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제국과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이탈리아는 엄청난 역사적 유산을 세계대전 이후 공업에도 충분히 활용했따.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건에 예술성을 가미하고, 예술과 동등하게 취급된 르네상스 시대의 기술력을 대량생산에 응용해 완성도를 높인 것이 메이드인이탈리아의 사업적 강점. 거기에 프랑스 패션의 진수를 배우고 독일 공업제품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고안을 거듭해 메이드인이탈리아라는 빛나는 독자적 브랜드를 다져왔다.
- 메이드인이탈리아의 중심에 바로 중소 제조기업이 있다. 컴퓨터, 프린터, 계산기 등을 만드는 유럽 최대 사무기기 제조업체 올리베티나 고성능 자동차를 생산하는 자동차회사 알파로메오같은 거대기업이 메이드인 이탈리아의 이미지 향상에 공헌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알레시 등 잡화나 가구, 패션, 음식업계의 중소, 벤처기업이 견인해온 힘 또한 무시할 수 없다.
- 하나의 물건으로서는 매력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다른 물건과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비로소 매력을 발산하는 경우가 늘었다.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 데이터를 개인용 컴퓨터나 클라우드에 보관하고 이메일이나 USB를 사용하여 친구와 공유하는 것이 일례. 게다가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그대로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친구들의 댓글을 받는 것이 일상화된 지금, 카메라를 다른 시스템과 연결할 뿐만 아니라 카메라 자체의 쓰임새를 넓힐 필요가 생겼다. 미국 고프로의 신체부착형 카메라가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촬영하는 목적에 특화되어 히트상품이 된 이유도 마찬가지. 범용의 카메라가 아니라 쓰임새를 스포츠에 한정하여 디자인을 고안했기 때문. 이런 '단일기능(일반 디지털 카메라) --> 시스템 통합(스마트폼 카메라) --> 단일기능(고프로)' 사이클에서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시스템의 일부가 되는 하드웨어의 디자인과 다양한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는 사용자인터페이스 디자인이 동시에 실현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 갈등이 생길 때 일본기업은 챙길것만 챙기고 갈라서는 전술을 구사하려 함. 자사의 정당성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잘못한 당신이 손실을 보상하고 이제 관계를 청산하자는 논리를 전개. 하지만 유럽기업은 이제 일을 같이 하지 않는다면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전제가 있어아만 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비용을 들일 각오가 되어 있다는 것. 그러므로 갈라서고 싶다는 기색을 보이지 말고 앞으로의 관계를 논의해야 함. 일본 기업인들은 거짓말은 못하겠다고 한탄한다. 진실하지 않다며 흥분하기도 한다. 그러면 상대가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이념을 내세우라고 조언. 민주주의라든가 양성평등이라든가 하는 보편적 이념으로 합의를 도모할 수 있음. 이념은 관계를 해소하는 데 효과적 무기이기도 함. 잉크 카트리지의 자유화를 부추긴 영국기업의 주된 주장은 잉크 카트리지를 재이용하지 않는 것은 재활용정신에 위배된다는 점이었다. 재활용정신을 부정하는 것은 세상을 적으로 돌리는 일이다. 따라서 동료를 끌어들이기 쉬움. 사회적으로 바르다고 여겨지는 이념이 있어야 끈질기에 도전할 수 있음. 유럽의회에서는 패퇴했지만 이 회사는 특허분쟁을 피하는 형태로 제품을 계속팔고 있으므로 비즈니스의 승부는 아직 결판이 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음.
- 중국에서는 정품을 베낀 제품을 산자이라고 부름. 아시아 경제연구소의 '스마트폰 시대의 산자이 휴대전화'에 따르면 일반 휴대전화가 주류였던 시대에는 산자이 휴대전화 제조사만 2000개 업체가 넘었고 연간 5억대가 출하되었다. 스마트폰이 주류가 된 14년에도 사정은 그다지 변하지 않아 중국 선전지역에서 판매되는 산자이 스마트폰 브랜드만 2000개가 넘는다는 보도가 있음. 산자이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을 애플이나 삼성과 같은 외국계 회사를 능가하고 중국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어 영향력이 매우 크다. 그중  상위 10개 브랜드가 70%를 점유. 그런데 산자이 제조사의 99.5%는 종업원 10명이하인 중소 혹은 영세 제조사다.
- 산자이 업자의 생산규모는 생각보다 작다. 개발자는 최소 주문량이 만개만 되어도 일을 맡음. 디자이너라면 주문량이 생산자보다 더 적어도 일을 착수할 수 있음. 디자이너는 거푸집 개발에 들어가는 고정비 부담도 없으므로 최소 수주량을 더욱 적게 잡는 것. 디자이너들은 일반적으로 발주량이 5000개만 되면 일을 맡음. 심지어 프린트기판 3000개만 주문해도 생산해주는 회사도 있음. 이 회사는 8인 규모이다. 통상적으로 유명 브랜드 제조사가 신기종 개발부터 출하까지 반년에서 1년이 걸리는 데 비해 산자이 업체들이라면 55일에서 60일이면 모든 일이 끝난다. 기술과 판매를 양면으로 지원하는 플랫폼이 형성되어 있고 거래조건도 비교적 무난하여 어떤 기업이든 산자이에 접근하기 용이. 기술도 없고 자금도 없는 산자이업체는 직접회로나 프린트기판을 적은 단위로 사들이고, 본체 케이스를 만들 때는 타사와 공동으로 거푸집에 투자하여 리스크를 회피. 마찬가지로 판매에도 다수의 브랜드가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형성되어 있음. 다지인 차별화 따위에 애쓸 필요 없는 식욕이 왕성한 시장이 있는 것이다. 각종 단계에서 고정비를 들이지 않아도 되므로 약간의 기업가 정신만 있으면 비즈니스에 뛰어드는 길은 놀랄만큼 평탄함. 물론 당연하게도 이 모든 것은 대개 표절이다. 소프트웨어 특허권 침해, 세금미납, 디자인의 지적 소유권 침해 같은 부정한 일이 부지기수로 일어남. 그리고 이 시스템은 미숙한 저소득층 수요 시장이면서 생산과 판매를 위한 자원이 부족한 아시아 신흥국 시장을 배경으로 함. 이와 같은 옳고 그른 특징을 고려하고 아시아 시장의 특수성과 중국경제의 과도기적 특성을 인정한다는 전제로 역시 중소벤처기업은 개방성을 강점으로 삼아야 함
- 차이나 프라이스라 불리는 중국의 저렴한 가격은 노동자 착취라는 슬픈 구조에 의해 실현되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고정비 부분의 공유를 주저하지 않는 중국인의 특성이 가져온 결과이기도 함.
- 칩이나 외형이나 전부 공통된 규정을 사용한다면 차별화에 한계가 있는 만큼 조금이라도 자금력이 생긴 회사는 독자적으로 거푸집을 만드는 일이나 새로운 구조를 설계하는 일에 도전함.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타인에게 맡기고 타인의 서비스를 최대한 이용. 자신에게 기술력이 있는지 아닌지가 아니라 가치사슬 전체에서 어느부분을 담당할 때 이익을 올릴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춤
- 어떤 의미로 룰이란 해석의 세계에 존재하는 것. 유리하게 해석하여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기업이 싸우고 있는 이 시대에 이 룰은 이렇게 해석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오픈이란 모든 것이 해석의 세계라는 인식을 토대로 하는 개념이기도 함. 상황을 재빨리 판단하여 다수의 합의를 얻을 수 있는 논리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낼 필요가 있음. 현상에서 다양한 징후를 포착하여 자신의 입장과 타인의 입장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가급적 넓게 확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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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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