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사이트 2023

경제 2023. 4. 12. 16:30

- 장기적인 문제는 러시아가 세계 1위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확보 하고 있는 국가라는 점이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미국의 3배이고 카타르보다 52% 많다. 글로벌 기준 매장량 비중이 20%에 달한다. 2위 매장국은 이란으로, 러시아와 이란 합산 기준 글로벌 비 중은 37%이다. 미국과의 핵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이란의 천 연가스가 수출되리라는 기대는 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세계는 글로 벌 기준 37%의 천연가스를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와 이란을 완전 배제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는 러시아(또는 이란)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로 양분 될 가능성이 크다. 원유 역시 그럴 가능성이 높다. 그 중심에는 중국과 인도가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 본다.
- 에너지 기업의 생산 가능 연수는 당해 연도에 이미 확보된 Oil & Gas 리저브oil & Gas Reserve의 양을 당해 연도의 생산량으로 나눠 구할 수 있다. 엑손모빌의 생산 가능 연수는 2015년 16.6년에서 2021년 13.3년으로 줄었다. 셰브론chevron은 같은 기간 11.7년에서 10년, 셸 Shell은 10.9년에서 7.9년으로 줄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최상이 유지였고 대부분 감소했다. 셸의 생산 가능 연수가 2021년 말 기준 7.9년이라는 것은 지금부터 아무런 투자가 없다면 8년 후인 2029년부터 생산할 원유와 가스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기업들은 Oil & Gas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할까? 적어도 지금까지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분명해 보 인다. 생산 가능 연수가 가장 짧은 셸shell, 에퀴노르Equinor 등은 신재 생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제한된 현금으로 언젠가는 좌초 자 산이 될 Oil & Gas에 투자하기보다는 성장성과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신재생에 투자하고 그 자금원은 이미 확보된 Oil & Gas를 높 은 가격에 파는 것이 그나마 미래 생존 가능성을 높여 줄 수 있기 때 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인 Oil & Gas 투자를 기대할 수 없다. 이미 확보된 자원의 수익성 극대화 전략은 미국 기업들에서 좀 더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 LNG 공급은 언제쯤 풀릴까?
2021년 유럽은 러시아로부터 1.2억 톤의 천연가스를 PNG로 도 입했다. 지금처럼 소비를 줄이고 터키스트림만 가동될 경우, 1억 톤 정도는 러시아가 아닌 지역에서 도입해야 한다. 현재 유럽은 노르웨 이와 알제리에서 공급받는 PNG가 있다. 그러나 천연가스 리저브 기 준 노르웨이의 생산 가능 연수는 12.8년, 알제리는 28년이다. 알제 리로부터의 공급량은 노르웨이 공급량의 30% 수준이고 10년간 알 제리의 연평균 천연가스 내수 소비 증가율이 5.5%이기 때문에 장기 적인 대안은 될 수 없다. 노르웨이의 2022년 10월 중반까지 유럽향 PNG 공급량은 YoY 11% 증가했는데, 역사적 고점 수준의 가스를 유럽으로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유럽은 단기적으로 LNG 외 에 천연가스 공급량을 늘릴 대안이 없다.
글로벌 LNG 시장은 적어도 2025년까지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팔지 못하는 양을 다른 나라에 팔면 되지 않느냐?'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 러시아의 LNG 수출 설비는 초기 계획된 생산량 이상으로 가동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더 늘릴 방법이 없다. 계획된 LNG 프로젝트는 유럽의 LNG 장비 수출 금지로 완공 시기를 확정지을 수 없다. 파이프라인을 통한 수출은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러시아는 중국행 Power of Siberia 1'을 가 동 중인데, 2022년 이를 통한 공급량은 약 1,250만 톤, 2025년에는 2,800만 톤 정도로 전망된다. 수출량이 증가하기는 하지만, 기존 유 럽행을 대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연간 3,675만 톤의 천연가스 공급 능력을 지닌 Power of Siberia 2 Pipeline도 계획 중인데, 이는 2030년에 가동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러시아가 유럽행 천연가스 를 처리할 방법이 딱히 없다.
- 2025년까지 공급 부족 상황 지속을 전망하는 이유는 현재 건설 중인 LNG 프로젝트 기준 2022~2025년에 완공되는 설비 규모가 8,510만 톤으로, 유럽이 추가 조달해야 하는 1억 톤에 미치지 못하 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앞서 언 급한 것처럼 러시아의 LNG 프로젝트는 유럽의 LNG 기자재 수출 금지 영향으로 계획된 시기에 완공될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러 시아 물량을 제외하고 보면 2025년까지 나올 수 있는 물량은 5,740 만 톤에 불과하다. 유럽의 러시아 PNG 대체 수요 1억 톤과 중국, 인도 등의 수요 증가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다. 위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LNG 수급은 2026년 하반기에나 해소될 전망이다.
- 장기적으로 공급 문제는 풀리겠지만, 시장은 양분될 전망
2026년 이후 FEEDFront & End Engineering & Design 단계 프로젝트 규 모는 2.93억 톤이다. 이중 미국 1.75억 톤, 캐나다 3110만 톤, 러시 아 2,340만톤, 멕시코 2,180만 톤으로, 북미의 비중이 77.8%에 달한 다. 현재 건설 중인 LNG 프로젝트에 있어 북미의 비중은 (러시아 물 량 포함) 33%이다. 프로포즈드 프로젝트proposed Project의 경우 최근까 지 2.98억 톤이 제안됐는데, 여기서 미국과 캐나다의 비중은 40%이 다. 큰 이변이 없다면 향후 LNG 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가 압도적인 물량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국은 이런 상황이 불편할 것이다.
중국의 천연가스 자급률은 2010년 89%에서 2021년 55%로 수 입 의존률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중국 정부의 '2060 탄소중립' 목표와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감소시켜야 하는 석탄 소비량을 감 안하면 천연가스는 과도기에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부각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소비 증가 속도를 자체 생산량이 따라갈 수 없어 중국의 천연가스 수입이 증가하는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 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선택은 미국이 아닌 러시아일 수밖에 없 고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의 북극해 프로젝트에 대한 중국 참여는 더 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결국 천연가스 시장이 미국산을 수 입하는 국가와 러시아산을 수입하는 국가로의 양분 가능성을 의미 한다.
- 2018년 개장된 상해 원유 선물 시장의 2021년 거래량은 WTI 거래량의 42.5% 수준이고 브렌트 거래량의 63.3%에 달했다. 브렌트 거래량을 넘어서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물론 상해 원유 선물 시장의 참여자가 누구인지는 파악할 수 없지만, 유동성 측면에서 브 렌트와 유사한 수준을 제공할 수 있다면 잠재적 성장 가능성은 분명 크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수요가 증가하는 가장 큰 시장이기 때문 이다. '페트로달러 PetroDollar냐, 페트로위안PetroYuan 이냐'의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되고 있고 힘의 역학 관계는 한층 더 복잡해지고 있다.
- 언젠가는 사라질 페트로달러
시간은 걸리겠지만, 신재생으로의 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 과 정에서 화석 연료에 대한 비중이 낮아져 장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 스크가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낙관적인 전망을 한 바 있었다. 지금 까지의 분쟁들이 'Energy'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는 국가나 지역들도 신재생 발전을 통해 일정 부분 에너지 자급이 가능해지면 굳이 남의 것을 탐하는 의사결정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해서이다. 그런데 전쟁의 발발에 따른 원자재commodity 가격의 급등으로 세상이 이렇게 양분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유럽은 향후 수년간 힘들기는 하겠지만, 러시아 없는 에너지 수 급 구조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린 당분간 화석 연료를 계속 써야 하고 러시아는 동진을 통해 판로를 확보하려 할 것이며 중국은 이 상황에서 최대 에너지 수입국으로서의 이점을 이용할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이란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 원유를 지속적으로 수입해 왔기 때문에 중국에게 최적화된 시장 환경을 만들려고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은 중국 시장을 두고 러시아와 사우디 간 경쟁을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페트로달러의 지위가 확고부동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페트로 달러의 지 위가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 나 어떤 식으로든 위안화의 글로벌 사용 확대를 추구하고 싶은 중국 은 약간의 틈새가 보이는 에너지 결제 시장을 적극 활용할 것이다. 리비아의 카다피, 이라크 사담 후세인 그리고 베네수엘라 차베 스의 공통점은 원유 대금 결제를 달러 이외의 화폐로 하고자 했다는 점이고 그 끝이 모두 좋지 않았다. 페트로달러가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라고는 하지만, 미국이 이를 쉽게 놓아줄 리 없다. 적어도 신재 생에서의 넘볼 수 없는 확실한 주도권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 중력은 (지구가 존재하는 한) 어디에나 존재하며 변화하지 않기 때 문에 일정하다. 그리고 이를 이용하는 것에 있어 높은 기술력이 필 요하지 않다. 저장한 후에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률Round Trip Efficiency도 크지 않다. 손실률이 가장 좋은 것은 배터리로, 90%까 지 가능하고 수력은 80% 수준까지 가능하다. 수소는 35% 수준으로 저장 설비 기준 가장 낮지만, 카본 중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운 반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 실현에 있어서 대체할 대안이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 전력 에너지를 저장하는 가장 우선적인 방법은 배터리를 사용하 는 것이다. 현존하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기는 하지만, 투자비가 많이 들고 신재생 전력의 대규모 에너지 저장용으로는 규모면에서 분명 한 한계가 있다. 따라서 배터리 ESS에 대한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다른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에는 앞서 언급한 중력도 있고 수 소도 있다.
중·장기적으로 언급되는 대안은 잉여 전력을 활용해 수소를 생 산하고 이를 저장하는 방법인데, 인류는 이미 천연가스 저장 용도로 '소금 동굴salt Cavern'을 사용하고 있다. 수소의 저장은 쉽지 않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소금 동굴을 이용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소금동굴은 초기 건설 비용만 필요할 뿐, 운영 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반 영구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소금 동굴을 건설하는 데는 5년 내외의 시간이 필요하고 현존하는 설비 중에는 크기가 100만m짜리도 존 재한다. 100만m2 규모의 소금 동굴에 10기압 압력으로 수소를 가스 상태로 저장하면 약 900톤 정도를 저장할 수 있는데, 이는 전력량기 준 30GWh에 해당하는 양이다.
에너지 볼트Energy Vault라는 기업은 중력을 이용한 에너지 저장 설비를 만드는 업체로, 이 업체가 보유한 설비의 손실률은 85% 수준 이라고 한다. 투자비는 배터리의 68% 수준으로 낮고 화재 및 폭발 의 위험이 전혀 없으며 상황에 따라 12시간 이상의 방전이 가능하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에너지 볼트는 폐기물 등으로 만든 약 35톤의 블록 6,000~7,000개를 잉여 전기 발생 시 약 150m 내외의 높이로 6개의 크레인을 이용해 탑을 쌓고, 전력 필요 시 이를 땅으로 떨구며 전력을 발생시키는 방식이다. 21세기에 석기 시대 방식을 사용한다는 것이 의외이긴 하지만, 이런 시도를 하는 업체들이 많다.

- 오로지 물가에만 전념할 수 있다면 '끝장'을 봐도 되겠지만, 물가 안정 외에 연준의 또 다른 통화 정책 목표는 '최대 고용 달성'이다. 고용이 불안해지면 물가에만 신경 쓸 수 없다. 물가 안정만을 통화 정책 목표로 세워 두는 많은 중앙은행과 달리, 연준의 통화 정책 목 표는 물가 안정stable price, 최대 고용 달성maximum employment 그리고 안 정적인 장기 금리 유지moderate long-term interest rates 이다.
지금 연준이 물가에 집중할 수 있는 이유는 고용 시장이 매우 탄 탄하기 때문이다. 2022년 9월 기준 미국의 실업률은 3.5%로 자연 실업률인 4.4%를 하회한다. 사실상 완전 고용 상태에 들어서 있는 것이고 최대 고용 목표는 달성돼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 다른 통 화정책 목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물가 안정에 총 력을 쏟을 수 있는 것이다. 실업률이 4.6%를 상회하기 시작하면 연 준의 강경 일변도 긴축 정책이 막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예상한다.
이 수치는 1950년 이후 미국의 11번 경기 침체가 도래하기 직전 6개월 간 실업률의 평균치다. 실업률이 4.0% 중·후반대에 진입하면 연준의 시선은 물가와 고용으로 분산될 것이고 분산된 시선은 자연 스럽게 물가 억제 의지를 약화시킬 것이다. 물론 고용 지표는 대표적 인 경기 후행 지표로서 고용의 약화는 경기의 본격적인 둔화를 의미 하고 경기의 둔화는 물가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이 부분도 연준 이 긴축 사이클을 종료시킬 수 있게 만드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 연준을 멈추게 할 수 있는 또 다른 열쇠는 '주택 시장'이다. 1950년 주거관련물가지수CPI Shelter와 기준 금리 간의 상관계수는 0.73으로, 일반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 CPI(0.68)보다 높다. 더욱이 미 국 전체 CPI에서 주거 관련 품목의 가중치는 약 32%로, 가장 큰 품 목군 중 하나이다. 주택 시장이 냉각되면 물가의 둔화 속도가 빨라 질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미국도 한국처럼 주택 시장 둔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주거 CPI에 일반적으로 6개월 정도 선행한다는 질로 우zillow' 렌트 가격 지수, 전미주택건설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Home Builders, NAHB 주택 시장 지수 모두 가파르게 하락 중이다. 미국인들의 자가 주택 보유율도 65.8%로, 역사적 평균(65.6%)에 수렴하는 가운 데 7.0%대에 진입한 모기지 금리를 고려하면 추가 매입 여력도 크 지 않다는 판단이다. 수요의 추가 개선이 어려운 가운데 주택 공급 은 여전히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한국 경기는 순환적 관점에서 이미 2022년 중반부터 둔화 국면 에 들어섰다. 앞으로의 상황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한국 경제의 주 성장 동력원은 '수출'과 '소비'인데 이 두 가지 모두 추가 개선을 기 대하기 힘들다. 2022년 초 소비의 빠른 개선은 방역 조치 완화로 사 람들의 바깥 활동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다시 사회 생활을 정상적 으로 할 수 있으니 씀씀이가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 동안 사지 못 했던 것도 살 수 있고(이연 소비), 쓰지 못해 모아 놓은 돈으로 '플렉 스(보복 소비)'도 할 수 있다. 이런 일시적인 소비 개선 효과도 이제는 크게 줄었다. 실제로 우리나라 소비 형태를 보면 백화점과 같은 실물 점포 판매와 모바일, 인터넷 쇼핑과 같은 무점포 판매 증가율이 코로나19 방역 조치의 강화-완화 사이클과 맞물려 뚜렷한 역의 상 관관계를 보였다.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 실물 점포 판매가 증가하는 대신 무점포 판매는 감소하거나 둔화됐고 이와 반대의 경우도 마찬 가지였다. 일시적인 효과는 끝났다. 계속 이연 소비, 보복 소비를 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코로나19가 바꾼 세상에 소비자들은 적응했다. 수출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주변국 환율 약세로 설명할 수 있다. 이미 대부분 국가의 경기 반등은 끝났고 이제는 서서히 또는 빠르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추가로 뭔가를 구매할 여력이 줄어들 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수출강국인 우리나라에는 좋은 소식이 아 니다. 내다 팔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의 양이 줄어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환율 문제는 앞에서 설명한 한국은행 통화 정책의 키워드인 '환율'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하면 편하다.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국은 다름 아닌 위안화를 쓰는 '중국'과 엔화를 쓰는 '일본'이다. 중국, 일 본의 통화 가치도 우리나라 못지않게 하락했는데, 이는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한국 수출 품목의 가격 경쟁력을 상쇄시킨다. 우리만 싸게 파는 것이 아니라 경쟁자들도 싸게 팔 수 있게 된 것과 같은 개념이다.
-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장세는 어디였을까?
약세장은 보통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구조적 약 세장이다. 금융 기관이나 가계 또는 기업이 부실해지면서 국가 경제 시스템이 무너지는 경우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1) 1920년대의 미국 사회 전체의 버블이 기업의 부실을 야기했던 1929년의 대공황
2) 달러 금태환 중지와 오일 쇼크가 함께 맞물리면서 물가가 폭등한 1973년
3) 새로운 1,000년을 앞두고 정보 기술 기업의 과잉 투자와 연이은 분식 회계 그리고 테러가 야기한 2000~2002년
4) 금융 기관이 망해버린 2008년 구조적 약세장은 주가지수가 50%는 빠져야 끝난다.
- 두 번째는 경기 순환적 약세장이다. 경제 사이클의 변화에 맞춰 주가가 오르락 내리락 한다. 1928년 이후 S&P 500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경기 순환적 약세장은 1년에서 1년 반 사이에 한 번 나타날 정도로 자주 발생한다. 주가는 적게 빠질 때는 10%, 많이 빠질 때는 30%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세 번째는 특정 사건이 야기하는 약세장 Event-Driven 이다. 2020년 1분기에 봤던 코로나19에 따른 주가 급락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경기 순환적 약세장과 유사한 수준의 증시 움직 임이 나타나곤 했다.
2022년부터 이어진 미국 시장의 약세는 두 번째와 세 번째가 맞물렸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물가 부담에 따른 긴축이 경기를 악화시 키는 와중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라는 사건이 터졌다. 2022년에는 구조적 약세장이 아닌 상황에서 하락할 수 있는 최대치 로 주가가 빠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구조적 약세장이라고 하기에는 미국의 가계와 금융 기관이 충분히 건전하다. 2022년의 약세장이 경 기 순환적이라고 하면 2020~2022년의 주식 시장이 어떤 장세였는지 파악해 보고 2023년이 어디에 있게 될지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 2020년 바이오엔테크BioNTech는 지식 재산권은 유지한 가운데, 중국의 복성 제약과 임상 시험 및 백신 상용화 계약을 체결했다. 복 성제약은 파트너십하에 연간 10억 도스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지원했다. 한편 상하이 베이스의 에버레스트 메디슨Everest Medicines Group은 캐나다 바이오테크 기업인 프로비던스 테라퓨틱스providence Therapeutics와 기술 이전을 포함한 mRNA 백신 후보군 접근 계약을 체 결한 바 있다. 중국이 동태적 제로 코로나를 완화하지 않는 이유를 이번 이슈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1) 중국은 자체 개발한 불활성화 백신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 을 이미 인지하고 있음
2) 지금 동태적 제로 코로나를 풀면 대규모 확산은 불가피 (더 나 아가 중증, 사망까지 폭증하고 지금까지 진행된 중국의 백신 외 교와 과학적이라고 주장한 동태적 제로 코로나가 모두 거짓 이라는 것이 확인될 우려가 있음
3) 중국에 백신을 팔고자 하는 모더나의 의지를 극적으로 이용해 mRNA 기술을 확보하고 '유의미한 백신'을 제조하면서 명분유지
- 대규모 확산 가능성을 이유로 동태적 제로 코로나를 유지하는 것은 더 이상 과학적이지 않다. 필자는 중국의 방역 조치가 2023년 3월 양회 이후 점진적으로 바뀌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중 국 공산당 당위성을 보전하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물가와 고용이 라고 언급한 바 있다. 고용은 곧 그 나라의 경제 성장을 의미한다. 경 제가 정체되거나 둔화되면 기업들의 고용 활동은 소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2022년부터 주요 기업이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거나 고 용 계획을 연기하는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 소수의 엘리 트 집단이 14억 명의 인구를 통제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던 것은 중 국 공산당이 안정적으로 경제를 이끌어왔다는 인식을 명확하게 심어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이미 경제 성장률은 한자리 대로 낮아진 지 오래됐고 부동산 규제 및 동태적 제로 코로나까지 더해지면서 중국 경제의 활기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 시진핑 1인 체제가 공고해졌다고 하더라도 중국의 근본은 중국 공산당이다. 시진핑이 중국 공산당 서열 1위이기는 하지만, 그 존재 자체가 공산당이 될 수는 없다. 시진핑은 마오쩌둥이 아니며, 마오 쩌둥이 될 수 없다. 시작이 다르다. 마오쩌둥은 중국을 세운 인물이 다. 지금처럼 미국과 G2라는 이름으로 세계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 중국의 시작인 것이다. 
시진핑은 장저민(상하이방)과 후진타오(공청단) 간 권력 싸움의 수혜자로 평가받는다. 시진핑 집권 초기 사실상 중국 서열 2위로 불 리는 왕치산을 필두로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명분하에 상하이방과 공청단의 핵심 인사를 처벌했다. 중샤오페이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부주석은 2021년 개최된 중국 공산당 100주년 경축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집권 기간 동안 부정부패 혐의로 409만 명을 적발, 374만 명 을 처벌했다'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중국의 부정부패 지수가 상승하 고 있었고 시진핑 주석 집권 이래 낮아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의 행보가 진정으로 중국 관료의 탐욕과 부패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평 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권력을 쉽게 얻었던 만큼 정치적 기반을 공고히 하는 힘과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부정부패 척결' 은 이러한 시간을 벌기 완벽한 슬로건이었다.
- 시진핑의 목표 자체가 태자당을 넘어 시자쥔을 새로 구축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보자. 다른 계파에 권력을 다시 빼앗길 수 있다는 공포심으로, 경제 등 다른 사안은 무시하고 오로지 집권 체제에만 몰두했다고 가정해 보자. 새롭게 출범한 20기 지도부는 전원 시자쥔 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이미 본인을 둘러싼 모든 요직 인물이 자 신의 사람인데, 여기서 더 해야 할 것이 있을까? 모두가 같은 편에 있는 사람들인데, 시진핑이 경계를 계속 할 필요가 있을까? 최근 10 년이 스스로에게도 불확실한 위치였다면 지금은 오히려 안정적으 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협력하려는 태도를 보일 수 있다. 이 미 네트워크가 구축된 타지에서 오랜 시간 생활한 사람들이 고향사 람들과 만나면 어떨까? 그동안의 긴장과 고민을 내려 두고 본인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 언급한 바와 같이 코로나19 이전까지 중국의 경제 성과와 시진핑의 행보를 비난하기에 는 아까운 부분이 꽤 많다.
과격한 방식으로 주변을 정리하기도 했고 이 때문에 시장이 외 면하기도 했지만, 그런데도 투자자들의 기대는 아직 남아 있는 것으 로 보인다. 시진핑의 3연임 준비가 본격화된 2018년부터 2021년까 지후 · 선강퉁 채널을 통해 중국 주식 시장으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 은 1.3조 위안(한화 약 256조원)에 달한다. 2022년 1~8월 중국에 대 한 외국인 직접 투자FDI는 2021년 대비 20.2% 증가했다. 모두가 시 진핑의 3연임을 확실시하는 동안에도 중국에 대한 매력이 크게 훼 손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 기업이 재생 에너지를 조달하는 방법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정부는 K-RE100을 통해 이행 수단을 녹색 프리미엄제, 신 재생 에너지 공급 인증서REC구매, 제3자 전력 구매 계약PPA, 지분 투 자, 자체 건설 등을 마련했다. 이 중 재생 에너지 이행 수단으로 PPA 가 주목받고 있지만, 이 또한 재생 에너지 가격에 망 사용료가 포함되면서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PPA는 기업이 재생 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 회사와 전력 공급 계약을 맺는 것으로, RE100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RE100 기업은 2015년 3.3%에서 2019년 약 26%로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재생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녹록지 않은데도 기업들의 RE100 가입과 재생에너지 확보는 거스 를 수 없다. 또한 RE100은 개별 기업 혼자 달성한다고 끝이 아니라 원료에서부터 부품 하나까지 수많은 협력사와 함께 동참할 것을 요 구하고 있다. 그래서 RE100은 협력사까지 미칠 파장이 크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복잡하고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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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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