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대일로 정책의 문제점
첫번째, 공급과잉
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찾아온 세계경제 불황이 지속되었음에도, 지속적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중국경제 내에 만성적 디플레이션압력이 발생. 16년 출범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이유 중에 상당부분은 중국기업들의 저가공세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음. 미국 경제가 호황일 때는 중국산 저가제품이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키는 등 긍정적 측면이 있었음. 그러나 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자, 미국 사람들은 인플레이션 억제보다는 일자리 감소에 더 주목하기 시작. 트럼프 정부가 대중 관세를 부과할 때마다 지지율이 오르는 일은 이를 반증함.
두번째, 국가부채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정부 투자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 것.
가장 대표적 사례가 시주석이 17년부터 야심차게 추진한 슝안 신도시 프로젝트. 중국 정부는 슝안이 인류발전사의 모범도시로서 혼잡한 베이징을 대체할 것이라고 선언. 슝안 프로젝트에만 무려 835억불이 투입되었는데, 이는 세계 최대의 수력발전 용량을 자랑하는 중국 충칭의 싼샤댐 건설비용의 2배를 넘는 금액.
물론 슝안 프로젝트의 성패를 단언하기에는 이름. 홍콩 옆의 어촌마을 선전이 거대도시로 성장한 것처럼, 멋 훗날 슝안이 새로운 수도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성공했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 슝안의 옥수수밭이 고속털도 기차역과 사무용 빌딩 그리고 주거단지 등으로 바뀌었지만 거리에 사는 사람은 보이지 않게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대학이다. 22년까지 베이징에 위치한 4개 대학이 이전할 계획이었지만 슬그머니 제2캠퍼스 건설로 바뀐 모양새다.
- 4억 중국 베이비붐 세대는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 시절에 태어나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음. 교육의 부재는 정보화 시대에 경쟁력을 가질 수 없게 만들었는데요. 더불어 호구제도가 도농격차와 농촌 노인빈곤 문제를 심화시켰음. 부모세대의 가난을 지켜본 젊은 세대가 출산을 기피하게 되자 중국 내수경기는 끝없는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 우크라이나 경제가 15년을 기점으로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만성적 정치적 혼란을 잘 이용하면 얼마든지 벨라루스 같은 위성국가로 만들 가능성이 열려 있었다.
그럼에도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데에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반러감정이 높아진 것뿐만 아니라, 러시아 경제가 내부에서부터 무너지고 있었던 것도 큰 영향을 미침. 러시아가 군사 강대국으로 주변 국가를 위협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초조함이 높아지고 있었던 것
러시아 전쟁수행능력의 감소 가능성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신호는 인구감소. 러시아는 90년대 초 소련붕괴 이후, 총인구가 만성적 감소세를 보임. 유엔 인구전망에 따르면, 러시아 인구는 현재 1억 4500만명에서 2050년 1억 2000만명으로 줄어든다고함. 더 나앙가 러시아계 인구는 2010-2021년 540만명이 감소해, 러시아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8%에서 72%로 감소.
특히 러시아 인구를 크게 감소시킨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이었는데, 러이사 사망자수는 인도 다음으로 많은 수준인 것으로 추정됨.
- 문제는 젊은 남성의 사망과 해외이주가 신생아 출산 감소현상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것. 러시아 남성의 기대수명이 아이티 수준에 불과한데다, 출산율까지 급락하면 러시아 인구는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간 내에 1억명을 하회할 수 있음. 그리고 지속적인 경제제재 속에 첨단산업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움
물론 전쟁 자체는 러시아의 승리로 끝날 수 있음. 24년 2월, 미국 상원이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부결시키는 등 아직도 서구세계는 전쟁은 남의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에 승리한 들, 국경선을 이전보다 서쪽으로 조금 더 밀고 나갈 뿐 러시아의 미래는 바뀌기 어려울 것임.
- 독일 경제상황은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교훈을 준다. 라이카와 자이스로 대표되는 세계 최고 광학기술의 나라가 ASML같은 거대 반도체 광학장비 회사를 만들어내지 못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90년 독일 통일 이후 발생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느라, 너무 오랜 기간 동안 고금리 정책을 유지해 독일 기업들이 제때 투자할 수 없었던 것, 더 나아가 99년 유로화 시스템 출범 이후, 유럽경제통합의 혜택을 만끽하느라 방심했던 것, 11년부터 시작된 남유럽 재정위기로 독일정부가 엄청난 부담을 짊어진 것 등이 주요 원인
- 70년대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외국인 직접투자의 유입은 경제에 세가지 선순환을 일으킴. 가장 직접적인 효고는 고용증가로, 인도 성인 남성 실업률은 05년 8.6%에서 22년 4.9%로 떨어졌다.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각 가정의 소비가 촉진되는 것은 물론 자녀에 대한 교육도 늘어남. 외국인 직접투자가 유발하는 두번째 효과는 기술습득. 낮은 인건비와 저렴한 토지가격의 매력에 이끌려 투자를 결정한 기업들의 부딪히는 가장 근본적 문제는 숙련기술자의 부족문제. 이 때문에, 외국인 투자기업들은 현지에서 근로자를 채용할 때 신중을 기한다. 쉽게 직장을 옮기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도 상대적으로 교육을 잘 받은 사람을 채용.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술이전이 일어나게 됨. 물론 기술을 습득한 이들이 경쟁자로 변신할 위험이 있지만, 외국인 입장에서 신속하게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더 급하기에 이 문제는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음. 마지막 효과는 정부 재정능력 강화. 고용이 늘어나고 외국인 투자기업들이 이익을 내면,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금도 증가. 물론 전부가 늘어난 재원을 어떻게 쓸 것인지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벌어지기도 함.
- 14년 집권한 모디 내각은 강력한 인프라 투자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옮겼다는 점에서 칭찬밪을 만함. 인도를 방문한 사람이면 누구나 연착이 일상화된 철도와 만성적 교통체증에 혀를 내둘렀던 기억이 선명함. 그러나 24년 완공된 델리-뭄바이 고속도로는 기존 12시간에서 6시간 내외로 수송시간을 단축시킬 것으로 기대됨. 특히 모디 정부는 향후 2년간 약 5217억불에 달하는 신규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11년 동안 인도에서 실시된 인프라 투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임
- 만성적 전쟁상태가 이어지고, 초정통파 유대교인들의 세력이 강화되는 상홍에서 혁신국가로서의 이스라엘 미래는 어두움. 48년 이후 이스라엘이 전쟁에 연전연승하고 지속적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기술 산업의 번영 때문. 74년 세계적 반도체회사 이텔이 하이파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한 것이 결정적 계기.
도브 프로먼 인텔 부사장은 나치 독일의 초대 퓌러, 아돌프 히틀러에게 부모님을 잃은 경험이 있고, 73년 벌어진 중동전을 기점으로 이스라엘에서 여생을 마치기로 결정. 인텔은 프로먼 같은 인재를 놓칠 수 없다는 판단아래, 이스라엘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고 85년 반도체 공장을 건설. 특히 프로먼 부사장은 91년 걸프전 당시 이스라엘에 미사일이 떨어지는 중에도 본사의 철수권고를 물리치고 연구에 몰두했던 것으로 유명.
이런 상황에서 최근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고조되는 반이스라엘 감정은 큰 문제임. 미국 유대인의 대부분이 도프 프로먼 같은 아슈케나즈계이기 때문. 중부 유럽에 살던 유대인들을 아슈케나즈라 부르는데, 이들은 미국 유대인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 참고로 하레디의 주축은 남유럽과 중동 지역에 거주하는 유대인 분파인, 스파라드 및 미즈라흐계임. 혁신국가로서의 이스라엘을 만든 아슈케나즈계 유대인 입장에서 볼 때, 최근 이스라엘 정치 및 인구지형의 변화는 그리 달갑지 않다.
-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이어 리쇼어링 붐까지 겹치며, 미국 노동시장 여건이 크게 개선. 심지아 대만 TSMC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결국 공장 가동을 연기하기도 했다. 물론 정보통신 분야의 일자리만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음. 그러나 좋은 일자리가 생기면 주변에 연쇄적 고용붐이 발생. 애리조나 혹은 텍사스 같은 곳에 거대 반도체 공장을 짓게 되면 제일 먼저 물 문제가 부각됨. 깨끗한 물을 대량공급하는 문제 외에,, 사용된 물을 정화해 재사용할 수 있게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필수적임. 더 나아가 땅값이 싼 외진 곳에 주정부의 지원을 노리고 공장을 지었으므로, 새로운 도로와 공항 건설이 추가되어야 함. 대만과 한국에서 이주한 엔지니어들이 머물 숙소는 물론 자녀들이 다닐 학교도 지어야 하며, 만일의 사태를 위해 경찰서, 병원, 소방서 건설이 동시에 이뤄져야 함.
이 과정에서 주변이 많은 일자리가 생김. 미국 지리경제학자 엔리코 모레티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도시 지역 320곳의 미국 근로자 110만명에 대한 분석에 기초한 연구결과, 대도시 지역 한 곳에서 첨단기술 일자리가 한 개 늘어날 때마다 장기적으로 다섯 개의 추가적인 일자리가 첨단기술 분야 밖에서 창출된다.
- 20년을 고비로 고용률이 급격히 높아진 이유
첫번째 요인은 경기회복. 코로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어마어마한 돈을 뿌린 것이 큰 영향을 미침. 한국은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뿌렸지만, 선진국 수요가 회복되며 수출이 살아났기에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음.
두번째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한국을 대표하는 거대 인구집단, 베이비붐 세대는 55-63년에 태어난 약 800만명으로 고도성장기의 과실을 고스란히 누린 이들. 특히 대기어이나 공공기관에 종사한 이들은 10년대 이뤄진 정년연장의 혜택까지 주렸기에, 어떤 세대보다 부유함. 그러나 아무리 정년을 연장한다 해도 60대에 접어듦에 따라 은퇴자들이 늘어나는 중.
우리나라 고령자들이 예전보다 훨씬 건강한데다 고령층 내의 불평등이 심하기에, 한국의 고령자 고용률은 주요 선진국 중에서도 가장 높은 36.2%에 이름. 그러나 고령자 대부분이 단순노무 및 농림어업에 편중. 즉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은 사무직 및 관리, 전문가 일자리의 문이 열린 것은 사실로 보임.
노동시장의 문이 활짝 열린 마지막 이유는 몇몇 산업에 파괴적 혁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데 있다.
- 최근 베이비붐 세대가 경제활동을 중단하면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급격히 내려가기 시작. 안 그래도 인공지능 혁명의 바람이 부는데, 기업들 입장에서 큰 행운이 시작된 셈. 따라서 기업들은 로봇을 비롯한 기계장비 투자를 세계최고 수준으로 늘리는 중. 물론 설비투자만큼 채용을 늘리지는 않으리라 생각되지만, 이는 정부정책 그리고 기술혁신의 방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
이 대목에서 노동시장의 호황이 한국의 특수한 사정 때문이라면, 금방 사라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품은 독자들이 있을 수 있음. 그러나,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님. 주요국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연령에 접어들고, 인공지능과 로봇 그리고 전기차를 비롯한 파괴적혁신의 출현에 대응해 글로벌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
- 직관적으로 보기에 식료품 가격와 원유 가격 사이에 큰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음. 농산물은 기후변화 여건에 민감하며, 원유는 중동이나 미국, 러시아 같은 주요 산유국 상황이 더 중요할 것이기 때문.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이 도입한 바이오연료 보조금 제도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원유가격을 추종하는 일이 벌어짐.
휘발유를 대신해 사용되는 바이오에탄올은 주로 옥수수를 통해 만들어지며, 바이오디젤은 콩기름이나 유채기름 등의 식물성 기름을 원료로 만들어지며 경유를 대체.
그러나 휘발유 연비에 비해 바이오연료의 연비가 좋지 않기에, 국제유가가 쌀 때는 바이오연료를 최저레벨로 혼입하는 게 일반적. 반면 원유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바이오연료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 미국은 10%, 인도는 7.5%, 그리고 EU는 10% 상한까지 바이오 연료 혼입비율이 높아지며 자연스레 곡물 소비량도 증가. 이미 만들어놓았던 바이오연료 재고가 소진되고 곡물수요가 늘어나니, 당연히 곡물가격도 상승
자동차를 굴리는 데 들어가는 곡물의 양이 대체 얼마이기에 국제 곡물시장을 뒤흔드는지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많다. 세계 최대 곡물생산국인 미국 옥수수 생산 중 약 35%이상, 그리고 콩 생산량 중 40% 이상이 바이오연료로 사용되고 있음. 그러나 이는 에너지 효율 면에서 매우 비효율적. 왜냐하면 콩이나 옥수수로 얻어진 바이오연료의 효율이 높지 않고, 또 이 작물의 생산에 투입되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 이를 학계에서는 에너지 수지비(EPR, energy profit ratio)가 낮다고 함.
예를 들어 옥수수 생산에 투입된 에너지에 비해 바이오에탄올의 에너지 비율은 0.8. 제조에 투입된 에너지가 얻어지는 에너지보다 크다는 뜻이니 바이오연료 의무혼입제도는 에너지 낭비임. 그러나 각국 정치적 사정이 겹쳐 있는 탓에 이 제도가 폐지될 가능성은 낮음.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으로, 바이오연료 관련 보조금이 집중되는 곳은 일리노이, 인디애나, 아이오와, 캔자스, 켄터키, 미시간, 미네소타, 미주리, 노스캐롤라이나, 노스다코타 등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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