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해 1 양자컴퓨터는 온갖 계산을 빠르게 처리한다?
이것이 양자컴퓨터에 관한 가장 흔한 오해다. 양자컴퓨터로 빨리 풀 수 있는 문제는 몇 종류밖에 없다. 그 밖의 문제는 지금의 컴퓨터와 양자컴퓨터의 계산 속도가 비슷하다.  컴퓨터군과 양자컴퓨터군이 어떤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하자. 컴퓨터군은 문제를 풀려면 어떤 순서로 계산해야 하는지 알 고 있다. 먼저 숫자 X와 숫자 Y를 더해서 그 결과에 숫자 Z를 곱한다. 는 식으로, 순서에 따라 사칙연산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답을 계산한 다. 반면 양자컴퓨터군은 이러한 사칙연산을 해내는 속도가 빠른 것이 아니라 더 스마트한 해법을 알고 있다. 스마트한 해법을 사용하면 사칙 연산의 횟수를 확 줄일 수 있으므로 훨씬 짧은 시간에 답을 계산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컴퓨터군과 양자컴퓨터군은 뇌 구조가 서로 달라서 컴퓨터군이 이런 스마트한 해법을 흉내 내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양자컴퓨터로 계산이 빨라지는 것은 계산 횟수를 줄일 수 있어서지 계산하는 속도가 빨라져서가 아니다. '양자'라는 플러스알파 역할을 하는 기능을 사용해서 현대의 컴퓨터보다 적은 계산 횟수만으로 답을 찾는 스마트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 계산 횟수를 줄일 수 있는지는 문제에 따라 달라지므로 '양자컴퓨터는 현대의 컴퓨터보다 배 빠르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게다가 양자컴퓨터 특유의 해 법이 발견되지 않은 문제에 관해서는 보통의 컴퓨터와 같은 해법을 사 용하므로 계산 횟수가 같다. 참고로 실제 계산에 필요한 시간은 계산 1회에 걸리는 시간과 필요한 계산 횟수의 곱인데, 계산 1회에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될지는 양자컴퓨터를 실제로 만들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으므로 지금은 고려하지 않는다.
- 오해 2 양자컴퓨터는 병렬 계산을 하기 때문에 빠르다?
양자컴퓨터에서 계산이 빨라지는 원리를 설명할 때 ‘병렬계산'으 로 여러 계산을 동시에 병행해서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경 우가 많은데, 이 설명은 정확하지 않다.  병렬계산은 현대의 컴퓨터도 고속 계산을 위해 사용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계산 문제 100개를 풀고 싶다고 하자, 한 명의 컴퓨터군이 모든 문제를 푼다면 시간이 제법 걸릴 것이다. 그래서 10명 의 컴퓨터군이 10문제씩 담당하기로 한다. 10명이 힘을 모으면 계산이 10배 빨라지므로 100문제를 푸는 데 혼자서 푸는 시간의 10분의 1이 길릴 것이다. 이렇게 계산을 여러 개로 나눠서 여러 대의 컴퓨터에서 동시에 계산하는 것이 병렬계산이다.
양자컴퓨터가 일종의 병렬계산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대의 컴퓨터가 하는 병렬계산과는 의미가 다르다. 자세한 이야기는 2장에서 하겠지만, 양자컴퓨터의 병렬계산은 '양자'가 미시 세계에서 일으키는 '중첩'이라는 특유의 현상을 사용한다. 이 현상을 사용한 병렬계산은 병렬계산을 하는 것 만으로는 절대 빨라지지 않는다. 병렬계산한 많 은 후보 결과 중에서 취사선택하여 원하는 계산 결과만 골라내려 궁리해야 한다. 비유하자면, 갈림길이 많은 복잡한 미로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출발점부터 목적지까지의 경로를 알고 싶다고 하자. 컴퓨터군은 경로 후보를 하나씩 차례로 조사해서 답을 찾아낸다. 한 편 양자컴퓨터군은 머릿속에서 여러 경로 후보를 동시에 검토한다. 그 증에서 막다른 길에 도달하는 경로를 버리고 목적지에 도달하는 경로만 답으로 찾아낸다. 이렇듯 양자컴퓨터는 계산 결과에서 취사선택' 할 수 있는 경우에만 계산을 빨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양자컴퓨터는 '병렬계산하므로 빠르다'라는 설명은 그다지 정확하지 않다. 병렬계산하는 것 만으로는 절대 계산이 빨라지지 않는다. 계산이 빠른 이유는 '병렬로 계산한 결과 중에 취사선택해서 원하는 결과만을 찾아낼 수 있는 경우가 있어서다.
- 양자컴퓨터가 미래에 가장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분야는 화학계산이다. 고등학교 화학에서 주변의 물체는 모두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배운다. 플라스틱, 유리, 금속, 컴퓨터 부품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재료의 성질은 소재를 구성하는 원자의 조합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많은 신소재들이 여러 원자들의 다양한 조합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쓸 만한 기능을 가진 신소재를 만들고 싶다고 무턱대고 원자를 조합한들 원하는 기능을 얻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서 슈퍼컴퓨터를 사용해서 어떤 조합이 좋은지 미리 조사한다. 양자컴퓨터를 사용하면 이런 화학 계산을 더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양자컴퓨터가 실현되면 생활에 도움을 주는 기능을 가진 소재를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 양자컴퓨터가 빛을 발하는 특별한 용도의 또 다른 예로는 최적화 문제가 있다. 최적화 문제란 여러 가지 패턴 중에서 가장 좋은 패턴을 골라내는 문제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례로는 택배 트럭의 배달 경로를 최적화하는 것이다(그림 1-10의 아래 그림), 창고에서 배달할 화물을 트럭에 실은 다음, A씨 집, B씨 집, C씨 집... 등 열 군데에 화물을 배달하고 창고로 돌아와야 한다면, 어떤 순서로 돌아야 최단 경로가 될까? 이것이 다양한 경로 중에서 최적 경로를 찾아내는 최적화 문제다. 이런 문제를 빨리 풀 수 있게 되면, 더 효율적으로, 더 빨리 화물을 배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최적화 문제는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제조업이라면 공장의 인력 배치와 제조 프로세스를 최적화해서 상품 제조 비용을 낮출 수 있고, 금융업에서는 주식과 부동산 등의 상품 중 어디에, 얼마만큼 투자할지 최적화하면 더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이처럼 조합을 최적화해야 하는 분야는 많이 있으므로, 각 분야에서 효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양자컴퓨터가 계산을 빨리하는 원리는 다중 슬릿 실험과 같다. 하나씩 계산하는 대신에 몇 가지 계산을 중첩해서 동시에 한 다음, 간섭 을 통해 답에 해당하는 계산 패턴만 찾아내는 것이다. 간섭에는 꽤 많은 고안이 필요하지만, 잘만 하면 답을 찾아내는 수고를 확 줄일 수 있다. 현대의 컴퓨터는 양자역학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당연히 이런 계산을 할 수 없다. 이처럼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 특유의 현상을 이용 해서 완전히 새롭게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
- - 현대의 컴퓨터는 비트로 정보를 나타내고, NOT과 AND 등의 논리연산을 조합해서 계산을 처리한다. 한편, 양자컴퓨터는 양자비트로 정보를 나타내고 양자 논리연산을 조 합해서 계산을 처리한다.
- 양자비트가 n개 있으면 2가지의 패턴 정보를 중첩해서 동시에 가질 수 있다. 이때, 단 순히 중첩할 뿐만 아니라 2가지 패턴의 중첩 방식에 따라 정보를 표현한다.
- 양자컴퓨터는 양자 논리연산을 사용해서 중첩 방식을 나타내는 많은 파동을 교체하게 나, 타이밍을 어긋하게 하거나, 간섭시켜서 답을 끌어내는, 파동을 사용한 계산 장치다.
- 양자컴퓨터는 중첩한 많은 패턴을 병렬로 계산할 수 있지만 마지막으로 얻을 수 있는 계산 결과는 하나이므로 병렬계산만으로는 계산이 빨라지지 않는다. 중첩만이 아니라 파동의 간섭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 문제의 규모가 커지면 계산이 들이는 수고가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현대의 컴퓨터로는 풀기 어려운 문제가 너무도 많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를 사용하면 계산 횟수를 줄여서 더 빨리 풀 수 있는 사례가 있다.
_ 그로버 해법은 데이터베이스 검색이나 최적화 문제 등에 사용하는 해법으로, 답이 될 수 있는 다양한 후보를 중첩해서 동시에 조사하면서 간섭을 통해 올바른 답을 추려내므 로 계산 횟수를 줄일 수 있다.
- 화학 계산에서는 전자가 궤도에 들어가는 방식을 계산할 수 있으면 그 물질의 성질을 알 수 있다. 전자는 양자역학 규칙을 따라서 궤도에 들어가므로, 마찬가지로 양자역학규칙을 따르는 양자컴퓨터를 사용하여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다.
- 양자컴퓨터로 고속화할 수 있는 계산은 여러 가지 발견되었지만, 전부 파동을 조종해서 문제를 푼다는 양자컴퓨터만의 풀이법을 사용하는 것이 고속화의 본질이다.
- 양자컴퓨터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계산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오류를 정정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하지만 양자비트의 정보를 정정하는 것은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애초에 비트의 오류는 0과 1이 바뀌는 것 뿐이지만, 양자비트는 중첩 방식이 조금만 달라져도 오류가 발생한다. 그것을 전부 정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계산 도중 에 오류가 발생했는지 여부를 조사하려면, 양자비트가 어떤 값인지 측 정해서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양자비트는 직접 측정하면 중첩이 깨지 는 성질을 가지므로 그것도 어렵다. 원래 1980년대에 파인만과 도이치가 양자컴퓨터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했을 무렵에는 양자컴퓨터에서 오류를 정정하는 방법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 연구자는 “오류를 정정할 수 없다면 양자컴퓨터를 실현할 수 없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렇지만 다행히 1990년 대에 양자컴퓨터에서도 오류를 정정하는 방법이 발견되었다. 먼저 여러 양자비트를 연계해서 한 개 분량의 양자비트 정보를 표 시하도록 정보를 넣는다. 계산 도중에 오류가 발생하면 그 연계에 흐트러짐이 발생한다. 그래서 연계의 흐트러짐이 있는지에 관한 정보만 다른 양자비트에 잘 옮긴 후 측정하여 오류가 일어났는지 판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오류가 발생해도 이 방법으로 양자비트의 정보를 잃어 버리지 않고 오류를 검출해서 정정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 - 양자컴퓨터를 만들기 어려운 이유는 예민한 양자 하나하나를 각종 방해물로부터 보호하고, 한없이 정확하게 조종해야 하기 때문이다.
- 현재의 양자컴퓨터는 아직 규모가 작고 오류 정정 기능도 없다. 앞으로는 규모와 오류  비율 모두 몇 배나 개량해서 오류 정정 기능을 갖춘 양자컴퓨터를 목표로 해야 한다.
- 대표적인 방식으로는 가장 주류이며 연구가 진행된 초전도 회로 방식, 이와 어깨를 나 란히 할 정도인 이온 방식, 집적화에 적합한 반도체 방식, 독특한 장점이 있는 광 방식 등이 있으며, 어느 방식이나 장단점이 있다.
- 양자컴퓨터 개발은 아직 출발 지점에 있어서 미해결 과제도 많이 있다. 아직 어느 방식이 최후의 승자가 될지 판단하기는 어렵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도 예상할 수 없다.

'IT' 카테고리의 다른 글

IT 잡학사전  (2) 2022.11.10
인터넷 때문에  (0) 2022.08.20
웹 3.0 레볼루션  (0) 2022.07.03
1일 1로그 IT지식  (0) 2022.06.01
블록체인 경제  (0) 2022.05.11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