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카운터스

경영 2014. 10. 29. 22:54

 


빈 카운터스

저자
밥 루츠 지음
출판사
비즈니스북스 | 2012-06-11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세계 1등 기업 GM은 왜 파산에 이르렀는가? 비용절감과 이윤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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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 부서를 깨부수고 나니 질서나 규율이 회복되었고, 제조비용이나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이었음. 그러나 그 대가는 혹독했음. 과거에 거의 관능적 아름다움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디자인은 이제 사라져 버림. 물론 디자인 부서가 거만하고 탐욕스럽게 굴면서 흥청망청 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 정도면 벼룩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태운 격이었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화산처럼 폭발적으로 넘여 나오던 시대는 지나가고, 디자인 부서는 이제 그저 그런 디자인만 작은 연기처럼 토해내는 죽은 화산이 되어버림. 재무쪽 사람들은 사업계획을 짜기 수월해졌다고 좋아했을지 모르지만 그 대신 회사의 경쟁력은 사라짐.
-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일본인의 지혜와 검소함을 언급하면서 자신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소비자를 위하는 마음이 하나로 합쳐졌기에 미국회사들과는 달리 연비기준을 이미 충족시켰다고 강조. 대체로 미국 기업에 비판적인 미국언론매체들은 그런 보도자료가 나오기만 하면 덥석 물어서 그대로 내보내기 일쑤. 이렇게 해서 미국인들의 머리속에 일본 자동차의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심어지기 시작. 수백만의 미국 소비자들은 혼다나 도요타를 타면서 처음으로 고장없이 운전을 즐길 수 있었음. 그래서 당시 많은 사람들이 다시는 미국차를 사지 않겠다고 다짐했음.
- 오일쇼크 때문에 정치인들이 땜질처방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연비기준 강화안이었고, 미국 기업들에 적대적인 언론들도 "부자기업들이 비용을 부담하라"면서 거들고 나섬. 그 때문에 사람들이 연비기준도 충족하고 안정성 문제도 없는 수입차를 찾게 됨. 이때부터 '미국차는 엉망이고 수입차는 좋다'는 잘못된 인식이 생김.
- 미국 의회에 대한 일본회사의 로비려근 미국 자동차 회사들보다 뛰어났음. 일본기업들은 미국 언론매체들에게 잘 보이려고 아양을 떨음. 그러면서도 동시에 수시로 미국 자동차회사들을 실패한 기업문화의 잔재로 매도하는 모습을 보임. 미국 자동차회사들을 악덕기업으로 호도하여 몰아붙이니 미국 의회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도 미국회사에 동정심을 느낄 리 없음. 그래서 많은 정치인들이 공개석상에서 빅 3가 망하더라도 미국에 크게 나쁜 것은 아니라는 식의 언급을 할 정도였음.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미국 남부에 자동차 조립공장을 세우면 미국 자동차 산업은 여전히 살아 있을 것이라는 괴상한 논리였음.
- 일본기업들에게는 퇴직연금이나 건강보험 지원비용과 같은 지난 반세기 이상 미국 기업에 지속된 부담이 없었음. 그네들은 일본 국내시장에서는 높은 관세로 보호받고, 인위적인 엔화약세 덕분에 해외진출도 순조로왔음. 이들이 미국 남부지역에 노조 없는, 젊고 건강한 노동자들로만 가득 찬 생산공장을 세우는 것은 어렵지 않았음. 성가신 노동규제라든가 최소 30년간은 지급해야 할 연금도 없었고, 건강보험비용도 아주 적었으며 새로운 생산설비를 세우면서 각종 세금혜택도 받음. 또한 차량판매 딜러들을 고를 때 기존 계약관계가 없으니 가장 좋은 조건을 선택할 수 있었음. 가장 뛰어난 딜러와 계약하고 제일 좋은 위치를 골라 멋지고 현대적인 시설을 지을 수 있었음.
- 50~60년대는 GM에서 자동차 전문가가 사라지고 경영전문가가 떠오르던 시기였음.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을 뽑는 것이 좋은데, 80~90년대에는 GM경영진 중에 엔지니어 출신이 별로 없었음. 경영진이 차를 싫어했다는 말이 아니고 자동차라는 존재를 은근히 무시했다는 것이 문제. 즉 GM의 주된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이고, 비용을 투입해서 차를 만들면 그걸 팔아서 돈을 벌면 된다고 생각. 차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생각이 경영진 사이에 퍼져 있었음. GM은 비용절감과 이윤극대화에만 신경을 썼을 뿐, 고객들이 어떤 상품을 원하는지는 크게 염두에 두지 않음. 소비자에게 맞은 상품을 만들어내는 일은 경영진이 아닌 하위직 직원들이 담당했고, 이들은 대개 디자인이 어떻다던가 운전자가 운전할 때 어떤 느낌을 받는가 등을 잘 알지 못했음.
- 중국에서 뷰익 판매액은 미국에서의 판매액을 추월했고, 중국에서 뷰익이 대성공을 거둔 덕분에 미국에서 뷰익이 다시 살아날 수 있었음. 중국은 이제 세계최대의 자동차 시장이고, GM의 시장점유율은 더 올라가고 있음. 슬론이 남긴 "모두의 필요에 맞는, 모두가 살수 있는 차"라는 말대로 GM은 적절한 브랜드 전략을 구사해서 중국시장을 파고들었음. 우링은 시골에 맞는 교통수단으로, 쉐보레는 점차 늘어나는 중산층을 겨냥하고, 뷰익은 공직자나 부유층을 상대로하며, 캐딜락은 유럽 고급차들과 경쟁하게 된 구도가 먹힌 것. 참고로 현재 중국의 뷰익 소유자 평균 연력은 28세임.
- 구소련에서 훈련받은 전투기 조종사들이나 중동국가의 조종사들은 조종기술을 너무 꼼꼼하고 자세하게 익힌 나머지 이스라엘 전투기 조종사들의 손쉬운 표적이 됨. 이스라엘 공군은 미국공군들처럼 정신없는 공중전투에서 상황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직감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라고 교육받음. 미국 해병대에서는 '어떤 전투계획도 실제 적과 교전이 시작된 후 2분이 지나면 아무 쓸모가 없다'는 말이 전해짐. 그러나 GM에서는 이런 교훈이 통하지 않았음.
- VLE들이 시장에서 실패할 것이 뻔한 디자인을 고집하는 이유는 단순함. 디자인이 엉망이라고 돌려보내면 디자인 때문에 신차개발 프로그램이 지연됨. 그러면 VLE들은 조직내에서 비난받고 보너스도 못 받고 심지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음. 어쨌든 디자인을 책임져야 하는 것은 VLE들이기 때문. 그래서 그들은 디자인을 무조건 통과시킴. 일단 디자인은 괜찮다고 우기고, 사전설문조사 결과가 안 좋았던 것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이 디자인에 대해 무얼 알겠느냐고 둘러댐. 그렇게 실패원인을 숨기면 최소 2년 정도는 더 버틸 수 있음. 그렇게 2년이 지나면 그 VLE는 승진해서 다른 자리로 가거나 아예 회사를 옮길수도 있음.
- 절차에 집착하는 풍토는 80~90년대 품질혁신경영을 외쳤던 컨설턴트들에게서 유래함. 이들은 탐욕스러운 메뚜기떼처럼 미국기업들을 덮쳤음. 이들은 일본 제조업이 강한 이유가 조립공정의 표준화와 공장자동화 덕분이라고 우김. 이들의 말대로라면 모든 노동자가 주어진 역할대로 맡겨진 일만 해야 함. 어떤 노동자도 짜인 틀에서 벗어나서 자기방식대로 일할 수 없었고, 절차에 위배되는 것이라면 설령 작업을 더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이 있다해도 해서는 안됨. 이렇게 해서 공장에서 융통성은 사라지고 안정성, 품질 같은 것들만이 강조됨. 문제는 절차와 표준화를 강조하는 것이 제조부문을 넘어서까지 확대되었다는 것. 몇몇 컨설턴트들은 공장에서 통하는 것이라면 회사의 다른 부문, 예컨대 디자인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주장.
- 리 아이어코카가 시간이 허락하는 한 적극적으로 나서서 발언하고 영화에 출연하며, 인터뷰에 응하고, 광고에 출연하면서 파산직전의 크라이슬러를 구한 것은 오바마가 08년 대선에서 승리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 임원들이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경박하고 하찮은 일로 여긴다면 그것은 오판임. 매력있고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앞에 나서서 회사에 대한 고정관념과 이미지를 확 바꾸어 놓을 수 있다면 그것은 진짜 중요한 일임.
- 지난 30년간 GM은 분석적, 계량적 사고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성공으로 이끄는 전략까지 제시해준다는 잘못된 믿음의 늪에 빠져 있었음. 이런 믿음은 비단 GM이나 자동차 산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님. 한때 미국을 대표하던 기업들이 쓰러지고 외국기업에 인수되고 아니면 초라하게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알 수 있음.
- 제품개발자들은 종종 통계수치를 이용하여 정말 도저히 발생할 것 같지 않은 결론을 내림. 연령, 신기술수용도, 구매성향으로 고객을 분류해 한 집단에 딱 맞는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생각으로 자동차 시장을 여러개로 나누고 또 나눔. 이렇게 세분화된 집단마다 GM의 각 브랜드를 대응시키고, 각 브랜드가 각 집단에서 어느정도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거라고 예상. 이런 집단들을 하나로 합치면 이론적으로 GM전체 시장점유율이 나와야 함. 그러나 현실은 그런식으로 돌아가지 않음. 소비자들은 세분화된 집단에 따라 생각하지도 않고 심지어 그 차가 어떤 종류로 분류되는지도 크게 관심이 없음. 그래서 같은 브랜드 차가 함께 전시되어 있다면 설령 그 두차가 각각 해당하는 세분화된 집단이 서로 다르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차를 두대사는 것도 아님. 소비자들은 그 차들이 거의 같다고 생각하고 그중 하나만 고를 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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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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