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의 미래

경영 2020. 2. 20. 08:33

- 미국 쇼핑몰 몰락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것이 1인당 쇼핑면적 초과현상. 쇼핑면적의 초과현상이란 쇼핑공간을 선택할 때 소비자에게 필요 이상으로 많은 선택지가 주어졌음을 의미함. 실제로 1970-2013년 인구가 증가하는 속도보다 쇼핑몰이 증가하는 속도가 2배나 빨랐음. 에이티커니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국민의 1인당 쇼핑면적은 23.5평방피트인 반면, 캐나다는 16.8, 영국은 4.6, 일본은 4.4, 독일은 2.3, 한국은 2.2 평방피트다. 단적으로 미국 국민의 1인당 쇼핑면적은 독일국민의 쇼핑면적보다 10배 이상 넓다. 결국 1인당 쇼핑면적의 초과현상은 오프라인 리테일러에게 악영향을 끼쳤다. 쇼핑면적이 넓은 만큼 스태프가 부족해 소비자들은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매장 직원을 찾기 힘들어하고, 물품이 도난당하는 경우도 증가했다. 미국 리테일협회에 따르면 물품도난이 리테일러 전체 손실의 36.5%를 차지함. 하지만 충분한 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초대형 몰들은 지속적 투자와 리모델링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소비경험, 즉 소비자들이 SNS등에 공유할 재미들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을 잡아두고, 더 나아가 일반 쇼핑몰과 백화점의 소비자까지 빼앗아올 수 있었다. 결국 만족스러운 쇼핑경험을 제공하는 리테일러들에겐 소비자들이 몰리는 반면, 그렇지 못한 매장들은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초지역 몰에 입점하려는 브랜드들은 늘었지만 지역몰, 오픈센터, 파워센터들은 입점 브랜드가 줄어들었다. 초지역 몰은 쇼핑몰, 워터파크 등의 다양한 레저시설, 레스토랑 등의 다이닝을 자랑하는데 이를 제외한 거의 모든 몰에서 매장 입점률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엔터테인먼트나 레저기능이 소비자의 쇼핑공간 선택에서 매우 중요해졌다는 의미. 현재의 추세로 미루어보건대, 초지역 몰과 그 외 쇼핑몰의 매출격차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임. 이런 상황은 아직 영미권을 중심으로 몇몇 국가에서만 나타나고 있지만 쇼핑몰이라는 공간이 갖는 상징성과 파급력에 비추어보면 오프라인 리테일 업계의 위기 시그널로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임.
- 스마트 스피커의 급부상은 리테일 비즈니스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소비자들이 상품정보를 습득하고 상품 주문을 하는 쇼핑행동을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끌기 때문. 사실 아이폰에 탑재된 시리 같은 경우는 소비자들의 소비행태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스마트 스피커에 탑재된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비서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는 다르다. 이들은 정보검색이나 음악재생 등의 단순기능은 물론, 소비자가 말하는 문맥과 니즈를 파악하여 상품을 추천하는 능력을 갖추었다. 더구나 스마트스피커를 가진 소비자들의 구매량이 그렇지 않은 소비자들보다 많다는 통계도 있다. 17년 컨슈머인텔리전스리서치파트너스가 미국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마존의 일반 소비자들은 연평균 1000달러어치를 구매했고, 프라임멤버들은 연평균 1300달러를 소비, 반면 아마존 에코 소유자들은 이들보다 많은 1700달러를 구매. 물론 한 통계가 전체를 대변한다 말할 수는 없지만, 스마트스피커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수치다. 즉 소비자들이 첨단 리테일 테크와 음성으로 소통하는 것은 물론, 간단한 음성명령으로 쇼핑을 완성하는 보이스쇼핑 시대로 진입한 셈
- 도미노피자가 선보인 서비스가 제로클릭의 시초였다. 도미노피자를 주문하기 전에 소비자가 할 일은 딱 한가지, 모바일 앱을 다운받아 피자 프로필을 설정하는 것. 피자종류, 전화번호, 배달주소, 신용카드정보 등을 사전에 입력해 두고 언제든지 피자를 먹고 싶을 때면 도미노피자 앱을 실행시킨다. 그러면 저장된 주문내역이 집근처의 도미노피자 지점으로 자동전송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에러를 수정할 수 있도록 10초간 타이머가 실행된다. 현재는 문자메시지, 트위터, 스마트TV, 스마트워치, 음성주문비서로도 클릭없이 도미노피자를 주문 가능. 심지어 16년부터는 도미노피자의 음서주문 비서 돔이 아마존 알렉사와 결합해 "알렉사, 도미노피자 앱을 실행시키고 이지 오더를 실행해줘"라는 음성 명령으로 주문이 완성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도미노피자의 가상주문 비서는 매장 직원들의 주문관련 잡무를 처리해주는 한편, 소비자들이 피자 주문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 소비자 만족도도 높기 때문에 매장도입이 확산될 예정이다. 이러한 초기 형태의 제로클릭이 한층 더 진화한 것이 바로 스마트 스피커를 통한 상품주문이다. 아마존 알렉사로 상품을 주문할 때는 "알렉사 세탁세제를 주문해줘"라는 명령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기 때문. 더구나 18년 현재 전 세계에서 약 40억명이 인터넷을, 약 32억명이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쇼핑기능까지 탑재하면서 온/오프라인 리테일러의 영역침투가 본격화됐다. 18년 포브스에 따르면 전 세계 리테일러의 25%가 페이스북을 통해 상품을 팔고, 40%가 직간접적으로 SNS를 이용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답했다. 어느 조사결과 SNS의 추천이 구매행위에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이 23%,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 트위터, 스냅챗 등을 통해 상품을 구입하겠다는 응답이 30%에 이름.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SNS로 상품을 구입하는 데는 세대에 따른 차이가 크지 않을 정도로 SNS가 쇼핑의 한 방법으로 자리 잡음. 소비자의 쇼핑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은 물론, 경쟁자가 나이었던 새로운 기업들이 리테일 영역에 진출하면서 리테일 비즈니스가 완전히 다른 경쟁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 일반적으로 밀레니얼 세대는 건강에 관심이 많고 힙한 문화를 선호. 그런데 그들은 건강과 유기농으로 유명한 홀푸드마켓보다 또 다른 마트체인인 알디를 좋아한다고 한다. 바로 가격 때문. 홀푸드마켓은 유기농 식품들을 다채롭게 구비해두고 있고 쇼핑공간도 쾌적함. 그러나 홀 페이체크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가격대가 높은 편임. 밀레니얼 세대는 그러한 홀푸드마켓보다 상품이 많지는 않더라도 가격이 저렴하고 다양한 유기농 옵션이 있는 알디를 선호하는 것이다. 이는 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용감소 등 사호적 불안을 경험했던 탓에 취향과 가치를 중시하면서도 경제적 측면, 즉 가성비를 중시하는 이 세대의 소비성향을 보여줌.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2000년대 중반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으나 많은 이들이 금융위기로 인해 직장을 잃었다. 또한 물가상승, 집값상승의 시대적 영향으로 결혼을 했음에도 출산을 미뤄야 했다. 이로 인해 사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갖게 되었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 퓨리서치의 연구를 보면, 밀레니얼 중 19%만이 타인을 신뢰할 수 있다고 답했음. 이는 베이비부머의 40%, 엑스세대의 31%가 타인을 신뢰할 수 있다고 답한 것과 비교됨. 또한 정부와 대기업에 대한 불신도 이전 세대들보다 높다. 그러다 보니 로컬 브랜드, 독창성을 가진 소규모 브랜드를 선호하는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 한편 밀레니얼 세대는 선호하는 소비경험도 이전 세대들과는 다름. 맥킨지 분석을 보면, 밀레니얼 세대는 멀티감각적 경험, SNS로 공유될 수 있는 즉시성, 미디어, 게임, 경험을 선호. 이런 특성들은 쇼핑에서도 온라인, 재미, 다양한 경험에 대한 선호로 이어지고, 그들의 취향에 맞는 경험들은 즉시 SNS로 공유됨. 게다가 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동료그룹, 인플루언서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집단이기도 하고, 스스로가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의 SNS를 통해 마이크로 셀러비리티를 추구하기도 함. 세대내의 소비경험과 관심사의 확산속도가 더 가파르게 증가하는 이유다. 안타깝게도 시어스나 메이시스 같은 중저가 백화점들과 일반 쇼핑몰 들은 이런 니즈를 만족시키는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하지 못했따. 기존 리테일 브랜드들이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성향과 취향에 어필하지 못했기 때문.
- 앞으로 밀레니얼 세대보다 더 주목해야 할 소비자 그룹이 Z세대다. 밀레티얼 후속 세대라고 하여 '제-니얼'로 불리기도 함. 글로벌 인구구조에서 Z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2010년 중반대부터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Z세대는 흔히 말하는 90년대생 들로, 정확하게는 97년 이후 태어난 세대들을 의미. 이들의 사회, 문좌적 특징은 90년대생을 이해하기 위한 라이프스타일 분석이나 조직경영론에 대한 책들이 여러 권 출간될 정도로 남다르게 부각된다. 05년 서비스를 시작한 유튜브와 함께 자란 핵심유저들로 유튜브 제너레이션이라는 별칭도 붙는다. X세대보다 많은 수이고 베이비부머의 3분의 2에 달함. 07년 탄생한 시대의 아이폰 이후, 스마트폰은 Z세대에게 삶을 같이한 산소같은 존재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폰이 없었던 시대를 잘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함. 그들은 밀레니얼보다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고, 사회적 정의를 더 많이 고려한다. 미국의 총판, 교육기업 피어슨은 최근 '밀레니얼을 넘어: 미래세대'라는 보고서에서 Z세대가 이전 세대에 비해 유튜브와 동영상 채널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보다 위험을 쉽게 감수하며 이를 재미로 받아들인다. 또한 미래에 대비해 최고의 전문성을 갖추려고 하며 그런 이유로 교육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 80년대생, 즉 바링허우는 개혁개방 노선을 추진하는 중국 사회에서 이전 세대보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성장했지만, 이전 세대들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간접적으로 경험했음. 또한 바링허우가 대학에 들어갈 무렵부터 대학 등록금이 대폭 올랐고, 이들이 졸업을 하고 취업을 시작할 무렵부터 회사가 집을 마련해주는 제도가 사라졌다. 또한 이들은 이전에는 없었던 자본주의 사회의 경쟁문화를 처음으로 겪은 세대이기도 함. 그렇지만 1가구 1자녀 정책으로 인해 부모와 양측 조부무 등으로부터 소황제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특별한 대접을 받은 데다 이전 세대(류링허우)처럼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은 탓에 씀씀이도 클 뿐더러 상향소비를 추구하여 과시적 소비, 특별함 추구, 명품구매, 충동구매 성향이 높은 편이다. 이들의 구매력이 한국 소비자 전체의 3배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음. 경제관념이 전반적으로 뚜렷한 미국 Z세대와 달리 중국의 Z세대 주링허우는 바링허우보다 훨씬 더 주목해야 할 신흥 부유층으로 떠오르고 있음. 현재 중국 인구의 16%를 차지하는 주링허우는 2020년까지 중국 전체소비의 40%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됨. 중국의 첫 디지털 세대로 자라난 이들은 특히 데이터에 대한 의존도가 굉장히 높다. 정보의 질과 양 모두를 중시한다. 브랜드, 인플루언서, 가족, 친구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보를 얻어 쇼핑에 적극 이용한다. 위챗, 바이두, T몰 등 SNS 플랫폼에서 주로 생활한다. 이들의 온라인상 구매 패턴은 이전 세대들에 비해 훨씬 더 정교하고 쇼핑에서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액센추어 조사결과 중국의 Z세대 중 거의 40%가 당일배송을 원하고, 27%는 반나절 배송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런 특징들을 간과한 럭셔리 브랜드들은 한동안 중국 시장에서 고전했다. 주링허우를 이전 세대와 비슷한 세대로 간주하고, 비슷한 전략을 썼기 때문. 결국 지금은 이들을 독립된 소비자 그룹으로 분리해서 개별 브랜딩과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SNS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왕홍같이 트렌드를 이끄는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해 SNS상에서 적극적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다.
- 키워드별 리테일 테크 적용 영역
(1) 인공지능 쇼핑 비서 : 스마트 스피커, 로봇
* 아마존 알렉사, 알렉사 키즈
* 구글 어시스턴트
* MS 코타나
* 소프트뱅크 페퍼
* 이마트 나오
(2) 신뢰와 예측을 더하는 소비 빅데이터 : 큐레이션, 예측배송, 판매예측
* 아마존 4-스타
* 아마존 온디맨드 쇼핑
* 아마존 예측 배송
* 알리바바 허마셴성의 신선식품 판매 예측
(3) 미래형 오프라인 매장과 언택트 리테일 : 무인매장, 이동식 무인매장, 인공지능 결제로봇
* 아마존 고
* 중국 모비 마트
* 오샹미닛
* F5 미래상점
* X-마트 (중국, 인도네시아)
* 세븐일레븐 스마트 편의점, 인공지능 결제 로봇 브니
(4) 더 섬세하게 연결되는 옴니채널 : 미래/로봇 레스토랑,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 고객맞춤 서비스, 오프라인 매장의 의도적 쇼룸화
* 허마셴성의 로봇 레스토랑 ROBOT.HE
* 징둥 X미래 레스토랑
* 알리바바 럭셔리 파빌리온
* 로레알 비디오 챗 서비스, 화장품 가상시연
* 록시땅의 큐빗 프로 솔루션
* 온라인 남성복 보노보스의 쇼룸이 된 오프라인 매장
(5) AR과 VR로 구현한 가상 리테일 : 상품의 가상경험, 럭셔리 브랜드 경험
* 중국 웨이싱 리빙의 가구 경험 서비스
* 이케아의 모바일 앱 이케아 플레이스
* 웨이페어의 VR을 통한 인테리어 서비스
* 나이키의 SNKRS 앱을 통한 상품경험
* 크리스찬 디올 패션소의 VR 비디오
* 경매하우스 소더비의 VR 기반 상품재현
* 상하이 스타벅스의 로스터리 AR 기반 매장 경험
* 월마트 3D 버추얼 쇼핑투어
(6) 사람이 결제수단인 캐리시르 리테일 : 모바일 결제, 안면 인식결제, VR 페이
* 알리페이
* 위챗페이
* 애플페이, 아마존페이, 페이팔
*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
* 아마존 전용 QR코드, 스마일코드
* 알리바바 VR페이
* 중국 얌 차이나의 스마일투페이
(7) 솔루션을 제공하는 로봇 : 고객맞춤 서비스, 퍼스널 쇼퍼
* 패션 브랜드 에리의 챗봇 킥 메신저
* 이베이의 숍봇
* 월마트의 챗봇 쇼핑 서비스 제트블랙
* 인터파크 톡집사
(8) 경쟁력을 높이는 초저가 자체 브랜드 : PB브랜드
* 알디와 리들의 PB
* 멀티티어 PB 전략의 성장 (미국 크로거, 한국 이마트)
* 이마트 PB전문점
* 월마트와 아마존의 PB 확장
(9) 더 저렴하게, 더 빠르게, 스마트 물류 : 스마트 물류센터, 드론/로봇 배송
* 10만대의 키바로봇을 투입한 아마존의 스마트 물류센터
* 아마존의 스마트 드론 배송 특허
* 중국 차오지우중의 신선식품 드론 배송
* 영국 테스코의 무인로봇 배송
* 징둥닷컴의 자동화 물류센터 '아시아 1호' 등을 통한 당일배송
* 알리바바 차이냐오 스마트 물류센터
* 한국 새벽배송, 두시간 배송
(10) 블록체인을 통한 결제와 공급망 관리 : 공급망 관리, 결제 시스템, 스마트 로열티 프로그램
* 월마트와 샘스클럽의 블록체인을 이용한 상품 이력 추적 시스템
* 오버스탁닷컴, 익스피디아, 쇼피파이 등의 지불결제 수단
* 스타벅스 가상화폐 플랫폼 백트
* 아마존 매니지드 블록체인
* 기프트 지니, 로옐라, 키비 등 블록체인 기반 로열티 프로그램
- 로봇카페, 로봇 레스토랑처럼 사람과 직접 대면하지 않고 서비스하는 방식을 언택트라 함. 미래의 오프라인 매장은 대부분 언택트 형태가 될 것이고, 그런 미래는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2018년 1월 시애틀의 아마존 본사에 오픈한 아마존고는 현재 명실상부한 언택트 리테일의 선두주자다. 오픈 당시 인공지능, 컴퓨터 비전, 머신러닝, RFID 등 첨단 기술이 조합된 미래형 오프라인 매장이라는 타이틀로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 언택트 리테일은 미국보다 중국이 훨씬 앞서 있음. 중국의 무인 편의점 시장규모는 22년까지 1조 8105억 위안에 달할 전망. 중국에서 무인매장이 급증하는 이유는 비용절감, 결제환경, 정책지원 때문.
첫째, 중국기업은 운영비를 낮추기 위해 무인매장을 선택한다. 중국에서 무인매장이 급증하는 지역은 상하이, 베이징 등 도심지역임. 임대료와 인건비가 날로 높아져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초기투자비가 많이 들더라도 작은 면적에서 적은 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는 무인매장을 선택하는 것임
둘째, 중국에는 무인매장의 필수 요소인 무인결제가 가능한 기반이 완비되어 있다. 2017년 중국에서 발생한 결제 가운데 모바일 결제 비중 은 78.5퍼센트에 달한다. 특히 도심 지역의 모바일 집중 현상이 두드러 진다.
셋째, 중국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무인매장의 확산을 뒷받침한다. 중국 정부는 오프라인 매장에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텔리전스, 스마트 물류 등 최첨단 기술을 접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이러한 배경을 발판 삼아 중국에는 이미 5000여 개의 무인매장이 영업 중이다. 언택트 매장의 기술 기반은 다양하다. 알리바바의 무인 편의 점 타오카페는 머신 비전 machine vision, 생체 인식, 딥 러닝 기술 등을 활 용해 운영된다. 머신 비전은 컴퓨터와 카메라를 이용해 안면과 행동을 인식하는 기술이다. 타오카페에는 카메라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서 매장에 입장하는 고객의 얼굴을 인식하고, QR코드 스캔으로 알리바바 계정과 연동한다. 이후 머신 비전으로 고객이 매장에서 상품을 고르는 모든 동작을 감지한다. 고객이 물건을 선택하고 매장을 나서면 안면 인 식과 RFID 기술이 구매 제품을 감지한 다음 연동된 고객 계좌로 청구서 를 보내 자동 결제를 마친다. 아직까지는 고객이 매장에 들어설 때 해당 고객을 인식하기까지 10~15초 정도 걸리지만 이런 한계는 머지않아 극복될 것임
- 아마존 고는 1호점의 성공적인 운영에 자신감을 얻고 2019년에 약 50개 매장을, 2021년까지 는 3000여 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하지만 비용이 발목을 잡는다. 아마존 고 1호점은 최첨단 장비가 완비된 약 165제곱미터 넓이의 슈퍼 마켓으로, 하드웨어 비용만 무려 100만 달러가 들었다. 계획처럼 3000여 개 매장을 열려면 30억 달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아마존 고는 기존 계획을 변경해 매장 크기와 상품 구성을 줄이고 간편식 위주의 편의점 방식으로 확산 중이다. 또한 시간에 쫓 기고 편의성이 중요한 공항 고객들을 대상으로 공항 내에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덕분에 최근 들어 수익성이 개선되었다. RBC 캐피털 마켓 애널리스트의 가장 최근 분석을 보면, 아마존 고 시애틀 본점의 경우 하루 평균 550여 명이 매장을 방문한다. 이들의 지 출 규모를 평균 10달러로 계산하면 약 150만 달러의 연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본점의 경우이고, 앞으로 오픈할 매장들의 수익 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 중국의 무인 편의점 브랜드인 빙고 박스의 경우 2016년에 론칭하고 2017년까지 매장 수를 200여 개로 늘렸다. 2018년 말까지 매장 수를 5000개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으나, 해지 점주가 늘어났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술을 활용해 인건비 등 운영비를 대폭 낮출 수 는 있었지만, 손님이 많지 않아 하루 매출이 한화로 17만 원 선에 불과 했다. 가맹점주들의 라이선스 구입 비용을 고려했을 때 적어도 3~4년 은 운영해야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다. 그러나 기본 계약 기간이 3년 에 불과해,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고 계산한 점주들은 손해를 무릅쓰고 가맹을 해지했다. 빙고 박스는 새로운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업데 이트된 빙고 박스 2.0을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언택트 매장이 얼핏 보기에는 비용 절감에 효율적인 것 같지 만 투자비를 고려했을 때는 오히려 적자일 수 있기 때문에 수익 계산을 꼼꼼하게 해야 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하드웨어를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무인화 체크아웃 솔루션 스타트업인 지핑Zippin은 2018년 8월 샌프란시스코에 아마존 고와 매우 유사한, 계산대 없는 매장을 오픈했다. 아마존이 직접 매장을 여는 주체라면, 지핑 은 리테일러들이 쉽게 언택트 기술을 매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솔루션 을 제공한다. 지핑 같은 언택트 리테일 참여 업체가 많아질수록 매장당 투자비가 감소한다. 이처럼 앞으로의 무인매장, 언택트리테일에는 기술뿐만 아니라 가 격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이를 충족하는 새로운 혁신 중 하나로 최근에는 스마트 카트가 주목받고 있다. 2019년 1월, 미국의 인공지능 기반 신생 기업 케이퍼 Caper는 계산대 없이 소비자가 스스로 물건을 결 제할 수 있는 스마트 쇼핑카트를 개발했다. 쇼핑카트 케이퍼는 컴퓨터 비전을 탑재한 AI 기반의 스마트 쇼핑카트다. 이와 유사하게 이마트도 스타필드 하남에 있는 트레이더스 하남점에서 스마트 로봇 카트 일라이를 선보였다. 일라이는 음성 인식 기능이 있기 때문에 고객이 문의를 하면 매장 내의 상품 위치를 검색하여 고객을 해당 위치로 안내할 뿐만 아니라 결제까지 해준다. 반면 케이퍼는 결제 기능 외에도 고객이 지나 치는 코너의 세일 정보를 알려주거나 고객에게 다른 상품들을 제안하기도 한다. 시험 매장의 평가 결과 스마트 카트 덕분에 소비자의 쇼핑 규모는 18퍼센트나 늘었다고 한다. 케이퍼는 현재 두 개 매장에서 테스트 중이지만 2019년 안에 150개 매장에 배치될 예정이다. 또한 카메라와 무게를 감 지하는 센서로 한층 정교화된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케이퍼는 아마 존 고처럼 설치 비용과 유지 비용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언택트 리테 일을 실현하기 위한 가격 저항을 대폭 낮추는 데 큰 의의를 갖는다.
-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은 세 가지 공간으로 기능해왔다. 첫째, 직 접 상품을 보고 만질 수 있는 공간, 둘째, 상품을 즉시 받게 하여 즉각적 필요를 충족해주는 공간, 셋째, 리테일러와 직접 소통이 가능한 실재하 는 공간이다. 옴니채널의 등장으로 오프라인 매장은 쇼룸 공간뿐만 아 니라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픽업하거나 반품하는 장소로도 기능이 확대되었다.
옴니채널의 확장이 결국 리테일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바로 소비자가 리테일러에게 기대하는 눈높이가 높아졌고,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소비자들의 인내심은 줄어들었고, 온·오프 라인과 모바일을 넘나들며 최적의 가격뿐 아니라 최고의 경험을 요구 하게 되었다.
- 캐시리스 사회는 리테일러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다. 현금이 통용되던 세상에서는 리테일러가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모바일 결제가 확산되 면서 리테일러들은 온·오프라인에서 고객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보 할 수 있게 됐다. 누가, 언제, 어디에서, 어떤 물건을, 얼마나 샀는지에 대한 총체적인 데이터는 리테일러가 효율적으로 사업을 운영해나가는 데 매우 유용한 자산이다. 이를 통해 리테일러들은 상품 확보, 물류, 매 가 우영 판매, 재고 관리, 배송의 전 단계에서 최적화를 이룰 수 있다. 또한 광범위한 고객 데이터가 쌓이면서 고객의 특성을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모바일 결제의 주 이용층은 밀레니얼 세대와 7세대로, 이들은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미래 고객이다. 머천다이저 merchandiser(MD)는 이들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디자인하고 프로모션을 진행 해 고객 경험과 만족도를 높이고, 이는 고객 충성도의 향상으로 이어진 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부가 서비스를 다변화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알리페이는 고객의 사용 패턴을 점수화해서 알리페이 금융 대출에도 적용할 예정이다.한편 텐센트처럼 결제 시스템에서 더 나아가 상거래 플랫폼을 진화 시키는 경우도 있다. 텐센트는 자사의 결제 서비스인 위챗페이와 SNS 메신저인 위챗을 결합하여, 사용자가 위챗에서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 받을 뿐만 아니라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쇼핑 기능을 추가했다. 또한 택시 호출, 레스토랑 예약, 비행기표 구매 등 일상의 거의 모든 구매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렇게 물건뿐만 아니라 생활 전 반에 필요한 서비스까지 구매 가능한 상거래 플랫폼을 만들면 고객을 훨씬 넓은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이마트의 경우 초저가 브랜드인 노브랜드 No Brand, 일반 브랜드인 브랜드, 프리미엄 브랜드인 피코크Peacock 등으로 멀티티어 PB 전략을 전개한다. 특히 이마트 노브랜드는 제품의 본질적인 것만 남기고 불필 요한 모든 요소를 제거한다. 이마트 노브랜드는 2015년에 기존 경쟁 제 품보다 가격이 50퍼센트 이상 저렴한 물티슈, 감자칩 등 아홉 개 제품으 로 시작해, 물티슈의 경우 2년 만에 전체 물티슈 매출의 30퍼센트를 차지하게 되었다. 노브랜드는 3년 만에 1000여 개 이상의 아이템으로 확대됐고 감자칩, 우유, 생수, 쌀밥, 물티슈 등이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 다. 첫해 230억 원이던 매출이 2017년에는 2900억 원으로 1161퍼센트 나 증가해 이마트 실적 향상의 1등 공신이 됐다.
- 스마트 스피커의 확산으로 소비자의 브랜드 선호 경향은 약화되 고, 음성비서가 쇼핑 관련 의사결정에서 교통경찰의 역할을 해주는 방 식으로 진화할 것이다. 아마존 공화국에서 제조사와 도매업자들이 생 존하려면 어떤 식으로든 음성비서의 추천 브랜드에 들어가야 한다. 이 미 많은 기업이 아마존에서 매출을 높이고 구글 검색 결과의 상위에 노 출되기 위해 광고비를 지불하고 있지만, 보이스 쇼핑 환경에서는 쇼핑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개별 브 랜드의 파워는 줄어들고, 고객 충성도를 확보·유지 혹은 증가시키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또한 아마존스 초이스 배지를 달기 위한 브랜드 의 노력과 비용은 더욱 커질 것이다.
- 인공지능 등의 첨단 기술을 만병통치약으로 여기지 말라는 것 이다. 기술 진화는 홍수처럼 지속될 것이다. 단기적인 목적으로, 또는 트렌드라고 무작정 비즈니스에 최신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경쟁자들과 차별화를 꾀할 수도 없고, 투자 대비 효과를 가지기도 어려운, 무모한 투자가 되기 십상이다. 결국 기술은 비즈니스의 전반적인 효율성을 높 이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 마케팅은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일이다. 우리는 이러한 혁 신적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를 이해하고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기술은 그 과정의 효율성을 높여, 소비자의 니즈에 민첩하게 대응하게 하고,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이것이 위기의 시대에 기회를 잡기 위 한 보편의 원칙이다.
- 지금까지의 리테일과 앞으로의 리테일
(1) 상품
- 지금까지
* NB중심, 초저가 리테일러들의 PB 중심
* 패키징의 중요성이 적음
* 고객맞춤형 상품 제공이 한정되어 있음
- 앞으로의
* PB 포트폴리오의 적극적 확대(PB전문점, 멀티티어PB, 브랜드 컬래보레이션 중심의 PB)
* 패키징의 중요성 증가
* 고객맞춤형 온디맨드 상품의 증가
* 경험, 체험, 고객가치 자체가 상품화
(2) 가격
- 지금까지
* NB에 기반한 가격정책
* EDLP같은 저가 이미지 중요
* 초저가 리테일의 중요성은 미미
- 앞으로의
* 수직적 통합에 기반한 초저가 전략 또는 초고가 전략의 중요성 증가
* 초저가와 초고가로 양극화
* 실시간 가격 알고리즘 증가
* 가격에서 비용으로 변화
* 인공지능을 이용한 개인맞춤형 가격전략 증가
(3) 프로모션
- 지금까지
* 오프라인과 온라인인 구분된 프로모션은 가격중심
* 글자, 사진에 한정된 고객 커뮤니케이션
* 프로모션 개발과 실제진행의 시간차가 큼
- 앞으로의
*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의 경계가 허물어진 환경에서 고객과의 소통에 기반한 고객맞춤 프로모션
* 영상 중심의 프로모션, 챗봇을 통한 1차 고객 커뮤니케이션
* 알리우드 같은 로봇이 동영상으로 상품 정보를 실시간 제공
(4) 입지
- 지금까지
* 제품이 전달되는 매장위치, 즉 로케이션이 매출 승패를 좌우
- 앞으로의
* 물리적 매장위치 중요성 감소
* 입지의 의미가 온라인, 오프라인, 버추얼까지 포함하며 융합, 확대됨
* 편의성이 핵심
* 디지털 시대에는 물리적 입지 안에서 만남과 교감이 함께 어우러져야 함

 

 

'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전산 이야기  (0) 2020.03.08
49가지 마케팅의 법칙  (0) 2020.02.23
작고 멋진 발견  (0) 2020.02.18
대한민국 주식투자자를 위한 완벽한 재무제표 읽기  (0) 2020.02.14
생산성 기업 제1의 존재이유  (0) 2020.02.11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