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 굿

심리 2024. 3. 12. 07:08

- 우울장애는 질병이며, 건강한 삶에 불필요한 요소 다. 더욱 중요한 것은 기분이 좋아지는 몇 가지 간단한 방법만 알 고 있어도 우울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의과대학의 정신의학자와 심리학자들은 기분장애affective disorder의 치료와 예방에 중요한 돌파구가 될 내용을 보고했다. 이 들은 전통적인 우울장애 치료법이 효과가 없거나 느리다는 데 불 만을 느끼고 우울장애를 비롯한 기분장애를 치료할 완전히 새롭 고 아주 뛰어난 접근법을 개발해 체계적으로 검증했다. 최근 속속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치료법은 그동안의 심리요법이나 약물요법보다 우울 증상을 훨씬 빠르게 개선한다는 사실이 확인 되었다. 이 혁명적 치료법의 이름은 '인지치료'다.
- 그렇다면 현재 우울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이 인지치료를 받으 면 우울장애를 전혀 경험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물론 그렇지는 않다. 마치 매일 조깅으로 몸을 단련한다고 해서 앞으로 절대 숨차는 일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인간이기에 가끔 감정의 동요를 경험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단언컨대 여러분은 영원히 변치 않는 행복을 느끼는 상태에는 결코 이를 수 없다! 이는 자신의 기분을 능수능란하게 다스리려면, 효과적인 기 법을 계속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분이 나아지는 것'과 '상태가 나아지는 것'은 다르다. '기분이 나아지는 것'은 저절 로도 가능하다. 그러나 '상태가 나아지는 것'은 필요할 때마다 기 분을 개선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실행하고 또 실행함으로써 가 능하다.

- 조증mania도 알아두어야 할 기분장애의 특별한 유형이다. 조증은 우울증과는 정반대다. 이때는 곧장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리튬을 처방받아야 한다. 리튬은 기분이 극단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증상을 안정시 키고 환자가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나 조증은 치 료받기 전에 정서 파탄을 일으킬 수 있다. 약물이나 알코올 때문 이 아닌데 이틀 이상 기분이 심하게 들떠 있거나 짜증이 계속되는 경우 조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판단력이 떨어졌음을 보여주는(예 컨대 무모하고 과도한 소비 같은) 충동적 행동과 거창하고 허황된 자 신감은 조증 환자들이 보이는 행동의 특징이다. 성적인 행동이 과 해지거나 공격적인 행동이 늘어나고, 쉼 없이 몸을 움직이거나 머 릿속으로 생각이 폭주하며, 흥분한 상태에서 쉬지 않고 말을 하거 나, 자고 싶은 생각이 없어지는 증상도 보인다. 조증을 앓는 사람 들은 흔히 자신이 누구보다 힘 있고 똑똑하다는 망상을 품으며, 철 학이나 과학에서 엄청난 업적을 이루거나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내기 직전이라고 주장한다. 창의적 업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인물 중에도 이 질병을 앓고 리튬 처방으로 병을 다스린 사람이 많다. 이 병은 기분을 좋게 하기 때문에 처음 발병했을 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초기 증상의 도취감이 워 낙 강해서 환자들은 갑자기 찾아온 자신감과 황홀감이 실제로는 자신을 파괴하는 질병이 시작된 징조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 한다.
그러나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이 행복감은 통제할 수 없는 정신 착란 상태로 악화되어 강제로 입원해야 할 정도가 되거나, 정반대 로 무기력하게 우울해지면서 눈에 띄게 행동이 둔하고 무감각해 진다. 여러분은 이런 조증 증상을 잘 알아두어야 한다. 진짜 우울장애를 겪는 사람들 가운데 많은 수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이런 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며칠이나 몇 주사 이에 인격에 심각한 변화가 생긴다. 심리치료와 자가치료 프로그 램이 큰 도움이 되겠지만 의사의 감독 아래 리튬 처방을 병행하 는 것이 가장 좋다. 이렇게 치료하면 조증의 회복 가능성은 매우 높다.

-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면 우리의 감정은 정상이다. 그러나 뒤틀리고 왜곡된 방식으로 지각하고 있다면 그 감정은 비정상이다. 우울장애는 후자에 해당한다. 우울장애는 항상 정신적 '잡음', 즉 왜곡의 결과다. 우울한 기분은 방송 주파수 를 정확히 맞추지 않았을 때 음악에 지직거리는 소리가 섞이는 것 과 같다. 이 문제는 라디오의 진공관이나 트랜지스터에 결함이 있 거나 나쁜 날씨 탓에 무선 수신되는 방송 신호가 왜곡되어서 생기 는 것이 아니다. 다이얼만 다시 조정하면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이렇게 정신을 조율하는 방법을 배워놓으면 음악은 다시 맑 게 흘러나오고 우울장애는 사라질 것이다.

- 인지치료의 가장 중요한 특징 하나를 꼽는다면 '쓸모없는 존재라는 느낌을 끝까지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치료 과정에서 나는 환자들에게 부정적 자기 이미지를 체계적으로 재평가하도록 이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똑같이 몇 번씩 던진다. "자신에게 원래 패배자인 면이 있다고 계속 주장하시는데, 정말 그렇습니까?"
자신이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모습이라고 여기는 것들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다. 자신 이 쓸모없다는 주장을 옹호하기 위해 내세우는 증거는 대체로 이 치에 맞지 않는다.
- 부정적 생각에 대한 이성적 대응을 매일 써보는 간단한 훈련이야말로 인지치료의 핵심이다. 이것은 우 리의 사고를 변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 다. 핵심은 자동적 사고와 이성적 대응을 반드시 기록해야 한다 는 것이다. 이 과정을 머릿속으로만 하면 안 된다. 생각에 대한 대 응을 머릿속에서만 맴돌게 하기보다는 직접 써보는 것이 객관성 을 더욱 높여준다. 또 직접 써보면 우울장애를 일으키는 정신의 오 류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된다. 세 칸 기법은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 라는 무력감은 물론 왜곡된 생각이 핵심 원인인 광범위한 기분장 애에도 적용된다. 그리하여 파산이나 이혼 또는 심각한 정신질환 등 흔히 완전히 '현실적인 것'이라고 여기기 쉬운 문제에서도 고통 이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은 이 책 4부우 울장애 예방과 인격 성장에서 자동적 사고 기법을 약간 변형한 방 법을 이용해 감정 기복의 원인이 잠복해 있는 정신 부위를 꿰뚫어 보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 가령 기분이 고양되고 행복하다면 그것은 자신이 위대하고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증거일까, 아니면 그저 기분이 좋다는 뜻일까?
감정이 우리의 가치를 결정할 수 없듯 생각이나 행동 역시 우리 의 가치를 결정하지 못한다. 그중에는 긍정적이고 창조적이며 건 전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그 밖에 비합리 적이고 자기기만적이며 부적절한 생각이나 행동도 있을 수 있다. 이런 것들은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면 고칠 수 있다. 그런데 분명한 사실은 이런 것들이 곧 그 사람이 쓸모없는 존재임을 뜻하지도, 뜻 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세상에 쓸모없는 인간은 없다.
- "어떻게 해야 자존감을 키울 수 있나요?" 하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답은 이렇다. 일부러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 자존감을 만 들어내거나 얻겠다며 굳이 그럴 법한 뭔가를 할 필요는 없다. 우리 가 할 일은 비판하고 선동하는 내면의 목소리의 스위치를 끄는 것뿐이다. 어째서? 우리 안의 비판하는 목소리야말로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내면 의 자기학대는 불합리하고 왜곡된 생각에서 솟아난다. 쓸모없는 존재라는 느낌은 진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우울장애의 핵심에 도사리고 있는 종기일 뿐이다.
따라서 감정이 동요할 때는 다음 세 가지 핵심 단계를 명심하자.
1. 자동으로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에 관심을 집중하고 기록한다.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윙윙거리지 못하게 종이 속에 가둬놓는다!
2. 열 가지 인지왜곡 유형을 되풀이해서 읽는다. 이것들이 어떻게 사물을 왜곡하고 과장하는지 꼼꼼히 익혀둔다.
3. 자신을 경멸하게 만드는 생각을 그런 생각이 거짓임을 보여 주는 더 객관적인 생각으로 대체한다. 이렇게 하면 기분이 나아질 것이다. 자존감이 커지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느낌이 (그리고 당연히 우울장애도) 사라질 것이다.

- 우리는 생각을 바꾸면 기분도 변화할 수 있음을 배웠 다. 이제 기분을 개선하는 데 놀라운 효과를 발휘하는 두 번째 접 근법을 알아보자.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일 뿐 아니라 '행동하는 존재'다. 그러므로 행동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면 감정을 느끼는 방 식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여기 에는 딱 한 가지 문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우울장애에 빠지면 움 직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울장애의 가장 파괴적인 면 중 하나는 의지력을 마비시킨다는 것이다. 가벼운 상태라면 하기 싫은 일을 뒤로 미루는 정도이지 만 의욕 상실이 심해지면 사실상 거의 모든 활동이 어렵게 느껴져 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충동에 휩싸인다. 해내는 일이 거의 없 고 감정도 점점 악화된다. 자극과 즐거움을 주는 일상의 원천을 멀 리할 뿐 아니라 생산성의 감퇴로 자기혐오가 심해지고 그 결과 고 립감과 무력감도 더욱 커진다.

- 틱톡 기법
어떤 일을 손대지 못한 채 미루기만 하고 있다면 그 사실에 대해 떠오르는 생각을 기록해둔다. 이런 생각을 '과제 방해 인지task- interfering cognition' 또는 '틱TIC'이라고 한다. 이 생각들을 기록한 후 더 적절한 '과제 지향 인지task-oriented cognition' 또는 '톡TOC’으로 대체해 두 칸으로 된 표에 나란히 적기만 해도 과제 방해 인지는 크게 힘을 잃는다. (표 5-8)은 그 여러 가지 예다. 이 틱톡 표를 작 성할 때는 자신을 좌절시키는 틱 속에 어떤 왜곡이 포함되어 있는 지정확히 짚어내야 한다. 예를 들어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생각이 나 긍정적인 것 인정하지 않기가 가장 큰 적임을 깨달을 수도 있 고, 자기 멋대로 부정적 예측을 하는 나쁜 습관이 있음을 깨달을 수도 있다. 일단 우리를 좌절에 빠뜨리는 가장 흔한 왜곡의 유형을 알아차리면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할 일을 미루 는 버릇과 시간 낭비도 행동과 창의성 앞에 무릎을 꿇을 것이다.

- 마차를 말 앞에 맬 수는 없다!
의욕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여전히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이 틀림 없이 있을 것이다. 의욕과 행동 중 무엇이 먼저일까?
의욕이 먼저라고 답한다면, 훌륭하고 논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틀렸다. 의욕이 아니라 행동이 먼저다! 펌프로 물을 끌어올리려면 먼저 마중물을 부어야 하는 것과 같다. 그러면 의욕이 생기고, 물이 즉시 올라온다.
할 일을 자꾸 뒤로 미루는 사람은 흔히 의욕과 행동을 혼동한다. 어떤 일을 해야겠다는 기분이 들 때까지 어리석게 기다리기만 한 다. 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니 자동으로 미루고 만다.
이런 사람의 오류는 의욕이 먼저 생겨야 행동을 하고 성공에 이 를 수 있다고 믿는 데 있다. 그러나 보통은 그 반대다. 행동이 먼저 이고, 의욕은 그 후에 생긴다.

- 비난받을 때 우리의 내면을 파탄시키는 덫에서 벗어나는 방법 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왜 사람마다 비난과 비판에 반응하는 정도 가 다른지 살펴보자. 우선 우리의 기분이 상하는 것은 남들 때문도 그들의 따가운 비판 때문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다른 사람의 비판적 언사가 우리의 감정을 손톱만큼이라도 상하게 하는 일은 일생에 단 한 번도 없다. 남이 얼마나 간악하고 무정하 고 잔혹한 말을 내뱉든, 그런 말에는 우리를 괴롭히거나 불편하게 만들 티끌만한 힘도 없다.
이렇게 말하면 여러분은 내가 제정신이 아니거나, 완전히 잘못 알고 있거나, 심각하게 비현실적이거나, 아니면 이 모두에 해당하 는 것이 아닌가 의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장담한 다. 자신을 무시하고, 깔아뭉개고, 바보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사람, 바로 자기 자신밖에 없다!

- 람 있고 행복한 삶을 살려면 타인에게 사랑받고 인정받 을 필요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비판이 두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에는 문제가 있다. 남을 만족시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하므로, 정작 자신의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쏟을 에너지가 별로 남지 않게 된다. 역설적이게도 이 렇듯 남을 만족시키려고 애쓰는 이들보다 자신만만하고 당당하게 자기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많은 사람이 더 매력을 느끼고, 그러 한 태도를 바람직하게 여긴다.
지금까지 내가 한 이야기는 앞 장에서 소개한 인지 기법들에 관 한 일종의 개관이다. 문제의 핵심은 오직 우리의 생각만이 우리를 속상하게 만들 수 있으며, 만일 더 현실성 있게 생각하는 법을 익 힌다면 훨씬 덜 속상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어떤 사람이 우리를 비 판할 때 곧바로 우리의 머릿속에 흔히 떠오르는 부정적 생각을 적 어보자. 이어서 거기에 어떤 왜곡이 있는지 밝혀낸 뒤 더 객관적이 고 이성적인 대응으로 바꾸어보자. 분노와 두려움이 한결 줄어들 것이다.
- 누군가가 여러분을 비판하거나 비난할 때 그 사람의 행동은 여러 분을 돕거나 해치려는 동기에서 나왔을 것이다. 비판자가 하는 말 은 틀리거나 옳거나 또는 그 사이 어디쯤에 해당할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여기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 편이 현명하다. 그 대신 비판 자가 정확히 무슨 말을 하려는지 파악하기 위해 구체적인 질문 몇 가지를 던져본다. 질문할 때는 판단하거나 방어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 계속 더 구체적인 정보를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비판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비판자가 근거가 모호한 모욕적 인 말로 공격하면 더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서 그 사람이 나의 어떤 면을 싫 어하는지 정확히 알아내야 한다. 이 초기 대응 전략은 비판자가 남의 허물 찾기를 그만두도록 하는 데 큰 도움이 되며, 공격과 방어 관 계를 협력과 상호존중의 관계로 변화시킬 수 있다.
- 누군가 우리에게 비난을 퍼부을 때 우리는 다음 세 가지 중 하나 를 선택할 수 있다. 첫째, 피하지 않고 비난에 반격한다. 이 방법은 대개 싸움으로 발전해 서로를 파탄낸다. 둘째, 그 자리에서 달아나 거나 피한다. 이 방법은 흔히 수치심을 낳고 자아존중감을 잃는 결 과를 가져온다. 셋째,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면서 상대방을 솜씨 있게 무장해제한다. 이 가운데 가장 만족스러운 해결책은 세 번째 방법이다. 상대방을 맥 빠지게 만들면 결국 자신이 승자가 될 것이 며, 상대방 역시 대체로 승자라고 느끼게 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비결은 간단하다. 상대방의 비판이 옳든 그르든 처음에는 상대방의 말에 맞장구치는 방법을 찾아낸다. 

- 야유 받아넘기기
여기서 다룰 내용은 강연이나 강의를 하는 사람에게 특히 유용하다. 나는 대학이나 전문가 단체에서 우울장애 연구 현황을 강의하기 시작할 때부터 '야유 받아넘기기' 기법을 개발했다. 강의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좋았지만 야유를 보내는 사람이 한 명은 꼭 있었다. 이런 사람들이 보내는 야유에는 대체로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아주 신랄하지만 부정확하며 주제와 관련성도 없다. 둘째, 야유를 보내는 사람은 흔히 동료에게 별로 인정이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다. 셋째, 이들은 장황한 독설을 퍼붓는다.
다른 청중에게도 질문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 나는 이런 사람들 을 마음 상하지 않게 조용히 시키는 '야유 받아넘기기' 기법을 개 발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방법이 가장 효과가 좋았다. 첫째, 지적 해주어서 고맙다는 답변을 즉각 해준다. 둘째, 지적한 문제가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인정한다. 셋째, 지적한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더 알아내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을 강조하고, 비판자에게 이 주제에 관 해 의미 있는 연구와 조사를 해보라고 격려한다. 넷째, 강의가 끝 난 뒤 이 문제에 관해 더 많은 의견을 나누면 좋겠다고 말한다.
말로 하는 기법이 반드시 특별한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나는 위와 같은 낙관적 방법을 이용했을 때 거의 만 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실제로 야유를 던지는 사람들 중 많은 수 가 강연이 끝난 뒤 찾아와 칭찬을 하면서 친절하게 답변해주어 고 맙다고 말했다. 때로는 이런 야유자들이 내 강연에 가장 큰 애정을 보내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한다!

- 이제 생산적 분노인지 아닌지 판별할 수 있는 두 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이 기준에 의거해 우리는 지금까지 배운 것을 종합해서 분노에 대해 뜻깊은 철학을 얻을 수 있다.
1. 나의 분노는, 다 알면서도 고의로 불필요하게 나에게 해를 입히려고 행동하는 사람을 향한 것인가?
2. 나의 분노는 유익한 것인가? 바람직한 목표를 이루도록 도울 까, 아니면 단지 나를 좌절시킬까?
예를 들어보자. 여러분이 농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상대편 선수 한 명이 팔꿈치로 여러분의 배를 고의로 가격한다. 여러분의 화를 돋우어 경기를 망치게 하려는 목적에서다. 그럴 때 여러분은 더 열심 히 뛰어 승리할 수 있도록 분노를 생산적인 방향으로 분출할 수도 있다. 이 때의 분노는 상황에 적합하다. 물론 경기가 끝나면 더 이상 분노는 필 요하지 않다. 이제 분노는 상황에 부적합하다. 
세 살 난 아들이 위험하게 거리를 마구 뛰어다니고 있다고 하자. 아이가 일부러 위험을 자초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 상황에 서는 화를 내는 것이 적합하다. 감정이 격앙된 목소리로 사태가 심 각하다는 경보 메시지를 아이에게 전달해야 한다. 무덤덤하고 아 주 이성적인 태도로 아이를 대한다면 이런 메시지는 전달되지 않을 것이다. 위의 두 사례에서 우리는 화내기를 '선택'한 것이고, 감 정의 정도와 표현 여부를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 분노의 시의적절 한 효과와 긍정적 효과는 적대감과 다르다. 적대감은 충동적이고 통 제 불가능하며 공격적인 행동을 낳는다.
무자비한 폭력을 다룬 신문기사를 읽고 분노가 일었다고 해보 자. 신문에 실린 폭력적인 행동은 분명히 해롭고 비도덕적이다. 그 렇지만 이에 대응할 계획이 없다면 우리의 분노는 상황에 적합하 지 않다. 반대로 만일 우리가 어떤 식으로든 희생자를 돕거나 범죄 와 맞서 싸우는 운동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우리의 분노는 상황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 정확한 감정이입
감정이입은 최고의 분노 해독제다. 감정이입은 이 책에서 제시하는 여러 기법 중 가장 효과가 좋은 마법 같은 방법으로, 마법의 거울 따위는 필요도 없다.
우선 감정이입의 정의부터 내리자. 감정이입은 상대방과 같은 방식으로 느끼는 능력이 아니다. 그런 능력은 '공감'이라고 한다. 공감의 중요성이 매우 강조되기는 하지만, 나는 이것이 약간은 과 대평가되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감정이입은 상냥하거나 이해심 있 는 태도도 아니다. 그런 것은 감정이입이 아니라 '지지'라고 한다. 지지의 가치도 과대평가되고 있다.
- 그렇다면 감정이입이란 무엇일까? 감정이입이란 상대방의 생각과 행동의 동기를 정확히 읽고 파악해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 능력을 기르면 다른 사람의 행동이 자신의 취향과 다르다 해도 분노하지 않고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이 아니라 바로 나의 생각이 실제 분노를 만들 어낸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놀랍게도 다른 사람이 왜 그렇게 행동 하는지 이해하는 순간, 분노를 일으킨 우리 자신의 생각도 거짓임 을 깨닫게 된다.

- 우리가 실수를 했을 때 필요한 것은 인식, 배움, 변화의 과정이다. 이때 죄의식은 이 가운데 어떤 것에 도움이 될까? 어떤 도움도 줄 수 없다. 죄의식은 실수를 인식하도록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그 실수를 덮어버리게 한다. 어떤 비판에도 귀를 닫고 싶어지는 것이다. 자신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느끼는 것이 너무나 끔찍하기 때문에 잘못을 질렀다는 사실 자체를 견디지 못한다. 죄의식이 비생산적인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 우리는 당근이나 채찍의 방법으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 습니다. 그런데 하루 종일 '나는 이걸 해야 해' '저걸 하지 말아 야 해'라고 스스로를 채찍질만 한다면 평생 '해야 한다' 식 사고 의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합니다. 이미 그 귀결이 무엇인지는 알고 계실 겁니다. 정서적 변비에 걸리고 마는 거죠. 정말 상황 을 개선하고 싶다면 벌보다는 상으로 의욕을 고취하라고 권하 고 싶습니다. 이 방법이 훨씬 효과가 있을 겁니다.
- 사실 불평꾼이 계속 똑같은 반응을 보이게 만드는 것은 이들을 돕겠다는 우리의 충동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우리가 그들의 비 관적 푸념에 맞장구를 쳐주면 그들은 순식간에 김이 빠져버린다. 약간 설명을 덧붙이면 궁금증이 풀릴 것이다. 사람들은 푸념이나 불평을 할 때 대개 짜증, 기죽음, 불안감을 느낀다. 우리가 돕겠다 고 하면 그들은 자신이 일을 잘못 처리하고 있다고 비난당하는 것 으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막상 맞장구를 쳐주고 칭찬을 해주면, 그 들은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느낌이 들어 긴장이 풀리며 안정 을 찾는다.

- 다음은 많은 사람이 효과를 본 몇 가지 생각이다. 자신의 목록을 작성할 때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1. 누군가 우리에게 부정적 반응을 보일 때, 그 비난의 핵심에는 그 사람의 비합리적인 생각이 깔려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2. 설사 비판이 타당하다고 해도, 그 비판이 우리를 파멸로 몰 아가지는 않는다. 우리는 실수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이를 하 나씩 고쳐나갈 수 있다. 그렇게 실수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 울 수 있다. 실수를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 인간이라면 당 연히 이따금 실수할 수밖에 없다.
3. 일을 망쳤다고 해서 타고난 실패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항 상 또는 거의 항상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은 없다.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우리가 해온 수많은 옳은 일을 생각해보자! 더구나 인간은 변하고 성장한다.
4. 다른 사람은 우리의 인간적 가치를 판단할 수 없다. 그들은 다만 우리의 특정 행동이나 말의 타당성이나 가치를 판단할 수 있을 뿐이다.
5. 우리의 행동이 훌륭하든 아니든, 거기에 대한 사람들의 판단 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비난은 들불처럼 순식간에 번질 수 없으며, 한 사람의 거부반응이 다른 사람의 거부반응으로 끝 없이 이어질 수도 없다. 그러므로 심지어 상황이 더 악화되 고 누군가에게 거부당한다고 해도 완전히 외톨이가 되는 것 은 아니다.
6. 인정받지 못하거나 비판받는 일은 대개 불편하다. 그러나 불 편함은 언젠가 사라지게 마련이다. 울적해하지 말자. 예전에 즐기던 활동이 있다면, 당장은 해봤자 아무 소용 없다고 여 겨지더라도 적극적으로 시도해보자.
7. 비난과 비판은 우리가 받아들이는' 만큼만 우리의 감정을 동요시킬 수 있다.
8.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거의 오래가지 못한다. 비판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과 우리의 관계가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 니다. 논쟁은 삶의 일부이며, 대개 나중에는 서로 이해하게 된다.
9. 우리가 누군가를 비판한다 해도 그 사람이 진짜 나쁜 사람이 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를 판단할 힘과 권 리를 남에게 주려 하는가? 우리는 모두 인간일 뿐 대법원 판 사가 아니다. 남의 권능을 실제 이상으로 과장하지 말자.

- 인정받지 못하거나 거부당한 상처에서 회복하기
타인과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노력했는데도 사실상 인정받지 못하 거나 거부당했다고 해보자. 이때 일어나는 감정 동요를 어떻게 하 면 가장 빨리 극복할 수 있을까? 먼저 삶은 계속 이어진다는 사실을 인 식해야 한다. 그러므로 실망스러운 작은 일 하나로 우리의 행복을 영원히 손상시켜서는 안 된다. 거부당하거나 인정받지 못했을 때 우리의 기 분을 상하게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생각이다. 그러니 이런 생각과 맞서 싸우고 왜곡된 자기학대에 굴복하기를 완강히 거부한다면 감정 동요는 사라질 것이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뒤 오랫동안 슬픔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 이 돼온 방법이 이 경우에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 가족과 사별했을 때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고통스러운 기억과 세상을 떠난 이와의 추억에 잠기면 슬픔을 더 빨리 극복하고 끝마칠 수 있다. 이 방법은 혼자 할 때 가장 효과가 좋다. 다른 사람의 동정은 오히 려 역효과가 난다. 몇몇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동정은 오히려 슬픔에 잠겨 힘겨워하는 기간을 늘린다고 한다.
거부당하거나 인정받지 못했을 때 이 '슬퍼하기' 방법을 써보자. 매일 한두 번씩 시간을 정해서(한 번에 5~10분) 슬프고 화나고 절 망스러운 온갖 생각을 마음껏 하는 것이다. 슬픔을 느끼면 소리 내어 운다. 미칠 것 같으면 베개를 두드려 팬다. 정해둔 시간 내내 고통스러운 기억과 생각에 푹 잠겨 있도록 한다. 

- 다음과 같이 생각해보자. 현명해질 수 있는 문이 두 개 있다. 하 나에는 '완벽함'이라 쓰여 있고, 다른 하나에는 '평범함'이라 쓰여 있다. 완벽함의 문은 화려하고 고급스럽고 우리를 현혹한다. 우리 는 이 문을 통과하고 싶다. 평범함의 문은 칙칙하고 단조롭다. 누 가 이런 문을 원하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완벽함의 문을 통과하려고 애쓰는데, 그러다 문 너머에 있는 단단한 장벽을 발견한다. 이 벽을 깨려고 시도하면 코 피가 흐르고 두통이 생긴다. 이와는 반대로 평범함의 문 너머에는 마법의 정원이 있다. 하지만 이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 내 말을 믿지 못하겠는가? 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러분이 반드시 내 말을 믿을 필요는 없다. 여러분은 회의적인 장을 계속 유지해나가기 바란다. 그편이 정신 건강에 좋다. 다만 내가 말하는 내용을 잘 검토해보기 바란다. 살면서 단 하루만이라 도 평범함의 문을 통과해보자. 틀림없이 깜짝 놀랄 것이다.
이유는 이렇다. '완벽함'은 모든 사람이 꿈꾸는 궁극의 환상이 다. 완벽함이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함은 사실 세상에서 가 장 거창한 사기 행각으로, 부를 약속하지만 불행만 가져다준다. 완벽을 추 구하면 할수록 실망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완벽함이란 단지 추상적 개념,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이 개념을 깊 이 비판적으로 검토한다면 모든 것이 더 좋아질 수 있다. 모든 사 람, 모든 발상, 모든 예술작품, 모든 경험을 개선할 수 있다. 

- 현재 처방하는 대부분의 항우울제는 세로토닌, 노르 에피네프린, 도파민의 활동에 영향을 끼친다. 항우울제 가운데 어 떤 것은 하나의 신경전달물질만 선택하기도 하고, 또 다른 항우울 제는 많은 전달물질에 작용한다. 하지만 현재 처방하고 있는 항우 울제가 이 세 가지 물질에 끼치는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지 어떤지를 설명해주는 아주 일관되거나 설득력 있는 증거는 아직 없다. 예를 들어 어떤 항우울제는 세로토닌 농도를 자극하고, 어떤 항우울제는 세로토닌 수용체를 차단하며, 어떤 것은 세로토닌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나름대로 좋은 효과가 있다. 
- 우울하다면, 뇌에 '화학적 불균형'이 생겼다는 뜻일까?
뇌의 화학적 불균형이나 호르몬의 불균형이 우울장애를 일으킨다 는 미신에 가까운 믿음이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믿음 은 증명되지 않았으며 사실이 아니다. 17장에서 말했듯이, 우리는 아직도 우울장애의 원인을 알지 못하며 항우울제가 어떻게, 왜 작 용하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우울장애가 화학적 불균형 때문에 생긴다는 이론을 2천 년 전부터 주장해왔지만 아직 증명되지 않았 고,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확실히 아는 게 없다. 게다가 특정 환자 나 환자 집단이 우울장애를 앓는 원인이 '화학적 불균형'이라는 점 을 증명해줄 수 있는 실험이나 임상증상도 전혀 없다.
- 두 가지 약물이 상호작용하는 데는 기본적으로 네 가지 방식이 있 다. 첫 번째로, 하나의 약물이 혈액 속에 있는 다른 약물의 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두 가지 약을 '정량만 복용했는데도 때때로 경 고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 혈액 속 약물 농도가 갑자기 증가하 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 우선 부작용을 더 많이 경험하게 된다. 부 작용은 대개 복용량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많은 정신과 약물 은 복용량이 너무 많거나 너무 적으면 약효가 떨어진다. 끝으로 어 떤 약물의 혈액 내 농도가 너무 높으면 중독되거나 치명적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 약물 상호작용의 두 번째 유형은 첫 번째와 정반대다. 하나의 약 물이 혈액 속에 있는 다른 약물의 농도를 끌어내릴 수 있다. 그러 면 정량대로 복용하더라도 두 번째 약은 효과가 없을 수 있다. 그 런데 환자나 의사가 이 사실을 착각해 약 자체가 효과가 없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정작 문제는 환자의 혈액 속 약물 농도가 너 무 낮다는 것인데 말이다.
- 상호작용의 세 번째 유형은, 두 가지 약물이 각각 비슷한 효과나 부작용이 있어서 서로를 강화해주는 경우다. 예를 들어 고혈압 때 문에 치료받고 있는데, 혈압을 내리는 부작용이 있는 정신과 약물 을 복용한다고 해보자. 혈압이 순식간에 뚝 떨어져서, 갑자기 자리 에서 일어서다 기절할지도 모른다.
약물의 상호작용 가운데 네 번째 유형이자 가장 불길한 유형은, 혈액 속 약물 농도를 바꾸지는 않지만 특정한 약물 결합의 효과 때문에 중독되는 경우다. 다시 말해 따로따로 복용하면 안전한 두 가지 약물도 함께 복용하면 위험한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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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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