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마케팅과 할랄 비즈니스

저자
엄익란 지음
출판사
한울 | 2014-08-11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21세기 세계 최대의 블루오션, 이슬람 시장 무엇이 그들의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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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축제때 특정 음식을 소비하고 특정 물품을 선물하는 것은 한 문화권의 보이지 않는 문화적 특징을 물건을 통해 명시화하는 동시에 그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 간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안정시키는 기능을 함. 왜냐하면 특정 소비재는 특정 사회에서 어떠한 문화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람들 간의 관계는 재형성됨. 이는 결국 문화의 가치와 의미를 더욱 견고하게 하는 결과를 낳음. 좀더 구체적으로 최근 떠오르는 이슬람 소비시장의 예를 들어보면, 무슬림 소비자들이 글로벌 소비문화를 상징하는 코카콜라 대신 이슬람교 성지인 메카를 모티브로 하는 메카콜라를 마시고, 서구의 바비인형 대신 무슬림 여성들의 전통의상인 히잡과 부르까를 쓴 풀라와 라잔을 사며, 할리우드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 대신 이슬람의 영웅이야기인 THE99를 시청하는 것은 바로 이슬람의 문화적 가치가 작용한 결과. 이슬람의 가치가 반영된 상품의 소비를 통해 무슬림은 서로 동질감과 연대감을 느끼는 동시에, 더 중요하게는 소비행위에 종교적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경건성을 심화시키는 것. 즉 무슬림은 이슬람의 가치와 의미가 부여된 물품에 대한 소비활동을 통해 종교심을 구체화하며 강화함
- 무슬림의 소비문화는 크게 이슬람식 상품과 이슬람식으로 재탄생한 상품 두가지를 모두 포함. 전자는 할랄음식이나 히잡처럼 무슬림의 가치에 부응하는 상품을 의미. 반면 후자는 이슬람교가 태동한 무슬림의 성지인 메카를 모티브로 탄생한 메카콜라와 부르끼니(부르까 + 비키니), 그리고 바비인형 대신 이슬람식 의상을 입은 풀라와 라잔 같은 인형을 비롯해, 본질적으로 이슬람의 가치에 부응하지는 않지만 전 세계인이 공유하는 글로벌 상품이 이슬람의 가치로 포장되어 이슬람식으로 재탄생한 상품을 모두 의미. 이런 맥락에서 무슬림의 이슬람식 소비문화란 상품의 생산자가 무슬림인지 비무슬림인지를 떠나 이슬람의 종교적 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무슬림의 소비행태와 글로벌 상품이 이슬람의 옷을 입고 재탄생한 물품을 소비하는 무슬림의 소비행위를 모두 포함. 이슬람의 가치가 내포된 상품을 선택하고 이를 사용함으로써 무슬림은 자신의 문화적, 종교적 정체성을 기억하고 창출할 뿐만 아니라 소비를 종교의 차원에서 실천
- 무함마드의 검소함은 아마도 척박하고 궁핍한 사막생활이 몸에 배인 탓. 무함마드가 태어났던 시대에 아랍 사람들에게는 어린 아이를 사막에 보내 교육을 시키는 관습이 있었음. 무함마드도 그 전통에 따라 어린 나이에 사막에 보내져 가난한 베두인 유모의 손에서 자랐음. 짐작할 수 있듯이 사막은 인간이 살기에 척박한 환경이며 물자는 항상 부족했음. 그곳에서 무함마드는 최소한의 물품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삶을 영위하는 방법을 배움. 그러나 아무리 무함마드가 개인적으로 검소함을 추구했다 하더라도 이슬람교는 도시, 그것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동하며 물건을 교환하는 시장에서 탄생한 종교임. 무함마드가 신흥종교였던 이슬람교의 기반을 확고히 다지며 그 세를 확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모으는 것이었음. 이때 관건은 바로 여성, 노예, 젊은이를 포함한 사회적 약자는 물론이고 당시 그 지역의 막대한 부와 권력을 쥔 기득권 세력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것이었음. 신흥종교의 틀 안에서 많은 사람을 포용해야 했던 무함마드로서는 부에 대한 관념이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되었을 것임. 부를 비판한다면 기득권의 불만을 샀을 것이며, 이는 곧 당시 부와 권력을 거머쥔 메카 귀족들의 이탈을 의미했기 때문. 그래서 무함마드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 중 하나인 소유욕을 포기하는 대신 알라의 뜻에 따라 부를 나누는 방법을 설파. 즉, 부의 축적을 정당화한 것. 게다가 신의 계시를 받기 전 무함마드가 하던 일이 카라반을 이끌던 상인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정당한 방법으로 이윤을 내고 이를 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임. 이처럼 사도 무함마드가 계시를 받을 당시의 상황을 보면 이슬람교에서 부에 대한 인식은 결코 부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음. 이는 부의 축적에 대한 이슬람교의 긍정적 견해에서도 드러남. 소비문화를 연구한 피터 스턴스에 따르면, 이슬람교에서는 알라가 창조한 모든 것을 관리할 권한과 이를 누릴 권리가 인간에게 있다고 본다. 그래서 무슬림은 종교세 납부라는 종교적 의무를 이행하는 한 개인적 재산의 축적과 소비를 비난하지 않음. 이슬람교에서는 정신적 수행도 중요하게 여기지만, 기독교나 불교처럼 금욕의 숭고함을 강조하지는 않음. 부에 대한 이슬람의 이런 관념을 반영하듯 70년대 오일머니의 증가 이후 한꺼번에 많은 부를 거머쥔 걸프지역에는 근대화와 함께 서구의 사치스런 소비문화가 유입되었음. 넘치는 부를 기반으로 소비문화를 이끈 상류층 아랍 무슬림들은 서구의 옷, 음식, 주거형태를 받아들여 자국에 보급했으며, 하위층 무슬림들은 상류층의 소비패턴을 따름. 당시 발전된 서구의 문물을 수용하는 데 열을 올렸던 무슬림들은 서구의 소비문화를 이상형으로 간주했으며, 이는 이슬람 전통문화와의 갈등을 초래하기도 했음.
- 무슬림 젊은이들에게 9/11 사태는 그 무엇보다도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매개로 한 글로벌 무슬림 정체성 형성에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 교육수준이 높고 정치문제에 민감한 아랍 젊은이들은 9/11 사태를 겪으면서 한 나라의 국민이기보다 정치적, 문화적, 종교적 공감대를 형성해 글로벌 무슬림으로서의 정체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임. 9/11 세대로 불리는 이들은 인터넷과 휴대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 최첨단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이용해 서로 연결되어 글로벌 무슬림이란 새로운 문화적 정체성을 창출하고 있음. 이런 성향은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비무슬림 국가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서 더 확연히 드러남. 이는 세계화에 노출된 중/상류 계층 무슬림 젊은이들이 9/11 사태에 대한 서구의 후속조치를 겪으면서, 급진파든 온건파든 혹은 원칙주의자든 실용주의자든 그들의 개인적 성향에 관계없이 자신들을 타자 혹은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는 세계인의 냉대와 차별 속에서 정치적, 문화적 정체성을 안으로 공고히 형성해 갔기 때문. 즉 신세대 무슬림 젊은이들은 자신들에게 적대적인 글로벌 분위기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으로 무슬림 정체성을 고수하는 것이다. 때로 글로벌 미디어의 영향은 국가를 초월한 공동체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함. 미디어의 발달로 자국의 방송을 전 세계 어디서나 시청할 수 있는 아랍 무슬림 젊은이들은 과거의 국가 경계선보다 이슬람에 기초한 자신들의 종교적 정체성을 토대로 동질감을 더욱 확고히 하고 있음. 9/11 사태라는 정치적 측면 외에도 젊은 무슬림들이 종교적으로 이슬람 회귀현상을 보이는 이유로는 낮아진 이슬람교의 벽을 들 수 있음. 교리와 율법을 내세우던 경직된 종교의 틀에서 탈피해 오늘날 무슬림 젊은이들은 다양한 블로그와 인터넷 포럼에서 자유롭게 종교에 대한 궁금증과 고민을 해결하고 있음. 이렇게 이슬람은 과거 권위주의를 탈피해 벽이 낮아지고 따르기 쉬워진 생활밀착형 종교로 재탄생하고 있음. 이 밖에도 신념과 즐거움을 접목하여 부유층 엘리트무슬림을 대상으로 이슬람적 삶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해 설파하는 이집트 출신 세이크 아므르 칼레드의 인기와 대중성을 보면 서구화와 물질문명을 즐기는 동시에 일상생활에서 이슬람의 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종교가 실용적으로 재해석되고 있음을 알 수 있음. 아므르 칼레드는 이슬람교의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이맘 이미지를 탈피해 부유한 지식인 엘리트 젊은 층을 타겟으로 깨끗하게 면도한 모습에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거나 아르마니 의상을 입고 향수를 뿌린 채 젊은이들에게 세속의 물질문명을 즐기는 동시에 이슬람교의 종교적 삶도 추구할 수 있음을 설교. 결국 소비문화에 반영된 무슬림 젊은이들의 이슬람에 대한 실용적 재해석은 우리는 무슬림이라는 소비군의 등장으로 나타남. 신세대 무슬림은 소비에서 국가적 정체성보다는 이슬람교의 문화적 정체성을 앞세워 소비하려는 경향이 점차 강화되고 있으며, 이는 이슬람화된 상품에 대한 무슬림 젊은이들의 소비성향으로 이어지고 있음.
- 아랍인의 체면과 명예는 돈쓰는 방식과 관련 있음을 알 수 있음. 아랍인의 이런 명예와 체면 문화코드를 소비문화에 적용해보면, 아랍인은 체면을 지키기 위해 소비하며 또한 소비를 통해 자신이 타인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함
- 아랍인의 경쟁적 체면문화는 아랍인들 사이에서 왜 환대문화가 발달했는지 잘 보여줌. 사니아 하마디는 사막의 불안정한 자연환경에 아랍지역의 관습에 끼친 가장 큰 영향 중 하나가 집단주의 공동체의 명예문화에 기반을 둔 관용과 환대문화라고 주장. 사막이라는 지역의 특성상 가족과 부족에 대한 개인의 소속감과 충성심은 생존에 필수적이었음. 따라서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단위는 개인이 아닌 가족으로 여겨지고, 개인의 명예는 가족과 부족 전체의 명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침. 개인과 가족의 명예를 시험할 수 있는 장이 바로 환대문화임. 명예를 지키기 가장 쉬운 길은 융숭한 손님대접이며, 명예를 잃기 가장 쉬운 길은 인색하고 야박한 손님접대이다. 개인의 명예는 가족과 부족의 명예와 밀접하게 연관되므로 주인은 가족과 부족의 명예를 걸고 손님을 극진히 대접함. 아랍의 전통에서 손님은 신성한 존재로 간주되어 적대 부족의 일원이라 할지라도 주인으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고 함. 아랍인의 환대문화 이면에는 호혜의 원칙이라는 부족의 생존과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음. 만일 오늘 부유한 부족이 내일 가난한 부족으로 전락할 경우, 평소에는 그 부족인 인색했다면 누가 도움을 주겠는가, 모르는 사람에게조차 호의와 관대함을 베푸는 것은 체면문화 코드와 관련되어 지금까지도 아랍세계에서 최상의 가치로 여겨짐. 아랍 무슬림의 전통적 관용과 환대의 문화코드를 보여주는 초대문화는 걸프지역에서는 '마즐리스' 혹은 '디와니야'라고 불리는 사교문화로 정착해 오늘날까지 계승되고 있음. 매주 주말 저녁이면 아랍인들은 집이나 집 앞에 천막을 치고 친구나 친척 혹은 이웃을 초대해 사교모임을 연다. 이 모임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행해져 참석자들간 교류를 통해서 사회적 정치적 동맹관계를 강화함. 이상의 예에서 본 것처럼 타인에게 보여주고자, 그리고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고자 소비를 하며, 이런 무슬림의 소비패턴은 중동지역에 만연한 과시적 포틀래치식 소비문화를 잘 보여줌
- 바레인 여성의 83%, 아랍에미리트 여성의 74%, 레바논 여성의 75%가 비만에 속함. 이 수치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관념은 걸프지역 여성들에게 특히 큰 부담임. 타 아랍지역과 달리 걸프지역 여성들은 인도나 스리랑카, 필리핀 등지에서 온 값싼 외국인 노동력(150불/1달)을 고용해 다른 지역 여성보다 가사와 육아노동으로부터 좀더 자유로움. 게다가 아랍의 전통적 고칼로리 음식섭취와 에너지를 소비할만한 일거리가 없는 걸프지역 여성들의 비만율은 다른 지역 여성에 비해 훨씬 높음. 여성의 운동량이 부족한 데는 더운 사막기후라는 아랍의 환경적 요소뿐 아니라 여성의 바깥출입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적 시선도 한 몫함. 이런 환경 속에서 다이어트에 대한 여성들의 강박관념은 점차 커지고 다이어트 음식과 운동에 대한 화제는 일상생활은 가득 메우고 있음. 이 때문에 최근 무슬림 여성 사이에서는 다이어트 관련 상품, 화장품, 패션상품이 각광받고 있음.
- 몰링 문화의 등장으로 아랍인들의 소비패턴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 가장 큰 변화는 사교문화임. 아랍인들의 전통적 사교문화는 집에서 시작되었음. 아랍인들은 음식점이나 커피숍에서 사람들을 만나기 보다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거나 상대의 집을 방문해 모이면서 관계를 맺어왔음. 그런데 아랍지역에 몰이 등장하면서 그러한 사교문화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음. 사교문화의 공간이 집과 같은 사적인 곳에서 몰과 같은 공적인 곳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가장 큰 이유는 몰이 이슬람의 종교적, 사회적 제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출구의 역할을 한다는 데 있음. 이집트의 쇼핑몰과 소비문화를 연구한 모나 아바자는 쇼핑몰을 90년대 이후 공적 공간에서 강화된 이슬람의 영향력과 이러한 움직임에 도전하는 젊은이의 글로벌 소비문화에 대한 욕구가 공존하는 역설적 공간으로 보았음. 이슬람의 엄격한 종교적, 사회적 규범에 싫증난 젊은이들은 세련되고 깔끔하게 단장된 몰에서 쇼핑뿐만 아니라 이성과 데이트를 즐기거나 심지어 처음본 이성과 휴대전화 블루투스 기능으로 메시지를 교환하며 대화를 나누기도 함. 아바자는 공적 공간에서 남녀유별을 추구하는 이슬람의 규범이 몰의 등장과 함께 완화되는 현상을 보이며, 글로벌 소비문화에 노출된 젊은이들의 취향 역시 다변화되고 있음을 지적. 이런 현상은 이슬람 문화권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지역으로 알려진 걸프지역에도 공통적으로 나타남. 사람들이 몰에 몰리는 것은 이 지역에 젊은이들을 위한 문화가 부재한 것과도 관련있음. 걸프지역에서 젊은 인구는 전체 인구의 50% 이상을 차지하지만 그들을 위한 여가문화는 거의 전무함. 기온이 섭씨 30~40도를 육박하는 여름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이 지역의 기후도 젊은 세대를 위한 문화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침. 이런 현상은 사회활동이 제한된 아랍여성에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남. 여성의 공적 활동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아랍 여성들은 그나마 자신들에게 허락된 공간이 몰에서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몰은 여성에게 엄격한 이슬람 교리와 사회적 제약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있음.
- 남성은 여성의 보호자라. 이는 하나님께서 여성들보다 강한 힘을 주었기 때문이랃. 남성은 여성을 그들의 모든 수단으로써 부양하나니 건전한 여성은 헌신적으로 남성을 따를 것이며 남성이 부재시 남편의 명예와 자신의 순결을 보호할 것이다. (코란 4장 34절)
이러한 이슬람의 가르침에 따라 아랍세계에서 남성은 수입의 상당부분을 배우자와 가족을 부양하는 데 쓰며, 여성은 가정 내에서 그러한 자산을 관리하고 지출함. 따라서 아랍여성은 남성보다 수입이 적은데도 소비력은 오히려 높은 경우가 많음. 이와 관련해 아랍여성의 소비력과 결정권에 관한 연구에서는 아랍여성은 종속적일 것이라는 우리의 편견과 달리 아랍 여성의 가정내 소비결정권이 서구여성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남. 특히 이런 현상은 부유한 걸프지역에서 더 많이 나타나는데, 걸프 지역 여성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자산을 자유롭게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남. 흥미롭게도 이 연구에서는 아랍여성의 구매결정권에 대한 이유로 종교적 이유를 들고 있음. 앞서 인용한 코란 구절처럼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남성이 가족을 부양할 의무를 지는 반면, 여성의 수입과 그 사용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여성 자신만이 관리할 수 있도록 남성은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기 때문. 결국 무슬림은 여성은 비록 직접 형성한 가처분소득이 상대적으로 적더라도 이슬람 교리에 따라 자신의 수입뿐 아니라 남편의 수입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실제 소비력은 크다. 결국 소비시장에서 아랍 여성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만큼 소비파워를 지닌 큰 존재임
- 전 세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곳으로 꼽히며 국제 성별격차지수에서도 최하위권에 머무는 사우디에서도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확대와 이에 따른 사회변화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음. 특히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는 사우디에서 90년대 중반이래 추진해온 노동력의 자국민화 정책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음. 일명 사우디제이션으로 불리는 노동력의 자국민화 정책은 13년 자국민 노동력 할당제도인 니타까트를 바탕으로 강력하게 시행되고 있으며, 이는 사우디 자국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확대라는 긍정적 결과로 이어지고 있음. 특히 주목할만한 현상은 많은 사우디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참여하면서 사우디 내 소비진작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 조사에 따르면 사우디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월 3000리알(83만원)을 임금으로 받으며 이중 월 700리얄(19만원)을 소비하고 나머지를 본국으로 보낸다. 반면 사우디 여성은 그 돈을 대부분 자국내에서 소비. 이 때문에 사우디에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확대는 내수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
- 비즈니스에서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는 서구와는 달리 아랍권에서는 지극히 사적인 모습을 보임. 고대부터 아랍지역은 척박한 기후 탓으로 전적으로 농업에만 의지할 수 없었음. 그 결과 실크로드와 연결된 무역로를 통해 다른 문화권 사람과 관계를 맺어왔으며, 비즈니스는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음. 특히 부족 중심의 생활을 하면서 가족의 단결, 온정주의적 리더십을 강조했으며, 비즈니스와 개인의 삶 간의 연계를 강조. 그러한 문화 속에서 아랍의 비즈니스 환경은 느긋하고 태평스러운 모습을 띠게 됨. 또한 타인과의 관계와 대중의 평가를 중시하므로 상대와 갈등을 피하는 경향이 있음. 비즈니스를 비공식적인 영역으로 인식하는 아랍 무스릶의 시각에서는 계약보다 상대가 구두로 하는 말을 더 신뢰하며, 그래서 상대와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을 중요하게 여김. 정해진 행정적 절차에 입각해서 일을 추진하기보다 상대방과의 관계에 맞춰 일을 추진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럴 때 계약되 더 원만히 성사됨. 그렇다고 아랍의 비즈니스에서 경쟁이 없다는 뜻은 아님. 아랍인들은 이윤을 추구하기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왔음. 아랍인이 비즈니스에서 사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것도 이를 통해 상대를 좀더 확실히 파악하고 상대가 믿을만한 사람인지 알기 위해서인지도 모름. 물론 아랍인과 비즈니스를 진행할 때도 행정절차상 계약과 서면동의는 필요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이 상호신뢰와 존중임. 상대를 불신하게 되면 언제든 비즈니스 관계가 끊길 수 있음. 아랍에는 친구에게는 법을 해석하지만, 적에게는 법을 적용한다는 말이 있음. 집단주의 문화에서 말은 상당한 공신력을 지니며 때로 계약 자체가 되기도 함. 이들은 비즈니스에서 공과 사를 엄격히 분리하는 서구인들의 비즈니스 방식을 차감고 직설적이고 동정심없고 물질중심적이며 비인간적인 것으로 간주. 결국 아랍인에게는 비즈니스는 개인적인 일이다 그래서 아랍인에게 비즈니스 대상은 그가 상대하는 파트너 개인이지 그 파트너가 속한 추상적 회사가 아니다. 따라서 일이 잘 진척되거나 반대로 잘 진행되지 않을 때 신뢰와 비난의 대상도 파트너가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함. 그러므로 개인적 관계를 형성하고 심화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함. 그래서 아랍을 상대로 비즈니스나 외교업무를 할 때는 부서이동이나 파견근무에 신중해야 함. 부서가 바꾸거나 새로 부임해온 사람은 아랍인 상대와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함. 계약보다 신뢰를 우선시하고 협사보다 평판에 의존하는 아랍 비즈니스 문화를 염두에 두어야 함. 이처럼 아랍의 비즈니스 방식, 즉 관계에서 나타나는 집단주의 문화, 결정권자와 관련해서 나타나는 고권력거리 문화, 의중을 파악하기 어려운 고맥락 문화 일처리 방식에서 나타나는 다원적 시간개념은 서구문화에 익숙한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음. 그러나 이들과의 관계맺기가 어렵고 불가능한 것만은 아님. 가족과 인간관계를 중시하고, 권력과 불평등의 함수관계를 받아들이며, 상대의 의중을 헤아리기 위해 다방면으로 눈치를 보고, 운명론에 의지하면서 팔자를 운운하는 한국의 문화코드는 어찌보면 아랍의 문화코드와 상당부분 겹치기 때문. 아랍인과 관계를 맺는 것이 두렵다면 선물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특히 아랍인에게 선물은 마음의 문을 좀더 쉽게 열어주는 윤활유의 역할을 하며, 언젠가 보답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게 해주어 비즈니스 관계를 이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함.
- 할랄시장이란 무슬림에게 허용된 시장으로, 샤리아에 부응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취급하는 시장을 총칭. 샤리아는 무슬림의 선거권 및 정치문제, 금융거래나 비즈니스 계약 등 경제문제, 상속과 결혼 및 이혼을 포함한 가족법 등 이슬람교를 믿는 일반인들의 생활규범을 관장하는 총체적 법제도임. 그리고 이슬람교는 세계 3대 종교로, 지난 1400년 동안 무슬림의 신앙이자 생활양식으로 존재해왔음. 2010년 에이티커니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이슬람 할랄시장 규모는 이미 2조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 그렇다면 오늘날 이슬람 시장이 급부상한 원인은 무엇일까? 또한 기독교나 불교사회에서와 달리 왜 이슬람 사회에서는 마케팅이 종교성이 강조될까?
(1)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이슬람 회귀주의 운동에서 그 배경을 찾아볼 수 있음. 이슬람교는 실용저이고 생활밀착형이 종교임. 따라서 무슬림이 일상생활에서 준수해야 할 종교규범을 구체적으로 제시함. 즉, 이슬람교는 종교의 신화적 차원에서 머물지 않고, 현실에 바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이슬람교의 성향도 이를 보여줌. 이슬람교는 젊은 세대에게 더 다가가려고 권위주의를 탈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재미와 오락의 형식을 빌려 일반대중과 소통의 폭을 넓히고 있음. 한편 9/11 이후 심해진 차별과 냉대 속에서 무슬림은 더욱더 안으로 자신의 정체성 그리고 그들의 종교적 신념과 가치는 무슬림의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다른 종교에서는 볼 수 없는 이슬람 특유의 시장을 형성
(2) 08년 세계 경제위기에도 이슬람 경제는 굳건했음. 또한 석유경제를 바탕으로 한 자본력과 교육받은 무슬림의 확대로 부유한 소비계층이 급격히 증가. 이들이 이슬람교의 종교적 가치를 중시하는 동시에 현대적 소비문화에도 관심을 갖는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했으며, 그 결과 이슬람 마케팅이 부상. 이를 통해 시장에서는 이슬람의 종교적 가치와 자본주의 정신이 혼합되는 경향이 나타남. 할랄 상품 상당수를 비무슬림이 취급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그런 경향을 더욱 뚜렷이 볼 수 있음.
(3) 이슬람 국가내 경제의 안정성이 점차 확보되면서 이슬람 국가에 투자되는 외국자본이 늘었으며, 이를 계기로 이슬람 지역 경제블록이 형성되고 구체화되기 시작. 게다가 오늘날 경제의 국경이 허물어지면서 이슬람의 경제시스템도 세계경제 속으로 편입되는 추세임. 이슬람 시장은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크 이유는 증가하는 무슬림 인구수와 그들의 소비파워. 현재 무슬림 인구는 전세계 약 57개국에 많게는 약 16억, 적게는 약 13억이 분포된 것으로 추정됨. 전 세계 무슬림 인구수는 앞으로 점차 증가해 10년후면 전세계 인구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됨. 유로모니터는 인구구성에 따른 소비패턴 변화의 향방에 주목. 12년 30세 미만 인구는 전세계 인구의 50.5%를 차지하며, 이들은 주로 중동과 아프리카, 인도에 집중될 것으로 보임. 노령화 사회로 들어가는 타 지역과 달리 이 지역은 노동시장에서 가처분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젊은이들을 앞세워 세계 소비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됨.
- 할랄 비즈니스가 무슬림에게만 인기 있는 것이 아님. 할랄제품은 비무슬림에게도 큰 잉기. 가장 큰 이유는 이슬람의 종교적 가치인 청결, 건강, 웰빙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기 때문. 한편 무슬림 시장의 가능성을 예견한 다국적 기업들은 이미 이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그 결과 무슬림 시장에서도 서비스와 질이 향상되었음. 이는 할랄 시장이 발달하는 데 선순환적 기능을 하고 있으며, 비무슬림 소비자의 할랄제품 소비를 유발하는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 예컨대 유럽에서는 동물의 인도적 도축과 유통을 강조하는 할랄 육류제품을 비무슬림도 많이 소비함. 영국에서 할랄 육류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약 10%는 비무슬림이다. 또한 동물실험을 하지 않거나 동물성 재료를 섞지 않은 윤리적 가치를 강조하는 식물성 원료를 주재료로 한 할랄 화장품은 일반 소비자에게도 인기임.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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