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것들은 전략이 있다

저자
서광원 지음
출판사
김영사 | 2014-04-11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인간은 자연의 일부, 경영도 삶도 자연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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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급배우들은 사랑을 요구하지 않고 작품으로, 연기로 말한다. 관객의 갈채는 요구한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의 연기가 가치있을 때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 반면에 묘한 중도파는 자신들에게 부족한 2%를 관객에게 요구해서 채움. 관객의 사랑에 호소한다. 이것이 평생 중도파로 남는 이유이고 될 듯 될 듯하다가 안되는 이유임. 이들은 왜 이런 공통점을 갖게 됐을까? 이들도 참 열심히 한다. 열심히 하는데 어느선에서 멈춘다. 열심히 하는데도 일이 생각되로 안되기 때문이다. 이럴 때 이들은 멈추면서 스스로를 위로함. 그래, 할만큼 했어, 최선을 다했으니 어떻게 되겠지. 하고 마음 정리를 해버린다. 최선이란 하고자하는 일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자 수단일 뿐. 최선을 다한다고 하고자 하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음. 하고자 하는 일, 다시 말해 목표가 필요로 하는 걸 해내야 함. 이 과정이 최선으로 나타나는 것인데, 마치 최선이 목표인 것처럼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음 안되면 거기서 멈춰 버리다보니 목표에 이르지 못함. 성공은 남의 일이 되고 본인은 될듯 될듯하다 안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됨.
- 옛날 북미 인디언들은 어디론가 급히 갈때면 반드시 한번쯤 멈춰 주변을 돌아보는 훈련을 어릴적부터 시켰음. 몸이 너무 빨리 가면 영혼이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지혜임. 너무 서두르다 뭔가를 놓치거나 누군가를 빠뜨리고 오지는 않았는지, 그저 달리는 속도에 취해서, 또는 어딘가를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기계적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점검할 시간을 가지도록 한 것.
- 주어지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학생이나 신입사원 시절에나 하는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양, 그것이 내 삶의 목적인 양 아무데나 목숨걸고 최선을 다하는 건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어느 것하나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일단 내손에 들어온 것은 놓지 못하는 것이다. 맛있는 사탕이 너무 아까워 꽉 쥔 손을 펴지 못한 원숭이들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달려와 유리병 속에 손을 넣었고, 또 사탕을 잡은 손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빼내려고 했다. 중요한 것은 무엇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이다.
- 거미에게 거미줄 흔들기는 알게 모르게 쌓이는 삶의 더께를 털어내는 중요한 일. 아무리 크고 튼튼한 거미줄을 만들었다 해도 잘 관리하지 않으면 금방 낡아 버리고 거미줄이 낡으면 당연히 삶의 낡게 됨. 그래서 노련한 녀석들일수록 자신의 터전을 흔들어본다. 흔들어서 필요없는 것들을 털어내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 삶의 무게를 조절한다. 네트워크가 팽팽하게 유지될수록 삶도 탄력이 생기지만 풀어질수록 삶또한 느슨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 우연히 성공하는 경우는 있어도 우연히 실패하는 경우는 없다. 새들은 일어나자 마자 날개를 털고, 검객은 항상 칼날이 무뎌지지 않게 벼리며, 목수는 자기가 지은 집을 망치로 여기저기 두드려본다. 노련한 거미가 거미줄을 흔드는 것처럼 말이다. 행동은 다르지만 이치는 같다. 생명력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확인하는 것이다. 제대로 된 리더는 가끔 어딘가를 푹 찔러보고 흔들어본다. 그냥 해보는 게 아니다. 평소 생각해둔 곳, 의심쩍은 한 부분을 확실하게 짚어보고 넘어간다. 살살 건드려보기도 하고 어느순간 확 흔들어보기도 한다. 툭툭 두드려보기도 하고 퍽 쳐보기도 한다. 느슨하면 조이고 필요없는 것들은 털어낸다. 이런 과정으로 생기는 긴장감이야 말로 삶의 탄력을 높이고 생동감을 만들어낸다.
- 테우트는 수와 산수, 기하학, 천문학, 주사위뿐 아니라 가장 위대한 발명이라고 할 문자를 만들어낸 주인공. 테우트는 이집트 왕 타무스에게 이것들이 이집트 전역으로 퍼져야 한다고 주장. 특히 문자에 대해 "이 기술을 익히면 이집트인들이 더 지혜로워지고, 기억력이 향상될 것" 이라고 함. 하지만 타무스 왕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이 기술이 유해한지 유익한지 판단하는 건 발명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몫이오. 지금 그대는 문자를 창안했기 때문에 애정이 이끌려 사실과 다르게 말하고 있는데 문자는 사람들을 건망증에 걸리게 할 것이오. 스스로 기억하려고 하는 대신 남이 만든 표시들로 외부적으로 기억하려고 하니까 말이오. 그대가 발명한 것은 기억의 영약이 아니라 상기의 영약이오. 그대의 제자들은 제대로 가르침을 받지 않고도 많은 것을 읽을 수 있어, 대개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자신들이 많이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일테니 말이오. 또 실제로 지혜롭기 보다는 그렇게 보이기만 할 것이니 상종하기 어려울 것이오"
- 고립된 섬은 그 안의 동물들을 작아지게 만듬. 별다른 일이 없으니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방향으로 변화함. 조직과 사회도 마찬가지. 내부에서만 경쟁하는, 특히 기득권을 가진 계층과 계급이 자기네들끼리 경쟁하는 조직과 사회는 반드시 퇴보함. 고인물에서 살아남아야 하니 눈치보기가 성행하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분위기 때문에 어렵지만 꼭 필요한 일을 추진할 수 없음. 이런 분위기가 되면 뭔가를 잘하려는 것보다 잘못하지 않으려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움. 잘하면 질투를 받지만, 잘못하지만 않으면 무난하게 살 수 있기에 다들 성장보다 처신에 신경을 씀. 청정한 호수는 항상 새로운 물이 흘러드는 덕분에 맑음을 유지한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살아 있다는 건 매일 새로워지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경계하고 두려워하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 GM은 오랫동안 웬만한 일반직원에게까지 회사차를 무료로 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음. 직원들은 원하는 차를 회사 내에 있는 사무실에서 주문. 보험도 무료이고 기름도 마음껏 넣음. 세계적 기업이라면 어디서나 제공할 수 있는 직원복지 혜택인데 뭐가 문제였을까? 불편을 너무 없앤 것이 문제. 직원들은 차를 고를 때 으레 한번쯤 하게 되는 부부간의 신경전을 벌일 일이 없었고, 타던 차를 팔거나 새 차를 살 때 가격을 흥정하느라 머리를 쓰지 않아도 됨. 자기 돈으로 찔끔찔끔 기름을 넣어본 적도 없음. 직급이 높아지면 귀찮은 서류작업을 회사에서 대신 해주고, 운전기사도 제공. 회사 사정이 나빠지며 임직원들에게 차량 무상지급을 없애고 차를 구입할 때 매월 250달러정도를 납부하는 것으로 바뀌었지만 이 제도는 파산신청을 할 때까지 살아남음. 서튼 교수는 GM에 위기가 닥치기 몇 년 전 이 회사 간부들을 만났을  때 이 제도가 회사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으지 재고 해야 한다고 지적. 자동차 회사의 직원들이 차를 구입하고 관리하는 고객의 마음을 모르니 발전이 없다는 생각. 하지만 간부들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림. 서튼 교수는 심지어 간부들이 자신을 미친 사람 취급했다면서 자기 일을 잘 아는 보스는 많아도 고객이 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모르는 보스들이 얼마나 많은지 기가 찰 노릇이라고 쏘아붙임. GM만이 아니다. 일본의 닛산자동차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판매가 저조하자 닛한 임원회의에서 나온 의견은 우리 차가 얼마나 좋은 지 고객을 교육시키자는 것이었음. 자신들은 차를 잘 만드는데 고객이 몰라준다는 의미. 닛산 역시 위기에 몰려 결국 르노사에 인수됨.
- 가장 중요한 급소는 살아있게 하는 힘을 만들어 내는 곳. 모든 생명체는 에너지, 즉 힘을 써서 살아가야 하니 당연히 이 힘을 생성하는 곳이 있음. 움직이는 동물에게는 심장이나 머리이고, 식물에게는 생장점임. 생장점은 세포를 증식시키고 각종 기관을 만들어내는 쉽게 말하면 성장을 하게 하는 곳. 예를 들어 파브르가 관찰한 거미의 가슴팍은 가장 중요한 제1급소임. 뒤집어놓고 보면 거미의 몸은 이 가슴팍을 중심으로 방사형 구조이며, 가장 중요한 신경이 가슴팍에 있음. 마치 서울 광화문 사거리나 강남여 사거리를 중심으로 길들이 뻗어 있는 것처럼 여기에 기관들이 모여 있음. 이런 교통 중심지가 막히면 교통대란이 일어나는 것처럼, 거미도 가슴팍을 공격당하면 힘을 잃음. 식물을 어떨까? 텃밭이나 화단을 꾸미려다보면 잡초들의 질긴 생명력을 알 수 있음. 아무리 제거해도 정말이지 줄기차게 솟아남. 솟아나온 녀석들을 모조리 다 없앴다고 한숨을 놓는 순간 어디선가 또 솟아남. 어떻게 해야 할까? 뿌리까지 뽑아야 한다. 이 다년생 풀의 생장점이 뿌리에 있기 때문이다. 반면 딱 1년만 살고 생을 마감하는 1년생 풀은 그냥 줄기만 제거해도 된다. 생장점이 줄기나 잎에 있기 때문이다. 나무의 생장점은 가지 끝에 있는 겨울눈이다. 큰 나무는 가지 몇개 꺾는다고 죽지 않지만, 가지가 하나밖에 없는 어린 나무는 가지가 꺾이면 끝이다. 야생염소나 사슴이 많아지면 숲이 사라져버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영양가 높은 어린 나무의 싹을 모조리 뜯어먹기 때문. 나무들은 생장점, 곧 급소를 공격당해 살아가는 힘의 원천을 잃었기 때문에 죽을 수밖에 없음
- 두번째 급소는 살아가는 힘이 전달되는 통로에 있음. 힘은 생성되는 데서 멈추는 게 아니라 전달되어야 쓰일 수 있음. 힘의 원천이 산정상의 수원지라면 전달되는 통로는 굽이굽이 흐르는 물길이다. 중간에 둑을 쌓아 흐름을 막으면 물길은 생명력을 잃는다.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폭탄 또한 도화선을 끊어버리면 폭발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생명체의 각 기관사이를 연결하면서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과 혈액을 전달하는 혈관, 그리고 뼈와 근육을 연결하는 힘줄 또한 살아있음을 유지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될 긴요한 연결, 즉 급소다. 파브르가 개최한 대결에서 거미가 노렸던 벌의 급소, 그러니까 벌의 목덜미와 가슴이 맞닿는 부위도 뇌신경 마디가 지나는 통로였다. 조직적 행동을 해야하는 조직에서는 몸의 신경과 같은 기능을 하는 커뮤니케이션 통로가 중요 급소다. 현장의 상황이나 성과, 문제가 상부로 전달되고 지시가 하달되는 통로를 비롯해 조직적 행동을 위한 연결들이 모두 급소에 해당. 이 통로에 해당하는 라인에 문제가 생기면 조직은 허물어지기 시작. 그런데 이 커뮤니케이션 통로보다 더 중요한 통로가 있음. 에너지 전달 통로임. 생존의 기본인 먹고사는 것이 전달되는 통로, 월급이 나오는 통로이다. 커뮤니케이션이 조직력의 원천이라면 월급은 살아가는 힘의 원천이다. 당연히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생사를 흔든다. 이 에너지를 전달하는 사람들도 덩달아 영향력을 행사한다. 월급이나 각종 비용을 관리하는 재무부서 직원이나 구내식당에서 밥이나 반찬을 퍼주는 배식담당자의 목에 힘이 들어가는 것도 이런 이유. 전쟁에서도 마찬가지임.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눈앞의 적을 무찌르는 것만이 아님. 적의 식량과 지원품을 전달하는 병참 보급선을 끊는 것 또한 실제 전투 이상으로 중요. 2차대전때 영국은 독일의 롬멜장군이 북아프리카에서 종횡무진, 승승장구하던 것을 보급선을 끊는 전략으로 대응. 그래서 지휘관들은 항상 이 급소를 보호하는 데 예민함.
- 마지막 급소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중요 요소의 연결지점. 생명체에서는 머리와 몸체를 연결하는 관절이나 몸통과 팔다리를 연결하는 관절이 이에 해당. 몸의 각 부분들이 마디로 연결된 벌과 거미, 새우 같은 절지동물들은 이 마디마디가 급소임. 각 부분들이 원활하게 연결되어야 순발력 있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이 연결력은 생존과 직결됨. 우리 몸의 각 부분이 원활하게 협력해야 재빨리 움직일 수 있듯이 조직 내부의 부서와 부서의 연결이 원활할 때 조직적 행동이 가능. 하지만 문제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까닭에 우리 인간이 주로 발달시켜온 시각에 잘 포착되지 않음.
- 조직을 살아있게 하는 연결, 다시 말해 한 조직체를 이루는 구성요소들의 연결에서 부서 간의 연결만 중요한 것이 아님. 조직에는 조직을 살아있게 하는,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중요한 연결지점과 연결고리가 의외로 많음. 현실과 목표가 만나는 지점이 그렇고, 실적과 보상이 만나는 지점이 그러함. 책임과 권리가 만나는 지점, 부하와 상사가 만나는 지점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느 순간 치명적 영향을 주기 시작. 몸의 각부분을 연결하는 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제대로 움직일 수 없고, 움직일 수 없으니 성장할 수 없음.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이 연결지점을 눈여겨 봐야 함.
- 호의를 베풀 때 유의할 점이 있다. 베풀어야 할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 소크라테스는 호의를 베풀어야 할 두 유형의 사람을 다음과 같이 정의. 우선 우리가 마땅히 호의를 베풀어야 할 사람은 우리가 도와주지 않아도 훌륭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사정이 궁한 사람이다. 이들은 현재 겪고 있는 고통에서 벗어나면 그 누구보다 자신을 구해준 은인을 고맙게 여길 테니 말이다. 특히 이 궁한 사람들 중에서 무조건 도움을 바라는 사람이 아니라 도움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베풀어야 한다. 어떤 사람에게 자격이 있을까? 소크라테스의 표현대로 하자면 "그대의 젊음을 즐기려는 자들이 아니라 그대가 더 늙어도 자신들이 좋은 것들을 나눠줄 사람들이고, 어떤 목적을 달성한 뒤에도 자시가 공을 세웠노라 남들에게 떠벌리고 다니는 자들이 아니라 어느 누구에게도 떠들고 다니지 않을 사람들이며, 잠시 그대에게 헌신적인 사람들이 아니라 평생 한결같은 친구로 남을 사람들이며, 그대의 청춘의 꽃이 지고 나서도 자신의 미덕을 입증해 보일 사람들"이다.
- 가드너 교수는 세계적인 리더들을 연구한 결과 이른 나이에 아버지를 잃은 사람이 많다는 점에 주목. 예를 들어 영국인들이 손꼽는 주요 정치지도자들을 조사해보니 그중 60%가 유년기에 부모 중 한사람을 잃었는데 특히 아버지를 잃은 경우가 많았음. 왜 이런 사람들이 리더가 되는걸까?
"정상적인 부모의 슬하에서 성장하면 부모의 태도와 행동을 보면서 사회성을 익히게 되는데, 어린 시절에 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사회성이나 도덕성 면에서 자신의 규율이나 행동양식을 스스로 규정해야 한다는 자극이나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야 할 때 부모에게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겪게 되는데, 여기서 만들어진 특성이 나중에 다른 사람을 이끄는 데 유리한 자질이 된다는 것.
- 처칠은 자신이 집필한 조상 존 처칠의 전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함. "유명한 인물들은 대체로 불행한 어린시절의 산물이다. 어린 시절에 겪은 가혹한 환경, 역경의 고통, 멸시와 조롱의 아픔이 있었기에 끈질긴 지혜와 명확한 목표가 변함없는 불변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없다면 위대한 업적은 좀처럼 달성하기 힘들다."
- 타라우마라 부족의 무기는 활이나 창이 아니라 사슴이 쓰러질 때까지 쫓는 지구력. 사슴입장에서 보면 이 사냥꾼들은 정말 혀를 내두를 만큼 지독한 존재일 것이다. 이제 포기했겠지 싶으면 어느새 따라오고, 계속 추격해오니 어찌 지독하다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그랜드캐년 북쪽의 반 숲 반 초원에서 살아가는 늑대, 그리고 위도가 좀더 높은 곳에 사는 오소리도 타라우마라 부족만큼 지독한 사냥꾼이다. 늑대들은 자기보다 몸집이 큰 엘크 사음인 무스들이 포기할 때까지 끈질기게 따라가고, 오소리들 역시 자기들보다 훨씬 큰 노루를 쫓아감. 특히 오소리들은 노루가 다니는 길목에서 몇시간씩 매복해 있다가 사냥감이 나타나면 지쳐 쓰러질때까지 쫓는다. 도중에 다른 노루가 눈앞을 스쳐가도 한눈팔지 않는다. 한눈을 파는 순간 둘다 놓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원래 찍었던 놈을 끝까지 쫓아감. 눈에 보이는 엄청난 무기가 있어 성공하는 게 아니라 하나만 쫓는 집중력과 끝까지 쫓는 지독함으로 사냥에 성공하는 것. 쫓고 쫓기는 승부에서는 먼저 포기한 쪽이 진다. 그렇다면 이 세 사냥꾼 중에서는 누가 가장 끈질기고 지독할까? 늑대와 오소리도 대단하지만 타라우마라 부족을 따라갈 수는 없다. 늑대는 최장 20킬로를 쫓아간다고 알려져 있지만 대개 몇킬로 수준. 하지만 타라우마라 부족은 보통 이틀, 길게는 사흘가지, 거리로 치면 수백킬로를 끈질기게 쫓아감. 사슴입장에서 보면 그냥 지독한 정도가 아니라 지겨울 정도의 사냥꾼인 셈.
- 우리 인간은 눈앞에서 먹잇감이 사라지면 포기하고 마는게 아니라 사냥꾼이 주변에 남긴 흔적을 단서로 계속 쫓아가 결국 사냥을 성공시켰음. 그러다보니 이렇게 하면 먹잇감을 잡을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갖게 되었고 계속 이 방식을 발전시켜 옴. 그런데 이 믿음이 악어가 간과 폐를 용도전환했던 것 같은 또 다른 용도를 만들어냈다. 잡으려고 했던 목표가 눈앞에서 사라져도 포기하지 않고 우리 마음속에 목표를 유지하면서 끝까지 그 목표를 이루고자 계속 노력하는 태도, 지구력이 그것이다. 인간은 이 지구력을 갖게 되면서 눈에 보디는 실재적인 거이 아니라 추상적 목표, 그러니까 눈에 보이지 않아도 어딘가에는 분명히 있을, 우리가 비전이라 부르는 것을 추구할 수 있게 되었음. 베른트 하인리히는 이렇게 말함. "이 지구력의 핵심은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단순히 땀샘의 문제가 아니다. 지구력의 핵심은 비전(통찰력)이다. 참고 견디면 명확한 목표를 가질 수 없고, ... 미지의 상황을 추론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 눈앞에 보이지 않는 것을 염두에 두는 능력이 핵심이다. 우리는 이런 비전을 통해 미래에 도달할 수 있따. 그것이 영양을 자븐 것이든, 경주에서 신기록을 내는 것이든 말이다." 더구나 이 보너스는 또 다른 보너스를 불러왔음. 전략과 지식, 끈기가 필수적인 이 과정을 계속하다보니 여기에 열정을 불어넣으면 훨씬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임. 그러니까 보이지 않는 사냥감을 향해 달리면서 마음속의 장기적 목표를 추구하는 능력이 생겼고, 이것이 우리가 꿈과 희망이라고 부르는 삶의 원동력을 만들어낸 것이다. 인간을 인간이게끔 하는 꿈과 희망이 바로 여기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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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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