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코드

심리 2022. 3. 13. 10:45

이 책은 알렉산더 로이드 박사가 지은 책으로 전작인 힐링코드, 러브코드에 이은 작품이다. 힐링코드에서는 건강문제의 원천을 치유하는 법을 제시했고, 러브코드에서는 성공을 가로막는 원천을 치유하는 법을, 그리고 이번 메모리코드에서는 모든 문제의 원천을 치유하는 법을 제시한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고통스러운 기억이고, 부정적인 기억을 긍정적인 기억으로 바꾸는 과정을 통해 삶의 성취를 이루어 낼 수 있다.

우선 기억은 동영상처럼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무수한 자극들을 데이터처럼 받아들이게 되는데, 그 중에서 생명의 위협과 관련된 것들이 우선적으로 처리되고, 나머지는 과거의 기억들을 통해 걸러지게 되고, 마치 포토샵 파일처럼 저장된다.

결국 기억은 환상에 가까운 것이다. 어떤 기억은 우리 조상으로부터 대대로 이어져 온 것일 수도 있으며, 어린 시절 일화적인 사건에 대해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이 보인 반응 때문에 특정한 방향으로 기억이 생성되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기억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를 배워서 치유할 수 있는 부분은 치유하고, 앞으로 진실과 사랑 속에서 현재를 살아나가는 것이다.

기억을 바꿀 수 있다면 삶을 진정으로 변화시키고, 이런 변화를 유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원천기억을 대상으로 하는 에너지 의학이자 심리학 기법의 하나인 기억 엔지니어링을 소개하고 있다. 엔진니어링이라는 말이 붙으면 뭔가 기계적인 느낌이 들지만, 기억엔지니어링은 그저 기억의 이미지를 창조하고, 치유하고, 편집하고, 수정하는 도구이다. 이 과정에는 수술도, 약도, 의사도 필요치 않다. 기억을 바꿀 기술은 이미 우리안에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기술은 바로 상상력 혹은 이미지메이킹이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과거의 기억이 현재 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거나, 불안이나 우울증 증상이 있다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기억 엔지니어링 기법을 통해 고통에서 해방되고 정신건강을 개선해 볼 것을 제안한다.

 


* 본 리뷰는 출판사 도서지원을 통해 자유롭게 작성되었습니다.

 

- 오늘날 신경과학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자 중 한 사람이자 교수이며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신경과학부 학부장인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이렇게 말했다.  “뇌는 자극과 반응을 조정하는 회로에서 여러 중재 단계를 거치지 만, 필수적인 조건 한 가지가 충족되지 못하면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을 수 있다. 그 필수 조건이란 자극으로 받아들인 이미지들을 '생각'이 라고 불리는 과정을 통해 내적으로 나타내고 정리하는 능력이다.”
여기서 말하는 마음은 어떤 것을 하려는 의향'이며, 이미지는 단순 히 시각적 이미지뿐 아니라 음향 이미지, 후각 이미지 같은 것들도 포 함한다. 즉 이미지가 없는 생각이란 있을 수 없다. 또 기억과 이미지는 뇌에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세포 자체에도 각인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 두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전작 《러브 코드》에서 사우스웨스턴대학교의 연구를 인용했다. 전국적인 뉴스로 회자됐던 질병과 질환의 근원에 관 한 이 연구에서, 연구원들은 질병의 근원이 세포기억cellular memory)' 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인체의 세포는 뇌의 관여 없이 자체적으로 경 험을 기록한다. 이렇게 세포에 기록된 기억은 암, 정신적 트라우마, 중 독, 우울증 등을 겪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세포기억은 뇌가 있어야 처리 할 수 있는 기억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 세포기억이라는 개념과 관련이 있는 학문분야는 유전자를 활성화하거나 비활성화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다루는 후생유전학 epigenetics 연구다. 세포생물학자이자 후생유전학의 선구자인 브루스 립턴 Bruce Lipton, PhD은 《당신의 주인은 DNA가 아니다 The Biology of Belier》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세포는 카메라와 같다. 어떤 환경이든 세포막은 렌즈와 마찬 가지로 작용해서, 이미지를 포착한 뒤 그것을 데이터베이스가 있는 핵 核. nucleus으로 보낸다. 그곳이 바로 저장된 이미지가 보관되는 곳이다.”
나는 립턴이 저장된 이미지'라고 부른 것, 사우스웨스턴대학교 연구원들이 세포기억'이라고 부른 것, 안토니오 다마지오가 이미지'라고 부른 것이 모두 같은 맥락이며, 내가 원천기억이라고 부르는 삶에서 생 기는 문제들의 근원과 같다고 본다. 
- 쾌락은 항상 좋고 고통은 항상 나쁘다는 믿음은 완전히 잘못됐다. 고통은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인 경우가 아주 흔하며, 잘못된 쾌락은 우리를 파멸로 몰고 간다.
여러분에게 이렇게 약속하겠다. 고통에서 두려움을 분리하는 법을 배우고, 비통이나 공황에 빠지지 않으면서 육체적인 고통을 경험할 수 있으면, 마치 공원에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내가 보장한다!
본래 인간이 설계된 대로 살아간다면, 우리의 기본적인 경험은 육 체적, 정신적, 영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일 것이다. 그러나 차단, 파손, 결핍이 엄청난 영향을 끼쳐서, 그런 기본 상태를 실제로 경험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인간의 심장은 몸 전체에 혈액을 효율적으로 공급하도록 만들어졌다. 그렇지 않을 때, 이를 기능부전이라고 부른다. 몸을 쉽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근육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을 때, 이를 기능부전 이라고 부른다. 면역 체계는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를 인식하고 이를 세 포 수준에서 파괴하도록 만들어졌다. 그렇게 기능하지 않거나 위협이 되지 않는 요소에 과잉반응할 때, 이를 기능부전이라고 부른다.
이제는 인간의 정신적 과정도 이와 마찬가지임을 인정해야 할 때 다. 시상하부는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일 때만 스트레스 반응의 스위치 를 켜도록 되어 있다. 위험 상황이 아닌데도 스트레스 반응 스위치가 켜지면, 기능부전이 있는 것이다.
나는 그런 기능부전의 근원이 기억에 있다고 믿는다.
- 개인적 경험이 기억되는 방식이 주위 세계를 동영상으로 녹화하는 것과 같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즉 오감으로 무언가를 경험하고 이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기억의 형태로 저장해 두었다가, 나중에 그 경험을 되새길 때면 일어났던 일을 정확히 다시 보게 된다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기억이 형성되는 과정은 그것과 조금도 비슷하지 않다. 실제로 오늘날 많은 연구원들은 개인적인 기억을 포함 한 모든 기억은 환상이라고 일컫는 편이 더 정확하다고 설명한다.  어째서 그럴까? 우리가 보는 것은 오감을 통해서만 수집한 객관적 인 데이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두 눈과 오감을 사용해 보고 경험한 것 은 이미 존재하는 기억의 렌즈를 통해 일차적으로 걸러진다.
- 일단 태어나서 세상을 경험하기 시작하면, 데이터가 말 그대로 빛 의 속도인 초당 18만 6,000마일의 속도로 감각을 통해 입력된다. 데이터 는 녹화된 동영상처럼 입력되는 것이 아니라 전기적, 화학적 자극의 형 태로 우리 안에 들어와서, 수조 건에 달하는 기존의 기억들을 먼저 통 과한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간 두뇌의 기억 용량은 약 1,000조 바이트, 즉 전체 인터넷 용량에 맞먹는다. 현재 상황과 어렴풋하게라도 비슷한 데이터가 있는 과거의 기억, 잠시 뒤에 다루겠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생명의 위협에 관한 기억은 최우선으로 처리된다.  자극들이 그 모든 기억을 통해 걸러지면 무의식적인 마음이 전체 데이터를 조합해서 완성된 내면의 심상이나 영상을 만드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의 새로운 기억이다. 이 새로운 기억이 우리가 '본' 것이며, 그 결과로 느낌, 생각, 몸의 화학 반응, 행동이 나온다. 기억은 비유하자면 녹화된 동영상보다는 포토샵Photoshop 파일에 더 가깝다. 모든 과정은 거 의 실시간에 가깝게 즉각, 저절로, 그리고 쉼 없이 일어난다.
그렇다는 말은 이런 처리 과정의 결과로 생성된 영상이나 심상, 즉 우리가 통상적으로 기억이라고 부르는 것은 실제로 일어난 일 그대로 가 아닐 때가 많다는 뜻이다. 사실 우리 기억은 적게는 1퍼센트에서 많 게는 99퍼센트까지 실제와 다르다.
- 스티븐 핑커 steven Pinker 는 저서 《지금 다시 계몽 Enlightenment Now)에서, 가용성 휴리스틱 availability heuristic 또는 가용성 편향availability bias으로 불리는 널리 알려진 현상에 대해 설명한다. 가용성 휴리스틱이란 어떤 사실이나 상황이 머릿속에 더 쉽게 떠오를수록 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더 많이 믿게 되는 경향을 뜻한다.
“빈번히 일어나는 사건은 더 강한 기억의 흔적을 남긴다. 따라서 기 억이 강력하다는 건 일반적으로 그 사건이 더 자주 발생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어떤 기억이 노출 빈도가 아닌 다른 이유(예를 들어 생생함, 유혈과 폭력, 독특함, 속상함)로 마음 검색엔진의 검색 결과에서 상위에 놓일 때마다 사람들은 그것이 세상에서 차지하는 의미를 과대평가하게 될 것이다.”
핑커는 그 예로, 통계적으로는 자동차 사고로 사망할 확률이 비행기 사고로 사망할 확률보다 훨씬 높지만 비행기 사고가 언론에 보다 자주 보도되기 때문에 차에 타는 것보다 비행기에 타는 것을 더 두려 워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들었다. 이것이 바로 가용성 편향이 작용한 결과다.
기억의 가용성을 결정하는 요소는 그 기억이 얼마나 생생한지 여부이며, 이는 몇 가지 요인으로 결정된다.
- 사실 부정적인 기억은 부정 편향 negativity bias 으로 알려진 현상 때문에 일반적으로 보다 생생하게 남는 경향이 있다. 저자이자 뇌과학자인 제프 스티벨Jeff Stbel은 “나쁜 일은 좋은 일보다 마음에 더 크게 다가온 다”라고 말한다.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잠재적인 위험에 주의를 기울여야 했기 때문에 그렇게 진화했다.” 그래서 내 아 들 해리가 그랜드캐니언의 아름다움보다 멀미로 토했던 기억을 더 생 생히 떠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더 생생하다'거나 '더 강력하다'는 게 반드시 '더 정확하다. 는 의미는 아니다. 기억을 연구하는 심리학자 줄리아 쇼는 저서 《몹쓸 기억력 The Memory llusion》에서 기억에 오류와 오해가 파고드는 수많은 경로에 대해, 그리고 전혀 일어난 적이 없거나 적어도 목격한 적이 없는 일을 기억한다고 확신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자세히 설명한다.
쇼에 따르면, 독일 트리어대학교의 토마스 실링 Thomas Schilling과 그 동 료들은 스트레스가 기억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2013년에 발표 했다. 이들은 코르티솔이 분비되면 기억이 강하게 남지만 동시에 오류 를 받아들이기가 더 쉬운 상태가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은행 강도를 목격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 총구가 자신을 향했다는 사실을 또렷이 기억할 가능성이 크지만, 총을 들고 있는 사람의 얼굴 같은 다 른 중요한 정보는 놓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설상가상으로 보통의 기억과 달리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기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화해서 실제보다 큰 충격을 경험한 것처럼 기억하게 만든다. 한 연구에서 연구원들은 사막의 폭풍(Desert Storm, 1991년 걸프전쟁 때 다국적군의 작전명으로, 걸프전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옮긴이) 퇴역군인들에게 전역 후 한 달 뒤와 2년 뒤에 각각 복무 기간 동안 의 특정 사건에 대해 질문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8퍼센트가 적어도 한 가지 질문에서 예전과 다르게 대답했고 61퍼센트는 한 가지 이상의 질문에 다른 답을 냈으며, 응답자 대부분이 두 번째 시기에 부정적인 사건을 더 많이 기억했다.
기억이라고 지칭하는 것이 사실은 환상에 가깝다고 말하는 학자 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상담 내담자들이 예전에는 전혀 기억하지 못했던 온갖 유형의 학대를 기억해냈다. 그 시기는 심리학자들이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의 실체를 보다 잘 인식하기 시작하던 때였다. 상담치료사들은 선의의 의도에서 이런 질문을 반복해 질문하곤 했다. “어릴 때 당신에게 부적절하게 손을 댄 사 람이 정말로 없습니까? 이런 증상이 있는 것을 보면 성적 학대가 의심되는데요.” 그러면 내담자는 자연적으로 어떤 시나리오가 있을지 상상 해보게 되고, 그러다 갑자기 학대 사례를 생생히 기억해낸다. 이 기억들 중 일부는 실제이며, 치유 과정에서 중대한 돌파구가 된다. 하지만 상담 치료사의 질문에 자극받아 내담자가 기억을 상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지는 경우가 많았다.
- 인간의 기억이 녹화된 동영상보다 환상에 더 가깝다는 것을 이해 하면 타인과 자기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이 훨씬 덜 들지 모른다. 남을 판단하거나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자각하면, 이런 식으로 생각 하도록 자기 자신을 훈련할 수 있다. 잠깐, 여기서 속단할 필요는 없잖 아. 내가 기억하는 말을 저 사람이 정말로 했는지 아닌지 모르고, 내가 받아들인 것과 다른 의도에서 말한 것일 수도 있잖아. 판단을 잠시 미루고, 이 일이 어떻게 해서 생긴 건지 조금 더 알아봐야겠어.”
만약 당신이 스스로를 엄격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면, 당신의 내부에 조상에게 물려받은 기억이 있으며 그 기억이 세상을 보는 관점을 좌우하고 궁극적으로 믿음, 생각, 느낌, 뇌의 화학작용과 행동까지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다. 나 같은 경 우 결혼을 하고 초창기 몇 년 동안 대체 어떤 무의식적인 문제나 조상 에게 물려받은 문제들 때문에 그렇게 오만하고 자기 중심적인 멍청이처럼 굴었는지 모른다. 짐작되는 구석은 있지만, 합리적인 의혹 이상의 분명한 증거는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기억이 어떤 식으로 작용 하는지를 배워서 자신과 타인에게 연민을 품고, 얼마나 오래 걸리는 치유할 수 있는 부분은 치유하고, 앞으로 진실과 사랑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데 전념하는 것이다.
- 대한 기억 오작동에는 다음 세 가지 요소가 작용한다.
하나, 기억의 퇴화. 
둘, 옳고 그름에 대한 잘못된 체계를 선택해서, 결국 어른이 아니라 다섯 살짜리 아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
셋, 변화를 원하면서도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능력을 잃은 것.
이 모든 과정은 기억의 퇴화에서 시작한다.
- 오늘날에는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기억에 생사의 문제로 분류된 상황이 수백에서 수천 가지에 이른다. 가령 증조할아버지가 세금을 체납한 것이 원인이 되어 결국 집을 잃고 말았다면 우편물을 확인하는 것도 생사 반응을 촉발할 수 있다. 부모님이 자주 다퉈 어머니가 눈물 흘리는 것을 빈번히 보면서 자랐다면 누군가가 눈물을 흘리는 것에 생 사 반응이 나타날지 모른다.
물론 우리는 이런 상황이 나를 죽일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저 우편물을 확인할 때마다 약간의 스트레스를 느끼고, 우는 사람을 볼 때마다 불안감을 느낄 뿐이다. 별일은 아니다. 단지 불쾌함이 느껴지 는 대상이거나 성격적 특성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분노, 좌절, 짜증, 원한, 비통, 쓰라림, 용서받지 못함, 심각한 감정을 느낀다면, 의식하든 하지 못하든 그런 감정과 관련된 원천기억에 '생사와 관련한 문제다'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마음은 그야말로 생명의 위험에 처한 것처럼 생리학적으로 반응한다.
- 다니엘 G. 에이멘 Daniel G. Amen은 저서 《그것은 뇌다 Change Your Brain,Change Your Life)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 뇌는 어떤 특정한 사건을 기억할 때마다, 맨 처음에 방출됐던 것과 비슷한 화학물질을 방출한다.”
즉 우리 기억 대부분이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 우리 마음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구분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지금 일어나는 현재시제의 현실로 취급한다. 그래서 그녀는 하루도 빠짐없이 매 시간마다 강간을 당했고, 그녀가 그러므로 이렇게 됐다'고 생각했던 상황이 따라다녔다. 3년을 이와 같이 보내고서, 더는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런 기억이 치유되면 강간을 당했던 사건 자체가 사라지거나 아니면 사건을 이제는 기억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일까? 당연히 아니다! 그녀는 자신이 강간당했다는 것을 여전히 인식한다. 기억의 그 부분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기억에서 바뀐 부분은 그녀의 해석, 즉 강간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믿는 그릇된 생각이다. 이제 그녀의 기억에는 자신이 나쁘거나, 더럽거나, 비인간적이라는 믿음이 존재하지 않으며, 시상하부에 두려움의 신호가 전달되지 않는다. 3년 동안의 고생 끝에, 과거에 끔찍한 일이 자신에게 벌어졌지만, 자신은 좋은 대우를 받을 만한 괜찮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마침내 믿게 됐다. 그녀의 경우 그런 거짓말은 평화로 바뀌었다. 
- 원천기억을 치유하기 전에, 그와 같은 오류가 애초에 왜 발생했는지에 관해 조금 더 알아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런 기억의 퇴화는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 안에는 우리가 가지고 태어난 기본 설정 default 만 포함되어 있을 뿐이고, 이 세상에 태어난 뒤에 삶의 경험과 상상을 통해 각자의 기억을 덧붙이기 시작한다. 기본설정은 눈에 보이 는 거의 모든 것이 우리를 죽일 것이라는 잘못된 이야기를 주입하는데, 우리는 모든 경험과 상상을 그런 기본설정 프로그램을 통해 해석해나간다!
다시 말하지만, 당신을 가장 짜증나게 만드는 일이 당신을 실제로 죽일 것이라는 사실을 믿느냐고 누군가가 질문한다면, 당신은 거의 틀 림없이 아니요'라며 단호히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당신은 여전히 그런 일이 당신을 죽일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단지 그런 느낌에 너무 익숙해져서 정상처럼 받아들이는 것뿐이다.
- 자유의지가 환상이라는 발상은 결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2012년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실린 '뇌 사용설명서 Your Brain: A User’s Guide'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무의식적인 마음에서 일어나는 전기자극이 의식적인 마음의 활동이 나타나기 전에 행동을 개시한다는 사실을 밝힌 연구를 소개하면서, 그런 현상을 의도의 환상'이라고 지칭했 다. 그 외에 무의식의 통제를 받는 미주신경이 생각, 감정, 행동에 끼치는 중요한 영향을 밝힌 연구들도 다루어졌다.
한번은 친구인 윌리엄 틸러 박사에게, 수십 년 동안의 연구와 실험 을 통해 알게 된 사실 중에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느냐고 물었더니 "의도”라는 답이 돌아왔다. 뒤이어 의식적인 의도뿐 아니라 무의식적인 의도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믿느냐고 질문했다. 그의 답은 다음과 같았다. “당연하지. 그리고 일반적으로 의식적인 의도는 우리를 제한하는 무의식적인 의도를 고치기 전에는 작용하지 않아."
-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가 달리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인간의 자유의지라는 개념을 대폭 축소해서 다른 포유동물들처럼 무의식이 삶을 주도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우리가 가진 제한적인 자유의지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이다. 우리가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외면의 법칙에 따라서 주로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려 한다는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 그러니 그저 주어진 생존모드에서의 삶을 최대한 잘 살아가 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이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스트레스의 긍정적인 효과를 찾는 데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몇몇 연구 에서는 스트레스에 대한 우리의 믿음(즉 스트레스 마인드셋)이 부정적인 효과를 어느 정도나마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 나는 유르콥스키가 초양자라고 불렀던 것이 브루스 립턴이 '느낌'이라고 불렀고, 고대 종교와 영성에서 '영혼'이라고 불 렀으며, 오늘날 많은 이들이 직감이라고 부르는 것, 아인슈타 인이 '멀리서 일어나는 유령 같은 작용'이라고 지칭했던 것, 그리고 내가 '공명'이라고 부르는 것과 모두 같다고 믿는다. 우리는 그런 공명을 더욱 잘 듣도록 훈련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자신이 올바른 길에 있는지를 아는 능력이 생긴다.
- 세월이 흐르면서, 심리학은 더 이상 할 말이 남지 않을 때까지 말하는 방법에서 벗어났다. 이 방법은 대개 장기적으로 문제를 변화시키 지 못하고, 상당히 시간 소모적이며, 돈도 많이 든다. 정신분석 치료를 받은 사람들의 기분이 나아졌지만, 보통은 부분적인 효과가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데 그쳤다.
오늘날의 심리학은 세 가지 주요 수단을 활용한다. 바로 약물, 대처 메커니즘coping mechanisms,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및 라이프코 (fe coaching 같은 실용적인 접근법이다. 생각, 감정, 믿음을 바꾸는 것에 관한 담론이 큰 인기를 끌며, 라이프코칭도 그저 가만히 앉아서 어머니 에 대한 기억을 말하는 것보다는 훨씬 실용적이고 긍정적인 방법이라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 2013년, MIT 신경과학자들은 쥐의 기억을 변화시켜서 행동에 영구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은 두 가지 독특한 특성을 띠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쥐로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뉴런 이 아주 활발히 작용할 때 붉은빛을 발하게 했으며, 그에 덧붙여 뉴런이 빛으로 활성화되도록 만들었다. 이 말은 연구원들이 새로운 기억을 만드는 뇌의 부분인 해마에서 어떤 뉴런이 아주 강력하게 활동하는지 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뉴런에 빛을 비추어서 기억을 마음대로 활 성화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실험은 다음과 같이 진행됐다. 맨 처음에는 쥐들이 새로운 영역을 마음껏 돌아다녀서 이에 대한 새로운 기억을 만들게 했다. 그다음 쥐들 을 밖으로 끄집어내고서 새로 생긴 기억과 연결된 뉴런에 빛을 비추어 새로 생긴 기억을 재활성화한 뒤에, 전기충격을 가해 그 기억을 공포의 기억으로 만들었다.
귀들을 맨 처음에 있었던 공간에 다시 데려다놓자 예전에는 없었 던 공포의 징후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그에 따라 이런 식으로 기억을 바꾸면 쥐의 행동에 영구적인 변화가 초래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연구내용을 실었던 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selentific Ameriean)의 기사 제목은 '기억 엔지니어링의 시대가 도래했다' 였다.
- 그런 종류의 기억 엔지니어링이 실험실에 있는 유전자 조작 쥐에게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인간에게는 어떨까? 가상현실이 인간에게 이와 유사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서 확 인됐다. 유전자 조작, 실험실, 전기충격 같은 건 물론 필요하지 않다.
그중 한 연구에서는 파킨슨병을 앓는 실험 참가자들이 가상현실 고글을 쓰고 러닝머신에서 운동을 했다. 고글 속 화면은 게임 안의 길 을 걷는 그들의 다리를 보여주었다. 참가자들은 이 활동을 하면서 정상적으로 걷고 장애물을 피하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연구원들은 가상현실 훈련이 참가자들의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뇌가 성장과 재조직을 통해 스스로 신경회로를 바꾸는 능력-옮긴이)을 높이고 뇌 기능을 향상시켰다는 사실을 밝혔다.
다른 연구에서는 가상현실이 하반신 마비 환자들이 다시 걷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맨 처음에 연구원들이 걷는 것을 상상해보라고 실험 참가자 8명에게 지시했을 때, 그들의 뇌에서는 전기신호가 전혀 잡히지 않았다. 듀크대학교 교수이자 이 연구의 수석 연구원인 미겔 니코렐리스 Miguel Nicolelis, MD. PhD 는 참가자들의 상태를 이렇 게 설명했다. “마치 걸어서 이동한다는 개념이 뇌에서 지워진 것 같았다.” 다시 말하면 사고를 당한 뒤로 걷는 법과 관련된 모든 기억과 내 면의 이미지가 사라진 상태였다.
연구팀은 가상현실을 이용해서, 참가자들이 뇌 활동으로 아바타를 이리저리 옮기는 시뮬레이션을 해보게 했다. 이로써 참가자들은 근본적으로 걷기에 대한 새로운 기억을 만들었다. 그들은 새로운 걷기 기억을 이용해서 컴퓨터화된 외골격(입는 로봇)을 움직였으며, 얼마 후에는 하루에 1시간씩 외골격을 착장하고 걷는 연습을 한 뒤에, 참가자 8명 모두 약간의 감각과 움직임을 되찾았다. 하반신 마비 상태로 13년을 지낸 한 여성 참가자는 훈련 이후 보행 보조기구의 도움을 받아 다리 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가상현실 치료는 척수 손상 환자의 유령통증을 줄이는 데에도 도 움이 됐다. 또 뇌졸중, 우울증, 입원 중에 나타나는 통증에도 비슷 한 결과가 확인됐다.
이런 연구들은 이미지가(즉 기억이) 삶에서 겪는 모든 문제의 근원 일 뿐 아니라, 기억을 바꿈으로써 영구적으로 효과가 유지되는 듯한 기 적적인 변화를 이룰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 마음은 활성화된 모든 이미지가 실제이며 지금 일어나는 일인 것 처럼 반응하고, 어떤 사건의 부정적인 기억이 촉발되면 원래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와 똑같은 스트레스가 급증한다고 앞에서 설명했다.
거짓말도 스트레스가 치솟게 만들기 때문에, 사실이 아님을 알면 서 부정적인 기억을 다시 기억하려고 애쓰면 스트레스가 높아지면서 아드레날린이 오히려 더 많이 분비된다. 그렇게 되면 부정적인 기억이 예전보다 더 강력해진다.
긍정 확언이 장기적으로는 대개 효과가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령 “지금 100만 달러가 나에게 오고 있다”라고 말하면, 마음은 우리 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안다. 그러면 이 말을 할 때마다 스트레스 가 매번 치솟아서, 없애려고 했던 부정적인 효과를 더 키운다. 
- 이런 점을 고려해 나온 첫 번째 중대한 발견은, 마음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치유 과정에서 마음을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무의식은 의지력보다 100만 배는 더 강력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따라서 무의 식과 의식이 힘을 모아 조화롭게 작용하지 않으면 언제나 실패하게 된 다. 마음과 자주 대화를 나누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마음과 손잡고, 사랑 안에서 마음에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예컨대 마음에 이렇게 말 을 붙일 수 있다. “최선의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저를 도와주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이렇게 다루기 힘들게 굴었던 것을 사과할게요. 우리 이제부터는 협력해서 일할 수 있을까요? 함께 힘을 모아서 제 부정적이고 오류가 가득한 프로그램을, 긍정적이고 건강한 프로그램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 내면의 법칙에 따라 살기로 선택하면 마음의 안전장치를 해제할 수 있다. 상황이나 최종결과가 어떻든 상관없이 지금 이 순간 최대한 사랑을 품고 실천하며 사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삶의 의미이자 목적이라고 본다. 내면의 법칙이 작용할 수 있게 충분히 노력을 쏟아붓기만 하면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다만 진심을 다하고, 전념해야 한 다. 당신은 자신의 마음을 속일 수 없다.
그것이 두 번째 중대한 발견이었다. 문제를 근원부터 진정으로 치유하려면, 내면의 법칙을 선택해서 마음의 안전장치를 해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억의 치유 효과가 오랫동안 유지되지 않는다.
- 어떤 기억에 대해서 우리가 느끼는 큰 괴로움은 사실 사건이 아니 라 맥락 때문인 경우가 많다. 맥락은 부모님에게 일어난 일일 수도 있고 심지어 위로 10대를 거슬러 올라간 조상에게 일어났던 사건일 수도 있다! 맥락은 마음이 그 사건을 대단히 충격적인 일로 해석하게 만들고, 부정성은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간다. 완전히 다른 맥락에 있는 사람 입 장에서는 사건이 전혀 그런 식으로 해석되지 않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 중요한 결과다. 해석 말이다. 우리의 모든 믿음은 쟁점 과 관련된 모든 기억의 해석이다. 이런 해석은 '만일...이면...이다..then' 라는 진술처럼, 이기 때문에, □이다'로 표현된다. 또 우리가 어떤 한 가지에 대해서 상충되는 믿음을 동시에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이때 일 반적으로 상충되는 믿음 중 더 강한 것에 따라 행동한다. 그런데 부정적인 기억이 일반적으로 더 우선시되므로, 그 부정적인 기억이 가장 강력한 기억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 마음은 모든 기억을 현재시제로 취급하기 때문에, 어릴 때 일어났던 나쁜 경험은 20년 전에만 일어난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서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다행히도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20년 전으로 돌아가 그 상황에서 기억을 수정할 수 있다. 이게 가능한 건, 20년 전의 그 일 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뭔가를 생각하며 공상에 잠 길 때 이 사실을 기억하고, 공상 속 장면을 의도적으로 긍정적이게 그 려보자.
요컨대 기억은 살아 있으며 강력하다. 기억은 유기적이며 실제적이 다. 기억들이 그냥 사라져주기를 바랄 수는 없다. 숨거나 회피할 수도 없다. 단지 하루하루 겨우 생존하거나 그저 그런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삶을 살고 싶다면, 기억의 이미지를 이해하고 거짓을 말하는 기억을 고쳐야 한다. 내면의 심상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술이나 약이 아니라 그와 다른 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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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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