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말을 하면서 살지만 말을 잘하기는 매우 어렵다. 중국에서도 관리를 평가하거나 선택할 때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고 하여, 인물, 언변, 글씨, 판단을 그 기준으로 할 정도로 말을 잘하는 것은 중요하다. 일상에서의 대화도 물론 중요하지만, 특히나 회사원으로 일을 하다 보면 회의석상이나 발표자리에서의 대화 기술이 중요함을 체감할 수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말 잘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나보다 청자를 더 생각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게 아니라, 2인칭 시점으로 철저하게 상대가 원하는 말을 한다. 말하기를 시작할 때 '무슨 말을 해야하지?'가 아닌 '상대방이 원하는 말이 무엇일까?', '상대방이 궁금해하는 것은 뭐지?'에 맞춰 자기 말을 설계하는 것이다.

말을 잘 한다는 것은 세가지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1) 논리적으로 말하기
(2) 전달력 있는 목소리 트레이닝
(3) 설득력 있는 보디랭귀지
이 책에서는 위 세가지 구성요소를 망라하여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단순하게 막힘없이 술술 말을 한다고 해서 말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스피치 전문가들이 말하는 틀 안에서 잘 말할 수 있도록 후천적 학습과 노력을 통해 자신의 스피치를 점검해야 한다. 스피치 훈련을 통해 더 담백하고 정갈하게 느껴지도록 훈련할 수 있다.

상대방에게 스피치를 잘 한다고 느끼게 만드는 첫번째 요소는 보디랭귀지다. 보디랭귀지는 신체의 언어, 침묵의 언어라서 키니식스라 불린다. 보통 말하는 사람의 눈빛과 미소, 자세, 제스처만 봐도 이 사람이 스피치에 자신감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보디랭귀지가 스피치의 55%를 차지한다고 한다. 
두번째 요소는 보이스다. 보이스는 전체에서 38%를 차지한다고 한다. 목소리가 너무 허스키해져서 쇳고리가 난다거나, 목소리가 지나치게 작거나 큰 경우, 목소리의 리듬이 날카로운 경우, 목소리가 일자톤이어서 지루하게 들리는 경우, 말투가 성의 없거나 지루한 경우 청중의 이목을 끌기 어렵다.
세번째 요소가 말의 논리로 7%를 차지한다. 서론-본론-결론의 구조 속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집어넣는 것을 말한다. 논리가 비록 7%에 불과하지만, 사실 논리적인 뒷받침 없이는 자신감 있는 목소리와 보디랭귀지가 나오기는 어렵다. 많은 사람들은 논리를 어려워하지만, 우리가 하게 되는 스피치는 논리학이 아니다. 사람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오프닝과 내용을 압축해 주는 보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클로징 멘트, 이거면 충분하다.

스피치에는 맨투맨 스피치와 퍼블릭 스피치가 있다. 둘 다 잘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하나만 잘 하는 사람도 있다. 퍼블릭 스피치는 격식에 맞추어야 하는 것이 강한 반면 맨투맨 스피치는 격식에서 자유롭다. 퍼블릭 스피치의 특징 중 하나는 '깡'이다. 공식석상에서의 스피치는 청중을 압도할 수 있는 '깡'이 있어야 한다. 또한 퍼블릭 스피치는 '꿈'이 있어야 한다. 무대위에서 자유롭게 온몸으로 말하고 있는 자신을 꿈꿔야 한다. 마지막으로 퍼블릭 스피치는 '끼'이다. 퍼블릭 스피치는 하나의 퍼포먼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책의 특징은 상황에 따른 스피치 분야에서 좋은 예와 나쁜 예를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원리나 방향성만을 제시하는 경우 책을 읽었을 때 무슨 의미인지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회사에서 제대로 된 스피치를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본 리뷰는 출판사 도서지원 이후, 자유롭게 작성된 글입니다.

 

* 남자배우 목소리 분석
- 김남길: 순수한 목소리의 싹과 공명의 절묘한 조화 목소리는 크게 타고난 '순수한 목소리의 싹'과 깊은 울림을 가진 '공명' 목소리로 나뉜다. 순수한 목소리의 싹이 많을수록 개성 있게 들리고, 울림소리가 많을수록 신뢰감 있게 들린다. 배우 김남길의 목소리는 순수한 목소리의 싹과 공명이 절묘하게 하모니를 이루는 목소리다. 김남길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재미있으면서도 밝은 그 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고, 멋진 중저음의 공명 덕분에 더욱 신뢰 감 있게 들린다. 김남길의 목소리는 정확한 발음과 문장 구사력을 통해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진심이 묻어 나는 애절한 목소리부터 무게 있는 목소리의 사극 연기까지도 완 벽하게 소화해낸다.
- 한석규: 국민 목소리 배우 한석규의 목소리는 독일의 아우토반을 달리는 고급 세단과 같다. 힘들이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게 도로를 달리는 느낌! 목소리 는 발음과 발성, 호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호흡이 좋아야 정확한 발음과 안정감 있는 발성을 낼 수 있다. 한석규는 성우 생활로 다 져진 긴 호흡으로 발음과 발성을 컨트롤하며, '국민 목소리'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목소리를 갖고 있다.
- 이선균: 번데기 목소리 배우 이선균은 여자들이 좋아하는 로맨틱한 목소리를 갖고 있다. 그런데 발성학 측면에서 보면 이선균의 소리의 울림은 입(구강음)이 아닌 코(비강음)로 나와 소리가 위로 뜨는 경향이 있다. 보통의 배우 들이 구강음으로 소리를 눌러 중저음을 만들어내는 것과 달리 이 선균은 비강음으로 울림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소리가 자칫 가볍게 들릴 수 있다. 또한 발음할 때 입을 크게 움직이지 않아 전반적으 로 발음이 부정확하다. 특히 시옷 발음이 잘 안 되어 “사랑합니다." 라는 말을 할 때 '사' 발음이 번데기 발음이 되어 나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 김명민: 노력형 목소리 배우 김명민의 목소리는 한마디로 노력형이다. 타고난 목소리보다는 트레이닝을 통해 개선된 목소리라고 할 수 있다. 울림이 있는 멋진 중저음을 갖고 있는데, 이 중저음은 타고나기보다는 훈련을 통해 더욱 깊어지고 진해진다. 그런데 이렇게 노력해서 목소리가 좋아진 사람들은 컨디션에 따라 발음과 발성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밤을 새워 촬영하거나 스케줄이 많은 날의 목 소리는 정확하게 들리지 않을 때가 있다.
- 이병헌: 마음을 홀리는 달콤한 목소리 이병헌은 다른 배우들보다 한 톤은 낮은 멋진 중저음의 목소리를 갖고 있다. 톤이 낮다는 것은 복식호흡을 통해 깊이 숨을 채웠다가 뱉으면서 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이렇게 아래까지 숨을 채우고 뱉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말을 할 때 깊은 내공이 있다는 말이다. 또한 이병헌의 목소리는 '동그란 모양'을 하고 있다. 동그란 목소리 는 자신감 있으면서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목소리다. 한국을 넘어 할리우드에서 인정받고 있는 배우 이병헌! 이병헌의 연기력은 그 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밑바탕으로 한다.
- 류승룡: 허스키 보이스 배우 류승룡은 아주 깊은 중저음의 목소리다. 그런데 너무 중저음으로 소리를 눌러 발음이 또렷하게 들리지 않을 때가 많다. 웅웅 웅~' 하는 발성 때문에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무슨 말인지 생각하면서 들어야 한다. 또한 목소리에 허스키한 느낌이 많아 남자답기는 하지만 깨끗하게 들리지는 않으며, 말할 때 과하게 발음을 세게 넣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이준익 감독님’을 말할 때 '이주닉' 이 아니라 '이쥬닉' 이라고 발음하게 되는 것이다.
- 박해일: 반전 목소리 자칫 여성스러워 보일 수 있는 부드러운 외모를 가진 배우 박해일 의 목소리는 진한 중저음이어서 강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분위기 를 연출하고 있다. 배우 박해일의 목소리의 가장 좋은 점은 다양한 색깔이 있다는 것이다. 영화 홍보차 낭독 코너를 통해 매력적인 목소리를 과시하고,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본 영화 〈인류멸망보고서〉 에서는 세상의 진리를 깨우친 로봇의 목소리를 맡아 낭만적이면서도 사색적인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박해일의 음색 자체가 다른 배우들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 송중기: 아나운서 스타일의 신뢰감 있는 말투 배우 송중기는 성균관대학교 재학 시절 교내 방송국에서 아나운 서를 했다. 그래서 그런지 목소리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느낌이다. 더군다나 말투 자체가 굉장히 세련되어 연기는 물론 행사를 진행 하거나 인터뷰를 할 때도 정갈한 느낌을 준다. 멋진 중저음을 갖고 있으면서도 맑고 깨끗한 느낌이 드는 청아한 목소리다.
- 하정우: 중저음의 따뜻한 보이스 하정우가 모 CF에서 보여준 중저음의 보이스는 정말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면서도 감미롭게 해준다. 하정우의 목소리를 들으면 따듯한 넥워머 같은 느낌이 든다. 추운 겨울에 내 목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따듯한 목소리. 그런데 하정우의 경우 발성이 너무 좋아 발음이 묻힐 때가 많다. 더군다나 말투도 조금 느릿하고 어눌한 느낌이 있다. 만약 발음을 더욱 또렷하게 살려 소리를 내면 보다 신뢰 감 있는 목소리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현빈: 까칠한 보이스. 여성이 생각하는 가장 매력적인 목소리의 남자 배우 1위는 바로 현빈이다. 방영된 지 10년 이상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인생작으로 손꼽히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의 툭툭 내뱉는 반항아적인 말투와 그만의 독보적인 음색은 현빈을 최고의 배우로 만들어주었다. 비록 다른 배우들에 비해 중저음이 강하지는 않지만, 자신만이 갖고 있는 순수한 목소리의 싹으로 '현빈이기 때문에 가능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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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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