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떠나 지구 곳곳으로 퍼지기 시작했을 무렵, 유럽과 아시아에는 이미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호모사피엔스가 최후 승자가 것은 탐험욕구와 찾기 본능 덕분입니다. ‘먹을 안전하게 가장 중요한 생존과제이던 시절, 자원의 위치와 포식자 동향을 알아내는데 탐험과 찾기 능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016일자 A25 기사 최후 승자 호모사피엔스비결은 탐험욕구·길찾기 능력>은뉴사이언스수석에디터를 지낸 영국 작가 마이클 본드의 글을 소개했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식량 위치를 알아내고 적을 파악하면서 발달시킨 찾기 능력은 인류가 세상을 이해하고, 타인과 소통하고 협력하며, 미지의 세계를 탐험할 있도록 해줬다.”

인간에게 이런 찾기 본능 얼마나 강력한 유전자로 남아있는지는 우리의 언어습관에서도 드러납니다. “위치세포를 발견해 2014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오키프는 거의 모든 전치사(~위에, ~앞에, ~아래, ~너머 )들이 장소와 사물 사이의 공간적 관계를 표현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인간의 언어체계가 공간적인 뼈대 위에 구축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리가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관계를 표현할 가까운 친구’ ‘사이가 멀어지다같은 공간적 표현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인간이 도시화와 인공위성 기술 발달 등으로길을 찾으며 새로운 것을 탐색하는 능력 잃어가고 있습니다. “영국 셰필드대학교 연구팀이 1960년대, 1980년대, 2000년대에 10 즈음의 아동시기를 보낸 할머니, , 손녀를 인터뷰한 결과 할머니는 3~4km, 딸은 500m, 손녀는 100m 정도의 행동반경을 보였다.” 3세대 만에 행동반경이 30분의 1 감소한 것입니다.

길을 찾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사회적 활동입니다. 본드는지도를 이용하든 표지판을 참고하든 길을 찾는 것은 타인의 지식에 의존하는 것이며, 누군가에게 길을 묻는 것은 그곳의 문화에 다가가는 훌륭한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지도 앱이나 내비게이션에 의존해 길을 간다면 이런 상호 교류의 기회를 이상 얻을 없다.”

현대인들이 GPS에만 의존하면서 자신의 힘으로 길을 찾으려 하지 않는 현실이 위험한 이유입니다. “GPS 목적지까지 가는 직선경로를 알려주기는 하지만, 땅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주의하지 않으면 절벽이나 습지를 향해 자신 있게 걸음 내딛고 것이다.”

우리 안의 찾기 능력과 본능을 깨우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어느 곳에 속하는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어떻게 하면 거기에 있을까?” 존재와 생존에 관한 이런 원초적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합니다. “어렵고 복잡한 일들을 기술에 맡긴 뒤에도 놓지 말아야 있다. 길을 찾는 것은 단순한 행위가 아닌, 뇌와 굉장히 관련이 깊은 행동이다.”

한국경제신문 상임논설고문
이학영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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