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획은 그 어떤 반대도 없이 추진되었다. 만약 단 한명의 관료라도 반대했다면, 케네디가 그 계획을 취소했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 (슐레진저) 슐레진저 역시 그 계획에 의심을 품고 있었지만 반대하지 않았음. "피그스만 사태 이후 수개월 동안 나는 중대한 논의 과정에서 침묵으로 일관했던 나 자신을 심하게 자책했다. ...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변명은 당시의 토론 분위기 때문에 몇 가지 소극적인 질문을 제기하는 것 이상의 그 터무니없는 일에 반대하지 못했다는 것뿐이다."
- 상당수의 독일인은 체리를 먹은 후에 물을 마시는 것이 건강에 나쁘다고 믿으며, 또한 청량음료에 얼음을 넣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다고 믿음. 그러나 영국인들은 체리를 먹은 후에 차가운 물을 마시는 것을 즐기고, 미국인들은 얼음을 넣은 청량음료를 애용함. 문제가 되는 것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동조로 말미암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정보를 사람들이 얻지 못하게 되는 데 있다. 동조에 익숙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따르고 침묵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로 말미암아 피그스만 침공이 이루어졌고, 투자클럽의 회원들이 커다란 손실을 보기도 했다.
- 건강한 사회는 희생을 감소시키거나 없앤다. 미국의 법원은 회사 내에서 벌어진 범죄행위를 밝히고자 경찰에 협조하기로 동의한 피고용인을 고용주가 해고하지 못하도록 해옴. 이런 결정은 애사심없는 피고용인을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탈법을 밝혀 그에 대한 적절한 처벌이 이뤄지는 것에서 이익을 얻게 될 많은 사람을 위한 조치다.
- 동조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무임승차자들이다. 그들은 그들 자신이 가진 어떤 것도 보태지 않은 채 다른 사람들의 행위로부터 이득을 얻기 때문. 반대로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정보나 아이디어를 공동체에 제공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이득을 줌. 사회적으로 볼 때 문제의 핵심은 잠재적으로 이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이견을 제시할 동기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데 있다. 이는 그들이 이견을 제기함으로써 얻는 것이 없기 때문. 이견 제시자는 처벌받거나 심지어 살해당할수도 있다. 어떤 집단이나 조직이든 성공하고 싶다면, 이견 제시의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그들에게 보상을 제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 티머 쿠란이 언급한 지식위증. 공적 진술의 경우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그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 군중에 순종하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성향 때문에 생긴 지식 위증은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만약 사람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밝히지 않는다면, 단지 개인적 실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재앙을 낳을 수도 있다.
- 여론이 갖는 강압적 효과는 존 스튜어트 밀의 주요 관심사이기도 했다. 밀은 "정치 권력자들의 횡포를 방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말하며 "사회에서 널리 통용되는 의견이나 감정이 부리는 횡포, 그리고 그런 통설과 다른 생각과 습관을 가진 이견 제시자에게 사회가 법률적 제재 이외의 방법으로 윽박지르면서 통설을 행동지침으로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경향에" 맞서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주장. 그러면서 밀은 강압적 동조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 (이로 말미암아 그 개인은 억압을 받음)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실제 생각을 듣지 못해서 생기는 사회적 폐해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 밀그램은 또 다른 실험에서 인간본성에 관한 중요한 사실을 입증. 실험가로부터의 어떤 조언이나 요구도 없다면, 그리고 어떤 외부 영향력도 없다면, 실험 대상자들의 도덕적 판단은 분명했다. 즉 매우 낮은 단계 이상으로는 전기충격을 가하지 않느다는 것. 실제로 그런 도덕적 판단은 애쉬의 실험 대상자들이 스스로 선분의 길이를 결정했을 때 내렸던 분명하고 올바른 판단과 다를 바 없는 것이었다. 밀그램의 실험에서 실험 대상자들에 대한 영향력은 실험가 자신의 확고한 입장 (전기 충격이 계속되어야 하고 신체에 어떤 영구적 손상도 입히지 않을 것이라는) 에서 나왔다. 그러나 실험 대상자의 동료가 그 실험에 이의를 제기했을 때, 그것으로부터 나오는 정보는 실험가의 지위를 효과적으로 제약했음. 이 경우에 실험 대상자들은 자신의 도덕적 판단에 의지하거나 동료가 전달하는 도덕적 신호를 따를 것이다. 이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분명하다. 즉 도덕적 판단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판단과 관련해 위험을 평가할 능력이 있는 전문가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합리적 사라들의 도덕적 판단이 전문가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문가를 따르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들은 양심이 지시하는 바에 따라 행동했다. 여기서 우리는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나 전쟁터에서 잔혹한 행위들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 법이 가진 표현적 기능의 효과는 시민들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관해 법이 적절한 정보를 전달한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달려 있음. 이런 조건들은 민주주의 체제에서 가장 잘 충족되는 경향이 있으며, 독재체제에서 가장 충족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강제가 아닌 동조에 의존할 수 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사람들은 대체로 법에는 동료시민들의 판단이 담겨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만약 그 체제가 진정으로 민주적이라면, 사람들은 법이 독단적인 엘리트들이 자의적으로 부과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그러나 독재자가 포고령을 선포할 때, 사람들을 대체로 그것이 독재자의 의지만을 대표한다고 생각함. 독재자가 현명하다고 인정받지 못한다면 그가 선포한 명령은 시민들에게 행동규범으로 작동하지 못할 것임. 따라서 독재자는 민주적인 지도자들보다 더 많은 총과 몽둥이, 스파이와 경찰을 필요로 함. 시민들은 좀처럼 독재자가 선포한 법을 지키려 하지 않을 것임. 독재자의 명령은 좀처럼 실행되지 않을 것이다. 명령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공포정치가 필요. 나아가 만약 사람들이 자신들이 공정하다고 인식하는 법에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면, 독재자들은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함. 독재체제에서 사는 사람들은 법이 그들을 공정하게 대우하고 있다고 믿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법에 대한 불복종이 만연할 것이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독재자는 어떻게 할까? 만약 독재자가 자의적이고 무자비한 처벌을 통해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할 수 있다면, 법에 대한 준수는 증가할 것임. 만약 독재자가 사적인 법 집행인과 밀고자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동조의 가능성은 더욱 증대할 것임. 이 점에서 우리는 히틀러, 스탈린, 후세인, 그리고 역사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독재자들이 법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왜 일반시민들을 활용할 필요가 있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독재체제에서 법은 사람들이 실제로 생각하는 바를 알려주지 못하기 때문에, 법은 오직 사람들이 서로를 감시하고 당국에 고발할 것이라는 공포 속에서만 집행될 수 있었다. 그러나 민주정과 독재정을 너무 엄격하게 구분해서는 안된다. 심지어 민주정에서조차도 몇몇 법은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부과한 것으로 비치기도 하고, 시민이라면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혹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척도로 기능할 수 있을만큼 충분한 권위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일수도 있다.
- 독재국가는 이견을 가진 사람들을 처벌하고 때로는 죽이기까지 한다. 미국을 포함한 자유로운 사회에서조차 이견을 가진 사람들은 종종 충성심이 없거나 심지어는 사회의 적으로 묘사됨. 자유로운 국가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말하도록 허용하지만 사회적 압력은 동조를 요구하고, 때때로 이런 압력은 매우 강력함.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따돌림을 당하거나 직장에서 쫓겨날 수도 있음. 물론 이것은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에게는 나쁜 일이다. 그러나 진정한 희생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와 견해를 제공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 점은 전쟁과 평화의 시기 모두에서 유효하다. 법정에서 잘못된 쏠림 현상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이제 왜 법정에서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을 올바르게 평가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은 다수의 결정에 대해 꼬치꼬치 따지고 아마도 궁극적으로는 그것이 기가될 가능성을 증대시킴. 미국의 연방대법원 내에서, 다른 목소리에 기반을 둔 견해는 130차례 이상이나 법이 되었다.
- 만약 동조에 보상이 주어질 경우, 은폐된 진실을 최초로 폭로하는 사람이나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에게 이는 매우 불리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개별적으로 신원이 확인되며 쉽게 보복당하기 때문에, 특히 높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 최초로 이견을 제시한 사람의 목소리가 꺾이게 되면, 다른 목소리들 역시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폭로를 하는 사람이나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의 수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하나의 티핑 포인트가 될 수 있는데, 이 수준에서 사람들의 행위에 대규모의 변화가 나타난다. 실제로 한 명의 폭로자나 회의론자가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공유하고 있는 신화를 무너트림으로써 새로운 일련의 사건들을 일으킬 수도 있다. 동유럽 공산주의의 붕괴는 대체로 이런 과정과 상당히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공산주의가 유지될 수 있었던 부분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사람들이 대체로 체제에 도전하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고 반역자는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그러나 시위가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나아가 더 광범위하게 번질 것처럼 보이자마자 쏠림현상이 발생했고, 궁극적으로는 비폭력혁명을 낳았다. 문제는 이런 과정을 시작하기가 매우 어려울 수 있다는 점. 만약 최초의 폭로자가 사회적, 법적 처벌을 받게 되면 이는 특히 그러하다. 여기서 우리는 지극히 순진하거나 용감해서 자신이 본 것을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의 유익한 역할을 이해할 수 있다
- 동조하는 사람들은 의견의 차이나 긴장이 가져오는 곤란한 상황을 회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로 말미암아 치러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경우도 있다.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긴장을 불러올 수도 있지만, 성과를 높일 수도 있다.
- 사람들은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가하는 것을 표현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비난을 원치 않기 때문에 침묵한다. 여기에 내재해 있는 문제가 바로 다원적 무지다. 다원적 무지라는 문제에 직면해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특정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잘못 가정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그들의 주장이나 행동을 바꾼다. 이런 자기검열은 심각한 사회적 손실임. 공산주의가 동유럽에서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지 강제력때문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정권을 지지한다고 사람들이 잘못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 토크빌은 19세기 중반에 프랑스 교회가 쇠퇴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 "자신의 오랜 신앙을 계속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은 신자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자신들뿐이라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끼고 고립을 걱정한 나머지, 일반 대중의 견해에 동조하지도 않으면서 그들과 합류해 버린 것임. 그 결과 국민 가운데 일부의 감정에 불과한 것이 전체의 의견이 되어버렸으며, 그 의견에 허화오딘 겉치레를 마련해 준 장본인들조차 더는 그것을 감당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는 지극히 낙관적임. 안데르센의 이야기에서는 어린아이가 외친 진실이 거짓을 이겼다. 이런 상황은 매우 비현실적임. 실제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퍼진 기만은 그렇게 쉽사리 물리칠 수 없다. 사실에 관한 잘못된 판단은 계속 저질러지고, 이는 가치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노예제를 폐지하는 데는 거의 한세기가 걸렸다. 그리고 도덕적인 진리가 아니라 남북전쟁이 농예제를 폐지하는 데 필수적이었다. 심지어 민주주의에서도, 권력상의 불균형은 다른 목소리가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함. 그런 권력상의 불균형은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침묵시킴으로써, 좀 더 교활하게는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함으로서, 이견을 질식시킨다.
- 일부 집단은 이견을 억누르고, 정확성보다는 합의에 집착하며, 다양한 대안과 그 결과를 살펴보지 않은 채 결정을 내리는데, 이로 말미암아 이런 집단에서는 잘못된 결정을 내릴 확률이 크다. 워터게이트 스캔들 은폐, 히틀러에 대한 체임벌린의 유화정책,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챌린저호를 발사하겠다는 나사의 결정, 41년 나치의 소련침공 등은 모두 이런 집단사고의 결과다.
- 야니스의 집단사고 과정
(1) 선행조건
* 집단의 응집력이 높다
* 집단이 외부의견으로부터 단절되어 있다
* 집단의 지도자가 매우 지시적이다
* 집단이 대안을 평가할 수 있는 체계적 절차를 갖고 있지 않다
* 스트레스가 높거나 외부 위협에 직면해 있다.
(2) 집단사고의 증후
* 집단이 취약하지 않다는 착각
* 집단의 도덕성 맹신
* 집단결정 합리화
* 상대편에 대한 고정관념
* 반대자에게 직접적 동조압력을 가함
* 구성원들이 이견을 제시하는 것을 자제함
* 만장일치의 착각
* 반대정보를 차단하는 구성원이 존재
(3) 결과 : 조잡한 의사결정
* 집단의 목표를 적절하게 고려하지 않음
* 모든 대안들을 적절하게 조사하지 않음
* 선택된 대안의 위험성을 완벽하게 검토하지 않음
* 관련정보들을 적절하게 탐색하지 않음
* 편파적 방식으로 정보를 평가함
* 긴급시의 대책을 수립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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