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동은 MAP, 즉 동기 Motivation, 능력Ability, 자극Prompt,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작용할 때 일어난다. 동기는 어떤 행동을 하고자 하는 '욕구'다. 능력은 그 행동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이다. 자극은 그 행동을 하 라는 신호다.
- 사소한 행동은 멋있게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실행하기 쉽고 지속가능하다. 실제로 사람들이 이루고 싶은 삶의 변화는 대부분 중대하 고 대담한 조치보다 작고 은밀한 행동을 통해 얻어진다. 어떤 행동에 많은 판돈을 걸수록 자기비판과 실망도 큰 법이다. 우리는 동기가 큰 일을 벌이도록 부추기다가 상황이 어려워지면 슬그머니 빠지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우리는 종종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 역량을 넘어서도록 자신을 몰 아붙이곤 한다. 인간은 그런 노력을 잠깐은 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할 수는 없다. 설령 일을 단계별로 나누더라도 각 단계가 너무 거창하거나 복잡한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도 동기가 급감하면 큰 부담을 느끼고 경로에서 이탈하게 된다.
- 작은 습관 마인드세트의 중요한 부분은 따로 있다. 조급하게 기대치를 올리지 말라는 것이다. 행동을 키 우려고 서두르지 말자. 걷는 게 부담스럽다면 언제든 워킹화만 신고 걷지 않아도 괜찮다. 기대치를 낮추면 습관이 살아 있게 된다. 아무리 동기가 오락가락해도 기대치를 낮추면 언제라도 그 행동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사리카가 거둔 가장 큰 승리 중 하나는 아침 식사하기였다. 아침 식사는 그가 극복할 수 없다고 느껴온 과제였다. 사람들은 매일 아침 을 해 먹는다. 그런데 왜 그에게는 그렇게 하기 힘든 일이었을까? 작 은 습관 기르기 강의에서 스타터 단계를 배운 후 사리카는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로 했다. 사리카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스레인지부터 켜기로 했다. 그것이 그가 정한 스타터 단계였다. 그리고 처음 며칠 동안은 거기까지 만 했다. 몇 초 동안 가스레인지 불을 켜놓았다가 껐다. 얼마 후 스타 터 단계에 가스레인지에 냄비를 올려놓기를 덧붙였다. 그리고 냄비 를 올려놓자 ‘오트밀 만들 물이나 끓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이 끓자 오트밀을 넣지 않는 게 어리석어 보였다. 어느 날부터 사리카는 매일 아침을 해 먹게 되었다. 막상 해보니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쉬워서 신기했다. 그러나 서둘러야 하거나 신경 쓸 일이 있는 날은 가스레인지를 켰다 끄기만 했다. 스타터 단계는 아주 작은 행위가 놀라운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일종의 정신적 주짓수(격투기의 일종)라고 할 수 있다. 사소한 행위가 만들어낸 추진력이 마찰을 덜 받으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한다. 여 기서 핵심은 기대치를 높이지 않는 것이다. 스타터 단계에서는 수행이 곧 성공이다. 습관을 살려두고 성장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스타터 단계의 목적이다.
- 자극은 삶의 보이지 않는 동인이다. 우리는 날마다 수백 가지 자극을 경험하지만, 대부분은 알아차리지 못한다. 신호등의 빨간불이 초록으로 바뀌면 자동차의 가속 페달을 밟는다. 마트에서 치즈 시식을 권하면 먹는다. 새로운 이메일 알림이 화면에 뜨면 클릭해서 열 어본다. 어떤 자극들은 자연스럽게 존재한다. 팔에 빗방울이 떨어지면 우산을 펼친다. 어떤 자극은 설계된 것이다. 연기를 감지하고 요란하게 울려대는 화재경보기를 떠올려보라. 자연적인 자극이든 설계된 자극이든 자극은 '당장 행동하라'는 신호다. 어떤 행동도 자극 없이 일어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동기와 능력이 있을 때 자극에 확실히 반응하며, 바로 그 때문에 시의적절한 자극은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앱 아이콘 위에 작은 빨간 숫자가 있으면 참지 못하고 앱을 클릭하는 이유는 뭘까? 여기에는 자극을 활용한 마법이 숨어 있다. 지금도 많은 광고들은 자극과 동기 유발 요인을 결합해(당첨을 원하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반대로 자극이 없다면 동기와 능력 수준이 높더라도 행동이 일어나지 않는다.
- 일반적으로 컴퓨터 게임은 초반 레벨을 쉽게 만들어 성공의 느낌을 얻을 수 있게 한다. 의도적인 설계다. 그래야 계속 게임을 하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로 할 수 있는 간단한 그림 맞추기 게임 '캔디 크러쉬’다운로드는 20억 건이 넘는다. 이 게임의 1단계는 말도 안 되게 쉽다. 당신이 성공했다는 신호를 주기 위해 개발자들은 온갖 재미있는 감각 경험을 집어 넣어뒀다. 경쾌한 음향 효과에 만족 스러운 시각 단서도 있다. 특정 점수에 도달하면 “달콤해”라는 단어가 뜬다. 그 결과는? 당신은 아주 빠르게 성공한 느낌을 얻는다. 그래서 잠시라도 틈이 나면 캔디 크러쉬 앱을 연다. 왜 그럴까? 당신이 이 게임을 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물론 레벨이 오를수록 이야기는 달라지지만 그때쯤이면 게임하기가 습관이 되어 있을 것이다). 긍정적 강화를 경험할 때 뇌에서는 마법이 아니라 신경화학 작용이 일어난다. 즐거운 감정은 도파민dopamine 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뇌의 화학 전달 물질)의 생산을 촉진한다. 도파민은 뇌의 보상 체계'를 통제해 기분이 좋아지는 행동을 기억하고 다시 그 행동을 하게 한다. 도파민의 도움으로 뇌는 인과관계를 부호화하고, 이는 미래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게 한다. 우리는 뇌에 신경과학자들이 보상 예측 오류reward prediction error라고 부르는 사건을 발생시켜 이 보상 체계에 개입할 수 있다. 뇌는 주변 세계의 경험, 광경, 소리, 냄새, 움직임을 끊임없이 재평가한다. 그리 고 예전 경험을 근거로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예 측한다. 뇌는 휴대전화를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뜨렸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고(안 돼!), 단골 식당의 수프 맛을 예상한다(맛있겠다), 어떤 경험이 뇌가 기대하는 패턴에서 벗어날 때(오, 휴대전화가 깨 지지 않았어) 보상 예측 오류가 발생하고 뇌의 뉴런들은 예상을 업데이트하기 위해 도파민 분비를 조절한다. 매일 일기를 쓰는 습관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자. 어느 날 새로 산 보라색 펜을 집어든다. 일기가 술술 써지는 데다가 손글씨가 훨씬 근 사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는 뇌를 놀라게 한다. 보상 예측 오류가 일 어난다. 그 순간의 감정은 뉴런에서 도파민을 분비시키고, 보라색 펜 의 사용을 반복해야 할 행동으로 신속히 입력한다. 걸음마를 배운 아기를 보고 부모가 기뻐할 때도 똑같은 과정이 일어난다. 아기도 마찬 가지다. 아기의 뇌에서는 첫발을 떼는 순간 뇌에서 도파민이 나오고 '걸음마'를 좋은 일, 반드시 다시 해야 할 행동으로 입력한다.
- 너무 오랫동안 사람들은 반복이 습관을 만든다는 낡은 신화를 믿으며 습관 형성까지 걸리는 시간에 집중해왔다. 인기 있는 습관 블로거 중에는 여전히 반복 또는 빈도가 습관 형성의 열쇠라고 이야기하 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낡은 생각을 재활용하고 있을 뿐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지 못한다. 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긍정적인 감정이 행동과 결부되면 아주 빠르게 습관이 형성된다. 단 며칠 만에 형성될 때도 있다. 어떤 습관들 은 즉각 생기는 듯하다. 한 번 그 행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선택지를 고려하지도 않아도 될 정도다. 예컨대 10대 딸에게 휴대전화를 준다면 휴대전화에 대한 아이의 감정 반응이 금방 그 사용을 습관화 할 것이다. 이 경우 반복은 필요하지 않다.
- 행동과학에서 보상은 특정 행동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을 높이는 그 행동과 직접 관련된 경험으로 정의된다. 보상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과학자들은 행동 도중 또는 직후에 보상을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수십 년 전에 알게 됐다. 도파민은 아주 빠르게 뇌에서 분비되고 처리된다. 따라서 습관을 형성하려면 유쾌한 감정의 신호를 빨리 보내 야 한다. 판매 실적 보너스 또는 월 1회 마사지 같은 인센티브는 동기를 유 발할 수는 있지만, 뇌 회로를 재배열하지는 못한다. 인센티브는 시 간이 한참 지난 후에 주어지므로 새로운 습관을 입력하는 데 지극히 중요한 도파민을 분비시키지 못한다. 아침 스캇 3회하기를 저녁 영 화 감상으로 보상하겠다는 건 효과가 없다. 도파민이 두 경험을 연결 하기에는 시간상 너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 자신에게 효과적인 축하 방법을 찾아서 새로운 행동을 한 직후에 사용하면 뇌는 새롭게 패턴을 형성한다. 이후에는 그 행동이 자동으 로 나오게 돕는다. 그러나 일단 습관으로 정착되면 축하는 선택 사항이 된다. 같은 습관을 영원히 축하할 필요는 없다. 그렇기는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습관이 정착되어도 축하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긍정적인 부수적 효 과가 많기 때문이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사실은 축하가 습관의 거름habit fertilizer 이 된다는 것이다. 축하 행동은 개별 습관의 뿌리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축하가 쌓이면 습관의 정원 전체를 비옥하게 만든다.
- 습관이 빠르고 쉽게 뇌에 뿌리내리게 하는 방법.
(1) 습관이 되었으면 하는 행동 순서에 따르고(앵커 ▶ 작은 습관 행동),
(2) 즉시 축하한다. 너무 간단하지 않은가?
그러나 축하는 간단하면서도 복잡한 행위다. 축하 기법의 특성을 좀더 세심히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행동한 직후에 축하해야만 한 다. 이 말은 정말 '직후'를 의미한다. 즉시 축하해야 한다. 또 한 축하할 때 느끼는 감정의 강도intensity 도 중요하다. 이 두 가지가 원 투펀치처럼 연속해서 와야 한다. 행동 직후에 축하해야 하며(즉시성) 진정한 축하처럼 느껴져야 한다(강도). 나는 소변을 본 후 팔굽혀펴기를 시작했을 때 (약간 과장해서) 두 주 먹을 흔들며 “대단해!” 라고 외쳤다. 즉시 긍정적인 느낌이 들었으므로 내게 적절한 축하 방식이었다.
- 그렇다. 끝없이 성취와 성공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기대치를 낮추 라고 말하고 있다. 대단한 일을 해내기를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성취를 위해서는 작게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얕잡아 본다면 작은 일도 성공할 수 없다. 아기가 첫걸음을 뗄 때 왜 우리는 손뼉을 치는가? 아기가 완벽히 걷고 있거나 또는 옆집 아기보다 더 큰 보폭으로 잘 걷기 때문이 아니다. 그 작은 첫걸음을 시작으로 아기가 평생 걷고 달리게 될 것이며, 그건 엄청 중요한 일임을 알기 때문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 “성공은 성공으로 이어진다.” 너무나 유명한 이 말은 나도 연구를 통해 수없이 확인한 사실이다. 하지만 놀랄 만한 일은 따로 있다. 성공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설령 아주 작은 성공이라도 이뤄낸다면 곧바로 자신감이 커지고 다시 유사한 도전을 하려는 동기가 높아진 다. 이를 성공 모멘텀success momentum 이라고 부르자. 성공은 크기가 아 니라 빈도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작은 습관 기르기에서는 작은 성 공의 신속한 달성을 목표로 한다. 내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작은 일에 성공한 경험이 많을수록 중대 한 일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다.
- 행동 설계 7단계
1단계 열망을 명확히 한다.
2단계 행동 선택지를 탐색한다.
3단계 자신에게 적합한 구체적인 행동을 찾는다.
4단계 아주 작게 시작한다.
5단계 적절한 자극을 준다.
6단계 성공을 축하한다.
7단계 반복하고 확대한다.
- 곳곳에 매듭이 지어지고 뒤엉킨 밧줄을 상상해보라. 스트레스, 지나친 휴대전화 사용, 할 일 미루기 같은 원치 않는 습관은 그 렇게 비유해야만 한다. 밧줄의 매듭을 한꺼번에 풀 수는 없다. 밧줄을 잡아당겨봐야 더 엉키기만 할 뿐이다. 그보다는 차근차근 밧줄을 풀어야 한다. 그리고 처음부터 가장 풀기 힘든 부분에 집중하면 안 된다. 가장 단단히 엉킨 부분은 매듭 깊숙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장 풀기 쉬운 매듭부터 찾아서 체계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주니는 설탕 과다 섭취 습관이 가진 매듭의 엉킨 부분을 모두 열거했다. 그런 다음 가장 접근하기 쉬운 부분부터 다뤘다. 그녀는 하루만 저녁 식사 후 디저트를 먹지 않기로 했고, 그런 다음에는 이틀 동안 참았다. 그다음에는 휴게실에 아이스크림을 쌓아놓는 습관을 없했다. 최종적으로는 집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을 없애는 단계로 발전했다. 매듭을 풀어나가는 과정은 곧 가속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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