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어차일드는 사실 배신의 산물이다. 실리콘밸리에는 배신의 문화가 있다. 올트먼이 오픈AI를 만들 때 함께했던 일론 머스크가 나중에 올트먼을 비난하고, 오픈AI에 대항하는 스타트업을 만드는 배경에도 배신의 문화가 있다. 쇼클리는 연구자로는 뛰어났지만, 경영 자로서는 빵점이었다. 무어를 비롯한 8명의 엔지니어는 쇼클리세미 컨덕터를 동시에 퇴사하는 반역을 감행했다. 이들이 새롭게 만든 회 사가 바로 페어차일드 반도체다. 페어차일드 반도체에 투자한 회사 는 페어차일드 카메라 앤드 인더스트리Fairchild Camera & Industry라는 곳으 로, 이 회사의 창업자 셔먼 페어차일드sherman Fairchild 의 지원을 받아 페 어차일드 반도체는 승승장구했다. 페어차일드의 초기 고객은 미국 국방성과 나사NASA였다. 페어차일드는 창업 3년 만에 연간 2,0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1960년대가 되자 매출은 9,000만 달러로 성 장했다. 페어차일드 반도체의 성공은 베이 에어리어 일대에 엄청난 자극을 줬다. 무어를 비롯한 8명의 엔지니어는 기술만으로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 페어차일드 출신 기술자들은 선배들의 '배신'을 그대로 이어받 았다. 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이들은 창업의 길을 떠나기 위해 회사 를 하나둘 그만뒀다. 이와 같은 '창조적 배신' 행렬은 고만고만한 반 도체 스타트업들을 양산해냈다. 1970년대 실리콘밸리에서는 1만 2,000명이 반도체 분야의 크고 작은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었다. 무어 자신도 페어차일드를 떠나 인텔을 세웠다. 인텔은 마이크로소 프트Microsoft와 함께 개인용 컴퓨터 PC 혁명을 이끈 주역이 됐다. 페어 차일드 반도체는 실리콘밸리의 '에이와'였다. 오늘날 베이 에어리어 에 있는 130개 이상의 기업들이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서 거래되는 상장사들이다. 그 근원을 따라가 보면 70%가 페어차일드 출신 들이 설립한 기업이다. 올트먼도 선배 기업가들이 걸어온 창조적 배 신 과정을 거쳤다. 올트먼의 후배들도 같은 길을 가게 될 것이다. 실 리콘밸리의 대형 기술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페어차일드에서 시작 한 거대한 계보의 웅장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 첫 자리에는 애플Apple Inc. 이 있다. 애플은 실리콘밸리의 심장으 로 불리는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쿠퍼티노에 본사가 있다. 애플은 2018년, 미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기록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Alphabet Inc. 은 인터넷 검색의 제왕이다. 알파벳 본사는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마운틴뷰에 있다.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연합에 추격을 받기 전까지 구글은 '넘사벽' 같은 존재였다. 글로벌 규모로 성장한 최초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인 페이스북 을 만든 메타Meta Platforms Inc.의 본사는 산마테오 카운티의 먼로 파크에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기업 중 하나인 엔비디아NVIDIA 도 산타클라라 카운티에 있다. 반도체 칩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인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연산과 블록체인 코인 채굴에 필수적인 그래 픽 프로세싱 유닛GPU을 생산하는 세계 최고의 기업이다. 역사적 배 경과 면면히 이어진 창업 정신을 알고 있다면 오픈AI가 자리 잡고, 챗GPT가 이곳에서 시작됐다는 것이 전혀 놀랍지 않다. 실리콘밸리 의 독특한 문화 역시 성공의 한 요인이다.
- 샘 올트먼과 9년을 사귄 파트너 닉시보Nick sivo는 스탠퍼드대학교 동창생이다. 시보는 컴퓨터공학을 공부하면서 네트워크 보안과 인 공지능 기술의 한 분야인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주력으로 살폈다. 그들은 루프트 Loopt라는 스타트업도 함께 만들며 학업과 사업을 함께 했다. 올트먼과 시보는 스탠퍼드대학교 2학년 때, 위치 기반으로 친 구들끼리 연락을 주고받거나 소셜네트워크를 공유할 필요성이 높 아진다는 점에 착안했다. 2005년 설립된 루프트는 휴대전화 사용자 가위치 기반으로 다른 사용자에게 자신이 있는 곳을 알려주는 서비 스를 제공했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연동되게끔 했다. 이 서비스 는 500만 명 이상이 이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루프트는 와이콤비네 이터 창업 캠프 1기로 들어가 세쿼이아캐피털 등 대형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았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2012년 3월 루프트는 그린닷 코 퍼레이션Green Dot Corporation에 인수됐다.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첫 작품이 드디어 성과를 내고, 큰돈을 만들어준 것이다. 그러나 이때를 기점으 로 이들은 헤어졌다. 친구이자 연인이며 공동 창업자였던 올트먼과 시보는 이제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루프트의 창업은 올트먼에 게 인생의 중대한 전환점이 됐다. 루프트를 만든 인연으로 와이콤비 네이터에 들어가 일하게 됐고, 지금의 오픈AI도 만들 수 있었다. 두 사람의 관계가 끝난 후 올트먼은 동생 잭과 함께 하이드라진캐 피털을 만들었고, 2,100만 달러에 가까운 자금을 모았다. 하이드라 진캐피털에 투자금을 댄 인물 중 하나가 피터 틸이었다. 틸과 와이콤 비네이터의 인연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올트먼은 틸에게 투자 자금도 받고, 와이콤비네이터 운영에 대한 조언도 받았다. 또한, 올트먼이 오픈AI를 구상할 때 재단 형식으로 기부금을 받은 투 자자기도 하다. 틸은 실리콘밸리에서도 문제적 인물 중 하나였다. 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난 독일계 미국인이다. 미국과 독일 시민권을 모두 가지고 있다. 2011년에는 뉴질랜드 시민권도 취 득했다. 틸은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철학과 법학을 전공했다. 그는 실 리콘밸리의 마법사 중 하나다. 그가 손을 댄 스타트업, 기술 투자사 례는 전설로 남을 정도다. 오늘날 기술 투자 생태계에 없어서는 안 될 기업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틸은 페이팔 초기 창업자였고, 나중에 머스크가 만든 기업과 합병을 통해 전자결제의 시작을 알렸다. 페이팔은 이베이에 매각되었는데, 머스크는 이 자본을 바탕으로 테슬라 Tesla를 설립했다. 틸도 페이팔에서 번 돈을 바탕으로 벤처기 업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또한, 틸은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기 도 하다. 그는 2004년 8월, 50만 달러를 페이스북에 투자하며 지분 10.2%를 보유한 엔젤투자자가 되었다. 페이스북은 초기에는 여러 스타트업 중 하나에 불과했다. 또한, 그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기업으 로 팔란티어 Palantir가 있다. 빅데이터 분석 기업인 팔란티어는 미국 중 앙정보국(CIA 등을 고객으로 둔 기업으로 2020년 9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오픈AI에는 375명에 달하는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 다. 이들이 정확하게 짜인 일정에 따라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으면 챗 GPT와 같은 거대한 프로젝트는 절대 돌아갈 수 없다. 컴퓨터 엔지 니어들은 고집이 있어 자신이 믿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강력한 카리스마로 계획서에 따라서 일을 하도 록 명료하게 지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실리콘밸리 기술자들은 종종 오픈AI와 구글의 기업 문화를 비교 하곤 한다. 구글은 전 세계적으로 수만 명이 일하는 거대 조직이다. 구글 문화는 상명하복이 아니지만 동시에 거대한 관료 조직이다. 구 글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문화다. 그래서 느리다. 그러나 일단 불이 붙으면 저절로 타오르게 돼 있다. 구글이 현존하는 인터넷 기업으로 고르게 전 분야에서 최상위에 머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픈AI는 전투적인 상명하복 체계다. 상대적으로 작은 스타트업 이기 때문이다. 올트먼과 무라티는 이 스타트업의 사령관이다. 개발 팀 엔지니어와 컴퓨터공학자들은 전투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군대 다. 챗GPT는 2022년 11월에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3개월 만에 사용자가 1억 명에 도달한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군 대식 집중력이 아니면 이룩할 수 없는 일이다. 오픈AI의 총사령관이 올트먼이라면 무라티는 야전사령관이었다. 무라티는 챗GPT를 대 중 앞에 선보일 때 이를 총괄 지휘한 인물이다. 지금까지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있어 이러한 거대한 실험은 단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 었다.
- 무라티는 테슬라에 있을 때 상품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체 득했다. 무라티는 2013년부터 테슬라의 모델X 개발에 참여했다. 당 시 테슬라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과연 자동차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모든 사람이 의심을 품었다. 머스크는 공장에서 먹고 자면서 엔지니 어들을 독려했다. 머스크는 아이디어를 판 것이 아니라 진짜 자동차 를 만들어 팔았다. 이때 테슬라는 초기 버전의 자율주행차를 만들고 있었다. 인공지능이 내장된 운전자 보조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기 술을 적용한 로봇 공장을 가동하고 있었다. 무라티는 이때 진짜 상품 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실험실 수준에서 움직이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 생활에서 직접 쓸 수 있는 인공지능을 원했다. 무라티는 테슬라에서 상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를 배운 후 2016년 립모션 Leap Motion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상품 담당부사장을 맡으며 무라티는 컴퓨터와 교감하는 사람들이 마치 공을 가 지고 노는 것 같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했다. 립 모션에서는 사람의 동작이 그대로 컴퓨터에 인식되는 기술을 상품화하는 데 주력했다. 무라티는 2018년 오픈AI로 왔다. 그는 Dall-E'와 챗GPT의 대중 배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이 상품을 대중 앞에 테스트하는 것에 대해 대단한 열정을 느꼈다. "실제 세상과 접촉하지 않고도 진공 상 태에서 기술적인 진보를 이룰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곧 질문에 맞닥 뜨리게 되죠. 정말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나?" 무라티는 챗GPT가 교실에서 쓰이는 광경을 떠올렸다. 글쓰기 숙제를 해오지 않은 학생이 앉아 있다. 선생님은 이 문제 학생을 어떻게 지도할 것인지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챗GPT는 학습 진도가 떨어지는 학생들에게 스스 로 질문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문장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자료를 어떻 게 찾는지도 보여준다. 학생 각자의 수준에 맞는 글쓰기 교육이 가능 하다. 무라티는 “인공지능이 개인 과외 선생님처럼 활용될 수 있다" 라고 말했다. 동시에 챗GPT 역시 실제 인간에게서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고, 이로부터 인간의 말과 글쓰기를 학습할 수 있다. 무라티는 인간과 기계가 서로를 도와주고 발전하는 모델을 떠올렸다.
- 2014년 2월 28세의 나이에 올트먼은 와이콤비네이터의 CEO가 되었다. 그레이엄은 와이콤비네이터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이 렇게 발표했다. "샘 올트먼이 다음 창업 캠프부터 와이콤비네이터의 사장이 되는 데 동의했음을 발표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나는 스타 트업과 계속 일할 것이지만 올트먼이 와이콤비네이터를 이끌 것이 다. 올트먼은 와이콤비네이터가 진화하는 단계에서 필요한 사람이 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것이 일상이 되고 있으며 10년 후에는 지 금보다 훨씬 더 많은 스타트업이 생길 것이다. 와이콤비네이터가 자금을 지원한다면 그에 비례해 더 커져야 할 것이다. 올트먼은 우리가 와이콤비네이터에서 일해 온 9년 동안 만난 사람 중에서 그 일에 가 장 적합한 인물이다. 그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효과적이면서도 근본 적으로 자비로운, 보기 드문 사람이다. 그는 내가 아는 가장 똑똑한 사람 중 한 명이며, 나를 포함해 내가 아는 누구보다 스타트업을 더 잘 이해하고 있다. 그는 내가 다른 의견을 원할 때 찾아가는 바로 그 사람이다. 그리고 와이콤비네이터와의 관계는 나보다 한 달 정도 짧 을 뿐이다. 왜냐하면, 그는 2005년에 우리가 자금을 지원한 첫 번째 캠프 참여자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2012년 우리에게 여유가 생겼 을 때 나는 그의 영입을 시도했다."
- 와이콤비네이터는 단순히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을 넘 어서 네트워크에 소속감을 부여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미 1,000곳 이상의 스타트업이 와이콤비네이터를 통해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121개의 스타트업은 세계적인 IT 기업인 구글, 애플, 메타 등에 인수됨으로써 그 가치를 입증했다. 와이콤비네이터를 경유함으로써 강력한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 음을 암시하며, 이는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작용 한다.
하지만 올트먼은 이런 네트워크가 점차 부정적인 효과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 기업이 와이콤비네이터라는 이유만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은 실리콘밸리 생태계와 개별 회사 모두에 좋 지 않다. 나쁜 회사는 빨리 죽는 것이 건전한 생태계를 위해 필요하 다"라는 입장이다.
확실한 기업 목적, 브랜드 네트워크, 실질적인 가치 생산이라는 3가지 기준이 와이콤비네이터의 기업 운영 철학이다. 와이콤비네이터는 자신들을 '친절하고 도움을 주는 엔젤투자자'라고 소개한다. 초 기 투자에 대한 대가로 이후 엄청난 지분을 요구하는 벤처 자본가들 과는 다른 존재다. 다만 벤처캐피털 펀드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 자 체가 펀드라는 구조에 있다. 상호 기금이나 헤지펀드의 관리자와 마 찬가지로, 벤처캐피털들은 투자된 자금을 관리하고 이에 대해 대략 2%의 연간 관리 수수료와 수익 일부를 받는다. 이러한 이유로 벤처 캐피털은 펀드가 가능한 크게 유지되는 것을 선호한다. 이는 각 벤처 캐피털 파트너가 큰돈을 투자해야 함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한 사람 이 많은 거래를 관리하는 데 한계가 생기게 된다. 이 때문에 각 거래 는 수백만 달러 이상의 큰 규모로 이루어져야만 한다.
- 와이콤비네이터는 창업자에 집중했다. 창업자들이 각자의 일을 잘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와이콤비네이터의 목표다. 그레이엄과 올트먼은 이 부분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그레이엄은 창업자우 선주의 Founderism를 주창했다. 그레이엄은 창업자 훈련에 주력했다. 올 트먼은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그 사람의 아이디어 가 좀 더 중요하다고 봤다. 올트먼은 창업자의 생각의 크기, 생각의 깊이, 그 생각이 미칠 파장도 중시했다. 그레이엄은 창업자의 순수한 야망과 대담성이 계획을 실천하는 원동력이라고 봤다. 그래서 그레 이엄이 보기에 에어비앤비의 사업계획은 미친 짓이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자기 집 소파를 내준다는 사업 모델이었기 때문 이다. 올트먼의 또 다른 강력한 멘토이자 후원자인 피터 틸은 이렇게 말했다. "그가 세상을 위해 내놓은 프로그램은 사람이 아니라 아이 디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 점이 그를 강력하게 만든 요소다. 사람들은 인기가 식으면 어쩔 줄 몰랐지만, 반짝반짝하는 아이디어 는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갖는다."
- 머스크가 오픈AI와 함께하던 시절에는 인공지능 분야의 인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그 당시 테슬라와 오픈AI가 동일한 인재를 영입하려고 했고, 이로 인해 머스크는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테슬라의 편을 든다면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인공지능을 개발하겠다는 오픈AI의 핵심 가치를 무시하는 것 이 될 수 있었고, 반대로 오픈AI의 편을 든다면 그가 창업하고 이끌 어온 테슬라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선택이 되었을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기업의 미래 전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였던 상황에서, 이처럼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진 두 집단에 발을 담그는 것은 머 스크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결국, 그는 이러한 줄다리 기에서 자신의 근본 가치에 더 충실한 선택을 내리게 된 것으로 보인 다. 그 당시 오픈AI는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었으며, 반면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같은 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기술은 테슬 라의 핵심 역량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머스크의 행동은 단순히 공익을 위한 것만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픈AI 외에도 굉장히 다 양한 인공지능 관련 기업에 깊게 연관되어 있었다. 테슬라의 핵심 서 비스 중 하나인 자율주행 기능 오토파일럿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 으로 한다. 또한, 2016년에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Neuralink 역시 인 공지능 관련 기업이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이 외부의 사고 기관을 만드는 과정을 연구하고, 인간의 뇌에 칩을 심어 데이터 처리 능력과 지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자, 머스크 역시 인공지능 서비스 시장에 발을 들여놓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는 이전에 "인공지능 기술 관련 규정 확립을 위해, 6개월간 개발을 멈추는 유예 기간을 가지자"라는 주장을 했지만,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인공지능 회사 X.AI를 설립하고, 고성능 그래 픽 처리 장치인 1만 개의 GPU를 구매했다. 이미 테슬라와 트위터를 보유하고 있는 이 기업가의 움직임은, 그가 개발하는 인공지능 서비 스가 처음부터 수많은 데이터와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이 되어줄 것임을 보여준다.
- 플러그인은 기존의 휴대전화 이용자들이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함으로써 개인 의 기기 기능을 개인화하고 확장하는 구조로 작동한다. 이와 같은 원 리를 챗GPT에 적용하면, 외부 개발사가 자체적으로 챗GPT와 호환 되는 형태의 플러그인을 개발하고, 이를 챗GPT에 연결(온보딩)할 수 있다. 이후 챗GPT는 이용자들이 설치한 플러그인이 특정 상황에 적 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해당 플러그인을 호출해 필요한 통신 결과 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국내 사용자가 음식점을 찾아달라고 요청을 하면 챗GPT는 네이버 지도 플러그인을 활용해 가까운 음식점을 찾 아주고, 예약을 부탁하면 캐치테이블 플러그인을, 식자재를 주문해 달라고 요청하면 SSG나 쿠팡 애플리케이션 플러그인을 활용해 그에 해당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구조다. 이런 플러그인 시스템을 통해, 오 픈AI는 외부 기업이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제공하지 않아도 서비스 를 챗GPT 상에서 제공할 수 있게 만들었다.
기존의 챗GPT는 말 그대로 챗봇, 즉 사용자의 요청에 가장 적합 한 답변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이제 플러그인을 통해 챗GPT는 실제로 사용자의 일상에 개입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즉시 제공하는,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비서로 진화하게 된다.
- 웹 브라우저 플러그인의 활용도 또한 주목할 만하다. 기존의 책 GPT에 그해의 오스카상 수상자 정보를 물었을 때, 챗GPT가 정확 하게 답할 수 있는 수상자들은 전해까지의 수상자로 한정되었다. 이 는 챗GPT가 현실의 실시간 정보나 온라인상의 최신 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웹 브라우저가 적용된 챗GPT는 온라인상 그해 의 오스카상 수상자 정보에 접근해 더 적절한 답변을 줄 수 있다. 웹 브라우저 플러그인이 적용된 챗GPT는 <더 웨일>,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등 최신 영화 정보를 담은 답변을 제공해준 다. 이는 웹 브라우저 플러그인을 통해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정보 를 가져올 수 있게 된 덕분이다. 이렇게 오픈AI는 기존 챗GPT의 한 계 중 하나였던 데이터 제한 문제를 해결했다. 이러한 방식은 새로운 데이터를 모델에 직접 학습시키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실시간 정보 에 접근해 사용하는 방식이므로, 모델을 새로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검색 플러그인을 활용하면 사용 자는 자신이 활용하고 싶은 특정 데이터베이스를 챗GPT에 연동하 고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실제 업무에 필요한 데이터나 전략 생 성에 필요한 데이터를 챗GPT가 직접 분석하도록 만들 수 있는 것이 다. 이런 확장성은 챗GPT가 단순히 하나의 서비스를 넘어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가능성을 보여준다.
애플과 구글이 현재의 스마트폰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 은 수많은 외부 개발사가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그 애플리 케이션을 스마트폰 생태계 위에 적용하려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챗 GPT를 이용하는 전 세계의 사람들은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 할 것이다. 이들의 노력은 결국 챗GPT의 서비스 개선에 도움이 되고 이는 더 많은 이용자를 플랫폼에 유입시킨다. 오픈AI는 챗GPT 플러 그인을 통해 이런 선순환 구조를 챗GPT 위에 만드는 데 성공했다.
- 경력 초기에 위험을 감수한다는 건 실제로는 매우 큰 선물이라 고 했다. 젊고, 무명이고, 가난하다는 건 사실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의 양에서는 이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위험이란 평생 후회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이라 정의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한 일보다 하지 않은 일을 훨씬 더 후회한다. 그렇기에 자신이 정말 무언가를 믿고 열정을 가지 고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시작하라고 조언 했다. 몇 년간 보장된 안정적 수익, 직업, 타인이 실패자라 부를 수 있 는 사회적 시선을 모두 감수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감수하지 않으면 후회하게 된다는 것이다. 올트먼은 "사람들은 실패하고 싶지 않아 서 잘못된 종류의 위험을 감수한다"라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실제 로 일을 진행하지 않거나 무언가에 전념하지 않고, 실패의 위험과 평 판 손상 등을 과대평가하는 잘못된 종류의 위험을 감수하는 건 실패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말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부자가 되려면 열정이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은 놀랍도록 공평한 경쟁의 장이다. 젊고 경험이 부족한 사람도,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은 사람도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또 한, 가난하고 무명이라는 점이 스타트업에서는 오히려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올트먼은 2014년 스탠퍼드대학교 강의에서 "돈을 많이 벌 기 위해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안 된다. 부자가 되려면 훨씬 쉬운 방 법들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올트먼은 스타트업을 시작하려면 구체 적인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특정 문제에 대해 강박관념이 있고 창업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에만 스 타트업을 시작해야 한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 고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 훌륭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X 제품×실행 X팀 X 행 운'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행운은 0에서 10,000 사이 난수입니다. 훌 륭한 아이디어가 없으면 스타트업을 창업하면 안 되고, 제품을 만들 어서도 안 됩니다. 훌륭한 제품이 없으면 나머지 어떤 것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나쁜 아이디어를 아무리 훌륭히 실행해도 아무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위대한 기업은 훌륭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했습니다. 성공 사례를 보면 거의 항상 창업자가 원한 것에서 출발 한 것이지 무작위로 그때그때 만들어낸 아이디어가 아니었습니다. 훌륭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난관은 최고의 아이디어도 처음엔 끔찍하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구글의 경우 13번째로 생긴 검색 엔진 이었지만 다른 웹 포털이 제공하는 복잡한 기능이 없다는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의 경우 10번째로 생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였지만 대학생들이 주로 이용했습니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면 낯선 사람의 소파에서 잘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건 처음 들으면 끔찍 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아무도 하지 않기에 독점권 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너무 좋은 아이디어는 많은 사람이 연구하 고 있어 아이디어를 독점할 수 없습니다. 독점적인 위치를 확보할 수 있는 작은 시장을 찾은 뒤 빠르게 확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훌륭한 아이디어가 처음에는 나빠 보이기도 하죠. '지금은 소수의 사 용자만 내 제품을 사용하지만, 앞으로는 거의 모든 사람이 내 제품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게 되는 쪽이 좋습니다.
그리고 훌륭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더라도 대다수가 그 아이디 어를 혹평할 겁니다. 어쩌면 그 말이 맞을 수도 있죠. 보통은 스타트업을 평가하는 데 서툴거나, 질투심 때문에 혹평할 수 있습니다. 그 래도 다른 이들에게 아이디어를 말하는 것은 위험하지 않습니다. 말 좋은 아이디어는 훔칠 가치가 있을만하게 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창업자들, 특히 처음으로 창업하는 이들이 흔히 저지 르는 실수는 아이디어의 첫 버전이 거창하게 들릴 필요가 있다고 생 각한다는 점입니다. 나쁜 아이디어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좋은 아 이디어가 필요합니다. 특정할 수 있는 작은 시장을 장악하고 거기서 부터 확장하면 됩니다. 이게 대부분 위대한 기업들이 시작하는 방법 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와이콤비네이터는 스타트업이 어떻게 시장 에서 독점권을 가질지에 대해 질문하곤 합니다. 훌륭한 아이디어가 없다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기업은 대부분 목표 지향적인데, 훌륭한 아이디어가 없다면 집중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목표 지향적인 아이디어는 창업자 스스로를 그 아이디어에 몰두하게끔 합니다. 기존 아이디어를 모방한 파생 기 업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합니다. 또한, 팀원들이 성공할 만큼 열심히 일하도록 강요하지 않습니다. 쉬운 스타트업보다 어려운 스 타트업을 창업하는 게 더 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