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사람
장난감을 선물 받아
그걸 바라보고, 껴안고, 이내 망가트리고,
다음 날이면 이미 그걸 준 사람을
잊어버리는 아이처럼
당신은 내가 건넨 나의 마음을
예쁜 장난감처럼 작은 손 안에서 가지고 놀면서 
괴로움에 경련하는 나의 마음을 눈여겨보지 않네

- 자신이 인생에서 이룬 일, 쌓아 올린 일, 행한 일에 대해 다른 훌륭한 사람에게 인정받으려는 마음을 버리게나. 또 세상의 기준에 맞춰 점수를 매기는 것도 그만두고, 자신이 행한 일은 자기만의 척도로 재어야 한다 네. 항상 그렇게 하면 남을 흉내 낸 것이 아닌 자 신의 진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지. (1949년의 편지)
- 너는 불안하니?
불안하다면, 그건 지금의 자신을 진짜 자신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증거야.
언제나 진짜 자신으로 있으면 불안 따윈 싹트지도 않겠지. 그러니 진짜 자신과 지금의 자신이 일치 하도록 살아가면 돼. (데미안)
-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것은 스스로에게 지나치 게 관대해지라는 뜻이 아니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고스란히 사랑하는 일 이며, 당연히도 그건 자신의 운명까지 사랑하는 일이다. 운명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것까지 사랑 해야 한다. 설령 지금은 그것의 의미를 알 수 없다 해도, 아무리 애를 써도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거 부하지도 멀리하지도 뒷전으로 돌리지도 말고 기꺼이 기쁘게 받아들이며 미소를 띠고 사랑하라. (사랑의 길)
- 젊은이가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진지하게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의 낯빛을 살피지 마라. 정치가의 말 에 귀를 기울이지 마라.
이름 말고 직함을 대며 대단한 인물인 척하는 어 른에게서 영향을 받지 마라. 유명인이나 백만장자 가 되는 것을 목표로 무언가를 가르치려는 자를 무시해라. 정의를 내세우는 집단이나 단체에 휘말 리지 마라. 자기네처럼 살면 반드시 구원받는다고 말하는 종교에 속지 마라. 돈 때문에 비굴하게 움 직이지 마라.
그 누구도 따르지 마라. 하지만 자기 안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따라라. 그 목소리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면 그대로 자신의 길을 걸어가면 된다.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대가 자신의 길을 걷고 있지 않다는 증거다. (차라투스트라의 귀환)
-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 아무도 발을 들여놓을 수 없는 고요한 산장 같은 장소를 준비해둬라.
곤란한 일이 생겼을 때,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 때, 자신의 길을 확인해야 할 때, 그곳으로 돌아가 참 된 자신의 마음과 천천히 대화를 나눠라
그곳은 너만의 신비로운 피난처이며, 네가 다시 새롭게 태어날 소중한 장소다. (싯다르타)
- 두꺼운 줄기를 가진 나무처럼 살아라. 혹은 저 의연한 산처럼 살아라. 또는 고고한 야수처럼 살아라.
때로는 높은 곳에서 빛나는 별처럼 살아라.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든, 늘 자기 자신으로 사는 사람이 되어라. (클라인과 바그너)
- 나도 마찬가지다. 너처럼 수없이 도끼로 베였다.
세상 사람들에게 비난받아 고뇌했다.
그럼에도 참나무여, 너처럼 포기하지 않고 새 잎을 틔웠다. 이렇게 괴로워하면서도 이 세상을 여 전히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 <베인 참나무)
- 고독해져라. 거리의 화려함에서 벗어나 혼자가 되어라. 웃음소리와 흥청거림, 달콤한 유혹에서 멀 리 떨어져 그대 자신이 되어라. 부모로부터도 멀 리 떨어져라. 지금은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지만 말 해두겠다. 고독은 외로운 것이 아니다. 그대가 진 실로 고독해졌을 때, 그대는 자기 운명의 빛나는 얼굴을 처음으로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제야 그대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발 견할 것이다. 그때 그대는 스스로를 알게 된다. 그것이야말로 참다운 어른이 되는 일이다. (고독에 대해)
- 고뇌하고 있군. 슬픈 일이 많군. 가슴이 자주 아프 기도 하겠지.
하지만 기뻐하세. 기쁨은 누군가가 어딘가에서 갑 자기 경사스러운 일을 가지고 올 때 샘솟는 감정 이 아닐세.
기쁨은 지금의 자신을 부정하지 않고, 지금의 자 신을 꾸밈없이 순순히 인정하는 데서 생겨나는 감정이라네. 그러니 고뇌해도, 슬퍼해도, 그것에 자 신이 동의한다면 기쁨은 저절로 솟아날 걸세. (1922년의 편지)
- 자신의 일이나 생활이 앞으로 영원히 편안해지는 건 있을 수 없다.
마음의 평온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마음이 이제부 터 쭉 편안해지는 경우는 없다. 마음 하나를 평온 하게 만드는 것도 일일이 싸워서 얻어내야 한다. 심지어 그 싸움은 매일 이어진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지금 이 눈에 보이는 것, 지금의 이 현실, 이는 자신이 마음속에 지니고 있는 것과 똑같다.
이미 마음속에 없는 현실이란 존재할 수 없다. (데미안)
- 아무리 애를 써도 낫지 않는 우울에 잘 듣는 약이 있다. 그 약은 바로 이것이다.
노래하는 것. 신 혹은 거대한 존재가 이 세상에 숨 어 있다고 믿는 것. 와인을 조금 마시고 음악을 듣는 것. 기쁨의 시를 짓는 것. 걸어서 멀리까지 나가 보는 것. (흐린 하늘)
- 그렇게 격렬하게 원하면 원할수록 너는 그걸 찾지 못할 거야. 만약 운명의 장난으로 우연히 그것 을 접한다 해도, 완전히 다른 것으로 착각하고 금 세 놓아버리겠지. 바라는 것을 쉽게 찾아내는 이 는 격렬하게 욕망하는 사람이 아니야. 전혀 격렬 하지 않게,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누구에게나 무 엇에나 자신을 열어놓는 사람이지. 또한 '이게 아 니면 안 된다' 하는 식의 조건 따위 없이 자유롭게 살아가고, 그 무엇에 대해서든 손톱만큼의 고집도 가지지 않는 사람이야. (싯다르타)
- 당신은 자신의 그것을 뭐라고 부릅니까? 성격? 인격? 캐릭터? 개성? 아니면 자기다움?
어느 쪽이든 간에 그것은 당신이 족쇄를 차고 수감되어 있는 감옥입니다. (황야의 이리)
- 진실로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여태 의지해온 마법의 지팡이를 버려라. 다시 말해 시간이라는 관념 을 깨끗이 버려라.
그건 이미 지나간 일이야. 아직 내일이 안 됐잖아. 벌써 이렇게 시간을 낭비해버렸어. 이 나이에 뭘 또, 이런 생각들을 낳는 시간을 가장 먼저 버려야 한다. 그리고 오로지 자신이 지금 해야 하는 일에 만 집중해라. (클라인과 바그너)
- 젊었다느니 늙었다느니, 그런 감각과 사고방식은 엇비슷한 나날을 지루하게 살아가는 흔해빠진 사 람들의 전유물일세.
적잖이 재치 있고 세련된 사람은 그때그때에 맞춰 젊어지거나 늙는 법이지. 마치 경우에 따라 기쁨이나 슬픔이 솟아나는 것처럼. (1930년의 편지)
- 젊었다느니 늙었다느니, 그런 감각과 사고방식은 엇비슷한 나날을 지루하게 살아가는 흔해빠진 사 람들의 전유물일세.
적잖이 재치 있고 세련된 사람은 그때그때에 맞춰 젊어지거나 늙는 법이지. 마치 경우에 따라 기쁨이나 슬픔이 솟아나는 것처럼. (1930년의 편지)
- 사람의 일생이란 자신에게로 향하는 길을 홀로 걷는 것이다. 그 길 끝에는 완전한 자신이 서 있다.
하지만 누구나 거기까지 도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데미안)
- 여행의 참맛은 다름 아닌 길 위에 있다.
서둘러 목적지로 돌진하지 마라. 방랑해야 한다.
방랑의 달콤함을 맛봐야 한다. 그것은 청춘의 나
날의 기쁨이다. 인생의 나날의 기쁨이다. (시 <여행>)
-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은 일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긴다네. 그야말로 일을 신처럼 숭배하지.
또 어쨌든지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되도록 많은 돈 을 얻기 위해 고심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부자 가 되는 것을 인생의 성공이라 부른다네.
한데 정말로 그런 일이나 돈이 우리에게 필요한 가. 우리에게 부족한 건 바쁜 스케줄이나 돈벌이 에 허덕이는 일상이 아닐 걸세. 일테면 그것은 아 주 소소한 무언가를 그때그때 즐기는 마음이 부족 한건 아닌가.
또한 우연히 일어나는 일을 성가신 트러블로 여겨 피하지 않고, 달게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것. 운명이 어떻게 굴러가든 조금도 주춤거리지 않고, 인생에 대한 신뢰를 굳건히 유지하는 것. 그런 것이 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게 아닌가. (1925년의 편지)
- 어른의 마음속에도 있는 천진함을 계속 소중히 여기게. 그것이야말로 청춘이기 때문이지.
그 천진함이 앞으로 인생을 훨씬 풍요롭게 만들어 줄 걸세. (1912년의 편지)
- 인생에는 엄숙한 일만 있는 것도 아니고, 늘 감동
적인 일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그 사이에는 웃을 일이 아주 많이 끼여 있다. (페터 카멘친트)
- 처음에는 어머니를 사랑하고, 다음으로 아버지를 사랑하고, 나아가 가까운 사람들을 사랑하고, 다 정한 것을 사랑하고,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고, 고 향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고, 이윽고 껄끄러 운 사람까지 사랑하며, 게다가 이 인생도 완전히 긍정하고 사랑하듯이, 우리는 결국 죽음까지 사랑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죽음은 마침내 인생 최대의 행복이 된다. (《황야의 이리>)
- 자신의 인생이 마치 카오스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하찮은 잡무나 고민거리, 또는 자신에게 전혀 맞 지 않는 일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거나 정신을 빼 앗기고 있어서가 아닐까요.
인생을 그런 혼돈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면 음악의 감성이 필요할 겁니다. 즉 자신이 주로 관계해야 할 일에 몰두할 때, 마치 서로가 공명하는 듯한 감 각을 맛보는 것입니다.
그 감각을 알고 나면, 일테면 자신의 일을 할 때는 조화가 절로 이루어져서 일이 나를 흔쾌히 받아들 여준다고 느낍니다.
이렇게 되면 나머지는 순풍에 돛단배입니다. 인생은 그 쾌감을 중심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러면 인생이 단단한 심으로 지탱되어 외부의 소음에 괴로워하지 않게 됩니다. (1910년의 편지)
- "사랑하라"라는 예수의 말에 감명받았다 한들 실 제로 자신의 생활을 조금이라도 바꾸려고 노력하 는 사람은 드물다네. 또 시인과 철학자, 사상가의 사고방식에 감동을 받아봤자 자신의 생활 방식을 조금이나마 바꾸려 하는 사람도 없지.
그런데도 약간의 돈이나 이익, 명예를 위해서라면 무언가를 곧장 찬성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전쟁도 그런 식으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것일세. (1929년의 편지)
- 아이들은 모두가 각자 자신만의 새로운 영혼을 지 니고 있다.
그러나 부모들은 그 사실을 조금도 깨닫지 못한 다. 그러기는커녕 자기 자식이라는 이유로 영혼도 대대로 이어진다고 착각한다.
그래서 아이가 자신들과 너무 다르게 생각하거 나 행동한다고 느끼면 그것을 어린애의 천진함이 나 격세유전, 혹은 단순한 우연 탓으로 치부해버린다. 부모들은 그것이 새로운 영혼의 행동이라는 사실을 알 길이 없다. (《크눌프》)
- 여자들이 너의 말을 잘 들어주지 않는다고?
그야 그렇겠지. 원인은 너한테 있어. 네가 여자들
한테 지나치게 많은 약속을 했기 때문이야. (크눌프)
- 이 세상에서 벌레처럼 꿈틀거리는, 이름 없는 무수한 소시민이라는 작자들은 어떤 경우라도 여하 튼 본인만 안전한 장소와 위치에 있으려고 한다. 그래서 언제나 적당한 것만 가지며, 본인한테 유 리한 환경에서만 산다.
그들은 만사에서 극단적인 것을 피한다. 그러니 사실은 예술이 뭔지도 모르고, 성스러운 것에 대 해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며, 건전한 사람에게도 이따금 생겨나는 타락이나 방탕조차 자신과 인연 이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주제에 권력을 한 조각이라도 손에 쥐고 싶 다는 욕심으로 다수결 제도를 만들었다. 또 자기 안의 폭력을 권리로 정당화하기 위해 법률을 만들었고, 저 자신은 책임을 지기 싫기 때문에 투표 제도를 만든 것이다. (황야의 이리)
- 이른바 멀쩡한 사람이란 재능이 없는 자다. 그들은 건전하고 정상적인 인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가가 가진 광기가 없으며, 오히려 광기를 꺼림칙하게 여긴다.
본디 재능과 광기는 처음부터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채로운 공상)
- 예술가는 자신이 파멸하기 바로 직전까지 창조의 힘을 쥐어짜내는 것을 업으로 삼는다.
그것은 매우 냉혹한 혼자만의 전쟁터에서 벌이는 싸움과 비슷하다. 그런 창조의 나날은 사람다운 생활의 평온함과 행복을 희생시켜야 할 정도로 가 혹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게르트루트)
- 단체를 만들어서 무리 짓는 사람들. 단체로 뭉치고 결속을 맹세하는 사람들. 뭉쳐서 행동하려고 하는 사람들. 그들은 왜 모이고, 얼굴을 맞대고, 서 로의 동향에 신경 쓰는 걸까. 사실 그 이유는 한심 한 것이지. 그들은 서로가 두려운 거야. 그래서 뭉 쳐 있으면서도 마음은 뿔뿔이 흩어져서 서로를 진 심으로 믿지 않아. 또 자신이 시대에 뒤처진 폐물 이라는 사실을 내심 알고 있기도 해. 그러니 적어 도 모여서 서로의 얼굴을 보며 같은 소리라도 내 지 않으면, 작은 의견조차 드러내지 못하는 거야. (데미안)
- 어른이 된다는 건 사회제도가 정해놓은 나이에 이르는 것이 아니다. 부모로부터 멀리 떨어지는 것 이다. 어린 시절을 버리는 것이다. 고독해지는 것 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 중대한 첫걸음을 제대로 내딛지 못한다. 한쪽 발만 앞으로 내밀고 다른 한 발은 뒤편에 남겨둔다. 내심 언제까지나 가족과 고향, 과거와 연결되어 있고 싶은 것이다. (차라투스트라의 귀환)
- 아름다운 것을 보려면, 가장 좋은 것을 느끼려면, 사랑을 만나려면 대가가 필요하네.
그 대가란 돈이 아닐세. 자네의 마음을 써야 하지.  (어떤 이에게 보내는 편지)
- 두 사람이 힘을 합칠 수는 있다. 추운 날 둘이서 바짝 붙어 있을 수도 있다. 서로를 소중히 여기고 사랑할 수도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영혼을 하나로 녹여서 섞을 수 는 없다. 각각의 영혼은 그대로 각자의 것이다. 그 것은 괴로운 일일까? 비극일까?
꽃 역시 마찬가지다. 다른 꽃과 맺어지기 위해 향 기와 꽃가루를 바람에 실어 날릴 수는 있다. 하지만 뿌리는 원래의 땅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그 뿌리가 꽃의 영혼이다. (크눌프)
- 사랑은 왜 존재하는 걸까.
사람을 행복한 기분에 젖게 하려고? 아니, 사랑이 존재하는 이유는 행복 같은 게 아니다.
고뇌하고, 고통받고, 번민하고, 슬퍼하고, 헐떡이 고, 계속 참고, 그러면서 자신이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 똑똑히 가르쳐주기 위해 존재한다. (페터 카멘친트)
- 오래된 사랑은 고요한 숯불과도 같다.
더는 격렬한 열정의 불꽃을 내뿜는 일 없이, 지금은 그저 가만히 타고 있다. 그 따스함이 마음에 약간의 젊음을 부여하며, 겨울밤에는 손끝을 살짝 덥혀준다. (페터 카멘친트)
- 이 사랑이 저를 행복하게 해주냐고요? 설마. 그런 말은 좀 이상하네요. 원래 사랑은 우리를 행복하 게 해주려고 존재하는 게 아니잖아요. 사랑은 행 복하고는 관계없는걸요.
그게 아니라 사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얼 마나 깊게 고뇌할 수 있는지, 얼마나 인내심이 강한지를 사무치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페터 카멘친트)
- 마음의 깊은 아픔은 물론, 자기 자신조차 잊어버릴 듯한 아름다움을 만나둬라. 예술이든 자연이든 상관없고, 찰나라도 좋으니 아름다운 것을 봐둬 라. 이 인생에는 반드시 비애가 있다. 비참함도 있 다. 그들은 소나기처럼 다가왔다가 떠난다.
하지만 그대가 본 아름다운 것은 그대 안에 오래도록 남아서 사라지지 않는다. (아름다운 것의 지속)
- 독서의 최고 단계에 이르면 어떻게 되는가. 더없이 자유롭고도 거칠 것 없이 책을 읽게 된다. 그렇 게 된 누군가가 동화 한 편을 읽는다면 어떤 때는 그 동화를 심오한 철학서로 읽을 테고, 또 어떤 때 는 우주론으로, 또 다른 때는 향기롭고 에로틱한 문학으로 읽을 것이다. 마치 어린아이가 침대를 눈 덮인 산이나 바위 동굴, 드넓은 정원이라고 상 상하며 끝없이 노는 것처럼. 요컨대 그는 모든 연상을 총동원해서, 세상을 통째로 그곳에 전개시키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독서에 대해)
- 노인이여. 미련 없이 땅에 묻히시게.
힘이 없어도 지팡이를 짚고 일어서서 그대가 지금껏 쭉 앉아 있던 자리를 흔쾌히 젊은이에게 양보하시게. 그리고 먼지만큼도 겁내지 말고 조용히 눈을 감으시게. (시 <봄의 말>)
- 이 세상을 개선하자는 멍청한 소리는 하지 말기 바란다.
세상은 정치가나 당신들의 장난감이 아니며, 애초 에 지금 세상이 좋니 나쁘니 하는 판단 자체가 터 무니없이 오만하지 않은가.
어린아이나 젊은이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 들을 개선시키자고 생각하는 멍청이들이 수없이 많다. 그들이 말하는 좋다느니 나쁘다느니 하는 건 대체 뭐란 말인가.
세상의 틀에 집어넣고 강제로 짓누르는 게 정말로 좋은 일인가. 젊은이들이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가는 게 그렇게 나쁜 일인가. 개선이라느니 개량이라느니 큰 소리로 외치는 바보들이여. (차라투스트라의 귀환)
- 세상에는 화가 나는 일이 가득한 법이지. 추악함도 셀 수 없이 많고, 너무나 하찮은 것, 비열한 것 도 넘쳐난다네. 그렇다고 그것을 비난하거나, 경 멸하거나, 그 때문에 일일이 불쾌해져서 어쩔 셈 인가.
그런 것도 분명 이 세상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정 하세.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은 아니지. 흐름 속에 는 혼탁한 부분도 있기 마련일세. 그러니 그런 것에 구애되지 말고, 차라리 웃어넘기세 (평범한 이에게 보내는 편지)
- 행복했던 때를 돌아보면 저절로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그런데 어째서 어린 시절일까.
행복을 느끼려면 시간의 지배를 전혀 받지 않아야 하고, 두려움이나 소망에도 지배받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조건을 만족시켰던 것이 우리의 어린 시절이다. (행복)
- 자신이 행복한지 그렇지 않은지 묻는 동안에는 아직 행복해질 수 없다. 좋아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전부 손에 넣었다 해도 여전히 행복해지지는 않을 수 있다.
잃어버린 것을 아쉬워하거나 그것을 떠올리는 동 안에는 안 된다.
원하는 것이 있는 동안에는 행복의 평온에 도달할 수 없다.
그대의 소망이 전부 휘발되어 행복이라는 말조차 신경 쓰이지 않게 되었을 때, 모든 일이 있는 그대 로 발생하며 그것이 완벽한 자연의 도리로 보일 것이다.
그제야 비로소 그대의 영혼은 행복의 끝없는 평온 속에서 잠시 눈 붙이겠지. (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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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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