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제휴

경영 2016. 1. 10. 10:36

- 새로운 첨단기술이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업체와의 제휴를 맺는 것은 상도를 벗어나는 일이 아니다. 제휴는 상대편이 지닌 기술을 자사의 것으로 확보하겠다는 열의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역량을 바탕으로 추진된다. 서구 기업과의 제휴에서 항상 강한 면모를 보인 일본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상대방의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전략적 의도가 분명한 기업일수록 이런 배움에 대한 열의가 높기 마련. 아시아 기업들이 제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 또한 전술차원의 변화에서 비롯됨. NEC의 경우를 예로 들면, NEC는 첨단기술 및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련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 이 회사는 TI나 노던 텔레콤, 에릭슨 같은 경쟁사들에 비해 수익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통신, 컴퓨터, 반도체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음. 이유는 간단하다. 하니웰과 제휴를 맺어 지난 20년간 자사의 연구개발부문을 강화했기 때문. 하지만 대다수 서구기업들은 투자회피수단으로 제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음. 새로운 기술을 확보하는 것보다 새로운 사업이나 시장진입에 따르는 비용 및 리스크를 줄이는 일에 더 관심이 많은 것이다. 미국의 한 고위경영자는 일본 경쟁업체와의 제휴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상호보완관계에 있다. 우리의 유통망과 상대업체의 조제기술이 완벽한 결합을 이루기 때문이다. 확실한 길이 보이는데 굳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투자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이것만큼 손쉬운 해결책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니 일본측 경영자 시각은 이와는 사뭇 달랐다. "제휴가 불가피할 경우, 나는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제휴는 차선책이다. 그러나 4년이 지난 후에도 상대폄의 기술을 우리 것으로 하지 못한다면 훨씬 더 비참해질 것이다. 우리는 제휴업체의 모든 기술을 철저히 습득해야 한다."
- 아시아 기업들이 서구기업과의 제휴에서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은 것도 그들은 완전공개가 불가능한 강점을 제공하는 데 반해서 서구기업들은 쉽게 모방할 수 있는 첨단기술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제휴업체들은 상대편이 자사의 조직내부를 너무 깊숙이 들여다보지 못하도록 방책을 세워야 한다. 계약서상에 업무범위를 명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제휴범위를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 전체가 아니라 단일한 특성기술로, 또 제품 전체 라인이 아니라 특정라인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유통망의 범위를 제한하거나, 한시적으로만 허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결국 이 모든 조치는 의도한 것 이상으로 상대편이 이익을 얻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또한 계약서에 특정 이행요건을 명시해 두는 것이 좋다. 도시바와 제휴한 모토롤라는 기술이전과 관련해서 인센티브 중심의 점진적 접근법을 취했다. 계약서에 따르면 모토롤라는 자사의 마이크로프로세스 기술을 점진적으로 공개해야 하고, 도시바는 일본 반도체 시장에서 모토롤라의 시장점유율을 높여주어야 한다. 모토롤라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질수록 도시바는 모토롤라의 기술에 그만큼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 의도하지 않았던 기술이 실무단계에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제휴업체에 넘겨도 무방할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가려줄 게이트 키퍼가 필요. 그리고 이런 게이트키퍼는 제휴업체가 접근할 수 있는 사람과 시설물의 수가 제한되어 있을 때에만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 후지쯔의 여러 제휴업체들은 정보나 도움이 필요할 때 후지쯔내 합작팀이라는 단일 통로를 이용. 이런 방법을 통해 후지쯔는 핵심정보 및 기술유출을 막고 있는 것이다.
- 경쟁업체와 제휴를 맺게 되면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제휴관계가 종료되거나 종료될 쯤이 되면 해당업체가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행동을 취할 지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게 됨. 가격변동에는 어떻게 대처하고 경영진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보상해주는지, 그리고 신제품개발은 어떻게 하는지 등을 상당부분 알게 되는 것이다. 경쟁업체의 조직운영 시스템을 자세히 들어다 볼 수 있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경쟁사와의 제휴를 통해 얻은 지식은 그것이 조직전체로 확산될 때 가치를 더할 수 있다. 우리가 조사한 몇몇 기업들은 정보의 수집 및 공유를 위해 사내에 정보센터를 운영하고 있었다. 한 일본 기업의 제휴책임자는 정기적으로 전 직원을 제휴업무에 참여시키고 그들이 제휴업무에서 알게된 정보를 취합한 후 관련부서에 해당 정보를 전달했다. 또 다른 회사는 정기적으로 직원들과 만나 새로운 지식을 공유하는가하면 특정인에게 추가정보를 수집하는 업무를 맡기기도 했다.
- 관리자들은 합작회사의 소유구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합작회사의 지분비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업체로부터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는가이다. 학습능력이 뛰어난 기업은 오히려 합작회사의 법적구조가 불분명한 쪽을 선호. 모호한 상황에서는 상대폄의 기술을 습득하기가 더 쉽기 때문. 계약서 문구 하나에 얽매이기보다는 학습능력을 높이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 래칫 효과 : 연구결과, 아웃소싱 관계가 굳어지면 구매업체는 더 이상 제조경쟁에 뛰어들 생각을 하지 않게 되고 그럴수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됨. 일본 및 한국 기업들은 대부분 아주 모범적인 공급업체들이다. 그리고 아웃소싱이라는 유연하고 손쉬운 대안은 OEM공급업체의 제품인도 및 품질수준이 기대치를 뛰어넘으면서 훨씬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아웃소싱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갈 때가 많다. 생산 점유율을 포기하고 설비투자를 줄일 경우, 제품설계, 공정기술은 물론, 결국 연구개발 예산까지 그 영향이 미치게 됨. 그 결과 OEM제조업체는 제조는 물론 제품개발까지 맡게 됨. 그러면서 자신감을 얻은 OEM업체는 당신들은 제품설계를 맡고 우리는 생산을 맡는다는 낡은 공식을 더 이상 받아들어지 않음. 이제 사정이 바뀐 것이다. 한마디로 당신네 회사의 제품설계기술을 더 용이한 생산방식으로 변형하고 당신네 제품 옆에 우리 회사 제품을 나란히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 사고의 전환 : 모든 아웃소싱이 이런 식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 간단한 원칙만 유념하면 자사의 핵심역량을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다.
(1) 경쟁력 있는 제품과 경쟁력 있는 조직은 동의어가 아니다. 아시아 OEM파트너가 경쟁력 있는 제품을 제공해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경쟁력 있는 조직까지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본질적으로 아웃소싱은 경쟁력 약화에 대한 장기적 해결책이라기보다 다른 누군가의 경쟁력을 잠시 빌리는 것에 불과.
(2) 생산할 것인지, 구매할 것인지 다시 생각해본다. 기업들은 제조공정의 일부분을 원가기준으로 삼아 제품가격을 조립단위별 임의적 고정가로 환산하는 경우가 많음. 그러나 이런 이전가격은 장부상 허수에 불과하며 연구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마케팅이나 유통부문 투자와 마찬가지로 높은 수익을 안겨주지도 못한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핵심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에 대한 주도권 포기가 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3) 심화현상을 경계한다. 아웃소싱 결정은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 같지만, 큰 그림으로 보면 결국 해당 사업의 철수로 이어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그러나 그 누적 영향을 인식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또 다른 시기에 아웃소싱을 결정하게 되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4) 핵심역량을 재충전한다. 서구기업들의 경우, 일부 활동을 아웃소싱 해야 할 때가 있다. 경제적 측면을 고려했을 때 불가피한 선택일 수가 있다.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회사가 다른 것을 포기하는 대신 핵심기술과 역량을 빨리 재충전할 수 있느냐이다. 아웃소싱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결정 뒤에는 항상 이런 문제가 뒤따라온다. 제휴업체는 물론 다른 경쟁기업들을 앞지르기 위해 어디에서 경쟁우위의 원천을 확보할 것이냐 하는 문제 말이다.
- 시간이 흐르면서 강점이 어떻게 변화되는가? 제휴 초기에는 협상력이 서로 균형을 이루다가 차츰 강점에 변화가 생기는 경우도 많음. 그러면서 협상력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예기치 못한 매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산업분야가 한창 성장하고 있는 초기단계라면 일반적으로 제품 및 기술제공자가 힘의 우위를 차지하게 됨. 그러나 제품과 기술이 독특하지 않고 독점적 권리를 갖고 있지도 않다면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유통망과 고객을 확보한 쪽으로 기울게 될 것임. 또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산업의 경우, 공정설계 능력이 성공을 좌우하게 됨. 산업용 코팅 제조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있었던 미국의 한 화학회사의 경우 일본업체와 몇년 동안 아주 성공적으로 제휴관계를 유지하다가 계약을 종료했다. 그런데 미국회사가 제공하던 제조기술을 완전히 터득하고 주요 고객들도 이미 확보한 일본업체는 미국 회사에 기업인수를 제의했다. 결국 미국 회사는 해당 사업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 외에도 무게중심의 이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많다. 한 예로 고위 경영자 대다수를 합작회사의 요직에 앉힌 쪽은 비록 처음에는 소액주주로 출발한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자사의 강점을 확대해 나갈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합작사업에 대한 투자능력을 들 수 있다. 이것은 계약체결 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더 많이 투자한 모회사의 의사결정권과 지분이 점점 더 확대되기 때문이다.
- 6가지 형태의 제휴
(1) 강자간 제휴 : 직접적으로 경쟁을 하는 강력한 두 업체가 핵심사업에서 제휴를 맺는 것. 경쟁관게에서 발생하는 갈등으로 인해 제휴수명이 짧고 전략적 및 재정적 목표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 강자간 결합은 주로 해지나 어느 한쪽의 인수, 혹은 합병으로 종결됨
(2) 약자간 제휴 : 제휴를 통해 자신들의 시장지위가 개선될 것이라는 환상으로 약한 업체끼리 서로 힘을 합치는 것. 그러나 경쟁력은 점점 더 약해지고 제휴는 실패로 끝이 나며 결국 제3자에 의한 인수나 해지의 수순을 밟게 됨
(3) 위장매각 : 힘없는 회사가 현재 혹은 미래의 경쟁상대가 될 강력한 업체와 손을 잡는 형태. 약한 업체는 계속 취약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강한 업체에게 인수당함. 일반적으로 유지기간이 짧고 길어도 5년을 넘지 못함
(4) 부트스트랩 제휴 : 강한 업체와 약한 업체간에 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거의 효과를 거두지 못함. 약한 업체는 제휴관계를 활용하여 자사의 역량을 개선하려고 시도하지만 계속 취약한 상태로 남아 있고, 결국 강한 업체에게 인수되는 것으로 끝남. 이런 전략이 가끔 성공을 거두는 경우도 있는데 양측의 결합이 동등한 관계의 제휴로 발전하거나 약한 업체가 혼자 힘으로 경쟁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결별하는 것
(5) 매각으로 발전하는 제휴 : 강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서로 대등한 관계에 있는 두 회사의 결합으로 시작. 그러나 경쟁으로 인한 갈등이 발생하고 협상력의 균형이 깨지고 결국 한쪽이 상대편에게 회사를 넘기게 됨. 하지만 양쪽 모두가 초기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높고 제휴기간도 평균수명인 7년을 상회함
(6) 상호보완적이고 동등한 관계의 제휴 : 제휴가 진행되는 동안 양쪽 모두 높은 경쟁력을 유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제휴로 보통 7년이상 지속됨
- 합작회사는 모회사의 시스템과 구조에서 특정 사업을 떼어내는 활동이 아주 더디고 복잡할 때 아주 효과적. 주로 다각화나 수직적 통합을 해야 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 여러개의 사업이 설비, 시스템, 인력 또는 행정적 지원을 공유하고 있을 때는 합작회사가 자연스레 분리될 수 있도록 어느정도 유예기간을 가져야 함. 합작회사는 현재 매각추진중인 사업이 완전히 독립되어 있는 경우에는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함. GM이 정보통신 서비스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직접 매각을 선택한 것은 합리적 결정이었다. 왜냐하면 EDS 자회사를 GM의 자동차 부문에서 분리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드레서의 사례는 그 반대의 경우다. 85년 매출이 40억 달러가 넘었던 드레서는 다양한 분야에 진출한 거대기업이었다. 드레서가 몇몇 분야에만 집중하겠다는 사업전략을 발표했을 대, 가장 큰 문제는 건설장비 자회사를 처분하는 일이었음.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이 회사는 건설장비 분야에서 아주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강력한 유통망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쪽이 주력이 아니었던 드레서는 이 회사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따. 게다가 마케팅, 유통, 설비 분야를 드레서의 다른 정지(불도저 등으로 땅을 고르는 일)사업체들과 공유하고 있었다. 8개나 되는 공장은 미국, 캐나다, 브라질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고 총 부지만도 32만평방미터에 달했다. 만약 드레스가 이 회사를 즉시 처분하기 위해 분리결정을 내렸다면 복잡하게 뒤엉켜 있는 실타래를 풀기가 쉽지 않았을 것. 그 때 일본 코마츠가 잠재 매수자로 나섰다. 건설장비 분야에 전념했던 코마츠는 해당 업계에서 세계 2위를 달리던 업체였고 드레서의 자회사보다 10배나 많은 돈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었다. 코마츠가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달리는 카터필라와 대등한 경쟁을 펼치기 위해서는 그 홈그라운드인 미국시장에서 자사의 위상을 좀더 높일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드레서의 건설장비 부문을 직접 매입하는 것은 그리 매력적인 선택이 아니었다. 드레서의 건설장비 부문은 다른 사업체들과 복잡하게 뒤얽혀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서 분리하려고 시도했다가는 코마츠의 사업일정이 지연되면서 차질을 빚을 수 있었다. 88년 코마츠와 드레서는 이 회사를 지분 50대 50의 독립법인 형태로 전환함으로써 이런 난국을 타개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은 코마츠-드레서 컴퍼니였다. 이 합작사를 통해 코마츠는 미국에 있는 드레서의 제조설비와 판매망을 이용할 수 있었고 드레서의 입장에서도 코마츠의 전사적 품질관리 시스템과 적시생산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는 건설장비 사업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아주 중요한 부분이었다. 합작 계약에 따라 코마츠와 드레서는 일단 로봇과 조절가능한 복합공작기계를 들여놓는 공장 현대화에 각각 7천 500만 달러를 투입. 또한 이런 합작 활동을 통해 드레서는 자사의 다른 사업부문에서 정지산업부문의 유통망고 설비를 서서히, 그러면서도 확실하게 분리해나갈 수 있었다. 합작사를 설립하고 4년이 지난 92년, 결국 드레서는 이 회사에 대한 소유권을 완전히 분리하여 인드레스코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
- 합작회사의 이점이 많은데도 왜 많은 기업들이 직접 매각방식을 고수하는 것일까? 또 합작사를 설립하고도 왜 제휴관계를 계속 유지하지 않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합작사업을 추진할 경우,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할 때보다 경영진의 부담이 배이상 늘어나기 때문. 그 정도로 많은 시간과 관심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뜻. 합작사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네댓명에 달하는 회사 소유주를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여간 힘들고 고된 일이 아니었다. 또 시간도 아주 많이 소요된다. 코닝의 리차드 둘루드 역시 이런 사실을 인정했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보면 합작사가 전액 출자한 자회사보다 갑절은 힘들다" 커뮤니케이션 활동도 두배로 늘려야 하고 양쪽 모회사에서 나오는 상반된 신호를 매끄럽게 처리해야 함. 합작사를 통해 특정 사업부문을 성공적으로 처분하고자 한다면 이런 경영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에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합작사업의 효율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경영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경영자들이 3가지 핵심업무에 초점을 맞추어야 함. 목표공유, 문화적 차이 연결하기, 조직을 단순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해줄 직원 선발이 그것이다.
-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합작사 투자를 계획하는 업체들은 과반 이상의 지분과 경영권에만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음. 하지만 리스트럭처링을 목표로 하는 합작사업의 경우, 리스트럭처링 당사자는 소유권은 잠재 매수자오 똑같이 공유하면서 경영권은 첫날부터 양보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 리스크를 똑같이 떠안는다는 것은 양쪽 모두 합작사업에 전념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그러나 경영권은 잠재 매수자에게 넘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만 해당업체가 능력과 기술을 총동원하여 합작사업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목격한 성공적 합작사례(필립스-월풀, IBM-지멘스 등)들을 보더라도 하나같이 사업리스크는 양측 모두 떠안되 경영권은 재빨리 잠재 매수자에게 넘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합작회사의 초기 소유지분과 관련하여 잠재 매수자의 태도를 잘 관찰하면 리스트럭처링 업체를 상대로 어떤 장기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대강 짐작가능. 합작사의 지분을 많이 확보하려고 하는 잠재 매수자라면 해당 사업의 경영권을 즉시 넘겨받고 싶어할 것이다. 그렇다면 리스트럭처링 업체는 합작사업의 수명이 길지 않을 것임을 알아차리고 제휴 초기에 해당 사업의 잠재가치를 모두 보여줄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함. 반면, 잠재 매수자가 출자금 지분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합작사업을 그저 저비용의 투기사업 정도로 여기는 경우, 리스트럭처링 업체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 제휴 네트워크 아이디어는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무엇보다도 글로벌 경제의 영향력을 주된 원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것. 50년대와 60년대는 첨단기술, 마케팅 기술, 사업운영 능력면에서 미국 기업들에게 도전장을 내밀 상대가 거의 전무. 하지만 80년대와 90년대, 글로벌 경제가 가속화되면서 각국 기업들은 미국 기업에 필적할 정도로 괄목상대할 성장을 거두었다. 신규업체도 새로운 첨단기술의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컴퓨터 분야는 물론이고 시장의 변화에 신규업체가 더 빨리 적응하는 자동차 산업처럼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분야에서도 급격한 변화가 일어남. 그러자 미국기업들에게 해외 경쟁업체들과의 관계개발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기 시작. 세계적 흐름에서 밀려나지 않고 오히려 그런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선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제휴 그룹 결성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최근 더 복잡해지고 있는 제품 및 서비스, 설계, 생산, 납품 추세를 꼽을 수 있음. 오늘날에는 거의 모든 제품에 특수 첨단 기술을 요하는 부품이 들어가고 모든 서비스가 서너가지 이상의 특수기술을 필요로 함. 그리고 기업들도 원재료, 마케팅, 유통 면에서 다양한 기술력이나 특정 시장에 필요한 능력을 갖춘 사람들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아주 높음. 사실 한 회사내에 이런 자산을 두루 갖춘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또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화와 규모의 이점들은 시스템 차원이 아닌 그 구성요소 차원에서 실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업들은 시스템 차원의 상호 의존성 때문에 제휴를 맺으면서 한편으론 그 구성요소에도 최대한 초점을 맞추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경쟁환경변화에 맞서 기업들은 개별기업이나 전통적 합작으로서는 손에 넣을 수 없는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제휴네트워크를 결성. 제휴 네트워크는 다음 3가지 상황에서 확실한 우위를 가짐
(1) 극심한 기술표준 싸움. 신흥산업의 경우, 다양한 기술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각축전이 벌어짐. 그런 싸움의 성패는 해당기술을 채택한 업체의 많고 적음으로 판가름 날 때가 많음. 제휴네트워크는 경쟁관계의 업체들이 각자의 기술을 증진시키고 보다 많은 업체의 사용을 유도하는 결정적 다수를 확보하는데 아주 유용. 이를 위해서는 되도록 많은 업체를 설득하여 자기 그룹 안으로 편입시켜야 함. 또한 눈덩이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음. 해당 첨단기술이 들어간 기계를 많이 팔수록 더 많은 소프트웨어들이 해당 기술에 맞춰 제작되고 그러면 더 많은 기계가 팔리게 되므로 그 효과가 계속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이다.
(2) 국제적 규모의 중요성 역시 제휴 네트워크의 탄생을 부채질했다. 각국 시장에서 현지 업체들과 제휴를 맺으면 자사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다른 나라의 기술 및 자산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100% 지분의 자회사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가끔 규제장벽이나 지나친 확대요구에 부딪혀 포기해야 할 때가 있다. 항공분야의 제휴그룹들을 보라. 미국의 규제완화, 항공 노선의 대도시 터미널 집중방식, 유럽의 경제통합은 80~90년대 항공사업의 규모 및 범위의 경제가치를 크게 끌어올림. 비행기 노선을 다양한 국가로 확대할 수 있는 업체들만 수익을 올리는 구조로 바뀐 것. 게다가 국내에 대규모 연계노선을 갖춘 항공사들은 대륙을 오가는 장거리 운행에서도 높은 탑승률을 기대할 수 있게 됨. 스위스 항공 같은 소규모 업체들은 다른 항공사와의 제휴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3) 첨단기술의 발달로 과거에는 서로 무관했던 산업들 간에도 제휴가 추진됨. 혼자 힘으로 다른 분야의 특수기술 및 자산을 확보하려고 시도하는 것보다 제휴 네트워크를 통해 해당 분야의 자산을 확보하려고 시도하는 것보다 제휴 네트워크를 통해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조할 때 새로운 사업기회가 더 많이, 더 빨리 나타남. 멀티미디어 산업에 등장하고 있는 제휴 네트워크를 보더라도 이를 잘 알 수 있음. 여기에서는 컴퓨터 업체와 통신, 비디오, 오디오 업체들간의 합병이 이루어지고 있다. PDA도 이런 제휴그룹의 합작품이었다. 애플은 ARM의 칩과 샤프의 설계 및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최초의 PDA인 뉴턴을 선보였다.
- 조직의 혁신방법과 관련하여 관리자가 내려야 할 가장 중요한 결정은 인센티브와 통제 중 어디에 무게중심을 둘 것이냐 하는 것. 가상기업과 통합기업이 조직의 개념도에서 양 극단을 차지하는 정반대의 개념이라면 제휴는 그 중간정도에 위치해 있다. 제휴의 경우, 통합기업에서 행하는 조정활동이 어느정도 가능하다. 그러나 가상기업과 마찬가지로 제휴 구성원들이 각자의 지위를 강화하려고 할 경우, 그들의 관심사가 분산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추구하는 혁신에 가장 부합할 수 있는 조직형태를 찾는 것이다.
- 화학, 철강, 철도 등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경제를 주도한 산업은 모두 급속한 시스템 혁신을 겪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다른 기업들이 길을 닦아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직접 시장을 형성해가면서 막대한 내부투자를 단행한 기업들은 승자가 됨. 환경은 바뀌었지만 100년 전에 성공을 거둔 비즈니스 원칙들은 아직도 상당부분 유효하다. 오늘날 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선도기업들은 기존에 갖고 있는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새로운 역량을 창조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시스템 차원의 혁신이 일어나는 경우, 전략적 우위와 조정활동이 빠진 탈집중화는 아주 부적절한 전략이 아닐 수 없다. 보완적 관계의 혁신들을 조정할 수 있는 규모와 범위는 오로지 대기업만이 갖출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100년전 화학산업이나 오늘날의 마이크로컴퓨터 산업이나 장기적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회사 내부적으로 상당한 투자가 지속되어야 함. 2차산업혁명의 교훈은 3차 산업혁명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다. 결국 혁신에 내부자원을 적절히 투입하는 등 뛰어난 관리능력과 역량을 갖춘 기업만이 시장을 형성하고 21세기의 새로운 산업들을 주도할 수 있다.
- 제휴를 추진하면서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은 지적재산권과 독점적 기술과 관련된 것. 제휴 파트너들이 서로 결별을 하는 경우, 이 부분은 더욱 더 민감해질 수 있음. 법적 보호조치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성공적으로 제휴를 추진한 업체들은 여기에 대비해 몇가지 상이한 구조적 전술을 사용한다. 첫째 민감한 기술은 합작사업과 분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GE는 스네크마에 자사의 노하우가 새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고부가가치 엔진의 핵심부품은 모듈방식으로 생산. 보잉 역시 미쓰비시, 후지, 카와사키, 아에리탈리아와의 제휴에서 핵심부품의 설계 및 조립에 대한 전반적인 통제권을 계속 유지했다. 둘째, 합작회사와 모회사의 접촉 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다. 이것은 일본업체와 같이 고도로 집중화된 조직에게는 손쉬운 방법이지만 대다수 서구 기업들처럼 개방적이고 탈집중화된 조직에게는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 셋째, 서로 분담해야 할 정도로 높은 고정비용, 상호보완 관계의 인력은 어느 쪽도 다른 한 쪽 없이는 성공할 수 없게 만든다. 도시바와 모토로라의 전략적 우위는 만약 어느 한쪽이 제휴관계를 청산하는 경우, 막대한 손상을 입게된다. 제조설비, 유통망, 보완관계의 핵심기술에 이르기까지 상호 의존도가 아주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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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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