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03년 라이프니츠는 이렇게 말했다. "현재는 미랴가 있을 때 비로소 위대해진다." 그의 명언은 현재를 살아가는, 특히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이들이 그토록 미래에 큰 관심을 갖는 이유를 확실히 설명해줌. 아직 다가오지 않은 시간을 의미하는 미래는 언제나 높은 가치와 중요성을 동시에 지닌 대상으로 여겨져 왔다. "미래는 인간의 놀라움을 자극하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며, 나태한 생각에 찬물을 끼얹는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는 데이비드 렘닉의 97년 발언에는 미래 지향적 생각이 현재를 풍요롭게 만든다는 신념이 담겨 있음. 그는 "미래란 언제나 현재와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를 혼란과 욕망과 두려움에 빠뜨리는 것들을 물리친다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고 덧붙인다. 비슷한 관점에서 데이비드 윌슨은 저서 미래의 역사에서 "예언과 예측이 실제로 벌어질 일을 그대로 맞추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자신의 미래를 알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현재에 닥친 공포와 희망, 욕망에 대한 해답을 상당부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
- 그러나 미래주의(미래를 예상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문)가 종종 현재 시점에서 예측되는 미래의 방향이나 시점, 전망을 교묘하게 조작함으로써 대중을 기만하는 선전 역할을 하는 것도 사실임. 역사가 승자의 기록이라는 진리만 놓고 보아도, 공신력을 가진 미래예측이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정치적 도구로 사용될 여지 또한 충분함. 다양한 가능성 중에서 선택된 미래의 시나리오는 무작위로 추출되기보다 특정 집단의 이익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쏠리는 경우가 더 많음. 미래주의가 미래와 밀접하게 연결된 분야인 것은 사실이지만, 미래주의를 통해 나온 예측이 언제나 현실화되는 것은 아니며, 때로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흘러갈 때도 있음. 더불어 낙관적 미래가 빤히 보이는 상황에서 미래주의는 힘을 얻지 못함. 미래주의가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것은 부정적 미래가 예상되는 암울한 시점이다. 불안과 걱정에 찌든 사람들이 미래의 단편을 조금이라도 잡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은 당연한 현상임.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전 세계가 대공황의 여파에 허덕이던 30년대와 피해망상에 휩싸였던 50년대, 자기혐오에 빠졌던 70년대에 미래주의가 황금기를 누렸던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는 대부분의 경우 미래학자들의 예측을 뛰어넘음. 갑작스러운 발견이 예상치 못한 기술적 도약을 이끌어내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기 때문. 허버트 조지 웰스는 1898년 소설 '잠든 이가 깨어났을 때'를 통해 라디오와 영화, 에어컨의 등장을 내다봤지만 이러한 기술들이 200년이 아니라 40년 안에 전부 등장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대체 역사소설가 해리 해리슨은 SF 장르의 거의 모든 테마를 웰스가 창조했다고까지 평가했지만, 웰스가 예측한 인간의 달 착륙 시기는 실제보다 100년 가까이 늦었다. 이 사례는 20세기 미래학자들의 연구성과가 IT 기술의 진화속도를 전혀 따라가지 못했다는 근거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의 평판에 가장 큰 상처를 입힌 것은 예상보다 빠른 과학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여권신장 운동이나 공민권 운동처럼 20세기의 흐름을 뒤바꾼 사회적 변화를 전혀 내다보지 못했다는 오명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 문화적 변화보다 당장 눈에 보이는 과학, 기술적 변화에 치중하는 성향은 예나 지금이나 미래주의의 발전을 막는 아킬레스 건이다. 20세기의 미래학자들은 '역사를 좌우하는 변화의 원동력은 기술이 아니라 사상'이라는 토인비의 명언을 더 진지하게 받아들였어야 했다.
- 경영계의 관점에서 보자면 개인주의의 승리는 오랜 세월 수많은 기업을 먹여 살려왔던 '대량판매시장'의 영원한 종말을 가져옴. 비단 기업뿐만이 아니라 이제 모든 조직은 개인주의의 가장 큰 특징이 개인의 선택권과 자유라는 사실을 감안하여 고객 혹은 대중을 특정한 집단이나 시장에 속한 일원이 아니라 저마다의 독특한 취향과 특성을 지닌 개별적 인간으로 받아들여야 함. 영국 트렌드모니터는 "민주주의와 개인주의의 영향력이 커지고 자기 자신에게 의존하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미 퍼스트 문화가 힘을 얻고 있다."며 미 퍼스트 문화를 등에 업은 소비자들이 과거에 비해 훨씬 적극적이고 큰 목소리를 내게 된 만큼 기업들은 고객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접근법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밝힘. 실제로 기업들은 개인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앞다투어 내놓기 시작. 그러나 첫번째 트렌드 키워드의 흐름을 타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은 바로 고객을 한 명의 인간으로 대우하는 태도다.
- 80년대 소비자보호운동의 습격 이후 스트레스는 미국인의 삶을 대표하는 단어가 됐고, 일부 사람들은 고급 차, 해외여행, 멋진 레스토랑의 코스요리가 감정적 스트레스의 충분한 보상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을 갖기 시작. 온갖 물건과 할일로 가득 차 있는 일상을 돌아보면서 그들은 자신의 삶이 물건의 관리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결론을 내림. 자신의 삶에 통제권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깨달음은 자연스레 변화를 향한 욕망을 불러일으켰다. 이렇게 시작된 움직임에 자발적 단순함 이라는 이름이 붙음. 이 생활양식 지지자들은 온갖 물건을 떠안고 사는 복잡한 삶보다 스스로 선택한 단순하고 검약한 삶을 추구했다.
- 밀레니얼 세대는 목적있는 삶을 가치있게 여긴다. 의미있는 경험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는 것이야말로 그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일상을 인스타그램과 스냅챗에 자연스레 공유하는 습관 또한 그들이 인생을 경험의 연속으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함
- 지난 50년간 일어난 사회변화를 관찰하면 ... 산업단위의 획일적 생산을 기반으로 한 단일문화에서 하나의 브랜드가 더 작은 단위로 쪼개지는 모자이크 문화로의 전환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음. 모자이크 문하는 사회경제적 다양성과 인종적 다양성, 무한한 선택지, 세계화, 365일 맞춤 생산을 기반으로 함. (베스 노비츠키, 겐슬러의 이사)
- 슈퍼 임시직으로 부상한 프리랜서 집단은 노동의 개념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임. 루스벨트 연구소와 카우프만 재단이 공동을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20년 내에 한 사람이 같은 직장에 오래 머무는 노동형태는 사라지고 짧고 다양한 경력을 지니는 형태가 일반화될 것이라고 한다. "노동시장은 2040년 안에 단기 프로젝트용 임시직과 포트폴리오 경력, 기업가정신을 추구하는 곳으로 변화할 것이다." 미디엄닷컴의 슬라바 솔로드키가 내놓은 이 전망은 여러 함축적 의미를 담고 있음. 우선 기존의 직업훈련 방식은 완전히 재편될 것임. 정규교육을 마치고 직장을 얻는 일반적 취업루트는 더 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임. 솔로드키는 말한다. "미래의 근로환경에서 성공을 거두고 싶다면 기업가정신을 토대로 한 사고방식과 전략을 갖추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만 끊임없이 자신을 팔고, 자신의 강점을 정의하고, 내일에 대비한 자기계발을 계속해야 한다."
- 트럼프와 브렉시트가 의미하는 것은 무얼까? 미국의 지난 대통령 선거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은 각국 국민들의 표현이자 향후 전 세계의 흐름이 어디로 향할지 보여주는 움직임이었다. 대선 후보 버니 샌더스가 누렸던 대중적 인기 또한 포퓰리즘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미국을 제외한 다른 10여개 국가에서도 포퓰리스트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하는 경향을 보였다. 포퓰리즘이란 공식적인 정부 및 제도를 거부하는 비주류 정당 혹은 후보가 대중의 생계와 밀접한 관심사에 호소하며 지도자 후보를 자처하는 현상이다. 이 게릴라적 정치 모델은 관료제와 엘리트주의에 기반을 둔 전통적 구조를 무너뜨리기 직전에 있으며, 비주류 후보들이 주류정치인 혹은 전문가를 누르고 선거에서 승리하거나 정권을 유지하는 데 좋은 환경을 형성하고 있다. 포퓰리즘이 긍정적 현상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지만 이 트렌드가 전 세계적으로 대중들의 감정에 호소하는 무언가를 지니고 있으며, 점점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데는 의견이 없다.
- 포퓰리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엘리트와 주류 정치계, 기성제도에 대한 의심과 적개심이다. 17년 국가정보위원회는 세계동향보고서를 통해 포퓰리즘의 급부상을 이렇게 해석. "이 흐름은 세계화가 자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정치, 경제분야의 엘리트들이 대중의 고충을 해결한답시고 내놓는 정책에 대한 불만을 반영한다." 포퓰리즘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강력한 초당파주의를 들 수 있다. 정치의 탈정치화 개념이 발휘할 수 있는 엄청난 힘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 ESG투자는 SRI(사회적 책임투자)에서 한 단계 더 발전된 투자형식. SRI는 특정 기준에 따라 나쁜 기업을 지원하기 꺼렸던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옵션이었다. 즉 술과 담배, 도박, 무기제조, 환경을 오염시키는 기업들을 포함하여 나쁜 산업을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는 투자방식이었음. 반면 ESG투자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배제보다 선택에 초점을 맞춤. ESG 투자 포트폴리오는 특정한 기업이나 산업을 제외하는 대신, 윤리경영을 일관되게 실천하거나 환경친화적이거나 중요한 사회문제에 맞서는 조직들로 구성됨.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이란 조직구조가 투명하고, 잠재적 갈등 혹은 위기요소를 정직하게 공개하고, 투자자들과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긍정적인 변화에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회사다. 천연자원을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대체 에너지와 클린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지구온난화가 현실적 위기라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회사들이 환경친화적 기업에 포함된다. 사회문제에 맞서는 기업은 안전한 작업환경을 만들고, 인종차별을 철폐하며, 여성의 고용과 승진에 진보적 태도를 취하는 회사를 뜻함.
- 솔직히 알파고가 그동안 기계가 해 온 일보다 더 의미있는 일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컴퓨터가 처음으로 숫자를 계산했을 때도 사람들은 똑같이 충격을 받았다. (제리 캐플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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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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