해 조작을 시도하곤 한다.
이 함정을 피하려면 "가정 검증하기"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살펴 보았듯이 여기에 쓸 수 있는 전략은 3가지다. 첫째, "부지런히" 정보 를 모아야 한다. 확증 타파 질문을 던지고 생각 뒤집기를 해보자. 둘 째, "올바른 정보"를 찾아야 한다. 줌아웃으로 다른 사람의 경험이 집 약된 기저율을 살펴보고, 줌인으로 현실의 미묘한 뉘앙스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셋째, 가정을 검증하는 궁극적인 방법은 "우칭하기" 다. 모든 것을 확실히 걸기에 앞서 선택지를 미리 살짝 시험해보자.
- 단기 감정에 대한 편향은 모순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어떨 때는 갑작스럽게 돌발 행동이 튀어나오곤 한다. 도로에서 다른 차가 끼어 들어 공격적으로 반응할 때를 생각해보라. 그런데 일반적으로 단기 감정은 이와 반대되는 결과를 일으킬 때가 많다. 우리는 단기 감정 때문에 생각이 더뎌지고 위축되며 행동을 주저하게 된다. 이럴 때는 상황이 너무 복잡해 보여서 생각이 멈추어버린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면 희생해야 할 것이 걸리고, 낯선 것은 미 덥지 못하다. 이런 감정이 뭉뚱그려져서 개인과 조직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생각이 치우치고 만다.
- 우리가 이 책에서 지금껏 이야기했듯 우리의 목표는 편향이 아니다. 우리는 감정과 거리를 두기 위해 재빨리 생각을 전환 할 수 있다. 그러려면 10-10-10 법칙을 통해 시간의 틀을 바꾸거나, "친한 친구가 이 일을 겪는다면 어떻게 조언해줄까?"라고 질문하며 관점을 바꾸면 된다.
시간의 틀이나 관점을 바꾸면 상황의 큰 그림을 더 분명하게 바라볼 수 있다. 또 어려운 결정과 직면할 때 더 현명하고 대담한 선택을 내릴 수 있다.
- WRAP 프로세스의 목표는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의사결정에 관한 온갖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선택지 넓히기, 가정 검증하기 등)을 걷어내고 나면 핵심에는 "감정"이 남는다.
이런 감정을 질문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어떤 동기로 움직이는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장기 관점에서 우리 가족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라고 믿는가?" 기업의 리더라면 이렇게 질문할 것이다. “나는 어떤 조직을 운영하고 싶은가?" "장기 관점에서 우리 팀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은 열정, 가치, 신념 등의 감정을 기반으로 한다. 답 역시 마찬가지다. 답에 대한 관점을 형성하는 것은 "논리"가 아니라 나의 됨됨이와 바람이다. 즉 문제는 "감정"이다.
- 핵심 우선순위에 집중할 여유를 만들고 싶다면 덜 중요한 것들을 확실히 정리해야 한다.
* USS벤폴드호의 병사들은 지겨운 페인트칠을 비롯한 B목록 활동들을 적극적으로 정리했다(예: 철제 볼트를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스틸 볼트로 교체).
* 짐 콜린스의 “그만둘 일 목록": 중요한 일에 시간을 더 쏟으려면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
* 브레그먼의 "생산적 멈춤": "나는 지금 이 순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가?"

- 그는 이렇게 말한다. "투자자로서 내가 할 일은 미래에 관해 생각 하는 거예요. 하지만 미래는 불확실합니다. 그래서 나는 미래에 관한 판단에 사활을 건 투자는 하지 않습니다. 대신 저점 지지대와 고점 지지대를 보고 거기서 말해주는 적절한 상황을 찾습니다. 그러면 미 래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더라도 현명하게 투자할 수 있으니까요." 그는 이를 “머리 쓰지 않는 투자How-IQ investing"라고 부른다!
- 미래에 대한 과신은 결정을 방해한다. 믿음이 크면 문제에 대한 대비가 게을러지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일찌감치 실패 신호가 보여 도 무시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긍정적인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우 리는 깜짝 놀랄 만큼 좋은 일 또한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하고 만다. 과신과 싸우려면 미래를 점이 아닌 범위로 보고 다루어야 한다. 바이런 펜스톡은 레드박스 사업을 놓고 목표가를 예측하려 하지 않 았다. 대신에 그는 가능한 선에서 지지대를 설정했다. 그가 대담한 투자를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머리 쓰지 않는 투자" 덕분이었다.
미래에 지지대를 설정하려면 스포트라이트를 이리저리 돌려 비 추어보며 가능성이 전부 드러나도록 계획해야 한다. 그런 다음 (사전 부검으로) 실패에 대비하고 (사전 퍼레이드로) 성공에 대비하며 나에 게 유리한 방향으로 상황을 준비해야 한다. 
- 우리는 부정적인 결과를 최소화할 수 없을 때조차 그 점을 고려 해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 수 있다. 예컨대 현실 미리보기를 시도하 면 실망감이 들 때를 대비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만족감을 높일 수 있다.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두면 차질이 생긴다 한들 더 수월하게 이겨낼 수 있다.
이처럼 사전에 판을 유리하게 짜놓으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아무리 깊이 있게 미래를 고민하고 계획해도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애초에 좋지 못한 결정을 한 뒤 점점 더 단호하게 밀어붙여 잘못된 선택에 큰돈을 투자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그렇다면 선택을 재고해야 하는 시점이 언제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과연 어떨 때 선택에서 물러나야 할까? 반대로 어떨 때 선택에 더 큰 힘을 쏟아야 할까?
우리에게는 적절한 시점에 머릿속에 경종을 울려줄 도구가 필요 하다. 손실을 줄이고 기회를 극대화할 순간을 놓치지 않도록 말이다.
- 피터 드러커는 경영진을 향해 "예상치 못한 성공"을 잘 이용하라고 독려한다. 그는 이렇게 썼다.
신생 벤처 기업은 본래 의도하지 않았던 시장에서 계획에 없던 제품이 나 서비스로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는 대부분 기업이 시 작할 때는 생각조차 못 했던 사람들이 고객이 되고 초기 설계와는 거리 가 먼 목적으로 제품이 사용된다. 그런데 기업이 이 점을 예상하지 못 한 탓에 생각지 못한 시장의 이점을 활용하지 못하면 결국 이 성공은 경쟁사에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막을 내릴 것이다.
우연히 개발된 탈모 치료제 로게인 Rogaine은 "예상치 못한 성공"이 잘 드러나는 사례 중 하나다. 로게인에 들어가는 유효 성분인 미녹시딜minoxidil은 고혈압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로니텐 Loniten 이라는 약의 주성분이다. 그러나 로니텐은 놀라울 만큼 부작용이 많았다. 그중 하나는 로니텐을 복용하는 환자들의 팔과 등, 다리에 없던 털이 자 라기 시작하는 것이었다(상상하겠지만 반가운 부작용은 아니었다). 그러 나 제약 회사 업존Upjohn의 과학자들은 이 문제 속에 숨어 있는 기회 를 포착해낼 만큼 영리했다. 그들은 약품을 재구성해 오늘날 우리가 로게인으로 알고 있는 탈모 치료제를 만들어냈다.
비아그라 역시 비슷한 과정을 통해 개발되었다. 처음에 비아그라 는 흉통(협심증) 치료제로 임상 실험을 거쳤지만 그 용도로는 실패작 이었다. 그런데 환자들이 별난 부작용을 겪었다고 이야기하기 시작 했다.(그 어색한 대화를 상상해보라. "선생님, 가슴은 아직 아픈데요, 저기 그러니까............... 이게 다른 데 효과가 있더라고요.")
- 가령 비행기 조종사들은 "리머 leemer"라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배운다. 리머는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막연하게 뭔가 잘못되었다 고 생각할 때 드는 느낌을 말한다. 막연한 느낌에 이름을 붙이면 분 명한 존재가 되고, 조종사들은 그 느낌에 더 쉽게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 "리머다!" 하고 느낌을 인식하면 조종사는 곧장 자동 비행 모 드를 벗어나 수동 제어 모드로 들어간다. 무의식적인 비행에서 의식 적인 비행으로 방식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살다보면 이렇게 신속한 전환이 필요할 때가 많다. 그럴 때 우리 는 현재의 궤도가 영원하지 않음을 되새길 수 있다. 인계철선은 다음과 같은 순간의 깨달음을 안겨준다.
"선택은 내 몫이다."
- 사실 협상은 속도가 느린 의사결정 방식이다. 그러나 속도만으로 협상의 효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의사결정은 결과에 이르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가령 조직에서 고객센터로 들어오는 전화 요청을 다루기 위해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선택하는 상황이라고 해보자. 그런데 이 결정의 최종 목표는 소프트웨어 솔루션 자체가 아니다. 결국 소프트웨어 솔루션의 목적은 고객을 더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즉 조직은 올바른 솔루션을 고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원들이 그것을 열심히 사용해 고객 만족을 높이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성공에는 2가지 단계가 필요하다.
첫째는 의사결정, 둘째는 결정의 적용이다.
그러므로 협상 초기의 더딘 속도는 적용 단계의 빠른 속도(결정 적 이점)를 통해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반면에 교육감이 독재자처 럼 아무리 번개 같은 속도로 결정을 내린다 해도 행정 직원이나 교 사가 그 결정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면 결국 적용은 요원한 일 이 되고 만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디에 시간을 쓰고 싶은가? 처음부터 협상에 공을 들이겠는가, 마지막에 가서야 반대 무리를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겠는가? 협상이 남는 장사다!
- 학자들은 이렇게 사람들이 공정함을 두고 느끼는 감정을 가리켜 "절차 공정성 procedural justice" (절차적 정의)이라고 부른다. 결정이 나오기까지 절차procedure가 공정하다고 느낄 때 사람들은 절차 공정 성을 실감한다. 절차 공정성의 반대급부에는 "분배 공정성 distributive justice "(분배적 정의)이 있다. 분배 공정성은 의사결정의 성과가 공정하 게 분배되었는가와 관계가 있다. 여러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두고 느끼는 감정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이 바로 절차 공정성이라고 말한다. 결국 의사결정에서는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 즉 프로세스 역시 중요하다.
절차 공정성은 다음과 같이 아주 간단한 요소로 구성된다. 사람들에게 각자 생각을 말할 기회를 준다. 그 말을 귀 기울여 듣는다. 정확한 정보를 사용해 결정을 내리고, 잘못된 정보일 경우 사람들에게 이의를 제기할 기회를 준다. 모든 상황에서 일관된 원칙을 적용한다. 편향과 사리사욕을 피한다. 어떤 쪽으로 결정이 내려진 이유와 관련 된 위험, 우려를 솔직하게 말한다.
이것이 옳바른 의사결정 방법인가에 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없 다(일관성 없고 무례한 결정이 옳다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공정한 프로세스보다 자기 생각을 더 소중히 여기고, 절차 공정성보다 편법을 택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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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7가지 코드

경영 2022. 12. 15. 17:23

- 컨트리 음악 스타인 테일러 스위프트 Taylor Swift를 예로 들 어보자. 스위프트는 음악 활동을 시작하면서 팬덤이 제로인 상태에서 팬을 늘려나가야 했다. 그녀는 자신의 마이스페이스My Space 페이지에 글을 올린 모든 사람에게 일일이 답했고, 사인 받기를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사인을 해줬다. 심지어 17시간 동안 팬 미팅을 가졌고, 3000명의 팬과 사진을 찍으 며 인사를 나눴다.24 이러한 노력은 지속 가능하지는 않았지만, 스위프트는 열성팬 수천 명을 얻었다. 그 후 그녀의 팬덤은 입소문과 콘서트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성장해갔지만, 그런 선순환이 시작되기까지 부단히 활동하는 노 력을 기울여야 했다. 이처럼 팬덤을 확보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일 단 팬덤이 형성되면 앞으로 추진해나갈 모든 사업의 성장 기반이 되어줄 것 이다.
- 1970년대만 해도 평범한 항공사였을 뿐 팬암의 최신 엘리트 항공기나 문화적 명성과 비교하면 한참 뒤쳐져 있던 아메리칸 항공의 이야기와 비교 해보자. 아메리칸 항공은 기술력 경쟁을 원하지 않았다. 38 대신, 1976년 할 인 요금 제도인 '슈퍼 세이버Super Saver'를 도입하고 39 기내식의 석식 샐러드 에 들어가는 올리브 중 한 개를 줄이고(이로써 연간 4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 40 급여를 줄이기 위해 조종사 노조와 협상하고 최초의 고객충성도 프로그램 중 하나를 추가하고 컴퓨터를 이용한 예약 발권 시스템을 개발해 도입했다. 
세이버Sabre라는 아메리칸 항공의 예약 시스템은 특히 더 흥미로운 사례연구 대상이다. 아메리칸 항공은 국내 여행사들에 이 시스템을 제공했다. 그런데 세이버의 항공편 목록을 열면 아메리칸 항공의 항공편이 다른 항공사의 항공편보다 먼저 조회됐다. 따라서 세이버를 사용하는 여행사에서 아메리칸 항공이 50% 더 많은 수익을 올렸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또 여행사에서 세이버를 사용해 항공권을 예약할 때마다 소정의 수수 료를 부과한 덕분에 1985년 당시 아메리칸 항공은 항공권을 판매해 얻은 수익보다 더 많은 수익을 세이버로 벌어들이고 있었다.
- 아메리칸 항공이 1970년대 항공 산업 규제 완화의 여파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항공사 중 하나이자,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사 중 하 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메리칸 항공이 보유한 항공기와는 관련이 없다.  아메리칸 항공이 계속해서 사업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일련의 현실적인 사업 전략 덕분이었다.
- 보통 제품을 만들 때 기술 혁신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획기적인 전략 혁신 방법을 찾게 되면 실제로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구글의 웹페이지 순위 기술은 혁신적이었지만, 처음에는 그저 훌륭한 박사 과정 프로젝트에 불과했다. 사실 2000년까지 구글은 창립자인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이 검색 결과에 광고를 추가하는 것을 주저하면서 자금이 계속 줄고 있는 상황이었다.
구글의 운명은 2000년 후반 페이지가 구글검색 광고 서비스를 선보이 면서 바뀌기 시작했는데, 바로 이 광고 플랫폼이 나중에 애드워즈AdWords 가 된다.  2003년 구글은 웹사이트 소유자들이 애드센스AdSense를 통해 그 들의 웹사이트에 광고를 게재할 수 있도록 했다.  애드워즈와 애드센스라 는 이 두 상징적인 광고 프로그램에 힘입어 구글의 매출은 2002년 4억 달러에서 2004년 32억 달러로 증가했고, 같은 해 구글은 230억 달러 가치로 상장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술 혁신이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핵심 산업은 물론이고 수많은 스타트업을 출범시킨 자율주행차, 기계학습, 심지어 블록체인도 경제적 성공을 이룬 예로 들 수 있다. 하지만 구글의 사례가 보여주듯 새로운 발명을 제대로 상업화하기 위해서는 현명 한 사업 전략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일단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발견하면 핫한 신기술을 찾는 데 급급해하지 말아야 한다. 기술 혁신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고, 뛰어난 신기술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 현재 아마존이 소유하고 있는 온라인 신발 소매업체 자포스Zappos 역 시 1999년 설립 당시 상당히 비슷한 방법을 취했다. 닉 스윈먼Nick Swinmurn 이라는 젊은 사업가는 인터넷이 2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통신판매 신발 산업의 미래라고 생각했다. 그는 벤처 투자 전문가들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토니 셰이Tony Hsieh와 같이 사업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신발을 직접 보거나 신어 보지 않고도 온라인에서 신발을 구입할 것이라고 설득할 수 없었다. 이는 그의 아이디어가 성공하려면 반드시 참 이어야 하는 아주 중요한 경제학 가설이었다.
이 가설을 시험하기 위해 스윈먼은 거대한 이커머스 웹사이트, 공급 망, 창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려고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직접 카메라를 들 고 지역 쇼핑몰에 가서 신발 매장에 있는 신발들을 찍은 다음 그 사진들을 'zappos.com'에 올렸다. 고객이 신발을 주문하면 스윈먼은 다시 그 지역 쇼핑몰을 찾아가 주문 받은 신발을 구입한 후 고객에게 그 신발을 발송했다. 
이렇게 아주 간소한 MVP 만으로도 일부 고객을 확보하는 데 문제가 없었고, 덕분에 셰이가 사업에 합류하도록 설득할 수 있었다. 자포스는 설립 후 10년 만에 12억 달러라는 거액으로 아마존에 인수되었다. 
사실 이렇게 수작업으로 구현하는 유형의 MVP는 꽤 자주 볼 수 있고, 컨시어지 MVP' 또는 오즈의 마법사 MVP라고 알려져 있다. 50 이런 MVP 유 형들을 통해 확장 가능한 방식으로 구축하려면 많은 엔지니어링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복잡한 백엔드backend를 인적 노동으로 대체할 수 있다. MVP 제작은 완벽한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훨씬 쉬우면서도, 사람들이 여러분의 제품과 유사한 제품을 구매하는 데 비용을 지불할지 여부를 검증하고 싶을 때 효과적이다.
- 페이크 도어 테스트
사람들이 제품을 구입해 사용할지를 판단하고 관련 항목의 가설을 검 증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또 다른 방법은 사람들이 회원가입을 하도록 유 도하는 데 사용할 스크린숏, 추천 글, 광고 문구, 그 외에 다른 여러 항목이 포함된 랜딩 페이지를 제작해보는 것이다. 랜딩 페이지로 방문자를 유인하 기 위해 광고를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아직 제품이 실제로 제작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용자 가 회원가입을 할 때, 관심을 가져주어 고맙다는 말과 함께 제품이 준비되 면 가장 먼저 소식을 전하겠다고 설명해야 한다.
이렇게 랜딩 페이지로 회원가입을 유도하는 검증 방식을 '페이크 도어 테스트fake door test'라고 하며, 제품을 제작하기 전에 제기된 해결책이 목표시장에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준다." 게다가 이 방법은 실제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첫 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핵심 고객들의 이메일 주소도 수집할 수 있다.
페이크 도어 테스트의 대표적인 예는 소셜게임 회사인 징가Zynga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징가는 2000년대 후반부터 팜빌Farm Ville 같은 인기 게임을 수십 개나 제작해 선보였다. 징가는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 다 그 아이디어를 다섯 단어로 요약한 다음 그 아이디어에 대한 광고로 페 이스북과 다른 여러 인기 웹사이트를 도배하다시피 했다. 그리고 광고 클릭수를 충분히 얻은 아이디어만 실제 게임으로 제작했다.
- 우리가 MVP의 대안으로 가장 선호하는 것은 바로 '최고 위험 가설 테스트Riskiest Assumption Test', 즉 RAT이다. RAT는 완제품과 어느 정도 비슷한 무 언가를 만들 필요가 없음을 확실히 보여준다. 대신 여러분이 어떤 가설이 가장 위험한지, 즉 어떤 가설이 틀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지 파악하고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테스트할 수 있어야 한다. 
RAT는 여러 성공적인 스타트업의 프로토타입을 아주 잘 설명해준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그들이 생각하는 가장 위험한 가설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람의 아파트에서 자기 위해 돈을 지불할 것이라는 가설이었다. 그래서 에어비앤비의 공동 창업자들은 사람들이 80달러를 내면 그들 집에 있는 에어 매트리스에서 1박을 하고 아침으로 팝 타르트Pop-Tart를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를 위해 간단한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59 2008년 당시 사람들 은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데 익숙했던 터라 온라인으로 숙박비를 지 불할 것이라는 가설은 사실 그렇게 위험하거나 중요한 가설은 아니었다.
다음으로 자포스를 한번 살펴보자. 1999년에도 사람들이 장바구니, 프로필, 계정, 결제 관련 인증서 업로드 등의 개념을 포함한 이커머스 사이 트의 운영 방법을 알고 있다고 가정하는 게 그리 위험하지는 않았다. 어쨌 든 아마존도 1995년부터 존재해왔다." 스윈먼은 사람들이 직접 보지 못한 신발을 인터넷에서 기꺼이 구매할 의향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최고 위험 한 가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사이트에 신발 사진을 찍어 올리기 위해 쇼 핑몰을 찾아다니는 기발한 전략으로 이 가설을 검증해냈다.
- 안드로이드폰보다 훨씬 저렴한 휴대전화를 제공한다는 전략이 타당하기는 하지만, 그 정도로 저렴한 휴대전화를 개발하기란 쉽지 않다. 카이 OS는 안드로이드의 기본적인 가정 중 일부를 깨뜨림으로써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터치스크린과 여러 앱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을 뺀 것이다. 안드로이드의 여러 기능들은 사용자 인터페이스 전체가 터치스크 린이라는 가정하에 만들어진다. 하지만 카이OS는 저가형 휴대전화를 찾 는 사람들은 가격을 비싸게 만드는 기능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저가의 보급형 안드로이드가 평범한 사양을 갖추고 있다면, 카이 OS의 사양은 매우 간소하다. 카이OS의 경우 보통 화면 해상도가 320×240 픽셀이다. 해상도가 720×1520 픽셀인 100달러짜리 노키아Nokia 안드로이 드폰의 약 7%에 해당하는 해상도다.
- 카이OS 앱은 저렴한 폰에도 비교적 잘 작동하며, 50달러짜리 저가형 안드로이드폰 앱보다 더 잘 작동하는 경우도 많다. 이는 카이OS 앱의 경우 꼭 필요한 것들만 있는 반면, 보통 좀 더 비싼 휴대전화에서 실행되는 안드로이드 앱의 경우 불필요한 것들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카이OS는 거대한 시장을 새로 열었고, 그 시장을 거의 독식하고 있다. 카이OS의 유일한 경쟁 상대는 왓츠앱WhatsApp과 같은 필수 앱을 실행할 수 없는 피처폰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카이OS가 2018년 1월 출시된 지 7개월 만에 인도에서 iOS를 제치고 인기 순위 2위에, 전 세계에서는 3위에 오른 운영체제가 됐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다. 
- 애플은 무선 이어폰 시장이 두 사용자 세그먼트, 즉 고품질을 자랑하는 애플의 신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큰돈을 지불할 충성도 높은 애플 팬들과 그저 합리적인 가격에 잘 만들어진 이어폰을 구매하고자 하는 일반 고객들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전자는 더 비싼 가격의 에어팟 프 로를 기꺼이 구매할 것이고 이 제품은 아마 마진도 더 높을 것이다. 일반 고객들은 에어팟을 구매할 가능성이 더 높다. 애플이 일반 에어팟만 출시 했다면 열성팬들에게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기회를 놓쳤을 것이다. 반대로 에어팟 프로만 출시했다면, 가격에 좀 더 민감한 고객들에게는 팔지 못했을 것이다.
실제로 애플은 이러한 세분화 전략을 효율적으로 구사하는 전형적인 기업이다. 애플의 경우, 애플뮤직과 애플 아케이드Apple Arcade 애플의 구독형 게임 서비스-옮긴이 같은 구독서비스 목록을 계속 늘리고 있음은 물론이고, 열성팬들을 위한 최신 아이폰 프로Pro, 맥스Max, 플러스Plus 기종과 맥북프로 MacBook Pro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애플에 충성도를 보이지 않거나 가격에 민감한 사람들은 사이즈가 작거나 보다 오래된 기종의 아이폰과 맥북에어 를 구매할 수 있다. 애플은 이러한 저가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자칫 안드로이드폰이나 윈도우 PC로 등을 돌릴 수도 있는 고객들을 놓치지 않고 그들 이 계속 자사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애플은 각기 다른 두 사용자 세그먼트를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세분화 전략을 구사한 애플은 2019년 에어팟 제품들을 판매해 120억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엄청난 재정적 성공을 거두었고, 이 금액은 스 포티파이, 트위터, 스냅챗, 쇼피파이Shopify의 수익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큰 금액이다. 
-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던 무비패스와 달리 넷플릭스 PM들은 불리한 단위 경제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고객당 한계비용을 절묘하게 줄이기 위한 기능을 구축하려고 했다. 넷플릭스는 사람들이 더 오래 전에 출시돼 더 저렴한 영화들을 보도록 장려함으로써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 을 알아냈다.
그래서 넷플릭스는 이제 유명해진 콘텐츠 추천 시스템을 구축해 사용자들이 어떤 영화를 좋아할지 파악하고 넷플릭스의 '백 카탈로그back catalog '흘러간 콘텐 츠 목록-옮긴이 중 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옛 영화를 추천했다. 이 같은 추천 방식은 넷플릭스와 사용자의 인센티브를 완벽하게 일치시켰다. 고객은 새로운 영화를 발견하고 좋아하는 장르를 더 쉽게 즐길 수 있어 좋았고, 넷플릭스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영화를 고객이 자발적으로 보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5 추천 시스템 도입이라는 절묘한 전략으로 넷플릭스는 상황을 유리한 방향으 로 전환시켜 단위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들었다. 그 이후는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야말로 역사가 됐다. 
-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하면 단기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낮아질 수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더 큰 유연성을 제공해주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높은 가격이 지닌 가치는 일반적으로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제품의 가격이 높을수록 사람들은 그 제품을 더 향유한다. 뇌 스캔 결과 사람들이 와인 병에 적힌 소비자 가격이 높을수록 와인을 더 기분 좋게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높은 가격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인상을 주며, 이는 스타벅스가 의도적으로 값비싼 커피를 취급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 보통 상품을 비교할 때 가격과 품질,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 품질이 좋은 상품을 사거나 가격이 저렴한 상품 중 하나를 택 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 품질과 가격 두 가지를 다 충족시키는 상품은 찾 기가 어렵다. 각 상품마다 장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떤 상품을 선택하 는게 좋을지 분명하게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바로 그때 판매하고자 하는 옵션 즉, 타깃상품과 비슷하지만 가치는 더 떨어지는 미끼상품을 추가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이코노미스트》 사례에 서는 잡지 구독 옵션이 미끼상품이었다. 앞의 그래프에서 미끼상품이 트레 이드오프 선 아래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미끼 역할을 하는 잡지 구 독 옵션보다 더 나은 옵션들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잡지 구독은 거의 선 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미끼상품이 타깃상품에 완전히 밀려나고, 타깃상품과 또 다른 옵션으로 제시된 상품 혹은 경쟁상품은 접전을 벌이는 상황을 가리켜 비대칭 지배 효과asymmetric domination라고 한다. 
- 임의적 일관성 이론의 핵심 원리 중 하나는 사람들이 비슷한 것들을 비교하려고 한다는 데 있다. 사과와 오렌지처럼 아예 다른 두 가지를 비교 하기는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중고차를 고를 때 머스탱 Mustang 두 대와 카마로Camaro 한 대를 두고 고민한다면, 머스탱 두 대를 놓고 비교 하면서 아마 자동차 킬로수가 더 적은 머스탱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타깃상품, 미끼상품, 경쟁상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구매자가 경쟁상품은 무시한 채 쉽게 비교해볼 수 있는 타깃상품과 미끼상 품에 집중한다는 이야기다. 미끼상품 대신 타깃상품을 선택하면 그 선택을 정당화하기가 쉽고, 인간은 정당화하기 쉬운 옵션을 선택하기를 좋아한다." 미끼상품은 타깃상품보다 살짝 더 가치가 떨어진 상품으로 보이도록 전략적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구매자들은 타깃상품으로 마음이 기울 것이고, 애초에 여러분이 판매하고자 했던 상품을 구매하게 될 것이다.
- 타협 효과
타협 효과compromise effect는 미끼 효과와 비슷하다. 타협 효과는 가격이 나 품질이 높지도 낮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의 상품을 구입하는 것을 선호 하는 현상을 말한다. 가격과 품질이 적당한 상품을 구입하는 게 가격과 품 질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상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정당화하기가 쉽기 때 문이다." 인간은 자신이 내린 결정을 정당화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갖고있다. 따라서 PM이라면 수익성이 가장 좋은 제품들이 가장 정당화하기 쉬운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 페이스북은 심장의 지배자나 마찬가지다. 페이스북 제 품들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계속 연락하고, 옛 친구들과 다시 만나 고, 게시물 '좋아요'를 통해 사회적 인정을 느끼고, 페이스북 그룹이나 그룹 대화를 통해 소셜 그룹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가장 인기 있는 방법 중 하나 다.
사용자로 하여금 인기, 사랑, 연줄, 인정, 높은 사회적 위치를 느끼게 하는 것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심장을 만족시킬 수 있다. 39 확실히 소셜미디 어 앱은 사용자들이 앞서 언급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새로 올린 인스타그램 사진에 많은 '좋아요'와 댓글을 받는 데 급급하지 않은 사 람이 몇이나 있을까? 레딧, 쿼라, 스택오버플로 같은 온라인 포럼과 커뮤니 케이션 플랫폼 역시 사람들로 하여금 커뮤니티의 일원임을 느끼게 해주며, 이는 그러한 플랫폼이 지속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 사실 프레이밍은 매우 강력해서 제품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 유도"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런 효과를 잘 보여 주는 예가 바로 야간 감기약이다. 나이퀄33과 타이레놀 PM34 같은 야간 감 기약은 감기, 발열,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졸음 유발이라는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보통 약점이라 여길 수 있지만, 이렇게 졸음을 유발 하는 제품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해당 제품을 '야간 감기약'이라고 광고함 으로써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놓았다. 그러한 제품들은 밤에 복용하도록 돼 있어서(그래서 제품명에 'Ny'와 'PM'이 붙는다) 현재는 진통제와 수면제 겸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 가지 효과와 한 가지 부작용을 얻는 대신, 이제 두가지 효과를 얻게 된 셈이다! 즉 프레임 이론을 영리하게 사용해 문제 있는 제품을 인기 있는 제품으로 만든 것이다.
여러분의 제품에도 똑같은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 여러분은 기능을 빠트린 게 아니라 더 중요한 것들에 집중하기 위해 일부러 누락시킨 것이 다. 특정 운영체제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게 아니라 지원 중인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의 크롬북은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데 탁월하다. 크롬북은 사용 자가 작업 대부분을 로컬 앱이 아닌 클라우드로 하도록 한다. 이러한 특징 은 윈도우나 macOS와 비교하면 약점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구글은 중 요한 파일을 어느 한 기기에만 두고 오는 걱정 없이 여러 기기를 넘나들며 동시에 쓸 수 있어서 학생들에게 유용하다고 주장한다. 약점이 아님을 강 조하는 것이다. 35 마찬가지로 크롬 OS가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Word나 포토 샵 같은 데스크톱 앱을 구동하지 못하는 것 역시 큰 단점으로 생각될 수 있 다. 그러나 구글은 애초에 위험한 프로그램을 설치할 일이 없기 때문에 크롬북은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이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 전환비용 극복하기
그렇다고 해서 전환비용이 극복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전환비용은 극복할 수 있다. 여러분의 제품에는 우리가 언급한 전략들을 적용해야 하고, 경쟁 제품에는 적용하기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
초기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는 방식 을 선택할 수 있다. 단계적 신제품 출시는 사용자가 한꺼번에 모든 것을 새 로운 제품으로 옮겨가도록 하지 않고 서서히 옮겨갈 수 있도록 해준다. 또 전환비용을 피하고 위험을 줄일 수 있게 해준다.
아디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담당자였을 때 그는 많은 기업들이 온프 레미스on-premise 기업이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같은 원격 환경이 아닌 자사의 전산실 서버 에 직접 설치해 운영하는 방식-옮긴이 데이터 센터를 클라우드로 옮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많은 기업들이 온프레미스 서버에서 윈도우 서버 소프트 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데에만 최대 10년이 걸렸다! 기업들은 지연을 최소화해야 하는 특정 워크로드workload 주어진 시간 안에 컴퓨터시스템이 처리해야 하는 작업량-옮긴이가 늘 현장에서 처리되기를 원했기 때문에 모든 것을 클라우 드로 옮기기를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아디의 팀은 고객들이 온프레미스에서 애저로 워크로드를 천 천히 옮기면서 필수 요소를 로컬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하이퍼 컨버지드 하 이브리드 클라우드hyper-converged hybrid cloud'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리고 그 전략은 효과를 발휘했다. 클라우드로 이전하기를 망설이던 고객들이 하 이브리드 시스템을 이용하기 시작했고,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 라Satya Nadella는 이 전략이 애저의 놀라운 성장에 크기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식성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사용자가 경쟁사 도구에서 여러분의 도구로 데이터를 옮기는 도구를 마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업무관리 도구인 아사나를 사용할 경우, 클릭 몇 번만 하면 트렐로, 에어테이블, 먼데이닷컴Monday.com, 스마트시트SmartSheet, 구글시트Google Sheet 와 같은 경쟁 제품에서 데이터를 옮겨올 수 있다. 
또한 사용자의 근육기억muscle memory 특정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근육이 그 행동을 기억하고 무의식적으로 더 쉽게 할 수 있는 현상-옮긴이을 '불러오는 방법도 있다. 구글시트는 엑셀과 동일한 기능, 단축키, 특징 대부분을 구현해내 사용자가 구글시트로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구글시트가 엑셀의 고 급 기능을 모두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 사용자가 엑셀을 대신해 구글시트를 사용하는 데 별 문제가 없을 정도로 그 기능이 비슷하다. 
- 게임화의 가장 유명한 네 번째 구성 요소는 바로 보상이다.” 즉 목표 달성을 위한 내적보상과 외적보상이다. 다른 무엇보다 보상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게임 대부분이 내적보상을 제공하지만, 내기를 할 경우엔 외적보상이 따른다. 제품의 게임화에서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보상은 포인트point, 배지badge, 리더보드leaderboard선두 그룹 선수들의 명 단이나 점수가 적힌 게시판-옮긴이이다. 흔히 이 세 가지를 묶어 PBL 이라고 부를 정도로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단순히 포인트, 배지, 리더보드 때문에 일하는 사람은 없을 것 이다. 사람들은 PBL이 목표 달성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PBL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지 PBL 그 자체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 다. 단순히 배지가 붙어 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하찮은 일을 할 것이라고 기 대하기는 어렵다. PBL을 생각하기 전에 먼저 칭찬하고 싶은 업적의 유형 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 게임화가 실패하는 이유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게임화는 묘책이 아니다. 게임화 시도 중 약 80%가 실패한다.33 그중 대부분은 PM들이 게임화를 언제 하면 좋을지 모 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단순히 앱에 포인트와 배지 기능을 구현하 는 것만으로 앱이 잘 작동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적절치 않은 보상을 선택할 경우, 게임화에 실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이 인수한 온라인 신발 소매업체 자포스는 신발 한 켤레에 '호감'을 표시하고 신발 여러 켤레를 사는 고객들에게 배지와 가상 포인트를 준 적 이 있다. 자포스 고객들은 그러한 방식이 이상하고 다소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실제 돈을 지불하고 있는 반면에 자포스는 그들에게 배지와 가상 포인트만 제공했기 때문이다. 무료 항공권을 제공하는 항공사 마일 리지 프로그램과 무료 숙박권을 제공하는 호텔 로열티 프로그램에 오랫동 안 길들여진 고객들은 이커머스 보상 시스템을 통한 금전적인 보상을 기대 했다. 결국 자포스는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그러한 보 상 방식을 계속 이어가지 않고 중단했다. 
게임화는 규칙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에도 실패할 수 있다. 2010년대 중반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사용자의 중요도와 인기도를 측정하는 서비 스를 제공했던 클라우트Klout를 한번 생각해보자. 클라우트의 보상과 피드 백 시스템은 명확했다. 사용자는 1점부터 100점까지 점수를 얻을 수 있었 고 그 점수를 친구와 동료들에게 자랑할 수 있었다.
- 문제는 점수를 매기는 시스템이 전혀 직관적이지 않다는 데 있었다. 사람들은 새로운 계정들과 연결할 때 점수가 내려가는 것을 발견했고, 그래 서 점수를 올리기 위해 일부 계정과의 연결을 끊었다. 이후 클라우트는 사 용자가 플랫폼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K' 칭찬을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상하게도 그것이 점수에 반영되지는 않았다. 클라우트의 점수 측정 시스템 은 혼란스럽고 장난치기가 쉬워 사용자가 재미있기보다는 짜증나고 불만 스러운 경험을 하도록 만들었다. 
한편, 게임 방식이 제품의 실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될 정도로 지나치게 어렵고 복잡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여러분이 원하는 것은 유용 성을 갖춘 게임이 아니라 게임이 접목된 제품이다.
습관을 추적하고 개선하면서 판타지 캐릭터로 롤플레잉을 하고 레벨 업을 하고 최종 보스와 겨루며 아이템을 모을 수 있는 습관 추적 앱인 해비티카Habitica를 떠올려보자. 해비티카는 매우 재미있는 앱이기는 하지만 반 려동물, 길드, 치유의 묘약, 음식 등이 등장해 너무 복잡하다.100 게임 방법 을 배우는 것이 습관을 추적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 릴 수 있다.
조만간 여러분은 습관을 잘 길들이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캐릭터의 장비(검, 지팡이, 방패, 로브 등 100가지 이상101)를 최대한 사용하기 위한 방법 을 찾고 반려동물(200여 종102)을 모으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이는 실제로 1년 넘게 해비티카를 열심히 사용한 닐의 경험담이기도 하다. 닐은 헬스클럽에 가는 대신 희귀한 검을 찾는 데 몇 시간씩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자신이 앱 기능보다 게임을 더 우선시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게임이 워낙 복잡하고 몰입감이 뛰어났기 때문에 게임을 하면 정신이 산만해지곤 했다. 말하자면 게임화가 도를 넘은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다.
-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이러한 UX와 UI(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UX가 브랜드나 제품과 상호작용하는 사용자의 총체적 경험에 중점을 둔다면, UI는 화면 인터페이스 구성 요소를 매력적이고 직관적 이며 실용적으로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
UX는 사용자 여정을 이해하고 사용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므로 PM 역할에 더 중점을 두고, UI는 브랜딩과 시각디자인에 더 중점을 둔다. 4부에서는 주로 UX에 대한 내용을 다룰 테지만, 그와 관련된 UI 주제도 간간이 살펴볼 것이다. 결국 UX와 UI는 둘 다 필요하다. 나쁜 UI를 가진 좋은 UX는 형편없는 모양으 로 만들어진 맛있는 케이크고, 나쁜 UX를 가진 좋은 UI는 썩은 달걀 맛이 나는 예쁜 모양의 케이크다. UX는 제품을 유용하고 즐거운 것으로 만들어주고, UI는 제품을 이해하기 쉽고 보기 좋은 모습으로 만들어준다.
- 사용자에게 새로운 정신모델을 강요하거나 그들이 오랫동안 지켜온 모델을 방해하면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고, 최악의 경우 큰 문제가 될 수 도 있다. 따라서 신제품을 만들 때 가장 간단하고 쉬운 방법은 사람들이 사 용하는 기존 정신모델을 재사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정신모델을 재사용하 는 것은 제이콥의 법칙 Jakob's law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보통 사용자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다른 제품들을 사용하는 데 소비하기 때문에 여러분의 제품을 사용할 때도 그들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예를 들어 아마존에서 산지 직송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이커머스 웹사이트는 장바구니를 화면 우측 상단에 배치한다.  장바구니가 꼭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그것이 일종의 관례가 됐다. 그러한 관례에 서 벗어나 있는 웹사이트는 장바구니를 찾기 위해 우측 상단을 살피는 사 용자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검색창은 화면 중앙 상단에, 사용자 로그인 버튼은 우측 상단에, 회사 로고(보통 홈페이지로 안내하는 로 고)는 좌측 상단에 위치하는 경향이 있다. 웹 개발 툴키트도 사용자가 당연 히 이와 같은 패턴을 사용할 것으로 상정하고 다른 대안은 지원하지 않을 정도로 수많은 웹사이트에서 동일한 패턴을 찾아볼 수 있다.
신제품을 출시할 때 사용자가 신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하려면 기존의 정신모델을 따르는 것이 필수다. 예를 들어 구글독 스와 구글시트는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와 엑셀 사용자들을 노골적으로 겨냥했기 때문에 두 앱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사용된 주요 패턴을 그대로 따라했다. 
- 정신모델은 문화, 역사, 지리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전 세계에 걸쳐 다양한 정신모델이 존재한다는 것은 놀랄 만한 사실이 아니 다. 이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예를 하나 들자면, 각 문화마다 색깔이 나타내는 함축된 의미가 다르다는 것이다. 빨간색은 여러 서양 문화에서 위험을 나타내지만 여러 아시아 문화에서는 행복과 행운을 상징한다. 흰색은 서양에서 순수와 평화를 의미하지만 중국에서는 죽음과 불운을 의미한다.  한편 파란색은 서양에서 평화와 신뢰를, 중동의 많은 지역에서는 악령 퇴치를, 동아시아에서는 불멸을 상징한다. 이렇듯 파란색은 많은 문화 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 점이 아마도 많은 앱 아이콘들이 파란색을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 이 같은 다양성은 사람들의 정신모델로 확장될 수 있다. 기술과 관련된 역사는 오늘날 사람들이 갖고 있는 정신모델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미국 사람이나 유럽 사람들은 데스크톱 컴퓨터를 사용하며 자랐고, 이는 자신들이 속한 문화에서 기술, 즉 윈도우 앱, 타이핑, 메뉴 클릭, 주로 마우스와 터치를 기반으로 하는 상호작용 등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특정 정신모델이 뿌리내리도록 했다. 이러한 상호작용 체제를 윈도우 window, 아 이콘 icon, 메뉴menu, 포인터pointer 이 네 가지 주요 구성 요소를 따서 WIMP 라고 부르기도 한다. 스마트폰은 전통적인 PC와 상당히 다르게 생겼지만 서양인들은 여전히 앱, 윈도우, 아이콘, 타이핑, 메뉴 등 WIMP에 꽤 최적 화된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심지어 서양인들은 통화를 할 때 휴 대전화를 들고 있는 방식도 그들이 유선전화로 통화하던 방식, 즉 얼굴 옆 면에 기기를 대고 통화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 컨테이너를 한 예로 들어보자. 만약 컨테이너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면 대부분 사람들의 눈이 게슴츠레해질 것이다.
"컨테이너는 코드가 종속 항목과 함께 묶여 있는 소프트웨어 표준 단위이기 때문 에 애플리케이션이 하나의 컴퓨팅 환경에서 다른 컴퓨팅 환경으로 빠르게 이식돼 안정적으로 실행된다. "
그러나 여러분이 어떤 외부 요소도 필요로 하지 않고 앱을 '포트port 나 '하버harbor'로 보낼 수 있는 독립적인 운송 컨테이너에 담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면 아마 더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 운송 메타 포를 사용하는 도커Docker 같은 기업의 성공은 그 메타포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운송 메타포는 도커의 잠재고객들이 컨테이너가 무엇인지 이해'하 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 디지털 제품들의 피드백을 보면 비슷한 패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용자는 제품 내 위치, 행동의 현황, 다음에 일어날 일, 행동의 궁극적인 결과 등을 항상 알고 있어야 한다.  브레드크럼 Breadcrumb은 사용자가 제품 에서 어디까지 들어와 있는지 보여주고 상위 카테고리로 바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하는 UI 요소다. 이는 사용자가 '제품 내 위치'를 파악하는 데 유용 하다.  작업 완료 상태를 보여주는 진행 표시줄, 오류나 완료 메시지를 보 여주는 스낵바snackbar(토스트toast라고도 한다). 41 중요한 정보를 보여주는 팝 업 모달 다이얼로그modal dialog는 후자의 세 항목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다른 유용한 경험법칙은 모든 작용은 크기가 같고 방향은 반대인 반작 용이 존재한다는 뉴턴의 물리법칙에서 나온 유용한 경험법칙도 있다. 43 버 튼을 클릭하면 '누른 상태'로 보이고, 체크 박스 선택 시 불빛이 들어오고, 알림이 오면 휴대전화 진동이 울리거나 푸시 알림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 부분의 UI 디자인 라이브러리와 프레임워크가 이를 대신 처리해주지만, 제품을 만들 때 계속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 전통적인 식료품점의 짜증나는 계산대 인터페이스가 혼란을 주는 노먼의 문 과 같다면 아마존고 매장은 자동 슬라이딩 도어와 같다. 즉 인터페이스가 완 전히 사라진 것이다. 인터페이스가 없으면 마찰, 접근성 문제, 정신적 오버헤 드overhead가 발생할 일도 없다. 물건을 고르고 지갑을 꺼내지 않고 매장을 나 올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고 받았던 충격에서 벗어나면, 매장을 처음 방문한 사람도 이용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로 이해하기 쉬운 곳이 된다. 간단 히 말해서, 최상의 인터페이스는 바로 인터페이스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경우 인 때가 많다?
물론 인터페이스를 없애는 게 늘 가능한 일은 아니다. CT 촬영기 없이 CT 검 사를 수행할 수는 없다. 또 사람들은 레코드플레이어나 값비싼 손목시계 같은 화려한 인터페이스를 즐겨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터 페이스 때문에 어떤 제품을 사용하는 게 아니다. 계산하는 과정이 즐겁다는 이 유로 상점에 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비디오 검색 화면을 보기 위해 넷플릭 스를 보는 사람도 없다. 인터페이스를 없앨 수 있는 경우, 보통은 인터페이스 를 없애는 게 좋다. 아마존고만 봐도 알 수 있다.
- 매출과 관련된 사안은 수많은 제품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므로 특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부분 유료화free-to-play 게임 개 발자들은 그들이 고래라고 부르는, 일부 고수익성 고객에게 매우 집중한 다." 한 게임 스튜디오는 게임에 1000 달러 혹은 그 이상을 지출하는 2%의 사용자가 모바일게임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40%를, 100달러 넘게 지출하 는 사람이 매출의 90%를 창출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심지어 어떤 고래 사용자는 6700달러를 지출하기도 했다!28 이러한 스튜디오의 전략은 대규 모의 무료 사용자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사실상 대신 지불해주는 고래를 발견하고 기르는 데 중점을 두고 작동한다.
- 뉴질랜드 전략
임의로 선택한 사용자의 부분집합에 기능을 제공하는 표본추출 전략은 꽤 간단하다. 실험 그룹과 통제 그룹이 매우 유사하므로 이 전략은 상당히 잘 작동할 것이다. 두 그룹 사이의 주된 차이점은 기능이 실험 그룹에는 제공되 고 통제 그룹에는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뿐이다.
이 전략은 '지금 구매하기' 버튼과 새로 디자인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개인 사용자에게만 영향을 주는 기능에 사용하기에는 괜찮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서로 교류하는 기능의 경우, 임의 표본추출 전략은 적합하지 않다.29 사용자끼리 서로 송금할 수 있는 기능을 출시한다고 하자. 이런 기 능은 사용자가 친구들과 사용할 수 있을 때에만 유용하다. 1% 실험을 한다 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들은 그 기능을 함께 사용할 친구를 찾기 가 매우 힘들 것이다. 트위터는 그룹 쪽지 기능을 출시했을 당시 100번째 사용자들마다 기능을 제공해줄 수 없었다.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가 친구 대부분에게 쪽지를 보낼 수 없으므로 그 기능은 쓸모가 없었을 것이다
- 유의미해 보이는 결과를 얻자마자 실험을 중단하고 싶은 충동이 일 수 있지만, 이는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정직하지 못하다. 긍정적인 트렌드가 없을지도 모르는 곳에서 긍정적인 트렌드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기 때 문에 데이터를 체리피킹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더욱이 기능을 출시하고 나서 기능이 장기적인 혜택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다 면 기능의 출시를 권했던 여러분은 바보 같아 보일 것이다.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아예 엿보기를 하지 않는 것이다." 실험 을 시작하기 전에 실험을 마치는 특정 날짜를 설정하거나 특정 표본 크기 가 도달됐을 때 실험을 끝내겠다고 계획해야 한다. 이 조건이 달성됐을 때 에만 데이터를 살펴본다면 분명히 엿보기라는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 스타트업을 위한 해적 지표
지표에 대해 가장 먼저 생각할 점은 지표의 유형이다. 가장 유명한 지표의 유형화 방식은 데이브 맥클루어Dave McClure의 해적을 위한 스타트업 지표다. 화 려한 이름을 가진 이 프레임워크는 지표를 5가지 주요 유형으로 분류한다.
각 유형은 고객생애주기의 각 단계와 대응된다.
1. 획득Acquisition: 사람들이 제품에 대해 알아가고 홈페이지 또는 랜딩페이지를 방문한다.
2. 활성Activation: 사람들에게 제품에 가입하도록 해 사용자가 되도록
한다. 
3. 유지 Retention: 사용자가 계속 돌아오게 만든다. 참여의 개념과 매우 밀접하다.
4. 추천Referral: 사용자가 친구들을 유인해 가입하게 한다. 즉, 입소문을 타도록 한다
5. 매출Revenue: 사용자를 통해 돈을 번다. 수익화monetization라고도 한다.
- 수많은 유명 그로스 PM들은 회사에 도움이 될 선행 지표를 찾아냈다. 페이스북의 전임 그로스 리더였던 차마스 팔리하피티야Chamath Palihapitiya 는 회원가입 후 10일 안에 7명의 친구를 추가한 사용자들이 활성 사용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트위터의 PM 조시 엘먼Josh Elman 은 제품을 가볍게 사용했던 사용자가 계정 30개를 팔로우하고 그중 10개 가 맞팔로우를 하면 활성 사용자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드롭박스의 PM은 폴더를 생성하고 드롭박스에 파일을 업로드하는 사용자는 활성 사 용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전 징가Zynga PM은 이틀 연 속으로 게임을 한 사용자는 유료 사용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일반적으로 선행 지표에 대한 통찰은 신규고객을 활성 사용자로 전환할 방법을 다루기 때문에, 신규고객의 온보딩 경험을 설계하는 데 특히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이 사실로 미루어 봤을 때 2010년대 중반에 트위터 가 온보딩 과정에 팔로우할 추천 계정의 긴 목록을 포함하도록 개조했던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담당한 제품의 선행 지표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특정한 성공 기준 과 연관된 지표를 찾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 성공 기준은 사용자의 활성 화 또는 수익화를 의미한다. 가령 X를 하는 사람이 유료 고객이 되고 X를 하지 않는 사람이 유료 고객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한다면, X는 좋 은 선행지표가 될 수 있다.
사용자 인터뷰 또는 신규고객의 행동을 기록한 로그를 살펴보는 것도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지만, 눈앞에 드러난 패턴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 라봐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화요일에 회원가입을 하는 사용 자들이 유료 고객이 될 확률이 높다면 거기엔 좋은 이유가 있을 수도 있지 만 단순한 잡음일 뿐일 수도 있다.
- 팀 전체가 결집할 하나의 '북극성' 지표가 있는 것도 좋지만 이 지표를 너무 과하게 강조하지는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다른 중요한 지표 를 무시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MAU는 가지고 있으면 좋은 북극성 지 표다. 그렇지만 사용자들이 일주일에 한 번이 아니라 한 달에 한 번밖에 방 문하지 않기 시작했다면(다시 말해 여러분의 고착도가 감소했다면) 곤경에 빠 진 것인데, 이때의 MAU 수치는 이 상황을 전혀 잡아내지 못할 것이다. 전체 그림을 보기 위해서는 여러 지표를 추적해야 한다.
- 마이크로소프트가 '수용, 확장, 전멸' 전략을 사용한 영역은 웹만이 아니었다. 1998년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가 타사의 업무용 제 품군에서 원활히 렌더링되는 것은 '우리 플랫폼의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 이므로 그런 일이 없게 하라고 요구했다.  경쟁사의 업무용 제품군 대부분 은 누구나 적용할 수 있는 공개된 문서 형식이나 최소한 다른 편집도구와 호환이 가능한 형식을 사용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의 최대 라이벌인 워 드퍼펙트WordPerfect는 'wpd'로 문서를 저장했는데, 이 형식은 워드에서 쉽 게 열린다. 
이처럼 워드는 그 시대의 표준형식을 수용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는 자사의 'doc' 형식으로 문서를 저장하면서 기존의 오픈 형식을 호환이 불가한 방식으로 확장했다. 이것은 경쟁자들을 전멸시키는 효과를 냈다. 워드에서 워드퍼펙트나 다른 경쟁자들의 제품으로 전환하는 데는 너무 큰 비용이 들었으므로 워드가 실질적인 표준이 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배력은 1994년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지원하려는 목적 으로 윈도우의 주요 API, 즉 운영체제와의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해주는 프 로그래밍 도구상자를 공유하지 않음으로써 워드퍼펙트를 불구로 만든 덕에 더 공고해졌다.
-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와 동일한 '수용, 확장, 전멸' 정책을 실행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록 규모는 조금 작았을지라도 2010년대에 웹 부 문에서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크롬이 독보적으로 세계 최고의 인기 브 라우저의 자리에 올라서자 웹 개발자들에게도 기본이 됐다. 웹 개발자들 은 웹사이트를 크롬에서만 작동하도록 만들었다. 크롬만을 대상으로 테스 트를 진행하며 사용자들이 크롬만 사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예를 들어 2017년 에어비앤비와 그루폰Groupon 고객지원 담당자들은 자사 사이트가 크롬에서만 작동하도록 설계됐다고 명시하며 사용자에게 문제가 발생하 면 크롬에서 시도해보라고 조언했다.
구글은 표준 HTML 기능과 HTML5 웹 기술 묶음에서의 최신 기능을 보장하는 등 오픈 웹 표준을 감탄스러울 정도로 잘 수용했고 마이크로소프트처럼 확장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여러 인기 사이트가 크롬에서만 호환됐기 때문에 웹 생태계는 일상에서 크롬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크롬을 백업으로 설치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구글은 구글어스 Google Earth 같은 자사 앱84과 구글드라이브의 오프라인 저장85 등의 주요 기능을 크롬에서만 작동하도록 만들면서 이런 경향성을 강화했다. 이는 다 른 웹브라우저를 채택할 의욕을 감퇴시키는 효과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용, 확장, 전멸' 정책처럼 구글의 전략은 경쟁사 의 브라우저가 기반을 다지기 어렵게 만들었다. 경쟁사의 브라우저들은 크롬의 뼈대를 베끼고 그저 새로운 벽지 한 겹 (그리고 몇 가지 특수 기능)을 덧붙이는 식으로 적응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웹브라우저 엣지의 2020년 에디션이 이 방식을 적용했다. 브라우저 업계의 신흥 주자인 브 레이브Brave"와 비발디 Vivaldi88도 마찬가지였다. 신규 브라우저들은 이방 식을 단기적인 해결책으로 사용할 수 있겠지만 크롬이 브라우저의 핵심 기능 세트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으므로 여전히 크롬의 손바닥 안에 있다. 일반적으로 공공 생태계를 사유화하려는 기업의 노력은 반경쟁적 행 위로 평가된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같은 선상에 놓여 있다.
- 하지만 앞선 사례와 마찬가지로 큰 그림을 봐야 한다. 다른 경우였다면 해가 되지 않았을 행위가 한꺼번에 모이면 반경쟁적인 구도를 띨 수 있 다. 그리고 당시에는 반경쟁적이지 않아 보였던 행위가 나중에 그렇게 보 이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크리스 휴즈는 FTC에서 메타의 인스타그램 인수를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됐다. 이는 FTC의 역대 최악의 실수라고 불린다.13 미국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메타가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한 것을 두고 당시 사 람들이 충분히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합병이었다며, 따라서 이를 번복 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메타의 행태로 인해 이제 서양의 테크 생태계는 소셜네트워크 스타트 업을 예전만큼 따뜻하게 반겨주는 분위기가 아니다. 미국 소셜네트워크 스 타트업의 유일한 선택지는 메타에게 모방당해 결국 패배하거나 인수되는 것뿐인 것 같다. 물론 틱톡이라는 성장 머신이 있긴 하지만, 이 앱은 메 타가 없는 유일한 국가인 중국에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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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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