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건이 아닌 인간을 지향하는 사회로 나아갈 때입니다. 기계와 컴퓨터, 이익과 재산권을 인간보다 소중하게 여긴다면 인종차별주의, 물질주의, 군국주의라는 세 거인을 물리치는 일은 불가능해집니다. (마틴 루터)


- 기온이 5도 상승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아무도 모르느다. 2억 5200만년 전 대멸종이 마지막으로 일어났을 때, 모든 것은 탄소가 지구의 기온을 5도 상승시키면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기온이 상승해서 북극의 메탄을 공기중으로 방출시키자 지구의 생명체 97퍼센트가 사라졌다. 그런데 우리는 2억 5200만년전부다 두배나 빠른 속도로 대기에 탄소를 내뿜고 있다.

- 현재 지배적인 환경담론은 처음부터 우리가 죄인인 것처럼, 어머니 대자연에 빚을 지고 있는 것처럼 호소한다. 오늘은 어머나 대자연에게 무슨 짓을 했니? 폐지는 재활용 쓰레기통에 잘 버렸겠다? 유리병은? 캔은? 자전거를 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될 것을 자동차를 탔겠다? 창문을 안 열고 에어컨을 켰어? 이러한 개인화가 내포한 이데올로기적 쟁점은 분명하다. 개인적인 양심을 살피느라 우리의 산업문명 전체에 관한 훨씬 더 중요한 질문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슬라보예 지젝)

- 당신이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개인의 죄의식은 모두 허상이다. 개인으로서의 우리는 위기를 만들지 않으며 위기를 해결할 수도 없다. (커크패트릭 세일)

- 다가올 붕괴는 우리의 산업 및 자본주의 시스템을 쓸어버릴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시스템이 없는 상태에서 모든 것을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어떻게 되든 지구는 결국 생명을 되찾을 것이다. 그러나 붕괴가 일어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수억명 어쩌면 수십억명의 죽음을 의미할 수 있다.

- 70년대부터는 학교가 변화를 맞이했다. 학교는 지식을 전수하는 역할만 하지 않았다. 학생들을 자유주의적이고 세계화되었으며 경쟁적이고 성장과 수익, 돈에 취한 소비사회에 잘 진입하도록 준비시키게 된 것이다. 현대 서양사회에서 살아가려면 우리에게는 우리 시대의 편재하는 또 다른 허구인 돈이 충분해야 했다. 돈이야말로 생존과 행복을 보장할 재화와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돈은 물려받거나 대다수가 그렇듯이 노동력, 창의력, 지능을 대가로 번 소득으로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방정식을 세운다. 공부를 잘 하면 학위를 딸 수 있고, 학위를 따면 직장을 구할 수 있으며, 직정을 구하면 돈을 벌어서 집세, 식대, 난방비, 전기요금을 낼 수 있다. 소득은 안전을 보장할 뿐 아니라 나를 소비자로 만들고 사회적 지위를 반영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물건, 옷, 재화와 서비스를 갖게 만든다. 돈은 공동체의 소속을 보장해 준다.

- 휴대폰은 현실과 경쟁해서 이긴다. 일종의 마약이다. 텔레비전 화면과 비슷하지만 24시간을 사용할 수 있고, 더 강력하다. 결국 우리는 현실에 대한 참을성이 점점 더 적어진다. 특히 현실이 지루하거나 불편할 때는 더 그렇다. 현실이 항상 우리의 바람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다시 우리의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악순환이다.

 

- 지금까지 우리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이어놓았다.
* 견고한 과학적 데이터가 있기에 우리가 재앙으로 치닫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우리가 행동할 수 있는 시간은 몇년 밖에 남지 않았다
* 수백만명이 함께 행동하고 금융권력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민과 정치인이 협력해야만 진정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 수백만명의 동원과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은 허구에 있다
* 새로운 허구를 만들어내려면 우리의 이야기와 우리의 행동을 조정하는 선택설계들을 밝혀서 그것을 극복해야 한다

- 1유로가 1유로의 가치를 갖는 것은 공신력있는 제3자(유럽중앙은행)가 그 가치를 보장하기 때문. 또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부여하는 데 동의하기 때문. 어느날 갑자기 유럽중앙은행이 1유로가 1유로가 아니라고 하면 은행계좌에 수천유로를 갖고 있어도 다 소용없다. 그런 날이 오면 오랫동안 계산대에서 손님들의 동전을 받던 빵집 주인도 더 이상 동전을 받지 않을 것이다. 주인 뒤에 있는 진열대에는 여전히 빵이 놓여 있다. 우리도 어제와 똑같은 사람이다. 직업도 그대로다. 하지만 우리와 빵집 주인이 생산한 부를 교환하는 수단이 순식간에 변했다. 통화를 평가절하할때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오늘 받은 지폐가 내일이면 가치가 바뀌는 것이다.

- 이야기와 선택설게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일을 매우 중요. 인간 사회에서는 수백만명이 동참할 정도로 강력한 이야기를 생산할 줄 아는 사람과 선택설계(돈, 법, 인터넷 등)를 바꿀 줄 아는 사람이 힘을 갖는다. 그것이 소수가 다수를 지배할 수 있는 이유다. 그들은 게임의 규칙을 손에 쥐고 있다. 침묵하는 다수가 한데 모여 단결해서 게임의 규칙을 흔들때까지. 프랑스 대혁명과 러시아 혁명이 바로 그런 예이다. 그러나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흔치 않다. 대부분은 조율로 끝난다. 드골 장군이 비하하며 어린 양떼라 불렀던 대중은 조직을 만들 줄도 모르고 협력할 줄도 모은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는데도 말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승리는 가장 잘 협력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갔다는 것이 불변의 진리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시급하다. 다행히 방법은 존재하고 이미 성공적으로 채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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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사회의 종말

사회 2024. 10. 15. 07:38

- 온실가스를 배출해야만 돌아가는 시스템 내에서 살아가는 개인들에게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선택권 자체가 처음부터 주어져 있지 않다. 그런데도 기후변화에 관한 주류 담론에서는 전문가들이 제시한 처방을 따르기만 하면 기후를 안정화할 수 있다고 강조. 이와 같은 담론은 문제해결과 경영관리적 시각이 두드러져 보이는 단선적 접근이며, 일종의 탈정치적인 기술관료적 해법이다
개인이 저탄소 생활양식을 실천할 수 있으려면 현재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전체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 기후문제의 본질이 온실가스의 농도라기보다, 자연환경을 불평등하게 이용함으로써 나타나는 사회적, 정치적 갈등인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 사회구조는 인간의 선택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회구조는 인간의 선택의 개연성을 결정합니다. 한때 사회구조는 연대, 상호적 돌봄, 상호부조를 촉진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사회구조는 상호의심, 질투, 경쟁을 조장합니다. (지그문트 바우만)
결론적으로 기후위기를 인간사회의 눈으로 이해하고 유의미한 질적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밀스가 말한대로, "개인과 사회, 개인의 이력과 역사, 자아와 세계 사이의 상호작용을 포착할 수 있는" 사회학적 상상력을 키울 필요가 절실하다. 인류가 화석연료를 사용해온 역사와, 상업주의에 사오잡힌 개인의 가치관과 취향, 그리고 사회에 배태되어 있는 불평등한 구조를 미시적 차원과 거시적 차원에서 모두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 기후변화에 근본적 차원에서 적응하려는 정책(사회 전체의 변화)은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이행하기가 어렵고, 현 사회의 틀 내에서 이행할 수 있는 정책은 기후변화에 대한 근본처방이 될 수 없다. (적응정책의 역설)

- 기후변화로 모든 변화를 설명하려는 결정론에 빠져서는 안된다. 기후변화는 그것보다 더 미묘하고 다양한 해석이 열려있는 방식으로, 그러나 여러 면에서 리스크를 높이는 방식으로 세상의 맥락을 바꾸고 있다. 세상은 더 이상 우리가 알고 있던 어제의 익숙한 세상이 아니다. 기후변화는 맥락의 변화이고, 기후위기는 맥락의 위기이며, 맥락의 위기는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는 전제를 뒤집어 놓을, 아주 낯설고 불확실한 상황을 창조한다.

- 군대와 기후변화
미국의 군과 안보 엘리트들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오랫동안 인식해 왔음. 기후위기로 세계 도처에서 갈등이 발생하면 필연적으로 미군의 개입이 요구될 것이고, 미국이 전 세계에서 관리하는 수많은 기지와 해안 근처의 군사시설이 직접적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상황은 역설적으로 군-기후-방산복합체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고 확장될 것임을 의미. 이들에게 기후위기는 작은 위험과 큰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는 거대한 카지노와 가탇.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선진국이 기후위기 시대에 발생하는 전 지구적 갈등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을 크리스천 퍼렌티는 '무장 구명보트의 정치'라고 설명한다. 자신들은 안전한 무장 구명보트에 타고 있으면서 전세계의 갈등과 분쟁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더 심한 갈등과 분쟁을 조장하는 정치를 말한다.

- 기업들의 반기후 로비는 기후변화를 노골적으로 부정하기보다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식으로 회의론적 입장을 취하면서 그런 입장을 사심없이 과학적사실을 있는 그대로 평가하는 과학 전문가들이 가짜 과학과 싸우는 것이라고 내세움. 72-05년 사이 영어권에서 발간된 기후변화 회의론 관련도서 142권을 전수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그중 92퍼센트 이상이 보수 싱크탱크들과 직접적 연관이 있었다고 한다.
환경 저술가 엘렉스 스테펜은 에너지 기업들의 이런 전략을 약탈적 지연이라 부른다. 이는 지속가능하지 않고 불공정한 시스템으로부터 돈을 벌 목적으로, 꼭 필요한 변화를 가로막거나 늦추는 행위를 뜻한다.

- '당신의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라고 붇기보다 '당신은 애초 왜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는가?'라고 묻는 것이 더 정확하다. 기후위기를 부인하는 사람들은 과학적 팩트와는 별개로 자기 마음속 깊이 자리하는 어떤 태도의 뿌리로부터 부지불식간에 영향을 받을 공산이 크다. 이런 사람들의 마음은 아마 다음과 같을 것이다. '내편이면 팩트, 쟤편이면 가짜, 유리하면 진실, 불리하면 허구'

- 허무주의로 가는 부인의 5단계
(1) 기후변화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2) 기후변화가 있다 해도 인간의 잘못이 아니라고 한다
(3) 기후변화가 있다 해도 큰 문제가 아니라고 덮는다
(4) 기후변화가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우긴다
(5) 이미 늦었다고 한다

- 어떤 특정한 정치, 경제적 맥락에서는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관한 걱정스러운 정보를 적극적으로 회피하려는 경향마저 나타난다. 두려움과 죄책감과 무기력함에 직면하고 싶지 않고, 기존의 문화적 규범을 그대로 따르고 싶고, 자신과 자신이 속한 나라의 원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카리 마리 노르가르드)

- 기후변화 레짐이란 기후문제를 다루는 국제관계 영역에서 행위자들의 기대가 모여서 만들어진 원칙, 규범, 규칙, 의사결정 과정을 모두 합친 국제체제를 뜻하며 국제 기후변화 체제라고도 한다. 더 넓게 해석하면 레짐에 참여하는 행위자들도 포함됨. 요컨대 기후레짐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필요하다고 합의한 넒은 의미의 실천체계라 할 수 있다.

- 기후위기 초기에는 인권운동이 기후위기로 인한 인권침해에 국가의 책임을 물어 피해를 회복하는 데에 주력했다. 그러나 이상기후로 인한 인권침해의 뿌리를 추적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둘러싼 경제, 정치, 사회적 근본조건에 대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즉 기후대응을 둘러싼 논의가 '자연과학/기술관료 담론'에서 출발하여, 전통적 인권을 다루는 사회정의 담론으로 발전했다가, 최근에는 구조적 근본원인을 따지는 사회과학 담론으로 넘어가는 양상을 보인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전통적 인권담론에 비인간 인격체의 법적 권리가 어떤 형태로든 포함될 것으로 생각된다. 기후위기는 인권이 그런 방향으로 진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조건을 만들어내고 있다.

- 1980년대 이후.... 미국은 미래지향성을 상실해 시간 지평이 짧아지고, 이에 따라 사회적 할인율 또한 높아졌다. ... 이는 사회의 응집력이 약화되었기 때문에 발생했다. 경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 경제가 정치, 철학, 사회문화를 지배하게 되었다. 경제중심 사회에서 모든 것이 상품화되고, 노동, 가족간의 유대, 전통적 의무, 교회, 지역공간에 대한 헌신 등도 붕괴되어 갔다. ... 이런 맥락에서 미래에 대한 의식도 설명될 수 있다. 사회적 책임의식이 약화되면서 자기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타자와 미래의 복지를 희생시키려는 경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김명식)

- 아무리 바람직한 행동이라도 그 사람이 처한 사회적, 경제적 맥락이 바뀌지 않는 한 달성되기 어려움. 기후위기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은 과학적 사실에 대한 동의를 끌어내는 것이라기보다 사람들의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 즉 사람들의 가슴과 마음을 사로잡는 데 있다.

- 오늘날 우리의 일상생활은 근본적으로 지속불가능한 토대 위에 구축되어 있다. 대다수 사람들은 이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깊은 무력감 속에 빠져 있다. 잘못된 길을 걸어왔다는 것은 알지만, 이미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체념이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시대의 거의 모든 지적, 정신적, 문화적 영위 속에 내포된 근원적 니힐리즘의 주된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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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헤드라인을 보면 항공의 미래는 전기에 있다. 하지만 이는 터보팬 엔진이 태우는 등유의 에너지 밀도와 전기항공기에 언젠가 장착되리라고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엄청난 차이를 철저히 무시한 것이다. 터보엔진이 태우는 에너지 밀도는 12,000와트시인 반면, 리튬이온 배터리는 300와트시 수준이다. 전동기는 가스터빈 엔진보다 2배정도 효율적인 에너지 전환기임을 고려해도 실질적 에너지밀도 차이는 20배다.

- 물질적 풍요, 기술역량, 높은 수준의 일인당 소비와 그에 수반되는 만큼의 폐기물 등으로 고려할 때 부유한 세계는 상대적으로 신속하고 인상적인 탈탄소화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직설적으로 말해 모든 종류의 에너지를 덜 사용하면 된다. 그러나 50억명이 소비하는 에너지량은 점점 늘어나는 인구에게 먹일 곡물의 수확량을 늘리기위해 더 많은 암모니아가 필요한 세계에서, 그리고 기본적 기반시설을 짓기 위해 더 많은 강철과 시멘트와 플라스틱이 필요한 세상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화석연료를 느닷없이 포기하지 않을테고 포기할 수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화석연료는 갑자기 종말을 맞이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사용량이 줄어들 것이다.

- 모든 살아 있는 세포에는 질소가 존재. 질소는 대기중 80%를 차지한다. 모든 유기체가 질소에 잠긴채로 살아간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질소는매우 풍부하면서 작물의 생산성뿐만 아니라 인간의 성장에도 관여하는 중대한 제한인자다. 이런 현상은 생물권에서 상당히 모순되는 현실 중 하나인데, 그 이유는 간단히 설명 가능. 질소는 대기에서 비반응성 분자로 존재하고, 소수의 자연과정을 통해서만 두 질소 원자간의 결합이 쪼개지는데, 이때에야 반응성 화합물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주곡, 닭, 채소, 해산물 등 우리의 주된 식량 공급원이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증거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 세계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하려고 하지 앟는 사람들, 또 탈탄소화 가능성을 장담하는 사람들은 이런 근본적인 현실을 무시한다.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은 어디에서나 눈에 띄고, 그 규모도 모른체하고 넘기기에는 지나치게 크다.

- 미국은 현대기술이 널리 보금되어 있고 규모의 경제를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까닭에, 식량 생산에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는 국내 총공급의 1% 남짓이다. 그러나 식량 가공과 판매, 포장, 운송, 도소매 서비스, 가정에서의 식품저장과 조리준비,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간편하게 제공하는 음식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모두 더하면, 미국에서 식품과 관련해 사용하는 에너지 총량은 07년 국내 에너지 총공급의 16%에 이르렀고, 지금은 20%에 가깝다. 이처럼 에너지 수요를 인상시킨 요인으로는 생산이 통합됨에 따라 운송수요가 증가하고 수입식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현상부터 잦은 외식, 심지어 집에서도 간편식과 즉석식품을 더 자주 찾는 경향까지 다양하다.

- 세계전역의 반응성 질소 공급현황을 보면 여섯가지 주요 통로를 통해 농경지에 전해진다. 대기침적, 관개용수, 밀짚 갈아엎기, 가축분뇨 살포, 공콰 식물이 토양에 남긴 질소, 합성비료살포. 연간 210-220메가톤의 질소 중 합성비료가 약 110메가톤을 담당. 결국 합성 질소화합물이 없으면 세계인구의 절반이 먹을 식량을 생산하는 게 불가능하다.

- 복잡한 시스템에 투입되는 에너지는 네트워크의 모든 부분에 간접적으로 되돌아간다. 현대 사회는 여기에 관련된 에너지론과 다양한 수단을 파악하지 못했다. ... 산업화한 사회에서 우리가 먹는 감자는 더 이상 태양에너지만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이제 우리는 약간은 섬유로 만들어진 감자를 먹는다. (하워드 토마스 오덤)
- 지금 우리가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로 세계 식량체계를 바꾸려 노력하더라도, 앞으로 수십 년 동안은 빵덩어리로든 물고기로든 변형된 화석연료를 먹어야 할 것이다.

- 2019년 세계는 약 45억톤의 시멘트, 18억톤의 강철, 3.7억톤의 플라스틱, 1.5억톤의 암모니아를 소비했다. 게다가 이것들은 다른 물질로 쉽게 대체하지도 못한다. 가까운 미래는 물론이고, 세계적 규모로 대체하기는 더더욱 불가능하다.
- 우리가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미래를 고려할 때, 네 물질의 또 다른 결정적 공통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네 물질 모두의 대량생산은 화석연료의 연소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몇몇 화석연료는 암모니아합성과 플라스틱 생산에 직접적 원료가 된다. 또 철광석을 용광로에서 제련하려면, 석탄이나 천연가스로 만든 코크스가 필요하고, 중유에서 얻는다. 긴 연쇄나 가지로 결합되어 플라스틱을 만드는 대다수의 모노머는 원유와 천연가스에서 추출된다. 암모니아 합성에서, 천연가스는 수소의 원료인 동시에 합성에 필요한 에너지원이다.
- 그 결과 필수적인 네 물질을 생산하기 위해 세계 전역에 공급되는 일차에너지의 17%가 쓰이고, 이것이 화석연료의 연소에서 비롯된 이산화탄소 총배출의 25%를차지하지만, 이런 기존 과정을 대신할 만한, 그것도 상업적으로 적용하고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이 현재로서는 없다. 실험적 기술과 제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정한 가격으로 매년 수억톤에서 수십억톤을 생산하는 기존역량을 대신하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릴 것이다.
- 현대경제는 앞으로도 위 네가지 물질의 공급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임. 구준히 증가하는 세계 인구를 먹이려면 암모니아에 기반한 비료를 공급해야 한다. 또 새로운 기구와 기계를 만들고, 구조물과 기반시설을 세우려면 플라스틱과 강철과 시멘트가 필요하다. 게다가 태양전지와 풍력터빈, 전기차와 이차전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물질도 투입해야 한다. 이 물질들을 채굴하고 가공하는 데 스이는 모든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얻을때까지, 현대문명은 이 필수적인 물질을 생산하는 데 사용하는 화석연료에 기본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공지능과 애플리케이션, 전자문서로는 이런 변화를 이루어내지 못한다.

- 독일이 풍력과 태양광을 중시으로 대대적인 탈탄소화 정책을 추진한 결과 21세기가 시작되고 20년 동안 풍력과 태양광의 발전을 40%이상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음에도, 일차에너지 사용에서 화석연료의 몫은 84%에서 78%로 감소하는 데 그쳤다.

- 순진하게도 전자장치, 특히 휴대폰이 최근에 이루어낸 급격한 발전이모든 기술분야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새로운 기술군중과 학자들이 있다. 
전기의 발전과 변압, 송전을 전체적으로 구성하는 복잡하고 신뢰할 만한 시스템이 전제되어야 믿음직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치의 변화(유선전화에서 휴대폰)가 근원적인 시스템 전체의 변화와 어떻게 똑같을 수가 있겠는가? 

- 정보와 접속이 빨라지고, 새로운 개인장치의 채택도 더 빨라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존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마이크로프로세서와 휴대폰이라는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충분한 물 공급을 확보하고, 작물을 충분히 재배 및 가공하고, 가축을 먹이고 도살하며, 엄청난 양의 일차에너지를 생산해 전환하고, 원자재를 채굴해 적당한 용도로 변형해야 한다. 그 규모는 수십억명에 달하는 소비자의 수요에 맞출 수 있어야 하고, 기반시설은 대체 불가능한 것들을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일은 소셜 미디어의 프로필을 재작성하고, 더 값비산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행위와는 확연히 다른 범주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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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와 투자의 미래

사회 2024. 10. 10. 07:32

- 신기술 도입에 대한 저항은 베이비붐 세대의 노령화가 큰 영향을 미침. 베이비붐 세대가 30대일 때 찾아온 정보통신혁명은 어쩌면 기회로 작용. 베이비붐 세대는 해방세대에 비해 젊고 교육을 잘 받았으니 적응하기가 훨씬 쉬웟기 때문. 그러나 이들이 50대가 된 이후 찾아온 변화는 수용하기 힘들었다. 힘들게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을 포기하고 새롭게 출발하기에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기 때문.
따라서 기업들은 국내공장을 증설하기보다 해외에 생산설비를 갖추는 편이 훨씬 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아니면 모듈와 등을 통해 국내공장의 역할을 가능한 줄이는 방식으로 생산시스템을 재편했다.

- 1년 앞을 내다보면 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적중률이 높았다. 하지만 1년이 넘는 장기간의 예측에서는 정확성이 떨어졌다. 가령 3-5년 정도의 기한의 예측에서 전문가들은 다트를 던지는 원숭이들보다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필립 테틀록)

- 세가지 문제가 중국을 괴롭힐 것임. 미국의 통상압력, 가난한 상태에서 맞은 고령화, 생산성 향상의 둔화다.
한국의 노령환 문제는 1인당 국민소득 3만불 중분의 선진국이라서 많은 문제를 완화시켜준다. 정부가 기초연금을 매년 인상해서 지급할 뿐만 아니라, 지방교부금과 교육예산을 조금만 조정해도 어마어마한 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있다.
그러나 중국은 가계와 정부 모두 노령화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데다, 공동부유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가파르게 인상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음.
- 고령화와 재정악화보다 어쩌면 더 큰 위험요인은 생산성 향상이 부진한 거이다. 중국이 78년 이후 강력한 경제성장을 달성한 것은 풍부한 노동력과 외국인 직접투자 그리고 국영기업의 공격적 투자 덕이 컸다. 그러나 이 삼박자가 이제 모두 어긋났다. 인건비가 상승하는 가운데 외국인은 중국을 떠나고, 기업들의 투자효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근로자들의 교육수준에 문제가 있는데다,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혁신을 추진할 인센티브가 없다. 행여나 혁신을 추구하다 실패하면 큰 문책을 당할수도 있고 심지어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결과, 국영기업의 경영성과가 민간기업의 절반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즉, 중국은 특혜성 저금리 대출을 국영기업에 몰아줌으로써 경쟁력이 약한 부분에 자금을 지원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고 있다.

- 환율과 주식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흐름은 외환위기 이후 25년 넘게 끄꾸준히 지속되며, 상당수 투자자가 달러 강세=한국 주가하락의 등식을 머릿속에 넣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자기실현적 예언이 될 수 있다. 많은 투자자가 달러 강세일 때 한국 주식가격이 빠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또 행동에 나선다면 실제로 한국 주식가격이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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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 감정, 신앙을 뒤섞어 사고하는 자. ... 뛰어난 상상력과 탐구심을 지녔고 쇠락하는 행성의 관리인부도는 주인이 되기를 갈망하는 자. 무한히 생존하고 진화할 능력을 타고난 자. 자신과 자기집단, 단기적인 미래를 중시하는 오만하고 무모하고 파괴적인 성향을 지닌 자. (에드워드 윌슨의 '지구의 절반'에서 인간을 묘사한 단락)

- 기후변화는 멀고 추상적이며 모호하게 전달되기 때문에 과학을 설득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우리 뇌가 긴박감을 일으키려고 사용하는 모든 진화적, 인지적 고리에 반하는 듯하기에 우리는 심지어 기후변화를 유령이나 악마로 취급할 수도 있다. (페르 에스펜 스토크네스)

- 10대 소녀들은 천성과 환경, 호르몬, SNS 같은요인으로 너무 감성적이라는 비판을 받음. 하짐나 기후변화 전달자로서는 이 점이 큰 영향력을 발휘함. 그들은 이론과 통계를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정밀하게 조정된 감정적 호소의 힘을 이해함. 기후변화가 개인적이고도 감정적인 문제임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오직 과학에 근거한 이성적인 주장만이 효과적인 것은 아님. 기후변화를 이야기할 때 과학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 분노로 인한 환경운동과 같은 진보적 사회운동이 형성될 수 있지만, 기후 행동을 꺼리는 대중영합주의 정부가 선출될 수도 있다. 사실 대중영합주의 정치인들은 희생양(비백인, 이민자, 난민)을 향한 사람들의 분노를 지피는 데 전문가다. 그들은 비난의 명수다. 스토크네스는 정의로운 우리와 악한 그들을 나누려 하는 충동이 기독교의 오랜 영향으로 서구문화에 만연하다고 주장. 이러한 충동은 대부분 파괴적이고 양극화와 근본주의를 더욱 고착화해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협력과 응집력을 훼손한다. 조지 마셜은 이에 동의하며 영웅대 악당 접근법이 협력과 상호이익, 우리의 인간성을 저해한다고 주장한다.

- 어쩌면 기후변화가 촉발할 수 있는 모든 감정 가운데 부정이 가장 이해할 만한 감정 아닐까? 우리는 모두 얼마간 기후변화를 부정한다. 삶을 유지할면 그래야 한다. 기후변화 과학을 받아들이는 것은 모순적인 삶을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안정적 미래(노후, 대출상환, 상조보험)를 계획하면서도 그런 미래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증거를 인정하는 셈이니까. 조지 마셜은 이렇게 썼다. "나는 불안을 한족으로 치워놓는 법을 배웠다. 위협이 실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느끼지 않는 것이다."

- 기후변화는 ... 자기가 열심히 공부하면 앞날이 밝을 테고 어른들은 ㅇ이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여 행동하리라는 일반적 믿음과 어긋난다. ... 기후파업을 하는 학생들은 위기에 직면했으나 아닌 척하는 현실이 자신과 다른 이들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몹시 걱정하고 있다. 그들은 손팻말로 선언한다. "죽은 행성에 졸업은 없다." 이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들의 삶과 죽음에 미치는 영향에 진심으로 개입하려는 것이다.

- 절망은 그냥 피해가거나 저항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분노나 두려움과 마찬가지로 오래 머물기는 싫지만 가끔 되돌아오게 되는 감정이다. 팀 플래너리 교수는 냉정하게 말했다. "절망은 게으른 자의 선택이다." 그리고 파멸론자들의 태도에 비추어 볼 때 절망은 무대응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우리가 만들어 갈 수 있는 미래의 범위를 좁힌다.

- 전망이론에 근거하면 살마들은 단기적으로나마 생활수준이 떨어지는 것을 꺼리고, 불확실하지만 장기적으로 훨씬 더 높은 비용을 초래할 수 있는 일은 운에 맡기려는 경향이 강함
낙관주의 편향은 우리가 최선의 미래를 그리도록 부추긴다. 비록 기후변화가 미래에 더 심각해지리라고 보지만 그것이 타인에게만큼 나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리라 믿기 때문에 우리는 당장 태세를 바꾸거나 큰 대가를 치르고 싶지 않아 한다. 우리 두뇌가 이 위험한 도박을 승산있는 내기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 기후변화 메시지는 보수적인 가치를 향한 공격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보수주의자가 기후변화가 현실이고 인간이 초래한 일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은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포기하거나 재고하는 일이나 다름 없다. 공식적인 기후변화 부정론자로서 견해를 바꾼다면 체면만 잃는게 아니다. 지연, 지위, 저녁식사 자리에서 가족과 논쟁할 기회, 심지어 직업까지 잃을 수 있다.

- 기후변화는 인간이 만들어 냈으며,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그런데 우리는 신이나 부처님깨 기도로만 의지하고 있다. 나는 그것이 가끔 비합리적으로 느낀다. (달라이 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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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들이 얻는 소득은 대부분 토지와 화폐 등의 자산을 운용해서 다른 사람들이 생산한 부를 뽑아낸 것이다. 그런 소득은 불로소득이다. 더욱이 지난 35년 동안 금융의 경제지배, 곧 금융화가 강화되면서 부자들은 불로소득의 원천을 확장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예전보다 훨씬 더 부유해졌다.

- 부자들의 문제는 어떻게 돈을 벌었는가 하는 문제를 넘어서 어떻게 돈을 쓰는가 하는 문제로 발전한다. 그들이 사치품에 돈을 마구 쓰는 바람에, 생산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제공해야 할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대신 사치품을 생산하게 된다. 경제가 왜곡되는 것이다. 이는 노동과 희소한 자원의 낭비다.

- 기업들은 보통 대출금 이자를 소비자에게 전가한다. 매달 구매대금을 갚으면서 자신은 이자를 내지 않는다고 여기는 신용카드 소비자들은 틀렸다. 신용카드 결제 형식으로 물건을 파는 소매업자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자를 내야 하며 그것을 재화가격에 포함해 우리에게 전가함. 독일 경제학자 헬무트 크로이츠의 계산에 따르면 독일 음료수 가격의 38%가 숨겨진 이자다. 숨겨진 이자는 정부보조금을 받은 주택의 지대에는 77%, 독일의 한 가계가 재화를 구매하기 위해 평균적으로 지출하는 금액에는 40%가 들어있다.

- 대출자들이 이자를 부과하는 것은이자를 받을 자격이 있음을 입증할 수 있다거나 경제 전체에 좋다거나 하기 때문이 아니다. 단지 할 수 있어서 이자를 부과한다. 물론 대출자들은 통상 시장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잊를 부과함. 어떤 옹호론을 내세우건, 그것은 우리가 내린 불로소득의 정의에 부합한다.
이자는 최근 수십 년 동안 불로소득 가운데 가장 빨리 증가한 부분이자 오늘날 경제위기의 핵심 원인이다. 가난한 사람이 부자에게 지급하는 보조금과도 같은 이자를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 자산에 대한 청구권이 매매되면 일종의 자기강화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음. 즉, 종이청구권의 가격이 상승하므로 그것을 담보로 더 많은 돈을 빌리고 더 많은 자산을 사들인다. 이는 다시 가격을 더 상승시킨다. 이 과정은 무한정 반복될 수 있다.

- 주택은 마치 현금인출기처럼 되고 말았다.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담보가치가 증가함에 따라 주택 소유자는 주택의 가치를 잠금해제해서 신차구입, 휴가, 결혼식, 자녀교육비 등 원하는 용도에 쓸 현금을 미리 확보할 수 있도록 재대출을 권유받았다. 잠금해제된 가치는 자산 인플레이션으로 발생한 불로소득이다. 이는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에서 발생하지 않으며, 오히려 생산적 활동에 자원이 투입되지 못하게 방해한다. 사실, 일부 주택 소유자는 주택을 개량하거나 건물을 증축하거나 단열을 개선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니까 그들은 당연히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경우는 주택의 사용가치가 높아져 집을 사는 사람이 더 많은 유익을 얻기 때문에 주택가격 인플레이션의 사례가 될 수 없다. 집값 상승은 그것을 신중한 중산층의 권리처럼 취급하는 신문의 눈에 고기와 채소처럼 보인다. 터무니없게도 주택가격 상승은 신규주택 부족과 과도한 신용의 결과임에도 마치 경제적 활력의 증거처럼 취급되며, 정치인들은 그것이 선거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 여긴다.

- 현재 자본주의 경제가 위기에 직면한 것은 많은 부유한 국가에서 수십 년 동안 총수요가 정체되어 있었고, 소비자 신용의 대규모 확대만이 총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었다는 사실에 크게 기인함. 재화와 서비스 생산을 통해 이윤을 얻기는 더 어려워졌다. 그 결과, 지난 30-40년 사이에 투자는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비금융기업에서 돈으로 돈을 버는 금융기업으로 크게 이동했다.

- 자본주의의 모순 중 하나는 자본가 일반의 이익이 개별 자본가의 이익과 상충한다는 점이다. 신자유주의는 이러한 집단적 행동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자본가들이 개별적 이익만을 추구하도록 부추김. 그 대가는 궁극적으로 자본가들이 치를 수밖에 없다. 한동안은 세계화를 통해 노동력이 싼 고셍서 사람들을 고용하고 소득이 높은 곳에서 생산물을 판매함으로써 이 무제를 피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결과 부유한 국가에서 일자리의 공동화가 진행되었으며, 이는 수요위축으로 이어졌다.
부자들이 집단적으로 일차리 창출을 제한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고용이 늘어나면 실업에 대한 공포가 줄어든 노동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기 때문에 임금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이윤을 압박할 것이다. 임금 인플레이션은 불로소득자인 부자들에게도 타격을 가할 것이다. 그들이 빌려준 부채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부자들이 정부에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높은 실업률이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것은 그 때문이다.

- 구매 시에는 항상 다음 두 가지
첫째, 당신이 구매하는 물건이 생산됨으로써 인간의 생존조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둘째, 당신이 지불한 금액이 생산자에게 적절한 비율로 돌아가는지 고려하라.
(존 러스킨, 1862)

- 우리가 얻은 대가로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돈은 우리가 얼마나 기여하는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심지어 얼마나 숙련을 갖췄는지를 반드시 반영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시장에서 덩는 수입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가진 상대적 희소성과 힘이 작용한 결과다.

- 금융부문은 마치 기생충처럼 부자든 가난한 자든, 건강했을 경제주체들에게 침투해서 자체수익(이자, 지대)을 증대시키는 데 그들을 이용한다. 그렇게 해서 기생충은 숙주인 경제주체를 약화시켰고, 또 야고하시키고 있다. 숙주에는 여러 개인, 즉 학생부터 주택소유자, 연금수급자가지 포함된다.

- 주주가치 운동은 기업의 성격을 바꾸어 놓았다. 기업은 재와화 서비스를 생산해 이윤을 창출하는 활동들을 질서정연하게 조직하는 집단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주주들에게 단기적 이익을 안겨주기만 하면 매입, 분할, 매각할수 있는 자산덩어리로 취급되기 시작. 이런 상황은 조폭의 갈취행위에 비유가능함. 자신을 보호하는 조폭들에게 돈을 충분히 내지 않는 사람들은 요구사항이 더 많은 다른 보호자에게 인수당할 위협에 직면하지 않는가? 차이점은 보호자 중 일부가 내부의 최고경영자라는 사실. 단, 그들에게 지급되는 보수 중에는 주식과 스톡옵션의 비중이 크므로, 그들은 외부의 보호자들과 비슷한 이해관계를 가진다.

- 당신이 몇 년 동안 일해온 회사가 차입매수를 당한다고 생각해보라. 당신 회사의 부재소유주는 당신과 아무 상의도 없이 회사를 어떤 사모펀드 회사에 매각했다. 그 회사는 당신 회사를 인수하려고 수천만 또는 수억달러를 빌렸다. 이 일로 당신 회사는 부채상환의 짐을 지게 되었으며, 회사 내 당신과 다른 이들의 일자리는 위험에 처했다. 사모펀드 회사는 분명히 당신의 연금적립금에도 손을 댈 것이다. 일자리를 유지한 사람들은 어떤 면에서는 자신들이 원치 않았던 부채를 갚기 위해 일하는 처지가 되고 말 것이다. 이런 부채는 노동자들에게 상환 책임을 지우기 때문에 혐오스러운 부채로 불릴 수 밖에 없다.

- 금융시스템은 경제의 중요한 일꾼이지만, 나쁜 주인이다. 금융부문의 활동 중 상당 부분은 경제전반의 취약성을 증가시키면서 외부인에게서 내부로 소득과 부를 이전하는 수단이다. 은행은 지대추출자인데다 경쟁력도 갖추지 못한 조직이다.

- 정부는 막대한 구제금융을 위해 자금을 마련하다가 스스로 위험에 빠졌다. 경제가 침체하거나 위축되면 세수가 감소하고 실업률 상승에 따라 복지지출이 증가하므로 정부부채가 늘어난다. 그 경우 정부의 채무 불이행 위험도 증가한다. 이로 말미암아 해당국가의 신용등급이 악화할 거싱라는 예상이 나오면, 금융 엘리트들은 더 많은 감세, 특히 일반 납세자에게 부담이 돌아가는 감세를 요구했다. 기생충이 너무 많이 먹어서 병에 걸리자 숙주는 기생충에게 먹이를 좀 더 주었다. 그러자 기생충은 우리의 돈으로 우리에게 이자를 받고 대출할 수 있었다.

- 한 사회에서 약탈이 일부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되면,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자신들을 위해 약탈을 허용하는 법률체계와 약탈을 미화하는 도덕규범을 만들어낸다. (프레데릭 바스티아)

- 좋아요. 계급전쟁은 있어요. 그런데 전쟁을 벌이는 것은 우리 계급, 부자계급입니다. 우리가 이기고 있어요. (워렌 버핏)

- 엘리트의 일중독(최고의 일을 독점해서 그 일을 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수르르 제한하는 것)은 기여적 불의의 한 형태다. 돈은 있지만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과 시간은 있지만 돈이 부족한 사람들이 결합한다는 것은 현대경제의 비합리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현상이다. 물론 하인 일자리는 아예 일자리가 없는 것보다는 낫다. 또 하인을 고용하는 이들은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선한 일을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하인노동을 강요하는 불평등을 미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광범위한 불평등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 마지막 나무가 베어지고,
마지막 물고기가 잡히고,
마지막 강이 오염되고 나면,
그때야 우리는 사람이 돈을 먹고 살 수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아메리카 원주민)

- 자본주의는 지구를 구하는 것과는 양립불가능하다. 자본주의는 성장에 중독되어 있으며, 성장하지 못하면 위기에 빠진다. 자본주의가 매우 역동적이고 변혁적인 체제가 된 것은 그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항상 자신의 임금과 모든 생산, 유통비용을 충당하기에 충분한 양 뿐만 아니라 기업소유주와 주주, 지주, 대출자, 투기꾼, 가치도둑에게 제공하기에 충분한 양을 생산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기업들 간에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에 각 기업은 일정한 인원수로 더 많이 생산하도록 압박을 받는다. 경쟁기업들에 뒤처지면 기업들은 사업을 그만둔다. 소비, 특히 에너지 소비에 변화가 없고 사라들이 '이제 그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자본주의 경제는 실현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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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식의 역설에 대하여 가장 많은 사람들은 불편한 질문을 처음부터 하지 않고 그 모든 윤리/도덕적 질문들을 외면한다. 반려동물과 달리 식용동물은 감정도 성격도 영혼도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도 이런 태도에 속한다. 이렇게 소비습관의 불편한 결과를 외면하는 것은 효과적인 자기보호 전략이라고 힘들게 행동을 바꾸지 않기 위한 방어기제다.

- 전기절약, 쓰레기 분리수거, 천가방 이용 같은 쉽게 실천할 수 있으면서 뿌듯한 느낌을 주는 행동들로 가끔 비행기를 타는 행동을 정당화한다. 어쨌든 친환경적 행동을 하고 있으니 일 년에 한 번 정도 휴가차 비행기를 타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단 한번의 장거리 비행이 평생 전기를 절약하고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천 가방을 사용해서 아끼는 탄소량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방출한다는 사실은 그래서 기꺼이 무시한다. 심리학적으로 볼 때 좋은 행동을 하나만 해도 이런 무시가 가능해진다. 이를 한가지 행동편향이라고 한다.

- 쇼핑날 패스트패션 상품들을 잔뜩 산 다음 공정무역으로 생산된 유기농 셔츠 하나 추가하는 것도 후자를 통해 전자에 대한 도덕적 면허를 얻으려는 것이다. 유기농 셔츠의 제조도 기후파괴적이긴 마찬가지다. 유기농 셔츠는 패스트패션 상품 쇼핑이 기후에 끼친 부정적 효력을 보상한 것이 아니라 더 악화하지만 심리적으로는 보상받은 것처럼 느껴진다.

- 우리는 자기기만적인 기후파괴행동을 함에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데 아주 능하다. 그런데 가끔은, 그러니까 제대로 질문할 때, 이런 도덕적 면허라는 속임수가 성공하지 못할 때도 있다. 집에서 전기 좀 아끼는 것으로 비행기 여행을 상쇄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면 말이다.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경제학자들 덕분에 자기기만 없이 편하게 기후파괴행동을 일삼을 수도 잇다. 우리 행동이 부를 파괴를 돈을 간단히 보상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 보상 메커니즘이 비합리적이라면 최악의 경우 보상 메커니즘 때문에 탄소배출량이 더 치솟을 수도 있음. 탄소 중립 인정서 제도를 중세의 면죄부 판매와 비교하는 사람들도 있다. 도덕적으로 아무리 사악한 행동을 했어도 교회에 적당히 기부하면 모든 죄가 사해지고 천국으로 향하는 문이 열린다는 그 면죄부 말이다.

- 무지와 무능력은 비현실적인 자기 과대평가와 만날 때만 그 파괴적인 잠재력을 드러낸다. 우리는 자기 과대평가로 무능력을 무마할 때 무언가에 대해 잘 알지 못해 확신이 없을 때보자 말이 안되는 짓을 더 많이 한다. 자신의 지식과 능력을 믿을 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주저없이 하게 된다.

- 우리는 지금 여기서 나에게 직접적으로 일어나지 않은 것에는 심리적 거리를 둔다. 심리적 거리는 공간적 측면(다른 나라 이야기야), 시간적 측면(급한 문제는 아니야), 사회적 측면(다른 사람들의 문제야), 그리고 가상적인 측면(직접적으로 겪을 문제는 아니야)에서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 기후변화 같은 불편한 주제에 있어 심리적 거리두기와 경계설정은 효과적인 자기방어 전략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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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살인

사회 2024. 9. 22. 17:31

* 23년 더위의 원인
(1) 이산화탄소 농도 : 23년 5월 424ppm으로 지난 80만년간 최고수치
(2) 엘니뇨
(3) 따뜻한 바다 : 지난 1세기동안 계속해서 온도 상승중
(4) 에어로졸 감소 : 해상운송연료의 황 함유량 제한과 관련되어 있지만, 미미한 영향
(5) 홍가통가 홍가하파이 해저화산 분출 : 수증기와 에어로졸 유입. 미미한 영향.

- 혼자사는 노인이나 집에 에어컨이 없는 가난한 이들, 혹은 속수무책 병상에 누워있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죽는다. 이런 면에서 보면 폭염은 힘없는 사람들을 도태시키는 약육강식의 현장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도 언젠가는 변할 것이다. 폭염이 더 강력해지고 빈번해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평등하게 폭염의 피해를 입을테니 말이다.

- 해수면 상승에서 가뭄에 따른 산불까지 기후관련 사태들은 전부 지구라는 행성이 더 더워진 데 따른 2차효과다. 1차효과는 더위다. 더위야말로 지구를 아비규환으로 몰아넣는 엔진이자 극지방의 빙붕을 녹여 전 세계 연안도시를 침수시키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더위 속에서 토양은 바싹 마르고 나무의 수분은 증발되어 언제라도 불붙기 좋은 상태가 된다. 더위 속에서 농작물을 갉아먹는 해충은 더욱 활발하게 움직이고 마지막 빙하기의 박테리아가 남아있더너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린다. 아마 다음번 팬데믹이 닥친다면, 살기 위해 더 시원한 곳을 찾아다닌 동물에게서 옮아온 바이러스가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 나무 아래를 벗어나 여기저기를 배회하면서 우리 조상들은 자연스레 자외선에 점점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었는데, 자외선은 피부의 세포조직을 손상시키는 동시에 DNA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 그래서 륏와 그 조상들은 멜라닌을 생성하는 능력을 발달시키게 되는데, 이 암갈색 색소는 천연 햇빛 차단제의 역할을 한다. 그래서 몇백만년의 세월 동안 우리 조상들의 피부색은 하나같이 어두웠다. 그러다 아프리카를 벗어나 더 북쪽지방의 기후, 나아가고위도의 땅에 정착하게 된 후에야 비로소 어두운 피부색이 불리한 진화상의 특징이 되어버린다. 피부색이 어두우면 햇빛 통고에 한계가 생기면서 비타민D 생성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 우리 몸에서 털이 빠지고 에크린샘이 발달한 것은 진화의 역사에서 커다란 의미를 지니는 사건이다. 그 중요성은 연장과 불의 사용에 견줄 정도다. 아프리카 대초원의 다른 동물들도 갖가지 열관리 전략을 마련했다. 개들처럼 혀를 내밀고 숨을 헐떡이는 것은 그중 가장 단순한 전략이다. 하지만 이렇게 숨을 헐떡이는 것은 포식자 입장에서 썩 훌륭한 전략은 아니다. 사자가 단거리를 무척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달리는 도중에 숨까지 헐떡이지는 못한다. 한마디로 더위 속에서 질주할 때는 반드시 중간에 멈추어 숨을 헐떡이며 열평형 상대를 되찾아야 하는 것이다. 반면 인간은 몸을 움직이는 도중에도 몸을 식힐 방법을 찾아낸 셈이다. 우리는 어딘가로 이동하는 동시에 땀을 흘린다. 열을 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 이간은 샘을 벗어나 점점 더 멀리까지 가고, 장거리 여정에 오르기 시작하고, 사냥구역을 넓힐 수 있었다.

- 화석연료를 태우면 대기가 뜨거워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미국인 발명가 유니스 푸트가 대기중의 이산화탄소가 열을 가둔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1865년이었다. 아레니우스가 화석연료를 태우면 대기가 뜨거워진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은 1896년이었다. 더구나 이런 실상을 단지 과학자들만 알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1965년 린든 존슨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경고를 전해 들었고, 그의 뒤를 이은 수만은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1977년 무렵 엑손은 화석연료를 수십년 태우면 대기가 뜨거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그런 변화를 놀라울만큼 정확하게 예측한 사내기후모델도 만들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화석연료를 계속 태워온 것은 물론, 닥치는 대로 태우는 일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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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노마미인의 샤면인 다비 코페타와가 말한 것처럼, 모든 것이 상품이라는 믿음이 보편화되었고, 우리가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을 상품에 투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세계 여러 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든 경험이 상품에 투영되면서 우리는 우리 외부에 있는 모든 사물이 무조건 상품일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 위기를 둘러싼 국제적, 국내적 이해관계가 극도로 복잡한 조건에서, 개별국가는 인류 전체의 생존과 자국의 이익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린다. 특히 자원과 권력을 가진 나라들이 문제다. 이들은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곳인 동시에 자신을 향한 재앙의 피해를 가장 늦출 수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위개 대응에 가장 적극적이야 할 강대국들이 가장 소극적으로 반응하는 역설이 나타난다. 그 결과가 바로 1.5도선 붕괴라는 지금의 절망적 상황이다.

- 기후재앙의 효과는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고, 재앙을 둘러싼 개별 국가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국제적 협력의 효과적이기 어렵다는 사실은 국제정치의 객관적 조건으로 존재한다. 이런 조건은 몇몇 강대국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1.5도라는 비현실적 목표에 집착하는 것보다 기후재야잉 몰고 올 전 지구적 혼란 상황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더 현실적 목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지금 강대국들의 움직임을 보면 이런 생각을 이미 암묵적으로 전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실제로 부유한 나라들이 전쟁과 군대에 쏟아붓는 비용의 총액이 기후위기 대응 비용의 30배에 달한다는 조사가 있다.

- 자연을 자원으로 활용하면서 살아온 인류가 지금 직면한 질문은 이런 것이다. 파국을 회피하기 위해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을 완전히 바꿀 것인가, 혹은 기존의 방식대로 살다가 파국을 맞을 것인가? 인류는 여전히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할지 명확하게 결정하지 못했다. 기후위기 앞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인류의 무능함은 이런 머뭇거림에서 비롯한다. 머뭇거림의 이유를 다양한 차원과 맥락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기존 질서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극단적 보수주의, 미래를 희생해 현재를 누리겠다는 변형된 종말론적 태도에 있다. 한마디로, 지금의 인류는 이대로 살다가 파국의 종말을 맞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표면적이고 부분적인 변화를 통해 위기에 대응하려는 전력에 집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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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하고 있는 일을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신하는 추세는 앞으로 점점 강해질 것임. 이 때문에 생기은 일자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그렇다고 어떤 나라에서 무턱대고 인공지능과 로봇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면, 인공지능과 로봇을 잘 활용하는 다른 나라의 경쟁업체에 밀려 그 나라의 모든 사업이 망할 수도 잇다. 그렇게 되면 일자리가 어 빨리, 더 많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즉, 로봇이 내 일자리를 대체해서 내가 실업자가 되는 일보다, 인공지능을 더 잘 활용하는 경쟁사 때문에 회사가 망해서 내가 실업자가 되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크다.

- 미래사회는 잘못된 정보로 사기를 치거나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위험의 크기도 점점 커질 것이고, 반대로 정부가 정보를 철저히 통제할 경우 정부에 저항하는 사람을 추적해서 탄압하기도 훨씬 쉬워질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선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인터넷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고 정해두는 것이 옳을까? 어떤 식의 관리방법이 가장 좋을까?

- 어떤 사람이 어떤 절차를 밟았을 때 우주의 어느 지역을 그 사람의 땅, 그 사람의 것으로 인정해 줄 수 있을까? 그 권리를 영원히 인정해줘야할까, 일정한 기한을 두는 것이 좋을까? 이런 문제에 관해서는 어떤 원칙을 택해서 어떤 절차에 따라 규정을 정하는 것이 옳은 방법일까?
신항로 개척시대에 신대륙을 발견했다거나 새로운 섬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던 유럽의 탐험가들은 자칫 잔인한 침략행위를 저지르던 때가 많았기 때문에 그 시절의 규정을 그대로 본받아 활용하는 것은 좋은 방법은 아닐 것이다.

- 신경과 호르몬에 관한 연구, 뇌의 화학적 반응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수록 사람의 기분, 행복감에 대한 이해는 깊어질 것이고 이것을 인위적으로 조종하는 방법도 개발될 것임. 그렇다면 누구나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약은 과연 허용되어도 좋을까? 이런 약을 금지해야 하는 근거를 찾아낼 수 있을까? 과거에는 전 세계적으로 금지되는 추세였던 대마초 등의 약물에 대해 해외 일부 지역에서 그 허용폭을 넓히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혹시 효과가 어느 수준 이상으로 평가되고 부작용이 어느 수준 미만으로 제거된다면 비슷한 부류의 약물을 허용해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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